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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감출 순 없습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이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한평생을 살았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한 특혜이자 모험이었다고 느껴집니다.” 세계적인 뇌신경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올리버 색스 미국 뉴욕대 신경과 교수(82·사진)가 19일 뉴욕타임스(NYT)에 죽음을 앞둔 심경을 공개했다. 그는 ‘나의 삶’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9년 전 수술받았던 안암(眼癌)이 간으로 전이돼 최근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며 “남은 인생을 정리하려 한다”고 밝혔다. 미국 누리꾼들은 “삶을 담담하게 반추하는 노(老)지식인의 글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됐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나의 삶’은 스코틀랜드 철학자 데이비드 흄(1711∼1776)이 사망 직전 하루 만에 완성한 짤막한 자서전 제목이다. 색스 교수는 “남은 삶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평소 흠모하던 철학자 흄처럼 인생을 정리하는 글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온화한 성격의 흄과 달리 격정적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기질 탓에 인생을 관조하고 욕망을 내려놓기가 힘들다”며 글을 시작했다. 색스 교수는 “마지막 날을 앞두고 보니 지나온 인생의 조각조각을 큰 틀에서 바라보게 된다”며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살아 있다고 느낀다. 사랑하는 이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글을 쓰고, 새로운 차원의 통찰력을 기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전히 중동 분쟁, 기후 변화, 경제적 불평등 같은 화두를 고민하지만 그건 이제 미래의 영역”이라며 “남은 시간 자신과 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며 인생에서 꼭 필요한 일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감사하다는 마음이 가장 크다”며 “그간 지인들과 주고받은 교감, 글쓰기, 세계와의 소통 등에 특히 감사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색스 교수는 문학과 의학을 접목한 작품으로 ‘의학계의 계관시인’이라 불린다. 1933년 영국에서 태어나 과학자 집안에서 자란 그는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가 의학지식을 쉽게 풀어쓴 책으로 주목받았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전염병의 일종인 ‘잠자는 병’에 걸린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깨어남’, 알츠하이머·정신분열증을 앓는 환자들의 내면을 그린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가 대표적이다. ‘깨어남’은 로버트 드니로와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영화(1991년)로도 제작됐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대 위협으로 떠오른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사실상 새로운 전쟁에 나섰다. ‘오바마의 전쟁’은 앞서 미국이 치렀던 다른 전쟁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미국의 새로운 전쟁이 사실상 시작됐다. 상대는 이란 북한 등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위협으로 떠오른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다. 그것도 전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일으킨 두 개의 중동 전쟁을 ‘어리석다’고 평가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11일 IS 격퇴를 위해 군사력을 동원하는 권한을 의회에 공식 요청함에 따라 IS가 장악한 시리아와 이라크 지역에 미군 특수부대가 투입돼 제한적인 지상전을 벌이는 상황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게 됐다. IS가 미국을 또 다른 중동 전쟁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오바마의 전쟁’으로 불리는 이번 전쟁은 미국이 시작한 예전 전쟁들과 차이점이 많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의 전쟁’과 ‘부시의 전쟁’을 비교하는 분석 기사를 싣고 있다. 일단 전쟁 승인을 얻는 접근법부터 사뭇 다르다. 부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들은 ‘대통령=군 통수권자’라는 인식에서 의회의 간섭을 최대한 배제하고, 군사작전에 대한 광범위한 권한을 확보하려 했다. 실제로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은 의회를 거치지 않고 6·25전쟁에 파병 명령을 내렸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의회 승인 없이 코소보 전쟁을 벌였다. 아버지 부시(조지 부시)의 걸프전과 아들 부시의 이라크전의 경우도 전쟁 수행과 관련해 의회로부터 승인 받는 대통령 권한이 매우 광범위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같은 ‘관행’을 따르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IS에 대한 군사력 동원을 의회에 요청하며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처럼 지속적인 대규모 지상전을 벌이지 않겠다. 미국이나 동맹국 인질 구출작전, IS 지도부를 겨냥한 군사작전 등 제한적 상황에서 지상전을 수행할 수 있는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무력사용권 기한을 3년으로 스스로 제한해 후임 대통령이 전쟁 지속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방식을 지상군 파병을 원하는 공화당 강경파와 전쟁 확산을 꺼리는 오바마 행정부 간 절충안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미국과 아랍 연합국이 지난해 8월 이후 IS의 주요 거점을 1900여 차례 공습했음에도 IS가 여전히 건재한 사실 역시 제한적 지상군 투입 결정을 이끌었다. ‘부시의 전쟁’을 강하게 비판해 온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중동 전쟁에서 발을 빼고 싶어 했다. 미군은 2011년 이라크에서 완전 철군하고 2016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철군할 계획이었다. 아버지 부시(걸프전), 클린턴(이라크 무기생산시설 폭격), 아들 부시(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침공)에 이르기까지 전임 대통령들이 모두 이 지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 만큼 국민의 피로감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한 전쟁일지라도 전임자와 똑같은 방식으로 시작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전쟁의 성격을 ‘제한적 지상전’으로 못 박긴 했지만 이라크군을 앞세운 지상전이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미국이 더 깊숙이 발을 담그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지상전은 미군에게 훈련받은 이라크군이 담당하고, 미군은 공습과 제한된 특수작전만 수행한다는 게 미국의 구상이지만 작전 도중 미군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다면 미국의 여론이 갑자기 강경해질 수도 있다. 자칫 이번 전쟁이 지루한 장기전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IS에 대응하는 전쟁의 무대가 이라크와 시리아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 및 시리아 내부와 외부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전쟁을 후임자에게 물려주게 될 것”이라고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최창봉 ceric@donga.com·이설 기자}
지난해 6월 국가 수립을 선포한 이후 서방 인질들을 잇달아 참수하는 잔혹함을 보여준 이슬람국가(IS)가 이번에 이집트인 21명을 집단 참수한 것은 여러모로 이전과는 다른 행태여서 긴장감을 확대시키고 있다. 우선 이번 참수는 종교적 색채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예전의 참수와 다르다. IS는 그동안 주로 서방 언론인들이나 구호활동가를 납치 처형하면서 철군(撤軍)과 같은 정치적 요구를 해왔으나 이번에는 그리스도교 분파인 콥트교도를 처형한다고 했다. IS는 15일 공개한 동영상 자막에서 희생자들을 “(이슬람에) 적대적인 콥트교회의 신봉자들”이라고 지칭하며 “이들이 탄압해 온 이슬람 여성들을 위해 복수한다”고 주장했다. IS는 콥트교도가 서방인은 아니지만 서방과 손잡고 이슬람을 박해하는 ‘십자군’으로 규정해 왔다. IS가 이교도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본산을 둔 콥트교 측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우리 조국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혀 IS와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향후 IS와의 전쟁이 종교전쟁으로 비화할 개연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기존 동영상에서는 사막이나 폐허가 된 시가지가 배경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리비아 북부 지중해 해안이 등장했다. 이들은 참수한 뒤 인질의 피로 붉게 물든 바닷물을 보여주었는데 동영상에 등장한 IS 조직원은 미군의 오사마 빈라덴 사살과 연결지어 의미를 부여했다. 즉 서방이 빈라덴을 사살한 뒤 시신을 바다에 수장한 점을 들어 인질들의 피를 같은 바다에 섞는다는 주장이다. 서방이 했던 것처럼 그대로 되갚는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번 처형에는 IS와 IS의 모체인 알카에다 현 지도부 간 갈등이 내재돼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있다. IS는 자신들이 발행하는 영문 잡지 다비크 최신호에서 “빈라덴의 후계자인 알카에다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빈라덴과는 다르게 콥트교를 변호하는 ‘이상한’ 모습을 보인다”고 비난했다. 이어 “알자와히리는 거악(巨惡)인 미국과 싸우는 데에만 바빠 콥트교도와의 전쟁에 개입하고 싶지 않아 했다. 심지어 콥트교도가 평화와 안정 속에서 공존하고 싶은 우리의 협력자라고까지 말했다”면서 “그의 입장과 달리 IS는 콥트교도가 이집트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하려는 여성을 박해한 만큼 복수하기 위해 이들을 참수한다”고 했다. 참수 장소가 리비아 북부 해안이라는 점도 이집트와 이탈리아에 대한 정치·종교적 위협으로 해석된다. IS는 동영상에서 이 해안이 이탈리아 남부와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본다는 점을 언급하며 “(앞으로) 로마를 정복하겠다”고까지 위협했다. 기독교의 일파인 콥트교도를 살해하는 방식으로 기독교 본산인 로마를 겨냥함으로써 전선(戰線)을 기독교 전체로 확대하려는 의도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탈리아는 최근 리비아의 IS 세력에 맞설 다국적군을 선도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반(反)IS 행보를 보였다. 리비아에 이웃한 이집트의 압둘팟타흐 시시 정부도 IS 격퇴에 협조적인 친미 정권이다. 서방의 정보 당국 관계자들은 이번 처형을 한 주체가 IS에 충성하는 리비아 내 직계 조직이라는 점도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참수 테러를 한 당사자들도 모두 리비아인들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금까지 IS가 공개한 처형은 시리아나 이라크에 걸쳐 있는 이른바 IS 영토 내에서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다른 지역(리비아)에서 행해졌다. 지금까지는 IS에 충성하는 조직이 있더라도 관계가 비교적 느슨하다고 보았는데 생각보다 결속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전했다. 한편 IS는 14일 철창에 갇힌 이라크 쿠르드 민병대원 17명의 모습이 담긴 영상도 공개했다. 외신은 이들이 3일 화형된 요르단 조종사 무아스 알 카사스베흐 중위와 같은 방식인 화형으로 처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동영상에서 철창 주변에는 검은색 의상을 입은 IS 대원들이 지하드 깃발을 흔들거나 AK-47 소총을 보여주면서 인질들을 위협했다.:: 콥트교 ::이집트에서 가장 오래된 토착 기독교 교파로 전체 인구(8500만 명)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콥트교를 제외한 대부분 이집트인은 이슬람 수니파다. 콥트는 ‘이집트’란 뜻의 아랍어. 사도 바울과 전도 여행을 했던 예수의 제자 마가가 알렉산드리아에 교회를 세운 이후 이집트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했다. 예수의 인성을 믿지 않고 신성만을 믿는다는 점에서 단성설을 신봉한다. 수장은 알렉산드리아에 본산을 둔 교황이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이집트가 리비아 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거점을 공습해 중동 내 전운이 감돌고 있다. IS가 자국민 21명을 잔혹하게 처형한 것에 대한 즉각 보복 공격이다. 이집트 국영 나일TV는 16일(현지 시간) “오늘 새벽 이집트 군 전투기들이 리비아 내 IS 거점을 공습했다”며 “공습에 참여한 전투기들이 무사히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습은 이집트와 리비아 국경 지대에 위치한 IS의 훈련캠프와 무기 은닉처 등 최소 7곳의 목표물에 집중됐으며 최소 40명의 IS 대원이 숨졌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날 공습은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전날 “이집트는 살인마들을 처벌할 권리가 있다. 적절한 수단과 시기에 복수할 것”이라고 말한 직후 나온 조치이다. ‘기독교 국가에 보내는 피로 새긴 메시지’라는 제목의 동영상에는 검은색 복면을 한 괴한들이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남성들을 리비아 트리폴리 인근 해안으로 끌고 가 무릎을 꿇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벌겋게 피로 물든 바닷물 모습이 나오면서 이들이 참수됐다는 메시지가 뜬다. 괴한들은 자신들을 ‘트리폴리 지역 IS’라고 한 뒤 이번 처형을 “콥트교(이집트 내 기독교 분파) 신자에 의해 탄압받는 무슬림 여성들을 위한 복수”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지금까지 주로 서방 언론인과 구호활동가를 희생시킨 IS가 이교도들을 처형한 것은 처음”이라며 “IS가 종교 분쟁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은 13일 IS의 이라크 서부 공군기지 공격에 대응해 아파치 헬기를 띄웠던 것으로 전해져 지상군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원 마이클 매콜 국토안보위원장은 이날 “IS는 이제 단순한 테러 조직 수준이 아니라 ‘테러 군사 조직’으로 간주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부자와 빈자의 격차를 의미하는 소득 양극화가 전 세계의 화두다. 중산층의 붕괴와 계층 간 괴리에 대해 각국은 연초부터 시급하게 풀어야 하는 우선 과제라고 밝혔지만 풀기가 쉽지 않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맞추기 힘든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9일 “주요 20개국(G20)이 성장 촉진만 고집하지 말고 소득 불균형 개선에도 초점을 맞추는 정책을 실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경제 위기 충격으로 더 심각해진 저소득층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것이 장기적인 과제라고 덧붙였다. 양극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짚어 본다. 》브라질 매립장 사고 위험에도 생존 위한 사투인도 재단사는 냉장고 1대 사는 데 10년 저축양극화 물결에 휩쓸린 인도와 브라질의 하층민들은 빈곤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인도 동부의 시골마을 라메시와르푸르에 사는 재단사 산토시 초드후리 씨의 아내 수쇼마 씨는 냉장고 하나 구하는 데 10년이 걸렸다. 이들의 집에서는 음식물을 보관할 수 없어 매일 아침 그날 먹을 음식을 사와야 했다. 초드후리 씨는 냉장고를 사고 싶었지만 그의 형편엔 너무 비쌌다. 초드후리 씨는 방 두 개짜리 허름한 집을 일터 삼아 재단사로 일하고, 가끔은 공장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했다. 그의 하루 수입은 3∼4달러(약 3300∼4400원). 열심히 저축했지만 냉장고 살 돈을 모으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웃들의 형편도 비슷해 200여 명이 사는 이 마을에서 냉장고를 가진 집은 하나도 없다. 초드후리 씨가 꿈을 이루는 데 걸린 시간은 10년. 지난달 초드후리 씨는 콜카타 시내의 한 전자제품 판매점에서 겨울 할인을 받아 1만1000루피(약 19만6000원)에 냉장고를 구입했다. 냉장고가 마을에 들어오던 날 이웃들도 길가에 늘어서서 3륜 자전거에 실려 온 냉장고를 구경했다. 수쇼마 씨는 악령을 쫓아내고 축복을 기원하는 종교적 의식을 한 뒤 냉장고를 집 안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자리에 배치했다. 냉장고는 잠재적으로 초드후리 씨 가족의 삶을 바꿀 것이라고 BBC는 평가했다. 남미 최대 규모의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외곽의 자르징 그라마슈 쓰레기 매립장에서 재활용품을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카타도르’ 중 한 명인 글로리아 크리스티나 두스 산투스 씨. 그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사고와 질병, 죽음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매립장은 위험했다. 죽은 동물, 낙태한 태아, 심지어 사람의 시체도 쓰레기 더미에 섞여 있었다. 산투스 씨는 주삿바늘을 밟은 뒤 6개월 동안 일을 할 수 없었다. 또 쓰레기 더미에 깔린 적도 있었는데, 친구가 파내서 겨우 목숨을 건졌다. 산투스 씨는 쓰레기 속에서 ‘구원’을 받기도 했다. 쓰레기로 버려진 책을 모아 일주일에 4, 5권씩 읽었다. 산투스 씨는 “치료를 받지 않았는데, 책들이 나를 살렸다. 책은 내가 다른 삶을 사는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여덟 살 때부터 카타도르로 일했던 치앙 산투스 씨도 쓰레기 더미에서 건진 책으로 인생을 개척했다. 질퍽한 쓰레기 속에서 건져낸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다리미로 말린 뒤 읽고 또 읽었다. 여기서 얻은 지혜로 카타도르협회를 세우기도 했다. 이 매립장은 201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 직전 폐쇄됐다. 34년간 운영되던 이 매립장이 폐쇄된 이후 약 2000명에 달했던 카타도르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 일부 카타도르들은 위로금을 받긴 했지만 직업을 잃었다.▼ 中 부유층 한끼에 50가지 요리… 가수초청 만찬스모그로 몸살 앓자 학교 운동장에 지붕 얹기도 ▼양극화 시대 중국에선 부자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영국 BBC는 최근 “지난해 중국 본토(홍콩, 마카오 제외)에서 1000만 위안(약 17억4540만 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부자는 전년보다 3.8% 늘어난 109만 명, 10억 위안(약 1745억 원) 이상의 ‘슈퍼리치’는 200명 늘어난 8300명”이라며 “일부 부유층의 호사는 호화스러운 저택에서 날마다 파티를 벌이는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고 전했다.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 온라인판은 20대 영국 여성의 눈에 비친 중국 부유층의 생활을 전했다. 중국 여행을 하다가 항저우 시의 한 가정에서 놀이교사로 일한 대학생 소라야 헤이다리 씨. 그가 일한 집은 영화관 수영장 헬스장 엘리베이터 등을 갖추고 있었다. 여주인의 옷장은 매주 전용 디자이너가 제작한 옷과 구두로 가득했으며 주말 저녁상에는 50종류가 넘는 요리가 올라왔다. 여주인은 두둑한 용돈은 물론이고 자신의 장신구와 옷가지 등을 종종 선물로 건넸다. 사업가인 주인 부부는 이따금 어린 아들을 위한 ‘스타 초청 놀이’를 열었다. 가족 만찬에 홍콩 유명 가수를 초청하거나 패션쇼를 열어 아들이 피날레를 장식하게 했다. 해외 언론은 중국 부자들의 통 큰 소비에 주목했다. 미 CNN은 지난해 스모그로 몸살을 앓다가 운동장 전체에 500만 달러(약 54억8650만 원)를 들여 지붕을 얹은 베이징순이(北京順義)국제학교(ISB)의 이야기를 전하며 “대단한 발상”이라고 표현했다. 일부 부유층은 중국 내에서 식품안전사고가 빈번히 일어나자 아예 개인 농장을 사들인 뒤 소 닭 채소 과일 등을 길러 그날그날 먹을 식재료를 공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화 결혼식의 규모도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무지개 색을 염두에 둔 듯한 형형색색의 람보르기니 20대를 동원한 한 중국인 커플의 결혼식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중국 쓰촨(四川) 성에서는 호화 애견 결혼식이 열렸다. 신랑견과 신부견은 사람이 드는 꽃가마를 타고 집에서 식장까지 30km를 이동했다. 결혼 예물로 16개 상자가 오갔고, 들러리 개들도 이들 뒤를 따랐다고 인터넷신문 쓰촨온라인은 전했다. 미국에서도 중국인 유학생들의 사치 풍조가 조명을 받는다. 최근 미국 뉴스사이트 보캐티브에는 외제차가 즐비하게 늘어선 파티 현장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왔다. 보캐티브는 “중국 부유층 자녀들은 파티용과 학교용 차를 따로 두는 것은 물론이고 개인 요트와 제트기까지 갖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부자들을 연구하는 후룬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부패 척결에 나서고 있지만 주택, 요트, 제트기에 대한 부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보고서는 “최근 캐나다에서 열린 요트와 제트기 박람회에도 중국인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며 “앞으로 3년 안에 1000만 위안, 1억 위안(약 175억 원) 이상 중국 부자가 각각 121만 명, 7만3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이설 기자 snow@donga.com}

“스타들은 지적인 여성을 좋아해.”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9일(현지 시간) 영화계를 대표하는 남자 배우들이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과 결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세 커플을 소개했다. 영국 드라마 ‘셜록’으로 유명한 베네딕트 컴버배치(39)는 지난해 연극 작가 겸 연출가인 소피 헌터(37)와 약혼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헌터는 연극과 영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재원이다.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를 나와 프랑스에서 연극연출을 공부한 뒤 다양한 작품에 참여했으며, 2007년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직접 극본을 쓴 연극 ‘더 테리픽 일렉트릭(The Terrific Electric)으로 사무엘 베케트 상을 받았다. 음악적 재능도 뛰어나 2005년에는 가수 로비 윌리엄스와 함께 프랑스어로 노래한 앨범을 내기도 했다. 영화에도 단역으로 출연했다. 텔레그래프는 “베네딕트가 소피의 지적 매력에 무릎을 꿇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의 여성팬들도 소피라면 인정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2009년 영화 ’버레스크 페어리테일‘에서 호흡을 맞춘 뒤 친구로 지내오다 지난해 연인으로 발전했다. 컴버배치는 과거 이상형으로 “스마트한 대화 능력, 유머감각, 타인과 원활한 소통능력을 갖춘 여성이 섹시하게 느껴진다”고 밝힌 바 있다. 한때 ’미국 신랑감 1위‘로 꼽혔던 조지 클루니(46)는 지난해 9월 영국 국제변호사 아말 클루니(37)와 결혼식을 올렸다. 영국어, 프랑스어에 능동한 아말은 코피 아난 전 UN 유엔 사무총장과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를 변호한 실력파 국제변호사. 레바논계 상류층 출신으로 국제법, 인권, 외국범인 인도·형법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엔 반정부 단체로 지정한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이집트 정부에 억류된 알자지라 기자 무하마드 파흐미의 변호를 맡아 주목을 받고 있다. CNN은 8일 “클루니가 파흐미의 석방을 위해 이집트 대통령, 법무장관, 외무장관 검찰총장에게 특사와 석방을 요청하는 성명을 제출했으며, 파흐미의 석방을 위해 곧 카이로로 떠날 것”이라고 전했다. 아말은 결혼 전부터 뛰어난 외모로 관심을 모았으며 결혼 뒤에는 법정, 공항 등 그가 모습을 드러내는 곳마다 팬들이 몰려드는 ’스타 변호사‘로 자리매김했다. 영화 ’레미제라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영국 배우 에디 레드메인(33)은 홍보우먼 한나 베그쇼위(31)와 지난해 12월 결혼했다. 베그쇼위는 글로벌 인수합병시장 전문 조사기관 머저마켓 등에서 근무한 홍보 전문가. 텔레그래프는 “베그쇼위는 세계적 인수합병 전문기관에서 5년 간 일하며 실력을 인정받던 커리어 우먼”이라며 “베그쇼위의 친구들은 그가 연예인과 결혼한 것에 대해 예상치 못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총 쏘는 법을 익힌 지 보름 만에 전투에 투입됐어요. 목 뒤를 총알이 스치면서 기절했죠.” 지금 15세 시리아 출신 소년 칼레드는 외톨이 난민 신세다. 지난해 11월 어머니가 만들어 준 가짜 여권을 들고 혼자 터키 국경을 넘었다. 학교도 가지 않고 허름한 모텔에서 종일 시간을 때우는 나날이지만 악몽 같던 그 시절에 비하면 모든 게 감사하다. 그는 지난해 초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다가 3개월 만에 가까스로 탈출했다. 2일 미국 허핑턴포스트의 인터뷰에 응한 칼레드는 “IS에 가입하는 것은 쉽지만 탈출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악몽 같았던 체험기와 탈출기를 털어놓았다. 2011년 봄 시리아에 닥친 혼돈은 당시 열한 살이던 칼레드의 삶을 뒤흔들었다.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정부군은 무력 진압을 시도했고, 몇 달 뒤 시리아는 긴 내전에 돌입했다. 형들과 사촌형들은 반정부군인 자유시리아군에 가담했지만 그는 집 안에 갇혀 지내야 했다.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전투에 참여하는 것을 부모가 막았기 때문이다. 지루함에 지칠 때쯤 친구를 통해 IS를 알게 됐다. 혁명을 지지하지만 과격하지도 않고 친절하다는 설명에 마음이 끌렸다. 그는 곧장 버스를 타고 동남부 마야딘에 있다는 IS 본부로 향했다. IS는 어른처럼 키가 큰 소년병의 합류를 무척 반겼다. 칼레드는 곧장 본부에서 50km 떨어진 알티브니 신병 훈련소로 이동했다. 어른들과 함께 소총 등 무기 다루는 법과 체력 단련 수업을 받았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 수업도 들었다. 뭔가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고 느낀 것은 그때 즈음이었다. 그들이 가르친 이슬람 교리는 지나치게 극단적이었다. 사상 교육 시간에는 인질 참수 장면과 어린이들이 잘린 머리를 발로 차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반복적으로 틀어 줬다. 훈련에 반항하거나 투덜거리면 가혹한 매질이 돌아왔다. 두 번 이상 부적절한 행동을 하면 긴 호스나 전선 같은 것으로 때렸다. 어리다고 봐주는 법은 없었다. 한 달 동안의 수습기간에 받은 급여는 37달러(4만337원). 농담을 건넨 사람은 운동을 가르치던 프랑스인이 유일했다. 총을 처음 잡은 지 2주가 되자 출전 명령이 떨어졌다. 신병은 보통 3개월의 훈련 기간을 거치지만 병력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는 거였다. 막상 전투에 참여하자 소총을 든 손이 덜덜 떨리고 총탄 소리에 정신이 멍했다. 그는 첫 전투에서 목 뒤편에 총알이 스쳐 부상을 입고 기절했다. 칼레드는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자신이 총을 겨눈 상대가 형과 사촌형이 참여한 자유시리아군이라는 사실을 알고 전율했다. 하루라도 빨리 IS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기도가 통한 걸까. 퇴원할 때쯤 어머니 형과의 면회가 허락됐다. 부상이 심한 데다 고위 간부를 통한 덕분에 휴가까지 얻어 낼 수 있었다. 칼레드는 곧장 고향으로 가 가짜 여권 등을 준비해 지난해 11월 터키로 도피했다. 지금은 사우디에서 일하는 형들이 보내 주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IS에 가담했다가 천만다행으로 탈출에 성공한 소년들이 전하는 IS의 잔혹상은 치를 떨게 한다. 지난해 12월 온몸에 폭탄을 두르고 자수한 14세 시리아 소년은 “살고 싶어서 자살폭탄 테러에 자원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IS로부터 탈출하는 유일한 길은 자살폭탄 테러라는 말이었다. 탈출을 호소하는 10대가 늘고 있지만 성공 케이스는 드물다. 현지 상황을 모르면 위치를 파악하는 게 힘들고 IS의 경계도 삼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네덜란드 주부와 영국인 남성이 각각 단신으로 딸과 아들을 구출한 사례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운이 따랐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IS의 홍보 모델로 활동한 오스트리아 소녀 2명은 지난해 10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부모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아무도 감히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6일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발간한 보고서 ‘어린이 인권 협약’에 따르면 IS의 아동 학대는 역대 최악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IS는 10세 전후 아동을 자살폭탄·인간방패로 이용하며, 다른 종교를 믿는 아동을 참수하거나 생매장하고 있다. IS는 납치한 아이들의 몸에 가격표를 붙여 시장에 노예로 내다팔기도 한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지난해 8월에는 호주 출신 IS 대원의 트위터에 참수한 시리아 군인의 목을 들고 있는 7세 소년의 사진이 올라와 충격을 줬다. 사진 아래에는 “역시 내 아들답다”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아르헨티나 현직 대통령의 수사 방해 의혹을 파헤치던 검사가 의문의 죽음을 맞은 뒤 아르헨티나 정국이 국정 마비 직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석연치 않은 해명을 내놓은 가운데 의문사한 알베르토 니스만 특별검사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작성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3일 니스만 검사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인 수사팀을 인용해 니스만의 자택 주차장에서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엑토르 티메르만 외교장관에 대한 체포영장 초안이 발견돼 파장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니스만 검사는 초안에서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티메르만 장관이 1994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발생한 이스라엘-아르헨티나친선협회(AMIA) 건물 폭탄테러 사건의 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상세하게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랫동안 이 사건을 수사해 온 니스만 검사는 폭탄테러의 배후로 이란 당국자들을 지목했으나 두 사람의 방해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페르난데스 정부가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석유자원을 확보하고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수사를 고의로 방해했다고 주장했었다. 현지 언론은 영장 초안 발견에 대해 “니스만 검사가 의문사하기 전에 페르난데스 대통령과의 긴장 관계가 심각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정부의 해명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도 30% 이하로 떨어졌다. 중국을 방문 중인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니스만 검사는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을 수사한 조사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한 뒤 지난달 18일 밤 자택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의회 비공개 청문회 출석을 불과 하루 앞두고 니스만 검사가 의문사하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경찰 조사가 끝나기도 전인 지난달 22일 “사인은 자살인 것으로 추정했지만 속단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이후 경찰은 니스만 검사 옆에 있던 권총을 근거로 지난달 29일 자살로 결론지었다. 대통령의 말과 경찰의 결론이 오락가락 혼선을 빚는 동안 야권과 시민들은 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정부 규탄 시위를 벌였다. 정부가 의회 증언을 막기 위해 그를 살해했다는 것. 현지 언론은 “니스만 검사가 사망 무렵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며 야당 정치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니스만 검사의 사망은 10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시민들은 사건 직후 ‘살인자 크리스티나’ ‘나는 니스만이다’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지난달 25일 아르헨티나 일간 페르필에 따르면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지난해 12월보다 4%포인트 떨어진 29.1%에 그쳤다. 이는 2012년 초 지지율 59.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야권은 이런 민심을 등에 업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영국 정부가 초등학생 수학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졸업 전까지 곱셈 구구단을 12단까지 외우도록 하는 것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니키 모건 교육부 장관은 1일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낸 기고문에서 “교육정책의 실패로 초등학생 3명 중 1명이 읽고 쓰는 것은 물론이고 산수조차 못한다”면서 “모든 초등학생이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구구단을 12단까지 외우고, 문법에 맞는 에세이를 쓸 수 있게 하는 인증 시험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험 도입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모건 장관은 이날 BBC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초등학교 때 벌어진 학력 격차는 이후 따라잡기 어렵다. 어린 학생들의 장래는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초등교육의 실패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영국 초등학생들의 학습능력이 국제 기준으로 최하위권이라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다. 실제로 영국은 2014년 현재 기초 과목인 수학과 국어 교육부문에서 주요 선진국 26개국 중 최하위권인 23위를 기록했다. 모건 장관의 발언에 대해 “무너진 공교육을 다잡는 데 필요하다”라는 찬성론과 “창의성을 해친다”라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두 딸을 둔 아버지 베브 버클리 씨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초등학교 교육은 심각하게 부실하다”며 “기초학력은 평생 자산인 만큼 구구단 외우기 시험 등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러셀 하비 전국교장협회장은 “이번 정책은 5월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 공약에 불과하다”며 “학생들의 의욕 고취는커녕 부작용만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저 투자적격 등급인 ‘BBB―(Baa3)’에서 투기 등급인 ‘BB+(Ba1)’로 강등한다고 26일 밝혔다. 향후 전망도 ‘부정적’을 유지했다. S&P가 러시아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으로 떨어뜨린 것은 10년여 만에 처음이다. S&P는 “러시아 금융 시스템이 취약해지고 있고 경제성장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의 경제제재, 저유가, 루블화 폭락에 이어 신용등급 강등까지 겹친 러시아 경제는 앞날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나치게 비관적인 평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루블화는 전일보다 4.7% 하락한 달러당 67.4루블에 거래됐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구글 검색어로 빅데이터 분석을 한 결과 성관계 없는 부부생활에 대한 미국인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구글 분석법에 따르면 남녀 모두 연평균 성관계 횟수가 30회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주어진 설문에 대답하는 전통적 조사 방식에서는 성관계 횟수가 남성은 63회, 여성은 55회로 크게 차이가 나 일정 부분 ‘부풀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6일 주말판에서 “성생활은 비밀스러운 부분이라 여론조사로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며 “이번 분석으로 성에 대한 미국인의 솔직한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기혼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성관계 없는 부부생활이었다. 최근 1개월 동안 결혼의 연관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 ‘성관계 없는 결혼’이 2만1090건에 달했다. 2위인 ‘불행한 결혼’(6029건), 3위인 ‘사랑 없는 결혼’(2650건)보다 각각 3.5배, 8배나 높은 수치다. 미혼 커플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학대 관계’ 다음으로 ‘성관계 없는 관계’를 자주 검색했다. 성관계를 거부하는 파트너에 대한 불만이 문자메시지에 답장을 하지 않는 경우보다 5.5배나 높았다. 남성들의 성기에 대한 집착은 구글 검색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신체 부위 중 성기를 100번 검색할 때 뇌는 5번 검색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성기에 대한 연관 검색어 10개 중 9개는 크기에 대한 것이었다. 반면 여성은 간혹 파트너의 성기가 너무 큰 데서 오는 고민을 검색했는데 빈도는 높지 않았다. 여성은 큰 엉덩이를 만드는 법에 관심이 늘었다. 성기에 대해선 대부분 건강상 고민이었지만 30%는 다른 질문으로 채워졌다. 성기에서 생선, 양파, 마늘, 치즈 등의 냄새가 난다는 고민이 가장 많았고, 일부는 제모와 좋은 느낌을 주는 법에 대해 검색했다. 댄 아리엘리 듀크대 심리학과 교수는 “구글 빅데이터 분석은 다소 과장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사람들은 구글에 무엇이든 물어본다. 성(性)생활조차도 편하게.”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6일 주말판에서 구글 검색엔진을 바탕으로 미국인의 성생활을 해부했다. 신문은 “성생활은 비밀스러운 부분이라 여론조사로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며 “이번 분석을 통해 미국인의 성에 대한 솔직한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우선 기혼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성관계 없는 부부생활이었다. 최근 1개월동안 결혼의 연관검색어를 분석한 결과 ‘성관계 없는 결혼’이 2만1090건에 달했다. 2위인 ‘불행한 결혼(6029건)’, 3위인 ‘사랑없는 결혼(2650건)’보다 각각 3.5배, 8배나 높은 수치. 특히 대화를 하지 않는 배우자보다 성관계를 거부하는 배우자에 대한 불만이 1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커플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학대 관계’ 다음으로 ‘성관계 없는 관계’를 자주 검색했다. 성관계를 피하는 파트너에 대한 불만은 문자 메시지에 답장을 하지 않는 경우보다 5.5배나 높았다. 또 결혼 전에는 ‘내 남자친구가 나와 자려 하지 않는다’는 검색 횟수가 남자의 같은 걱정보다 2배 많았지만, 결혼 후에는 관계를 거부하는 아내에 대한 남편의 고민이 더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성기에 대한 집착은 구글 검색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신체 부위 중 ‘페니스’를 100회 검색할 때 ‘뇌’는 5번 검색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성기에 대한 연관검색어 10개 중 9개는 크기에 대한 것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성기 크기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반면 여성은 간혹 성기가 너무 큰 데서 오는 고민을 검색했지만 빈도는 높지 않았다. 여성은 엉덩이에 대한 검색이 늘었다. 2004년 이전에는 작은 엉덩이가 각광받았지만 최근 큰 엉덩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성기에 대해선 대부분 건강상 고민이었지만 30%는 개인적인 질문으로 채워졌다. 생선, 양파, 마늘, 치즈 등 냄새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았고, 일부는 제모와 좋은 느낌에 대해 검색했다. 남성 역시 여성의 성기에 대해선 냄새(냄새에 대해 상처주지 않고 조언하는 법)를 주로 검색했다. 댄 에이얼리 듀크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모르는 게 생기거나 추가 정보를 원할 때 구글 검색창을 연다. 이 때문에 구글 빅데이터 분석은 다소 과장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우리 돈으로 18조 원(약 170억 달러)이 넘는 개인 자산을 자랑하던 국왕의 마지막 길은 소박했다. 23일 타계한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은 관도 없이 노란색 천으로 된 간단한 수의만 걸친 채 평민들이 묻히는 공동묘지에 묻혔다. 묘비도 남기지 않았다. 사우디 왕실은 23일 간단한 장례식 뒤 수도 리야드에 있는 알우드 묘지에 국왕의 시신을 안장했다. 이 묘지는 일반인도 이용하는 곳이다. 국왕의 장례 절차와 방식은 모두 평범하게 치러졌다. 시신을 묻은 뒤 봉분도 올리지 않고 위에 자갈만 얕게 깔았다. 국왕의 소박한 장례는 수니파 이슬람 근본주의인 ‘와하비즘(Wahhabism)’의 전통을 따른 것이다. 수니파 지도자 무함마드 이븐 압드 알와하브(1703∼1792)가 창시한 와하비즘은 기독교의 청교도처럼 엄격한 생활을 강조한다. 이븐사우드 초대 국왕은 1932년 와하비즘을 기반으로 사우디 왕국을 세웠다. 이슬람 전문가인 토니 스트리트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 왕국의 정신적 근간인 와하비즘은 숭배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척한다는 뜻”이라며 “이번 국왕을 포함해 선대 국왕 모두가 평민 묘지에 묻혔다. 사우디에서는 국왕이 서거해도 애도 기간을 따로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압둘라 국왕을 추모하기 위해 전 세계 지도자들이 사우디로 집결하고 있다. 인도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7일 세계적 유적지인 타지마할 방문을 취소하고 급히 사우디로 향한다. 찰스 영국 왕세자, 나루히토 일본 왕세자,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등도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8명의 조문사절단이 25일부터 이틀간 사우디에 머물며 조의를 표한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의 세차장에서 일하던 크리스 링컨 씨는 최근 갑자기 해고를 당했다. 사장은 “수십 명이 전화를 걸어와 인종차별주의자인 링컨을 해고하라고 압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발단은 링컨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흑인 비방 글이었다. 그는 이 글로 인해 디지털 감시단(Digilante)인 ‘인종차별자 해고시키기’의 표적이 된 것이다. 디지털(Digital)과 감시단(vigilante)을 합친 ‘디지털 감시단’은 여론재판을 통해 도덕적으로 벌을 주자는 인터넷 운동이다. 2013년 한 미국 여성이 만든 텀블러(블로그의 일종) ‘인종차별자 해고시키기’는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글을 검색한 뒤 글쓴이의 신상을 공개해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한편 직장에까지 이메일과 전화로 해고를 종용했다. 개설 첫날 4만 명 이상이 팔로잉했으며 지금까지 이런 방식으로 해고시킨 사람이 12명이나 된다. 최근 워싱턴포스트는 “인터넷에 갇혀 있던 디지털 감시단이 현실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비슷한 사례는 영국에도 있다. 스틴슨 헌터 씨(31)는 2013년부터 ‘소아성애자 헌터’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트위터 계정에 가짜 소녀 프로필을 올린 뒤 접근해 오는 이들을 대상으로 소아성애자를 가려내 경찰에 넘기고 있다. 지금까지 15명이 그의 덫에 걸려 기소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는 최근 후원금을 모아 직원을 채용하고 책까지 펴냈다. 한국도 ‘개똥녀’ ‘막말녀’ 등 사건이 터지면 해당 인물의 신상을 인터넷에 게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최근 부상하는 디지털 감시단은 △단발성 사안이 아닌 특정 사안에 대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체계적 연대를 통해 △해고 요구 등 현실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점에서 신상털이 수준을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에서는 최근 인천 어린이집 원생 폭행사건 이후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시작된 ‘폭행교사 리스트 공유’ ‘상임위에 항의전화 넣기’ 등의 오프라인 운동이 여론을 움직여 구속 수사와 법안 수정까지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 감시단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적지 않다. 감시단의 표적이 되어 인종차별주의자로 몰린 링컨 씨는 19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단편적 정보로 개인이 개인을 벌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도 “공익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찬성론과 지나친 감시라는 부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초청을 수락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이 통신이 전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러시아의 발표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여전히 김정은이 직접 참석할 수도 있지만 명목상 북한의 국가수반으로 되어 있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가 집권한 뒤 첫 해외 방문이라는 점도 있지만 러시아가 이 행사에 박 대통령도 함께 초청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제재를 받는 러시아의 전승기념일에 서방국가 대부분이 불참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의 참가 결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조숭호 shcho@donga.com·이설 기자}
유럽연합(EU)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이슬람권 국가와 반테러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8개 회원국 외교장관 회의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EU는 조만간 터키 및 아랍 국가들과 반테러 프로젝트에 착수하길 원한다”며 “터키, 이집트, 예멘, 알제리, 걸프 국가들과 협력 수준을 높일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교장관도 “이슬람권 국가는 테러의 가장 큰 짐을 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최전선에 서 있을 것”이라며 “이슬람권 국가와 유럽 국가를 지키도록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EU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구체적으로 △반테러 정책을 개발할 EU 치안 담당관을 이슬람권 국가에 파견하고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단체에 흘러 들어가는 자금을 막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하며 △지하디스트에 가담했다 돌아오는 EU 시민들을 막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의 나빌 엘라라비 사무총장도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참석한 외교장관 대부분은 2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IS 격퇴를 위한 국제연합전선 20개국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다보스포럼을 앞두고 조만간 세계 상위 1% 부자의 재산이 나머지 99%의 재산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부의 불평등 문제가 포럼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에 따르면 최근 자본 집중 현상이 빠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다. 세계 상위 1%의 재산은 2009년 44%에서 2014년 48%로 상승했으며, 2016년에는 5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상위 1%가 나머지 99%보다 더 많은 부를 차지하는 것으로 소득증가율보다 자본수익률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부의 불평등이 심화된 것이다. 옥스팜은 “지난해 상위 1% 부자들은 금융상품과 보험상품을 활용해 현금 자산 11%를 불렸다”며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상위 부자 1%(3700만 명)의 1인당 평균 재산은 270만 달러(약 29억 원). 옥스팜의 위니 비아니마 총장은 “10억 명 이상이 여전히 하루 1.25달러(약 1347원) 이하의 돈으로 생활한다”며 “상위 1% ‘웰시 엘리트(wealthy elite)’의 독주를 막기 위해 다보스포럼에서 세제 개혁 등을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21∼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제45회 다보스포럼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을 포함해 역대 최대인 300여 명의 각국 인사들이 모여 부의 불평등과 테러 위협 등에 대해 논의한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터키-시리아 접경도시 킬리스에서 10일 실종된 김모 군(18)의 컴퓨터 바탕화면에 ‘이슬람국가(IS)’ 대원으로 추정되는 4명이 각각 소총과 IS 깃발을 들고 있는 사진이 깔려 있는 것이 18일 경찰 수사로 확인됐다. 터키 언론도 김 군이 시리아로 가 IS에 가담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국경 검문소를 통과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일단 실종자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IS에 가담 사실이 확인되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자생적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된 ‘외로운 늑대(lone wolf)’로 기록된다. 》‘한국의 첫 자생적 이슬람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lone wolf)’의 등장?’ 10일 터키-시리아 접경도시 킬리스에서 실종된 김모 군(18)이 이슬람 과격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경찰 수사 결과 김 군의 컴퓨터에서 IS 대원으로 보이는 4명이 소총과 IS 깃발을 들고 있는 사진이 발견됐다. 김 군은 평소 인터넷을 통해 IS 관련 사이트에 자주 접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증거를 김 군이 사고나 실종이 아니라 IS 대원이 되려고 스스로 터키 국경을 넘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일종의 ‘스모킹 건(확실한 증거)’으로 보는 분위기다. 평소 e메일 등으로 현지인과 교류해 온 김 군이 IS에 대한 호기심에서 누군가를 따라나섰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터키 일간 밀리예트는 17일(현지 시간) ‘한국인, IS 가담’ 기사에서 “18세 한국 남성이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불법 입국해 IS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김 군은 8일 동행자 A 씨(45)와 터키에 입국했다. ○ “김 군, 선교·봉사 방문 아니다” 평소 킬리스는 시리아 난민을 위한 봉사활동이나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한국인의 방문이 없는 곳. 정부 소식통은 18일 “김 군의 터키 방문 목적이 선교나 봉사활동이 아니라는 점은 확인됐다”고 말했다. 킬리스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 북부는 이슬람 반군인 이슬람전선과 IS 등이 장악한 지역이다. 실종 당일 김 군은 짐을 모두 챙겨 떠났다. 단순히 근처를 산책하거나 나갔다가 돌아오려고 방을 나선 게 아니라는 얘기다. 김 군이 묵었던 호텔 직원 M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군은 매우 불안해 보였고 10일 아침 하얀 마스크를 쓰고 백팩을 메고 나갔다”며 “아마 IS에 가입하려고 시리아로 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직원은 “A 씨는 김 군이 사라진 후에도 사흘 동안 오전에 30분 정도만 외출했을 뿐 계속 방에 머물렀다”며 A 씨가 김 군의 시리아행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평소 ‘하산’이라는 터키인과 e메일로 교류해 온 김 군이 ‘터키에 가고 싶다’고 말했고 김 군의 부모는 교회의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A 씨에게 김 군과 터키에 다녀와 달라고 부탁했다. 김 군은 중학교 입학 직후 자퇴한 뒤 집에서 지냈고 인터넷 게임에 탐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홀로 귀국한 A 씨는 경찰이 조사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아들을 찾으러 터키에 갔다가 18일 귀국한 김 군의 아버지를 불러 국내 생활이나 접촉 인물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정부, ‘이례적 사건’으로 대응 외교부는 평소와 달리 이번 사건을 재외국민 사건 사고를 담당하는 재외동포영사국에 맡기지 않고 아프리카중동국에 배당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터키 등과 정무적 교섭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양자관계를 담당하는 아중동국이 총괄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동 전문가인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만약 김 군이 IS에 가담했다면 전투원으로 쓰이기보다 한국인도 IS를 지지한다는 선전활동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우방국 가운데 하나인 한국에서 IS 동조자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선전 가치가 높다는 것. 하지만 김 군이 자발적으로 나타나기 전까지 IS 가담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터키-시리아 국경선이 길고 밀입국도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시리아는 한국과 미수교국인 데다 내전 상태여서 소재 파악에 협조를 받기도 어렵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8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과 통화하고 조속한 김 군의 소재 파악과 안전한 귀국을 위해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 IS 가담, 사전 차단은 사실상 불가능 시리아와 접경한 터키 동남부 일대는 여행경보 대상이며 특히 시리아 국경에서 10km까지는 적색 여행경보 지역이다. 외교부는 한국 국민들이 이곳을 방문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출국 단계에서 막을 방법은 없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여권법 위반 등으로 처벌할 수 있을 뿐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9월 결의 2178호를 채택하고 외국인 테러 전투원(FTF)의 모집과 조직화 및 이동을 막기 위한 국경 통제 및 자금 차단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조숭호 shcho@donga.com·이설·박재명 기자}
“내 친구인 알베르토 가스파리 박사가 만약 내 어머니를 욕한다면 그는 당연히 한 대 맞을 각오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정상적인 일입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믿음을 도발해서는 안 됩니다. 누구에게도 다른 사람의 종교를 모욕하거나 놀릴 권리는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스리랑카에서 필리핀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종교와 관련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옆자리에 있던 바티칸의 교회법학자 가스파리 박사를 언급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샤를리 에브도에 실린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만평이 표현의 자유를 넘었다고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종교의 이름으로 살인을 하는 것은 부조리이며, 종교는 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며 극단주의를 경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자리에서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기후변화협약이 신의 피조물인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결론을 채택하길 바란다” 는 바람도 전했다. 교황은 이날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 도착해 닷새간의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필리핀은 전체 인구 약 1억 명의 80%가량이 가톨릭 신자인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다. 가톨릭 수장의 필리핀 방문은 1995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0년 만이다. 필리핀 언론과 가톨릭 교계는 이슬람 과격세력이 교황의 필리핀 방문기간에 암살 음모를 꾸밀지 모른다며 줄곧 우려를 표시해 왔다. 필리핀 전역의 교회들은 교황 방문에 맞춰 일제히 종을 울리며 환영했고, 교황의 차량 행렬이 지나는 도로 주변에는 약 80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프랑스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를 자처하는 해커들이 샤를리 에브도 등 파리 테러 이후 웹사이트 19000여 개를 해킹했다. 프랑스 군 사이버 보안 전문가는 14일 “지난 사흘간 지방정부, 대학, 기업 사이트 19000여 곳이 ‘유일신 알라만이 있을 뿐’ ‘샤를리에 죽음을’ 등의 문구로 도배됐다”고 밝혔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인 프랑수아 파제 씨는 “정교하고 높은 수준의 공격이라기보다는 사이버 파손 행위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20대 미국 남성이 워싱턴 국회의사당 테러를 꾸미다가 미 연방수사국(FBI)에 붙잡혔다. CNN은 14일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크리스토퍼 코넬(20)이 총기를 소지하고 의원 등 공직자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 이어 미국 수도 워싱턴을 대상으로 한 테러 계획이 적발되면서 미국인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코넬은 의사당 인근에서 파이프 폭탄을 터뜨린 뒤 길목을 지키다가 대피하는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코넬이 오하이오 주에서 반자동 소총 M-15 2정과 실탄 600발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FBI에 체포됐다”며 “사전에 계획을 적발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라힐 마흐루스 우바이다’라는 가명으로 IS 지지 글을 올리면서 지난해 8월 당국의 감시 대상에 올랐다. 오하이오 주 연방법원 자료에 따르면 FBI 정보원이 신분을 속이고 코넬과 지속적으로 접촉해 왔고, 지난해 11월 그에게서 “테러를 실행하기 위해 워싱턴에 갈 것”이라는 계획을 전해 들었다. 코넬은 정보원에게 파이프 폭탄 제조 방법을 알려줬으며, 14일 오전 테러 최종 단계인 총기를 구입하다 잠복한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코넬은 평범한 청년으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국제 테러 단체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미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FBI와 국토안보부는 “이번 사건은 IS 등 국제 테러 단체에 동조하며 미국에서 테러를 감행하려는 극단주의자들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경고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