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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할린에서 귀국한 강제 징용 피해자 유족 수십 명은 피해 신고도 못했습니다. 기간이 지났다며 신고조차 받아주지 않는 나라가 과거사를 얘기할 자격이 있나요.” 광복 71주년을 맞아 국회에서 ‘대일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대일항쟁기위원회)를 다시 구성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소식에 신윤순 사할린 강제 동원 억류 피해자 한국 잔류 유족회장(72·여)은 이렇게 얘기했다. 강제 징용 피해를 계속 접수하고 진상을 조사하는 작업이 절실한데 이런 역할을 하던 기관이 없어지자 아무도 피해자를 돌보지 않고 있다는 게 신 회장이 보는 한국의 현실이다. 1943년 아버지가 사할린으로 끌려간 이듬해 태어난 신 씨는 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위해 이달 초 러시아로 가는 사람에게 관련 자료를 찾아달라고 의뢰했다. 그는 “91세 어머니에게 ‘아버지가 언제 돌아가셨다’는 사실이라도 알려드리려고 이렇게 애를 쓰고 있는데 정부가 강제 동원의 실상을 밝히려던 노력을 그만두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의 일부 양심 있는 학자들도 이런 국회의 움직임을 반기고 있다. 재일조선인운동사연구회에서 활동해 온 히구치 유이치(통口雄一) 고려박물관장은 최근 동아일보에 보내온 e메일에서 “위원회 조사를 통해 일본이 ‘강제 연행은 없었다’는 주장을 펼칠 수 없을 정도의 중요한 사실과 실태가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대일항쟁기위원회의 조사·연구 성과가 식민지 지배의 근대사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식민지 지배구조의 전체 틀 속에서 강제 동원을 파악해야 하는데 총체적인 실태 규명은 아직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위원회의 활동이 피해자 지원 사업을 하기 위해 국외 강제 동원 문제에 치우친 부분이 있는데 한국 내 강제 징용은 물론이고 군비 조달을 위한 공출 등까지 강제 동원의 개념을 넓혀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대일항쟁기위원회가 활동을 멈추면서 위원회의 업무는 현재 행정자치부 아래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의 2개 과(課)로 승계됐다. 하지만 10여 명의 인력이 활동하는 게 고작이다. 전문 조사인력을 포함해 100여 명이 활동하던 위원회와 비교하면 조사·연구 역량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지원단은 대일항쟁기위원회가 남긴 34만여 건의 강제 동원 피해 조사 자료를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하기도 했다. 피해 신고를 계속 받으면서 꾸준히 수정하며 활용해야 하는 ‘현행 자료’이지만 사실상의 ‘보관 절차’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부분이다.김도형 dodo@donga.com·홍수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사진) 체제가 들어서면서 당정청 안정감이 커진 만큼 조만간 개각을 통해 임기 말 국정동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당 대표가 개각을 언급했고 특별사면 단행에 이어 광복절이 지나면 개각을 늦출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후보자 인사검증 등 실무 작업이 마무리돼 박 대통령의 결심만 남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개각 대상 부처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기조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각각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우선 거론된다. 여기에 현 정부 출범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장수 장관’도 교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외교부 등이 그런 예다. 일각에선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2월 임명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차관급)의 교체설도 나온다. 야권이 박 처장의 교체를 강력히 요구하는 만큼 이를 수용해 ‘협치 정국’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여권 핵심 인사는 “박 대통령은 꼭 필요한 인사만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 개각 폭은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3곳 안팎의 ‘소폭 개각’에 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미래부 장관은 최재유 2차관과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윤 원장은 광주 출신이어서 탕평인사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11일 청와대 오찬에서 ‘탕평·균형·능력·배려 인사’를 건의한 바 있다. 문체부 장관에는 조윤선 전 새누리당 의원이 거론된다. 만약 그가 발탁된다면 현 정부에서만 여성가족부 장관과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 이어 다시 장관을 맡는 진기록을 갖게 된다. 일각에선 ‘돌려 막기 인사’라는 비판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개각이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 문제와 얽혀 있어 시기가 늦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검증 실패 시 우 수석뿐 아니라 박 대통령이 직접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도 이번 주 자신이 신설하겠다고 밝힌 국민공감전략위원장을 발표하는 등 ‘이정현표 인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 개혁과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당의 모든 인적자원과 시스템을 완비해 가동할 수 있도록 당직 인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공감전략위원장 외에 지명직 최고위원과 당 대변인, 여의도연구원장, 신설될 당무감사위원장 등 20여 개 당직이 공석 상태다. 특히 당무감사를 통해 부실 당협위원장을 솎아낼 당무감사위원장 인선은 관전 포인트다. 당협위원장의 ‘계파 지형’은 내년 대선후보 경선 판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계파 충돌의 뇌관이 될 수 있다. 한 비박(비박근혜) 진영 의원은 “이 대표가 계파 해체와 탕평 인선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비박 진영도 다시 뭉쳐 친박 지도부를 견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주 당정청 인선이 여권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의 계파 청산 의지와 당청 관계의 변화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장택동 will71@donga.com·홍수영·류병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함께한 11일 청와대 오찬 분위기는 1시간 50분 내내 화기애애했다. 이날 오찬은 이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조원진 이장우 강석호 최연혜 유창수 최고위원,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4·13총선 이후 4개월 만에 진용을 갖춘 새 지도부와의 상견례 자리였다. 박 대통령이 먼저 “여기 참여하신 분들이 국가관도 투철하고 소명의식도 강해 앞으로 당을 잘 이끌어 주리라 기대를 많이 하게 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박상영 선수를 언급하며 “지금 안팎으로 나라 사정이 어렵지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정신은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대통령이 강조한 화두는 ‘당정청 혼연일체’였다. 박 대통령은 “당정청이 하나가 돼서 오로지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갈 때 국민의 삶도 지금보다 편안해질 수 있고 나라도 튼튼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이 정부에서 중요한 일들이 잘돼야 정권 재창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며 당정청 화합을 재차 강조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표는 “여당과 야당을 굳이 구분해 놓은 것은 여당과 야당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여당은 대통령이 이끄는 이 정부가 꼭 성공할 수 있도록 당정청이 완전히 하나가 돼 책무를 꼭 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의 안정적인 후반기 국정 운영을 위해 여당이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정청 간 ‘신(新)밀월’ 분위기를 반영하듯 회동 대부분은 크고 작은 민생 문제에 할애했다. 산간 지역의 도시가스 공급,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도의 지하화 같은 민원 문제까지 대화에 올랐다고 한다. 반면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 등 민감한 현안은 거론되지 않았다. 이 대표가 이날 ‘통 큰 사면’을 강조함에 따라 1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경제인 등의 광복절 사면안 규모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가 청와대 기류를 사전에 파악해 사면 얘기를 꺼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탕평 균형 능력 배려 인사’를 강조한 것을 놓고 개각 폭이 커질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지역 사투리를 이용한 농담으로 분위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경상도말로 ‘할머니 비켜주세요’를 세 글자로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고 묻고는 참석자들이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할매 쫌”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 “내가 농담을 하면 다 썰렁하다고 한다. 썰렁하면 안 웃어야지, 다 웃고 나서 썰렁하다고 하니 억울하다”고도 했다.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은 오찬 직후 “(대통령을) 모신 이후로 (대통령이) 이렇게 많이 웃으신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고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전했다. 청와대는 한식 코스요리에 이 대표가 좋아하는 냉면과 호남 음식에서 즐겨 쓰이는 식재료인 능성어 요리를 준비했다. 건배 제의는 선출직 지도부 중 유일한 비박(비박근혜) 진영인 강 최고위원이 했다. 강 최고위원은 “언론에서 저를 비주류라고 하는데 사실 저는 주류”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잘 알고 있다. 저도 절대 비주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홍수영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새누리당 8·9전당대회에서 친박(친박근혜)계가 당권을 장악하면서 비박(비박근혜) 진영은 제각기 독자적인 행보를 모색하고 있다. 당내 대권주자 상당수가 비박 성향이라는 점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권의 원심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비박 진영 4선인 나경원 의원은 10일 당내 의원모임인 ‘포용과 도전’의 창립총회를 열었다. ‘보수 개혁을 통한 포용적 보수를 지향한다’는 취지로 격주 화요일마다 조찬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첫 발제자로는 2005년 박근혜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탈당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이 나섰다. 나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제민주화로 또 (야당을) 쫓아갈 순 없지 않느냐”며 “내년 대선에 앞서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왜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보수의 가치를 기반으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모임이 차기 원내대표나 서울시장, 대권 도전 등 향후 행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민생투어를 재개했다.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정현 신임 대표를 향해 “일을 잘하기 위해선 집권여당의 대표가 대통령과의 정례회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며 “저는 그걸 (임기) 1년 9개월 동안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김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우리 경제가 크게 어렵고 양극화도 심하다. 방명록에 ‘지금 대한민국에 김대중 대통령님의 지도력이 필요합니다’라고 적었다”고 했다. 새 지도부 중 유일한 비박 진영이자 김 전 대표의 측근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이날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당원들이 의문을 갖는 사항을 밝히고 투명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김성회 녹취록’ 파문 등의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각종 파문으로) 아픈 사람도 있지만 시급한 민생 문제부터 다루자”며 즉답을 피했다고 한다. 6월 복당 이후 잠행을 거듭해 온 유승민 의원은 전당대회 결과와 관련해 “새 지도부가 국민들께서 실망하는 부분에 대해 잘해주길 기대하는 마음밖에 없다”며 말을 아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도 ‘전기요금 폭탄’을 걱정하며 에어컨 사용을 어쩔 수 없이 자제하는 각 가정의 불만이 빗발치자 야권은 한목소리로 누진제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다. 산업·일반용에 비해 가정용에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을 부과하는 현행 전기요금 체계를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개선책을 찾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정치권에서 누진제 개편을 가장 먼저 주장하고 나선 국민의당은 연일 이 문제를 거론하며 정부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전 세계에서 우리가 누진제가 가장 심하다”며 “누진단계를 조정하자는 국민의당 주장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아직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누진 폭탄을 국민들에게 덮어씌워서는 안 된다”며 “국민도 공정한 요금체계를 바탕으로 쾌적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29일 현행 6단계인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에서 1·2단계를 통합해 1단계 요금을, 3·4단계를 통합해 3단계 요금을 각각 적용하는 식으로 모두 4단계로 줄여 가정용 전체 요금을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 대신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에 요금을 더 물려 한전의 손해를 보충하는 방식이다. 이태흥 당 정책실장은 “한전의 전기요금 약관을 수정하면 법 개정 없이도 즉각 시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누진제 개편에 맞장구를 쳤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산업용 전기요금과 가정용 전기요금의 불균형에 대해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며 “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이를 위해 누진배율을 제한하고 누진단계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현재 6단계인 누진단계를 3단계로 줄이고, 누진배율 역시 11.7배에서 2배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업계의 반발과 전기를 많이 쓰는 가정이 더 많은 혜택을 보는 부자 감세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누진제 완화의 모순, 전기요금 수익구조 등을 종합 고려하면 명쾌한 답을 찾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8일 정부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누진제 개선 방안이 있는지 검토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길진균 leon@donga.com·홍수영 기자}
정부가 연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국회 처리를 압박하는 가운데 9일 야당이 기존 입장을 바꿔 이달 중 처리 방침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야 3당이 요구한 검찰개혁 및 사드대책 특위 등 8가지 요구사항과 추경안 처리를 연계하지 않기로 하면서 추경안 처리에 청신호가 켜졌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추경은 그 성격상 시기가 생명이며 더 이상 늦어질 경우에는 효과가 반감된다”며 “지금이 바로 추경을 조속히 처리해 경제 회복의 불씨를 살릴 적기”라고 말했다. 정부는 추경안 통과의 데드라인으로 정한 12일을 넘길 경우 정부 내 준비 절차와 지방자치단체 추경 일정 등이 지연되면서 집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여야는 12일 처리가 어려워진 만큼 22일 본회의에서 추경안 등 처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추경안 처리 지연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더민주당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추경안을 8월 말 안에 처리하겠다”며 “추경은 속도가 아닌 방향의 문제”라고 밝혔다. 또 검찰개혁 특위, 사드대책 특위 등 야 3당이 합의한 8개 사항과 관련해서는 “추경과 연계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도 이달 내 추경안 처리에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우리는 서별관회의(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 개최와 추경 처리만 연계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서별관회의 청문회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날 2017년 예산을 올해보다 3∼4% 정도 증액하고 청년 일자리, 저출산·고령화 대책 관련 예산을 평균 증가율보다 더 늘리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내년 예산은 398조∼402조 원 수준에서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홍수영 / 세종=손영일 기자}

“미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 9일 새누리당 당권을 거머쥔 이정현 신임 대표는 전당대회 정견 발표 때 목청이 터져라 “일하고 싶다”고 외치고 또 외쳤다. 이번에도 그 간절함은 통했다. 이 대표는 경선을 앞두고 홀로 배낭을 멘 채 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녔다. 버스정류장 앞 기사식당에 무작정 들어가 혼자 식사를 하는 택시기사와 마주앉아 바닥 민심을 청취하고 ‘웰빙 정당’의 머슴 대표를 자처했다. 그렇게 ‘거위의 꿈’은 현실이 됐다. 인순이의 ‘거위의 꿈’은 이 대표가 2007년 대선 경선 때부터 휴대전화 통화연결음으로 사용한 음악이다. 처음 이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 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라는 노랫말이 자신의 처지와 똑같다고 느낀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 정견 발표 때도 “모두가 근본 없는 놈이라고 등 뒤에서 저를 비웃을 때도 저 같은 사람을 발탁해 준 박근혜 대통령께 감사함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박심(朴心·박 대통령의 마음)’을 두고 한 말이지만 과장된 얘기도 아니다. 이 대표는 스스로를 ‘비주류의 비주류’ ‘무(無)수저 출신’이라고 말한다. 전남 곡성 ‘깡촌’ 출신으로 1985년 구용상 전 민주정의당 의원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민정당 최말단인 간사 ‘병’으로 당직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당에서는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호남에서는 ‘영남당’ 출신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변방을 맴돌아야 했다. 그의 정치 인생이 180도 달라진 건 박 대통령을 만나면서다. 박 대통령은 2004년 당 수석부대변인이었던 이 대표에게 자신의 공보 역할을 맡겼다. 박 대통령이 2007년 대선 경선에서 패한 뒤 ‘정치적 칩거’에 들어갔을 때는 이 대표가 박 대통령의 ‘대변인격’으로 언론과의 소통을 도맡았다.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한 건 이때부터다. 그만큼 박 대통령에 대한 로열티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다. 이 대표는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던 2013년 4월경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만나 이런 말을 했다. “요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책을 읽고 있다. 당시 영국 아이들은 ‘남자도 총리를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대처가 11년 반 동안 총리를 하면서 나온 얘기다. 3년 뒤 한국 아이들이 ‘남자도 여자만큼 대통령을 잘할 수 있느냐’고 물을 날이 올 것이다.” 당내에선 박 대통령과의 이런 ‘특수 관계’가 수평적 당청 관계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이 대표는 “하늘이 무너질 것을 걱정하는 것과 같다”며 “앞으로의 당청 관계는 지금까지 봐온 당청 관계와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만일 청와대와 정부가 국민의 생각과 괴리가 있다면 횟수에 관계없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당이 ‘청와대 2중대’라는 비판을 불식시키겠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이날 정견 발표 때 “우리 당뿐만 아니라 정부의 인사도 탕평 인사, 유능한 사람들이 발탁되는 능력 인사, 어렵고 힘든 사람을 배려하는 배려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확실히 관여하고 개입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많은 비판을 받아온 인사 문제에 당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2014년 6월 청와대를 나올 때 사실상 경질됐다는 말도 있어 청와대의 뜻에 고분고분 따르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대표를 정치적으로 발탁한 건 박 대통령이지만 ‘지역주의 타파의 전사’ ‘호남 대표’를 만든 건 스스로의 ‘무모한 도전’의 결과인 만큼 이제부터 ‘이정현식(式) 정치’를 보여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는 “말단 당 사무처 직원에서 대표까지 16계단을 밟아 올라왔다”며 “죽어야 산다는 각오로 새누리당의 행태, 관행, 시스템, 의식을 바꿔 나가는 데 매달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홍수영 기자}
여야가 정부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12일 처리키로 했으나 사실상 불발됐다. 당초 여야는 추경 통과의 시급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야당이 검찰 개혁 및 사드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한 연장 등 8가지를 요구하면서 여야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구조조정을 확고히 추진하는 한편으로 6만8000개의 일자리를 하루라도 빨리 창출하고 침체된 지역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어야 한다”며 국회의 추경안 처리를 거듭 호소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6월 “추경안의 국회 처리가 8월로 넘어간다면 추경 무용론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6월 당시 여야 모두 추경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경제는 타이밍이다.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했고,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추경안은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약속했었다. 더민주당이 올해 누리과정 예산 부족 문제와 추경안 처리를 연계하려 하면서 여야 협상은 일찌감치 파행을 예고했다. 국민의당이 “올해는 지방재정교부금 1조9000억 원으로 충당하자”고 중재하면서 더민주당도 입장을 바꿨지만 야 3당이 여당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하자 여야 대치가 이어졌다. 여기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까지 불거진 것이다. 새누리당은 야 3당의 8대 요구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노동개혁 4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민생법안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주광덕 의원은 “추경안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예결특위 종합정책질의를 거쳐 계수조정소위에서 심사하는 데 나흘 정도면 된다”며 “야당이 선결 조건으로 내세운 서별관회의 청문회 등은 병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타이밍이 생명이라던 추경안 처리 지연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12일부터 31일까지 임시국회를 열고 22일 본회의에서 결산안과 추경안을 처리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며 3당 원내수석부대표 간 가합의 사항을 공개했다. 조선해운업 부실 관련 청문회(서별관회의 청문회)를 17∼19일 개최하고, 세월호 특조위 기한을 연장키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일방적인 공개에 대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잠정 합의한 적도 없다. 유감이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상황은 더 꼬이는 분위기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홍수영 기자}
새누리당 8·9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주호영 의원이 5일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단일 후보로 확정됐다. 이로써 전당대회는 주 의원과 범친박(친박근혜) 진영의 이정현 이주영 한선교 의원 등 4파전으로 치러진다. 전국 34만7000여 명의 당원 대상 선거인단 투표(7일)가 임박해 있어 일부 후보가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한 친박 후보들의 단일화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각 후보들은 완주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주 의원과 정병국 의원은 이날 충남 천안에서 열린 충청권 합동연설회 직후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결과를 발표했다. 후보 등록 직전 정병국-김용태 의원 간 1단계 단일화에 이은 2단계 단일화였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의원에게 뒤지던 주 의원이 단일 후보가 된 것을 두고 “이변이 연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박 진영 외에 TK(대구경북) 지역 친박 표심도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은 주 의원 쪽에 힘을 실어줬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박 진영은 당내 친박세가 강한 TK 지역에서 단일 후보가 나온 게 단일화 시너지를 키울 수 있다며 반색하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 측 한 인사는 “내년 당내 대선 경선을 앞두고 수도권 출신인 정 의원보다 TK 출신인 주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게 TK 지역에서 비박의 영향력을 확대하기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물밑에서 동향을 살피던 친박계는 비박 단일화를 계기로 어느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지 막판 저울질을 하고 있다. 현재 충청 및 강원 지역에서는 이정현, PK(부산경남) 지역에서는 이주영 의원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 대표 불출마 선언 후 잠행하던 최경환 의원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날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최 의원은 김 전 대표의 비박 진영 단일화 종용 발언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조만간 친박 후보 중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결정해 물밑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원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서청원 의원의 의중도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이주영 의원의 선거운동을 위해 청년응원단 30여 명을 불법 동원하고 금품 등을 제공한 혐의(정당법 위반)로 당원 박모 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 의원은 “내 캠프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모두 자원봉사자”라고 해명했지만 전당대회의 막판 표심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3일 검찰 개혁 및 사드대책 특별위원회 구성과 8월 임시국회에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기간 연장 처리 등에 공동전선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요구들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심사와 연계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야권이 8개의 전제조건을 내걸고 민생경제를 위한 추경안 처리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반발했다. 추경안 심사를 앞두고 여야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국회 파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여야, ‘발목잡기’ 네 탓 공방 더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 회동을 하고 8개 사항에 대해 합의했다. 여기에는 3개 사항 외에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차원의 조선해운 구조조정(서별관회의) 청문회 개최 △5·18민주화운동 특별법 당론 채택 △정부에 내년 누리과정 예산 대책 요구 △백남기 씨 물대포 사건 관련 안전행정위원회 청문회와 어버이연합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 개최 등이 포함됐다. 더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적어도 검찰 개혁 특위, 사드대책 특위, 세월호 특조위 기한 연장 등 세 가지는 국민적 공감대가 분명한 문제인 만큼 이후 (추경안 처리와 연계할지)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세 가지 요구를 새누리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추경안의 보이콧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간 연장에 대해 예산 낭비 등을 이유로 ‘수용 불가’ 방침을 밝힌 만큼 여야가 절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경안 처리가 절실한 새누리당은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앞서 1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 협상에서 서별관회의 청문회 실시와 누리과정 해법 마련을 위한 여야정 정책협의체 구성 등에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이 이뤄진 상황에서 야3당이 먼저 공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시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야당이 민생경제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처리에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의회 권력을 가졌다고 해서 민생과 경제는 안중에도 없는 고질병이 또 도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우 원내대표는 3당 원내대표 회동 모두발언에서 “지난 3개월간 야당은 국정 운영에 협조하면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이 변화하기를 기다렸다”며 “여소야대 국면에서 소수 여당이 다수 야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로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고 책임을 미룬 것이다.○ 기류 변화 보이는 더민주당 이날 야3당의 공조가 성사된 데는 더민주당의 미묘한 입장 변화가 반영됐다. 그간 더민주당은 사드 배치를 놓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두 야당과 거리를 둬왔다. 하지만 이날 국민의당이 공조를 요구해왔던 ‘5·18민주화운동 특별법(5·18 비방 처벌법)’ 당론 채택은 물론이고 사드대책 특위 구성에도 합의했다. 일각에서는 차기 전당대회 주자들이 사드 배치 반대를 외치고 있는 만큼 조금씩 입장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기 원내대변인은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의 상이함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며 “국회 차원에서 책임 있게 토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공통 인식이 있었다”고 거리를 뒀다. 더민주당은 당초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이 이번 추경안에 별도 편성되지 않을 경우 국회 통과를 막을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에서도 한발 물러섰다. 기 원내대변인은 “정부가 내년 이후 국민적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방침을 가져온다면 올해 추경안 처리 문제는 탄력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황형준constant25@donga.com·송찬욱·홍수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등과 관련한 지역 민심을 듣기 위해 새누리당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을 만난다.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북)은 3일 “TK 지역 초선 의원들이 지난달 28일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의 식사 자리에서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해 성사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 시간가량 사드 배치, K-2 공군기지 및 대구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을 얘기할 것이라고 한다. 이 자리에는 해외 출장 중인 정종섭 의원(대구 동갑)을 제외한 TK 초선 의원 10명과 사드 배치가 결정된 경북 성주의 이완영 의원(재선) 등 11명이 참석한다. 사실상 차기 대권행보를 시작한 김무성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을 향해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는 이날 전국 민생투어 중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께서 특정 지역의 의원들을 만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비박(비박근혜) 진영 당권 주자 측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8월 9일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당대회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계는 즉각 반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진심은 외면한 채 정치적 계산만 하는 것에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친박계의 한 재선 의원도 “비박계 단일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김 전 대표야말로 전당대회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김 전 대표는 “만약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무총리를 전라도 사람을 쓸 것”이라며 연일 대권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홍수영 gaea@donga.com·장택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등과 관련한 지역 민심을 듣기 위해 새누리당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을 만난다.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북)은 3일 “TK 지역 초선들이 지난달 28일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의 식사 자리에서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해 성사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 시간 가량 사드, K2 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을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자리에는 해외 출장 중인 정종섭 의원(대구동갑)을 제외한 TK 초선 의원 10명과 사드 배치 가 결정된 경북 성주의 이완영 의원(재선) 등 11명이 참석한다. 민생투어중인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께서 특정 지역의 의원들을 만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비박(비박근혜) 진영 당권 주자 측도 “오해 소지가 있다”고 했다. 8월9일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당대회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진심은 외면한 채 정치적 계산만 하는 것에 기가 막히다”고 비판했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일 발표한 세법 개정안의 핵심은 ‘부자 증세’다. 법인세, 소득세, 상속·증여세 세율을 높여 고소득층과 자산가로부터 세금을 더 걷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세 기반을 넓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 아닌 ‘좁은 세원, 높은 세율’ 방안으로 조세 정의라는 당초 세법 개정의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부자 감세를 통한 경제성장을 시도했지만 성장은 제로 상태다. 이대로는 저성장·저부담·저복지 틀을 깰 수 없다”라며 세 부담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더민주당은 이날 기업 대주주(시가총액 25억 원 이상 보유)의 주식 거래로 발생한 차익에 대한 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금융·배당소득(1000만∼2000만 원)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을 현행 14%에서 17%로 올리는 등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소득세는 과세표준 5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41%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과세표준 1억5000만 원 소득에 대해 최고세율 38%를 적용하고 있다. 상속·증여세는 연령이 낮을수록 세율을 높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과세표준 500억 원 초과 기업의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올리고 절세를 목적으로 한 가족회사에는 법인세를 추가 과세하는 ‘우병우 방지법’도 도입한다. 반면 저소득층에 대한 세제 혜택은 확대하도록 했다. 대학등록금을 최대 200만 원까지 환급해 주고 근로장려금 수급액을 높이면서 수급 기준은 완화한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더민주당은 정부에 증세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날 최운열 정책위 부의장은 “증세 없는 복지에 얽매여 1년에 30조∼50조 원씩 국가 채무가 늘어났다”며 “다음 정부나 후손에게 비용을 넘기는 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변 의장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부안과 논쟁을 벌일 각오를 하고 추진하는 것”이라며 ‘세법 전쟁’을 예고했다. 그러나 더민주당은 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데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당장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4년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48.1%로 세액공제 혜택을 늘리기 전인 2013년(32.4%)보다 15.7%포인트나 늘었다. 더민주당은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정부·여당과 추후 협의하겠다”고만 했다. 변 의장은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는 사람들도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는 내고 산다”며 역풍을 경계했다. 더민주당은 이번에 전체 0.1%에 해당하는 기업 대주주에만 주식양도소득 세율을 높였다. 증권거래세만 부담할 뿐 차익을 얻어도 세금을 물지 않는 일반 주식투자자에 대한 과세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와 여당은 반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날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현재의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지금은 법인세, 소득세를 인상할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세법 개정안은 새누리당의 의견이 모두 반영된 안으로, 법인세율 인상이나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 신설 등은 찬성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다만 법인세 인상 등에 대한 더민주당의 의지가 예년보다 강한 만큼 기획재정위원회 심사 과정에서의 대응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우경임 woohaha@donga.com·홍수영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일 전국 민생투어의 출발지로 2014년 세월호 참사 현장인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았다. 김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어젯밤 진도의 폐교를 개조한 진도미술관에서 단잠을 자고, 아침 일찍 ‘국민 마음의 땅끝’인 팽목항을 찾았다”며 “이 시대 최고의 슬픔을 함께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선체 인양을 기다리는 세월호 현장을 찾아 여권의 유력 정치인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전 대표는 “분향을 하고, 아직도 찾지 못한 아홉 분을 기다리며 팽목항에 머물고 계신 가족을 뵈니 가슴이 먹먹해진다”며 “라면을 함께 먹고 팽목항을 걸으며 2시간 넘게 그분들과 가슴 아픈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이 땅에 없어야 할 비극이자 아픔을 우리 국민 모두가 똑같이 느끼고 계신데 이게 왜 국론분열과 정쟁의 원인이 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고 적었다. 김 전 대표는 “가족분들의 요청으로 제 명함과 핸드폰번호를 적어 드렸는데 조금이라도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며칠 전 세월호 선수 들기에 성공했는데, 하루 빨리 배가 인양돼 바다에 남은 아홉 분이 가족 품에 돌아가시기를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부터 5박6일 동안 팽목항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민생투어에는 ‘겸허한 경청’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4·13총선 참패 후 자숙 모드에서 벗어나 대권주자로서 본격적 행보를 시작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대표는 10월까지 이 같은 방식으로 5~6차례 현장 투어를 계획 중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폭염보다 더 뜨거웠다. 31일 새누리당 8·9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가 열린 경남 창원시 창원실내체육관은 당 대표 후보 5명을 비롯해 일반·청년 최고위원 후보 등 총 16명이 쏟아낸 열변으로 달아올랐다.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주자들은 초반 기선을 잡기 위해 서로를 겨냥한 연설로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당원과 지지자 5000여 명의 응원전도 열기를 더했다.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미리 준비한 원고 대신 즉흥 연설로 “우리가 하나 돼 만든 박근혜 대통령을 (친박계가) ‘친박, 진박 대통령’으로 옹색하게 만들었다”며 “이제 친박의 역할은 끝났다”고 날을 세웠다. 주호영 의원도 “이 정부의 소통 책임자였던 이정현 의원이 (불통 지적에) 책임이 크다” “세월호 사건을 책임져야 할 장관은 누군가”라며 친박계 이정현 의원과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이주영 의원을 정조준했다. 반면 이주영 의원은 정병국-김용태 의원의 단일화에 대해 “계파 패권주의에 기댄 비박 단일화라는 유령이 지금도 떠돌고 있다”며 “이게 바로 민심에 역행하는 반역죄”라고 맞섰다. 이정현 의원은 “호남 출신인 내가 대표가 되면 영남당이 아니라 전국당이 되는 것”이라며 ‘호남 출신 당 대표론’을 강조했다. 또 최근 진행하는 ‘배낭투어’ 차림으로 단상에 올라 잠바를 벗어 흔들며 “당 대표가 되면 이 잠바가 새누리당의 유니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범친박계인 한선교 의원은 “내년 대선에서 만약 정권 재창출을 하지 못하면 자유 대한민국은 사라진다”며 “저를 당 대표로 뽑아주시면 전당대회 당일이라도 경북 성주에 내려가 주민들의 얘기를 밤새워 듣겠다”고 말했다. 영남권에서 첫 합동연설회가 열리면서 현장에는 PK(부산경남), TK(대구경북) 출신 후보 간 세 대결이 팽팽했다. PK 출신 이주영(경남 창원 마산합포), TK 출신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의 지지자들은 단체 티셔츠를 맞춰 입고 현수막과 함께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후보들은 자신의 이름과 기호가 새겨진 부채를 제작해 현장에서 나눠 주는가 하면 사물놀이패를 앞세운 치열한 장외 싸움도 벌였다. 다만 수도권 출신인 정병국 한선교 의원과 호남 출신인 이정현 의원은 지지자 수십 명만 현장을 찾아 대조적이었다. 연설회 직전 창원실내체육관 앞 8차선 도로 중 2개 차로는 관광버스 수십 대로 메워지기도 했다. 한 당직자는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모습은 없었지만 여전히 조직적으로 당원을 동원하는 구태는 반복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당대회의 남은 변수는 비박 진영의 추가 후보 단일화 여부와 당 주류인 친박계 표심의 향배다. 비박 진영에서는 후보 등록 직전 정 의원과 김용태 의원 간 1차 단일화에 이어 정, 주 의원 간 2차 단일화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두 의원 간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전당대회는 현재의 ‘5파전’ 구도에서 ‘비박 한 명 대 범친박 3명’의 구도로 재편된다. 당 주류인 친박계가 어떤 후보를 ‘대표 주자’로 지지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공개적인 지지 선언을 하지 않더라도 친박 주류가 이주영, 이정현 의원 등 범친박 진영 후보 당선을 위한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한 친박계 의원은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을 좀 더 지켜보고 두 후보 가운데 당선 가능성 등을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강경석 coolup@donga.com / 홍수영 기자}

새누리당 8·9전당대회가 29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당 대표 경선은 이정현 이주영 정병국 주호영 한선교 의원(기호 순)의 5파전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당 대표 후보들은 이날 전당대회의 첫 공식 일정으로 채널A가 단독 진행한 1차 TV토론을 통해 초반 기선 잡기에 나섰다. 토론회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 스튜디오에서 90분간 진행됐다.○ 계파 간 신경전 후끈 답변자를 지목해 묻는 ‘일대일 주도권 토론’에서 첫 주자로 나선 이주영 의원은 한 의원에게 “강성 친박(친박근혜) 10명을 배제하면 계파 청산이 된다는 주장이 분열과 배제 아니냐”고 물었다. 한 의원은 “수술을 하려면 때론 째기도 해야 한다”며 “이 의원은 출사표를 낼 때 바로 그 세력들의 책임을 물었는데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반격했다. 이주영 의원은 “누가 봐도 친박 후보”라는 주 의원의 질문에 “당내 선거에서 친박 주자가 나오면 저를 비박(비박근혜)이라고 부르고, 비박 주자가 나오면 저는 친박이 되기도 했다”며 “저를 친박이라고 분류할 수는 있지만 계파에 의한 정치를 해본 적은 없다”고 맞섰다. 정 의원은 “후보 단일화는 또 다른 계파 패권주의”라는 이주영 의원의 공격에 “비박이라는 계파는 없고, 친박이 아닌 사람들이 비박”이라며 “혁신을 위해 힘을 모으는 걸 계파로 몰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비박도) 새 계파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의원에게 “‘갑질’ 정치의 대명사인 친박 당 대표를 국민이 용납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국민은 먹고살기 힘든데 귀중한 시간과 전파를 낭비해 계파 얘기만 하면서 허비하나 한탄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4·13총선에서 공천에 탈락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복당한 주 의원은 ‘친박 2선 후퇴론’에 대한 한 의원의 질문에 “총선에 참패하고 이렇게 책임지지 않는 정당이 없다. 당이 점점 망할 것이라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대 당 대선 주자는 문재인? 안희정?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주자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중 누가 가능성이 높을지에 대한 질문에 한 의원을 제외한 후보 4명은 문 전 대표를 선택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주영 의원은 “우리 당의 후보가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 정 의원은 “우리 당의 어느 후보가 나와도 지금부터 잘하면 능히 이길 수 있어서”라고 말했다. 반면에 한 의원은 “2002년 ‘이회창 대세론’ 때 상대 당은 유력 후보들이 있는데도 노무현 후보로 바꿔 이겼다”면서 “새누리당이 대세론에 빠져 있다면 안 지사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근 국정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도 오갔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내년 대선 후로 미뤄야 하냐’는 ○× 질문에는 5명 후보 모두 부정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주 의원은 “새로 들어설 정부가 다시 결정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며 “국가는 성주군민의 입장을 고려하고, 성주군민은 국가를 고려해 묘수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도 “박 대통령의 철학이나 원칙으로 볼 때 본인 재임 기간 중 책임의식을 갖고 성사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는 계파 간 시각이 엇갈렸다. 친박계 이주영 이정현 의원은 “당장 사퇴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지만, 비박계 정병국 주호영 의원과 범친박계 한선교 의원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홍수영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25일부터 닷새간의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울산을 ‘깜짝 방문’했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침체된 울산 경제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이 지역의 대표적인 휴양지를 찾은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울산에 도착하자마자 태화강 십리대숲으로 향했다. 십리대숲은 강변을 따라 10리 넘게(총 4.3km) 대나무가 늘어선 명소. 이달 초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도 내수를 살릴 좋은 방안”이라며 여름 휴가지로 추천한 곳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1.2km를 문화해설사와 함께 한 시간가량 걸으며 감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신라 문무왕의 수중릉으로 알려진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을 찾았다. 대왕암공원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와도 가깝다. 박 대통령은 이곳에서 해안 기암절벽을 바라보며 “울산에 이런 좋은 경관이 있는데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좋은 자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점심에는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 들러 먹자골목의 한 식당에서 돼지국밥을 먹었다. 이 자리에는 김기현 울산시장과 정갑윤 의원 등 울산 지역 새누리당 의원 4명도 함께했다. 정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울산에 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오늘 방문을 계기로 울산 경제가 조금이라도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휴가 행보’인 만큼 흰 남방과 검은 치마 차림에 작은 크로스백을 둘러멘 일상복 차림이었다. 대왕암공원에서는 선글라스를 쓰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휴가 기간에 외부를 찾은 것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여름 1박 2일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머문 이후 3년 만이다. 2014, 2015년에는 관저에서 휴가를 보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각종 비리 의혹으로 특별감찰을 받고 있는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사흘간의 휴가를 마치고 28일 업무에 복귀했다. 특별감찰관의 감찰 착수로 우 수석이 자진 사퇴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을 일축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 수석이 출근해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여름휴가(25~29일)에 맞춰 휴가를 썼다고 한다. 휴일인 24일까지 청와대로 출근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던 우 수석이 휴가에 들어가자 스스로 거취를 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우 수석이 업무에 복귀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일단 특별감찰이 시작된 만큼 결과를 지켜본 뒤 우 수석의 거취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기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곧 휴가에서 복귀할 박 대통령이 무더위에서 고생하는 국민에게 드릴 시원한 선물은 우 수석의 해임”이라고 거듭 우 수석 경질을 촉구했다. 여당에서도 일부 친박(친박근혜)계까지 사퇴 요구에 가세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휴가를 끝낸 뒤 우 수석의 거취 문제를 어떻게 매듭지을지 주목된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25일부터 닷새 간의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울산을 ‘깜짝 방문’했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침체된 울산 경제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이 지역의 대표적인 휴양지를 찾은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울산에 도착하자마자 태화강 십리대숲으로 향했다. 십리대숲은 강변을 따라 10리 넘게(총 4.3km) 대나무가 늘어선 명소. 이달 초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도 내수를 살릴 좋은 방안”이라며 여름 휴가지로 추천한 곳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1.2㎞를 해설사와 함께 한 시간가량 걸으며 감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신라 문무왕의 수중릉으로 알려진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을 찾았다. 대왕암공원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와도 가깝다. 박 대통령은 이 곳에서 해안 기암절벽을 바라보며 “울산에 이런 좋은 경관이 있는데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좋은 자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점심에는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 들러 먹자골목의 한 식당에서 돼지국밥을 먹었다. 이 자리에는 김기현 울산시장과 정갑윤 의원 등 울산 지역 새누리당 의원 4명도 함께 했다. 정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울산에 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오늘 방문을 계기로 울산 경제가 조금이라도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휴가 행보’인 만큼 흰 남방과 검은 치마 차림에 작은 크로스백을 둘러맨 일상복 차림이었다. 대왕암공원에서는 선글라스를 쓰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휴가 기간 외부를 찾은 것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여름 1박2일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머문 이후 3년 만이다. 2014, 2015년에는 관저에서 휴가를 보냈다.홍수영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추가경정예산은 그 속성상 빠른 시일 내에 신속히 집행돼야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며 국회에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하지만 국회의 추경안 심사과정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또다시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 시정연설문에서 “우리 경제는 대내외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로에 놓여 있다”며 “엄중한 대내외 여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추경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시정연설은 휴가 중인 박 대통령을 대신해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독했다. 앞서 정부는 11조 원 규모의 ‘구조조정·일자리 추경안’을 편성해 전날 국회에 제출했다. 박 대통령은 추경안에 대해 “일시적인 경기부양이라는 유혹을 극복하고 경제의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기 위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사업은 과감히 제외하고 일자리 관련 사업 위주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추경이 확정되는 대로 최대한 신속히 집행해 경제의 체질 개선과 일자리 창출에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시정연설 직후 추경안 심사에 착수하기 위한 의사일정을 협의했지만 불발됐다. 누리과정 예산을 별도 항목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 때문이다.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에서 지원하는 대신 추경안에 포함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1조9000억 원)으로 쓰게 할 계획이었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현미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예결위 여야 3당 간사가 함께했다. 더민주당의 태도는 전날보다 더 강경해졌다. 더민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이번에는 ‘어음’ 가지고는 안 된다. 정부가 진전된 안을 가져와야 심사 일정을 논의할 수 있다”며 협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추경안 심사를 보이콧할 수도 있다는 태도다. 더민주당의 태도가 한층 강경해진 데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에 대해 매우 못마땅해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당 비대위 회의에서 “재정 확장 방안이라면서 (추경 재원 11조 원 중) 1조2000억 원으로 부채를 탕감하겠다고 한다”며 “추경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혹평했다. 다만 국민의당은 더민주당과의 공조에 다소 소극적이다. 박 대통령의 공약대로 중앙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책임져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추경안에 포함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1조9000억 원)으로 올해 부족분은 메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추경 심사 일정과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연계하겠다는 더민주당의 고민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면서도 “연계 방식의 심의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수영 gaea@donga.com·우경임·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