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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과 초가을 사이. 여행하기 좋은 시기다. 바람은 선선해졌지만 녹음은 여전히 짙다. 여름내 괴롭히던 햇살이 어느새 상쾌하게 바뀌었다. 경북 경주, 안동, 영천은 이 시기에 잘 어울리는 장소다. 하루 한 곳을 정해 천천히 돌아다니기도 좋고, 하룻밤이나 이틀밤 정도를 머물며 세 곳 모두 돌아봐도 괜찮다. 정중동(靜中動)의 매력을 갖춘 세 도시 전부 특색 있는 마을을 품고 있다. 마을 근처에는 포인트가 될 만한 여행지도 많다. 골라서 가기 힘들 정도다.○ 안동 하회마을과 만휴정 안동 하회마을은 손꼽히는 국내 여행지다. 2010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풍산 류씨 가문이 600여 년간 터를 잡고 대대로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인 집성촌이다. 명품 고택들이 즐비하고 기와 가옥과 초가 가옥이 비빔밥처럼 잘 어울려 있다. 하회마을은 딱히 방문지를 정하지 않고 슬슬 돌아보기 좋다. 나지막한 돌담을 따라 걷는 즐거움이 있다. 큰길을 벗어나 골목으로 들어가면 하회마을의 정취가 더욱 느껴진다. 전동카트(1시간에 약 2만 원)를 타고 돌아다닐 수 있지만 마을 자체가 1∼2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어 걷기를 추천한다.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을 놓치면 아깝다. 마을 한쪽을 둘러싸고 있는 만송정 숲은 고요하다. 수령 90∼150년 된 소나무 100여 그루와 마을 사람들이 심은 작은 소나무들이 함께 자라고 있다. 이곳에서 병풍처럼 펼쳐진 부용대를 볼 수 있다. 의자에 앉아 S자로 굽이 흐르는 낙동강과 부용대를 보면 시간마저 천천히 흐른다. 부용대 정상은 마을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다. 주차장에서 450보를 걸어 올라가면 하회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림 같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만휴정만을 위해 안동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최근 뜨는 인기 여행지다. 마을 입구 주차장에 주차하고 10여 분 정도 걸으면 폭포와 계곡 위에 세워진 자그마한 정자가 보인다. 풍경이 운치 있고 계곡물 소리도 정겹다. 정작 사람들은 정자나 계곡, 폭포에 큰 관심은 없다. 이곳을 찾는 이유는 계곡 위의 정자 쪽을 잇는 폭이 좁은 다리 때문이다. 지난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이곳이 나온 이후 방문객 대부분이 다리 중간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 경주 교촌마을과 서출지 경주 교촌은 경주향교와 최씨고택을 중심으로 조선 시대 전통 한옥마을이 조성된 곳이다. 최부잣집이라 불리는 경주 최씨 가문이 대대로 터를 잡고 살았다. 조선 시대 명망 있는 집안으로 일제 강점기 의병장과 독립운동가들의 은신처가 되기도 했다. 만석 이상 부를 축적하지 않고 베풀고 나누는 미덕을 지켜왔다. 마을에 있는 한정식집 요석궁에서는 최부잣집 가정식(2만9000∼6만9000원)을 제공한다. 교촌마을이 여행지로 유명해진 이유는 다양한 체험활동 덕분이다. 한복체험은 기본이다. 도자기에 그림그리기, 전통누비로 팔찌 발찌 머리띠 만들기, 떡메치기와 떡케이크 만들기, 한지공예, 금관 만들기, 다도체험, 고추장·막장 담그기 등 정말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또 국악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 활동이 가능하다. 자전거를 빌려서 영화 주인공처럼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도 가능하다. 교촌마을의 밤은 로맨틱하다. 2008년 복원을 시작해 지난해 일반인에게 개방된 월정교가 밤에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월정교의 야경은 연인들과 아이들의 혼을 쏙 빼놓기 충분하다. 멀리서 보는 월정교도 아름답지만 월정교를 걸어서 건너보면 새롭게 느껴진다. 교촌마을 근처 서출지라는 연못이 있다. 경주 남산 서편에 포석정과 삼릉이 있다면 동편에는 서출지가 있다. 정자와 연못이 전부다. 심심한 풍경이라 느낄 법하지만 밍밍한 평양냉면 같다. 자꾸 풍경이 생각나고 귓가에 바람소리가 난다. 고요한 연못 주위의 약 200m 둘레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계절과 자연의 변화가 그대로 느껴진다. 연못을 가득 채운 연꽃, 둘레길을 걷다 보면 만나는 소나무와 배롱나무 등 모든 것이 정겹게 다가온다. 특히 해가 질 무렵 이곳에서 느껴지는 풍광은 모네의 그림이 부럽지 않다.○ 영천 한의마을과 양조장 영천 한의마을은 올해 생긴 뉴타운 같은 곳이다. 우선 영천과 한약을 이야기하자면 영천은 국내 한약재의 최대집산지이며 한약재 유통의 중심지다. 1960년대부터 한약재 유통의 중심 도시로 컸고, 현재는 한약재 유통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아무리 구하기 어려운 한약재도 영천에서는 구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날 정도다. 거래되는 약재는 약 480여 종에 이른다. 한의마을 입구에서부터 한약 향이 느껴진다. 마을에서는 한약과 관련된 재미있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커다란 모니터 앞에서 얼굴 사진을 찍고 질문에 체크하면 자신의 체질을 알려 준다. 다음 전시관으로 가면 자신의 체질에 맞는 약재들은 물론 음식도 추천받을 수 있다. 한방 족욕 체험과 한방 비누 만들기 등 아이들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마을 곳곳에 곰, 개, 다람쥐 등 캐릭터들이 숨어 있다. 이들은 사람이 되는 비법을 알기 위해 허준 선생을 찾아 한의마을에 왔다고 한다. 마을 주막에는 파전에 막걸리를 먹고 있는 곰도 만날 수 있다. 그 앞에서 인증샷은 필수다.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풍부한 영천은 전국 최대의 포도 산지이기도 하다. 포도 농가들은 집에서 와인을 만들어 왔는데 이제는 그 규모가 커졌다. 전국 각지로 판매를 하고 있고, 해외 와인대회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품질도 높다. 20여 개의 와이너리(양조장)에서 와인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직접 와인을 만드는 체험으로 1∼2시간 정도 걸린다. 포도밭에서 자신이 고른 포도(2kg)를 가져와 와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은 뒤 와인을 만들 수 있다. ○ 여행정보팁+ △재미있게 와인을 만들었다면 그 이후 과정이 중요하다. 전문가가 알려준 대로 실천하긴 쉽지 않다. 6개월 뒤 직접 만든 와인을 맛볼 수 있다는 점만 잘 기억하자. △안동 하회마을과 영천 한의마을에서는 숙박이 가능하다. △부용대 정상은 펜스가 없으니 안전에 주의하자. △교촌마을에 교촌치킨은 없다. 대구 출신이다. △외국인들을 위해 서울시와 7개 지방 자치단체가 협력해 하회마을, 한의마을 등을 1박 2일로 둘러볼 수 있는 케이트래블 버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감성+ △안동소주, 경주법주, 영천와인: 안동, 경주, 영천은 제각기 특색 있는 술로 유명하다.여행지 지수 (★ 5개 만점) △바람소리 듣기(서출지) ★★★★★△인증샷 제대로 찍기(만휴정) ★★★★★△친구들에게 사진 자랑하기(부용대) ★★★★△재미있는 체험 즐기기(교촌마을) ★★★★☆△아이들에게 역사교육(하회마을) ★★★★ 안동·경주·영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따가운 햇살에 아직 여름인가 싶지만 시나브로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을 먼저 느끼고 싶다면 강원 평창 봉평면의 하얀 메밀꽃밭에서 펼쳐지는 2019 평창 효석문화제가 제격이다. 봉평은 가산 이효석 선생의 대표적인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처럼 나귀를 타고 메밀꽃밭을 거닐어 볼 수 있다. 곳곳에 포토존도 많아 인증샷 찍기도 좋다. 메밀꽃 향기에 취하는 사이 가을이 온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핀란드는 많은 사람이 자연과 휴식을 위해 찾는 인기 여행지다. 그렇다면 핀란드 사람들은 자연과 휴식을 위해 핀란드 어디로 떠날까. 최근 인구 140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인 마틸데달이 주목받고 있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1시간 20분 정도 떨어져 있다. 당일치기 또는 1박 2일로 많이 방문한다. 마을 규모는 1km 미만.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처음에는 ‘1, 2시간만 머물다 가야지’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어딜 가도 울창한 숲이 보이고 평화로운 마을 분위기에 개성 넘치는 레스토랑, 가게 등을 방문하다 보면 ‘조금만 더’란 마음이 절로 든다. 어느새 ‘하루만 더’를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목가적, 평화로움, 여유, 평안 등의 단어들은 마틸데달을 설명할 수 있는 일부분일 뿐이다. 마틸데달은 19세기에 생긴 제철소 마을이다. 한때 흥했던 제철소는 시간이 흐르면서 쇠락했다. 다행히 바다와 호수를 접한 마틸데달은 보트 선착장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2000년대부터 우연히 마을에 들렀다가 풍경에 반한 젊은 예술가와 수공예 장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했다. 19세기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을 헐지 않고 전기와 수도 등만 현대식으로 추가했다. 호텔, 레스토랑, 카페, 가게 등이 모두 오래된 집의 내·외관을 모두 살려 운영하고 있다. 2015년 마틸데달 인근 지역이 테이요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하이킹, 캠핑 등을 즐기려는 많은 관광객이 마을을 찾았다가 마틸데달의 매력에 빠졌다. 외국인들에게는 아직 덜 알려져 있지만 핀란드인들에게 마틸데달은 자연과 휴식을 위한 여행지이자 각종 축제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힙스터의 성지’가 됐다. 마을에 들어서면 조그마한 길 주위에 길게 늘어선 떡갈나무들이 눈에 띈다. 핀란드에서도 가장 긴 떡갈나무 길 중 하나다. 보트 선착장 근처에는 카페 겸 호텔로 사용되는 마을 안내센터가 있다. 이곳이 마틸데달 여행의 시작점이다. 센터 옆에는 마을에서 가장 사진 찍기 좋은 장소가 있다. 100년은 더 됐을 법한 물레방아가 오래된 건물 뒤쪽에 터줏대감처럼 개울 위에 놓여 있다. 그 주위로 얼핏 봐도 오랜 세월을 이겨냈을 법한 건물 몇 채가 보인다. 100년 전에는 시뻘건 쇳물을 녹이고 있었을 공장은 현재 연회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2021년까지 주말 가족모임들이 예약되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마을은 고즈넉함 그 자체다. 자동차 다니는 소리도 듣기 힘들다. 오죽했으면 바람 소리,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다. 가끔 이상한 동물 소리가 들리긴 한다. 바로 알파카의 울음소리다. 남미의 해발 4000m 이상의 고지대에 사는 알파카가 핀란드에 살다니 대한민국에 캥거루가 사는 느낌이다. 알파카 공방 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시니 혼칼라는 2012년 5마리를 핀란드에 들여왔다. 습도가 낮고 여름에도 서늘한 핀란드 환경에서 어느덧 알파카는 30여 마리로 늘어났다. 보기 힘든 알파카를 볼 수 있고, 공방에서는 알파카 털로 만든 실과 바늘도 판다. 만약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고 싶다면 적당한 때와 장소일지도 모른다. 풍경에 아무리 취했다고 해도 배고픔은 잊히지 않는 법. 알파카 목장 뒤로 노란색 저택이 있다. 바로 낡은 제철소 저택을 개조한 빵집이자 식당인 ‘마틸단카르타노’다. 이곳은 마을 양조장에서 만든 다양한 맥주와 함께 당일 구운 맛있는 빵을 판다. 물론 맛있는 음식도 있다. 따로 메뉴판은 없다. 요리는 ‘오늘’이다. 매일 마틸데달의 현지 농부들이 생산한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매일 요리가 바뀐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요리는 따로 제공한다. 식당은 재활용 가구와 카펫을 이용해 꾸몄다. 덕분에 식당 내부는 옛것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여름에는 저택 뒤 정원에서 식사가 가능하다. 피크닉 바구니로 음식과 음료를 포장해 정원 잔디에 앉아 먹을 수 있다. 잠시만 들렀다가 투르쿠나 헬싱키로 가려던 생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조금만 더 머물고 싶어’라고 생각이 바뀐다. 조금만 더 머물면 마틸데달의 매력에 더 깊게 빠질 수밖에 없다. 마틸데달의 거실로 향하자. 카페이자 바인 ‘테르호’는 마을의 거실로 불린다. 오래된 건물의 모습과 아기자기하게 꾸민 실내가 눈에 띈다. 마당에는 수제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이 있다. 테르호에서는 맥주를 시음하고 구입할 수 있다. 물론 맥주로 목을 마음껏 축일 수도 있다. 테르호라는 이름은 우리나라로 치면 철수나 영호처럼 핀란드에서 흔한 남자아이 이름이다. 친근한 이름답게 테르호는 마을 주민들의 모임 장소 같은 곳이다.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질 무렵 마을 사람들이 한두 명 모이기 시작해 오늘 있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독특하고 친근한 분위기에 빠져 여름마다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헬싱키 사람이 많다. 핀란드인은 세상에서 가장 말수가 적고 농담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의 메뉴판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서 파는 5개의 피자마다 이름이 있다. 오이바, 안사, 타이스토 등이다. 이곳에서 키우는 개와 고양이의 이름을 피자에 붙인 것이다. 매일 저녁은 아니지만 자주 테르호에서는 연주가 펼쳐진다. 핀란드 유명 음악인이 올 때도 있다. 이쯤 되면 마틸데달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작은 마을치고는 다양한 숙소들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마틸데달은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 숙소로 사용하는 곳이 많다. 호텔 시프레시는 1840년에 지어진 오래된 주택을 2003년 보수공사를 거쳐 내부를 현대적으로 개조했다. 현재 건물은 역사적 건축물로 보호를 받고 있다. 100년 전에 사용했던 화로나 가구, 소품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소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틸데달 여행의 시작점인 안내센터 인근에는 야외 공연장이 있다. 여름에는 거의 매주 연극, 콘서트 등의 공연이 열린다. 센터 앞 공터에는 주말마다 딸기, 감자, 빵 등을 파는 작은 벼룩시장도 열린다. 1박 2일 동안 마을을 온전히 느껴봤다고 이게 끝이 아니다. 테이요 국립공원을 둘러보지 않고 마틸데달을 떠나기는 무언가 아쉽다. 걷기에 자신이 있다면 1, 2시간 코스로 하이킹을 해보자.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센터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로 국립공원을 둘러보자. 자연스럽게 입에서 “휘바 휘바(좋아 좋아)!”가 흘러나온다. ○ 여행정보팁+ △핀란드는 러시아를 제외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 비행기로 8, 9시간이면 닿는다. 핀란드 국영 항공사 핀에어는 2020년 3월 30일부터 부산∼헬싱키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부산 최초의 유럽 직항 하늘길이다. △마틸데달은 렌터카를 이용해서 가는 것이 가장 편하다. 대중교통으로는 살로까지 기차 또는 버스를 이용한 뒤 다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테이요 국립공원은 1∼5시간 정도의 다양한 하이킹 코스가 있다. 아이들도 함께 걷기에 충분하다.감성+ △음악: 시리 노르딘. 핀란드 헬싱키 출신의 록 가수. 최근 마틸데달로 이사해 공연, 축제에 참여하고 있다. △영화: ‘숲의 전설’(2014년·빌레 수호넨, 킴 사르닐루오토 공동 감독) 핀란드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숲에 전래동화 등을 입혀 만든 다큐멘터리. 여행지 지수 (★ 5개 만점)△ 자연 마음껏 즐기기 ★★★★★△ 마음의 평화 얻기 ★★★★★△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니기 ★★★★☆△ 건강하고 신선한 음식 먹기 ★★★★☆△ 가족들과 대화 많이 하기 ★★★★마틸데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빙그레의 스테디셀러 아이스크림인 비비빅과 메로나가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빙그레 비비빅은 1975년 출시돼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장수 제품이다. 비비빅은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팥을 사용해 만들었다. 달콤한 맛과 통팥의 함량이 높다. 빙그레는 지난해 3월 ‘비비빅 더 프라임 인절미’를 출시했다. 비비빅 더 프라임 인절미는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출시 1년 만에 250만 개 이상 팔렸다. 두 번째 비비빅 더 프라임 시리즈는 흑임자다. 흑임자는 한국 요리에 자주 사용되는 한국인 입맛에 익숙한 재료다. CU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비비빅 더 프라임 흑임자는 흑임자의 맛을 살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또 미니 찰떡을 넣어 쫀득쫀득한 식감도 살렸다. 메로나는 국내 빙과업계의 전설로 불린다. 메로나는 당시로서는 고급 과일인 멜론을 국내 최초로 적용한 제품이다. 빙그레는 작년에 메로나 튜브 신제품을 선보였다. 메로나 튜브는 세계 최초로 사각 형태를 적용한 튜브 아이스크림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스테디셀러 아이스크림 제품이 최근 다양한 형태와 방법으로 고객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해외관광객의 70% 이상이 대한민국을 방문해 서울만 찾고 돌아간다. 그나마 유명 관광지인 제주 부산 경주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다른 지방은 해외관광객이 많지 않다. 빠듯한 일정뿐 아니라 정보 부족도 원인 중의 하나다. 케이트래블 버스는 서울시와 7개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외국인이 가기 힘든 도시 등을 묶어 1박 2일, 3박 4일, 6박 7일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코스도 알차고 체험도 가능하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이 있어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의 필수 관문이다. 영종도에 공항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당일치기 또는 1박 2일 여행을 떠나기에도 손색없는 관광지다. 주말 목적지에 닿기 전 짜증나는 교통 정체도 없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하면 1시간 정도면 영종도에 닿을 수 있다. 당일치기와 1박 2일 여행자를 위해 5시간, 10시간, 15시간 코스를 소개한다. 영종도 서쪽 끝 을왕리해수욕장과 자동차로 갈 수 있는 무의도는 유명하다. 을왕리해수욕장과 무의도 말고도 가볼 곳은 많다. 영종도에서 배를 타고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신시모도를 주목해 보자. 신시모도는 인천 옹진군의 작은 삼형제 섬인 신도, 시도, 모도를 부르는 말이다. 세 섬은 사이좋게 신도, 시도, 모도 순으로 서쪽으로 줄지어 있다. 14년 전 신도와 시도, 시도와 모도를 잇는 연도교가 생기면서 하나의 섬처럼 연결됐다.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갈매기와 잠깐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신시모도에 도착한다. 자동차도 실어 나른다. 다만 신시모도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려면 선착장 주차장에 자동차를 놔두는 것이 좋다. 그럼 어떻게 세 섬을 돌아다녀야 할까. 신시모도는 자전거와 전동바이크를 타기 좋다.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경사도 완만하다. 섬의 풍경은 예쁘다.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 여유롭게 자전거와 전동바이크를 탈 수 있다. 주말이면 자전거를 배에 싣고 와 섬 일주에 나서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굳이 자전거를 가지고 갈 필요도 없다. 선착장 부근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신시모도는 자전거와 전동바이크로 3∼4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다. 전동바이크는 크게 힘들이지 않고 신시모도를 돌아볼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조작이 간단하고 자전거를 탈 줄 안다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최대 3시간 정도 이용이 가능하다. 처음에는 빠른 속도에 당황할 수도 있다. 몇 분만 타다 보면 금세 적응한다. 코스는 신도 한 바퀴-시도 수기해변-모도 배미꾸미해변 순으로 가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첫 번째 코스인 신도는 세 섬 중에서 가장 크다. 주민의 인심이 후하고 정직해 서로 믿고 살아간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신도의 풍경 자체가 볼거리다. 전동바이크에 올라탄 뒤 앞으로 나아가면 먼저 시원한 바람이 인사를 건넨다. 자동차를 탈 때는 느낄 수 없는 바람이다. 오가는 자동차가 거의 없어 도로를 통째로 빌린 기분이 든다. 확실히 주위 풍경이 눈에 잘 들어온다. 드넓은 갯벌과 초록색으로 물든 산과 들판을 보며 달리다 보면 해방감과 자유로움이 몸과 마음에서 느껴진다. 풍경에 취해 신도를 한 바퀴 돌면 시도와 연결된 신시도 연도교가 나타난다. 시도는 본래 ‘살섬’이었다. 북쪽 바다 건너 강화도 마니산에서 활을 쏘면 시도에 도달했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시도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풍광이 아름다워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았다. 시도의 수기해변은 2004년 드라마 ‘풀하우스’의 촬영지로 처음 이름을 알렸다. 해변 안쪽에는 드라마 ‘슬픈 연가’(2005년) 촬영지가 있다. 수기해변은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모래가 곱고 언덕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름답다. 강화도 전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시모도 연도교를 지나면 어느새 마지막 섬인 모도다. 모도에는 배미꾸미조각공원이 있다. 초현실주의 작가 이일호 선생의 작품들이 해변을 장식하고 있다. 카페도 있어 작품들을 감상하며 쉬기에 좋다. 모도의 끝에는 박주기공원이 있다. 지형이 마치 박쥐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최근 인증샷 명소로 떠오른 ‘Modo’(모도) 빨간색 조형물이 있다. 박주기공원부터는 돌아가는 길이다. 지나온 길을 되짚어 가며 반대편으로 달리는 기분은 색다르다. 오는 길에 지나쳤던 풍경이 새롭게 다가온다. 1박 2일을 생각하고 있거나 늦은 시간까지 좀더 여행하고 싶다면 우선 신도 중앙에 우뚝 솟은 구봉산(178m)을 추천한다. 700여 그루의 산벚나무와 소나무 숲 사이의 완만한 산길을 걸으며 고요함을 만끽하기 좋다. 구봉산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전동바이크로는 오르기 힘든 길이다. 길이 잘 닦여 있어 산악자전거를 이용해 오르는 사람도 많다. 산이라고는 하지만 아담한 편이라 1∼2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영종도로 돌아가는 대신 좀더 서쪽에 위치한 장봉도로 발길을 돌려도 된다. 신도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20분이 걸린다. 장봉도는 트레킹하기에 좋은 섬이다. 바다와 산을 동시에 즐길 수 있고 정상인 국사봉(151m)은 높이는 낮지만 오르락내리락 능선길이 이어져 지루할 틈이 없다. 사실 인천국제공항도 좋은 여행지다. 입출국만 하느라 몰랐겠지만 인천국제공항은 문화와 공연을 즐기기에 좋다. 제1여객터미널 1층 중앙 밀레니엄홀에서는 매일 세 차례 공연이 열린다. 영화관도 있다. 제2여객터미널 5층에는 홍보전망대가 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모습을 잘 볼 수 있고, 가상현실(VR) 서비스로 인천국제공항 수하물 처리 시스템을 체험해볼 수도 있다. 영종도는 의외로 숙박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영종도를 비롯한 주위 섬 곳곳에 펜션이 있다. 또 그랜드하얏트 인천, 네스트 호텔, 영종스카이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등 호텔이 많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어디를 갈지 고민된다면 테마파크 ‘원더박스’에 가보자. 가족 나들이는 물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떠오르는 곳이다. 작은 실내테마파크라고 보면 된다. 2층으로 이뤄진 건물 안은 서커스를 떠올리게 하는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가득 차 있다. 범퍼카, 번지드롭, 관람차, 대형 그네, 회전목마 등 10여 종의 놀이기구가 있다. 또 각종 쇼들이 정해진 시간에 펼쳐진다. 1일 자유이용권(어른 2만8000원·어린이 2만 원)을 구입하면 하루 종일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만약 빠른 속도를 즐기고 싶다면 BMW드라이빙센터가 제격이다. 축구장 약 33개 규모의 센터에 위치한 다양한 트랙에서 일반 도로에서는 느껴보기 힘든 짜릿한 주행이 가능하다. 본인이 직접 운전대를 잡을 수도,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탈 수도 있다. 여기에 각종 운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훈련 코스도 있다.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 여행 정보팁+ △ 전동바이크: 선착장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타고랜드’에서 빌릴 수 있다. 1인용 시간당 1만5000원, 전동킥보드는 1만 원, 3인용 삼륜 전동바이크는 3만5000원이다. 경사가 심하면 뒤로 밀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여객선: 삼목선착장에서 신도선착장 사이를 오전 7시 1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배가 다닌다. 성인 2000원, 소인(초등생 이하) 1300원으로 자전거와 자동차를 갖고 들어가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신도에서 장봉도까지는 성인 2400원, 소인 1700원으로 약 20분이 걸린다. 주중에는 신시모도의 식당과 카페가 운영하지 않는 곳도 있다. 감성+ △음악: 마이앤트메리 ‘공항 가는 길’ 많은 사람들이 공항 가는 길에 느꼈을 법한 복잡한 감정을 잘 잡아냈다. 음악은 신난다. △영화: 터미널(감독 스티븐 스필버그·2004년) 어쩔 수 없이 공항 터미널에 갇혀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재미있지만 가슴 찡하게 그려냈다. 여행지수(★ 5개 만점)북적이는 여행지 피하기 ★★★★☆ 해안 풍경 감상하기 ★★★★★ 여유롭게 돌아다니기 ★★★★ 일몰 감상하기(장봉도·모도) ★★★☆ 친밀감 높이기(BMW드라이빙센터) ★★★★ 인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이 있어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의 필수 관문이다. 영종도에는 공항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당일치기 또는 1박2일 여행을 떠나기에도 손색없는 관광지다. 주말 목적지에 닿기 전 짜증나는 교통 정체도 없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하면 1시간 정도면 영종도에 닿을 수 있다. 당일치기와 1박2일 여행자를 위해 5시간, 10시간, 15시간 코스를 소개한다. ● 5시간 영종도 서쪽 끝 을왕리 해수욕장과 자동차로 갈 수 있는 무의도는 유명하다. 을왕리 해수욕장과 무의도 말고도 가볼 곳은 많다. 영종도에서 배를 타고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신시모도를 주목해보자. 신시모도는 인천 옹진군의 작은 삼형제 섬인 신도, 시도, 모도를 부르는 말이다. 세 섬은 사이좋게 신도, 시도, 모도 순으로 서쪽으로 줄지어 있다. 14년 전 신도와 시도, 시도와 모도를 잇는 연도교가 생기면서 하나의 섬처럼 연결됐다.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갈매기와 잠깐 시간을 보내다보면 어느새 신시모도에 도착한다. 자동차도 실어 나른다. 다만 신시모도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려면 선착장 주차장에 자동차를 놔두는 것이 좋다. 그럼 어떻게 세 섬을 돌아다녀야 할까. 신시모도는 자전거와 전동바이크를 타기 좋다.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경사도 완만하다. 섬의 풍경은 예쁘다.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 여유롭게 자전거와 전동바이크를 탈 수 있다. 주말이면 자전거를 배에 싣고 와 섬 일주에 나서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굳이 자전거를 가지고 갈 필요도 없다. 선착장 부근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신시모도는 자전거와 전동바이크로 3~4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다. 전동바이크는 크게 힘들이지 않고 신시모도를 둘러 볼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조작이 간단하고 자전거를 탈 줄 안다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최대 3시간 정도 이용이 가능하다. 그 정도면 충분히 신시모도 구석구석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빠른 속도에 당황할 수 있다. 몇 분만 타다보면 금세 적응한다. 코스는 신도 한바퀴-시도 수기해변-모도 배미꾸미해변를 가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첫 번째 코스인 신도는 세 섬 중 가장 크다. 주민의 인심이 후하고 정직해 서로 믿고 살아간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신도의 풍경 자체가 볼거리다. 전동바이크에 올라탄 뒤 앞으로 나아가면 먼저 시원한 바람이 인사를 건넨다. 자동차를 탈 때는 느낄 수 없는 바람이다. 오가는 자동차가 거의 없어 도로를 통째로 빌린 기분이 든다. 확실히 주위 풍경이 눈에 잘 들어온다. 드넓은 갯벌과 초록색으로 물든 산과 들판을 보며 달리다 보면 해방감과 자유로움이 몸과 마음에서 느껴진다. 풍경에 취해 신도를 한 바퀴 돌면 시도와 연결된 신시도연도교가 나타난다. 시도는 본래 ‘살섬’이었다. 북쪽 바다 건너 강화도 마니산에서 활을 쏘면 시도에 도달했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시도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풍광이 아름다워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았다. 시도의 수기해변은 2004년 드라마 ‘풀하우스’의 촬영지로 처음 이름을 알렸다. 해변 안쪽에는 드라마 ‘슬픈연가(2005년)’ 촬영지가 있다. 수기 해변은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모래가 곱고 언덕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름답다. 강화도 전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시모도연도교를 지나면 어느새 마지막 섬인 모도다. 모도에는 배미꾸미조각공원이 있다. 초현실주의 작가 이일호 선생의 작품들이 해변을 장식하고 있다. 카페도 있어 작품들을 감상하며 쉬기에 좋다. 모도의 끝에는 박주기 공원이 있다. 지형이 마치 박쥐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최근 인증샷 명소로 떠오른 ‘Modo’(모도) 빨간색 조형물이 있다. 박주기공원부터는 돌아가는 길이다. 지나온 길을 되짚어 가며 반대편으로 달리는 기분은 색다르다. 오는 길에 지나쳤던 풍경이 새롭게 다가온다. ● 10시간 1박2일을 생각하고 있거나 늦은 시간까지 좀더 여행하고 싶다면 우선 신도 중앙에 우뚝 솟은 구봉산(178m)을 추천한다. 700여 그루의 산벚나무와 소나무 숲 사이의 완만한 산길을 걸으며 고요함을 만끽하기 좋다. 구봉산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전동바이크로는 오르기 힘든 길이다. 길이 잘 닦여 있어 산악자전거를 이용해 오르는 사람들도 많다. 산이라고는 하지만 아담한 편이라 1~2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영종도로 돌아가는 대신 좀더 서쪽에 위치한 장봉도로 발길을 돌려도 된다. 신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20분이 걸린다. 장봉도는 트레킹하기에 좋은 섬이다. 바다와 산을 동시에 즐길 수 있고 정상인 국사봉(151m)은 높이는 낮지만 오르락내리락 능선길이 이어져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사실 인천국제공항도 좋은 여행지다. 입출국만 하느라 몰랐겠지만 인천국제공항은 문화와 공연을 즐기기에 좋다. 제1여객터미널 1층 중앙 밀레니엄홀에서는 매일 세 차례 공연이 열린다. 영화관도 있다. 제2여객터미널 5층에는 홍보전망대가 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모습을 잘 볼 수 있고, 가상현실(VR)을 통해 인천국제공항 수하물처리시스템을 체험해볼 수도 있다.● 15시간 영종도는 의외로 숙박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영종도를 비롯한 주위 섬 곳곳에 펜션이 있다. 또 그랜드하얏트 인천, 네스트 호텔, 영종스카이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등 다양한 호텔들이 많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어디를 갈지 고민된다면 테마파크 ‘원더박스’를 가보자. 가족 나들이는 물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떠오르는 곳이다. 작은 실내테마파크라고 보면 된다. 2층올 이뤄진 건물 안은 서커스를 떠올리게 하는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가득 차 있다. 범퍼카, 번지드롭, 관람차, 대형그네, 회전목마 등 약 10여종의 놀이기구가 있다. 또 각종 쇼들이 정해진 시간에 펼쳐진다. 1일 자유이용권(어른 2만8000원·어린이 2만 원)을 구입하면 하루 종일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만약 빠른 속도를 즐기고 싶다면 BMW드라이빙센터가 제격이다. 축구장 약 33개 규모의 센터에 위치한 다양한 트랙에서 일반 도로에서는 느껴보기 힘든 짜릿한 주행이 가능하다. 본인이 직접 운전대를 잡을 수도,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탈수도 있다. 여기에 각종 운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훈련 코스도 있다.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 여행정보팁+ △전동바이크: 선착장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타고랜드’에서 빌릴 수 있다. 1인용은 시간당 1만 5000원, 전동킥보드는 1만 원, 가족형 3인용 삼륜전동바이크 3만 5000원이다.높은 경사에서는 뒤로 밀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여객선: 삼목 선착장에서 신도 선착장 사이를 오전 7시 1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배가 다닌다. 성인 1명이 2000원으로 자전거와 자동차를 갖고 들어가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신도에서 장봉도까지는 성인 2400원으로 약 20분이 걸린다. △주중에는 신시모도의 식당과 카페가 운영하지 않는 곳도 있다. 감성+ △음악: 마이앤트메리 ‘공항 가는 길’ 많은 사람들이 공항 가는 길에 느꼈을 법한 복잡한 감정을 잘 잡아냈다. 음악은 신난다. △영화: 터미널(스티븐 스필버그·2004년) 어쩔 수 없이 공항터미널에 갇혀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재미있지만 가슴 찡하게 그려냈다.여행지 지수(★ 5개 만점) △북적이는 여행지 피하기 ★★★★☆ △해안 풍경 감상하기 ★★★★★ △여유롭게 돌아다니기 ★★★★ △일몰 감상하기(장봉도·모도) ★★★☆ △친밀감 높이기(BMW드라이빙센터) ★★★★ 인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몇 년 전부터 유행이라는 서핑. ‘이 나이에?’ ‘운동 신경도 없는데’ 등 핑계를 앞세워 시도조차 안 한 사람이 더 많다. 하지만 막상 서핑 보드에 올라서면 놀란다. 이렇게 쉬웠나 하고. 강원 양양 죽도와 고성 삼포, 제주 서귀포 색달, 부산 송정, 충남 태안 만리포 등 탈 곳도 적지 않다. 일단 강습부터 받고 몇 시간만 타보자. 밤마다 해변에서 열리는 파티도 가보자. 모두 해봤다면 서핑의 매력에 푹 빠질지도 모른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냐, 시원한 그늘과 계곡이 기다리는 산이냐.’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선택의 고민에 빠진다. 강원도 가장 아래 쪽에 위치한 삼척시가 후보지라면 고민의 가짓수는 늘어난다. 아름다운 동굴이 있어서다. 여름 더위를 식힐 만한 곳으로 동굴과 겨룰만한 곳은 없다. “그래도 바다”라는 ‘해안파’와 “여름엔 동굴”이라는 ‘동캉스(동굴+바캉스)파’가 있다. 둘 가운데 당신의 선택은?》○ 에어컨이 그립지 않은 동굴 피서 삼척시의 내륙 깊숙한 곳에 천연 냉장고가 자리 잡고 있다. 환선굴과 대금굴이다. 환선굴, 대금굴을 포함한 대이동굴지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두 굴은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에 비교될 정도로 서로 다른 매력이 있다. 1997년 개방된 환선굴은 국내 석회암 동굴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덕항산 중턱에 있는 환선굴 입구까지 모노레일을 타면 5분이면 닿는다. 운동 삼아 등산로를 이용한다면 40분 정도 걸으면 된다. 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서늘한 공기가 느껴지면서 한여름 더위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굴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서면 차가운 기운에 여름에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동굴 안 온도는 평균 10∼15도. 얇은 겉옷을 챙겨가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동굴 속은 어둡고, 길은 좁아 걷기에 불편하다. 환선굴은 다르다. 구불구불 넓은 동굴 안에 각종 조명과 계단, 다리 등을 설치해둬 걷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마치 커다란 중세시대 교회에 들어선 느낌이 들 정도다. 길의 폭이 최대 100m에 달하는 구간도 있다. 굴 전체 길이는 8km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관람이 가능한 구간은 1.6km 정도다. 중간중간 습기로 미끄러운 부분은 주의해야 한다. 동굴 속을 걷다 보면 5억3000만 년 전부터 자연이 만들어놓은 아름다운 풍광에 넋을 놓기 십상이다. 기이한 모양의 돌들과 세월이 만든 동굴 벽의 무늬들은 눈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샘솟게 한다.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졸졸’ 흐르는 시냇물, ‘콸콸’ 솟아나는 물줄기, ‘촬촬’ 떨어지는 폭포 등은 거대한 교향곡이 돼 귀를 즐겁게 한다. 감각기관을 활짝 열고 동굴 속을 이리저리 걷다 보면 평균 1시간 정도인 관람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환선굴과 달리 대금굴은 소박하다. 일단 굴의 길이가 1.6km 남짓에 개방 구간은 그 절반에 불과하다.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그나마 관람할 수도 없다. 하루 14∼17회, 매 회 40명만 입장이 가능하다. 동굴을 보호하려는 조치다. 많은 사람이 몰리면 사람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체온으로 동굴 환경이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어서다. 운이 나쁘면 예약을 했더라도 입장하지 못할 수 있다. 동굴이 물에 잠기기 때문이다. 3월에는 녹아내린 봄눈에, 4월에는 봄비에, 6월에는 장맛비로, 8·9월에는 태풍으로 동굴이 침수되는 일이 종종 있다. 2007년 처음 개방됐을 당시 한 달의 절반이 침수돼 입장이 금지되기도 했다. 그만큼 구경이 쉽지 않다. 다행이라면 사전 예약을 한 사람들에게 그날 관람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대금굴은 사람이 드나들 만한 출입구가 없어 새로 만들어야 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산을 올라간 뒤 인공터널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동굴 안에서는 전문 가이드가 동행한다. 조명이 화려한 환선굴과 달리 대금굴 조명은 매우 적다. 가이드가 비춰주는 조명에 발걸음을 옮겨야 하는 경우도 적잖다. 가이드를 따라 걷다 보면 동굴 탐험대원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물이 많은 동굴답게 사방에서 물이 튄다. ○ 레일바이크 타고 즐기는 해안 절경 삼척에는 오분, 한재밑, 맹방, 덕산, 부남, 궁촌, 원평, 초곡, 문암, 용화, 장호, 신남, 임원 등 해수욕장이 많다. 해수욕장마다 주변 풍광도 조금씩 다르다. 말 그대로 고르는 재미가 있다. 해변을 따라 놓인 해양레일바이크를 타면 해수욕장별 풍광을 감상하는 재미를 몇 배로 늘려준다. 총 길이는 5.4km 정도다.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 곳은 궁촌정거장과 용화정거장 두 곳. 레일바이크가 두 곳을 오가기 때문에 둘 중 마음에 드는 곳에서 타면 된다. 돌아올 때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다만 바다를 좀 더 잘 보려면 용화에서 타서 궁촌으로 올라가는 게 낫다. 궁촌에서 내려오는 방향은 철길 건너편으로 바다를 봐야만 한다. 레일바이크는 1시간, 셔틀버스는 30분 정도 걸린다. 연인, 친구와 함께 탈 수 있는 2인승(2만 원)과 가족이 이용 가능한 4인승(3만 원) 두 종류가 있다. 한여름에 레일바이크를 탄다면 ‘사서 고생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앞설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 타보면 ‘왜 이걸 지금 알았지’란 생각과 함께 “한 번 더”를 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만큼 이용하기 쉽고 재밌다. 페달은 힘들이지 않고 밟기만 하면 된다. 일행과 번갈아 페달을 밟을 수도 있다. 천천히 앞뒤 레일바이크와 간격을 맞추며 가다 보면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시원한 바닷바람은 덤이다. 도중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나온다. 하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아 어렵지 않다. 오르막일 때는 자동으로 레일바이크를 끌어준다. 내리막은 머리가 날릴 정도의 속도다. 계속 내리막길이 나오면 좋겠다고 바랄 때쯤 평지가 나온다. 도중에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한 터널 3개를 만날 수 있다. 어둠 속에서 형형색색의 조명이 춤을 춰도 좋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만큼 인터넷 사전 예약은 필수. 삼척해상케이블카는 바다 위를 날며 삼척해안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케이블카 2대가 용화리와 장호항 사이를 운행한다. 길이는 874m. 장호항은 깨끗하고 투명한 바다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곳이다. 케이블카 바닥에 투명유리가 있어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다. 케이블카에 냉난방 시설이 있어 한여름에도 시원하게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장호항에는 매년 여름에만 운영하는 투명카누가 있다. 카누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에서 바닷속을 들여다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용시간이 30분으로 짧은 게 아쉽다. 올해 7월 문을 연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은 삼척의 새 명소다. 초곡항에서 용굴을 잇는 660m의 해안길이다. 길을 걷다 보면 삼척의 해안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그동안 육상 접근로가 없어 일반의 출입이 제한됐다.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초곡해안은 작은 고깃배가 드나들 수 있는 초곡용굴과 촛대바위, 사자바위, 거북바위, 피라미드바위 등 기암괴석이 있다. ‘삼척의 해금강’으로도 불린다. 길이 56m의 출렁다리도 놓여 있다.◆ 여행정보팁+ △삼척에는 다양한 종류의 맛집들이 많다. 도계읍에 위치한 ‘텃밭에 노는 닭’은 흔하지 않은 물닭갈비를 판다. 순한맛과 매운맛이 있으며 1인분에 8000원이다. 닭볶음탕과 비슷하지만 맛은 다르다. 우동이나 라면 사리를 넣을 수도 있다. 근덕면에 있는 ‘덕산바다횟집’은 물회로 유명하다. 1만5000원으로 조금 비싸지만 양이 푸짐하다. 삼척버스터미널 근처 ‘쌍용각’은 쫀득하면서도 바삭한 탕수육(소 1만7000원)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감성+ △영화: 외출(2005년·감독 허진호) 삼척해수욕장, 죽서루 등 삼척시내 곳곳이 세트장처럼 등장한다. △스포츠: 마라톤. 삼척(초곡리) 출신 유명인 중 한 명이 마라토너 황영조 선수다. 황영조기념관, 공원도 있다. 마라토너 이봉주의 처가댁이 삼척 덕산리다. 마을에 캐리커처 간판도 있다. 여행지수 (★ 5개 만점) △여름에 시원하게 보내기 ★★★★☆ △해안 풍경 감상하기 ★★★★★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 ★★★★ △다양한 먹을거리 찾기 ★★★★ △다양한 체험활동 ★★★★ 삼척=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제주만큼 해마다 새로운 관광지가 등장하는 곳은 드물다. 새 슈퍼스타가 관광객의 발길을 잡는다 해도 명불허전 터줏대감들의 인기는 여전하다. 용머리해안은 오랜 역사와 자연이 만들어낸 신비한 광경에 날씨와 계절에 따라 느낌이 매번 달라진다. 이곳에 오랫동안 터를 잡아온 해녀들의 노점은 풍경에 맛을 더한다. 햇빛을 피할 곳도, 의자도 없지만 자연산 해산물을 용머리해안에서 먹는 기분은 먹어본 사람만 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는 300개가 넘는 작은 섬들과 숲, 공원을 가진 해안도시다. 핀란드는 깨끗한 자연환경으로 각광받는 나라. 헬싱키에 도착하면 맑은 공기에 코가 놀랄 수도 있다. 헬싱키는 디자인 도시로도 유명하다. 이쯤 되면 디자인 위주로 돌아볼지, 관광지 위주로 일정을 짤지 고민된다. 고민하는 당신을 위해 두 가지 코스를 소개한다. 물론 시간과 체력이 허락한다면 두 코스 모두 즐겨도 좋다. ○ 디자인 요소 가득한 헬싱키 헬싱키는 2012년 세계 디자인 수도로 선정됐을 만큼 디자인과 예술이 가득한 여행지다. 1917년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핀란드는 디자이너에게 국가 재건을 맡겼다. 덕분에 핀란드의 건축, 문화, 생활 등 어떤 곳에서도 디자인을 만날 수 있다. 기차역, 공원에 놓인 의자조차 범상치 않은 디자인 요소가 느껴질 정도다. 지난해 헬싱키 중심부에 새 디자인 대표 주자가 등장했다. 아모스 렉스 미술관으로 겉모습부터 독특하다. 과거와 현대의 조화를 내세우며 1930년대 만들어진 빌딩과 광장의 모습을 그대로 살렸다. 여기에 하얀색 타일을 붙인 기하학적인 돔 형태의 구조물들을 새로 만들었다. 새하얀 등대와 배가 떠오른다. 구조물 위에서 사람들은 책을 읽거나 뛰어논다. 광장 지하에는 축구장 면적 1.5배 규모의 미술관이 있다. 유리 돔에서 쏟아지는 빛 덕분에 지하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독특한 내외관과 유럽에서 가장 눈에 띄는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로 개장 몇 주 만에 1만 명이 넘는 사람을 불러 모았다. 전시 작품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미술관 자체를 보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예약하면 가이드 투어는 물론이고 건축물 투어도 가능하다. 미술관 입구에는 기념품점과 그릇으로 유명한 핀란드 브랜드인 이탈라 판매점이 있다. 한층 높아진 안목으로 그릇과 기념품을 장바구니에 마구 담을지도 모른다. 지난해 문을 연 오디 도서관도 빼놓을 수 없다. 멀리서 봐도 ‘나 디자인으로 유명해’라고 몸으로 말하는 듯하다. 도서관인데 3층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햇볕을 쬐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안으로 들어가면 도서관의 정의부터 다시 생각나게 한다. 오디 도서관은 누구나 책을 빌리거나 읽고, 식사를 하고,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만들 수 있다. 복합문화공간이다. 분위기도 자유롭다. 열람실에서 아이들이 큰 소리로 떠들거나 누워서 책을 읽어도 누구 하나 개의치 않는다. 나선형 계단, 타원형 유리 천장, 새의 충돌 방지를 위한 더럽혀진 유리 등 건물 곳곳에 실용적 디자인 요소가 많다. ‘현대 건축의 아버지’ 알바르 알토(1898∼1976)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것도 좋다. 알토는 건축과 가구 디자인에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 그중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아카데미아 서점에는 알토의 흔적이 남아있다. 일조량이 부족한 핀란드의 특성에 맞게 어디에서나 빛이 들어올 수 있게 설치한 커다란 기하학적 천장 유리창부터가 그의 아이디어다. 키에 맞춰 높이가 각기 다른 손잡이들이 설치된 서점 문도 그의 작품이다. 자연적인 디자인에 실용성까지 겸비한 음악당인 핀란디아 홀에도 알토의 손길이 닿아있다. 헬싱키 시내에서 버스(약 10분) 또는 자전거(약 30분)를 이용해 알토의 생가와 작업실(스튜디오 알토)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 한편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의 손에서 태어난 핀란드 대표 캐릭터 무민 숍과 핀란드 여성들이 가장 사랑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마리메코에서도 디자인 강국 핀란드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 여유롭게 먹고, 즐기고, 쉬는 헬싱키헬싱키의 진면목을 느껴 보려면 항구가 제격이다. 활기 넘치는 항구에는 헬싱키 사람들이 즐겨 찾는 노천시장인 마켓 광장이 있다. 싱싱한 해산물은 물론이고 블루베리, 딸기 등 싱싱한 제철 과일과 채소, 수공예품, 기념품 등을 파는 노점상을 만날 수 있다. 즉석에서 바로 조리해주는 생선 요리가 발길을 붙잡는다. 마켓 광장 옆 실내 시장인 반하 카우파할리는 핀란드의 대표적인 미식 코스 가운데 하나다. 핀란드 파이인 카리알란피라카와 연어크림수프를 비롯해 사슴, 순록 훈제고기도 맛볼 수 있다. 연어크림수프는 의외로 한국인의 입맛에도 딱 맞는다. 마켓 광장에서 페리로 15분이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오멘린나 요새에 닿을 수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헬싱키 지역을 방어한 군사 유적지다. 군인들의 숙소로 쓰였던 건물들은 현재 아파트와 우체국, 도서관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헬싱키 시민들이 소풍을 많이 오는 곳으로 햇빛이 비치는 잔디에 앉아 여유롭게 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여름에는 해변에서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천천히 둘러봐도 2, 3시간이면 충분하다. 수오멘린나 요새의 건물들은 스웨덴과 러시아 통치 시절 건축 양식이 녹아들어 있어 이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각각 1868년, 1852년에 지어진 우스펜스키 교회와 헬싱키 대성당도 관광지로 유명하다. 마켓 광장에서도 가깝다. 유럽에서 흔하고 흔한 것이 교회와 성당이라지만 템펠리아우키오 교회만큼은 남다른 매력이 있다. 건축 공모전을 거쳐 1969년 지어진 건축물로 커다란 바윗덩어리에 구멍을 뚫어 만들었다. 한마디로 지하암석 교회다. 도시 미관을 해치던 보기 흉한 바윗덩어리가 이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회가 됐다. 천장과 외벽 사이에 커다란 유리창이 둘러싸 자연광이 최대한 많이 들어오게 설계됐다. 시간과 날씨에 따라 교회 안에는 빛의 마법이 펼쳐진다. 핀란드가 낳은 음악가 잔 시벨리우스의 음악을 들으며 걷는 시벨리우스 공원 산책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거대한 파이프오르간 설치물이 시벨리우스를 기념하고 있다. 서로 연결된 600여 개의 강철 파이프는 기하학적이다.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헬싱키에서 하루의 마무리는 무조건 사우나다. 인구 550만 명의 핀란드에 무려 약 230만 개의 사우나가 있다. 헬싱키 대부분 호텔에서 사우나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좀 더 도전적인 사우나를 즐기고 싶다면 헬싱키 앞바다에 위치한 대중 사우나인 뢰일리로 가보자. 나무로 덮은 외관부터 마음이 편해진다. 예약과 수영복은 필수다. 바다와 맞닿아 있어 사우나를 하다 바다에 들어가 몸을 식힐 수도 있다. 발트해 깊숙이 위치한 헬싱키의 바다는 짜지 않으니 실수로 바닷물을 조금 마신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을 터다. ○ 여행정보팁+ △시티바이크: 헬싱키 시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버스나 트램보다 자전거를 이용해도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된다. 최초 30분은 무료다. 시내 곳곳에 정류장이 있다. 하루권으로 최대 5시간 이용이 가능하다. △사우나: 핀란드인과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온도가 낮은 것 같으면 준비된 물을 화로에 뿌리면 된다. 앉을 자리에는 준비해둔 수건을 깔아두자. 감성+ △스포츠: 핀란드의 제1 스포츠는 아이스하키다. 8월부터 리그가 열리니 헬싱키를 연고지로 둔 팀인 HIFK를 헬싱키 시민과 함께 응원해보자. △음악: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조국 핀란드를 위해 시벨리우스가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작곡한 곡이다. △잇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무민’, 여기에 가위로 유명한 핀란드 브랜드 피스카스. 무민이 그려진 피스카스 가위는 기념품으로 제격이다. 여행지 지수(★ 5개 만점) △잔디밭에서 소풍하기 ★★★★☆ △디자인이 뛰어난 기념품 ★★★★★ △가게에서 영어로 주문하기 ★★★★☆△채식주의자가 식사하기 ★★★★☆ △교통 ★★★★☆ 헬싱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무더운 여름. 가장 시원한 휴양지를 꼽는다면 동굴만 한 곳이 없다. 동굴은 연평균 기온이 섭씨 10∼15도로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피서·피한 관광지로 제격이다. 경기 광명동굴, 강원 환선굴(사진), 충북 고수동굴, 경북 성류굴, 제주 만선굴 등 많은 동굴이 일반인에게 개방돼 있다. 전북 향가터널, 경남 트윈터널, 충북 수양개빛터널 등 인공터널도 인기가 높다. 다만 감기를 피하려면 긴팔 옷 하나는 꼭 챙기자.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최근 20, 30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소비문화인 ‘혼술’을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 남녀 10명 중 7명이 “혼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번화가가 아니더라도 동네 술집 등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유행을 반영하는 각종 TV 드라마나 영화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혼술족’들은 맛있으면서도 집에서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안주를 선호한다. 식품업계도 발 빠르게 이들을 겨냥한 간편식 안주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링크아즈텍 등은 지난해부터 간편식 안주 카테고리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지난해의 2배인 10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맞게 오리온이 출시한 ‘꼬북칩’ ‘포카칩’ ‘스윙칩’ ‘파스타칩’ 등 스낵 제품들이 맥주와 와인 등의 술안주로 인기있다. 부담이 작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 등이 인기 요인이다. 지난해 한국과 중국 합산 누적판매량 1억 봉을 돌파한 꼬북칩은 출시되자마자 맥주 안주로 인기를 끌며 ‘꼬맥’ 신드롬을 일으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과자계의 혁명’ ‘혼술과자’ 등 4만3000여 건의 인증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오리온은 최근 한국인의 밥상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마늘, 고추, 버섯 등의 식재료를 사용한 ‘포카칩 햇감자 한정판’ 3종을 출시했다. ‘포카칩 구운마늘맛’ ‘포카칩 땡초간장소스맛’ ‘포카칩 표고버섯맛’ 등 안주용 스낵이 출시됐다. 특히 올해 수확한 햇감자로 만들어 더욱 맛있다. 이른 더위가 찾아온 올여름 ‘과맥(과자+맥주)족’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5월에 선보인 고소한 갈릭바게트맛에 통곡물의 바삭함을 더한 썬 갈릭바게트맛과 깊어진 V자 커팅에 폭립바비큐맛 시즈닝을 뿌린 스윙칩V 폭립바비큐맛 등도 달고 짠 중독적인 맛으로 과맥 대표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옥수수칩을 가늘고 얇게 튀겨 바삭한 식감을 극대화한 섬섬옥수수는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꿀주’(소주잔 기준 소주 9 대 맥주 1 비율) 안주로 인기다. 가성비의 ‘끝판왕’이라는 별명답게 가격도 1000원으로 실속까지 챙길 수 있어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층들이 부담 없이 고를 수 있는 제품이다. 최근 새롭게 재구성해 출시한 ‘파스타칩’은 파스타 소스 레시피를 그대로 구현해 맥주나 와인 등의 안주로 제격이라는 소비자 반응에 착안해 안주에 최적화된 맛과 식감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끓이는 복잡한 과정 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혼술, 혼맥이 대세가 되면서 부담이 작고 간편히 즐길 수 있는 과자를 술안주로 선호하는 추세다”라며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안주형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여행의 즐거움은 보고, 듣고, 맛보는 데서 얻는 것이 크다. 최근에는 여기에 ‘직접 해보기’가 더해졌다. 많은 관광객이 그 여행지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 활동들을 선호하고 있다. 경남 통영 삼도수군통제영의 12공방에서 펼쳐지는 체험은 차별화에 성공했다. 장인들에게 황동 장식, 부채, 나전 등 한국 전통공예를 배우고 경험할 수 있다. 10월 31일까지 매주 토요일에 열린다. 통영에 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운무가 낀 산 중턱의 남한산성 행궁. 아침의 고요함을 깨고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퍼졌다. 청소년 대상 남한산성 체험 프로그램 ‘나만 산성 가니?’와 ‘문무과 별시’에 참가한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은 행궁을 누비며 팀별로 미션을 수행하고 과거시험을 치르며 자발적으로 남한산성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경기도는 6월 18일부터 28일까지 광주·하남 초등학생을 학급별로 모집하여 남한산성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나만 산성 가니?’와 ‘문무과 별시’를 시범 운영했다. 세계문화유산인 남한산성을 활용하여 인근 거주 학생들에게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려는 취지로 기획됐다. 도에 따르면 이번 체험프로그램은 이전까지 실시해온 체험프로그램과 다르다. 문화관광해설을 단순히 청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팀별로 미션을 수행하며 행궁을 누비고 자발적으로 남한산성의 역사, 인물, 자연을 알아가는 형태의 능동적인 체험프로그램이다. 팀원과의 소통과 협동, 문제해결력을 중시하는 최근 교육 유행과도 맞닿아 있다. 학생들은 조선시대 문인과 무인 복장으로 문·무과 과거시험을 체험하거나 미션을 수행하며 남한산성에 깃든 이야기와 세계유산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알아갈 수 있다. 참가 학생들은 “런닝맨 게임을 하는 것 같다”, “학교에서 한 체험학습 중 가장 재미있었다”, “남한산성에 많이 와봤지만 등산만 했었는데 이번에 깊이 알게 되었다”며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도 관계자는 “광주하남교육지원청과 협업하여 평일 수업시간에 학급별로 진행되는 현장학습 프로그램 방식이 지역 학교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상반기 시범운영이 입소문을 타면서 하반기 학급별 신청이 조기 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경원 경기도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소장은 “이번 체험 프로그램 시범운영 결과 학교의 반응이 좋은 만큼 하반기에는 인근 중학교에서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에는 사업을 확대하여 광주·하남 지역뿐만 아니라 더 많은 지역의 학교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상반기 시범운영 12회에 이어 하반기에는 38회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대상도 중학생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초등학생 프로그램이 미션활동 위주로 남한산성을 알아가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중학생 프로그램은 세계유산 남한산성을 홍보하는 손수제작물(UCC) 제작을 목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문의: 경기도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지난해 핀란드 독립 100주년을 맞아 수도 헬싱키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등장했다. 다름 아닌 헬싱키 중앙 도서관인 ‘오디(Oodi)’다. 일반적인 도서관과는 많이 다르다. 아이와 어른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방과 3차원(3D) 프린터실이 마련돼 있다. 3층 열람실은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다. 어린이 놀이방도 큰 공간에 마련됐다. 도서관은 조용하고 책만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진다. 도서관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가장 영국적인 것은 무엇일까. 영국에서 만난 많은 영국인이 주저 없이 꼽은 것은 ‘전원(田園)’과 ‘정원(庭園)’이었다. 영국식 전원과 정원이야말로 영국적이면서도 영국인들이 가장 가까이에 두고 싶은 것들이라는 것이다. 전통적인 영국식 전원과 정원을 요즘 보기는 쉽지 않지만 영국 남서부, 런던 서쪽에 위치한 ‘코츠월드’는 그나마 영국 특유의 전원과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코츠월드는 도시 이름이 아니다. 6개 주에 걸쳐 구릉지대에 위치한 약 200개의 마을을 가리키는 말이다. 코츠월드는 옛 영어로 ‘언덕에 있는 양들의 울타리’라는 뜻이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양들이 많았던 곳. 18세기까지 목양업이 발달했다. 양털을 팔아 큰돈을 번 부유한 동네였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코츠월드의 운명은 달라졌다. 석탄 생산이 전무했던 코츠월드는 쇠락해갔다. 사람들은 런던 등 대도시로 떠나갔다. 코츠월드는 점점 잊혀져갔다. 약 200년간 시간이 멈춘 덕분에 코츠월드의 15∼18세기에 지어진 집들은 개발과 변화의 바람에서 비켜났다. 집들은 낡아갔지만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었다. 전통적인 영국식 가옥의 모습과 여유로운 전원 풍경을 지닌 코츠월드는 현대에 들어 거주지로서는 물론이고 관광지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전 축구선수인 데이비드 베컴, 찰스 왕세자 등 영국의 많은 유명인이 코츠월드에 살고 있거나 집을 가지고 있다. 영국인들이 은퇴한 뒤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곳으로도 손꼽힌다. 코츠월드는 간단하게 말해 ‘전원 속 동화 같은 영국집’을 보기 좋게 모아 놓은 곳이라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잘 가꾸어진 정원과 보고 있으면 한없이 여유로워지는 전원이 배경처럼 펼쳐져 있다. 그냥 산책만 해도 좋은데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골동품으로 장식된 레스토랑들이 자꾸만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바이버리와 버튼온더워터가 코츠월드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이 밖에도 아직은 덜 알려진 마을과 관광지가 많다. 튜크스버리는 랭커스터와 요크가 영국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벌인 장미전쟁(1455∼1485년) 때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튜더 왕조(1485∼1603년) 때 번성했던 마을답게 15∼17세기에 지어진 오래된 고풍스러운 건물이 많이 남아 있다. 특히 12세기에 지어진 튜크스버리 수도원은 영국 내에서도 유명한 중세 건축물이다. 5월부터 9월까지 중세시대를 재현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모어턴인마시와 윈치컴은 아직은 관광객에게 덜 알려진 숨겨진 마을이다. 사람들에게 치이지 않고 여유롭게 마을 안을 걸을 수 있다. 독특하고 유서 깊은 가게도 많아 재미가 쏠쏠하다. 모어턴인마시에서는 매주 화요일 중앙광장에서 음식과 기념품들을 파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블레넘 궁전은 전 영국 총리인 윈스턴 처칠의 출생지로 유명하다.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외관은 조금은 투박하지만 웅장하고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화려한 궁전 내부를 둘러보는 것은 필수. 시간을 조금 더 들여 궁전 주위의 방대한 규모의 정원과 공원을 거닐어 보는 것도 좋다. 윈치컴에 있는 서들리 성은 다 허물어져 가는 외관만 남아 있는 성이다. 괴팍한 성격의 헨리 8세의 마지막 아내였던 캐서린 파의 고향이 이곳이다. 헨리 8세는 죽을 때까지 6명의 부인을 뒀는데 캐서린 파를 제외하면 부인들은 모두 이혼당하거나 죽임을 당했다. 서들리 성의 진면목은 담장 안에 펼쳐진 정원이다. ‘비밀의 정원’이라고 불리는 서들리 성의 정원은 총 9개로 이뤄져 있다. 각 정원이 다른 형태와 모양을 띠고 있고 허물어진 성의 잔해와 잘 어울린다.키프츠게이트 정원은 3명의 여성이 3대에 걸쳐 가꾼 정원이다. 1000종이 넘는 다양한 식물과 꽃들이 살고 있고, 2003년 영국 올해의 정원에 뽑혔다. 정원의 규모도 꽤 큰 편이고 동선도 정원을 잘 살펴볼 수 있게 설계됐다. 정원 아래쪽에는 연못이 있는데 앞에는 전원이, 뒤에는 정원이 펼쳐져 있어 가장 영국적인 풍경에 빠져볼 수 있다.● 여행 정보가는 법: △코츠월드는 런던에서 자동차로 2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기차를 타고 코츠월드에서 가장 큰 도시인 글로스터와 옥스퍼드까지는 각각 2시간 30분, 1시간 40분이 걸린다. 런던에서 출발하는 당일치기 또는 1박 2일 코스의 여행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코츠월드를 조금 더 깊숙하고 천천히 둘러보고 싶으면 렌터카를 추천한다. 하나의 마을 또는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반나절 또는 1,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렌터카로 2박 3일 일정을 잡아 코츠월드에서 가고 싶은 곳을 찾아 둘러보고 마을 호텔에서 묵는 것이다.관광지 정보: △블레넘 궁전: 옥스퍼드에서 약 12km.궁전 투어에만 1, 2시간 걸린다. 이용 시간은 궁전 오전 10시 30분∼오후 5시 30분, 정원 오전 10시∼오후 6시, 공원 오전 9시∼오후 6시. 오디오 가이드 포함한 티켓 가격은 어른 18.5파운드(약 2만7000원), 어린이 10파운드(약 1만5000원). △서들리 성: 윈치컴에서 5분 거리. 이용 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어른 16.75파운드(약 2만5000원), 어린이 7.75파운드(약 1만1000원) △키프츠게이트 정원: 런던에서 기차로 모어턴인마시에 내려 택시를 타고 15분이면 갈 수 있다. 간단한 점심과 티 가능. 4∼9월에만 운영하며 7월은 월화수토일 낮 12시∼오후 6시, 8월은 월화수토일 오후 2∼6시, 9월은 월수일 오후 2∼6시 입장 가능. 어른은 9파운드 (약 1만3000원), 16세 이하는 3파운드(약 4400원). 숙소 정보: △스리웨이스하우스: 미클턴에 위치한 호텔로 1871년 지어진 가정집을 개조해 1995년부터 호텔로 쓰고 있다. 고풍스러우면서도 아기자기한 내부에 영국산 목화를 사용한 최상급 수건과 침구류가 인상적이다. 미리 예약을 하면 전통적인 영국식 푸딩도 맛볼 수 있다. 1박 90파운드(약 13만2000원)부터. 감성+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글로스터 대성당), 브리짓 존스의 일기(스노실), 오만과 편견(첼트넘 타운 홀), 브레이브하트(코츠월드 팜파크) 등 영화 일부 장면이 코츠월드에서 촬영됐다. △음악: 작곡가 데릭 부르주아가 코츠월드에서 영감을 받아 6번 교향곡 ‘코츠월드 심포니’를 작곡했다. △책: 소의 비밀스러운 삶(로저먼드 영 지음, 홍한별 옮김) 코츠월드에서 116마리의 소를 키우는 농부인 저자가 저마다 이름이 있는 순수한 소의 세계를 글로 풀었다.세대 포인트 △연인·신혼부부: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 사랑이 더욱 솟아날 것만 같다. △중장년층: 영국인들이 은퇴한 뒤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곳인 만큼 여유 있게 산책하기 좋다. △어린이가 있는 가족: 가게와 벼룩시장, 각종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튜크스버리·윈치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아이들의 꿈과 상상력을 키워 주세요.” 많은 부모들이 바라는 희망사항. 하지만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 막막하다. 이런 고민 해결에 도움이 될는지. 다가오는 방학을 맞아 아이들의 꿈과 상상력을 키워줄 여행지를 한 곳 추천한다. 전남 고흥이다. 고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간판 이름 중 하나가 ‘나로○○’. ‘나로’로 시작하는 상점, 모텔, 식당 등이 많다. 고흥에는 국내 유일의 우주센터이자 세계 13번째 우주센터가 있다. 2009년 고흥 외나로도에 들어선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 최초 자체 기술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다. 이후 한반도 남해안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고흥은 우주항공과 이와 관련한 관광의 중심지가 됐다. 이제 고흥은 우주로 통하는 입구다. 어떤 곳보다 우주와 친근하고 가깝게 어울릴 수 있는 곳이다. 나로우주센터는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지만 그 입구에 위치한 우주과학관은 지난 10년 동안 6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우주체험 명소다. 로켓, 인공위성, 우주탐사 등을 주제로 한 전시품 90여 종과 4D상영관, 야외 로켓 전시장 등이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우주과학을 접하면서 즐길 수 있다. 실제 사용했던 대한민국 최초의 액체연료 로켓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2010년 개관한 국립청소년우주센터는 국내 최대 우주체험 전문 수련시설이다. 천문대, 천체 투영관, 우주복 체험, 중력 적응 체험 등 다양한 우주체험 시설이 있다. 밤에 성운, 성단 등 각종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는 우주천문과학관과 우주발사전망대 등 우주의 꿈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마련됐다. 물론 부모들이 우주에 대해 공부를 해야 되는 부담감은 있지만….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아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좋다.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을 위해 자연 풍경을 보며 상상력을 키워주는 체험은 어떨까. 금산면(거금도) 금진항에서 금당도 금당팔경을 감상할 수 있는 유람선을 탈 수 있다. 행정구역상 완도에 속한 금당도는 섬 전체가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과 그림 같은 해송으로 이뤄진 섬이다. 다도해의 보석이라 불린다. 정작 금당도에서는 보기 힘든 해안 풍경을 유람선에서는 온전히 볼 수 있다. 금당팔경은 금당도의 신비로운 형상의 8가지 기암괴석을 부르는 말. 코끼리 형상을 한 코끼리바위, 부챗살을 펼쳐 놓은 듯한 부채바위, 초가를 빼닮은 초가바위 등 신기한 풍경이 계속 펼쳐진다. 조금만 상상력을 발휘하면 금세 코끼리가 물을 뿜고, 바다 옆에 초가집이 있는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입담 구수한 유람선 해설사의 이야기까지 들으면 없던 동물도 바위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섬 곳곳에 쑥이 많아 ‘쑥 애(艾)’자를 이름에 붙인 애도는 ‘선물 상자’ 같은 섬이다. 겉에서 보면 평범한 섬이지만 10∼15분 정도 걸어 정상에 올라가면 ‘비밀의 정원’이 숨어 있다. 올라가면서 어떤 정원이 있을지 상상하면서 걷는 재미가 있다. 2016년 개방된 애도는 수백 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난대림과 아기자기한 돌담길, 다양한 꽃이 볼만하다. 애도는 한국관광공사 선정 ‘2016, 2017 대한민국 가고 싶은 섬 33’에 선정됐고 전남 1호 민간 정원으로 등재됐다. 나로도항에서 바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다. 수영을 해서 갈 수 있다고는 하지만 절대 시도하지는 말자. 애도 자체는 1, 2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다. 가는 도중 절벽에 있는 ‘쑥섬 인어’를 놓치지 말자. 물이 들 때는 보이지 않는다. 아픈 역사의 현장인 소록도는 고흥의 필수 방문지 중 한 곳이다. 섬 모양이 어린 사슴과 닮았다고 해서 붙은 귀여운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이 깃들어 있는 섬이다. 현재 600여 명의 환자가 살고 있고 계속 그 수는 줄고 있다. 소록도 안에는 일제강점기 한센병 환자들의 수용 생활의 실상을 보여주는 소록도 감금실과 한센병 자료관, 소록도 갱생원 신사 등 일제강점기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역사적 건물과 표지판 등이 많이 남아 있다. 중앙공원은 1936년 일제강점기 때 환자들의 눈물과 땀을 동원해 지은 슬픈 역사를 간직한 공원이다. 환자들이 직접 가꾼 갖가지 모양의 나무들이 마치 조각처럼 서 있다. ● 여행 정보△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오후 5시 입장 마감). 3D·4D상영관은 평일에 3회, 주말에 4, 5회 상영하니 미리 시간을 알아본 뒤 가는 것이 좋다. 어른 3000원·청소년 1500원(전시관), 2000원(영상관). 고흥군 봉래면 하반로 490.△금당팔경: 금당팔경은 전남 완도에 속한 금당도의 풍경이다. 고흥군 금산면 신촌리 334-21의 선착장에서 유람선(나라호관광유람)을 타야 한다. 오전 11시∼오후 2시(하절기 기준) 수시 운항. 어른 1만7000원, 어린이 8000원. 2시간 소요. △소록도: 안내소에 마련된 주차장에서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된 장소에서만 둘러보는 것이 가능하다. 고흥군 도양읍 소록해안길 65. △애도(쑥섬): 나로도항에서 배를 타고 약 3∼5분이면 애도에 닿는다. 오전 7시 30분∼오후 6시 30분에 나로도항에서 출발. 1인당 7000원(도선비 탐방비 포함). ● 맛집 △금다연: 제철 재료를 중심으로 다양한 요리와 함께 한 상 가득 먹을 수 있다. 4인 기준 6만∼15만 원. 고흥군 고흥읍 신계학림길 8. △대흥식당: 깔끔하고 푸짐한 백반으로 현지인들에게도 사랑받는 식당. 백반 8000원(1인 주문 시 9000원). 고흥군 고흥읍 고흥로 1694. ● 감성+ △시: 단종대 그 옛날 나의 사춘기에 꿈꾸던/사랑의 꿈은 깨어지고/여기 나의 25세 젊음을/파멸해 가는 수술대 위에서/내 청춘을 통곡하며 누워 있노라/장래 손자를 보겠다던 어머니의 모습/내 수술대 위에서 가물거린다./정관을 차단하는 차가운 메스가/내 국부에 닿을 때/모래알처럼 번성하라던/신의 섭리를 역행하는 메스를 보고/지하의 히포크라테스는/오늘도 통곡한다. - 소록도에서 25세 나이로 강제로 정관 수술을 당한 한센병 환자 이동의 시△노래: 내 사랑 고흥(남진) 고흥에 안착하기로 한 남진이 자랑하는 고흥은 어떤 모습일까. △영화: 컨택트(2016년·감독 드니 빌뇌브) 우주로 떠나고 싶은 인류와 지구를 방문한 외계인. 지적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하다.원제는 ‘Arrival’. ● 세대 포인트 △연인·신혼부부: 연홍도의 연홍미술관, 분청문화박물관, 팔영산 편백치유의숲을 추천한다.△중장년층: 쑥섬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 둘러볼 수 있고, 아기자기한 재미에 눈까지 즐겁다. △어린이가 있는 가족: 우주 관련 시설을 보고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1박 2일은 훌쩍 지나간다. 고흥=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