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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랴오닝성 선양 수용소에 수감 중이던 탈북자 50여 명을 14일 북한으로 보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보도했다. 중국은 이들을 4월부터 북송하려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유입을 우려한 북한이 몇 차례 거부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송된 이들은 북한에서 극형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RFA는 전했다. 중국 당국은 선양 수용소에 1, 2년가량 수감돼 있던 탈북자들을 14일 단둥 국경 세관을 거쳐 북한으로 보냈다. 보도에 따르면 버스 2대가 탈북자들을 나눠 실었고 공안 수십 명이 오전 일찍부터 세관 주변에서 경계를 서며 사람들이 북송 장면을 촬영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송된 50여 명 중에는 북한군 병사와 공군 파일럿 출신도 있었다. 30대 탈북 여성은 중국인 남성과 결혼해 12세 아들을 뒀고, 중국에서 상당히 많은 돈을 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 여성은 두 번째 북송되는 것이어서 생사를 가늠할 길이 없다. 남편이 아내를 구하기 위해 뇌물을 쓰려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RFA에 따르면 선양 수용소에는 이날 북송된 50여 명 외에도 탈북자들이 더 남아 있다. 코로나19 방역 등을 위해 닫혀 있던 단둥 세관이 이날 하루 개통하면서 그동안 북한에 머물고 있던 화교와 북한 무역대표부 관계자 등 98명도 중국으로 이동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일본 공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도쿄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쿄도에서는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나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감염 확산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18일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도쿄 주오구 선수촌 내 선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선수촌에 입촌한 선수들 중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조직위는 전날 선수촌에서 지내는 올림픽 관계자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알렸다. 이로써 13일 문을 연 선수촌에서 모두 3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교도통신은 “선수촌 감염자 3명은 모두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 대표팀 소속”이라고 보도했다. 대한탁구협회 회장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사진)도 17일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받은 진단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와 호텔에 격리됐다. 올림픽 전문매체 ‘인사이드더게임스’는 “유 위원이 IOC 위원 중 첫 확진자다. 다음 주 IOC 총회에도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조직위가 감염자를 집계해 발표한 1일 이후 18일까지 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모두 55명으로 늘었다. 여기에는 1일 이전 일본에 도착해 훈련 중인 외국 선수들의 감염 사례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참가 선수와 관계자들이 입국하면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는 이른바 ‘버블(거품) 방역’으로 올림픽발 감염 확산을 막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규모 선수단은 다른 일반 승객들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는 경우가 많고, 입국 수속을 위해 이동할 때도 일반인들과 동선이 겹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회 주최 측이 사실상 통제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항공편을 통한 감염”이라며 기내 감염이 도쿄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올림픽 관계자로 2∼5월 일본에 입국한 미국, 영국 국적자 4명은 최근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13일 체포됐다. 이들은 밤늦게 도쿄 시내의 바를 돌며 술을 마시는 등 올림픽 관련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 입국한 우간다 대표팀 중 남자 역도 선수는 16일 훈련지인 오사카에서 종적을 감췄다. 아사히신문은 “수백 명 규모의 해외 선수단 입국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데 규정 위반이 잇따르고 있다. 버블 방역이 위험한 상태”라고 18일 보도했다. 도쿄도의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7일 도쿄도의 신규 확진자는 1410명으로 1월 21일(1471명)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도쿄도 확진자는 18일까지 닷새 연속 1000명을 넘었다. 호주 ABC방송은 “지금 같은 수준으로 간다면 폐회식(8월 8일)이 열릴 땐 도쿄 확진자가 하루에 24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림픽에 대한 일본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마이니치신문이 18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 48%가 ‘즐길 기분이 아니다’, 17%는 ‘원래 기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14일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관중 입장을 허용해 달라”고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제안했다. 15일엔 “올림픽 참가자들이 일본 거주민들에게 코로나19를 퍼뜨릴 위험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 “바흐 위원장의 발언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18일 도쿄 영빈관에 바흐 위원장 등 IOC 관계자를 초대해 40명 규모의 환영회를 열었다. 영빈관 주변에 모인 시위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사태가 발령된 상태에서 대규모 행사를 연 것을 비판하며 “불필요한 파티 취소” 등의 구호를 외쳤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역대 최악의 홍수로 지금까지 150명이 넘게 숨진 독일에서 차기 총리로 유력한 정치인이 수해 현장을 방문해 농담을 하며 웃었다가 비난을 받고 결국 사과했다. 슬픔에 잠긴 수해지역 주민들은 정치인들의 이벤트성 방문을 두고 “역겹다”고 비판했다. 17일 AFP통신에 따르면 독일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 대표이자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지사인 아르민 라셰트는 이날 홍수 피해가 심각한 에르프트슈타트를 방문했다. 그는 9월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의 임기가 끝나면 차기 독일 총리에 오를 것이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라셰트 주지사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연설을 하는 동안 뒤에 다른 사람들과 서 있으면서 20초가량 수다를 떨었다. 그는 농담을 하며 웃음도 터뜨렸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방송을 통해 중계됐고 비난이 일었다. 빌트 등 독일 언론은 “온 나라가 우는데 라셰트는 웃었다”고 비판했다. 한 독일 야당 의원은 “이 모든 상황이 주지사에겐 장난인가. 그가 어떻게 차기 총리가 되겠나”라고 했고, CDU와 연정을 구성한 사회민주당의 사무총장은 “말문이 막힌다”고 했다. 파문이 커지자 라셰트 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부적절했고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올렸다. 14일부터 서유럽을 강타한 폭우로 현재까지 독일에서 156명, 벨기에에서 27명 등 최소 183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 명이 연락 두절되거나 실종 상태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 라인강과 아르강 사이의 작은 마을 진치히의 한 요양원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12명이 이번 홍수로 숨졌다. 이들은 요양원 1층에서 지내던 중 15일 오전 갑자기 차오른 물을 피하지 못하고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숨졌다. 같은 요양원에 살던 비장애인 24명은 고층으로 피해 목숨을 건졌다. 요양원 근처의 한 주민은 “비가 오기 전에 정부는 심각하게 경고하지 않았다. 사건 뒤에야 정치인들이 요양원을 줄줄이 방문하는 모습이 역겹다”고 NYT에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일본 공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쿄도에서는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나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감염 확산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18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쿄 주오구 선수촌 내 선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선수촌에 입촌 한 선수들 중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감염된 선수의 국적, 성별, 나이 등은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조직위는 전날 선수촌에서 지내는 올림픽 관계자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13일 문을 연 선수촌에서 모두 3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교도통신은 “선수촌 감염자 3명은 모두 같은 나라, 같은 종목 선수이거나 관계자”라고 전했다. 대한탁구협회 회장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도 17일 일본 나라타공항에서 받은 진단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와 호텔에 격리됐다. 조직위가 감염자를 집계해 발표한 1일 이후 18일까지 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모두 55명으로 늘었다. 여기에는 1일 이전에 일본에 도착해 훈련 중인 외국 선수들의 감염 사례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참가 선수와 관계자들이 입국하면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는 이른바 ‘버블(거품) 방역’을 실시해 올림픽발 감염 확산을 막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규모 선수단은 다른 일반 승객들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는 경우가 많고, 입국 수속을 위해 이동할 때도 일반인들과 동선이 겹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회 주최 측이 사실상 통제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항공편을 통한 감염”이라며 기내 감염이 도쿄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올림픽 관계자로 2~5월 일본에 입국한 미국, 영국 국적자 4명은 최근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13일 체포됐다. 이들은 밤 늦게 도쿄 시내의 바를 돌며 술을 마시는 등 올림픽 관련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 입국한 우간다 대표팀 중 남자 역도 선수는 16일 훈련지인 오사카에서 종적을 감췄다. 그는 “우간다 생활이 힘들다. 우간다로 돌아가지 않겠다. 일본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메모를 남겼다. 아사히신문은 “해외 선수단의 일본 방문이 피크를 맞아 수백 명 규모의 입국이 연일 계속되고 있지만 규정 위반이 잇따르고 있다. 버블 방역이 위험한 상태”라고 18일 보도했다. 도쿄도의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7일 도쿄도의 신규 확진자는 1410명으로 1월 21일(1471명)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많다. 도쿄도 확진자는 17일까지 나흘 연속 1000명을 넘었다. 호주ABC 방송은 “올림픽 개회를 5일 앞둔 도쿄가 곤경에 빠진 모양새”라며 “지금 같은 수준으로 간다면 폐회식(8월 8일)이 열릴 땐 도쿄 확진자가 하루에 24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림픽에 대한 일본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마이니치신문이 18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 48%가 ‘즐길 기분이 아니다’, 17%는 ‘원래 기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 개최’에 대해 ‘가능할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19%에 불과했고, 65%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14일 스가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관중 입장을 허용해달라”고 제안했다. 15일엔 “올림픽 참가자들이 일본 거주민들에게 코로나19를 퍼뜨릴 위험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 “바흐 위원장의 발언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역대 최악의 홍수로 지금까지 150명이 넘게 숨진 독일에서 차기 총리로 유력한 정치인이 수해 현장을 방문해 농담을 하며 웃었다가 비난을 받자 결국 사과했다. 슬픔에 잠긴 수해지역 주민들은 정치인들의 이벤트성 방문을 두고 “역겹다”고 비판했다. 17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독일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 대표이자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지사인 아르민 라셰트는 이날 홍수 피해가 심각한 에르프트슈타트를 방문했다. 그는 9월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의 임기가 끝나면 차기 독일 총리에 오를 것이 유력시 되는 인물이다. 라셰트 주지사는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연설을 하는 동안 뒤에 다른 사람들과 서 있으면서 20초가량 수다를 떨었다. 그는 농담을 하며 웃음도 터뜨렸다. 이 모습이 고스란히 방송을 통해 중계된 뒤 논란이 커졌다. 빌트 등 독일 언론은 “온 나라가 우는데 라셰트는 웃었다”며 비판했다. 한 독일 야당 의원은 “이 모든 상황이 주지사에겐 장난인가. 그가 어떻게 차기 총리가 되겠나”고 비판했고, CDU와 연정을 구성한 사회민주당의 사무총장도 “말문이 막힌다”고 비판했다. 파문이 커지자 라셰트 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대화를 나누던 상황이 그렇게 비춰 후회된다. 부적절했고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날 현재 독일에서 156명, 벨기에에서 27명이 홍수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백 명이 연락두절 및 실종 상태라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 라인강과 아르강 사이의 작은 마을 진치히의 한 요양원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12명이 이번 홍수로 숨졌다. 이들은 요양원 1층에서 지내던 중 15일 오전 갑자기 차오른 물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숨졌다. 같은 요양원에 살던 몸이 성한 이들 24명은 고층으로 피해 목숨을 건졌다. 요양원 근처의 한 주민은 “비가 오기 전에 정부는 심각하게 경고하지 않았다. 사건 뒤에서야 정치인들이 요양원을 줄줄이 방문하는 모습이 역겹다”고 NYT에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중국 정부가 랴오닝성 선양 수용소에 수감 중이던 탈북자 50여 명을 14일 북한으로 보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보도했다. 중국은 이들을 4월부터 북송하려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유입을 우려한 북한이 몇 차례 거부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송된 이들은 북한에서 극형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RFA는 전했다. 중국 당국은 선양 수용소에 1, 2년가량 수감돼 있던 탈북자들을 14일 단둥 국경 세관을 거쳐 북한으로 보냈다. 보도에 따르면 버스 2대가 탈북자들을 나눠 실었고 공안 수십 명이 오전 일찍부터 세관 주변에서 경계를 서며 사람들이 북송 장면을 촬영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송된 50여 명 중에는 북한군 병사와 공군 파일럿 출신도 있었다. 30대 탈북 여성은 중국인 남성과 결혼해 12세 아들을 뒀고, 중국에서 상당히 많은 돈을 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 여성은 두 번째 북송되는 것이어서 생사를 가늠할 길이 없다. 남편이 아내를 구하기 위해 뇌물을 쓰려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RFA에 따르면 선양수용소에는 이날 북송된 50여 명 외에도 탈북자들이 더 남아 있다. 코로나19 방역 등을 위해 닫혀 있던 단둥 세관이 이날 하루 개통하면서 그동안 북한에 머물고 있던 화교와 북한 무역대표부 관계자 등 98명도 중국으로 이동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캐나다 등에서 전례 없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 영국 등 유럽 각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는 물폭탄에 가까운 홍수가 잇따른다.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일부 기후 전문가들은 “극심한 폭염, 이로 인한 가뭄과 산불 등이 돌고 도는 ‘죽음의 악순환(death cycle)’에 갇혔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상기후를 ‘끝나지 않는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에 비유한다. 좀처럼 종식될 기미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처럼 계속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 유럽·아시아는 물폭탄 vs 북미는 열폭탄 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은 최악의 홍수에 직면했다. 100년 만에 서유럽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최소 126명이 사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라인란트팔츠주에서 각각 43, 60명이 목숨을 잃었고 벨기에에서도 최소 23명이 숨졌다. 확인된 사망자 외에 실종자도 수백 명에 달해 피해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영국 런던에서도 하루에 과거 한 달 치 비가 쏟아지며 도시 곳곳이 물에 잠겼다. 중국 후베이성에서는 최근 한 달 홍수 때문에 17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수도 베이징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광둥성 남동부에도 앞으로 예년보다 25% 더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3일 일본 시즈오카현에서도 폭우 뒤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나 22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올여름 미국에서는 기록적 폭염과 사상 최악의 가뭄이 나타나고 있다. 11일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 있는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는 기온이 섭씨 56도까지 올라갔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도 최고기온이 48도를 기록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3분의 1이 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은 “드물고 위험하며 치명적인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는 ‘열파(heat wave)’ 현상도 두드러졌다. 기후과학자 크리스티나 달은 “정체된 열파를 다른 곳으로 배출하지 못하면 미 전역으로 폭염이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 미 서부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 사이에 있는 인공호수 미드는 1930년 준설 이후 최저 수위를 기록했다. 현재 미드호에는 최대 담수량의 36%의 물만 있어 사실상 호수가 말라버린 상태다. 원래 강수량이 넉넉한 지역이었던 캘리포니아 북부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 지역에서 두 번째로 큰 저수지 오로빌호는 2년 전보다 수위가 50m 낮아졌다. 지난달 27일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작은 마을 리턴에서는 기온이 섭씨 45도까지 올라갔다. 이후 마을에 산불이 났고 불과 며칠 만인 이달 초 마을의 90%가 불탔다. 현지 기후학자들은 ‘열사의 땅’으로 유명한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보다 캐나다 서부가 더 뜨겁다고 우려했다. ○ 생태계 변화 뚜렷…전염병·식량위기 등 고조 기후변화는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지난달 프랑스 알프스 고원에서는 흰 눈이 아닌 ‘빙하의 피’로 불리는 붉은색 눈이 관찰됐다. 그르노블알프스대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붉은색을 띠는 미세조류 때문으로 밝혀졌다. 원래 물에서 사는 이 조류가 해발 1250∼2940m의 고지대 눈밭에서 증식하는 이유 또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영국 리즈대 연구팀은 이 미세조류가 햇빛을 흡수해 알프스 등 고지대의 눈을 녹이고 장기적으로 기후변화를 유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온난화가 전염병 위기를 부를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최근 국제학술지 ‘랜싯 플래니터리 헬스’에 따르면 현재 속도로 탄소가 배출되고 지구가 뜨거워지면 열대 풍토병인 말라리아와 뎅기열 또한 더 빨리 퍼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2080년까지 약 84억 명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을 파먹는 육식 기생충’으로 불리는 리슈만편모충의 서식 지역 또한 기후변화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 미 공영라디오 NPR는 리슈만편모충이 원래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에서 번식했지만 최근 미 텍사스 등에서 발견됐고, 2080년 캐나다 남부까지 번식할 것이라고 전했다. 식량 안보도 위협받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에서는 전 세계 아몬드의 80%가량이 생산되는데 올해 가뭄으로 생산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 농가는 물 부족으로 키우던 아몬드를 직접 뽑아내며 올해 농사를 포기했다. 인근 유타에서도 가뭄으로 방목 농장에 풀이 자라지 않자 목장주들이 가축을 내다 팔고 있다. 이는 쇠고기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커피, 초콜릿 등도 가뭄 때문에 생산량이 줄었다. 이로 인해 커피와 초콜릿 소비가 많은 유럽 각국에서는 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 약자 집중 피해…전쟁 유발 가능성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각국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된다는 점도 문제다. 비영리단체 ‘우려하는 과학자의 모임’ 소속 호세 파블로 오르티스 파르티다 박사는 “폭염이 발생하면 식수 공급이 타격을 받고, 그 와중에 가뭄과 산불이 일어나면 대기 질이 악화된다. 이는 취약하고 불우한 지역의 사람들에게 주로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기후변화가 전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본은 13일 2021년 방위백서에서 기후를 안보 의제로 처음 언급하며 “기후변화가 국가 간 토지, 자원, 사회정치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작전 등 관련 조직의 재편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의 후폭풍이 더 커질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미 매사추세츠공대(MIT)는 현 수준의 폭염이 계속되면 중국에서 많은 인구가 살고 농업적으로도 중요한 화베이 평원 일대가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으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매거진에도 “세계가 비정상적인 우기(雨期)를 끝내고 향후 몇 년, 혹은 몇 세기간 지속될 수 있는 비정상적인 건기(乾期)를 향해 가고 있다”는 연구가 등장했다. 패권 경쟁을 벌이는 주요국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함께 해결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에게 “양국이 기후변화 대응에서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비슷한 접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리 특사는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러시아를 방문한 미 최고위 인사다. 올해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보고서 또한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에 도달하겠다는 파리협정 목표가 비참하게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며 각국의 공동 대책을 주문했다.툭하면 이상기후… 불안한 한반도 2018년 살인적 폭염… 2020년 역대 최장 장마… 올해 39년만에 7월 장마전 세계가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북미 서해안은 연일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 중이다. 중국 쓰촨(四川)성에서는 9일부터 내린 비로 80만 명 넘는 이재민이 나왔다. 올여름 한반도에서도 비슷한 이상 기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을까. 기상청 정례브리핑에서 기상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날씨를 전망하는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몇 년 사이 한반도에서도 집중호우와 폭염의 강도가 더 강해지고, 예전에 없던 기상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도 이상 기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게 장마다. 지난해는 역대 최장 장마가 이어졌지만 올해는 39년 만에 7월이 되어서야 장마가 시작됐다. 또 정체전선(장마전선)은 통상 남부지방에서 시작해 북상하는데, 올해는 이례적인 전국 동시 장마가 시작됐다. 우 예보분석관은 “올해는 장맛비를 내리는 정체전선 주변에 비구름이 모여들어 비가 오는 지역이 확대됐다”며 “이런 강우 형태는 예전에 거의 없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장마가 끝나도 집중호우와 태풍이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장마를 따로 구분하기보다 여름 자체를 ‘우기(雨期)’로 봐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한반도 날씨는 전 세계 이상 기후 현상과 관련이 있다. 지난달 한반도 상공에 찬 공기가 머물며 소나기가 자주 내렸다. 이 때문에 장마전선의 북상이 지연됐다. 그 원인은 태평양 너머 북미 지역 폭염에서 찾을 수 있다. 우 예보분석관은 “한반도가 위치한 중위도 지역에는 편서풍이 분다”며 “대기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흘러가야 하는데, 바다 건너 미국에 뜨거운 고기압이 자리 잡고 움직이지 않으니 한반도 위의 찬 공기도 흘러가지 않고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올해 장마전선은 일본과 중국에서는 5월부터 세찬 비를 뿌렸지만, 한반도에는 7월이 되어서야 올라왔다. 최근 폭염이 시작되면서 올해 더위가 ‘사상 최악’으로 일컬어지는 2018년 폭염을 넘어설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폭우도 올여름 한반도를 위협하는 기상 요소다. 3일 시작한 장맛비는 시간당 최대 70mm 이상, 하루 300mm 이상의 많은 비를 뿌렸다. 폭염이 이어진 15일에도 돌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전국 곳곳에서 내렸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미국 등 전 세계 기업들을 해킹해 돈을 뜯어냈던 악명 높은 러시아 해커집단 ‘레빌(REvil)’이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러시아 최대 해커조직으로 알려진 이들의 잠적 배경을 놓고 미국이나 러시아 정부가 개입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13일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오전 레빌이 모든 온라인 활동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레빌이 자신들의 범행을 자랑했던 다크웹 홈페이지, 레빌에게 공격당한 기업들과 레빌 사이에 ‘몸값 협상’이 진행 중이던 온라인 사이트도 모두 사라졌다. 레빌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활발히 활동 중이었다. 사이버 공격용 소프트웨어인 랜섬웨어를 사용해 전산망을 마비시킨 뒤 “돈을 줘야 마비를 풀어주겠다”고 기업들을 협박했다. 5월 세계 최대 정육업체 JBS SA를 공격한 것도 이들이다. 레빌은 ‘랜섬웨어 이블(Ransomware evil)’의 약자다. 레빌의 잠적 배경을 놓고 미국 정부 개입설이 제기됐다. 러시아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을 참다못한 미국이 직접 레빌을 공격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다. NYT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레빌이 잠적하기 나흘 전인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 해커 문제를 해결하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가 나서서 레빌의 서버를 없애버릴 수 있다”고 했다. 미 사이버사령부(USCC)는 고도의 사이버전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해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전직 러시아 해커이자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 보안 전문가는 “푸틴이 마음먹고 해커들을 추적하면 그들은 순식간에 끝날 것이다. 2주면 충분할 것”이라고 했다. 이 경우 러시아 정부가 지금까지 자국 해커의 범행을 방치했다는 비판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NYT는 각국 정보당국이 레빌을 주시하자 이들이 부담을 느껴 스스로 활동을 중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에는 새로운 이름으로 조만간 해킹을 재개할 것으로 NYT는 내다봤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등 전 세계 기업들을 해킹해 돈을 뜯어냈던 악명 높은 러시아 해커집단 ‘레빌(REvil)’이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러시아 최대 해커조직으로 알려진 이들의 잠적 배경을 놓고 미국이나 러시아 정부가 개입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13일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오전 레빌이 모든 온라인 활동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레빌이 자신들의 범행을 자랑했던 다크웹 홈페이지, 레빌에게 공격당한 기업들과 레빌 사이에 ‘몸값 협상’이 진행 중이던 온라인 사이트도 모두 사라졌다. 레빌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활발히 활동 중이었다. 사이버 공격용 소프트웨어인 랜섬웨어를 사용해 전산망을 마비시킨 뒤 “돈을 줘야 마비를 풀어주겠다”고 기업들을 협박했다. 5월 세계 최대 정육업체 JBS SA를 공격한 것도 이들이다. 레빌은 ‘랜섬웨어 이블(Ransomware evil)’의 약자다. 레빌의 잠적 배경을 놓고 미국 정부 개입설이 제기됐다. 러시아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을 참다못한 미국이 직접 레빌을 공격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다. NYT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레빌이 잠적하기 나흘 전인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 해커 문제를 해결하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가 나서서 레빌의 서버를 없애버릴 수 있다”고 했다. 미 사이버사령부(USCC)는 고도의 사이버전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해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전직 러시아 해커이자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 보안 전문가는 “푸틴이 마음먹고 해커들을 추적하면 그들은 순식간에 끝날 것이다. 2주면 충분할 것”이라고 했다. 이 경우 러시아 정부가 지금까지 자국 해커의 범행을 방치했다는 비판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NYT는 각국 정보당국이 레빌을 주시하자 이들이 부담을 느껴 스스로 활동을 중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에는 새로운 이름으로 조만간 해킹을 재개할 것으로 NYT는 내다봤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 발생 나흘 만에 유력한 배후 인물 중 한 명이 체포됐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20년간 거주했던 아이티계 미국인 의사 크리스티앙 에마뉘엘 사농(63)이다. 아이티 경찰은 대통령 자리를 노린 사농의 계획범죄라고 발표했다. 아이티에서 소요 사태와 혼란이 고조되자 미국이 파병을 검토하고 나섰다. 11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레옹 샤를 아이티 경찰청장은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농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샤를 청장은 사농이 대통령 암살을 계획한 이들 중 한 명이라면서 “용의자들이 체포되기 전에 가장 먼저 연락한 사람이 사농이었다”고 했다. 경찰은 아이티 현지 사농의 거처에서 미국 마약단속국(DEA) 마크가 박힌 모자와 탄약통, 권총집 6개, 총알 20상자 등을 발견했다. 앞서 7일 용의자들은 모이즈 대통령의 저택을 습격할 때 DEA 요원을 사칭했다. 아이티 경찰은 사농이 미국에 본사를 둔 베네수엘라 민간 보안회사 CTU를 통해 콜롬비아 용병을 고용해 일을 벌였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 용의자는 현재까지 총 29명으로 알려졌다. 이 중 26명이 콜롬비아인이다. 사농을 포함한 3명은 아이티계 미국인이다. 21명은 체포됐고 3명은 사살됐다. 5명은 도주 중이다. 병역의무제를 택한 콜롬비아는 50년 넘게 내전이 이어지면서 군의 실전 경험이 풍부하다. 고도의 살상 훈련을 받은 콜롬비아 군인들은 전역 후 해외에서 용병으로 고용돼 높은 보수를 받기도 한다. 경찰에 따르면 사농은 이들과 함께 지난달 ‘정치적 목적’을 갖고 전용기편으로 아이티에 입국했다. 현직 대통령 암살 배후로 지목된 사농은 과거 주요 뉴스에서 다뤄진 적이 없었던 인물이다. 이전 행적들로 미루어 그는 오래전부터 아이티 야당 인사들과 교류하며 정부를 비판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1년 8월 유튜브에 올린 ‘아이티를 위한 리더십’이란 제목의 영상에서 아이티 정치 지도자들이 부패했고 우라늄과 석유, 금 등 국가 지하자원을 빼돌렸다고 비난했다. 또 “이렇게 많은 자원을 가진 나라의 국민들이 이렇게 가난할 순 없다. 참을 수 없다”고 했다. 2010년엔 아이티 야당 지도자들과 만나 회의를 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의사이면서도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2013년 미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체포된 용의자들은 자신들의 임무가 원래는 ‘대통령 암살’이 아니라 ‘사농 경호’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통령을 죽이려던 것이 아니라, 체포해 대통령궁으로 데려간 뒤 사농을 새 대통령으로 앉히려 했다”고 말했다. 임무가 왜 바뀌었는지, 대통령을 살해한 동기가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아이티 전문가인 로랑 뒤부아 듀크대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한 많은 의문들이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잠재적 배후가 너무 많다”며 아이티에서 곧 권력 다툼이 벌어질 것을 우려했다. 앞서 아이티의 파병 요청을 거절했던 미국은 우선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 요원으로 구성된 합동조사팀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파병 문제 또한 검토 중이라고 했다. 아이티는 대통령이 피살된 뒤 국민들이 분노하며 소요 사태가 벌어지자 미국과 유엔에 파병을 요청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우리는 매우 위험한 가을(dangerous fall)로 가고 있다.” 출구가 보이는 듯했던 전 세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인도발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다시 악화되고 있다. 백신 접종에 힘입어 일상을 회복하려던 미국 등에서는 확진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섰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대유행을 경고했다. 8일(현지 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미국의 일일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3859명으로 전주보다 11% 늘었다. 하루 확진자는 1월에 30만4982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5월 말 9438명까지 줄었다가 이날 1만9437명까지 올라왔다. 미국은 5월 CDC가 “백신 접종자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달 4일 백악관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참석자 1000여 명이 마스크를 안 쓰고 ‘코로나19 극복’을 자축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돌파 감염’(백신을 맞은 뒤 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확진자가 늘자 우려가 제기된다. 로렌스 고스틴 WHO 국가글로벌보건법 협력센터장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부터 대유행이 재발할 것”이라고 했고, 미 CNBC는 “지금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세계에서 벌어지는 대유행은 올가을 미국에서 벌어질 일의 예고편”이라고 했다. 전 국민의 51%가 백신 접종을 끝낸 영국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3월에 1597명까지 줄었다가 8일 3만2551명으로 약 20배로 늘었다. 영국 과학자들은 방역조치를 완화한 보리스 존슨 총리를 비판했다. 스페인은 풀었던 각종 방역 조치를 다시 되돌렸고, 일부 유럽 국가는 백신 의무 접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올림픽 앞둔 日 “이달말 80%가 델타”… 그리스 “접종거부 벌금형”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하는 데 대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백신 자문위원인 폴 오핏 박사는 “코로나19가 앞으로 2, 3년간 더 퍼질 것이라는 예측은 과한 게 아니다”며 “백신을 맞은 미국과 그렇지 않은 미국, 2개의 미국으로 갈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중서부 미주리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로 돌아선 지역들은 대부분 백신 접종률이 40%를 밑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아직 미국 내 1000여 개 카운티(행정구역)의 백신 접종률이 30% 미만이라면서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감염자가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확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델타 변이를 지목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델타 변이의 확산세를 감안할 때 백신 미접종자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건 래니 미 브라운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백신이 더 이상 우리를 보호해주지 못하는, 그런 변이가 오는 건 시간문제”라고 했다. 월드오미터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4월 90만 명을 넘기며 정점을 찍은 뒤 6월에 28만 명까지 줄었다. 하지만 최근 다시 48만 명을 넘어섰다. 일일 사망자도 6월에 6300명 선까지 줄었다가 최근 8800명을 넘었다. 코로나19 재유행 공포가 커지자 각국은 완화했던 방역조치들을 원위치 시키고 있다. 스페인은 중앙정부가 5월 해제했던 야간 통행금지, 술집 영업시간 단축 등의 조치를 카탈루냐를 비롯한 지방정부들이 나서서 부활시켰다. 스페인은 지난달 3000여 명 수준이었던 일일 확진자가 이달 들어 3만2000명을 넘었다. 프랑스 외교부는 8일(현지 시간) 자국민에게 “아직 휴가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피하라”고 권고했다. 포르투갈도 대표적인 델타 변이 확산국이다. 23일 도쿄 올림픽 개막을 앞둔 일본도 비상이다. 1월에 7855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일본의 일일 확진자는 지난달 15일 854명까지 떨어졌지만 올림픽을 보름 앞둔 8일 2193명까지 반등했다. 니시우라 히로시 일본 교토대 감염증역학 교수는 “현재 추이대로라면 7월 말 일본 전체 감염자의 80%가 델타 감염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질랜드와 ‘트래블 버블’(무격리 여행)까지 맺었던 방역 모범국 호주도 다시 도시 봉쇄에 나섰다.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스(NSW)주는 9일 오후 5시부터 실외에서 3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생필품 쇼핑도 가족 중 한 명만 하루 한 번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글레디스 베레지클리언 NSW주 총리는 “절체절명의 이유가 아니면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했다. 올해 일일 확진자가 ‘0명’인 날도 여러 번이었던 호주는 8일 일일 확진자가 44명까지 늘었다. 그리스 정부는 의료, 요양 등 대면 업무가 많은 근로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이를 거부하면 벌금형을 검토 중이라고 8일 로이터가 전했다. 현재 그리스 전체 성인의 38%만이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그리스 국가생명윤리위원회는 “백신 접종을 장려해도 소용이 없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의무 접종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도 자국의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백신 의무 접종을 추진하고 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우리는 매우 위험한 가을(dangerous fall)로 가고 있다.” 출구가 보이는 듯 했던 전 세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인도발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다시 악화되고 있다. 백신 접종에 힘입어 일상을 회복하려던 미국 등에서는 확진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섰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대유행을 경고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최후의 수단으로 ‘백신 접종 의무화’를 추진하는 국가들이 나오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최근 일주간 미국의 일일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3859명으로 전주보다 11% 늘었다. 하루 확진자는 1월에 30만4982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5월 말 9438명까지 줄었다가 이날 1만9437명까지 올라왔다. 미국은 5월 CDC가 “백신 접종자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달 4일 백악관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참석자 1000여 명이 마스크를 안 쓰고 ‘코로나19 극복’을 자축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돌파 감염(백신을 맞은 뒤 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확진자가 늘자 우려가 제기된다. 로렌스 고스틴 WHO 국가글로벌 보건법 협력센터장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부터 대유행이 재발할 것”이라고 했고, 미 CNBC는 “지금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세계에서 벌어지는 대유행은 올 가을 미국에서 벌어질 일의 예고편”이라고 했다. 전 국민의 51%가 백신 접종을 끝낸 영국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3월에 1597명까지 줄었다가 이달 8일 3만2551명으로 약 20배 늘었다. 영국 과학자들은 방역조치를 완화한 보리스 존슨 총리를 비판했다. 스페인은 풀었던 각종 방역 조치를 다시 되돌렸고 일부 유럽국은 백신 의무 접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암 환자에게 줄기세포와 골수를 이식해주기 위해 유럽축구 선수권대회(유로2020) 4강전 관람을 포기한 영국의 20대 남성이 결승전에 초대 받았다. 대표적인 축구 강국인 영국과 이탈리아가 맞붙는 이번 결승전은 암표 가격이 장당 5만4000파운드(약 8500만 원)까지 치솟을 정도로 유럽에서는 ‘일생의 경기’로 통하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 웨스트미들랜드 세들리 출신의 샘 에슬리(24)는 7일(현지 시간) 여자친구인 베스 힐과 함께 런던 웸블리 경기장에서 ‘잉글랜드 대 덴마크’의 4강전을 관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 다른 일정이 겹쳤다. 6주 전 에슬리는 영국 자선단체 앤서니 놀란을 통해 혈액암 환자를 위한 줄기세포 및 골수 기증에 서약했는데 기증 수술 날짜가 4강전 경기일인 7일로 잡힌 것이다. 에슬리는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경기 관람을 포기하고 엉덩이뼈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무사히 마친 에슬리는 병상에 누워 TV 중계로 4강전을 지켜봤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 훈훈한 사연은 지역 매체에 보도됐고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게리 리네커가 “놀라운 일”이라며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를 알게 된 유로2020 공식 후원사 비보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11일 열리는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결승전에 에슬리를 초대하고 싶다. 그는 그 경기를 관람할 자격이 있고, 우리는 그렇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비보는 에슬리와 그의 여자친구를 결승전에 공식 초청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경기 관람을 포기했던 에슬리의 여자친구 베스 힐은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를 돌봐온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더했다. 에슬리가 줄기세포를 기증한 단체 앤서니 놀란의 헤니 브런드 최고경영자는 “에슬리는 일생 일대의 경기 관람 기회를 제쳐두고 골수를 기증했다. 그는 진정한 영웅”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이 20년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료를 선언하며 철군을 결정한 4월 이후 처음으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아프간 지방정부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민간인들 사이에서 탈레반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아프간 여성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었다. BBC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세웠던 미군 철수의 명분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며 아프간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전했다. 탈레반은 7일 아프간 북서부 바드기스주(州)의 지방 수도인 칼라이나우를 공격했다. 탈레반은 감옥을 습격해 수감자 400여 명을 풀어주고 주정부의 정보국 건물을 불태웠다. 탈레반은 최근 몇 주간 수십 곳을 새로 장악했다. 미국이 ‘9·11테러’ 20주년이 되는 9월 11일까지 ‘완전 철군’을 진행 중인 가운데 아프간 국토의 약 3분의 1이 이미 탈레반의 손에 들어갔다고 BBC는 전했다. 탈레반과 미국은 애초 미군 철수를 놓고 협상할 때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할 지역은 탈레반이 공격하지 않는다’고 합의했지만 탈레반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아프간 주둔 미군의 약 90%는 이미 철수한 상태다. 극단적인 이슬람 근본주의를 고수하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지배할 경우 잔혹한 인권 유린이 자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아프간 곳곳에서는 민간인 여성 수백 명이 총으로 무장하고 ‘반(反)탈레반’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여성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으로 무장한 것은 아프간에서는 전례 없는 일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총기 및 군사 훈련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 전쟁’의 종료를 선언하며 철군을 결정한 이후 무장세력 탈레반이 첫 지방정부 공격을 개시했다고 7일(현지 시간) 영국 BBC가 보도했다. 탈레반은 미국과의 약속도 깨며 정부 건물을 불태웠고 감옥을 습격했다. 탈레반의 위협이 커지자 아프간 여성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최근 미군이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에서도 철수한 가운데 갈수록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외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걸었던 아프간 철군 명분에 갈수록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BBC에 따르면 이날 탈레반은 아프간 북서부 바드기스 주(州)의 지방 수도인 칼라 이 나우(Qala-e-Naw)를 공격했다. 이는 미군이 아프간 철수를 결정한 이후 발생한 첫 탈레반의 지방 정부 공격이다. 탈레반은 감옥을 습격해 400명 이상의 수감자들을 풀어줬다. 히샤무딘 샴스 바드기스 주지사는 자신이 칼라 이 나우에서 탈레반군을 목격했고, 이어 정보국 본부 건물이 불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세 방향에서 작정하고 도시를 공격해 들어왔다. 외신에 따르면 미군이 아프간 곳곳에서 철수를 진행하는 가운데 최근 몇 주 동안 탈레반이 수십 개 지역을 새로 장악했다. 현재 아프간 국토의 약 3분의 1이 탈레반 지배 지역이고, 그 세력은 매일 커지고 있다. BBC에 따르면 탈레반과 미군은 애초 미군 철수를 놓고 협상할 때 그 조건으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관할 지역은 공격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합의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미군이 떠나자 이 약속을 깨고 주요 도시에서 아프간 정부군을 공격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군도 탈레반에 맞서기 위해 공습을 실시하고 특수부대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민간인 사회에서는 다시 ‘탈레반 공포’가 퍼지고 있다. 탈레반은 이전에도 자신들이 점령한 지역에서는 민간인을 공개 처형하고, TV 등 서양문물의 소지 및 이용을 금지해왔다. 또 10살이 넘은 여자 아이들은 학교에 못 다니게 하는 등 만행을 일삼았다. 특히 여성들은 탈레반 치하에서 심각한 인권 유린에 시달렸다. 사태가 이렇게 돌아가자 위협을 느낀 아프간 민간인 여성 수백 명이 ‘반(反) 탈레반’ 구호를 외치며 총을 들었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총 든 여성들이 거리를 행진하기도 했다. 아프간에서 정부군 소속이 아닌 일반 여성들이 총으로 무장하고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 아프간 여성은 “우리는 총을 들길 원하지 않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돼서 다들 일어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총기 및 군사 훈련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떠난 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일어선 것이다. 아프간 주변국에서는 ‘난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아프간에서 탈레반이 다시 활개를 칠 경우 아프간 민간인들이 위협을 피해 대거 인접국으로 국경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인접국 이란은 “미군이 아프간에서 실패했고, 결국 아프간에 더 큰 피해를 남겼다”고 비난했다. 아쉬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정부군이 탈레반을 저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1000명 이상의 정부군이 인접국 타지키스탄으로 도망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BBC는 더 많은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을 피해 인접국으로 도망갈 수 있다고 전했다. BBC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은 아프간 테러범들이 다시는 서방에 대한 공격 음모를 꾸미지 못하도록 했고 때문에 미군 철수는 정당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바그람 기지에 주둔하던 미군이 아프간 정부에 알리지 도 않고 ‘한 밤 중’ 몰래 철수했다고 꼬집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지난 20년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핵심 기지였던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미군이 2일 밤 아프간군에 알리지도 않고 조용히 서둘러 빠져나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아프간군은 “미군이 떠났다는 걸 다음 날 아침에야 알았다. 20년 호의를 하룻밤에 잃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45km 떨어진 바그람 기지에서 2일 밤 완전히 철수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바그람 기지에서 아프간 군인들이 저녁 식사를 준비하던 도중 갑자기 발전기가 멈추고 식수 공급이 중단됐다. 바그람 공군기지의 새 사령관인 미르 아사둘라 코히스타니 장군은 “미국인들이 기지를 떠난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우리는 미군이 떠난 지 2시간이 지난 오전 7시가 돼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미군은 떠나면서 군용품과 집기 등 각종 물품 350만 개를 버리고 갔다. 물병 수만 개, 에너지 드링크, 전투식량, 전화기, 문손잡이, 막사 창문, 문짝 등이었다. 미군이 쓰던 민간용 차량 수천 대와 버스, 장갑차 수백 대, 소형 무기도 있었다. 민간용 차량 열쇠는 대부분 미군이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철수하며 전기를 끊은 탓에 조명이 꺼지자 아프간 민간인들이 기지에 난입해 집기를 약탈해 갔다고 AP는 전했다. 이들은 트럭을 몰고 와 기지 장벽을 부수고 집기를 실어갔다. 아프간군은 “처음에는 그들이 탈레반인 줄 알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기지 외곽 순찰 임무를 맡았던 나에마툴라는 “그들은 기지를 지키던 아프간 순찰병에게도 말하지 않고 떠났다”며 서운해했다. 미군 대변인은 “지난주 이미 아프간의 주요 미군 기지에서 철수가 진행 중이라고 성명을 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바그람 기지 철수에 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바그람 기지는 1950년대 미국이 아프간에서 옛 소련과 대립하던 시절 미군 주도로 건설됐다. 이후에는 탈레반에 맞선 미군과 아프간군의 공동 전초기지였고 탈레반의 자살폭탄 테러도 여러 번 일어났다. 많을 땐 미군 10만 명이 바그람 기지에 주둔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앤서니 파우치 미국 백악관 수석의료고문 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최근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중 99%는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4일(현지 시간) 밝혔다. 델타 변이, 델타 플러스 변이 등 코로나19 변이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백신 미접종자들이 ‘변이 공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지난달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중 99.2%는 백신을 맞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완벽한 백신은 없지만, 접종하면 적어도 입원과 사망은 피할 수 있다”고 했다. 6월 미국에서는 약 1만 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최근 미국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이들이 늘면서 접종 속도도 둔화되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사람마다 백신에 대한 반응이 다르고 접종 뒤 입원하거나 숨진 이들도 있다. 그러나 입원과 사망의 압도적 다수는 백신을 안 맞은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니 제발 코로나19가 ‘공공의 적’이라는 것만 깨닫기 바란다”며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백신 미접종자의 몸에서 코로나19 변이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졌다. 윌리엄 샤프너 미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 교수는 “백신 미접종자들은 ‘잠재적인 변이 공장들(potential variant factories)’”이라며 자신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도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2일 CNN 인터뷰에서 말했다. 미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공보건대 생물학-전염병학자인 앤드류 페코즈 박사도 “바이러스가 진화하면 다른 변이를 만들어낼 ‘플랫폼(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률에 따라 각 지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3배까지 벌어지고 있다. CNN은 최근 백신 접종률이 낮은 주(州)에서는 주민 10만 명 당 하루 평균 6명의 신규 확진자가, 접종률이 높은 주에서는 2.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5일 보도했다. 같은 날 미국 코로나19 관련 비영리단체 ‘코비드 액트 나우’에 따르면 아칸소 등 백신 접종률이 30~40% 정도인 12개 주는 변이가 많이 퍼진 ‘고위험 지역’으로, 주민의 80% 이상이 백신을 맞은 메사추세츠와 버몬트는 변이가 적게 퍼진 ‘저위험 지역’으로 나타났다. 파우치 소장은 “우리는 곧 ‘두 개의 미국(two types of America)’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826명. 2일 0시 기준 국내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다. 올 1월 7일(869명) 이후 176일 만에 가장 많다. 당시는 ‘3차 유행’이 가장 심각한 때다. 지난달 20일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 발표 때 신규 확진자는 400명대였는데 12일 만에 2배로 늘었다. 거리 두기 적용을 1주일 미룬 수도권에선 이날도 633명의 감염이 새로 확인됐다. 확진자 수와 증가 속도만 보면 3차 유행 초기와 비슷하지만 감염의 양상은 훨씬 심각하다. 요양병원 등 고위험시설 집단감염 없이 식당 술집 학원 등을 중심으로 일상 감염이 퍼지고 있다. 방역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실외 활동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확진자 상당수를 젊은층이 차지하는 이유다. 이들은 빨라야 8월 말에야 백신을 맞는다. 3차 유행 초기에 없던 변이 바이러스, 특히 전파력이 가장 센 인도발 ‘델타 변이’의 확산은 가장 큰 위협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2일 “기존 바이러스보다 더 높은 전파력을 고려할 때 수도권에서 델타 변이가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해외에선 델타 변이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1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는 ‘초전염성(hypertransmissible)’ 바이러스”라고 했다. 전염성이 극도로 강하다는 뜻이다. 현 상황이라면 수도권은 새로운 거리 두기를 적용해도 3단계다. 지금처럼 사적 모임 인원은 4명까지만, 식당 술집 등의 영업시간은 오후 10시까지만 허용된다. 일촉즉발의 상황에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3일 대규모 집회를 강행한다. 광화문광장, 여의도 등 서울 도심 97곳에 집회 개최를 신고하고, 1만 명 참가를 예고했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일 민노총을 찾아 “도와 달라”며 자제를 요청했지만 문전박대 당했다. 이어 김 총리는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집회를 강행한다면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엄정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중국이 공산당 100주년 행사에서 미국을 향한 위협성 발언을 내놓자 미국이 바로 견제에 나섰다. 미국은 중국을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지목해 압박하고 중국을 향해 핵무기 감축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미 국무부는 1일(현지 시간) 올해 인신매매 보고서를 발표하며 중국을 북한, 러시아, 이란 등과 함께 최하등급(3등급) 국가로 분류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신장 지역에서 1200개의 수용소를 운영하면서 100만 명 이상을 강제 수용했다고 지적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사진)은 중국 등을 향해 “이들은 정부 자체가 인신매매자”라며 “중국 신장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인종학살과 반인륜 범죄를 규탄한다”고 했다. 국무부는 2001년부터 188개국을 조사해 매년 1∼3등급으로 분류한 보고서를 내고 있다. 중국은 최근 5년 연속 3등급 국가에 속했다. 미 의회 중국실행위원회(CECC)도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중국의 인권탄압 문제에 대해 유엔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내며 중국을 압박했다. CECC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에서 자유와 인권이 급속도로 침해당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인권 유린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격납고 건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중국의 빠른 핵전력 증강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북서부 간쑤성 사막 지역에 ICBM 격납고 119개를 건설하고 있다며 관련 위성사진을 보도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중국이 이를 숨기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으며 ‘최소한의 억지’에 기반한 지난 수십 년간의 핵전략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긴장을 악화시킬 무기 경쟁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에 동참할 것을 권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공산당 100주년 행사 당시 외세를 언급하면서 “우리를 괴롭히면 14억 인민의 피와 살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에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며 1월 출범 후 중국을 거세게 압박해 온 미 행정부에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이에 대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미 CNBC 인터뷰에서 “알다시피 그 말들은 대체로 엄포(bluster)와 수사(rhetoric)로 가득하다”며 “중국이 미국의 목표를 막진 못할 것이다. 미국 기업은 사업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했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도 격화됐다.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 시도에 대비해 미국과 일본이 연합훈련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은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어떤 외압에도 주권과 영토를 보존하겠다는 중국 정부와 인민의 의지는 확고하다. ‘중국 위협론’을 확산시키는 것을 중단하라”고 했다.與송영길, 中 공산당 100주년 축전 한편 1일 열린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축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2일 100주년 기념식에 축전을 보낸 세계 각국 전현직 지도자와 정당 대표 총 28명을 소개했다. 북한, 베트남, 라오스, 쿠바 등 4개국 지도자가 보낸 축전은 자세하게 소개했고 나머지 24명은 나라와 직함, 이름만 공개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유엔(UN) 총회의 상설기구인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2일(현지 시간)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 그룹(그룹 A)에서 선진국 그룹(그룹 B)으로 격상시켰다. 1964년 UNCTAD 설립 이래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된 국가는 한국이 처음이다. UNCTAD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제68차 무역개발이사회 마지막 날 회의에서 참석자 전원의 의견일치로 한국의 지위 격상 안건을 통과시켰다. UNCTAD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주로 개도국이 포함된 그룹 A와 선진국 그룹 B, 중남미 국가가 포함된 그룹 C, 러시아 및 동구권의 그룹 D 등 4개 그룹으로 구성된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은 그룹 A에서 그룹 B로 변경됐다. 이제 한국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다른 31개 국가와 함께 그룹 A 국가가 됐다. 앞서 이태호 주제네바 한국 대표부 대사는 68차 이사회의 둘째 날인 지난달 22일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여섯 번째로 큰 무역을 위한 원조 공여국(Aid-for-Trade donor)으로, 다른 OECD 공여국과 함께 UNCTAD에서 참여를 더욱 더 제도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지위 변경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UNCTAD는 개발도상국의 산업화와 국제무역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상호 무역을 증진시키며 여러 글로벌 경제 개발 문제에 관한 정책 조정, 활동 검토, 각국 정부 간 개발정책의 조화 등을 담당한다. 최고 정책결정기관인 UNCTAD 국제회의는 4년마다 한 번 열린다. 한국은 1965년 가입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