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웅

강동웅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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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입사해 교육과 보건복지(정책사회부), 야구, 농구, 육상, 탁구, 체조, 당구(스포츠부) 등을 취재해왔습니다. 빛나는 당신이 이룬 업적보다 어려움을 극복해낸 과정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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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 “즐기면서 하고 왔다… 다음 목표는 개인전 150점 만점”

    지난달 19일 출국할 때 한산했던 인천국제공항이 한국 양궁 선수단이 귀국한 1일에는 팬들과 가족, 그리고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꽃과 카메라를 들고 있는 여성 팬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여성 팬은 “안산 산(山)랑해(사랑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선수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로 여름올림픽 3관왕에 오른 안산(20)을 비롯한 한국 양궁 대표팀이 1일 금의환향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양궁에 걸린 5개의 금메달 중 4개를 휩쓴 오진혁(40), 김우진(29), 김제덕(17·이상 남자), 강채영(25), 장민희(22), 안산(이상 여자)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돌아왔다. 혼성전과 단체전에 이어 여자 개인전까지 석권하며 세계 최강의 스무 살 신궁으로 우뚝 선 안산은 “재밌게 즐기면서 하고 왔다.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혼잣말로 “‘차분하게 하자”, “쫄지 말고 대충 쏘자”라고 했던 그는 이날은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혼잣말을 했다”고 했다. 더 이룰 게 없어 보였지만 새로운 목표도 밝혔다. “개인전에서 5세트 15발로 150점 만점을 쏘는 게 목표다. 그걸 한번 해내보고 싶다.” 혼성전과 남자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오른 17세 궁사 김제덕도 “목표했던 단체전 우승을 해서 너무 기쁘다. 후회 없이 올림픽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양궁은 3년 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5개 전 종목 우승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안산과 김제덕은 지난달 24일 혼성전 멕시코와의 준결승에서 연출한 ‘로빈 후드 화살’(이미 꽂힌 화살을 명중시키는 화살·사진)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0.0058%의 확률로 나온다는 로빈 후드 화살은 스위스 로잔에 있는 올림픽박물관에 전시된다. 세계양궁연맹(WA)은 이번 대회부터 처음 도입된 혼성전에서 두 선수가 초대 챔피언에 오른 것을 기념해 해당 화살 기증을 요청했다. 두 선수는 올림픽 다관왕의 명예와 함께 엄청난 포상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각각 1억5750만 원과 9500만 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또 다음 달부터 매달 100만 원씩을 받는다. 대한양궁협회도 두둑한 포상금을 줄 예정이다. 협회는 2016 리우 올림픽 때 전관왕(금메달 4개)을 달성한 양궁 선수단에 총 25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개인전 우승자에게 2억 원, 단체전 우승자에게는 1억50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이 기준을 따른다고 하면 안산은 양궁협회에서만 5억 원의 격려금을 받는다. 인천=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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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 캐고 온 양궁팀… 안산 “다음 목표는 15발 150점 만점”

    지난달 19일 출국할 때 한산했던 인천국제공항이 한국 양궁 선수단이 귀국한 1일에는 팬들과 가족, 그리고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꽃과 카메라를 들고 있는 여성 팬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여성 팬은 “안산 산(山)랑해(사랑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선수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로 여름올림픽 3관왕에 오른 안산(20)을 비롯한 한국 양궁 대표팀이 1일 금의환향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양궁에 걸린 5개의 금메달 중 4개를 휩쓴 오진혁(40), 김우진(29), 김제덕(17·이상 남자), 강채영(25), 장민희(22), 안산(이상 여자)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돌아왔다. 혼성전과 단체전에 이어 여자 개인전까지 석권하며 세계 최강의 스무 살 신궁으로 우뚝 선 안산은 “재밌게 즐기면서 하고 왔다.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혼잣말로 “‘차분하게 하자”, “쫄지 말고 대충 쏘자”라고 했던 그는 이날은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혼잣말을 했다”고 했다. 더 이룰 게 없어 보였지만 새로운 목표도 밝혔다. “개인전에서 5세트 15발로 150점 만점을 쏘는 게 목표다. 그걸 한번 해내보고 싶다.” 혼성전과 남자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오른 17세 궁사 김제덕도 “목표했던 단체전 우승을 해서 너무 기쁘다. 후회 없이 올림픽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양궁은 3년 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5개 전 종목 우승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안산과 김제덕은 지난 달 24일 혼성전 멕시코와의 준결승에서 연출한 ‘로빈 후드 화살’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0.0058%의 확률로 나온다는 로빈 후드 화살은 스위스 로잔에 있는 올림픽 박물관에 전시된다. 세계양궁연맹(WA)은 이번 대회부터 처음 도입된 혼성전에서 두 선수가 초대 챔피언에 오른 것을 기념해 해당 화살 기증을 요청했다. 두 선수는 올림픽 다관왕의 명예와 함께 엄청난 포상도 받을 전망이다. 안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각각 1억5750만 원과 9500만 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또 다음 달부터 매달 100만 원씩을 받는다. 대한양궁협회도 두둑한 포상금을 줄 예정이다. 협회는 2016 리우 올림픽 때 전관왕(금메달 4개)을 달성한 양궁 선수단에 총 25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개인전 우승자에게 2억 원, 단체전 우승자에게는 1억50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이 기준을 따른다고 하면 안산은 양궁협회에서만 5억 원의 격려금을 받는다. 인천=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이헌재 기자uni@donga.com}

    • 202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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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김제덕, 0.0058% 확률 ‘로빈후드 화살’ 올림픽 박물관 기증

    지난 달 2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혼성전 한국과 멕시코의 준결승에서는 0.0058%의 확률로 나온다는 ‘로빈 후드 화살’이 나왔다. 10점 과녁에 꽂힌 김제덕(17)의 화살을 뒤이어 쏜 안산(20)의 화살이 뚫고 지나가며 9점을 기록한 것. 이미 꽂힌 화살의 뒤를 명중시키는 화살을 양궁에서는 ‘로빈 후드 애로우’라고 부른다. 31일 마무리된 도쿄 올림픽 양궁에서 한국 양궁 선수단은 4개의 금메달을 따냈는데 어쩌면 이 장면이 골프에서 홀인원처럼 한국의 선전을 예고한 행운을 가져왔을지 모르겠다. 이날 안산과 김제덕이 연출한 ‘로빈후드 화살’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박물관에 전시된다. 1일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두 선수는 로빈후드 화살을 스위스 로잔에 있는 올림픽 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세계양궁연맹(WA)은 이번 대회부터 처음 도입된 혼성전에서 안산과 김제덕이 초대 챔피언에 오른 것을 기념해 해당 화살 기증을 요청했다. 취지에 공감한 둘은 이에 흔쾌히 응했다. 직접 사인한 유니폼도 함께 기증했다. 로빈후드 화살의 기운을 받은 안산은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까지 휩쓸며 올림픽 양궁 사상 첫 3관왕에 올랐다. 김제덕 역시 형들과 남자 단체전 우승을 합작하며 2관왕이 됐다. 두 선수는 올림픽 다관왕의 명예와 함께 엄청난 부(富)도 이루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도쿄 올림픽 개인전을 기준으로 금메달리스트에게 6300만 원의 포상금을 책정했다. 단체전은 개인전의 75%를 받는다. 금메달 3개를 딴 안산은 문체부로부터 개인전 금메달 6300만 원에 단체전 금메달 2개에 따른 9450만 원을 합쳐 1억5750만 원을 받는다. 국민체육진흥공단도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경기력 향상연금’을 지급한다. 안산은 금메달 3개로 단숨에 평가점수 270점을 확보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이상을 따내면 가산점(단일 올림픽 20%)이 붙는데, 안산은 도쿄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3개를 따내 총 306점(270점+가산점 36점)의 평가점수를 얻었다. 경기력향상연금은 평가점수가 20점 이상인 선수에게 국제대회 종료일 다음 달부터 사망할 때까지 월정금 형태로 매달 지급된다. 월정금은 100만원(110점)을 넘을 수 없어 나머지 점수는 일시금(올림픽 금메달 10점당 500만원)으로 준다. 안산은 일시금으로 95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 포상금 이외에 대한양궁협회도 두둑한 포상금을 줄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회장사를 맡고 있는 양궁협회는 2016 리우 올림픽 때 전관왕(금메달 4개)을 달성한 양궁 국가대표 선수와 코치진에게 총 25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당시 양궁협회는 개인전 우승자에게 2억 원, 단체전 우승자에게는 1억5000만 원의 포상금을 줬다. 당시 기준을 적용해도 안산은 5억 원을 받을 수 있다. 안산은 평생 매달 100만원의 월정금에 일시금으로 최소 7억5000만 원 넘는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일 금의환향한 양궁 대표팀 선수들은 코로나19 해외 입국자 방역지침에 따라 김제덕을 제외하고 능동 감시에 들어간다. 미성년자인 김제덕은 백신 접종이 홀로 늦어져 2주가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출국하는 바람에 2주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선수들은 당분간 휴식하다가 다음달 20일부터 27일까지 미국 양크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17일부터 다시 훈련을 재개할 예정이다.인천=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이헌재 기자uni@donga.com}

    • 202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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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cm 기적’ 우상혁, 한국육상 25년만의 결선행

    단 1cm라도 더 높이 뛰어야 하는 게 그의 숙명이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이어진 부상에 벼랑 끝에서 떨어지는 심정이었다. 한때 선수 생활을 관두려다 올림픽 출전의 한 가닥 희망에 다시 허공을 향해 몸을 날리기를 되풀이했다. 한국 육상에 4반세기 동안 닫혀 있던 문을 다시 열어젖힌 높이뛰기 기대주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이다. 우상혁은 30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m28을 넘으며 결선에 진출했다. 예선에 참가한 33명의 선수 중 상위 12위 안에 들어야 결선에 오를 수 있다. 우상혁은 2차 시기에 2m28 기록으로 전체 9위를 확정지어 일찌감치 결선 티켓을 차지했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선수가 올림픽 결선에 진출한 것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높이뛰기 이진택 이후 25년 만이다. 우상혁은 다음 달 1일 결선에 나선다. 우상혁의 결선행은 ‘1cm의 기적’으로 시작됐다. 그는 지난달 29일 개인 최고 기록보다 1cm가 높은 2m31을 넘었다. 이 기록 덕분에 1일 세계육상연맹이 발표한 세계 랭킹에서 31위에 올라 극적으로 상위 32명에게 주어진 올림픽 출전권을 품에 안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예선 22위 탈락)에 이은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었다. 2년 전만 해도 우상혁은 올림픽 출전을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반복된 훈련으로 왼쪽 정강이에 염증이 생겼다. 그래도 올림픽 랭킹 포인트를 따기 위해 계속 대회에 출전하다 보니 상처가 악화됐다. 올림픽이 물 건너간 것 같아 자포자기에 빠졌다. 약 1년 동안 걸핏하면 훈련을 빠지고, 밤에는 술을 마셨다. 오랜 방황 끝에 김도균 높이뛰기 국가대표 코치의 위로가 큰 힘이 됐다. 김 코치는 “지금부터라도 마음을 다잡으면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며 다독였다. “넌 할 수 있다”고 계속 다독였다. 지난해부터 몸만들기에 들어가 10kg 넘게 체중을 줄였다. 훈련 때는 기복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높이뛰기의 기본은 역시 달리기다. 그는 “내 짧은 도움닫기에 알맞은 달리기 속도를 조절할 줄 아는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가장 귀찮지만, 가장 열심히 해야 하는 훈련이었다”고 말했다. “오늘 2m30도 넘을 자신이 있었다. 올림픽에 나가면 내가 얼마나 자랐는지 보여줄 수 있다고 믿었다. 이제 한국 기록(2m34·1997년 이진택)을 깨고 싶다. 그만큼 노력했다. 지켜봐 달라.”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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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육상 25년 만의 쾌거!…‘1cm의 기적’ 우상혁, 높이뛰기 결선행

    단 1cm라도 더 높이 뛰어야 하는 게 그의 숙명이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이어진 부상에 벼랑 끝에서 떨어지는 심정이었다. 한때 선수 생활을 관두려 했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올림픽 출전의 한 가닥 희망에 다시 허공을 향해 몸을 날리기를 되풀이했다. 한국 육상에 반세기 동안 닫혀 있던 문을 다시 열어젖힌 높이뛰기 기대주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이다. 우상혁은 30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m28을 넘으며 결선에 진출했다. 예선에 참가한 33명의 선수 중 상위 12위 안에 들어야 결선에 오를 수 있다. 우상혁은 2차 시기에 2m28 기록으로 전체 9위를 확정지어 일치감치 결선 티켓을 차지했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선수가 올림픽 결선에 진출한 것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높이뛰기 이진택 이후 25년 만이다. 우상혁은 다음 달 1일 열리는 결선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우상혁의 결선행은 ‘1cm의 기적’으로 시작됐다.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던 그는 지난달 29일 개인 최고 기록보다 1cm가 높은 2m31을 넘었다. 이 기록 덕분에 1일 세계육상연맹이 발표한 세계 랭킹에서 31위에 올라 극적으로 상위 32명에게 주어진 올림픽 출전권을 품에 안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예선 22위 탈락)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었다. 2년 전만 해도 우상혁은 올림픽을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반복된 훈련으로 피로가 누적되면서 왼쪽 정강이에 염증이 생겼다. 충분한 휴식을 통해 재활을 한 뒤 훈련을 시작해야 했지만, 올림픽 랭킹 포인트를 따기 위해 계속 국제 경기에 나서다 보니 상처가 악화됐다. 올림픽 출전이 물 건너간 것 같아 자포자기에 빠졌다. 약 1년 동안 걸핏하면 훈련을 빠지고, 밤에는 술을 마셨다. 식단과 체중 관리는 높이뛰기 선수에게 필수다. 0.1cm로 메달 색깔이 바뀌는 종목이다. 빠른 발놀림과 몸무게, 몸의 근육 분포 등이 미세한 차이를 만들어 낸다. 관리를 포기한 높이뛰기 선수는 선수 생명을 내려놓은 것과 다름없었다. 오랜 방황 끝에 김도균 높이뛰기 국가대표 코치의 위로가 큰 힘이 됐다. 김 코치는 “지금부터라도 마음을 다잡으면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며 다독였다. 계속해서 “넌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지난해부터 몸만들기에 들어가 10kg 넘게 체중을 줄였다. 그는 “단순한 게 제일 어렵다. 나는 어차피 벼랑 끝에서 떨어져 본 선수다. ‘할 수 있다’는 코치님 말씀을 믿고 시키는 대로 모든 걸 했다”고 말했다. 훈련 때는 기복을 줄이는 것이 목표였다. 높이뛰기의 기본은 역시 달리기다. 그는 “내 짧은 도움닫기에 알맞은 달리기 속도를 조절할 줄 아는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가장 귀찮지만, 가장 열심히 해야 하는 훈련이었다”고 말했다. 188cm인 우상혁이 높이뛰기 선수로서는 작은 키의 약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예선 참가 선수의 평균 신장은 약 190cm, 최고 신장은 198cm에 달한다. 입대 전 지도자인 이상동 서천군청 감독은 “(우)상혁이가 최근 근육량을 조절해 몸을 날렵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달리기 속도를 높이면서 도약력의 한계를 넘어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늘 2m30도 넘을 자신이 있었다. 올림픽 출전권만 따면 내가 얼마나 자랐는지 보여줄 수 있다고 믿었다. 이제 한국 기록(2m34·1997년 이진택)을 깨고 싶다. 간절하게 원한다. 그만큼 노력했다. 지켜봐 달라.” 오랜 침체에 빠진 한국 육상의 희망으로 떠오른 우상혁의 한마디에 자신감이 넘쳤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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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에 계신 외할머니의 기도가 금메달로”

    “세상을 깜작 노라게 하야주십요.” 볼펜으로 꾹꾹 눌러쓴 글씨, 맞지 않은 맞춤법은 진심을 전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세상을 떠난 한국 펜싱 사브르 대표팀 ‘맏형’ 김정환(38)의 외할머니 고(故) 박혜경 씨 유품 상자 속에서 발견된 기도문이다. 기도 덕분이었을까. 김정환은 도쿄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안고 후배 구본길(32) 오상욱(25) 김준호(27)와 29일 귀국했다. 전날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딴 그는 올림픽 메달만 4개(금 2, 동 2개)나 수집하면서 아시아 최다 올림픽 펜싱 메달리스트라는 영광을 안았다. 은퇴 후 복귀하는 우여곡절 끝에 다시 나선 도쿄 올림픽이 그에게는 잊지 못할 무대가 됐다. 이제는 하늘의 별이 된 김정환의 아버지 고(故) 김광부 씨도 그를 성장시킨 원동력이었다. 생전에 아버지 김 씨는 늘 아들의 경기장을 찾아 비디오테이프를 찍은 뒤 집에 돌아와 조언을 했다. 김정환의 집에는 아버지가 찍은 테이프가 100개가 넘는다. 김 씨는 아들이 올림픽에 오르는 꿈을 꿨지만 이를 보지 못한 채 2009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김정환에게는 아버지와 함께 다녔던 낚시가 소중한 추억이다. 초등학생 시절 겨울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경기 포천의 낚시터를 찾아 잉어 향어 붕어 등을 낚았다. 고기가 잡히지 않는 날이면 “집에 가자”는 아버지의 말에도 오전 3, 4시가 넘게 버티는 승부욕을 보이기도 했다. 김정환의 어머니 김경우 씨(71)는 “애 아버지는 아들 말이라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아들이 올림픽에서 뛰는 걸 보지 못하고 간 게 마음이 아프다”며 울먹였다. 어머니 김 씨는 고생하고 돌아온 김정환에게 그가 평소 좋아하는 강된장과 호박잎, 새우젓찌개 등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큰 경기가 끝나면 김정환은 경기 광주시 오포에 있는 아버지 산소를 찾는다. 그는 “자가 격리 기간이 끝나면 이번에도 아버지 산소를 찾아 뵐 것”이라며 “이번 올림픽은 나이도 예전 같지 않아 정말 어려웠다. ‘두렵고 외로운 순간마다 저와 함께해 주시고 저를 지켜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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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5 동점 10회말, 행운이 날아들었다

    이스라엘은 야구를 잘하는 나라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은 국제 대회에서 이스라엘만 만나면 고전했다.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에서도 이스라엘에 덜미를 잡히며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만난 이스라엘도 결코 쉽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힘겹게 이스라엘을 잡고 1승을 거뒀다. 한국은 29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의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연장 승부치기 끝에 6-5로 승리했다. 5-4로 앞선 9회초 등판한 마무리 투수 오승환(삼성)이 라이언 라반웨이에게 1점 홈런을 맞으면서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올림픽 연장전에서는 무사 1, 2루에 주자를 두고 공격을 하는 승부치기 방식으로 승부를 가린다. 오승환은 연장 10회 무사 1, 2루에서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명예를 회복했다. 한국은 10회말 황재균(KT)의 보내기 번트 등으로 만든 2사 2, 3루에서 허경민(두산)이 상대 투수 제러미 블리치의 공에 맞아 출루했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양의지(NC)가 다시 블리치의 초구에 맞으면서 한국은 6-5, 끝내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날 한국에서는 유격수 오지환(LG)이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7번 타자 오지환은 0-2로 뒤지던 4회말 2사 1루에서 상대 투수 제이크 피시먼을 상대로 동점 2점 홈런을 때려냈다. 4-4 동점이던 7회 2사 2루에서는 우중간 담장 앞에 떨어지는 역전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이 밖에 이정후(키움)와 김현수(LG)가 각각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이후 올림픽 본선 11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는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13년 만에 다시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은 31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미국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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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의지 끝내기’…韓야구, 연장 혈투 끝 이스라엘 잡고 1승

    이스라엘은 야구를 잘하는 나라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은 국제 대회에서 이스라엘만 만나면 고전했다.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이스라엘에 덜미를 잡히며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만난 이스라엘도 결코 쉽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힘겹게 이스라엘을 잡고 1승을 거뒀다. 한국은 29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의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연장 승부치기 끝에 6-5로 승리했다. 5-4로 앞선 9회초 등판한 마무리 투수 오승환(삼성)이 라반웨이 라이언에게 1점 홈런을 맞으면서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올림픽 연장전에서는 무사 1, 2루에 주자를 두고 공격을 하는 승부치기 방식으로 승부를 가린다. 오승환은 연장 10회 무사 1, 2루에서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명예를 회복했다. 한국은 10회말 황재균(KT)의 보내기 번트 등으로 만든 2사 2, 3루에서 허경민(두산)이 상대 투수 제러미 블리치의 공에 맞아 출루했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양의지(NC)가 다시 블리치의 초구에 맞으면서 한국은 6-5, 끝내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날 한국에서는 유격수 오지환(LG)이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7번 타자 오지환은 0-2로 뒤지던 4회말 2사 1루에서 상대 투수 피시맨 제이크를 상대로 동점 2점 홈런을 때려냈다. 4-4 동점이던 7회 2사 2루에서는 담장 앞에 떨어지는 역전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이밖에 이정후(키움)와 김현수(LG)가 각각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이후 올림픽 본선 11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는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13년 만에 다시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은 31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미국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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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의 꽃’ 육상, 내일부터 시작…‘포스트 볼트’ 누가될까

    ‘번개’ 우사인 볼트(34·자메이카)가 없는 올림픽 육상이 30일부터 도쿄 올림픽 마지막 날인 다음달 8일까지 시작한다. 역시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린 종목은 남자 100m다. ‘포스트 볼트’ 시대의 막을 열 주인공이 누군지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다. 2017년 볼트의 은퇴 전까지 2인자에 머물렀던 저스틴 게이틀린(39·미국)은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8위에 그치며 도쿄행이 불발됐다.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서 우승(9초76)한 크리스천 콜먼(25·미국)도 도핑 테스트 기피 혐의로 올림픽에 나서지 못한다. 이번 올림픽 남자 100m는 한 마디로 ‘춘추전국시대’다. 미국 대표팀에서는 선발전 1위를 기록한 트레이본 브로멜(26·9초80)과 로니 베이커(28·9초85), 프레드 켈리(26·9초86) 등이 메달권 후보로 거론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카니 심비니(28·9.84)와 캐나다 앙드레 드 그라세(27·9.91)도 볼트가 사라진 남자 100m 왕좌를 노리고 있다. 여자 100m도 이번 올림픽 최고 카드 중 하나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미국의 샤 캐리 리처드슨(21·10.72)은 마리화나 양성 반응으로 도쿄행이 좌절됐다. 대신 ‘엄마 스프린터’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35·자메이카)가 지난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0초63을 기록하며 세계 2위 기록을 세워 주목받고 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08 베이징,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다음달 8일 열리는 남자 마라톤에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엘리우드 킵초게(37·케냐)가 2연패에 나선다. 킵초게는 2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일본에서도 챔피언 자리를 지킬 것”고 각오했다. 한국에서는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케냐명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33)이 1996 애틀랜타 올림픽(이봉주·은메달) 이후 끊긴 마라톤 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 육상 대표팀 7명 중 가장 먼저 출격하는 선수는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이다. 30일 예선을 거쳐 다음달 1일 결승 무대를 노린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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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혜인 “부상으로 펜싱 칼 놓은 아빠 떠올리며 손목 통증 견뎌”

    “힘들었는지 저한테 묻더라고요. ‘병 걸리면서까지 올림픽 해야 하나요?’라고….” 펜싱 여자 에페 국가대표 강영미(36)의 소속팀 지도자인 박광현 광주 서구청 감독이 강영미의 도쿄 올림픽 은메달 획득 소식을 들은 뒤 28일 꺼낸 말이다. 강영미는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그랑프리에 참가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박 감독은 “(강)영미는 귀국하자마자 몸이 안 좋은 걸 느껴서 남편과도 각방을 쓰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며 “그런데도 코로나19에 걸리자 많이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그런 강영미에게 이번 올림픽 은메달은 너무도 값진 메달이었다. 강영미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은퇴와 출산 계획도 미뤘다. 그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다시 열정이 살아났다.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펜싱을) 더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결승 마지막 주자로 나섰던 최인정(31·계룡시청)도 메달이 간절했다. 최인정의 소원은 올림픽 후 고향 충남 금산에 돌아가 80대인 할머니의 목에 메달을 걸어 드리는 것이었다. 최인정은 “초등학생 때까지 부모님이 바빠서 할머니 손에 컸다. 펜싱 선수가 된 이후에는 좋은 재료를 넣은 약을 만드시거나 홍삼즙 등을 사서 늘 보내주셨다”고 말했다. 팀의 허리 역할을 맡은 대표팀 ‘셋째’ 송세라(28·부산시청)는 어려웠던 가정 형편 속에서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는 “펜싱은 칼날 한 자루에 약 20만 원, 도복 70만∼80만 원 수준으로 비싼 장비가 필요한 운동”이라면서 “어머니가 여러 일을 하시며 펜싱에 필요한 돈부터 대학 등록금까지 뒷바라지를 해줬다”며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막내’ 이혜인(26·강원도청)은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2년 전 발생한 손목 삼각섬유연골 부상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채 도쿄 올림픽을 맞이했다. 이혜인은 “처음 다쳤을 때는 칼을 들기만 해도 손이 너무 아팠다”며 “어느 정도의 통증은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훈련 도중 큰 부상으로 펜싱 선수 생활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 이승림 씨를 생각하며 결승 끝까지 칼자루를 놓지 않았다. 여자 에페 국가대표팀은 28일 은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했다. 최인정은 “올림픽 준비를 시작할 때 ‘월계관을 쓰자’는 마음으로 동료들과 맞춘 네 개의 금색 ‘월계관 반지’를 끼고 있다가 다음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다”고도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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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진탕으로 걷는 법도 잊은 사나이, 서핑 올림픽 메달 ‘기적’

    사고로 두 발로 일어서는 법조차 잊어 버렸던 선수가 재기에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2015년 뇌진탕으로 말하는 법, 일어서는 법, 걷는 법까지 잊어 버렸던 선수가 있다. 호주의 서핑 선수 오언 라이트(31·세계 랭킹 20위)다. 사고 이후 약 6년이 지난 27일 라이트는 일본 이치노미야 쓰리가사키 해변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서핑 동메달 결정전에서 기적을 만들어냈다. 세계 랭킹 1위 가브리엘 메지나(브라질)을 누르고 세계 최초 동메달을 따냈다. 라이트는 유년 시절 가족들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서핑에 젖어들었다. 그의 누나 타일러는 2016년과 2017년 월드서핑리그(WSL) 챔피언이었고, 동생 마이키도 남자 WSL 서퍼였다. 라이트는 역시 촉망받는 서핑 유망주였다. 2010년 데뷔한 라이트는 그해 세계랭킹 7위에 오르며 신인상을 수상했고, 2012년에는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첫 번째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2015년 6월 두 번째 챔피언이 된 후지프로 대회에서는 세계 최초로 한 게임에 두 번의 10점 만점을 받았다. 불행은 행운 바로 뒤에 도사리고 있었다. 그해 12월 라이트는 파이프라인 마스터스에서 하와이의 파도를 타던 중 넘어졌다. 라이트는 “당시 뇌진탕이 너무 심해 그 심각성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반쯤 정신이 나간 채 살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라이트에게 용기를 준 건 가족이었다. 2016년 12월 첫째 아들 발리가 세상에 태어났다. 라이트는 “아들이 태어나면서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며 “아들은 내가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라이트는 머리 보호를 위해 헬멧을 쓰는 서퍼로도 유명하다. 통상 서핑을 할 때는 헬멧을 쓰지 않는다. 라이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시야 일부가 흐릿할 때가 있다”며 “지금도 파도가 크고, 다른 선수의 서핑보드가 나를 칠 것 같으면 항상 헬멧을 쓴다”고 말했다. 다시 훈련에 매진한 라이트는 2017년 3월 WSL에서 다시 챔피언 자리에 올랐고, 마침내 생애 첫 올림픽 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라이트는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헬멧을 쓰지 않았다. 라이트는 자신이 겪었던 고난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진부하지만 사실이다. 당신을 죽이지 않는 고난은 당신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며 “지금 보이는 세상의 모든 것이 축복이다. 과거를 생각하면 지금 나쁜 일을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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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괜찮아, 잘했어” 코로나 이겨낸 4人의 女검객

    “서로 믿고 의지해서 여기까지 왔어요.” 뭉쳐서 더 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이겨낸 그들이었다. 한국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 4명은 앞서 열린 도쿄 올림픽 개인전에서 단 1명도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시련 끝에 출전한 올림픽 무대였기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 보였다. 27일 열린 단체전에서는 달랐다. 세계랭킹 4위 한국은 팀으로 뭉치자 ‘역대급’ 전력이 나오며 8강에서 세계랭킹 5위 미국을 38-33으로 꺾은 뒤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38-29로 완파했다.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7위 에스토니아에 아쉽게 패했지만 이번 대회 한국 여자 펜싱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에페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단체전 은메달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여자 에페 대표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최인정(31), 강영미(36), 정효정(36), 이혜인(26) 에페 대표팀 4명 중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그랑프리에 참가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보였다. 도쿄 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해 해외 원정을 갔다가 날벼락을 맞았지만 오히려 ‘국가대표 1호 확진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정효정은 그 충격에 대표팀을 관두기도 했다. 당시 확진자 중 2명이 이번에 은메달을 합작한 강영미와 이혜인이다. 이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 위로했다. 강영미는 “당시 마음이 많이 힘들었지만 완치 뒤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맏언니 강영미의 리더십도 빛났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노 메달’의 아쉬움을 맛봤던 강영미는 도쿄 올림픽을 위해 은퇴와 출산도 미루고 대회에 출전했다. 강영미는 “올해 결혼 5년 차인데 아이 갖는 걸 미루면서까지 죽기 살기로 훈련했다”고 말했다. 강영미는 동료들과 월계관 반지도 맞추며 올림픽 의지를 북돋았다. 결승과 준결승 마지막 선수로 나섰던 최인정은 ‘믿을맨’ 그 자체였다. 2012 런던 올림픽 은메달 멤버인 최인정은 결승에서 26-26으로 맞선 마지막 9라운드에 나섰다. 부담감이 컸을 테지만 힘을 짜내 자신보다 13cm나 큰 186cm의 에스토니아 선수와 당당히 맞섰다. 중국과의 준결승에서도 마지막으로 나서 결승 진출을 이끌며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최인정은 “2012 런던과 2016 리우 때도 마지막에 나섰다. 내가 나서 은메달을 따는 기분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 기분을 다시 느끼게 해 미안하다”며 울먹였다. 동료들은 비록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내진 못했지만 피스트 위에서 울먹이는 최인정을 다독이고 안아주었다. 후보 선수였지만 결승 7라운드에 나와 분전한 이혜인과 고비 때마다 매서운 공격으로 점수를 대거 획득한 송세라의 힘도 컸다. 무엇보다 여자 에페 대표팀은 하나로 뭉쳐 서로를 격려해 주고 응원해 준 것이 눈에 띄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피스트 밖 선수들은 “괜찮아” “잘했어” 등을 외치며 기를 북돋아줬다. 여자 에페 대표팀이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다시 뭉칠 수 있을까. 강정미는 웃으며 말했다. “결승 뒤 파리까지 가자고 말했어요. 노력해 보겠습니다.”지바=김정훈 기자 hun@donga.com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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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의 이름으로” 여서정의 시간이 온다

    올림픽 ‘체조 요정’들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대를 이어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여서정(19·수원시청)을 비롯해 미국 여자 체조의 ‘살아있는 전설’ 시몬 바일스(24)도 메달 사냥에 뛰어들었다. 여서정은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체조 여자 단체전 예선 뜀틀 종목에서 전체 5위(1, 2차 시기 평균 14.800점)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여서정은 한국의 ‘뜀틀 황제’로 이름을 날렸던 여홍철 경희대 교수(50)의 딸이다. 여 교수가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뜀틀 결선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건 뒤 25년 만에 딸이 올림픽 결선 무대를 밟게 됐다. 여서정의 예선 성적은 5위이지만, 예선 상위 4위 안에 포함된 미국 선수 3명 중 2명만 결선에 올라가면서 4번째 높은 성적으로 결선에 진출했다. 올림픽 체조 종목에서 결선에 출전하는 같은 나라 선수는 2명으로 제한된다. 4개 종목을 모두 뛰는 개인종합에서 이윤서(18)도 나라별 출전 선수 제한 규정에 힘입어 29위(53.540점)로 상위 24명이 진출하는 결선행을 확정지었다. 이단평행봉 16위(14.333점), 평균대 42위(12.841점), 마루 30위(12.966점) 등 전 종목에서 고른 점수를 얻었다. 바일스는 여자 개인 4개 종목(뜀틀, 이단평행봉, 평균대, 마루)에 더해 개인종합, 단체전 결선에 모두 진출해 올림픽 사상 첫 6관왕에 도전한다. 바일스는 뜀틀 1위(15.183점), 이단평행봉 10위(14.566점), 평균대 7위(14.066점), 마루 2위(14.133점) 등을 차지했으며 개인종합 57.731점으로 전체 1위에 올랐다. 바일스와 함께 미국 여자 체조의 ‘원투 펀치’로 불리는 수니사 리(18) 역시 이단평행봉 2위(15.200점), 평균대 3위(14.200점) 등을 기록하며 개인종합 3위(57.166점)로 결선 티켓을 따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도 체조 강국의 면모를 뽐냈다. ROC는 개인종합 4위부터 6위까지를 싹쓸이했다. 특히 총점 57.132점으로 4위에 오른 안겔리나 멜니코바(21)는 평균대를 제외한 3개 종목 모두 10위 안에 들었다. 여서정은 다음 달 1일 뜀틀 결선에 나선다. 이윤서는 29일 개인종합 결선에서 메달을 노린다.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 단체 결선은 27일, 이단평행봉과 마루, 평균대 결선은 각각 다음 달 1∼3일에 열린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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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3만명 소국 코소보 유도, 벌써 2번째 금

    유럽의 소국 코소보가 도쿄 올림픽 여자 유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소보의 노라 자코바(29)는 26일 일본 도쿄 일본부도칸에서 열린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세계 랭킹 5위 자코바는 세계 랭킹 3위의 강호 요시다 쓰카사(일본)를 준결승에서 꺾고 결승에 오른 뒤 프랑스의 사라레오니 시지크(23·세계 랭킹 6위)마저 꺾고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발간하는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코소보의 현재 추정 인구수는 약 193만 명이다. 일본은 1억2468만 명이 넘어 코소보의 64배 이상이다. 발칸반도에 속한 코소보는 20세기 들어 터키와 이탈리아, 알바니아, 유고슬라비아, 세르비아 등의 영토로 편입을 거듭하다 2008년 세르비아에서 독립하며 2014년에야 올림픽 출전이 허용됐다. 코소보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유도 금메달을 땄다. 여자 52kg급에 참가했던 마일린다 켈멘디(30)는 코소보의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켈멘디는 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뒤 2013년 여자 52kg급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당시 그의 나라는 코소보가 아닌 세르비아였다. 켈멘디가 금메달을 딴 뒤 코소보에는 유도 열풍이 불며 유도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 코소보의 유도 클럽 수는 6개에서 20개로 늘어났고, 켈멘디의 출생지 페야는 도시 중심부에 그녀의 동상을 세우기도 했다. 켈멘디와 자코바를 육성한 드리톤 쿠카 코치는 “코소보는 작은 국가이지만, 유도에 있어서는 거대한 나라”라고 말했다. 코소보는 24일 디스트리아 크라스니키(26)가 유도 여자 48kg급에서 세계 랭킹 3위 도나키 후나(일본)를 꺾고 첫 금메달을 신고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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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 바뀌어도 韓 여자양궁 지배는 변함없을 것” 외신도 올림픽 9연패 극찬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 선수들의 이름은 계속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지배(domanation with a bow)’는 변함없을 것이다.” AP통신은 25일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올림픽 9연패 신화를 놓고 이렇게 평가했다.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이날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세계 각국의 외신들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AP통신은 한국을 ‘최강 양궁의 나라(The powerhouse archery nation)’라고 표현하며 “양궁 단체전 종목이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9번의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양궁이 9회 연속 우승했다”고 추켜세웠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도 “(한국 대표팀이) 마치 커피를 마시기 위해 만난 듯한 여유로움을 보였다”며 “한국 선수들은 어떤 팀보다 많이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한 번의 웃음 뒤에 승리를 가져갔고, 다시 한 번의 미소 뒤에 승리를 따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양궁 선수들은 초인적인 경쟁 속에서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만큼, 일단 그들이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는 것은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을 이뤄낸 것”이라며 “무자비한 정확성을 요구하는 양궁 종목의 역대 9개 금메달은 한국, 한국, 한국, 한국, 한국, 한국, 한국, 한국 그리고 오늘 다시 한국이 모두 휩쓸었다. 그들은 왕조를 만들어냈다”고 칭찬했다. 아시아 매체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의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이 8강부터 결승까지 상대 팀에게 어떤 기회도 용납하지 않았다. 결승에서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상대로 6-0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올림픽 9연패로 한국 양궁 대표팀은 ‘독점적인 경지’에 이르렀다”며 “미국 남자 수영 400m 혼계영과 케냐 육상 장거리 장애물 경기의 올림픽 최다 연속 우승과 타이기록을 세웠다”고 설명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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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종주국의 ‘노 골드’ 위기감

    태권도 종주국 한국이 도쿄 올림픽 ‘노 골드’ 위기에 처했다. ‘월드스타’ 이대훈(29·대전시청)은 25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A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 첫 경기인 16강전에서 울루그베크 라시토프(19·우즈베키스탄)에게 연장 승부 끝에 19-21로 졌다. 패자부활전에 진출해 동메달결정전까지 올랐으나 중국의 자오솨이(26)에게 15-17로 져 끝내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경기 뒤 이대훈은 은퇴를 선언했다. 여자 57kg급에 나선 이아름(29·고양시청)도 첫 경기에서 패했다. 16강전에서 로자링(20·대만)을 상대한 이아름은 3라운드에서 18-18로 맞서 연장에 돌입한 뒤 연속 감점을 당해 18-20으로 졌다. 또 다른 금밭으로 기대한 펜싱도 이틀째 ‘노 골드’다. 같은 날 마쿠하리 메세B홀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권영준(34·익산시청)은 32강전, 마세건(27·부산시청)은 64강전에서 탈락했다. 박상영(25·울산시청)도 8강전에서 탈락하며 올림픽 2연패가 좌절됐다.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 나선 전희숙(37·서울시청)도 8강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체조와 사격에서는 베테랑 올림피언(올림픽 참가자)들의 좌절이 이어졌다. ‘뜀틀의 신’ 양학선(29·수원시청)은 2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체조 남자 단체전 뜀틀 예선전 2차 시기에서 자신의 고유 기술인 양1(난도 6.0점)을 시도한 후 착지하다 엉덩방아를 찧었다. 1, 2차 시기 평균 14.366점(9위)으로 상위 8명만 오를 수 있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사격 황제’ 진종오(42·서울시청)도 10m 공기권총 예선전 벽을 넘지 못했다. 24일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예선전에서 576점(평균 9.600점)으로 15위를 기록해 탈락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도쿄=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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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일 맞은’ 김광현, 선물은 ‘5연승’…6이닝 2실점 호투로 자축

    메이저리그(MLB) ‘KK’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이 5연승을 질주했다. 김광현은 23일 열린 시카고와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팀 3-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6승(5패)째를 수확한 이날은 공교롭게도 미국 현지 시간 기준 김광현의 생일이었다. 7월 4경기 25이닝을 던지며 월간 다승 1위(4승 무패)에 오른 그는 ‘이달의 투수상’ 수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7월에 선발로 나선 모든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2자책 이하)를 올리면서 평균자책점은 0.72에 불과하다.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는 이날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김광현의 글러브를 받아들고는 이물질이 묻어 있는지 확인하는 듯한 상황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만큼 굉장한 투구였다는 의미였다. 김광현이 1일 애리조나전 4회부터 이어온 연속 이닝 무실점 행진은 이날 4회 2사 1, 2루 5번 타자 제이크 매리스닉에게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24이닝에서 중단됐다. 김광현은 “(적시타를 맞은) 그 공 하나가 아쉽다”면서 “두 달 동안 승리가 없었으니, 두 달 동안 승리를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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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유 75팩 얼려놓고 5번째 올림픽 참가했어요”

    “목표는 모유 75팩이에요. 한 달 넘게 매일 밤마다 이 미친 짓을 하고 있죠.”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영국 양궁 국가대표 나오미 폴카드(37)가 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50여 개의 모유팩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다. 그는 18일 도쿄로 출국하기 전까지 딸 에밀리를 위해 총 14L(75팩)에 달하는 모유를 모았다. 보관할 공간이 모자라 새 냉장고도 주문했다. 에밀리는 한 차례 유산을 겪고 2월 출산한 딸이다. 딸이 태어났을 때 올림픽을 포기할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자신이 열심히 준비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폴카드는 “내가 없는 보름 동안 먹을 수 있는 모유를 두고 갈 테니 에밀리가 날 너무 그리워하진 않았으면 좋겠다”며 5번째 올림픽 출전 의지를 밝혔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모유 수유 중인 아기를 둔 선수들의 자녀 동반 입국을 허용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 홀로 도쿄행을 선택한 엄마 선수들이 있다. 영국 조정 국가대표 헬렌 글로버(35)는 세 살 로건과 16개월 쌍둥이 보와 킷 등 세 아이의 엄마다. 지난해 열릴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올림픽 출전을 마음먹었다. 글로버는 “육아 때문에 4년간 운동을 못 해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다. 올림픽 출전을 결심한 뒤에는 바닥에 깔린 레고 장난감을 피해 점프 스쾃을 하며 육아와 훈련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2012 런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영국 사이클 국가대표 리지 데이그넌(32)도 두 살 된 딸 올라를 두고 도쿄행을 결정했다. 같은 사이클 선수였던 남편 필(37)이 아이가 태어난 뒤 은퇴하면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데이그넌은 출산 3일 전까지 사이클을 타는 등 올림픽을 향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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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유 75팩 얼려놨다” “장난감 피해 훈련”… 위대한 ‘엄마’ 올림피언

    “목표는 모유 75팩이에요. 한 달 넘게 매일 밤마다 이 미친 짓을 하고 있죠.”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영국 양궁 국가대표 나오미 포카드(37)가 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약 50여 개의 모유팩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다. 그는 18일 도쿄로 출국하기 전까지 딸 에밀리를 위해 총 14L(75팩)에 달하는 모유를 모았다. 보관할 공간이 모자라 새 냉장고도 주문했다. 에밀리는 한 차례 유산을 겪고 2월 출산한 딸이다. 딸이 태어났을 때 올림픽을 포기할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자신이 열심히 준비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포카드는 “내가 없는 보름 동안 먹을 수 있는 모유를 두고 갈테니 에밀리가 날 너무 그리워하진 않았으면 좋겠다”며 5번째 올림픽 출전 의지를 밝혔다.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모유 수유 중인 아기를 둔 선수들의 자녀 동반 입국을 허용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 홀로 도쿄행을 선택한 엄마 선수들이 있다. 영국 조정 국가대표 헬렌 글로버(35)는 세 살 로건과 16개월 쌍둥이 보와 킷 등 세 아이의 엄마다. 지난해 열릴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올림픽 출전을 마음 먹었다. 글로버는 “육아 때문에 4년간 운동을 못해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다. 올림픽 출전을 결심한 뒤에는 바닥에 깔린 레고 장난감을 피해 점프 스ㅤ쾃을 하며 육아와 훈련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2012 런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영국 사이클 국가대표 리지 데이그넌(32)도 두 살 된 딸 올라를 두고 도쿄행을 결정했다. 같은 사이클 선수였던 남편 필(37)이 아이가 태어난 뒤 은퇴하면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데이그넌은 출산 3일 전까지 사이클을 타는 등 올림픽을 향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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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BA 팀우승-MVP 거머쥔 ‘그리스 괴물’

    불법 이민자 출신 부모 밑에서 자란 미국프로농구(NBA) ‘그리스 괴물’ 야니스 아데토쿤보(27·211cm·사진)가 소속 팀 밀워키를 50년 만에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았다. 파이널 최우수선수(MVP)의 영광도 그에게 돌아갔다. 밀워키는 21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피닉스와의 NBA 파이널(7전 4승제) 6차전에서 105-98로 승리했다. 1, 2차전 2연패 이후 4연승을 내달린 밀워키는 1970∼1971시즌 이후 반세기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아데토쿤보가 없었다면 상상할 수 없던 결과였다. 아데토쿤보는 이날 팀 전체 득점의 절반 가까운 50점을 책임지며 14리바운드도 기록했다. 승리를 알리는 경기 종료 버저와 함께 아데토쿤보는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환호를 질렀다. 구단에서 준 챔피언 기념 모자를 쓴 그는 갑자기 엎드린 채 눈물을 쏟았다. 그는 “나를 믿어준 밀워키 팬과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오늘 우승하기까지 치른 모든 경기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동료들과 꼭 우승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데토쿤보의 눈물에는 순탄치 않았던 그의 인생이 숨어 있었다. 그의 부모는 나이지리아에서 그리스로 건너온 불법 이민자였다. 부모의 취업이 제한돼 아데토쿤보는 그의 형과 선글라스, 시계, 모자, 가방 등을 팔아가며 생계를 이어왔다. 13세가 되던 해 그리스의 아마추어 농구리그 감독인 스피로스 벨리니아티스가 아데토쿤보의 재능을 눈여겨보고 스카우트 했다. 국적도 없이 살아왔던 아데토쿤보는 뛰어난 농구 실력 덕분에 2013년 그리스 시민권을 얻었다. 20세 이하 국가대표 선발을 위해 그리스 정부가 혜택을 준 것. 그해 NBA 밀워키 입단도 순조롭게 이뤄졌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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