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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의혹과 관련해 국정감사에서 맹공을 퍼붓고 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 등에서 재단 설립 의혹과 관련해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와 CF 감독 차은택 씨(전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차 씨가 단장에 임명된 배경, 차 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 대기업들의 미르·K스포츠 재단 기부 과정의 의혹 등을 쏟아냈다. 그러나 야당은 최 씨와 차 씨의 결정적인 연결 고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1일 더민주당의 한 의원은 “(두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이라도 한 장 나와야 할 텐데…”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교문위 소속 의원들과 더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물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대선 때까지 이 문제를 끌고 가면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의혹 제기만으로는 이 이슈를 계속 부각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한편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최고 연봉(기본급 기준)은 각각 1억6640만 원, 9879만 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르재단 최고 연봉은 35개 정부산하기관 기관장의 평균 연봉(1억2900만 원)보다 4000만 원 가까이 많았다. 이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당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한 사업장적용신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미르재단 직원 6명의 평균 연봉은 9218만 원(지난해 12월 기준), K스포츠재단 직원 8명은 6940만 원(올해 2월 기준)이었다. 이들 연봉 역시 정부산하기관 직원 평균 연봉(5807만 원)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경임 woohaha@donga.com·한상준 기자}

야권 대선 주자들이 일제히 ‘교체’를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경제 교체’,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정치 교체’, 박원순 서울시장은 ‘미래 교체’, 안희정 충남지사는 ‘시대 교체’를 각각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자신의 비전을 담는 동시에 다른 주자들을 견제하려는 속내가 깔려 있지만 비슷한 구호를 철마다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文-安, 2012년과 달라진 구호 문 전 대표는 6일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출범식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며 “지금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성장의 열매가 국민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국민성장’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2012년 6월 대선 출마 선언 당시엔 정권, 정치, 시대 등 ‘3대 교체’를 내세웠다. 하지만 2014년 당 대표 취임 이후 ‘유능한 경제정당’ 등을 내세우며 경제에 초점을 맞춰 왔다. 야권 관계자는 “야권 최대 계파의 수장으로 기득권 세력이 된 문 전 대표가 정치 교체 등을 주장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안 전 대표는 8월 광주에서 “정치를 바꾸고 국민의 삶을 바꾸고 시대를 바꾸라는 명령을 가슴 깊이 새기고 제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며 ‘정치 교체’를 선언했다. 지난달에도 “그간 정권 교체는 양 극단 세력이 주인공이었다”며 “이들을 배제한 합리적 개혁 세력이 새로운 틀을 만들자는 게 정치 교체”라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이 슬로건을 내년 대선까지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선 재수생’인 안 전 대표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새 정치’ 구호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내년 대선에 처음 도전하는 박 시장과 안 지사는 각각 미래와 시대 교체를 내세우고 있다. 박 시장은 최근 “국가 주도 성장시대의 국정 운영 방식으론 대한민국 미래가 없다”며 “국가 시스템, 룰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도 “현재 2016년과 미래를 이끌려면 20세기로부터 벗어나고 20세기 낡은 정치와 리더십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시대 교체론’을 내세웠다. ○ 선두 주자 견제용? 약점 보완용? 일각에선 이들의 메시지가 선두 주자를 깎아내리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이전 정부를 ‘경제 무능’,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를 ‘낡은 세력’으로 각각 폄훼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시장과 안 지사 역시 ‘미래’, ‘시대’라는 구호를 내세워 다른 주자들을 구시대로 보려는 시각이 담겨 있다. 반면 각자의 약점을 보완했다는 분석도 있다. 법률가 출신인 문 전 대표는 경제를, 의사·기업인·교수 등 출신인 안 전 대표는 정치를 각각 강조하면서 자신의 약점을 희석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야권 주자들의 다양한 ‘교체론’에 대해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두고도 정권 교체라는 평가가 있었던 만큼 ‘정권 교체만 외쳐선 안 된다’는 게 야권주자들의 문제의식”이라며 “시대정신을 찾으려는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문 전 대표가 최근 전문가 500여 명이 참여한 매머드급 싱크탱크를 출범시키자 박 시장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박 시장의 외곽 지지 조직인 ‘희망새물결’은 10일 현재 합류 인원이 7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희망새물결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대전세종희망새물결 출범을 시작으로 강원, 전북 등 지역별 조직이 잇달아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새물결은 호남지역 시민사회 인사들을 대거 참여시키는 등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강한 호남 지역에서의 세 불리기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대선 정책 싱크탱크도 별도로 출범시킬 예정이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우경임 기자}

"내가 왜 이 곳에서 필요한 사람인가, 이 업무에 적합한 사람인가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제기구 취업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일~24일 각국 청년 인재를 채용하는 영 프로페셔널 프로그램(YPP) 지원을 받는다. 지난해 YPP에 합격해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팀에서 정책분석관으로 일하고 있는 최안나 씨(31·여·사진)는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과 달리 자신을 홍보할 수 있어야 한다"며 후배들의 도전을 격려했다. YPP채용 절차는 서류전형→필기시험→면접 순서로 진행된다. 최종 합격 통지를 받기까지 보통 반년 정도 소요된다. △OECD 공식 언어인 영어 또는 불어에 능숙하고 △석사 학위 이상 소지하고 △유관 경력이 2년 이상이라는 기본적인 조건을 갖춰야 한다. 지난해에는 약 7000명이 지원해 22명이 최종 선발됐다. 읽고 쓰는 영어는 능숙하지만 말하기는 어려워하는 한국인들에게 최 씨는 "발음보다는 자기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리적으로 생각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장 경험도 중요하다. 최 씨는 2009년 3개월 동안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담당자 이메일 주소로 '일하고 싶다'고 무작정 메일을 썼는데 인턴 자리가 생긴 뒤 담당자가 다시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최 씨는 "OECD 직원 이메일로도 수시로 채용을 문의하는 연락이 온다"며 "PISA팀 같은 경우 중국 학생들은 많이 문의를 해 오는 반면, 한국 학생들은 그런 적극성이 부족하다"며 아쉬워했다. 각국 분담금만큼 인력 할당제를 운영하는 유엔과 달리 OECD는 오로지 실력대로 선발한다. 최 씨는 "한국인은 일을 똑 부러지게 한다는 좋은 평판이 있다"며 "OECD에서 일하면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국제적인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후배들의 도전을 주문했다. 그는 "OECD 인사담당자가 남성은 40%만 조건에 적합해도 지원하는데 여성은 90%가 맞아도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여성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다양한 나라,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넓은 시야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각국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죠. 바로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보람입니다."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
야권이 검찰 수사 무마를 대가로 전직 검찰총장이 20억 원 자문료를 받았으며 이를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고 탈세했다는 의혹에 불을 지피고 있다. 처음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에 이어 박 의원과 함께 ‘박 남매’라고 불리던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까지 가세했다. 박 위원장은 9일 “전직 검찰총장 혼자 수임한 건 아니고 전체 액수가 20억 원인데 4개 법률사무소 혹은 로펌으로 분할된 것”이라며 “그분들이 세금 신고를 했느냐. 했다고 하면 문제가 없는데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은 이번 주 예정된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부장검사 출신 이용주 의원을 중심으로 문제제기를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민주당 박 의원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조계 전관(前官)들이 세무 신고를 제대로 안 하고 있다. 수임 절차를 제대로 안 밟으면 (탈세가) 가능하다”며 “국세청이 이런 걸 조사해서 세금을 걷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세청이 확인하기 전에는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13일 예정된 종합감사 때 국세청장의 답변을 토대로 추가 질의할 예정이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우경임 기자}

지난달 5차 핵실험에 이은 북한의 추가 도발이 우려되는 가운데, 야권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제재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북방 뉴딜’ 구상을 처음으로 공개하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절차의 잠정 중단’을 주장하는 등 두 사람이 야권 지지층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는 듯한 양상도 벌어졌다. 박 시장은 이날 전북 전주YMCA 초청강연회 ‘평화통일과 대한민국의 미래’에서 “한국의 자본과 기술, 중국과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해 새로운 공업·산업단지를 개발하고 러시아 중국 유럽 일본이라는 거대 시장으로 진출하는 북방 뉴딜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시베리아 횡단철도에 한반도 종단철도를 연결하면 우리나라가 대륙으로 연결돼 저성장에 빠진 한국 경제의 탈출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개성공단 폐쇄 등 정부의 대북 강경책은 강하게 비판했다. “(개성은) 북한군의 주요 남침 경로였고, 북한의 입장에서 군사적 요충지”라며 “안보를 생각하는 정부라면 이런 결정을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우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인도적 지원으로 시작해 풀뿌리 교류로 문화적 인적 교류와 경제협력이 쌓여 평화가 만들어지고 (나아가) 정치적인 법적 통일이 뒤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내년 (대선)엔 새 역사가 쓰일 것”이라고도 했다. “문제는 정치고 리더십이다. 답답하고 억울하고 한 맺힌 지금의 고통을 솜씨 있고 스마트하게 풀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면서도 “꼭 저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며 자신의 대선 경쟁력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최근 싱크탱크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문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사드 문제에 대한 제안’이라는 글을 올리고 최근 안보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제 와 정부가 동맹국인 미국과 한 합의를 번복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드 배치 절차의 잠정 중단을 박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그는 “정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결정하고 부지까지 선정함으로써, 전 세계를 향해 북핵 불용 의지와 단호한 대응 의지를 충분히 밝혔다”며 “사드 배치를 위한 제반 절차를 잠정 중단하고, 북핵을 완전히 폐기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다시 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북핵 폐기를 논의하는 데는 4자회담이든 6자회담이든 형식에 구애됨 없이 진행할 수 있다”며 북한과의 협상 재개 주장도 펼쳤다. 문 전 대표는 올해 2월만 해도 사드 배치가 실익이 없다며 부정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잠정 중단’이라며 사실상 사드 배치 반대를 철회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공교롭게도 박 시장과 같은 날 경쟁적으로 안보 이슈에 대한 견해를 내놓은 것에 대해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그동안 고민해온 것을 밝힌 것일 뿐”이라며 “사드 배치 반대가 아닌 대안 제시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이나 북핵 폐기를 위한 확실한 대안 없이 대화 재개나 북방 뉴딜 같은 경제협력, 외교적 협상 등만 강조하는 것은 선후가 바뀐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김성원 대변인은 “사드 배치를 단순히 북핵 불용의 대외적 의지 표명으로만 보는 문 전 대표의 안일한 인식도 충격적이다”고 비판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강경석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청와대 개입설에 대한 쏟아지는 의혹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두 재단의 남은 자금으로 10월에 새로운 문화체육재단을 설립하기로 해 일각에서는 간판 세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산 카드’로 의혹 끊어내려는 전경련 전경련은 30일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를 해산하고 문화 및 체육사업을 아우르는 750억 원 규모의 통합재단을 새로 설립하기로 했다”며 “신규 재단은 경영 효율성 제고, 책임성 확보, 사업역량 제고, 투명성 강화라는 4가지 기본 취지하에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법인을 해산하려면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K스포츠는 지난달 29일 정동춘 이사장이 사임한 데다 나머지 5명의 이사진도 모두 사의를 표명한 상태. 그러나 아직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들의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아 이사회 개최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경련의 주장이다. 이사진이 남아 있는 미르도 이사회 개최에 문제가 없다. 전경련 관계자는 “절차를 모두 밟으려면 빨라도 10월 말에 해산 및 재단 신설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재단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던 전경련은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8월 추광호 산업본부장을 미르 이사로 파견했고, 최근에는 이용우 사회본부장을 K스포츠에 파견하기로 하고 문체부의 이사 선임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지난달 23일 전경련 추계세미나에서 두 재단을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전경련이 이에 그치지 않고 재단 해산을 결정한 것은 지난달 26일 시작된 국감에서 연일 야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가 쏟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시민단체가 의혹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을 29일 검찰에 고발한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계속 부담을 안고 갈 바에야 논란거리를 아예 없애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다소 모양새는 이상할 수 있지만 지금 상태로는 더 이상 재단의 정상 운영이 힘들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풀어야 할 의혹들 우선 단시간에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이 설립돼 거액의 기부금을 모은 이례적인 과정에 재계에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르와 K스포츠는 문체부에 각각 2015년 10월 26일, 2016년 1월 12일 설립 신청을 한 뒤 하루 만에 허가를 받았다. 이때 제출한 창립총회 회의록과 정관은 거의 유사한 데다가 허위 사실까지 기재돼 의혹을 키웠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두 재단이 설립 절차와 제출 서류에 관해 문체부 직원과 사전에 상담했고 자료도 완비해 왔기 때문에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거액을 자발적으로 출연했는가도 논란거리다. 미르는 486억 원(지난해 12월 기준), K스포츠는 228억 원(올해 8월 기준)을 모았다.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박근혜 대통령 퇴임 이후 활동을 위한 재단을 준비한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권력 개입 의혹은 두 재단 인사들이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나 2014년 대통령령으로 신설된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을 지낸 차은택 씨와 친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더 확대됐다. 야당은 차 씨가 김형수 초대 이사장을 비롯해 최소한 3명을 미르 이사로 추천했다고 보고 있다. 사임한 정 전 K스포츠 이사장은 최 씨가 다니던 스포츠마사지센터 이사장이다. 전경련은 “최순실 씨와 차은택 씨가 재단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와 전경련 모두 지금껏 제기된 의혹들을 완벽히 해명하지 못해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민단체의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의 향후 수사 과정도 변수다.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과거 정부 때부터 전경련이 주도하고 기업들이 암묵적인 비율로 돈을 내 재단을 만들던 관행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우경임 기자}
국감 파행 나흘째인 29일 여당 의원이 위원장인 일부 상임위원회에서 야당 간사가 회의를 진행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야당 원내지도부는 그동안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여당 소속 위원장 상임위에서의 ‘사회권 발동’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지만 일부 소속 의원이 직접 사회권 행사에 나서면서 새누리당 못지않게 영(令)이 안 서는 형국이 됐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위원장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전 감사원에서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의 사회로 처음 국감을 열었다. 야당은 참석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권 위원장에게 오전 11시까지 출석해 달라는 내용의 출석요청서를 보냈지만 권 위원장이 나타나지 않자 국감 개의선언을 했다. 박 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야당 제1교섭단체 간사로서 직무대행을 수행하게 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새누리당에 국감에 복귀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만 하고 오전 11시 반경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이날 경찰청 국감이 예정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도 현장을 찾아 고 백남기 씨 부검영장 발부를 비판하는 ‘릴레이 발언’을 했다. 강제로 사회권을 행사하진 않았지만 새누리당의 출석을 압박한 것이다. 새누리당이 위원장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오후 더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의 사회로 국감을 진행했다. 뒤늦게 도착한 새누리당 간사 박대출 의원이 항의했고, 고성이 오갔다. 박 의원은 “위원장이 사회권을 넘기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 회의가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일부 야당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등에서도 사회권을 발동해 단독으로 국감을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위 간사인 더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미방위가 열리고 있는 만큼 사회권 이양을 다시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무위 간사인 이학영 의원은 “국감 일정을 다음 달 4일로 연기해 새누리당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4일 이후에는 여당 참석과 상관없이 국감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과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하태경 의원은 국감 보이콧 당론을 깨고 국감에 복귀했다. 여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 가운데 국감을 연 것은 국방위가 처음이다. 국방위 소속 다른 새누리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김 위원장은 “국방엔 여야가 없다고 말한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길진균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은 28일 “지금까지 직무수행을 하면서 헌법과 국회법을 어긴 적 없다”며 새누리당의 의장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정 의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만약 의장이 국회법이나 헌법을 어기면 응분 책임져야 하고, 그럴 생각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단식과 정 의장의 사퇴를 연계시킨 데 대해 “정당 대표들도 국회의 일원이기 때문에 존중하고, 필요하면 대화도 할 수 있지만 국회 (운영) 관련해 내 카운터파트는 3명의 원내대표”라며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정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나온 ‘맨입으로 되느냐’는 발언 등과 관련해 야당이 유감 표명을 제안한 데 대해 “유감 표명할 내용이 없다”고도 했다. 정 의장이 사과를 거부하고 새누리당이 국감 복귀를 번복하자 여야 대치 정국의 돌파구를 찾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날 오전까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국감 복귀, 이정현 대표 단식 중단’과 ‘정 의장의 사과 표명’이라는 중재안을 브리핑하며 출구전략 찾기에 고심했다. 오후 3시 40분경 갑작스러운 이정현 대표의 국감 복귀 선언이 알려지자 우 원내대표와 박 비대위원장은 일제히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오후 6시경 국감 보이콧을 계속한다는 새누리당 의총 결과가 알려졌다. 야당 지도부는 “당분간 냉각기를 갖고 여당 복귀를 기다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당내에서는 “사회권을 가져와 단독 국감을 하자”는 강경 대응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국민의당 박 위원장은 트위터에 “새누리당은 스스로 파산선고를 내렸다”고 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김재수 정국’ 나흘째인 27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의 국회 복귀를 호소할 뿐 마땅한 출구전략을 내놓지 못했다. “야당이 투정 좀 부렸다고 여당이 전부 드러누웠다”는 푸념만 들릴 뿐이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를 주도한 더민주당은 고비마다 힘자랑만 했다. 전날 국정감사를 2, 3일 연기하자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중재안도 거부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의 당 대표 단식이라는 초강수를 불렀다. 그런데도 이날 당내에서는 단독 국감을 강행하자는 목소리가 거셌다. 이날 여당이 위원장인 5개 상임위 소속 더민주당 의원들은 사회권을 넘기라고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일부 ‘강경파’ 초선 의원은 사회권을 넘겨받아 단독 국감을 하자는 내용의 성명서까지 검토했다고 한다. 더민주당은 이처럼 대치 국면이 길어질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원내 관계자는 “김 장관 해임건의안 수용을 두고 공방이 오가다 국감이 하루 이틀 중단될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출구전략도 마련하지 않은 채 힘부터 썼다고 시인한 것이다. 하지만 김재수 정국 해법을 묻는 질문에 대해 “여당이 풀어야 하는 것 아니냐” “당 대표의 단식이 비상식적”이라며 남 탓만 했다. 이날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집권당 대표께서 단식농성을 하면서 같이 상황을 풀 수 있는 대화 채널이 다 끊겨 우려스럽다”며 여당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이 대표는 단식농성을 중단하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회가 파행 중인 이날 더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전북 김제를 방문해 지역 농민들과 쌀값 대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단식농성은 번지수가 틀렸다. 대통령에게 그냥 잘 보이고 싶은 것뿐이어서 대통령이 ‘장하다’ ‘잘했다’고 하면 (곧바로) 끝날 것”이라고 했다. 여당이 국회로 복귀할 명분을 주기는커녕 감정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여소야대’를 만들어준 국민이 어떤 야당을 바라는지 더민주당은 잊은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 우병우 거취 논란이 공론화할 수 있었는데 해임건의안으로 이슈가 묻혔다”며 “국민이 김재수(장관)를 얼마나 알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힘은 얻었지만 아직 어떻게 쓸지 모르는 것 같다. 대여 경고의 비용이 크다”고 우려했다. 우경임·정치부 woohaha@donga.com}

‘협치’ 운운하던 20대 국회가 한 치의 양보 없는 무한 정쟁에 돌입하자 정치 원로와 전문가들은 26일 “그래도 정치로 풀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조언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좀 더 적극적으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고,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자신의 거취를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 국회 정치 원로 및 전문가들은 국감을 시작으로 법안 심사, 예산안 심사가 줄줄이 대기 중인 국회에서 여야가 퇴로 없는 팽팽한 기 싸움을 하는 것을 우려했다.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대통령도, 야당도 브레이크를 푼 채 마주 보고 달리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며 “정쟁 국면이 길어지면 국민만 피해자가 된다”고 말했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도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과정을 보면 여야가 충분히 제동을 걸 수 있었다”며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 국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김재수 대치 정국’의 원인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병준 전 대통령정책실장은 “국회 논의를 무시하고, 반응도 보이지 않는 대통령을 보며 국민이 피곤을 느낀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한발도 물러설 마음이 없는 것 같다. 아이가 울면 달래줘야 하는데 같이 울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전 수석은 “이번 해임건의안 통과 과정에서 정파를 초월한 중재자인 국회의장이 야당 당수 같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국회의장도 국정 운영의 한 축”이라고 비판했다.○ 문제도 해답도 결국은 정치 여야 정치권이 ‘갈등의 진원지’가 됐지만 그 해결도 정치권의 몫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전 수석은 “결국 정치로 풀 수밖에 없다”며 “서로 명분을 만들어주는 대화를 시작하라”고 주문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김 장관 해임건의안이 가결됐고, 박 대통령은 단박에 거부했으니 퇴로가 없는 상황”이라며 “국회의장이 편파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여야를 불러 양해를 구하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고 했다. 김상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여야가 최강수만 골라 두는데 서로 명분을 주고 물러날 자리도 줘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정 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단식한다는 건 최악의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김 고문은 “야당은 국정감사를 2, 3일 연기하자는 정 의장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계속 협상의 여지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실장은 “2003년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당시, 노무현 대통령도 ‘너 죽고 나 죽자’ 하면 온갖 갈등이 생길 걸 알고 수용했다. 국민이 아니라고 하면 대통령은 장관을 10명도 바꿀 수 있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상대가 아무리 잘못해도 퇴로를 열어주고,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이 접고 책임지는 게 정치”라고도 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우리나라 정치 제도는 대통령제인데 내각제처럼 운영되면서 정부·여당 대 야당이라는 대립 구도가 고착됐다”며 “김 장관 스스로 물러나 박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야가 냉각기를 갖고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식 요구 대신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유근형·우경임 기자}

#.1지진에 무방비. 학교가 위험하다!내진설계 비율 23.8%원전 주변 대다수 학교도 '대책 없음'#.2연이은 지진에 학생들의 안전과 직결된 학교 건물의 내진설계 및 보강 여부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학교가 지진에 무방비 상태라는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3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학교별 내진설계·보강 여부 전수조사 결과(2015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내진설계 및 보강이 된 학교 및 관련 시설은 23.8%에 그쳤습니다.#.4지역별 차이도 심했는데요. 서울은 26.6%인 반면 세종시는 68.9%라는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5나머지 지역의 현황은 정말 참담합니다. 경남 하동군은 33개 학교와 85개 관련 시설 중 단 1곳만 내진보강이 이뤄졌고 울릉도는 35개 학교 및 관련 시설의 내진설계 비율이 0%로 밝혀졌죠.#.6특히 원자력발전소 주변 '위험지역 내 학교' 103곳 중 내진설계나 보강공사를 한 곳은 18곳에 불과해 해당 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7'위험지역 내 학교'의 분류 기준도 교육청마다 제각각인데요. 부산시교육청(기장군 고리원전)은 반경 5km로 전남·경북 도교육청(한빛원전·월성원전·한울원전)은 10km로 기준을 다르게 정해 놓고 있습니다.#.8이런 상황에 '지진 대비 매뉴얼'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학교가 많은데요. 12일 발생한 리히터 규모 5.8의 경주 지진 당시 경북 지역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122개 학교 중 지진 대비 매뉴얼대로 대피하고 하교한 학교는 18곳뿐이었습니다.#.9"학부모와 학생들이 학교별 내진설계 및 보강현황 자료를 확인할 수 있게 블로그 (blog.naver.com/777byung)에 게재할 예정이다."-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10그간 지진을 남의 나라 얘기쯤으로 생각하고 있던 과오가 이제는 목전의 문제로 다가왔습니다.<지진 대비> 더 이상 다음 세대의 과제로 떠넘길 순 없겠죠?원본| 우경임·정성택 기자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조현정 인턴}
원자력발전소 주변의 학교 건물 103곳 중 내진설계 또는 내진 보강공사를 한 곳이 18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학교별 내진설계·보강 여부 전수조사 결과(2015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내진설계 및 보강이 된 학교 및 관련 시설은 23.8%에 그쳤다. 지역별 차이도 심했다. 서울은 26.6%에 그쳤고 최근 들어선 세종시는 68.9%였다. 경남 하동군은 33개 학교와 85개 관련 시설 중 1곳만 내진보강이 이뤄졌다. 울릉도는 35개 학교 및 관련 시설의 내진설계 비율이 0%였다. 특히 원전과 가까운 ‘위험지역 내 학교’의 내진설계 비율도 17.4%에 불과했다. 위험지역 내 학교의 분류 기준도 지역마다 제각각이었다. 부산시교육청은 기장군 고리원전 주변 위험지역 학교 기준을 반경 5km로 보는 반면 한빛원전(전남 영광군)과 월성원전(경북 경주시) 한울원전(경북 울진군)이 있는 전남·경북 도교육청은 10km로 기준을 정해 놓고 있다. 내진설계뿐 아니라 지진 대비 매뉴얼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리히터 규모 5.8의 경주 지진 당시 경북 지역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122개 학교 중 지진 대비 매뉴얼대로 대피하고 하교한 학교는 18곳뿐이었다. 김 의원은 학교별 내진설계 및 보강 현황 자료를 학부모와 학생들이 확인할 수 있게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할 예정이다. 정성택 neone@donga.com·우경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이 특별감찰관에 대한 사표 수리를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사의표명안을 재가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특별감찰관은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감찰 내용 유출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고, 검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하자 지난달 29일 사표를 제출했다.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이 특별감찰관은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특별감찰관실에 대한 국정감사에 기관증인으로 출석하지 못하게 됐다. 일반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도 낮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대변인은 “국정감사 전주, 금요일 심야에 사표 수리를 알린 것은 이 특별감찰관의 기관증인 출석을 막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참모는 “특별감찰관법상 이 특별감찰관이 현직 신분으로 국회에 출석해도 감찰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며 “국회 출석을 막으려 사표를 수리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우경임 기자}
24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가결됐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총 170표, 찬성 160표, 반대 7표, 무효 3표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협치'를 내걸었던 20대 국회였지만 첫 정기 국회에서 여당 의원들이 모두 퇴장한 채 야당 단독으로 해임건의안을 처리했다. 여야는 전날 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두고 종일 격렬하게 충돌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개회한 뒤 "의장은 (여야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법 규정된 처리시한을 준수하기 위해 대정부질문을 마친 후 해임건의안을 상정해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정부질문에 나선 새누리당 의원들은 해임건의안 상정을 막기 위해 정부와 함께 사실상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같은 지연작전을 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무위원들을 번갈아 불러내며 짧은 질문을 던졌고, 국무위원들은 장시간의 답변으로 질의 시간을 길게 이어갔다. 정 의장은 11시 57분 경 마지막 질의자로 나선 100여분이 넘게 진행된 새누리당 이우현 의원의 질의를 중단시키고 국회 본회의 차수 변경을 선언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세균은 물러가라" "정세균은 사과하라"를 항의했지만 정 의장은 24일 0시 19분 제9차 본회의 개최를 선언하고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상정했다. 곧바로 국무위원과 새누리당 의원들은 전원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청와대는 이날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청와대 내에서는 박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전 사례와는 달리 취임한지 채 한 달도 안 된 김 장관을 해임하라는 요구는 거대 야당의 일방적 정치공세라는 것이 청와대의 시각이다. 더욱이 박 대통령이 임기 말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미르 재단·K스포츠 재단 관련 의혹,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거취, 대북 정책,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을 놓고 야당의 공세가 거센 상황이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김 장관 해임건의를 받아들인다면 앞으로 야당의 공격 수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승부사' 박 대통령이 여기서 물러서기보다는 정면 대결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장관들은 예외 없이 물러났고, 여소야대 체제에서 야당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2003년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주도로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통과됐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반발했지만 2주일 만에 김 장관이 사표를 내 수리된 사례가 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과 황교안 국무총리가 22일 경제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의혹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송 의원이 이날 야당의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서 “대한항공 그룹에서 10억 원을 미르재단에 기부한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황 총리는 “기부의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왜 국회에 나오면서 그렇게 공부를 안 하고 오느냐”고 따졌다. 황 총리는 “지금 국회가 3일째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확인하고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송 의원은 황 총리를 향해 “내시와 환관이 왕의 귀를 막을 때 민심을 전할 수 있는 영의정이 돼야지 똑같이 비서실처럼 발언해야 되겠느냐”며 “살살 기름장어처럼 말씀하시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그러자 황 총리는 “기름장어가 아니다. 왜 그렇게 평가를 하시느냐”며 “사실을 기초로 해 말씀을 하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응수했다. 황 총리는 두 재단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보고를 받았다. 정부는 기업으로부터 돈을 뜯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송 의원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 지원 결정을 강석훈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하자 “독대가 안 됩니까. ‘문고리’한테 허락을 받아야 하느냐”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모금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파행했다. 더민주당 도종환 간사는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말로는 (미르재단 관련 증인까지) 상의하자고 하지만 (합의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안 수석의 증인 채택에 ‘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국회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수석비서관은 국회 출석 발언권이 없다”며 “헌법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송찬욱 song@donga.com·우경임 기자}
"대한민국은 '불평등 불공정 불신 불균형'의 불이 났다. 불을 끄는 정치가 필요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도울 김용옥과의 대담집인 '국가를 말하다'(통나무) 출간을 통해 박원순의 '국가론'을 풀어 놓았다. 박 시장은 대담집에서 "정치 교체·정권 교체를 넘어선 시대 교체·미래 교체를 통한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제가 정치를 하는 사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길이 국민에게 이롭고 옳은 것인지 숙고해 늦지 않은 시점에 말씀드리겠다"며 사실상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박 시장은 이번 대담집에서 경제 교육 남북관계 등에 대한 철학을 밝히고 있다. 이번 대선이 "한 시대의 위기 요소를 진단하고 대안을 내놓고 토론을 하는 용광로 같은 하나의 정치적 사회적 논의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교육에 대해서는 "실력이 있으면 초중고등학교 안 나오고도 대학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며 "획일적인 제도와 문화가 모두 창조성과 상상력을 제약하기 때문에 이를 확 풀어줘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지방자치에 대한 신념도 피력했다. 박 시장은 "중앙정부가 예산과 조직을 지방에 대폭 이전하면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며 교육부와 국토부를 기능을 다한 부처로 지목했다. 복지는 '중부담 중복지'를 주장했다. 복지 재원 조달 방안으로는 "서민이나 중산층에 대한 세금은 오히려 줄이고 그 대신 부자들에 대한 담세비율을 높이는 등 조세체계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북관계는 경협과 교류 확대를 통해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박 시장은 "북한에 퍼 준다는 우려 있지만 우리한테 훨씬 큰 도움이 된다"며 "안보비용을 줄일 수 있고 복지나 다른 재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과의 경협이 본격화되면 한국 경제가 활로를 찾을 것이라 봤다. 박 시장은 24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국가를 말하다' 출간 기념 콘서트 및 카·페·트(카카오톡·페이스북·트위터) 친구 200만 명 돌파 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이어 27일에는 관훈클럽 토론회, 29일에는 강원도 춘천에서 작가 이외수 씨와의 토크콘서트를 연다.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는 충북을 방문한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국회는 21일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규탄하고 핵 폐기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1월 4차 핵실험 당시 국회 결의안과 달리 군사적 대응 능력을 갖추고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마련하라는 대북 강경 대책을 주문하는 내용이 새롭게 담겼다. 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제거할 특수부대 운용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새 북핵 결의안에 강력한 군사적 대응 담아 결의안은 “북한이 핵 개발로는 생존할 수 없음을 깨닫고 핵 개발과 관련된 계획을 전면 폐기하는 등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는 4차 핵실험 직후인 1월 8일에도 이 같은 내용의 북한 핵실험 규탄 결의안을 의결했다. 이번 결의안에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무력화할 수 있도록 강력하고 다각적인 군사적 대응능력을 조속히 갖출 것 △유엔 등 국제사회와 공조해 기존의 제재 조치에 더하여 더욱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조항이 추가됐다. 이번 결의안은 재석 203명 가운데 찬성 200명, 기권 3명으로 통과됐다.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기권했다. 국민의당 김종회 의원도 기권으로 표시됐으나 기기 조작 실수로 밝혀져 결의안 통과 이후에 찬성으로 정정 처리작업을 했다. 외교통일위원장인 심 의원은 “외통위 결의안 원안을 제안했기 때문에 수정안에는 기권표를 던졌다. 결의안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는데 이미 대북 제재 정책은 한계가 드러났다”고 기권 이유를 밝혔다.○ “전술핵 재배치 필요”…야당서도 핵무장론 이날 외교·통일 대정부질문에서는 북핵에 대응한 전술핵 재배치론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전술핵 재배치, 핵개발, 북핵 시설 선제타격, 김정은 정권 붕괴 등 어떤 수단도 배제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북한이 핵미사일 실전 배치에 접근하는 레드라인을 넘어서면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한다는 행동 계획을 예고하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핵무장에 반대했던 야당도 핵무장론에 가세했다. 더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사문화됐다”며 “북한이 핵을 제거할 때까지만 한시적, 조건부로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과는 상의하지 않은 개인적 소신”이라며 “미국에는 전술핵 재배치가 안 되면 벙커버스터나 전략폭격기를 갖다 놓으라고, 중국에는 대북 제재를 제대로 하라고 요구하는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당 김경협 의원은 “실현 가능성도 없는 핵무장론은 국민의 불안에 편승한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전술핵 재배치론과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가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 군, 유사시 김정은 등 전쟁지도부 제거 한민구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을 제거할 특수부대를 운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공식 인정했다. “김정은을 제거할 특수부대를 만든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냐”는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한 장관은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응책으로 사전에 원점을 타격하는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대량응징보복(KMPR) 작전 등 ‘한국형 3축 체계’를 발표했다. 한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과 관련해 “주민들은 국방부 설명을 믿지 않는다. 사드를 배치하면 인근 지역에 군인 은퇴자 마을과 같은 정책이 포함돼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한 장관은 “경북 성주에서 젊은 부인이 집을 석 달 동안 비워줄 테니 살라고 해서 그럴 용의가 있다고 했다”고 답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황형준 기자}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여당은 북핵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야당은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거취와 검찰 개혁을 집중 거론하며 격돌했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은 파기됐다.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를 신속하게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현금을 4억5000만 달러나 갖다 바치고 누구도 책임진 적 없다”며 햇볕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북한 핵실험으로)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대북 강경 노선이 실패했음이 드러났다”며 “핵무기의 점진적 폐기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동시에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북한의 홍수 피해를 지원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의 대북 특사 파견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답변에 나선 황교안 국무총리는 “(지금은)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하는 국면”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야당은 우 수석 거취 논란에 화력을 집중했다. 더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은 의혹 제기 일주일 만에 이뤄졌는데, 우 수석 수사는 37일이 걸렸다”며 “미운 털(채 전 총장)은 찍어내고 예쁜 털(우 수석)만 지키는 게 박 정부의 인사 원칙이냐”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은 “우 수석이 수사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의 청와대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최 씨는 고 최태민 목사의 딸이자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에 등장한 정윤회 씨의 전 부인이다. 조 의원은 “우 수석의 발탁, 윤전추 (행정관) 입성도 최 씨와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배우 전지현의 헬스 트레이너였던 윤 씨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당시 대통령제2부속비서관실 3급 행정관으로 임용됐다. 조 의원은 “최 씨가 (박 대통령의) 브로치 목걸이 등 액세서리를 청담동에서 구입해 전해 준 걸로 확인했다”고 주장하며 액세서리 판매 업체 직원과의 대화록을 공개했다. 그러나 청와대로 전달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조 의원은 또 대기업이 수백억 원을 출연해 ‘뒷배 의혹’이 일고 있는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에 최 씨가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황 총리는 “전혀 들어 보지 못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추석 연휴가 끝난 19일에도 공식 일정 없이 관저에 머물며 북핵 대응 방안과 추가 대북 메시지를 놓고 고심했다. 박 대통령의 북핵 해법은 군사적 대응, 경제적 제재, 북한 정권의 비도덕성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것 등 3가지 방향으로 나눠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사적 대응은 북한이 실제 핵을 사용할 경우 북한 정권이 붕괴될 것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데 맞춰지고 있다. 이를 위해 청와대와 군 당국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단계 맞춤형 억제 전략’을 실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서명해 공식 발효된 이 전략은 북한의 핵 위기 상황을 ‘위협→사용 임박→사용’ 등 3단계로 구분해 외교·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협’ 단계에서는 전략 폭격기와 전략핵잠수함(SSBN) 등 미국의 핵 전력과 재래식 정밀타격 전력을 한반도 또는 주변 지역에 전개하고, ‘사용 임박’ 단계에서는 한미 정밀 유도무기 또는 미군 핵무기로 북한의 핵 전력에 대한 선제 타격을 준비하게 된다. ‘사용’ 단계에서는 한미 정부가 단호한 대응 조치를 시행하게 된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 상황이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핵 능력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그동안 개념 수준이던 억제 전략을 구체화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대응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마련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를 좀 더 강화해 예외로 인정됐던 민생 목적의 광물 수출까지 규제에 포함시키는 방안 등을 국제사회와 논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정은 정권의 비도덕성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려 북한 정권을 고립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북한에 대형 수해가 발생했는데도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민생에 아랑곳하지 않는 김정은 정권의 모습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해외 순방 등 일정이 없으면 통상 격주로 월요일에 수석비서관회의, 화요일에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현안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왔다. 13일 국무회의를 주재했기 때문에 관례대로라면 19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해야 했지만 이번 주 후반으로 미뤘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움직임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호흡을 고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명분을 찾기 어려워진 야권은 출구 전략 마련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초로 예정됐던 사드 전문가 간담회를 국정감사 이후로 연기한 채 당론 채택을 미루고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문가 간담회, 의원 의견 수렴, 당론 결정 순으로 절차를 밟겠다고 (추미애 대표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드 배치가 결정된 직후부터 반대 당론을 고수해 온 국민의당은 ‘반대 카드’를 접을 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한 유일한 협상 카드가 사드”라며 “중국이 대북 제재에 응한다면, 대북 제재에 실효적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사드를 배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우경임 기자}
여야 대선 주자들은 추석 연휴 동안 밥상 민심을 공략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소통 창구로 적극 활용했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경북 경주시 지진 여파와 남부 지역 태풍 피해 속에 연휴 내내 ‘안전 행보’를 이어갔다. 경남 양산시 자택에서 직접 지진을 겪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7일 트위터에 “주민들이 많이 염려한 게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울산석유화학단지였다”며 “국민안전처는 신속하게 전국 석유화학단지에 대한 지진 대비 안전 점검을 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연휴 첫날인 14일 기상청을 방문해 “(지진) 조기경보와 관련 연구 개발에 필요한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트위터에도 “2016년 9월 12일 이전과 그 이후의 지진 대비는 확연히 달라야 한다”며 “국민은 제대로 된 재난 대응 시스템이 있느냐고 정부를 향해 엄중하게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17일 대중목욕탕을 찾아 목욕 전후의 ‘셀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긴 명절 연휴 지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에 역시 목욕이 최고”라는 글을 남겼다. 15일에도 경기 수원시 광교호수공원에서 동영상 중계를 통해 ‘온라인 달맞이’를 하는 등 ‘50대 기수’로서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17일 트위터에 “남부 지역에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실시간 기상특보 상황을 살펴서 비 피해에 대비해야겠다”고 썼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추석 당일인 15일 지진 피해를 겪은 경주를 찾아 피해 주민을 위로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또 페이스북에 “현장에서는 아무것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무능과 무책임은 세월호와 구의역 사고 이후 조금도 나아진 게 없어 보인다”며 “안보도, 안전도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고 비판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15일 지역구인 대구 수성구 신매동의 한 아파트 단지를 찾아 동네 어르신을 직접 인터뷰한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홍수영 gaea@donga.com·우경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