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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재벌에 대한 편견도 깨졌습니다.” 18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도시락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직후 이정훈 씨앤테크 대표가 한 말이다. 씨앤테크는 지난해 10월 대전 유성구 KAIST 나노종합기술원 9층의 SK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했던 ‘1기 드림벤처스타’ 중 하나다. 또 다른 1기 멤버인 엑센의 김준웅 대표도 “수많은 정치인과 성공한 기업가가 지난 10개월간 이곳을 찾아왔지만 오늘만큼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간 적은 없다”고 거들었다. 최 회장은 이날 소탈하고 거침없는 화법으로 이제 막 걸음마를 내디딘 벤처기업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오찬 간담회에서 수시로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대전센터 관계자는 “회장님이 원래 저렇게 시원시원하시냐. 오늘 입주 기업 대표들이 완전히 감동받았다더라”며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기업인으로서는 ‘새까만 후배’들이 막 경영에 복귀한 최 회장에게 박수를 보낸 셈이다. 이런 분위기는 그룹 임원들 사이에서도 화제에 올랐다. 김영태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은 “벤처기업가들에게 ‘망할 기업은 망해야 전체 생태계를 위해서 좋다’는 직설적 발언을 할 사람은 많지 않다”며 “최 회장의 솔직한 표현이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14일 사면복권으로 풀려난 최 회장이 첫 현장 경영 장소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선택한 것은 정부 정책을 의식한 것이라는 일각의 시선도 있다. 이유야 어찌 됐든 결과적으로 그의 첫 대외 행보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제 최 회장에겐 더 큰 과제가 남아 있다. 10명의 벤처기업가들을 감동시킨 것처럼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을 통해 국민을 감동시켜야 하는 것이다. 또 그룹의 총수로서 SK의 신성장 동력도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 후배 기업인들에게 강조했던 도전적이면서 윤리적인 ‘기업가 정신’은 스스로에게도 꼭 필요한 상황이다. 최 회장은 17일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글에서 “잠시라도 쉴 틈이 없다는 절박함이 느껴진다”고 했다. 최 회장의 그런 마음가짐이 반갑다. 김창덕·산업부 drake007@donga.com}

SK그룹이 국가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선배 세대’의 주거 복지를 위해 3년간 1000억 원을 내놓기로 했다. 이문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위원장은 19일 서울 서초구 동작대로 국토교통부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김경환 국토부 1차관을 만나 ‘저소득 노인용 주택 복지 혼합동(棟) 아파트 건설 사업’ 재원 마련 기부 증서를 전달했다. SK그룹은 이에 따라 올해 200억 원, 내년과 내후년에 400억 원씩을 기부하기로 했다. 주택 복지 혼합동은 영구임대주택 단지의 사회복지관을 ‘저층은 주거복지시설, 고층은 영구임대주택’ 형태로 증축한 것을 말한다. 국토부는 현재 서울 중계3단지, 경기 성남시 분당 한솔7단지와 목련1단지, 인천 삼산단지 등 4곳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고령화 현상에 따라 노인 복지 수요는 늘고 있으나 그동안 기업 사회공헌 활동에서 우선순위에 오르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SK의 이번 기부를 계기로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 온 노인들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SK그룹은 특히 정부에 국가유공자나 독립 유공자 후손 등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우선으로 혜택받을 수 있도록 고려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번 결정은 1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모인 ‘확대 경영회의’에서도 논의된 바 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 온 선배 세대와 국가유공자,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해 SK가 기여해야 하는 것이 광복 70주년의 의미”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회의에선 사회적 기업과 장애인 등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도 논의돼 향후 이와 관련한 사회공헌 사업도 대폭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 회장은 19일 오후 경기 이천시의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을 방문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이천을 찾은 최 회장은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임직원들을 직접 만나 격려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위기 속에서도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준 임직원들 덕분에 SK하이닉스가 최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며 “특히 임금 상승분의 일정액을 협력사 직원들을 위해 내놓기로 한 ‘임금 공유제’에 모두가 자발적으로 동참해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를 방문하기 전 대전 대덕구의 SK이노베이션 연구소도 찾았다. SK그룹 관계자는 “전날 대전 및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에 이어 연구소와 주력 계열사를 잇달아 찾은 것은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그런데 수요는 있나요?” “칩은 개발했으니 이걸 활용할 알고리즘은 누가 만들죠?” “은행에서 이 시스템을 편안하게 느껴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첫 현장경영 행선지는 창조경제혁신센터였다. 18일 오전 10시 대전 유성구 KAIST 나노종합기술원 9층의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최 회장은 ‘1기 드림벤처스타’ 10개 기업을 일일이 둘러봤다. 지난해 10월 입주한 이 기업들은 이달 24일 졸업해 센터를 떠난다. 최 회장은 이산화탄소 센서용 칩의 원리, 발열 소재의 효율, 당도 측정용 초소형 분광기의 성능 등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질문을 던졌다. 기업인답게 해당 제품의 비즈니스 모델과 시제품 출시 여부에도 관심을 보였다. 또 최 회장은 박지만 엘센 대표가 회사명을 설명하기 위해 “회장님, 엘(EL)의 뜻을 아십니까”라고 묻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답게 “네, 신(神)이죠”라고 답했다. 최 회장의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은 박근혜 정부의 주요 시책 중 하나인 ‘창조경제’에 적극 호응하면서 SK그룹에 필요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힘쓰겠다는 두 가지 메시지를 한꺼번에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기술 경쟁력이 있어야 기업도 국가 경제도 성장할 수 있다”며 “SK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기업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후 점심시간을 아끼기 위해 입주기업 대표들과 ‘도시락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김영태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등 임원 8명도 함께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실패할 기업은 실패해야 또 새로운 기업이 나타나 벤처생태계가 선순환된다”며 “그러나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넘지 못하더라도 회사와 기술만 망해야지, 사람은 다치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걸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패한 벤처사업가들이 재기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여러분이 데스밸리를 넘기 위해선 적어도 두 가지 사업 아이템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건넸다. 이정훈 씨메스 대표는 “벤처들이 필요한 부분을 얘기하면 ‘검토해 보겠다’는 형식적인 답변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얘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남들 장점도 보자” LG 충북센터 찾아 ▼최 회장은 본보 기자에게 “벤처인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니 참 기분이 좋다”며 “(혁신센터와 국내 사업장들을) 다 둘러보고 난 뒤 추가 지원 방안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세종 조치원읍의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와 정보통신기술(ICT) 및 에너지·화학기술을 농업에 접목한 ‘창조마을 시범사업’ 현장에도 들러 현황을 점검했다. 창조마을의 한 토마토 농장에서는 농민들과 대화하면서 ICT가 어떻게 생산량 증대에 도움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최 회장은 이어 LG그룹이 지원하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도 전격 방문했다. 대전과 세종센터를 둘러보던 중 “맨날 우리가 하는 것만 봐서 되겠느냐. 남들이 잘하는 것도 한번 보고 싶다”고 해 갑자기 추가된 일정이었다.대전·세종=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년 7개월의 ‘경영 공백’ 기간에 미뤄둔 대규모 투자계획을 속속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최 회장과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수펙스협) 의장을 포함한 7개 위원회 위원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등 17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인 ‘확대 경영회의’는 그 첫걸음이었다. 수펙스협 전 멤버가 참여하는 확대 경영회의는 2012년 말 SK그룹이 계열사 중심 의사결정체제인 ‘따로 또 같이 3.0’을 출범시킨 뒤 처음이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 경영위기 극복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 경영환경의 제약요건에서 과감히 탈피해 선제적으로 투자의 시기를 앞당기고 규모는 확대해야 한다”며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수립하려면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내가 앞서서 풍상을 다 맞을 각오로 뛰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수펙스협 전략위원회가 검토하고 있던 반도체부문 46조 원 투자 방안이 처음 테이블에 올랐다. 조만간 준공식을 열 경기 이천시의 차세대 D램용 M14 생산라인의 장비 투자비와 신규 공장 2개를 더 짓는 비용을 합한 수치다. 올해 SK하이닉스 투자 규모(6조 원대)의 7∼8년 치에 해당한다. 최 회장은 이날 “반도체 투자 외에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도 빠른 시일 내에 투자 확대 방안을 만들어주기 바란다”고도 했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등 주력 계열사들이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세워 달라는 주문이다. 최 회장은 18일에는 대전 및 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대전 유성구의 SK이노베이션 연구소 등을 둘러보며 현장경영에 나선다. 또 25일 이천시의 SK하이닉스 M14 공장 준공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와 관련된 피해자 및 가족들로 구성된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가 다음 달 말까지 당사자 간 직접 협상을 하자고 제안한 것을 삼성전자가 받아들였다. 삼성전자는 16일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조정위)가 권고안을 발표한 후 가대위가 보상 문제의 신속한 해결을 요구하며 이의를 제기하고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내부에서조차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가족위가 요구한 대로 9월 말을 1차 시한으로 (조정위의) 추가 조정 기일 지정 보류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조정위가 지난달 23일 내놓은 중재안에 대해 피해자 가족들이 거부 의사를 밝힌 만큼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직접 협상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가대위는 공익법인 설립 등 조정위 권고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공익법인 설립을 통해 보상이 이뤄지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지난달 30일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반올림의 경우 조정위 권고안이 나온 뒤 이를 즉각 수용했지만, 정작 반올림 내 가족대표인 황상기, 김시녀 씨는 일 “피해자 마음을 담지 못한 조정안은 의미가 없다”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 만도 멕시코 車부품공장 기공식만도는 멕시코 동북부 코아우일라 주 아르테아가 시에 11만 m² 규모의 자동차 부품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14일(현지 시간)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2017년 1월부터 자동차 조향·제동·현가장치 등을 양산한다. 만도는 이 공장에 2026년까지 1억3000만 달러(약 1527억 원)를 투자해 기아자동차 멕시코 공장, 제너럴모터스(GM) 멕시코 공장, 포드 미국 공장 등에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기아자동차 ‘2016 K7’ 출시기아자동차는 자사 준대형 세단의 연식 변경 모델 ‘2016 K7’(사진)을 17일 선보인다. 가솔린 모델에는 고전압방출(HID) 헤드램프를,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안개등을 기본 품목으로 적용했다. 백색광이 나는 HID 헤드램프는 일반 헤드램프보다 광도가 뛰어나 야간에 유용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낸다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 가솔린 모델 가격은 2984만∼3902만 원, 하이브리드는 3427만∼3575만 원(세제 혜택 포함)이다.■ 효성, 사회적기업 3곳 지원 협약효성은 14일 서울 서초구 반포 한강지구 세빛섬에서 ‘함께 일하는 재단’과 다문화가정에 특화된 사회적기업 지원 협약을 맺었다고 16일 밝혔다. 효성은 이에 따라 ‘ODS 가족문화연구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 ‘마을무지개’ 등 3개의 사회적기업에 총 5000만 원을 후원했다.}

‘광복절 특사’로 14일 출소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휴식 없는 경영 복귀’를 선택했다. 최 회장은 연휴 기간인 15일과 16일 본사인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에 출근해 현황 보고를 받으며 경영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2년 7개월의 수감생활 동안 쌓인 피로에도 휴식 없이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는 것은 대기업 총수 일가 중 유일하게 사면 대상에 포함돼 경제 활성화에 보다 큰 책임감을 가지게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16일 오전 SK 서린사옥으로 출근하던 중 본보 기자와 만나 가장 시급한 현안을 묻는 질문에 “밀린 게 워낙 많다”며 “이제 보고를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공백 기간 동안 그룹 경영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현재 국내외 경제 상황은 어떤지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이날 수펙스추구협의회 실무 임원 5, 6명의 도움을 받아 주요 계열사 경영 상황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14일 출소 직후 서린사옥에 들러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그룹 경영진을 만났다. 15일에도 출근해 그룹의 위기 극복 현황과 국가 경제 활성화 기여 방안, 창조경제혁신센터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는 김 의장과 수펙스추구협의회 김영태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지동섭 통합사무국장 등 10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어려운 상황에도 위기를 극복해 온 구성원들에게 감사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17일 서린사옥 내 몇 개 부서를 다니며 임직원들을 직접 격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최 회장과 직접 면담하지 못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별도의 상견례도 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이 크게 공을 들여온 대전이나 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전센터의 ‘드림벤처스타’ 1기 졸업식과 2기 입학식이 각각 예정된 24일과 26일 중 하루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관심을 끄는 것은 25일로 예정된 경기 이천시의 SK하이닉스 M14공장 준공식이다. M14공장에서는 D램을 생산한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이 행사에 참석하면 SK하이닉스에 대한 대규모 신규 투자를 발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최 회장이 풀려나면 종합검진을 받는 등 수감생활 동안 악화된 건강부터 챙길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출소 직후부터 업무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면서 ‘책임 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당초에는 건강을 먼저 챙긴 뒤 일을 하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일을 하면서 건강을 챙기겠다는 쪽으로 생각을 바꾼 것 같다”고 설명했다.황태호 taeho@donga.com·김창덕 기자}
르노삼성자동차는 ‘르노삼성 전국 자동차 도장 기능 경진대회’에서 김종윤 씨(61)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고 14일 밝혔다. 르노삼성이 수용성페인트 도장 기술의 우수성과 친환경 경영 정책을 알리고자 매년 실시하는 대회다. 김 씨는 르노삼성 전주정비사업소에 근무하고 있는 41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그는 2006년 형 SM5의 범퍼를 바꾸고 차량 전체를 도색해 완전히 신차로 탈바꿈시켜 좋은 점수를 받았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재계 3위 SK그룹이 ‘오너 공백’의 짐을 덜어냈다. 14일 새벽 2년 7개월 만에 석방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식 경영 복귀 시점은 미정이지만 사면과 복권이 동시에 이뤄짐으로써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SK그룹으로서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신성장동력 발굴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은 13일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진 뒤 “국민의 바람인 국가 발전과 경제 활성화에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회의를 열고 “경영 공백을 조기 해소하고 고용, 투자 등 국가 경제에 기여할 방안을 적극 추진하자”고 결의했다.○ 책임경영 위한 복귀 시점 주목 최 회장이 언제 경영에 공식 복귀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K그룹 관계자는 향후 일정에 대해 “최 회장은 일단 모처에 머물며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구속되기 직전인 2012년 12월 계열사 사장단협의회 성격이었던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6개 위원회를 갖춘 별도 조직으로 출범시켰다. 동시에 자신이 맡고 있던 의장직을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현 SK이노베이션 회장)에게 맡겼다. 최 회장은 당시 “전략적 대주주로서 해외 자원 개발 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이 업무에 복귀하더라도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기보다는 글로벌 기업 CEO 등 각국 주요 인사들과의 관계 회복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이번 사면 복권은 SK그룹이 ‘경제 살리기’에 제대로 역할을 해 달라는 정부의 주문인 만큼 늦어도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1, 2개 계열사 CEO를 맡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책임경영 차원이라면 이달 1일 출범한 SK㈜(SK C&C와 SK㈜ 합병 법인)의 CEO가 가장 유력하다. 최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위에 있는 SK㈜의 최대주주다. 특히 SK㈜는 탄탄해진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바이오사업을 에너지, 이동통신, 반도체에 이은 제4의 성장동력으로 키울 방침이다. 국내외 바이오회사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사령탑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현재 그룹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으로 투자 여력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5조 원대, 올해 6조 원 수준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던 SK하이닉스는 이미 5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결정하고 최 회장의 최종 재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으로서는 사면 직후 경영에 바로 복귀하기에는 부담이 있지만 경제 활성화에 대한 책임이 크다는 점에서 고민을 거듭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3년간의 암흑기 탈출 기대 SK그룹은 2013년 1월 최 회장 구속 이후 M&A 등을 통한 사업 확장에 번번이 실패했다. SK E&S의 STX에너지 인수 철회,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 계획 백지화(이상 2013년), SK에너지의 호주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 지분 인수 포기(2014년), SK네트웍스의 KT렌탈 인수전 고배, 시내 면세점 사업권 입찰 탈락(이상 2015년) 등이 대표적이다. 그룹 전체 투자액도 2012년 15조1000억 원에서 2013년 13조 원으로 뚝 떨어졌고 지난해에도 14조 원에 그쳤다. 실적도 나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5조 원, 올해 상반기(1∼6월) 3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나머지 주요 계열사들은 오히려 역(逆)성장했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13개 주요 상장사(SK하이닉스 제외)들의 영업이익은 2012년 전년 동기 대비 ―31.9%, 2013년 ―1.2%, 지난해 ―41.1%로 3년 연속 전년보다 감소했다. 최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 2012년 10월 태국과 말레이시아를 직접 찾으면서 의욕을 보였던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평소 큰 관심을 보였던 자원개발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도 높다.○ 예상 밖 소폭 사면에 아쉬운 반응도 재계에서는 최 회장을 포함한 경제인 사면을 환영하면서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 3부자(父子) 등 다른 총수 일가들이 제외돼 아쉬워하는 모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에 경제계가 앞장서 달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국무역협회는 “국민 대통합과 경제 재도약을 위해 대폭적인 사면을 기대했으나 소폭 사면에 그쳐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화그룹은 침통한 분위기다. 총포·화약류 관련 회사인 ㈜한화의 경우 김승연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1년이 지난 2020년 2월까지 등기임원을 맡지 못해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는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회장의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에 이번 사면을 기대했는데 안타까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로 기소돼 구 명예회장 3부자가 집행유예 기간이거나 수감 중인 LIG그룹은 “피해 보상 노력이 반영돼 경영 일선 복귀를 기대했지만 안타깝다”고 밝혔다.김창덕 drake007@donga.com·황태호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맨 위에 있는 호텔롯데를 상장시키고 장기적으로 한국롯데를 완전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일본롯데와 한국롯데의 지분상 지배관계는 완화하되, 경영은 한국과 일본 롯데 모두 신동빈 회장 ‘원 리더(One Leader)’ 체제로 갈 방침임을 재확인했다. 신 회장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어 “불미스러운 사태로 많은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3일 귀국 직후 김포공항에서 허리를 숙인 데 이은 두 번째 공식 사과다. 신 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및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개인적으로는 대화할 생각을 갖고 있지만 경영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도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사전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 방안으로 △일본 계열사들의 호텔롯데 지분(99.28%) 축소 및 호텔롯데 기업공개(상장) △계열사 간 순환출자 해소 △한국롯데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을 약속했다. 신 회장은 “현재 남아 있는 (계열사 간)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연말까지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주회사 전환은 금융계열사 처리에 어려움이 있고 대략 7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며 “연구개발, 신규 채용 등 그룹 투자 활동 위축이 우려된다”고 덧붙여 쉽지 않은 과제라는 여지를 남겼다. 롯데그룹은 최대한 빨리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한국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는 17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며 신 회장이 여기에 참석한다.김창덕 drake007@donga.com·김범석 기자}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가 17일 열린다. 그러나 ‘신격호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신동빈 회장 측 예상 안건)나 ‘신동빈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측) 등은 안건에 오르지 않았다. 신동빈 대 신동주 간 정면 승부가 펼쳐지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롯데그룹은 11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는 17일로 예정돼 있다”며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롯데홀딩스도 “명예회장직 신설은 정관 변경이 필요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이번 주총 안건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특히 “어떤 주주도 주총 개최를 청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총 소집을 요구한 게 아니라 신동빈 회장이 장악한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기습적으로 이뤄졌음을 짐작하게 한다.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서는 주총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카드다. 동생 신동빈 회장이 6월 말 한일 롯데 모두를 지배하는 양대 지주회사(롯데홀딩스, 롯데스트라티직인베스트먼트) 및 일본 L1∼12투자회사를 장악했지만 롯데홀딩스 지분만큼은 박빙이다. 재계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차제에 본인 주도로 주총 소집을 다시 요구함과 동시에 결정적 일격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근 아버지가 대표이사로 있는 L투자회사 9곳(4, 5, 6 제외)에 대해 일본 법무성에 ‘등기 변경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있다가 6월 30일자로 신동빈 회장이 공동 대표이사에 올랐고 7월 말∼8월 초에 등기가 완료됐다. 7일 일본으로 떠난 신동주 전 부회장이 동생이 사과문을 발표한 11일 다시 입국한 것도 반격을 위한 행보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소송전도 여전히 그룹 후계 구도 확정에 영향을 줄 변수로 남아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등의 대표이사에 오른 것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 1975년 이후 대외 의존성을 낮추기 위해 40년간 수출이 금지됐던 미국산 원유가 곧 세계 시장에 재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원유의 해외 수출 금지 해제 법안이 상정돼 미 하원에서는 9월 초에, 상원에서는 내년 초에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동 산유국의 공급 과잉 국면에서 미국산 원유의 수출까지 재개되면 유가 급락으로 국내 정유사들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미국이 40년간 금지해 온 자국산 원유 수출을 전면 자유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반 토막이 난 원유 가격은 이란 핵협상 타결로 이란산 원유가 곧 시장에 나오는 데다 미국산 원유까지 세계 시장에 풀리면 더욱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정유업계로서는 유가 폭락에 따른 실적 추락을 겪었던 지난해의 악몽이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하원 표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 시간) “미 하원은 이르면 올 9월 원유 수출 금지 해제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상원의 표결도 내년 초로 기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1973년 중동 산유국들의 대미 원유 수출 중단으로 ‘1차 석유 파동’을 겪은 뒤 ‘에너지 정책 및 보존법(EPCA)’을 제정했다. 오일쇼크가 발생하자 미국의 대외의존성을 낮추기 위해 자국산 원유의 수출을 막기 위한 목적이었다. 1975년 이 법이 발효된 후 40년간 원유 수출을 제한했다. 하지만 원유 수입 비중이 27% 수준까지 떨어지고 자국산 원유 생산량이 하루 950만 배럴에 이르면서 수출 재개가 본격적으로 논의돼 왔다고 WSJ는 전했다. 현재 미국은 캐나다에만 예외적으로 원유 수출을 허용하고 있지만 수출량이 하루 50만 배럴로 제한돼 있다. 미국산 원유 수출이 자유화하면 미국 내 생산량 증가로 인한 국제 유가 하락이 불가피해진다. 미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는 현재 950만 배럴인 미국의 일일 원유생산량이 2025년에는 하루 최대 120만 배럴 정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급락할까…국내 정유업계 초긴장 국내 정유회사들은 현재 중동산 원유에 90%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 미국산 원유가 세계 시장에 나오면 국내 정유회사들로서는 중동과의 협상력을 키울 수 있는 카드 하나를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다만 도입 비용이 비싸 현재로서는 경제성이 크지 않다. 중동산 원유 운송비용은 배럴당 1.5달러 안팎이지만 파나마 운하를 통과해야 하는 미국산 원유는 훨씬 작은 유조선을 써야 해 배럴당 5달러가 든다. 여기에 미국 현지 송유관 사용 및 안정화작업 비용 6.3달러가 추가로 들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문제는 미국산 원유 수출이 국제 유가 폭락을 부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달 핵협상 타결로 세계 석유매장량 4위국인 이란도 내년부터 수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중동 산유국들도 원유 감산을 거부하고 있어 유가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 평균 가격(두바이유 기준)은 지난해 1월 배럴당 104.01달러에서 올 1월 45.77달러로 반 토막 났다. 유가의 갑작스러운 폭락에 대규모 재고 손실이 발생하고 정제마진이 추락하면서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이 창립 이후 처음 적자를 기록하는 등 국내 정유업계는 치명상을 입었다. 올 들어 유가는 5월 63.02달러로 회복세였으나 이란 핵협상 타결이 이뤄진 7월 55.61달러로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산 원유 수출이 유가의 점진적 하락을 유도하면 괜찮지만 폭락으로 이어지면 정유사들로서는 지난해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승부수는 치밀했다. 베일에 가려 있던 일본 내 핵심 지주회사 및 투자회사들을 통해 한일 롯데그룹을 일거에 장악한 것이다.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동생의 이런 행보에 위기감을 느껴 고령의 부친을 동원한 ‘폭로전’까지 벌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L투자회사 장악한 신동빈 6일 본보가 확인한 L투자회사 10곳(L3, L6 제외)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이 맡고 있던 L4와 L5의 대표이사직을 이어받았다. 나머지 8곳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공동 대표이사로 등재했다. 신동빈 회장이 이 회사들의 대표이사가 된 시점은 6월 30일이고 등기는 지난달 31일 완료됐다. 신 회장의 전략은 이사회 구성에서 잘 나타난다. 모든 투자회사의 이사회를 ‘친(親)신동빈’ 성향을 띤 사람들로 채운 것이다. 특히 쓰쿠다 사장을 제외한 롯데홀딩스 이사들이 모두 L투자회사들의 이사진에 포함됐다. 고바야시 마사모토(小林正元) 한국 롯데캐피탈 사장, 고초 에이이치(牛장榮一) 일본 롯데상사 영업본부장, 가와이 가쓰미(河合克美) 롯데홀딩스 상무이사, 아라카와 나오유키(荒川直之) 롯데홀딩스 이사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신격호 총괄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한 바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15일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 L투자회사를 장악함으로써 한국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견고히 갖추게 됐다.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분쟁을 펼치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지더라도 한국 롯데그룹은 지켜낼 수 있다. L투자회사들은 호텔롯데(72.65%)는 물론이고 부산롯데호텔 지분도 46.55%나 갖고 있다. 또 L2는 각각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알미늄의 지분 45.34%, 34.92%를 가진 최대 주주다. 일본의 경우 L투자회사들이 롯데홀딩스 지분 약 40%를 갖고 있고, 롯데홀딩스도 유상증자를 통해 L투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일본롯데도 신동빈 회장이 장악했다고 보는 배경이다. 신 회장은 또 지배구조상 롯데홀딩스와 함께 L투자회사들 위에 있는 롯데스트러티직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자리까지 맡았다. 관건은 L투자회사들의 지분 구조다. 신동빈 회장이 만약 이 투자회사들의 지분을 상당 부분 확보하고 있다면 신격호-신동주 부자가 신동빈 회장을 견제할 장치는 사라진다. 그렇지 않다면 신동빈 회장이 이사회를 장악하고도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 박빙의 승부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4년 전부터 ‘원 리더’ 준비 신동빈 회장이 공식적으로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을 아우르는 ‘원 리더(One Leader)’로 자리 잡은 건 지난달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르면서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 계열사 3곳의 임원에서 해임되면서 신 회장이 한일 롯데를 모두 책임질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한 달씩 머무르는 셔틀 경영을 중단한 이후 신동빈 회장이 일본에 머무르며 계열사 업무를 챙기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며 “이때부터 그룹 내부에서는 신 회장이 결국 일본도 맡을 것이란 얘기가 설득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셔틀 경영을 중단했다. 결국 신 총괄회장의 빈자리를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메웠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고령의 아버지가 점차 현장을 챙기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지배력 강화를 오래전부터 준비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형이 일본롯데의 주요 보직에서 해임된 것도 신격호 총괄회장이 아닌 신동빈 회장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시작된 신동빈 회장의 한국롯데 지분 확대도 ‘원 리더 구상’에 따른 작업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 회장은 2013년 6월 롯데제과 지분을 4.88%에서 5.34%까지 늘렸다. 신 회장의 이런 행보에 신동주 전 부회장도 그해 8월부터 1년간 롯데제과 주식을 3.48%에서 3.95%까지 확대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한우신 기자}

“센터 내 스태프들이 가장 고맙습니다. 밤 11시에도 피드백을 주셨던 분들입니다. 제 전화기와 이메일을 보여드리고 싶네요.”(이경수 테그웨이 대표) “예전에는 국제 가전전시회(CES·미국)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스페인)를 단독으로 가다 보니 별 주목을 못 받았어요. 올해는 SK텔레콤 전시관을 이용했더니 20개국 70여 개 업체로부터 제품설명서나 사업제안서 요청을 받았습니다.”(최병일 나노람다코리아 대표) 지난달 23일 대전 유성구 KAIST 나노종합기술원 9층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1기 드림벤처스타’인 10개 벤처기업들의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발언들이다. 지난해 10월 대전센터에 입주한 1기 벤처들은 이날 ‘매칭 데이’에서 벤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기업설명회도 가졌다. 임종태 대전센터장은 “드림벤처스타 1기의 성공은 미래창조과학부, 대전시, SK그룹 등 관련 기업 및 기관들이 한뜻으로 역량을 모아 이뤄낸 결과”라며 “대전센터는 이들 기업이 ‘졸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허 공유 통한 기술사업화 박차 지난달 30일 대전센터에서는 또 한 번의 매칭 데이가 열렸다. 이번에는 투자 유치가 목적이 아니라 특허 및 기술 이전을 위해서였다. 일종의 ‘기술거래 장터’가 열린 셈이다. 이날 SK그룹 계열사와 KAIST, 대덕연구단지 내 연구기관 등은 모두 8000여 건의 특허 및 기술을 내놓았다. 민재명 씨(27)는 이날 SK텔레콤의 ‘링백톤’(컬러링의 일종) 기술을 포함해 모두 9건의 특허기술을 이전받았다. 그는 2, 3년 전부터 링백톤을 이용한 광고 사업을 고민하고 있었다. 통화연결음 중간에 광고를 삽입한 뒤 사용자에게 통신비를 일정 부분 할인해 주는 사업모델이다. 사용자는 통신비를 절감해 좋고, 통신사업자는 광고사업을 벌일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이동통신사가 보유한 기술 없이는 사업화가 불가능했다. 민 씨는 이에 대전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이 과정에서 민 씨는 SK그룹이 운영하는 ‘기술사업화 마켓 플레이스’를 알게 됐고 해당 기술을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민 씨는 특허기술을 이전받는 것과 동시에 SK텔레콤과의 공동사업 기회도 잡을 수 있게 됐다. 대기업의 기술 공유가 벤처기업의 사업모델을 만들고, 이것이 다시 대기업의 새로운 사업 기회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벤처스타를 위한 뜨거운 경쟁 4일 대전센터에서는 2기 드림벤처스타를 선발하기 위해 21개 업체를 대상으로 최종 면접이 진행됐다. 이달 9일 1기 선배들이 떠나고 나면 그 빈자리를 메울 후보들이다. 대전센터의 전폭적인 지원 사실이 유명해지면서 ‘입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10개 기업을 모집하는데 총 267개 업체가 지원했다. 경쟁률 27 대 1로, 1기 때의 18 대 1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원업체 수만 늘어난 게 아니다. 지역이나 연령 스펙트럼도 훨씬 넓어졌다. 지난해엔 대부분이 대전 및 충청지역 업체들이었지만 올해는 이 지역 업체들(47.6%)은 절반도 안 됐다. 나머지 절반은 서울(25.5%) 등 타 지역에서 지원했다. 20, 30대가 주를 이뤘던 1기와 달리 2기 지원업체 대표들의 연령대는 40대가 36.7%로 가장 많았고, 30대와 20대가 각각 25.1%, 17.2%로 뒤를 이었다. 50대와 60대도 각각 15.0%, 6.0%로 나이와 상관없이 뜨거운 창업 의지를 보였다. 지원자들은 대전센터 입주 기간(10개월)이 지난 뒤에도 SK그룹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다고 했다. 실제 SK텔레콤은 1기 멤버인 ㈜씨엔테크, ㈜엑센과 동산담보물 관리 솔루션 상품화, 이산화탄소 센싱 기술 사업화를 각각 추진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씨메스가 개발한 ‘산업용 3D 스캐너’를 반도체 생산 공정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명 MBA 교수도 방문 대전센터의 성과가 외부로 알려지면서 외부 인사들의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대전센터를 찾은 외부 방문객은 7000여 명. 이 중에는 미국과 스위스 대사관, 태국 국립과학기술개발원, 사우디 텔레콤 등에서 온 외국인도 상당수였다. 특히 사우디 텔레콤은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모델을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입하기 위한 세부적인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 스쿨’의 불렌트 굴테킨, 사미르 누르모하메드 교수도 방문객에 포함됐다. 그들은 새로운 민관 협력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고 큰 인상을 받았다고 대전센터 측에 밝혔다. 학술적 연구를 위해 대학교수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장동현 SK창조경제혁신추진단장(SK텔레콤 사장)은 “창조경제 활성화를 통해 투자와 고용 등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대전=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사진)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정상적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쓰쿠다 사장은 4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에 오셨을 때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하셔서 면담을 했다”며 “처음에는 굉장히 침착하셨고 아주 문제없이 대화를 나눴지만 대화를 나누는 도중 ‘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같은 질문을 하신다든지, 말씀드린 걸 다시 말씀하신다든지, 저는 일본 담당인데 한국 담당으로 헷갈리기도 했다”며 “생각해 보면 93세이니까 자연스러운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쓰쿠다 사장의 발언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최근 행보가 명료한 건강 상태에서 이뤄진 일이 아닐 가능성을 밝힌 것이다. 지금까지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들이 익명을 전제로 일관되게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달 27일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사장을 포함한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모두 구두로 해임했다. 롯데홀딩스는 한국과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다. 쓰쿠다 사장은 “각 분야를 담당하는 6명의 책임자가 어느 날 한꺼번에 해임되면 롯데는 어떻게 되겠나”라고 반문한 뒤 “일반적으로 그런 사례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 총괄회장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여러분도 알다시피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신격호 당시 대표이사를 그만두게 한 것은 93세이시니까 힘든 판단을 하시기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큰 실적을 남기신 분이어서 존경을 드리는 마음으로 명예회장에 앉으시도록 힘든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쓰쿠다 사장은 간담회 내내 신격호 총괄회장을 ‘명예회장’, 신동빈 회장은 ‘일본롯데 회장’이라고 명확히 구분 지었다. 또 그는 신동빈 회장은 한국 이름으로,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일본 이름(히로유키)으로 불렀다. 그러면서 쓰쿠다 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 모두를 총괄하는 ‘원 리더 체제’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그는 “롯데그룹은 상품 개발이나 상호 판매 등을 한일 공동으로 해야 한다”며 “신동빈 회장이 그런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저는 신동빈 회장과 한 몸이 돼 (한일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일 분리는 없다”고 못 박았다. 쓰쿠다 사장은 “신동빈 회장은 법과 원칙을 기본으로 하는 기업 운영을 신조로 생각하는 분”이라고도 했다. 올 1월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된 것에 대해서도 “기업 통치의 법치와 원칙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저희가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경영자로서)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신동빈 회장을 지지했다. 한편 쓰쿠다 사장은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 개최 예정일, 지분 구조,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측 우호 지분 등에 대해서는 모두 입을 닫았다.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 김창덕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귀국 직후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아 갈등 봉합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신동빈 회장과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간 ‘형제 갈등’도 해결되지 못했다. 더욱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동생이면서 장남 편에 선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이 ‘거짓 폭로전’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동빈 회장은 3일 오후 2시 40분쯤 일본 하네다발 대한항공 KE2708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입국장에 들어선 뒤 “먼저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라며 약 10초간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후에도 두 차례 더 허리를 굽히며 사과했다. 신 회장의 첫 행선지는 아버지가 머물고 있는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이었다. 신 회장은 오후 3시 30분쯤 이 호텔 34층의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 들어섰다. 롯데그룹 측은 신격호-신동빈 부자가 약 5분간 일본어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미리 그 자리에 가 있다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출장 잘 다녀왔습니다”라고 했고, 이에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 회장이 일본을 다녀온 사실을 모르는 듯 “어허?”라고 되물었다. 신 회장은 “일본 다녀왔습니다”라고 재차 말한 뒤 “여러 가지로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롯데 측은 5분간 대화가 이뤄졌다고 설명하면서도 그 이상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신동주-신동빈 간 대화는 없었다. 그러나 신선호 사장은 “신동빈이 들어가자마자 총괄회장이 ‘나가’라고 해 1, 2초 만에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었던 롯데 계열사 한 임원은 본보에 “신동빈 회장이 집무실에서 5분간 머물다 나간 뒤 신선호 사장이 들어갔다”고 확인했다. 신선호 사장이 언론에 거짓 폭로전을 펼쳤다는 증언인 셈이다. 신동빈 회장은 이어 롯데정책본부 임원들을 만나고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을 찾는 등 경영 현황을 적극 챙겼다. 명실상부한 롯데그룹 경영권자로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한 것이라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신 회장은 또 김포공항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개한 아버지 명의의 해임지시서에 대해 “법적인 효력이나 그런 건 없는 서류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한우신 hanwshin@donga.com·김창덕 기자}

“저는 한국에서 회장님 옆에서 임직원과 함께, 그리고 국민과 함께 롯데를 키워 왔던 사람입니다. 이번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총괄회장님의 창업정신이 살아 있는 국내외 우리 그룹 기업들을 빨리 정상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게 제 역할입니다.” 3일 오후 2시 40분경 일본에서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회장님 옆에서’ ‘총괄회장님의 창업정신’ 등의 표현을 통해 아버지에 대한 예우를 최대한 갖추는 모습이었다. 그는 ‘아버지와 형을 언제 어디서 만날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야겠죠”라고만 답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전날까지 폭로전을 벌인 아버지와 형을 신동빈 회장이 쉽게 만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짧았던 한 달 만의 부자 대면 신동빈 회장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후 2시 50분경 김포공항을 떠난 뒤부터는 ‘신동빈 진영’과 ‘반(反)신동빈 진영’ 간에 치열한 수 싸움이 펼쳐졌다. 오후 3시경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는 반신동빈 인사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은 이 시간 34층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 다녀온 뒤 1층 로비에서 기자들을 만나 “주무시고 계셔서 다시 내려왔다”고 했다. 3시 25분경 신동빈 회장을 태운 차량이 호텔 앞에 도착했고, 신 회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신 회장이 아버지 집무실에 들어간 것은 3시 30분경이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롯데그룹 관계자 4명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이 자리에 배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업무 현안을 보고받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출장 다녀왔습니다.”(신동빈 회장) “어허, 어디?”(신격호 총괄회장) “일본 다녀왔습니다.”(신동빈 회장) 이 장면에서 롯데그룹 측과 신선호 사장 측의 증언이 크게 엇갈린다. 복수의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은 차분한 상태였고, 신동빈 회장 말을 별다른 반응 없이 그대로 듣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선호 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얘기할 시간도 없었지 싶어요”라며 “(머물렀던 시간은) 한 1, 2초 그랬어요”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총괄회장님은 격노해 계신 상태”라면서 “무서운 얼굴로 ‘나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롯데그룹 고위관계자는 “신선호 사장은 당시 옆방에 있어 대화 내용을 들을 수 없었다”고 일축했다. 신선호 사장이 당시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과장했거나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신격호 건강 이상설 확대 이날 신격호-신동빈 부자간 만남은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롯데그룹 측 말이 맞다면 전날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개한 영상에서 차남을 맹비난했던 신격호 총괄회장은 하루 만에 평온한 모습으로 신동빈 회장을 맞은 것이다. 또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아들의 일본 출장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건강에 대한 의구심을 낳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 측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건강하지만 판단력이 흐린 상태”라는 데 다시 무게가 쏠리고 있다. 신동빈 회장도 김포공항에서 아버지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대답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신격호 총괄회장의 판단력이 온전치 못하다는 기존 주장을 시인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롯데계열사 대표는 “신격호 총괄회장은 평소에도 보고드린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10년 전 일은 기억해도 한 달 전은 기억 못하는 게 그 나이 때 노인들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도 계속 보고를 드리는 건 ‘당신께서 오랫동안 일군 기업을 여전히 챙기고 일을 한다’는 의미였고 예우 차원이기도 했다”며 “사실상 신동빈 회장이 거의 모든 의사결정을 내려 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간의 짧은 만남은 롯데 사태가 해결되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있을 것임을 재차 확인해 줬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차남 신동빈 회장을 한 달 만에 만나는 자리에 동생의 대척점에 서 있는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이 배석했다. 이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차남과의 선을 분명히 긋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신동빈 회장으로서도 아버지와의 대면에서 그동안 곪아왔던 갈등을 한 번에 풀겠다는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으로서는 귀국 직후 아버지를 가장 먼저 찾음으로써 ‘아버지를 내친 패륜아’라는 비난을 잠재울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됐다”며 “현재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대표로서 형에 비해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유일한 약점을 이번 만남으로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최고야·손가인 기자}

《 박근혜 정부는 이달 25일 임기 반환점을 돈다. 동아일보가 한국 산업 현장을 뛰는 기업인들과 경제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0%는 ‘박근혜노믹스’를 구현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시간(골든타임)이 앞으로 1년 남았다고 답했다. 동아일보는 박근혜노믹스 ‘마지막 골든타임’을 위한 제언을 7월 27, 28일자로 보도한 데 이어 2부로 경제 활성화의 동력이 될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둘러보고 해법을 찾아봤다.》 지난달 31일 오후 대구 북구 경대로 경북대 IT융합산업빌딩 507호. 185cm가 훌쩍 넘는 30대 젊은이가 비즈니스맨에게 어울릴 법한 가방 하나를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다. 기능성 가방 전문 스타트업 ㈜이대공을 설립한 이대공 대표(34)였다. 그가 만지작거리고 있던 것은 서울 지역 한 생산업체 사장이 가져온 시제품. 모델 출신인 이 대표는 2014년 회사를 세운 뒤 그해 11월 ‘존규’라는 가방 브랜드를 선보였다. 개인 회사로 운영되던 이대공은 지난해 12월 2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C랩 1기’ 멤버로 선정됐다. C랩은 크리에이티브랩(Creative Lab)의 약자로 대구센터와 삼성그룹이 벤처기업들에 독립된 근무 공간과 일정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대공은 대구센터로부터 초기 창업비용 2000만 원 외에 2억 원이 넘는 추가 투자를 받았다. 6월 C랩을 졸업한 뒤에도 ‘포스트 C랩’ 지원 대상이 돼 지난달 초 IT융합산업빌딩에 입주한 상황. 지난달 11일에는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면서 온라인 판매사이트(www.johngyu.com)도 새롭게 단장했다. 올해 매출액은 7억∼8억 원을 기대하고 있다.○ 스타트업 요람으로 자리매김 지난해 9월 15일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가장 먼저 문을 연 대구센터는 6월 C랩 1기 스타트업 18개 팀 중 16개 팀을 졸업시켰다. 2개 팀은 당초 대구센터가 내건 조건인 ‘법인 설립’에 소극적이거나 창업 아이템을 진전시키지 못했다. 삼성그룹과 대구시가 C랩 1기에 투자한 금액만 10억6000만 원. 게다가 졸업 팀 중 이대공을 포함한 5개 팀은 보증금 등 추가 지원을 받아 경북대 IT융합산업빌딩에 입주했다. 대구 동구 동대구로 대구무역회관 13층에 765m²(약 232평) 규모로 마련된 대구센터 C랩에는 지난달 1일 2기 18개 팀이 둥지를 틀었다. ‘재미(Gemmy) 컴퍼니’ 안신영 대표(45)는 1999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벅스뮤직’ 창업 멤버로 들어갔다. 안 대표는 2009년 직접 대중음악 작곡가로 데뷔한 뒤 창작물을 발표하려면 높은 재정적 장벽이 존재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저작권 기반 업로드 클라우드 서비스’라는 사업모델의 출발점이었다. 수천만 원을 들여 음원이나 음반을 제작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에 등록하지 않고도 누구나 쉽게 창작물을 발표하고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였다. C랩 입주 전날인 6월 30일 법인을 설립한 재미 컴퍼니는 현재 5명이 일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저작권법에는 ‘모든 창작물은 창작과 동시에 저작권이 발효된다’고 나와 있지만 사실 예비 창작자들은 자신의 곡을 발표할 기회조차 가질 수 없다”며 “재미 컴퍼니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이런 창작자들의 고민을 해결해 음악 시장의 다양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에 연고가 없는 안 대표는 다음 달 6일 대구센터 측에서 기숙사로 제공한 아파트로 이사할 예정이다. 경기 의정부시에서 과학영재학원을 운영 중인 김정호 제이에스이 대표(43)는 C랩 입주와 동시에 계명대 환경계획학과 졸업을 앞둔 구민성 씨(26)를 연구원으로 채용했다. 2013년 3월 설립된 제이에스이는 ‘친환경 고온증기식 토양소독기’ 제조업체. 김 대표의 아들 유준 군(중3)이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09년 “땅에 있는 벌레들을 전기 충격이나 고온 수증기로 죽이면 식물들이 더 잘 자랄 것”이라고 말했던 것을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김 대표는 청산 직전이었던 대구지역 한 방역업체에서 기술인력(현 대구 공장장)을 영입해 농업용 시제품을 만들었다. 어린이 놀이터용 제품은 벌써 4대나 판매했다.○ 패션 소재 부문의 모범적 협력 모델 대구는 전통적으로 섬유 산업 중심지였다. 대구센터는 패션 소재 관련 지역 중소기업들과 삼성그룹 패션 계열사인 제일모직 간 협업에도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지역 연구기관인 다이텍연구원(구 한국염색기술연구소)이 있다. 5월 29일 대구센터, 산업통상자원부, 대구시, 제일모직, 다이텍연구원, 삼일방(20개 지역 협력업체 중 하나)은 섬유패션 분야 대중소 상생협력 및 스마트 공장 확산을 위한 ‘C-패션 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0월 말 제1차 창조경제운영위원회에서 ‘대구센터 운영방안’ 중점 과제로 논의된 ‘지역 전통산업의 고도화 및 창조산업화’의 첫 번째 결과물이었다. 지역 업체들은 패션 산업 고도화를 추진 중인 제일모직에 기술을 제공했다. 제일모직은 이들 기업의 기술사업화를 지원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대구센터는 향후 5년간 100개 지역업체를 발굴할 방침이다. 9월부터 1차 지원 대상인 20개 기업을 대상으로 상품기획 및 기술개발과 관련한 컨설팅을 지원하고 내년부터 제일모직과의 협력모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김선일 대구센터장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큰 화두는 ‘개방형 혁신’”이라며 “대기업, 지역 중소기업, 스타트업, 센터 등이 힘을 합친다면 국내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대구=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경북 구미시 구미대로 모바일융합센터에 입주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직접 찾았다. 지난해 12월 17일 개소식 이후 두 번째 현장 방문이었다. 삼성그룹이 대구와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이 부회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산업근대화의 중심지 구미에 들어선 경북센터와 삼성이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제조업이 도약하는 데 절대적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경북센터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스마트 공장’ 확대 사업. 제조업 부문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그룹의 노하우를 결합해 2017년까지 모두 400개 지역 중소기업을 혁신하겠다는 게 목표다. 경북센터는 당장 올해 40억 원(삼성전자 20억 원+경북도 20억 원)을 들여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 공장으로의 전환을 도울 계획이다. 생산관리시스템(MES), 사물인터넷(IoT) 기반 자동화 설비, 공정 시뮬레이션, 지능형·초정밀 금형가공 및 표면처리 등 4개 부문에 대해 각 사업비의 50%씩, 기업당 최대 5000만 원을 지원한다. 삼성은 또 경북센터 내에 ‘제조혁신 전문가 과정’을 개설해 4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매년 4차례씩 진행되는 이 과정에는 삼성의 제조 노하우를 배우고자 하는 중소기업 임직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경북센터는 또 717m²(약 217평)의 공간에 ‘팩토리랩’, ‘퓨처랩’, ‘컬처랩’이라는 독특한 공간도 마련했다. 팩토리랩은 IoT 기반 제조 로봇 등 미래 제조업의 모습을 전시하면서 지역 인력을 대상으로 한 교육 및 컨설팅을 맡는다. 퓨처랩은 의료기기용 부품, 초정밀 금형기술 등 5개 부문에 대한 벤처 창업을 지원한다. 컬처랩은 전통문화와 농업의 산업화를 지원하는 한편 경북 지역 문화유산을 디지털 콘텐츠로 변환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 영상이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에 의해 2일 공개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부친이 신동빈 회장을 교도소에 넣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함과 동시에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가 장남의 얼굴조차 못 알아볼 정도라고 폭로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영상에서 한국말로 “70년간 롯데그룹을 키워왔다. 오늘 분명히 하고자 하는 것은 둘째 아들 신동빈을 한국롯데 회장과 한국롯데홀딩스(일본 롯데홀딩스를 잘못 말한 듯)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인 저를 배제하려는 점을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고 용서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영상은 이날 오후 신격호 총괄회장이 머물고 있는 서울 롯데호텔 34층에서 신동주 부회장 측에 의해 촬영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방송사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중국 사업에서 조 단위의 손실을 낸 동생에 대해 ‘배상을 받아라, 교도소에 넣어라’라고 했다”며 “동생을 때리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 측인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고령의 총괄회장을 이용해 전례 없는 동영상을 통해 왜곡되고 법적 효력도 없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 측은 또 지난달 31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최근 장남의 얼굴도 못 알아볼 정도로 건강 상태가 온전치 않다고 전했다. 롯데그룹 한 임원의 증언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달 31일 계열사 대표의 업무보고 광경을 사진 촬영하던 신동주 전 부회장을 향해 세 차례 “너 누구냐?”라고 물었다. 이 임원은 “총괄회장이 정말 아들을 못 알아봐서 묻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히로유키(신동주의 일본 이름)입니다”라고 했지만 “나가”라고 고함을 쳤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3일 귀국해 이번 사태에 정면 대응할 예정이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란이 새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전 회장은 같은 날 일본으로 돌아간다.김창덕 drake007@donga.com·한우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