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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사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은퇴재테크 서적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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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11~2025-12-11
칼럼31%
사회일반14%
국제정세14%
인사일반7%
유럽/EU7%
국제일반7%
미국/북미7%
사고7%
국제정치3%
러시아3%
  • 보폭 넓히는 푸틴…시진핑과 회담 후엔 ‘핵가방’ 노골적 노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중동전쟁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 참석을 계기로 국제사회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에서 헝가리, 태국, 베트남 정상 등과 양자 회담을 했고, 글로벌 지도자인양 서방 세계를 향해 현안을 두고 훈수를 두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특히 러시아 국가두마(하원)가 18일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 법안을 가결하면서 핵실험 재개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커지고 있다.● 푸틴, 노골적으로 ‘핵 가방’ 노출 러시아 하원은 이날 CTBT 비준을 철회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은 17일 텔레그램에 “미국은 자신들의 헤게모니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러시아는 자국민을 보호하고 국제적으로 전략적 동등함이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TBT 비준 철회는 상원 심의를 거쳐 푸틴 대통령이 서명하면 절차가 완료된다. 1996년 유엔총회에서 승인된 CTBT는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조약이다. 러시아는 1996년 이 조약에 서명하고 2000년 비준했다. 푸틴 대통령은 1996년 이 조약에 서명만 하고 비준은 하지 않은 미국과 같이 행동하겠다며 CTBT 철회를 주장해왔다. 러시아가 CTBT를 없던 일로 만들면서 미국 등 서방을 상대로 한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도 강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막는 방법으로 핵실험 재개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핵을 통해 서방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주겠다는 것이다.푸틴 대통령이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마친 뒤 일명 ‘핵 가방’을 든 해군 장교들을 노골적으로 노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해군 장교 2명이 각각 핵 서류 가방을 들고 푸틴 대통령을 뒤따르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체게트’라고 불리는 이 핵 가방은 대통령과 군 고위부를 연결하는 보안통신 수단으로 극비의 전자지휘명령 네트워크를 통해 전략로켓부대에 명령을 하달한다. 대통령이 항상 갖고 다니지만 외부에 거의 노출하지 않는다. 러시아 즈베즈다TV가 2019년에 방영한 영상에 따르면 핵 가방에 여러 개의 버튼이 있고 이 중 ‘지휘’ 버튼은 백색의 발사 버튼과 적색의 취소 버튼 두 개로 구성돼 있다. ● 국제사회 향해 중재자 자처, 훈수까지우크라이나 사태로 20개월 동안 고립무원 위기에 있던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서방의 관심이 중동에 쏠린 사이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선 모습이다. 푸틴 대통령은 16일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물론 이집트 시리아 이란 등 5개국 지도자와 연쇄 통화를 했다. 일종의 ‘중재자’를 자처한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도 19일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27톤의 구호물자를 이집트를 향해 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러시아 페름에서 열린 ‘제11차 국제스포츠포럼’에서는 러시아 선수들의 국제 대회 참가 금지는 ‘인종 차별’이라며 거침없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지도자 몇몇 때문에 우리는 올림픽 경기 초대가 최고 선수들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일종의 특권이며 실력이 아닌 정치적 제스처로 얻어지는 것임을 알게 됐다”면서 “출전 금지는 러시아에 대한 인종 차별”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몇몇 국제스포츠단체는 러시아 선수들의 참가를 금지하고 있고, 2024 파리올림픽 출전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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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바논 시위대, 美대사관 인근 불 질러… 이란선 “佛-英에 죽음을”

    17일(현지 시간) 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거점 도시 가자시티 병원이 공습을 받아 수백 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지자 이스라엘 서안지구를 비롯해 주변 아랍국인 레바논, 요르단, 리비아, 이란, 이라크 등에서 대규모 반(反)이스라엘 또는 반미 규탄 시위가 벌어졌다. 이스라엘에 유화적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에 대한 규탄으로까지 번지며 중동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특히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한 18일을 ‘분노의 날’로 규정하고 고강도 시위를 촉구하며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카타르 관영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17일 PA 행정중심지 라말라와 나블루스, 투바스, 제닌같이 PA가 통치하는 서안지구 곳곳에서 시위대와 PA 보안군이 충돌했다. 시위대는 그동안 이스라엘과 협력해 왔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비판한 아바스 수반을 겨냥해 “(팔레스타인) 국민은 대통령의 몰락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보안군은 돌을 던지는 시위대에 맞서 최루탄 등을 발사하며 충돌했다. 같은 날 레바논에선 시위대 수백 명이 수도 베이루트 외곽 아우카르에 있는 미국대사관 근처에서 반미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같은 구호를 외치며 대사관을 향해 돌을 던지고 인근 건물에 불을 질렀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18일 오전 레바논에 대한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레바논에 있는 미 정부 인사 가족들의 출국을 승인했다. 베이루트 프랑스대사관에도 헤즈볼라 깃발을 앞세운 수백 명이 모여 정문을 향해 돌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는 17일 하마스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이스라엘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며 요르단 정부에 이스라엘과의 평화조약을 파기하라고 요구했다. 미 CNN에 따르면 요르단 인구의 약 50%가 팔레스타인인이거나 팔레스타인계 혈통이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18일 오전 영국과 프랑스 대사관 밖에 시위대가 운집해 프랑스대사관 건물에 달걀을 던지며 “프랑스와 영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쳤다. 헤즈볼라는 17일 “내일(18일)은 범죄자를 은폐하고 보호하기 위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바이든의 여정으로 인해 전례 없는 분노의 날이 될 것”이라면서 “거리와 광장으로 즉시 가서 격렬한 분노를 표출하라”고 촉구했다. 헤즈볼라가 아직 전면적으로 중동전쟁에 참전한 것은 아니지만 레바논 국경 인근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은 격해지고 있다. 미 정치 전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이날 미 정부 당국자 3명과 이스라엘 당국자 1명을 인용해 헤즈볼라가 중동전쟁에 전면적으로 참전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미 병력을 투입하는 시나리오를 최근 며칠 동안 여러 백악관 회의에서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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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로코스트 거론 獨총리 “反유대주의 안돼”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로 유대인에게 ‘마음의 빚’이 있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인도적 지원 방안도 논의했다. 17일 이스라엘 온라인 매체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독일 역사와 홀로코스트에 대한 책임으로 우리는 이스라엘 안보와 존재를 지지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이 어려운 시기에 오늘 이곳에서 (우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에서는 반(反)유대주의가 설 자리가 없다”며 이스라엘 지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테러라고 규탄했다. 숄츠 총리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중동전쟁이 벌어진 이래 줄곧 이스라엘 지지 의사를 밝혀 왔다. 숄츠 총리는 또 “독일과 이스라엘은 극한 상황에서도 정의와 법에 따라 행동하는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단합돼 있다”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이 가능한 한 빨리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민간인을 보호해 피해를 방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홀로코스트 이후 유대인에게 자행된 최악의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마스는 새로운 나치이고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이며, 어떨 때는 IS보다 더 나쁘다”면서 “나치와 IS를 물리치기 위해 세계가 단결한 것처럼 하마스를 물리치기 위해 세계가 단결해 이스라엘 뒤에 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독일 베를린 미테 지역에 있는 카할 아다스 지스로엘 유대교 회당은 18일 오전 화염병 2개로 공격을 받았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숄츠 총리는 “유대 기관에 대한 공격이 자행되면 우리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비난했다. 유대인중앙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 공격에 우리 모두는 충격을 받았다”며 “모든 유대인을 말살하려는 하마스의 이념은 독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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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에 죽음을”…가자 병원 참사에 중동 전역서 분노 시위

    17일(현지 시간) 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거점 도시 가자시티 병원이 공습을 받아 수백 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지자 이스라엘 서안지구를 비롯해 주변 아랍국인 레바논, 요르단, 리비아, 이란, 이라크 등에서 대규모 반(反)이스라엘이나 반미 규탄 시위가 벌어졌다. 이스라엘에 유화적인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에 대한 규탄으로까지 번지며 중동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특히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한 18일을 ‘분노의 날’로 규정하고 고강도 시위를 촉구하며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영국 일간 가디언과 카타르 관영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17일 PA 행정중심지 라말라와 나블루스, 투바스, 예닌 같이 PA가 통치하는 서안지구 곳곳에서 시위대와 PA 보안군이 충돌했다. 시위대는 그동안 이스라엘과 협력해왔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비판한 압바스 수반을 겨냥해 “(팔레스타인) 국민은 대통령의 몰락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보안군은 돌을 던지는 시위대에 맞서 최루탄 등을 발사하며 충돌했다. 같은 날 레바논에선 시위대 수백 명이 수도 베이루트 외곽 아카르에 있는 미국대사관 근처에서 반미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같은 구호를 외치며 대사관을 향해 돌을 던지고 인근 건물에 불을 질렀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18일 오전 레바논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레바논에 있는 미 정부 인사 가족들 출국을 승인했다. 베이루트 프랑스대사관에도 헤즈볼라 깃발을 앞세운 수백 명이 모여 정문을 향해 돌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다.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는 17일 하마스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이스라엘 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며 요르단 정부에 이스라엘과의 평화조약을 파기하라고 요구했다. 미 CNN에 따르면 요르단 인구의 약 50%가 팔레스타인인이거나 팔레스타인계 혈통이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18일 오전 영국과 프랑스 대사관 밖에 시위대가 운집해 프랑스 대사관 건물에 달걀을 던지며 “프랑스와 영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쳤다.헤즈볼라는 17일 “내일(18일)은 범죄자를 은폐하고 보호하기 위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바이든의 여정으로 인해 전례 없는 분노의 날이 될 것”이라면서 “거리와 광장으로 즉시 가서 격렬한 분노를 표출하라”고 촉구했다.헤즈볼라가 아직 전면적으로 중동전쟁에 참전한 것은 아니지만 레바논 국경 인근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은 격해지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중동전쟁이 확전할 우려가 점점 커지면서 미군이 직접 개입할 가능성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미 정치 전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미 정부 당국자 3명과 이스라엘 당국자 1명을 인용해 헤즈볼라가 중동전쟁에 전면적으로 참점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미 병력을 투입하는 시나리오를 최근 며칠 동안 여러 백악관 회의에서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자들은 미 병력 사용에 관한 결정은 헤즈볼라의 공격 범위와 이스라엘의 대응 능력에 따라 내려질 것이라고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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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벨기에서 “나는 IS” 총기 난사… 스웨덴인 2명 사망

    프랑스 고교에서 교사가 대낮에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 남성에게 흉기로 피살된 데 이어 벨기에에서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대원을 자처한 튀니지 출신 남성이 총기를 쏴 스웨덴인 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하마스 중동전쟁 와중에 유럽에 테러 공포가 재확산하고 있다.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벨기에 수도 브뤼셀 도심 생크텔레트 광장 인근에서 괴한이 시민들을 향해 권총을 난사해 스웨덴인 2명이 숨지고 택시기사 1명이 다쳤다. 현장에서 약 5km 떨어진 브뤼셀 보두앵 국왕 경기장에서는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예선 벨기에-스웨덴 경기가 막 시작되려던 참이었다. 범인은 현장에서 스쿠터를 타고 도망친 뒤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자신이 IS 대원이라고 주장했다. 벨기에 당국은 브뤼셀 테러 경보를 최고 수준인 4단계로 올렸고 시민들에게 집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이날 축구 경기도 전반전을 1-1로 마친 뒤 테러 소식이 전해지자 중단됐다. 일부 스웨덴 관중은 충격을 받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얀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라커룸에서 희생자들과 그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취지에서 경기를 중단하는 쪽으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범인은 17일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벨기에 연방 검찰은 이번 공격이 중동전쟁과 관련 있다는 징후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언론은 범인이 총격 전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는 목격자 증언과 함께 사망자들이 스웨덴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스웨덴 국적이라는 점이 범행 동기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웨덴에서는 올 6월부터 이슬람 경전 꾸란을 불태우는 시위가 잇달아 스웨덴 내부 무슬림 사회와 이슬람 국가들이 분노를 표한 바 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브뤼셀에서 일어난 스웨덴 시민들에 대한 참혹한 공격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브뤼셀 주민들에게 경계를 당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중동전쟁으로 유럽 곳곳에서 친(親)이스라엘 대 친팔레스타인 집회가 맞서 열리며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테러 공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3일 프랑스 동북부 아라스 강베타고교에서 프랑스어 교사가 이 학교 출신 러시아 체첸공화국 출신 백인 남성에게 흉기에 찔려 숨졌다. 범인은 범행 당시 ‘알라후 아크바르’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정부는 안전 경보를 최고 단계인 ‘긴급 공격’으로 끌어올렸다. 14일 베르사유 궁전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호가 포착돼 관람객이 급히 대피하고 궁전 운영이 중지되기도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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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력하는 K팝 가수들 통해 근면한 韓문화 알게돼”

    “K팝 가수들을 보면 한국인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알 수 있어요.”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서부 교외 낭테르에 있는 유럽 최대 공연장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 앞에서 만난 스페인 여성 미레이아 페오 씨는 “K팝을 통해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K팝 가수들이 연습생 때부터 부단히 노력해 데뷔 후 인기를 얻기까지 지켜보면서 근면하고 성실한 한국인 문화를 알게 됐다는 얘기다. CJ ENM이 이날 개최한 K팝 차트 프로그램 ‘엠 카운트다운’ 첫 유럽 공연을 보러 스페인에서 비행기로 두 시간을 날아왔다는 페오 씨는 “강렬한 춤과 노래, 시각적 효과를 보며 한국 문화가 강렬하고 창의적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날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 2만2000여 명은 공연 3시간 동안 저마다 응원하는 K팝 아이돌의 응원봉 조명을 알록달록하게 켜서 흔들며 ‘떼창’을 하고 포인트 안무를 따라 했다. 공연에서는 싸이를 비롯해 NCT 드림, 몬스타엑스 유닛인 셔누×형원, 샤이니 태민 등 10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특히 싸이는 2012년 에펠탑 앞에서 약 2만 명과 ‘강남스타일’ 플래시몹을 선보인 지 11년 만에 프랑스 무대에 섰다. 공연 피날레를 장식한 그는 “한국을 제외하고 K팝을 가장 사랑하는 나라가 프랑스다. 항상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그가 강남스타일을 부를 땐 공연장 관객이 거의 모두 일어나 후렴구 ‘오빤 강남스타일’을 한국말로 따라 하며 말춤을 췄다. K팝 팬들은 아이돌을 통해 한국 문화는 물론 한국의 지방도시까지 속속들이 아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공연이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취지를 담았다고 하자 프랑스 대학생 리오르 리멘스 씨는 “BTS 멤버 지민과 정국이 부산 출신이라서 부산을 잘 안다”며 웃었다. 프랑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K팝을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안정된 장르로 보고 있다. CJ ENM과 이번 공연을 함께 한 AEG 아르노 미어스만 상무는 “유럽에서 가장 큰 K팝 시장인 프랑스에서는 이제 음악을 넘어 문화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K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에도 프랑스에서 성장했을 정도로 성숙한 장르로 자리 잡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지 대형 미디어를 통해 K팝이 더 알려지면 온라인 중심 팬덤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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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으로 한국인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알았어요”

    “K팝 가수들을 보면 한국인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알 수 있어요.”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서부 교외 낭테르에 있는 유럽 최대 공연장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 앞에서 만난 스페인 여성 미레이아 페오 씨는 “K팝을 통해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K팝 가수들이 연습생 때부터 부단히 노력해 데뷔해서 인기를 얻기까지 지켜보면서 근면하고 성실한 한국인 문화를 알게 됐다는 얘기다. CJ ENM이 이날 개최한 K팝 차트 프로그램 ‘엠 카운트다운’ 첫 유럽 공연을 보러 스페인에서 비행기로 두 시간을 날아왔다는 페오 씨는 “강렬한 춤과 노래, 시각적 효과를 보며 한국 문화가 강렬하고 창의적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이날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 2만2000여 명은 공연 3시간 동안 저마다 응원하는 K팝 아이돌의 응원봉 조명을 알록달록하게 켜서 흔들며 ‘떼창’을 하고 포인트 안무를 따라했다. 공연에서는 싸이를 비롯해 NCT 드림, 몬스타엑스 유닛인 셔누X형원, 샤이니 태민 등 10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특히 싸이는 2012년 에펠탑 앞에서 약 2만 명과 ‘강남스타일’ 플래시몹을 선보인 지 11년 만에 프랑스 무대에 섰다. 공연 피날레를 장식한 그는 “한국을 제외하고 K팝을 가장 사랑하는 나라가 프랑스다. 항상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그가 강남스타일을 부를 땐 공연장 관객이 거의 모두 일어나 후렴구 ‘오빤 강남스타일’을 한국말로 따라하며 말춤을 췄다.이날 모인 K팝 팬들은 아이돌을 통해 한국 문화는 물론, 지방 도시도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이번 공연이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취지를 담았다고 하자 프랑스 대학생 리오르 리멘스 씨는 “BTS 멤버 지민과 정국이 부산 출신이라서 부산을 잘 안다”며 웃었다.프랑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K팝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안정된 장르로 보고 있다. CJ ENM과 이번 공연을 함께한 프랑스 엔터테인먼트 업체 AEG 아르노 미어스만 상무는 “유럽에서 가장 큰 K팝 시장인 프랑스에서는 이제 음악을 넘어 문화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K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에도 프랑스에서 성장했을 정도로 성숙한 장르로 자리 잡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지 대형 미디어를 통해 K팝이 더 알려지면 온라인 중심 팬덤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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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교사, 대낮 무슬림 남성에 피살… “중동전쟁 연관 테러” 최고 경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전쟁 여파가 유럽 내부 이-팔 진영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프랑스에서 고교 교사가 대낮에 20세 무슬림 남성에게 피살돼 안전 경보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프랑스 당국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중동전쟁과 연관됐다고 밝혔다. 베르사유 궁전과 루브르 박물관마저 테러 우려에 운영을 임시 중단했다. 영국에서도 반(反)유대주의 사건이 대거 발생해 1년 만에 7.5배로 뛰었고 유럽 곳곳에서 친(親)팔레스타인 집회가 열리고 있다.● 佛 “야만적 테러리즘” 최고 경보 발령14일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동북부 아라스 지역 강베타고교에서 전날 오전 11시경 이 학교 출신 20세 남성이 흉기로 프랑스어 교사 도미니크 베르나르 씨(57)를 살해했다. 체포된 용의자는 러시아 체첸공화국 출신 백인 남성 모하메드 모구치코프로 밝혀졌다. 범행 당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진 모구치코프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의심받아 프랑스 정부 잠재 위험 인물 명단에 올라 있었다. 르피가로에 따르면 그는 사건 발생 전날 당국 점검을 받았다. 한 소식통은 “그는 (점검 당시)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볼 수 있는 요소를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며 “(공격) 결정을 갑자기 내리는 급진화 사례여서 (사전) 조치를 취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모구치코프의 17세 동생도 이번 공격 직후 인근 학교에서 체포됐고, 그의 형은 이슬람 무장 공격 음모에 연루돼 수감 중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3일 이 학교를 찾아 애도를 표하면서 이번 사건을 “야만적인 이슬람 테러리즘”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보안 당국이 다른 지역에서 일어날 뻔한 다른 공격을 저지했다고 말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이번 사건이 “중동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에 일어나는 일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오후 마크롱 대통령 주재로 긴급 안보회의를 개최하고 안전 경보를 최고 단계인 ‘긴급 공격’으로 끌어올렸다. 또 이슬람 사원 등을 중심으로 경찰 헌병 군인 등 1만 명을 동원해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2020년 역사지리 교사였던 사뮈엘 파티가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를 소재로 한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가 10대 청년에게 참수당해 숨진 사건의 3주기(16일)를 사흘 앞두고 발생했다. 프랑스에서 극단적 테러 사건이 이어지는 이유는 이스라엘과 무슬림 사이 갈등이 유럽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첨예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는 이스라엘과 미국 다음으로 유대인이 많이 사는 국가이면서 동시에 서유럽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다. 테러 위험은 인파가 몰리는 유명 관광지로 번졌다. 14일엔 베르사유 궁전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위험 신호가 포착돼 관람객을 급히 대피시키고 궁전 운영을 중지했다. ● 英, 반유대주의 사건 105건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13일 “반유대주의 사건이 역겨울 정도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런던 경찰은 7일 중동전쟁 개시를 전후한 9월 29일∼10월 12일 반유대주의 사건이 105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14건)의 7.5배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런던 경찰은 14일 런던 도심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을 위한 행진’에 경찰 1000명 이상을 배치했다.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도 프랑스 영국 독일을 비롯한 유럽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에 극우 성향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13일 공영 라디오에서 “‘테러 조직(하마스)’을 지지하는 어떤 집회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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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엑손, 셰일오일 80조 투자… 레고, 플라스틱 퇴출 포기

    미국 ‘석유 공룡’ 엑손모빌이 80조 원을 들여 셰일오일 시추업체를 사들인다고 11일(현지 시간) 밝혔다. 탄소 절감을 위해 재생에너지 투자에 열을 올리던 석유업체가 화석연료 투자로 눈을 돌린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벌어지며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국제유가가 상승하자 ‘비싼’ 에너지 전환에서 후퇴하는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엑손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재생에너지 전환 노력에도 미국의 에너지 정책이 화석연료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고 평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美 석유 공룡의 화석연료 베팅 엑손모빌은 이날 미 3대 셰일오일 시추업체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를 595억 달러(약 79조7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1999년 엑손이 모빌을 합병(810억 달러)한 이후 최대 규모 인수다. 이번 인수 계약으로 파이어니어 주주들은 파이어니어 주식 1주당 엑손 주식 2.3234주를 받게 된다. 양사는 발표문을 통해 이번 거래가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파이어니어는 퇴적암층에 섞인 있는 원유 및 가스를 채굴하는 셰일오일 시추업체다. 이번 인수로 양사는 미 최대 셰일오일 생산지 중 하나인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는 성명에서 “두 회사의 합병으로 각각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장기적인 가치 창출을 해낼 것”이라며 “미국의 에너지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탄소 절감 노력의 후퇴라는 환경운동가들의 비판에 우즈 CEO는 퍼미안 분지에서 사용할 물을 90% 이상 재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엑손의 화석연료 대규모 투자를 두고 최근 고유가 속에 미국이 결국 화석연료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30년 전에 세계 화석연료 수요가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시점에 대담한 베팅을 했다”며 “유가와 원유 수요에 대해 장기적인 낙관론을 보여준 것”이라고 보도했다. ● 탄소 절감 딜레마 안은 정부·기업 온실가스 순배출 ‘0’을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을 선도하던 유럽 국가나 기업들도 정책 추진에 난항을 겪거나 ‘유턴’을 시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값이 올라 섣불리 에너지 전환에 나서기 어려운 점이 크다. 자국 산업 보호나 실질적 기술 문제가 발목을 잡는 등 복잡한 딜레마에 놓여 있다. 경기 둔화에 몸살을 앓고 있는 영국은 지난달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기를 기존 2030년에서 2035년으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수엘라 브래버먼 영국 내무장관은 “우리는 영국 국민을 파산시켜서 지구를 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계와 산업계 부담을 덜면서 실용적으로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한 스웨덴은 고물가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탄소중립 정책 속도 조절 방침을 내놨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웨덴 연합정부는 최근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며 기후 및 환경 대책 자금을 2억5900만 크로나(약 318억 원) 삭감하고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유류세를 감면한다고 했다. 정책 추진의 기술적 문제도 있다. 덴마크 완구업체 레고는 최근 플라스틱 퇴출 정책을 포기했다. 재활용 페트(RPET)병을 활용해 장난감 블록을 만들려면 새 공장 설비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더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레고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온갖 신소재를 실험해봤지만 답을 찾지 못해 ‘순환경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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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전쟁, 푸틴에겐 ‘생일 선물’… 젤렌스키, 지원 줄어들까 초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지친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중동전쟁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외교 정책 실패라고 주장하며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려 했다. 이번 사태가 시작된 7일 71세 생일을 맞은 푸틴 대통령이 하마스로부터 뜻하지 않은 ‘생일 선물’을 받았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중동전쟁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다며 거듭 우려를 표했다. 앞서 3일 케빈 매카시 전 미 하원의장의 탄핵으로 이미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상당한 차질을 빚는 가운데 미국 내 이스라엘 지원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정세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푸틴 “美 외교정책 실패” 푸틴 대통령은 10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무함마드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와 회담을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이 이번 사태를 중동에서 미국의 실패를 보여주는 분명한 사례라는 것에 동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는 데 애쓰지 않았다. 자신들의 견해만 강요하면서 양측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외교 치적을 위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무리하게 추진했고, 하마스가 이에 반발해 이번 공격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러시아는 중동전쟁 중재에 나서며 영향력 확대마저 꾀하고 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중동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상황은 아랑곳 않고 민간인 희생자 급증을 우려하며 중동에서 즉각적인 정전과 평화협상 재개만이 해법이라고 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하마스가 푸틴 대통령에게 선물을 줬다”며 푸틴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 같은 기회를 노려 “사실적, 감정적, 재정적, 기술적 관점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은 하향 추세에 들어갈 것”이라고 선전했다. 다만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은 여전하다. 러시아는 10일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UNHRC) 이사국 선거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후 이 위원회에서 퇴출됐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이날 83개국의 지지를 받았다며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되지는 않았다고 평했다. 이날 중국은 신장위구르 등에서의 인권 탄압 의혹 속에서도 이사국 재선에 성공했다.● 젤렌스키 “관심 분산 위험” 젤렌스키 대통령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줄어들 경우 서방 또한 상당한 후폭풍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추가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그는 10일 프랑스2 TV 인터뷰에서 “국제적인 관심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멀어질 위험이 있고 거기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중동의 비극으로 러시아가 이득을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를 방문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현실적으로 미국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동시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폴리티코는 “미국이 두 나라(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규모로 돈을 쓰기엔 너무 이르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에 비판적인 야당 공화당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지원 단일대오가 흔들릴 가능성을 제기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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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센강 변에 ‘하늘 나는 부산행 택시’… 2030엑스포 유치 막판 총력전[글로벌 현장을 가다]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 변에 네 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소형 비행체가 등장했다.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하늘을 나는 택시’ 도심항공교통(UAM)이다. UAM 옆에는 ‘부산으로 날아가라(Fly to Busan)’란 안내문이 걸렸다. 이곳은 파리 시민이 직접 UAM에 탑승해 가상현실(VR) 기기로 부산을 살펴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시민 쿠아티 타노 씨는 “부산의 모습이 매우 사실적으로 구현돼 몰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 부산시와 SK텔레콤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참석한 부산엑스포 홍보 외신기자 간담회에서도 UAM이 화제였다. 한 기자가 ‘UAM을 부산엑스포에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고 묻자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동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UAM이 아직 시장에 나오진 않았지만 엑스포를 통해 부산에서 시험해보려 한다. 이를 토대로 파리 등 세계 다른 도시에서도 적용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파리에서는 부산 홍보 체험행사, 외신기자 간담회 등은 물론이고 부산엑스포 유치의 필요성을 알리는 심포지엄과 만찬 등도 줄줄이 열렸다. 다음 달 28일 국제박람회기구(BIE)의 2030년 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민관이 함께 꾸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가 ‘막판 유치전(戰)’에 돌입한 것이다.막판 유치전 치열 다음 달 28일 BIE 총회에서 181개 회원국은 비밀투표로 개최국을 결정한다. 3분의 2 이상을 얻는 도시가 개최지로 낙점된다. 3분의 2 이상 득표한 도시가 없으면 1차 투표에서 1, 2위를 한 도시가 결선투표를 치른다. 여기서 더 많은 표를 얻은 곳이 개최지로 선정된다. 엑스포 개최를 놓고 경쟁 중인 부산, 이탈리아 로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결정 한 달 반 정도를 앞두고 불꽃 튀는 막판 경쟁을 벌이고 있다. BIE 회원국의 표심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세 나라의 치열한 경쟁을 의식해서인지 BIE 관계자는 극도로 조심하는 태도를 보였다. 9일 파리 파비용 가브리엘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심포지엄에서 만난 BIE 회원국의 한 대표는 기자가 소감을 묻자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 인터뷰에 응하기 곤란하다”며 급하게 자리를 피했다.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대형 행사로 꼽힌다. 한국은 1993년 대전엑스포, 2012년 여수엑스포를 개최했다. 이 두 엑스포는 특정 주제가 있고 최대 3개월간 열리는 ‘인정 박람회’로 분류된다. 반면 BIE 엑스포는 주제가 자유롭고 최대 6개월간 열리는 ‘등록 박람회’다. 전시관 건립 비용을 개최국이 부담하는 인정 박람회와 달리 등록 박람회는 참가국들이 해당 비용을 부담한다. 외신에는 이미 경제 강국인 한국이 왜 엑스포를 열려고 하는지에 대한 궁금함이 크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AP통신은 “BTS, 넷플릭스의 메가 히트작 ‘오징어게임’, 삼성 스마트폰, 현대차 등을 보유한 문화·경제 강국 한국이 (엑스포 같은) 국제 행사를 통해 세계의 인정을 받는 데도 관심이 있다”며 한국의 유치전에 주목했다. 이날 외신 간담회에서도 ‘엑스포를 개최하면 한국과 부산에 유리한 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박 시장은 “부산의 물류, 금융, 문화 및 관광 산업을 키워 글로벌 허브 시티로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아프리카 대사, 韓 관심에 눈물” 엑스포 개최지 선정은 비밀투표여서 특정 국가가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해도 막상 투표장에서 어디에 표를 던질지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사우디는 지지 약속을 한 국가들이 변심하지 않도록 ‘공개투표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그간 ‘오일 머니’로 무장한 사우디가 유치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진단이 많았지만 부산엑스포 유치위는 최근 부산에 대한 호감도가 많이 올라갔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치위 관계자는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하는 국가가 나오지 않아 2차 투표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 최하위국의 표를 우리가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한국의 유치 전략은 6·25전쟁 이후 급성장한 비결을 엑스포를 통해 공유할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한 총리는 9일 간담회에서 “한국의 성공에 국제사회의 많은 지원과 도움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제 한국이 국제사회에 헌신할 차례이며 엑스포를 그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일부 개발도상국은 자국의 경제난 등에 관해 한국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에 진정성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최 회장은 8일 파리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도 “아프리카의 한 국가 대사가 부산의 제안을 보고 ‘우리 같은 작은 나라에 이렇게 관심을 가져준 나라가 없었다’며 (감동해) 울더라”라는 유치전 뒷얘기를 소개했다. 부산엑스포는 BIE 회원국이 직면한 문제를 풀 해법을 제시하는 ‘솔루션 엑스포’로 만들어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엑스포 유치위는 이미 온라인 솔루션 플랫폼 ‘웨이브’에 각국별 당면 과제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최재철 주프랑스 대사는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통해 아직 어느 곳에 투표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국가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재계 총수도 유치전에 최선 재계 총수의 동참 열기도 뜨겁다. 최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은 9일 부산엑스포 만찬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 대기업은 파리 등 유럽 곳곳에서 부산엑스포를 알리는 홍보 행사와 광고를 진행 중이다. LG그룹은 2일부터 파리에 있는 전자제품 및 도서 유통기업 ‘프나크’ 매장 4곳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 부산엑스포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샤를드골 국제공항 내 6곳에도 부산엑스포 광고를 내걸었다. 이달 말부터는 파리 시내버스 약 2000대에도 관련 광고를 게재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올 6월 BIE 총회 기간 중 파리에서 부산 로고를 래핑한 전용 전기차 10대를 한국 대표단에 이동 차량으로 제공했다. 당시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라는 문구를 내건 이 전기차는 루브르 박물관, 에펠탑 등 파리 명소 주변에서 운행됐다. 기업들은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영업망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회장은 “유치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시장의 개척 필요성 또한 느꼈다”고 했다. 박 회장 또한 “(유치를 위해) 상대해야 하는 나라는 전기가 모자라거나 도로 공사를 해야 하는 등 인프라가 필요한 곳이 많다”며 이런 나라 관계자와 접촉하는 것이 사업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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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전쟁에 웃는 푸틴… 젤렌스키 “관심 분산 안 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지친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중동전쟁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외교 정책 실패라고 주장하며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려 했다. 이번 사태가 시작된 7일 71세 생일을 맞은 푸틴 대통령이 하마스로부터 뜻하지 않은 ‘생일 선물’을 받았다는 분석까지 나왔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중동전쟁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다며 거듭 우려를 표했다. 앞서 3일 케빈 매카시 전 미 하원의장의 탄핵으로 이미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미국의 지원을 나눠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중동 정세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푸틴 “美 외교정책 실패”푸틴 대통령은 10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모하메드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와 회담을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이 이번 사태를 중동에서 미국의 실패를 보여주는 분명한 사례라는 것에 동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는 데 애쓰지 않았다. 자신들의 견해만 강요하면서 양측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외교 치적을 위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무리하게 압박했고, 하마스가 이에 반발해 이번 공격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전화에서도 중동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특히 민간인 희생자의 급증을 우려했다. 두 정상은 즉각적인 정전과 평화협상의 재개만이 해법이라는 데도 공감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원에 대해 “가자지구의 대량학살만 불러올 뿐”이라며 미국 비판에 가세했다.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하마스가 푸틴 대통령에게 선물을 줬다”며 푸틴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같은 기회를 노려 “사실적, 감정적, 재정적, 기술적 관점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은 하향 추세에 들어갈 것”이라고 선전했다.다만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은 여전하다. 러시아는 10일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UNHRC) 이사국 선거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후 이 위원회에서 퇴출됐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이날 83개국의 지지를 받았다며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되지는 않았다고 평했다. 이날 중국은 신장위구르 등에서의 인권 탄압 의혹 속에서도 이사국 재선출에 성공했다.● 젤렌스키 “관심 분산 안 돼”젤렌스키 대통령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줄어들 경우 서방 또한 상당한 후폭풍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추가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그는 10일 프랑스2 TV 인터뷰에서 “국제적인 관심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멀어질 위험이 있고 거기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중동의 비극으로 러시아가 이득을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를 방문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현실적으로 미국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동시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폴리티코는 “미국이 두 나라(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규모로 돈을 쓰기엔 너무 이르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에 비판적인 야당 공화당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지원 단일대오가 흔들릴 가능성을 제기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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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토 빅5 “이스라엘 지지” 밝혔지만… 美 무기지원, EU는 관망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촉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중동전쟁에 서방 국가들이 미묘하게 이견을 보이며 엇갈리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빅5’ 국가는 이스라엘에 대한 원칙적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무기 지원을 두고는 미국과 유럽이 온도차를 나타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지원금을 즉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돌연 이를 철회하는 등 분열하는 조짐도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한목소리를 냈던 서방 진영이 이번 전쟁에는 제각각 목소리를 내는데 국제사회의 구심점이 돼야 할 유엔마저 즉각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 이스라엘 지원에 미-EU ‘온도차’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상들은 9일(현지 시간) 전화 회의를 한 뒤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하마스의 테러 행위에는 어떠한 정당성도 없으며 규탄 받아야 한다”며 “만행으로부터 자국과 국민을 보호하려는 이스라엘의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 무기 지원 등을 두고 미국과 유럽은 온도차를 보였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이스라엘에 대한 군수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며 “미국 중부사령부를 포함해 이스라엘에 신속하게 제공될 수 있는 무기와 군수품 재고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미국인이 최소 11명 사망했다”며 “나는 우리 팀에 이스라엘 당국자들과 인질 위기의 모든 면에 대응해서 협력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유럽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주EU 이스라엘대사는 이날 “유럽의 지원을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EU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지원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철회하는 등 내부적으로 분열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올리버 바르헬리 EU 위원은 9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6억9100만 유로(약 9859억 원)의 지원금 지급 여부를 검토하며 모든 지급을 즉시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EU는 이날 늦은 밤 보도자료를 배포해 “지원의 조정 여부를 동등하게 검토할 것이고 인도적 지원은 계속된다”고 지급 중단 철회를 공식화했다. 프랑스 역시 10일 “팔레스타인 국민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지원을 중단하는 데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극성의 새 시대… 美, 지배세력 아냐”EU가 우크라이나 전쟁 때와 달리 이번 충돌을 두고 삐걱거리는 이유는 회원국 내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입장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팔레스타인 주민의 자치권 수호 운동에 대한 지지가 미국보다 유럽 국가에서 높은 편이라 각 정권에서 여론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영국 여론조사 기업 유고브가 올 7월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유럽인들이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경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방의 한 축인 EU가 분열되는 와중에 유엔도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9일 성명을 통해 “즉각 공격을 중단하고 인질을 석방하라”고 하마스에 촉구하면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발표에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식 협의에서 참가국들은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지 못했다. 장준 주유엔 중국대사는 “민간인에 대한 모든 공격을 규탄한다”는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부대사는 회의 직후 “분명한 것은 모두가 하마스를 규탄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규탄을 안 한 게) 누군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며 러시아를 겨냥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전쟁에 대해 “다극성이란 새로운 질서로 전환되는 가운데 있다”며 “미국은 더 이상 예전처럼 지배적 세력이 아니다”라고 평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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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프킨 “부산엑스포, 세계에 ‘할 수 있다’는 영감 줄 것”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는 한국이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영감을 주는 기회입니다.” 세계적 석학 제러미 리프킨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사진)은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파비용 가브리엘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심포지엄에서 “한국은 식민지화, 전쟁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언제나 복원력을 갖고 건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과 삶의 질 지표를 잘 조화시켜야 하는데 이 혁명이 대한민국 부산에서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 점이 (부산에서) 엑스포를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왜 한국, 왜 부산?’을 주제로 개최한 이날 심포지엄과 이어진 만찬에는 드미트리 케르켄테스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과 유치 도시 결정 투표를 할 각국 대표들, 공동유치위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박형준 부산시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표적 지한파 학자 샘 리처즈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도 “대한민국은 혁신·교육 ·협력이라는 세 강점을 통해 경제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며 “한국은 쿨(cool)하다. 엑스포로 지구촌 변화를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 회장은 “각국에 맞춤형 해법을 제시하는 엑스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부산이 잘되는 게 우리나라 균형발전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고,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부산엑스포 유치가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인식하고 LG그룹 차원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도 함께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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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프킨 “부산엑스포, 한국이 하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영감 줘”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는 한국이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영감을 주는 기회입니다.”세계적 석학 제러미 리프킨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은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파빌리온 가브리엘에서 열린 부산 엑스포 심포지엄에서 “한국은 식민지화, 전쟁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언제나 복원력을 갖고 건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과 삶의 질 지표를 잘 조화시켜야 하는데 이 혁명이 대한민국 부산에서 일어나고 있다. 엑스포를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2030부산 엑스포 유치위원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왜 한국, 왜 부산?’을 주제로 개최한 이날 심포지엄과 이어진 만찬에는 드미트리 케르켄테즈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과 유치 도시 결정 투표를 할 각국 대표들, 공동유치위원장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박형준 부산시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대표적 지한파 학자 샘 리처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도 “대한민국은 혁신 교육 협력이라는 세 강점을 통해 경제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를 하는 공여국 클럽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며 “한국은 쿨(cool)하다. 엑스포로 지구촌 변화를 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최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최 회장은 “각국에 맞춤형 해법을 제시하는 엑스포가 될 것”이라고 했고 정 회장은 “시간이 갈수록 (유치) 희망이 생기는 건 사실”이라며 “부산이 잘 되는 게 우리나라 균형 발전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저희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유치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데 (유치) 상대국이 전기나 도로 같은 기반 시설이 부족해 영업적으로도 많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 사장은 “LG그룹은 부산엑스포 유치가 그룹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인식하고 그룹차원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날 행사에는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아리아 ‘아! 나는 살고 싶어요’를 시작으로 부산 엑스포 유치 응원곡 ‘함께’ 등 7곡을 선사했다. BIE는 11월 28일 2030 엑스포 유치도시를 결정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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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경제정책 ‘삐걱’… 마크롱과 숄츠의 어색한 관계 탓?[조은아의 유로노믹스]

    유럽연합(EU)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지원 방안을 포함한 재정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최근 좀처럼 속도를 못 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여기에 겨울철을 앞두고 에너지 위기 우려가 다시금 불거지고 있어 시급해진 EU의 전력시장 개혁도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EU의 경제정책이 삐걱거리는 데는 EU의 두 경제 대국인 프랑스와 독일의 불협화음이 큰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의 수장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개인적인 스타일이 너무 달라 소통이 잘 되질 않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우크라에 절실한 EU 예산 논의 ‘수렁’우선 EU에서는 예산안을 확정짓는 문제가 시급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의 6년 공유예산에 대한 추가 협상이 필요한데 논의는 수렁에 빠져버렸다. 특히 EU가 예산으로 우크라이나의 내년도 예산 수요에 대응해 신속히 지원하려면 연말까지 예산안이 합의돼야 한다. 게다가 미국 의회에서 지난달 30일 통과된 임시 예산에는 우크라이나 지원액이 포함되지 않아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더욱 다급해졌다.EU에선 예산안 합의에 마크롱 대통령과 숄츠 총리의 이견이 장애가 되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EU의 한 고위 관계자는 FT에 “두 사람이 한 방에 앉아 정리하면 될 일”이라며 “그렇지 못하면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했다. EU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두 사람이 더 큰 그림을 보지 않으면 일(예산안 합의)을 끝낼 수 없다”고 우려했다.EU의 전력시장 개혁 정책도 정체돼 있다. 주요 에너지원인 원자력발전을 두고 양국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원전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반면 독일은 정책적으로 반대 입장이 확고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숄츠 총리 내각의 ‘탈원전’ 방침에 “역사적인 실수”라고 비판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양국은 EU의 원전에너지 소비에 대한 지원을 두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카리스마형 마크롱 VS 과묵한 숄츠내연기관 차량 정책을 두고도 양국은 얼굴을 붉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독일은 올 3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자’는 EU 합의문에 서명하기 전 ‘e퓨얼(합성연료)’을 쓰는 내연기관 차량은 계속 판매를 허용하자고 주장했다. 독일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기업계의 압박에 돌연 입장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클레망 본 프랑스 교통부 장관은 “독일이 반란을 주도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양국이 경제 정책을 두고 사사건건 격돌하는 이유는 양국 정상의 ‘케미 부족’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9일부터 1박 2일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시작된 양국 정부 간 대화에서 불협화음이 나올 것을 우려하며 “양국 국회의원과 외교관들은 카리스마 넘치는 마크롱 대통령과 입을 다물고 있는 숄츠 총리 간의 ‘케미 부족’으로 양국 정부가 차이점을 해결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나폴레옹을 닮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 반면 숄츠 총리는 비교적 조용한 스타일이다. 나이도 마크롱 대통령이 46세, 숄츠 총리가 65세로 둘은 거의 아들과 아버지 격이다.이날 함부르크에서 시작된 양국 정부 간 대화는 양국이 새로운 정책 성과를 도출해내기 보단 우호 관계를 정상화하는 게 목표다. 이 때문에 숄츠 총리는 2011~2018년 시장을 역임해 애착이 남다른 북부 항구 도시 함부르크의 휴양지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맞았다. 이에 독일 기독민주연합(CDU) 소속 데틀레프 세이프 의원은 로이터통신에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기로 결정하면 둘 다 손해를 볼 뿐만 아니라 EU도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마침 이번 마크롱 대통령이 이날 함부르크에 도착하기 직전 함부르크 공항 운항이 1시간 반가량 중단되는 해프닝이 벌어져 양국은 바짝 긴장했다. 이란 테헤란에서 이륙해 함부르크로 향하던 항공기에 대해 ‘테러 공격’을 암시하는 e메일이 독일 경찰에 발송됐기 때문이다.현재로선 양국이 우호를 되찾는 데는 난항이 예상되지만 양국이 결국엔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며 긍정하는 시각도 있다. FT는 “양국은 험난한 상황을 극복하고 EU를 이끌기 위해 서로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이어온 역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벤 기골드 독일 경제기후보호부 장관도 “유럽의 핵심은 프랑스와 독일 갈등을 포함해 (갈등을 푸는) 협상의 공간을 찾는 것”이라며 “현 관계가 지난 수십 년보다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 불거지는 경제 이슈가 부쩍 늘었습니다. 경제 분야 취재 경험과 유럽 특파원으로 접하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 유럽 경제를 풀어드리겠습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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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쟁 아닌 연대의 엑스포, 부산으로 오세요”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는 경쟁이 아닌 연대의 엑스포입니다.”9일(현지 시간)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국이 있는 프랑스 파리의 센강에 정박한 배 구스타프호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주최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같이 소개했다. 엑스포를 각국이 연대해 기후변화, 에너지 같은 인류 공통의 문제 해법을 찾는 기회로 삼겠다는 얘기다.이날 한 총리, 박형준 부산시장,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동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등으로 구성된 ‘팀 부산’은 외신기자 20여 명에게 부산엑스포 개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최 회장은 부산엑스포를 통해 엑스포의 개념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엑스포 성격을 바꿔 ‘솔루션 플랫폼’으로 삼고자 한다”며 “어떤 국가도 다른 국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을 텐데 우리는 엑스포를 통해 각국 맞춤형으로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외신기자들은 간담회에서 소개된 6·25전쟁 후 한국의 발전 경험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아프리카 언론사 기자는 “아프리카 많은 국가들은 한국을 지지한다”며 “한국은 60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이렇게 발전한 비결을 한국에 가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한국이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국제사회의 많은 지원 때문이었다”며 “(엑스포를 통해) 기후변화, 교육, 공공의료, 사회 인프라 발전에 성공한 요인들을 공유하겠다”고 했다.프랑스 언론사 기자는 “한국 국민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한국이 엑스포 유치로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물었다. 박 시장은 “물류, 금융, 문화 및 관광산업 등을 활용해 (부산을) 세계적인 허브 시티로 키우고 최첨단 산업을 통한 스마트 시티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팀 부산은 이어 이날 저녁 BIE 사무총장 및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엑스포가 왜 필요한지를 알리는 심포지엄도 열었다. 엑스포 유치 경쟁국 이탈리아는 11일, 사우디아라비아는 12일 각각 심포지엄을 연다. 다음 달 28일 BIE의 2030년 엑스포 유치국 결정을 앞두고 ‘막바지 유치전(戰)’ 막이 오른 것이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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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지방선거 집권연정 참패… 극우당 2, 3위 약진

    독일 16개 주 중 가장 부유한 곳으로 꼽히는 남부 바이에른주와 서부 헤센주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신호등 연립정부’가 참패했다. 반면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거점인 동부를 벗어나 서부 헤센주에서 역대 최고 결과를 얻으며 2위를 차지했다. 9일 독일 일간 슈피겔에 따르면 8일 진행된 바이에른주와 헤센주의 선거 결과 바이에른주에서는 1957년부터 이곳을 이끈 중도우파 성향 기독사회당(CSU)이 득표율 37.0%를 얻어 승리했다. 헤센주에서는 중도우파 기독민주당(CDU)이 34.6%를 얻어 승리했다. 극우 AfD는 헤센주에선 18.4%로 2위, 바이에른주에선 14.6%를 얻어 3위에 올랐다. 5년 전 득표율에서 각각 5.3%포인트, 4.4%포인트 약진한 것이다. 반면 신호등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사회민주당(SPD) 자유민주당(FDP) 녹색당은 두 지역에서 5년 전보다 많게는 5.0%포인트 낮은 득표율을 보이며 참패했다. 헤센주 CDU 소속 보리스 라인 주지사에 맞서 현 녹색당 대표와 SPD 후보가 나섰지만 CDU의 아성을 무너뜨리진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유권자들이 숄츠 총리의 분열된 중도좌파 연립정당을 강하게 질책한 셈”이라며 “경제적 어려움과 이민자에 대한 우려가 야당인 보수와 극우 세력 확장을 용이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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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쟁 아닌 연대의 부산 엑스포로” 파리 센강 위 선박서 외신 간담회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는 경쟁이 아닌 연대의 엑스포입니다.”9일(현지 시간)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국이 있는 프랑스 파리의 센강에 정박한 배 구스타프호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주최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같이 소개했다. 엑스포를 각국이 연대해 기후변화, 에너지 같은 인류 공통의 문제 해법을 찾는 기회로 삼겠다는 얘기다.이날 한 총리, 박형준 부산시장,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동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등으로 구성된 ‘팀 부산’은 외신기자 20여 명에게 부산엑스포 개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최 회장은 부산엑스포를 통해 엑스포의 개념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엑스포 성격을 바꿔 ‘솔루션 플랫폼’으로 삼고자 한다”며 “어떤 국가도 다른 국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을 텐데 우리는 엑스포를 통해 각국 맞춤형으로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외신기자들은 간담회에서 소개된 6·25전쟁 후 한국의 발전 경험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아프리카 언론사 기자는 “아프리카 많은 국가들은 한국을 지지한다”며 “한국은 60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이렇게 발전한 비결을 한국에 가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한국이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국제사회의 많은 지원 때문이었다”며 “(엑스포를 통해) 기후변화, 교육, 공공의료, 사회 인프라 발전에 성공한 요인들을 공유하겠다”고 했다.프랑스 언론사 기자는 “한국 국민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한국이 엑스포 유치로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물었다. 박 시장은 “물류, 금융, 문화 및 관광산업 등을 활용해 (부산을) 세계적인 허브 시티로 키우고 최첨단 산업을 통한 스마트 시티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팀 부산은 이어 이날 저녁 BIE 사무총장 및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엑스포가 왜 필요한지를 알리는 심포지엄도 열었다. 엑스포 유치 경쟁국 이탈리아는 11일, 사우디아라비아는 12일 각각 심포지엄을 연다. 다음 달 28일 BIE의 2030년 엑스포 유치국 결정을 앞두고 ‘막바지 유치전(戰)’ 막이 오른 것이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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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20년만의 최악 강진… “2000여명 숨져”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헤라트주 일대에서 7일(현지 시간) 강진이 발생해 2000명 이상이 숨졌다. 수십 년째 거듭된 분쟁으로 국가 기반 시설이 낙후된 데다 2021년 미군 철수 및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의 집권으로 국제 구호단체의 활동 또한 중단돼 구호 여건 또한 열악한 상태다. 여진 또한 계속되고 있어 사상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1분경 헤라트주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후 규모 4.3∼6.3의 여진이 8차례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물라 자난 사예크 아프간 재난부 대변인은 8일 “최소 2053명이 숨지고 9240명이 다쳤다. 가옥 1329채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헤라트주 당국은 사망자의 상당수가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공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헤라트 지역 최소 12개 마을에서 가옥 600채 이상이 파손됐고 약 4200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번 지진이 아프간에서 발생한 20년 만의 대지진이라고 전했다. 진앙은 주도(州都) 헤라트에서 북서쪽으로 36km 지점이며 진원 깊이는 14km로 비교적 얕았다.아프간, 의료시설 낙후-구조여건 열악… 사상자 늘듯 20년만의 최악 강진탈레반 집권뒤 국제단체 구호 중단“식량-식수-의약품 등 필요” 호소 WHO에 따르면 헤라트주에는 공중보건 시설 202곳이 있는데 시설 대부분이 작고, 이 외딴 지역으로 물품을 들여오는 물류망에 차질이 생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헤라트주 보건부 관계자는 시신이 여러 병원에 분산돼 있어 사망자 수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헤라트 일대의 주요 병원 야외에 희생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침대가 대거 놓여 있는 모습이 등장하고 있다. 수하일 샤힌 카타르 탈레반 정치국장은 “구호와 구조를 위해 식량, 식수, 의약품, 의복, 텐트가 시급히 필요하다”며 전 세계에 도움을 호소했다. 피해 지역 주민들은 지진으로 인해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로이터통신에 “사람들이 집을 떠나고 우리 모두는 거리로 나와 있다”며 “여진 또한 여전하다”고 전했다. 이란 국경에서 동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헤라트는 아프간 3대 도시이자 문화수도로 꼽힌다. 2019년 세계은행 기준 인구는 약 190만 명이다. 인구 밀집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인 데다 사회기반 시설 등도 워낙 노후화해 지진 발생 직후부터 큰 피해가 우려됐다.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는 대륙판인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지역에 있어 힌두쿠시산맥을 중심으로 지진이 잦다. 지난해 6월에는 아프간 남동부 파키스탄 국경 인근 팍티카주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일어나 1000여 명이 숨졌다.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꼽히는 아프간은 1979년 옛 소련의 침공 이후 내부 분쟁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이 인도주의적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2021년 미군 철수 이후 탈레반이 권력을 장악하자 미국과 동맹국들은 보유 중인 아프간 외환보유액 약 70억 달러(약 9조4400억 원)를 동결하고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여성을 억압하는 탈레반에 반대해 국제 구호단체들은 지난해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탈레반 정권은 구호단체들의 여성 인력에게도 “일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인력과 자금 어려움 등이 커지자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올 8월 “자금 제약 탓에 아프간 병원 25곳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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