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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에 선박 대금으로 쓸 대출을 여러 금융사가 취소해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난달 26일 전남 목포신항만에 정박한 누리바람호에서 만난 김경수 씨지오 대표는 누리바람호를 마련하기까지 험난했던 상황을 설명했다.여러 은행에서 퇴짜를 맞던 김 대표는 거래처에서 소개한 우리투자증권을 만나며 해법을 찾았다. 이 증권사가 선박 매입 대금의 절반인 250억 원을 대출해 주기로 한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남들이 말하는 위기를 우린 기회로 보고 자기자본을 투입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목포시, 신안군 등 전남 일대는 위험을 감수하고 신재생에너지의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혁신 금융’이 들어오면서 한국 풍력발전의 심장이 될 토대를 다지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가 불거지면 불안정해지는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에 쏠린 에너지 수요를 분산해 에너지 안보를 지킬 기지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韓 해상풍력 자생력 키울 첫걸음”누리바람호는 전남 신안군 우이도 일대에 조성되는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 사업’에 투입된다. 해상풍력 발전소 하부 구조를 짓는 데 사용되는 지지대 등을 놓는 핵심 플랫폼이다. 신안우이 사업은 순수 국내 자본으로 추진되는 첫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다. 2029년 2월 준공하면 390MW(메가와트)의 발전 용량을 갖춘다. 약 36만 가구가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다.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해상풍력 사업은 외국산에 의존하면 국내 산업의 뿌리가 사라질 수 있어 더 늦기 전에 자생력을 갖춰야 하는데, 신안우이 사업으로 그 첫발을 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150조 원 규모로 조성한 ‘국민성장펀드’의 첫 투자처로 신안우이 사업을 택한 건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남 해남, 화순 등에 조성될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서 전력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 발전소에서 매년 창출될 250억 원 수준의 추가 수익은 지역 주민과 공유될 예정이다.● 전남해상풍력 단지에 글로벌 자금들 모여이날 전남 신안군 생낌항에서 배로 40분가량 이동해 약 130m 높이의 풍력발전 터빈 10대 근처에 닿았다. 지난해 5월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한 ‘전남해상풍력 1단지’다. 터빈 하나당 10MW를 책임지며 총발전 규모는 96MW 수준이다. 이 단지에서는 9만 가구 정도가 1년간 사용할 약 3억 kWh(킬로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전남해상풍력은 민간 주도로 이뤄지는 국내 최대 해상풍력 프로젝트다. SK이노베이션 E&S와 덴마크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CIP)는 1단지를 시작으로 2·3단지의 조성도 준비하고 있다.이 사업은 민간 혁신 금융이 대거 투입된 덕에 신속하게 추진됐다. SK그룹은 국내 해상풍력 산업이 태동 단계인 점을 고려해, 공사 경험이 풍부한 CIP와 합작해 전남해상풍력 주식회사를 만들었다. 정안제 전남해상풍력 O&M(유지보수)센터장은 “자금 조달에 나섰던 2022년 10월은 유동성 위기가 극심했던 시기라 대출이 성사된 게 더욱 의미가 컸다”고 회고했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는 글로벌 금융사 자금도 대거 유치했다. 1단지 사업 규모의 약 69%인 6000억 원을 마련하는 데 미국(뱅크오브아메리카), 일본(미쓰이스미토모·미쓰비씨UFJ·미즈호), 프랑스(소시에테제네랄·크레디아그리콜) 등 세계적인 금융사들이 참여했다. 일본 미쓰비씨UFJ파이낸셜그룹의 MUFG증권 최영우 한국대표는 “글로벌 금융사들이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한 만큼 앞으로 국내 금융사들도 이런 프로젝트에 관심이 더 생겨 지원을 많이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전남 목포·신안=강우석, 경북 구미=신무경경기 오산=이동훈, 베트남 호찌민=주현우서울=전주영 박현익}

정부가 혁신금융의 모델로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은 부동산 중심의 금융을 기업과 혁신산업에 투입하는 금융 시스템 전환 정책이다. 유럽연합(EU), 영국 등 선진국도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생산적 금융 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그간 관행적으로 안전한 부동산 담보에 의존해 안정적으로 대출을 했다. 정부는 이런 관행을 벗어나 기업 성장성과 기술혁신 역량에 주목해 경쟁력 있는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혁신금융을 통한 기업 투자를 확대해 경제 활력을 키우겠다는 취지에서다. 해외에서는 은행의 자금이 혁신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영국 재무부와 영국 중앙은행(BOE)은 2020년 11월 ‘생산적금융워킹그룹(PFWG)’을 구성하고 이듬해 생산적 금융 로드맵을 완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문 투자자는 물론이고 일반 투자자들도 투자할 수 있는 장기자산펀드(LTAF) 제도를 도입했다. 개인에게 투자할 기회를 열어주면서도 환매를 월 1회만 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혁신 자본이 단타성 투기가 아닌 시장에 제대로 흐르도록 하기 위해서다. EU는 10조 유로(약 1경7394조 원) 규모의 저축을 생산성 높은 투자로 전환하려 노력하고 있다. 저성장에 허덕이던 유럽 경제에 혁신 금융으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취지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저축투자연합(SIU) 전략을 공식화했다. EU가 저축·투자 계좌를 도입해 투자자들이 자본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생산적 금융이 혁신기업의 조달 비용을 줄인 효과를 선제적으로 분석하고 아낀 비용을 연구개발(R&D) 등 기업 혁신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혁신 금융 ::부동산 및 담보 중심 투자를 벗어나 미래 가치나 혁신성이 높은 분야에 투자하는 금융. 정부는 이런 취지를 살린 ‘생산적 금융’ 정책으로 첨단·혁신·벤처기업과 지역경제 투자를 독려하고 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전남 목포·신안=강우석, 경북 구미=신무경경기 오산=이동훈, 베트남 호찌민=주현우서울=전주영 박현익}

지난달 26일 전남 목포신항만. 부두에는 1600t 규모의 선박 ‘누리바람호’가 정박해 있었다. 누리바람호는 이달 초 전남 신안군 신안우이 해상풍력발전소 착공 현장으로 출항한다. 신안우이 해상풍력은 정부 주도로 기업, 국민이 참여해 조성하는 150조 원 규모 국민성장펀드의 1호 투자처다. 거대한 크레인이 들어선 누리바람호 갑판에서는 선원들이 풍력발전소를 짓기 위한 지지대를 선박에 싣기 위해 작업 중이었다. 선체를 점검하던 씨지오 김정훈 이사는 “선원 76명이 신안 우이도 일대에 8개월가량 머물며 풍력발전소 건설 작업을 진행한다. 공사 착공일에 맞춰 4월 출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리바람호는 해상풍력발전소의 기초인 하부 구조를 운송·설치하는 특수선이다. 한국 기업이 이런 특수선을 마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한국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걸음마 단계라는 뜻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10.54%로 38개 회원국 중 37위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중심의 에너지 수급 위기가 고조되며 에너지 빈국 한국의 에너지 안보를 지킬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그동안 선진국에 비해 기술 수준이 높지 않았고 수익성이 불투명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손실 위험이 있어도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혁신 금융’이 해상 풍력에서 첫발을 뗀 만큼, 한국의 에너지 자립을 이끌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혁신 금융이 신재생에너지 같은 전략산업의 숨통을 틔우는 것은 물론 수출 다변화, 지방 경제 활성화의 핵심 동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항용 한국금융연구원장은 “금융이 보다 생산적인 분야, 향후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분야에 더 많은 자금을 공급해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전남 목포·신안=강우석, 경북 구미=신무경경기 오산=이동훈, 베트남 호찌민=주현우서울=전주영 박현익 박종민}

LG에너지솔루션이 자사 특허를 무단 도용한 중국 신왕다 배터리가 탑재된 볼보코리아의 일부 차량에 대해 판매 금지 조치에 나섰다. 신왕다가 로열티 협상에 불응하자, 산왕다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를 직접 겨냥하며 협상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볼보자동차코리아를 상대로 특허 침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신왕다 제품이 탑재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30’의 국내 판매를 중단해 달라는 취지다. 이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도 불공정 무역행위 조사를 신청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문제가 된 기술은 배터리 전극층이 분리되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되도록 일체화하는 ‘전극조립체 구조’와 관련된 특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지난해 독일 법원에서 신왕다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신왕다가 판결 이후에도 배상 및 로열티 협상에 나서지 않자 공세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2월에는 르노 ‘그랑 콜레오스’를 대상으로 국내 무역위원회 조사를 신청했고, 독일에서는 신왕다 배터리를 쓴 닛산 ‘캐시카이’를 상대로도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차량의 판매를 막아 부품 납품사인 신왕다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 오너 일가가 고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에 대한 상속세 12조 원 납부 절차를 이달 마무리할 예정이다. 5년에 걸친 상속세 분할 납부가 완료되는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중심으로 한 ‘뉴 삼성’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家, 5년 만에 상속세 완납 예정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이 선대회장 유족들은 이달 마지막 상속세 분납금을 납부할 예정이다. 이 선대회장이 2020년 별세하며 남긴 유산은 약 26조 원 규모로, 여기에 부과된 상속세 약 12조 원은 국내 역대 최대 규모다. 넥슨(약 6조 원)과 LG그룹(약 9900억 원)의 상속세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유족들은 2021년 상속세 신고 후 5년간 6차례에 걸쳐 나눠 내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했다. 개인별 정확한 분담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홍 명예관장, 이 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순으로 많은 상속세를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원 마련을 위해 홍 명예관장과 두 딸은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단계적으로 처분했다. 올 1월 홍 명예관장이 삼성전자 주식 1500만 주에 대한 처분 신탁 계약을 맺는 등 상속세 완납을 앞두고 막바지 자금 조달을 해 왔다. 반면 이 회장은 핵심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배당금과 신용대출 등으로 세금을 충당했다.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한 그룹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이 회장의 지분(보통주 기준)은 상속 전후 삼성전자 0.70%에서 1.67%로, 삼성물산 17.48%에서 22.01%로, 삼성생명 0.06%에서 10.44%로 각각 확대됐다. 이 선대회장 유족은 상속세 납부와 별개로 대규모 사회 환원도 이어왔다. 이들은 2021년 감염병 예방 등 의료 공헌을 위해 1조 원을 기부하고, 이 선대회장이 수집한 2조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상속세 12조 원을 포함하면 삼성 일가가 이 명예회장 타계 후 사회에 기부하거나 세금으로 납부한 금액이 15조 원을 넘는다.● ‘뉴 삼성’ 투자 속도전 예고 이번 상속세 완납으로 그동안 삼성 경영의 발목을 잡았던 세금 부담과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막대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오너 일가의 지배력 약화 우려를 불식시키고 현행 지배구조를 안정화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을 털어낸 삼성은 반도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 핵심 사업 투자와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19일 공시한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올해 시설 및 연구개발(R&D)에 역대 최대인 11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인수합병(M&A)도 예고했다. 구체적인 투자액을 명시하진 않았으나 첨단 로봇, 메드테크(의료기기·기술),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냉난방공조(HVAC) 등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재계는 삼성전자가 사업지원실 산하에 M&A 전담팀을 신설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미국 헬스케어 기업 젤스,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그룹 등에 잇따라 투자하며 외형 확장의 포문을 연 바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유통 마진 확보가 어려워진 석유대리점 업계가 경영난을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6일 긴급호소문을 내고 “최고가격제 도입으로 도매를 담당하는 대리점들이 1개월도 버티기 힘든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제도 시행 이후 정유사의 대리점 공급가와 주유소 직접 공급가가 동일해지면서 L당 40∼50원에 달하는 보관·물류비와 인건비를 대리점이 고스란히 떠안는 ‘역마진’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대리점 업계는 상황이 방치될 경우 ‘정유사-대리점-주유소’로 이어지는 도매 공급 체계가 정상 작동하기 어렵고, 소비자 불편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석유대리점은 전국 주유소 공급 물량의 약 43%를 담당한다. 이에 협회는 도매 기능 유지를 위해 대리점 공급가를 주유소 최고가격보다 낮게 책정하는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 설정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정유사 손실을 보전할 때 대리점 공급가 인하분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유가 국면에서 주유소 경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현행 1.5%인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유가 수준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해 줄 것을 함께 건의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4일 충남 천안시 북일고에서 열린 개교 5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해 “북일 100년의 역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1981~2014년 북일학원 2대 이사장을 역임해 북일고와 북일여고의 기틀을 다졌다.이날 김 회장은 북일학원 설립자인 현암 김종희 회장의 동상을 참배하고 건학 정신을 기렸다. 김종희 회장은 1976년 “학교 교육은 국가 백년대계의 근본적 초석이 된다”며 북일고를 설립했다. 당시 북일고는 대학교 못지 않은 최신의 시설을 갖춰 주목을 받기도 했다.김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현암께서 만들고 키우신 그 숭고한 ‘불꽃’이 지금도 뜨겁게 타오르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지난 5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선배들이 이룬 북일이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미래를 이끌어 나갈 리더로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재학생들을 격려했다. 김 회장은 방명록에 “국가 인재양성의 뜻을 이어온 50주년을 기념하며 배움과 성장의 열정이 가득한 북일 100년의 미래를 만들자”고 썼다.기념 행사에는 김옥선 북일고 교장, 변서진 북일고 학생회장, 윤세윤 북일여고 교장, 이세은 북일여고 학생회장 등 1300여 명이 참석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자사 특허를 무단 도용한 중국 신왕다 배터리가 탑재된 볼보코리아의 일부 차량에 대해 판매 금지 조치에 나섰다. 신왕다가 로열티 협상에 불응하자, 산왕다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를 직접 겨냥하며 협상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볼보자동차코리아를 상대로 특허 침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신왕다 제품이 탑재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30’의 국내 판매를 중단해달라는 취지다. 이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도 불공정 무역행위 조사를 신청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문제가 된 기술은 배터리 전극층이 분리되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되도록 일체화하는 ‘전극조립체 구조’와 관련된 특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지난해 독일 법원에서 신왕다를 상대로 특허 침해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신왕다가 판결 이후에도 배상 및 로열티 협상에 나서지 않자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2월에는 르노 ‘그랑 콜레오스’를 대상으로 국내 무역위원회 조사를 신청했고, 독일에서는 신왕다 배터리를 쓴 닛산 ‘캐시카이’를 상대로도 가처분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차량의 판매를 막아 부품 납품사인 신왕다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 오너 일가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에 대한 상속세 12조 원 납부 절차를 이달 마무리할 예정이다. 5년에 걸친 상속세 분할 납부가 완료되는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중심으로 한 ‘뉴 삼성’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家, 5년 만에 상속세 완납 예정5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이 선대회장 유족들은 이달 마지막 상속세 분납금을 납부할 예정이다. 이 선대회장이 2020년 별세하며 남긴 유산은 약 26조 원 규모로, 여기에 부과된 상속세 약 12조 원은 국내 역대 최대 규모다. 넥슨(약 6조 원)과 LG그룹(약 9900억 원)의 상속세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유족들은 2021년 상속세 신고 후 5년간 6차례에 걸쳐 나눠 내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했다. 개인별 정확한 분담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홍 명예관장, 이 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순으로 많은 상속세를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재원 마련을 위해 홍 명예관장과 두 딸은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단계적으로 처분했다. 올 1월 홍 명예관장이 삼성전자 주식 1500만 주에 대한 처분 신탁 계약을 맺는 등 상속세 완납을 앞두고 막바지 자금 조달을 해 왔다.반면 이 회장은 핵심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배당금과 신용대출 등으로 세원을 충당했다.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한 그룹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이 회장의 지분(보통주 기준)은 상속 전후 삼성전자 0.70%에서 1.67%로, 삼성물산 17.48%에서 22.01%로, 삼성생명 0.06%에서 10.44%로 각각 확대됐다.이 선대회장 유족은 상속세 납부와 별개로 대규모 사회 환원도 이어왔다. 이들은 2021년 감염병 예방 등 의료 공헌을 위해 1조 원을 기부하고, 이 선대회장이 수집한 2조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상속세 12조 원을 포함하면 삼성 일가가 이 명예회장 타계 후 사회에 기부하거나 세금으로 납부한 금액이 15조 원을 넘는다.● ‘뉴 삼성’ 투자 속도전 예고이번 상속세 완납으로 그동안 삼성 경영의 발목을 잡았던 세금 부담과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막대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오너 일가의 지배력 약화 우려를 불식시키고 현행 지배구조를 안정화했기 때문이다.불확실성을 털어낸 삼성은 반도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 핵심 사업 투자와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19일 공시한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올해 시설 및 연구개발(R&D)에 역대 최대인 11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인수합병(M&A)도 예고했다. 구체적인 투자액을 명시하진 않았으나 첨단 로봇, 메드테크(의료기기·기술),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냉난방공조(HVAC) 등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재계는 삼성전자가 사업지원실 산하에 M&A 전담팀을 신설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미국 헬스케어 기업 젤스,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그룹 등에 잇따라 투자하며 외형 확장의 포문을 연 바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대(對)국민 연설을 통해 “2, 3주간의 강한 공습으로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겠다”고 위협한 데 대해 이란군은 “영원한 후회와 항복이 있을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며 맞섰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속하면서 우호국 유조선에 대해 배럴당 1달러의 통행료를 거둘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뚜렷한 전쟁 출구전략을 밝히지 않고 있는 미국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강화 중인 이란이 대치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중동산 원유 및 천연가스 확보와 관련된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혁명수비대, “호르무즈 적에 개방될 일 없어”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에브라힘 졸파가리 이란군 중앙군사본부 대변인은 2일 성명을 통해 “적들을 상대로 더 참담하고 광범위하며 더 파괴적인 공격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타스님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을 ‘서투른 저격수’에 비교하면서 이날 대국민 연설에 대해서도 “내가 완전히 졌다고 외치는 꼴”이라고 전했다.이란 혁명수비대도 전날 성명에서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확고하고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미국 대통령의 우스꽝스러운 쇼에도 불구하고 이 해협이 이란의 적들에게 개방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한번 미국과의 전쟁에서 강경 대응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또 이란 당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배럴당 1달러의 통행료를 위안화 또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받는 계획을 마련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가 지난달 30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 부과 방안을 승인했는데, 그 세부 내용의 윤곽이 드러났다는 것. 이른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톨게이트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블룸버그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의 운영사들은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중개회사에 선박의 소유 구조, 화물 명세서, 목적지, 승무원 명단,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등을 제출해야 한다. 혁명수비대 해군은 이를 바탕으로 해당 선박이 미국과 이스라엘 등 적대국과 연관됐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이란은 각국을 1∼5등급으로 분류해 우호적인 국가일수록 낮은 통행료를 책정할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국가별 등급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한국 일본 등 미국과 가까운 동맹국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통행료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통상 대형유조선(VLCC)의 원유 적재량이 200만∼300만 배럴임을 감안하면, 회당 통행료가 약 30억∼4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전쟁 발발 이전 호르무즈에서 하루에 원유 및 석유제품 약 2000만 배럴이 통과한 걸 고려하면, 이란 당국은 하루에 약 300억 원의 통행료 수입을 거둘 수 있다. 국내 정유사는 전쟁 발발 전 연간 500회가량 원유를 운송했는데, 이를 모두 호르무즈 해협 물량으로 가정한다면 약 2조 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이다.● ‘호르무즈 톨게이트화’로 걸프국들 송유관 확대 방안 논의이란의 호르무즈 통행료 부과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원유와 천연가스가 핵심 수출 품목인 걸프국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 주요 걸프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신규 송유관 건설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고 1일 보도했다. 사우디가 1980년대 이란-이라크전쟁 당시 호르무즈 우회 통로로 건설한 1200km 길이의 ‘동서 송유관’을 확충키로 했다는 것. 현재 사우디는 이 송유관을 통해 하루 700만 배럴의 원유를 홍해 얀부항으로 보내 수출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 송유관 등을 확장하는 방안이 우선 검토되는 가운데, 여러 걸프국들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장기적인 대안 마련도 논의 중이라고 FT는 전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2, 3주간 이란에 대한 강한 공격을 펼치겠다고 밝힌 가운데, 최근 이란의 반격이 정밀 타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혁명수비대에 따르면 이란은 UAE 근해에 설치된 미군 레이더 장비 2대, 바레인 미 해군 제5함대 기지 외부 병력 은신처, 쿠웨이트 알우다이리 기지의 미군 헬리콥터, 인도양 북부의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링컨’ 전단 등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특히 UAE 내 미군 장교들의 비밀 집결지를 공격해 37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다만, 이란 정부에서 온건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인을 수신자로 하는 공개 서한에서 “이란은 다른 나라에 적개심을 품지 않고 있다. 대립의 길로 계속 가는 건 그 어느 때보다 대가가 크고 무의미한 일”이라며 종전 필요성을 강조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2차 석유 최고가격이 적용된 지 7일째인 2일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이 1960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표에 기름값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오일플레이션’(기름값 상승에 따른 물가 전반 오름세)이 더욱 확대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한 타격 경고에 이란 측이 “더 파괴적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맞서면서, 향후 확대될 수 있는 중동 에너지 시설 타격으로 국제유가가 전례 없는 수준까지 치솟아 한국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7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922.48원으로, 하루 전보다 12.70원 올랐다. 전날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처음으로 휘발유값이 1900원을 넘어선 데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휘발유값은 전일 대비 9.61원 오른 1964.28원이었다.이날 오후 7시 기준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L당 1913.81원으로, 전날보다 12.15원 올랐다. 지난달 27일 0시부터 주유소 공급가에 적용되는 석유 최고가격이 210원씩 높아진 게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기름값이 상승하면 사실상 모든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공산품 생산은 물론이고 농어업까지 기름이 안 쓰이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4월 이후 소비자 물가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오름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9.9% 상승해 전체 물가를 0.39%포인트 끌어올렸다.국제유가 상승분이 항공료 등에 반영되는 것도 물가 인상 요인이 되고 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유류할증료는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의 국제유가가 반영돼 큰 변동이 없었으나 4월에는 국제항공료 위주로 상승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1500원대를 뚫은 원-달러 환율은 시차를 두고 수입 농축수산물이나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중동 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게 되면 국제유가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전쟁이 중동 내 에너지 시설 타격 및 확전으로 이어질 경우 내년 4분기(10∼12월) 국제유가가 배럴당 174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중동산 원유 수급로가 사실상 봉쇄되면서 정유업계에서는 국제적 물량 쟁탈전이 격화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 기준가에 40% 이상 웃돈을 얹어 원유를 확보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수급이 끊겨 공장 가동이 멈추는 사태를 막으려면 지금은 가격을 묻지 않고 물량부터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미국산 원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긴급 재정 경제 명령과 관련해 일부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에 “정부가 달러를 강제로 매각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한 가짜뉴스의 최초 유포자와 적극 가담자를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했다. 시중은행이 달러 환전 규모를 제한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부는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밝혔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허태수 GS그룹 회장(사진)이 그룹이 투자한 유망 벤처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을 동력 삼아 미래 신사업을 개척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접목해 기업 성장을 위한 해법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GS그룹은 2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허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술 스타트업 17곳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그룹 내 벤처 투자를 담당하는 GS퓨처스와 GS벤처스가 발굴하고 투자한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집결해 각자 핵심 기술력을 선보였다. 허 회장은 이 자리에서 “스타트업은 기존 비즈니스가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에 도전하고 있다”며 “GS그룹은 스타트업 투자와 협업을 통해 신사업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허 회장은 참가 기업들의 기술을 하나하나 직접 소개하면서 벤처 생태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참석한 그룹 경영진과 현장 실무자들은 스타트업 대표들과 머리를 맞대고 첨단 기술을 사업 현장에 즉각 반영할 수 있는 협업 모델을 논의하기도 했다. GS그룹은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하드웨어와 연계된 ‘피지컬 AI’ 투자 포트폴리오를 그룹 전반의 디지털 전환(DX) 프로젝트와 결합할 방침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대(對)국민연설을 통해 “2, 3주간의 강한 공습으로 이란을 석기시대로 만들겠다”고 위협한 데 대해 이란군은 “영원한 후회와 항복이 있을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며 맞섰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속하면서 우호국 유조선에 대해 배럴당 1달러의 통행료를 거둘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뚜렷한 전쟁 출구전략을 밝히지 않고 있는 미국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강화 중인 이란이 대치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중동산 원유 및 천연가스 확보와 관련된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혁명수비대, “호르무즈 적에 개방될 일 없어”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에브라힘 졸파가리 이란군 중앙군사본부 대변인은 2일 성명을 통해 “적들을 상대로 더 참담하고 광범위하며 더 파괴적인 공격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타스님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을 ‘서투른 저격수’에 비교하면서 이날 대국민 연설에 대해서도 “내가 완전히 졌다고 외치는 꼴”이라고 전했다.이란 혁명수비대도 전날 성명에서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확고하고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미국 대통령의 우스꽝스러운 쇼에도 불구하고 이 해협이 이란의 적들에게 개방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한번 미국과의 전쟁에서 강경 대응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또 이란 당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배럴당 1달러의 통행료를 위안화 또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받는 계획을 마련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가 지난달 30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 부과 방안을 승인했는데, 그 세부 내용의 윤곽이 드러났다는 것. 이른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톨게이트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블룸버그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의 운영사들은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중개회사에 선박의 소유 구조, 화물 명세서, 목적지, 승무원 명단,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등을 제출해야 한다. 혁명수비대 해군은 이를 바탕으로 해당 선박이 미국과 이스라엘 등 적대국과 연관됐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이란은 각국을 1~5등급으로 분류해 우호적인 국가일수록 낮은 통행료를 책정할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국가별 등급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한국 일본 등 미국과 가까운 동맹국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통행료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통상 대형유조선(VLCC)의 원유 적재량이 200만~300만 배럴임을 감안하면, 회당 통행료가 약 30억~4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전쟁 발발 이전 호르무즈에서 하루에 원유 및 석유제품 약 2000만 배럴이 통과한 걸 고려하면, 이란 당국은 하루에 약 300억 원의 통행료 수입을 거둘 수 있다. 국내 정유사는 전쟁 발발 전 연간 500회가량 원유를 운송했는데, 이를 모두 호르무즈 해협 물량으로 가정한다면 약 2조 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이다.● ‘호르무즈 톨게이트화’로 걸프국들 송유관 확대 방안 논의이란의 호르무즈 통행료 부과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원유와 천연가스가 핵심 수출 품목인 걸프국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 주요 걸프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신규 송유관 건설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고 1일 보도했다. 사우디가 1980년대 이란-이라크전쟁 당시 호르무즈 우회 통로로 건설한 1200km 길이의 ‘동서 송유관’을 확충키로 했다는 것. 현재 사우디는 이 송유관을 통해 하루 700만 배럴의 원유를 홍해 얀부항으로 보내 수출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 송유관 등을 확장하는 방안이 우선 검토되는 가운데, 여러 걸프국들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장기적인 대안 마련도 논의 중이라고 FT는 전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2, 3주간 이란에 대한 강한 공격을 펼치겠다고 밝힌 가운데, 최근 이란의 반격이 정밀 타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혁명수비대에 따르면 이란은 UAE 근해에 설치된 미군 레이더 장비 2대, 바레인 미 해군 제5함대 기지 외부 병력 은신처, 쿠웨이트 알우다이리 기지의 미군 헬리콥터, 인도양 북부의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 전단 등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특히 UAE 내 미군 장교들의 비밀 집결지를 공격해 37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다만, 이란 정부에서 온건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인을 수신자로 하는 공개 서한에서 “이란은 다른 나라에 적개심을 품지 않고 있다. 대립의 길로 계속 가는 건 그 어느 때보다 대가가 크고 무의미한 일”이라며 종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페제슈키안 대통령과 이란 혁명수비대의 발언에 차이가 나는 것을 두고, 이란 정권 내에서도 온건파와 강경파 간 입장 차가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2차 석유 최고가격이 적용된 지 7일째인 2일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이 1960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표에 기름값 상승분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오일플레이션’(기름값 상승에 따른 물가 전반 오름세)이 더욱 확대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한 타격 공격에 이란 측이 “더 파괴적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맞서면서, 향후 커질 수 있는 중동 에너지 시설 타격으로 국제 유가가 전례없는 수준까지 치솟아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921.28원으로, 하루 전보다 11.50원 올랐다. 전날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처음으로 휘발유값이 1900원을 넘어선 데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휘발유값은 전일 대비 9.31원 오른 1963.98원이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L당 1912.75원으로, 전날보다 11.09원 올랐다. 지난달 27일 0시부터 주유소 공급가에 적용되는 석유 최고가격이 210원씩 높아진 게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기름값이 상승하면 사실상 모든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공산품 생산은 물론 농어업까지 기름이 안 쓰이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4월 이후 소비자 물가는 국제 유가 상승 영향으로 오름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9.9% 상승해 전체 물가를 0.39%포인트 끌어올렸다.국제 유가 상승분이 항공료 등에 반영되는 것도 물가 인상 요인이 되고 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유류할증료는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의 국제 유가가 반영돼 큰 변동이 없었으나 4월에는 국제항공료 위주로 상승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1500원대를 뚫은 원-달러 환율은 시차를 두고 수입 농축수산물이나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중동 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게 되면 국제 유가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전쟁이 중동 내 에너지 시설 타격 및 확전으로 이어질 경우 내년 4분기(10~12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74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산 원유 수급로가 사실상 봉쇄되면서 정유업계에서는 국제적 물량 쟁탈전이 격화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 기준가에 40% 이상 웃돈을 얹어 원유를 확보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수급이 끊겨 공장 가동이 멈추는 사태를 막으려면 지금은 가격을 묻지 않고 물량부터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미국산 원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긴급 재정 경제 명령과 관련해 일부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에 “정부가 달러를 강제로 매각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한 가짜뉴스의 최초 유포자와 적극 가담자를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했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허태수 GS그룹 회장(사진)이 그룹이 투자한 유망 벤처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을 동력 삼아 미래 신사업을 개척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접목해 기업 성장을 위한 해법을 찾겠다는 구상이다.GS그룹은 2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허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술 스타트업 17곳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그룹 내 벤처 투자를 담당하는 GS퓨처스와 GS벤처스가 발굴하고 투자한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집결해 각자 핵심 기술력을 선보였다.허 회장은 이 자리에서 “스타트업은 기존 비즈니스가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에 도전하고 있다”며 “GS그룹은 스타트업 투자와 협업을 통해 신사업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허 회장은 참가 기업들의 기술을 하나하나 직접 소개하면서 벤처 생태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참석한 그룹 경영진과 현장 실무자들은 스타트업 대표들과 머리를 맞대고 첨단 기술을 사업 현장에 즉각 반영할 수 있는 협업 모델을 논의하기도 했다. GS그룹은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하드웨어와 연계된 ‘피지컬 AI’ 투자 포트폴리오를 그룹 전반의 디지털 전환(DX) 프로젝트와 결합할 방침이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SK이노베이션이 수소 인프라 구축과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소재 확보를 양대 축으로 삼아 ‘미래 에너지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사업 구조를 넘어 국내 수소경제 확산을 앞당기고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비한 탄탄한 기초 체력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SK이노베이션 E&S의 자회사 하이버스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액화수소 충전 기능을 갖춘 복합 교통 거점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총사업비 143억 원을 함께 투입해 완성한 이 충전 시설은 앞으로 국내 수소 생태계 확산을 이끌 핵심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이곳은 시간당 320㎏을 충전해 하루 최대 240대의 대형 수소버스를 수용할 수 있다. 기체 수소를 초저온으로 냉각한 액화수소는 부피가 줄어 대량 저장과 운송에 유리하며 고압 기체보다 낮은 압력에서 다룰 수 있어 대형 상용차 인프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이번 거점은 하루 평균 17만 대의 교통량이 집중되는 인천공항의 친환경 전환을 이끌 핵심 기반이다. 실제로 공항 셔틀버스 68대 중 36대가 수소버스로 교체됐고 타 지역을 잇는 공항 리무진 역시 수소차 전환을 검토 중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인천 서구의 액화수소 생산기지와 이곳 충전소를 연계해 수소 생산과 운송, 충전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실질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는 원자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포스코그룹과 장기 조달 계약을 맺고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최대 2만5000t의 리튬을 공급받는다. 이는 전기차 약 40만 대 분량으로 아르헨티나 살타주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서 생산된 리튬을 북미와 유럽 지역 사업에 우선 투입할 예정이다. 양극재의 필수 원료인 리튬의 안정적 확보는 사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SK온은 이번 계약으로 특정 국가 편중 리스크를 줄이고 가격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기반을 마련했다.나아가 양사는 단순 조달을 넘어 포괄적 파트너십으로 협력 폭을 넓히고 있다. 아르헨티나산 리튬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에 활용하는 방안과 더불어 포스코HY클린메탈을 통한 폐배터리 재활용 협업 가능성도 논의 대상에 올랐다. 공급망 다변화와 자원 선순환 체계를 동시에 구축해 이차전지 소재부터 재활용까지 아우르는 중장기적 기초 체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SK그룹이 2028년까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에 128조 원을 투입해 미래 성장의 승부수를 던진다.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 초거대 AI 모델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는 전략이다.美 AI 투자 거점 확보부터 조직 쇄신까지SK그룹 혁신의 핵심은 선제적인 과감한 투자와 그룹 역량의 결집이다. 128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는 미래 기술 권력을 선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특히 인프라부터 모델, 데이터, 서비스까지 하나로 묶는 SK만의 차별화된 접근법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미국 내 AI 투자법인 ‘AI 컴퍼니’ 설립에 SK㈜와 SK이노베이션 등이 6억3000만 달러(9432억 원) 규모로 공동 출자한 것은 이러한 자본 결집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 법인은 미국 현지 기술 확보와 투자 기회 발굴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조직 체계 역시 ‘AI 및 차세대 반도체 우선’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2026년 사장단 인사를 통해 글로벌 투자 역량을 갖춘 현장형 리더를 전면에 배치하고 조직 강소화(強少化) 기조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이러한 그룹의 기조에 발맞춰 계열사별 맞춤형 AI 전환(AX) 조직도 속속 꾸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개발 총괄 사장이 직접 지휘하는 리서치 센터를 신설해 연구개발(R&D)과 현장을 밀착시켰고, SK이노베이션은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직속 전담 조직을 통해 정유, 화학, 배터리 등 기존 중후장대 사업의 공정과 투자를 AI 기반으로 재설계 중이다.인프라부터 자체 AI까지 융합… 통합 생태계 구축그룹 차원의 전략은 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현장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울산 AI 데이터센터’다. 이곳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과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이 결합된 ‘AI 경영 실험장’이다.이곳에는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수적인 전력과 냉각 솔루션을 위해 SK가스, SK케미칼, SK멀티유틸리티의 에너지 인프라 기술까지 투입됐다. 반도체와 통신, 에너지를 아우르는 그룹의 강점을 한데 모은 것이다. 시설이 가동되면 7만8000여 명의 고용 창출과 함께 제조, 에너지 등 전 사업 영역에 AI를 적용하는 구조적 전환이 일어날 전망이다.SK그룹은 거대 인프라라는 하드웨어 구축에 그치지 않고 이를 구동할 자체 초거대 AI 모델까지 확보하며 생태계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SK텔레콤 정예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인 ‘A.X K1(에이닷엑스 케이원)’은 국내 최초로 매개변수 5000억 개의 초거대 AI 모델이다.SK는 이 모델을 고도화해 영상·음성 처리부터 인재 양성, 글로벌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완결된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들이 단계적으로 이 모델을 실무에 도입하며 국내 AI 생태계 혁신을 주도할 예정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LS일렉트릭이 글로벌 전력 인프라 호황인 ‘슈퍼사이클’ 진입에 대응해 인력 채용 확대에 나선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북미 지역 노후 전력망 교체 등으로 급증한 시장 수요를 선점하고 글로벌 주도권을 쥐기 위한 선제 조치다. LS일렉트릭은 매년 사무직의 10% 이상을 신규 채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산이 맞물리며 전례 없는 대규모 투자 사이클이 형성되는 시기에 우수 인재를 선점해 시장 주도권과 미래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인재 경영은 기술과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 사람이라는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의 인사 철학에서 출발했다. 구 회장은 “전력 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이 미래 경쟁력을 준비할 결정적인 시기”라며 “기업 성장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자산은 결국 사람이며 사업을 주도할 우수 인재 확보가 곧 기업 경쟁력”이라고 거듭 강조해 왔다. 인재 확보 체계도 고도화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2006년부터 20년 가까이 유지해 온 공채 제도를 통해 안정적으로 젊은 인재를 수혈 중이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사업 기회가 늘어남에 따라 현지 영업과 사업 개발을 주도할 글로벌 역량 확보 체계를 세분화했다. 2023년 도입한 채용연계형 글로벌 인턴십이 대표적이다. 어학 특기자를 선발해 국내 사업장에서 제품 지식을 익히게 한 뒤 해외 조직에 배치해 직무 경험과 기업 문화 이해도를 높인 후 정규직 채용으로 연결한다. 연구개발(R&D) 전문 인력은 상·하반기 상시 채용으로 충원하며 우수 인력을 선점하기 위해 산학 장학생 및 인턴십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2024년부터는 산학협력을 위해 사업장 인근 대학과 연계한 채용연계형 현장 실습 프로그램도 신설해 실무형 인재 육성 채널을 다각화했다. 양적 확대와 함께 고용의 질 향상도 주요 인사 전략이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비정규직 직원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해 고용 안정성을 대폭 높였다. 사업 영역이 확장되는 상황에서 내부 구성원의 결속력과 업무 몰입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전력 시장이 구조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사업 기회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선제적인 인재 확보를 통해 글로벌 사업과 기술 경쟁력, 생산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고 미래 전력 산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GS그룹이 디지털과 친환경을 양대 축으로 삼아 인공지능(AI) 기반의 미래 혁신 경영에 고삐를 죄고 있다. 정유, 건설, 유통 등 전통적인 주력 사업에 생성형 AI를 접목하는 ‘AX(AI 전환)’를 통해 본질적인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나아가 대한민국 AI 생태계 확산에 기여한다는 전략이다.허태수 회장이 일군 ‘자발적 AI 혁신 생태계’ GS그룹의 AI 혁신은 ‘현장’과 ‘자발성’을 동력으로 삼아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사내 혁신 커뮤니티인 ‘52g(5pen 2nnovation GS)’와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미소’가 자리한다. 지난 5년간 7600여 명의 현장 직원이 참여한 52g는 단순한 아이디어 제안 창구를 넘어 직원들이 직접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혁신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미소 플랫폼은 전문 개발자 도움 없이도 직원이 일상 언어만 입력해도 업무용 AI 도구를 직접 만들어 실무에 즉시 투입할 수 있게 돕는 강력한 ‘실행 엔진’이 된다. 매년 열리는 실리콘밸리식 아이디어 경연인 ‘GS그룹 해커톤’ 역시 이 같은 혁신 문화의 상징이다. 전 계열사 임직원들이 1박 2일간 끝장 토론을 벌이며 현장의 난제를 해결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이 행사는 지난해 837명이 참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러한 자발적 혁신 생태계는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뚝심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AI 혁신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취임한 허 회장은 줄곧 “기존 산업에 AI 기술을 융합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라는 신념을 강조해왔다. 허 회장은 “GS는 데이터를 자산으로 삼아 제대로 관리하고 AI와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변화 속 기회를 과감히 활용해 GS와 대한민국 AI 생태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정유·건설 현장부터 편의점까지… 계열사 AX 확산 허 회장의 비전 아래 구축된 혁신 생태계는 계열사 곳곳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GS칼텍스는 여수공장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자체 AI 모델을 개발해 생산 공정 최적화에 나섰다. 이상 징후 조기 감지는 물론 최적의 운전 조건을 도출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량을 늘리고 있으며 24시간 위험을 감지하는 AI 폐쇄회로(CC)TV로 작업장 안전도 높이고 있다. GS건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기업용 AI 솔루션인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도입했다. 현장 외국인 근로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돕는 번역 프로그램 ‘자이 보이스’와 5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공사 지침서에서 필요한 기준을 즉시 찾아주는 ‘자이북’ 등 건설업 특유의 기술적 난제들을 AI로 해결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AI 기반 설계 도면 검토 시스템을 도입해 특허 출원까지 마쳤다. 유통 및 서비스 현장에서도 AX가 한창이다. GS리테일은 편의점과 홈쇼핑 등을 통해 확보한 고객 의견을 AI로 분석해 서비스 개선점을 빠르게 찾아내서 편의점 점주 등에게 전달 및 교육하고 있다. GS편의점은 AI로 신선 식품에 대한 최적의 수량을 자동으로 주문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밖에 GS샵은 대화형 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AI BI’를 통해 고객의 구매 여정을 분석해 협력사의 판매 성과를 높이고 있다. GS글로벌은 매달 수백 건에 달하는 복잡한 계약서 비교 업무를 AI로 자동화해 법적 위험을 줄이고 업무 생산성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메모리 주가 출렁, 구글 ‘터보퀀트’ 뭐길래… 구글이 인공지능(AI) 메모리 사용량을 최대 6분의 1로 줄이는 ‘터보퀀트’ 알고리즘을 공개해 글로벌 증시에 파장이 일었다. 메모리 반도체 몸값이 떨어질지, 오히려 AI 투자 폭발 촉매제가 될지 전망은 엇갈린다.》구글이 메모리칩 사용량을 대폭 줄이는 알고리즘을 공개해 증시와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거세다. 인공지능(AI) 연산에 필요한 메모리 공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알고리즘 ‘터보퀀트(TurboQuant)’가 주인공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핵심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공포가 시장을 덮쳤다. 다만 반도체 업계나 학계에서는 막대한 하드웨어 투자를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대체하려는 이번 시도가 오히려 AI 대중화를 앞당겨 장기적으로는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 “HBM 6개가 할 일 1개가 처리” 24일(현지 시간) 구글 사내 연구부서인 구글리서치가 자체 블로그에 터보퀀트를 공개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미 마이크론부터 한국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 주가가 이틀 연속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초 중국 ‘가성비’ AI 딥시크 등장과 판박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한 탓이다. 터보퀀트는 대형언어모델(LLM) AI가 긴 대화를 나눌 때 이전 맥락을 잊지 않기 위해 데이터를 임시 저장하는 ‘KV(Key-Value) 캐시’의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양자화 알고리즘이다. 데이터를 재빨리 단순한 덩어리로 쪼개서 메모리 사용량을 줄여준다. 구글은 KV 캐시 메모리 크기를 기존의 6분의 1 수준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두꺼운 겨울 이불 부피를 줄이는 ‘진공 압축팩’과 같다. 이는 HBM 6개가 하던 일을 터보퀀트를 통해 1개로도 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시장 불안을 키웠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그간 1차선으로 꽉 막혀 있던 데이터가 4차선 도로를 뚫고 HBM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시원하게 이동하는 셈”이라고 비유했다. 실제로 구글은 터보퀀트 기술 적용 시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H100’ 기준 연산 성능이 최대 8배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다음 달 23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세계적 AI 학술대회 ‘ICLR 2026’에서 정식 논문과 함께 즉시 설치 가능한 ‘오픈소스 코드’를 공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는 오픈소스 공개 시 이르면 올해 4분기(10∼12월)부터 상용화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AI 대중화 촉발… 메모리 붐 앞당길 것”전문가들은 터보퀀트가 아직 이론만 나온 상태인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구글이 제시한 효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아직 이르고 시장이 과민 반응하고 있다”며 “HBM을 직접 대체하기보다는 낸드플래시 기반 스토리지 활용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보퀀트가 빠르게 상용화된다 하더라도 오히려 ‘메모리 붐’을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블룸버그통신은 모건스탠리, JP모건 체이스 등을 인용해 터보퀀트의 개발이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제번스의 역설’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보도했다. 제번스의 역설은 기술 발전으로 어떤 자원의 사용 효율이 높아졌을 때 오히려 그 자원의 수요가 늘고 총사용량도 늘어나는 현상이다. 즉 연산 효율이 개선되면 AI 서비스 활용이 더 빠르게 확산되고 모델 규모도 커지면서, 결과적으로 메모리 사용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딥시크 쇼크에도 제기됐던 이론이다. 한진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실장은 “메모리 수요 감소보다는 고성능 컴퓨팅 기반의 대규모 연산량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구글의 터보퀀트 연구에 참여한 한인수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AI가 고용량 중심에서 고효율 중심으로 전환되면 AI는 더 저렴해지고 빠르게 확산하는 동시에 반도체 수요 역시 질적으로 고도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