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

김태언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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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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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7~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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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0가지 인생 살아 후회 없어”… ‘한국의 리즈 테일러’ 떠나다

    《‘한국의 리즈 테일러’ 배우 김지미 별세‘한국의 리즈 테일러’ ‘원조 팜 파탈’,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은막의 톱스타로 군림했던 배우 김지미 씨가 6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영화 700편에 출연하며 700가지 인생을 살았다”는 고인은 배우로서도, 연애와 결혼으로도 언제나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나 이상의 배우는 없단 자신감으로 살았다”는 그는 당대 ‘자유로운 신여성’으로도 평가받았다.》“수백 편 출연했지만 완성작은 한 작품도 없어요. 아직도 배울 게 많은, 철 안 든 배우일 뿐입니다.”(2017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1950∼80년대 최고의 여배우로 인기를 누리며 ‘한국의 리즈 테일러’라 불렸던 배우 김지미(본명 김명자) 씨가 6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10일 “김 배우가 6일 오전 11시 반(한국 시간 7일 오전 4시 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고인은 데뷔부터 주연을 맡아 영화 수백 편에 출연하며 당대의 미녀 배우로 오랫동안 전성기를 누렸다. 배우 최무룡(1928∼1999), 가수 나훈아 등과 만나고 헤어지며 자유롭고 주체적인 ‘신여성(新女性)’ 이미지도 강했다.● “영화계 원조 팜파탈” 1940년 충남 대덕군(현 대전 대덕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17세였던 1957년 고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데뷔했다. 덕성여고 재학 시절, 명동에 가던 고인을 마주친 김 감독이 광화문 인근 집까지 따라와 섭외했다고 한다.고인은 1950년대 후반부터 독보적인 톱스타였다. ‘별아 내 가슴에’(1958년) ‘비 오는 날의 오후 3시’(1959년) ‘장희빈’(1961년) 등에 출연하며 상종가를 쳤다. “김지미가 나오면 돈을 대겠다”는 투자자들이 많아 한 해 34편에 출연한 적도 있다.영화 제작 침체기였던 1970년대에도 ‘잡초’(1973년) ‘토지’(1974년) 등에 출연하며 국내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고인과 영화 13편을 찍은 김수용 감독은 “그토록 자연스러운 연기를 한 걸 보면, 연기는 그의 큰 특기였던 듯하다”고 했다.화려한 외모로 유명했던 할리우드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1932∼2011)와 비견되던 고인은 삶의 궤적도 무척 닮았다. 보수적인 시대에도 네 차례 결혼과 이혼으로 화제를 모았다. 데뷔 1년 뒤 홍성기 감독과 결혼했다가 4년 만에 파경을 맞았으며, 최고의 스타였던 최무룡 배우와 1963년 결혼했다가 6년 뒤 헤어졌다. 이혼 발표 당시 최 배우는 “사랑해서 헤어진다”는 말을 남겨 두고두고 회자됐다. 나훈아 씨와 1976∼1982년 사실혼 관계였고, 1991년 결혼한 이종구 박사와는 2002년 이혼했다. 고인은 훗날 한 인터뷰에서 “나이 많은 남자, 어린 남자, 능력 있는 남자 다 살아봤는데 별거 아니더라. 다 어린애”라고 했다.● 대표작 ‘길소뜸’ 최고의 연기1980년대부턴 영화 제작자로도 활약했다. 1985년 본인 이름을 딴 ‘지미필름’을 창립했다. 고인은 후에 “군사 독재 시대에 심의와 검열이 심했다. 여배우는 늘 기생이나 유흥가 여성을 연기해야 했다”며 “혼이 담긴 영화를 하고 싶어 직접 제작을 결심했다”고 했다.배우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임권택 감독과 ‘길소뜸’(1986년) ‘티켓’(1986년) 등을 찍으며 연기 폭을 넓혀갔다. 특히 ‘길소뜸’에선 전쟁 이후의 상처와 모성의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마지막 출연작 ‘명자 아끼꼬 쏘냐’(1992년)까지 공식 집계된 출연작만 370여 편. 고인은 “700편 이상 출연했을 것”이라며 “700가지 인생을 살았던 만큼 미련은 없다”고 했다. 1995년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1998년 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1999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등을 맡아 영화계 발전에 힘썼다. 2010년 ‘영화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고인에 대한 추모공간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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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 소리를 내주세요!” 스크린, 관객에 말을 건다

    ‘반드시 큰 목소리를 내어 주세요.’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 영화 상영 시작 전 특이한 문구가 스크린에 떴다. 이어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의 악령 극장귀가 나타나 “날 쫓아내고 싶으면 크게 소리를 지르라”고 했다. 관객석 여기저기서 “아아!” “너 정체가 뭐야?” “신비는 어디 있어” 등 다양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제작사 아리아 스튜디오와 CJ ENM이 협업해 만든 인터랙티브 영화 ‘신비아파트: 극장귀의 속삭임’은 관객의 음성이나 반응에 따라 콘텐츠가 상이하게 전개되는 ‘인터랙티브 영화’다. 특이한 건 관객의 반응을 수집해 그중 다수 의견을 판별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실시간으로 영상을 만들어 영화로 보여주는 방식이란 점이다. 주연 캐릭터가 관객에게 말을 걸거나 선택지를 제시하는 구조가 주를 이루지만, 관객의 요구에 따라 즉흥적으로 상황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날 현장에서 시연한 ‘버추얼 심포니: 더 퍼스트 노트’에서 상영 중 한 관객이 “노래 한 소절 부탁한다”고 요청하자, 버추얼 아이돌 문보나는 목을 풀더니 즉석에서 짧은 구절을 불렀다. 관객이 박수를 치면 화답 인사를 하고, “사진 찍자”고 제안하니 다양한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CGV 측은 이번 시연을 시작으로 4DX관처럼 ‘인터랙티브관’ 도입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인터랙티브관 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영화 관람 문화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일단 조용히 앉아 수동적으로 관람하는 전통적인 극장의 개념이 바뀔 수 있다. 같은 영화라도 관객이 누구냐에 따라 전혀 다른 내용을 경험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이탈리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인터랙티브 영화 ‘아파트: 리플리의 세계’가 이머시브 부문에 초청됐을 당시, 상영이 끝나고 현장에선 관객들 간 집단 토론이 이뤄졌다고 한다. 아리아 스튜디오의 채수응 대표는 “연극에서 느꼈던 상호 작용의 에너지를 영화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한 공간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함께 선택하고 책임지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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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쩔수가없다’ ‘케데헌’ 美골든글로브 후보에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와 K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미국 대중문화상인 골든글로브에서 각각 3개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8일(현지 시간) 골든글로브 홈페이지에 따르면 ‘어쩔수가없다’는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이병헌), 외국어영화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 작품이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품상을 두고 경쟁할 영화는 ‘블루문’ ‘부고니아’ ‘마티 슈프림’ ‘누벨 바그’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등이다. 특히 수상 가능성이 주목되는 부문은 외국어영화상이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2021년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병헌과 경쟁하는 남자 주연 배우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이선 호크(블루문), 조지 클루니(제이 켈리), 티모테 샬라메(마티 슈프림), 제시 플레먼스(부고니아) 등이다.‘케데헌’은 최우수 애니메이션 영화 부문 후보로 올라 ‘주토피아2’,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등 5개 작품과 경합하게 됐다. 극 중 아이돌 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으로 최우수 오리지널송 부문과 박스오피스 흥행상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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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질 논란-‘주사 이모’ 의혹 박나래 “방송활동 중단”

    매니저 갑질 논란과 불법 의료행위 의혹이 불거진 개그우먼 박나래 씨(40·사진)가 방송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의료계에선 “불법 의료행위 정황이 엿보인다”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 씨는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입장문에서 “웃음과 즐거움을 드리는 걸 직업으로 삼는 개그맨으로서, 더 이상 프로그램과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없다”며 “모든 게 깔끔하게 해결되기 전까지 방송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갑질 논란에 대해선 “어제 전 매니저와 대면했고, 저희 사이의 오해와 불신들을 풀 수 있었다”며 “여전히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 생각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이에 박 씨는 현재 출연 중인 TV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하기로 했다. 박 씨가 9년간 출연한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은 이날 “사안의 엄중함과 박 씨의 의사를 고려해 출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8년 프로그램 시작 때부터 출연한 tvN ‘놀라운 토요일’ 측도 “본인 의사를 존중하며, 이후 진행하는 녹화부터 함께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박 씨가 호스트인 유튜브 채널 ‘나래식’은 현재 댓글 사용이 중지된 상태로, 10일 선보일 예정이던 에피소드도 공개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활동 중단 선언에도 의료계에선 불법 의료 행위 의혹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박 씨는 오피스텔 등 의료기관이 아닌 장소에서 링거를 맞는 사진이 공개되며, 이른바 ‘주사 이모’라 불리는 A 씨에게 링거를 투여받고 항우울제도 처방없이 복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씨 측은 이에 대해 “의사 면허가 있는 분에게 영양제 주사를 맞은 것”이라며 “병원에서 인연을 맺어 스케줄이 힘들 때 왕진을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대리 처방과 비대면 처방이 금지된 향정신성 의약품 클로나제팜과 전문의약품인 트라조돈 등이 사용된 정황이 보인다”며 “수사 당국은 향정신성 의약품 불법 유통 경로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수사 경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 행정조사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 202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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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그우먼 박나래 ‘매니저에 갑질 의혹’ 경찰 입건

    매니저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개그우먼 박나래 씨(40·사진)가 상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5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박 씨를 상해, 의료법 위반,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고발장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피고발인에는 박 씨 외에도 박 씨가 차린 1인 기획사 ‘앤파크’와 이 기획사 대표자로 등록된 박 씨 어머니 고모 씨, 성명불상의 의료인 등이 포함됐다. 최근 박 씨 매니저들이 박 씨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비롯해 폭언, 대리 처방, 진행비 미정산 등을 겪었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었다. 이들은 3일 서울서부지법에 부동산 가압류 신청을 냈으며, 재직 중 입은 피해에 대한 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제기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매니저들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이유로 박 씨로부터 폭언을 들었으며, 박 씨가 던진 술잔에 맞아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24시간 대기’뿐만 아니라 안주 심부름, 파티 정리 등까지 수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박 씨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법적 절차를 통해 의혹을 벗겠다고 밝혔다. 박 씨 측은 “(문제 제기한) 직원 2명은 최근 당사를 퇴사해 퇴직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했지만 이후 추가로 회사의 전년도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앤파크가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 직원들이 담당하던 부분이었고 이들이 당시 등록 절차가 모두 완료됐다고 허위 보고를 했다”고 해명했다. 방송가에 따르면 박나래가 출연하는 MBC 신규 예능프로그램 ‘나도 신나’는 이날 예정됐던 촬영을 취소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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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지혜의 신’ 아테나는 남성우월주의자?… 여신의 재발견

    뱀이 휘감은 머리카락, 한 손에는 횃불, 다른 손에는 채찍을 들고 있는 세 명의 여성. 상상만으로도 강렬한 이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복수의 여신들’이다. 이들은 누구라도 예외 없이 잘못을 저지르면 세상 끝까지 쫓아가 벌을 준다. 끔찍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달리 보면 존재만으로도 공포를 일으켜 자연법을 지키게 한 이들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복수의 여신들을 ‘약속과 맹세의 수호자’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이 책은 현대적 관점에서 그리스 여신들을 새롭게 분석한다. 방송인으로 서양 고전문학을 널리 알려온 저자가 방대한 양의 고전 문헌과 회화, 고대 유물 등을 바탕으로 여신들이 고대사회에서 실제로 수행했던 역할과 기능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가장 입체적으로 설명된 여신은 ‘지혜의 여신’ 아테나다. 고대문학 ‘오디세이아’나 ‘일리아스’ 등을 보면 아테나는 아테네 안에서 매우 사랑받는 여신이었다. 무모함보다는 전술을 통해 전쟁에 임했고, 최전선에서 함께 싸웠으며, 영웅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기도 한 존재였으니 말이다. 아테나 조각상이 다수 제작돼 남아 있는 것 또한 그에 대한 방증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아테나는 굉장히 차별적인 여신이기도 했다. 아테나는 자기가 아끼는 사람이 아니라면 망가지고 죽더라도 개의치 않았다. 심지어 영웅 아이아스가 오디세우스에게 동료의 유품을 빼앗긴 것에 분개해 이성을 잃었을 때 그걸 지켜보며 즐거워하기까지 한다. 게다가 “나는 어머니가 없이 태어났으니 모든 일에서 남자의 편이며, 전적으로 아버지를 우선시한다”고 말할 만큼 가부장적인 면모를 지니기도 했다. 주로 남성 작가들의 관점에서 다뤄졌던 여신들의 면면을 새롭게 살펴보고 재해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큰 조명을 받지 못했던, 화덕을 지키는 여신 ‘헤스티아’를 비중 있게 다룬다. 가사의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시대에 헤스티아는 존재감이 크지 않은 여신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화덕이 모든 집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헤스티아를 “모든 곳에 거주하는 여신”으로 재해석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신선한 관점에서 즐길 만하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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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박나래 상해 입건…‘매니저에 갑질-폭언 의혹’ 수사

    매니저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개그우먼 박나래 씨(40)가 상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5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박 씨를 상해, 의료법 위반,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피고발인에는 박 씨 외에도 박 씨가 차린 1인 기획사 ‘앤파크’와 이 기획사 대표자로 등록된 박 씨 어머니 고모 씨, 성명불상의 의료인 등이 포함됐다. 최근 박 씨 매니저들이 박 씨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비롯해 폭언, 대리 처방, 진행비 미정산 등을 겪었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었다. 이들은 3일 서울서부지법에 부동산가압류신청을 냈으며, 재직 중 입은 피해에 대한 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매니저들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이유로 박 씨로부터 폭언을 들었으며, 박 씨가 던진 술잔에 맞아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24시간 대기’뿐만 아니라 안주 심부름, 파티 정리 등까지 수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박 씨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법적 절차를 통해 의혹을 벗겠다고 밝혔다. 박 씨 측은 “(문제 제기한) 직원 2명은 최근 당사를 퇴사해 퇴직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했지만 이후 추가로 회사의 전년도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앤파크가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 직원들이 담당하던 부분이었고 이들이 당시 등록 절차가 모두 완료됐다고 허위 보고를 했다”고 해명했다. 방송가에 따르면 박나래가 출연하는 MBC 신규 예능프로그램 ‘나도 신나’는 이날 예정됐던 촬영을 취소했다. 박 씨는 KBS 21기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해 2019년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았고, 이듬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예능상을 차지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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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시 대표 여류 문인 ‘신달자 문학관’ 개관

    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여류 문인으로 2025년 ‘인촌상’ 수상자인 신달자 시인(82·사진)의 작품 세계를 담은 ‘신달자문학관’이 4일 경남 거창군에서 개관했다. 현존하는 국내 여성 시인 가운데 자신의 이름을 건 문학관을 개관하는 건 처음이다. 이날 개관식엔 신 시인과 김수복 한국시인협회장, 구인모 거창군수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박정자 배우가 시인의 시 ‘핏줄’을, 나태주 시인이 ‘아! 거창’을 낭송하며 개관을 축하했다. 신 시인은 이날 인촌상 수상자로 받은 상금 가운데 2000만 원을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신 시인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처음 문학관을 연다고 했을 때는 너무 민망했다”면서 “‘감사하다’는 말이 있는데 이걸 수억 개를 풀어다 놓아도 내 마음을 다 전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시가) 내 감정을 노래하고 나를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고향과 대한민국의 모든 독자들에게 나누어 줄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 시인은 1964년 여성지 ‘여상’에 시 ‘환상의 밤’이 당선됐고, 박목월 시인의 추천을 받아 문단 활동에 나섰다. 여성 특유의 심미감을 감각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삶의 고뇌를 섬세한 감성으로 표현하며 여성성을 바탕으로 시 세계를 확장했다. 은관문화훈장(2012년)과 대한민국문학상(1989년) 등을 수상했다. 신달자문학관은 내년부터 신 시인의 작품을 전시하고, 지역 문인들의 창작·낭송 프로그램과 주민 대상 문학 강좌 등 다양한 문학 행사를 운영할 계획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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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니-채영 앨범, 롤링스톤 ‘올해의 앨범 100’ 올라

    미국 음악전문지 롤링스톤이 선정한 ‘2025년 최고의 앨범 100’에 블랙핑크 제니(사진)와 트와이스 채영의 솔로 앨범이 이름을 올렸다. 3일(현지 시간) 롤링스톤이 공개한 목록에 따르면 제니의 첫 솔로 정규 앨범 ‘루비(Ruby)’와 채영의 솔로 정규 1집 ‘릴 판타지(LIL FANTASY) vol.1’이 각각 29위와 86위를 차지했다. 롤링스톤은 제니의 ‘루비’에 대해 “2000년대와 2010년대 알앤드비풍의 팝 아이디어에 깊이 의존하면서도, 때론 흥미로운 방식으로 이를 현대화했다”며 “제니는 달콤한 팝 알앤드비의 중심을 장악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앨범에 영감을 준 아티스트가 있다면 팝스타 리애나”라며 “2016년 명반 ‘안티(Anti)’에서 리애나가 선보인 자기 성찰의 2세대를 연상시키는 순간들을 보여준다”고 칭찬했다. 채영의 앨범에 대해서는 “오랜 친구를 잃고, 용서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자아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노랫말이 싱어송라이터 채영의 몽환적인 노래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롤링스톤은 “채영은 작은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지만 앞으로 더 성장할 여지가 있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작품임을 보여준다”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목록에선 한국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인 미셸 정미 자우너의 1인 밴드 ‘저패니즈 브렉퍼스트’가 발표한 정규 4집 ‘For Melancholy Brunettes (& sad women)’이 43위를 차지했다. 1위는 라틴 팝 스타인 배드 버니의 앨범 ‘Debí Tirar Más Fotos’가 차지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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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섹’다른 층간소음이 빚어낸 만남… 찰진 대사가 가장 중요”

    “매일 밤 들리는 ‘섹’다른 층간소음으로 인해 윗집 부부(하정우와 이하늬)와 아랫집 부부(공효진과 김동욱)가 함께 하룻밤 식사를 하며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이 도발적인 문장은 하정우 배우(47·사진)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윗집 사람들’의 로그라인(log-line·한 문장으로 이야기의 핵심을 요약)이다. 짐작대로 작품은 ‘19금(禁) 코미디’. 그러나 3일 개봉한 뒤 “19금도 부족하다”는 평이 자자하다. 부부의 성생활 등 꽤나 파격적인 소재를 다뤘기 때문이다. 개봉 전날인 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하 배우는 “끝까지 가보겠다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이번 작품은 그의 네 번째 연출작. 2013년 ‘롤러코스터’를 시작으로 ‘허삼관’(2015년), ‘로비’(2025년)를 선보였다. 하지만 흥행적인 측면에선 그리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앞선 세 작품을 연출하며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 했다”고 되돌아본 하 배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선 배우도, 공간도 최대한 ‘덜어내려’ 했다고 한다. 영화는 집이란 한정된 공간 안에서, 배우 네 명이 주고받는 말로 주로 극이 전개된다. 그래서 배우들의 ‘찰진 대사’가 중요했다. 하 배우는 이를 위해 곽범, 이창호, 엄지윤 등 개그맨들에게 대사를 감수받기도 했다. 소재를 어설프게 다루지 않으려고, 제작 전 다양한 성적 취향을 다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들어가 취재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순간도 허투루 치는 대사가 없게 만들자는 마음으로 말을 수집했습니다. 10대들의 신조어부터 영화 ‘대부’나 ‘티파니에서 아침을’ 같은 고전 영화 속 명대사까지요.” 이렇다 보니 막상 배우들은 현장에서 웃을 일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대사량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하늬 배우는 작품의 완성본을 보고 난 뒤에야 영화가 코미디인 것을 알아챘다는 후문도 있다. 하 배우는 “숨도 못 쉬고 눈도 못 감은 채 소화해야 하는 장면들이라, 짧은 시간 내에 집중력을 쏟아내야 했다”고 되돌아봤다. 영화는 자극적인 소재를 내세우지만 결국 ‘관계 회복’이란 메시지를 던진다. 아랫집 정아(공효진)의 감정선이 주축이 되는 것도 바로 그 이유다. 오래 외로움을 느껴왔던 정아가 윗집 부부와의 식사를 통해 무관심했던 남편과의 관계를 반추하는 여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 배우는 “정아 역은 고민 없이 공효진 배우가 떠올랐다”며 “효진 배우는 야생적인 화술을 갖고 있어 연기가 극사실적이란 느낌을 준다”고 했다. “밑바닥을 보고 부부가 갈라지기 직전까지 갔다가 다시 합쳐지고,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드라마가 ‘윗집 사람들’의 숨은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눈물 찔끔, 눈 충혈 정도만 가져가셔도 좋을 것 같네요. 하하.”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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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니 ‘루비’, 美 롤링스톤 ‘2025 최고의 앨범’ 선정

    미국 음악전문지 롤링스톤이 선정한 ‘2025년 최고의 앨범 100’에 블랙핑크 제니와 트와이스 채영의 솔로 앨범이 이름을 올렸다.3일(현지 시간) 롤링스톤이 공개한 목록에 따르면 제니의 첫 솔로 정규 앨범 ‘루비(Ruby)’와 채영의 솔로 정규 1집 ‘릴 판타지(LIL FANTASY) vol.1’가 각각 29위와 86위를 차지했다.롤링스톤은 제니의 ‘루비’에 대해 “2000년대와 2010년대 알앤비 풍의 팝 아이디어에 깊이 의존하면서도, 때로 흥미로운 방식으로 이를 현대화했다”며 “제니는 달콤한 팝 알앤비의 중심을 장악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앨범에 영감을 준 아티스트가 있다면 팝스타 리애나”라며 “2016년 명반 ‘안티(Anti)’에서 리애나가 보여준 자기 성찰의 2세대를 연상시키는 순간들을 보여준다”고 칭찬했다.채영의 앨범에 대해서는 “오랜 친구를 잃고, 용서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자아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노랫말이 싱어송라이터 채영의 몽환적인 노래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롤링스톤은 “채영은 작은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지만, 앞으로 더 성장할 여지가 있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작품임을 보여준다”고 기대했다.한편 이번 목록에선 한국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인 미셸 정미 자우너의 1인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가 발표한 정규 4집 ‘For Melancholy Brunettes (& sad women)’이 43위를 차지했다. 1위는 라틴 팝 스타인 배드 버니의 앨범 ‘Debí Tirar Más Fotos’가 차지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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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하정우의 ‘섹’다른 말맛…“끝까지 가보겠단 마음이었다”

    “매일 밤 들리는 ‘섹’다른 층간소음으로 인해 윗집 부부(하정우와 이하늬)와 아랫집 부부(공효진과 김동욱)가 함께 하룻밤 식사를 하며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이 도발적인 문장은 하정우 배우(47)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윗집 사람들’의 로그라인(log-line·한 문장으로 이야기의 핵심을 요약)이다. 짐작대로 작품은 ‘19금(禁) 코미디’. 그러나 3일 개봉한 뒤 “19금도 부족하다”는 평이 자자하다. 부부의 성생활 등 꽤나 파격적인 소재를 다뤘기 때문이다. 개봉 전날인 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하 배우는 “끝까지 가보겠다는 마음이었다”고 했다.이번 작품은 그의 네 번째 연출작. 2013년 ‘롤러코스터’를 시작으로 ‘허삼관’(2015년), ‘로비’(2025년)를 선보였다. 하지만 흥행적인 측면에선 그리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앞선 세 작품을 연출하며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 했다”고 되돌아본 하 배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선 배우도, 공간도 최대한 ‘덜어내려’ 했다고 한다.영화는 집이란 한정된 공간 안에서, 배우 네 명이 주고받는 말로 주로 극이 전개된다. 때문에 배우들의 ‘찰진 대사’가 중요했다. 하 배우는 이를 위해 곽범, 이창호, 엄지윤 등 개그맨들에게 대사를 감수받기도 했다. 소재를 어설프게 다루지 않으려고, 제작 전 다양한 성적 취향을 다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들어가 취재도 했다.“처음부터 끝까지 한순간도 허투루 치는 대사가 없게 만들자는 마음으로 말을 수집했습니다. 10대들의 신조어부터 영화 ‘대부’나 ‘티파니에서 아침을’ 같은 고전 영화 속 명대사까지요.”이러다보니 막상 배우들은 현장에서 웃을 일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대사량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하늬 배우는 작품의 완성본을 보고 난 뒤에야 영화가 코미디인 것을 알아챘다는 후문도 있다. 하 배우는 “숨도 못 쉬고 눈도 못 감은 채 소화해야 하는 장면들이라, 짧은 시간 내에 집중력을 쏟아내야 했다”고 되돌아봤다.영화는 자극적인 소재를 내세우지만 결국 ‘관계 회복’이란 메시지를 던진다. 아랫집 정아(공효진)의 감정선이 주축이 되는 것도 바로 그 이유다. 오래 외로움을 느껴왔던 정아가 윗집 부부와의 식사를 통해 무관심했던 남편과의 관계를 반추하는 여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 배우는 “정아 역은 고민 없이 공효진 배우가 떠올랐다”며 “효진 배우는 야생적인 화술을 갖고 있어서 연기가 극사실적이란 느낌을 준다”고 했다.“밑바닥을 보고 부부가 갈라지기 직전까지 갔다가 다시 합쳐지고,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드라마가 ‘윗집 사람들’의 숨은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눈물 찔끔, 눈 충혈 정도만 가져가셔도 좋을 것 같네요. 하하.”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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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8회 한국성악콩쿠르’ 대상에 서울대 박성민

    올해 한국성악콩쿠르 대상에 서울대 재학생인 박성민 씨(베이스)가 선정됐다. 도암 이대봉재단은 지난달 26일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열린 제38회 한국성악콩쿠르에서 박 씨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이번 수상으로 장학금 2000만 원을 받게 됐다.한국성악콩쿠르는 우리나라 성악도를 육성지원하기 위해 이대봉재단이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에는 140여 명의 성악도들이 참가했는데, 고등부 대상으로는 서울예고 재학 중인 박하윤 양(소프라노)이 차지했다. 이 밖에도 각 부문별로 우수한 재능을 발휘한 학생들을 선정해 총 18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으로 5억9500만 원을 지급했다. 이대만 이사장은 “한국성악콩쿠르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게 협조해 준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도암 이대봉재단은 우리나라 예술계와 성악가의 육성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재단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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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칼 덕에 극장에 사람 모인다는 말 기뻐”

    “그레이트(Great·대단해요)!” 지난달 22일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일본 영화 최초로 국내 연간 박스오피스에 1위에 올랐다.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달받은 일본 측 반응은 고무적이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무한성편’ 성적이 전작인 ‘무한열차편’(2020년)을 넘지는 못했던 상황. 국내 독점 수입 및 유통 판권을 보유한 애니맥스브로드캐스팅코리아로서 엄청난 성과였다.1일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만난 구본승 대표(사진)는 “무한성편을 계기로 일본에서도 국내 시장의 잠재성을 크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무한열차편이 개봉할 당시만 해도 글로벌 매출 비중은 일본(71.8%)에 이어 북미(9.7%)와 대만(4.4%), 한국(3.5%) 순이었다. 하지만 무한성편에선 일본(34.8%)과 북미(18.3%) 다음으로 한국(5.9%)이 3위로 올랐다. 왜 이런 변화가 생긴 걸까. 구 대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영향”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매출 비중의 변화를 다른 각도로 살펴보면 일본 내 점유율은 낮아지고 있죠. 팬데믹 이후 OTT가 확산되며 글로벌 OTT 시장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시청 효율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귀칼’ 같은 지식재산권(IP)이 한국을 포함해 세계에서 선전했고, 이런 흐름이 무한성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상승세는 업계에서도 분위기가 여실하다. 극장업자와 배급업자가 직접 일본 작품을 수입하려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구 대표는 “요즘은 홍보대행사도 매체 광고 비용을 직접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무한성편 수입을 확정한 지난해 여름부터 성과를 주시해온 구 대표. 그가 요즘 가장 듣기 좋은 말은 “귀칼 덕에 극장에 사람이 모인다”는 소리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파이 자체가 커졌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둔 무한성편의 다음 에피소드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정확한 시기는 아직 발표된 게 없습니다. 다만 팬들 사이에서도 이번 작품 같은 퀄리티를 유지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거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하하.”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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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장가 달군 애니 성공 뒤엔… 팬덤-특별관-작품성 ‘3박자’

    ‘일본 영화 최초 국내 연간 박스오피스 1위’(‘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역대 애니메이션 개봉 첫 주 글로벌 흥행 수익 1위’(‘주토피아2’).올해 극장가는 1년 내내 한국 영화의 부진이 이어지며 침체 분위기가 짙었지만, 연말이 다가오며 눈여겨볼 만한 흐름도 분명하다. ‘귀멸의 칼날’의 역대급 흥행에 이어 ‘극장판 체인소맨: 레제편’이 입소문을 타고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주토피아2’는 개봉 일주일 만에 관객 수 240만 명을 넘어섰다. 17일 찾아올 ‘아바타: 불과 재’가 아직 관건이긴 하지만, 해외 애니메이션 3편이 하반기 국내 극장가를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전문가들은 세 작품의 흥행 성공이 한국 영화계에 던지는 시사점을 크게 3가지 면에서 주목하고 있다. 첫째로 확실한 ‘팬덤’이 있는 작품들이란 점이다. ‘귀멸의 칼날’과 ‘주토피아2’는 TV 시리즈와 전작으로 이미 두꺼운 팬층이 형성되어 있는 작품이다. 이에 개봉 전부터 사전예매만 각각 82만 명, 36만 명에 이르렀다. ‘체인소맨’ 역시 종이만화부터 TV 시리즈까지 팬층이 만만치 않다. 특히 주토피아는 전작인 1편이 9년 전에 개봉한 작품임에도 ‘브랜드’의 힘이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서지명 CGV 팀장은 “확실한 팬덤을 가진 콘텐츠의 경우 N차 관람 비율도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영화관 입장에서도 효자 콘텐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했다. 두 번째는 공통적으로 IMAX 같은 ‘특별관의 활용도’가 두드러진다.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몰입감에 대한 관객들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작품이 인기를 끌었단 뜻이다. 화려한 작화와 액션이 강점인 ‘귀멸의 칼날’은 전체 관람 중 특별관 관람 비율이 19%에 이를 정도다. 특히 4DX의 글로벌 수익은 2940만 달러(약 432억 원)를 돌파하며 올해 4DX 상영작 중 최고 성적을 냈다. ‘주토피아2’ 또한 ‘Zoo’ 같은 영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과 재기발랄한 액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CGV에 따르면 개봉 첫 주말 2D 상영관 대비 4DX 객석률이 20%가량 높았다.마지막 공통분모는, 뻔하지만 언제나 정답인 이유다. 작품의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특히 ‘체인소맨’이 기대보다 선전했던 까닭이 여기에 있다. 개봉 전만 해도 ‘귀멸의 칼날’보다 팬덤 규모가 크지 않다는 평이 우세했지만, 막상 관람 뒤엔 풋사랑을 경험하는 주인공 덴지와 레제의 감정선이 잘 그려졌다는 평이 쏟아졌다. 실제로 개봉 첫주보다 2주 차부터 관객들이 더 몰리기 시작했다. 세 작품의 흥행을 통해 올해 관객들이 ‘영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음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팬데믹 이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일상화되고 영화관 티켓이 비싸다는 인식이 퍼지며 관객들은 쉽게 극장으로 발걸음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확실한 만족감’을 보장할 수 있는 작품이거나 ‘실패 확률’이 낮다고 판단되는 작품이어야 관객들은 지갑을 열고 있다. 한 애니메이션계 관계자는 “영화 비즈니스가 다각화됐다지만 여전히 극장 개봉은 중요한 수익원”이라며 “고정 팬층과 극장가를 겨냥한 지식재산권(IP) 확장 전략은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다른 장르 영화에도 필수적 생존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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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협회 “언론자유 훼손 언론중재법 개정안 폐기해야”

    한국신문협회(회장 임채청)는 정정보도의 크기 및 게재 방식까지 법률로 규정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언론 자유와 편집권 독립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폐기를 촉구했다. 신문협회는 1일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의 일부 개정안(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이를 전면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했다. 의견서는 “개정안은 신문의 정정보도 게재 위치를 ‘원 보도 지면의 좌상단’으로 규정했다”며 “기사의 위치와 형태는 신문사 정책 및 편집 원칙에 따라 정해진다. 정정보도 방식을 일률적으로 규정하는 입법은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신문의 1면 전체 기사 중 극히 일부 사실에 대해 정정·반론 보도 등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원 보도 지면의 좌상단에 게재해야 한다. 개정안이 정정보도 청구 기간을 ‘보도를 안 날부터 3개월 이내, 보도 후 6개월 이내’에서 ‘보도 후 2년 이내’로 연장하고, 어떤 경우엔 기간 제한 없이 정정·삭제 청구를 허용한 것에 대해서도 “정당한 근거 없이 언론사에 과도한 부담을 부과하고 있다”고 짚었다. 신문협회는 또 “개정안은 언론중재 대상에 보도의 ‘인용’까지 포함시켰다”며 “규제 범위를 불필요하게 확대한 것임은 물론, ‘인용’ 기준이 불명확해 법적 안정성을 떨어뜨린다”고 강조했다. 반론보도 적용 범위를 ‘의견’ 영역까지 넓힌 것도 “언론의 논평·비판 기능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며, 시민 피해 구제 효과보다 권력자의 남용 가능성을 높일 위험이 있다”고 했다. 이번 개정안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의결을 전제로 ‘허위조작보도의 개념 도입’ ‘언론사에 사실 입증 책임 부과’ 등 유사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역시 “허위조작보도 개념이 지나치게 모호하고 포괄적이라 자의적 판단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법원이 보도가 사실임을 입증할 자료 제출을 요청할 경우 언론사의 제출을 의무화한 것도 “취재원 보호와 편집권 독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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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번 돌려봐도 새로운 걸 찾게 숨겨놨죠”

    “‘주토피아2’ 제작엔 700여 명이 참여했는데 인종과 나이, 성별이 다양했어요. 모니터링 때에도 여기서 웃으면 저쪽에서 안 웃고, 반응이 다 달랐습니다.” 디즈니 영화 ‘주토피아2’가 역대 애니메이션의 글로벌 개봉 첫 주 흥행 수익 1위(약 5억6000만 달러·약 8224억 원)를 기록했다. 주토피아2에 참여한 이숙희 세트 익스텐션 슈퍼바이저는 2일 화상 인터뷰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제작진에) 공존한 건 영화 메시지와도 통한다”며 “그 덕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작품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세트 익스텐션 슈퍼바이저(set extension supervisor)는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배경이나 환경을 제작해 스토리텔링 강화를 책임지는 역할이다. 주토피아2는 이 슈퍼바이저와 함께 애니메이터 이현민과 최영재 등 많은 한국인 스태프가 참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디즈니 본사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미국에서 소수자인 한국인으로서 영화 주인공인 ‘주디’ 캐릭터에 누구보다 공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주디는 나약할 것 같지만 경찰이 된 토끼 캐릭터. 이 슈퍼바이저는 “한인 여성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과 (잘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공존했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국내 개봉한 영화는 현재 관객 수 225만9000여 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작품 속 ‘살아 있는 듯한 캐릭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최 애니메이터는 “주디가 닉을 방문했을 때 현관에 기대어 대화하는 장면은 둘의 ‘케미’를 살리려 다이내믹한 신이 아님에도 4차례나 뒤엎고 새로 그렸다”고 전했다. 주토피아2엔 ‘라따뚜이’ 등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오마주한 장면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애니메이터는 “사람들이 100번을 보더라도 계속해서 새로운 걸 발견하길 바랐다”며 “디테일과 이스터에그(숨겨 둔 장치나 메시지)에 무척 신경 썼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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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토피아2, 100번 봐도 새로운 걸 찾을 수 있게 디테일 살렸죠”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주토피아 2’가 지난달 26일 개봉 이래 6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영화를 본 이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건 ‘살아있는 듯한 캐릭터’다. 이는 무려 700여 명의 디즈니 제작진이 손수 작업한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 중에는 한국인 스태프도 있다. 2일 ‘주토피아 2’ 작업에 참여한 디즈니의 이숙희 슈퍼바이저와 이현민, 최영재 애니메이터를 화상으로 만났다.쉽게 완성된 장면은 없었다. 배경을 담당한 이 슈퍼바이저는 “바다표범 등 1편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동물들이 등장하며 그들이 어느 곳에 서식하는지를 찾아보고 공부했다”고 했다. 또 주디가 닉을 방문했을 때 현관에 기대어 대화를 주고 받는 장면은 다이나믹한 신이 아님에도 4차례나 뒤엎은 결과였다. 최 애니메이터는 “닉과 주디의 케미를 살리려는 신이었다”며 “닉은 능글맞으면서도 여유로운 캐릭터라 털로 덮인 얼굴이나 긴 코가 움직이는 모습 등에 신경썼다”고 말했다.‘주토피아 2’ 속에는 라따뚜이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오마주한 장면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애니메이터는 “이 장면은 사람들이 100번을 돌려 봤을 때에도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디테일과 이스터에그에 더 신경썼다”고 말했다. 2일 기준 ‘주토피아2’를 본 관객 수만 225만 9000여 명. 벌써부터 속편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1편에 이어 2편의 캐릭터들을 다시 애니메이팅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치 친한 친구나 가족을 다시 만난 것처럼 반가웠어요. 언젠가 다시 그 캐릭터들을 애니메이팅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너무 재밌을 것 같습니다.”(이 애니메이터)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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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 되돌려도 연기”… 14년 만에 주연 된 허성태

    “한 달에 단역을 5개 하고 300만 원을 벌었을 때 (기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3일 개봉하는 영화 ‘정보원’에서 ‘원톱’ 주연을 맡은 배우 허성태(48)는 자신의 무명 시절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영화는 허 배우가 데뷔한 지 14년 만에 맡은 첫 주연작이다.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직장 생활 했을 때보다 훨씬 바쁜 것 같다”며 웃었다. 요즘 연기자들 가운데 그만큼 비열하고 ‘더러운’ 느낌마저 주는 개성파 배우가 또 있을까. 2021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1에서 빌런 장덕수를 연기하며 세계적으로도 얼굴을 알린 허성태다. 하지만 그가 ‘배우’로 불리게 된 건 오래되지 않았다. LG전자 등 안정된 대기업에 다니던 그는 2011년 SBS ‘기적의 오디션’을 통해 34세의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다. 프로그램에선 ‘연기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막상 ‘늦깎이 배우’를 써주려 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허 배우는 “다들 말리던 길을 선택했으니 흐지부지 몇 년 하고 접을 순 없었다”고 회고했다. 인내 끝에 기회가 찾아온 건 2016년 영화 ‘밀정’에서였다. 하시모토(엄태구)를 도와주는 정보원으로 출연한 그는 이정출(송강호)로부터 뺨을 맞는 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마흔 살 신인 배우’로 자신을 소개했던 그는 이후 2017년 영화 ‘범죄도시’, 2019년 영화 ‘말모이’ 등에서 잇따라 깊은 인상을 남겼다. 디즈니 시리즈 ‘카지노’에서 차무식(최민식)이 서태석(허성태)의 인상을 두고 하는 대사(“세수대야 X같이 생겼네”)에서도 드러나는 개성 있는 마스크가 그의 강점. ‘오늘의 그’가 있기까진 또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을까. 그는 “저는 주연 욕심도 없었고, ‘누구처럼 되어야 겠다’ 생각한 적도 없었다”고 했다.“하루살이로 살았어요. 오늘 찍는 걸 재밌게 잘 찍으면 된다고 생각하면서요. 지금까지 온 게 운이 좋았던 거죠. 인복이 좋습니다 제가.” 영화 ‘정보원’은 강등당한 왕년의 에이스 형사 오남혁(허성태)과 정보원 조태봉(조복래)이 우연히 큰 판에 끼어들며 벌어지는 범죄 액션 코미디다. ‘SNL 코리아’에서 ‘코카인 댄스’를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던 허성태는 이번 작품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를 펼친다. 그는 “연기를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매번 생각해요. 시간을 되돌려도, 같은 고생을 한다고 해도 연기를 했을 거예요. 카메라 앞에서의 시간이 너무 좋아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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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전자 다니다 단역배우로…첫 주연 맡은 허성태 “연기가 내 천직”

    “한 달에 단역만 5개 하고 300만 원을 벌었을 때 (기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3일 개봉하는 영화 ‘정보원’에서 ‘원톱’ 주연을 맡은 배우 허성태(48)는 무명 시절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영화는 허 배우가 데뷔한 지 14년 만에 맡은 첫 주연작이다.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직장생활했을 때보다 더 바쁜 것 같다”며 웃었다.요즘 연기자들 가운데 그만큼 비열하고 ‘더러운’ 느낌마저 주는 개성파 배우가 또 있을까. 2021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1의 최악 빌런 장덕수를 연기하며 세계적으로도 이름이 알려진 허성태이지만, 그의 이름 앞에 ‘배우’란 수식이 붙은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LG전자 등 안정된 대기업에 다니던 그는 2011년 SBS ‘기적의 오디션’을 통해 34세의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다. 프로그램에선 ‘연기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막상 ‘늦깎이 배우’를 써주려 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허 배우는 “다들 말리던 길을 선택했으니 흐지부지 몇 년 하고 접을 순 없었다”고 했다.인내 끝에 기회가 찾아온 건 2016년 영화 ‘밀정’에서였다. 하시모토(엄태구)를 도와주는 정보원으로 출연한 그는 이정출(송강호)로부터 뺨을 맞는 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마흔 살 신인배우’로 자신을 소개했던 그는 이후 2017년 영화 ‘범죄도시’, 2019년 영화 ‘말모이’ 등에서 잇따라 깊은 인상을 남겼다.디즈니 시리즈 ‘카지노’에서 차무식(최민식)이 서태석(허성태)의 인상을 두고 하는 대사(“세수대야 X같이 생겼네”)에서도 드러나는 개성 있는 마스크가 그의 강점이다. 하지만 그만큼 연기에 대한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일 것이다. 인터뷰 자리에서 허 배우는 의외로 서글서글한 인상을 빛내며 “저는 주연 욕심도 없었고, ‘누구처럼 되어야 겠다’ 생각한 적도 없었다”고 했다.“하루살이로 살았어요. 오늘 찍는 걸 재밌게 잘 찍으면 된다고 생각하면서요. ‘여기까지 갈거야’란 생각이 없었는데도 지금까지 온 게 운이 좋았던 거죠. 인복이 좋습니다 제가.”영화 ‘정보원’은 강등당한 왕년의 에이스 형사 오남혁(허성태)과 굵직한 사건들의 정보를 제공하며 눈먼 돈을 챙겨온 정보원 조태봉(조복래)이 우연히 큰 판에 끼어들며 벌어지는 범죄 액션 코미디다. ‘SNL 코리아’에서 ‘코카인 댄스’를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를 펼친다.“어떤 분위기든 심취하지 않으려 한다”는 허 배우. ‘오징어 게임’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어가 100만 명이 넘었을 때에도 그는 “거품은 빠지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연기를 하면서 내 자신에 대해 오해하지 않을 것이고 이건 변하지 않을 마음”이라고 말했다.“매번 연기를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생각해요. 시간을 되돌려도, 같은 고생을 한다고 해도, 연기를 했을 거예요. 카메라 앞에서의 시간이 너무 좋아요. 천직인가봐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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