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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가수를 상대로 2년간 문자 폭탄을 날리며 스토킹한 혐의로 복역 중인 미국인 남성에 대해 미 연방대법원이 원심의 유죄 판결을 뒤집고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에 어긋난다고 판시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27일(현지 시간) 연방대법원은 스토킹 혐의로 기소된 빌리 카운터먼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하급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7 대 2의 다수 의견으로 “피고인이 자신의 언행이 상대에게 위협적이란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피고인 카운터먼은 2014년부터 약 2년간 컨트리 음악 가수인 콜스 웨일런에게 공포심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냈다. 그는 ‘죽어라, 너는 필요 없는 존재다’ ‘아무도 나를 감시하지 않는다. 내가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 ‘너는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웨일런은 이 같은 문자 폭탄으로 인한 불안감에 일부 콘서트를 취소했고 밤에 불을 끄고 자지 못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카운터먼 측 변호인단은 “부주의한 발언을 이유로 사람들을 처벌해서는 안 되며, 피고인은 망상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 수정헌법 1조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측 주장을 받아들인 대법원 판결을 놓고 미국에선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일각에선 “위협인 줄 모르고 한 발언을 범죄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며 찬성 의견을 내고 있다. 반면 메리 앤 프랭크스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수정헌법 1조를 연구하는 학자들을 대표해 낸 성명에서 “대법원은 스토킹 피해자들에게 ‘종신 테러형’을 선고했다. 스토킹 피해자들이 살해될 위험 역시 증가했다”고 비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여성 가수를 상대로 2년 간 문자 폭탄을 날리며 스토킹한 혐의로 복역 중인 미국인 남성에 대해 미 연방대법원이 원심의 유죄 판결을 뒤집고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에 어긋난다고 판시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27일(현지 시간) 연방대법원은 스토킹 혐의로 기소된 빌리 카운터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하급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7대 2의 다수 의견으로 “피고인이 자신의 언행이 상대에게 위협적이란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피고인 카운터맨은 2014년부터 약 2년간 컨트리 음악 가수인 콜스 월렌에게 공포심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냈다. 그는 ‘죽어라, 너는 필요 없는 존재다’ ‘아무도 나를 감시하지 않는다. 내가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 ‘너는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월렌은 이 같은 문자 폭탄으로 인한 불안감에 일부 콘서트를 취소했고 밤에 불을 끄고 자지 못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카운터맨 측 변호인단은 “부주의한 발언을 이유로 사람들을 처벌해서는 안 되며, 피고인은 망상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 수정헌법 1조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측 주장을 받아들인 대법원 판결을 놓고 미국에선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일각에선 “고의가 아닌 발언을 범죄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며 찬성 의견을 내고 있다. 반면 메리 앤 프랭크스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수정헌법 1조를 연구하는 학자들을 대표해 낸 성명에서 “대법원은 스토킹 피해자들에게 ‘종신 테러형’을 선고했다. 스토킹 피해자들이 살해될 위험 역시 증가했다”고 비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아시아 최초로 대마를 합법화한 태국에서 14세 소년이 대마초 살 돈을 주지 않는다며 흉기를 휘둘러 친할아버지를 다치게 하고 자신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 26일 타이PBS 방송 등 태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 북동부 농부아람푸주 꿋찍 지역에서 잠자던 노인이 손자에게 흉기로 공격을 당했다며 이웃에게 도움을 청했다. 머리와 얼굴 등 전신에 심각한 상처를 입은 그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26일 새벽 집 뒷마당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인의 손자를 발견했다. 현지 언론은 손자가 범행 당일 할아버지에게 “대마초 살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타향에서 일하는 부모를 대신해 조부모 손에서 자란 소년은 평소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소년의 방에서 말린 대마초와 대마초 흡입에 사용한 도구를 발견했다. 이날 태국 남부 끄라비주 카오파옴에서도 메스암페타민과 대마초를 혼합 복용해 환각에 빠진 36세 남성이 32세의 한 남성을 흉기로 살해한 뒤 경찰에 붙잡히는 등 대마초 관련 살인사건이 잇달았다. 2018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한 태국은 지난해 6월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가정에서 재배하는 것도 허용했다. 이후 어린이 청소년 등을 중심으로 향락용 대마 소비가 늘어나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태국 총선에서 승리한 전진당(MFP)은 대마 합법화 폐지를 목표로 연립정부 구성에 동의한 다른 8개 정당과 맺은 양해각서(MOU)에서 대마를 마약으로 재지정하고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아시아 최초로 대마를 합법화한 태국에서 14세 소년이 대마초 살 돈을 주지 않는다며 흉기를 휘둘러 친할아버지를 다치게 하고 자신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 26일 타이PBS 방송 등 태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 북동부 농부아람푸주 쿳칫 지역에서 잠자던 노인이 손자에게 흉기로 공격을 당했다며 이웃에게 도움을 청했다. 머리와 얼굴 등 전신에 심각한 상처를 입은 그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26일 새벽 집 뒷마당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인의 손자를 발견했다. 현지 언론은 손자가 범행 당일 할아버지에게 “대마초 살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 당했다고 보도했다. 타향에서 일하는 부모를 대신해 조부모 손에서 자란 소년은 평소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소년의 방에서 말린 대마초와 대마초 흡입에 사용한 도구를 발견했다. 이날 태국 남부 끄라비주 카오 파옴에서도 메스암페타민과 대마초를 혼합 복용해 환각에 빠진 36세 남성이 32세 다른 남성을 흉기로 살해한 뒤 경찰에 붙잡히는 등 대마초 관련 살인사건이 잇달았다. 2018년 아시아 처음으로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한 태국은 지난해 6월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가정에서 재배하는 것도 허용했다. 이후 어린이 청소년 등을 중심으로 항략용 대마 소비가 늘어나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태국 총선에서 승리한 전진당(MFP)은 대마 합법화 폐지를 목표로 연립정부 구성에 동의한 다른 8개 정당과 맺은 양해각서(MOU)에서 대마를 마약으로 재지정하고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아들이 타이태닉호 옆에서 좋아하는 ‘루빅 큐브’(사진)를 풀고 싶다고 했습니다. 남편과 아들이 정말 그립습니다.” 111년 전 대서양에 침몰한 타이태닉호를 보기 위해 민간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을 탔던 파키스탄 부호 샤자다 다우드 씨(48)와 아들 술레만 다우드 씨(19) 부자(父子)가 모두 사망한 가운데 샤자다 씨의 부인이자 술레만 씨의 어머니인 독일계 크리스틴 씨가 남편과 아들을 모두 잃은 비통한 심정을 공개했다. 당초 자신이 타이탄에 탑승할 예정이었지만 아들을 위해 양보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크리스틴 씨는 25일 영국 BBC와 참사 후 첫 인터뷰를 갖고 원래 자신이 잠수정에 오를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당초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전 이번 관광을 신청했지만 코로나19로 취소됐다. 최근 관광이 재개됐고 아들이 정말 가고싶어 한다는 점을 알았기에 아들에게 탑승 기회를 양보했다고 했다. 술레만 씨는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여러 개의 정육면체가 모여 하나의 큰 정육면체를 이루고 각 면의 색깔을 같은 색깔로 맞추는 ‘루빅 큐브’ 놀이를 즐겼다. 언제 어디든 큐브를 지니고 다녔고 복잡한 큐브도 단 12초 만에 풀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크리스틴 씨는 “아들이 잠수정에서 루빅 큐브를 풀어 세계기록을 깨려고 기네스북에 사전 신청도 했다. 남편은 그런 아들을 기록하려고 카메라를 가지고 잠수정에 올랐다”고 했다. 평소 저녁 식사 후 다큐멘터리를 꼬박꼬박 챙겨볼 정도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깊었던 샤자다 씨 또한 탑승을 앞두고 성공한 기업가가 아니라 흥분한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크리스틴 씨는 처음 잠수정과 통신이 끊겼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고 했다. 통신 두절이 96시간을 넘기자 남편과 아들이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엄청난 고통이 몰려왔다고 전했다. 크리스틴 씨는 25일 집에서 남편과 아들을 위한 일종의 추모식을 열었다. 딸 알리나(17)를 잘 키우고 남편의 사업은 자신이 물려받아 운영하겠다고 했다. 또 아들을 추억하기 위해 루빅 큐브를 즐기겠다고 덧붙였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미국에서 낙태권을 헌법상 권리로 보장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이 연방대법원에서 뒤집힌 지 1년을 맞은 24일 전국 곳곳에서 낙태권 찬반 집회와 시위가 열렸다. 내년 대선 핵심 현안으로 떠오른 낙태권과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의 ‘낙태약 금지’ 법안 발의를 비판한 반면 공화당 대선주자들은 더 강경한 낙태 금지 법안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날 워싱턴 필라델피아 시카고 같은 주요 도시에서는 낙태권에 대한 찬반 집회가 각각 열렸다. 워싱턴에서는 ‘여성들의 행진’을 비롯한 낙태권 옹호 단체와 시민들이 집회를 열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낙태권 반대 후보들이 낙선한 사실을 거론하며 내년 대선에서도 유권자가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생명 존중을 내세우며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 성향 및 기독교계 단체와 시민들은 이날 ‘전국 기념일 집회’를 열고 모든 주에서 낙태권이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1년 전 오늘 연방대법원은 여성의 선택권을 부정함으로써 미국인의 헌법적 권리를 박탈했다”며 “여성 건강과 생명이 위험에 빠지는 등 파괴적 결과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은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낙태약을 시중에서 못 팔게 해 피임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이어 “공화당 의제는 극단적이고 위험하며 대다수 미국인 뜻과 다르다”면서 “정부는 계속해서 (낙태) 접근권을 보호할 것이며 의회가 낙태권 보호를 연방법으로 완전히 복원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낙태 찬성 집회에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모든 미국인이 이 권리를 확보할 때까지는 진정한 승리가 아닌 것을 알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의회가 대법원이 박탈한 것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 낙태 반대 집회에서 “생명의 신성함이 미국 모든 주법(州法)의 중심이 되도록 복구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종교 행사에서도 “모든 공화당 경선 후보는 전국 기준 최소한 (임신) 15주 이전 낙태 금지를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낙태권 문제는 내년 대선 핵심 의제로 이미 부상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21일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의 14%만이 “낙태권 문제가 대선 주요 이슈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들 헌터(53)가 탈세, 총기 불법 소지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낮은 형량을 선고받는 ‘플리바기닝’(유죄 인정 거래)을 하기로 법무부와 합의했다고 CNN 등이 20일 보도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외국 기업과의 유착, 난잡한 사생활 등으로 아버지의 정치적 커리어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대통령의 참모진조차 이런 그를 재선 가도의 위험으로 여기지만 정작 바이든 대통령이 아들 감싸기에 급급한 것도 논란을 낳고 있다. 2020년 대선 때부터 헌터를 집중 공격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백 년의 형사 책임이 ‘교통 위반 딱지’에 그쳤다”며 정치 쟁점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2건의 형사 기소에 이어 현직 대통령 아들까지 범죄에 연루되자 내년 미 대선이 전현직 대통령의 사법 위험으로 얼룩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바이든 부통령 시절부터 논란 헌터는 2017년, 2018년 합계 최소 300만 달러(약 39억 원)의 소득을 얻었는데도 약 120만 달러의 세금을 누락한 혐의, 마약 중독 상태였던 2018년 열흘 넘게 불법으로 권총을 소지했다는 혐의로 바이든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검찰에 기소됐다. 그는 조만간 법정에 출석해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원래보다 낮은 형량을 구형받기로 했다. 두 범죄 모두 각각 수년에서 1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헌터는 예일대 로스쿨 출신 법조인이다. 부친이 부통령이 된 2009년 사모펀드를 설립했고 이후 여러 의혹에 휩싸였다. 에너지 업계와 관련이 없지만 2014년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회사인 부리스마 임원으로 선임돼 매달 8만3000달러의 급여를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6년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넣어 부리스마 비리 수사를 중단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9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출마를 막기 위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부자(父子)의 수사를 촉구했다. 이로 인해 당시 민주당이 다수당이던 하원에서 외세 결탁 혐의로 탄핵 소추됐다. 2020년에는 헌터의 우크라이나 사업에 바이든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담긴 헌터의 노트북까지 유출됐다. 사생활도 문제다. 코카인 양성 반응으로 해군 예비역에서 퇴출됐고 전직 스트리퍼와의 사이에 혼외자도 있다. 바이든의 정치적 후계자로 평가받던 형 보가 뇌종양으로 숨진 후에는 형수 헤일리와도 잠시 교제했다. 당시 헌터는 첫 번째 부인과 별거 중인 법적 유부남이었다.● 미국인 63% “헌터가 불법적 영향력 행사” 이런 헌터를 바라보는 여론은 차갑다. 지난달 하버드대, 여론조사회사 해리스폴의 공동조사에서 응답자의 63%는 “헌터가 (우크라이나 등에) 불법적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했다. 53%는 “바이든 대통령 또한 부통령 시절 아들의 불법적 영향력 행사에 연루됐다고 여긴다”고 했다. “헌터의 노트북 유출 내용은 사실”이라는 답도 59%에 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헌터 기소와 관련한 질문에 “내 아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다. 백악관은 “대통령 부부가 헌터의 기소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란 성명을 냈다. 이런 행보가 비판 여론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최근 몇 년간 참모들이 헌터에 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가족을 우선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미 사법체계가 고장났다”며 바이든 측을 공격했다. 그의 퇴임 당시 기밀문서 유출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은 첫 재판이 8월 14일 열린다고 밝혔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을 위한 첫 토론회가 같은 달 24일에 시작되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선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라도 헌터 공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고대 로마 정치가 카이사르가 암살당했던 장소가 대중에게 보다 가까이 공개된다. 19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이사르가 숨진 이탈리아 로마 도심의 유적지 ‘라르고 아르젠티나(아르젠티나 광장)’ 일대에 산책로가 조성돼 20일부터 일반 관람객의 출입이 가능해졌다. 그간 관광객 등은 광장 주변 교차로에서 이 유적지를 내려다보기만 했지만 이제 직접 거닐 수 있는 것이다. 이 유적지는 1920년대 후반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가 도시 경관 개조 사업을 진행하며 고대 건물을 철거하는 동안 발견됐다. 도보 산책로 조성, 야간 조명 설치 비용 등은 유명 보석 브랜드 불가리가 후원했다. 휴일, 법정공휴일 등을 제외하고 매일 개장한다. 입장권 가격은 5유로(약 7000원)다. 종신 집권을 추진하던 카이사르는 기원전 44년 원로원 회의 참석차 당시 이 유적지 내 대형 회의장 ‘쿠리아 폼페이’를 찾았다가 인근에서 공화정 지지자의 칼에 찔려 숨졌다. 이때 최측근 브루투스도 가담한 것을 안 카이사르가 충격을 받고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말을 남겼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우루과이 정부가 바다에서 건져 올렸던 ‘나치 독수리상’(사진)을 ‘평화의 비둘기상’으로 만들려던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나쁜 역사라도 있는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셌기 때문이다. 우루과이 일간지 라디아리아 등에 따르면 18일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은 계획 철회를 발표하며 “평화를 위해선 단합이 가장 중요한데 대다수의 사람이 평화의 비둘기상으로 만드는 방안을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나치 문양이 새겨진 이 독수리상은 2006년 인양된 후 꾸준히 논란이 돼 왔다. 무게가 350kg을 넘는 이 독수리상은 제2차 세계대전 초기 우루과이 해안에서 침몰한 독일 전함 ‘그라프 슈페’함의 선미 부분에 부착돼 있던 것이다. 2006년 민간 인양업자들이 전함의 잔해를 건져내며 독수리상도 함께 인양했다. 이후 독수리상의 소유권을 놓고 우루과이 정부와 인양업체 측이 수년간 법적 공방을 벌이다가 최근 우루과이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포우 대통령은 이 독수리상을 녹여서 평화의 비둘기상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역사적 과오를 대표하는 상징물을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의 반대에 부딪혔다. 여당 내 일부 의원도 ‘독수리상 파괴 방지 법안’을 도입하겠다고 반발하기도 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고대 로마 정치가 카이사르가 암살당했던 장소가 대중에게 보다 가까이 공개된다. 19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이사르가 숨진 이탈리아 로마 도심의 유적지 ‘라르고 아르젠티나(아르젠티나 광장)’ 일대에 산책로가 조성돼 20일부터 일반 관람객의 출입이 가능해졌다. 그간 관광객 등은 광장 주변 교차로에서 이 유적지를 내려다보기만 했지만 이제 직접 거닐 수 있는 것이다. 이 유적지는 1920년대 후반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가 도시 경관 개조 사업을 진행하며 고대 건물을 철거하는 동안 발견됐다. 도보 산책로 조성, 야간 조명 설치 비용 등은 유명 보석 브랜드 불가리가 후원했다. 휴일, 법정 공휴일 등을 제외하고 매일 개장한다. 입장권 가격은 5유로(약 7000원)다. 종신 집권을 추진하던 카이사르는 기원전 44년 원로원 회의 참석차 당시 이 유적지 내 대형 회의장 ‘쿠리아 폼페이’를 찾았다가 인근에서 공화정 지지자의 칼에 찔려 숨졌다. 이때 최측근 브루투스도 가담한 것을 안 카이사르가 충격을 받고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말을 남겼다는 일화가 유명하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영국계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법인을 분리해 홍콩에서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 안보 등 전방위적으로 갈등하는 가운데 자국 내 다국적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 압박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FT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몇 달 전부터 은행 및 투자사들과 함께 중국 사업체를 별도 법인으로 떼어 내 홍콩에서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중국 사업 분리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홍콩 말고도 상하이 상장 같은 다양한 방안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으로 급성장한 시가총액 300조 원 대의 영국 최대 상장기업 아스트라제네카는 분리 재상장을 통해 최근 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등 외국 기업에 대해 가하는 검열과 수사를 피하고,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투자자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최근 생명공학 관련주들이 주식시장에서 침체를 겪어 미뤄졌을 뿐 “(분리 재상장) 계획은 몇 년간 논의해왔다”고 밝혔다.아스트라제네카의 중국 법인 분리 추진은 미중 갈등 고조에 따라 중국에 사업체를 둔 다국적 기업이 강력한 구조조정을 해야 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FT는 지적했다. 아시아를 기반으로 영업하는 한 은행 고위 임원은 “중국에서 사업하는 모든 다국적 기업이 유사한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앞서 미 실리콘밸리 투자를 대표하는 벤처캐피털 세콰이어도 6일 지정학적 위험성을 명분으로 내년 3월까지 회사를 분리해 미국 인도 중국에서 각각 독립된 세 업체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미 국무장관으로는 5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미 국무장관들은 중국에 방문하면 통상 시 주석을 예방해왔다. 전임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전 장관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방중했을 당시 시 주석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 미중 무역 갈등 등에 대해 논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첫 국무장관이었던 렉스 틸러슨 전 장관도 2017년 시 주석을 예방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 대해 상의한 바 있다. 그러나 올 들어 중국 정찰풍선 사태와 각종 경제·안보 갈등 격화로 미중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시 주석이 전례대로 미 국무장관과 만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많다. 중국은 블링컨 방중에 맞춰 미군이 항공모함을 남중국해로 보낸 걸 두고도 패권적 행태라며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 시간) “미중 모두 지난주까지 블링컨 장관의 최종 일정을 조율했고, 마지막까지 두 사람의 만남에 확신이 없었다”며 “시 주석과의 만남은 18일과 19일 오전 회담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앞으로 몇 달 안에 시 주석을 다시 만나 우리 차이점과,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는지 얘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두 정상의 마지막 대면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찰풍선 관련 세부 내용을 중국 지도부가 잘 알지 못했을 거라는 취지로도 언급하며 유화 제스처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블링컨 장관이 시 주석을 예방하면 이 같은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무장단체가 우간다 서부 접경 마을에서 중학교를 공격해 학생 38명을 포함해 41명이 숨지고, 6명이 납치됐다. 17일(현지 시간) BBC,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 30분경 IS와 연계된 무장단체인 민주군사동맹(ADF)이 음폰드웨에 위치한 중학교를 습격했다. 습격 당시 학교 기숙사에는 13∼18세의 학생 62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간다 정부는 ADF가 기숙사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사람들을 향해 칼을 휘두르고 총을 난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학생 38명과 경비원 1명, 지역 주민 2명이 숨졌고 8명의 학생이 중태에 빠졌다. 공격을 받은 학교는 콩고민주공화국과의 국경에서 약 2km 떨어져 있다. ADF는 학교 상점에서 훔친 음식을 나르기 위해 학생 6명을 추가로 납치한 뒤 콩고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ADF는 1990년대 중반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에 반대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주축으로 설립됐다. 우간다와 콩고 사이의 산악 국경을 거점으로 활동해 왔다. ADF는 1998년에도 국경에 있는 한 대학을 공격해 학생 80명을 살해하고 100명이 넘는 학생들을 납치한 바 있다. 2014년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살인, 강간, 납치 등을 자행했다는 사유로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받았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무장단체가 우간다 서부 접경 마을에서 중학교를 공격해 학생 38명을 포함해 41명이 숨지고, 6명이 납치됐다. 17일(현지 시간) BBC,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30분경 IS와 연계된 무장단체인 민주군사동맹(ADF)이 음폰드웨에 위치한 중학교를 습격했다. 습격 당시 학교 기숙사에는 13~18세인 학생 62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간다 정부는 ADF가 기숙사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사람들을 향해 칼을 휘두르고 총을 난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학생 38명과 경비원 1명, 지역주민 2명이 숨졌고 8명의 학생이 중태에 빠졌다. 공격을 받은 학교는 콩고민주공화국과의 국경에서 약 2km 떨어져 있다. ADF는 학교 상점에서 훔친 음식을 나르기 위해 학생 6명을 추가로 납치한 뒤 콩고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ADF는 1990년대 중반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에 반대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주축으로 설립됐다. 우간다와 콩고 사이의 산악 국경을 거점으로 활동해 왔다. ADF는 1998년에도 국경에 있는 한 대학을 공격해 학생 80명을 살해하고 100명 넘는 학생들을 납치한 바 있다. 2014년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살인, 강간, 납치 등을 자행했다는 사유로 미국과 유엔(UN)의 제재를 받았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020년 11월 미국 대선이 끝났을 때 4년 후 대선에서 같은 후보가 다시 겨룰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몇이나 있었을까. 아직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 모두 내년 대선 후보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81)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7)의 재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 4월 재선 도전을 선언한 바이든 대통령에겐 당내 경선이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지난해 11월 먼저 출사표를 던진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공화당 내 독보적인 지지율 1위를 달린다. 두 사람이 모두 최종 후보가 되면 두 명의 같은 후보가 2차례의 대선에서 연거푸 대결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한다. 전·현직 대통령의 재대결이 이미 심각한 미국 사회의 분열을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혐오 발언과 막말로 지지층을 선동했고 상대 진영을 악마화했다. 이를 타개하겠다며 집권한 바이든 대통령도 현재까지 크게 차별화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 와중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 3월과 이달 8일 각각 뉴욕 맨해튼 지검과 연방검찰로부터 형사 기소를 당하자 대선 판세를 예측하는 일이 더 어려워졌다. 트럼프 지지층은 강하게 결집하고 있으나 중도층 및 민주당 지지자의 반트럼프 성향 또한 덩달아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바이든 모두 거부감 상당 둘은 모두 강약점이 뚜렷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직이라는 우위를 바탕으로 각종 유무형 자원을 쉽게 동원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직을 포함해 부통령 8년, 상원의원 36년 등을 지내며 수십 년간 워싱턴 중앙 정계를 벗어난 적이 없다는 기득권 이미지, 사고뭉치 아들 헌터의 각종 사건사고 등은 약점으로 꼽힌다. 끊이지 않는 건강 이상설과 잇따른 말실수 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주요국에서 ‘젊은 지도자’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80대 대통령의 재선까지 지켜봐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그의 건강 상태가 직무 수행에 큰 지장을 줬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고작 네 살 어릴 뿐이라는 반론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검찰로부터 기밀문서 유출과 사법 방해 등 37개 혐의로, 맨해튼 지검으로부터 문서 조작 등 34개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이 같은 사법 위험은 공화당 대선 후보가 공식 선출되는 내년 7월까지 그를 따라다닐 가능성이 크다. 설사 유죄가 확정돼도 대선에 출마할 수는 있으나 법적 위험이 큰 인물을 후보로 선출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미 헌법은 태어날 때부터 시민권을 보유하고, 35세 이상에 미국에서 14년 넘게 거주한 사람만 대통령직에 오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기소되거나 복역 중인 사람의 대선 출마를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여론조사에서는 두 사람 모두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여론조사기업 모닝컨설트가 9∼11일 실시한 조사에서 둘의 지지율은 42%로 같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선언한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초까지 약 반 년간 매주 발표한 둘의 지지율 조사에서도 두 사람 모두 40%대 초반의 지지율에 갇혀 있다. 둘 모두에 대한 거부감 또한 높다. 올 4월 NBC방송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70%, 60%였다. “둘 다 출마했으면 좋겠다”는 응답은 5%에 그쳤다. 기소 후 트럼프 지지층은 결집하고 있다. 모닝컨설트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의 59%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선호한다”고 했다. 당내 경선의 최대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지지율은 19%에 그쳤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위험이 ‘예선’인 공화당 경선에서는 호재일 수 있어도 ‘본선’인 내년 대선에서는 불리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 정치 전문가인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연방검찰이 기소한 사안들은 유죄 확정 시 최소 수십 년의 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중범죄”라며 집권 전 범죄 의혹을 다룬 맨해튼 지검의 기소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평했다. 사법 위기가 계속되면 무당층은 물론이고 일부 우파 유권자도 이탈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경합주 결과’가 좌우 많은 전문가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미 경기 둔화를 꼽는다. 코로나19 초기였던 같은 해 2분기(4∼6월)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0%였다. 미 역사상 최악의 분기 성장률이어서 당시 대통령이었던 트럼프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 또한 ‘경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등에 따른 공급망 교란 등으로 고물가가 이어져 물가 안정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또 다른 여론조사 회사 유고브의 지난달 27∼31일 조사에서 18%의 응답자는 이번 대선의 최고 의제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의료 복지(12%), 일자리(10%), 기후·환경(10%) 등을 제쳤다. 이를 감안할 때 두 사람 모두 미국 내 일자리 늘리기, 특히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의 부활 공약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모두 ‘미국을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란 슬로건을 썼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집권 후 12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2016년과 2020년 대선의 최대 승부처가 북동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인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주 등으로 평가받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과거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편이었지만 최근 대선에서는 양당 모두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이 3개 주에서 모두 승리했다. 당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우세가 점쳐진 곳이어서 민주당 패배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평을 얻었다. 2020년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눌렀다. 간선제와 직선제를 혼합한 미 대선에서 각 주의 유권자는 양당 후보 중 한 사람에게 직접 투표를 한다. 여기에서 이긴 후보가 50개 주 각각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독차지한다. 이를 통해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을 차지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50개 주 중 많은 선거인단이 배정된 주는 캘리포니아(54명), 텍사스(40명), 플로리다(30명), 뉴욕(28명) 등이다. 이 중 캘리포니아와 뉴욕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고, 텍사스는 공화당 텃밭으로 꼽힌다. 즉, 양당이 모두 사활을 걸고 있는 플로리다를 얻는 사람이 승리의 발판을 만들 수 있는 구조다. 2000년 대선에서도 당시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미 전체 득표율에서는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를 앞섰지만 플로리다에서 패하는 바람에 백악관 주인 자리를 넘겨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2020년 대선에서 모두 플로리다를 차지했다. 그의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고 연방정부의 기소에 관한 재판 또한 마이애미 연방법원에서 열린다. 이종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 일부 주는 이미 선거 결과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도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경합주 결과가 승자를 결정지을 것으로 봤다.● 문화전쟁 의제도 주목 둘은 낙태, 총기, 이민, 인종차별의 역사와 성적 지향 및 성 정체성 교육 같은 ‘문화전쟁’ 의제에 대해 정반대 입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보수 성향 대법관을 3명 임명했다. 이로 인해 종신직인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법관으로 채워졌다. 이 같은 인적 구성이 지난해 6월 대법원이 1973년 이후 49년 만에 연방 차원의 낙태권 폐기를 결정한 배경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모두에게 좋은 결정”이라고 옹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성의 선택권은 근본권”이라며 반기를 들었다. 삼권분립 원칙이 엄격한 미국에서 행정부 수장이 사법부 결정에 정면으로 반발할 정도로 낙태가 보혁 갈등의 핵심 의제임을 보여줬다. 지난달 텍사스주의 한인 교포 부부와 이들의 어린 자녀가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졌을 때도 둘은 충돌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역대 미 대통령 중 최고의 총기 찬성자이자 총기 보유권을 명시한 ‘수정헌법 제2조’의 수호자”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얼마나 더 많은 미국인이 죽어야 하느냐”며 공화당이 자신의 총기 규제 정책에 협조하라고 맞섰다. 미 인종 차별이 개개인의 편견이 아닌 사회 체제 자체에서 기인한다는 ‘비판적 인종이론(CRT)’ 교육도 마찬가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인종 차별 역사의 과오를 인정해야 한다”며 긍정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좌파의 세뇌 교육”이라며 “교실에서 CRT를 몰아내자”고 외친다. 집권 내내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은 난민 캠프가 아니다” “불법 체류자의 미 입국은 ‘침략’”이라고 주장한다. 자신이 집권 중 추진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바이든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중단했다며 “재집권하면 다시 장벽을 짓겠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합법 이민자와 불법 이민자를 구분해서 가려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 개인사도 대조적… “美 우선”은 공통 둘의 개인사도 대조적이다. 아일랜드계 가톨릭 교도인 바이든 대통령은 1942년 펜실베이니아주 탄광촌 스크랜턴의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불과 30세에 인근 델라웨어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자수성가형이다. 이후 상원의원, 부통령을 차례로 거쳐 대통령에 올랐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세 번 도전해 백악관 주인이 됐으며 평생을 워싱턴 정계의 ‘인사이더’로 살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전에는 한 번도 정계에 몸담은 적 없는 ‘아웃사이더’였지만 첫 대선 도전에서 곧바로 백악관 주인이 됐다. 그는 1946년 뉴욕주 뉴욕시에서 부유한 독일계 개신교도 부동산 개발업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뉴욕 맨해튼 도심 재개발, 인근 뉴저지주의 카지노 도시 애틀랜틱시티 등의 개발에 관여하며 큰돈을 벌었다. 2004∼2015년 NBC방송의 생존 경쟁 프로그램 ‘어프렌티스’에 출연하며 세계적 유명인이 됐다. 당시 그가 탈락한 예비 기업가에게 날리는 단골 멘트 “넌 해고야”는 국제적 유행어가 됐다. 집권 후 지금껏 적지 않은 나이에도 소셜미디어 활용에 능숙한 것 역시 평생을 대중 노출을 즐기며 살아온 성향과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둘의 공통점은 ‘미국 우선주의’ 주창이다. 이로 인해 둘 중 누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해도 ‘제2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같은 미 기업 살리기 정책이 계속될 것이며 미중 갈등 또한 쉽사리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 사회 전반이 미중 갈등의 후폭풍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임은정 국립공주대 국제학부 부교수는 “미중 갈등 와중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경쟁적으로 ‘중국 때리기’ 정책 등을 고수하면 한국처럼 ‘낀 나라’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일 취임한 인도계 아자이 방가 세계은행 신임 총재(사진)가 미중 갈등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은 세계은행 회원국 중 가장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현직 미 대통령이 사실상 총재를 지명한다. 방가 총재를 포함해 지금까지의 모든 세계은행 수장 또한 미국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방가 총재가 자신을 발탁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반하는 발언을 해 주목받고 있다. 방가 총재는 14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나는 (개발도상국 지원에서) 중국을 경쟁자로 보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세계은행의)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두 나라의 긴장 상황을 고려하기에는 기후변화, 개발도상국 지원 등 각국이 합심해서 대처할 현안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는 ‘차이나머니’를 바탕으로 전 세계 개발도상국에 영향력을 확대해 온 중국을 견제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행보와 완전히 대치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를 거론하며 “일대일로는 ‘부채와 몰수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탄로 났다. 반면 주요 7개국(G7)의 ‘더 나은 세계 재건’ 사업은 개발도상국의 성장을 돕고 있다”며 중국 대신 미국의 손을 잡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방가 총재의 이런 행보는 그가 인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1959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의 시크교도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원까지 인도에서 마쳤고 40대 초반에야 미국으로 이주해 2007년 미 시민권을 취득했다. 인도에서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시크교도의 상징, 터번을 늘 두르고 있을 만큼 인도 전통 색채가 강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동유럽 불가리아 출신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역시 2019년 취임 후부터 미중 갈등의 후폭풍을 우려하며 서구 주요국에 치중한 정책을 펴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11월 미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갈등의 격화로 세계 경제의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더 가난하고 덜 안전한 세상이 도래했다고 비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커린 잔피에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직전 기자회견에서 야당 공화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조성했다는 이유로 연방 독립기구인 ‘특별조사국’으로부터 ‘해치법(Hatch Act)’을 위반했다는 경고를 최근 받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3일 보도했다. 1939년 통과된 이 법은 공직자가 공직 활동을 수행하는 동안 선거에 영향을 미치거나 당파성을 띤 행위를 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과 부통령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당시 잔피에어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구호이자 극우 공화당 지지자가 즐겨 쓰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표현을 수차례 사용하며 열성 트럼프 지지자들을 비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극우 성향인 트럼프 지지층을 ‘마가 공화당’으로 지칭하며 이들이 온건 보수가 주류인 공화당 전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해 왔다. 올 4월 재선 도전을 밝힐 때도 이 표현을 사용했다. 해치법은 2016년 11월 미 대선 때도 큰 화제가 됐다. 당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대선 직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관용이 아닌 개인 이메일을 썼다는 의혹에 관한 수사 내용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민주당 측은 코미 국장이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사를 대선 직전 고의적으로 공개했다며 그가 해치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수사에 나선 특별조사국은 코미 국장이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축구 황제’ 리오넬 메시가 친선 경기를 위해 중국에 입국하려다 비자 문제로 베이징공항에서 2시간 동안 발이 묶였다. 12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더 선’ 등에 따르면 10일 베이징공항에 착륙한 메시는 스페인 여권을 입국 심사대에 제시했지만 입국이 불허돼 2시간 동안 입국장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와 스페인 이중국적자인 메시는 이날 스페인 여권을 소지했다. 그러나 중국과 스페인은 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하지 않아 사전에 비자를 발급받았어야 했는데 그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외신은 과거 스페인 여권으로 대만에 입국한 적이 있는 메시가 중국도 같은 여권으로 입국이 가능하다고 착각했다고 전했다. 메시는 베이징공항에서 입국이 불허되자 “대만도 중국 일부 아닌가”와 같은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르헨티나 대 호주 축구 국가대표 A매치 경기를 위해 중국에 온 메시의 ‘공항 연금 사태’는 공항 측이 2시간 만에 비자를 발급해주면서 일단락됐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축구 황제’ 리오넬 메시가 친선 경기를 위해 중국에 입국하려다 비자 문제로 베이징공항에서 2시간 동안 발이 묶였다.12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더 선’ 등에 따르면 10일 베이징공항에 착륙한 메시는 스페인 여권을 입국 심사대에 제시했지만 입국이 불허돼 2시간 동안 입국장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와 스페인 이중국적자인 메시는 이날 스페인 여권을 소지했다. 그러나 중국과 스페인은 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하지 않아 사전에 비자를 발급 받았어야 했는데 그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당시 영상에서 중국 공안 몇 명에 둘러싸인 메시는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뜨고 있다. 외신은 과거 스페인 여권으로 대만에 입국한 적이 있는 메시가 중국도 같은 여권으로 입국이 가능하다고 착각했다고 전했다. 메시는 베이징 공항에서 입국이 불허되자 “대만도 중국 일부 아닌가”와 같은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1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르헨티나 대 호주 축구 국가대표 A매치 경기를 위해 중국에 온 메시의 ‘공항 연금 사태’는 공항 측이 2시간 만에 비자를 발급해 주면서 일단락됐다. 메시의 중국 방문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아르헨티나 선수단이 입국한 이날 베이징공항에는 축구 팬 수천 명이 몰렸다.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

미국 법무부가 퇴임 당시 기밀문서 무단 반출, 간첩법 위반, 허위 진술, 수사 방해 음모 등 7개 연방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을 형사 기소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법무부 측은 아직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부패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나를 기소했다”며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주 연방법원으로부터 소환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올 3월 미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뉴욕주 맨해튼 지방검찰로부터 문서 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에는 연방정부로부터 기소를 당하는 처지가 됐으며 이 역시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퇴임 당시 백악관에 두고 와야 할 기밀문건을 자택으로 가져가 은닉한 뒤 연방수사국(FBI)이 찾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FBI는 그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기밀문건 100여 건을 회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기밀문서 유출 혐의를 받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법무부 측은 “수사에 협조적인 두 사람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사를 계속 방해해 왔다”고 맞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뉴욕주 검찰 기소 후 급등해 현재 10여 명이 경쟁 중인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독보적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날지 관심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 마이애미 법원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