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

김태언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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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beborn@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문화 일반55%
문학/출판15%
인사일반13%
만화10%
사회일반3%
연극3%
미술1%
  • 이란 ‘저항의 아이콘’… “영화제작 막을수 없다”

    “지난밤 좋은 소식이 전해졌죠.” 1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이란 출신 자파르 파나히 감독(65)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마련한 간담회에서 기분이 무척 좋아 보였다. 내년 미국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 부문에 그의 신작 ‘그저 사고였을 뿐(It was Just an Accident)’이 프랑스 대표 영화로 공식 출품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파나히 감독은 영화 ‘써클’로 2002년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영화 ‘택시’로는 2015년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올해 5월 ‘그저 사고였을 뿐’으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까지 거머쥐며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장뤼크 고다르(프랑스)와 로버트 앨트먼(미국) 등에 이어 역대 5번째이며, 아시아 최초이자 현존하는 감독 중에 유일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오스카에 출품하는 과정은 무척 힘겨웠다. 파나히 감독은 “이란 같은 폐쇄적인 나라에선 정부 허가를 받아야 오스카 출품을 할 수 있다. 이번에도 공동 제작국인 프랑스를 통해 가능했다”며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세계 영화인들이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나히 감독은 부산과 인연이 깊다. 1996년 장편 데뷔작 ‘하얀 풍선’을 들고 제1회 BIFF에 참석했으며, 이후로도 여러 작품을 부산에 선보였다. 올해 30회를 맞은 BIFF는 그에게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여했다. 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에서 먼저 선보인 ‘그저 사고였을 뿐’은 다음 달 1일 세계 최초로 국내 개봉한다. 영화는 과거 정치범으로 수감 생활을 했던 정비공 바히드가 한 남성의 의족 소리를 들은 뒤 그가 자신을 고문했던 정보관이라 확신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란 사회를 날카롭게 지적해 온 감독에게 이런 저항정신은 그의 영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축이다. 파나히 감독은 자국에서 수 차례 출국금지됐으며, 17년간 구금돼 영화 제작 금지 처분을 받은 적도 있다. 그는 그런 과거를 되돌아보며 자신을 “사회적인 영화인”이라고 불렀다. “영화 제작이 불가능했을 때 집에서 홀로 저를 찍었어요. 아무리 영화를 만들지 말라고 해도 어떻게든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컸습니다. 전 이 세상 누구도 이걸 막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영화인들은 언제나 방법을 찾을 테니까요.” 최근 국내외 영화계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영향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하지만 파나히 감독은 이에 대해 “그런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난관도 있지만) 굉장히 많은 기술과 가능성이 젊은 세대에게 주어지고 있습니다. 영화인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 의무가 있어요.”부산=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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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른 잔치, 이제 시작” 막오른 ‘영화의 바다’

    “30년 전 부산이란 도시에서 시작된 작은 꿈이, 이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가 됐습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린 17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개막식 사회를 맡은 배우 이병헌 씨가 이렇게 운을 떼자 관객 수천 명이 일제히 환호로 답했다.‘젊은 영화제’ ‘동아시아 문화권에 중점을 둔 영화제’를 표방하며 1996년 9월 첫 막을 올린 BIFF가 올해 30회를 맞았다.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관심도가 높은 영화제로 성장한 BIFF는 올해 처음으로 경쟁 부문을 도입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 씨는 “1995년도에 첫 영화를 찍어 올해로 30년 차 영화배우가 된 저도 BIFF와 함께 성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광수 BIFF 이사장은 개막을 선언하며 “‘서른, 잔치는 끝났다’고 하지만 잔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아직 배가 고프다”고 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블랙핑크 리사, 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배우 한효주, 영화 ‘프로젝트 Y’의 배우 한소희 전종서, ‘파이널 피스’에 출연한 일본 배우 사카구치 겐타로(坂口健太郎)를 비롯한 다수의 스타와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참석했다. 올해 개막작인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도 이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영화는 미국 소설가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25년간 근무해 온 제지회사에서 해고당한 중산층 가장 만수(이병헌)의 재취업 투쟁기를 그린 영화다. BIFF 집행위원회는 “개막식을 찾게 될 관객 5000여 명이 가장 보고 싶어 할 만한 작품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BIFF가 오랫동안 운영해온 가운데 제 작품이 개막작으로 초청된 건 처음이라 설렌다”며 “개인의 이야기와 사회적 이야기가 완전히 결합돼 바깥으로도, 안으로도 향할 수 있는 영화”라고 했다. 박 감독은 이어 “지금 영화업계가 어렵지만 영영 이런 상태에 머무를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올해 BIFF 상영작은 64개국 328개 작품으로 영화의전당, CGV 센텀시티 등 7개 극장 31개 스크린에서 26일까지 상영된다. 이 기간 이탈리아 거장 감독 마르코 벨로키오, 프랑스 유명 배우 쥘리에트 비노슈, 봉준호 감독, 매기 강 감독 등 국내외 유명 영화인들이 BIFF를 찾는다. 경쟁 부문인 ‘부산 어워드’ 5개 부문에선 아시아 작품 14편이 겨룰 예정이다. 대상작은 26일 폐막식에서 상영된다.부산=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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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전 부산의 작은 꿈, 이제 아시아 대표하는 영화제로”

    “30년 전 부산이란 도시에서 시작된 작은 꿈이, 이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가 됐습니다.”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린 17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개막식 사회를 맡은 배우 이병헌 씨가 이렇게 운을 떼자 관객 수천 명이 일제히 환호로 답했다.‘젊은 영화제’ ‘동아시아 문화권에 중점을 둔 영화제’를 표방하며 1996년 9월 첫 막을 올린 BIFF가 올해 30회를 맞았다.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관심도가 높은 영화제로 성장한 BIFF는 올해 처음으로 경쟁 부문을 도입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 씨는 “1995년도에 첫 영화를 찍어 올해로 30년차 영화배우가 된 저도 BIFF와 함께 성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박광수 BIFF 이사장은 개막을 선언하며 “‘서른, 잔치는 끝났다’고 하지만 잔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아직 배가 고프다”고 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블랙핑크 리사, 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배우 한효주, 영화 ‘프로젝트 Y’의 배우 한소희 전종서, ‘파이널 피스’에 출연한 일본 배우 사카구치 겐타로(坂口健太郎)를 비롯한 다수의 스타와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참석했다.올해 개막작인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도 이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영화는 미국 소설가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25년간 근무해 온 제지회사에서 해고당한 중산층 가장 만수(이병헌)의 재취업 투쟁기를 그린 영화다. BIFF 집행위원회는 “개막식을 찾게 될 관객 5000여 명이 가장 보고 싶어 할 만한 작품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라고 설명했다.이날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BIFF가 오랫동안 운영해온 가운데 제 작품이 개막작으로 초청된 건 처음이라 설렌다”며 “개인의 이야기와 사회적 이야기가 완전히 결합돼 바깥으로도, 안으로도 향할 수 있는 영화”라고 했다. 박 감독은 이어 “지금 영화업계가 어렵지만 영영 이런 상태에 머무를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올해 BIFF 공식 상영작은 241개 작품으로 영화의전당, CGV 센텀시티 등 7개 극장 31개 스크린에서 26일까지 상영된다. 이 기간 이탈리아 거장 감독 마르코 벨로키오, 프랑스 유명 배우 줄리엣 비노쉬, 봉준호 감독, 매기 강 감독 등 국내외 유명 영화인들이 BIFF를 찾는다. 경쟁 부문인 ‘부산 어워드’ 5개 부문에선 아시아 작품 14편이 겨룰 예정이다. 대상작은 26일 폐막식에서 상영된다.부산=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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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편의 파도… 부산, 경쟁 큐!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올해로 30회를 맞았다. 17일 막을 올리는 BIFF는 국내외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가장 관심도 높은 영화제로 평가받는다.올해 서른을 맞은 BIFF는 영화제의 새로운 발돋움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경쟁 부문’을 도입했다. 총 14편의 초청작 중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이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이번 30주년을 계기로 BIFF는 칸이나 베를린과 어깨를 겨룰, 세계적인 경쟁 영화제로 도약을 꿈꿀 수 있을까.● ‘부산 어워드’ 누가 안을까 사실 BIFF의 경쟁 부문 도입은 영화제 권위 강화란 현실적인 배경이 작용했다. 1996년 출범한 BIFF는 원래 ‘축제형 영화제’를 지향했다. 비경쟁 영화제를 기본으로 하되, 신인 감독을 대상으로 하는 ‘뉴커런츠’ 등 일부 분야만 경쟁 부문을 운영했다. 하지만 ‘뉴커런츠’의 정체성이 모호하단 지적과 함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약진으로 영화제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 아래 적극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신설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은 한국 영화 4편을 포함해 일본과 중국, 대만, 이란, 타지키스탄, 스리랑카 등 아시아 작품들로 꾸려졌다. 정한석 BIFF 집행위원장은 “동시대 아시아 영화의 흐름과 시선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상식의 명칭은 ‘부산 어워드(Busan Award)’로 정해졌다. 대상과 감독상, 심사위원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총 5개 부문에서 이뤄진다. 심사위원장은 나홍진 감독이, 배우 량자후이(梁家輝·양가휘)와 한효주 등 7인이 심사위원을 맡았다. 한 영화 제작사 대표는 “이번 어워드 심사는 BIFF가 아시아 대표 영화제의 위상을 굳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어떤 작품이 상을 받느냐에 따라 향후 영화제의 방향성도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세계 화제작 총출동경쟁작들은 세계적인 거장부터 신인 감독까지 다양하게 포진했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아노라’의 감독 숀 베이커가 프로듀서를 맡은 ‘왼손잡이 소녀’가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여러 차례 초청됐던 중국동포 감독인 장률(장뤼·張律)의 ‘루오무의 황혼’도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한국에선 ‘서기’로 낯익은 대만 배우 수치(舒淇)가 연출에 도전한 ‘소녀’ 등 신인 감독들의 첫 장편영화도 5편이나 된다.시네필(영화광) 사이에서 화제인 감독들도 초청됐다. 영화 ‘69세’(2020년)로 장편 데뷔한 임선애 감독이 연출한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이진욱, 수지 출연)도 이름을 올렸다. 이와이 슌지(巖井俊二)의 조감독 출신인 나가타 고토(永田琴) 감독의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 홍상수 사단인 이제한 감독의 ‘다른 이름으로’도 눈길을 끈다.올해 BIFF 공식 상영작은 총 241편으로, 지난해보다 17편이 늘었다. 경쟁 부문 외에 주목되는 섹션은 동시대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아이콘’ 부문. 올해 초청작 수는 33편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6일 폐막한 베니스 국제영화제 수상작들도 이 섹션에 포함됐다. 황금사자상(최고상)을 받은 짐 자무시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러더’와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잔프랑코 로시 감독의 ‘구름 아래’ 등이다. 올 5월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시크릿 에이전트’도 상영된다.부산=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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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쟁 부문’ 도입한 부산국제영화제, 첫 트로피는 누구?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17일 막을 올리는 BIFF는 국내외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가장 관심도 높은 영화제로 평가받는다.올해 서른을 맞은 BIFF는 영화제의 새로운 발돋움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경쟁 부문’을 도입했다. 총 14편의 초청작 중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이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이번 30주년을 계기로 BIFF는 칸이나 베를린과 어깨를 겨룰, 세계적인 경쟁 영화제로 도약을 꿈꿀 수 있을까.● ‘부산 어워드’ 누가 안을까사실 BIFF의 경쟁 부문 도입은 영화제 권위 강화란 현실적인 배경이 작용했다. 1996년 출범한 BIFF는 원래 ‘축제형 영화제’를 지향했다. 비경쟁 영화제를 기본으로 하되, 신인 감독을 대상으로 하는 ‘뉴커런츠’ 등 일부 분야만 경쟁 부문을 운영했다. 하지만 ‘뉴커런츠’의 정체성이 모호하단 지적과 함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약진으로 영화제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 아래 적극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신설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은 한국 영화 4편을 포함해 일본과 중국, 대만, 이란, 타지키스탄, 스리랑카 등 아시아 작품들로 꾸려졌다. 정한석 BIFF 집행위원장은 “동시대 아시아 영화의 흐름과 시선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시상식의 명칭은 ‘부산 어워드(Busan Award)’로 정해졌다. 대상과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총 5개 부문에서 이뤄진다. 심사위원장은 나홍진 감독이, 배우 량자후이(梁家輝·양가휘)와 한효주 등 7인이 심사위원을 맡았다. 한 영화제작사 대표는 “이번 어워드 심사는 BIFF가 아시아 대표 영화제의 위상을 굳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어떤 작품이 상을 받느냐에 따라 향후 영화제의 방향성도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세계 화제작 총출동경쟁작들은 세계적인 거장부터 신인 감독까지 다양하게 포진했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아노라’의 감독 션 베이커가 프로듀서를 맡은 ‘왼손잡이 소녀’가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여러 차례 초청됐던 조선족 중국 감독인 장률(張律)의 ‘루오무의 황혼’도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한국에선 ‘서기’로 낯익은 대만 배우 수치(舒淇)가 연출에 도전한 ‘소녀’ 등 신인 감독들의 첫 장편영화도 5편이나 된다.시네필(영화광) 사이에서 화제인 감독들도 초청됐다. 영화 ‘69세’(2020년)로 장편 데뷔한 임선애 감독이 연출한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이진욱, 수지 출연)도 이름을 올렸다. 이와이 슌지(岩井俊二)의 조감독 출신인 나가타 고토 감독의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 홍상수 사단인 이제한 감독의 ‘다른 이름으로’도 눈길을 끈다.올해 BIFF 공식 상영작은 총 241편으로, 지난해보다 17편이 늘었다. 경쟁부문 외에 주목되는 섹션은 동시대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아이콘’ 부문. 올해 초청작 수는 33편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6일 폐막한 베니스국제영화제 수상작들도 이 섹션에 포함됐다. 황금사자상(최고상)을 받은 짐 자무쉬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와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지안 프랑코 로시 감독의 ‘구름 아래’ 등이다. 올 5월 칸국제영화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시크릿 에이전트’도 상영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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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년의 시간’ ‘더 피트’, 美 에미상 작품상 석권

    넷플릭스 영국 드라마 ‘소년의 시간’과 미국 HBO 의학 드라마 ‘더 피트’가 미 방송계 최고 권위를 지닌 프라임타임 에미상의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14일(현지 시간) 미 로스앤젤레스 피콕극장에서 열린 제77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더 피트’는 드라마 시리즈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3관왕을 거머쥐었다. 무대에 오른 존 웰스 감독은 “헬스 케어 최전선에서 우리 건강과 의료를 위해 일하시는 모든 분들께 이 상을 바친다”는 수상소감을 밝혔다.‘더 피트’는 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대형병원 응급실을 배경으로 한 작품. 응급의학과 교수 로비(노아 와일리)의 15시간 근무를 1시간 단위로 나눠 그린 15부작으로, 응급의료 현장을 현실적으로 묘사했다는 평을 받는다. 한국에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통해 볼 수 있다. 현지에선 내년 1월 시즌2 방영이 확정됐다.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에선 ‘소년의 시간’이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연출상, 작가상 등 6개 상을 석권했다. 영국 중학생인 13세 제이미 밀러(오언 쿠퍼·16)가 동급생 살해 혐의로 체포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4부작 시리즈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쿠퍼는 최연소 에미상 남우조연상 수상자가 됐다. 코미디 부문에서는 미 코미디 업계의 권력 다툼을 유쾌하게 풍자한 ‘더 스튜디오’가 작품상을 받았다. 27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역대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세운 애플티비의 ‘세브란스: 단절’은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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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에미상 ‘더 피트’와 ‘소년의 시간’이 휩쓸었다

    넷플릭스 영국 드라마 ‘소년의 시간’과 미국 HBO 의학 드라마 ‘더 피트’이 미 방송계 최고 권위를 지닌 프라임타임 에미상의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14일(현지 시간) 미 로스앤젤레스 피콕극장에서 열린 제77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더 피트’는 드라마 시리즈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3관왕을 거머쥐었다. 무대에 오른 존 웰스 감독은 “헬스 케어 최전선에서 우리 건강과 의료를 위해 일하시는 모든 분들께 이 상을 바친다”는 수상소감을 밝혔다.‘더 피트’는 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대형병원 응급실을 배경으로 한 작품. 응급의학과 교수 로비(노아 와일리)의 15시간 근무를 1시간 단위로 나눠 그린 15부작으로, 응급의료 현장을 현실적으로 묘사했다는 평을 받는다. 한국에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통해 볼 수 있다. 현지에선 내년 1월 시즌2 방영이 확정됐다.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에선 ‘소년의 시간’이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연출상, 작가상 등 6개 상을 석권했다. 영국 중학생인 13세 제이미 밀러(오웬 쿠퍼)가 동급생 살해 혐의로 체포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4부작 시리즈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쿠퍼(16)는 최연소 에미상 남우조연상 수상자가 됐다.코미디 부문에서는 미 코미디 업계의 권력 다툼을 유쾌하게 풍자한 ‘더 스튜디오’가 작품상을 받았다. 27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역대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세운 애플티비의 ‘세브란스: 단절’은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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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흑인노예 짐 시점서 다시 쓴 ‘허클베리 핀의 모험’

    이 소설을 읽기 위해선 먼저 마크 트웨인의 소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알아야 한다. 1851년 미국을 배경으로 한 트웨인의 작품은 주인공 허클베리 핀이 술주정뱅이 아버지로부터 도망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도망친 잭슨섬에서 또 다른 도망자인 흑인 노예 ‘짐’을 만나 남쪽으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짐’은 과연 어떤 마음으로 이 모험을 떠났을까? 1884년 발간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허클베리가 아닌 짐의 시점으로 다시 쓴 작품이다. 흑인 노예의 삶과 고뇌를 풍부하게 다루면서 당시 사회가 외면한 목소리를 생생히 되살렸다. 지난해 발표 이후 전미도서상, 퓰리처상 등 문학상 5개를 잇달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을 총괄하는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제임스’. 바로 짐의 본명이다. 제임스에게는 아내와 어린 딸이 있고, 이들은 전부 왓슨 부인의 노예다. 제임스는 글을 읽고 쓸 줄 알았다. 하지만 겉으론 백인이 강요한 흑인 방언을 흉내내곤 했다. 백인들이 똑똑한 흑인을 싫어하기 때문. 그렇게 허드렛일을 하며 지내던 어느 날, 제임스는 자신이 다른 지역으로 팔려갈 거란 사실을 알게 되고 미시시피강의 잭슨섬으로 도망친다. 책은 곳곳에서 ‘허클베리…’에서는 드러나지 않던 제임스의 생각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잭슨섬에서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도 그렇다. ‘허클베리…’는 이렇게 묘사한다.“가까이 갔더니 한 사나이가 땅에 누워 있었다. 나는 초조해서 죽을 뻔했다.… 잠시 후 그 사나이는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더니 담요를 젖혀버렸다. 그런데 그건 미스 왓슨의 노예 짐이었다. 정말, 이건 어찌나 반가운지 나는 말했다. ‘야! 짐!’” 하지만 이 소설이 보여주는 제임스의 심경은 극명하게 다르다. 낯선 곳에서 아는 이를 만나 기쁜 허클베리와 달리, 그는 걱정이 앞선다. 허클베리는 도망치기 전 집 안에 돼지 피를 뿌려 자신이 살해당한 것처럼 꾸몄는데, 그 죄를 자신이 뒤집어쓸까 봐 아득해졌다.“나는 머릿속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헉은 살해당한 것으로 보일 테고 나는 막 도망쳤다. 그렇다면 그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으로 그들은 누구를 의심할까?… 나는 헉의 눈을 바라보았다. ‘헉은 돌아가야 해여.’” 소설 후반부는 제임스가 흑인 동료들과 함께 북쪽으로 도망치는 것을 서술하는 데 집중한다. 마지막 부분은 특히 인상 깊다. ‘허클베리…’ 속 짐은 합법적 자유를 얻고도 끝내 ‘짐’으로 남지만, 이 소설에선 다르다. “이 중에 깜둥이 짐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나?”라고 묻는 거리의 보안관들 앞에서, 그는 스스로를 노예 짐이 아닌 ‘제임스’라고 선언한다.“넌 누구지?”“저는 제임스예요.”“제임스 뭐?”“그냥 제임스요.” 140년 만에 재해석된 제임스의 이야기에서 자유의 무게와 한 인간이 지닌 감정의 힘을 느낄 수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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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나 드루와, 다 놀려줄게

    인공지능(AI) 강연을 위해 DY기획을 방문한 이세돌 9단(유니스트 특임교수). 그 면전에서 ‘주임’ 김원훈(36)은 대뜸 관상 얘기를 꺼낸다. 그러더니 “이런 분들이, 젖에 털이 긴 게 몇 개 있으시죠?” 터무니없이 엉뚱한 질문에 출연자들조차 눈을 질끈 감으며 웃음을 터뜨린다.지난달 시즌2가 시작된 쿠팡플레이 예능 ‘직장인들’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개그맨 신동엽 대표가 이끄는 홍보기획사 사무실 설정으로, 배우 조정석 등 여러 의뢰인(게스트)이 출연해 ‘조리돌림’을 당한다. 김민교 이수지 지예은 카더가든(차정원) 등 입담으론 어디서도 빠지지 않는 조합이지만, 발군은 역시 김원훈. 걸그룹 ‘STAYC(스테이씨)’ 출신으로 극 중 신입 인턴으로 매력을 뽐내는 심자윤(21·사진)과 함께 1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원훈은 구독자가 무려 356만 명인 유튜브 채널 ‘숏박스’로 이미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직장인들에선 적토마 타고 방천화극을 휘두르는 여포와도 같다. 선을 넘나드는 순발력 넘치는 애드리브로 모든 회차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는 재밌는 사람이라고 항상 믿어 왔지만, 역시 운때란 게 있는 것 같다”며 “제가 재밌어 하는 작품을 만난 게 큰 행운”이라고 했다. 프로그램은 실제 대사의 90%가 애드리브로 이뤄진다고 한다. 제작진은 ‘연봉 협상’ 같은 상황만 던져준다. 게스트들도 콩트 도중 투입돼 사전 교감도 없이 즉흥적으로 호흡을 맞춘다. 김원훈은 “매번 촬영이 끝난 뒤엔 ‘죄송합니다’ ‘잘 봐주세요’ 하고 고개 숙여 사과 드리고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너무나 유명한 배우나 연예인들이 나오시는데, 그런 분들을 놀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있어요. 게스트가 들어오시면 옷부터 스캔합니다. 그렇게 지적을 시작하면 당황하세요. 그럼 또 생각해요. ‘아, 이렇게 유명하신 분들을 내가 당황시키다니.’ 하하.” 물론 부담도 적지 않다. 항상 빵빵 터뜨릴 순 없는 노릇. 기복이 있다는 농담에 “실제로도 불안하다”고 했다. 그는 “안정적으로 애드리브 칠 능력을 갖고 싶은데, 세상에 그런 건 없더라”라며 “게스트에 대해 사전 조사를 열심히 하는 게 잘할 수 있는 길인 것 같다”고 말했다.김원훈도 이럴 정도이니, 심자윤이 가진 부담은 어땠을까. 첫 출연부터 덜덜 떨렸다고 한다. 아이돌 생활만 해서 연기 경력도 없었다. 그는 “괜히 끼어들어서 작품에 누가 되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며 “특히 애드리브 상황을 잘 못 받아서 흐지부지되진 않을까 잠이 오질 않더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시즌2를 이어오며 ‘심자윤의 재발견’이란 시청자 반응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열정 가득한 6개월 차 인턴으로 당돌한 매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평. 심자윤은 “타 방송에서 섭외나 오디션 제의 등도 잇따르고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저한테 ‘직장인들’은 축복과도 같은 작품이죠. 덕분에 제 인생의 폭까지 넓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욕심도 커지고 있어서 더 열심히 할 힘을 얻고 있습니다.”‘놀릴 궁리’에 진심인 이 직장인들. 다음 의뢰인으로 누가 오길 바랄까.“정의선 회장님(현대자동차그룹), 최민식 배우님, 가수 조용필 선생님…. 평소엔 범접할 수 없는 분들과 연기하면, 우리도 알지 못했던 케미가 나오지 않을까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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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훈 “‘직장인들’ 90% 애드립…촬영 끝나면 ‘죄송합니다’ 양해 구해”

    인공지능(AI) 강연을 위해 DY기획을 방문한 이세돌 9단(유니스트 특임교수). 그 면전에서 ‘주임’ 김원훈(36)은 대뜸 관상 얘기를 꺼낸다. 그러더니 “이런 분들이, 젖에 털이 긴 게 몇 개 있으시죠?” 터무니없이 엉뚱한 질문에 출연자들조차 눈을 질끈 감으며 웃음을 터뜨린다.지난달 시즌2가 시작된 쿠팡플레이 예능 ‘직장인들’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개그맨 신동엽 대표가 이끄는 홍보기획사 사무실 설정으로, 여러 의뢰인(게스트)들이 출연해 ‘조리돌림’을 당한다. 김민교 이수지 지예은 카더가든(차정원) 등 입담으론 어디서도 빠지지 않는 조합이지만, 발군은 역시 김원훈. 걸그룹 ‘STAYC(스테이씨)’ 출신으로 극 중 신입 인턴으로 매력을 뽐내는 심자윤(21)과 함께 1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원훈은 구독자가 무려 356만 명인 유튜브 채널 ‘숏박스’로 이미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SNL을 거쳐 직장인들에선 적토마 타고 방천화극 휘두르는 여포와도 같다. 선을 넘나드는 순발력 넘치는 애드립으로 모든 회차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는 재밌는 사람이라고 항상 믿어왔지만, 역시 ‘운 때’란 게 있는 것 같다”며 “제가 재밌어하는 작품을 만난 게 큰 행운”이라고 했다. 프로그램은 실제 대사의 90%가 애드립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제작진은 ‘연봉협상’ 같은 상황만 던져준다. 게스트들도 콩트 도중 투입돼 사전 교감도 없이 즉흥적으로 호흡을 맞춘다. 김원훈은 “매번 촬영이 끝난 뒤엔 ‘죄송합니다’ ‘잘 봐주세요’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리고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너무나 유명한 배우나 연예인들이 나오시는데, 그런 분들을 놀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하고 있어요. 게스트가 들어오시면 옷부터 스캔합니다. 그렇게 지적을 시작하면 당황해하세요. 그럼 또 생각해요. ‘아, 이렇게 유명하신 분들을 내가 당황시키다니.’ 하하.”물론 부담도 적지 않다. 항상 빵빵 터뜨릴 순 없는 노릇. 기복이 있다는 농담에 “실제로도 불안하다”고 했다. 그는 “안정적으로 애드립을 칠 능력을 갖고 싶은데, 세상에 그런 건 없더라”라며 “게스트에 대해 사전 조사를 열심히 하는 게 잘할 수 있는 길인 것 같다”고 말했다.김원훈도 이럴 정도이니, 심자윤은 가진 부담은 어땠을까. 첫 출연부터 덜덜 떨렸다고 한다. 아이돌 생활만 해서 연기 경력도 없었다. 그는 “괜히 끼어들어서 작품에 누가 되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며 “특히 애드립 상황을 잘 못 받아서 흐지부지되진 않을까 잠이 오질 않더라”고 털어놨다.하지만 시즌2로 이어오며 ‘심자윤의 재발견’이란 시청자 반응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열정 가득한 6개월차 인턴으로 당돌한 매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평. 심자윤은 “타 방송에서 섭외나 오디션 제의 등도 잇따르고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저한테 ‘직장인들’은 축복과도 같은 작품이죠. 덕분에 제 인생의 폭까지 넓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욕심도 커지고 있어서 더 열심히 할 힘을 얻고 있습니다.”‘놀릴 궁리’에 진심인 이 직장인들. 다음 의뢰인으로 누가 오길 바랄까.“희망사항이니, 아무나 얘기해도 되겠죠? 정의선 회장님(현대자동차그룹), 최민식 배우님, 가수 조용필 선생님…. 평소엔 범접할 수 없는 분들과 연기하면, 우리도 알지 못했던 케미가 나오지 않을까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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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지현-강동원 첩보물 ‘북극성’… 흥행가뭄 디즈니+에 단비 될까

    ‘전지현과 강동원의 첩보 멜로물.’ 10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하는 9부작 시리즈 ‘북극성’은 이 한마디로도 주목을 끌 만하다. 두 배우의 조합이라면 스타성은 보장된 상황. 나름 괜찮은 작품들을 선보이고도 흥행은 아쉬웠던 디즈니플러스에 ‘북극성’은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을까.‘북극성’은 전지현과 강동원이 처음 만나는 작품이란 점에서 올 초부터 소셜미디어 등에서 화제가 됐다. 전지현은 4년 만의 드라마지만, 강동원은 2004년 ‘매직’ 이후 무려 21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다. 두 사람 모두 “상대방과 꼭 함께 촬영해 보고 싶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한다. 작품은 사전 공개된 내용만 보면 블록버스터급이다. 유엔대사로서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문주(전지현)가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는다. 그를 지켜야 하는 국적 불명의 특수요원 산호(강동원)와 함께 한반도를 위협하는 거대한 진실을 마주한다. 스케일이 큰 만큼, 복잡한 사건 전개를 어떻게 풀어 가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업계에선 또 다른 이유로도 이 작품을 주목하고 있다. ‘북극성’이 디즈니플러스의 올해 최고 야심작이기 때문이다. ‘무빙’(2023년)과 ‘조명가게’(2024년) 이후 확실하게 내세울 만한 히트작이 없기도 하거니와, 올 상반기 오리지널 시리즈들은 모두 흥행에선 아쉬웠다. ‘트리거’(김혜수)와 ‘하이퍼나이프’(설경구 박은빈), ‘나인퍼즐’(손석구 김다미), ‘파인: 촌뜨기들’(류승룡 임수정) 등은 하나같이 “배우도 세고 투자비도 센” 작품이었지만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 한 드라마 PD는 “당연히 배우들의 티켓파워를 무시할 순 없지만, 요즘은 그것만으로 흥행하는 시대는 아니다”라며 “결국은 작품이 재밌어야 한다”고 했다. ‘북극성’을 쓴 정서경 작가는 영화 ‘헤어질 결심’ 등으로 필력을 인정받았지만, 호흡이 긴 드라마에선 아직 성공작을 뽑기 어렵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그간 디즈니플러스 콘텐츠는 ‘입소문’을 내는 데 영향력이 다소 떨어지는 남성 시청자를 겨냥한 시리즈가 많았다”며 “여성 캐릭터가 돋보이는 작품인 ‘북극성’은 다양한 시청자층에 어필할 수 있어 반전을 노려볼 만하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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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지현·강동원 첩보 멜로 ‘북극성’, 디즈니플러스 부진 씻어낼까

    ‘전지현과 강동원의 첩보 멜로물.’10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하는 9부작 시리즈 ‘북극성’은 이 한 마디로도 주목을 끌 만하다. 두 배우의 조합이라면 스타성은 보장된 상황. 나름 괜찮은 작품들을 선보이고도 흥행은 아쉬웠던 디즈니플러스에게 ‘북극성’은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을까.‘북극성’은 전지현과 강동원이 처음 만나는 작품이란 점에서 올 초부터 소셜미디어 등에서 화제가 됐다. 전지현은 4년 만의 드라마지만, 강동원은 2004년 ‘매직’ 이후 무려 21년 만에 드라마 출연이다. 두 사람 모두 “상대방과 꼭 함께 촬영해보고 싶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한다.작품은 사전 공개된 내용만 보면 블록버스터급이다. 유엔대사로서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문주(전지현)가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는다. 그를 지켜야 하는 국적 불명의 특수요원 산호(강동원)와 함께 한반도를 위협하는 거대한 진실을 마주한다. 스케일이 큰 만큼, 복잡한 사건 전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업계에선 또 다른 이유로도 이 작품을 주목하고 있다. ‘북극성’이 디즈니플러스의 올해 최고 야심작이기 때문이다. ‘무빙’(2023년)과 ‘조명가게’(2024년) 이후 확실하게 내세울만한 히트작이 없기도 하거니와, 올 상반기 오리지널 시리즈들은 모두 흥행에선 아쉬웠다. ‘트리거’(김혜수)와 ‘하이퍼나이프’(설경구 박은빈) ‘나인퍼즐’(손석구 김다미) ‘파인: 촌뜨기들’(류승룡 임수정) 등은 하나같이 “배우도 세고 투자비도 센” 작품들이었지만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 한 드라마 PD는 “당연히 배우들의 티켓파워를 무시할 순 없지만, 요즘은 그것만으로 흥행하는 시대는 아니다”며 “결국은 작품이 재밌어야 한다”고 했다. ‘북극성’을 쓴 정서경 작가는 영화 ‘헤어질 결심’ 등으로 필력을 인정받았지만, 호흡이 긴 드라마에선 아직 성공작을 뽑기 어렵다.한 OTT 업계 관계자는 “그간 디즈니플러스 콘텐츠는 ‘입소문’을 내는데 영향력이 다소 떨어지는 남성 시청자를 겨냥한 시리즈가 많았다”며 “여성 캐릭터가 돋보이는 작품인 ‘북극성’은 다양한 시청자층에 어필할 수 있어 반전을 노려볼 만하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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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61년 제작 대동여지도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

    우리나라 고(古)지도의 백미로 평가받는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의 1861년 제작본이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됐다. 한글박물관은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 겸 태인 회장이 올해 초 서울옥션에서 낙찰받은 ‘대동여지도’를 박물관에 기탁했다”고 7일 밝혔다. 대동여지도는 조선 후기 지리학자 김정호(추정 1804∼1866년)가 제작한 지도다. 백두대간을 비롯한 지형, 교통 등 당시 국토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역사적 가치가 크다. 대동여지도는 1861년에 처음 제작·간행하고 일부 내용을 수정해 1864년에 다시 만들었는데, 이번에 기탁한 유물은 1861년에 제작된 것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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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무시 감독,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한국 영화로는 13년 만에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박찬욱 감독(62)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수상이란 결실은 맺지 못했다. 6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열린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 짐 자무시 감독(72·미국)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러더’가 차지했다.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은 카우타르 벤 하니야 감독(튀니지)의 ‘힌드 라잡의 목소리’가, 은사자상·감독상은 베니 사프디 감독(미국)이 연출한 ‘스매싱 머신’이 수상했다. ‘어쩔수가없다’에 출연한 배우 이병헌이 유력 후보로 꼽혔던 남우주연상도 이탈리아 배우 토니 세르빌로(영화 ‘은총’)가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우리 머리 위의 햇살’에서 열연한 중국 배우 신즈레이(辛芷蕾)가 차지했다. ‘어쩔수가없다’는 수상은 불발됐지만 영화제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해외 평단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 감독은 이날 배급사인 CJ ENM을 통해 “내가 만든 어떤 영화보다 반응이 좋아서 이미 큰 상을 받은 기분”이라고 전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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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쩔수가없다’ 아쉬운 고배…박찬욱 감독 “관객 반응 뜨거워 큰 상 받은 기분”

    한국 영화로는 13년만에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박찬욱 감독(62)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수상이란 결실은 맺지 못했다.6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열린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 짐 자무시 감독(미국)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Father Mother Sister Brother)’가 차지했다.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은 카우더 벤 하니아 감독(튀니지)의 ‘힌드 라잡의 목소리’가, 은사자상·감독상은 베니 사프디 감독(미국)이 연출한 ‘스매싱 머신’이 수상했다. 현지‘어쩔수가없다’에 출연한 이병헌 배우가 유력후보로 꼽혔던 남우주연상도 이탈리아 배우 토니 세브빌로(영화 ‘은총’)가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우리 머리 위의 햇살’에서 열연한 중국 배우 신즈리(辛芷蕾)가 차지했다.‘어쩔수가없다’는 수상은 불발됐지만, 영화제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해외 평단에서ㄷ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 감독은 이날 배급사인 CJ ENM을 통해 “내가 만든 어떤 영화보다 반응이 좋아서 이미 큰 상을 받은 기분”이라고 전했다.이재명 대통령은 7일 시상식 직후 페이스북에 “수상 여부를 떠나 13년 만에 한국 영화가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그 자체로 의미있는 성과”라며 “세계 영화사에 깊이 족적을 남겨온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 또 한번 우리 영화의 위상을 드높였다”고 밝혔다.‘어쩔수가없다’는 내년 미국에서 진행될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로 출품됐다. CJ ENM과 모호필름에 따르면 현재 북미와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200여개 나라에 판매가 확정됐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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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정신과 의사이자 우울증 환자입니다

    어느 밤, 영국 런던의 ‘자살 다리’에서 투신한 남성이 응급실에 실려 왔다. “응급처치는 마쳤으니 정신과 진료가 필요하다”는 간호사의 연락에 당직 근무를 서던 2년 차 정신과 수련의가 물었다. “다리 어느 쪽으로 뛰어내렸나요? 북쪽 구역이 우리 관할입니다.” 피곤에 절어 무심한 말을 내뱉던 의사는 몇 분 뒤 충격에 휩싸였다. 남자는 자신의 환자였다. 영국 국영의료시스템(NHS) 정신과 의사였던 수련의는 몇 달 내내 ‘담당의로서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시달렸다. 결국 우울증 진단까지 받았다. 이 책은 NHS 정신과 수련의로 10년을 보낸 저자의 회고록이자, 정신과 의사 겸 우울증 환자였던 그의 고백이자 일지다. 우울증 환자가 된 그는 ‘불가피하게’ 환자들의 입장을 진정성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휴직을 신청할 때도 그랬다. 그는 휴직 사유를 ‘창의적인 관심 분야를 좀 더 추구해보기 위해서’라고 적었다. “정신질환이 내 기록에 남는 게 걱정된다”는 여타 환자들과 같은 심리적 이유였다. 또 저자는 자신이 매일 처방하던 ‘플루옥세틴’을 처방받은 뒤 쓰레기통에 버렸다. “고통의 근원이 남아 있는 한, 항우울제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의 휴직 기간은 그리 길진 못했다. 2020년 팬데믹 사태로 정신과 환자가 급증하자 휴직을 낸 지 2주 만에 일터로 돌아왔다. 하지만 증상만 보고 진단을 내렸던 과거와는 달리, 환자들의 사연을 찬찬히 읽어나간다. 응급실 단골 환자였던 ‘페이지’가 대표적인 경우였다. 아버지의 학대로 경계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던 인물. 하지만 페이지의 팔에 ‘아빠’라는 글자와 하트가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는 걸 알아채고 어떤 치료가 맞을지 고민한다. 이렇듯 책은,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힘든 상처를 품고 사는 이들을 다각도에서 살펴본다. 다만 전체 분량의 3분의 2가량이 저자가 우울증을 겪기 전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솔직히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이 대목에서도 정신병동을 무대로 다양한 인간 군상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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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칼’ 성우 등장하자 “사랑해요∼”… 日에선 아이돌급 인기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 극장 로비엔 200명가량 인파가 몰려 번잡했다. 이들은 모두 단지 두 사람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최근 국내 관객 300만 명을 돌파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주역 ‘탄지로’와 ‘젠이츠’의 목소리를 각각 연기한 일본 성우 하나에 나쓰키(34)와 시모노 히로(45)였다. 얼굴도 낯선 성우들이 레드카펫에 등장하자, “사랑해요!” 같은 연호와 함께 큰 환호성이 쏟아졌다. 국내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목소리를 연기한 일본 성우들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작품 속 캐릭터에 깊이 몰입한 팬들이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불어넣는 성우에게까지 열광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진격의 거인’ ‘귀멸의 칼날’ ‘체인소 맨’ 등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국내에서도 대중적인 인지도를 넓히면서, 유튜브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서는 특정 성우가 참여한 여러 작품 속 캐릭터를 비교한 영상들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인기 성우의 토크쇼 영상은 조회 수가 100만 건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사실 일본에선 성우가 이미 아이돌과 비슷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기 성우의 경우 단독 콘서트도 개최할 정도다. 적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씩 관객이 몰린다. 또 성우들의 결혼이나 연애 등 사생활마저 연예인 대하듯 관심이 쏟아진다. 지난해 ‘명탐정 코난’ ‘기동전사 건담’ 등에 출연한 베테랑 성우 후루야 도루(72)가 30대 팬과 불륜을 저지른 사실은 일본 사회에서 주요 뉴스가 되기도 했다. 후루야 성우는 결국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했고,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성우의 아이돌화’ 현상은 급속히 성장한 일본의 캐릭터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1980년대 이후 일본 애니메이션은 공상과학(SF)이나 무거운 주제의식을 다루던 흐름에서 벗어나, 밝은 분위기와 개성 강한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이에 성우의 역할 역시 부각되며 인기가 높아졌다. 한국이 방송사 공채 중심으로 성우를 뽑아왔던 것과 달리, 연예기획사에 소속돼 체계적인 이미지 관리와 지원을 받는 일본 특유의 산업 구조도 성우의 스타성을 키우는 밑바탕이 됐다. 국내에서도 과거 성우들이 스타급 대접을 받은 사례가 없진 않다. 미국 드라마 ‘600만 불의 사나이’의 스티브 오스틴을 연기한 양지운 성우나 ‘맥가이버’의 배한성 성우 등은 드라마 등에도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스타로 자리잡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유진희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겸임교수는 “성우들이 가장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영역은 애니메이션인데, 국내 제작 산업 규모가 충분하지 않아 활동 기회가 제한적”이라며 “국내 성우들의 역량 또한 뛰어난 만큼 제작 생태계가 커지면 관심도 아울러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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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애니, OTT 타고 글로벌 대중문화로… 시장규모 30조원 돌파

    《‘귀멸의 칼날’ 열풍… 日애니의 변신극장가 침체 속에서도 개봉 열흘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그 주인공. 마니아 팬의 전유물에서 글로벌 흥행작으로 떠오른 일본 애니메이션의 변신을 짚어 본다.》지난달 22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흥행세가 가파르다. 관객 300만 명을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이 불과 10일. 올해 최고 흥행작인 ‘좀비딸’(11일)보다 하루 빠른 속도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일 기준 ‘무한성편’의 누적 관객 수는 약 339만 명, 매출액은 약 366억 원에 이른다. 최근 한국 극장가가 겪고 있는 침체기를 생각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이른바 ‘오타쿠(おたく)’라 불리는 일부 마니아 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일본 만화책 기반의 ‘아니메(アニメ·애니메이션)’가 세계를 주름잡는 글로벌 콘텐츠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나 신카이 마코토(新海誠) 감독 등의 예술성이 가득한 애니메이션과 별개로, 종이 만화에서 TV 시리즈와 영화로 이어지는 일본의 ‘만화 콘텐츠’는 주로 서브컬처나 B급 문화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가파르게 성장하며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자 글로벌 시장에서 주류로 진입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도 이런 ‘망가(漫畵) 컬처’를 즐기는 분위기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 만화와 TV, 영화의 삼각편대그런 맥락에서 ‘귀멸의 칼날’은 만화와 TV 시리즈, 영화로 이어지는 일본 식 삼각편대 공식의 전형적인 사례다. 일본 만화가 고토게 고요하루 작가가 2016∼2020년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한 원작 만화는 누적 부수가 2억2000만 부를 넘긴 대형 히트작. 혈귀에게 가족을 잃은 소년 탄지로가 혈귀가 된 여동생 네즈코를 인간으로 돌려놓기 위해 ‘귀살대’에 입대해 싸우는 이야기가 뼈대다. 이 작품은 만화가 성공하고 2019년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뒤 팬덤이 급격히 커지자 2020년 첫 번째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두 번째 영화 ‘무한성편’은 혈귀의 본거지인 무한성에서 귀살대와 혈귀들이 펼치는 최종 결전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이다. 이런 공식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귀멸의 칼날’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을 갖는 건 유례가 없다. 일본에선 7월 18일 개봉해 현재 관객 수 20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고, 국내에서도 개봉 전날 사전 예매량만 79만 장에 이르렀다. CGV 관계자는 “N차 관람을 하는 재관람률이 7%로 2∼3%인 다른 영화보다 높은 편”이라며 “초기엔 팬덤에 어필하는 분위기였지만, 점차 그 이상의 대중적 확장성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이 작품이 흥행하면서 국내 개봉한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순위가 바뀌고 있다. ‘무한성편’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년)의 기록을 뛰어넘으며 4위로 올라섰다. 현재 기세라면 3위 ‘너의 이름은’(2017년)도 곧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극장가에선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으로 여겨졌던 2위 ‘더 퍼스트 슬램덩크’(2023년)와 1위 ‘스즈메의 문단속’(2023년)에 도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처럼 뜨거운 반응은 적지 않은 장애물을 뛰어넘었단 점에서도 이례적이다. 개봉 전만 해도 작품의 배경인 다이쇼 시대가 일본 제국주의 팽창기였다는 점, 주인공 탄지로의 귀걸이가 전범기를 연상시킨다는 점 등으로 ‘극우 논란’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복절을 앞둔 지난달 9일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귀멸의 칼날 시구 이벤트를 진행하려다가 비판이 커져 취소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깔 게 없다’는 입소문을 타며 영화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입체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특히 높은 점수를 얻었다. 영화계 관계자는 “빠른 액션과 함께 캐릭터별 사연을 플래시백으로 보여주며 호흡을 조절하는 구조가 영화적 재미를 더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악당인 혈귀 아카자의 인간 시절 비극적인 과거가 관객들의 연민과 공감을 얻어냈다. 3차원(3D)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한 무한성의 배경에 2차원(2D) 작화를 자연스럽게 융합한 점도 호평을 받고 있다. 수입사 애니플러스 측은 “각 캐릭터 고유의 서사가 살아 있는 데다 뛰어난 영상미와 액션, 음악 등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은 것 같다”며 “어느 나라나 공감할 수 있는 ‘가족애’라는 보편적 정서도 인기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관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원작 팬인 박모 씨(31)는 “만화책을 봐서 이미 결말을 알고 갔는데도 눈물이 날 정도로 서사가 탄탄했다”며 “곧 재관람하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작을 잘 모르고 보러 간 윤모 씨(32)도 “몰입감 있는 작화와 생생한 전투신 때문에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며 “일본 전통 문화가 많이 등장했지만 큰 거부감은 없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구독자 50%, 애니 즐겨”이런 일본 애니메이션의 인기는 ‘귀멸의 칼날’뿐만이 아니다. 올해 3월 개봉한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은 초기엔 다소 조용했으나 최근 역주행하며 1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개봉한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도 누적 관객 73만 명을 달성했다. 이달 24일 개봉 예정인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도 벌써부터 관심이 적지 않다. ‘그들만의 리그’처럼 여겨지던 일본 만화영화들이 국내 극장가에서 이처럼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뭘까. 과거에도 일본 만화는 마니아들의 인기를 누렸지만, 이처럼 대중적인 흐름을 타진 못했다. 이는 일본 문화에 대한 젊은 세대의 정서 자체가 달라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지나친 왜색은 다소 꺼렸던 과거 세대들과 달리, 요즘 2030 관객들은 민족적인 감정을 갖고 영화를 보지 않고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종이 만화로 접한 뒤 TV 시리즈, 영화로 이어서 즐기는 일본 망가 문화에 익숙해진 상황이라 받아들이는 작품의 폭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0년대 이후의 OTT 확산은 K콘텐츠의 성공에도 공을 세웠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의 글로벌 대중화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일본 현지 방송에서 방영했던 TV 시리즈를 OTT를 통해 이전보다 훨씬 편하게 볼 수 있게 됨으로써, 극장판 영화도 자연스럽게 찾아보게 만든 것이다. 한마디로 OTT는 이런 ‘접근의 제약’ 문제를 해결해 버린 셈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올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일본 애니메이션 박람회’에서 “구독자의 50% 이상인 3억 명이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년 동안 약 3배가 증가한 수치다. 국내에서도 애니메이션 전문 OTT 플랫폼인 ‘라프텔’의 유료 결제 이용자가 2022년 17만 명에서 2024년 28만 명으로 약 64% 증가했다. 월간활성이용자(MAU) 또한 올 7월 100만 명을 돌파했다.● “日 아니메 시장, 30조 원 넘어”아무리 쉽게 접근할 수 있어도 재미가 없으면 보지 않는다. 바로 이 대목에서 일본 만화영화는 오랜 역사와 저력을 축적해 왔다. 종이 만화를 바탕으로 영화까지 이어지는 제작 시스템에는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이 담겨 있다. 일본은 원작 만화를 토대로 TV 시리즈, 극장판, 굿즈로 이어지는 ‘원소스 멀티유스(OSMU)’ 시스템을 일찌감치 구축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본에는 ‘제작위원회 시스템’이란 독특한 문화가 있다. 출판사와 방송사, 제작사, 광고사가 함께 자금을 모아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일본만의 방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1990년대 이후 일본 만화영화 산업을 크게 확장시켰다. 이러한 구조는 미국이나 한국과는 상당히 다르다. 미국은 마블의 사례에서 보듯, 초인 중심의 코믹스(만화)를 실사 블록버스터로 발전시켰다.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의 경우엔 최근 웹소설이 인기를 끌면 웹툰으로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드라마나 영화로 실사화하는 OSMU 시스템이 정착화됐다. 여기서 가장 큰 차이점은 일본은 만화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만화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게 가장 적합한 표현 매체라는 시각을 고수한다. 이는 여러 실사 영화나 드라마들이 원작 팬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도 기인한다. 실제로 일본 만화는 실사화한 작품이 성공한 사례가 ‘데스노트’ 정도를 제외하면 극히 드물다. 만화 특유의 과장된 표현을 디테일하게 구현하려다 보니 부자연스럽게 보인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일본은 만화에서 시작된 팬덤을 유지하기 위해 각색을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각색할 때도 팬들을 존중하면서 기본적인 팬덤을 유지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흥행 잠재력도 더 크다”고 설명했다. 산업 규모도 성장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 동향’에 따르면 2023년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3조3465억 엔(약 30조5177억 원)으로 2022년보다 14.3%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과거 ‘내수용’이라 평가받던 일본 애니메이션이 이젠 자국 시장(1조6243억 엔)보다 해외 시장(1조7222억 엔) 규모가 더 커졌단 점이다. 성장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2002년 시장 규모가 1조 엔을 돌파한 뒤 2조 엔을 넘을 때(2017년)까지 15년이 걸렸다. 하지만 3조 엔 돌파(2023년)는 불과 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진흥원관계자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며 “하지만 청소년이 성인이 된 뒤에도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소비하는 1세대(1958년 전후 출생)가 지속적으로 소비를 이어가고 있어 ‘실질적인 소비 인구’는 줄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제 세상은 내가 좋아하는 취향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선택해서 보는 시대”라며 “일본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음악 등 전반적 문화에 대한 소비층이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처럼 단순한 국가주의적인 시각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침공’ 같은 식으로 해석하면 지금 현상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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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감독이 이끌었던 영화제서, 영화감독이 주도하는 영화제로”

    “제천영화제 갔는데 재밌더라!” 4일 개막한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의 집행위원장을 맡은 장항준 감독(56·사진)은 관객에게서 이런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제천영화제는 제작 편수가 적은 음악영화를 다뤄 온 탓에 관객층을 넓히기가 쉽지 않았다. 장 감독은 이날 충북 제천시 제천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저도 제천영화제에 와본 적이 없다. 굳이 음악영화에 국한된 영화제에 가야 하나 싶었다”며 “올해는 음악영화뿐만 아니라 영화음악을 대중 친화적으로 소개할 자리로 준비했다”고 했다.올해 제천영화제는 그의 바람대로 ‘어느 관객이나 좋아하는 영화제’로 거듭날까. 일단 개막작부터 바뀌긴 했다. 프랑스 감독 그레고리 마뉴(49)가 만든 영화 ‘뮤지션’은 단 한 번의 공연을 위해 모인 연주자 4명의 소동극. 클래식 음악이 소재지만 전문 지식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연주 직전까지 끊임없이 벌어지는 사건들이 주요 갈등 축. 연주자들의 고집과 자격지심이 충돌하는 장면에선 긴장감과 코믹함이 물씬하다.“출품된 약 1500편 중 단연 개막작이라 확신했어요. 음악이 중요한 영화임과 동시에 대중성도 갖고 있거든요. 여러 갈등이 음악을 통해 이해와 공감으로 바뀌는 과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과장되지 않게, 천천히 음악처럼 스며드는 점도 훌륭했어요.”(장 감독) 이날 현장에서 만난 마뉴 감독은 “연기자 4명 가운데 3명이 실제 연주자”라며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 벨기에까지 수소문해 캐스팅에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영화제에 신설된 부문도 눈길을 끈다. 뮤직비디오의 예술성과 대중성을 조명하는 ‘JIMFF 스페셜 초이스―뮤직비디오 어워즈’를 만들었다. ‘파묘’ 등 2024년 1월 이후 제작된 한국 장편영화 속 음악을 본격적으로 조명하는 ‘뮤직 인사이트’ 부문도 새로 생겼다. 장 감독의 인지도와 넓은 인맥은 분명 도움이 되고 있다. “관직을 한번 맡아보고 싶어서” 집행위원장 제안을 수락했다는 그는 유명인들을 대거 영화제로 불러 모았다. 개막식 사회자는 배우 이준혁과 희극인 장도연이 맡았으며, 권일용 프로파일러, 희극인 문상훈 등도 참석한다. 장 감독은 “음악감독이 이끌었던 영화제와 영화감독이 주도하는 영화제는 색깔이 달라야 한다”면서 “영화제가 모두 칸 국제영화제처럼 엄숙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웃었다. 장 감독의 등판은 영화제에 단비가 되고 있다. 제천영화제는 꽤 오랫동안 존폐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2022년 부실 회계 의혹으로 집행위원장이 해임된 뒤 예산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7억 원을 들여 K팝 콘서트를 개최하려다가, 영화제 정체성이 모호해진다는 지적에 개막 한 달 전 취소하기도 했다. 영화제는 결국 ‘관객의 관심’이 핵심인 만큼, 올해 일단 눈길 끌기엔 성공한 셈이다. 제천영화제의 올해 예산은 약 43억 원. 영화제 관계자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이어 국내 국제영화제 중 네 번째 규모”라고 설명했다. 4번 타자는 드디어 홈런을 칠 수 있을까. 영화제는 9일까지 개최된다.제천=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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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억6600만회 시청’ 케데헌, 오겜 제쳤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사진)가 ‘오징어 게임’ 시즌1을 제치고 역대 넷플릭스 콘텐츠 중 가장 많이 본 작품이 됐다. 3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에 따르면 케데헌의 누적 시청 수는 2억6600만 회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까지 역대 1, 2위였던 ‘오징어 게임’ 시즌1(2억6520만 회)과 ‘웬즈데이’ 시즌1(2억5210만 회)을 넘어선 기록이다. 이로써 케데헌은 넷플릭스에서 영화와 쇼 부문 등을 통틀어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으로 등극했다. 케데헌의 역대 1위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작품을 공개한 뒤 91일간의 누적 시청 수를 집계해 이용자가 가장 많이 본 영화와 쇼를 선정한다. 올해 6월 20일 선보인 케데헌은 집계 기간이 아직 2주나 더 남아 있어 누적 시청 수는 3억 회를 넘어설 수도 있다. 케데헌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의 인기도 여전하다. 미국 빌보드는 2일(현지 시간) 차트 예고 기사를 통해 ‘골든(Golden)’이 전주와 마찬가지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로써 골든은 비연속으로 통산 3주째 1위를 차지했다. 지난주 기준 빌보드 핫 100에 들어간 K팝은 모두 12곡이었다. 골든을 비롯해 ‘유어 아이돌’(4위), ‘소다 팝’(5위), ‘하우 이츠 던’(10위) 등 케데헌 OST만 8곡이었다. 이번 주엔 스트레이 키즈의 ‘세리머니(CEREMONY)’가 핫 100에 52위로 진입해 해당 차트의 K팝은 13곡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골든’을 부른 가수들은 미 대중음악 시상식에도 초대됐다. 2일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의 공식 X 계정에 따르면 영화 속 걸그룹 ‘헌트릭스’의 노래를 맡은 가수 이재와 레이 아미, 오드리 누나는 7일 미 뉴욕 UBS아레나에서 열리는 VMA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다. 이재는 VMA가 게시한 영상에서 “우리가 출연하게 돼 무척 기쁘다”며 “다들 시상식에서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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