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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사격의 진종오’ 박진호(44·청주시청)가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사격 선수단에 첫 번째 메달을 안겼다. 자신의 첫 패럴림픽 메달이기도 하다. 박진호는 30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 SH1 결선에서 224.5점을 쏴 둥차오(36·중국·246.4점), 안드리 도로셴코(34·우크라이나·245.1점)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패럴림픽 첫 출전이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는 메달이 없었던 박진호는 이날 동메달로 인생 첫 패럴림픽 메달을 따냈다. 그는 “그동안 다른 대회에선 메달이 다 나왔는데 패럴림픽만 없었다. 이제 (동메달이) 나왔으니 색깔을 슬슬 바꿔봐야겠다”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동메달은 값지지만 박진호에겐 아쉬움이 진한 결선이었다. 예선(총 60발)에서 631.3점을 쏘며 세계 최고기록과 패럴림픽 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사격 결선에선 총 24발을 쏘는데 11번째 총알부터 2발마다 최저점 선수를 1명씩 탈락시키는 ‘서든 데스’ 방식으로 진행한다. 흔들렸다. 첫 10발에서 100.8점에 그치며 8명 중 7위에 그쳐 탈락 위기에 몰렸다. 박진호는 “예선에서 세계 기록이 나왔지만 결선 초반에 그걸 이어가지 못했다”며 “조금 감을 잡으니까 늦었더라. 영점이 잡힐 때까지 한 발만 제대로 맞으라는 심정으로 쐈는데 그 뒤에 탄착군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서서히 제 흐름을 잡아 순위를 끌어올렸고, 19번째 발에서 10.7점을 쏘며 선두로 올라섰다. 7위까지 처졌다가 기적 같은 반전 페이스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21번째 발에서 9.4점을 쏘는 큰 실수를 범하면서 최고 자리를 넘겨줬다. 박진호는 “따라가니까 욕심이라는 게 생겼다. 그래서 실수가 나왔다”면서도 “좋은 경험이었다. 남은 경기가 있으니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빼어난 운동신경으로 여러 스포츠를 즐겼던 박진호는 2002년 낙상으로 크게 다쳐 하지가 마비됐다. 혈기왕성한 25세 때 일이다.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한 것도 결국 스포츠, 그 중 사격이었다. 2000 시드니 대회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오전 일찍부터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을 응원,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박진호는 “선수 때 함께 경기를 했던 선배님이시다. 경기를 앞두고선 좋은 말씀도 해주셨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이제 혼성 10m 공기소총 복사(다음달 1일), 50m 소총 3자세(3일), 혼성 50m 소총 복사(5일)에서 추가 메달을 노린다. 그는 “남은 세 종목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말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세계랭킹 1위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가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러면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은메달에 그쳤던 아쉬움도 털어내게 됐다.주영대는 30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도쿄 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식 TT1 결승에서 ‘한솥밥 후배’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5위)을 3-1(11-8, 13-11, 2-11, 12-10)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 끼리 결승전이었다. 이미 동메달을 획득한 ‘맏형’ 남기원(55·광주시청▽3위)이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두 선수 모두 편안한 마음으로 기량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김민 탁구 대표팀 TT1 코치는 주영대와 같은 경남장애인체육회 소속으로 두 선수가 공정한 승부를 벌이도록 아예 경기장에 들어오지 않고 경기장 밖에서 TV로 중계를 지켜봤다. 주영대가 1세트 시작과 동시에 8-4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막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잇달아 서브 포인트를 따내며 9-8까지 따라붙은 김현욱이 “좋아!”를 외치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주영대는 더 이상 추격을 용납하지 않았다. 날선 코스, 포핸드 드라이브로 내리 2점을 따내며 11-8로 마무리했다. 2세트 때는 김현욱이 강력한 포핸드 드라이브로 맞섰다. 4-6의 스코어를 순식간에 7-6으로 뒤집었다. 날카로운 서브, 영리한 네트플레이를 선보이며 10-8, 매치포인트를 잡았다. 그러나 랭킹 1위는 괜히 랭킹 1위가 아니었다. 노련한 주영대는 내리 2점을 따라잡으며 듀스 상황을 만들었다다. 일진일퇴 공방 끝에 주영대가 13-11로 2세트를 가져갔다. 3세트에는 김현욱의 반격이 불을 뿜었다. 적극적인 공격, 로빙 플레이로 9-1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11-2로 김현욱이 이겼다. 마지막 4세트는 대접전이었다. 6-6, 7-7, 8-8, 9-9 동점이 이어졌고 김현욱이 세트 포인트를 먼저 잡았지만 주영대가 공격을 성공하며 또다시 10-10 듀스가 됐다. 주영대는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12-10으로 승리하며 팽팽한 승부를 결정지었다. 주영대는 체육 교사를 꿈꾸며 경상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1994년 여름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됐다. 4년간 집밖에 나오기 힘들 만큼 큰 시련에 빠졌던 그는 PC통신을 통해 ‘동병상련’ 장애인들과 아픔을 나누며 서서히 몸도 마음도 회복해갔다. 웹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한때 평생 진로로 생각했던 스포츠가 다시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08년 복지관에서 재활운동으로 탁구를 시작했다. 운동 신경은 어디로 도망가지 않았다.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에서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경남장애인탁구협회 사무국장 등 장애인 스포츠 행정가 활동도 시작했다. 은메달리스트 김현욱은 2011년 낙상사고 후 지인 추천으로 탁구를 만났다. 포핸드 드라이브가 장기인 그는 2018년 세계장애인탁구선수권 금메달을 통해 또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첫 패럴림픽 도전인 도쿄 무대에서 예선, 8강, 4강 4경기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결승에 올랐고, 선배 주영대가 그러했듯 첫 도전에서 첫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강에서 주영대와 결승 진출을 다퉜던 ‘맏형’ 남기원도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은 이 종목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한국 장애인 사격을 대표하는 이윤리(47·전라남도)가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 SH1 결선에서 5위에 자리했다. 이대로 끝이 아니다. 아직 다음달 3일 주 종목이 남아 있다. 이번 경기는 남은 도전을 위한 예열 과정에 불과하다. 이윤리는 30일 일본 도쿄의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 SH1 결선에서 183.7점을 기록했다. 사격 결선에선 총 24발을 쏘는데 11번째 총알부터 2발마다 최저점 선수를 1명씩 탈락시키는 ‘서든 데스’ 방식으로 진행한다. 15, 16발에서 갑자기 흔들렸다. 각각 9.9점, 9.5점을 쏘며 163.2점 5위로 내려앉았다. 결국 이윤리는 18발까지 183.7점을 쏘며 네 번째로 탈락해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윤리는 “다리가 강직이 심해서 쏠 때, 다리가 움직이면 (총구가) 올라가 버린다. 항상 강직 때문에 사격할 때 힘들다”고 했다. 사실 이윤리의 주 종목은 여자 50m 소총 3자세 SH1이다. 그는 2008 베이징 대회 여자 50m 소총 3자세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이 네 번째 패럴림픽이다. 세계인의 축제에 익숙해질 법하지만 이윤리는 “네 번째인데도 떨리긴 하더라. 떨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연습도 주 종목에 주력했고, (오늘 종목은) 기대를 안 하긴 했던 종목이다. 그래도 시합 때는 최선을 다한다”며 “주 종목에선 좀 더 강하게 믿고, 도전할 생각이다”고 했다. 전남 완도군청에서 일하던 1996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장애를 갖게 된 이윤리는 2006년 사격을 시작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사격 선수로 승승장구하며 2017년에는 정부로부터 체육훈장 최고 등급인 청룡장을 받았다. 2005년 병원에서 만나 결혼한 남편 이춘희 씨는 경기지원인력으로 도쿄에 동행했다. 이윤리는 “아들이 이곳에 오기 전에 ‘엄마, 금메달 따서 목에 걸어줘’라고 해서 ‘알았어’라고 대답은 했는데 못했다. 주 종목에서 강하게 도전하겠다”고 했다. 이윤리를 선발로 사격 선수단의 메달 사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00 시드니 대회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도 오전 일찍부터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을 응원,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이윤리와 남편 이춘희씨는 “다 괜찮다. 분위기도 좋다. 열심히 하던 기량을 잘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3자세는 파이팅하겠다”며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오른손 투수에서 왼손 휠체어테니스 선수로 전향해 새 도전에 나섰던 김명제(34·스포츠토토)가 2020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일정을 모두 마쳤다. 김규성(58·한샘)과 조를 맞춘 쿼드 복식은 8강 탈락이고 단식에서도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쿼드는 사지 중 세 곳 이상 장애가 있는 선수가 출전하는 종목이다. 그러나 얻고 가는 게 많다. 김명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장애인아시아경기 휠체어테니스 복식 은메달리스트다. 그때는 오른손으로 라켓을 잡았다. 그러나 경추부상 후유증으로 오른손 감각이 점점 떨어졌다. 라켓을 오른손에 결박하고 플레이하는 데도 한계에 다다랐다. 김명제는 결국 2019년 그나마 신경이 살아있는 왼손으로 라켓을 바꿔 잡았다. 선수 생명을 건 과감한 결단이었다. 도쿄 패럴림픽 결과는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복식과 단식에서 전패를 기록했다. 그래도 승리보다 패배를 통해 더 많은 걸 배웠다. 세계 정상급 선수와 대결하며 보완점과 가야할 방향을 잡은 것. 김명제는 “많은 숙제를 안고 돌아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선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명제는 31일 귀국 예정이다.▽내일(31일) 귀국이다. 무엇을 가지고 돌아가나?=엄청 많은 숙제를 안고 돌아간다. ▽어떤 숙제인가?=휠체어테니스 세계 톱 레벨 선수들과 경기하며 갈 길이 멀다는 걸 느꼈다. 단식 경기 패배 후엔 잠시 박탈감이 오기도 했다. 하루 정도 그랬다. 지금은 다 털어버렸고 많이 보완해야겠다는 마음이다. ▽무엇을 보완할 계획인지?=패럴림픽을 통해 지켜본 게 많다. 본다고 해서 다 습득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계속 노력하겠다. 오른손에 비해 왼손을 쓴 지 얼마 안됐다.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야구로 치면 초등 단계다. 세밀함을 더 키워야 한다.▽국제대회에 왼손으로 참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이번 대회에선 공을 넘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오른손이라면 포핸드지만 왼손은 백핸드다. 오른손으로 5, 6년 쳤는데 왼손은 2년 됐다. 움직임이 반대라 아직 어색함이 있다. 다음 공 대응도 더 빨라져야 한다. 치고 나서 공이 엔드라인 어디쯤 떨어지는지 감이 안 잡혔다. 앞으로 꾸준히 훈련하면서 감을 키워야 한다. 도쿄에서 정상급 선수와의 실력 차를 느꼈고 인정한다. 해야 할 게 많다.▽고비는 늘 찾아오기 마련, 어떻게 극복하나=고비는 하루에 한 번씩 올 수도, 열흘에 한 번씩 올 수도 있다. 언제나 찾아오기 때문에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한다.▽만약 이번에 오른손으로 경기했다면?=왼손보다 할 수 있는 플레이는 더 많았을 거다. 발리 플레이를 포함해 여러 전략을 가지고 경기를 풀어 나갈 수도 잇었다. 결과는 모르지만 시도할 게 더 많지 않았을까 싶다.▽대표팀 동료들에게 한 마디.=함께 한 시간이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해 숙소에서 늘 붙어 있었다. 같이 도시락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아쉬움이 남지만 다들 고생 많이 했다. 복식조 (김)규성이 형은 내가 아직 준비가 덜 된 부분이 있어 힘들었을 거다. 마음 고생도 많았을 거다. 다음 대회에선 함께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패럴림픽 참여로 여러 응원을 받았을 텐데…=생각지도 못한 응원을 받았다. 경기 후에 방송을 통해 두산 정재훈, 고영민 코치의 영상편지를 봤다. 같이 선수로 뛰었는데 옛 생각도 나고 많이 울컥했다. 형들도 이제 코치를 하고 있고 나도 나이 먹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이번 대회가 ‘경험’이라면 파리 패럴림픽에선 메달이 목표인가=우선 잘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야구할 때도 느낀 거지만 성과를 미리 생각하면 잘 안됐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면 더 좋은 성적이 나왔다. 더 성장해서 파리 대회에 가게 되면 무엇보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오겠다.▽향후 일정은?10월에 코리아오픈이 있고 전국장애인체육대회도 있다. 국가대표 선발전도 있다. 짧은 휴식 후에 바로 연습에 들어갈 계획이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그렇게 가능성이 낮은 문제는 거론하고 싶지 않습니다.” 크레이그 스펜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대변인은 26일 ‘아프가니스탄 탈출에 성공한 두 선수가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참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IPC는 전날 “여자 태권도 대표 자키아 쿠다다디(23)와 육상 대표 호사인 라소울리(26)가 무사히 아프간 수도 카 불을 빠져나와 안전한 곳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 ‘안전한 곳’이 어디인지는 밝힐 수 없다. 두 선수의 심리적 안정이 더 중요하다”면서 참가 여부에 대해 확답을 피했다. 그런데 그 가능성 낮은 일이 현실이 됐다. IPC는 28일 오후 11시 30분경 “프랑스 파리에 머물던 아프간 대표 선수 두 명이 일본 도쿄에 무사히 도착했다”면서 “전 세계적인 지지 여론과 두 선수의 강력한 의사를 반영해 두 선수가 패럴림픽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고 한다”고 발표했다. 두 선수는 16일 카불을 떠나 도쿄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뒤 공항이 폐쇄되면서 패럴림픽 출전은 물론이고 신변 안전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태였다. 이후 호주 정부의 도움으로 카불을 떠날 수 있게 됐고, 파리에서 심리치료와 훈련을 병행해 왔다. 아프간장애인체육회는 “여러 정부, 스포츠단체, 인권센터, IPC 등을 포함해 두 선수를 지원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태권도연맹(WT)을 특정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조정원 총재가 이끌고 있는 WT가 패럴림픽 대체 선수를 선발하지 않고 쿠다디디가 참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등 물밑에서 두 선수를 도왔다는 이유였다. 스펜스 대변인은 29일 “우리에게는 이 둘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들의 안전과 심리적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지원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대회 이후 선수들의 거취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선택할 문제이며 우리는 그들의 바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참가 선수인 쿠다다디는 다음 달 2일 열리는 태권도 여자 49kg급 K44 경기에 출전한다. 원래 28일 남자 육상 100m T47에 출전하려 했던 라소울리는 31일 멀리뛰기에 나선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아직 결승전은 열리지 않았다. 그래도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TT1 시상대에 태극기 세 장이 나란히 펄럭이게 되는 건 확실한 사실이다. 한국 선수끼리 결승전에서 맞붙는 데다 동메달 2개 중 1개도 이미 확보했기 때문이다. 30일 낮 12시 45분에 열리는 이 종목 결승전에서는 한국 대표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와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이 맞대결을 벌인다. 누가 이기든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가지게 된다. 또 4강전에서 주영대에게 패한 남기원(55·광주시청) 역시 준결승에만 올라가면 동메달을 받게 되는 이번 대회 규정상 이미 동메달을 차지한 상태다. 이들 세 명은 “도쿄에 오면서 시상대에 태극기 세 장을 모두 펼치자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비장애인 올림픽처럼 패럴림픽에서도 탁구는 중국이 강세다. 그런데도 이 종목에서 한국이 메달을 이처럼 싹쓸이할 수 있는 건 두꺼운 저변 덕분이다. ‘맏형’ 남기원은 “비장애인 양궁처럼 이 종목 역시 국내 랭킹과 세계 랭킹이 거의 일치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장애인 탁구는 신체장애 정도에 따라 TT1∼TT10으로 나눠 경기를 치르는데 뒤에 있는 숫자가 작을수록 장애가 심하다는 뜻이다. 지적장애가 있는 선수가 참가하는 TT11 종목도 있다. 한국은 1960년 로마 대회 이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패럴림픽 탁구에서 메달을 총 81개(금 24개, 은 28개, 동 29개) 따냈으며, 이번 도쿄 대회 때도 남자 단식 TT1 금·은·동메달과 서수연(35·광주시청)의 여자 단식 TT1-2(TT1과 TT2 결합) 은메달을 포함해 메달을 총 10개 예약한 상태다. 유도 남자 100kg급에 출전한 최광근(33·세종시청)은 3, 4위전에서 요르다니 페르난데스 사스트레(32·쿠바)를 물리치고 동메달을 따냈다. 전날에는 이정민(30·평택시청)도 남자 81kg급에서 동메달을 땄다. 육상 여자 200m T36에서 패럴림픽 3회 연속 메달을 노리던 ‘스마일 레이서’ 전민재(44·전북장애인체육회)는 4위로 이번 대회 첫 레이스를 마쳤다. 2012 런던, 2016년 리우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전민재는 다음 달 1일 여자 100m 예선에 출전해 3회 연속 메달에 재도전한다. 유병훈(49·경북장애인체육회)은 휠체어를 타고 벌이는 육상 남자 400m T53에서 7위를 기록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대한민국 휠체어 육상 ‘레전드’ 유병훈(49·경북장애인체육회)이 자신의 네 번째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육상 남자 400m에서 7위에 올랐다. 유병훈은 29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육상 남자 400m T53 결선에서 50초02를 기록했다. 유병훈은 이날 오전 예선에서 49초29로 개인 최고 기록을 썼지만 결선에서는 뒷심 부족으로 이 기록을 뛰어넘지 못했다. 유병훈은 “예선 기록이 좋았는데 결선에서 컨디션 조절이 잘 안된 것같다. 너무 아쉽다”면서 “오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태국 선수는 2014년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 때도 출전한 선수인데 그때는 결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매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더니 오늘 패럴림픽 금메달에 세계신기록까지 세웠다”고 소개했다. 유병훈 말처럼 이날 결선에서는 퐁사코른 페요(25)가 46초61로 세계신기록을 쓰면서 금메달을 가져갔다. 이어 브렌트 라카토스(41·캐나다)가 북미 최고 기록인 46초75로 은메달, 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RPC) 대표 비탈리 그리센코(36)가 49초41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유병훈운 “태국은 육상 선수층이 상당히 두텁다. 함께 연습하면서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비장애인 육상 모두 인기가 없다”면서 “힘들지만 해보면 정말 멋진 종목이다. 함께 할 수 있는 후배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휠체어 육상에 더 많은 후배들이 도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이번 도쿄패럴림픽 육상에 우리나라는 단 2명의 남녀 선수, 만 49세 유병훈과 만 44세의 전민재가 출전했다. 한국 육상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베테랑의 레이스는 순위과 관계없이 아름다웠다. ‘철인’ 유병훈의 도전은 계속된다. 내달 1일 100m, 2일 800m, 대회 최종일인 5일 마라톤에 잇달아 출전한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한국 장애인 유도의 ‘기둥’ 최광근(34·세종시장애인체육회)이 자신의 마지막 패럴림픽 무대를 동메달로 장식했다. 최광근은 29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남자 유도 100㎏초과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요르다니 페르난데스 사스트레(32·쿠바)를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런던 대회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100㎏급에서 2연패를 달성한 최광근은 체급을 올려 3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노렸지만 4강에서 모하메드레자 케이로라흐자데(28·이란)에 패해 결승행이 좌절됐다. 최광근은 “3개 대회 연속으로 메달을 따 너무 기쁘다”며 웃고는 “(패럴림픽 시상식에서) 애국가를 못 들은 건 처음이라 그 부분은 아쉽다. 그래도 좋은 성적이 난 것 같아 보람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계속해 “목표는 금메달이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든 일이 많았는데 몸이 잘 견뎌줘 이렇게 동메달이라는 값진 메달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최광근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유도와 연을 맺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연습 중 사고로 왼쪽 눈 각막을 다쳤다. 이후 그는 장애인 유도로 전향했고 패럴림픽 무대에서 2회 연속 정상에 차지하면서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2018년에는 무릎 전후방 십자인대 수술을 받으면서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았으나 이를 악물고 고비를 넘겼다. 그는 “수술을 하면서 재기할 수 없을 거라는 말을 들었지만 정말 열심히 해서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정말 힘들었지만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며 “수술 후 쿼터 획득을 준비하기까지 준비 기간이 7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준비하면서 통증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새로운 체급에 출전하면서 “도전자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던 최광근은 “100㎏급 챔피언일 때 마인드로 준비하면 안 될 것 같아 다시 런던 대회 때처럼 처음으로 돌아가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전했다. 이미 30대 중반에 접어든 최광근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더는 패럴림픽에 나서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10년 동안 국가대표로 뛰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는 게 정말 자랑스러웠지만 도쿄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눈물을 보인 최광근은 “5개월 동안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훈련하면서 준비했다. 일단 여유롭게 휴식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또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한국 남자 휠체어농구 대표팀은 29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조별리그 A조 5차전에서 캐나다에 64-74로 패하면서 1승 4패로 풀리그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러면서 8강 토너먼트 자력 진출 가능성이 제로(0)가 됐다. 한국은 경기 종료 5분 전까지 62-59로 앞서 있었지만 패트릭 앤더슨(42)에게 연이어 5점을 허용하면서 분위기를 내줬고 결국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앤더슨은 이날 양팀 최다인 29점을 올렸다. 한국 대표팀 주장 조승현(38·춘천시장애인체육회)는 “주장이자 경기 진행을 맡는 (가드)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로서 좋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한 데 대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비록 목표로 하던 이번 대회 4강 진출은 이루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를 경험 삼아 다음 대회 때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승현은 이날 팀 내 최다인 22득점을 올렸다.이날 20점을 보탠 김동현(33·제주삼다수)도 “대회 내내 시소 게임을 벌이다가 막판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바람에 경기를 내주는 패턴을 반복해 아쉽다. 결국 우리가 체력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막판에 우리 패스가 흔들리는 건 앤더슨이 기가 막히게 잘라내더라. 그러면서 심적으로 더욱 위축돼 연속 턴오버가 나왔다. 계속 패스(실수)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캐나다 에이스 앤더슨은 휠체어농구 세계에서 마이클 조던 같은 슈퍼스타다. 대표팀 ‘막내’ 양동길(30·서울시청)은 “처음 휠체어농구를 시작할 때부터 앤더슨이 플레이한 영상을 찾아 보면서 동작을 하나 하나 따라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앤더슨을 넘어서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김동현 역시 “앤더슨은 팀원 모두와 호흡을 맞추려고 하더라.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플레이했다”고 전했다. 김영무 코치(43·서울시청)는 “스페인, 터키, 캐나다 같은 강팀과 경기 마지막가지 시소 게임을 벌이는, 관중을 즐겁게 만들 수 있는 팀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게 이번 대회 소득”이라면서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국제 교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일본에서 패럴림픽이 열리는 데 한국 심판이 한 명도 초청받지 못한 게 우리 휠체어 농구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조승현은 “이번 대회 참가국 가운데 우리가 평균 연령 가장 높다. 다른 팀은 은퇴를 해야 할 나이에 뛴다는 건 선수가 부족하다는 뜻이다”면서 “휠체어 농구가 많이 알려져서 우리도 다른 나라처럼 10대 때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 10대 장애인들이 농구 시작해 10년 정도 구력 쌓고 나면 우리도 세계 대회에서 탄탄한 인프라로 성적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은 평균 37.1세로 이날 맞대결을 벌인 캐나다(32.5세)보다 다섯 살 가까이 많았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노영진’(28·광주시청)이라는 이름을 듣기만 해도 보치아 대표팀 선수들은 울컥한다. 뇌병변 장애를 갖고 있어 비장애인과 같은 반응은 아니다. 그러나 선수들은 평소와 다른 떨림으로 마음속 깊은 아쉬움을 표현한다. 보치아 개인전(BC1)과 단체전(BC1·2) 멤버인 노영진은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금메달 꿈을 안고 일본으로 건너왔지만 개회식 날이던 24일 조기 귀국했다. 일본 도착 후 몸상태가 이상해 선수촌 내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했고 그결과 척수에 문제가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추가 부상 방지 차원에서 노영진의 귀국이 결정됐다. 수술이 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노영진은 쉬이 선수촌을 떠나지 못했다. 휠체어를 타고 선수촌을 수 차례 돌아보면서 미련을 남겼다. 임광택 대표팀 감독은 “건강을 회복한 뒤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가는 게 좋다”고 설득했다. 결국 노영진은 이번 패럴림픽을 포기하고 귀국해 수술을 받았다. 최근 보치아 선수단에 ‘노영진의 수술이 잘 끝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패럴림픽 2연패에 도전중인 한국 보치아 ‘간판’ 정호원(23·강원장애인체육회·BC3)은 “다행이다”라고 하면서도 팀 주장답게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다시 만나고 싶다. 지금은 경기에 더 집중하겠다. 우리가 의기투합해 영진이 몫까지 하겠다”고 했다. 정호원은 강인한 모습을 보였지만 속내까지 그렇진 않다. 경기 파트너인 이문영 코치는 “선수들이 (노)영진이 이름만 나와도 많이 울컥한다”라고 했다. 김한수(29·경기도·BC3)와 경기 파트너이자 어머니인 윤추자 씨(61)는 더 건강해진 노영진의 모습을 기대했다. 두 사람은 “그동안 같이 훈련했는데 너무 안타까웠다. 수술이 잘 끝났다고 하니 재활도 잘해서 상태가 좋아졌으면 한다”면서 “더 건강해져서 걸어서 와라”하고 외쳤다. 사실 노영진의 하차로 보치아 대표팀의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었다. 그러나 아쉬움을 투지로 바꾸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보치아 선수들은 자진해 도쿄 패럴림픽 개회식에 전원 참여했다. 그 자리에서 보치아 선수들은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보치아 강국이다. 1988년 서울 패럴림픽부터 2016년 리우 패럴림픽까지 8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비장애인 올림픽에서 여자 양궁 대표팀이 단체전 9연패를 이뤘듯 보치아 대표팀도 패럴림픽 9회 연속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 현재까지 금메달을 향해 순항 중이다. 홀로 귀국한 노영진을 위해서라도 태극기를 꼭 정상에 올리겠다는 의지다. 한국 보치아가 강한 이유는 선수들의 뛰어난 집중력과 정확도, 그리고 볼과 홈통 등 장비에서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 최근에는 외국 선수들 기술력이 많이 올라와 전 세계적으로 상향평준화 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 대표팀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패럴림픽 대표 종목 중 하나인 보치아 경기는 표적구(흰색)에 자기 공(빨강 또는 파랑 6개)을 가까이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표적구에서 상대 공보다 더 가까운 공 1개당 1점을 얻는다. 구슬치기와 컬링을 합한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선수는 손이나 발, 또는 막대와 같은 도구를 이용해 공을 던지거나 굴리는 방식으로 승부를 겨룬다. 보치아는 참가 선수 등급을 BC1~BC4로 나눈다. BC1은 스스로 휠체어를 밀지 못하면서 손으로 투구하는 선수, BC2는 휠체어를 밀 수 있으면서 손으로 투구하는 선수를 의미한다. BC1, 2는 뇌병변 장애인이 참가한다. BC3는 손으로 투구할 수 없는 사지마비 장애인으로 경기 중 막대 같은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BC4는 공을 잡을 수 있지만 투구에 불편이 있는 기타 장애인(저신장, 절단, 근무력증 등) 그룹이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2020 도쿄 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자국을 탈출해 일본에 입성한 아프가니스탄 대표팀 선수들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크레이그 스펜스 IPC 대변인은 29일 일본 도쿄 패럴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에게는 이 둘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들의 안전과 심리적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회 이후 선수들의 거취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선택할 문제이며 우리는 그들의 바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IPC와 아프가니스탄패럴림픽위원회는 전날 밤 장애인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와 장애인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6)가 도쿄 패럴림픽 선수촌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도쿄 패럴림픽에 참가하려던 두 선수는 최근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장악하면서 공항이 마비돼 수도 카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여러 정부와 IPC, 스포츠 및 인권 기관 등의 도움으로 지난 주말 카불을 탈출해 프랑스 파리를 거쳐 28일 일본에 입국했다. 스펜스 대변인은 “선수들이 계속해서 참가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고, 파리에서도 출전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며 “선수촌 도착 후 앤드루 파슨스 IPC 위원장과 첼시 고텔 IPC 선수위원회 위원장이 이들을 환영했고, 이후 별도 회의실에서 미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팅은 매우 감정적이었고, 참석자 모두가 많은 눈물을 쏟았다”고 전했다. 스펜스 대변인은 기자회견 내내 선수 보호가 우선순위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프가니스탄 대표팀 선수들과 선수단장은 대회 기간 미디어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거치지도 않는다. 스펜스 대변인은 “두 선수는 이 자리에 있는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운 한 주를 보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이 경기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우리는 그들의 안녕과 정신 건강, 복지 등을 우선으로 고려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최초 여성 패럴림픽 참가 선수인 쿠다다디는 다음달 2일 열리는 태권도 여자 49㎏급 K44 경기에 출전한다. 원래 28일 열리는 남자 육상 100m T47에 출전할 계획이던 라소울리는 다음달 3일 400m에 출전하기로 계획을 바꿨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세계태권도연맹(WT)이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출전 무산 위기에 있던 아프가니스탄 선수들이 일본 도쿄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29일 “그들의 출전을 돕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발표했다. 아프가니스탄 여자 태권도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 남자 육상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6)는 이슬람 무장 세력 탈레반의 정권 장악으로 공항이 모두 폐쇄되면서 수도 카불에서 갇힌 신세였으나 극적으로 탈출해 프랑스 파리에서 지내다가 전날 일본 도쿄에 도착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와 아프가니스탄패럴림픽위원회는 IPC를 중심으로 여러 정부, 스포츠, 인권 단체 등이 두 선수의 도쿄행을 물밑에서 돕고 지원한 데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WT를 언급했는데 WT가 대체 선수를 발탁하지 않고 쿠다다디를 기다려줬다는 이유다. 또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태권도인 등을 통해 이들이 도쿄 패럴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도 했다. WT는 “IPC를 중심으로 협력해 두 선수가 도쿄 패럴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한 공동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며 “쿠다다디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에 출전해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가 될 것이다”고 했다. 조정원 WT 총재도 “쿠다다디, 라소울리가 역사적인 패럴림픽의 일부가 되는데 보탬이 돼 기쁘다. WT는 성별, 국적, 능력 등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스포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두 선수의 역경을 극복하려는 의지는 우리에게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IPC와 여러 단체들, 많은 관련된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우리가 이 파트너십에 속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스포츠는 평화를 증진하고, 희망을 키우는데 강력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평화가 승리보다 소중하다”고 더했다. 쿠다다디는 다음달 2일, 라소울리는 다음달 3일 패럴림픽 무대를 밟게 된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비장애인 올림픽과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을 모두 소화하는 ‘한팔’ 탁구선수 나탈리아 파르티카(32·폴란드)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맞붙었던 한국 선수들을 ‘강적’으로 표현했다. 오른쪽 팔꿈치 아랫부분이 없는 상태로 태어난 파르티카는 11살이던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패럴림픽에 꾸준히 출전했고,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는 올림픽에도 나서서 비장애인 선수들과 겨루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한국 대표팀과 맞붙어 화제가 됐다. 한국과 폴란드가 만난 여자 탁구 단체전 16강 복식에서 신유빈(17·대한항공)-최효주(23·삼성생명) 조를 끈질기게 괴롭혔던 바로 그 선수다. 한국이 3-0으로 이겨 8강에 진출했으나 7살 때부터 탁구채를 잡은 파르티카의 노련미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진땀을 빼기도 했다. 파르티카는 올림픽 폐막 후 이달 24일 개막한 도쿄 패럴림픽에도 출전하고 있다.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 여자 탁구 단식 TT10에서 우승하며 ‘패럴림픽 최연소 탁구 챔피언’에 올랐던 그는 2016년 리우 대회까지 이 종목 4연패를 달성한 최강자다. 하지만 이번 도쿄 대회에서는 28일 열린 4강에서 양치안(25·호주)에 덜미를 잡혀 5연패를 놓쳤다. 올해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4강 패배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파르티카는 “타이틀을 지킬 수 없게 돼 실망스럽다”면서도 밝고 씩씩한 모습이었다. 그는 ‘한국에서도 응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전하자 “오늘 알았다”며 웃고는 “올림픽 단체전에서 만난 한국 팀은 매우 잘했고 강했다. 즐거운 경기를 했다. 그들과 경기할 기회가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대결을 펼친 한국 선수들을 기억하는 파르티카는 “나는 신유빈 등 두 명과 복식 경기를 했고 전지희(29·포스코에너지)도 있었다. 세 명 모두 아주 강했다(super strong). 어려운 경기였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패럴림픽 단식에서 ‘왕좌 지키기’에는 실패했지만 단체전 TT9-10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파르티카는 “경기 막판에 상대가 더 잘했다. 패배한 순간에는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극복해 낼 것이다. 탁구가 그렇다. 이기면 좋고, 진다면 어떻게든 그 상황을 극복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1일 시작되는 단체전에 대해 “복수할 좋은 기회다. 대표팀 동료도 단식 4강에서 탈락했다”며 “우승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우리 팀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르티카를 포함한 폴란드 대표팀은 리우 패럴림픽 때 여자 탁구 단체전 TT6-10 금메달을 차지했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3회 연속 메달 역사에 도전했던 ‘스마일 레이서’ 전민재(44·전북장애인체육회)가 4위로 2020 도쿄 패럴림픽 첫 레이스를 마쳤다. 전민재는 29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육상 여자 200m T36 결선에서 5위(31초17)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단, 니콜 니콜라이치크(26·독일)가 경주 중 라인을 밟아 실격 판정을 받으면서 4위로 경기를 마치게 됐다. 2012년 런던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땄던 전민재는 이날 시즌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끝내 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전민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장애인 육상 스타다. 다섯 살에 뇌염을 앓고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은 전민재는 스스로 ‘스무 살까지만 살겠다’고 어머니에게 얘기할 만큼 삶이 버거웠다. 하지만 특수학교에서 육상을 접하면서 삶이 달라졌다. 뇌병변 장애로 원활한 의사 표현이 어려운 그는 큰 대회서 메달을 딸 때마다 발로 쓴 편지로 소감을 전해 화제를 모았다. 2016년 리우 대회 때는 “주변에서 ‘넌 못할 거야, 넌 메달을 딸 수 없어’라고 비아냥거릴 때면 눈물을 삼키며 포기하지 않고 훈련했다. 응원해 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 웃는 미소가 예쁜 전민재 선수가”라고 감동을 전한 바 있다. 전민재는 이날 메달을 놓친 실망감 탓인지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지나갔다. 전민재는 다음달 1일 여자 100m 예선에 출전해 다시 한번 3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장애인 육상에서 T는 트랙, F는 필드를 뜻한다. 알파벳 옆 숫자는 장애 유형과 정도를 뜻한다. T11~13(시각), T20(지적), T32~38(뇌병변), T40~47(절단및기타-스탠딩), T51~54(척수 등 휠체어), T61-64(사지결손 등) 등이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이슬람 무장 세력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장악하면서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출전길이 막혔던 여자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와 남자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6)가 28일 일본 도쿄에 도착했다. 2020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조직위원회는 28일 오후 11시경 두 선수가 도쿄에 도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앤드류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도 “두 선수가 선수촌에 무사히 도착했다”며 환영 인사를 보냈다. 조직위는 원래 “두 선수를 이번 대회에 참가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자세를 유지했지만 전 세계적인 지지 여론과 두 선수의 강력한 출전 의사를 반영해 출전을 허락하기로 했다. IPC는 24일 대회 개회식에서 선수단이 불참한 가운데서도 자원봉사자 손을 빌려 아프가니스탄 국기를 입장시키면서 이들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두 사람은 아프가니스탄 공항이 모두 폐쇄되면서 수도 카불에서 갇힌 신세였지만 호주 정부 도움을 받아 탈출에 성공했다. 그동안 IPC는 “두 선수가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고만 밝혔을 뿐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두 사람은 프랑스 파리에 머물면서, 프랑스 국립 스포츠 전문 기술 연구소에서 훈련과 휴식을 병행했다. 두 사람은 파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은 뒤 출국했으며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쿠다다디는 이번에 처음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된 태권도에서 여자 49㎏급 K44 종목에 출전한다. 이 경기는 다음 달 2일 시작한다. 이 경기에 출전하면 쿠다디디는 아프가니스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패럴림픽 출전 선수가 된다. 쿠다다디는 대회 출전이 카불을 떠나지 못하게 되자 영상 메시지를 “아프가니스탄 여성으로서, 아프가니스탄 여성 대표로서 도움을 청한다.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내 손을 잡고 도와 달라”고 간청했었다. 라소울리는 다음 달 3일 열리는 육상 남자 400m T47에 출전한다. 아프가니스탄장애인체육회는 “여러 정부, 스포츠 단체, 인권 센터, IPC 등을 포함해 이들을 지원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세계태권도연맹(WT)을 특정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대체 선수를 발탁하지 않고 쿠다디디를 기다렸기 때문이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3회 연속 메달을 노리는 전민재(44·전북)가 2020 도쿄 패럴림픽 육상 여자 200m T36 결선에 올랐다. 전민재는 28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예선 2조에서 31초37로 3위를 기록하며 전체 5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전민재는 이번이 네 번째 패럴림픽 출전이다. 2008 베이징 첫 출전에 이어 2012 런던에서 100m, 200m 은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0m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다섯 살에 뇌염을 앓고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다. 스스로 스무 살까지만 살겠다고 어머니에게 얘기할 만큼 삶이 버거웠다. 하지만 특수학교에서 육상을 접하면서 삶이 달라지고 희망을 얻었다. 뇌변병 장애로 원활한 의사 표현이 어려운 전민재는 메달을 딸 때마다 발로 쓴 편지로 소감을 대신해 화제를 모은다. 2016 리우 대회 때는 은메달을 따고 장문의 편지를 통해 “죽기 살기로 열심히 운동을 했고 결실을 메달로 돌려받아 기쁘다. 응원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웃는 미소가 예쁜 전민재 선수가”라고 전했다. 전민재는 29일 200m 결선에 이어 다음달 1일 100m 예선에 출전한다. 장애인 육상에서 T는 트랙, F는 필드를 뜻한다. 알파벳 옆 숫자는 장애 유형과 정도를 뜻한다. T11~13(시각), T20(지적), T32~38(뇌병변), T40~47(절단및기타-스탠딩), T51~54(척수 등 휠체어), T61-64(사지결손 등) 등이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미국프로농구(NBA)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에 코비 브라이언트-샤킬 오닐 콤비가 있었다면 한국 휠체어 농구 대표팀은 조승현(38·춘천시장애인체육회)-김동현(33·제주삼다수) 듀오가 있다. 레이커스 콤비와 마찬가지로 조-김 듀오 역시 한 명은 국내 최고 가드, 한 명은 국내 최고 센터다. 그런데 28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별리그 A조 콜롬비아전에서는 조승현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조승현은 경기 내내 코트 바깥에 앉아 한국이 콜롬비아를 66-54로 물리치고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 이후 21년 만에 본선에서 승리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김영무 한국 대표팀 코치(43·서울시청)는 “조승현이 어제 경기를 뛰다가 엄지손가락 인대가 많이 늘어났다. 오늘보다 내일 캐나다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조승현에게 휴식 시간을 줬다. 오늘은 경기장에 올 때부터 아예 내보내지 않을 생각으로 왔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1승 3패를 기록하면서 조 4위에 자리하게 됐다. 캐나다는 1경기를 덜 치른 상태로 3전 전패를 기록 중이지만 한국을 이기면 1승 3패를 기록하게 된다. 결국 28일 오후 8시 30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리는 두 나라 맞대결에서 이기는 팀이 8강행 티켓을 차지하는 모양새가 됐다. 김 코치는 “이제 뭔가를 비축할 여유가 없다.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승리를 따내겠다는 생각뿐”이라면서 “캐나다에는 패트릭 앤더슨(42)이라는 세계적인 선수가 있다. 이 선수가 사실상 캐나다 전력 절반이다. 다른 선수에게 레이업을 주는 한이 있더라도 이 선수를 꼭 막아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은 “어제 한일전에서 패한 뒤 반성을 많이 했다. 그 덕에 오늘은 즐기면서 파이팅이 넘치는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일도 이 분위기를 이어 꼭 8강행 티켓을 따내겠다”며 “팀 막내로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팀내 최다 득점(14점)을 올린 이치원(41·춘천시장애인체육회)은 “매일 지니까 팀 분위기가 쳐져 있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슛을 할 때 머뭇거렸는데 오늘을 계기로 살아났다”면서 “내일도 꼭 승전보를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한국 남자 휠체어농구가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21년 만에 감격스러운 승리를 신고했다. 고광엽(49) 감독이 이끄는 휠체어농구 대표팀은 28일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콜롬비아를 66-54로 꺾었다. 스페인, 터키, 일본에 내리 3패를 당했던 한국은 4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승리는 휠체어농구가 마지막으로 패럴림픽에 출전했던 2000 시드니대회 이후 21년 만에 거둔 것으로 의미가 크다. 당시 12개국이 출전한 가운데 한국은 전패를 당하다 11, 12위 순위 결정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75-42로 승리했다. 분위기 반전과 함께 8강 진출 가능성도 높였다. 조 4위까지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데 한국(1승 3패·승점 5)은 스페인(4승·승점 8), 일본(3승·승점 6), 터키(2승1패·승점 5)에 이어 4위를 유지했다. 콜롬비아, 캐나다(이상 3패·승점 3)가 뒤를 따르고 있다. 한국과 터키의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한국이 뒤진다. 한국이 -17, 터키가 -4다. 조별리그에선 이기면 승점 2점, 지면 승점 1점이 주어진다. 한국은 29일 오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캐나다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치원(41·춘천시장애인체육회), 김동현(33·제주삼다수), 이윤주(37·서울시청) 등이 고르게 활약했다. 각각 14점, 12점, 10점을 올렸다. 초반부터 매서웠다. 이윤주의 속공 득점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풀코트 프레스로 콜롬비아의 공격 흐름을 방해하면서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3점슛을 터뜨린 오동석(34·서울시청)을 비롯해 이윤주, 이치원, 김동현이 착실하게 점수를 쌓아 1쿼터에서 19-10으로 앞섰다. 1쿼터에서 이윤주가 6점, 오동석이 5점, 이치원과 김동현이 4점씩 고르게 득점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2쿼터 중반에는 28-12, 16점차까지 앞서 나갔다. 전반을 35-27로 마친 한국은 후반 초반 슈팅 난조로 37-31로 쫓겼지만 김동현의 연속 4득점으로 위기를 넘겼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흐름이었다. 이후 황우성(39·제주삼다수), 이치원 등의 공격이 연이어 콜롬비아의 림을 가르며 점수 차를 벌렸다. 53-37, 16점차로 승기를 잡으며 3쿼터를 끝냈다. 4쿼터 막판 콜롬비아의 추격이 있었지만 승부에 영향을 주진 못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2회 연속 은메달을 획득한 서수연(35·광주시청)이 짙은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서수연은 28일 오후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탁구 여자 단식 TT1-2 결승에서 류징(33·중국)에 1-3(7-11, 8-11, 11-4, 11-8)으로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6 리우 패럴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은메달이다. 한국 여자 선수가 패럴림픽 탁구에서 2회 연속 은메달을 획득한 건 서수연이 처음이다. 세계 2위라는 훌륭한 성적이지만, 서수연은 경기를 마친 뒤 ‘아쉽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2016년 리우 패럴림픽에서도 결승에서 류징에 1-3으로 패했기 때문이다. 당시 눈물을 쏟았던 그는 5년 만의 설욕을 다짐하고 이번 대회에 임했으나 끝내 류징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서수연은 취재진을 보자마자 “좋은 소식을 전해드려야 하는데 아쉽네요”라고 말했다. 앞서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결승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었던 그다. 서수연은 “내가 구사하고 싶은 기술들이 더 있었는데 몰리는 상황이 오다보니 다 해 보지 못해 아쉽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최선을 다 한 것 같은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후회보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다. 행운이 좀 따랐으면 좋았을 텐데 준결승부터 그러지 않았다. ‘극복해보자, 해내보자’ 생각했는데도 여의치가 않았다. 많이 아쉽다”고 했다. “지금도 머리 속에서 경기가 맴돈다. 리우 때보다도 경기가 빨리 끝난 느낌이다”라고 곱씹기도 했다. 3년 후 열리는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다시 금메달에 도전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에 서수연은 “나이가 적지 않아 걱정이 되기는 한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그는 “도쿄 때 원하는 목표를 이루고 나면 다음 패럴림픽을 다시 준비할지, 운동만 할지를 편한 마음으로 결정하고 싶었는데 그게 안 돼 아쉽다. 내가 목표하는 건 금메달인데 거기까지 가기가 정말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보였다. 서수연은 “국위선양 의미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목표라 금메달을 따고 싶었던 건데, 은메달도 당연히 크다. 경기에 이변이 많아 내가 원하는 대로 나오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모델을 꿈꾸던 10대 소녀 서수연은 자세 교정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주사 치료를 받은 후 척수에 문제가 생겨 하반신이 마비됐다. 재활 과정에서 탁구를 접하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고, 리우 패럴림픽에서 한국 여자 탁구 단식 선수 최초로 은메달을 따내며 장애인 스포츠 대표 스타로 떠올랐다. 탁구가 자신의 삶을 바꿨다는 서수연은 “탁구로 인해 사회에 나오고 성장하게 됐다”며 “좋아서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는데, 나를 좋게 봐주시고 내가 하는 일을 부럽다고도 해주신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열심히 하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앞으로 가장 먼저 생각할 일은 단체전이다. 서수연은 31일 후배 이미규(33·울산장애인체육회), 윤지유(21·성남시청)와 함께 여자 단체전(스포츠등급 1-3)에서 또 한 번 금메달에 도전한다. 서수연은 “단체전도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빨리 정리하고 남은 기간 단체전을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대표팀을 지도하는 황은빛 코치도 “단체전 목표도 금메달이다. 고비를 잘 넘기면서 선수들과 이야기해 준비하겠다. 상대가 어떤 팀이냐에 따라 선수들의 합을 맞춰 들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만리장성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장애인 탁구 스타’ 서수연(35·광주시청)이 또 다시 중국 최강자의 벽에 막혀 금메달 꿈을 이루지 못했다. 서수연은 28일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TT1-2 결승에서 리우징(33)에게 1-3(7-11, 8-11, 11-4, 8-11)으로 패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은메달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은메달이다. 서수연은 5년 전 리우 대회 결승에서도 리우징을 마주했고 똑같이 1-3으로 패했었다. 5년 만에 설욕을 다짐하고 리턴매치에 나섰지만 ‘디펜딩 챔피언’ 리우징의 왼손은 여전히 강력했다. 서수연이 강공으로 맞섰지만 리우징 역시 호락호락 틈을 내주지 않았다. 상대의 예리한 공격에 막혀 7-11로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 초반에도 1-5까지 밀렸지만 7-7까지 따라잡으며 투혼을 보여줬다. 그러나 리우징의 드라이브가 잇달아 맞아들며 8-11로 2세트를 내줬다. 3세트 들어 서수연의 반전이 시작됐다. 안정적인 리시브, 침착한 코스 공략으로 상대를 흔들며 11-4로 승리했다. 4세트를 맞이한 서수연은 집요했다. 4-8에서 6-8, 7-9, 8-9까지 끈질기게 리우징을 따라붙었다. 그러나 좌우로 갈라치는 리우징의 코스 공략이 매서웠다. 결국 8-11로 4세트를 내주며 그대로 경기는 끝이었다. 모델을 꿈꾸던 10대 소녀 서수연은 자세를 교정하려 병원을 찾았다. 주사 치료를 받은 후 척수에 문제가 생겨 하반신이 마비됐다. 재활 중 만난 탁구는 인생의 새 길이 됐다. 서수연은 리우 패럴림픽에서 여자 탁구 최초로 은메달을 따내며 장애인 스포츠 대표스타로 급부상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서수연은 탁월한 실력은 물론 단아한 외모에 수려한 언변, 따뜻한 인성을 두루 갖췄다”면서 “리우 은메달 후엔 지역 복지관에 기부를 하는 등 조용히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으로도 귀감이 됐다”고 전했다. 서수연은 어깨 통증과 고질적인 허리 부상을 안고 있는 와중에도 도쿄 패럴림픽 꿈을 놓지 않았다. 리우 은메달을 반드시 금메달로 바꿔놓겠다고 다짐했고 2개 대회 연속 결승행 역사를 썼다. 이날 오전 결승행을 확정지은 뒤 서수연은 “리우징은 약점이 없는 선수다. 그래도 리우 때도 해볼 만하다 생각했고 지금도 밀린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만리장성을 꼭 넘고 싶다. 내 인생의 숙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도 ‘숙원’은 이루지 못했지만 포기를 모르는 투혼은 5년 전 그날보다 더욱 눈부셨다. 서수연은 31일 후배 이미규(33·울산장애인체육회), 윤지유(21·성남시청)와 함께 여자 TT1-3 단체전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에 도전한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