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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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써서 자주 고칩니다. 섣불리 확신하지 않고, 늘 스스로를 의심하겠습니다.

nabi@donga.com

취재분야

2026-04-19~2026-05-19
미국/북미31%
국제일반30%
문화 일반10%
사회일반7%
사고7%
경제일반3%
국회3%
사건·범죄3%
국제사고3%
정책/칼럼3%
  • 美 마이애미 아파트 붕괴 마지막 실종자 신원 확인…98명 사망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 해변의 12층짜리 아파트 ‘섐플레인 타워스’ 붕괴 현장에서 마지막으로 수습된 98번째 사망자의 신원이 26일 확인됐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달 24일 사고가 일어난 지 33일 만이다. 이날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54세 여성 에스텔 헤다야 씨다. 당초 당국은 더 이상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달 23일 수색 작업을 종료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27일이 흐른 이달 20일 헤다야 씨의 시신이 뒤늦게 발견됐고 6일 만에 신원까지 확인됐다. 헤다야 씨의 남동생은 “고문 같았던 한 달 만의 기다림 끝에 누나가 가족에게 돌아왔다. 누나가 생전에 여행을 좋아했다”고 애도했다. 유가족은 27일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당국은 “더 나올 시신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희생자 유품 등이 나올 가능성을 대비해 법의학팀이 사고 현장의 잔해들을 추가 조사하고 있다. 사고 직후 마치 폭격을 맞은 듯 했던 사고 현장의 정리도 대부분 마무리 됐다. 산처럼 쌓여 있던 1만4000 t 분량의 콘크리트와 철근 등 잔해 또한 인근 창고로 옮겨졌다. 다만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섐플레인 타워스 부지를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를 두고도 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새로운 집을 지어야 한다”는 의견과 “추모시설을 지어 희생자를 기리고 이런 사고가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일각에서는 약 1억 달러(약 1151억 원) 이상을 받고 해당 부지를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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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산불 12일째 캘리포니아, 서울 면적 10배 숲이 잿더미로

    전례 없는 폭염이 덮친 미국에서 이번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형 산불이 발생해 12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미 서울시 면적(605km²)의 10배가 넘는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고 수천 채의 주택이 위험에 노출돼 주민들이 대피했다. 외신은 기후변화가 가져온 재난이라고 전했다. 25일 CNN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3일 발생한 산불이 계속돼 이날까지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일명 ‘딕시(Dixie·미국 남부를 뜻함) 파이어’로 불리는 이번 산불로 뷰트카운티 등 771km²가 소실됐다. 화재가 발생한 지 12일째로 열흘도 넘었지만 이날까지 진화율은 21%에 그쳐 1만여 채의 건물이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딕시 산불은 24일 다른 산불과 결합하며 불길이 더욱 거세졌다. 주택 1만700채 이상이 산불의 위협 범위에 들어온 캘리포니아 북부 뷰트 등 4곳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현장 소방지휘관 섀넌 프래서는 “불길이 우리를 앞질러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뿐만 아니라 미국 12개주 86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25일까지 6063km²의 면적이 불에 탔다. 소방관 2만2000여 명이 배치돼 곳곳에서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불이 난 곳들이 메마른 초목 지대면서 외딴곳이 많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형은 경사가 가파르고 험준해 소방차가 들어갈 수도 없다. 이번 산불로 인한 2차 피해도 보고됐다. 극지연구소는 북극 그린란드 북서부의 눈 시료에서 산불의 부산물 중 하나인 레보글루코산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소는 미국 산불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수천 km 떨어진 그린란드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인공위성으로 포착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 물질이 눈, 빙하 위에 쌓이면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해 얼음을 녹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립기상청은 “산불 탓에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해 건강에 해로울 정도로 공기 질이 악화됐다”며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은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고 밝혔다. 국경 너머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도 최근 수백 건의 화재가 발생해 20일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외신은 이번 산불의 원인을 기후변화라고 지목했다. CNN은 “기후변화가 점점 더 파괴적 산불을 일으키고 수천 가구가 대피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전했다. 산불이 집어삼킨 미 남부, 서부 지역은 최근 폭염으로 저수지와 밭이 마르고 열사병 환자들이 대거 나온 곳들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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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빈 도운 러 산악인 “최소 15명이 구조 요청 외면”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57)이 실종되기 직전 그를 구하러 나섰던 한 러시아 산악인이 당시 주변의 다른 산악인들이 김 대장의 구조 요청을 외면했다면서 “도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산악인 단체 데스존프리라이드 소속의 비탈리 라조 씨(48)는 19일(현지 시간) 김 대장이 중국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의 브로드피크 절벽에서 추락하기 10분 전 자신과 함께 찍었다는 사진을 24일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당시 상황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내가 김 대장을 처음 발견했을 때 14시간 넘게 벼랑 끝에서 구조를 기다린 상태라 몹시 지쳐보였다. 계속 피곤하다고 했다”고 썼다. 라조 씨는 등강기(절벽에서 로프를 탈 때 쓰는 장치)를 이용해 김 대장을 구하려 했지만 장치에 문제가 생기면서 김 대장이 절벽 아래로 추락했다고 했다. 라조 씨는 “내가 도착하기 전 김 대장의 포터(짐꾼)가 울면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산악인들이 외면하고 그냥 갔다고 한다. 최소한 15명 이상이 김 대장의 불빛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대장을 끌어올릴 힘이 없어서 그랬다 해도 무전기로 구조 요청조차 해주지 않은 것은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파키스탄 육군 항공구조대는 24일 기상 악화로 중단했던 헬기 수색작업을 25일 재개했다. 김 대장은 18일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4개 등정에 성공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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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이번엔 40년만의 최악 홍수… 최소 136명 숨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42만 명 넘게 숨진 인도에서 이번에는 4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일어나 최소 136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 산사태로 주요 도시는 흙탕물에 뒤덮였고 주택과 도로, 수도관 등 기반시설이 파괴됐다. 서유럽과 중국에 이어 인도까지 홍수 피해를 입은 가운데 AFP통신은 특히 13억 인구의 인도가 ‘기후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다고 분석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가 속한 서부 마하라슈트라주(州) 일대에는 22일부터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저지대가 물에 잠겼다. 인도 당국에 따르면 25일 현재까지 최소 136명이 숨졌고 실종자는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는 국가재난대응군과 육해공군, 해안경비대까지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국은 “실종자 대부분이 36시간 넘게 흙 속에 갇혀 있었을 것으로 보여 구조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뭄바이 슬럼가에서는 폭우로 건물이 무너져 4명이 숨졌다. 뭄바이에서 180km 떨어진 탈리예 마을은 산사태로 가옥 수십 채가 붕괴되면서 최소 49명이 사망했고 실종자도 40명을 넘겼다. 뭄바이 남쪽 금융도시 치플룬은 땅에서 6m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며 도로와 집이 잠겼다. 마하라슈트라 남쪽 카르나타카주에서도 폭우로 9명이 숨지고 9000여 명이 대피했다. 해안지대 일부에서는 24시간 동안 600mm 폭우가 쏟아졌다. 고속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트럭 수천 대가 발이 묶인 곳도 있었다. 인도 기상청은 23일 마하라슈트라의 6개 지역에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며칠간 폭우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고통스럽다.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하고 부상자들의 쾌유를 빈다”는 글을 올렸다. 인도 전역은 이미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아 왔다. 두 달 전인 5월에는 인도 서부를 강타한 사이클론(열대성 저기압)으로 155명이 숨졌다. 동부에서도 허리케인으로 최소 9명이 숨지고 150만 명이 대피했다. 이달 초에는 인도 전역에 내리친 벼락으로 76명이 사망했다.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는 4월에 낸 보고서에서 점점 강해지는 인도의 몬순(열대 계절풍)이 장기적으로 식량과 농업, 경제에 타격을 미치면 세계 인구의 20%가량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가 아라비아해의 수온을 높였고 더 많은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에서도 허난성 홍수로 최소 63명이 숨졌고, 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에서도 205명이 숨지고 170명 넘게 실종됐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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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산악인 “최소 15명이 김홍빈 구조 요청 외면”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57)이 실종되기 직전 그를 구하러 나섰던 한 러시아 산악인이 당시 주변의 다른 산악인들이 김 대장의 구조 요청을 외면했다면서 “도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산악인 단체 데스존프리라이딩 소속의 비탈리 라조 씨(48)는 19일(현지 시간) 김 대장이 중국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의 브로드피크 절벽에서 추락하기 10분 전 자신과 함께 찍었다는 사진을 24일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당시 상황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내가 김 대장을 처음 발견했을 때 14시간 넘게 벼랑 끝에서 구조를 기다린 상태라 몹시 지쳐보였다. 계속 피곤하다고 했다”고 썼다. 라조 씨는 등강기(절벽에서 로프를 탈 때 쓰는 장치)를 이용해 김 대장을 구하려 했지만 장치에 문제가 생기면서 김 대장이 절벽 아래로 추락했다고 했다. 라조 씨는 “내가 도착하기 전 김 대장의 포터(짐꾼)가 울면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산악인들이 외면하고 그냥 갔다고 한다. 최소한 15명 이상이 김 대장의 불빛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대장을 끌어올릴 힘이 없어서 그랬다 해도 무전기로 구조 요청조차 해주지 않은 것은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파키스탄 육군 항공구조대는 24일 기상 악화로 중단했던 헬기 수색작업을 25일 재개했다. 김 대장은 18일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4개 등정에 성공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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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홍수에 떠내려간 메르켈 ‘엄마 리더십’[글로벌 포커스]

    2005년 11월 첫 집권 후 4선(選)에 성공해 지난 16년간 ‘전 세계의 지도자’, ‘각국 정상이 존경하는 정상’으로 불렸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가 9월 정계 은퇴를 앞두고 잇단 악재에 직면했다. 국내에서는 이달 중순 서유럽 전역을 강타한 유례없는 홍수로 독일에서만 최소 197명이 숨지자 치수(治水)와 재해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나라 밖에서는 그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앤테크와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 유예에 반대하고 있다며 “자국 이기주의를 탈피하라”는 압박이 들어온다. 이 와중에 메르켈의 뒤를 이어야 할 집권 기독민주당의 아르민 라셰트 대표(60)는 홍수 피해 현장에서의 부적절한 처신, 메르켈에 비해 빈약한 존재감과 인지도로 고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9월 독일 총선에서 기민당의 승리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1989년 정계 입문 후 32년 정치 역정의 마지막에서 위기를 맞은 메르켈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홍수에 떠내려간 ‘무티 리더십’ 14일(현지 시간)부터 시작된 서유럽의 유례없는 폭우로 독일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언론은 메르켈 정권이 재난 대책을 수립하는 데 안이했다며 질타했다. 기상학자들이 이번 폭우가 대홍수로 번질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연방정부가 대피 명령을 일찍 내리지 않는 등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란 비판이다. 독일과 국경을 맞댄 네덜란드에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로 단 한 명의 사망자가 없었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시사지 슈피겔은 21일 “연방기상청과 지방정부 간 심각한 소통 문제가 있었다”며 국민들이 제때 경고를 받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메르켈은 18일 피해가 컸던 남서부 라인란트팔츠주 슐트를 찾았지만 이곳에서 한 발언 또한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메르켈은 거듭 “홍수는 기후변화 때문이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2일 베를린 언론인과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임기 중 기후변화 대응에 다소 소홀했다. 대응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6년 집권 동안 매년 여름 이 기자회견을 가졌고 이날이 마지막 회견이다. 상당한 의미를 갖는 이런 자리에서조차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한 셈이다. 여론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가족과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은 수재민 앞에서는 위로, 상세한 재건 계획,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내놓는 것이 먼저’라는 반응을 보인다.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로 평소 ‘무티(Mutti·엄마) 리더십’으로 불릴 만큼 남다른 포용력과 공감 능력을 자랑해온 그의 장점이 이번 위기에서는 발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간지 디벨트는 “후진국 수준의 재난 대응 체계가 드러났는데도 기후변화 타령만 한다”고 꼬집었다. 공영방송 DW는 “정부가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경보 체제를 구축했어야 했다”고 가세했다. 하지만 메르켈은 수해 현장에서 “휴대전화가 고장 나면 경보를 받지 못할 것이고 모바일 경보를 항상 신뢰할 순 없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 차기 구도 불확실 1월 기민당의 새 수장이 된 라셰트 대표 역시 미덥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르켈은 2018년 12월 “네 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1년 9월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며 기민당 대표직을 내려놨다. 후임자였던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전 국방장관(59)은 한때 ‘포스트 메르켈’로 불렸고 2연속 여성 총리가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튀링겐주 지방선거 당시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손잡자 당 안팎에서 비판이 거셌다. 선거 승리를 위해 나치 추종자와 결탁한 사람은 지도자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결국 그는 대표직을 사퇴했고 총리직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기민당 수장에 오른 라셰트는 메르켈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17일 홍수의 주요 피해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에르프트슈타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부적절한 행동으로 도마에 올랐다. 그는 독일 16개주 중 인구가 가장 많고 부유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의 현직 주지사이기도 하다. 라셰트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희생자 애도 연설을 하는 동안 뒤편에 서서 옆 사람들과 농담을 주고받고 혀를 내밀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되자 제1야당 사회민주당은 즉각 “무례하고 소름 끼친다”고 비판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라셰트의 잘못된 판단으로 그에 대한 불만이 확산됐다. 9월 총선에서 승리하려던 그의 계획 또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기득권 백인 남성의 이미지가 강한 라셰트가 성(性)평등, 난민, 기후변화 등의 난제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아날레나 베르보크 녹색당 대표(41)가 탄소중립 정책, 신선한 이미지 등을 앞세워 환경에 민감한 젊은 유권자를 집중 공략하는 것과 비교된다. 기민당이 홍수 피해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9월 총선의 승자가 가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꼬인 독-미 관계 메르켈은 집권 중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 등 4명의 미 대통령을 상대했다. 부시와 오바마는 재임 중은 물론 퇴임 후에도 수차례 메르켈에 대한 호감을 나타내고 그의 지도력을 호평했다. 하지만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동맹을 경시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최악이었다. “미국이 돌아왔다”며 다시 ‘동맹 복원’을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는 겉으로는 독일을 최고 우방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 유예 반대, 독일과 러시아의 가스관 협력사업 ‘노르트스트림2’ 등 독일의 주요 정책에 못마땅하다는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독일이 미국의 적성국인 러시아에 주요 에너지원을 의존하기 시작하면 미국과 독일의 관계도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2014년 자국 영토인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강제로 뺏긴 후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도 노르트스트림2가 자국 가스관을 우회해 우크라이나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한다. 미 정치매체 더내셔널뉴스가 18일 “워싱턴과 베를린 사이에 틈이 생겼다”고 진단한 이유다. 미국은 독일의 대중(對中) 정책에도 못마땅하다는 심기를 표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신장위구르 인권탄압, 대만 압박 등을 질타하는 공동성명서 발표를 주도했다. 메르켈은 성명 발표 직후 “중국은 많은 문제에서 우리의 경쟁자지만 동시에 파트너이기도 하다”며 이번 성명을 무조건 ‘반중’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뜻을 드러냈다. 미국 입장에서는 상당히 김이 빠지는 발언으로 비칠 수 있다. 미국의 다른 우방인 호주가 중국과의 투자협정까지 폐기하며 미국의 반중 노선에 동참하는 것과 달리, 독일이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중국이 독일의 최대 교역국이기 때문이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독 교역 규모는 2129억 유로(약 288조5817억 원)로 미-독 교역(1715억 유로·약 232조4545억 원)보다 훨씬 많았다. 미 정치매체 더글로벌리스트의 슈테판괴츠 리히터 편집장은 “메르켈이 중국의 중요성만 반복적으로 언급한다. 특히 독일 자동차산업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것이 짜증 난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메르켈이 거듭 자국 기업의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미국 내 비판 여론 또한 상당하다. 15일 메르켈이 미 워싱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했을 때 미 시민단체들은 백악관 앞에서 ‘메르켈 반대 시위’를 열었다. 집권 민주당 의원들도 이 주장에 동조했다. 미 정치매체 아메리칸 프로스펙트는 “목사의 딸인 메르켈이 양심을 돌아봐야 한다. 미국 또한 메르켈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모두 과거 메르켈이 미국 땅을 밟았을 때 찾아보기 어려웠던 광경이다.○ EU의 실질적 수장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메르켈이 21세기 국제사회에 중요한 이정표를 남긴 지도자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의 16년 집권의 공(公)을 제대로 기려야 하며, 그가 퇴임하면 독일은 물론 유럽연합(EU)과 국제사회 또한 그 정도의 영향력과 위상을 지닌 지도자를 만나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도 꾸준히 나온다. 우선 메르켈은 ‘녹슨 전차’로 불리던 독일을 미국, 중국 등에 맞먹는 세계 최강대국으로 변화시켰다. 2005년 취임 당시 독일은 10%가 넘는 높은 실업률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상 최대인 520만 명이 직장을 잃은 채 신음하고 있었다. 핵심 산업이던 자동차, 중공업 등도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추격으로 경쟁력이 떨어졌고 경제성장률은 사실상 제로(0) 상태였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05년 2조8460억 달러(약 3271조 원)였던 독일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3조3780억 달러(약 3883조 원)로 늘었다. 미국 중국 일본에 이은 세계 4위다. 같은 기간 1인당 GDP도 3만4500달러(약 3966만 원)에서 4만6500달러(약 5345만 원)로 증가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의 종합주가지수(DAX)는 4,300에서 15,500으로 세 배 이상 뛰었다. 10.7%에 달하던 실업률 또한 3분의 1 수준인 3.3%로 떨어졌다. 부부 합계 출산율도 1.34명에서 1.57명으로 늘었다. 대외적으로도 그는 국제사회에서 주요 분쟁이 벌어질 때마다 ‘갈등 조정자’ 역할을 수행했다. EU 곳곳에서 갈등이 벌어질 때마다 이를 중재하며 유럽을 하나로 묶은 ‘EU의 정신적 지주’로 평가받는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부터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 재정위기가 발발했을 때 메르켈은 지원 대가로 강력한 긴축을 요구했다. 해당 국가가 거세게 반발했지만 끝까지 이를 관철시켜 유럽 전체의 경제회복 대책을 주도했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합병, 2015년 시리아 난민 유입 위기 당시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중재 회의를 주재한 사람도 메르켈이었다. EU 탄생 후 최대 위기로 꼽히는 2016년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당시에도 그는 동조 탈퇴를 거론하는 일부 회원국을 설득했고 영국과의 이혼 협정, 즉 브렉시트 협상도 주도했다. 이런 그가 ‘EU의 실질적 수장’ ‘유럽 합중국 대통령’이라는 것에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주요 외신이 그를 19세기 독일의 통일을 이끈 오토 폰 비스마르크 총리, ‘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에 빗대 ‘새로운 비스마르크’, ‘게르만 철의 여인’ 등으로 부르는 이유다. 14일 미 CNN은 “메르켈이 퇴임하면 미국은 앞으로 유럽 문제를 누구와 논의해야 할지 고민에 빠질 것”이라고 전했다. 16일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메르켈의 부재(不在)로 EU 또한 폭풍우 속에 표류하는 위험한 시기로 접어들었다”고 평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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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수에 떠내려간 ‘무티 리더십’…메르켈, 은퇴 앞두고 잇단 악재

    2005년 11월 첫 집권 후 4선(選)에 성공해 지난 16년간 ‘전 세계의 지도자’, ‘각국 정상이 존경하는 정상’으로 불렸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가 9월 정계 은퇴를 앞두고 잇단 악재에 직면했다. 국내에서는 이달 중순 서유럽 전역을 강타한 유례없는 홍수로 독일에서만 최소 197명이 숨지자 치수(治水)와 재해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나라 밖에서는 그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앤테크와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 유예에 반대하고 있다며 “자국 이기주의를 탈피하라”는 압박이 들어온다. 이 와중에 메르켈의 뒤를 이어야 할 집권 기독민주당의 아르민 라셰트 대표(60)는 홍수 피해 현장에서의 부적절한 처신, 메르켈에 비해 빈약한 존재감과 인지도로 고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9월 독일 총선에서 기민당의 승리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1989년 정계 입문 후 32년 정치 역정의 마지막에서 위기를 맞은 메르켈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홍수에 떠내려간 ‘무티 리더십’14일(현지 시간)부터 시작된 서유럽의 유례없는 폭우로 독일에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언론은 메르켈 정권이 재난 대책을 수립하는 데 안이했다며 질타하고 있다. 기상학자들이 이번 폭우가 대홍수로 번질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연방정부가 대피 명령을 일찍 내리지 않는 등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란 비판이다. 독일과 국경을 맞댄 네덜란드에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로 단 한 명의 사망자가 없었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시사지 슈피겔은 21일 “연방기상청과 지방정부 간 심각한 소통 문제가 있었다”며 국민들이 제때 경고를 받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메르켈은 18일 피해가 컸던 남서부 라인란트팔츠주 슐트를 찾았지만 이곳에서 한 발언 또한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메르켈은 거듭 “홍수는 기후변화 때문이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대대적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가족과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은 수재민 앞에서는 위로, 상세한 재건 계획,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내놓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이다.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로 평소 ‘무티(Mutti·엄마) 리더십’으로 불릴 만큼 남다른 포용력과 공감능력을 자랑해온 그의 장점이 이번 위기에서 발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간지 디벨트는 “후진국 수준의 재난 대응 체계가 드러났는데도 기후변화 타령만 한다”고 꼬집었다. 공영방송 DW는 “정부가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경보 체제를 구축했어야 했다”고 가세했다. 하지만 메르켈은 수해 현장에서 “휴대전화가 고장 나면 경보를 받지 못할 것이고 모바일 경보를 항상 신뢰할 순 없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 차기 구도 불확실1월 기민당의 새 수장이 된 라셰트 대표 역시 미덥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르켈은 2018년 12월 “네 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1년 9월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며 기민당 대표직을 내려놨다. 후임자였던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전 국방장관(59)은 한때 ‘포스트 메르켈’로 불렸고 2연속 여성 총리가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튀링겐주 지방선거 당시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손잡자 당 안팎에서 비판이 거셌다. 선거 승리를 위해 나치 추종자와 결탁한 사람은 지도자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결국 그는 대표직을 사퇴했고 총리직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기민당 수장에 오른 라셰트는 메르켈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17일 홍수의 주요 피해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에르프트슈타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부적절한 행동으로 도마에 올랐다. 그는 독일 16개주 중 인구가 가장 많고 부유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의 현직 주지사이기도 하다. 라셰트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희생자 애도 연설을 하는 동안 뒤편에 서서 옆 사람들과 농담을 주고받고 혀를 내밀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되자 제1야당 사회민주당은 즉각 “무례하고 소름 끼친다”고 비판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라셰트의 잘못된 판단으로 그에 대한 불만이 확산됐다. 9월 총선에서 승리하려던 그의 계획 또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기득권 백인 남성의 이미지가 강한 라셰트가 성(性)평등, 난민, 기후변화 등의 난제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아날레나 베르보크 녹색당 대표(41)가 탄소중립 정책, 신선한 이미지 등을 앞세워 환경에 민감한 젊은 유권자를 집중 공략하는 것과 비교된다. 기민당이 홍수 피해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9월 총선의 승자가 가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꼬인 독-미 관계메르켈은 집권 중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 등 4명의 미 대통령을 상대했다. 부시와 오바마는 재임 중은 물론 퇴임 후에도 수차례 메르켈에 대한 호감을 나타내고 그의 지도력을 호평했다. 하지만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동맹을 경시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최악이었다. “미국이 돌아왔다”며 다시 ‘동맹 복원’을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는 겉으로는 독일을 최고 우방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 유예 반대, 독일과 러시아의 가스관 협력사업 ‘노르트스트림2’ 등 독일의 주요 정책에 못마땅하다는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독일이 미국의 적성국인 러시아에 주요 에너지원을 의존하기 시작하면 미국과 독일의 관계도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2014년 자국 영토인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강제로 뺏긴 후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도 노르트스트림2가 자국 가스관을 우회해 우크라이나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한다. 미 정치매체 더내셔널뉴스가 18일 “워싱턴과 베를린 사이에 틈이 생겼다”고 진단한 이유다. 미국은 독일의 대중(對中) 정책에도 못마땅하다는 심기를 표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신장위구르 인권탄압, 대만 압박 등을 질타하는 공동성명서 발표를 주도했다. 메르켈은 성명 발표 직후 “중국은 많은 문제에서 우리의 경쟁자지만 동시에 파트너이기도 하다”며 이번 성명을 무조건 ‘반중’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뜻을 드러냈다. 미국 입장에서는 상당히 김이 빠지는 발언으로 비칠 수 있다. 미국의 다른 우방인 호주가 중국과의 투자협정까지 폐기하며 미국의 반중 노선에 동참하는 것과 달리, 독일이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중국이 독일의 최대 교역국이기 때문이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독 교역 규모는 2129억 유로(약 288조5817억 원)로 미-독 교역(1715억 유로·약 232조4545억 원)보다 훨씬 많았다. 미 정치매체 더글로벌리스트의 슈테판괴츠 리히터 편집장은 “메르켈이 중국의 중요성만 반복적으로 언급한다. 특히 독일 자동차산업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것이 짜증 난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메르켈이 거듭 자국 기업의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미국 내 비판 여론 또한 상당하다. 15일 메르켈이 미 워싱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했을 때 미 시민단체들은 백악관 앞에서 ‘메르켈 반대 시위’를 열었다. 집권 민주당 의원들도 이 주장에 동조했다. 미 정치매체 아메리칸 프로스펙트는 “목사의 딸인 메르켈이 양심을 돌아봐야 한다. 미국 또한 메르켈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모두 과거 메르켈이 미국 땅을 밟았을 때 찾아보기 어려웠던 광경이다.● EU의 실질적 수장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메르켈이 21세기 국제사회에 중요한 이정표를 남긴 지도자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의 16년 집권의 공(公)을 제대로 기려야 하며, 그가 퇴임하면 독일은 물론 유럽연합(EU)과 국제사회 또한 그 정도의 영향력과 위상을 지닌 지도자를 만나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도 꾸준히 나온다. 우선 메르켈은 ‘녹슨 전차’로 불리던 독일을 미국, 중국 등에 맞먹는 세계 최강대국으로 변화시켰다. 2005년 취임 당시 독일은 10%가 넘는 높은 실업률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상 최대인 520만 명이 직장을 잃은 채 신음하고 있었다. 핵심 산업이던 자동차, 중공업 등도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추격으로 경쟁력이 떨어졌고 경제성장률은 사실상 제로(0) 상태였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05년 2조8460억 달러(약 3271조 원)였던 독일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3조3780억 달러(약 3883조 원)로 늘었다. 미국 중국 일본에 이은 세계 4위다. 같은 기간 1인당 GDP도 3만4500달러(약 3966만 원)에서 4만6500달러(약 5345만 원)로 증가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의 종합주가지수(DAX)는 4,300에서 15,500으로 세 배 이상 뛰었다. 10.7%에 달하던 실업률 또한 3분의 1 수준인 3.3%로 떨어졌다. 부부 합계 출산율도 1.34명에서 1.57명으로 늘었다. 대외적으로도 그는 국제사회에서 주요 분쟁이 벌어질 때마다 ‘갈등 조정자’ 역할을 수행했다. EU 곳곳에서 갈등이 벌어질 때마다 이를 중재하며 유럽을 하나로 묶은 ‘EU의 정신적 지주’로 평가받는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부터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 재정위기가 발발했을 때 메르켈은 지원 대가로 강력한 긴축을 요구했다. 해당 국가가 거세게 반발했지만 끝까지 이를 관철시켜 유럽 전체의 경제회복 대책을 주도했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합병, 2015년 시리아 난민 유입 위기 당시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중재 회의를 주재한 사람도 메르켈이었다. EU 탄생 후 최대 위기로 꼽히는 2016년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당시에도 그는 동조 탈퇴를 거론하는 일부 회원국을 설득했고 영국과의 이혼 협정, 즉 브렉시트 협상도 주도했다. 이런 그가 ‘EU의 실질적 수장’ ‘유럽 합중국 대통령’이라는 것에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주요 외신이 그를 19세기 독일의 통일을 이끈 오토 폰 비스마르크 총리, ‘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에 빗대 ‘새로운 비스마르크’, ‘게르만 철의 여인’ 등으로 부르는 이유다. 14일 미 CNN은 “메르켈이 퇴임하면 미국은 앞으로 유럽 문제를 누구와 논의해야 할지 고민에 빠질 것”이라고 전했다. 16일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메르켈의 부재(不在)로 EU 또한 폭풍우 속에 표류하는 위험한 시기로 접어들었다”고 평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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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군부, 코로나 확산에 “불경 외워 쫓아라”

    백신과 의료장비 부족에 시달리는 미얀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급기야 군부정권이 시민들에게 불경을 외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쫓아내라고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승려들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불경이 아니라 산소통”이라고 비판했다. 20일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전날 군부가 운영하는 한 신문에 미얀마 종교문화부가 낸 공고문이 실렸다. 이 공고문은 시민들을 향해 “기근과 질병을 물리칠 수 있는 라타나경(불경의 일종)을 집에서 암송하라”고 했다. 또 “승려 모임이나 각 지역의 불교 단체들은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마을에서 불경 암송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지도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이라와디에 따르면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는 승려들이 군부정권을 규탄하며 불경을 외면 어디선가 군인들이 나타나 승려들을 욕하고 폭행했다. 승려를 탄압한 쿠데타 군부가 이제는 승려들에게 ‘불경 암송’ 캠페인을 도와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라와디는 “불교는 살생을 큰 죄로 여기는데,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어린이들을 포함해 900명 이상을 죽인 군부가 이제는 불경을 외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미얀마 보건부는 19일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5860명, 사망자는 286명이라고 발표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의료용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민주진영은 실제 확진자와 사망자는 군부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진영 임시정부 격인 국민통합정부(NUG)는 “자료를 보면 실제로는 매일 2만 명이 넘는 확진자와 1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는 것 같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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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 40만명 사망 우려”…미얀마 군부 “불경 외워라”

    백신과 의료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미얀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군부정권이 시민들에게 불경을 외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쫓아내라고 촉구했다. 승려들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불경이 아니라 산소통”이라고 비판했다. 20일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전날 군부가 운영하는 한 신문에 미얀마 종교문화부가 낸 공고문이 실렸다. 이 공고문은 시민들을 향해 “기근과 질병을 물리칠 수 있는 ‘라타나경(불경의 일종)을 집에서 암송하라”고 권고했다. 또 “승려 모임 등 각 지역의 불교 단체들은 코로나19 방역 규정에 따라 마을에서 불경 암송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라와디에 따르면 불과 한 달 전 군부는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승려들이 군부 정권을 규탄하며 불경을 외자 승려들을 욕하고 폭행했다. 승려를 탄압한 군부가 이제는 승려들에게 ’불경 암송‘ 캠페인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라와디는 “불교는 살생을 큰 죄로 여기는데 쿠데타 이후 어린이들을 포함해 900명 이상을 죽인 군부가 이제는 불경을 외우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미얀마 보건부는 19일 미얀마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5860명, 사망자는 286명이라고 발표했다. 누적 확진자는 24만570명, 누적 사망자는 5567명이다. 사망자 대부분은 의료용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민주진영은 실제 확진자와 사망자가 군부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진영 임시정부 격인 국민통합정부는 “실제로는 매일 2만 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와 1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는 것 같다”며 “효과적인 조치가 없다면 많게는 4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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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유럽 홍수에도 사망 0명, ‘치수 강국’ 네덜란드

    서유럽을 강타한 홍수로 독일과 벨기에에서 200여 명의 사망자가 나오며 정부의 대응 실패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이들 국가와 국경을 맞댄 네덜란드는 현재까지 사망자가 한 명도 없어 네덜란드 수해 대응 시스템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14일부터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국경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16일 네덜란드 남부 에이스던에서는 19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수위가 올라갔다. 19일에는 독일-네덜란드 국경의 라인강 수위가 정상치보다 14.5m 높아졌지만 20일 현재까지 네덜란드에서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없다. 미 CNN은 네덜란드가 과거 1000년 이상 바다, 강과 맞서 싸운 ‘물 관리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국토의 약 25%는 해수면보다 낮고 인구의 60%는 늘 홍수 위험에 노출됐다. 1953년엔 대홍수로 1835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후 네덜란드는 홍수 대비책을 세웠다. ‘델타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수해 대응 국책사업에 1958년부터 1997년까지 약 155억 달러(약 17조8000억 원)가 투입됐다. 대대적인 제방과 댐 건설이 시작됐고 강과 바다가 이어지는 지점을 모두 수문(水門)으로 틀어막았다. 네덜란드 정부 관계자는 “이런 홍수가 2050년경 닥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더 빨리 왔다”면서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이코노미스트에 말했다. CNN은 “많은 사상자가 나온 독일에서는 관료들이 책임 회피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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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벨기에 홍수 사망 200명 넘는데…네덜란드는 0명, 왜?

    서유럽을 강타한 홍수로 독일과 벨기에에서 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양국 정부의 대응 실패를 지적하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이 두 나라와 국경을 맞댄 네덜란드에서는 사망자가 한 명도 없어 수해 대응 시스템이 조명을 받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외신은 네덜란드의 수해 대응 시스템을 19일 상세히 다뤘다. 14일부터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3국의 국경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네덜란드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16일 네덜란드 남부 에이스던에서는 1911년 이후 수위가 가장 높이 올라갔고 19일에는 독일-네덜란드 국경의 라인강 수위가 정상치보다 14.5m 높아졌다. 20일 현재 네덜란드에서는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없다. 미국 CNN은 네덜란드가 과거 1000년 이상 바다, 강과 맞서 싸운 ‘물 관리의 역사’를 갖고 전했다. 네덜란드 국토의 약 25%는 해수면보다 낮고 인구의 60%는 늘 홍수 위험에 노출됐다. 1953년 네덜란드 대홍수로 1835명이 숨지는 참사가 있었다. 이후 네덜란드는 홍수 대비책을 세웠다. ‘델타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수해 대응 국책사업에 1958년부터 1997년까지 약 155억 달러(약 17조8000억 원)가 투입됐다. 대대적인 제방과 댐 건설이 시작됐고 강과 바다가 이어지는 지점을 모두 수문(水門)으로 틀어막았다. 모래언덕, 제방 등 불어난 물을 내보낼 펌프 시설도 곳곳에 들어섰다. 네덜란드는 2100년까지의 홍수 상황을 예측하고 분석해 지금도 시설을 보강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 관계자는 “이런 홍수가 2050년경 닥칠 것으로 예상했는데 더 빨리 왔다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이코노미스트에 말했다. CNN은 ”많은 사상자가 중 독일에서는 관료들이 책임 회피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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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살된 아이티 대통령 부인, 방탄조끼 입고 귀국

    이달 7일 발생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사건 당시 총상을 입고 미국 플로리다에서 치료를 받아 왔던 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47)가 17일 아이티로 돌아왔다. 상복에 방탄조끼를 입고 비장한 표정으로 귀국한 대통령 부인이 아이티 정계에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이티 총리실은 이날 트위터에 “모이즈 여사가 남편의 장례식을 위해 아이티에 도착했다”며 귀국 장면 영상을 올렸다. 모이즈 대통령의 국장(國葬)은 23일 열린다. 검은 마스크를 하고 오른팔에 깁스를 두른 모이즈 여사는 수도 포르토프랭스 공항에 도착한 뒤 불편한 걸음걸이로 천천히 전용기 계단을 내려왔다. 이어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총리의 손을 잡고 흔들었으며 다른 정부 관료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외신은 모이즈 여사가 아이티 정계에서 모종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예상보다 이른 귀국에 전문가들이 놀랐다”며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티 전문가인 로랑 뒤부아 미국 듀크대 역사학 교수는 “돌아왔다는 사실 자체가 어떤 식으로든 정치에 개입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말했다. 현재 아이티에서는 차기 지도자 자리를 두고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조제프 임시총리가 국정을 챙기고 있지만 모이즈 대통령은 암살당하기 이틀 전 아리엘 앙리 내무장관을 차기 총리로 지명했다. 앙리 장관은 자신이 정당한 총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16일 유엔과 미국, 프랑스, 독일, 브라질, 캐나다, 스페인 등의 아이티 주재 대사들로 이뤄진 ‘코어그룹’은 앙리 총리 지명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성명을 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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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티 영부인, 상복에 방탄조끼 입고 귀국…23일 남편 장례식 참석

    7일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피살사건 당시 총상을 입고 미국 플로리다에서 치료를 받아왔던 대통령 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가 17일 아이티로 돌아왔다. 상복에 방탄조끼를 입고 비장한 표정으로 귀국한 모이즈 여사가 아이티 정계에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이티 총리실은 이날 트위터에 “모이즈 여사가 남편의 장례식을 위해 아이티에 도착했다”며 귀국 장면 영상을 올렸다. 모이즈 대통령의 국장(國葬)은 23일 열린다. 검은 마스크를 하고 오른팔에 깁스를 두른 모이즈 여사는 포르토프랭스 공항에 도착한 뒤 불편한 걸음걸이로 천천히 전용기 계단을 내려왔다. 이어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총리의 손을 잡고 흔들며 다른 정부 관료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외신은 모이즈 여사가 아이티 정계에서 모종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예상보다 이른 귀국에 전문가들이 놀랐다”며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티 전문가인 로랑 뒤부아 미 듀크대 역사학 교수는 “돌아왔다는 사실 자체가 어떤 식으로든 정치에 개입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말했다. 현재 아이티에서는 차기 지도자 자리를 두고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조제프 임시총리가 국정을 챙기고 있지만 모이즈 대통령은 죽기 이틀 전 아리엘 앙리 내무장관을 차기 총리로 지명했다. 앙리 장관은 자신이 정당한 총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16일 유엔과 미국, 프랑스, 독일, 브라질, 캐나다, 스페인 등의 아이티 주재 대사들로 이뤄진 ‘코어그룹’은 앙리 총리 지명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성명을 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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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선양수용소 수감된 탈북자 50여명 北 보내”

    중국 정부가 랴오닝성 선양 수용소에 수감 중이던 탈북자 50여 명을 14일 북한으로 보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보도했다. 중국은 이들을 4월부터 북송하려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유입을 우려한 북한이 몇 차례 거부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송된 이들은 북한에서 극형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RFA는 전했다. 중국 당국은 선양 수용소에 1, 2년가량 수감돼 있던 탈북자들을 14일 단둥 국경 세관을 거쳐 북한으로 보냈다. 보도에 따르면 버스 2대가 탈북자들을 나눠 실었고 공안 수십 명이 오전 일찍부터 세관 주변에서 경계를 서며 사람들이 북송 장면을 촬영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송된 50여 명 중에는 북한군 병사와 공군 파일럿 출신도 있었다. 30대 탈북 여성은 중국인 남성과 결혼해 12세 아들을 뒀고, 중국에서 상당히 많은 돈을 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 여성은 두 번째 북송되는 것이어서 생사를 가늠할 길이 없다. 남편이 아내를 구하기 위해 뇌물을 쓰려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RFA에 따르면 선양 수용소에는 이날 북송된 50여 명 외에도 탈북자들이 더 남아 있다. 코로나19 방역 등을 위해 닫혀 있던 단둥 세관이 이날 하루 개통하면서 그동안 북한에 머물고 있던 화교와 북한 무역대표부 관계자 등 98명도 중국으로 이동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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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선수촌 잇단 확진… “日정부 ‘버블 방역’ 구멍숭숭 뚫려 위험”

    일본 공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도쿄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쿄도에서는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나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감염 확산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18일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도쿄 주오구 선수촌 내 선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선수촌에 입촌한 선수들 중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조직위는 전날 선수촌에서 지내는 올림픽 관계자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알렸다. 이로써 13일 문을 연 선수촌에서 모두 3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교도통신은 “선수촌 감염자 3명은 모두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 대표팀 소속”이라고 보도했다. 대한탁구협회 회장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사진)도 17일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받은 진단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와 호텔에 격리됐다. 올림픽 전문매체 ‘인사이드더게임스’는 “유 위원이 IOC 위원 중 첫 확진자다. 다음 주 IOC 총회에도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조직위가 감염자를 집계해 발표한 1일 이후 18일까지 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모두 55명으로 늘었다. 여기에는 1일 이전 일본에 도착해 훈련 중인 외국 선수들의 감염 사례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참가 선수와 관계자들이 입국하면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는 이른바 ‘버블(거품) 방역’으로 올림픽발 감염 확산을 막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규모 선수단은 다른 일반 승객들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는 경우가 많고, 입국 수속을 위해 이동할 때도 일반인들과 동선이 겹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회 주최 측이 사실상 통제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항공편을 통한 감염”이라며 기내 감염이 도쿄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올림픽 관계자로 2∼5월 일본에 입국한 미국, 영국 국적자 4명은 최근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13일 체포됐다. 이들은 밤늦게 도쿄 시내의 바를 돌며 술을 마시는 등 올림픽 관련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 입국한 우간다 대표팀 중 남자 역도 선수는 16일 훈련지인 오사카에서 종적을 감췄다. 아사히신문은 “수백 명 규모의 해외 선수단 입국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데 규정 위반이 잇따르고 있다. 버블 방역이 위험한 상태”라고 18일 보도했다. 도쿄도의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7일 도쿄도의 신규 확진자는 1410명으로 1월 21일(1471명)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도쿄도 확진자는 18일까지 닷새 연속 1000명을 넘었다. 호주 ABC방송은 “지금 같은 수준으로 간다면 폐회식(8월 8일)이 열릴 땐 도쿄 확진자가 하루에 24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림픽에 대한 일본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마이니치신문이 18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 48%가 ‘즐길 기분이 아니다’, 17%는 ‘원래 기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14일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관중 입장을 허용해 달라”고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제안했다. 15일엔 “올림픽 참가자들이 일본 거주민들에게 코로나19를 퍼뜨릴 위험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 “바흐 위원장의 발언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18일 도쿄 영빈관에 바흐 위원장 등 IOC 관계자를 초대해 40명 규모의 환영회를 열었다. 영빈관 주변에 모인 시위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사태가 발령된 상태에서 대규모 행사를 연 것을 비판하며 “불필요한 파티 취소” 등의 구호를 외쳤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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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차기 총리 유력 정치인, 수해현장서 웃고 떠들다 ‘딱 걸려’

    역대 최악의 홍수로 지금까지 150명이 넘게 숨진 독일에서 차기 총리로 유력한 정치인이 수해 현장을 방문해 농담을 하며 웃었다가 비난을 받고 결국 사과했다. 슬픔에 잠긴 수해지역 주민들은 정치인들의 이벤트성 방문을 두고 “역겹다”고 비판했다. 17일 AFP통신에 따르면 독일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 대표이자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지사인 아르민 라셰트는 이날 홍수 피해가 심각한 에르프트슈타트를 방문했다. 그는 9월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의 임기가 끝나면 차기 독일 총리에 오를 것이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라셰트 주지사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연설을 하는 동안 뒤에 다른 사람들과 서 있으면서 20초가량 수다를 떨었다. 그는 농담을 하며 웃음도 터뜨렸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방송을 통해 중계됐고 비난이 일었다. 빌트 등 독일 언론은 “온 나라가 우는데 라셰트는 웃었다”고 비판했다. 한 독일 야당 의원은 “이 모든 상황이 주지사에겐 장난인가. 그가 어떻게 차기 총리가 되겠나”라고 했고, CDU와 연정을 구성한 사회민주당의 사무총장은 “말문이 막힌다”고 했다. 파문이 커지자 라셰트 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부적절했고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올렸다. 14일부터 서유럽을 강타한 폭우로 현재까지 독일에서 156명, 벨기에에서 27명 등 최소 183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 명이 연락 두절되거나 실종 상태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 라인강과 아르강 사이의 작은 마을 진치히의 한 요양원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12명이 이번 홍수로 숨졌다. 이들은 요양원 1층에서 지내던 중 15일 오전 갑자기 차오른 물을 피하지 못하고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숨졌다. 같은 요양원에 살던 비장애인 24명은 고층으로 피해 목숨을 건졌다. 요양원 근처의 한 주민은 “비가 오기 전에 정부는 심각하게 경고하지 않았다. 사건 뒤에야 정치인들이 요양원을 줄줄이 방문하는 모습이 역겹다”고 NYT에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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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촌서 잇달아 확진…日국민 절반 “올림픽 즐길 기분 아냐”

    일본 공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쿄도에서는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나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감염 확산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18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쿄 주오구 선수촌 내 선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선수촌에 입촌 한 선수들 중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감염된 선수의 국적, 성별, 나이 등은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조직위는 전날 선수촌에서 지내는 올림픽 관계자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13일 문을 연 선수촌에서 모두 3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교도통신은 “선수촌 감염자 3명은 모두 같은 나라, 같은 종목 선수이거나 관계자”라고 전했다. 대한탁구협회 회장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도 17일 일본 나라타공항에서 받은 진단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와 호텔에 격리됐다. 조직위가 감염자를 집계해 발표한 1일 이후 18일까지 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모두 55명으로 늘었다. 여기에는 1일 이전에 일본에 도착해 훈련 중인 외국 선수들의 감염 사례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참가 선수와 관계자들이 입국하면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는 이른바 ‘버블(거품) 방역’을 실시해 올림픽발 감염 확산을 막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규모 선수단은 다른 일반 승객들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는 경우가 많고, 입국 수속을 위해 이동할 때도 일반인들과 동선이 겹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회 주최 측이 사실상 통제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항공편을 통한 감염”이라며 기내 감염이 도쿄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올림픽 관계자로 2~5월 일본에 입국한 미국, 영국 국적자 4명은 최근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13일 체포됐다. 이들은 밤 늦게 도쿄 시내의 바를 돌며 술을 마시는 등 올림픽 관련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 입국한 우간다 대표팀 중 남자 역도 선수는 16일 훈련지인 오사카에서 종적을 감췄다. 그는 “우간다 생활이 힘들다. 우간다로 돌아가지 않겠다. 일본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메모를 남겼다. 아사히신문은 “해외 선수단의 일본 방문이 피크를 맞아 수백 명 규모의 입국이 연일 계속되고 있지만 규정 위반이 잇따르고 있다. 버블 방역이 위험한 상태”라고 18일 보도했다. 도쿄도의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7일 도쿄도의 신규 확진자는 1410명으로 1월 21일(1471명)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많다. 도쿄도 확진자는 17일까지 나흘 연속 1000명을 넘었다. 호주ABC 방송은 “올림픽 개회를 5일 앞둔 도쿄가 곤경에 빠진 모양새”라며 “지금 같은 수준으로 간다면 폐회식(8월 8일)이 열릴 땐 도쿄 확진자가 하루에 24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림픽에 대한 일본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마이니치신문이 18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 48%가 ‘즐길 기분이 아니다’, 17%는 ‘원래 기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 개최’에 대해 ‘가능할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19%에 불과했고, 65%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14일 스가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관중 입장을 허용해달라”고 제안했다. 15일엔 “올림픽 참가자들이 일본 거주민들에게 코로나19를 퍼뜨릴 위험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 “바흐 위원장의 발언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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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최악 홍수 현장서 웃은 獨 정치인…주민들 “역겹다”

    역대 최악의 홍수로 지금까지 150명이 넘게 숨진 독일에서 차기 총리로 유력한 정치인이 수해 현장을 방문해 농담을 하며 웃었다가 비난을 받자 결국 사과했다. 슬픔에 잠긴 수해지역 주민들은 정치인들의 이벤트성 방문을 두고 “역겹다”고 비판했다. 17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독일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 대표이자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지사인 아르민 라셰트는 이날 홍수 피해가 심각한 에르프트슈타트를 방문했다. 그는 9월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의 임기가 끝나면 차기 독일 총리에 오를 것이 유력시 되는 인물이다. 라셰트 주지사는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연설을 하는 동안 뒤에 다른 사람들과 서 있으면서 20초가량 수다를 떨었다. 그는 농담을 하며 웃음도 터뜨렸다. 이 모습이 고스란히 방송을 통해 중계된 뒤 논란이 커졌다. 빌트 등 독일 언론은 “온 나라가 우는데 라셰트는 웃었다”며 비판했다. 한 독일 야당 의원은 “이 모든 상황이 주지사에겐 장난인가. 그가 어떻게 차기 총리가 되겠나”고 비판했고, CDU와 연정을 구성한 사회민주당의 사무총장도 “말문이 막힌다”고 비판했다. 파문이 커지자 라셰트 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대화를 나누던 상황이 그렇게 비춰 후회된다. 부적절했고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날 현재 독일에서 156명, 벨기에에서 27명이 홍수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백 명이 연락두절 및 실종 상태라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 라인강과 아르강 사이의 작은 마을 진치히의 한 요양원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12명이 이번 홍수로 숨졌다. 이들은 요양원 1층에서 지내던 중 15일 오전 갑자기 차오른 물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숨졌다. 같은 요양원에 살던 몸이 성한 이들 24명은 고층으로 피해 목숨을 건졌다. 요양원 근처의 한 주민은 “비가 오기 전에 정부는 심각하게 경고하지 않았다. 사건 뒤에서야 정치인들이 요양원을 줄줄이 방문하는 모습이 역겹다”고 NYT에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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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수감 탈북자 50여명 북송… “뇌물도 안 통해”

    중국 정부가 랴오닝성 선양 수용소에 수감 중이던 탈북자 50여 명을 14일 북한으로 보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보도했다. 중국은 이들을 4월부터 북송하려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유입을 우려한 북한이 몇 차례 거부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송된 이들은 북한에서 극형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RFA는 전했다. 중국 당국은 선양 수용소에 1, 2년가량 수감돼 있던 탈북자들을 14일 단둥 국경 세관을 거쳐 북한으로 보냈다. 보도에 따르면 버스 2대가 탈북자들을 나눠 실었고 공안 수십 명이 오전 일찍부터 세관 주변에서 경계를 서며 사람들이 북송 장면을 촬영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송된 50여 명 중에는 북한군 병사와 공군 파일럿 출신도 있었다. 30대 탈북 여성은 중국인 남성과 결혼해 12세 아들을 뒀고, 중국에서 상당히 많은 돈을 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 여성은 두 번째 북송되는 것이어서 생사를 가늠할 길이 없다. 남편이 아내를 구하기 위해 뇌물을 쓰려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RFA에 따르면 선양수용소에는 이날 북송된 50여 명 외에도 탈북자들이 더 남아 있다. 코로나19 방역 등을 위해 닫혀 있던 단둥 세관이 이날 하루 개통하면서 그동안 북한에 머물고 있던 화교와 북한 무역대표부 관계자 등 98명도 중국으로 이동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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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난화의 공격… 亞-유럽에 물폭탄, 북미엔 열폭탄[글로벌 포커스]

    미국, 캐나다 등에서 전례 없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 영국 등 유럽 각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는 물폭탄에 가까운 홍수가 잇따른다.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일부 기후 전문가들은 “극심한 폭염, 이로 인한 가뭄과 산불 등이 돌고 도는 ‘죽음의 악순환(death cycle)’에 갇혔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상기후를 ‘끝나지 않는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에 비유한다. 좀처럼 종식될 기미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처럼 계속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 유럽·아시아는 물폭탄 vs 북미는 열폭탄 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은 최악의 홍수에 직면했다. 100년 만에 서유럽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최소 126명이 사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라인란트팔츠주에서 각각 43, 60명이 목숨을 잃었고 벨기에에서도 최소 23명이 숨졌다. 확인된 사망자 외에 실종자도 수백 명에 달해 피해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영국 런던에서도 하루에 과거 한 달 치 비가 쏟아지며 도시 곳곳이 물에 잠겼다. 중국 후베이성에서는 최근 한 달 홍수 때문에 17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수도 베이징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광둥성 남동부에도 앞으로 예년보다 25% 더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3일 일본 시즈오카현에서도 폭우 뒤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나 22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올여름 미국에서는 기록적 폭염과 사상 최악의 가뭄이 나타나고 있다. 11일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 있는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는 기온이 섭씨 56도까지 올라갔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도 최고기온이 48도를 기록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3분의 1이 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은 “드물고 위험하며 치명적인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는 ‘열파(heat wave)’ 현상도 두드러졌다. 기후과학자 크리스티나 달은 “정체된 열파를 다른 곳으로 배출하지 못하면 미 전역으로 폭염이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 미 서부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 사이에 있는 인공호수 미드는 1930년 준설 이후 최저 수위를 기록했다. 현재 미드호에는 최대 담수량의 36%의 물만 있어 사실상 호수가 말라버린 상태다. 원래 강수량이 넉넉한 지역이었던 캘리포니아 북부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 지역에서 두 번째로 큰 저수지 오로빌호는 2년 전보다 수위가 50m 낮아졌다. 지난달 27일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작은 마을 리턴에서는 기온이 섭씨 45도까지 올라갔다. 이후 마을에 산불이 났고 불과 며칠 만인 이달 초 마을의 90%가 불탔다. 현지 기후학자들은 ‘열사의 땅’으로 유명한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보다 캐나다 서부가 더 뜨겁다고 우려했다. ○ 생태계 변화 뚜렷…전염병·식량위기 등 고조 기후변화는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지난달 프랑스 알프스 고원에서는 흰 눈이 아닌 ‘빙하의 피’로 불리는 붉은색 눈이 관찰됐다. 그르노블알프스대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붉은색을 띠는 미세조류 때문으로 밝혀졌다. 원래 물에서 사는 이 조류가 해발 1250∼2940m의 고지대 눈밭에서 증식하는 이유 또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영국 리즈대 연구팀은 이 미세조류가 햇빛을 흡수해 알프스 등 고지대의 눈을 녹이고 장기적으로 기후변화를 유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온난화가 전염병 위기를 부를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최근 국제학술지 ‘랜싯 플래니터리 헬스’에 따르면 현재 속도로 탄소가 배출되고 지구가 뜨거워지면 열대 풍토병인 말라리아와 뎅기열 또한 더 빨리 퍼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2080년까지 약 84억 명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을 파먹는 육식 기생충’으로 불리는 리슈만편모충의 서식 지역 또한 기후변화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 미 공영라디오 NPR는 리슈만편모충이 원래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에서 번식했지만 최근 미 텍사스 등에서 발견됐고, 2080년 캐나다 남부까지 번식할 것이라고 전했다. 식량 안보도 위협받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에서는 전 세계 아몬드의 80%가량이 생산되는데 올해 가뭄으로 생산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 농가는 물 부족으로 키우던 아몬드를 직접 뽑아내며 올해 농사를 포기했다. 인근 유타에서도 가뭄으로 방목 농장에 풀이 자라지 않자 목장주들이 가축을 내다 팔고 있다. 이는 쇠고기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커피, 초콜릿 등도 가뭄 때문에 생산량이 줄었다. 이로 인해 커피와 초콜릿 소비가 많은 유럽 각국에서는 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 약자 집중 피해…전쟁 유발 가능성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각국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된다는 점도 문제다. 비영리단체 ‘우려하는 과학자의 모임’ 소속 호세 파블로 오르티스 파르티다 박사는 “폭염이 발생하면 식수 공급이 타격을 받고, 그 와중에 가뭄과 산불이 일어나면 대기 질이 악화된다. 이는 취약하고 불우한 지역의 사람들에게 주로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기후변화가 전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본은 13일 2021년 방위백서에서 기후를 안보 의제로 처음 언급하며 “기후변화가 국가 간 토지, 자원, 사회정치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작전 등 관련 조직의 재편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의 후폭풍이 더 커질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미 매사추세츠공대(MIT)는 현 수준의 폭염이 계속되면 중국에서 많은 인구가 살고 농업적으로도 중요한 화베이 평원 일대가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으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매거진에도 “세계가 비정상적인 우기(雨期)를 끝내고 향후 몇 년, 혹은 몇 세기간 지속될 수 있는 비정상적인 건기(乾期)를 향해 가고 있다”는 연구가 등장했다. 패권 경쟁을 벌이는 주요국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함께 해결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에게 “양국이 기후변화 대응에서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비슷한 접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리 특사는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러시아를 방문한 미 최고위 인사다. 올해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보고서 또한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에 도달하겠다는 파리협정 목표가 비참하게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며 각국의 공동 대책을 주문했다.툭하면 이상기후… 불안한 한반도 2018년 살인적 폭염… 2020년 역대 최장 장마… 올해 39년만에 7월 장마전 세계가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북미 서해안은 연일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 중이다. 중국 쓰촨(四川)성에서는 9일부터 내린 비로 80만 명 넘는 이재민이 나왔다. 올여름 한반도에서도 비슷한 이상 기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을까. 기상청 정례브리핑에서 기상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날씨를 전망하는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몇 년 사이 한반도에서도 집중호우와 폭염의 강도가 더 강해지고, 예전에 없던 기상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도 이상 기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게 장마다. 지난해는 역대 최장 장마가 이어졌지만 올해는 39년 만에 7월이 되어서야 장마가 시작됐다. 또 정체전선(장마전선)은 통상 남부지방에서 시작해 북상하는데, 올해는 이례적인 전국 동시 장마가 시작됐다. 우 예보분석관은 “올해는 장맛비를 내리는 정체전선 주변에 비구름이 모여들어 비가 오는 지역이 확대됐다”며 “이런 강우 형태는 예전에 거의 없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장마가 끝나도 집중호우와 태풍이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장마를 따로 구분하기보다 여름 자체를 ‘우기(雨期)’로 봐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한반도 날씨는 전 세계 이상 기후 현상과 관련이 있다. 지난달 한반도 상공에 찬 공기가 머물며 소나기가 자주 내렸다. 이 때문에 장마전선의 북상이 지연됐다. 그 원인은 태평양 너머 북미 지역 폭염에서 찾을 수 있다. 우 예보분석관은 “한반도가 위치한 중위도 지역에는 편서풍이 분다”며 “대기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흘러가야 하는데, 바다 건너 미국에 뜨거운 고기압이 자리 잡고 움직이지 않으니 한반도 위의 찬 공기도 흘러가지 않고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올해 장마전선은 일본과 중국에서는 5월부터 세찬 비를 뿌렸지만, 한반도에는 7월이 되어서야 올라왔다. 최근 폭염이 시작되면서 올해 더위가 ‘사상 최악’으로 일컬어지는 2018년 폭염을 넘어설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폭우도 올여름 한반도를 위협하는 기상 요소다. 3일 시작한 장맛비는 시간당 최대 70mm 이상, 하루 300mm 이상의 많은 비를 뿌렸다. 폭염이 이어진 15일에도 돌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전국 곳곳에서 내렸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 202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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