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이은택 팀장

동아일보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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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정책사회부, 산업부, 오피니언팀, 정치부, 국제부를 거쳤고 정책사회부 교육/노동팀, 사회부 사건팀 데스크를 지냈습니다. 현재는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장으로 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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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6~202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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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크 허물어지듯” 美아파트 붕괴 159명 실종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해변 인근에 있는 12층짜리 아파트 일부가 24일(현지 시간) 새벽 무너져 25일 오전 10시 현재 4명이 사망하고 159명이 실종됐다. 건물이 붕괴됐다는 첫 신고가 접수된 때가 24일 오전 1시 23분으로, 입주민 대부분이 잠들어 있을 시간이어서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고가 난 아파트 ‘섐플레인타워 사우스’는 1981년 지어진 건물로 전체 136가구 중 55가구가 무너져 내렸다. 사고 장면을 목격한 이 지역 한 주민은 “케이크가 허물어지듯이 건물이 무너졌다”고 했다. 아파트 붕괴 후 현지 구조당국은 마이애미 일대 80개 수색팀을 투입해 밤새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생존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마이애미헤럴드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美아파트 한밤 10초만에 폭삭… 잔해속 소년 “날 두고 가지마세요”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 아파트 붕괴 순간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불과 10초가량 사이에 건물이 거대한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주저앉는다. 마치 공사현장에서 다이너마이트 폭약으로 건물을 폭파하는 듯한 모습이다. “지진이 난 것 같았다”, “폭탄이 터진 줄 알았다”, “9·11테러가 떠올랐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지은 지 40년 된 건물이어서 구조물 노후화가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온난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이 지반 침하로 이어지면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붕괴 아파트는 마이애미 해변에서 직선거리로 100m도 채 떨어져 있지 않다. 플로리다국제대 지구환경대학의 시몬 브도빈스키 교수가 지난해 4월 발표한 논문에는 이 아파트가 1993∼1999년 해마다 2mm씩 가라앉았다는 조사 결과가 담겨 있다. 미국 언론은 이런 내용을 전하면서 해수면 상승으로 해변가 빌딩들이 붕괴 위험에 노출돼 왔다고 했다. 이번 사고로 어머니가 실종됐다는 파블로 로드리게스 씨는 “사고 나기 하루 전날 어머니가 ‘아파트에서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난다’며 전화를 했었다”고 CNN에 말했다. 이 아파트는 올해 당국의 안전성 검사를 거쳐 재허가 절차를 밟아야 했고, 이를 위한 건물 지붕 수리 작업이 한 달째 진행 중이었다고 한다. 다만 이 작업이 이번 사고와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40년 된 건물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돼 왔다고 증언하고 있다. 2015년엔 벽에 금이 가고 손상됐다는 이유로 건물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컨설팅 엔지니어인 존 피스토리노 씨는 “이번 같은 붕괴는 너무나 극적이고 이례적”이라며 “전시에 건물이 무너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다른 어떤 사례와도 비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CNN과 마이애미헤럴드 등 지역 언론에 따르면 현재까지 35명이 잔해 속에서 구조됐다. 10명은 부상당해 현장에서 응급치료를 받았고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10대 소년 조나 핸들러가 잔해 사이로 손을 뻗어 흔들며 “도와 달라”고 외치는 것을 보고 주민이 구조를 돕기도 했다. 현지 매체 7뉴스마이애미는 핸들러가 잔해 속에서 “나를 두고 가지 마세요(Don‘t leave me)”라고 거듭 소리쳤다고 전했다. 잔해에 다리가 짓눌린 상태로 발견된 핸들러의 어머니는 구조 과정에서 몸을 빼내기 위해 다리를 잘라야 했다. 잔해에 갇힌 생존자들이 휴대전화 플래시로 구조 요청 신호를 보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현지 비상사태 운영센터에 따르면 실종자를 찾아 달라는 요청이 전화나 홈페이지를 통해 700건 넘게 몰렸다. 현장을 빠져나온 주민들은 붕괴 당시 상황이 폭탄이나 미사일을 맞은 것 같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건물 6층에 살았던 알프레도 로페스 씨는 침대를 흔드는 진동과 요란한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깬 뒤 가족과 함께 급히 건물을 빠져나왔다고 한다. 그는 “엄청난 먼지구름 때문에 주변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울부짖으며 도와 달라고 외치는 소리는 들었다”고 말했다. 수색 작업에 나선 구조대원들은 음파탐지기와 수색견, 수색 카메라 등을 동원해 밤새 한 명의 매몰자라도 더 찾기 위해 애를 썼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의 프레드 라미레스 경찰서장은 “대규모 수색과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고, 잔해에 갇힌 이들을 확인하고 구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붕괴된 아파트가 팬케이크처럼 눌려 수색을 하거나 외부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아 구조대가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너진 아파트에는 늘 거주하는 입주민 외에도 휴양지인 마이애미를 찾은 다른 지역의 여행객과 외국인도 상당수 머물고 있었다고 한다. 유대인들도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중 상당수는 남미 출신으로 최소 27명이 콜롬비아, 쿠바, 칠레,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온 것으로 파악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고 미국으로 온 사람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WP에 따르면 실종자 중에는 파라과이 대통령 부인의 여동생 부부와 세 자녀도 포함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부부가 임대한 아파트가 붕괴한 건물 인근에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5일 플로리다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실종자 수색 및 구조 등 사고 대응을 위한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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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핑궈일보 지키자’…홍콩 IT 전문가들,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중국 당국의 탄압 끝에 폐간된 홍콩의 대표적 반중국 매체 핑궈일보의 과거 기사들을 보존하기 위해 홍콩 시민들이 나섰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접근할 수 없는 온라인 디지털 아카이브(기록 저장소)를 구축하고 핑궈일보 기사들을 저장하기 시작했다. 24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의 정보기술(IT) 전문가 1300여 명이 의기투합해 핑궈일보 기사들을 해외 서버에 저장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SCMP는 이들을 핑궈일보의 ‘강력한 지원군(strong army)’이라고 표현했다. 앞서 핑궈일보는 23일 오후 11시 59분 온라인 서비스를 중단했고 24일자 신문 발행을 끝으로 폐간했다. SCMP에 따르면 핑궈일보가 폐간된 당일(24일) 온라인에는 핑궈일보 콘텐츠를 저장하는 최소 4개의 아카이브가 등장했다. 현재 수많은 이용자들이 이곳에 핑궈일보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로이터는 이 아카이브가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졌고 여러 곳에 나눠서 분산 저장된다고 전했다. 자료를 올리는 이들도 익명의 개인이나 단체들이다. 아카이브가 구축된 블록체인 플랫폼 아르위브(ARWeave)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절대 잊혀지지 않고 영원히 저장, 보존되는 저장소”라고 설명했다. 핑궈일보 폐간이 홍콩 언론계를 위축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에 공포를 느낀 학자들이 잇따라 신문 칼럼 절필을 선언하고 있다. 이반 초이 홍콩 중문대 정치학과 교수는 2006년부터 15년간 홍콩명보에 써온 칼럼을 그만 쓰겠다고 23일 밝혔다. 이날은 핑궈일보 수석 논설위원이 체포된 날이다. 초이는 “중국과 홍콩 정부를 비판하는 칼럼을 쓰는 데 따른 정치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제 그만 둘 때가 온 것 같다”고 했다. SCMP는 “광범위한 내용의 홍콩보안법이 언론에 자유롭게 견해를 밝히고 정기적으로 칼럼을 써온 학자들에게 두려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성명에서 “홍콩과 전 세계 언론 자유에 슬픈 날”이라며 “중국은 독립 언론을 표적 삼는 것을 중단하고 구금된 언론인과 경영진을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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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은경 “델타 변이 막기위해 부스터샷 검토… 교차접종도 효과적”

    국내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대응을 위해 백신 완료자에게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맞히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아직 국내는 해당 변이 바이러스가 초기 유입 단계지만 인도에서는 23일(현지 시간) 처음으로 델타 변이보다 더 강력한 ‘델타 플러스 변이’ 사망자가 나왔다. ○ 당국 “변이 대응 부스터샷 검토”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4일 인도발 델타 변이의 국내 확산 상황에 대해 “아직 변이 중 델타형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 초기 유입 단계”라며 “계속 감시나 분석을 하고 위험도가 높아질 경우 방역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22일까지 국내에선 190명의 델타 변이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들과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확진자 66명까지 합치면 델타 변이와 연관성이 있는 확진자는 총 256명으로 추정된다. 인천공항 검역소, 인천 남동구 가족 및 학교, 전남 함평군 의원 관련 집단발병 사례에서 델타 변이가 확인됐다. 다만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델타 플러스 변이는 국내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정 청장은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어느 주기에 어떤 백신으로 추가 접종을 할지 외국 상황 등을 보고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1, 2차 접종 백신을 다르게 하는 교차 접종 역시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젊은층 위주로 확산되는 점은 걱정거리다. 23일 국내 신규 확진자 645명 중 20∼40대 비중이 전체의 52.5%에 이른다. 40대 이하 백신 접종은 일러야 8월 중순 시작된다. 정기석 한림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거리 두기가 완화되는 7월부터 2030세대의 접종이 본격화되는 8월까지가 델타 변이 국내 확산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에 심근염, 심막염 발생 관련 경고 문구를 추가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30세 이하 젊은층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심장질환과 연관됐을 수 있다”고 경고하자, 국내 안전성을 강화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국내에선 신근염 이상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인도선 델타 플러스 변이 첫 사망인도에서 처음으로 델타 플러스 변이에 감염됐다가 사망한 사람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여성이다. 인도 매체 인디언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23일 인도 마디아프라데시주(州)에서 델타 플러스 변이에 감염된 5명 중 한 명이다. 나머지 4명은 건강을 회복했는데, 모두 백신 접종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델타 플러스 변이의 전파력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란디프 굴레리아 인도의학연구소(AIIMs) 소장은 “델타 플러스 변이는 극도로 전염성이 높다”며 “심지어 이 변이에 감염된 사람 옆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걷는 것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 확산에 놀란 세계 각국은 다시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델타 변이 확산의 진원지로 떠오르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3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앞서 “영국발 독일 입국자들은 모두 격리시설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포르투갈의 델타 변이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8월 말이 되면 유럽 신규 확진자의 90%가 델타 변이 감염자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빠른 백신 접종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마스크를 벗었던 이스라엘 역시 이날부터 다시 공항과 병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중국은 앞으로 델타 변이 감염자를 아예 별도의 격리구역으로 옮길 예정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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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은경 “델타 변이 막기위해 백신접종 완료자에 부스터샷 검토”

    국내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대응을 위해 백신 완료자에게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맞히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아직 국내는 해당 변이 바이러스가 초기 유입 단계지만 인도에서는 23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델타 변이보다 더 강력한 ‘델타 플러스 변이’ 사망자가 나왔다. ● 당국 “변이 대응 부스터샷 검토”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4일 인도발 델타 변이의 국내 확산 상황에 대해 “아직 변이 중 델타형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 초기 유입단계”라며 “계속 감시나 분석을 하고 위험도가 높아질 경우 방역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22일까지 국내에선 190명의 델타 변이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들과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확진자 66명까지 합치면, 델타 변이와 연관성이 있는 확진자는 총 256명으로 추정된다. 인천공항 검역소, 인천 남동구 가족 및 학교, 전남 함평군 의원 관련 집단발병 사례에서 델타 변이가 확인됐다. 다만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델타 플러스 변이는 국내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정 청장은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어느 주기에 어떤 백신으로 추가 접종을 할지 외국 상황 등을 보고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1, 2차 접종 백신을 다르게 하는 교차 접종 역시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젊은층 위주로 확산되는 점은 걱정거리다. 23일 국내 신규 확진자 645명 중 20~40대 비중이 전체의 52.5%에 이른다. 40대 이하 백신 접종은 일러야 8월 중순 시작된다. 정기석 한림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7월부터 2030 세대의 접종이 본격화되는 8월까지가 델타 변이의 국내 확산 고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에 심근염, 심막염 발생 관련 경고 문구를 추가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30세 이하 젊은층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심장질환과 연관됐을 수 있다”고 경고하자, 국내 안전성을 강화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국내에선 신근염 이상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인도선 델타 플러스 변이 첫 사망인도에서 처음으로 델타 플러스 변이에 감염됐다가 사망한 사람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지 않은 여성이다. 인도 매체 인디안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23일 인도 북부지역 메드야 프라데시 주(州)에서 델타 플러스 변이에 감염된 5명 중 한 명이다. 나머지 4명은 건강을 회복했는데, 모두 백신 접종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델타 플러스 변이의 전파력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란딥 굴레리아 인도의학연구소(AIIMs) 소장은 “델타 플러스 변이는 극도로 전염성이 높다”며 “심지어 이 변이에 감염된 사람 옆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걷는 것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 확산에 놀란 세계 각국은 다시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델타 변이 확산의 진원지로 떠오르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3일(현지 시각)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앞서 “영국발 독일 입국자들은 모두 격리시설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포르투갈의 델타 변이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8월 말이 되면 유럽 신규 확진자의 90%가 델타 변이 감염자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빠른 백신 접종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마스크를 벗었던 이스라엘 역시 이날부터 다시 공항과 병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중국은 앞으로 델타 변이 감염자를 아예 별도의 격리구역으로 옮길 예정이다. 유근형기자 noel@donga.com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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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흑해서 英구축함에 폭탄투하 경고사격… 일촉즉발 위기

    영국 해군 구축함이 23일 흑해의 러시아 해역에 진입하자 러시아 해군과 전폭기가 폭탄을 투하하며 경고 사격에 나서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영국 더타임스는 “냉전 종식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군의 가장 심각한 대치”라고 전했다. 영국은 미국 등과 함께 나토 회원국이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영국 왕립해군 소속 45형 구축함 HMS디펜더가 크림반도 연안에서 약 3k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다. 미사일, 함포, 공격용 헬기 등을 탑재한 이 전함은 반경 250km 내의 12개 목표물과 동시에 교전할 수 있는 무력을 갖췄다. 러시아 해군은 “우리 영해에서 나가라”고 경고 방송을 했지만 HMS디펜더는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러시아 국경순찰선이 경고 사격을 했고, 이어 러시아 수호이-24 전폭기가 출격해 HMS디펜더의 진로 방향에 폭탄 네 발을 투하했다. HMS디펜더는 별다른 반격 없이 뱃머리를 돌려 해당 지역을 빠져나갔다. 양측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림반도는 원래 우크라이나 영토였으나 러시아가 2014년 무력으로 합병했다.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HMS디펜더는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 연합 해상훈련을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 중인 영국 함대의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미국과 우크라이나 주관으로 열리는 ‘시 브리즈(Sea Breeze) 21’ 훈련에는 32개국의 병력 5000명과 함정 32척, 항공기 40대가 참여한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동부 국경지대에서 러시아와 대치 중이다. 더타임스는 “러시아가 미국과 영국의 도발적인 훈련을 비난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러시아 의회는 영국을 향해 “용납할 수 없는 침략행위”라며 “국경을 지키기 위해 무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HMS디펜더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해로(海路)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조지아로 이동하고 있었을 뿐”이라며 러시아군과의 대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이은택 nabi@donga.com·신아형 기자}

    • 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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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신규확진 90%가 델타변이… “美서도 내달 절반 넘을듯”

    지금까지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 중 전파력이 가장 센 인도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퍼지면서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델타 변이를 “최대 위협(greatest threat)”이라고 했고,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번 변이는 막아내기 정말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까지 감염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각국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22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에게서 떼어낸 배양 조직의 20.6%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델타 변이 감염률이 2주마다 약 2배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빠른 백신 접종 속도에 자신감을 얻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전면 해제하려던 영국도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최근 영국에서는 델타 변이 감염 사례가 11일마다 2배씩 늘고 있다. 델타 변이가 다시 변이를 일으킨 이른바 ‘델타 플러스’ 변이도 인도와 미국 일본 중국 등 9개국에서 200건이 넘는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델타 변이’ 급속 확산… 각국 다시 비상 더 센 ‘델타 플러스’ 9개국서 발견, 파우치 “코로나 퇴치에 최대 위협”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델타 변이는 아메리카, 유럽, 중동, 아시아, 호주 등 모든 대륙으로 퍼졌다. 영국발 ‘알파’ 변이는 중국 우한에서 발견된 ‘원조’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70%가량 센데, 델타 변이는 알파 변이보다도 60%가량 더 강하다. 각국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대다수가 델타 변이 감염자로 드러나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돼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신 접종 모범국’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은 델타 변이 감염이 빠르게 늘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 지 7일 만인 22일(현지 시간) 사실상 이를 철회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이날 “국민들은 다시 마스크를 써 달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일부 학교에 대해서는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했다. 이스라엘은 6월 한때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 날도 있었지만 최근 다시 100명대로 늘었다. 감염자의 70%는 델타 변이 감염이었고, 그중 3분의 1은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이었다. 영국은 신규 확진자의 88%가량이 델타 변이 감염자로 나타나 ‘델타 감염’의 대규모 확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세계에서 가장 먼저 대규모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올 3월만 해도 일일 확진자가 1500명 선까지 떨어졌으나 델타 변이 확산으로 22일 1만1625명을 기록하며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도 최근 신규 확진자의 60% 이상이 델타 변이에 감염돼 4차 유행 우려가 커졌다. 앞서 러시아도 수도 모스크바의 신규 확진자 중 89%가 델타 감염이라고 밝혔다. 델타 변이가 더 빠르게 퍼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잇달아 나왔다.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의 전염병 연구자인 저스틴 레슬러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인의 75%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동시에 델타 변이가 퍼진다고 가정했을 때 올가을과 겨울 미국에서는 매주 3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됐다. 지금보다 약 1000명이 많은 숫자다. 미국 유전자 연구기업 헬릭스의 윌리엄 리 부사장은 “내달 중순이면 미국 신규 확진자의 50%가 델타 감염자일 것”이라고 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헬릭스 자료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미국에서 신규 확진자 중 델타 감염자는 9.9%였는데 2주 뒤 20.6%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와의 싸움이 매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피터 호테즈 미 베일러의대 교수는 “우리가 지금까지 본 변이 중 전염력이 가장 높다. 이미 영국을 뒤집어놨고 미국도 같은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진화생물학자인 톰 벤셀레이르스 벨기에 뢰번대 교수는 “이 변이는 막아내기가 정말 힘들 것이다. 전 세계를 완전히 지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델타 플러스 변이도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22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마하라슈트라주 등 3곳에서 델타 플러스 변이 감염 사례 22건이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다음 날 인도 언론은 하루 만에 감염 사례가 40건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델타 플러스 변이는 바이러스를 약화시키는 중화항체에 내성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상황에서는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러미 카밀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바이러스 학자는 “델타 변이가 결국 미국을 장악할 테지만 백신 접종으로 그 위력이 무뎌질 순 있다”고 했다.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나 개발도상국에 시급히 백신을 보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아프리카 대륙의 백신 접종률은 5%를 넘지 않는다. 아프리카에서 델타 변이가 확산할 경우 다른 대륙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마스 알베르트센 덴마크 올보르대 생물정보학 교수는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델타가 아프리카에 퍼지면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뉴욕=유재동 /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 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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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델타 변이의 습격…더 독한 ‘델타 플러스’까지 나왔다

    지금까지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 중 전파력이 가장 센 인도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퍼지면서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델타 변이를 “최대 위협(greatest threat)”이라고 했고,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번 변이는 막아내기 정말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했다.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이들까지 감염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각국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미 CNN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에게서 떼어낸 배양 조직의 20.6%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델타 변이 감염률이 2주마다 약 2배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빠른 백신 접종 속도에 자신감을 얻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려 했던 영국에서도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최근 영국에서는 델타 변이 감염 사례가 약 11일마다 두 배씩 늘고 있다. 인도에서는 델타에서 더 진화한 ‘델타 플러스’ 변이도 발견됐다. 이런 와중에 영국은 내달 런던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준결승전과 결승전에 6만 명 이상의 관중을 입장시키겠다고 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영국을 향해 “책임 있게 행동하라”고 비판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는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호주 등 모든 대륙으로 퍼졌다. 영국발인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이 약 60%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백신 접종률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 지 9일 만에 델타 감염 사례까 빠르게 늘자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가 나서 “다시 마스크를 써달라”고 호소했다. 21일 이스라엘의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125명으로 4월 20일 이후 가장 많았다. 감염자의 70%는 델타 감염 사례였고, 그 중 3분의 1은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이었다. 지난해 12월 세계에서 가장 먼저 대규모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던 영국은 올 3월만 해도 하루 확진자가 1500명 선까지 내려갔으나 델타 변이 확산으로 22일 1만1625명을 기록하며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영국 가디언은 신규 확진자의 약 80% 이상이 델타 변이 감염자라고 전했다. 앞서 18일 러시아도 수도 모스크바의 신규 확진자 중 89%는 델타 감염 사례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델타 변이가 더욱 빠르게 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잇달아 나왔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의 전염병 연구자인 저스틴 레슬러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인의 75%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동시에 델타 변이가 퍼진다고 가정했을 때 올 가을과 겨울 쯤 미국에서는 매주 3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됐다. 지금보다 약 1000명이 많은 숫자다. 미국 유전자 연구기업 헬릭스의 윌리엄 리 부사장은 “내달 중순이면 미국 신규 확진자의 50%가 델타 감염자일 것”이라고 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미국에서 신규 확진자 중 델타 감염자 비중은 9.9%였는데 2주 뒤 20.6%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중 가장 위험한 ‘지배종’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피터 호테즈 미 베일러 약대 교수는 “우리가 지금까지 본 변이 중 가장 전염력이 높다”며 “이미 영국을 뒤집어놨고 미국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진화생물학자인 톰 웬슬러 벨기에 루벤대 교수는 “이 변이는 막아내기가 정말 힘들 것이다. 전 세계를 완전히 지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셸 왈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내달이면 델타 변이가 미국의 지배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와중 인도에서 발견된 또 다른 변이 ‘델타 플러스’는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23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마하라슈트라주 등 3곳에서는 델타 플러스 변이 감염 사례 22건이 발견됐다. 이날 라제시 부샨 장관은 “기존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에 검사와 접종을 늘려야 한다”며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9개국에서도 델타 플러스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레미 카밀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바이러스 학자는 “델타가 결국 미국을 장악할 테지만 백신 접종으로 그 위력이 다소 무뎌질 순 있다”고 했다.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나 개발도상국에 시급히 백신을 보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아프리카 대륙의 백신 접종률은 5%를 넘지 않는다. 아프리카에서 델타 변이가 대책 없이 퍼질 경우 다른 대륙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변이가 출몰 할 확률도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백신에 대항하는 변이 바이러스를 정말로 목격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알베르센 교수는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델타가 아프리카에 퍼진다면 매우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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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미 코로나 사망자, 전세계 절반…국민 “정부에 버림받았다” 분노

    최근 전 세계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의 절반이 남미 대륙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정부의 방역 실패에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22일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최근 일주일간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는 5만6733명이다. 이 중 2만6775명(47%)이 남미 13개국(영국령의 섬 포클랜드제도 제외)에서 나왔다. 남미 인구는 전 세계의 8%(약 6억5000만 명)인데 코로나19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가 나온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파라과이다.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가 109명으로 미국(6명)의 약 18배, 한국(0.3명)의 363배다. 브라질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누적 사망자 50만 명을 넘겼다. 통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코로나19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 10곳 중 7곳이 남미 국가다. 브라질에서는 19세 미만 청소년 약 2000명이 코로나19로 숨졌고 이 중 40%는 올해 사망했다. 외신은 남미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원인으로 정부의 무능력함을 들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백신 확보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확진자가 2월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사는 키티 사누아스 씨는 “4월에 1차 접종을 받은 뒤 아직까지 2차 접종 안내를 못 받고 있다”며 “정부에 완전히 버림받았다”고 했다. 페루에서는 빅토르 사모라 보건장관이 대유행 초기 “두 번째 대유행은 없다”며 의료용 산소통 공장 신설을 불허했다. 이후 2차, 3차 대유행이 일어났고 산소 부족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며 페루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9만 명을 넘겼다. 이 국가들이 중국산 백신에 의존했던 것도 사태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WSJ는 “전염병 학자들은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1차 접종해도 예방 효과가 거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고 남미 주요 도시는 인구밀도가 매우 높다는 점도 코로나19 확산이 빠른 원인으로 지목됐다. 유럽이나 아시아에 비해 의료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것도 중증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실망한 국민들은 반정부 시위에 나서고 있다. 페루 대선에서는 좌파 정당 대표이자 사회주의자인 페드로 카스티요의 당선이 유력하다. 콜롬비아와 브라질에서는 반정부 폭력집회가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고 칠레에서는 좌파 정당들이 헌법 개정에 착수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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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코로나 누적 사망 50만명…분노한 시민들, 대통령 퇴진 요구

    전 세계가 백신 접종에 힘입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있지만 라틴아메리카(남미)에서는 오히려 상황이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정부의 대응 실패가 대량 감염과 사망으로 이어지면서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왔고, 이는 정치권의 격변으로 이어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남미가 의존했던 중국산 백신이 크게 효과가 없었으며, 부실한 의료시스템이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21일(현지 시간) WSJ는 코로나19 위기가 정치권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남미의 상황을 전했다. 남미의 인구는 전 세계의 5% 정도지만, 최근 코로나19 사망자의 25%가 남미에서 나오고 있다. WSJ는 남미에서 정부의 부실한 대응으로 사망자가 늘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고조됐다고 전했다. 콜롬비아에서는 전역에서는 반정부 폭력시위가 벌어졌다. 브라질에서는 자이르 보르소나우 대통령에 대한 시위와 탄핵 요구가 거세지며, 브라질 의회는 대통령이 코로나19에 적절하게 대응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페루에서는 마르크스주의를 내세운 정당의 대표가 대통령에 뽑혔다. 칠레에서는 좌파 정당들이 새 헌법 초안을 작성 중 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남미의 파라과이다. 미국보다 19배 더 높다. 인구 5000만 명의 콜롬비아에서는 지난주에만 4200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아프리카 전체 사망자보다 50% 가량 더 많다. 브라질은 최근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누적 사망자 50만 명을 넘겼다. WSJ는 사망률이 가장 높은 10개 국가 중 7곳이 남미라고 전했다. 현 상황의 원인으로는 느린 백신 접종 속도, 감염력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 확산 등이 꼽혔다. 남미 주요 도시는 인구밀도가 높다는 점, 의료시스템이 유럽이나 아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실하다는 점도 원인이다. 아프리카인이나 아시아인보다 비만률이 높다는 점도 중증 환자나 사망자가 많은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정부의 무능’이다. 아르헨티나는 2월 이후 확진자가 4배 이상 늘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백신 확보에 실패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현재 아르헨티나의 백신 완전 접종률은 8%, 1차 접종률은 약 30% 정도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사는 키티 사누아스 씨는 4월에 1차 접종을 받은 뒤 아직까지 2차 접종 안내는 듣지 못하고 있다. 그는 “정부에게 완전히 버림 받았다”고 말했다. 페루에서는 펜데믹 초기 빅터 자모라 보건부장관이 “두 번째 대유행은 없다”며 병원에서 쓰이는 의료용 산소통 공장 신설을 불허했다. 이후 페루에서는 2차, 3차 대유행이 일어났고 중증 환자가 급증했지만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 많은 환자가 숨졌다. 자모라 장관은 뒤늦게 “정부의 오판”이었다고 사과했지만 이미 참사는 일어난 뒤였다. 현재 인구 3200만의 페루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19만 명을 넘었다. WSJ는 브라질이 중국 시노백 백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전염병 학자들은 시노백 백신이 1차 접종 뒤에도 예방 효과가 거의 없다고 지적하며 남미의 상황을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WSJ는 비만도가 높은 사람들이 특히 코로나19에 취약하게 나타났고, 남미 인구의 약 60%가 과체중이라고 전했다. 브라질에서는 19살 미만 청소년 약 2000명이 코로나19로 숨졌고 이 중 40%는 올해 사망했다. 향후 전망도 암울하다. WSJ는 남미의 펜데믹이 앞으로 수년 간 수백 명을 빈곤으로 돌려놓고 경제를 뒤흔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빈곤층의 아이들은 1년 이상 학교를 다니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병원과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암 등 기존 질병에 대한 치료를 포기한 상황이라 앞으로 더 심각한 의료 사태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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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사죄한 메르켈 “80년 전 나치의 옛 소련 침공은 독일인 수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가 80년 전 나치 독일의 소련 침공을 ‘독일인의 수치’라며 사죄했다. 외신은 9월 정계 은퇴를 앞둔 메르켈 총리가 겸손한 모습으로 여전히 국민의 지지와 세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19일 메르켈 총리는 대국민 팟캐스트 방송에서 며칠 뒤인 22일은 80년 전 나치 독일이 소련을 침공했던 날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은 독일 국민에게 수치심의 이유(a reason for shame)”라면서 “인정사정없는 침공과 침공 지역에서 가해진 끔찍한 일들에 대한 수치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수백만 명의 희생자, 그리고 그 후손들에게 빚을 졌다. 화해의 손을 내밀어준 많은 이들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했다. “독일이 그들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이는 기적에 가깝다”고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개전 초기인 1939년 독일은 소련 슬로바키아와 손잡고 폴란드를 침공했다. 이후 아돌프 히틀러 당시 독일 총통은 장기적으로는 소련이 독일에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해 소련을 배신하고 1941년 6월 22일 침공했다. 메르켈 총리는 “히틀러의 군대가 소련을 침공했을 때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를 포함한 발트해 연안 국가들 등에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또 독일이 폴란드에 이어 소련까지 쳐들어간 것을 가리켜 “독일이 ‘끔찍한 다음 장(the next terrifying chapter)’을 연 것”이라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재임 중 나치 독일의 전쟁범죄를 여러 번 사과했다. 2013년에는 독일 뮌헨의 옛 나치 강제수용소(현재 다하우 추모관)를 방문해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부끄러움이 마음에 가득히 차오른다”고 했다. 2019년에는 폴란드의 옛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강제수용소를 방문해 “독일이 저지른 야만적인 범죄, 상상할 수 있는 선을 넘은 범죄 앞에 진심으로 부끄럽다”고 참회했다. 정치 지도자가 자국의 과거사와 관련해 치부를 드러내고 사과하는 데에는 정치적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국내 보수 세력의 비판을 받는 등 인기를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독일 국민의 60% 이상은 여전히 메르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인도 매체 더스테이츠맨은 “메르켈은 전 세계가 소중히 간직해야 할 리더”라며 “겸손, 균형, 안정감, 상식의 미덕을 보여줬다”고 20일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의 발언 중 러시아와 소련 지도자를 비교한 대목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공산당 서기장을 언급하며 “페레스트로이카-글라스노스트(개혁 개방) 정책은 1990년 독일 통일을 가능하게 했고 러시아와 독일의 시민사회 교류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고르바초프는 냉전을 종식시킨 공로로 1990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크림반도 침공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독일과 유럽연합(EU)은 지금의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최근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반정부 인사와 시위대가 탄압받고 있다며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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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누적사망 50만명… 거세진 “대통령 퇴진”

    브라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19일 누적 50만 명을 넘었다. 미국(61만7043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브라질 전역에서는 정부의 방역 실패를 규탄하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격화됐다. 이날 코로나19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브라질의 누적 확진자는 1788만3750명, 누적 사망자는 50만868명이었다. 최악의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다고 평가받는 인도보다도 사망자가 12만 명 많다. 브라질에서는 이달 들어 매일 2200∼2700여 명씩의 사망자가 나오면서 3차 확산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시 곳곳에서는 분노한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가 확산됐다. 이날 수도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수천 명이 모여 ‘기아와 실업의 정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사진)의 대학살’, ‘탄핵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시위에 참가한 마리아나 알리베르 씨는 “바이러스보다 정부가 더 심각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는 사망자 50만 명을 빗대 ‘보우소나루를 축출해야 할 이유가 50만 가지’라는 피켓도 등장했다. 지난달 29일 벌어졌던 시위보다 규모가 두 배로 커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간 경제를 우선시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방역 조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예방접종은 개나 하는 것”이라며 백신을 폄하했다. 1월에는 마스크 없이 해변에서 사람들과 물놀이를 즐겼고, 지난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땐 기자들 앞에서 마스크를 벗었다가 고발당했다. 이날 미국 CNN은 “남미 대륙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브라질에서 떼죽음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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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들 “한꺼번에 방역 많이 풀어 우려…개편안 적용, 내달 하순으로 늦춰야”

    정부가 7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자 전문가들은 대체로 “시기가 빠르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0일 “(정부가) 너무 많은 방역 완화 시그널을 한꺼번에 내놓고 있다”며 “아직 고위험군 접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최소한 7월 하순까지라도 현 방역 체계를 유지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60∼74세 고령층 예약자 가운데 10만 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족으로 접종 날짜가 6월에서 7월로 미뤄졌다. 이들의 항체 형성 기간(약 2주)을 고려하면 새로운 개편안을 7월 말 적용하는 게 좋다는 지적이다. 거리 두기가 완화될 경우 출입명부 작성과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키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개편되는 거리 두기 기준으로 1단계면 사실상 코로나19 이전과 다르지 않은 것”이라며 “지금도 출입명부 작성 등의 단속이 어려운데 거리 두기 체계가 바뀌면 단속을 더 못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7월부터 백신 접종자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2차까지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한 사람에 한해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면제하는 등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국내 방역 체계 개편에 대해 우려하는 근본 원인으로는 변이 바이러스 유행이 꼽힌다. 로이터에 따르면 18일(현지 시간)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과학자 수미야 스와미나탄 박사는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도에서 유래한) 델타 변이는 전염력이 유난히 높기 때문에 세계적 지배종이 되는 과정에 있다. 상당히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영국 정부 최고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박사 역시 17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회의에서 “변이에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려면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델타 변이는 1차 접종만으로는 부족하고 2차 접종까지 완료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20일 국내 1차 접종률은 29.2%에 달하지만 접종 ‘완료’ 비율은 7.9% 수준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내 입국자는 총 3번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에 대해서도 감염원과 접촉자 조사를 철저히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소민 somin@donga.com·이지운·이은택 기자}

    • 202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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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델타변이 지배종 될 것”… 거리두기 개편에 전문가 우려

    7월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안이 사실상 ‘거리 두기 완화’를 의미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인도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변이’가 세계적 지배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잇달아 나오면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18일(현지 시간)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과학자 수미야 스와미나탄 박사는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델타 변이는 전염력이 유난히 높기 때문에 세계적 지배종이 되는 과정에 있다. 상당히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같은 날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미 ABC방송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는 영국발 변이인 알파 변이보다 전염력이 강하다”며 “미국의 지배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 정부 최고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박사는 17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회의에서 “변이에도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려면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속 진행되는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상황으로 변이 바이러스 유행을 꼽는다. 델타 변이는 1차 접종만으로는 부족하고 2차 접종까지 완료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20일 국내 1차 접종률은 29.2%에 달하지만 접종 ‘완료’ 비율은 7.9%에 불과하다. 접종 완료 비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에 거리두기 개편안을 적용하는 건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리 두기 개편안 적용시점을 7월 하순으로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 너무 많은 완화 시그널을 한 번에 내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아직 고위험군 접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항체 형성에 걸리는 시간(약 2주)을 고려해 최소한 7월 하순까지만이라도 방역 완화를 유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20일 거리두기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수도권은 7월 1~14일 2주간 이행기간을 거친다고 밝혔다. 이 기간 사적모임은 6인까지만 가능하다. 당초 개편안 상 수도권 사적모임은 8인까지 가능하지만 일종의 단계적 완화 조치다. QR코드 확인, 출입명부 작성 등 기본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본 방역수칙은 단계와 상관없이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방역수칙이다. 1단계에서도 예외 없이 준수해야 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개편안 기준으로 1단계면 사실상 평시와 다를 바 없어진다”며 “지금도 식당에서 출입명부 작성 안 해도 단속을 안 하는데, 비수도권에서 1단계로 완화되면 기본 방역수칙 단속을 더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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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기자에 “빌어먹을!”… 푸틴, 24개 무작위 질문에 즉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미-러 정상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던 중 “빌어먹을!”이란 거친 표현을 쓰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CNN 기자로부터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행동을 바꿀 것이라고 어떻게 그렇게 자신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앞서 바이든은 “지켜보자.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며 자신이 푸틴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바이든은 굳은 표정으로 CNN 기자를 응시하며 똑똑히 보라는 듯이 오른손 검지를 치켜들었다. 그러고는 “나는 자신한다고 한 적이 없다. 빌어먹을(What the hell)!”이라고 말하며 “언제 확신한다고 했나”, “제대로 이해를 못 한다면 당신 직업을 잘못 찾은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자 ‘차분함’의 대명사였던 그가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었다. 이후 바이든은 스위스 제네바 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에게 다가가 “내가 잘난 척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좋은 기자가 되려면 비관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면서도 “당신들이 긍정적인 질문은 안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비교했다. 두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푸틴이 먼저, 바이든이 나중에 따로 회견을 했다. 바이든은 미리 정해둔 기자들에게서 11분간 7개의 질문만 받았다. 푸틴은 55분간 무작위로 24개 이상의 질문에 답했다. 바이든은 프롬프터(자막 기기)에 의존했지만 푸틴은 프롬프터 없이 말했다. 푸틴은 미국 ABC방송 기자가 “당신의 정적(政敵)들은 죽거나 투옥됐다.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 그러냐”는 ‘돌직구’ 질문도 받았다. 푸틴은 “그들은 법을 어겼다”고 반박하며 “미국도 흑인 인종차별 등 인권 문제를 겪고 있지 않으냐”고 받아쳤다. 더힐은 “미국 대통령은 대답할 때마다 메모를 들여다봐야만 했고, 서툴고 나약해 보였다”며 “바이든이 푸틴과 공동 기자회견을 피한 이유가 있었다”고 전했다.제네바=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이은택 기자}

    • 20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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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RNA 방식’ 獨 큐어백 백신, 예방률 47%…임상 사실상 실패

    화이자, 모더나에 이어 세계 3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독일 큐어백이 임상에서 사실상 실패했다. 큐어백은 16일(현지 시간) 발표한 임상 3상 중간 결과에서 예방률이 47%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라틴아메리카, 유럽 등에서 4만 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은 예방률이 적어도 50%를 넘어야 긴급사용을 승인해 주고 있다. 큐어백의 예방률이 47%에 그친다면 승인을 받을 수 없다. 앞서 mRNA 방식으로 만든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95%의 예방률을 보였다. 현재 나온 코로나19 백신 중 가장 높다. 큐어백은 mRNA 방식으로 만들면서도 화이자, 모더나와 달리 ‘초저온 보관’이 필요하지 않고 상온에서 24시간, 영상 5도에서 최소 3개월간 보관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사정이 어려운 여러 개발도상국들은 초저온 보관 시설을 갖추기 힘들기 때문에 큐어백은 코로나19를 퇴치할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았다. 이날 프란츠 베르나 하스 큐어백 최고경영자(CEO)는 “더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전례 없이 다양한 변종이 이미 퍼진 탓에 백신 효능을 입증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변종이 거의 없었던 지난해 초 임상을 한 화이자 모더나와 달리 이미 감염력이 더 강한 변종이 퍼진 상태에서 임상시험을 한 큐어백의 예방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는 해명이다. 실제 큐어백의 임상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걸린 124건을 분석한 결과 123건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였다. 하스 CEO는 “최종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사용 승인 신청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큐어백의 예방률이 극적으로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탈리 딘 미국 플로리다대 생물통계학 연구원은 “다소 개선될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데이터가 이미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에 아주 높은 수준의 예방률을 나타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백신공급 전문가인 제이콥 커크가드는 “큐어백에는 매우 치명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큐어백 주가는 올 들어 연초보다 17% 가량 올랐다가 이날 임상결과가 발표되자 48% 떨어졌다. 앞서 유럽연합(EU)은 4억5000만 회 접종 분량의 큐어백 백신을 구매하기로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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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염과 분노’ 마이클 울프, 트럼프 다룬 신간 낸다

    베스트셀러 ‘화염과 분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이야기를 폭로했던 마이클 울프가 트럼프를 다룬 새 책을 낸다. 제목은 ‘산사태(Landslide)-부제: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들’이다. 17일 울프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새 책이 내달 27일 출간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간을 쓰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통화도 했다고 밝혔다. 과거 트럼프는 ‘화염과 분노’가 출간됐을 때 울프를 비난하며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기도 했다. 신작 ‘산사태’는 트럼프의 재임기간과 그의 임기 말 몇 달간 있었던 소동들을 다뤘다. 아직 내용이 공개되는 않았지만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일으킨 ‘미 의회 폭동 사건’의 전말도 담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트럼프는 폭동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는 미 의회의 ‘트럼프 탄핵소추안’ 발의로 이어졌다. 소추안은 민주당의 주도로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트럼프는 미 대통령 중 유일하게 하원에서 두 번이나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불명예 인물로 기록됐다. 출판사는 “울프가 책을 쓰기 위해 백악관 보좌관들, 전직 대통령과도 접촉했다”며 “세상 가장 높은 곳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새로운 정보들과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2018년 1월 출간된 울프의 첫 번째 트럼프 관련 책 ‘화염과 분노’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200만 부 이상 팔렸다. 출간 직후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울프는 80억 원 이상의 인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비평가들은 울프가 쓴 내용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혼란스러운 백악관과 ‘변덕스럽고 산만한 최고 지도자’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밥 우드워드 전 미 워싱턴포스트(WP) 부국장의 ‘공포’,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그것이 일어난 방’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의 소재가 됐다. 트럼프는 2018년 ‘화염과 분노’ 출간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서 “거짓말로 가득 찬, 잘못된 증언들과 존재도 하지 않는 출처들”이라고 비난했다. AP는 트럼프의 이러한 비난이 오히려 ‘화염과 분노’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고 판매 호조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그 이후 트럼프는 그의 이야기를 쓰겠다는 필자들을 직접 만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자신도 회고록을 집필 중이다. 그는 지난주 “미친 듯 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AP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 의회를 습격한 사건 때문에 많은 출판사들이 트럼프의 책을 출간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출판사 시몬앤슈스터의 조나단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는 계속 자신이 대선에서 이겼다고 거짓 주장을 해왔다. 그는 계속해서 거짓 주장을 하는 중이고, 때문에 나는 그의 책을 출간하는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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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기자 회견중 욕설…푸틴, 프롬프터 안보고 ‘즉문즉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미-러 정상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던 중 “빌어먹을!”이란 거친 표현을 쓰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CNN 기자로부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행동을 바꿀 것이라고 어떻게 그렇게 자신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앞서 바이든은 “지켜보자.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며 자신이 푸틴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바이든은 굳은 표정으로 CNN 기자를 응시하며 똑똑히 보라는 듯이 오른손 검지를 치켜들었다. 그리고는 “나는 자신한다고 한 적이 없다. 빌어먹을!(What the hell!)”이라고 말하며 “언제 확신한다고 했나”, “제대로 이해를 못한다면 당신 직업을 잘못 찾은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자 ‘차분함’의 대명사였던 그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었다. 이후 바이든은 스위스 제네바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에게 다가가 “내가 잘난 척 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좋은 기자가 되려면 비관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면서도 “당신들이 긍정적인 질문은 안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비교했다. 두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푸틴이 먼저, 바이든이 나중에 따로 회견을 했다. 바이든은 미리 정해둔 기자들에게서 11분간 7개의 질문만 받았다. 푸틴은 55분간 무작위로 24개 이상의 질문에 답했다. 바이든은 프롬프터(자막 기기)에 의존했지만 푸틴은 프롬프터 없이 말했다. 푸틴은 미국 ABC방송 기자가 “당신의 정적(政敵)들은 죽거나 투옥됐다.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 그러냐”는 ‘돌직구’ 질문도 받았다. 푸틴은 “그들은 법을 어겼다”고 반박하며 “미국도 흑인 인종차별 등 인권 문제를 겪고 있지 않느냐”고 받아쳤다. 더힐은 “미국 대통령은 대답할 때마다 메모를 들여다봐야만 했고, 서툴고 나약해 보였다”며 “바이든이 푸틴과 공동 기자회견을 피한 이유가 있었다”고 전했다. 제네바=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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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대선 수사’ 압박에… 법무부 “완전히 미쳤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지난해 대선에서 패배한 뒤 ‘부정 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며 이를 수사하라고 법무부를 압박했다가 퇴짜를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미국 CNN에 따르면 이날 미 하원 정부개혁감시위원회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트럼프와 그 참모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벌인 일들이 담긴 e메일 등을 공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4일 제프리 로즌 당시 법무부 부장관에게 ‘미시간에서 일어난 선거 사기의 증거가 담긴 문건’이라며 수사를 촉구하는 e메일을 보냈다. 트럼프는 그 뒤 대선 관련 수사를 거부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을 경질하고 부장관이던 로즌이 장관 대행이 되자 같은 내용의 e메일을 보내면서 “미 연방대법원에 제출하라”고 집요하게 요구했다. 트럼프의 마지막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던 마크 메도스는 올 1월 1일 법무부에 “이탈리아 방위청 관련자들이 미 대선 조작에 개입했고 미 중앙정보국(CIA)도 인지하고 있다”며 수사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로즌 대행에게 이런 내용의 음모론을 다룬 유튜브 영상을 보냈다. 법무부는 트럼프 측의 요구를 모조리 거절했다. 리처드 도너휴 당시 법무부 부장관 대행은 메도스가 보낸 음모론 영상을 로즌에게 전달받아서 본 뒤 “완전히 미쳤다(Pure insanity)”고 로즌에게 답장을 보냈다. 로즌도 “맞다(Yes)”라고 답했다. 법무부는 부정 선거와 관련된 회의를 열어달라는 당시 백악관의 요청도 거절했다. 트럼프 측은 이날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문건은 트럼프가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얼마나 ‘광분(frenzied)’했는지 보여준다”고 보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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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대선 뒤집기’ 압박에 법무부 “완전히 미쳤다” 퇴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패배한 뒤 ‘부정 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며 이를 수사하라고 법무부를 압박했다가 퇴짜를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미국 CNN에 따르면 이날 미 하원 정부개혁감시위원회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트럼프와 그 참모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벌인 일들이 담긴 e메일 등을 공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4일 제프리 로젠 당시 법무부 부장관에게 ‘미시간에서 일어난 선거사기의 증거가 담긴 문건’이라며 수사를 촉구하는 e메일을 보냈다. 트럼프는 그 뒤 대선 관련 수사를 거부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을 경질하고 부장관이던 로젠이 장관 대행이 되자 같은 내용의 e메일을 보내면서 “미 연방 대법원에 제출하라”고 집요하게 요구했다. 트럼프의 마지막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던 마크 메도스는 1월 1일 법무부에 “이탈리아 방위청 관련자들이 미 대선 조작에 개입했고 미 중앙정보국(CIA)도 인지하고 있다”며 수사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로젠 대행에게 이런 내용의 음모론을 다룬 유투브 영상을 보냈다. 법무부는 트럼프 측의 요구를 모조리 거절했다. 리처드 도너휴 당시 법무부 부장관 대행은 메도스가 보낸 음모론 영상을 로젠에게 전달받아서 본 뒤 “완전히 미쳤다(Pure insanity)”고 로젠에게 답장을 보냈다. 로젠도 “맞다(Yes)”라고 답했다. 법무부는 부정 선거와 관련된 회의를 열어달라는 당시 백악관의 요청도 거절했다. 트럼프 측은 이날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문건은 트럼프가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얼마나 ‘광분(frenzied)’했는지 보여준다”고 보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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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러 회담, 시작도 하기전에 ‘바이든의 패배’ 평가… 왜?

    16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지만 더욱 강화시켜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번 회담에서는 전통적인 주제였던 ‘핵무기’보다 ‘사이버 안보’가 핵심적으로 다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전 미국 국방정보국(DIA) 정보요원 레베카 코플러는 15일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회담이 이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패배’라고 평가했다. 소련 출신인 코플라는 러시아 문제 전문가다. 코플러는 바이든이 이번 회담을 통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길 원하지만 러시아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소련은 데탕트(화해) 시기에도 미국을 위협했다”며 “소련이 그랬던 것처럼 러시아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미-러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러시아에 ‘리셋 버튼’을 건네고, 러시아는 이를 무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이번 회담을 1961년 이뤄진 첫 미국-소련 정상회담과 비교했다. 1961년 6월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니키타 흐루쇼프 당시 소련 공산당 제1서기를 만났다. 흐루쇼프는 1960년 유엔(UN)총회에서 필리핀 대표가 소련을 비판하자 연설 도중 자신의 신발을 벗어 연단을 ‘쾅쾅’ 내리치며 “총 한 발 안 쏘고 미국을 점령할 것”이라고 소리 지른 인물이다 케네디는 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민주주의가 이길 것”이라며 성공을 자신했지만 이틀간 진행 된 회담 분위기는 매우 싸늘했다. 이듬해(1962년) 소련은 미국의 턱 앞인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해 ‘쿠바 미사일 위기’가 발발했다. 영국 BBC는 “이 회담은 아무 성과를 내지 못했고 오히려 양국을 핵전쟁 문턱까지 몰고 갔다”며 “최악의 외교 참사”라고 혹평했다. 케네디 자신도 흐루쇼프를 만난 뒤 “이런 사람은 처음”이라며 당시 회담을 “인생의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꼽았다. 코플러는 미국을 사이버 공격하기 위해 해커 집단을 고용하는 것은 ‘크렘린의 흔한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다채로운 사람’, ‘특별한 재능이 있는 자’라고 평가하고, 바이든 대통령을 ‘평생 직업정치인’이라고 지칭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핵안보, 군비 감축, 사이버 공격,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 러시아에 수감 중인 반(反) 푸틴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문제 등을 제기할 예정이다. 코플러는 “러시아는 이런 의제들에 관심이 없고, 때문에 미국이 이룰 수 있는 것도 거의 없다”고 했다. 그는 “대신 러시아는 이번 정상회담을 미국에 대한 좋은 정보수집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또 “러시아는 초강대국 미국과 테이블에 마주앉는다는 것만으로도 대내적인 선전 쿠데타를 위한 목표를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세르게이 라첸코 영국 카디프대 법경제학 교수도 15일 러시아 매체 더모스크바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미-러 정상회담이 푸틴 대통령의 입지만 강화시켜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독재 정권’이라고 비판 받는 푸틴 정권이 미국과의 외교를 대외적으로 과시함으로써 ‘국제적인 정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 맞서고 논쟁하는 모습을 러시아 국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푸틴 대통령은 국내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과거 미국 지도자들은 독재정권 지도자를 직접 만나는 것을 꺼렸다. 일례로 1989년 중국에서 톈안먼 광장 학살 사건이 일어나자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베이징 방문을 거부했다. 자칫 공산당의 탄압과 학살에 대해 미국이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과거 미-러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주로 핵무기 등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사이버 공격이 주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70년 간 미국과 러시아(또는 소련)는 가장 지배적인 위협으로 핵을 꼽았지만 이제 ‘사이버 무기’가 최대 문제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미국 내 소고기 공급의 4분의 1을 담당하는 JBS SA의 미국 자회사는 잇달아 해커 집단의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미 정부는 러시아 기반 해커조직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은 핵 탑재 어뢰, 극초음파 무기 등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고 자랑하지만, 동시에 그는 그것들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도 안다”며 “반면 그의 사이버 무기들은 매일 작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자력발전소, 핵무기 지휘통제 시스템까지도 사이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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