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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성그룹 산하 재단법인 창성장학회는 국내 글로벌 경영전문가 양성을 위해 배동현 창성장학회 이사장(창성그룹 부회장)이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 장학기금 2억원을 기부했다고 20일 밝혔다.이번 장학기금은 서울대 MBA과정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서울대 측은 이 기금을 장학금과 해외연수, 연구문화 선진화, 비전활동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장학회 측은 밝혔다.창성장학회 측은 “한순간의 긴장도 허락하지 않는 총성 없는 전쟁터인 글로벌 비즈니스 세계에서 국가 경쟁력은 기업이 얼마나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이번 기부를 통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정신으로 기업과 국가 발전을 주도할 글로벌 인재 육성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장학회는 이번 기부가 끊임없는 도전과 개척정신으로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고 따뜻한 사회를 실현할 가치 있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데 보탬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뇌중풍(뇌졸중)으로 병원을 가게 되면 막히거나 터진 뇌혈관에 대한 응급 치료가 시행된다. 이후 중요한 과정은 재활훈련이다. 재활의학계에 따르면 환자에게 무리가 되지 않는다면 재활훈련은 3일 정도 지난 후 가급적 이르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후 6개월까지 뇌 기능의 회복과 재활훈련 효과가 맞물려 다친 뇌 부위를 대신할 다른 뇌 부위가 빠르게 발달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뇌의 가소성’을 활용해 환자가 최대한 다치기 이전 상태에 가까운 운동 기능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다. 휴카시스템(대표이사 김형식)은 로봇 기술을 활용해 보행 재활 훈련이 필요한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2019년 설립됐다. 보행 재활 로봇은 뇌중풍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을 앓거나 치매증상, 발달장애 등을 가진 이들에게 필요하다. 기존 보행 재활 로봇은 사람이 바르게 걷는 자세를 익힐 수 있도록 발판과 관절지지 부위를 갖추고 있는데, 모터 등을 이용해 자동으로 구동토록 돼 있다. 환자가 아무런 힘을 주지 않아도 구동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운동 효과가 떨어진다. 휴카시스템은 오히려 수동을 기본으로 하는 로봇을 구상해 자동과 보행보조, 수동기능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방식으로 보행 재활 로봇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환자의 “오랜만에 땀 흘렸다”는 말이 창업 계기창업자인 김형식 대표이사(47)는 서울과학기술대에서 산업디자인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유니버설디자인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5년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그 전인 2013년 국립재활연구원의 재활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한 경험이 휴카시스템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 재활연구소 연구원으로 있을 당시 휴카시스템 보행 재활 로봇의 전신인 보행기기를 만들어 환자의 재활치료에 적용한 경험이 있다. 기존의 보행 재활 로봇의 단점을 개선하는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김 대표는 “유럽산 보행 재활 로봇은 단가가 몇억 원대에 달해 보급이 잘 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환자나 장애인들이 접할 기회도 적었다. 그리고 모든 관절마다 모터가 달려 모든 동작을 자동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물리치료사들이 환자들을 운동에 집중시키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연구를 주도한 김 대표는 오히려 수동을 기본으로 한 재활보행을 창안해냄으로써 재활 로봇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수동을 기본으로 설계함에 따라 기존 제품과 달리 환자의 능력에 따라 자동부터 보행보조, 수동보행 등으로 단계를 조절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개발원가도 낮춰 당시 외국산 제품의 30% 수준으로 보행 재활 로봇을 만들었다. 김 대표는 “당시 제품을 사용해본 환자가 ‘다리가 불편해진 지 수년 만에 처음 땀 흘리는 운동으로 기분이 좋아져 너무 기쁘다’고 말해 보행 재활 로봇을 더 발전시켜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후 2016∼2019년 서울과기대에 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여러 연구 프로젝트 등을 통해 보행 재활 로봇을 업그레이드했고, 2019년 2월 휴카시스템을 창업했다.○“유산소 운동을 더해 치료 효과 높일 것”휴카시스템의 대표적인 보행 재활 로봇은 크게 3종류다. 팔과 다리의 복합 재활 훈련을 돕는 로봇(GTR 시리즈)은 개발을 마치고 판매 중이다. 전기 자극으로 재활 훈련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는 로봇(HUCA-Go·휴카고)은 내년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휴카고의 경우 의료보험 수가 적용이 가능하도록 개발해 환자들이 더 적은 부담으로 재활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휴카고는 대당 3억∼4억 원씩 하는 외산 장비와 비교했을 때 그 절반 이하의 가격이 될 것 같다”며 “기기를 도입할 병원의 부담도 작아질 것”이라고 했다. 운동 기구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 로봇(GTR-T)도 개발 중인데, 재활운동센터나 집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로봇이다. 휴카시스템의 모든 제품은 기본적으로 유산소 운동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땀을 흘리는 유산소 운동이 충분히 동반된 보행 재활 훈련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환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뇌중풍과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에게 유산소성 운동 프로그램을 적용했더니 심장과 호흡, 체력이 좋아졌다는 연구와 보행이나 운동 능력이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 등이 있다. 김 대표는 “자체 시험 결과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고, 팔과 다리의 재활 훈련을 모두 돕는 로봇 2대가 국내 대형병원 2곳에 도입돼 임상시험도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보행 재활 로봇 시장 “내년이면 2조 원대”5일 세종시 산학연클러스터지원센터에 있는 휴카시스템을 찾아 보행 재활 로봇을 체험했다. 자동과 주행보조, 수동보행 모드 등으로 선택해 훈련을 하면서 모니터 화면이나 가상현실(VR) 기기로 숲속 길을 보며 달릴 수 있었다. 더 빨리 걸어보자고 마음을 먹고 조금씩 다리에 힘을 주니 로봇의 구동 속도에 맞춰 조금씩 빨라졌다. 휴카시스템에 따르면 보행 재활 대상자가 될 수 있는 뇌중풍이나 심혈관계 질환,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와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은 세계적으로 6억6000만 명이나 된다. 뇌중풍으로만 매년 약 500만 명이 장애를 겪는다. 이에 따라 보행 재활 로봇 시장도 계속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 등에 따르면 보행 재활 로봇 시장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19.3%씩 시장이 커져 2023년 말이면 18억 달러(약 2조3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카시스템은 재활 로봇에 장착한 모니터와 증강현실(AR) 기기를 통해 앞으로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 예컨대 집중적인 치료와 기본적인 재활훈련을 받고 퇴원할 환자가 자신의 집 근처에 있는 시장까지 갈 수 있는지 등을 영상 기기를 통해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자신이 가보고 싶은 유명 여행지를 선택해 걸어서 여행하는 게 가능한지도 가늠해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영상 기기를 활용해 여러 가지 인지능력 향상 게임을 하면서 재활훈련을 하는 방식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비대면 재활 운동 플랫폼까지 개발휴카시스템은 장기적으로는 비대면 재활운동 플랫폼까지 구축할 계획을 갖고 ‘휴카버스’라는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운동 기능에 초점이 맞춰진 GTR-T 로봇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필요한 가정에 보급한 뒤 의료기관과 협업해 원격으로 환자의 자세 및 운동 상태 등을 모니터링하고 지도하는 방식이다. 심박수 측정 센서와 보행 동작 측정 센서 등을 낙상방지 하니스와 함께 공급하고 환자의 휴대전화를 통해 교신한다. 비교적 가벼운 재활이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플랫폼이다. 휴카시스템은 2025년 중반까지 GTR 시리즈 및 휴카고를 중심으로 한 의료 기기 분야, GTR-T를 중심으로 한 재활 운동 기기 분야, ‘휴카버스’를 중심으로 한 비대면 재활 운동 플랫폼을 완벽하게 만든 뒤 세계 시장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로봇이라고 하면 딱딱한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휴카시스템은 로봇 기술을 사람을 돌보는 분야에 집중해 ‘따뜻한’ 로봇과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로 남고 싶다”고 했다.세종=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한복 입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현대 풍속화’로 유명한 한국화가 김현정이 미국 워싱턴 D.C.의 연방의회에서 6일 ‘김치의 날(11월 22일)’ 제정을 기원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이날 연방의회 토마스 재퍼슨 기념관에서는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관장김민선)이 연방의회에 계류 중인 ‘김치의 날 결의안’(H. Res. 1245) 통과를 기원하며 마련한 ‘김치의 날’ 행사가 열렸는데, 이 행사에 초대돼 전시회를 가진 것. 이날 행사는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 주관으로 미동부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 aT농수산식품유통공사 미주지역본부와 함께 개최했다. 행사에는 결의안을 발의한 캐롤린 멀로니(뉴욕·민주) 연방하원의원을 비롯해 그레고리 믹스 하원외교위원장과 그레이스 멩, 톰 수와지, 앤디 김, 영김, 미셸 박 스틸, 메릴린 스트릭랜드 연방하원의원 등 이미 결의안에 서명한 의원을 포함해 많은의원들이 참석하였다. 화가 김현정은 한복을 입고 김장을 담그는 여인을 한국화로 표현해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 김 작가는 김치의날 결의안 통과를 위해 이 작품을 특별히 그렸다. 행사장에서는 작품을 담은 소품과 기념품 등을 의원들에게 직접 전달하며 김치의 날 제정을 기원했다. 김 작가는 “연방의회 차원에서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김치를 기념하는 날 제정을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과 미국내 한인사회의 성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자랑스럽다”며 “오늘 행사가 결의안 통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치의 날’ 제정 추진은 멀로니 의원이 올해 7월에 매년 11월 2일을 김치의날로 기념하자는 내용의 결의안을 연방하원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캘리포니아와 버지니아, 뉴욕이 주 차원에서 김치의 날을 기념일로 선포한 것을 뛰어넘어 연방차원에서 공식 기념일로 지정하자는 것이다. 화가 김현정은 한복을 입은 주인공을 통해 21세기 한국의 풍속을 참신하게 표현해 주목받는 한국화가다. 한복을 입은 여성이 백화점을 쇼핑을 하고, 포켓볼을 즐기는 등의 모습으로 현대인의 관심사를 트렌디하고 개성있게 표현해 해외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 최연소 작가로 초청된 바 있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독일문화원에서 초대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2017년 4월에는 경제전문지 포브스에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30인’에 선정됐다. 한국화를 대중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여러 상품과의 아트 콜라보레이션, 대중 강연 등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고 한국화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서울특별시 홍보대사와 희망브리지 홍보대사로도 활동 중이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경기가 어려우면 진짜 실력자가 드러나는 법이다. 큰돈이 오가는 부동산 개발에서 사업성 검토는 그 실력을 가늠하는 첫 관문이다. 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식으면서 정확한 사업성 검토는 더 중요해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를 개발하려는 시행사들은 사업지를 확보하기 전에 미리 해당 토지에 아파트를 지었을 때 얼마나 수익이 날지를 계산해 본다. 통상 건축사가 동 배치나 일반적인 소형, 중·대형 평형 비율을 적용해 2, 3가지 선택지를 시행사에 제공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아파트 단지 개발의 사업성 검토를 아파트 배치 방향, 동 간 간격, 평형 비율, 인기 좋은 아파트 구조 등에 따라 손쉽게 할 수 있다면 사업 기회를 발견할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 ‘제너레잇’은 부동산 개발 사업의 수익성 검토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동으로 추산해 사람이 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특정 사업지 설계도 1만 개 제공제너레잇은 아파트 개발 사업을 할 때 평형 비율과 층수, 가구수 등에 따라 수익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계산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다. 사업자가 특정 평형대로만 구성하고 싶다면 그런 옵션을 넣어서도 계산할 수 있고, 소형과 중대형의 비율을 어떻게 배분해야 사업성이 가장 좋을지도 계산해 준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제시하는 여러 규제를 만족시키면서 용적률을 최대로 적용받는 것이 유리한지, 그 이하의 용적률로 짓는 것이 더 유리한지 등도 판단해 볼 수 있다. 제너레잇은 아파트 개발 사업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의 모든 요소를 고려해 1만 가지의 선택지까지 제공할 수 있다. 신봉재 제너레잇 대표이사(38)는 “사람이 2, 3가지를 제안하던 기존 방식과 비교해 보면 분양 매출을 평균 28%가량 늘릴 수 있는 방안이 나온다”며 “1000억 원대 사업이라면 280억 원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사업지 특성 다양해 가구수만 고려하면 안돼”제너레잇은 개발 중인 웹 기반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해 국내에서는 특정 사업지의 사업성을 검토해주는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특정 사업지의 복잡한 규제를 일일이 따져서 적용하는 방식으로 결과물을 산출해 낸다. 신 대표는 “올해 법인 설립 이후 국내에서 20여 곳의 사업성을 분석하는 컨설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시행사들이 사업지를 확보하기 전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어느 땅을 대상으로 검토했는지는 대부분 비밀이다. 그간 국내 사업지의 사업성을 분석해 본 신 대표의 경험을 요약하면 이렇다. 아파트를 높게 지으면 한강을 볼 수 있는 한 아파트 사업지의 경우 한강 뷰를 확보할 수 있는 가구를 늘리려고 높은 층을 최대로 만드는 구조로 설계해 보니 최대 수익이 나오지 않았다. 한강 뷰 가구의 분양가가 조금 더 고가이긴 하지만 한강이 보이지 않는 가구 환경이 너무 나빠져서 전체적인 수익을 낮췄기 때문이다. 반면에 바다를 볼 수 있는 동해안의 한 사업지에서는 전망이 좋은 곳을 늘릴수록 수익성이 극대화됐다. 바다 조망이 가능한 가구에 프리미엄이 많은 붙는 경향이 있어 수익성이 좋아졌다. 신 대표는 “사업지의 모양과 입지에 따른 특성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분양가가 높은 아파트를 최대로 늘리는 방식이 반드시 최대의 수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고 했다. 제너레잇의 기술은 궁극적으로 특정 토지에 아파트를 지을 때 최대의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이런 기술이 보편화된다면 같은 땅에 사람들의 수요에 맞춘 아파트를 많이 지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학술적 연구 하다가 ‘창업의 순간’ 맞아제너레잇의 공동창업자는 3명이다. 신 대표이사는 한양대 건축학과를 나와서 미국 하버드대에서 건축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건축회사에 취직해 대형 프로젝트의 건축 설계 업무를 했다. 정가혜 기술이사(CTO·32)는 서울대 수학과를 나와서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AI를 활용해 주변 시세를 활용한 분양가 추정, 아파트 각 가구별 조건에 따른 가격 프리미엄 예측과 같은 AI를 활용하는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이학 이사(29)는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과 건축학을 전공했다. 게임을 개발한 코딩 실력을 기반으로 제너레잇 엔진 개발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2019년 미국 건축회사에 다니던 신 대표는 칼텍에 재학 중이던 정 이사와 지인을 통해 연결됐고, 정 이사는 서울과학고 후배인 이 이사를 팀에 합류시켰다. 이들과 함께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의 기숙사를 최대의 수익이 나도록 최적화하는 프로젝트를 했다. AI를 활용한 사업성 검토가 어느 정도 가능한지 시험해 학회 등에 논문으로 발표할 계획이었다. 해당 기숙사는 크기와 모양이 다른 10가지 방 타입을 갖춰야 했다. 이들은 대학 측이 검토하고자 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경우에 대비한 건축안들을 미리 만드는 과정에서, 특정 조건만 넣으면 다양한 설계 방식을 제시할 수 있는 자동화 프로그램까지 만들게 됐다. 각 방안별로 예상되는 수익까지 함께 제시했다. 신 대표는 “기존에 대학 측이 가지고 있던 방안에 비해 수용 학생 수를 752명에서 796명으로 늘리고, 연 임대료 수입을 100만 달러나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발견했을 때 창업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당시도 그렇지만 지금도 세계 어떤 회사도 수익 극대화까지 제시하는 자동 설계 프로그램은 만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엔진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이 이사는 “롤 모델로 삼을 프로그램이 없어 뼈대부터 고안하느라 힘든 점이 많았다”고 했다. AI를 담당하는 정 이사는 “아파트 단지의 가구별 전망까지 고려해 모든 가구의 분양가까지 각각 산출할 수도 있다”며 “전체 연면적에 평당 평균 분양가를 곱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변 시세를 반영한 개별 가구의 가격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좀 더 합리적인 방식으로 사업 규모를 정할 수 있다”고 했다.○내년 상반기 미국에 소프트웨어 출시제너레잇은 자사의 기술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내년 상반기 미국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미국 부동산 시행사들과 한창 막바지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특정 사업지 주소를 넣기만 해도 1만 개 선택지를 볼 수 있다. 제너레잇은 우선 저소득층을 위한 소형 아파트 건설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 대표는 “저소득층을 위한 소형 아파트와 모듈러 하우스에 대한 도면을 학습시켜, 특정 사업지에 이런 공동주택을 지으려 할 때 얼마나 사업성이 있는지를 서비스를 구독하는 시행사들이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연간 최대 10만 달러(약 1억3500만 원)의 구독료를 받을 계획이다. 이후 일반 공동주택과 오피스빌딩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신 대표는 “부동산 개발 시장 규모가 훨씬 크고 소프트웨어 활용이 활발한 미국 시장에 더 주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내에서는 특정 부지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계속 진행한다. 제너레잇이 추산하는 미국 공동주택 사업성 검토 시장은 58억 달러(약 7조6000억 원)에 달한다. 신 대표는 “지금은 과거 자료만 가지고 분양가를 추정하지만 향후 분양 이후 과정까지 추적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골프존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업에서도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골프존은 22일 글로벌 매출액이 올 들어 9월말까지 48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343억 원 대비 4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골프존은 글로벌 매출을 2020년 262억 원, 2021년 519억 원으로 높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현재 일본 400여 곳, 중국 200여 곳, 미국 100여 곳, 베트남 30여 곳 및 기타 국가 90여 곳으로 총 820여 곳의 글로벌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골프존은 4분기부터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 골프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골프존에 따르면 미국 골프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상업용 골프 시뮬레이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미국 유통업체 코스트코 온라인을 통해 스크린 골프 하드웨어 판매를 시작한 골프존은 미주시장의 사업 확대를 위해 3분기 골프존 아메리카(GOLFZON America Inc) 주식 110억 원어치를 추가 취득하기도 했다. 4분기에는 글로벌 골프 매니지먼트 트룬과의 합작 매장인 골프존 소셜매장 1개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베트남에서도 직영 매장을 늘리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박강수 골프존 대표이사는 “글로벌 골프 토털 플랫폼 회사를 지향하는 골프존은 전략적 파트너십 및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농림축산식품부가 꿀벌을 숙주로 하는 해충인 응애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월동 기간 응애로 인한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양봉 농가와 비상 연락 체계를 마련하는 등 월동 꿀벌 피해 재발 방지에 골몰하고 있다. 올해 3월 한국양봉협회 조사에 따르면 전국 협회 농가 2만4000여 곳 중 약 4300곳(약 18%)이 작년 겨울을 지나면서 꿀벌응애에 의해 꿀벌들이 폐사하는 피해를 입었다. 농식품부 등 관계기관의 합동 조사 결과 방제제에 내성이 생긴 응애의 발생, 방제제 과다 사용에 따른 꿀벌 유충 피해 등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올해 초 월동 꿀벌 피해가 확인된 이후 농식품부는 꿀벌 방제약품의 내성 방지를 위해 약품 교체 사용 방법 및 주의사항을 지자체 및 한국양봉협회를 대상으로 안내·교육했다. 하지만 올해도 많은 양봉농가에서 벌꿀, 로열젤리 등을 8월까지 생산하면서 응애 방제 적기인 7월에 방제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꿀벌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다. 농식품부는 올해 꿀벌 월동기간 중 지자체, 농촌진흥청, 농림축산검역본부 및 한국양봉협회 등과의 협력체계를 대폭 강화해 가동할 계획이다. 우선 각 시군은 주간 단위로 봉군(벌들의 떼) 내 폐사 발생 여부를 파악한다. 각 시군에서 양봉 농가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필요하면 농촌진흥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현장 조사를 실시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자체 동물위생시험소와 함께 질병에 의한 양봉 농가 피해에 대해 방역조치를 실시한다. 또 한국양봉협회는 응애 등 큰 피해가 유발되는 해충에 의한 폐사로 판별될 경우 즉시 인근 농가에 전파해 방제 등 초동 조치가 농가 단위에서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응애류 방제 요령 안내 책자, 홍보물 등도 지자체와 한국양봉협회를 통해 다시 한 번 각 농가에 제공하고, 벌통 내 온습도 등 환경조건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장비를 시범 보급한 뒤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월동 꿀벌 피해 방지와 신속한 확산 차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선 농가의 적극적인 방제와 발생 시 지자체 신고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최근 영국에서는 구더기(구리금파리 애벌레)를 활용해 세균에 감염된 상처를 낫게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세균을 잡기 위해 인류가 항생제를 발견하기 이전 시대에 사용하던 방식까지 동원하는, ‘슈퍼 버그’(항생제 내성균)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병원성 세균도 생명이라 끈질긴 생명력을 보인다. 항생제가 자신을 공격하면 이를 막아내기 위해 세포 내에 들어온 항생물질을 내뱉듯이 튕겨 내거나 항생물질이 세균 세포벽에서 안착점을 찾지 못하도록 해당 지점의 특정 구조를 바꿔버리기도 한다. 또 세포 안에 새로운 효소를 만들어 항생제를 무력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세균의 한 세대는 수백 초에 불과해서 이런 내성은 세균 간에 빠르게 확산될 위험이 상존한다. 항생제를 남용하거나 같은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면 항생제 내성균이 생길 가능성은 커진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항생제 사용이 크게 증가해 항생제 내성균을 키울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왔고,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 문제가 코로나 이후 최대 보건 위기가 될 것이라 경고하는 상황이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내 신약개발지원센터 건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이엔제이(A&J)사이언스’는 새로운 메커니즘의 항생물질로 항생제 내성균을 잡는 데 도전하는 스타트업이다.○ 천연항생물질 ‘티오펩타이드’ 합성법 특허에이엔제이사이언스는 천연항생물질로 알려진 티오펩타이드(thiopeptide)의 대량 합성 기술을 개발해 신규 항생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티오펩타이드는 해양 미생물에 의해 생성되는 항생물질로 세포벽이 1겹인 세균(그람 양성 세균)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생 효능이 좋아 많은 신약 연구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대량 생산이 걸림돌이었다. 황희종 대표이사(33)는 7일 본사에서 “티오펩타이드는 병원균의 세포 내에서 단백질 생성을 억제해 세균을 죽이는데, 화학적인 합성 방법으로 기존의 5만 배 이상 빠른 속도로 많은 양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기존 연구자들이 2∼3년에 걸쳐 몇 mg밖에 만들지 못하던 것을 2주 동안 수십 g까지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전체 임직원 6명의 이름으로 독자 개발한 티오펩타이드 합성 기술에 관한 논문을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에 실었다. 그 논문은 올해 3월 영국 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유기 및 바이오분자 화학지(Organic & Biomolecular Chemistry)’의 표지를 장식했다. 작년 11월에는 임직원 5명 이름으로 신규 항생제 합성 방법을 특허 출원했고, 올해 7월 특허 등록을 마쳤다. 티오펩타이드는 세균의 세포 속 리보솜에 침투해 세균이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 합성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세균을 사멸시킨다. 에이엔제이사이언스는 이런 기본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티오펩타이드의 일부 구조를 바꾸는 방식으로 다양한 신규 항생제를 개발하고 있다. ○“CDI 치료제, 2025년경 임상1상 시작”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강한 세균으로 인해 발병하는 심각한 질병 중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CDI)’이라는 질병이 있다. 장내 환경이 나빠져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이라는 균이 과잉 증식하면서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데, 심하면 장이 썩어 사망에 이른다. 2000년대 들어 그 위험성이 부각됐는데, 항생제를 오래 복용한 환자나 고령자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 대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한 해 24만 명의 환자가 발생해 1만2800명이 사망한다(2017년 기준). 항생제를 투약해도 재발률이 30%에 이르고, 재발 후에는 치료 성공률이 40% 미만인 난치성 감염질환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 병을 해결이 가장 시급한 ‘긴급한 위험(Urgent Thereat)’으로 분류해 두고 있다. CDI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는 메트로니다졸과 반코마이신, 피닥소마이신이 있다. 메트로니다졸과 반코아이신은 1950년에 나왔고, 피닥소마이신은 2011년에 나왔다. 재발률은 비교적 최근에 나온 피닥소마이신이 그나마 15%로 낮고, 반코마이신은 30%, 메트로니다졸은 40% 이상이나 된다. 선진국에서는 메트로니다졸을 CDI 치료제로 권고하지 않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메트로니다졸이 주로 먼저 처방되는 실정이다. 치료 효과가 좋은 피닥소마이신은 약가가 비싸(약 4000달러) 국내에 도입되지 않고 있다. 세계 시장 규모는 1조 원가량 된다. 황 대표는 “우리가 합성한 티오펩타이드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는 후보 약물들과 비교했을 때 적은 농도로 균을 훨씬 빨리 죽이면서도 인체의 다른 세포나 장내 유익 미생물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더 나은 효능을 보였다”고 했다. 에이엔제이사이언스는 결핵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치료 기간이 1년 이상이나 되는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고령화와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선진국에서 주로 나타난다고 해서 ‘선진국형 결핵’이라고도 불리는 병으로 오랜 치료 기간 때문에 환자 부담과 완치율이 낮다. 20년 동안 이 질환에 대한 치료제는 1개밖에 승인 받지 못해 의약학적 수요가 매우 많아 약값(1년 치료분)이 2억 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황색포도상구균에 의해 피부가 문드러지는 농가진(Impetigo)을 치료할 신규 항생제, 인류의 오래된 질병이지만 새 항생제가 절실한 결핵과 말라리아 치료제도 동시에 개발 중이다. 황 대표는 “5가지 신약 중 CDI 치료제의 개발 속도가 제일 빠르다”며 “내년과 내후년 전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이르면 2025년 임상1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병역특례로 신약개발지원센터 근무 후 창업짧은 이력과 인력에도 불구하고 에이엔제이사이언스는 전임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8년 1월 자동차용 모터를 만드는 삼현(대표이사 황성호)의 신약개발연구소로 시작해서 2021년 7월 인적분할을 통해 현재의 회사가 됐다. 임직원 6명인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티오펩타이드의 항생 효능이 오래전부터 학계에 알려져 있던 터라 에이엔제이사이언스는 신약 개발의 굵직한 연구 과제를 수주하거나 특정질환에 전문적인 교수들과 공동연구를 다수 수행하고 있다. 공동창업자인 손영진 최고기술책임자(33)은 “국내에 항생제를 개발하는 회사가 드물어 선뜻 공동연구를 승낙하지 못하다가도 우리 물질을 가지고 직접 시험을 해 보신 뒤에는 허락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새 항생물질 개발 전문가인 한동대 곽진환 교수(생명과학부, 분자생물학 전공)와 2020년 1월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는 등 외부 기관과 협업을 강화했다. 이렇게 연구 네트워크를 확보한 후 올해 7월과 8월에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주한 결핵 치료제 후보물질 도출 과제(12억5000만 원)와 폐질환 치료제 도출 과제(9억1000만 원)의 주관기관이 됐다. 황 대표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서 화학을 전공해 석사와 박사까지 받았다. 석사를 마치고 병역특례요원으로 신약개발지원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지내면서 신규 항생제 개발의 꿈을 키웠다. 대학 지도교수인 마르코 추폴리니 교수가 티오펩타이드 전문가여서 도움을 받았다. 황 대표는 “지도교수께서 티오펩타이드 합성을 학술적으로만 다루지 말고 신약 개발을 염두에 두고 공부해 보라”는 조언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신약개발지원센터에서 다른 연구자들의 신약 개발 과정을 지켜본 것이 신약 개발이라는 큰 도전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 공동창업자도 이 센터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였다. 황 대표는 “화학 지식을 활용해 인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신규 항생제 개발의 길을 걷게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며 “어려움이 없지 않겠지만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대구=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한국필립모리스는 잔여물이 남지 않아 청소할 필요가 없는 새 전자담배 ‘아이코스 일루마’를 10일부터는 자사 직영매장뿐만 아니라 GS25, CU, 세븐일레븐 등 수도권과 부산 지역의 일부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고 1일 밝혔다. 아이코스 일루마는 기존 아이코스와 달리 전용 담배를 꽂아 가열하는 블레이드 없이 전자담배 내부에서 가열되는 ‘스마트코어 인덕션 시스템’이 적용됐다.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담배 연기 없는 미래’를 추구하는 필립모리스는 담배를 끊는 것이 건강에 가장 이롭다는 것을 알림과 동시에, 끊을 수 없다면 해로운 물질을 덜 배출하는 전자담배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전자담배의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코스 일루마와 아이코스 일루마 프라임 2가지 제품으로 출시됐다. 두 제품 모두 잔여물이 남지 않는 방식으로 기능적으로는 동일하다. 다만 프라임 제품의 디자인이 좀 더 고급스러운 편이다. 일루마 프라임 제품의 권장소비자가격은 13만9000원, 일루마는 9만9000원이다. 보상 판매를 이용하면 3만 원씩 할인받을 수 있다.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는 “미국, 영국과 같은 선진국들은 아이코스와 같은 비연소 대안 제품이 덜 해롭다는 걸 인정해 일반 담배를 계속 피우는 성인 흡연자들에게 더 나은 대안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국가들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의 비연소 대체 제품은 세계 70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아이코스 사용자는 1900만 명으로 이 중 약 1350만 명이 일반 담배를 끊고 아이코스로 전환한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하고 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생수 병을 버리려고 할 때 플라스틱 재활용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시대다. 상표가 있는 라벨을 따로 떼어내고, 투명한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병만 모으는 통에 담아 버릴 것이 권장된다.플라스틱은 폴리프로필렌(PP)이나 폴리에틸렌(PE), 폴리스티렌(PS) 등 여러 종류인데, 재활용이 제대로 되려면 같은 종류의 플라스틱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생수 상표가 있는 라벨도 PP나 PS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꼼꼼한 사람은 병뚜껑(PS 재질)은 물론이고 뚜껑에서 분리된 후 병목에 남은 고리까지 떼어내서 버린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사회적 불편과 고통이 작지 않은 일이다. 생수 병은 그나마 분리가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구성됐지만 칫솔이나 분무기 등은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이 밀착돼 있어 분리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플라스틱을 종류별로 제대로 분리하는 기술이 없어서 소각되거나 묻히는 플라스틱도 적지 않다. 리플라(대표이사 서동은)는 미생물을 활용해 플라스틱을 종류별로 말끔하게 분리해 폐플라스틱의 순도를 높이는 스타트업이다.○플라스틱을 다 없애지 않고 ‘잘’ 남기기친환경의 관점에서 보면 플라스틱은 없애야 하는 대상이다. 하지만 리플라의 서동은 대표이사(24)는 관점을 달리했다. 플라스틱과 결별할 수 없다면 ‘플라스틱을 잘 남겨야 한다’고 봤다. 순수하게 특정 플라스틱을 남길 수 있다면 재활용률을 그만큼 높일 수 있어 환경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리플라는 우선 PP만 남기는 방식으로 상업화를 시도하고 있다. PP는 플라스틱 중 질량이 가장 가볍고 내구성이 강해 많이 쓰이는 종류다. 고온에도 변형되거나 호르몬 배출이 거의 없어 배달 음식을 담는 그릇으로 많이 쓰이고, 테이크아웃 커피 뚜껑이나 요구르트 병의 재료이기도 하다. 플라스틱 재활용 업체들은 수거한 플라스틱을 먼저 수작업으로 선별한다. 그 뒤 근적외선과 비중 차이를 이용해 플라스틱을 선별해 순도를 높인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더라도 비슷한 비중을 가졌거나 붙어 있는 플라스틱들을 분리하는 것은 힘들어 순도를 높이는 데 애로가 많다. 서 대표는 “열이나 화학약품으로 플라스틱을 변형하는 것과 달리 플라스틱 상태로 분리하는 이런 물질적 선별이 가장 효율적인데, 분리에 어려움이 많아 세계적으로 물질적 재활용 비율은 22%에 불과하고 한국은 13%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했다.리플라는 플라스틱을 먹는 미생물이 들어 있는 바이오탱크를 기존 공정의 마지막에 덧붙여 플라스틱의 순도를 높인다. 리플라는 재질에 따라 분해 능력이 다른 미생물 약 300종을 보유하고 있다. ○고등학생 때 창업 아이템 발견 서 대표는 경기 용인 백암고에 다니던 2016년 재활용 산업을 과학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주제로 한 전국과학탐구토론대회에 나갔다. 구체적인 연구주제를 찾다가 2015년 9월 미국 스탠퍼드대 선임연구원인 웨이민 위(weimin Wu) 박사가 쓴 스티로폼(발포 PS)을 먹는 밀웜 논문을 봤다. 밀웜 장내에 있는 미생물이 PS를 분해할 수 있다면 다른 여러 플라스틱의 분해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밀웜의 장내에서 미생물을 직접 찾아내기도 했다. 창업에 관심이 많았던 서 대표는 이 아이템으로 창업을 꿈꿨다. 당시 시장 조사를 위해 만났던 재활용업체 사장님들이 순도를 기존 98%에서 99.65% 이상으로 조금만 올려도 플라스틱을 훨씬 비싸게 팔 수 있다고 한 말 때문이었다. 이후 창업 인재 특기자로 UNIST에 진학해 생명공학과 벤처경영을 전공했고, 2019년 법인을 설립했다. 회사 자본금 5000만 원은 이 아이디어로 여러 창업 경진대회에서 나가 받은 상금을 모아 마련했다. 창업 이후 연구를 거듭해 지금은 어떤 조건에서 플라스틱을 가장 잘 분해하는지 노하우를 쌓고 있다.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박나라 최고운영책임자(COO·24)는 “미생물 주변에 일반적인 먹이가 많으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를 내뿜지 않는다”며 “미생물을 굶기는 등 적절하게 척박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것이 노하우”라고 했다.○미생물 대량 증식하는 단계리플라 앞에는 미생물을 대량으로 증식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실험실의 시험 단계인 수 kg을 넘어서 수 t 분량으로 규모를 키워야 한다. 리플라는 미생물 배양기를 늘려 내년 말이면 바이오탱크 시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탱크는 지름 15m 정도 되는 긴 파이프를 50~100평 정도 되는 공간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서 대표는 “미생물이 플라스틱을 먹는다고 표현하기는 하지만 정확히는 미생물이 분비하는 효소가 플라스틱에 붙어 플라스틱을 분해 한 후 미생물이 흡수하는 것”이라며 “여러 균주를 혼합해 분해 속도를 계속 높이고 있어 내년 상업화 단계에서는 시간이 더 단축될 것”이라고 했다. 분해 속도가 높아지면 바이오탱크의 크기도 그만큼 줄일 수 있어 경제성이 커진다.특정 플라스틱만 효율적으로 분해해 없애는 기술로 농촌의 폐비닐을 처리하는 바이오탱크를 설치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박 COO는 “잡초 방지용으로 바닥에 깔아 사용하는검은색 비닐은 대부분 LDPE로 만들어지는데, 햇볕에 부식되고 이물질이 많이 묻어 재활용이 힘들다”며 “지금은 땅에 몰래 묻어 버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LDPE를 잘 분해하는 미생물 바이오탱크로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커지는 대기업의 재생 플라스틱 수요리플라에 따르면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의 규모는 50조 원에 달한다. 국내에는 연매출 3000억 원 이상인 곳 40곳을 포함해 4500여 곳이 있다. 플라스틱의 순도가 기존 98%에서 99.65% 이상으로 올라가면 판매 가격은 납품처에 따라 1.5배 가량 올라갈 수 있다. 순도를 1.65%만 높여도 판매가는 1.5배가 되는 셈이다. 하루 30t을 처리하는 업체라면 연 매출액이 37억5000만 원가량 더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다 기타 플라스틱을 미생물이 분해하기 때문에 기존에 매립하거나 소각하던 비용 연 8억5000만 원가량도 아낄 수 있어 총 46억 원의 이득이 발생한다는 게 리플라의 추산이다.세계적으로 고품질 재생수지에 대한 대기업들의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볼보는 2025년부터 볼보 차량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중 최소 25%는 재활용 소재를 적용할 계획이고, 포드는 재생 플라스틱만을 사용한 차량을 제작한다는 장기 목표까지 갖고 있다. 국내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LG전자의 재생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도 근래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서 대표는 “미생물을 활용해 노트북컴퓨터나 자동차 내장재 등에 쓰일 수 있는 고순도 플라스틱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기존의 재활용 공장들을 돕는 세계적인 기업이 되고 싶다”고 했다.수원=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세계적으로 사망 원인 1위인 질환은 심혈관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 지구촌 사망자의 32%(1790만 명)가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 심혈관 질환의 대다수는 심근경색(심장마비)으로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심장 동맥의 탄력이 떨어지고 혈관 안에 혈전이 쌓여 그 통로가 좁아지면서 발병한다. 심장 혈관들이 좁아지거나 막힌 것으로 의심되면 의사는 컴퓨터단층촬영(CT)과 X레이 동영상 촬영으로 병변을 찾고, 더 정밀하게 살피기 위해 혈관에 내시경 역할을 하는 카테터(가는 관)를 넣는다. 카테터형 심혈관 질환 진단기는 초음파를 활용하는 기기(IVUS)와 적외선을 이용하는 장비(OCT), 압력센서를 사용하는 장치(FFR) 등으로 나뉜다. 심장동맥을 넓혀주는 스텐트 시술 전후에 혈관의 지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스텐트가 혈관에 제대로 자리를 잡았는지를 살피는 용도로도 유용하게 쓰인다. 레이와트(대표이사 하진용)는 심혈관 질환 진단기기 중 적외선을 활용한 광학 영상진단장비(OCT)를 개발하는 곳이다. 적외선을 쏘는 광섬유의 끝 부분을 혈관 내부에서 빠르게 회전시키면서 조금씩 이동시켜 혈관 내부를 재현하는 방식이다. 적외선을 혈관 내부 벽에 쏜 뒤 되돌아오는 빛을 받아 고해상도 3차원 영상을 만들어 낸다.○심혈관 질환 진단기기 문제와 개선점카테터형 심혈관 질환 진단기기는 물리적인 관을 혈관에 넣는 방식이기에 오랫동안 사용할 경우 혈류의 흐름을 방해해 환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시간은 통상 3초 안팎이다. 심장 오른 부위를 감싸고 있는 우관상동맥의 경우 80%의 병변이 혈관 입구에서 75mm 길이 내에 위치하는데, 현존 기기는 탐색 속도가 빠르지 않아 이 구간을 고해상도로 모두 촬영하기 쉽지 않다. 또 적외선을 활용하는 진단 방식은 혈관 안에 조영제의 주입이 필요한데,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한 번 진단을 할 때 되도록 긴 구간을 탐색할 필요성이 있어 왔다. 레이와트는 심혈관 질환 영상진단기기에 연결되는 카테터의 회전 속도를 세계 최고 속도로 구현해 이 문제를 극복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의료기기 기업 애보트가 초당 180회의 회전을 구현한 데 비해 레이와트는 초당 300회 회전으로 1.7배나 빠르게 만들었다. 와이어 회전 속도가 빨라지면 같은 시간에 그만큼 긴 구간을 진단할 수 있다. 하진용 대표(46)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는 중인데, 이에 성공한다면 심혈관 질환 영상진단기기의 수입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레이와트는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중선 교수와 협업해 개발과 전 임상을 진행했다. 레이와트는 내후년 1월쯤 완제품이 시장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테터형 심혈관 질환 진단기기는 초음파로 혈관 내부를 관찰하는 기기가 1989년에 상업화돼 많이 쓰인다. 상대적으로 피부 깊숙한 부분까지 관찰할 수 있지만 해상도가 낮은 단점이 있다. 적외선을 활용한 영상진단기기는 2010년에 상업화된 비교적 최신 기술 제품이다. 대당 3억 원 정도 한다. 약 2억9500만 달러(약 4200억 원)인 시장을 미국 애보트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모터와 카테터 직접 연결로 고속 회전 구현카테터의 지름은 0.8mm다. 이런 가는 관을 초당 300회 이상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회전시키는 기술은 모터는 물론이고 여러 소재의 물리적 특성까지 제어해야 하는 ‘종합 예술’이다. 레이와트는 카테터를 회전시키는 모터를 혁신해 특허를 받았다. 모터와 카테터를 직접 연결한 뒤 광섬유가 모터의 중심부분을 뚫고 지나가는 방식을 고안해 냈다. 기존 제품들은 모터와 카테터를 고무벨트 같은 것으로 연결해 회전력을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회전 속도를 높일수록 동력을 전달하는 고무벨트에 미끄러짐이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하 대표는 “카테터의 주요 부품인 광섬유와 광섬유를 감싸는 소재가 고속 회전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했는데, 이론이나 계산으로는 되지 않는 부분이라 수많은 반복 실험으로 직원들의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레이와트의 심혈관 질환 영상진단기기는 촬영한 혈관 내부 영상을 활용해 병변 전후의 혈관 내부 압력을 예측하는 기술도 갖추고 있다. 기존 미국 제품은 압력센서가 달린 카테터를 따로 넣어 측정하는 방식인 데 비해 레이와트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압력을 유추해 내는 것이다. 하 대표는 “의료현장에서는 심혈관 조영술 영상에서 혈관이 막힌 것처럼 보이더라도 병변 전후 혈관 내 압력에 차이가 없으면 굳이 스텐트 시술을 하지 않는데, 이런 판단을 단번에 할 수 있다”고 했다.○국가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창업하 대표는 세종대 전자정보통신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교수로서 자신이 연구해 온 주제로 창업을 한 실험실 창업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광통신으로 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서 연구원을 지냈다. 미국에 있을 때 광섬유와 레이저 등을 활용한 진단 의료 기기를 만드는 연구를 했다. 이후 삼성전자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세종대 교수로 2013년 자리를 옮겼다. 창업은 국가 기술개발 프로젝트 덕분이었다.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주한 ‘의료기관 창업 캠퍼스 연계 신개념 의료기기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수행 연구자로 선정됐는데, 그 과제는 개발한 기술로 창업까지 하는 것이 필수조건이었다. 오랫동안 광섬유를 다뤄왔고, 미국에서 이를 이용한 의료기기를 만든 경험 때문에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찾을 수 있었던 셈이다. 2019년 7월에 세종대 실험실에서 창업을 했고, 2022년 6월에 벤처기업으로 등록했다. 같은 달에는 의료기기 품질관리 심사(GMP) 인증을 받았다. 하 대표는 “심혈관 질환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고, 비교적 초기 시장이어서 스타트업에 대한 인수합병이 활발한 점 등을 염두에 두고 창업을 했다”고 했다.○“세계시장으로도 진출”레이와트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고속 촬영 및 고속 회전 기술, 머신러닝 모델 관련 기술 등을 국내외에 모두 특허출원해 두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시장조사전문기업 퓨처와이즈가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 영상진단기기 시장은 2027년이면 4억7000만 달러(약 67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2∼2027년 연평균 성장률은 8.1%로 전망된다. 심혈관 질환 영상진단기기를 사용하는 비율은 미국 유럽 일본 같은 선진국이 상대적으로 높고, 중국과 인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아시아 시장에서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 하 대표는 “심혈관 질환 영상진단기기를 만들려면 광전자와 의학, 기계공학, 컴퓨터공학 등 여러 분야의 전문 기술이 필요하다”며 “그런 전문가들이 합류해 준 덕분에 기술 개발이 가능했다”고 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코로나로 인한 활동 제약이 줄어들면서 국내 조경용 수목 유통 1위 기업인 수프로(대표이사 채일·사진)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수프로 임직원들은 우즈베키스탄 산림녹화 사업 재개를 위해 2주 동안 출장을 다녀왔다. 수프로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우즈베키스탄의 황무지를 녹화하기 위해 발주한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수주해 시행 중이다. 코로나로 2년간 멈췄던 사업이 내년부터는 재개되는 것이다. 수프로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해 주는 양묘 기술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2000년 설립된 수프로는 해외 녹화 사업뿐만 아니라 국내 조경수 생산과 유통, 국토교통부 환경부 산림청 등이 발주하는 환경 복원, 도시 미관과 열섬 효과 개선을 위한 벽면녹화 사업 등 나무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하는 흔치 않은 기업이다. 서울대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 온 채일 대표이사는 특수 화분(컨테이너)을 이용한 조경수 생산방법 특허를 받는 등 조경수 생산의 선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통상 조경수는 노지(땅)에서 기르는데, 수프로는 잔뿌리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해 주는 특수 화분을 고안해 냈다. 채 대표는 “특수 화분에서 양분을 제어하면 잔뿌리가 많아지는데, 이렇게 기른 나무는 일반적인 이식 시기가 아닌 여름에 옮겨 심어도 살아남을 정도로 생존력이 강하다”고 했다. 이 기술 덕분에 수프로는 우즈베키스탄뿐만 아니라 키르기스스탄과 튀니지, 중국 등에서도 KOICA의 녹화사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가장 큰 사업 영역은 조경수 생산 및 유통 사업이다. 국내 시장 규모는 1조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파트 공사 현장과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리하는 공원 등에 필요한 조경수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수프로는 직접 생산도 하지만 전국에 흩어져 있는 영세 양묘 업자의 나무를 사서 건설사나 조경사업자들에게 공급한다. 채 대표는 “수목이 조경에 쓰일 수 있는 규격까지 자라려면 3∼5년, 길게는 10년까지 걸린다”며 “준공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일정 품질 이상의 수목을 어디에서 확보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 자체가 사업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그는 사업 시작 단계부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생산자와 수요자를 잇겠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20년 동안 전국의 2000여 양묘 생산업자가 재배 중인 수목 정보를 차곡차곡 확보해 뒀다. 그는 “회사의 매출은 1년에 200억∼250억 원대이지만 매년 외부에서 요청이 들어오는 견적서상의 금액은 3000억 원이 넘는다”며 “조경수에 대한 데이터가 집적된 곳이 우리 회사이다 보니 조경수의 시세를 알기 위해 견적을 요청해오는 수요처가 많다”고 했다. 수프로는 국내 수목 시장 규모의 30%에 달하는 이런 견적 요청도 모두 데이터로 축적해 어느 공사 현장에 어느 만큼의 나무가 쓰이는지를 파악해 두고 있다. 이는 모두 조경수 유통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준비다. 채 대표는 “웬만한 아파트 단지가 준공검사를 받으려면 200종이 넘는 수목을 크기별로 제대로 맞춰 심어야 한다. 아파트 건설 완공이 몰려 있는 지금 같은 시기에는 수목을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고 했다. 온라인 플랫폼이 생기면 조경 사업자들이 나무를 수월하게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채 대표는 온라인 플랫폼을 위해 모아둔, 전국에서 양묘 중인 수목에 대한 정보는 생산자들에게도 공유해 특정 수목의 생산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폭락 사태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프로는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도심 녹화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잔뿌리를 많이 나게 하는 기술로 실외 벽면에서도 수목이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해 각광을 받고 있다. 채 대표는 “실내 벽을 녹화하는 곳은 여러 곳 있지만 실외 벽을 녹화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과 신수동 주민센터 등의 실외 벽 녹화를 수프로가 수행했다. 수프로의 임직원 32명 중에는 석·박사가 7명이다. 조경과 자연환경보전, 산림, 건축·토목 분야의 기술사와 기사도 수두룩하다. 경기 여주시에 연구소를 두고 있다. 채 대표는 “지금은 B2B 분야에서 나무를 공급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개인이 원하는 나무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인공지능(AI)의 시대에도 영어는 공들여 배워야 할 대상일까. 비즈니스를 해 본 사람이라면 사람이든 기계든 통역의 힘을 빌려서 협상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리한 방식인지 알게 된다. 이팝소프트 박종흠 각자대표이사(45)는 이팝소프트 창업 전인 2008년 미국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다. 자신이 만들었던 온라인 게임회사 ‘J2M소프트’가 미국 게임업체 일렉트로닉 아츠에 인수돼 몇 년간 영어를 주 언어로 삼아야 했다. 인수한 회사가 기술자이자 한국인인 박 대표를 배려해 뛰어난 통역 인력을 붙여줬지만, 온라인 회의 등에서 통역의 말을 듣고 자신이 말을 하면 통역이 다시 말하는 방식으로는 동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었다. 사내에 돌아다닌 뒷말은 참담했다. “저 친구는 똑똑하다고 해서 회사가 인수를 했다고 하는데, 잘못 인수한 것 아닌가.” 이후 1년 반 동안 단어를 더 많이 외우고, 발음을 교정하고, 문장과 숙어를 익혀 동료들 앞에서 멋지게 발표를 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영어 실력 업그레이드한 경험이 창업 밑바탕단기간에 영어 실력을 높이려면 필요한 게 뭘까. 박 대표는 영어 학습을 최적화하고 싶었다. 일단 가장 많이 쓰이는 영어 단어부터 배우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사용 빈도에 따른 단어 공부를 제시하는 곳을 찾기 힘들었다. 독일 심리학자 에빙하우스의 기억 원리에 따라 반복해 주면 단어를 잊을 확률도 낮출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한국 사람들은 영어 단어와 문장을 해석하는 공부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의사 표현을 위한 영어 문장을 만드는 데는 서툴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런 기능을 종합하면 사업이 되겠다 싶어 게임 회사 넥슨에 근무할 때부터 같이 일했던 동료들에게 사업 아이템을 오랫동안 얘기하며 설득했다. 2018년 이팝소프트를 창업하고 우선 영어 단어를 과학적으로 외울 수 있도록 해주는 앱 ‘말해보카’ 개발에 나섰다. 말하고자 하는 한국어 문장이 먼저 나오고, 이를 영작한 문장이 아래에 나오는데, 비어 있는 핵심 단어는 학습자가 맞히는 게임 방식이다. 얼개는 단순하지만 디테일에 승부를 걸었다. 우리말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은 영어 단어를 떠올려 기입을 해 보면 틀렸을 때 그 미묘한 차이를 간략하지만 핵심적인 문장으로 설명해 준다. 예컨대, ‘저희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점심시간에 와요’라는 문장을 영어로 표현한다고 할 때 ‘We get most of our ( ) during lunchtime’의 빈칸에 ‘guest’를 입력하면 말해보카 앱은 ‘guest는 초청을 받아서 온 사람을 뜻합니다. 돈을 내고 물건을 사는 사람을 뭐라고 부를까요?’와 같이 힌트를 겸해 ‘guest’와 ‘customer’의 차이점을 알려주는 식이다. 박 대표는 “‘take’ 같은 단어는 한국어로 연결되는 뜻이 40개가 넘는데, 말해보카 앱은 ‘가지고 가다’ ‘잡다’ ‘장악하다’ ‘구독하다’가 모두 ‘take’로 표현된다는 것을 알고, 그중 사용자의 수준에 맞고,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용법 등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통상 영어로 의사소통을 막힘없이 하려면 1만 개 단어의 용법을 알아야 한다고 하는데, 현재 말해보카 앱에는 4만여 개의 단어가 그 뜻과 쓰임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장치와 함께 내장돼 있다. 무료 사용 기간 동안에는 표준화된 비슷한 수준의 단어들이 나오지만 이의 정답률을 보고 AI가 학습자의 수준에 맞춰 문제들을 출제하게 된다. 또 하나 중요한 특성은 기억이론에 따라 모르는 단어는 확실하게 외울 때까지 단기와 중기, 장기로 나눠진 타임테이블에 따라 적절하게 반복 학습을 시킨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기억력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온 지는 오래됐지만 실제 영어 단어를 외울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을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말해보카를 통해 배운 단어는 평균 90% 정도는 기억한다는 것이 이팝소프트의 설명이다.○카트라이더 게임을 만들 때 경험 적용박 대표를 비롯해 주요 창업 멤버들은 대부분 게임회사 넥슨의 동료들이다. 박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를 맡고 있는 최영민 대표는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카트라이더’ 게임을 만든 주인공이다. 게임을 만들 때 사용자들이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하라면 기계와 경기를 할 경우 70 대 30 정도로 사용자가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경험칙 같은 것을 쌓았다. 너무 쉬워도 사용자는 게임을 그만두고 너무 어려워도 마찬가지라는 말의 구체적인 버전인 셈이다. AI를 이용해 학습자 개개인의 수준을 측정한 뒤 ‘약간 어렵지만 도전해볼 만한 문제’들만 집중적으로 제안해 학습자가 매일매일 앱을 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게임의 기본적인 특성은 경쟁이다. 말해보카 앱에서는 초기 문제를 풀고 나면 자신의 수준이 전국 상위 몇 %인지가 나온다. 매일 20개나 40개씩 영어 단어를 학습하다 보면 전국 단위 수준도 함께 올라가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경쟁심을 자극한다. 박 대표는 “말해보카는 취미나 일 때문에 영어 단어를 외워야 하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지만 수능 영어 성적 상승과 같은 장기적인 목표가 있는 수험생에게도 적합하다”고 했다.○“좋은 학습법은 잘 확산되지 않더라” 이팝소프트의 말해보카는 드라마나 영화의 대사를 활용하거나 강사가 온라인에서 강의를 하는 다른 영어 학습 앱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AI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인 데다가 게임 기술이 접목돼 학습자들의 사용 시간이 길다는 점에서 그렇다. 외워야 하는 단어는 영화와 드라마, 교과서, 유튜브 등에서 수집(197만 어휘)해 빈도수가 높은 순으로 제시된다. 말로 입력을 할 수도 있고, 정확한 발음으로 교정받을 수도 있다. 박 대표는 앱 개발 초기 학습 시장의 특성을 잘 몰라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앱을 잘 만들면 입소문이 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학부모들이 좋은 학원이나 강사에 대한 정보는 주변과 공유하지 않는 것처럼 학습 시장에서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널리 퍼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박 대표는 앱을 개발한 뒤 학원을 통해 입소문을 내려고 했는데, 해당 학원에서 앱의 유용성은 인정하면서도 다른 학원에서는 쓰지 못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했던 것이다. 이팝소프트는 온라인 마케팅을 활용해 영어 공부에 관심 있는 사용자들에게 직접 자신들의 앱을 알리는 방식으로 극복하고 있다. 이팝소프트에서는 통역대학원 출신들이 일일이 문장을 다듬고, 미묘한 의미 차이에 대한 설명을 단다. 이런 노력을 인정 받아 2019년 말 앱 출시 이후 최근에는 다운로드 수가 200만 회를 넘어섰다. 박 대표는 “느렸지만 인지도가 많이 올라가 올해는 매출 80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흑자를 낼 수 있는 수준으로 회사가 운영되면서 작년에 받았던 투자금 100억 원가량을 아직 사용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팝소프트가 바라보는 시장은 국내만이 아니다. 조만간 일본과 베트남의 영어 교육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4만여 개의 영어 단어에 한국어를 매칭해 뒀기 때문에 이에 맞는 일본어와 베트남어를 매칭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단어뿐만 아니라 문법을 학습할 수 있는 앱도 개발에 착수했다. 이팝소프트는 AI와 게임 기술을 접목해 영어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스페인어나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등도 앱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꿈을 갖고 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코로나19 사태로 개인위생과 방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한 중소기업이 휴대용부터 건물용까지 살균기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7일 클리어윈코리아(대표이사 김유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기존 공조기에 부착해 건물 내부로 공급되는 공기를 살균할 수 있는 공조기 부착용 자외선 살균장치 ‘클리어쉴드’를 개발했다. 대형 건물에 의무적으로 설치되는 공조장치는 일반적으로 필터를 활용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설비로 공기 중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기능은 없다. 클리어윈코리아 김경연 부사장은 “클리어쉴드 설치로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등의 세균과 코로나19, 인플루엔자 등 각종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음을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시험 결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클리어쉴드는 자외선 LED 바 8개와 컨트롤러 등으로 구성됐고, 별도의 공사 없이 한 시간 정도면 장착할 수 있다. 공조장치의 공기 흐름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살균에 최적화된 265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의 파장을 내는 LED를 채용해 오존 발생 없이 초속 10m로 비교적 빠르게 흐르는 공기도 순간 살균할 수 있다”고 했다. 자외선의 A, B, C 영역 중 살균에 적합한 C 영역 파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클리어윈코리아의 클리어쉴드는 현재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사무용 빌딩인 강남파이낸스빌딩을 비롯해 강남의 대형 병원과 대형 쇼핑몰 등에 설치됐고, 인천 청라지구 청라베어즈베스트 골프장의 클럽하우스와 식당, 사우나장 등에서도 활용 중이다. 김 부사장은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 두 곳은 클리어쉴드의 우수성을 인정해 향후 설계 단계에서부터 클리어쉴드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했다. 클리어윈코리아는 공조기용 살균기 이전에 이미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용 자외선 살균기와 휴대용 개인 자외선 살균기도 개발해 수출까지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5년에 개발한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용 살균기는 인도네시아 지하철과 대만 타이베이공항 등 63개국에 6만 대가량 수출했다. 에스컬레이터의 동력을 활용해 별도의 전원을 공급할 필요가 없다. 휴대용 살균기 ‘클리어스캔’은 두툼한 볼펜만 한 크기다. 자외선을 방출하는 부분을 살균이 필요한 휴대전화나 여러 손잡이, 컴퓨터의 자판기 등에 3초 정도만 쪼여주면 된다. 지난해에 출시해 지금까지 8개국에 20만 대를 판매했다. 건설 현장이나 물류센터 등 많은 사람이 모여 일하는 작업장에서 안전관리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클리어윈코리아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신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이달 17∼25일에는 KOTRA와 하이마트가 서울 롯데 하이마트 월드타워점에서 연 ‘제5회 혁신상품 체험관’ 행사에 참가해 각광을 받았다. 2019년에 설립된 클리어윈코리아는 경기 안양시에 공장을 두고 있고, 전북대에 연구소가 있다. 직원은 24명으로 올해 8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문세연 전북대 양자시스템공학과 교수(연구 분야 플라스마)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해 자외선에 이어 플라스마를 이용한 차세대 살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코로나 이후로도 어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인류를 위협할지 모른다. 일상에서 세균과 바이러스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앞으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 적합한 제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금은방에서 금 장신구를 주문하면 소비자는 잘 모르는 독특한 거래 과정이 시작된다. 금은방 뒤에는 도매상이, 그 뒤에는 귀금속 세공업체가 있다. 소비자가 고른 디자인을 금은방은 도매상에 주문하고, 도매상은 다시 세공업체에 주문을 넣는다. 이후 거래 과정이 여느 제품의 유통 과정과 차이가 있다. 작품이 완성되면 세공업체는 도매상에 물건을 찾아가라고 알린다. 이때 도매상은 주문한 장신구의 금 무게와 비슷한 금 덩어리와 세공비, 두 가지를 준비해서 세공업체를 찾는다. 두 업자는 만난 자리에서 완제품의 무게를 소수점 아래 두 자릿수까지 잰다. 그 뒤 도매상은 그 자리에서 원재료인 금을 잘라 소수점 아래 둘째 자릿수까지 정확하게 맞춰 건넨다. 결제에 쓰이는 이런 금은 ‘결제금’으로 불린다. 세공비는 별도로 돈으로 지불한다. 도매상이 가져 온 완제품을 금은방에 넘길 때도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금은방 알바에게 이상했던 풍경 ‘금방’의 임진리 대표이사(30)는 대학 시절 어머니 금은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금 장신구 업계의 실물 거래 관행을 알게 됐다. 도매상에 물건을 찾으러 가다가 금을 분실해 알바비로 그 손해를 감당하면서 실물 거래의 위험성을 체감했다. 금을 잘라줄 때도 정확한 무게를 맞추기 위해 모래알만큼 작게 자르느라 시간과 노력이 적잖게 들었다. 임 대표는 “해외로 돈을 보내는 것도 앱으로 편리하게 처리되는 디지털 시대에 장신구용 금이 아직껏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본 그때 사업 기회를 본 것 같다”고 했다. 게다가 실물 금 거래 관행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행해지는 일이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금값에 의한 손익을 없애기 위해서는 원재료인 금을 실물로 주고받아야 했던 관행이 귀금속 업계가 생긴 뒤로 바뀐 적이 없었던 것이다. 건국대 생물공학과 졸업을 앞두고는 취직보다는 창업의 길을 걷겠다고 결심했다. 창업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SW) 기술이 필수라고 여겨 삼성멀티캠퍼스에 어렵게 입학해 코딩을 배웠다. 컴퓨터 관련 전공이 아니어서 6개월 과정 중 4개월가량 수업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매일 울다시피 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쉽게 풀이한 강의를 접하고는 교육 과정을 조금씩 이해하면서 코딩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키우게 됐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블록체인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고, 한국산업기술대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 강사까지 지냈다.○5만여 귀금속 제품 소개하는 ‘업스토어’코딩에 자신이 붙자 금은방 알바를 할 때 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3월 창업했다. 처음엔 혼자였다가 정부지원금을 바탕으로 개발자 2명을 채용해 3명으로 개발에 나섰다. 그리고 코로나가 막 퍼지기 시작할 무렵인 2020년 3월 ‘업스토어’라는 서비스를 앱으로 내놨다. 금은방과 도매상이 앱에서 금을 사 보유하고 있다가 주문품을 주고받을 때 앱에서 금을 이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세공업체는 앱에서 이체 받은 금을 임 대표의 회사로 찾아와 실물로 찾아간다. 소매상과 도매상은 결제금을 자를 일이 없어진 것이다. 시간과 노력을 아껴주고, 절단 과정 중 발생하는 금 손실을 방지해 주며, 육안으로는 분간하기 힘든 함량인 금을 받을 위험성도 줄여준다. 먼 거리 간 거래도 더 편리하게 해 준다. 전국에는 1만2000여 곳의 금은방과 2000여 곳의 도매상, 1000여 곳의 세공업체가 있다. 임 대표는 앱 출시 후 금 거래가 앱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전국을 돌며 가입을 부탁했다. 금은방이 모여 있는 서울 종로3가 일대는 물론이고 지방 귀금속 상가까지 직접 찾아가 50, 60대의 금은방 주인들에게 앱이 제공하는 이점과 사용법을 일일이 설명했다. 더 많은 디자인의 제품을 한 번에 볼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도 보여줄 수 있다는 점, 실물 금을 옮기고 자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에 가입자가 조금씩 늘었다. 임 대표는 “기존 거래 과정은 지켜드리면서 편의성을 높여 전국 귀금속 사업자의 37%인 5600여 곳이 업스토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서비스 출시 2년 6개월 만에 업스토어는 국내 귀금속 제품 목록을 가장 많이 갖춘 곳이 됐다. 귀금속을 3300여 가지로 분류해 두고 5만여 제품을 소개한다. 다이아몬드도 1400여 종이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금은방과 도매상에 금을 파는 데서 나온다. 금을 민간 금 유통기업인 금거래소에서 도매금액으로 매입해 이를 판매하면서 약간의 수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서비스 시작 이듬해인 2021년에 19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000억 원을 올렸다. 매출이 급격히 늘면서 취재가 있던 지난달 31일 종로세무서에서 조사를 나올 정도였다. 임 대표는 “올해 2000억 원 매출을 예상하고, 영업이익은 2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내년에는 KRX 금시장에 금 공급 자격금방은 금 유통량이 많아지면서 금 시세를 자체적으로 조사해 매일 업스토어 앱에 공지하고 그 가격에 금은방들에 판매한다. 매입 규모가 커지면서 금을 싸게 공급할 수 있게 되니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임 대표는 내년에는 매출이 8000억 원대로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 대표는 “금을 수출하고 수입할 수 있는 자격은 획득했고, 내년이면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 금을 공급할 수 있는 자격도 얻게 된다”고 했다. 올해는 대부분의 매출과 이익이 결제금을 대신하는 디지털 송금 서비스에서 나왔지만 내년에는 도매업체나 세공업체의 귀금속 상품을 플랫폼을 통해 금은방에 판매하는 서비스를 더 고도화해 수익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귀금속을 온라인상에서도 실제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렌더링 기술을 보강해 실제 제품을 만들지 않더라도 금은방이 귀금속의 품질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해 시장을 키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관련 기술을 가진 외국 기업 인수도 추진 중이다.○“장롱 속 금에 수익 지급하는 서비스도 만들 것”국내에 있는 금은 KRX 금 시장을 통해 개인이 보유하는 19t(1조5000억 원어치)과 귀금속 시장을 통해 개인이 보유하는 700t(50조 원어치)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금은 금고나 장롱 속에 오랫동안 묵히는 경우가 많다. 임 대표는 한정된 자원인 금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금의 거래를 활성화하는 B2C 서비스를 내년 중 선보일 계획이다. 개인들 간에 금 거래를 중개하고 정련을 대행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개인들이 장롱 속에 보관 중인 금을 전국 금은방을 통해 빌린 뒤 이를 활용해 장신구 등을 만들어 팔고 남은 수익을 돌려주는 서비스도 만들 계획이다. 장롱 속 금에 이자를 붙여주는 셈이다. 개인 간 거래를 안전하게 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킬 생각이다. 앞으로 할 B2C 서비스를 위해 SW 개발자를 비롯해 운영에 필요한 인재들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임 대표는 “한정된 자원인 금의 활용도를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세계적인 투명한 금 거래 플랫폼이 되는 것이 꿈”이라며 “소비자는 굳이 음성적인 거래를 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손쉽게 믿을 만한 금을 싸게 구입·투자할 수 있고, 귀금속 업계는 ‘탈세’ 같은 어두운 시선에서 벗어나 귀금속 산업 그 자체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하반기 채용 시장이 암울한 가운데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올 11월까지 채용하는 게임회사가 있다. 글로벌 캐주얼 게임의 강자 ‘쿡앱스’는 11월 13일까지 100여 명의 인력을 채용하는 ‘THE100’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전체 직원 수가 140여 명임을 감안하면 70%나 증원하는 셈이다. 신입 직원의 연봉은 개발자와 비개발자를 가리지 않고 50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쿡앱스는 올해 상반기(1∼6월) 매출 510억 원에 영업이익 11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 545억 원, 영업이익 159억 원과 비슷한 결과를 상반기에 달성한 것이다. 방치형 롤플레잉게임(RPG)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 등이 인기를 끈 결과다. 쿡앱스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주로 공략해 오다 최근 들어 국내와 일본, 대만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세계 127개국에서 약 200만 명의 이용자가 쿡앱스의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본사에서 박성민 대표이사(41)를 만났다. 박 대표는 “최근 4년간 매년 좋은 실적을 내면서 서양과 동양 문화권 모두에서 인기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내년 이후 글로벌 캐주얼 게임 시장을 선도할 인재를 영입할 적기라고 생각해 대규모 채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모집 분야는 게임 기획자부터 게임 원화 디자이너, 사내 시스템 개발자, 서버 개발자 등 게임 개발과 운영은 물론이고 조직문화 담당자, 고객 경험팀 등 회사 직무 전 분야에 걸쳐 있다. 쿡앱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아예 채용 관련 내용으로 가득 채웠다. 채용 분야는 물론 채용에 유용한 팁까지 제공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지원자 중 최종 2차 경영진 면접까지 진행한 지원자에게는 면접비 100만 원을 지급한다. 지원자의 시간을 아껴주기 위해 결과는 100시간 내에 알려줄 예정이다. 쿡앱스는 주 35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한다. 쿡앱스를 방문한 시각이 오후 2시였는데, 사무실은 한산했다.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두 시간이 점심 시간이다. 휴식 시간 보장과 자기계발을 위해서다. 유연근무제로 하루 7시간을 일하면 되는데, 오전 10시∼오후 7시에 일하는 직원이 많은 편이다. 근속 1년 이상 직원의 대학원 및 MBA 학비 90%를 지원해 준다. 매년 전 직원이 단체로 워크숍을 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주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온 박 대표는 2009년 대학교 3학년 때 친구인 김태은 쿡앱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공동으로 창업했다. 재학 시절 교수가 미국 스탠퍼드대의 커리큘럼을 가져와 당시 미국에서 막 뜨고 있던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제작을 과제로 냈는데, 이 숙제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간단한 프로그램이었는데 많게는 하루 250만 원의 광고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 자극제가 돼 지금의 쿡앱스가 탄생했다. 쿡앱스는 전체 직원에게 모든 게임의 일별 사용자 수와 수익 등을 다 공개한다. 개발된 게임이 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원들이 감각을 익히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그리고 신입·경력 직원들에게 캐주얼 게임을 만들 기회를 많이 부여한다. 또 사내 게임 개발 경진대회인 ‘게임잼’을 통해 자신이 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게임을 기획해 코딩을 하고 앱장터에 올린 뒤 마케팅까지 해 볼 수 있도록 한다. 박 대표는 “대형 게임회사는 주어진 일만 해야 하지만 쿡앱스에서는 게임 개발과 관련된 모든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직무 교육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했다. 쿡앱스는 아직 투자를 받은 적이 없다. 창업 이후 조금씩 낸 수익으로 지금의 쿡앱스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인재 채용 이후에는 투자를 받아 회사를 본격적으로 키우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며 “회사가 커지면 각 개발팀이 좀 더 자율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수익도 가져갈 수 있는 체제로 바꿀 생각”이라고 밝혔다.성남=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한국사회복지협의회(회장 서상목)가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에게 식품과 생필품, 학용품 등을 지원하는 ‘아동 꿈드림’ 사업을 전개한다. 이 사업은 아동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식생활 여건을 마련해주고, 생필품과 학용품을 사는 데 드는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생활용품 회사인 LG생활건강과 식품 회사인 대상의 지원을 받아 12월까지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에게 지원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26일에는 서울 양천구 소재 푸드뱅크마켓센터에서 아동 꿈드림 사업 착수식이 열렸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김홍중 사무총장과 푸드뱅크사업단 강훈 단장, 나광주 대상 ESG경영실장, 성유진 LG생활건강 ESG팀장, 김애숙 양천구푸드뱅크마켓센터 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홍보대사인 걸그룹 ‘소녀시대’의 수영 씨가 참석해 꿈드림 사업에 의미를 더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착수식에서 포장한 첫 ‘꿈드림팩’을 양천구 소재 예람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아동 35명에게 직접 전달했다. 꿈드림팩에는 청정원 호밍스 맑은 닭곰탕 등 국탕류 제품, 청정원 견과류멸치볶음·오징어채볶음과 종가집 검은콩조림 등 반찬류, LG생활건강의 치약 등 생활용품, 연필과 연습장 등 문구류 등 24가지 물품이 담겼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올해 말까지 산하 푸드뱅크사업단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저소득 아동 1000명에게 총 5000세트의 꿈드림팩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홍중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무총장은 “미래 세대인 아동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LG생활건강과 대상에 감사하다”며 “꿈드림팩이 전국의 푸드뱅크, 마켓을 통해 저소득 아동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2011년 8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로 너구리 한 마리가 구조돼 왔다. 덫에 걸려 다리가 썩어가는 채였다. 너구리의 고약한 체취에 살이 썩는 냄새까지 더해져 당시 현장에 있던 허성호 인투씨엔에스 대표이사(49)는 코를 막고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구조센터의 수의사와 야생동물재활사는 싫은 표정 하나 없이 징그러운 구더기들을 일일이 떼어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너구리 다리를 깔끔하게 수술해줬다. 그날 저녁, 오랜 치료를 끝낸 고라니를 놓아주는 과정도 허 대표는 지켜봤다. 고라니를 차에 태우고는 최대한 깊은 숲속까지 두어 시간 이상 산속을 달렸다. 주위는 어두워져 헤드라이트까지 켜야 했다. 늦은 시간 깊은 산속까지 들어가 고라니를 놓아주는 그들의 얼굴에 피로감이나 지친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방생 직후 그들 얼굴에는 뿌듯함과 기쁨이 가득했다. 허 대표는 그 표정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산을 나오면서, 월급을 더 받는 것도 아닌데 정성을 들이는 이유를 물었더니 “지구는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다”란 답이 돌아왔다. 센터의 수의사는 웃으며 가볍게 말했지만 허 대표에겐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동물병원 운영에 필요한 통합의료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있던 허 대표에게 그날은 밥벌이로만 하던 일에 사명감이 스며든 날이었다.○ 동물병원 통합의료관리 시스템 1위 회사인투씨엔에스가 만든 동물병원 통합의료관리 시스템(브랜드명 인투벳지이·IntoVetGE)에는 전자의무기록(EMR)은 물론이고 동물 의료영상 저장전송 시스템(PACS), 병원 경영분석 시스템, 진단검사정보 시스템, 판매관리 시스템, 진료 대기실 보호자 알림 기능 등이 망라돼 있다. 지난달 28일 경기 용인시 사무실에 만난 허 대표는 “반려동물을 진료하는 전국 약 3500곳의 병원 중 약 2000곳이 우리 시스템을 쓰고 있다”고 했다. 10곳 중 6곳이 사용하는 꼴로, 국내 동물병원 통합의료관리 시스템 시장에서 1위다. 동물병원의 의료기기들은 사람을 환자로 받는 동네 의원보다 관리 소프트웨어(SW)와 연동이 더 많이 되는 편이다. 예컨대, 동물 혈액을 채취해 분석기기에 넣으면 자동으로 필요한 성분을 분석하고 전자차트에 올리는 식이다. 동물병원 중에는 수의사 혼자 운영하는 곳이 적지 않아 임상장비들의 작동이 끝나면 결과 값을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전자차트에 기록될 수 있도록 인투씨엔에스가 더욱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인투씨엔에스는 동물 X선 등의 촬영 영상을 필름이 아닌 디지털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동물 의료영상 저장전송 시스템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병원관리 시스템에 통합했다. 허 대표는 “동물병원 시스템에서 각종 임상장비와 디지털 영상장비를 가장 많이 연동시킨 회사일 것”이라고 했다. 반려동물 놀이터나 호텔 등에서 반려동물의 접종증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인투씨엔에스는 반려동물의 접종내역과 예약, 방문내역을 보호자가 앱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동물수첩 애플리케이션 ‘인투펫(IntoPet)’도 개발했다. 반려동물이 크게 다쳤거나 큰 병에 걸렸을 때는 동물병원 간 협업이 필요한데, 1·2차 동물병원 간에 협진이 가능토록 해주는 기능도 통합의료관리 시스템에 담았다.○수익 생각 않고 만든 야생동물 의료관리 시스템개와 고양이가 주를 이루는 동물병원과 달리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하는 기관은 다루는 동물의 종류가 훨씬 더 많다.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같은 경우 야생동물의 주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어서 개체 구분을 하는 것도 여느 동물병원 프로그램과 달라야 한다. 허 대표가 2011년 8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있었던 것은 그해 초 그 센터에서 야생동물을 위한 통합의료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해서였다. 2007년 창업 이후 동물을 아끼는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차마 그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어려운 일을 맡은 터였다. 특수기관에서 의뢰해온 SW는 공들여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그 제한된 용도 때문에 다른 곳에서 사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센터의 제작 예산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다. 허 대표는 “돈을 생각했다면 절대 하지 못했을 일”이라고 했다. 이런 행보 덕분에 지금은 국립생태원, 종복원기술원,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동물원, 아쿠아리움 등 다양한 동물보호기관에서 인투씨엔에스의 시스템을 이용한다. 인투씨엔에스의 기술 덕분에 야생동물도 한 번 치료를 받은 개체는 다음에 구조됐을 때 병력(病歷)을 추적할 수 있어 더 빠른 치료가 가능해졌다. 수의사라도 모든 동물의 모든 질병에 대한 치료 방법을 아는 것은 아닌데, 시스템 덕분에 특정 종의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 방식을 선후배들과 공유하기도 쉬워졌다.○오랜 인내 끝에 이제야 반려동물 산업 각광아주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로그래머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허 대표는 2001년 지인과 함께 창업했다. 아이템을 찾던 중 지인을 통해 수의사를 소개받고, 동물병원에 제대로 된 EMR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하긴 했지만 수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래도 도전을 택한 건 당시 아무도 진출하지 않은 영역이라 할 일이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5년 대표와의 불화로 자신이 공동창업자였던 회사에서 나와야 했다. 다른 일을 하는 중에 허 대표의 기술이 필요했던 수의사들이 계속 연락을 해 와, 더 나은 동물병원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바람에 다시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당시 동물병원 통합의료 시스템을 낯설어 하는 곳이 많아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허 대표는 “사업 초기 인자하셨던 수의사분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현재 인투씨엔에스의 매출은 연평균 약 50억 원, 약품 유통을 하는 계열회사 매출까지 합치면 연평균 200억 원가량 된다. 반려동물 산업은 최근에야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반려동물이나 동물병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 대한 통계도 제각각인 실정이다. 15년 이상 반려동물 진료 데이터를 모은 인투씨엔에스는 전국에 반려동물은 1200만 마리가 있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80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반려동물 생애 주기별 질병 예측” 반려견의 경우 통상 15세 전후까지 산다. 주인들은 반려견이 8세를 넘기면 질병을 걱정한다. 피부병이나 관절병으로 고생하는 반려견이 아주 많다. 허 대표는 “지금까지 모은 반려동물 진료 데이터(1000만 건 이상의 동물 기록)를 바탕으로 반려견의 종류와 나이에 따라, 생활습관에 따라 잘 걸릴 수 있는 질병을 예측하기 위한 인공지능(AI)을 만들어 학습시키고 있다”고 했다. 직원 70명 중 절반이 넘는 SW 엔지니어들이 AI 개발과 데이터 정제 작업 등을 하고 있다. 예상되는 질병에 따른 맞춤 사료나 용품을 추천하는 기능도 넣을 계획이다. 올해 6월에는 반려견 모발로 건강 상태를 분석하는 회사(헤어벳)를 인수해 인투바이오로 사명을 바꿨다. 이 데이터들도 개발 중인 AI에 활용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반려견의 심장 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도 내놓는다. 수의사들이 진찰하지 못하는 기간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허 대표는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에서 반려동물 진료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반려동물 산업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용인=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삼표시멘트는 삼표그룹의 ‘2050 탄소제로 로드맵’에 맞춰 자원순환 관련 기술 개발과 탄소중립에 대한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삼표그룹은 약 2000억 원을 투자해 친환경 생산 설비를 2026년까지 구축할 계획을 작년에 밝힌 바 있다. 삼표시멘트는 지난달 비산먼지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110억 원을 투입해 삼척공장 석회석 보관장에 밀폐형 원료 저장설비(상옥시설·사진)을 설치했다. 시멘트 주원료인 석회석을 보관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산먼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격납고처럼 거대한 지붕이 있는 설비다. 삼표시멘트는 정부의 환경 정책에 발을 맞춘 것은 물론이고 비바람 등 기상환경으로 인한 원료 유실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매년 70억∼8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모니터링 및 방지시설 운영, 설비 개선 활동 등을 추진 중이다. 매주 수요일을 ‘클린 데이(Clean Day)’로 지정하고 공장 내 비산먼지 제거는 물론이고 주변 인도와 재래시장의 환경정화 활동도 벌이고 있다. 삼표시멘트는 강원 삼척시에 기부한 ‘가연성 생활폐기물 연료화 전처리 시설’을 통해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도 처리하고 있다. 이 시설을 통해 연간 약 2만 t의 생활폐기물이 시멘트 생산 연료로 쓰이고 있다. 생활쓰레기 처리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생활폐기물 처분 분담금 감소, 쓰레기매립장 사용기한 연장 등 1석 3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친환경 부문에 대한 관련 설비 투자와 다양한 활동을 통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957년 국내 최초의 시멘트 기업으로 출발한 삼표시멘트는 단일 공장 기준 아시아 최대인 연간 1100만 t의 시멘트를 생산한다. 석회석을 40년 이상 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과 항구를 가까이 둔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2020년 국내 최초로 클링커(clinker·생산 중간단계 물질로 여기에 석고를 첨가해 분쇄하면 시멘트가 됨) 누적 생산량 3억 t을 돌파했다. 이는 지구를 18바퀴나 둘러쌀 수 있는 도로(2차선 기준 75만 km)를 건설할 수 있는 양이다. 2019년에는 국내 최초로 세계시멘트협회에 가입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소통도 넓히고 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2010년대 초반 성균관대 대학원 융합의과학과에 진학해 삼성의료원에서 연구하던 한 대학원생 앞에 난제가 놓였다. 암세포에 가장 효능이 좋은 약을 찾기 위한 실험을 하는데 환자의 암세포에 떨어뜨려야 하는 약이 100여 종, 같은 약을 7단계의 농도로 실험해야 했다. 거기다 각기 다른 환자에게서 채취한 암세포가 600여 개나 됐다. 검증을 위해 3번을 반복하면 126만 번이나 일일이 수작업으로 ‘피페팅(pipetting·미세한 양의 액체 옮기기)’을 해야 했다. 에이블랩스 신상 대표이사(34)에게 이 고통스러운 불편은 창업의 씨앗이 됐다.○ 고학력 연구자들의 단순 노동시약 등을 조금씩 나눠서 분배하는 피페팅은 바이오 실험실에서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바이오 실험을 처음하게 되는 학생이나 연구원에게는 선배들이 임의의 용액을 주면서 1μL(마이크로리터·1000분의 1mL)씩 1000번을 옮겨서 1mL를 만들어 보게 한다. 증발이나 피펫(미세한 양의 액체를 옮기는 기구)에 남아 있는 용액 등 여러 변수 때문에 1000번을 옮겨도 1mL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많은 연구실에서 민감한 실험을 해야 할 때 손재주가 좋은 연구원을 찾는 이유다. 지금도 전 세계 연구자의 90%가량은 수작업으로 바이오 실험을 하고 있다. 수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리다 보니 하루 종일 피페팅으로 시간을 다 보내기도 한다. 오염 위험과 부정확한 주입량 문제 등도 있다. 과학적 발견은 다른 연구자들이 재현할 수 있어야 인정을 받는데, 수작업으로 인한 낮은 재현성은 우리 바이오 연구의 발전에도 걸림돌이다. 코로나 검사를 위한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전(前)처리 과정은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피페팅해 수행한다. 경제적인 가격에 자동화가 가능하다면 한 사회의 방역 대응 역량도 훨씬 커질 수 있다.○액체 핸들링 로봇 에이블랩스가 만든 액체 핸들링 로봇은 시약을 자동으로 정교하게 8개씩 한꺼번에 내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얼핏 보면 단순하지만 정량을 흡입해 정량을 내보내는 데는 예사롭지 않은 기술이 필요하다. 시약의 농도 등 특성에 따라 어떤 속도로 흡입하고 어떤 속도로 내보내는지가 중요하다. 끈적끈적한 성질의 용액을 여느 용액과 같은 속도로 흡입하면 용액 중간에 기포가 생겨 정확한 양을 측정하고 내보내는 데 문제가 발생한다. 에이블랩스의 로봇에는 미세한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 등이 있어 용액의 특성에 맞춰 빨아들이고 내보내는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액체의 수위를 감지해 적정한 깊이만큼 피펫을 담그고, 누수나 막힘도 감지한다. 대형 병원이나 대형 제약사 등에서는 수억 원을 들여 스위스나 독일산 기기를 사용하기는 한다. 하지만 특정 용도에 딱 맞게 설치되고, 기술자 없이는 마음대로 실험을 디자인하기 힘들다. 5억∼6억 원을 들인 장비인데 할 수 있는 기능은 한두 가지가 전부인 유연하지 못한 구조를 갖고 있다. 신 대표는 삼성의료원에서 외산 장비로 실험 자동화를 구축할 때 이런 불편을 크게 느꼈다. 에이블랩스의 액체 핸들링 로봇은 연구자가 원하는 실험을 마음대로 디자인할 수 있도록 유연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액체 핸들링 로봇 내부에 12개의 슬롯을 두고 연구자가 원하는 실험을 앱으로 간편하게 디자인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신 대표는 “수억 원 하는 스위스나 독일 제품과 비슷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를 확보했다”며 “3000만 원의 가격대로 대학 연구실에서도 사용할 정도의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했다. 정교하고 재현성 높은 실험을 가능하게 해 주는 액체 핸들링 로봇은 공공 연구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서 사용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는 매초 계속해서 20μL씩 용액을 옮기는 공정에 적용 중이다. 증류수 한 방울 부피(약 50μL)의 절반에 못 미치는 양을 1초 단위로 계속 제어하는 일은 사람은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바이오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전문가의 만남고려대 생명공학부를 졸업한 신 대표는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융합의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임상에 적용될 실용적인 분야를 연구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다가 기계와 컴퓨터를 좋아하던 자신의 취향을 살려 연구실 자동화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삼성의료원에서 연구실 자동화를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이후 병역특례를 위해 반도체 검사 장비 제조업체에서 일하면서 정밀한 부품과 실용적인 부품에 대한 안목을 넓혔다. 그 회사 실험실 자동화 사업 부문에서 공동 창업자가 될 고남일 이사(35), 박상영 이사(32)를 만났다. 고 이사는 자동 세포배양 시스템 등 바이오 자동화 하드웨어 전문가이고, 박 이사는 세포배양 알고리즘 등 바이오 실험 관련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신 대표는 “두 전문가를 동료로 만나 오랫동안 상의하다 보니 고학력 연구원들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겠다 싶어 창업을 실행하게 됐다”고 했다. 세 사람이 의기투합해 작년 2월 창업했고 같은 해 8월에 ‘액체 핸들링 장치’의 특허를 출원해 올해 2월 등록을 마쳤다. 창업 3개월 만에 시제품을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며 투자를 유치했다. 신 대표는 “창업 1년 반이 지난 지금은 주문이 늘고 있지만 생산량(월 1대)이 따라가지 못해 외주 공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구독과 ‘로보틱 클라우드 실험실’에이블랩스가 우선 목표로 하는 고객은 대학 및 연구기관이다. 저예산으로 인해 기존에는 액체 핸들링 자동화 로봇 도입이 힘들었던 곳들이다. 에이블랩스는 이들이 참여하면 국내에서만 4000억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이블랩스는 소규모 연구실에서도 액체 핸들링 로봇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내년에는 로봇 구독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연구용역 과제 등을 수행할 때 장비 구입 예산이 넉넉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필요한 기간만큼 빌려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글로벌 액체 핸들링 자동화 시장은 약 7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에이블랩스는 내년 초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에이블랩스는 실험 자동화를 통해 바이오 연구의 패러다임을 혁신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에이블랩스가 그리는 미래는 ‘로보틱 클라우드 실험실’을 통한 실험실의 자동화와 원격화다. 지금 많은 기업이 컴퓨팅 파워를 네이버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사용하듯, 연구자들이 자신이 디자인한 바이오 실험을 에이블랩스가 운영하는 로봇에 의해 자동화된 실험실에서 수행토록 하겠다는 것이다.인천=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삼성의 금융 계열사들이 올해 4월 만든 공동 브랜드 ‘삼성금융네트웍스’가 전용 앱인 ‘모니모’에서만 접할 수 있는 금융 상품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금융네트웍스에는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 등 5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모니모 카드’(사진)로 젊은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디지털에 친숙한 MZ세대(대략 1980∼2000년대 초반 출생)를 대상으로 디지털 관련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모니모 카드는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2개의 옵션 서비스와 기본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타벅스, 오늘의집 등의 할인을 선택하는 옵션과 온라인쇼핑몰과 편의점 등의 할인을 선택하는 옵션이 있다. 각 옵션은 매월 변경 가능하고, 전월 이용금액 30만 원 이상일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본 서비스는 대중교통·택시 10% 할인과 배달앱 10% 할인을 각각 월 5000원까지, 이동통신요금과 아파트관리비 정기 결제 때 10% 할인을 월 5000원까지 제공한다. 삼성생명은 업계 최초로 혈액형별 특정 질병을 맞춤 보장하는 혈액형보장보험을 선보이고 있다. 가입 기간이 짧고, 보험료가 소액인 미니보험이다. A형은 위암, 식도암, B형은 간암, 담낭암, 췌장암, 기타 담도암, O형은 특정 4대 소화계 질환과 대장암을 집중 보장한다. AB형은 호흡기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다. 가입 나이는 20세부터 만 64세까지이며, 암 진단은 계약일로부터 90일 이후부터 보장한다. ‘1년 모아봄 저축보험’은 만기가 1년인 확정금리형 상품으로 적용 이율은 3%다. 월 보험료를 1만 원부터 10만 원까지 선택할 수 있다. 여행경비 등 소액 자금을 모으기 적합한 상품이다. 한 달 이상 유지하면 만기 이전에 해지하더라도 원금 손실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가입 가능 나이는 남성은 20∼60세, 여성은 20∼65세다. 삼성화재는 ‘미니 자전거 보험’으로 다양한 위험을 종합적으로 보장한다. 자동차와의 사고로 발생한 자전거 파손 수리비용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업계 최초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상해 사고에 대해 골절치료비, 후유장해, 종합병원 입원 일당을 특약으로 보장한다. 또 사고로 발생하는 벌금, 변호사 선임비용, 형사적 책임에 따른 비용을 보장하는 특약도 있다. 가입 후 1개월간 보장이 제공되며, 만 19세에서 70세까지의 고객이 가입 대상이다. 삼성증권에서 제공하는 ‘젤리투자’ 서비스는 모니모에서 제공하는 리워드인 젤리를 활용해 펀드에 투자하는 서비스다. 투자할 펀드를 선택해 가입하면, 이후 젤리를 교환할 때마다 금액에 상관없이 자동으로 해당 펀드에 투자된다. 모니모에서 판매하는 삼성증권 특판RP는 만기 3개월, 세전 연 환산 금리 5% 상품으로, 선착순 5만 명을 대상으로 1인당 100만 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다. 삼성증권 특판 RP는 9월 20일까지 모니모에서 신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 한해 9월 30일까지 판매가 진행될 예정이며, 특판RP의 한도가 소진되면 조기 종료될 수 있다. 삼성금융네트웍스 관계자는 “모니모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앞으로도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전용 금융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