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석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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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허진석 기자입니다.

jameshu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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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4~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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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생물 이용 재생수지 순도 향상… “재활용 위해 잘 선별하는 게 중요”[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생수 병을 버리려고 할 때 플라스틱 재활용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시대다. 상표가 있는 라벨을 따로 떼어내고, 투명한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병만 모으는 통에 담아 버릴 것이 권장된다.플라스틱은 폴리프로필렌(PP)이나 폴리에틸렌(PE), 폴리스티렌(PS) 등 여러 종류인데, 재활용이 제대로 되려면 같은 종류의 플라스틱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생수 상표가 있는 라벨도 PP나 PS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꼼꼼한 사람은 병뚜껑(PS 재질)은 물론이고 뚜껑에서 분리된 후 병목에 남은 고리까지 떼어내서 버린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사회적 불편과 고통이 작지 않은 일이다. 생수 병은 그나마 분리가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구성됐지만 칫솔이나 분무기 등은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이 밀착돼 있어 분리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플라스틱을 종류별로 제대로 분리하는 기술이 없어서 소각되거나 묻히는 플라스틱도 적지 않다. 리플라(대표이사 서동은)는 미생물을 활용해 플라스틱을 종류별로 말끔하게 분리해 폐플라스틱의 순도를 높이는 스타트업이다.○플라스틱을 다 없애지 않고 ‘잘’ 남기기친환경의 관점에서 보면 플라스틱은 없애야 하는 대상이다. 하지만 리플라의 서동은 대표이사(24)는 관점을 달리했다. 플라스틱과 결별할 수 없다면 ‘플라스틱을 잘 남겨야 한다’고 봤다. 순수하게 특정 플라스틱을 남길 수 있다면 재활용률을 그만큼 높일 수 있어 환경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리플라는 우선 PP만 남기는 방식으로 상업화를 시도하고 있다. PP는 플라스틱 중 질량이 가장 가볍고 내구성이 강해 많이 쓰이는 종류다. 고온에도 변형되거나 호르몬 배출이 거의 없어 배달 음식을 담는 그릇으로 많이 쓰이고, 테이크아웃 커피 뚜껑이나 요구르트 병의 재료이기도 하다. 플라스틱 재활용 업체들은 수거한 플라스틱을 먼저 수작업으로 선별한다. 그 뒤 근적외선과 비중 차이를 이용해 플라스틱을 선별해 순도를 높인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더라도 비슷한 비중을 가졌거나 붙어 있는 플라스틱들을 분리하는 것은 힘들어 순도를 높이는 데 애로가 많다. 서 대표는 “열이나 화학약품으로 플라스틱을 변형하는 것과 달리 플라스틱 상태로 분리하는 이런 물질적 선별이 가장 효율적인데, 분리에 어려움이 많아 세계적으로 물질적 재활용 비율은 22%에 불과하고 한국은 13%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했다.리플라는 플라스틱을 먹는 미생물이 들어 있는 바이오탱크를 기존 공정의 마지막에 덧붙여 플라스틱의 순도를 높인다. 리플라는 재질에 따라 분해 능력이 다른 미생물 약 300종을 보유하고 있다. ○고등학생 때 창업 아이템 발견 서 대표는 경기 용인 백암고에 다니던 2016년 재활용 산업을 과학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주제로 한 전국과학탐구토론대회에 나갔다. 구체적인 연구주제를 찾다가 2015년 9월 미국 스탠퍼드대 선임연구원인 웨이민 위(weimin Wu) 박사가 쓴 스티로폼(발포 PS)을 먹는 밀웜 논문을 봤다. 밀웜 장내에 있는 미생물이 PS를 분해할 수 있다면 다른 여러 플라스틱의 분해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밀웜의 장내에서 미생물을 직접 찾아내기도 했다. 창업에 관심이 많았던 서 대표는 이 아이템으로 창업을 꿈꿨다. 당시 시장 조사를 위해 만났던 재활용업체 사장님들이 순도를 기존 98%에서 99.65% 이상으로 조금만 올려도 플라스틱을 훨씬 비싸게 팔 수 있다고 한 말 때문이었다. 이후 창업 인재 특기자로 UNIST에 진학해 생명공학과 벤처경영을 전공했고, 2019년 법인을 설립했다. 회사 자본금 5000만 원은 이 아이디어로 여러 창업 경진대회에서 나가 받은 상금을 모아 마련했다. 창업 이후 연구를 거듭해 지금은 어떤 조건에서 플라스틱을 가장 잘 분해하는지 노하우를 쌓고 있다.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박나라 최고운영책임자(COO·24)는 “미생물 주변에 일반적인 먹이가 많으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를 내뿜지 않는다”며 “미생물을 굶기는 등 적절하게 척박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것이 노하우”라고 했다.○미생물 대량 증식하는 단계리플라 앞에는 미생물을 대량으로 증식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실험실의 시험 단계인 수 kg을 넘어서 수 t 분량으로 규모를 키워야 한다. 리플라는 미생물 배양기를 늘려 내년 말이면 바이오탱크 시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탱크는 지름 15m 정도 되는 긴 파이프를 50~100평 정도 되는 공간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서 대표는 “미생물이 플라스틱을 먹는다고 표현하기는 하지만 정확히는 미생물이 분비하는 효소가 플라스틱에 붙어 플라스틱을 분해 한 후 미생물이 흡수하는 것”이라며 “여러 균주를 혼합해 분해 속도를 계속 높이고 있어 내년 상업화 단계에서는 시간이 더 단축될 것”이라고 했다. 분해 속도가 높아지면 바이오탱크의 크기도 그만큼 줄일 수 있어 경제성이 커진다.특정 플라스틱만 효율적으로 분해해 없애는 기술로 농촌의 폐비닐을 처리하는 바이오탱크를 설치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박 COO는 “잡초 방지용으로 바닥에 깔아 사용하는검은색 비닐은 대부분 LDPE로 만들어지는데, 햇볕에 부식되고 이물질이 많이 묻어 재활용이 힘들다”며 “지금은 땅에 몰래 묻어 버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LDPE를 잘 분해하는 미생물 바이오탱크로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커지는 대기업의 재생 플라스틱 수요리플라에 따르면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의 규모는 50조 원에 달한다. 국내에는 연매출 3000억 원 이상인 곳 40곳을 포함해 4500여 곳이 있다. 플라스틱의 순도가 기존 98%에서 99.65% 이상으로 올라가면 판매 가격은 납품처에 따라 1.5배 가량 올라갈 수 있다. 순도를 1.65%만 높여도 판매가는 1.5배가 되는 셈이다. 하루 30t을 처리하는 업체라면 연 매출액이 37억5000만 원가량 더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다 기타 플라스틱을 미생물이 분해하기 때문에 기존에 매립하거나 소각하던 비용 연 8억5000만 원가량도 아낄 수 있어 총 46억 원의 이득이 발생한다는 게 리플라의 추산이다.세계적으로 고품질 재생수지에 대한 대기업들의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볼보는 2025년부터 볼보 차량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중 최소 25%는 재활용 소재를 적용할 계획이고, 포드는 재생 플라스틱만을 사용한 차량을 제작한다는 장기 목표까지 갖고 있다. 국내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LG전자의 재생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도 근래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서 대표는 “미생물을 활용해 노트북컴퓨터나 자동차 내장재 등에 쓰일 수 있는 고순도 플라스틱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기존의 재활용 공장들을 돕는 세계적인 기업이 되고 싶다”고 했다.수원=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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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고속 회전 카테터로 고해상도 영상 추출…“사망률 낮추는 혁신장비”[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세계적으로 사망 원인 1위인 질환은 심혈관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 지구촌 사망자의 32%(1790만 명)가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 심혈관 질환의 대다수는 심근경색(심장마비)으로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심장 동맥의 탄력이 떨어지고 혈관 안에 혈전이 쌓여 그 통로가 좁아지면서 발병한다. 심장 혈관들이 좁아지거나 막힌 것으로 의심되면 의사는 컴퓨터단층촬영(CT)과 X레이 동영상 촬영으로 병변을 찾고, 더 정밀하게 살피기 위해 혈관에 내시경 역할을 하는 카테터(가는 관)를 넣는다. 카테터형 심혈관 질환 진단기는 초음파를 활용하는 기기(IVUS)와 적외선을 이용하는 장비(OCT), 압력센서를 사용하는 장치(FFR) 등으로 나뉜다. 심장동맥을 넓혀주는 스텐트 시술 전후에 혈관의 지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스텐트가 혈관에 제대로 자리를 잡았는지를 살피는 용도로도 유용하게 쓰인다. 레이와트(대표이사 하진용)는 심혈관 질환 진단기기 중 적외선을 활용한 광학 영상진단장비(OCT)를 개발하는 곳이다. 적외선을 쏘는 광섬유의 끝 부분을 혈관 내부에서 빠르게 회전시키면서 조금씩 이동시켜 혈관 내부를 재현하는 방식이다. 적외선을 혈관 내부 벽에 쏜 뒤 되돌아오는 빛을 받아 고해상도 3차원 영상을 만들어 낸다.○심혈관 질환 진단기기 문제와 개선점카테터형 심혈관 질환 진단기기는 물리적인 관을 혈관에 넣는 방식이기에 오랫동안 사용할 경우 혈류의 흐름을 방해해 환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시간은 통상 3초 안팎이다. 심장 오른 부위를 감싸고 있는 우관상동맥의 경우 80%의 병변이 혈관 입구에서 75mm 길이 내에 위치하는데, 현존 기기는 탐색 속도가 빠르지 않아 이 구간을 고해상도로 모두 촬영하기 쉽지 않다. 또 적외선을 활용하는 진단 방식은 혈관 안에 조영제의 주입이 필요한데,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한 번 진단을 할 때 되도록 긴 구간을 탐색할 필요성이 있어 왔다. 레이와트는 심혈관 질환 영상진단기기에 연결되는 카테터의 회전 속도를 세계 최고 속도로 구현해 이 문제를 극복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의료기기 기업 애보트가 초당 180회의 회전을 구현한 데 비해 레이와트는 초당 300회 회전으로 1.7배나 빠르게 만들었다. 와이어 회전 속도가 빨라지면 같은 시간에 그만큼 긴 구간을 진단할 수 있다. 하진용 대표(46)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는 중인데, 이에 성공한다면 심혈관 질환 영상진단기기의 수입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레이와트는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중선 교수와 협업해 개발과 전 임상을 진행했다. 레이와트는 내후년 1월쯤 완제품이 시장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테터형 심혈관 질환 진단기기는 초음파로 혈관 내부를 관찰하는 기기가 1989년에 상업화돼 많이 쓰인다. 상대적으로 피부 깊숙한 부분까지 관찰할 수 있지만 해상도가 낮은 단점이 있다. 적외선을 활용한 영상진단기기는 2010년에 상업화된 비교적 최신 기술 제품이다. 대당 3억 원 정도 한다. 약 2억9500만 달러(약 4200억 원)인 시장을 미국 애보트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모터와 카테터 직접 연결로 고속 회전 구현카테터의 지름은 0.8mm다. 이런 가는 관을 초당 300회 이상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회전시키는 기술은 모터는 물론이고 여러 소재의 물리적 특성까지 제어해야 하는 ‘종합 예술’이다. 레이와트는 카테터를 회전시키는 모터를 혁신해 특허를 받았다. 모터와 카테터를 직접 연결한 뒤 광섬유가 모터의 중심부분을 뚫고 지나가는 방식을 고안해 냈다. 기존 제품들은 모터와 카테터를 고무벨트 같은 것으로 연결해 회전력을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회전 속도를 높일수록 동력을 전달하는 고무벨트에 미끄러짐이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하 대표는 “카테터의 주요 부품인 광섬유와 광섬유를 감싸는 소재가 고속 회전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했는데, 이론이나 계산으로는 되지 않는 부분이라 수많은 반복 실험으로 직원들의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레이와트의 심혈관 질환 영상진단기기는 촬영한 혈관 내부 영상을 활용해 병변 전후의 혈관 내부 압력을 예측하는 기술도 갖추고 있다. 기존 미국 제품은 압력센서가 달린 카테터를 따로 넣어 측정하는 방식인 데 비해 레이와트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압력을 유추해 내는 것이다. 하 대표는 “의료현장에서는 심혈관 조영술 영상에서 혈관이 막힌 것처럼 보이더라도 병변 전후 혈관 내 압력에 차이가 없으면 굳이 스텐트 시술을 하지 않는데, 이런 판단을 단번에 할 수 있다”고 했다.○국가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창업하 대표는 세종대 전자정보통신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교수로서 자신이 연구해 온 주제로 창업을 한 실험실 창업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광통신으로 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서 연구원을 지냈다. 미국에 있을 때 광섬유와 레이저 등을 활용한 진단 의료 기기를 만드는 연구를 했다. 이후 삼성전자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세종대 교수로 2013년 자리를 옮겼다. 창업은 국가 기술개발 프로젝트 덕분이었다.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주한 ‘의료기관 창업 캠퍼스 연계 신개념 의료기기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수행 연구자로 선정됐는데, 그 과제는 개발한 기술로 창업까지 하는 것이 필수조건이었다. 오랫동안 광섬유를 다뤄왔고, 미국에서 이를 이용한 의료기기를 만든 경험 때문에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찾을 수 있었던 셈이다. 2019년 7월에 세종대 실험실에서 창업을 했고, 2022년 6월에 벤처기업으로 등록했다. 같은 달에는 의료기기 품질관리 심사(GMP) 인증을 받았다. 하 대표는 “심혈관 질환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고, 비교적 초기 시장이어서 스타트업에 대한 인수합병이 활발한 점 등을 염두에 두고 창업을 했다”고 했다.○“세계시장으로도 진출”레이와트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고속 촬영 및 고속 회전 기술, 머신러닝 모델 관련 기술 등을 국내외에 모두 특허출원해 두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시장조사전문기업 퓨처와이즈가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 영상진단기기 시장은 2027년이면 4억7000만 달러(약 67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2∼2027년 연평균 성장률은 8.1%로 전망된다. 심혈관 질환 영상진단기기를 사용하는 비율은 미국 유럽 일본 같은 선진국이 상대적으로 높고, 중국과 인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아시아 시장에서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 하 대표는 “심혈관 질환 영상진단기기를 만들려면 광전자와 의학, 기계공학, 컴퓨터공학 등 여러 분야의 전문 기술이 필요하다”며 “그런 전문가들이 합류해 준 덕분에 기술 개발이 가능했다”고 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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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물 벽면부터 해외녹화까지… “조경수 온라인 플랫폼 만들겠다”

    코로나로 인한 활동 제약이 줄어들면서 국내 조경용 수목 유통 1위 기업인 수프로(대표이사 채일·사진)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수프로 임직원들은 우즈베키스탄 산림녹화 사업 재개를 위해 2주 동안 출장을 다녀왔다. 수프로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우즈베키스탄의 황무지를 녹화하기 위해 발주한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수주해 시행 중이다. 코로나로 2년간 멈췄던 사업이 내년부터는 재개되는 것이다. 수프로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해 주는 양묘 기술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2000년 설립된 수프로는 해외 녹화 사업뿐만 아니라 국내 조경수 생산과 유통, 국토교통부 환경부 산림청 등이 발주하는 환경 복원, 도시 미관과 열섬 효과 개선을 위한 벽면녹화 사업 등 나무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하는 흔치 않은 기업이다. 서울대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 온 채일 대표이사는 특수 화분(컨테이너)을 이용한 조경수 생산방법 특허를 받는 등 조경수 생산의 선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통상 조경수는 노지(땅)에서 기르는데, 수프로는 잔뿌리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해 주는 특수 화분을 고안해 냈다. 채 대표는 “특수 화분에서 양분을 제어하면 잔뿌리가 많아지는데, 이렇게 기른 나무는 일반적인 이식 시기가 아닌 여름에 옮겨 심어도 살아남을 정도로 생존력이 강하다”고 했다. 이 기술 덕분에 수프로는 우즈베키스탄뿐만 아니라 키르기스스탄과 튀니지, 중국 등에서도 KOICA의 녹화사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가장 큰 사업 영역은 조경수 생산 및 유통 사업이다. 국내 시장 규모는 1조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파트 공사 현장과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리하는 공원 등에 필요한 조경수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수프로는 직접 생산도 하지만 전국에 흩어져 있는 영세 양묘 업자의 나무를 사서 건설사나 조경사업자들에게 공급한다. 채 대표는 “수목이 조경에 쓰일 수 있는 규격까지 자라려면 3∼5년, 길게는 10년까지 걸린다”며 “준공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일정 품질 이상의 수목을 어디에서 확보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 자체가 사업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그는 사업 시작 단계부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생산자와 수요자를 잇겠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20년 동안 전국의 2000여 양묘 생산업자가 재배 중인 수목 정보를 차곡차곡 확보해 뒀다. 그는 “회사의 매출은 1년에 200억∼250억 원대이지만 매년 외부에서 요청이 들어오는 견적서상의 금액은 3000억 원이 넘는다”며 “조경수에 대한 데이터가 집적된 곳이 우리 회사이다 보니 조경수의 시세를 알기 위해 견적을 요청해오는 수요처가 많다”고 했다. 수프로는 국내 수목 시장 규모의 30%에 달하는 이런 견적 요청도 모두 데이터로 축적해 어느 공사 현장에 어느 만큼의 나무가 쓰이는지를 파악해 두고 있다. 이는 모두 조경수 유통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준비다. 채 대표는 “웬만한 아파트 단지가 준공검사를 받으려면 200종이 넘는 수목을 크기별로 제대로 맞춰 심어야 한다. 아파트 건설 완공이 몰려 있는 지금 같은 시기에는 수목을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고 했다. 온라인 플랫폼이 생기면 조경 사업자들이 나무를 수월하게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채 대표는 온라인 플랫폼을 위해 모아둔, 전국에서 양묘 중인 수목에 대한 정보는 생산자들에게도 공유해 특정 수목의 생산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폭락 사태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프로는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도심 녹화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잔뿌리를 많이 나게 하는 기술로 실외 벽면에서도 수목이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해 각광을 받고 있다. 채 대표는 “실내 벽을 녹화하는 곳은 여러 곳 있지만 실외 벽을 녹화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과 신수동 주민센터 등의 실외 벽 녹화를 수프로가 수행했다. 수프로의 임직원 32명 중에는 석·박사가 7명이다. 조경과 자연환경보전, 산림, 건축·토목 분야의 기술사와 기사도 수두룩하다. 경기 여주시에 연구소를 두고 있다. 채 대표는 “지금은 B2B 분야에서 나무를 공급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개인이 원하는 나무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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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하듯 단어학습 재미 솔솔… 외울 때까지 반복학습 어휘 술술[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인공지능(AI)의 시대에도 영어는 공들여 배워야 할 대상일까. 비즈니스를 해 본 사람이라면 사람이든 기계든 통역의 힘을 빌려서 협상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리한 방식인지 알게 된다. 이팝소프트 박종흠 각자대표이사(45)는 이팝소프트 창업 전인 2008년 미국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다. 자신이 만들었던 온라인 게임회사 ‘J2M소프트’가 미국 게임업체 일렉트로닉 아츠에 인수돼 몇 년간 영어를 주 언어로 삼아야 했다. 인수한 회사가 기술자이자 한국인인 박 대표를 배려해 뛰어난 통역 인력을 붙여줬지만, 온라인 회의 등에서 통역의 말을 듣고 자신이 말을 하면 통역이 다시 말하는 방식으로는 동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었다. 사내에 돌아다닌 뒷말은 참담했다. “저 친구는 똑똑하다고 해서 회사가 인수를 했다고 하는데, 잘못 인수한 것 아닌가.” 이후 1년 반 동안 단어를 더 많이 외우고, 발음을 교정하고, 문장과 숙어를 익혀 동료들 앞에서 멋지게 발표를 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영어 실력 업그레이드한 경험이 창업 밑바탕단기간에 영어 실력을 높이려면 필요한 게 뭘까. 박 대표는 영어 학습을 최적화하고 싶었다. 일단 가장 많이 쓰이는 영어 단어부터 배우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사용 빈도에 따른 단어 공부를 제시하는 곳을 찾기 힘들었다. 독일 심리학자 에빙하우스의 기억 원리에 따라 반복해 주면 단어를 잊을 확률도 낮출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한국 사람들은 영어 단어와 문장을 해석하는 공부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의사 표현을 위한 영어 문장을 만드는 데는 서툴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런 기능을 종합하면 사업이 되겠다 싶어 게임 회사 넥슨에 근무할 때부터 같이 일했던 동료들에게 사업 아이템을 오랫동안 얘기하며 설득했다. 2018년 이팝소프트를 창업하고 우선 영어 단어를 과학적으로 외울 수 있도록 해주는 앱 ‘말해보카’ 개발에 나섰다. 말하고자 하는 한국어 문장이 먼저 나오고, 이를 영작한 문장이 아래에 나오는데, 비어 있는 핵심 단어는 학습자가 맞히는 게임 방식이다. 얼개는 단순하지만 디테일에 승부를 걸었다. 우리말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은 영어 단어를 떠올려 기입을 해 보면 틀렸을 때 그 미묘한 차이를 간략하지만 핵심적인 문장으로 설명해 준다. 예컨대, ‘저희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점심시간에 와요’라는 문장을 영어로 표현한다고 할 때 ‘We get most of our ( ) during lunchtime’의 빈칸에 ‘guest’를 입력하면 말해보카 앱은 ‘guest는 초청을 받아서 온 사람을 뜻합니다. 돈을 내고 물건을 사는 사람을 뭐라고 부를까요?’와 같이 힌트를 겸해 ‘guest’와 ‘customer’의 차이점을 알려주는 식이다. 박 대표는 “‘take’ 같은 단어는 한국어로 연결되는 뜻이 40개가 넘는데, 말해보카 앱은 ‘가지고 가다’ ‘잡다’ ‘장악하다’ ‘구독하다’가 모두 ‘take’로 표현된다는 것을 알고, 그중 사용자의 수준에 맞고,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용법 등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통상 영어로 의사소통을 막힘없이 하려면 1만 개 단어의 용법을 알아야 한다고 하는데, 현재 말해보카 앱에는 4만여 개의 단어가 그 뜻과 쓰임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장치와 함께 내장돼 있다. 무료 사용 기간 동안에는 표준화된 비슷한 수준의 단어들이 나오지만 이의 정답률을 보고 AI가 학습자의 수준에 맞춰 문제들을 출제하게 된다. 또 하나 중요한 특성은 기억이론에 따라 모르는 단어는 확실하게 외울 때까지 단기와 중기, 장기로 나눠진 타임테이블에 따라 적절하게 반복 학습을 시킨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기억력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온 지는 오래됐지만 실제 영어 단어를 외울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을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말해보카를 통해 배운 단어는 평균 90% 정도는 기억한다는 것이 이팝소프트의 설명이다.○카트라이더 게임을 만들 때 경험 적용박 대표를 비롯해 주요 창업 멤버들은 대부분 게임회사 넥슨의 동료들이다. 박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를 맡고 있는 최영민 대표는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카트라이더’ 게임을 만든 주인공이다. 게임을 만들 때 사용자들이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하라면 기계와 경기를 할 경우 70 대 30 정도로 사용자가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경험칙 같은 것을 쌓았다. 너무 쉬워도 사용자는 게임을 그만두고 너무 어려워도 마찬가지라는 말의 구체적인 버전인 셈이다. AI를 이용해 학습자 개개인의 수준을 측정한 뒤 ‘약간 어렵지만 도전해볼 만한 문제’들만 집중적으로 제안해 학습자가 매일매일 앱을 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게임의 기본적인 특성은 경쟁이다. 말해보카 앱에서는 초기 문제를 풀고 나면 자신의 수준이 전국 상위 몇 %인지가 나온다. 매일 20개나 40개씩 영어 단어를 학습하다 보면 전국 단위 수준도 함께 올라가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경쟁심을 자극한다. 박 대표는 “말해보카는 취미나 일 때문에 영어 단어를 외워야 하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지만 수능 영어 성적 상승과 같은 장기적인 목표가 있는 수험생에게도 적합하다”고 했다.○“좋은 학습법은 잘 확산되지 않더라” 이팝소프트의 말해보카는 드라마나 영화의 대사를 활용하거나 강사가 온라인에서 강의를 하는 다른 영어 학습 앱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AI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인 데다가 게임 기술이 접목돼 학습자들의 사용 시간이 길다는 점에서 그렇다. 외워야 하는 단어는 영화와 드라마, 교과서, 유튜브 등에서 수집(197만 어휘)해 빈도수가 높은 순으로 제시된다. 말로 입력을 할 수도 있고, 정확한 발음으로 교정받을 수도 있다. 박 대표는 앱 개발 초기 학습 시장의 특성을 잘 몰라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앱을 잘 만들면 입소문이 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학부모들이 좋은 학원이나 강사에 대한 정보는 주변과 공유하지 않는 것처럼 학습 시장에서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널리 퍼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박 대표는 앱을 개발한 뒤 학원을 통해 입소문을 내려고 했는데, 해당 학원에서 앱의 유용성은 인정하면서도 다른 학원에서는 쓰지 못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했던 것이다. 이팝소프트는 온라인 마케팅을 활용해 영어 공부에 관심 있는 사용자들에게 직접 자신들의 앱을 알리는 방식으로 극복하고 있다. 이팝소프트에서는 통역대학원 출신들이 일일이 문장을 다듬고, 미묘한 의미 차이에 대한 설명을 단다. 이런 노력을 인정 받아 2019년 말 앱 출시 이후 최근에는 다운로드 수가 200만 회를 넘어섰다. 박 대표는 “느렸지만 인지도가 많이 올라가 올해는 매출 80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흑자를 낼 수 있는 수준으로 회사가 운영되면서 작년에 받았던 투자금 100억 원가량을 아직 사용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팝소프트가 바라보는 시장은 국내만이 아니다. 조만간 일본과 베트남의 영어 교육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4만여 개의 영어 단어에 한국어를 매칭해 뒀기 때문에 이에 맞는 일본어와 베트남어를 매칭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단어뿐만 아니라 문법을 학습할 수 있는 앱도 개발에 착수했다. 이팝소프트는 AI와 게임 기술을 접목해 영어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스페인어나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등도 앱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꿈을 갖고 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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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조기에 붙이기만 하면 건물 유입 세균-바이러스 싹~

    코로나19 사태로 개인위생과 방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한 중소기업이 휴대용부터 건물용까지 살균기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7일 클리어윈코리아(대표이사 김유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기존 공조기에 부착해 건물 내부로 공급되는 공기를 살균할 수 있는 공조기 부착용 자외선 살균장치 ‘클리어쉴드’를 개발했다. 대형 건물에 의무적으로 설치되는 공조장치는 일반적으로 필터를 활용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설비로 공기 중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기능은 없다. 클리어윈코리아 김경연 부사장은 “클리어쉴드 설치로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등의 세균과 코로나19, 인플루엔자 등 각종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음을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시험 결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클리어쉴드는 자외선 LED 바 8개와 컨트롤러 등으로 구성됐고, 별도의 공사 없이 한 시간 정도면 장착할 수 있다. 공조장치의 공기 흐름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살균에 최적화된 265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의 파장을 내는 LED를 채용해 오존 발생 없이 초속 10m로 비교적 빠르게 흐르는 공기도 순간 살균할 수 있다”고 했다. 자외선의 A, B, C 영역 중 살균에 적합한 C 영역 파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클리어윈코리아의 클리어쉴드는 현재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사무용 빌딩인 강남파이낸스빌딩을 비롯해 강남의 대형 병원과 대형 쇼핑몰 등에 설치됐고, 인천 청라지구 청라베어즈베스트 골프장의 클럽하우스와 식당, 사우나장 등에서도 활용 중이다. 김 부사장은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 두 곳은 클리어쉴드의 우수성을 인정해 향후 설계 단계에서부터 클리어쉴드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했다. 클리어윈코리아는 공조기용 살균기 이전에 이미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용 자외선 살균기와 휴대용 개인 자외선 살균기도 개발해 수출까지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5년에 개발한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용 살균기는 인도네시아 지하철과 대만 타이베이공항 등 63개국에 6만 대가량 수출했다. 에스컬레이터의 동력을 활용해 별도의 전원을 공급할 필요가 없다. 휴대용 살균기 ‘클리어스캔’은 두툼한 볼펜만 한 크기다. 자외선을 방출하는 부분을 살균이 필요한 휴대전화나 여러 손잡이, 컴퓨터의 자판기 등에 3초 정도만 쪼여주면 된다. 지난해에 출시해 지금까지 8개국에 20만 대를 판매했다. 건설 현장이나 물류센터 등 많은 사람이 모여 일하는 작업장에서 안전관리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클리어윈코리아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신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이달 17∼25일에는 KOTRA와 하이마트가 서울 롯데 하이마트 월드타워점에서 연 ‘제5회 혁신상품 체험관’ 행사에 참가해 각광을 받았다. 2019년에 설립된 클리어윈코리아는 경기 안양시에 공장을 두고 있고, 전북대에 연구소가 있다. 직원은 24명으로 올해 8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문세연 전북대 양자시스템공학과 교수(연구 분야 플라스마)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해 자외선에 이어 플라스마를 이용한 차세대 살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코로나 이후로도 어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인류를 위협할지 모른다. 일상에서 세균과 바이러스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앞으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 적합한 제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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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 대신 잘라주는 서비스로 매출 2000억 원 앞둔 30살 사장[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금은방에서 금 장신구를 주문하면 소비자는 잘 모르는 독특한 거래 과정이 시작된다. 금은방 뒤에는 도매상이, 그 뒤에는 귀금속 세공업체가 있다. 소비자가 고른 디자인을 금은방은 도매상에 주문하고, 도매상은 다시 세공업체에 주문을 넣는다. 이후 거래 과정이 여느 제품의 유통 과정과 차이가 있다. 작품이 완성되면 세공업체는 도매상에 물건을 찾아가라고 알린다. 이때 도매상은 주문한 장신구의 금 무게와 비슷한 금 덩어리와 세공비, 두 가지를 준비해서 세공업체를 찾는다. 두 업자는 만난 자리에서 완제품의 무게를 소수점 아래 두 자릿수까지 잰다. 그 뒤 도매상은 그 자리에서 원재료인 금을 잘라 소수점 아래 둘째 자릿수까지 정확하게 맞춰 건넨다. 결제에 쓰이는 이런 금은 ‘결제금’으로 불린다. 세공비는 별도로 돈으로 지불한다. 도매상이 가져 온 완제품을 금은방에 넘길 때도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금은방 알바에게 이상했던 풍경 ‘금방’의 임진리 대표이사(30)는 대학 시절 어머니 금은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금 장신구 업계의 실물 거래 관행을 알게 됐다. 도매상에 물건을 찾으러 가다가 금을 분실해 알바비로 그 손해를 감당하면서 실물 거래의 위험성을 체감했다. 금을 잘라줄 때도 정확한 무게를 맞추기 위해 모래알만큼 작게 자르느라 시간과 노력이 적잖게 들었다. 임 대표는 “해외로 돈을 보내는 것도 앱으로 편리하게 처리되는 디지털 시대에 장신구용 금이 아직껏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본 그때 사업 기회를 본 것 같다”고 했다. 게다가 실물 금 거래 관행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행해지는 일이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금값에 의한 손익을 없애기 위해서는 원재료인 금을 실물로 주고받아야 했던 관행이 귀금속 업계가 생긴 뒤로 바뀐 적이 없었던 것이다. 건국대 생물공학과 졸업을 앞두고는 취직보다는 창업의 길을 걷겠다고 결심했다. 창업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SW) 기술이 필수라고 여겨 삼성멀티캠퍼스에 어렵게 입학해 코딩을 배웠다. 컴퓨터 관련 전공이 아니어서 6개월 과정 중 4개월가량 수업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매일 울다시피 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쉽게 풀이한 강의를 접하고는 교육 과정을 조금씩 이해하면서 코딩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키우게 됐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블록체인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고, 한국산업기술대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 강사까지 지냈다.○5만여 귀금속 제품 소개하는 ‘업스토어’코딩에 자신이 붙자 금은방 알바를 할 때 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3월 창업했다. 처음엔 혼자였다가 정부지원금을 바탕으로 개발자 2명을 채용해 3명으로 개발에 나섰다. 그리고 코로나가 막 퍼지기 시작할 무렵인 2020년 3월 ‘업스토어’라는 서비스를 앱으로 내놨다. 금은방과 도매상이 앱에서 금을 사 보유하고 있다가 주문품을 주고받을 때 앱에서 금을 이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세공업체는 앱에서 이체 받은 금을 임 대표의 회사로 찾아와 실물로 찾아간다. 소매상과 도매상은 결제금을 자를 일이 없어진 것이다. 시간과 노력을 아껴주고, 절단 과정 중 발생하는 금 손실을 방지해 주며, 육안으로는 분간하기 힘든 함량인 금을 받을 위험성도 줄여준다. 먼 거리 간 거래도 더 편리하게 해 준다. 전국에는 1만2000여 곳의 금은방과 2000여 곳의 도매상, 1000여 곳의 세공업체가 있다. 임 대표는 앱 출시 후 금 거래가 앱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전국을 돌며 가입을 부탁했다. 금은방이 모여 있는 서울 종로3가 일대는 물론이고 지방 귀금속 상가까지 직접 찾아가 50, 60대의 금은방 주인들에게 앱이 제공하는 이점과 사용법을 일일이 설명했다. 더 많은 디자인의 제품을 한 번에 볼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도 보여줄 수 있다는 점, 실물 금을 옮기고 자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에 가입자가 조금씩 늘었다. 임 대표는 “기존 거래 과정은 지켜드리면서 편의성을 높여 전국 귀금속 사업자의 37%인 5600여 곳이 업스토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서비스 출시 2년 6개월 만에 업스토어는 국내 귀금속 제품 목록을 가장 많이 갖춘 곳이 됐다. 귀금속을 3300여 가지로 분류해 두고 5만여 제품을 소개한다. 다이아몬드도 1400여 종이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금은방과 도매상에 금을 파는 데서 나온다. 금을 민간 금 유통기업인 금거래소에서 도매금액으로 매입해 이를 판매하면서 약간의 수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서비스 시작 이듬해인 2021년에 19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000억 원을 올렸다. 매출이 급격히 늘면서 취재가 있던 지난달 31일 종로세무서에서 조사를 나올 정도였다. 임 대표는 “올해 2000억 원 매출을 예상하고, 영업이익은 2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내년에는 KRX 금시장에 금 공급 자격금방은 금 유통량이 많아지면서 금 시세를 자체적으로 조사해 매일 업스토어 앱에 공지하고 그 가격에 금은방들에 판매한다. 매입 규모가 커지면서 금을 싸게 공급할 수 있게 되니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임 대표는 내년에는 매출이 8000억 원대로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 대표는 “금을 수출하고 수입할 수 있는 자격은 획득했고, 내년이면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 금을 공급할 수 있는 자격도 얻게 된다”고 했다. 올해는 대부분의 매출과 이익이 결제금을 대신하는 디지털 송금 서비스에서 나왔지만 내년에는 도매업체나 세공업체의 귀금속 상품을 플랫폼을 통해 금은방에 판매하는 서비스를 더 고도화해 수익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귀금속을 온라인상에서도 실제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렌더링 기술을 보강해 실제 제품을 만들지 않더라도 금은방이 귀금속의 품질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해 시장을 키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관련 기술을 가진 외국 기업 인수도 추진 중이다.○“장롱 속 금에 수익 지급하는 서비스도 만들 것”국내에 있는 금은 KRX 금 시장을 통해 개인이 보유하는 19t(1조5000억 원어치)과 귀금속 시장을 통해 개인이 보유하는 700t(50조 원어치)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금은 금고나 장롱 속에 오랫동안 묵히는 경우가 많다. 임 대표는 한정된 자원인 금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금의 거래를 활성화하는 B2C 서비스를 내년 중 선보일 계획이다. 개인들 간에 금 거래를 중개하고 정련을 대행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개인들이 장롱 속에 보관 중인 금을 전국 금은방을 통해 빌린 뒤 이를 활용해 장신구 등을 만들어 팔고 남은 수익을 돌려주는 서비스도 만들 계획이다. 장롱 속 금에 이자를 붙여주는 셈이다. 개인 간 거래를 안전하게 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킬 생각이다. 앞으로 할 B2C 서비스를 위해 SW 개발자를 비롯해 운영에 필요한 인재들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임 대표는 “한정된 자원인 금의 활용도를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세계적인 투명한 금 거래 플랫폼이 되는 것이 꿈”이라며 “소비자는 굳이 음성적인 거래를 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손쉽게 믿을 만한 금을 싸게 구입·투자할 수 있고, 귀금속 업계는 ‘탈세’ 같은 어두운 시선에서 벗어나 귀금속 산업 그 자체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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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주얼 게임 강자’ 쿡앱스, 하반기 100명 대규모 채용

    하반기 채용 시장이 암울한 가운데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올 11월까지 채용하는 게임회사가 있다. 글로벌 캐주얼 게임의 강자 ‘쿡앱스’는 11월 13일까지 100여 명의 인력을 채용하는 ‘THE100’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전체 직원 수가 140여 명임을 감안하면 70%나 증원하는 셈이다. 신입 직원의 연봉은 개발자와 비개발자를 가리지 않고 50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쿡앱스는 올해 상반기(1∼6월) 매출 510억 원에 영업이익 11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 545억 원, 영업이익 159억 원과 비슷한 결과를 상반기에 달성한 것이다. 방치형 롤플레잉게임(RPG)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 등이 인기를 끈 결과다. 쿡앱스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주로 공략해 오다 최근 들어 국내와 일본, 대만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세계 127개국에서 약 200만 명의 이용자가 쿡앱스의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본사에서 박성민 대표이사(41)를 만났다. 박 대표는 “최근 4년간 매년 좋은 실적을 내면서 서양과 동양 문화권 모두에서 인기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내년 이후 글로벌 캐주얼 게임 시장을 선도할 인재를 영입할 적기라고 생각해 대규모 채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모집 분야는 게임 기획자부터 게임 원화 디자이너, 사내 시스템 개발자, 서버 개발자 등 게임 개발과 운영은 물론이고 조직문화 담당자, 고객 경험팀 등 회사 직무 전 분야에 걸쳐 있다. 쿡앱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아예 채용 관련 내용으로 가득 채웠다. 채용 분야는 물론 채용에 유용한 팁까지 제공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지원자 중 최종 2차 경영진 면접까지 진행한 지원자에게는 면접비 100만 원을 지급한다. 지원자의 시간을 아껴주기 위해 결과는 100시간 내에 알려줄 예정이다. 쿡앱스는 주 35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한다. 쿡앱스를 방문한 시각이 오후 2시였는데, 사무실은 한산했다.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두 시간이 점심 시간이다. 휴식 시간 보장과 자기계발을 위해서다. 유연근무제로 하루 7시간을 일하면 되는데, 오전 10시∼오후 7시에 일하는 직원이 많은 편이다. 근속 1년 이상 직원의 대학원 및 MBA 학비 90%를 지원해 준다. 매년 전 직원이 단체로 워크숍을 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주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온 박 대표는 2009년 대학교 3학년 때 친구인 김태은 쿡앱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공동으로 창업했다. 재학 시절 교수가 미국 스탠퍼드대의 커리큘럼을 가져와 당시 미국에서 막 뜨고 있던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제작을 과제로 냈는데, 이 숙제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간단한 프로그램이었는데 많게는 하루 250만 원의 광고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 자극제가 돼 지금의 쿡앱스가 탄생했다. 쿡앱스는 전체 직원에게 모든 게임의 일별 사용자 수와 수익 등을 다 공개한다. 개발된 게임이 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원들이 감각을 익히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그리고 신입·경력 직원들에게 캐주얼 게임을 만들 기회를 많이 부여한다. 또 사내 게임 개발 경진대회인 ‘게임잼’을 통해 자신이 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게임을 기획해 코딩을 하고 앱장터에 올린 뒤 마케팅까지 해 볼 수 있도록 한다. 박 대표는 “대형 게임회사는 주어진 일만 해야 하지만 쿡앱스에서는 게임 개발과 관련된 모든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직무 교육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했다. 쿡앱스는 아직 투자를 받은 적이 없다. 창업 이후 조금씩 낸 수익으로 지금의 쿡앱스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인재 채용 이후에는 투자를 받아 회사를 본격적으로 키우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며 “회사가 커지면 각 개발팀이 좀 더 자율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수익도 가져갈 수 있는 체제로 바꿀 생각”이라고 밝혔다.성남=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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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복지협 “저소득 아동에 ‘꿈드림팩’ 전달”

    한국사회복지협의회(회장 서상목)가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에게 식품과 생필품, 학용품 등을 지원하는 ‘아동 꿈드림’ 사업을 전개한다. 이 사업은 아동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식생활 여건을 마련해주고, 생필품과 학용품을 사는 데 드는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생활용품 회사인 LG생활건강과 식품 회사인 대상의 지원을 받아 12월까지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에게 지원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26일에는 서울 양천구 소재 푸드뱅크마켓센터에서 아동 꿈드림 사업 착수식이 열렸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김홍중 사무총장과 푸드뱅크사업단 강훈 단장, 나광주 대상 ESG경영실장, 성유진 LG생활건강 ESG팀장, 김애숙 양천구푸드뱅크마켓센터 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홍보대사인 걸그룹 ‘소녀시대’의 수영 씨가 참석해 꿈드림 사업에 의미를 더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착수식에서 포장한 첫 ‘꿈드림팩’을 양천구 소재 예람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아동 35명에게 직접 전달했다. 꿈드림팩에는 청정원 호밍스 맑은 닭곰탕 등 국탕류 제품, 청정원 견과류멸치볶음·오징어채볶음과 종가집 검은콩조림 등 반찬류, LG생활건강의 치약 등 생활용품, 연필과 연습장 등 문구류 등 24가지 물품이 담겼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올해 말까지 산하 푸드뱅크사업단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저소득 아동 1000명에게 총 5000세트의 꿈드림팩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홍중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무총장은 “미래 세대인 아동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LG생활건강과 대상에 감사하다”며 “꿈드림팩이 전국의 푸드뱅크, 마켓을 통해 저소득 아동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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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데이터-AI 통해 반려동물 질병예측 도전… “동물산업 플랫폼기업 꿈”[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2011년 8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로 너구리 한 마리가 구조돼 왔다. 덫에 걸려 다리가 썩어가는 채였다. 너구리의 고약한 체취에 살이 썩는 냄새까지 더해져 당시 현장에 있던 허성호 인투씨엔에스 대표이사(49)는 코를 막고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구조센터의 수의사와 야생동물재활사는 싫은 표정 하나 없이 징그러운 구더기들을 일일이 떼어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너구리 다리를 깔끔하게 수술해줬다. 그날 저녁, 오랜 치료를 끝낸 고라니를 놓아주는 과정도 허 대표는 지켜봤다. 고라니를 차에 태우고는 최대한 깊은 숲속까지 두어 시간 이상 산속을 달렸다. 주위는 어두워져 헤드라이트까지 켜야 했다. 늦은 시간 깊은 산속까지 들어가 고라니를 놓아주는 그들의 얼굴에 피로감이나 지친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방생 직후 그들 얼굴에는 뿌듯함과 기쁨이 가득했다. 허 대표는 그 표정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산을 나오면서, 월급을 더 받는 것도 아닌데 정성을 들이는 이유를 물었더니 “지구는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다”란 답이 돌아왔다. 센터의 수의사는 웃으며 가볍게 말했지만 허 대표에겐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동물병원 운영에 필요한 통합의료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있던 허 대표에게 그날은 밥벌이로만 하던 일에 사명감이 스며든 날이었다.○ 동물병원 통합의료관리 시스템 1위 회사인투씨엔에스가 만든 동물병원 통합의료관리 시스템(브랜드명 인투벳지이·IntoVetGE)에는 전자의무기록(EMR)은 물론이고 동물 의료영상 저장전송 시스템(PACS), 병원 경영분석 시스템, 진단검사정보 시스템, 판매관리 시스템, 진료 대기실 보호자 알림 기능 등이 망라돼 있다. 지난달 28일 경기 용인시 사무실에 만난 허 대표는 “반려동물을 진료하는 전국 약 3500곳의 병원 중 약 2000곳이 우리 시스템을 쓰고 있다”고 했다. 10곳 중 6곳이 사용하는 꼴로, 국내 동물병원 통합의료관리 시스템 시장에서 1위다. 동물병원의 의료기기들은 사람을 환자로 받는 동네 의원보다 관리 소프트웨어(SW)와 연동이 더 많이 되는 편이다. 예컨대, 동물 혈액을 채취해 분석기기에 넣으면 자동으로 필요한 성분을 분석하고 전자차트에 올리는 식이다. 동물병원 중에는 수의사 혼자 운영하는 곳이 적지 않아 임상장비들의 작동이 끝나면 결과 값을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전자차트에 기록될 수 있도록 인투씨엔에스가 더욱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인투씨엔에스는 동물 X선 등의 촬영 영상을 필름이 아닌 디지털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동물 의료영상 저장전송 시스템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병원관리 시스템에 통합했다. 허 대표는 “동물병원 시스템에서 각종 임상장비와 디지털 영상장비를 가장 많이 연동시킨 회사일 것”이라고 했다. 반려동물 놀이터나 호텔 등에서 반려동물의 접종증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인투씨엔에스는 반려동물의 접종내역과 예약, 방문내역을 보호자가 앱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동물수첩 애플리케이션 ‘인투펫(IntoPet)’도 개발했다. 반려동물이 크게 다쳤거나 큰 병에 걸렸을 때는 동물병원 간 협업이 필요한데, 1·2차 동물병원 간에 협진이 가능토록 해주는 기능도 통합의료관리 시스템에 담았다.○수익 생각 않고 만든 야생동물 의료관리 시스템개와 고양이가 주를 이루는 동물병원과 달리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하는 기관은 다루는 동물의 종류가 훨씬 더 많다.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같은 경우 야생동물의 주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어서 개체 구분을 하는 것도 여느 동물병원 프로그램과 달라야 한다. 허 대표가 2011년 8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있었던 것은 그해 초 그 센터에서 야생동물을 위한 통합의료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해서였다. 2007년 창업 이후 동물을 아끼는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차마 그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어려운 일을 맡은 터였다. 특수기관에서 의뢰해온 SW는 공들여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그 제한된 용도 때문에 다른 곳에서 사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센터의 제작 예산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다. 허 대표는 “돈을 생각했다면 절대 하지 못했을 일”이라고 했다. 이런 행보 덕분에 지금은 국립생태원, 종복원기술원,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동물원, 아쿠아리움 등 다양한 동물보호기관에서 인투씨엔에스의 시스템을 이용한다. 인투씨엔에스의 기술 덕분에 야생동물도 한 번 치료를 받은 개체는 다음에 구조됐을 때 병력(病歷)을 추적할 수 있어 더 빠른 치료가 가능해졌다. 수의사라도 모든 동물의 모든 질병에 대한 치료 방법을 아는 것은 아닌데, 시스템 덕분에 특정 종의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 방식을 선후배들과 공유하기도 쉬워졌다.○오랜 인내 끝에 이제야 반려동물 산업 각광아주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로그래머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허 대표는 2001년 지인과 함께 창업했다. 아이템을 찾던 중 지인을 통해 수의사를 소개받고, 동물병원에 제대로 된 EMR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하긴 했지만 수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래도 도전을 택한 건 당시 아무도 진출하지 않은 영역이라 할 일이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5년 대표와의 불화로 자신이 공동창업자였던 회사에서 나와야 했다. 다른 일을 하는 중에 허 대표의 기술이 필요했던 수의사들이 계속 연락을 해 와, 더 나은 동물병원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바람에 다시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당시 동물병원 통합의료 시스템을 낯설어 하는 곳이 많아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허 대표는 “사업 초기 인자하셨던 수의사분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현재 인투씨엔에스의 매출은 연평균 약 50억 원, 약품 유통을 하는 계열회사 매출까지 합치면 연평균 200억 원가량 된다. 반려동물 산업은 최근에야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반려동물이나 동물병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 대한 통계도 제각각인 실정이다. 15년 이상 반려동물 진료 데이터를 모은 인투씨엔에스는 전국에 반려동물은 1200만 마리가 있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80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반려동물 생애 주기별 질병 예측” 반려견의 경우 통상 15세 전후까지 산다. 주인들은 반려견이 8세를 넘기면 질병을 걱정한다. 피부병이나 관절병으로 고생하는 반려견이 아주 많다. 허 대표는 “지금까지 모은 반려동물 진료 데이터(1000만 건 이상의 동물 기록)를 바탕으로 반려견의 종류와 나이에 따라, 생활습관에 따라 잘 걸릴 수 있는 질병을 예측하기 위한 인공지능(AI)을 만들어 학습시키고 있다”고 했다. 직원 70명 중 절반이 넘는 SW 엔지니어들이 AI 개발과 데이터 정제 작업 등을 하고 있다. 예상되는 질병에 따른 맞춤 사료나 용품을 추천하는 기능도 넣을 계획이다. 올해 6월에는 반려견 모발로 건강 상태를 분석하는 회사(헤어벳)를 인수해 인투바이오로 사명을 바꿨다. 이 데이터들도 개발 중인 AI에 활용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반려견의 심장 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도 내놓는다. 수의사들이 진찰하지 못하는 기간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허 대표는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에서 반려동물 진료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반려동물 산업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용인=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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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표시멘트, 110억 들여 석회석 보관장에 비산먼지 차단시설

    삼표시멘트는 삼표그룹의 ‘2050 탄소제로 로드맵’에 맞춰 자원순환 관련 기술 개발과 탄소중립에 대한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삼표그룹은 약 2000억 원을 투자해 친환경 생산 설비를 2026년까지 구축할 계획을 작년에 밝힌 바 있다. 삼표시멘트는 지난달 비산먼지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110억 원을 투입해 삼척공장 석회석 보관장에 밀폐형 원료 저장설비(상옥시설·사진)을 설치했다. 시멘트 주원료인 석회석을 보관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산먼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격납고처럼 거대한 지붕이 있는 설비다. 삼표시멘트는 정부의 환경 정책에 발을 맞춘 것은 물론이고 비바람 등 기상환경으로 인한 원료 유실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매년 70억∼8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모니터링 및 방지시설 운영, 설비 개선 활동 등을 추진 중이다. 매주 수요일을 ‘클린 데이(Clean Day)’로 지정하고 공장 내 비산먼지 제거는 물론이고 주변 인도와 재래시장의 환경정화 활동도 벌이고 있다. 삼표시멘트는 강원 삼척시에 기부한 ‘가연성 생활폐기물 연료화 전처리 시설’을 통해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도 처리하고 있다. 이 시설을 통해 연간 약 2만 t의 생활폐기물이 시멘트 생산 연료로 쓰이고 있다. 생활쓰레기 처리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생활폐기물 처분 분담금 감소, 쓰레기매립장 사용기한 연장 등 1석 3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친환경 부문에 대한 관련 설비 투자와 다양한 활동을 통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957년 국내 최초의 시멘트 기업으로 출발한 삼표시멘트는 단일 공장 기준 아시아 최대인 연간 1100만 t의 시멘트를 생산한다. 석회석을 40년 이상 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과 항구를 가까이 둔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2020년 국내 최초로 클링커(clinker·생산 중간단계 물질로 여기에 석고를 첨가해 분쇄하면 시멘트가 됨) 누적 생산량 3억 t을 돌파했다. 이는 지구를 18바퀴나 둘러쌀 수 있는 도로(2차선 기준 75만 km)를 건설할 수 있는 양이다. 2019년에는 국내 최초로 세계시멘트협회에 가입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소통도 넓히고 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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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약 나눠담는 백만번 수작업을 로봇으로… “시간 아껴 더 가치있는 연구를” [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2010년대 초반 성균관대 대학원 융합의과학과에 진학해 삼성의료원에서 연구하던 한 대학원생 앞에 난제가 놓였다. 암세포에 가장 효능이 좋은 약을 찾기 위한 실험을 하는데 환자의 암세포에 떨어뜨려야 하는 약이 100여 종, 같은 약을 7단계의 농도로 실험해야 했다. 거기다 각기 다른 환자에게서 채취한 암세포가 600여 개나 됐다. 검증을 위해 3번을 반복하면 126만 번이나 일일이 수작업으로 ‘피페팅(pipetting·미세한 양의 액체 옮기기)’을 해야 했다. 에이블랩스 신상 대표이사(34)에게 이 고통스러운 불편은 창업의 씨앗이 됐다.○ 고학력 연구자들의 단순 노동시약 등을 조금씩 나눠서 분배하는 피페팅은 바이오 실험실에서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바이오 실험을 처음하게 되는 학생이나 연구원에게는 선배들이 임의의 용액을 주면서 1μL(마이크로리터·1000분의 1mL)씩 1000번을 옮겨서 1mL를 만들어 보게 한다. 증발이나 피펫(미세한 양의 액체를 옮기는 기구)에 남아 있는 용액 등 여러 변수 때문에 1000번을 옮겨도 1mL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많은 연구실에서 민감한 실험을 해야 할 때 손재주가 좋은 연구원을 찾는 이유다. 지금도 전 세계 연구자의 90%가량은 수작업으로 바이오 실험을 하고 있다. 수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리다 보니 하루 종일 피페팅으로 시간을 다 보내기도 한다. 오염 위험과 부정확한 주입량 문제 등도 있다. 과학적 발견은 다른 연구자들이 재현할 수 있어야 인정을 받는데, 수작업으로 인한 낮은 재현성은 우리 바이오 연구의 발전에도 걸림돌이다. 코로나 검사를 위한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전(前)처리 과정은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피페팅해 수행한다. 경제적인 가격에 자동화가 가능하다면 한 사회의 방역 대응 역량도 훨씬 커질 수 있다.○액체 핸들링 로봇 에이블랩스가 만든 액체 핸들링 로봇은 시약을 자동으로 정교하게 8개씩 한꺼번에 내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얼핏 보면 단순하지만 정량을 흡입해 정량을 내보내는 데는 예사롭지 않은 기술이 필요하다. 시약의 농도 등 특성에 따라 어떤 속도로 흡입하고 어떤 속도로 내보내는지가 중요하다. 끈적끈적한 성질의 용액을 여느 용액과 같은 속도로 흡입하면 용액 중간에 기포가 생겨 정확한 양을 측정하고 내보내는 데 문제가 발생한다. 에이블랩스의 로봇에는 미세한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 등이 있어 용액의 특성에 맞춰 빨아들이고 내보내는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액체의 수위를 감지해 적정한 깊이만큼 피펫을 담그고, 누수나 막힘도 감지한다. 대형 병원이나 대형 제약사 등에서는 수억 원을 들여 스위스나 독일산 기기를 사용하기는 한다. 하지만 특정 용도에 딱 맞게 설치되고, 기술자 없이는 마음대로 실험을 디자인하기 힘들다. 5억∼6억 원을 들인 장비인데 할 수 있는 기능은 한두 가지가 전부인 유연하지 못한 구조를 갖고 있다. 신 대표는 삼성의료원에서 외산 장비로 실험 자동화를 구축할 때 이런 불편을 크게 느꼈다. 에이블랩스의 액체 핸들링 로봇은 연구자가 원하는 실험을 마음대로 디자인할 수 있도록 유연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액체 핸들링 로봇 내부에 12개의 슬롯을 두고 연구자가 원하는 실험을 앱으로 간편하게 디자인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신 대표는 “수억 원 하는 스위스나 독일 제품과 비슷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를 확보했다”며 “3000만 원의 가격대로 대학 연구실에서도 사용할 정도의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했다. 정교하고 재현성 높은 실험을 가능하게 해 주는 액체 핸들링 로봇은 공공 연구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서 사용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는 매초 계속해서 20μL씩 용액을 옮기는 공정에 적용 중이다. 증류수 한 방울 부피(약 50μL)의 절반에 못 미치는 양을 1초 단위로 계속 제어하는 일은 사람은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바이오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전문가의 만남고려대 생명공학부를 졸업한 신 대표는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융합의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임상에 적용될 실용적인 분야를 연구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다가 기계와 컴퓨터를 좋아하던 자신의 취향을 살려 연구실 자동화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삼성의료원에서 연구실 자동화를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이후 병역특례를 위해 반도체 검사 장비 제조업체에서 일하면서 정밀한 부품과 실용적인 부품에 대한 안목을 넓혔다. 그 회사 실험실 자동화 사업 부문에서 공동 창업자가 될 고남일 이사(35), 박상영 이사(32)를 만났다. 고 이사는 자동 세포배양 시스템 등 바이오 자동화 하드웨어 전문가이고, 박 이사는 세포배양 알고리즘 등 바이오 실험 관련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신 대표는 “두 전문가를 동료로 만나 오랫동안 상의하다 보니 고학력 연구원들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겠다 싶어 창업을 실행하게 됐다”고 했다. 세 사람이 의기투합해 작년 2월 창업했고 같은 해 8월에 ‘액체 핸들링 장치’의 특허를 출원해 올해 2월 등록을 마쳤다. 창업 3개월 만에 시제품을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며 투자를 유치했다. 신 대표는 “창업 1년 반이 지난 지금은 주문이 늘고 있지만 생산량(월 1대)이 따라가지 못해 외주 공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구독과 ‘로보틱 클라우드 실험실’에이블랩스가 우선 목표로 하는 고객은 대학 및 연구기관이다. 저예산으로 인해 기존에는 액체 핸들링 자동화 로봇 도입이 힘들었던 곳들이다. 에이블랩스는 이들이 참여하면 국내에서만 4000억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이블랩스는 소규모 연구실에서도 액체 핸들링 로봇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내년에는 로봇 구독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연구용역 과제 등을 수행할 때 장비 구입 예산이 넉넉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필요한 기간만큼 빌려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글로벌 액체 핸들링 자동화 시장은 약 7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에이블랩스는 내년 초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에이블랩스는 실험 자동화를 통해 바이오 연구의 패러다임을 혁신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에이블랩스가 그리는 미래는 ‘로보틱 클라우드 실험실’을 통한 실험실의 자동화와 원격화다. 지금 많은 기업이 컴퓨팅 파워를 네이버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사용하듯, 연구자들이 자신이 디자인한 바이오 실험을 에이블랩스가 운영하는 로봇에 의해 자동화된 실험실에서 수행토록 하겠다는 것이다.인천=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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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파손 수리비 보장… 리워드 활용해 펀드투자…‘모니모’, 서비스 차별화로 고객 유혹

    삼성의 금융 계열사들이 올해 4월 만든 공동 브랜드 ‘삼성금융네트웍스’가 전용 앱인 ‘모니모’에서만 접할 수 있는 금융 상품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금융네트웍스에는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 등 5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모니모 카드’(사진)로 젊은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디지털에 친숙한 MZ세대(대략 1980∼2000년대 초반 출생)를 대상으로 디지털 관련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모니모 카드는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2개의 옵션 서비스와 기본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타벅스, 오늘의집 등의 할인을 선택하는 옵션과 온라인쇼핑몰과 편의점 등의 할인을 선택하는 옵션이 있다. 각 옵션은 매월 변경 가능하고, 전월 이용금액 30만 원 이상일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본 서비스는 대중교통·택시 10% 할인과 배달앱 10% 할인을 각각 월 5000원까지, 이동통신요금과 아파트관리비 정기 결제 때 10% 할인을 월 5000원까지 제공한다. 삼성생명은 업계 최초로 혈액형별 특정 질병을 맞춤 보장하는 혈액형보장보험을 선보이고 있다. 가입 기간이 짧고, 보험료가 소액인 미니보험이다. A형은 위암, 식도암, B형은 간암, 담낭암, 췌장암, 기타 담도암, O형은 특정 4대 소화계 질환과 대장암을 집중 보장한다. AB형은 호흡기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다. 가입 나이는 20세부터 만 64세까지이며, 암 진단은 계약일로부터 90일 이후부터 보장한다. ‘1년 모아봄 저축보험’은 만기가 1년인 확정금리형 상품으로 적용 이율은 3%다. 월 보험료를 1만 원부터 10만 원까지 선택할 수 있다. 여행경비 등 소액 자금을 모으기 적합한 상품이다. 한 달 이상 유지하면 만기 이전에 해지하더라도 원금 손실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가입 가능 나이는 남성은 20∼60세, 여성은 20∼65세다. 삼성화재는 ‘미니 자전거 보험’으로 다양한 위험을 종합적으로 보장한다. 자동차와의 사고로 발생한 자전거 파손 수리비용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업계 최초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상해 사고에 대해 골절치료비, 후유장해, 종합병원 입원 일당을 특약으로 보장한다. 또 사고로 발생하는 벌금, 변호사 선임비용, 형사적 책임에 따른 비용을 보장하는 특약도 있다. 가입 후 1개월간 보장이 제공되며, 만 19세에서 70세까지의 고객이 가입 대상이다. 삼성증권에서 제공하는 ‘젤리투자’ 서비스는 모니모에서 제공하는 리워드인 젤리를 활용해 펀드에 투자하는 서비스다. 투자할 펀드를 선택해 가입하면, 이후 젤리를 교환할 때마다 금액에 상관없이 자동으로 해당 펀드에 투자된다. 모니모에서 판매하는 삼성증권 특판RP는 만기 3개월, 세전 연 환산 금리 5% 상품으로, 선착순 5만 명을 대상으로 1인당 100만 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다. 삼성증권 특판 RP는 9월 20일까지 모니모에서 신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 한해 9월 30일까지 판매가 진행될 예정이며, 특판RP의 한도가 소진되면 조기 종료될 수 있다. 삼성금융네트웍스 관계자는 “모니모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앞으로도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전용 금융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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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정 만점 카이스트 ‘女벤저스’… “첨단과학으로 여성 불편함 해결”[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생리대에 어떤 혁신거리가 남았기에 명문 대학인 KAIST 출신 4명이 창업 아이템으로 삼았을까. 의료물리와 기능성 고분자 박막 등을 전공한 이들은 자신들이 알아낸 지식이 실생활에서 요긴하게 쓰이는 것을 보고 싶었다. 상아탑에서 발견한 지식은 대부분 학문의 세계를 넓히고 다지는 데 쓰이는 것이 답답했다. 김효이 대표이사(24)가 창업을 제안했고, 고은비(26) 이승민(26) 박지혜(23) 팀장이 동참했다. 작년 7월 KAIST 재학 중에 ‘이너시아(inertia)’를 설립했다. 이너시아는 물리학에서 말하는 관성을 의미한다.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 하고 정지해 있던 것은 계속 정지해 있으려는 성질이다. 김 대표는 “관성은 세상을 지배하는 불변의 진리다. 우리가 삶에 가까이 있는 중요한 문제들을 과학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관성이 되자는 의미”라고 했다.○남의 실험실 빌려가며 기술 축적김 대표와 공동창업자들은 학위 연구를 하면서 면화에서 추출된 셀룰로오스 조직에 전자빔을 쏘면 흡수력이 훨씬 좋아지는 3차원(3D) 구조체를 가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4명은 2020년 재학 중에 이 기술을 활용한 창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머리를 짜냈다. 기저귀와 생리대, 요실금 방지용 패드, 공조기에 쓰이는 필터 등 300가지가 넘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 중에서 이들은 생리대를 선택했다. 여성으로서 많이 써 봤지만 흡수력과 친환경성을 모두 갖춘 경제성 있는 제품을 찾기 어렵다는 데 모두 생각이 같았다. 전자빔을 이용한 공정은 원래 재료공학과 의공학 등에서 첨단 부품을 만들 때 쓰이는 ‘비싼’ 기술이다. 그걸 작고 가볍다고 할 수 있는 생리대에 적용한 것이다. 교수와 공정 전문가들은 의아해했다. 하지만 이들은 화학물질을 쓰지 않는 물리적 방식이어서 유해성 논란에서 훨씬 자유로울 수 있겠다 싶었다. 2017년 한 시민단체의 발표로 시중에 판매 중인 많은 생리대에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다는 것이 알려진 이른바 ‘생리대 파동’이 있었던 사실도 떠올랐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리대를 전수 조사해 유해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이 함유된 생리대라 하더라도 그 함량이 기준치 이하여서 인체 위해 우려는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면 생리대가 불티나게 팔리는 등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한동안 가시지 않았다. ‘셀룰로오스 흡수 구조체’를 안정적·경제적으로 만들 방법을 찾으면 승산이 있어 보였다. 학생 신분이던 4명은 낮에는 각자의 실험실에서 연구를 하다가 밤이 되면 관련 장비가 있는 다른 실험실을 빌려 밤을 새우는 실험을 반복했다. 정밀한 질량을 재는 저울 하나까지 다 빌려 써야 하는 형편이었다. 이후 대학에 요청해 창업 공간을 하나 얻어 사무실로 활용했다. 따뜻한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던 창업 공간에서 1년여 동안 고생한 끝에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의 셀룰로오스 기반 흡수체 개발을 완성했다. 이 물질에 ‘셀라텍스(CELLATEX)’라는 이름을 붙이고 특허를 출원했다.○ 무엇이 다른 생리대인가생리대 파동 이후 생리대는 전체 성분을 표시해야 하는 제품이 됐다. 상품의 포장지를 보면 화학물질 이름들이 전부 표시돼 있다는 말이다. 생리대 파동 이후 기존 업체들은 흡수제로 쓰이는 고분자흡수체(SAP)도 천연 물질로 바꾸는 등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에 대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일반적인 면으로는 흡수력을 높이기가 쉽지 않아 여전히 SAP를 사용하는 제품이 있다. SAP는 미세플라스틱이 있는 것도 논란”이라고 했다. 이너시아의 생리대는 흡수체와 외피까지 모두 유기농 면화에 미세플라스틱을 쓰지 않고 만들어진다. 생리혈을 흡수해 머금고 있으려면 분자끼리 잘 결합돼 있어야 하는데, 그 결합에 화학물질이 아닌 전자빔을 이용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버려졌을 때는 자연에서 생분해된다. 그럼에도 흡수력은 SAP를 이용한 제품보다 뛰어나다는 게 이너시아의 설명이다. 기능적으로는 흡수력이 높은 유기농 생리대이고, 환경적으로는 유해성 논란이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하지 않는 생리대인 셈이다. 이너시아는 전자빔 기반 천연흡수체 기술로 작년 12월 한국공학한림원 차세대공학리더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올해 3월에는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 이노베이션파크 주관 펨테크(Fem-Tech·여성의 불편을 해소하는 기술) 육성프로그램의 대상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물론 미세플라스틱과 SAP, 저함량의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인체에 해를 끼친다는 것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이 SAP가 든 생리대를 문제없이 사용한다.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이나, 민감한 신체에 닿는 제품이니 보다 확실한 상품을 선택하고 싶어 하는 이들도 많다. 적지 않은 기업들이 ‘SAP가 들어 있지 않다’는 문구를 생리대 포장지에 표시하거나 흡수제까지 유기농 면을 이용한 제품을 내놓은 이유다. 이너시아는 최근 와디즈펀딩을 통해 자사 생리대 ‘이너시아 더 프리즘’ 약 1억 원어치의 예약을 받았다. 당초 생각했던 2000만 원어치의 5배가 넘는 물량이다.○“눈에 띄게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 스타트업”이너시아의 공동창업자들은 속도를 중시한다. 제품과 서비스의 완성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저희가 쓰는 시간이 인건비를 생각하면 다 돈이잖아요. 저희는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서 빠르게 목표를 이루어 나가는 게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했어요”라고 했다. 김 대표가 말한 똑똑한 사람이란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세운 목표가 명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들이다. 기초 기술을 확보한 상태에서 창업한 것도 시간 단축을 위해서다. 창업 당시 ‘1년 이내에 완제품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해냈다. 고은비 팀장은 “시간을 아끼려고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지 않고 4명이 모두 달려들어 무거운 장비와 원재료를 옮겨가며 생산 과정을 최적화했다”고 했다. 제품은 이렇게 최적화한 방식으로 외부 업체에 위탁해 만들고 있다.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S6 빌딩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난 19일에도 공동창업자들은 새벽까지 일을 하다가 나온 상태였다. 와디즈에서 크라우드펀딩을 끝내고 제품을 발송해야 하고, 자체 쇼핑몰을 통한 본격적인 판매 준비로 바쁘다. 이너시아는 약 5000억 원인 국내 생리대 시장에서 2년 내에 연 100억 원의 매출(시장점유율 2%)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격대는 외국에서 수입되는 유기농 생리대보다는 조금 낮고 국내 유기농 생리대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이다. 시간이 지나면 가격은 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4월에는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셀라텍스를 활용한 다른 시장 진출은 2024년 이후 검토할 예정이다. 친환경 생분해 고성능흡수체는 활용 분야가 많다. 성인용 패드는 물론이고 스마트팜에 쓰이는 배지, 화장품 퍼프 등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스스로 악바리 기질이 있다고 말하는 4명의 KAIST 출신 창업자는 여성이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은 굉장히 많고, 거기에 아직 과학이 닿지 않은 부분이 정말 많다고 보고 있다. 김 대표는 “무엇을 만들든 ‘이너시아가 만드는 제품에는 제일 진보한 기술이 들어 있어’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 여성용품 업계의 ‘다이슨’이 되고 싶어 한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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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한기에도 투자 씨앗 뿌려야… 기술력 탄탄 국내 바이오 좋은 떡잎”[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운용자산 4조 원.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운용자산 규모가 국내에서 가장 큰 벤처캐피털(VC)이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중국 싱가포르 등에 거점을 두고 세계적으로 1000여 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황만순 대표(52)는 2009년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팀장으로 입사해 2021년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서울대 약대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받고 제약 연구원과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부사장 경험을 바탕으로 제약·바이오 분야 7700억 원 규모 펀드도 운용 중이다. 자본 시장에 어둠이 깔리는 시기, 스타트업 투자의 현황과 전망, 세계 시장과 비교해 한국 사회에 부족한 스타트업 투자 문화 등에 대해 들었다.》 ―금리가 오르고 증시가 가라앉으면서 창업자들이 투자 받기가 힘들어질 것 같다. 창업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줄 수 있나. “지난 몇 년 동안은 사실은 투자 받기가 너무 쉬운 환경이었다. 그래서 준비 안 된 어설픈 창업자와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투자 받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이 많았다는 의미다. 자본 시장에서 지금은 사람들이 투자가 두렵다고 얘기한다. 그렇지만 투자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투자를 멈추는 일은 없다. 규모가 작아지고 조금 더 신중해질 뿐이다. 창업자들은 ‘어떤 준비를 하면 투자를 받을 수 있나’에 좀 더 신경을 쓰면 된다. 준비를 한 스타트업들은 늘 투자받게 돼 있다. 작년에는 매주 평균 6∼7건 정도 투자 결정을 했고, 지금도 매주 4건 정도는 투자 결정을 하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최근 5000억 원 규모의 ‘한국투자 Re-up 2펀드’를 4250억 원에 1차 마감했다. 스타트업 투자 펀드로는 국내 두 번째 규모다. 투자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다. ―약대를 졸업하고 연구원을 거쳐 2001년 투자심사 업무를 처음 시작했다.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나 환경이 많이 변했을 듯하다. “관심이 많아진 것은 맞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낀다. 조언을 구하러 오는 창업자나 투자자를 만나보면 구체적인 투자 방식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으로 벤처기업에 에인절(angel) 투자를 하면 투자금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모르는 분들이 많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분들은 이 제도를 활용하면 초기에 지인들로부터 좀 더 수월하게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지인이 1000만 원을 투자했다면 400만 원가량은 사실상 세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 창업을 할 때 이런 부분을 꼭 알아보고 활용했으면 좋겠다.”―스타트업 투자가 아직 일반화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대한민국 산업 구조에서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점에서 개인도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할 듯하다. “스타트업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가적으로도 보면 대기업으로 일자리를 크게 늘리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다. 일자리를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전 세계 어디를 가 봐도 똑같이 스타 스타트업을 만들기 위해서 눈에 불을 켜고 있다. 국가의 기본적인 목표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스타트업이 그 해답이 될 수밖에 없다. 열정적인 창업자들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나 상품을 만들어 부를 얻고, 거기에 투자한 에인절투자자들은 부를 나눠 가지고, 벤처캐피털들은 사업 과정을 지원하면서 과실을 나눠 가지는 것이다. 국가는 이 모든 과정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세제나 정책으로 뒷받침하면 된다고 본다.” ―창업자에게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끊임없이 외부와 대화를 하려는 태도’라고 말하고 싶다.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도움을 요청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어떤 벤처캐피털이 투자를 했다면 창업자는 그 벤처캐피털을 붙들고 회사에 필요한 사업 파트너나 인재 채용 등 온갖 가지를 다 도와달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 의외로 창업자 중에 아쉬운 소리를 안 하는 분들이 많다.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어떻게라도 회계사나 변리사, 변호사, 교수를 소개받아 필요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당신들이 보는 내 강점은 뭐고, 약점은 뭔가’ ‘미국에 진출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가’ 등 무엇이라도 묻고 듣는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끊임없는 대화와 정보 교환으로 자신의 비즈니스 플랜을 공고히 해 나가야 한다. 창업 호황기 때는 창업자들이 이런 것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창업 여건이 어려워졌는데도 잘 안 하는 것 같다.” ―투자를 하면서 눈여겨보는 분야는 어디인가. “국내 바이오 분야는 기술력이 많이 탄탄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신뢰할 수 있는 진단 시약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까지 보여줬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공장이 경북 안동에 있다는 것을 온 국민이 알게 된 것도 한국의 바이오 생산 능력을 인정한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덕분이다. 치매는 물론 탈모 등 많은 영역에서 바이오 기술이 빛을 발할 일이 많다. 또 다른 분야는 인공지능(AI)이다. 이제 막 여러 산업에 AI가 입혀지는 단계다. 앞으로 AI로 인해 기존 산업의 역량이 점프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투자처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휴대전화를 통해 즐길 메타버스의 세상도 당연히 큰 파도를 이룰 것이다. 지금 흑백 TV로 영상을 즐길 수 없듯이, 나중에는 메타버스의 세상이 아니면 상거래 등이 힘겹게 느껴지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어떤 원칙이나 자세로 투자에 임하나. “한 번 투자를 하면 후속투자를 꾸준히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초기 기업이 상장을 해서 설비 투자 등을 위해 유상 증자를 할 때도 투자를 할 정도다. 국내에서 이르게 2015년부터 해외에 진출해 나스닥에 상장시킨 기업이 있는 등 해외 네트워크가 다른 벤처캐피털보다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한 펀드 청산이 늘어나면서 회사의 수익이 커지고 있다. 개인이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기본적으로는 개인들로부터 직접 투자금을 받지는 않는다.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경찰공제회 군인공제회 같은 곳들의 돈을 받아서 펀드를 결성한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는 있다. 투자처가 정해지지 않은 블라인드 펀드를 우리가 만들면, 한국투자증권 같은 증권사들이 투자 위험도를 가늠할 수 있는 고액자산가들에게 억 원 단위로 투자를 권유하는 식이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업 공개를 앞둔 회사들에 주로 투자한다. 이런 투자는 투자기간이 길면 5년 정도이고 2∼3배 정도의 수익을 목표로 한다.” ―우리 사회가 좀 더 효율적인 창업 시스템을 가지려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 “젊은 친구들이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성공한 창업자 선배들이 도와주는 문화가 훨씬 더 활성화돼야 한다. 자신이 평생 경험하며 알게 된 노하우와 인맥, 사업하면서 조심해야 될 것들, 배짱 심어주기 같은 것들로 도와줘야 한다. 조금씩 그런 분들이 생기고는 있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아직 너무너무 부족한 상황이다. 세상에 돈은 많다. 성공한 기업가들이 더 많이 자신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나눌 수 있어야 창업 성공의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 황 대표는 사단법인 한국청년스타트업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있으면 근무 시간을 피한 새벽과 밤 시간에 조언을 해준다. 국내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들이 창업 과정을 돕고 있지만 투자를 한 기업들이 대상이다. 도움이 필요한 곳은 훨씬 더 많다는 것이 황 대표의 생각이다. 창업한 회사가 다 성공해야 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얼토당토않은 실수로 망하는 일은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황대표는…△서울대 학사(제약학·1994년)·석사(약제학·1996년)△유한양행 연구원(1996년)△한국바이오기술투자 투자팀장(2001년)△켐온 부사장(2004년)△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2009년)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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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오·메타버스·AI에 돈 벌 기회…창업자는 끊임없이 비즈니스 플랜 다듬어야”[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운용자산 4조 원.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운용자산 규모가 국내에서 가장 큰 벤처캐피털이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중국 싱가포르 등에 거점을 두고 세계적으로 1000여 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황만순 대표(52)는 2009년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팀장으로 입사해 2021년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서울대 약대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받고 제약 연구원과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부사장 경험을 바탕으로 제약·바이오 분야 7700억 원 규모 펀드도 운용 중이다. 자본 시장에 어둠이 깔리는 시기, 스타트업 투자의 현황과 전망, 세계 시장과 비교해 한국 사회에 부족한 스타트업 투자 문화 등에 대해 들었다. ―금리가 오르고 증시가 가라앉으면서 창업자들이 투자 받기가 힘들어질 것 같다. 창업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줄 수 있나. “지난 몇 년 동안은 사실은 투자 받기가 너무 쉬운 환경이었다. 그래서 준비 안 된 어설픈 창업자와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투자 받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이 많았다는 의미다. 자본 시장에서 지금은 사람들이 투자가 두렵다고 얘기한다. 그렇지만 투자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투자를 멈추는 일은 없다. 규모가 적어지고 조금 더 신중해질 뿐이다. 창업자들은 ‘어떤 준비를 하면 투자를 받을 수 있나’에 좀 더 신경을 쓰면 된다. 준비를 한 스타트업들은 늘 투자받게 돼 있다. 작년에는 매주 평균 6~7건 정도 투자 결정을 했고, 지금도 매주 4건 정도는 투자 결정을 하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최근 5000억 원 규모의 ‘한국투자 Re-up 2펀드’를 4250억 원에 1차 마감했다. 스타트업 투자 펀드로는 국내 2번째 규모다. 투자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다. ―약대를 졸업하고 연구원을 거쳐 2001년 투자심사 업무를 처음 시작했다.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나 환경이 많이 변했을 듯하다. “관심이 많아진 것은 많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낀다. 조언을 구하러 오는 창업자나 투자자를 만나보면 구체적인 투자 방식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으로 벤처기업에 에인절(angel) 투자를 하면 투자금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모르는 분들이 많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분들은 이 제도를 활용하면 초기에 지인들로부터 좀 더 수월하게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지인이 1000만 원을 투자했다면 400만 원가량은 사실상 세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 창업을 할 때 이런 부분을 꼭 알아보고 활용했으면 좋겠다.”―스타트업 투자가 아직 일반화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대한민국 산업 구조에서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점에서 개인도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할 듯하다. “스타트업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가적으로도 보면 대기업으로 일자리를 크게 늘리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다. 일자리를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전 세계 어디를 가 봐도 똑같이 스타 스타트업을 만들기 위해서 눈에 불을 켜고 있다. 국가의 기본적인 목표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스타트업이 그 해답이 될 수밖에 없다. 열정적인 창업자들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나 상품을 만들어 부를 얻고, 거기에 투자한 에인절 투자자들은 부를 나눠 가지고, 벤처캐피털들은 사업 과정을 지원하면서 과실을 나눠 가지는 것이다. 국가는 이 모든 과정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세제나 정책으로 뒷받침하면 된다고 본다.” ―창업자에게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끊임없이 외부와 대화를 하려는 태도’라고 말하고 싶다.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도움을 요청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어떤 벤처캐피털이 투자를 했다면 창업자는 그 벤처캐피털을 붙들고 회사에 필요한 사업 파트너나 인재 채용 등 온갖 가지를 다 도와달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 의외로 창업자 중에 아쉬운 소리를 안 하는 분들이 많다.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어떻게라도 회계사나 변리사, 변호사, 교수를 소개받아 필요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당신들이 보는 내 강점은 뭐고, 약점은 뭔가’ ‘미국에 진출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가’ 등 무엇이라도 묻고 듣는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끊임없는 대화와 정보 교환으로 자신의 비즈니스 플랜을 공고히 해 나가야 한다. 창업 호황기 때는 창업자들이 이런 것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창업 여건이 어려워졌는데도 잘 안 하는 것 같다.” ―투자를 하면서 눈여겨보는 분야는 어디인가. “국내 바이오 분야는 기술력이 많이 탄탄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신뢰할 수 있는 진단 시약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까지 보여줬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공장이 경북 안동에 있다는 것을 온 국민이 알게 된 것도 한국의 바이오 생산 능력을 인정한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덕분이다. 치매는 물론 탈모 등 많은 영역에서 바이오 기술이 빛을 발할 일이 많다. 또 다른 분야는 인공지능(AI)이다. 이제 막 여러 산업에 AI가 입혀지는 단계다. 앞으로 AI로 인해 기존 산업의 역량이 점프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투자처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휴대전화를 통해 즐길 메타버스의 세상도 당연히 큰 파도를 이룰 것이다. 지금 흑백 TV로 영상을 즐길 수 없듯이, 나중에는 메타버스의 세상이 아니면 상거래 등이 힘겹게 느껴지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한국투자파트너스는 어떤 원칙이나 자세로 투자에 임하나. “한 번 투자를 하면 후속투자를 꾸준히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초기 기업이 상장을 해서 설비 투자 등을 위해 유상 증자를 할 때도 투자를 할 정도다. 국내에서 이르게 2015년부터 해외에 진출해 나스닥에 상장시킨 기업이 있는 등 해외 네트워크가 다른 벤처캐피털 보다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한 펀드 청산이 늘어나면서 회사의 수익이 커지고 있다. 개인이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기본적으로는 개인들로부터 직접 투자금을 받지는 않는다.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경찰공제회 군인공제회 같은 곳들의 돈을 받아서 펀드를 결성한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는 있다. 투자처가 정해지지 않은 블라인드 펀드를 우리가 만들면, 한국투자증권 같은 증권사들이 투자 위험도를 가늠할 수 있는 고액자산가들에게 억 원 단위로 투자를 권유하는 식이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업 공개를 앞둔 회사들에 주로 투자한다. 이런 투자는 투자기간이 길면 5년 정도이고 2~3배 정도의 수익을 목표로 한다.” ―우리 사회가 좀 더 효율적인 창업 시스템을 가지려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 “젊은 친구들이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성공한 창업자 선배들이 도와주는 문화가 훨씬 더 활성화돼야 한다. 자신이 평생 경험하며 알게 된 노하우와 인맥, 사업하면서 조심해야 될 것들, 배짱 심어주기 같은 것들로 도와줘야 한다. 조금씩 그런 분들이 생기고는 있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아직 너무너무 부족한 상황이다. 세상에 돈은 많다. 성공한 기업가들이 더 많이 자신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나눌 수 있어야 창업 성공의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 황 대표는 사단법인 한국청년스타트업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있으면 근무 시간을 피한 새벽과 밤 시간에 조언을 해준다. 국내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들이 창업 과정을 돕고 있지만 투자를 한 기업들이 대상이다. 도움이 필요한 곳은 훨씬 더 많다는 것이 황 대표의 생각이다. 창업한 회사가 다 성공해야 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얼토당토않은 실수로 망하는 일은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황만순 대표는…△서울대 학사(제약학·1994년)·석사(약제학·1996년)△유한양행 연구원(1996년)△한국바이오기술투자 투자심사팀장(2001년)△켐온 부사장(2004년)△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2009년)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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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 위한 혁신으로 국내 첫 서비스 ‘수두룩’… “재창업 각오로 다시 뛴다” 신한금융그룹의 40년

    신한은행은 순수 민간 자본으로 만들어진 국내 첫 은행이다. 1982년 7월 설립 당시 지점은 3곳, 임직원 수는 279명으로 조그맣게 출발했다. 당시는 경제적으로 2차 오일 쇼크 등으로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때였다. 산업적으로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은행이 금융계를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이제 막 만들어진 작은 은행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한발 더 뛰고 더욱 혁신을 할 수밖에 없었다.이직해 온 새 직장이 언제 망할지도 모르는 경쟁에 내몰리면서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은행과 본인의 운명을 동일시하는 문화가 생겼다.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고, 현장을 중시하는 경향이 조직 문화로 자라났다. 이런 기업문화는 설립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종합 온라인 시스템’을 은행권 최초로 개발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또 1985년에 일본, 1989년에는 뉴욕과 런던에 해외 네트워크를 개설하는 성과도 냈다. 신한금융그룹은 1990년까지를 탄생기로 본다. 이 시기에 신한증권(1985년)과 신한생명(1990년)도 설립됐다.국내 첫 무인점포 개설한 성장기 (1991-1996)신한은 기업금융 중심의 대형 은행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틈새 시장에 주목하고 소매금융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런 전략 덕분에 상당한 자산 성장을 이뤄냈고, 자산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도 더불어 성취했다. 전국적으로 부족한 점포망을 보완하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자동화 기기로만 이뤄진 무인점포를 만들었고, 국내 최초로 PC뱅킹 서비스를 개발해 가동에 들어갔다.시장 상인에게 직접 찾아가 동전을 수납하기 위해 동전카트기를 운영하기도 했다. 지금은 신한금융사박물관에 소장된 이 카트기는 신한의 고객 만족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신한리스를 설립했고, 농협중앙회와 손잡고 신한투자신탁운용도 세웠다. 이 시기 중국 톈진과 베트남 호찌민에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했다.위기 극복의 시기 (1997-2000)자산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충격 완화에 대비했다고는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비켜갈 수는 없었다. 임금 삭감과 명예퇴직 시행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해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다. 아울러 나라 살리기 통장을 도입했고, 재일동포들의 ‘모국에 엔화 보내기 운동’을 함께하는 등 국민과 함께 위기 극복을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했다. IMF 구제금융 당시 퇴출된 5개 은행 중 동화은행을 인수했다.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영업 활동에 더 많은 역량이 집중되도록 사업부제를 도입했다. 기업금융과 소매금융 창구를 원스톱 뱅킹 체제로 개편해 고객가치를 높이는 데도 힘썼다. 국내 최초로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시작했고, 인터넷에서 대출이 가능하도록 상품(사이버론)을 선보였다. 중소기업을 위해 전자결제 기능을 활성화하기도 했다.지주회사 시대 개막 (2001-2009)금융의 겸업화와 대형화 추세에 맞춘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01년 국내 최초로 민간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했다. IMF 직후 지속된 금융권 대형화 경향에 맞춰 국내 최고(最古) 은행 조흥은행을 인수해 신한은행과 통합했다. 업계 1위 LG카드를 인수해 신한카드와 합병했다. 굿모닝증권을 인수해 굿모닝신한증권으로 합병하고, 그룹 내 자산운용사 통합과 해외 제휴를 통해 신한BNP자산운용을 설립했다. 대형 인수합병을 하면서 구성원들의 감성 통합을 먼저 추구한 뒤 조직을 합하는 ‘선통합 후합병’ 방식을 택했다. 일본과 베트남에서 현지법인을 세우며 아시아권 교두보를 확보해 나가는 시기였다.따뜻한 금융을 미션으로 (2010-2016)신한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원인과 진행 경과 등을 분석해 금융이 지닌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체감하고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을 그룹 미션으로 확립했다.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은행(CIB) 부문을 발족해 업권별로 나뉜 기존 서비스에서 벗어나 고객을 중심으로 각 그룹사가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이고자 했다. 모바일화되는 추세에 맞춰 고객 관점 금융 플랫폼을 선보였고,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도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써니뱅크를 국내 처음으로 선보였다. 국내 최초로 바이오 인증이 가능한 디지털 키오스크, 온·오프라인 통합결제가 가능한 앱 카드도 이 시기에 나왔다. 디지털이라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국내 금융권 최초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신한 퓨쳐스랩을 출범시켰다.일류 신한 (2017-2022)아시아 톱 금융 그룹을 목표로 이 시기에 그룹투자운용사업(GMS), 퇴직연금 사업, 글로벌 사업 부문을 신설했고, 글로벌투자금융(GIB) 부문을 확대 개편했다. 오렌지생명보험과 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보험사업 라인도 확장했다. 부동산 부문에서는 신한리츠운용을 설립하고 아시아부동산신탁을 인수하면서 사업 라인을 정비했다. 벤처캐피털 네오플럭스를 인수하고 신한AI를 설립했으며, 신한자산운용을 완전한 자회사로 만들고 신한대체투자와 합병시켜 자산운용사의 파이도 키우는 등 자본시장 전체 사업라인을 완성했다.2005년 금융권 최초로 사회책임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는 신한은 최근 강조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새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더 많은 역량을 쏟고 있다. 동아시아 금융회사 최초로 제로카본드라이브(Zero Carbon Drive)를 선언해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도록 지원하고 있다.신한금융그룹은 앞으로도 지난 40년의 성공 요인과 위기 요인을 분석해 재창업의 각오로 고객 관점에서 끊임없이 체질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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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브리드 기술로 25조 시장 정조준… 민간 우주로켓 카운트다운[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에게도 우주 시장이 성큼 다가왔다. 이노스페이스는 12월 중순 소형 위성용 발사체를 브라질에서 시험 발사한다. 국내 민간기업으로 위성용 발사체 시험 발사는 처음이다. 발사체의 성능을 검증하는 발사지만 브라질 정부는 자국이 개발 중인 관성항법시스템(로켓이나 비행기의 항법 장치)을 탑재해 시험해 보기로 결정했다. 이노스페이스의 기술력이 높아 실패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 내후년부터는 돈을 받고 위성을 대신 쏘아 올려주는 위성 발사 사업을 시작한다.○ 발사대-지원설비 등 9월부터 이송지난달 23일 찾은 충북 청주시 이노스페이스 조립 사업장. 상단에 태극기가 그려진 길이 16.3m의 ‘한빛-TLV’ 로켓이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이 로켓은 이노스페이스의 첫 상업 모델인 ‘한빛-나노’에 사용될 1단 엔진만을 이용한 시험 발사체다. 2단 로켓으로 구성된 한빛-나노는 1단에는 추력 15t 엔진이, 2단에는 3t 엔진이 쓰인다. 탑재 중량은 50kg이다. 누리호에 실린 4개 큐브 위성의 무게가 각각 25kg 정도이니 그런 위성 2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다. 누리호 탑재 중량은 1500kg이나 된다. 이노스페이스는 내후년에 회당 20억 원을 받고 50kg의 위성을 500km 상공까지 쏘아 올려주는 위성발사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탑재 중량 150kg 발사체를, 2026년에는 500kg까지 실을 수 있는 발사체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탑재 중량 500kg까지의 발사체를 소형 위성용 발사체로 분류한다. 연말에 시험 발사하는 추력 15t 엔진을 묶어서 추력을 높이는 제어기술은 이미 개발에 착수했다. 머지않아 3종의 로켓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김수종 대표(46)는 “발사체와 발사대, 지원설비 등을 브라질로 이송하는 작업을 9월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적도 인근에 있는 브라질 알칸타라 발사센터와는 2019년에 시험 발사 협의를 마쳤고, 2026년까지 발사 라이선스도 확보한 상태다. 국내에서 민간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발사대는 2024년 이후 누리호가 발사된 전남 고흥에 생길 예정이다. ○폭발 위험 없는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 독보적 창업한 지 5년 된 스타트업이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로켓을 독자적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발사체의 핵심인 엔진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산화제와 연료 모두 액체를 사용하는 누리호와 달리 한빛의 산화제는 액체, 연료는 고체다. 성질이 다른 요소를 활용했다고 해서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으로 불린다. 연료는 양초의 원료와 같은 파라핀이고, 산화제는 여느 로켓과 마찬가지로 액체 산소다. 하이브리드 로켓의 장점은 연료가 고체여서 산화제와 일시에 섞이는 사고가 나더라도 폭발할 위험이 없다는 점이다. 액체 로켓은 산화제와 연료가 한꺼번에 섞이면 대형 폭발이 일어난다. 안전성이 높으면 로켓을 개발할 때 위험 관리 비용이 적게 들어 경제적이다. 하이브리드 로켓이 가성비 좋은 로켓으로 불리는 이유다. 단점은 액체 로켓에 비해 추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20년 전만 해도 로켓을 쏘아 올릴 만한 추력은 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위성발사용으로는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 이노스페이스는 고성능 파라핀계 연료 기술과 작고 가벼운 전기모터 펌프를 독자 개발해 이를 극복했다. 이 두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다. 연료의 성능을 높이려면 파라핀 배합 비율은 물론 고체 연료의 성형 모양도 중요하다. 산소와 적절하게 결합해 연소가 잘되도록 하는 최적의 방식을 찾아냈다. 펌프는 연료와 섞일 산화제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인데, 전기모터를 활용해 작고 가볍게 만듦으로써 탑재 중량을 늘렸다. 세계에서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을 가진 회사는 5곳인데, 다른 기업들은 액체로켓에 쓰이는 무거운 펌프를 사용한다. 같은 양의 연료로 얼마나 큰 추력을 내는지를 의미하는 비추력(연비와 비슷한 개념) 부문에서 이노스페이스는 하이브리드 로켓 개발 기업 중 단연 선두다.○박사 논문이 창업으로 이어져김 대표는 공군사관학교에 가서 파일럿이 되고 싶었지만 시력이 좋지 않아 한국항공대 기계설계학과로 진학했다. 항공기 설계를 꿈꾸다 3학년 때 교내에서 하이브리드 로켓 연소시험을 참관한 뒤 로켓 개발의 길로 들어섰다. 김 대표는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진동, 웅장한 소리가 가슴을 뛰게 했다”고 했다. 하이브리드 로켓 국내 1호 박사가 김 대표다. 2011년 파라핀을 하이브리드 로켓의 연료로 활용하는 방안에 관한 논문으로 한국항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3년간 이스라엘의 이공계 연구중심대학인 테크니온-이스라엘공과대 로켓추진센터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았다. 귀국해 한화에서 로켓추진기관 개발 연구원을 지내다 2017년 창업했다. 김 대표는 “민간 기업에서 근무하며 로켓 개발에 필요한 국내 기반 기술 수준과 원가 등을 자세히 알게 돼 창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회사를 차리고는 동료와 선후배 연구원들을 끌어들였다. 창업을 한 지는 5년이지만 한국항공대에서 기초 연소실험장치를 만든 때부터 셈하면 20여 년의 연구가 발사체에 집약된 셈이다. 김 대표는 국내외에서 논문을 100여 편이나 냈다. 이노스페이스에는 유도무기 개발을 12년 한 정훈 최고기술개발자(CTO), 25년 동안 로켓 엔진 개발에 몰두한 양창환 수석연구원, 하이브리드 로켓 개발을 10년간 이어온 문근환 책임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추진기관 성능시험을 35년이나 진행한 오정록 수석기술원 등이 있다.세계를 상대로 하는 사업인 만큼 해외 인력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브라질에서는 엘시오 올리베이라 전 공군 우주국 부국장이, 유럽에서는 방산기업 헤라클레스(사프란 그룹에 합병됨) 최고경영자를 지낸 필리페 슐레이셔 씨가 일하고 있다.○커지고 있는 소형 위성 시장 공략인공위성은 대형보다 소형 위성 수요가 훨씬 더 많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발사 위성의 94%가 중량 500kg 이하의 소형 위성이다. 지구관측(농업, 기상, 자원탐사, 국가안보, 우주과학)과 통신(TV, 전화, 인터넷, 항공, 해상)용 위성이 많다. 2020년 이전 10년간 2962개의 소형 위성이 발사됐는데, 2030년까지는 1만3912개가 발사될 예정이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용 소형 위성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이런 위성은 무게가 100∼400kg이고 수명은 5년 정도다. 2021∼2030년 소형 위성 발사 시장 규모는 25조 원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위성을 발사해 줄 수 있는 기업은 현재 약 10곳에 불과하다. 이를 노리고 소형 위성 발사체 개발에 뛰어든 스타트업은 40여 곳이고, 현재 3곳이 발사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3년 내에 10여 개 위성발사 사업자가 더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중요한 시기”라며 “로켓 재사용 기술까지 확보해 경쟁사들보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청주=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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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우주로 민간 첫 로켓 쏘는 이노스페이스…하이브리드 엔진으로 우주 개척 [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에게도 우주 시장이 성큼 다가왔다. 이노스페이스는 12월 중순 소형위성용 발사체를 브라질에서 시험 발사한다. 국내 민간기업으로 위성용 발사체 시험발사는 처음이다. 발사체의 성능을 검증하는 발사지만 브라질 정부는 자국이 개발 중인 관성항법시스템(로켓이나 비행기의 항법 장치)을 탑재해 시험해 보기로 결정했다. 이노스페이스의 기술력이 높아 실패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시험발사에 성공하면 내후년부터는 돈을 받고 위성을 대신 쏘아 올려주는 위성 발사 사업을 시작한다.●발사대와 지원설비 등 9월부터 이송 지난달 23일 찾은 충북 청주시 이노스페이스 조립 사업장. 상단에 태극기가 그려진 길이 16.3m의 ‘한빛-TLV’ 로켓이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이 로켓은 이노스페이스의 첫 상업 모델인 ‘한빛-나노’에 사용될 1단 엔진만을 이용한 시험발사체다. 2단 로켓으로 구성된 한빛-나노는 1단에는 추력 15t 엔진이, 2단에는 3t 엔진이 쓰인다. 탑재중량은 50kg이다. 누리호에 실린 4개 큐브 위성의 무게가 각각 25kg 정도이니 그런 위성 2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다. 누리호 탑재중량은 1500kg이나 된다. 이노스페이스는 내후년에 회당 20억 원을 받고 50kg의 위성을 500km 상공까지 쏘아 올려주는 위성발사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탑재중량 150kg 발사체를, 2026년에는 500kg까지 실을 수 있는 발사체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탑재중량 500kg까지의 발사체를 소형위성용 발사체로 분류한다. 연말에 시험 발사하는 추력 15t 엔진을 묶어서 추력을 높이는 제어기술은 이미 개발에 착수했다. 머지않아 3종의 로켓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김수종 대표(46)는 “발사체와 발사대, 지원설비 등을 브라질로 이송하는 작업을 9월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적도 인근에 있는 브라질 알칸타라 발사센터와는 2019년에 시험발사 협의를 마쳤고, 2026년까지 발사 라이선스도 확보한 상태다. 국내에서 민간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발사대는 2024년에 이후에 누리호가 발사된 고흥에 생길 예정이다. ●폭발 위험 없는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 독보적 창업한 지 5년 된 스타트업이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로켓을 독자적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발사체의 핵심인 엔진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산화제와 연료를 모두 액체를 사용하는 누리호와 달리 한빛의 산화제는 액체, 연료는 고체다. 성질이 다른 요소를 활용했다고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으로 불린다. 연료는 양초의 원료와 같은 파라핀이고, 산화제는 여느 로켓과 마찬가지로 액체산소다. 하이브리드 로켓의 장점은 연료가 고체여서 산화제와 일시에 섞이는 사고가 나더라도 폭발할 위험이 없다는 점이다. 액체 로켓은 산화제와 연료가 한꺼번에 섞이면 대형 폭발이 일어난다. 안전성이 높으면 로켓을 개발할 때 위험 관리 비용이 적게 들어 경제적이다. 하이브리드 로켓이 가성비 좋은 로켓으로 불리는 이유다. 단점은 액체 로켓에 비해 추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20년 전만해도 로켓을 쏘아 올릴 만한 추력은 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위성발사용으로는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 이노스페이스는 고성능 파라핀계 연료 기술과 작고 가벼운 전기모터 펌프를 독자 개발해 이를 극복했다. 이 두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다. 연료의 성능을 높이려면 파라핀 배합 비율은 물론 고체 연료의 성형 모양도 중요하다. 산소와 적절하게 결합해 연소가 잘 되도록 하는 최적의 방식을 찾아냈다. 펌프는 연료와 섞일 산화제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인데, 전기모터를 활용해 작고 가볍게 만듦으로써 탑재중량을 늘렸다. 세계에서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을 가진 회사는 5곳인데, 다른 기업들은 액체로켓에 쓰이는 무거운 펌프를 사용한다. 같은 양의 연료로 얼마나 큰 추력을 내는지를 의미하는 비추력(연비와 비슷한 개념) 부문에서 이노스페이스는 하이브리드 로켓 개발 기업 중 단연 선두다.●박사 논문이 창업으로 이어져 김 대표는 공군사관학교에 가서 파일럿이 되고 싶었지만 시력이 좋지 않아 한국항공대 기계설계학과로 진학했다. 항공기 설계를 꿈꾸다가 3학년 때 교내에서 하이브리드 로켓 연소시험을 참관했다가 로켓 개발의 길로 들어섰다. 김 대표는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진동, 웅장한 소리가 가슴을 뛰게 했다”고 했다. 하이브리드 로켓 국내 1호 박사가 김 대표다. 2011년 파라핀을 하이브리드 로켓의 연료로 활용하는 방안에 관한 논문으로 한국항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3년간 이스라엘의 이공계 연구중심대학인 테크니온-이스라엘공과대학 로켓추진센터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았다. 귀국해 한화에서 로켓추진기관 개발 연구원을 지내다 2017년 창업했다. 김 대표는 “민간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로켓 개발에 필요한 국내 기반 기술 수준과 원가 등을 자세히 알게 돼 창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회사를 차리고는 동료와 선후배 연구원들을 끌어들였다. 창업을 한 지는 5년이지만 한국항공대학교에서 기초 연소실험장치를 만든 때부터 셈하면 20여 년의 연구가 발사체에 집약된 셈이다. 김 대표는 국내외에서 논문을 100여 편이나 냈다. 이노스페이스에는 유도무기 개발을 12년 한 정훈 최고기술개발자(CTO), 로켓 엔진 개발을 25년 한 양창환 수석연구원, 하이브리드 로켓 개발을 10년 한 문근환 책임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추진기관 성능시험을 35년 한 오정록 수석기술원 등이 있다. 세계를 상대로 하는 사업인 만큼 해외 인력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브라질에서는 엘시오 올리베이라 전 공군 우주국 부국장이, 유럽에서는 방산기업 헤라클레스(사프란 그룹에 합병됨) 최고경영자를 지낸 필리페 슐레이셔 씨가 일하고 있다.●커지고 있는 소형 위성 시장 공략 인공위성은 대형보다 소형 위성 수요가 훨씬 더 많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발사 위성의 94%가 중량 500kg 이하의 소형 위성이다. 지구관측(농업, 기상, 자원탐사, 국가안보, 우주과학)과 통신(TV, 전화, 인터넷, 항공, 해상)용 위성이 많다. 2020년 이전 10년 간 약 2962기 소형 위성이 발사됐는데, 2030년까지는 1만3912기가 발사될 예정이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용을 소형 위성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이런 위성은 무게가 100~400kg이고 수명은 5년 정도다. 2021~2030년 소형 위성 발사 시장 규모는 25조 원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위성을 발사 해 줄 수 있는 기업은 현재 약 10곳에 불과하다. 이를 노리고 소형위성 발사체 개발에 뛰어든 스타트업은 40여 곳이고, 현재 3곳이 발사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3년 내에 10여 개 위성발사 사업자가 더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중요한 시기”라며 “로켓 재사용 기술까지 확보해 경쟁사들 보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청주=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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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스타트업 루센트블록과 글로우서울, 상업건물 개발 위해 업무협약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소 ‘소유’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루센트블록(대표 허세영)이 최근 지역개발 및 부동산 솔루션 스타트업 글로우서울과 부동산 공동 개발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루센트블록은 상업용 부동산을 블록체인 기술로 수익증권화해, 개인들이 부동산을 주식처럼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서비스는 작년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 받았다. 9일에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수제버거집 ‘안국 다운타우너’를 첫 공모 물건으로 선보여 53억원의 투자금을 2시간 여 만에 다 모았다. 스타트업 글로우서울은 서울 익선동, 대전 소제동 등에서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해 낙후된 공간을 인기 있는 식음료 매장으로 바꾸는 등 공간 기획 및 디자인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루센트블록은 △상장 예정 건물의 정비 △상장 건물에 대한 공간 운영 △운영 공간에 관한 콘텐츠 기획 등을 글로우서울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뛰어난 감각을 가진 글로우서울과의 협업을 통해 상장 건물의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고 건물주들에게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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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뱃, 포스코모빌리티솔류션과 차세대 배터리 개발 업무협약 [전합니다]

    차세대 전고체(全固體) 리튬메탈전지(LMB) 개발 업체 유뱃(대표이사 이창규)은 최근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대표이사 김학용)과 업무 협약을 맺고 초박형 배터리 양산 및 전고체 LMB 용 스테인리스 호일 공급과 리튬메탈음극 개발에 함께하기로 21일 밝혔다. 전고체 LMB는 액체 전해질 기반 리튬이온전지와 달리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를 높인 차세대 전지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친환경차와 도심교통항공(UAM) 드론 등에 쓰이는 소재와 부품을 생산하는 전문 업체다. 유뱃은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이 개발한 두께 10㎛(0.01㎜) 호일로 기존 구리·알루미늄 집전체(集電體)를 대체한 초박형 배터리 기술을 갖고 있다. 두 회사는 유뱃이 보유한 리튬금속 전착 기술을 토대로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LMB 음극재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2016년 설립된 유뱃은 포스코기술투자, 현대자동차 투자를 받아 전기자동차용 고분자계 전고체 LMB를 연구개발하고 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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