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남경필 경기도지사(51)는 최근 또 한 명의 인재를 도정에 끌어들였다. 취업 포털의 대명사인 잡코리아 김화수 전 대표다. 이달 여소야대인 경기도의회의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김 전 대표는 남 지사의 역점 사업인 경기도 일자리재단 초대 대표를 맡게 된다. 도 산하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남 지사의 정치 실험인 ‘여야 연정(聯政)’의 합의 사항이다. 남 지사는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인 투 식스’(오전 9시∼오후 6시)만 일하고 매일 저녁 대한민국의 미래를 변화시킬 혁신가를 만나 얘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직접 대화를 나눠보고 비전이 공유되면 “함께 일해보자”고 제안한다는 것이다. 대선을 염두에 둔 인재 확보 아니냐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선 “사람이 일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기준인 경기도를 리빌딩(재건)하면 대한민국을 리빌딩할 수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렇게 남 지사와 함께하는 대표적 인물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경기도 온라인 공개강좌사업(G-MOOC) 추진단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경기도스타트업캠퍼스 초대 총장), 이영조 경희대 교수(경기연구원 이사) 등이다. 자문기구인 ‘경기도 혁신위원회’에 참여한 사회, 문화, 과학계 등의 국내외 인사까지 포함하면 남 지사의 인재풀은 만만찮다. 새누리당이 20대 총선에서 참패한 뒤 유력 대선 주자들이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남 지사의 주가는 높아지고 있다. 당초 그는 ‘차차기감’으로 거론됐으나 당내에선 ‘조기등판론’이 제기된 예비 주자 가운데 “가장 의지가 높은 인물”이라는 말도 나온다. 남 지사는 ‘정치인으로 대통령 한번 해보는 게 꿈’이라는 그간의 발언에 대해 “언젠간…”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경기도 리빌딩이 과제다.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남 지사도 총선 직후 갑작스럽게 대선 주자로 거론된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고 했다. 10여 년간 교분을 나눈 한 원로가 “상황이 그렇게 만든 것이니 받아들이라”고 조언했지만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하며 걱정했다는 것이다. 남 지사는 대통령을 ‘맨발로 작두날 위를 걷는 사람’이라고 비유했다. 그만큼의 결기와 각오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자신에 대해선 “작두까지는 아니더라도 외줄 위는 걸었다. 국회의원, 도지사까지 20년간 그렇게 살았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경기도를 무대로 다양한 콘텐츠와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연정’을, 경제적으로 ‘공유적 시장경제’를 내세워 집권 구상을 실험 중이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연정은 정치권의 시대적 과제가 된 ‘협치(協治)’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전반기에는 행정1·2부지사, 사회통합부지사(정무) 등 총 3명의 부지사 중 사회통합부지사를 더불어민주당 몫으로 배정했다. 후반기에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지방장관’을 신설해 야당 인사가 도정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후반기에는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남 지사는 “정치권의 모든 화두는 ‘좋은 일자리’로 귀결돼야 한다”며 “정치개혁도 공정사회도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 행복이고, 이를 위해서는 좋은 일자리가 해법”이라고 말했다. 경기지역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과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경기도주식회사’(가칭)나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 기관인 경기도스타트업캠퍼스, 경기도일자리재단 등이 이를 위한 ‘수단’이다. 남 지사는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으로 불리던 원조 소장파 출신이다. 당내 일각에선 당시 ‘입으로만 개혁을 말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남 지사는 과거 이런 지적에 대해 “국민들은 말을 앞세운 정치에 많이 속았다”며 “말이 아니라 성과가 중요하다. 일로써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의 현 상황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남 지사는 “국민께서 ‘이대로 가면 정권 재창출은 어림도 없다’고 한 건데 혁신비상대책위원회도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당대회를 참패의 원인과 해결책을 내놓는 혁신의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개혁보수로서 정계 개편의 한 축이 될 가능성에는 “‘깨진 바가지’(새누리당)에는 더 담을 수도 없으니 뛰쳐나가려는 관성이 작용한다는 게 일반론”이라며 선을 그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9일 새누리당 몫 국회부의장에 선출된 심재철 의원(5선·경기 안양 동안을)은 당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다. 앞서 당내 부의장 후보 경선에선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지를 받은 4선의 김정훈 의원(부산 남갑)을 눌렀다. 당이 ‘계파 화합’을 외치고 있지만 이날 당내 경선에선 계파 간 감정의 골도 드러났다. 경선 직후 이어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친박계 함진규 의원은 “친박이니 친이(친이명박)니 자꾸 당내 분란을 일으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두들겨 패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에 비박계 하태경 의원이 “동료 의원들에게 그런 막말을 하느냐”며 사과를 촉구해 고성이 오갔다고 한다. 국민의당 박주선 국회부의장(4선·광주 동-남을)은 16회 사시에 수석 합격하고 서울지검 특수1부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 등 검찰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정치 입문 뒤 세 차례 당 최고위원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등을 지냈다. 1999년 옷로비 사건에 연루된 걸 시작으로 세 번 구속됐으나 세 번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아 ‘오뚝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심 부의장은 광주, 박 부의장은 전남 보성 출신이다. 전북 진안이 고향인 정세균 의장과 함께 공교롭게도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단이 모두 호남 출신으로 구성됐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8일 타결된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 결과는 사실상 제3당인 국민의당이 최종 승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3당 체제 속에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 2당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알짜 상임위원장 2자리를 챙겼다. 박 원내대표는 그간 국회의장직을 놓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해왔다. 야권인 더민주당 편을 들다가도 “박근혜 대통령이 협조를 요청하면 국회의장직을 여당에 줄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양당 사이에서 ‘밀당’(밀고 당기기)을 했다. 또 협상 과정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의 협상 내용을 공개하며 협상력을 극대화하기도 했다. 당초 목표였던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를 가져온 더민주당 우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국회가 정상적으로 굴러가게 만드는 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의원들이 볼 때 ‘양보를 너무 한 게 아니냐’며 서운해할 것 같다”면서도 “더민주당이 과감하게 양보해 원 구성을 정상화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19대 국회(10개) 때보다 상임위원장 두 자리를 내준 새누리당도 결과적으로 “지킬 것은 지켰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당 성적표와 별개로 국회의장직을 놓고 갈지자(之) 행보를 보인 정 원내대표는 리더십에 또 한 번 상처를 입게 됐다. 원 구성 지연의 책임이 결국 새누리당의 ‘몽니’ 때문으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여야 협상이 꼬인 것은 당초 “총선 결과를 받아들이는 게 맞다”던 정 원내대표가 돌연 “여당 국회의장이 오랜 관례”라고 태도를 바꾼 탓도 있다. 그러다가 여당 유력 의장 후보였던 서청원 의원의 ‘포기’ 선언 직후 원칙도 없이 후퇴하는 모양새가 됐다. 당내에서는 “집권여당이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의장직에 목을 맸음을 자인하는 꼴”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민동용·홍수영 기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8일 20대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의 최대 쟁점인 국회의장직에 대해 “야당에 양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 포럼 창립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에 (국회)의장 하시라고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마침 현장에 있던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에게 “(국회의장 양보를) 결심했다. 국민의당 원내대표께 야당에 의장 양보하겠다는 뜻을 전해 달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는 20대 국회 최다선(8선)으로 새누리당의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서청원 의원이 이 행사 축사에 나서 국회의장직 양보를 시사한 데 따른 것이다. 서 의원은 “야당이 국회의장직을 달라고 하면 줘버리고 원 구성을 늦추지 말라”면서 “의원총회에서 그 문제를 빨리 결정하라. 당론 결정해서 ‘주자’ 그러면 주자 이거다, 의총 당론에 의해 ‘표결하자’ 그러면 표결하자. 대신 저는 안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지켜보던 정 원내대표는 “서청원 전 대표가 역시 물꼬를 터주셨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국민의당이 7일 제안한 ‘자유투표를 통한 선(先) 국회의장 선출’ 방안에 더불어민주당이 화답하면서 두 야당이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20대 국회 원 구성 지연의 책임을 새누리당에 넘기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새누리당은 “두 야당이 협상을 통해 원 구성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선 국민의당이 새누리당이 현실적으로 받기 힘든 카드를 책임 회피용으로 제시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 의장 잃고 상임위 협상력 떨어질라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2야(野)’ 공조에 대해 “진의를 확인해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오후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 이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두 야당은 당리당략과 자리 나눠 먹기에만 관심 있다”며 “야당은 의회 독재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신의에 입각한 원 구성 협상이 이뤄지도록 전향적으로 나서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자유투표를 통해 국회의장을 먼저 선출할 경우 새누리당은 자칫 의장 자리도 얻지 못하고, 상임위원장 배분에서도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인 듯하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법상 국회의장단을 먼저 구성하고 뒤에 상임위를 구성하는 것이지만 의장을 어느 당이 가지느냐에 따라 경우의 수가 많다”며 “(상임위원장 배분과) 연계되지 않으면 어렵다”고 말했다. 20대 국회 최다선(8선)이자 새누리당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서청원 의원 측도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당 지도부로선 친박(박근혜)계 좌장격인 서 의원을 후보로 내세울 경우 야당은 물론 내부에서도 이탈표가 나올 수 있어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 일본 등 해외 국가에서 선거에서 승리한 다수당 중심의 의장단 선출이 관행이라는 점은 여론전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하원의장의 경우 후보는 각각 내지만 다수결 투표를 통해 다수당의 후보가 의장으로 선출돼 왔다. 다만 새누리당 내부에선 탈당파 무소속 의원 7명이 복당하면 원내 1당이 되는 만큼 굳이 더민주당에 의장직을 양보할 이유가 없다는 기류가 팽배하다.○ “제3당 어디로 기우나” 전전긍긍 더민주당은 20대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겉으로는 국민의당과 손을 잡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속내는 다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이날 ‘자유투표 불가’ 방침을 천명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국민이 제1당을 더민주당으로 결정해줬으면 국회의장은 당연히 더민주당이 차지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어진 의총에서 의원들은 김 대표의 뜻과 달리 국민의당의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와 (자유투표 수용을 주장한) 우상호 원내대표 간의 갈등이 아니라 역할 분담”이라고 전했다. 자유투표를 주장하며 새누리당과 더민주당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국민의당을 향해 김 대표가 “의장은 원래부터 더민주당 몫이니 혹시나 (새누리당 지지 등) 다른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냈다는 것이다. 더민주당은 자유투표 여부와 상관없이 3당이 의장 선출 방식에 동의하면 곧바로 내부 경선을 실시해 의장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현재 문희상 정세균 이석현(이상 6선) 박병석 의원(5선)이 도전장을 낸 상태다. 다만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공공연하게 “친노(친노무현) 인사는 어렵다”고 한 만큼 문 의원이 당 후보로 선출될 경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중재자 역할 하며 존재감 부각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유투표 제안과 관련해 “국민들은 누가 의장이 되고 누가 어떤 상임위를 갖는지에 관심이 없다”며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첫 번째 단계는 양당에서 의장 후보를 먼저 내놓는 것”이라고 했다. 교착상태에 있는 여야 협상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국회 운영을 주도하겠다는 속내다. 박 원내대표는 “(자유투표에서) 우리 당이 누굴 (선택) 할 거냐. 그건 우리에게 맡겨라”며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캐스팅보트를 활용해 양당 어느 편도 들지 않으면서 최대한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민의당은 의원총회에서 이달 1일부터 개원일까지의 세비를 반납하기로 결의했다. 의원 세비가 연간 1억3796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의원 1인당 하루에 37만 원씩, 총 1436만 원씩을 반납하게 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홍수영 기자}

20대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의 뇌관은 국회의장직이었다. 새누리당 김도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원 구성의 법정 시한을 하루 앞둔 6일 각자 ‘진패(1차 협상 카드)’를 들고 세 차례 릴레이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국회의장직과 알짜 상임위를 놓고 ‘샅바싸움’을 벌인 끝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1·2당, 국회의장 놓고 줄다리기 여야 3당은 상임위원장 몫 ‘8·8·2원칙’에 따라 ‘지켜야 하는’ 상임위와 ‘가져와야 하는’ 상임위를 놓고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19대 국회(10개)에 비해 위원장직을 두 자리 내줘야 한다. 더민주당으로선 숫자(8개)에는 변동이 없지만 원내 1당으로서 핵심 상임위를 주장할 근거가 생겼다. 이날 협상이 결렬된 것은 어떤 상임위를 지키고 가져올 것인가의 전제 조건이 되는 국회의장 자리를 두고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이) 의장을 서로 요구하고 있어서 협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의장 문제 때문에 상임위 배분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직을 요구하고 나선 배경을 놓고 그동안은 국정 운영과 직결된 상임위를 사수하기 위한 ‘협상 카드’라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원 구성 법적 시한을 코앞에 둔 담판에서까지 새누리당이 의장 자리를 고수하자 야당에서는 “협상용이 아니라 실제 의장직을 여당이 가져가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날 협상에서 당초 윤리특위와 외교통일위를 내놓겠다고 했던 새누리당은 윤리특위와 야당이 요구했던 상임위 중 운영위 등을 제외한 1개를 양보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더민주당은 19대 때 여당 몫이던 운영위, 정무위, 예결특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를 요구해 왔다. 운영위는 청와대를, 정무위는 국무총리실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소관기관으로 두고 있다. 야당으로선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부각할 수 있는 최적의 상임위라는 판단을 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운영위를 내놓을 생각은 전혀 없다. 미방위도 언론 관련 이슈를 다룰 수 있어 역시 민감한 상임위다. 더민주당은 국회 운영을 총괄하는 운영위원장 자리를 원내 1당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속셈은 다른 데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소야대였던 16대 국회를 포함해 역대 국회에서 운영위원장은 모두 여당이 차지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런 만큼 더민주당이 운영위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 정무위 등을 가져오려는 포석이라는 시각이 많다.○ ‘밥그릇 싸움’ 거리 두는 국민의당 상임위원장직 두 자리를 얻는 국민의당은 겉으로는 양당의 ‘밥그릇 싸움’과 거리를 두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 구성 지연과 관련해 “새누리당의 혼선과 더민주당의 과욕 때문”이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왜 집권여당이 당연히 의장을 차지해야지 제1당에 양보를 했느냐’는 질책이 쏟아졌다”며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저에게 ‘더민주당에서는 다섯 분의 의장 후보가 출마해 강하게 캠페인을 하고 있어서 도저히 의장을 양보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협상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기획재정위, 보건복지위,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산업통상자원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가운데 2개를 목표로 하는 실리 극대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의 주요 의제로 삼고 있는 ‘과학기술혁명, 교육혁명, 창업혁명’과 관련이 있는 상임위들이다.○ 20대 국회도 또다시 ‘개점휴업’ 원 구성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첫 단계다. 국회법에 따르면 의장 및 부의장은 임기 개시(5월 30일) 이후 7일째 열리는 본회의에서 선출하도록 돼 있다. 이번에는 일요일(5일), 공휴일인 현충일(6일)이 있어 7일까지 의장단을 선출해야 한다. 또 이날로부터 3일 이내에(10일까지) 상임위 구성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원 구성 시한이 명문화된 뒤 22년 동안 국회는 단 한 차례도 이를 지키지 못했다. 19대 국회는 7월 2일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됐고 18대 국회는 7월 11일에야 ‘개점휴업’ 상태를 벗었다. 홍수영 gaea@donga.com·황형준·차길호 기자}

20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여야 의원들의 법안 발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속 빈 강정’ 같은 법안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 동안 발의된 법안은 모두 100건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제출한 ‘행정사법 개정안’ 1건을 제외하면 99건 모두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이다. 이는 역대 국회에서 임기 시작 첫 주에 발의된 법안 건수와 비교해도 가장 많다. 19대 국회에서는 64건, 18대 국회에서는 15건이 각각 발의됐고 17대 국회에서는 이 기간에 한 건도 없었다. 19대 때는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경쟁적으로 발의한 당론 법안이 31건이나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20대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생색내기’나 지역구 민원 해결을 위한 ‘포퓰리즘 법안’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기존 일반법 체계를 무너뜨리는 특별법 발의를 남발하는 행태도 여전했다. 20대 국회 ‘1호 법안’인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경기 파주을)의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의 설치 및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의 조성·운영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경북 포항남-울릉)의 ‘울릉도·독도지역 지원 특별법’ 등은 발의 즉시 “민원성 법안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19대 국회 때 발의된 법안과 자구 내용이 똑같은 ‘재탕 법안’도 많다. 어버이날을 공휴일에 추가하는 내용의 ‘국경일 및 공휴일에 관한 법’(더민주당 이찬열 의원),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새누리당 오신환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당론 발의한 ‘규제개혁특별법’은 2014년 11월에도 당 소속 의원 157명 전원이 공동 발의했었다. 당시 1년 반 가까이 야당의 반발로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의 벽도 넘지 못했다. 이를 놓고 원내 1당일 때도 처리하지 못한 법안을 여소야대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20대 국회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장기화되고 있다. 여야는 사흘째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지도 못한 채 20대 국회 첫 임시국회를 7일 열기 위한 소집 요구서를 3일 국회에 제출했다. 소집 요구서조차 내지 않을 경우 “개원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질 것을 우려한 제스처로 보인다.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는 제출했지만 여야 간 ‘네 탓’ 공방이 격화되고 있어 본회의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법제사법위원장 양보’ 제안에 대해 “야당이 마치 시혜를 베풀고, 큰 선심을 쓰고, 큰 양보를 하는 것처럼 하고 있다”며 “수적으로 우위에 있으니 무조건 따르라는 식의 자세로는 진전을 이루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도 “야권이 야합에 대해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만 신뢰를 갖고 원 구성 협상에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청와대 배후설’을 제기하며 맞받았다.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수석 회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집권당이 ‘몽니’를 부리는 것은 처음”이라며 “청와대가 국회 상임위 배분까지 관여하는 게 사실이라면 의회 민주주의 부정 문제를 넘어 파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민주당은 전날 김 원내수석이 기자간담회에서 “여당으로서 청와대의 의견을 듣지 않을 수 없는 것”, “청와대와 여당이 서로 의견을 듣고 의논하는 것”이라고 한 발언을 ‘청와대 배후설’의 근거로 꼽고 있다. 원 구성 협상의 파행 책임을 놓고도 여야의 주장은 엇갈린다. 더민주당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김 원내수석과의 짧은 통화 한 번이 전부”라고 했다. 박 원내수석이 “일단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김 원내수석은 “(야권의 자유 투표 시사에 대한) 사과가 먼저”라며 거부했다고 한다. 박 원내수석이 거듭 “얼굴을 봐야 사과를 하든지 할 것 아니냐. 그러니 만나자”고 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도 “10번 넘게 김 원내수석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를 못 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도읍 원내수석은 “박 원내수석이 카카오톡을 통해 ‘오후 3시에 만나자’고 하기에 ‘협상 테이블을 복구하면 나가겠다’고 했더니 아무 답이 없다”며 “협상 제의는 협상 지연 책임론을 피하려는 명분 쌓기에 불과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두 야당이 협공에 나서면서 새누리당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새누리당 원내 관계자는 “야당의 ‘양보론’에 여당이 아무리 ‘꼼수’라고 반발해도 결국 의회 권력을 쥔 야당이 협상의 키를 쥐고 있다. 우리로선 사실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야권은 해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하는 5일 이후에나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여당이 끝까지 회동을 거부하기는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며 “연휴 기간 중 여당의 협상 재개 연락이 언제 올지 몰라 두 야당 원내수석 모두 지역구 일정을 취소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홍수영 기자}
“새누리당을 비유하자면 아주, 정말 매력 없는 이성(異性)이다.” 4·13총선 참패 뒤 50여 일 만인 3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첫 회의. 최연소 비대위원인 임윤선 변호사(38·여)는 비대위원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지금의 새누리당이 꼴 보기 싫어서였다”라고 운을 뗀 뒤 이같이 말했다. 임 비대위원은 새누리당에 대해 “현재 능력도 없고, 미래의 비전도 보이지 않고, 그러면 성격이라도 좋아야 할 텐데 만날 다툰다”며 “어디에도 쓸모가 없는 남자”라고 비유했다. 또 “보수란 현재에는 긍정을, 미래에는 희망을 줘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과거의 영광에만 매달려 ‘내가 누구 집 아들인 줄 알아?’만 외치고 있다”고 일갈했다. 친박(친박근혜)계로 쇄신 목소리를 내온 이학재 비대위원은 “아는 분이 어제 ‘친박-비박(비박근혜) 찾다가 (새누리당이) 쪽박 찼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국민만 바라보고 일 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옥 비대위원장은 “이번 비대위 활동은 국민이 새누리당에 주신 마지막 기회”라며 혁신비대위의 3대 활동 목표로 ‘혁신, 민생, 통합’을 제시했다. 혁신비대위는 7일 2차 회의에서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개최시기를 다루기로 했다. 무소속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의 복당 문제도 가부를 떠나 조속한 시일 내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복당 문제는 계파 간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이어서 혁신비대위의 최대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인 김영우 비대위원은 “(논란을 빚은) 공천 과정을 되풀이 할 수는 없다. (탈당파 의원 7인의) 일괄 복당이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계 한 당직자는 “당내 화합이 최우선 과제”라며 “논란의 불씨인 복당 문제는 새 지도부가 출범한 뒤에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홍수영기자 gaea@donga.com}
경유값 인상 여부로 뜨거운 논란이 돼온 범정부 차원의 미세먼지 대책이 발표된다. 정부는 3일 오전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미세먼지 특별 관리를 위한 관계장관 회의를 개최한 뒤 오후 2시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대책을 공식 발표한다고 밝혔다. 관계장관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외교부 행정자치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장관과 기상청장 등이 참석한다. 그러나 대책에는 당초 환경부 기재부 등이 논의해 왔던 환경개선부담금 부과를 통한 경유값 인상안은 빠지고 화력발전소 건설 규모 축소 등의 대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열린 첫 20대 국회 당정협의에서도 새누리당은 “영세 자영업자에게 부담을 늘리거나 국민 생활의 불편을 주는 방안은 포함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국민 건강에 큰 문제로 등장한 미세먼지의 근본적 해결 대책 마련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정협의에서 경유값 인상 및 고등어, 삼겹살 직화구이 업소 규제에 반대하는 대신 △미세먼지 측정소 확충 △석탄 화력발전소의 친환경 연료 사용 △노후 화력발전소 폐쇄 △도로, 공사장, 노후차량 등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또 집진 시설 및 저감장치 부착사업 확대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기존의 미세먼지 대책에 들어있던 내용을 토대로 일부 보강하는 수준이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 후 “(경유값을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이) 90% 이상 되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경유값 인상이 ‘제2의 담뱃값 인상’ 반발 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보고 철회를 강력히 주문했다고 한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대안으로 언급한 휘발유값 인하안은 이 자리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야당은 이날 경유값 인상안을 두고 “서민증세 꼼수의 전형”(더불어민주당), “국민 불안만 심어주는 행태”(국민의당)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 기재부 산업부 등 관련 부처들이 신경전을 벌여온 경유값 문제 등 민감한 미세먼지 대책들은 일단 중장기 과제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 당국자는 “지금 당장은 추진이 어렵더라도 경유에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은 장기적 차원에서 검토해볼 만한 사안”이라고 여지를 남겼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홍수영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새누리당에) 줄 테니까 국회의장을 (더불어민주당이) 가져가겠다? 꼼수도 그런 꼼수가….” 20대 국회 원 구성 실무협상을 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가 2일 야당을 강력히 비판했다.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이날 ‘중대 결심’이라며 “법사위를 과감하게 양보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박이었다. 더민주당이 절충안을 내놓으면서 함께 던진 요구사항은 공개하지 않고 ‘통 큰 양보’로 포장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원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티타임을 자청해 그동안 여야 3당 간 협상 과정을 낱낱이 공개했다. 당초 3당 원내수석은 이를 비공개로 하기로 했지만 “야당의 꼼수로 더이상 약속을 지킬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더민주당이 법사위를 양보한다고 공언할 거면 지난달 30일 협상에서 의장과 함께 정무위, 운영위까지 달라고 한 것도 밝히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30일 회동 직전까지는 19대 국회 당시 더민주당이 가진 상임위 2개를 달라는 것이었다”며 “갑자기 돌변해 새누리당이 가진 기획재정위를 달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의장, 기재위, 정무위, 운영위를 다 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두 야당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협공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간 논의가 감정싸움으로 악화하면서 원 구성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진 모양새다. 야권에서 제기된 ‘국회의장 자유투표’ 카드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그간 논의를 완전히 백지화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자유투표를 할 경우 야당 의장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 원내수석은 “만약 야당이 표결을 강행한다면 새누리당은 국회법 범위 내에서 대응하는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일 정부가 미세먼지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검토하고 있는 경유값 인상안에 대해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유값을 올릴 게 아니라 오히려 국제 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휘발유값을 내리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유(차)라 함은 화물트럭이라거나 영세 자영업자, 30·40대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차량)”이라며 “서민의 부담을 올리는 방향은 터무니없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기획재정부와 환경부는 현재 경유차에 부과하는 환경개선부담금을 경유에 직접 부과하는 방식으로 경유값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야권도 한목소리로 정부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대변인은 “서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방식으로 국민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정책은 합리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정부가 정부답지 못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2일 정 원내대표 주재로 당정협의를 열고 미세먼지 대책을 조율할 예정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정치란 ‘사람 섬기기를 하늘같이 만드는 예술’ 아닌가. 그런데 한국 정치는 현재 우물에 빠져있는 꼴이다.”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왼쪽 사진)이 독일 전문가인 김택환 전 경기대 교수가 최근 발간한 ‘21세기 대한민국 국부론’ 추천사에 적은 내용이다. 손 전 고문이 추천사를 쓴 건 2014년 8월 전남 강진에 칩거한 뒤 처음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손 전 고문은 추천사에서 “내 정치인생을 관통하는 그 무엇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민주적 리더십’이다. 민주적 리더십이 ‘대한민국 국부론’과 결합하면 김구 선생이 노래한 ‘높은 문화강국’이 되는 것 아닌가”라며 “강진에서 꿈꾸고 미래에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들과 함께 만들고 싶은 나라다”라고 밝혔다. 손 전 고문이 최근 정계 복귀를 시사한 가운데 평소의 대권 속내를 드러낸 표현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손 전 고문은 2013년 독일 베를린 자유대 연수 시절부터 김 전 교수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오른쪽 사진)은 이 책을 19, 20대 의원 전원에게 선물했다. 최근 미래지향적 중도세력의 ‘빅텐트론’을 제시했던 정 전 의장과 손 전 고문이 결합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 터라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손 전 고문이 추천사를 썼다는 걸 몰랐다”며 “의장 직속 국회 미래전략자문위원이었던 김 전 교수가 좋은 책을 썼다기에 미래전략자문 결과보고서를 보내면서 같이 보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홍수영 기자}
새누리당이 4·13총선 공천 과정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7명 중 유승민 윤상현 의원과 다른 5명을 분리해 ‘투 트랙’ 복당 조치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3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윤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을 먼저 복당시킨다는 데 여권 내 공감대가 이뤄진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유, 윤 의원의 복당에는 각각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간에 이견이 큰 상황이다. 그런 만큼 논란이 없는 주호영 강길부 안상수 장제원 이철규 의원 등은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는 대로 우선 복당시키고 유, 윤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선출할 차기 지도부에 영입 여부를 맡기는 방향으로 결론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이 계파 갈등의 뇌관인 탈당파의 복당 문제를 다시 꺼내든 건 원내 2당으로 전락한 처지 때문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당이 국회의장을 맡는 전통과 관행이 있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을 “잠시 1당”이라고 지칭했다. 탈당파의 복당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복당 문제가 쟁점화하면 비박계가 유 의원의 복당을 강하게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이 지도부의 막판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4월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초청 간담회에서 유 의원의 복당에 부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유 의원은 이날 성균관대 특강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복당 신청을 한 상태고 결정은 당이 하는 것”이라면서 “당이 어떻게 결정하든 기다리고 받아들일 수밖에…”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신뢰에 금이 가는 행동을 하고 있다.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경고의 말씀을 드린다.”(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20대 총선을 통해 국민은 협치(協治)하라는 지상명령을 내렸다. 어떤 이유로도 협치의 개념을 훼손해선 안 된다.”(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30일 임기가 시작되는 20대 국회가 협치의 첫 단추를 끼우기도 전에 급랭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일명 ‘상시 청문회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자 야권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당장 국회 원 구성 협상부터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물 건너간 협치, 정국 ‘먹구름’ 더민주당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 반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상시 청문회법에 대한 재의(再議) 요구안을 심의, 의결하기 위해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우 원내대표는 “야 3당 원내대표가 긴급히 전화로 의견을 나눴다”며 “20대 국회에서 재의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공조 사실을 알렸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새누리당 정 원내대표는 긴급 원내대표단 간담회를 소집했다. 당초 국회 개원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던 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야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19대 (국회) 일은 19대에 끝내는 것이 순리”라며 “20대 국회가 처음부터 충돌하면서 시작하는 부담을 정부가 덜어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입법부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상시 청문회법의 위헌성을 거론하는 등 강하게 국회를 비판해 ‘장외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황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행정부의 국정 운영을 근본적으로 어렵게 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입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정상적인 감시, 견제 수준을 크게 벗어나고 있다”고 재의 요구 배경을 설명했다. 제정부 법제처장도 이후 브리핑을 통해 “주요 선진국에서는 보기 드문 이중, 삼중의 행정부와 사법부 등에 대한 통제수단”이라고 말했다. ○ 향후 ‘상시 청문회법’의 운명은 국회는 19대 국회 임기 종료를 이틀 앞둔 이날 정부로부터 상시 청문회법의 재의 요구안을 접수했다. 통상 정부가 재의를 요구하면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재의결하면 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19대 국회에서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을 20대 국회에서 재의해야 하는지부터 두고 여야 간 치열한 법리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김도읍 수석원내부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은 다시 ‘계류 중인 법안’이 됐다”며 “헌법 51조에 의해 계류 중인 법안은 국회 임기가 끝나는 대로 폐기된다”고 말했다. 야권이 상시 청문회법을 재의결하려면 20대 국회에서 발의 절차부터 다시 밟으라는 얘기다. 반면 야권은 일제히 “20대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우 원내대표는 “19대 국회가 처리하지 못한 귀책사유가 국회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20대 국회에서 (별도의 발의 없이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해석이 엇갈려 향후 법적 논란은 확산될 수 있다. 윤강욱 법제처 대변인은 “전문가 의견 수렴 과정에서 거부권 행사에 대한 찬성과 반대 양론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회 운영 룰(규칙)인 만큼 마땅한 ‘최종 심판자’도 없다는 점이다. 결국 여야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정치 공방만 벌일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20대 국회도 여야 갈등이 불가피해졌다. 야당은 거부권 행사 문제와 원 구성 협상 및 민생 현안을 ‘투 트랙’으로 분리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여야의 물밑 기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야권의 협조를 기대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홍수영 gaea@donga.com·한상준 기자}
정부는 27일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현안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일명 ‘상시 청문회법’)에 대해 재의 요구안을 의결했다.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순방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은 전자결재로 이를 재가했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지난해 6월 정부 시행령에 대해 국회의 수정·변경권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이어 두 번째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오늘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 요구를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재의 요구 이유와 관련해 “개정안의 제안 이유에서 국회의 국정 통제권한이 보다 실효적으로 행사되기 위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며 “즉 행정부에 대한 견제가 아니라 통제를 위한 것이란 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 총리는 상시 청문회법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며 “입법부가 행정부에 대해 새로운 통제수단을 신설하는 것으로서 권력분립 및 견제와 균형이라는 헌법정신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청문회 개최 여부도 국정조사와는 달리 상임위나 소위 의결만으로도 가능해 자칫 헌법상 국정조사 제도가 유명무실화될 우려마저 있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위헌 소지 외에도 “이번 국회법 개정안에 따르면 행정부의 모든 업무가 언제든지 청문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상시적으로 개최될 수 있는 청문회 과정에서 공무원들은 방대한 자료 제출, 증인 출석 등 많은 부담을 안게 돼 결국 행정부의 업무 마비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렇게 (재의 요구를) 결정하게 된 것은 입법부와 결코 대립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 총리는 “국회의 내부 운영 상황으로 행정부가 의견을 내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있으나 이번 국회법 개정안의 내용이 행정부의 국정 운영을 근본적으로 어렵게 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입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정상적인 감시, 견제 수준을 크게 벗어나고 있다고 판단돼 불가피하게 정부의 의견을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26일 오후 황 총리로부터 국회법 개정안 재의 요구 등을 포함해 130건의 안건을 심의하기 위해 국무회의를 개최한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 박 대통령의 순방을 수행 중인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모은 국회법 개정안 재의요구안을 건의 받으면 전자결재를 통해 재가할 것”이라고 전했다.홍수영기자 gaea@donga.com}

헌법재판소가 26일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 심판에 각하 결정을 내리면서 20대 국회는 기존의 운영 룰(규칙)인 선진화법 체제로 출범한다. 이날 헌재의 결정이 선진화법 자체의 위헌 여부를 가린 것은 아니지만 위헌 시비는 사실상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에 따라 ‘공’은 다시 운영과 개정의 당사자인 국회로 넘어왔다. 선진화법은 해머와 최루탄까지 등장한 ‘몸싸움 국회’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19대 국회는 선진화법에 발목이 잡혀 대립과 교착으로 점철된 ‘식물 국회’였다. 20대 국회가 여소야대(與小野大) 3당 체제로 재편되면서 선진화법이 협치(協治)의 장을 열지, 식물 국회보다 더한 ‘무생물 국회’가 될지 주목된다.○ 협치 없으면 ‘무생물 국회’ 선진화법은 여야 간 이견이 큰 쟁점 법안을 처리하려면 재적 의원 5분의 3인 180명 이상의 찬성을 얻도록 하고 있다. 법안 날치기 통과와 이를 막기 위한 폭력 사태는 사라졌지만 소수가 국회를 지배하는 초유의 상황이 도래했다. 19대 국회에서 여당은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도 ‘우는 소리’만 하며 선진화법을 ‘야당 결재법’이라고 불렀다. 30일 개원하는 20대 국회도 어느 한 정당이 쟁점 법안을 단독으로 밀어붙이긴 어렵게 됐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는 데다 1, 2당 어느 쪽이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을 끌어들인다 해도 180석에 못 미친다. 새누리당(122석)이 국민의당(38석), 여권 성향의 무소속 의원(7석)과 연대해도 167표에 그친다. 더불어민주당(123석)도 국민의당, 정의당(6석), 야권 성향의 무소속 의원(4석)과 공조해도 최대 171표다. 결국 각 당이 내세우는 중점 법안을 처리하려면 여야 협력이 필수적이다. 선진화법 주역인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은 헌재 결정 직후 “무리하게 헌법소원을 진행하다 여의치 않자 편법적인 방법을 찾아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면서 망신을 자초했다”며 “여야 모두 선진화법을 정쟁 대상으로 삼지 말고 생산적인 국회를 위한 개선책을 찾자”고 말했다. ○ 공수 바뀐 선진화법 개정 전략 여소야대로 국회 운영의 ‘공수(攻守)’가 바뀌면서 선진화법 개정을 둘러싼 여야의 전략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법이 야당의 반대에 부닥치자 올해 1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재적 의원 과반수(150명 이상)가 요구할 경우 본회의에 올려 의결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4·13총선 이후 생각이 달라졌다. 선진화법이 야권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방패’라고 보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 “소수당이 됐다고 해서 입장을 바꿀 순 없다”며 개정할 뜻을 밝혔지만 적극 나서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반면 선진화법 수호를 외쳐온 야권은 “현재대로 유지되든, 개정되든 크게 나쁠 게 없다”는 태도로 돌아섰다. 더민주당 관계자는 “(선진화법이) 개정된다면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하기 더 쉬워지는데, 국회의장이 우리 당 몫이 되는 상황에서 나쁠 게 있겠느냐”며 “그렇다고 우리가 개정을 서두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우리 당은 여소야대 상황이라 해서 선진화법에 대한 태도를 바꿀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 운영 룰이 과반수로 바뀌면 캐스팅보트의 파워가 더 강해지는 만큼 내심 개정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한상준 기자}
내년 대선 도전 가능성을 시사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야권은 ‘친박(친박근혜)’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총선에서 확인된 친박계에 대한 곱지 않은 여론을 활용해 반 총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반기문 대망론’으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반 총장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새누리 친박 대통령 후보로 ‘내정’돼 있다”며 “킹메이커로서의 당권은 (친박 좌장) 최경환 의원이 맡고, 차기 대통령은 반 총장이 맡는 구도”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해 “친박들이 (반 총장을) 굉장히 대통령 후보로 모시려 할 것이고 (반 총장) 본인도 권력욕이 강한 분”이라고 했다. 반 총장에 대한 ‘친박’ 프레임 씌우기는 자칫 직접적인 반 총장 ‘때리기’가 불러올 수 있는 역풍을 피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아직 대권 도전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그가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데다 상당수 국민에겐 자부심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비판도 아직은 우회적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1946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결의문을 인용하며 반 총장의 대선 출마를 에둘러 비판했다. 결의문은 ‘사무총장 퇴임 직후 회원국이 어떠한 정부직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시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여러 국가의 비밀 정보를 많이 알게 되는데 특정 국가 공직자가 되면 이를 악용할 가능성이 있으니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결의문”이라며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만 했다. 반면 총선 참패로 마땅한 대권 주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반 총장에게 잔뜩 기대를 거는 표정이다. 제주포럼에 참석한 홍문표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우리 당이 처해 있는 상황으로 볼 때 반 총장이 새누리당에 혹시라도 온다면 엄청난 파워가 생기는 것이고 국가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며 “반 총장이 오면 기존 주자들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당) 2·8전당대회를 앞두고 문재인 당시 대표 측이 반 총장 영입에 부정적이었다는 뒷얘기도 공개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시 당권과 대권 분리를 제안하자 문 전 대표 측 인사가 ‘만일 박지원이 당 대표가 되면 반 총장을 데려다가 (대선) 경선을 시킬 텐데 그러면 우리가 위험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인사가 누군지는 공개하지 않았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홍수영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 첫 일정인 관훈클럽 포럼은 당초 비공개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가벼운 티타임으로 진행되리라 예상됐다. 하지만 반 총장은 ‘반기문 대망론’ 등과 관련한 질문에 구체적이면서 과거보다 진일보한 비교적 솔직한 답변을 내놓았다.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활동했던 내용까지 곁들이면서 간담회 시간은 80분 넘게 이어졌다. 반 총장은 모두발언을 시작하며 “원래 (관훈클럽 측과) 저와의 약속은 (질문은) 완전히 안 하는 거였는데…”라며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10년간 사무총장으로 근무하면서 보고 느낀 소회는 책으로 써도 몇 권은 써야 할 분량이지만 15∼20분 정도로 말씀드리겠다”며 대화의 장을 열었다. 반 총장은 “사무총장(SG·Secretary General)을 희생양(SG·Scapegoat)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흔히들 ‘가장 불가능한 직업(the most impossible job)’이라고 하는 사무총장직에 취임하면서 ‘가장 가능한 직업(the best possible job)’으로 바꾸겠다고 했는데 사실상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환영 만찬에선 정치권 인사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기도 했다. 만찬에 참석한 새누리당 홍문표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2∼3m 앞에서 내 얼굴을 알아보고 먼저 와서 ‘어떻게 바쁜데 오셨나’ 인사하더라”고 말했다. 만찬 뒤 퇴장할 때도 정진석 원내대표 등과 귓속말을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홍수영 gaea@donga.com / 제주=조숭호 기자}

정부와 여당이 경영 위기로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조선업을 늦어도 다음 달 말까지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또 당정은 구조조정 기업과 협력업체들에 대한 세금과 4대 보험료 등의 징수를 유예해 구조조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23일 경남 거제를 방문해 근로자들의 건의사항을 청취한 새누리당과 정부는 24일 국회에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관련 당정협의’를 열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절차를 서둘러 상반기(1∼6월) 중에 조선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당이 요청했고, 고용노동부가 적극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제는 고용 사정이 급격히 악화할 우려가 있는 업종을 지정해 행정·재정적 지원을 하는 제도로 고용 유지 지원금 지급, 재취업 훈련 등 다양한 고용 안정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당정은 또 구조조정 대상 업체는 물론이고 협력업체들에까지 각종 세금과 4대 보험료, 장애인고용부담금 등에 대한 징수를 유예하기로 했다. 경남 거제시 등 구조조정 기업이 밀집한 지역의 소상공인에 대해서도 세금 등의 징수 유예를 검토할 계획이다. 조선업 원청 업체가 하도급 업체를 대상으로 이른바 ‘단가 후려치기’나 불공정 계약을 강요하는 사례가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통해 시정을 요구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도 선박 건조 자금이 부족한 조선사나 협력업체에 대한 신규 대출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은 그 과정이 고통스러워도 환부를 제거함으로써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고 경제 활력을 찾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면서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주주, 근로자,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들이 고통을 분담한다는 데 공감하고 기업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정은 구조조정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이나 야당에서 요구하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에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홍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