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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당국이 지난달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돼 6일간 통행을 막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 선주에게 1조 원 규모의 배상 명령을 내렸다. 13일 이집트 국영매체 알아흐람에 따르면 이집트 법원은 이날 에버기븐호 선주인 일본 쇼에이기센 측에 9억1600만 달러(약 1조222억 원)를 배상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해당 명령에 따라 수에즈운하청(SCA)은 에버기븐호와 선박에 실린 화물을 압류 조치했다. 이집트는 배상 조치가 마무리되어야 운항을 허락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3일 수에즈 운하 남쪽 입구에서 좌초해 422척의 운항을 막은 에버기븐호는 6일 만에 좌초 상태에서 벗어난 후 운하 중간 호수 그레이트비터호로 옮겨져 사고 원인 등에 대한 조사를 받아왔다. 이집트 당국은 운하 좌초사고로 인한 피해 규모가 10억 달러(1조1158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선주 측과 협상을 벌여왔다. 이집트 당국은 15일 운하 좌초 사고에 대한 원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쇼에이기센과 에버기븐호 보험사인 영국 P&I클럽은 이집트 법원이 명령한 배상금이 해상 사고 기준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들은 선주의 해상 사고에 대한 책임을 규정한 국제 조약 선주책임제한조약(LLMC)을 따를 경우 쇼에이기센의 배상 상한선을 130억 엔(약 1330억 원) 정도로 보고 있다. 영국 P&I클럽은 법원 판결 직후 성명을 통해 “막대한 배상 규모 요청 중 대부분은 입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수에즈운하청과 성실하게 협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배상액 규모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협상이 타결되기까지 수개월 넘게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카이로=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이란이 14일부터 우라늄 농축 농도를 현재 20%에서 60%로 대폭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11일 이란 핵 개발의 핵심인 중부 나탄즈 핵시설이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탄 공격을 입자 강경 대응에 나섰다. 13일 이스라엘 국적 선박 ‘하이페리온 레이’호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근처 해안에서 이란 소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공격을 받는 등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관영 IRNA통신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외교차관은 13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14일부터 우라늄 농축도를 60%까지 올리고, 나탄즈 핵시설에 기존 원심분리기보다 개선된 신형 원심분리기를 1000대 더 추가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와 핵합의를 체결한 2015년 이전에는 20% 농축 우라늄을 생산했다. 핵합의 타결 후 이를 원자력 발전이 가능하 최소 수준인 3.67%까지 낮췄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2018년 핵합의를 파기하자 맞대응 차원에서 2019년 농축도를 4.5%까지 올렸다. 지난해 11월 유명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역시 이스라엘 소행으로 의심되는 테러로 숨지자 올해는 농축도를 20%까지 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통상 원자력발전에 쓰이는 우라늄의 농도는 5% 내외다. 핵무기 1개를 만들기 위해서는 90%의 고농축 우라늄 25㎏이 필요하다. 이를 감안할 때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과 언제든 핵무기 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농축도를 대폭 상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파기한 이란 핵합의를 복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의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3일 “이란의 도발적인 발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외교만이 현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 공격을 묵인했다며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13일 이라크 북부의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특수작전센터가 공격을 받았고 사상자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매체 또한 이란이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을 이용해 하이페리온 레이호를 공격했다고 추정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이란이 2018년 서방과 맺은 이란 핵합의 당시 사용이 금지됐던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가동한 지 하루 만인 11일 이란 최대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중부 나탄즈 핵시설에서 외부 테러로 인한 정전이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줄곧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려 했던 이스라엘의 해외담당 정보기관 모사드가 테러의 배후라고 추정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자신들을 공격하기 위해 핵을 가지려 한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11일 베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적들의 테러 행위로 나탄즈 핵시설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란은 비열한 행위를 한 가해자에게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방사성물질 유출 및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으나 NYT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에 큰 타격을 입었고 복구에 최소 9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NYT는 이날 정전이 원심분리기에 연결된 전력체계에서 대형 폭발이 발생해 벌어졌다고 전했다. 반면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 등은 모사드가 나탄즈 핵시설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12일 이란 매체 누르뉴스는 “당국이 나탄즈 핵시설 내에서 배전망을 파괴한 사람을 특정해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를 감안할 때 직접 폭발에 의한 시설 파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서방 언론은 지난해 11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핵과학자 모센 파흐리자데가 암살됐을 때, 같은 해 7월 나탄즈 핵시설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도 모사드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12일 “시오니즘 정권(이스라엘)이 서방의 제재를 풀기 위한 이란의 노력을 막으려 한다. 이 행동에 복수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은 중동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이고 이란의 핵보유를 막겠다”고 맞섰다. 이번 사태로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2018년 탈퇴했던 이란 핵합의 복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미 6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핵합의 당사국 간 회담이 재개됐지만 중동 정세 불안으로 협상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 부통령이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 동결돼 있는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문제 해결을 재차 요구했다. 11일(현지 시간) 이란 관영 언론 IRNA통신에 따르면 자한기리 부통령은 이날 이란을 방문 중인 정 총리와 수도 테헤란에서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이란의 동결 자산을 해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최근 3년간 한국은 미국이 이란에 대해 불법적으로 부과한 제재를 따랐고”며 “이 때문에 양국 관계가 악화됐고 이란에서의 한국 위상과 지위가 손상됐다”고 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이란 핵합의(JCPOA) 탈퇴를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는데 이로 인해 한국 내에 개설돼 있던 이란 중앙은행 명의 계좌의 약 70억 달러(7조8800억 원)가 지금까지 묶여 있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이란은 한국 내 동결 자금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에 필요한 의료장비, 약품, 생활필수품 등을 구매할 계획이었는데 차질이 빚어졌다”며 동결 자산을 해제하지 않고 있는 한국에 유감을 표시했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정세균 총리 방문은 양국 관계 개선에 좋은 조짐이고, 한국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 이란에서 한국의 위상을 개선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 총리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부는 이란의 핵합의 관련 당사국 간 건설적인 대화의 진전을 측면 지원할 용의가 있다”며 “이란의 (한국 내 동결) 원화 자금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이란을 포함한 관련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이란이 2018년 서방과 맺은 이란핵합의 당시 사용이 금지됐던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가동한 지 하루만인 11일 이란 최대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중부 나탄즈 핵시설에서 외부 테러로 인한 정전이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줄곧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려 했던 이스라엘의 해외담당 정보기관 모사드가 테러 배후라고 추정했다.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 또한 12일 국영TV를 통해 “(이스라엘) 시온주의자에게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일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적들의 테러 행위로 나탄즈 핵시설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란은 비열한 행위를 한 가해자에게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NYT는 이날 정전이 우라늄을 농축하는 원심분리기에 연결된 전력 체계에서 대형 폭발이 발생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란이 우라늄 농축 능력에 큰 타격을 입었으며 복구에만 최소 9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이란 측은 “방사능 유출 및 인명 피해는 없었다”며 사고 복구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 등 이스라엘 매체들도 모사드가 나탄즈 핵시설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테러로 니탄즈 전 구역이 폐쇄됐다고 전했다. 서방 언론은 지난해 11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유명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암살됐을 때, 같은 해 7월 나탄즈 핵시설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모두 모사드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2010년에는 모사드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스턱스넷’이란 컴퓨터 바이러스가 나탄즈 핵시설에 침입해 시설에 보관돼 있던 농축 우라늄의 상당부분이 손상됐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대립으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추진하는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 또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2018년 탈퇴했던 이란 핵합의 복원을 공약했다.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도 핵합의 당사국간 회담이 재개됐다. 반면 이스라엘은 핵합의 복원이 중동 평화를 해친다며 격렬히 반대해왔다.카이로=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이란 핵합의(JCPOA) 복원을 놓고 미국 등 합의 당사국들과 협상 중인 이란이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며 핵합의를 재차 위반했다.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를 압박하려는 카드로 보인다.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이란 내 최대 규모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갖춘 나탄즈 지하 핵시설을 방문해 IR-9형 원심분리기를 시험 운영하도록 명령했다. IR-6형 원심분리기 164기, IR-5형 원심분리기 30기에 대한 연결 장치 가동도 지시했다. 이란과 미국이 2015년에 맺은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우라늄 농축에 IR-1형 원심분리기만 사용할 수 있다. 그보다 성능이 좋은 원심분리기는 시험용으로만 쓰도록 돼 있다. 이란이 보유한 IR-6형과 IR-9형은 IR-1형보다 우라늄 농축 속도가 각각 10배, 50배 정도 빠르다. 이번 조치는 핵합의 복원을 위한 당사국 회담이 6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되는 중에 나왔다. 이란 측이 미국과 직접 협상을 거부해 미국 대표단은 유럽연합(EU) 당사국(독일 영국 프랑스)을 통해 협상 중이다. 10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란이 핵합의 준수 없이 2017년 이후 부과된 제재 철회만 고수하면 회담은 교착 상태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는 이란에 억류됐다가 9일 풀려난 한국케미호와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원유 수출대금 이전 승인을 연결짓는 시각과 관련해 “미국은 이란 동결 자금 해제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9일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11일부터 3일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이란 동결 자금 문제 등을 놓고 논의를 이어간다고 보도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이란에 억류됐던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호와 선장이 억류 96일만인 9일 풀려난 가운데, 완강하게 선박 사법 처리를 주장하던 이란이 돌연 석방 결정을 내린 배경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국 내 동결자금 문제 해결과 관련해 핵심 키를 쥔 미국과 대화 국면에 접어들었고, 직접 미국과 동결자금에 대한 협상도 가능해지자 한국 선박을 억류해야 할 이유도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들어 이란 정부도 한국케미호 석방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 내비치면서 석방이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 커졌다. 이란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교부 대변인은 앞서 5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케미호)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 측에서 진지하게 문제 해결을 진지하게 요청해왔고, 사건 조사를 맡은 사법부도 긍정적으로 사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1월 4일 선박 나포 이래 한국케미호가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했으며 사건은 사법부 관할이라며 정치적 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어왔다. 반면 5일 발표선 “이란 외교부가 사법부 측에 선박에 대한 의견을 제출했다”고 밝혀 한국 측의 외교적 교섭 노력을 이란 정부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당시 발표선 논란이 된 해상 환경 오염 문제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았다. 그동안 이란 당국의 한국 선박 나포를 두고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원유수출 대금 약 70억 달러(7조8200억 원) 이전을 압박하려는 목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2018년 이란 핵합의(JCPOA) 탈퇴 이후 미국과 이란의 대화루트가 차단된 가운데, 미국 우방인 한국을 움직여 미국발 대이란 금융제재를 일부나마 해제하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1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고 최근엔 미국이 이란 측에 직접 한국 내 동결자금 일부 해제를 물밑에서 제안하면서 이란 측으로선 선박 나포 목적을 이미 달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한국 내 동결자금 10억 달러(1조1200억 원)를 먼저 이전하고 대신 이란이 우라늄 농도 20% 농축 상한을 중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란 측은 동결자금 해제 규모를 30억 달러(3조3600억 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역제안하며 협상에 들어갔다가, 최근엔 미국 측에 제재 일괄 해제를 요구하며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 측과 동결자금 관련 협상을 직접 하게 되면서 한국을 추가로 압박해야 할 필요성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최근 들어 미국과의 핵합의 복원 및 제재 해제 관련 협상 불씨도 살려나가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6일부터 미국을 제외한 핵합의 당사국(이란 독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들이 핵합의 복원 협상에 돌입했다. 미국은 회담에 직접 참여하진 않으나, 대표단을 빈으로 파견해 유럽 당사국을 통한 간접협상 방식으로 이란과 핵합의 복원 조건 등을 교환하고 있다.카이로=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역대 최장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 현 총리(72)가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열린 총선서도 과반 달성에 실패했고, 뇌물수수 등 부패 혐의 재판이 최근 재개되면서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으나 가까스로 기사회생 기회를 부여받았다. 다만 현재 정당별 의석수를 고려할 때 연립정부 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아직까진 이스라엘 차기 총리를 쉽사리 점칠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네타냐후 총리에 차기 연정 구성권을 부여키로 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즈오브이스라엘 등이 보도했다. 의원내각제인 이스라엘은 대통령이 총선 이후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당의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도록 돼 있다. 이날 리블린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치러진 총선서 의회 120석 중 과반(61석)을 차지한 정당과 후보가 없어 의원 추천에 따라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리블린 대통령은 5일 원내 진출 정당들을 만난 자리서 총리직 지명 추천을 받았는데, 현 네타냐후 총리가 전체 120석 의원 중 52명의 지지를 얻어 가장 많은 수의 추천을 확보했다. 반네타냐후 연합을 이끄는 예시 아티드당 야이르 라피드 대표(58)는 45명 의원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이로써 네타냐후 총리는 앞으로 최대 42일 동안 연정 구성에 나선다. 연정 구성 시한은 지명일로부터 28일까지인데 연정 구성 실패시 14일 추가로 구성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 이 기간 내에 연정 구성에 성공할 경우 총리직을 연임하게 된다. 다만 실제 연정 구성 가능성을 놓고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지난달 23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서 네타냐후가 이끄는 우파 리쿠드당은 전체 120석 중 30석을 얻었다. 이를 친네타냐후 연합으로 확대해도 52석에 불과하다. 반네타냐후 연합과 중도정당 등에서 9석 지지를 확보해야 하지만 극우 정당 야미나(7석), 아랍계 정당 람(4석) 등 이해관계가 다른 정당들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만만찮다. 정당별 지지기반이 워낙 다르다 보니 이들 세력의 정치적 결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리블린 대통령도 총리 후보자 지명 발표 자리에서 “어떤 후보도 현재로선 쉽사리 연합을 이룰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발언해 연정 구성 실패와 재총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리블린 대통령은 총리 후보자 지명 발표시 후보자와 동석하는 관례도 깨고 이날 발표도 단독으로 진행했다. 이스라엘선 최근 2년간 예산안 처리 불발 등으로 인해 연정 구성이 깨지면서 올해 3월까지 총 4차례나 총선을 치렀다. 만약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재총선이 치러진다. 연정 구성에 나서야 하는 네타냐후 총리로선 이달 4일부터 재개된 개인 부패 혐의 재판도 부담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등에게서 고급 샴페인 등 약 20만 달러(2억 2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받고 현지 최대 포털사이트 왈라에 친정부 기사를 쓰도록 압박한 혐의 등으로 2019년 이스라엘 검찰에 기소됐다. 5일 치러진 공판에서 포털사이트 왈라 관계자는 “뉴스 편집진이 네타냐후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빗대 ‘김’으로 불렀다”며 정부 측 압박 사실을 시인했다. 개인 부패혐의 재판이 길어질수록 반네타냐후 여론이 커지고 연정 구성이나 재총선 국면도 불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년~1999년에 이어 2009년부터 지금까지 총리로 재직해 재직기간만 15년 1개월에 달하는 이스라엘 역대 최장수 총리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이집트 수에즈 운하의 정체가 모두 해소되면서 컨테이너선 좌초 사고로 대기하던 선박들의 이동이 완전히 자유롭게 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수에즈운하관리청(SCA) 소속 오사마 라비 청장은 3일 성명을 통해 “에버기븐호 좌초 이후 수로에서 대기하고 있던 모든 선박의 통항이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3일 길이 400m, 무게 22만4000t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되면서 일대가 대혼란에 빠졌다. 운하가 막히면서 화물선들이 정체되는 현상과 함께 국제 화물 공급은 차질을 빚었다. 좌초된 에버기븐호가 예인작업 끝에 지난달 29일 부양됐을 당시 대기 선박은 422척이었다. 이후 대기 중인 화물선들이 조금씩 운하를 통과해 3일 61척을 끝으로 모든 대기 선박의 통항이 완료된 것이다. 수에즈 운하가 정상화됐지만 사고 원인을 둘러싼 책임론과 각종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4일 BBC에 따르면 이집트 최초의 여성 선장이자 최연소 선장인 마르와 엘셀레다르 씨(29)에 대한 비난이 이집트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수에즈 운하 사고 당시 엘셀레다르 씨는 수백 km 떨어진 곳에서 이집트 해양안전청 선박을 운항 중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에버기븐호 좌초 사건과 연루됐다는 가짜 뉴스가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면서 비난이 집중됐다. 그는 “누가 이런 거짓 소문을 퍼뜨렸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전 세계 선원의 2%가량만 여성인 남성 중심의 항해 분야, 이집트 내 취약한 여성 인권이 겹쳐진 성차별일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피해 배상 문제도 남은 과제다. 라비 SCA 청장은 최근 이집트 방송에 출연해 “이번 사고로 인한 손실을 약 10억 달러(약 1조1200억 원)로 추정한다”며 “이번 사태로 이집트의 평판이 손상돼 마땅히 배상금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곳에 배상금을 청구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SCA가 에버기븐호의 소유주인 일본의 쇼에이기센과 배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고대 이집트 왕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람세스 2세 등 이집트 왕인 파라오의 미라 22구가 3일 새로운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밤 이집트 카이로 시내에서는 ‘파라오들의 황금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카이로 도심 타흐리르 광장에 있는 이집트 박물관에서 보관되던 22구의 미라가 남쪽으로 약 7km 떨어진 곳에 새로 만들어진 국립문명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이번에 옮겨진 미라 22구는 람세스 2세(기원전 1279년∼기원전 1213년 재위), 이집트 최초의 여왕 핫셉수트(기원전 1479년∼기원전 1458년), 람세스 9세(기원전 1129년∼기원전 1111년) 등을 포함해 고대 이집트 왕국의 왕 18명, 여왕 4명이다. 이집트 당국은 이동 과정에서 미라가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질소 충전 상자에 미라를 넣었다. 특수 충격흡수장치가 장착된 황금색 차량에 실린 미라들은 국가 의장대의 호위 속에서 30분간 카이로 시내를 지나 새 보금자리에 안착했다. 미라들이 국립문명박물관에 도착하자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이집트 문화재 당국은 미라 이동 준비에만 3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AFP는 “옮겨진 미라들은 대형 전시실에 영구 전시된다”며 “파라오 미라의 이동은 이집트 정부가 관광산업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파라오 미라 이전에 부정적 시선도 적지 않다고 BBC는 전했다. 파라오 미라를 함부로 옮기면 재난과 불행이 찾아온다는 ‘파라오의 저주’가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소셜미디어에서 확산 중이다. 실제 이집트에서는 파라오 이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지난달 23일 수에즈 운하 선박 좌초로 대규모 피해가 생겼고, 사흘 뒤인 26일에는 소하그 지역 열차 추돌사고로 32명이 사망했다. 같은 달 27일엔 카이로의 10층 건물이 붕괴해 18명이 죽는 등 최근 이집트에서 각종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고대 이집트 왕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람세스 2세 등 이집트 왕인 파라오의 미라 22구가 3일 새로운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밤 이집트 카이로 시내에서는 ‘파라오들의 황금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카이로 도심 타흐리르 광장에 위치한 이집트 박물관에서 보관되던 22구의 미라가 남쪽으로 약 7㎞ 떨어진 곳에 새로 만들어진 국립문명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이번에 옮겨진 미라 22구는 람세스 2세(기원전 1279년~기원전 1213년 재위), 이집트 최초의 여성 파라오 핫셉수트(기원전 1479년~기원전 1458년), 람세스 9세(기원전 1129년~기원전 1111년) 등을 포함해 고대 이집트 왕국의 왕 18명, 여왕 4명이다. 이집트 당국은 이동 과정에서 미라가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질소 충전 상자에 미라를 넣었다. 특수 충격흡수장치가 장착된 황금색 차량에 실린 미라들은 국가 의장대의 호위 속에서 30분간 카이로 시내를 지나 새 보금자리에 안착했다. 미라들이 국립문명박물관에 도착하자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이집트 문화재 당국은 미라 이동 준비에만 3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AFP는 “옮겨진 미라들은 대형 전시실에 영구 전시된다”며 “파라오 미라의 이동은 이집트 정부가 관광산업의 불씨를 살리기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파라오 미라 이전에 부정적 시선도 적지 않다고 BBC는 전했다. 파라오 미라를 함부로 옮기면 재난과 불행이 찾아온다는 ‘파라오의 저주’가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소셜미디어에서 확산 중이다. 실제 이집트에서는 파라오 이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지난달 23일 수에즈 운하 선박 좌초로 대규모 피해가 생겼고, 사흘 뒤인 26일에는 소하그 지역 열차 추돌사고로 32명이 사망했다. 같은 달 27일엔 카이로의 10층 건물이 붕괴해 18명이 죽는 등 최근 이집트에서 각종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카이로=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이집트 수에즈 운하의 정체가 모두 해소되면서 컨테이너선 좌초 사고로 대기하던 선박들의 이동이 완전히 자유롭게 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수에즈운하관리청(SCA) 소속 오사마 라비 청장은 3일 성명을 통해 “에버기븐호 좌초 이후 수로에서 대기하고 있던 모든 선박의 통항이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3일 길이 400m, 무게 22만4000t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되면서 일대가 대혼란에 빠졌다. 운하가 막히면서 화물선들이 정체되는 현상과 함께 국제 화물 공급은 차질을 빚었다. 좌초된 에버기븐호가 예인작업 끝에 지난달 29일 부양됐을 당시 대기 선박은 422척이었다. 이후 대기 중인 화물선들이 조금씩 운하를 통과해 3일 61척을 끝으로 모든 대기 선박의 통항이 완료된 것이다. 수에즈 운하가 정상화됐지만 사고 원인을 둘러싼 책임론과 각종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4일 BBC에 따르면 이집트 최초의 여성 선장이자 최연소 선장인 마르와 엘셀레다르 씨(29)에 대한 비난이 이집트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수에즈 운하 사고 당시 엘셀레다르 씨는 수백 ㎞ 떨어진 곳에서 이집트 해양안전청 선박을 운항 중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에버기븐호 좌초 사건과 연루됐다는 가짜 뉴스가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면서 비난이 집중됐다. 그는 “누가 이런 거짓 소문을 퍼뜨렸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전 세계 선원의 2%가량만 여성인 남성 중심의 항해 분야, 이집트 내 취약한 여성 인권이 겹쳐진 성차별일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피해 배상 문제도 남은 과제다. 라비 SCA 청장은 최근 이집트 방송에 출연해 “이번 사고로 인한 손실을 약 10억 달러(약 1조1200억 원)로 추정한다”며 “이번 사태로 이집트의 평판이 손상돼 마땅히 배상금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곳에 배상금을 청구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SCA가 에버기븐호의 소유주인 일본의 쇼에이기센과 배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카이로=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이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 양방향 통행을 막은 탓에 약 10억 달러(1조1320억 원) 이상 피해가 났다고 추산했다. 이집트 측 피해에 한정된 것으로 정확한 글로벌 물류 피해 규모 추산엔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관리청장은 지난달 31일 이집트 현지방송 사다엘발라드TV와의 인터뷰에서 “운하 복구 등에 들어간 준설비용 등 그간 손실과 피해액은 약 10억 달러로 조사에 따라 이보다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 운하관리청은 운하 양방향 통행 마비로 인해 하루 약 1400만 달러(158억 원)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해 운하 통행료 수입 약 56억 달러(6조3400억 원)을 일 평균(1500만 달러)에 평소보다 물동량이 많지 않은 기간임을 감안해 추산한 것이다. 23일 오전 7시 30분 좌초 사고로 운하 통행이 막힌 시점부터 선박 운행이 재개된 29일 오후 6시까지 통행 마비 피해를 입은 선박들에 통행료 할인을 해준다는 방침이고,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가 15척 화물선을 희망봉 항로로 바꾼 탓에 피해규모는 이보다 커져 1억5000만 달러(1698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운하 통행료는 한 척당 약 10만~30만 달러다. 여기에 24시간 근무체재로 뱃머리가 묻힌 제방 흙 제거 작업에 투입된 현장 인력 약 180여 명을 비롯해 직간접적으로 2000여 명이 투입돼 복구작업을 펼쳤는데, 이후 제방 복구 등도 이뤄져야 하는 만큼 피해 규모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일 이집트 운하 당국은 현재 수에즈운하에서 넓은 구간인 그레이터비터 호수에 에버기븐호를 정박시키고 사고 원인과 선박 피해 등을 분석하는 가운데 사고 원인이 선장 항해 미숙으로 드러날 경우 그간 피해를 선주인 일본 쇼에이기센 측에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에버기븐호는 영국계 선주상호보험조합인 영국P&I에서 가입돼 있다. 물류 지연에 대한 피해는 영국P&I가 담당하고 선체 피해나 운하 손상은 일본 미츠이스미모토 보험에서 처리하게 될 전망이다. 운하청이 밝힌 피해 규모는 이집트 측에 한정된 것으로 사고 후 7일 동안 벌어질 해상 물류 차질에 대한 피해 추산은 별개다.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NYT)는 “수에즈 운하 양쪽에서 대기하던 약 400척 선박 안에 들어있던 물품 가격만 약 100억 달러(11조 원) 규모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외에도 신발, 휴지, 커피 등 일반 소비재 등도 포함된다. 배송 지연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 추산을 놓고선 한동안 진통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화주가 화물 지연에 따른 실제 상품의 손상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축이 죽거나 식료품 유통기한을 넘기는 피해 사례 등 피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는데, 이러한 추산 과정이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보험사들은 운송이 지연되더라도 상품이 실제 손상되지 않을 경우 배상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주 쇼에이기센 측은 지난달 31일 로이터통신 측에 “현재까지 운송 지연 피해에 대한 배상 요구를 해온 선박은 없다”고 밝혔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 버거킹이 자사 대표 햄버거인 와퍼의 크기를 수에즈 운하 통항 중단을 일으킨 초대형 선박 에버기븐호에 빗대 광고했다가 이집트에서 불매운동 역풍을 맞게 됐다. 중동권 영자매체 아랍뉴스에 따르면 버거킹 칠레법인은 지난달 27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한 에버기븐호 항공사진에 와퍼 햄버거 이미지를 합성해 마치 와퍼가 선박 통행을 가로막는 듯한 모습의 광고 사진을 게시했다. 광고 사진 왼쪽 상단엔 ‘와퍼 더블, 어쩌면 우리가 너무 크게 만들었나 봐’라며 햄버거 크기를 강조하는 문구도 달았다. 칠레법인이 올린 게시물은 인스타그램에서 1500건 넘게 공유됐다. 그러자 이집트에선 해당 광고가 국가 재난을 지나치게 희화화하고 조롱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아랍뉴스는 이집트 소셜미디어에서 ‘버거킹을 거부하자(#BoycottBurgerKing)’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페르난도 마차도 버거킹 글로벌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이 광고물을 자신의 트위터에서 공유하면서 ‘훌륭한 버거킹 광고’라는 표현을 썼다가 역풍이 거세지자 삭제하기도 했다. 수에즈 운하는 연간 통항료만으로 약 56억 달러(약 6조3300억 원)를 벌어다 주는 이집트의 효자 상품이자 자부심이다. 지난해 이집트 명목 국내총생산(3618억 달러) 기준 약 2%에 해당한다. 지난달 23∼29일 에버기븐호 좌초 사고로 입은 통항료 손실만 약 1억5000만 달러(약 1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29일부터 운하 통항이 재개된 가운데 31일 오전까지 대기 선박 437척 중 약 250척이 운하를 양방향 통과했다. 평소 대비 운하 통행량이 2배 많아졌는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운하에서 정체된 선박들이 빠르게 빠져나오면서 항구에서 정체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 버거킹이 자사 대표 햄버거인 와퍼의 크기를 수에즈 운하 통행 중단을 일으킨 초대형 선박 에버기븐호에 빗대 광고했다가 이집트에서 불매운동 역풍을 맞게 됐다. 중동권 영자매체 아랍뉴스에 따르면 버거킹 칠레법인은 지난달 27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한 에버기븐호 항공사진에 와퍼 햄버거 이미지를 합성해 마치 와퍼가 선박 통행을 가로막는 듯한 모습의 광고 사진을 게시했다. 광고 사진 왼쪽 상단엔 ‘와퍼 더블, 어쩌면 우리가 너무 크게 만들었나봐’라며 햄버거 크기를 강조하는 문구도 달았다. 칠레법인이 올린 게시물은 인스타그램서 1500건 넘게 공유됐다. 그러자 이집트에선 해당 광고가 국가 재난을 지나치게 희화하하고 조롱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아랍뉴스는 이집트 소셜미디어에서 ‘버거킹을 거부하자(#BoycottBurgerKing)’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페르난도 마차도 버거킹 글로벌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이 광고물을 자신의 트위터에서 공유하면서 ‘훌륭한 버거킹 광고’라는 표현을 썼다가 역풍이 거세지자 삭제하기도 했다. 수에즈 운하는 연간 통관료만으로 약 56억 달러(6조3300억 원)를 벌어다 주는 이집트의 효자 상품이자 자부심이다. 지난해 이집트 명목 국내총생산(3618억 달러) 기준 약 2%에 해당한다. 지난달 23~29일 에버기븐호 좌초 사고로 입은 단순 통관료 손실만 약 1억5000만 달러(약 1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29일부터 운하 통행이 재개된 가운데 31일 오전까지 대기 선박 437척 중 약 250척이 운하를 양방향 통과했다. 평소 대비 운하 통행량이 2배 많아졌는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운하서 정체된 선박들이 빠르게 빠져나오면서 항구서 정체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23일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의 좌초로 통행이 중단됐던 이집트 수에즈운하가 29일 정상 운영에 돌입했지만 좌초 원인 및 책임 소재 등을 둘러싼 공방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선주 일본 쇼에이기센, 용선사 대만 에버그린, 보험사 영국 P&I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집트 당국 또한 운하 부실 관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당국은 선장과 항해사의 운항 실수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에버기븐호에 탑승했던 도선사 2명을 상대로 교신 문제가 있었는지, 선장과 도선사 모두 운하 통항 경험은 충분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반면 쇼에이기센 측은 사고 직후부터 “운하 입구에서 한때 초속 50m 수준의 강풍이 불어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다. 또 파도로 배가 심하게 흔들렸다”며 자연재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지점의 폭이 매우 좁아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형 화물선이 강풍에 잘 기울어진다는 점도 재해 주장에 무게를 싣는다. 한편 29일 마합 마미시 수에즈운하 담당 대통령 보좌관은 “이런 사고는 매우 드물다. 사고 책임이 선장에게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관리청장 역시 27일 “기기 결함, 사람 실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선장의 운항 미숙에 책임을 돌렸다. 도선사가 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논란도 상당하다. 이집트 규정에 따라 수에즈운하 통과 시 각 선박은 최대 30만 달러의 통항료를 내고 이집트인 도선사를 반드시 태워야 한다. 에버기븐호에도 경력 30년이 넘는 베테랑 도선사가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당수 이집트 도선사가 실제 운항에 참여하지 않은 채 승객실에 머물렀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도선사의 부실 근무가 드러나면 이집트 당국의 부실 감독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집트 법은 도선사 과실이 있어도 운하에서 발생한 사고는 선장 책임으로 규정하고 있다. 당국은 29일 오후 6시부터 운하 통행이 재개됐고 30일 오전까지 순조롭게 통행이 이어져 총 113척의 배가 양방향 운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통상 운하에서는 18시간 동안 50척이 빠져나가는데 운하관리청은 그간 물류 대란을 감안해 향후 며칠간 통행량을 기존보다 2배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운하 운영 재개를 기다리던 선박 437척이 이르면 다음 달 1일까지 모두 운하를 빠져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23일 좌초된 뒤 줄곧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으며 해상 물류대란을 일으킨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 선체를 29일 물 위로 밀어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선박이 성공적으로 정상 항로로 복귀했다. 이에 따라 사고 6일 만에 운하 내 통항이 다시 시작됐다고 로이터, AP통신 등이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수에즈운하관리청은 이날 오후 10시경 에버기븐호가 다시 부상해 항해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에버기븐호는 자체 동력을 이용해 운하 중간에 있는 대기 구역인 그레이트비터 호수로 이동 중이며, 양방향 운하 운항도 재개 준비에 들어갔다. 당국은 이날 수위가 평소보다 45cm 높은 만조임을 감안해 예인선 14척을 동원해 총력전을 펼쳤다. 28일까지 선박 주변 2만7000m³ 흙을 파낸 뒤 18m 깊이로 굴착하는 작업이 이뤄졌고 바닥에 박혀 있던 뱃머리 쪽에 물이 차올랐다. 다만 운항 재개 조치와 별개로 사고 뒤처리 등으로 실제로 운하가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고 후 29일 오전까지 450척 이상의 배가 정상 통항을 하지 못했고, 이집트 정부 또한 일평균 1400만 달러(약 158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해운업체인 덴마크 머스크는 운하 통항이 재개되더라도 평소처럼 선박이 통과하기까지 최소 6일이 걸리고, 글로벌 물류 정상화는 수 주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사고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노선인 수에즈 운하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전 세계 원자재 공급망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돼 일부 선박들은 아프리카 최남단인 희망봉을 돌아가는 쪽으로 항로를 수정하기도 했었다. 항로를 수정했던 일부 선박들도 다시 수에즈 운하로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 강풍, 선체 결함, 조종 미숙 등 사고 원인을 두고 여러 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당국의 조사 또한 남아 있다. 에버기븐호 측은 운하 통과 당시 초속 50m 이상 바람으로 배가 심하게 흔들렸다며 자연재해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폭 59m, 길이 400m, 22만 t 초대형 컨테이너선인 이 배가 왜 방향을 잃고 모래톱에 빠졌는지 정확한 이유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선사 측이 출항 전 선체 이상 등을 숨겼거나 운항 실수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인에 따라 막대한 배상금 소송 또한 뒤따를 수 있다. 수에즈=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23일 좌초된 뒤 줄곧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으며 해상 물류대란을 일으킨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 선체를 29일 물 위로 밀어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선박이 성공적으로 정상 항로로 복귀했다. 이에 따라 사고 6일 만에 운하 내 통항이 다시 시작됐다고 로이터, AP통신 등이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수에즈운하관리청은 이날 오후 10시경 에버기븐호가 다시 부상해 항해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에버기븐호는 자체 동력을 이용해 운하 중간에 있는 대기 구역인 그레이트비터 호수로 이동 중이며, 양방향 운하 운항도 재개 준비에 들어갔다. 당국은 이날 수위가 평소보다 45cm 높은 만조임을 감안해 예인선 14척을 동원해 총력전을 펼쳤다. 28일까지 선박 주변 2만7000㎥ 흙을 파낸 뒤 18m 깊이로 굴착하는 작업이 이뤄졌고 바닥에 박혀 있던 뱃머리 쪽에 물이 차올랐다. 다만 운항 재개 조치와 별개로 사고 뒤처리 등으로 실제로 운하가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고 후 29일 오전까지 450척 이상의 배가 정상 통항을 하지 못했고, 이집트 정부 또한 일평균 1400만 달러(약 158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해운업체인 덴마크 머스크는 운하 통항이 재개되더라도 평소처럼 선박이 통과하기까지 최소 6일이 걸리고, 글로벌 물류 정상화는 수 주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사고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노선인 수에즈 운하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전 세계 원자재 공급망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돼 일부 선박들은 아프리카 최남단인 희망봉을 돌아가는 쪽으로 항로를 수정하기도 했었다. 항로를 수정했던 일부 선박들도 다시 수에즈 운하로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 강풍, 선체 결함, 조종 미숙 등 사고 원인을 두고 여러 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당국의 조사 또한 남아 있다. 에버기븐호 측은 운하 통과 당시 초속 50m 이상 바람으로 배가 심하게 흔들렸다며 자연재해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폭 59m, 길이 400m, 22만 t 초대형 컨테이너선인 이 배가 왜 방향을 잃고 모래톱에 빠졌는지 정확한 이유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선사 측이 출항 전 선체 이상 등을 숨겼거나 운항 실수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인에 따라 막대한 배상금 소송 또한 뒤따를 수 있다.수에즈=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돼 많은 선박의 운항이 막힌 가운데 인양 작업도 늦어지고 있어 글로벌 물류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5일 알자지라에 따르면 폭 59m, 길이 400m, 22만 t 크기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23일 오전 7시 40분경 강풍으로 좌초돼 운하 양쪽을 막은 지 3일째이지만 인양 작업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5일 현재 운하 근처에서 대기 중인 선박은 200여 척까지 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양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선박이 워낙 큰 데다 선체 일부가 모래톱에 박혀 이동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에즈운하관리당국(SCA)은 수심이 깊어지는 밀물 때에 맞춰 선체 아래의 모래를 퍼내 배를 띄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밀물이 가장 높아지는 28, 29일에나 약간이나마 인양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양 작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면 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컨테이너를 내려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컨테이너를 배에서 내리려면 크레인이 필요한데 이 경우엔 복구까지 수주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에즈 운하에서는 2004, 2016, 2017년에도 선박 사고로 통행이 일시적으로 차질을 빚은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사고 선박이 초대형이었던 적은 드물어 복구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구가 더뎌지면서 글로벌 원유, 가스 공급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유 분석회사 보르텍사는 이번 사고로 1000만 배럴의 원유를 운반하는 유조선 10척의 운항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고 여파로 국제 유가도 올랐다. 2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5.9% 오른 61.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돼 수많은 선박의 운항이 마비된 가운데 인양 작업도 늦어지고 있어 글로벌 물류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5일 알자지라에 따르면 폭 59m, 길이 400m, 22만 t 크기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23일 오전 7시 40분경 강풍으로 좌초돼 운하 양쪽을 막은 지 3일째이지만 인양 작업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25일 현재 운하 근처에서 대기하는 선박은 200여 척까지 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당초 25일로 예정된 인양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선박의 규모가 워낙 큰데다 일부가 모래톱에 박혀 이동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에즈운하관리당국(SCA)은 수심이 깊어지는 밀물 때에 맞춰 선체 아래의 모래를 퍼내 배를 띄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밀물이 가장 높아지는 28, 29일에나 일부 인양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작업이 계획대로 진척되지 않으면 컨테이너를 하역해 배의 중량을 가볍게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컨테이너를 하역하려면 크레인이 필요한데 이 경우엔 복구까지 수 주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에즈 운하에서는 2004년, 2016년, 2017년에도 선박 사고로 통행이 일시적으로 차질을 빚은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사고 선박이 초대형이었던 적은 드물어 복구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상보다 복구 시점이 더뎌지면서 글로벌 원유 및 가스 공급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유분석회사 보르텍사는 이번 사고로 1000만 배럴의 원유를 운반하는 유조선 10척의 운항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고 여파로 국제 유가도 올랐다. 2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5.9% 오른 61.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