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유재동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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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현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모두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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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17~20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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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이 바이러스’ 공포 월가 덮쳤다…뉴욕 증시 급락

    ‘변이 바이러스’ 공포에 미국 월가가 크게 흔들렸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본격화되면서는 경제 재가동에 대한 기대 심리에 미국 증시가 크게 뜀박질을 했다. 하지만 최근 감염력이 높은 ‘델타 변이’가 크게 확산하고 백신 접종 속도도 떨어지면서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설 자리가 좁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19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1%(725.81포인트) 급락한 3만3962.04로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급격한 하락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6%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1%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기업별로는 그동안 경제 재개의 수혜 종목으로 분류된 기업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아메리칸항공이 4.1% 급락했고 유나이티드항공(―5.5%) 델타항공(―3.7%) 등 항공주가 일제히 크게 뒷걸음질쳤다. 크루즈 여행사인 카니발 역시 5.7% 하락했다. 또 보잉(―4.9%), 제너럴모터스(GM·―2.3%) 등 글로벌 경기와 밀접한 기업들을 비롯해 마라톤오일(―5.4%), 다이아몬드백에너지(―6.6%) 등 에너지 기업들도 급락을 면치 못 했다. 주말을 지나고 사흘 만에 열린 이날 증시는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3만 명선을 넘었다는 보건당국의 발표가 큰 영향을 줬다.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완화했던 방역 규제를 다시 조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기에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데다, 미중 관계 악화로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들의 리스크가 커진 점도 증시 하락의 요인이 됐다고 풀이했다. 경제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국채금리나 국제유가에도 즉각 반영됐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1.181%로 전 거래일인 16일(1.300%)보다 크게 하락했다. 올 3월 이래 가장 큰 하락폭이다. 금리가 내린다는 것은 채권 가격은 오른다는 뜻으로, 투자자들이 증시 하락 등을 우려해 안전자산인 국채에 몰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역시 안전자산으로 취급받는 달러화 가치도 상승했다. 16개 외국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WSJ달러지수는 0.3% 올라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경제 활동이 다시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유가는 급락했다. 이날 상품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7.5% 급락한 배럴당 66.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7% 가까이 떨어져 70달러 선이 깨졌다. 이날 월가의 충격은 최근 몇 달간 잘 나가고 있는 미국 경제의 분위기와는 상당히 다른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 2분기(4~6월) 미국이 연율 기준 9% 안팎 급성장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일 현실화된다면 이는 1983년 이후 거의 40년 만에 가장 빠른 경제 성장세다. 미국인들의 소비가 크게 늘면서 기업 실적도 1년 전 팬데믹이 시작됐을 때와 비교해 70% 이상 오를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왔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성장세가 올해 7% 가량을 기록한 뒤 내년부터는 3% 이하로 급강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팬데믹 이후 경제활동 증가세가 정점을 찍은 데다, 백신 접종 속도가 떨어지면서 바이러스의 재확산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달 초부터 소비자 심리지수도 다시 떨어지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다만 델타 변이가 기존의 경제 회복세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여전히 나온다. 월가 헤지펀드계의 대부인 빌 애크먼은 이날 CNBC에 출연해 “(델타 변이로 인한) 사람들의 행동 변화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며 오히려 지금까지 백신을 접종 안하던 사람들이 이로 인해 백신을 더 맞게 될 것으로 본다”며 “엄청난 경제 호황을 보게 될 것이다. 올 가을 극도로 강한 경제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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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러리스트 감시용 스파이웨어, 언론인 휴대전화 해킹에 사용”

    테러리스트나 중범죄자를 감시하기 위해 개발된 스파이웨어 프로그램이 오히려 전 세계 언론인과 인권운동가 등의 휴대전화를 해킹하는 데 사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스파이웨어는 문자메시지 등의 링크를 잘못 클릭하면 이용자의 스마트폰 사용 기록이 거의 대부분 유출되는 무서운 해킹 기술이다. 해커가 겨냥하는 표적이 어디냐에 따라 사실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프랑스 르몽드, 영국 가디언 등 16개 글로벌 언론 기관들과 함께 수개월에 걸친 취재 끝에 이 같은 내용의 탐사보도물을 18일 내놨다.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와 프랑스의 비영리 언론단체인 ‘포비든 스토리즈’가 이스라엘 보안기업 NSO그룹의 스파이웨어 ‘페가수스’와 관련된 5만 여 개의 전화번호 목록을 입수하고, 이를 WP 등 언론사들에 공유한 것이다. 취재팀이 해당 번호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직접 확인한 결과 이들은 테러리스트나 범죄자 등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중 신원이 밝혀진 사용자 1000여 명에는 600여 명의 정치인·관료·군인, 189명의 언론인, 85명의 인권 운동가, 65명의 기업인이 포함돼 있었다. 또 일부 국가의 정상과 총리, 아랍 국가의 왕족도 명단에서 발견됐다. 언론인 중에는 CNN방송과 AP통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중동의 알자지라방송 등 세계 유수 언론사의 기자가 들어 있었다. 국가별로 보면 가장 많은 번호가 나온 나라는 멕시코로 1만5000명 이상이 포함됐다. 이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예멘 등 중동 국가와 인도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번호도 다수 발견됐다. 주로 권위주의 국가에서 자국민이나 언론인 감시에 이 스파이웨어를 악용한 흔적이 나타난 것이다. 실제 이들 중 일부 인사들의 스마트폰을 확인하자 이 같은 정황은 사실로 드러났다. 취재팀이 명단에 오른 사용자들의 휴대전화 67대를 정밀 조사한 결과 23대는 해킹에 감염됐고 14대는 침투를 시도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0대는 전화기 교체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해킹 여부에 결론을 내리지 못 했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2018년 터키에서 살해된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약혼녀와 이 사건을 조사한 터키 관리 2명의 휴대전화도 암살 이후 스파이웨어에 감염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카슈끄지 아내의 휴대전화 역시 암살 몇 달 전 해커의 표적이 됐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2017년 사우디 정부는 5500만 달러를 내고 페가수스를 구매한 바 있다. 결국 사우디가 카슈끄지 사건의 처리 과정 등을 파악하기 위해 페가수스를 이용해 관련자를 해킹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페가수스는 문자메시지의 ‘함정 링크’ 등을 클릭하면 이용자가 보는 화면이나 사진, 녹음 파일, 위치정보, 통화내역, 비밀번호 등을 모두 빼낼 수 있는 강력한 스파이웨어다. 이용자를 실시간 감시하기 위해 심지어 카메라나 마이크도 구동할 수 있다. 스마트폰 내부의 보안 기술이나 기존의 암호화 기법 등으로는 페가수스의 해킹에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스마트폰 포렌식을 담당한 이탈리아 출신 연구원 클라우디오 과르니에리는 “페가수스를 보면 14세기에 흑사병을 마주한 의사처럼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만큼 해킹 공격에서 스마트폰을 보호할 방도가 없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에는 사용자가 링크를 누르지 않아도 해커가 메시지를 보내는 것만으로 스마트폰을 감염시키는 공격마저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강력한 기능 때문에 이스라엘은 NSO가 페가수스를 외국 정부에 수출할 때 국방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제하고 있다. 페가수스가 당초 취지와 다르게 사용된다는 지적에 대해 NSO 측은 성명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NSO는 “우리는 고객에 제공한 스파이웨어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이들이 수집한 정보에도 접근하지 않는다”면서 취재팀을 향해 “당신들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정보들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카슈끄지 사건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우리 기술은 어떤 방식으로든 그의 암살과 연관돼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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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백신 미접종자의 팬데믹”…코로나 입원환자 97% ‘미접종’

    최근 늘어나고 있는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입원 환자 거의 전부가 백신 미접종자나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병원들은 환자 수 급증에 대응해 지난해 사용했던 비상 계획을 다시 가동하고 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중서부와 남부 주(州)에서 41개 병원을 운영 중인 애드번트헬스는 올해 병원들이 치료한 코로나19 환자 약 1만2700명 중 97%가 백신 미접종자 또는 접종을 마치지 않은 환자라고 밝혔다. 또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다수가 암 등으로 면역 체계가 약화된 환자들로 조사됐다. 미국 내 대형 의료체인 중 하나인 HCA 헬스케어 역시 백신 접종을 완료한 환자는 전체 코로나19 환자 중 1%도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너선 펄린 HCA 최고의료책임자(CMO)는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코로나19로 병원에 오는 환자는 거의 미접종자들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병원 측은 앞으로 새롭게 나타날 환자 급증에 대비해 병실과 의료진을 충분히 확보하는 비상 계획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작년에 대부분의 병원들이 해봤기 때문에 익숙한 측면은 있지만, 이번에는 백신을 맞은 다른 질환 환자들이 병원에 많이 오는 데다 의료진도 지쳐있어서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캠 패터슨 아칸소 의대 학장은 “수술 일정을 줄이고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직원들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병원에 입원 중인 51명의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43명은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접종을 마치지 않았다. 병원 내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았던 것은 올해 1월15일로 모두 63명이었다. 최근 일주일 내 미국의 하루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8000명, 사망자는 238명으로 급증한 상태다. 물론 하루 수십 만 명의 확진자, 수천 명의 사망자가 나오던 올해 초보다는 훨씬 적지만 6월에 비해서는 크게 불어난 것이다. 미 보건당국은 최근 신규 확진자가 백신을 안 맞은 사람들에 집중됐다고 보고, 이들의 백신 접종을 설득하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최근 백악관 브리핑에서 “분명한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지금은 백신 미접종자들의 팬데믹(대유행)”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전체적으로도 입원 환자의 97%가 백신 미접종자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백신을 맞지 않은 미국인들은 최근 ‘델타 변이’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공개된 CBS뉴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백신 미접종자 또는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응답자 중 48%만이 델타 변이가 우려된다고 답했다. 오히려 백신 접종을 마침 사람들 중에서는 72%가 델타 변이를 걱정하고 있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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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 23번 찾은 메르켈… 바이든 “그리울것”

    “당신이 그리울 겁니다. 정말로요.” 15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79)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에게 고별의 인사를 전했다. 메르켈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을 “친애하는 조(Dear Joe)”라고 여러 차례 부르며 친근함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파트너일 뿐 아니라 매우 가까운 친구”라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을 방문한 첫 유럽 정상이다. 올 9월 임기가 끝나는 메르켈 총리의 방미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그는 총리가 된 2005년부터 16년 동안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바이든까지 모두 4명의 미국 대통령을 상대했다. 이날 워싱턴 방문은 재임 중 23번째로 백악관 방문 횟수도 10여 차례나 된다. 이 점을 들어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는 16년간 이곳을 자주 방문해 나보다 백악관 집무실을 더 잘 안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처럼 미국 대통령을 자주 만나온 메르켈 총리였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만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독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방위비 기여를 충분히 안 한다고 압박하면서 주독미군을 3분의 1가량 줄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날 회담은 불편했던 과거를 접어두고 양국 관계를 확실히 복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두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 등에 맞서 양국의 협력을 증진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모든 부문에서 완전한 의견 일치를 이룬 것은 아니다. 두 정상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미국은 이 사업이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강화시킨다며 우려를 표명했지만 메르켈 총리는 이런 관점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좋은 친구도 의견을 달리할 때가 있다”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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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美국무부 2인자 셔먼 ‘의도적 홀대’, 서열 5위와 회담 제안… 訪中 무산시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사진)이 다음 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면서 중국에는 가지 않는 이유가 중국의 의도적인 무시 전략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5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 2인자인 셔먼 부장관은 이번 방중에서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려 했다. 중국은 러 부부장 대신 외교부 서열 5위로 미국 담당인 셰펑(謝鋒) 부부장을 회담 상대로 제안했다. 중국의 이런 푸대접에 미국은 셔먼 부장관의 중국 방문 계획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셔먼 부장관의 방중 계획은 전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SCMP는 셔먼 부장관이 셰펑 부부장과 중국 톈진(天津)에서 회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셔먼의 방중이 성사되면 향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회담을 통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이 논의될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이날 미 국무부가 발표한 셔먼 부장관의 방문 일정에는 한국, 일본, 몽골만 있을 뿐 중국은 빠졌다. SCMP는 16일 “미국과 중국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지만 회담은 여전히 추진되고 있다”며 막판 조율이 이뤄지면 셔먼 부장관의 방중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중국이 ‘급’이 낮은 인사를 내세우며 미국을 무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에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쉬치량(許其亮) 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려 했지만 중국은 그보다 서열이 낮은 웨이펑허(魏鳳和) 국방부장을 카운터파트로 제안했다. 중국의 이런 태도가 미국에 대한 보복성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올 3월 미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외교장관 회담 직후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블링컨 장관에게 방중을 요청했다가 사실상 거절당한 적이 있다고 FT는 전했다. 미국의 제재 움직임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이 홍콩 탄압에 관여한 혐의로 7명의 중국 당국자를 대상으로 경제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홍콩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중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중국 당국을 압박했다. 셔먼 부장관은 21∼23일 한국을 방문한다. 방한 기간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폴 러캐머라 신임 주한미군사령관 등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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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의도적인 무시 때문?…美 셔먼 부장관, 방중 계획 중단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다음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면서 중국에는 가지 않는 이유가 중국의 의도적인 무시 전략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해 외교 회담을 사실상 무산시켰다는 것이다. 15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 2인자인 셔먼 부장관은 이번 방중에서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려 했다. 중국은 러위청 부부장 대신 외교부 서열 5위로 미국 담당인 셰펑(謝鋒) 부부장을 회담 상대로 제안했다. 중국의 이런 푸대접에 미국은 셔먼 부장관의 중국 방문 계획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셔먼 부장관의 방중 계획은 전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SCMP는 셔먼 부장관이 셰펑 부부장과 중국 톈진(天津)에서 회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셔먼의 방중이 성사되면 향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회담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이 논의될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이날 미 국무부가 발표한 셔먼 부장관의 방문 일정에는 한국, 일본, 몽골만 있었을 뿐 중국은 빠졌다. 중국이 ‘급’이 낮은 인사를 내세우며 미국을 무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에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쉬치량(許其亮) 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려 했지만 중국은 그보다 서열이 낮은 웨이펑허(魏鳳和) 국방부장을 카운터파트로 제안했다. 중국의 이런 태도가 미국에 대한 보복성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올 3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외교장관 회담 직후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방중을 요청했다가 사실상 거절당한 적이 있다고 FT는 전했다. 에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FT에 “중국의 이런 태도는 위험한 것”이라며 “(양국 간) 불신과 긴장, 오판의 위험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제재 움직임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이 홍콩 탄압에 관여한 혐의로 7명의 중국 당국자를 대상으로 경제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홍콩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중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중국 당국을 압박했다. 셔먼 부장관은 21~23일 한국을 방문한다. 방한기간 동안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고 박지원 국정원장, 폴 라캐머러 신임 주한미군사령관 등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 202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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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파월-옐런 “최근 인플레이션, 예상보다 크고 오래갈 것”

    두 명의 미국 경제 수장이 일제히 최근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크고 오래 갈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당장 통화 정책의 기조를 흔들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물가상승을 일시적인 것이라고 일축해오던 기존 입장이 다소 달라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5일(현지 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 상황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을 받았다. 그는 “경제 재개와 연관된 충격이 인플레이션을 2%보다 훨씬 높게 끌어올린 것”이라며 “우리는 당연히 이런 상황이 편하지 않다”고 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5.4%로 13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년 전보다 7.3% 올라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인플레이션은 역사상 유일무이한 일”이라며 “막대한 재정·통화 정책 지원으로 20조 달러의 경제를 연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호소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예상한, 또 그 누가 예상한 것보다 크다”면서 “여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우리의 도전 요소”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만약 일시적이라면 그것에 대응하는 것이 부적절하겠지만 더 길어진다면 우리는 이 위험을 재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만일 인플레이션 상황이 오래 지속될 경우 금리인상 등 적절한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다만 그는 당장은 제로 수준의 금리와 월 1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매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물가 상승이 수개월 간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급한 인플레이션을 몇 개월 더 보게 될 것”이라며 “이것은 한 달 만에 끝날 현상이 아니다”고 했다. 옐런 장관은 이어 “그러나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둔화돼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으로 본다”며 “물론 우린 이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집값이 급등해 버블 우려가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같은 위험이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높은 집값 때문에 주택 구매 의사가 있는 저소득 가정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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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 23번째’ 메르켈 고별방문…바이든 “나보다 백악관 잘 알아”

    “당신이 그리울 겁니다. 정말로요.” 15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고별의 인사를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옆에 서 있는 메르켈 총리를 부른 뒤 “독일과 미국의 파트너십은 당신이 이룩한 토대 위에서 더 강하게 지속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도 정상회담에서 당신을 만나던 게 그리워질 것 같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을 “친애하는 조(Dear Joe)”라고 여러 차례 부르며 친근함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파트너일 뿐 아니라 매우 가까운 친구”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회담 도중 메르켈 총리를 향해 “개인적인 친구일 뿐 아니라 미국의 친구”라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을 방문한 첫 유럽 정상이다. 올 10월 임기가 끝나는 메르켈 총리의 방미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그는 총리가 된 2005년부터 16년 동안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바이든 등 4명의 미국 대통령을 상대했다. 이날 워싱턴 방문은 재임 중 23번째로 백악관 방문 횟수도 10여 차례나 된다. 이 점을 들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는 16년 간 이곳을 자주 방문해서 나보다 백악관 집무실을 더 잘 안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처럼 미국 대통령을 자주 만나왔던 메르켈 총리도 트럼프 전 대통령만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독일과 안보, 무역 등의 현안에서 적지 않은 이견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독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방위비 기여를 충분히 안 한다고 압박하면서 주독미군을 3분의1 가량 줄이겠다는 엄포를 내놨다. 독일을 ‘러시아의 인질’이라고 폄하하면서 메르켈 총리와 통화에서 그에게 “멍청하다”고 모욕을 주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미국이 파리 기후협약이나 이란핵합의에서 탈퇴하는 등 트럼프가 ‘마이웨이’ 외교 노선을 보일 때마다 이를 비판하며 맞대응했다. 두 사람의 악화된 관계는 2017년 3월 메르켈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의 악수 요청에 불응했던 장면에서 극적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의 이날 회담은 불편했던 과거를 접어두고 양국 관계를 확실히 복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두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 등에 맞서 양국의 협력을 증진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메르켈 총리는 회견에서 “우리는 모두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를 지지하는 나라들”이라며 “인권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독일은 민주주의 원칙과 가치를 공유하고 개방적인 세계를 수호하는데 전념한다는 내용의 ‘워싱턴 선언’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모든 부문에서 완전한 의견일치를 이룬 것은 아니다. 두 정상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에 대해서는 이견을 노출했다. 미국은 이 사업이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강화시킨다며 우려를 표명했지만 메르켈 총리는 이런 관점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견에서 “좋은 친구도 의견을 달리할 때가 있다”면서 “다만 메르켈 총리와 나는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이웃나라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했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두 정상은 이날 이례적으로 만찬까지 같이 하며 우호 관계를 과시했다. 만찬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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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작년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 9만여명…팬데믹이 빚은 또다른 비극

    지난해 미국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진 사람이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대규모 봉쇄 조치로 약물 중독자들이 고립되면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생긴 현상으로 풀이된다.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에 따른 어두운 사회분위기, 봉쇄 등으로 중독자의 불안 및 우울증세가 더 심해졌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14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진 사람은 모두 9만3331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7만2151명)에 비해 29.4% 증가한 수치로 하루에 250명 이상, 매 시간마다 10명 이상 각각 사망한 꼴이다. 또 미 50개주 가운데 48개주에서 약물 사망자가 늘었을 정도로 전 지역에서 골고루 나타났다. 미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는 1970년만 해도 약 7200명에 불과했고 1988년 9000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약 30여 년 만에 10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약물 관련 사망자가 늘어난 것은 팬데믹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약물 중독자들이 대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점이 주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유통되는 약물의 독성 자체가 강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과거 약물 과다복용의 대부분은 진통제였지만 현재는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인 펜타닐, 헤로인 등으로 대체됐다. 특히 펜타닐은 원래 암 등으로 인한 심한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지금은 다른 약물과 섞여 불법으로 대거 유통되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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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 채굴업체, 환경 파괴 논란에 원전-신재생에 손 뻗쳐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막대한 환경 파괴가 생긴다는 논란이 이어지자 채굴업자들이 그 대안으로 원자력 발전과 청정에너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을 얻으려면 고성능 컴퓨터 여러 대를 오랫동안 돌려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풀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전기가 소모된다. 14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원전 스타트업인 오클로 사는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컴퍼스마이닝에 20년 간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오클로는 소형 원자로를 통한 전력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소형 원자로를 사용하면 기존의 원자력 발전소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비교적 많은 에너지를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 제이컵 드윗 오클로 최고경영자(CEO)는 “청정에너지 생산에 있어 비트코인은 엄청난 시장 기회”라고 했다. 오클로 측은 컴퍼스마이닝에 초기 단계에는 최소 150㎿(메가와트)의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다만 핵폐기 물질을 원료로 사용하는 오클로의 소형 원전 계획은 미 원전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실제 원전을 이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오클로 측은 지난해 규제당국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심사에는 최대 3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채굴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청정에너지 생산업체인 ‘에너지 하버’도 최근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스탠더드 파워’에 탄소 배출이 없는 전력을 제공하기로 했다. 파트너십은 올해 말부터 5년 간 이어질 계획이다. 최근 미국 뉴욕주에 있는 한 호수가 비트코인 채굴 때문에 마치 온천을 방불케 할 정도로 수온이 올라가면서 환경 파괴 논란이 일었다. 수천 대에 이르는 컴퓨터가 매일 돌아가며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해 나타난 현상으로 주민들은 이 업체 공장을 찾아가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 당국에서도 얼마 전부터 비트코인 채굴을 전면 금지하면서 전 세계 채굴업자들은 값싸고 깨끗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린 상태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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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파월 “물가상승 일시적…아직 금리 올릴 때 아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4일(현지 시간) 최근 물가상승은 일시적이라며 초저금리 기조에 당장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날 발표된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더 급등하자, 향후 긴축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공포를 가라앉히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해를 거듭하며 계속 오르는 것을 뜻한다”며 “만약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라면, 우리는 곧 지나갈 현상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현상(물가 상승)들은 자발적으로 가라앉을 것으로 우린 믿는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물가 상승에 대해서는 “예상했던 것보다 높고, 조금 더 지속적”이라면서도 “몇 달 안에 잦아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팬데믹과 관련된 병목 현상과 다른 공급 제약이 높은 수요와 낮은 공급이라는 ‘퍼펙트 스톰’을 만들었다”면서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는 이런 병목 효과가 사라지면 부분적으로 반전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의 언급은 전날 발표된 높은 물가 지표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며,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상 등으로 이에 선제 대응할 계획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항공료나 호텔값, 중고차 가격 등 특정 품목이 일시적으로 올랐다고 해서 금리를 조급하게 올리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자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이를 1년 4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또 시장에 더 많은 돈을 풀기 위해 매월 1200억 달러의 자산 매입도 지속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은 물론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대해서도 “미국 경제가 그 기준에 도달하기에는 아직 멀리 떨어져 있다”며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런 파월 의장의 언급과는 달리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하원의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면서 이에 대한 연준의 대응책이 무엇이냐는 질의를 쏟아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년 전보다 7.3%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보다 5.4% 상승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테이퍼링을 기존 예상보다 이른 올해 말경에 시작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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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델타변이에 신규확진 1주일새 2배로 늘어… 올림픽 코앞 日도쿄, 어제 하루 1149명 확진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일주일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사망률이 치솟을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도 나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자가격리 등 방역 규제를 다시 강화하는 분위기다. 13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2만334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주일 전보다 97%나 급증한 것이다. 하루 최대 30만 명대 신규 확진자가 나왔던 올 1월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지난달 주중의 1만 명대, 주말 수천 명대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AP통신은 이날 코로나19 재확산을 다루면서 델타 변이 증가와 정체된 백신 접종 속도,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 기간 모임 증가 등을 감염자 증가의 원인으로 봤다.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은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는 몇몇 주(州)들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지난 2주간 인구 대비 확진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5개 주는 1회 이상 백신 접종률이 △미주리 45.9% △아칸소 43% △네바다 50.9% △루이지애나 39.2% △유타 49.5%로 미국 전체 평균(55.6%)보다 낮았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각 주는 방역 규제를 다시 강화하고 나섰다. 서부 로스앤젤레스카운티와 중부 세인트루이스 보건당국은 최근 백신 접종자들도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써 달라고 권고했다. 플로리다주 오렌지카운티 역시 실내에서는 백신 접종 여부에 관계없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했다. 연방정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방역 규제를 다시 조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전미간호사노조(NNU)는 12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서신을 보내 “우리는 특히 무증상 감염자로부터 바이러스 전파를 줄이기 위해 CDC가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마스크 착용 지침을 복원해야 한다고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 연방정부는 올 들어 확진자가 크게 줄자 5월에 실외는 물론, 교실과 병원을 제외한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지침을 해제했다. 이후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자는 눈에 띄게 줄었다. 도쿄 올림픽 개막이 열흘도 남지 않은 일본도 최근 일주일간 1500∼2500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특히 도쿄도에선 14일 하루 1149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도쿄의 일일 신규 환자가 1000명을 넘은 건 5월 13일(1010명) 이후 두 달 만이다. ‘백신 모범국’ 이스라엘도 지난달 중순 한 자릿수에 머물던 신규 확진자 수가 13일 754명까지 늘었다. 3월 25일(817명)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전날 745명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확진자가 700명을 넘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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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델타 변이’ 확산에…美, 1주일만에 확진자 2배로 늘어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자가격리 등 방역 규제를 다시 강화하는 분위기다. 13일(현지 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 존스홉킨스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7일 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2만334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주일 전보다 97% 급증한 것이다. 올 1월 하루 최대 30만 명까지 신규 확진자가 나온 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지난달에 주중 1만 명 대, 주말에는 수천 명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매우 가파른 상승세다. AP통신도 이날 코로나19의 재확산을 다루면서 델타 변이의 증가와 정체된 백신 접종 속도, 7월 4일 독립기념일 연휴 모임 증가 등을 확진자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은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는 몇몇 주(州)들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인구 대비 확진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5개 주의 경우 1회 이상 백신 접종률이 △미주리 45.9% △아칸소 43% △네바다 50.9% △루이지애나 39.2% △유타 49.5% 등으로 미국 전체 평균(55.6%)을 밑돌았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각 주는 방역 지침을 다시 서둘러 강화하는 추세다. 서부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와 중부 세인트루이스의 보건당국은 최근 백신 접종자에게도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권고했다. 플로리다주의 오렌지카운티 역시 12일 실내에서는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밝혔다. 시카고의 경우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는 미주리와 아칸소 지역에서 오는 여행자는 열흘 자가격리를 하거나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연방정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방역 규제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의 최대 간호사 노조인 전미간호사노조(NNU)는 12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서신을 보내 이 같이 요구했다. NNU는 이 편지에서 “우리는 특히 무증상 감염자로부터 바이러스 전파를 줄이기 위해 CDC가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마스크 착용 지침을 복원해야 한다고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 연방정부는 올 들어 확진자가 급감하자 5월에 실외는 물론이고 교실과 병원을 제외한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지침을 해제했다. 이후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자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이달 초 독립기념일 연휴에는 주요 도시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수만 명의 인파가 불꽃놀이 등을 즐겼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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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곡물 생산 10년래 최저…제재·봉쇄·재해로 어려워” 인정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와 봉쇄로 경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에너지와 식량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백신 등 필수 의약품이 부족한 상태이고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자연재해로 주민 생활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도 밝혔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주유엔 한국대표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유엔 고위급 정치포럼(HLPF)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자발적 국별 검토(VNR) 보고서’를 발표했다. VNR은 2015년 유엔총회 결의에 따라 유엔이 매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성과를 점검하고 회원국들은 자발적으로 이에 관한 자국의 이행 현황을 발표하는 제도다. 한국은 2016년부터 참여하고 있지만 북한의 발표는 작년에 팬데믹으로 연기되면서 이번에 처음 이뤄졌다. 이번 북한 보고서는 박정근 내각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작성됐다. 북한은 이 보고서에서 “제재 및 봉쇄, 자연재해와 보건위기 지속은 경제성장의 도전 요소”라며 “에너지와 원자재 부족으로 제조업 생산은 불안정하다”고 자체 진단했다. 이어 “곡물 700만t 생산계획이 차질을 빚었다”며 “2018년에 495만t만 생산하면서 10년 내 최저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북한은 “에너지 현안 해결이 최우선순위”라면서 “전력생산량이 감소 추세이며 2016년 가뭄이 발전 총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보건 분야에서는 “의료인력·장비, 제약기술 기반, 필수의약품이 부족하다”면서 “백신 공급의 대부분은 (세계 백신 보급을 위한 비정부기구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이상고온, 황사, 태풍, 우박, 홍수 등의 피해를 나열하면서 “이런 반복적 재해로 식량생산 감소, 농업인프라 파괴 등 부정적 영향에 노출됐다”며 “인프라 현대화가 주요 도전 과제이며 낙후된 철도와 도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한은 성과를 표현한 부분에서는 기존의 주장들을 반복했다. 보고서는 “인민중심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고 배급체계를 통한 주민 수요를 충족했다”면서 “전 인구를 대상으로 무상주택도 제공했다”고 자찬했다. 국제사회에서 제기되는 인권 침해 우려를 의식한 듯 “아동폭력 학대 착취 인신매매 반부패를 금지했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 파트너십 항목에서는 “제재와 봉쇄, 적대시 정책으로 주권과 개발권이 도전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독립 평화 우정의 기치 아래 북한과 우호적인 모든 나라들과 우호적이고 협력적 관계를 발전시키고 남남협력(개도국 간 협력)을 증진했다”고 기술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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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진갤럭틱 “추첨으로 일반인 2명에 무료 우주관광 티켓”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이 이끄는 우주 관광기업 버진갤럭틱이 추첨을 통해 일반인 한 팀(2명)에게 우주관광 티켓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11일 시험 비행에 성공하며 상업용 우주관광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브랜슨이 우주여행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깜짝 이벤트에 나선 것이다. 12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버진갤럭틱은 기부금 모금단체 ‘오메이즈’와 함께 이 같은 추첨 행사를 진행한다. 18세 이상이면 전 세계 누구나 오메이즈 홈페이지를 통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오메이즈 측은 “추첨을 통해 선발되는 사람은 동반 1인과 함께 내년 초쯤 브랜슨의 우주비행선에 올라 무중력 상태를 체험하고 지구의 절경을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응모를 위해 5∼100달러의 기부가 권장되지만 반드시 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 달 31일까지 신청을 접수하고 9월 29일경 추첨한다. 오메이즈 측은 이번 추첨에 대해 “극소수의 자산가들만이 아니라 모든 인류가 우주에 접근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시험 비행에 성공한 버진갤럭틱은 본격적인 우주관광 사업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5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CNBC 방송에 따르면 버진갤럭틱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 같은 계획을 신고했다. 버진갤럭틱은 이미 600여 명의 고객으로부터 우주여행 사전 예약을 받았고 내년부터 관광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어서 우주선 제작 등에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버진갤럭틱에 이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이 이끄는 블루오리진도 미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유인 우주비행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이달 20일 베이조스가 직접 탄 ‘뉴 셰퍼드’가 예정대로 100km 상공 우주로 날아오를 수 있게 됐다. 브랜슨이 탑승했던 ‘유니티’와 달리 베이조스의 뉴 셰퍼드는 로켓형 우주선이다. 로켓에 실려 이륙한 유인 캡슐이 로켓에서 분리돼 우주여행을 체험하게 된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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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계 아이 때린 뒤 “중국” 소리친 美백인여성

    미국의 한 쇼핑몰에서 6세인 한국계 남자 어린이의 목을 주먹으로 때린 뒤 “중국”이라고 소리친 백인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12일 UPI통신과 아시아계에 관한 뉴스 전문 매체 ‘넥스트샤크’ 등에 따르면 경찰은 백인 여성 셸리 힐을 증오범죄와 폭행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사건은 이달 5일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쇼핑몰에서 발생했다. 힐은 쇼핑을 즐기고 있는 한국계 가족의 뒤로 다가와서 6세 남자아이의 목을 주먹으로 때렸다. 당시 아이는 아버지와 손을 잡고 걷고 있었고 아이의 어머니는 2세 딸의 유모차를 밀고 있었다. 힐은 아이를 공격하면서 “다 너희 잘못이다. 나는 너희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안다”면서 “중국”이라고 가족들에게 소리쳤다. 아버지는 아들의 앞을 막아선 뒤 힐을 향해 “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소리쳤고 힐은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아이의 어머니가 당시 현장에서 찍어 동영상 공유서비스 틱톡에 올린 영상(사진)을 보면 힐은 알 수 없는 욕설과 함께 “중국”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힐이 아이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고 쇼핑몰 보안요원이 다가왔지만 그는 힐을 제지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이 동영상에 ‘조심하라. 어디든 안전하지 않다’는 자막을 달았다. 어머니는 동영상을 찍은 이유에 대해 현장에서 그 여성에게 폭력으로 맞대응하는 것보다는 영상을 찍어둬서 증거로 삼는 게 더 나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경찰이 힐의 신원을 확인해 체포하는 데 도움이 됐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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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올린 거장, 한국인 차별 발언했다 뒤늦게 사과

    이스라엘 출신의 바이올린 거장 핀커스 주커만(73·사진)이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되자 뒤늦게 사과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그는 공연을 위해 한국도 여러 번 방문했다. 12일(현지 시간) 재미 한국계 음악인 커뮤니티와 클래식 매체 바이올리니스트닷컴에 따르면 주커만은 지난달 25일 미국 줄리아드음악원 초청으로 온라인에서 공개 강의(마스터 클래스)를 했다. 그는 아시아계 학생 2명의 라이브 연주를 들은 뒤 “바이올린은 노래하는 악기다. 노래를 불러 보라”면서 “한국인들은 노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 악기를 연주할 때 ‘노래를 한다’는 것은 악보대로 정확히 연주해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곡을 서정적으로 잘 표현해 낸다는 뜻으로, 그는 한국 연주자들의 표현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때 한 학생이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절반은 일본 피가 섞였다”고 하자 주커만은 “일본인들도 노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시안 흉내를 내 노래하더니 “이렇게 하면 노래가 아니다. 바이올린은 기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주커만은 행사가 끝날 무렵에도 “한국인들은 노래하지 않는다. 그건 그들의 DNA에 없다”고 했다. 그의 발언은 즉각 파문을 일으켰다. 주커만은 그 다음 주 사과 성명을 냈다. 그는 “지난 클래스에서 나는 젊은 음악인들과 소통하려 했지만 내가 사용한 말은 문화적으로 무감각한 것들이었다”며 “돌이킬 수는 없지만 진실된 사과를 전한다”고 했다. 주커만이 교수로 있는 맨해튼음대 제임스 갠드리 학장도 “그의 사과가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하지만 그의 표현이나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주커만을 초청한 줄리아드음악원은 “그의 무감각하고 모욕적인 고정관념에서 나온 발언은 우리의 가치를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그의 마스터 클래스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참석자들에게도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뒷수습에도 미국 내 아시아계 음악인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달 9일 페이스북에는 미 클래식 음악계의 인종차별에 맞서기 위한 모임이 만들어졌다. ‘아시안 뮤지션 얼라이언스 커뮤니티’라는 이 그룹에는 사흘 만에 250여 명이 가입했다. ‘보이콧 주커만’이라는 해시태그도 이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주커만이 이전에도 중국 등 아시아계 학생들을 향해 인종과 관련한 문제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는 증언도 속속 나오고 있다. 그는 1967년 당시 가장 권위 있던 레번트릿콩쿠르에서 한국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73)와 공동 우승했고 이후 정경화와 오랜 라이벌 관계로 지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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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계 6세 남아 폭행’ 美 백인여성, 증오범죄 혐의 체포

    미국의 한 쇼핑몰에서 6살인 한국계 남자 어린이의 목을 주먹으로 때린 뒤 “중국”이라고 소리친 백인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12일 UPI 통신과 아시아계에 관한 뉴스 전문 매체 ‘넥스트 샤크’ 등에 따르면 경찰은 백인 여성 셸리 힐을 증오범죄와 폭행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사건은 이달 5일 오전 미국 라스베가스의 한 쇼핑몰에서 발생했다. 힐은 쇼핑을 즐기고 있는 한국계 가족의 뒤로 다가와서 6살 남자아이의 목을 주먹으로 때렸다. 당시 아이는 아버지와 손을 잡고 걷고 있었고 아이의 어머니는 2살 난 딸의 유모차를 밀고 있었다. 힐은 아이를 공격하면서 “다 너희 잘못이다. 나는 너희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안다”면서 “중국”이라고 가족들에게 소리쳤다. 아버지는 아들의 앞을 막아선 뒤 힐을 향해 “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소리쳤고 힐은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아이의 어머니가 당시 현장에서 찍어 동영상 공유서비스 틱톡에 올린 영상을 보면 힐은 알 수 없는 욕설과 함께 “중국”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힐이 아이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고 쇼핑몰 보안요원이 다가왔지만 그는 힐을 제지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이 동영상에 ‘조심하라. 어디든 안전하지 않다’는 자막을 달았다. 어머니는 동영상을 찍은 이유에 대해 현장에서 그 여성에게 폭력으로 맞대응하는 것보다는 영상을 찍어둬서 증거로 삼는 게 더 나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경찰이 힐의 신원을 확인해 체포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갑작스런 공격으로 아들이 놀라긴 했지만 금새 안정을 찾고 오히려 “동생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고 말해 대견하다고 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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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DNA에 표현력 없다” 바이올린 거장 주커만 인종차별

    바이올린 거장인 핀커스 주커만(73)이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되자 뒤늦게 사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그는 공연을 위해 한국도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시아계 음악인들이 미국 클래식 음악계의 인종차별 문제를 겨냥해 집단 대응에 나서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재미 한국계 음악인 커뮤니티와 클래식 음악 매체인 바이올리니스트닷컴에 따르면 주커만은 지난 달 25일 줄리아드 음악원의 초청으로 온라인에서 마스터 클래스(공개 레슨)를 열었다. 그는 아시아계 학생 2명의 라이브 연주를 들은 뒤 “거의 완벽하다. 칭찬이다”라면서 “그런데 완벽하게 연주하는 것은 덜 생각하고 프레이징(선율을 잘 분절해 연주하는 기법)을 더 생각하라. 식초 또는 간장이 조금 더 필요하다”면서 웃었다. 학생들이 연주를 더 해보자 그는 “바이올린은 노래하는 악기다. 노래를 불러보라”면서 “한국인들은 노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악기를 연주할 때 ‘노래를 한다’는 것은 악보대로 정확히 연주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곡을 서정적으로 잘 표현해 낸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는 한국 연주자들의 표현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때 한 학생이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고 말하자 주커만은 “그럼 어디 출신이냐”고 물었고 이 학생은 다시 “절반은 일본 피가 섞였다”고 답했다. 그러자 주커만은 “일본인들도 노래하지 않는다”면서 아시안 흉내를 내 노래를 부르더니 “이렇게 하면 노래가 아니다. 또 바이올린은 기계가 아니다”고 했다. 순간 학생들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고 한다. 주커만은 행사가 끝날 무렵에도 “한국인들은 노래하지 않는다. 그건 그들의 DNA에 없다”고 재확인했다. 주커만의 이날 레슨은 100여 명의 학생과 교수들이 지켜보고 있었고, 이날 발언은 즉각 파문을 일으켰다. 주커만은 그 다음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마스터 클래스에서 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재능이 충만한 두 명의 젊은 음악인들에게 뭔가를 소통하려고 했지만 내가 사용한 말은 문화적으로 무감각한 것들이었다”며 “이 학생들에게도 개인적으로 사과의 글을 쓴다.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어서 죄송하다. 돌이킬 수는 없지만 진실된 사과를 전한다. 이로 인해 값진 뭔가를 배웠다. 앞으로 더 잘 하겠다”고 했다. 주커만이 교수로 재직 중인 맨해튼음대(MSM) 제임스 갠드리 학장도 교직원과 졸업생 등에게 서신을 보내 주커만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갠드리 학장은 “그의 사과가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하지만 마스터클래스 도중 그가 표현한 말이나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주커만과 얘기를 나눴고 그가 뉘우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주커만을 초청한 줄리어드 음악원도 “그의 무감각한, 그리고 모욕적인 문화적 고정관념에서 나온 발언은 우리의 가치를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이날 마스터클래스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참석자들에게도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뒷수습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아시아계 음악인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달 9일 페이스북에는 클래식 음악계의 인종차별에 맞서기 위한 모임이 만들어졌다. ‘아시안 뮤지션 얼라이언스 커뮤니티’라는 이름의 이 그룹에는 사흘 만에 250여 명이 가입했다. ‘보이콧 주커만’이라는 해시태그도 이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주커만의 사과나 MSM 등의 사후 조치가 충분치 않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 주커만이 이전에도 아시아계 학생들을 향해 인종과 관련한 문제 발언들을 여러 차례 해왔다는 증언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그는 1967년 당시 가장 권위가 있던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 한국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공동 우승한 바이올린의 거장이다. 이를 계기로 그는 정경화와 오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 논란을 보도하면서 “미국에서 아시아계 연주자들은 너무 기계처럼 연주하고 감정이 없다는 인종적 편견에 시달려 왔다”면서 “최근 아시아계 혐오가 생기면서 이에 대한 음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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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억만장자, 지상86km ‘지구밖 여행’ 성공… 우주관광 꿈이 현실로

    “일생일대의 경험이었다. 모든 것이 마술 같았다.” 11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 영국의 억만장자 사업가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71)은 약 1시간의 짧은 우주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와 이렇게 말하며 “새로운 우주시대의 새벽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그는 “아직도 우주에 있는 기분이다. 현실 같지가 않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브랜슨이 세운 우주 여행사 버진갤럭틱의 이날 시범 비행이 성공하면서 인류 역사에 우주관광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갤럭틱은 앞으로 시범 비행을 두 차례 더 한 뒤 이르면 내년 초부터 25만 달러(약 2억8700만 원)를 주고 티켓을 구매한 고객 600여 명을 차례로 우주에 실어 나를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미 항공우주국(NASA) 등 각국에서 선발돼 특수훈련을 받은 소수 비행사들만 우주를 구경했다면, 앞으로는 돈만 충분히 있으면 누구나 지구 밖으로 여행할 수 있는 시대가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브랜슨은 이날 오전 8시 40분(한국 시간 11일 오후 11시 40분)경 스페이스포트에서 갤럭틱의 우주비행선 ‘VSS 유니티’를 타고 우주로 향했다.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당초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반가량 지연된 스케줄이었다. 브랜슨과 갤럭틱 직원 3명, 전문 조종사 2명 등 모두 6명이 탄 유니티는 고도 약 14km에 이르자 모선(母船) ‘이브’와 분리돼 초음속 스피드로 우주를 향해 날아갔다. 이후 지구 상공 86km까지 도달한 이들은 4분간 미세중력(microgravity) 상태를 체험했다. 브랜슨은 이때 동료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공중 부양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으면서 “모든 어린이 여러분, 나도 별을 보며 꿈을 키운 어린이였다. 이제 어른이 돼 우주선에서 아름다운 지구를 내려다보고 있다. 여러분도 할 수 있는 것을 상상하라”고 말했다. 그의 인생 모토는 “용감한 자는 영원히 살 수 없지만, 조심스러운 사람들은 아예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VSS 유니티는 이륙 약 1시간 만인 오전 9시 40분경 스페이스포트 활주로로 귀환했다. 모선 명칭 ‘이브’는 아동복지 운동가인 그의 어머니 이름에서 따왔다. 브랜슨이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침에 따라 그를 비롯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까지 억만장자들의 ‘우주관광 3파전’이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브랜슨은 2004년 갤럭틱 설립 이후 17년간 시행착오를 수차례 겪었다. 2014년 비행 때는 우주선이 추락해 조종사가 사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600여 명의 부호들이 25만 달러에 이르는 티켓을 사전 구매하는 등 그의 우주관광 프로젝트에 높은 신뢰를 보여줬다. 갤럭틱의 사전 예약 고객 명단엔 영화배우 톰 행크스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팝가수 저스틴 비버 등 유명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험 비행에 성공한 만큼 2014년 추락 사고 이후 중단된 사전 예약이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판매될 티켓 가격은 25만 달러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브랜슨에게 선수를 뺏긴 베이조스는 자신이 만든 우주탐사 기업 블루오리진을 내세워 이달 20일 우주관광에 직접 나선다. 남동생 마크와 1960년대 우주비행사 시험을 합격하고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선발에서 제외된 80대 여성 월리 펑크, 2800만 달러(약 321억 원)를 내고 경매에서 티켓을 낙찰받은 익명의 고객이 동행한다. 탑승 비용을 지불한 민간인이 동승하는 만큼 진정한 우주관광의 효시는 브랜슨이 아니라 베이조스가 세울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베이조스는 11일 인스타그램에 “브랜슨과 승무원들에게 비행을 축하한다. 나도 하루빨리 (우주비행) 클럽에 가입하고 싶다”고 썼다. 머스크도 우주관광 경쟁에 일치감치 뛰어들었다. 그가 2002년 창립한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는 올 9월 일반인 4명을 태워 지구 궤도를 도는 비행을 시도한다. 머스크는 11일 스페이스포트에서 브랜슨과 기념사진을 찍고 그의 비행을 직접 관전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머스크는 자신의 기업이 아닌 갤럭틱의 우주비행 탑승권을 사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기업의 우주선을 먼저 벤치마킹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다. 브랜슨도 이날 비행에 앞서 “일론은 내 친구다. 나도 언젠가 그의 비행선을 타고 여행할 날이 올지 모르겠다”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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