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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 주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고 나선 데 이어 3일 야권 일각에선 대통령 하야를 상정한 ‘조기 대선’ 주장까지 터져 나왔다. 박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 끌어올린 것이다. 대통령 하야는 헌정 중단을 의미하는 중대 국면이다. 이를 의식한 두 야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이 ‘11·2 개각’을 철회하지 않으면 ‘중대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뉘앙스를 풍길 뿐 구체적인 움직임은 자제하고 있다. 청와대와 야권의 정면충돌이 ‘조기 대선 정국’을 낳을지 주목된다.○ 야권 일각 ‘조기 대선’ 주장까지 당초 대통령 하야를 전제로 한 조기 대선론은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등 야권에서도 극소수 의견에 불과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에 이어 이날 한광옥 신임 비서실장 임명까지 인적쇄신 드라이브를 걸자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박 대통령 하야와 조기 대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전날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기 대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작은 혼란과 고통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면서도 “모든 새로운 탄생은 껍질을 벗는 아픔이 있지 않으냐”라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식물 대통령’ 상황으로, 그것도 1년 4개월이나 남은 것이 더 큰 혼란이지 않으냐”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거국중립내각 구성 및 6개월 후 대선’이라는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했다. 그는 “거국내각의 임기를 6개월로 하는 것은 안정적인 정권 이양과 정치 일정 관리를 위한 것”이라며 “각 당에 차기 대선 후보를 선출하고 국민이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의원 27명은 성명을 내고 박 대통령의 조속한 퇴진을 촉구하며 조기 대선론에 힘을 실었다. 대권 주자가 아닌 의원들이 단체로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 건 처음이다. 이들의 집단행동에는 당 지도부의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개각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가만히 둬도 그 길(하야 및 조기 대선)로 갈 수밖에 없다”라며 “박 대통령의 행태를 보면 그 운명을 재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통령이 하야를 결심할까? 조기 대선은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하도록 규정한 헌법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선행 조건인 박 대통령의 하야 결정 가능성이 낮아서다. 민주당 수도권 중진 의원은 “야권 일부 후보가 조기 대선을 바랄 수는 있겠지만 박 대통령이 스스로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꿈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몰아치듯 개각과 비서진 인선을 잇달아 수습 방안으로 내놓은 것을 볼 때 박 대통령은 하야 대신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고 봐야 한다는 얘기다. 조기 대선의 또 다른 방법은 국회 탄핵소추다. 박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호전되지 않고 청와대와 야권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 야권은 역풍을 각오하고라도 탄핵 카드를 꺼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반란표 없이는 국회 통과가 어렵다. 탄핵소추안은 국회 재적의원(300명)의 3분의 2인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의결된다. 야권 171석(민주당 121, 국민의당 38, 정의당 6, 야권 성향 무소속 6)이 모두 찬성한다고 해도 새누리당에서 29명 이상의 이탈 표가 나와야 가능하다.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다 하더라도 헌법재판소가 180일 이내에 탄핵을 결정해야 조기 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헌법재판소가 기각을 결정하기까지 두 달여가 걸렸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야권이 힘을 모아도 탄핵소추안이 실제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라며 “그러나 탄핵안 발의 자체가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는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하야, 탄핵, 조기 대선 모두 청와대와의 힘겨루기에서 나오는 시나리오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청와대가 정국 수습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거나 검찰 수사에서 새로운 사실이 튀어나올 경우 정국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최순실 정국의 현주소다. 길진균 leon@donga.com·우경임 기자}

2일 개각 명단에 총리와 경제부총리 외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64·사진)는 재난 방재 관련 업무 경험이 없는 정통 내무관료 출신이라 의외의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 후보자의 내정에는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와의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 박 후보자는 2003년 참여정부에서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기획운영실장을 지내면서 당시 위원장이었던 김 후보자와 인연을 맺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김 후보자의 추천을 받아 박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안전처 관계자는 “안전처는 총리실 산하에 있기 때문에 총리와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14년 11월, 세월호 참사 후속 조치로 신설된 국민안전처를 약 2년간 이끌어 온 박인용 장관은 지난달 31일경 교체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영광 출신인 박 후보자는 광주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1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행정자치부 지방재정경제국장 등을 지냈고 2008년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박성민 기자}

야3당은 1일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함께 별도의 특검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내년 예산안 심의에서 ‘최순실 예산’을 삭감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하는 등 야권 공조로 대여 압박 수위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기동민 대변인은 “국조와 특검은 새누리당이 동의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새누리당이) 진의를 의심받지 않으려면 특검과 국조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야3당은 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협상 중단 △백남기 특검 추진 △쌀값 안정화 대책 마련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국회 합의기구 설치 등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최순실 정국의 해법인 거국중립내각 구성은 각 당이 이견을 보여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선(先) 검찰 수사와 박 대통령의 2선 후퇴를,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의 탈당과 영수회담을 통한 총리 합의 추대를 각각 주장했다. 정의당은 박 대통령 하야와 대선을 준비하는 과도중립내각을 제안했다. 야권 내에서조차 거국내각을 두고 각각 다른 해석을 내놓은 셈이다.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장관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질타가 이어졌다. ‘대통령과 독대한 적이 없다’는 조 장관의 답변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정무수석으로 11개월 일하는 동안 대통령과 독대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조 장관은 “없었다” “전화 통화는 했어도 독대는 안 했다”고 밝혔다. 최 씨에 대해서도 조 장관은 “본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상임위 차원의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를 요구하기로 했다. 한편 문체부는 이날 최순실, 차은택 씨와 관련된 의혹이 있는 사업들을 전면 조사하기 위해 ‘문체부 문제사업 재점검·검증 특별전담팀(TF)’을 구성했다. 특별전담팀은 △인사·감사 △문화예술 △콘텐츠 △체육 등 4개 분과의 모든 문제사업을 정밀 조사해 의혹을 규명할 방침이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전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검찰을 향해 직설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당내에선 추 대표의 강한 언어가 여성 야당 당수로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추 대표는 3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년간 대한민국 국권과 국헌을 사교(邪敎·사이비종교)에 봉헌(奉獻)했다”고 비판했다. 최 씨를 두고는 “국권을 파괴한 사이비 교주”라고까지 했다. 추 대표는 최 씨의 소환을 하루 미룬 검찰을 향해서도 “최 씨에게 30시간의 휴가를 헌납했다”며 “사이비 교주에게 요설(饒舌)의 자유를 허용해 범죄자 집단 간의 입맞춤을 허용하고 말았다”고도 했다. 검찰이 두 번이나 청와대 압수수색에 실패한 것을 두고도 쓴소리를 했다. “국권을 파괴시킨 아지트에 있는 범죄자 집단, 청와대가 증거를 일일이 골라주는 그런 압수수색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압수수색 쇼’라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새누리당을 두고는 “국권을 사교에 봉헌하도록 방조하고 울타리 쳐준 공범 집단”이며 “국민 앞에 석고대죄(席藁待罪)해야 할 집단이 거국내각을 입에 올리면서 야당 인사를 (총리 후보로) 징발해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26일 최순실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와 여당을 강력 비판하면서도 ‘탄핵’ ‘하야’ 같은 예민한 사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 등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 ‘최순실 게이트 대책위원회’ 소속 도종환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 시스템을 봉건시대로 후퇴시켰다. 헬조선이 아니라 고조선으로 돌아갔다”라고 비판하는 등 발언 수위는 높았다. 의총에서도 일부 의원이 “탄핵이나 하야를 요구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 등 대부분은 “자제하자”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이는 ‘탄핵’ ‘하야’ 등 마지막 카드를 섣불리 꺼내들었다가 자칫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고, 여당까지 특검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야당이 앞서 나갈 필요가 없다”라며 “야당이 국정 혼란을 부르고 민심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도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 등 궐위 상태에서 북핵 및 경제 위기를 감당하기는 어렵다”라고 신중론을 펼쳤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야 3당은 25일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자 “박 대통령이 비선 실세를 통해 국정을 운영했음을 시인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야권 대선 주자들도 “박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수사가 필요하다”고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 문재인·안철수 “대통령도 수사해야” 전날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대해 ‘국면 전환용 꼼수 개헌’이라고 비판했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의 사과를 두고 책임론을 제기했다. 문 전 대표는 특별성명에서 “‘최순실 게이트’의 실상은 차마 부끄럽고 참담해 고개를 들 수조차 없는 수준으로, 국기 문란을 넘어 국정 붕괴”라며 “청와대도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에 체류 중인 최 씨를 즉각 귀국시켜 수사하고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포함해 비선 실세와 연결돼 국정을 농단한 청와대 참모진을 일괄 사퇴시키라는 주장이다. 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서도 “여전히 정직하지 못하다.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오직 정직만이 해법’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하시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안 전 대표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특검을 포함한 성역 없는 수사로 짓밟힌 국민의 자존심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대통령도 당연히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던 민주공화국의 보편적 질서가 무너진 국기 문란, 나아가 국기 붕괴 사건”이라며 청와대 비서진 전면 교체와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대통령이 모든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고백으로 이제 대통령 자신이 문제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성역 없는 조사를 위해 국정조사와 특검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는 “희대의 국기 문란 사건인 만큼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등 법이 허용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엄정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국민을 무시한 ‘녹화’ 사과”라고 지적하며 청와대 비서진 사퇴와 거국 중립내각 구성을 촉구했다.○ 야 3당 지도부 ‘연합 전선’ 구축 야 3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의 사과문 발표 후 공격 수위를 더욱 높였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 추진’과 ‘청와대 비서진 전면 교체’를 공식 요구하기로 했다. 당초 당 지도부는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며 압박 수위를 높일 예정이었으나 박 대통령의 사과문 발표에 따라 특검 도입 등 대여 압박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 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대통령이 전혀 상황 인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사태 인식 수준이 정말 답답하고 황당하다”라고 적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려면 우 수석 사퇴, 최순실 신병 확보가 우선”이라며 “특검 도입, 국정조사 실시 등으로 진실 규명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사과에 진정성을 의심했다. 그는 “선거 때와 (임기) 초창기에 (최 씨의 도움을) 받고 그 후에는 안 받았다는 것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그는 “감동적인 사과가 필요했다”면서도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법적 잣대보다는 대통령이 진실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최순실 일당을 국내로 즉각 소환하고 구속 수사해야 한다”며 “우 수석과 문고리 3인방 등 국기 문란 관련자들을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유근형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24일 ‘임기 내 개헌 추진’은 여야 대선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카드다. 대선 후보군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새누리당은 개헌에 총론적으로 찬성을 표시하는 반면에 야권 주자들은 ‘박근혜표 개헌’의 저의를 의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하지만 야권 내에서도 그동안 개헌 찬성론자가 적지 않았다는 게 변수다. 제3지대 정계개편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정권 연장을 위한 제2의 유신헌법이라도 만들자는 건가”라며 반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선거제도 개편이 우선”이라며 일단 제동을 걸었다. 반면 개헌을 매개로 ‘새판 짜기’에 나선 손학규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는 찬성 의사를 보였다. 박원순 서울시장 등 비문(비문재인) 진영 주자들은 일단 박 대통령 주도의 개헌엔 반대하면서도 “국회 차원의 논의는 찬성”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개헌 이슈가 친문(친문재인) 진영과 ‘문재인 대세론’에 맞선 비문 진영 사이에 더 큰 균열을 내는 쐐기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文 반대 vs 安 선거제도부터 vs 金·孫 찬성 문 전 대표는 이날 “개헌은 블랙홀이고 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라더니 그새 경제가 좋아졌느냐”며 “권력형 비리 게이트와 민생 파탄을 덮기 위한 꼼수로 개헌을 악용해선 안 된다. 그거야말로 정략적 방탄 개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전 대표 측은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담긴 정치적 속내도 의심하고 있다. 야권 개헌파가 뭉칠 계기를 제공하고 개헌 방식을 둘러싼 야권 내 분열을 은연중에 조장함으로써 친문을 고립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얘기다. 안 전 대표도 이날 “2007년 1월 노무현 대통령이 개헌 얘기를 꺼냈을 때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했다”면서 “양당 체제에 극도로 유리한 선거 제도를 그대로 두고 개헌을 하자는 건 양당이 권력을 나눠 먹자는 것”이라며 3당 체제 정립을 위한 중대선거구제 개편을 거듭 주장했다. 다만 국민의당 관계자는 “무조건 반대는 아니다. 양당정치를 끝내기 위한 선거구제 개편이라는 화두를 먼저 던졌다고 봐 달라”고 여지를 남겼다. 반면 당내 대표적 개헌론자인 김종인 전 대표는 “개헌을 안 하면 나라의 전반적 장래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대통령이 인식을 같이해서 결심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환영했다. ‘최순실 의혹’을 덮기 위한 정략이라는 당 지도부 생각에 대해서는 “최순실은 최순실, 개헌은 개헌”이라며 별개 사안으로 대응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개헌에 찬성하는 의원이 230∼240명이 된다. 문 전 대표의 반대는 걱정할 것도 없다”고 했다. 개헌을 주장하며 정계 복귀를 선언한 손학규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개헌은 제7공화국을 열기 위한 필요조건 중 하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박 대통령은 빠져라” 또 다른 대선 주자인 박 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은 한목소리로 “박 대통령은 개헌 논의에서 뒤로 빠져 달라”고 요구했다. 박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박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인용하며 “99% 국민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오로지 1% 최순실과 정유라만 생각하는 개헌에는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 측은 “박 대통령이 개헌 논의에서 빠진다면 지역 균등을 담보할 자치분권과 사회경제적 의제를 담는 개헌에 대해서는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안 지사는 페이스북에 “충분한 논의로 새 헌법 시행 시점을 정하고 이에 기초해 개헌 논의 기구를 발족시키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에서 진지한 토론을 해나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 임기 중 개헌은 안 된다’고 잘라 말한 문 전 대표와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문희상 박병석 원혜영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은 국회 의원회관에 모여 ‘개헌은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추미애 당 대표도 참석했다고 한다. 추 대표는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이 빠진다면 개헌 논의는 가능하다”는 취지로 발표할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도 당의 총의가 ‘국민·국회 주도 개헌’으로 모인다면 개헌 반대만 주장할 순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개헌 논의와 함께 현행 소선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는 선거제도 개편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한 지역구에서 2∼4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된다면 실질적인 다당제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스레 정계 개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길진균 leon@donga.com·우경임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은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제안과 관련해 “개헌은 철저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민과 함께하는 ‘상향식 개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입장 발표문에서 “대통령이 국민의 요구를 수용해 개헌 논의의 물꼬를 터 준 것에 대해 평가한다”면서도 “권력의 필요에 의해 이뤄진 과거의 개헌은 모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날 여야 정치 원로들이 구성한 ‘나라살리는 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을 개정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과거와 같은 정치권만의 개헌, 밀실 개헌을 뛰어넘어 국민의 의사가 담기는 개헌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에는 김원기 임채정 김형오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 유인태 전 의원 등 원외 인사 15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원내 개헌 모임인 ‘20대 국회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과 함께 범국민 개헌 운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나라미래준비모임, 충청미래포럼 등 13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초당파 안보·민생회의’도 분권형 개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올 6월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현행 대통령제 개헌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46%로 ‘운영상 문제이므로 불필요하다’는 응답(34%)을 앞섰다. 같은 달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개헌론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69.8%로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12.5%)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은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송민순 회고록’에 대해 “책을 쓴다는 것은 활자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라며 “책에 나왔다는 것은 사실에 가깝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북한의 사전 결재를 받고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한 것으로 판단하는가”라는 새누리당 김정재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상당히 개연성이 있는 것 아닌가 추측한다”고 했다. 그러나 2007년 11월 당시 청와대 회의록의 존재 여부에 대해선 “기록물 열람을 어디까지 할지는 관계 법규를 검토해봐야 한다”며 “현재는 자료가 없다”고 했다. 국가정보원 국정감사에서 2007년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과정과 관련한 이병호 국정원장의 발언을 두고 브리핑 논란을 벌였던 여야의 힘겨루기는 21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여야 정보위원들은 이틀 전 국정원 국정감사 속기록을 열람했다. 속기록에 따르면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김만복 전 원장이 남북 경로를 통해 북(북측)에 확인해 보자 제의했고,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그렇게 하자 결론 낸 것 맞죠’라고 물었고 이 원장은 ‘네네. 회고록에 그렇게 기록돼 있어서 맞는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를 놓고 19일 여야 간사의 국정원 국감 브리핑에서 이 의원은 “‘김만복이 북(북측)에 의견을 묻자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수용했다’는 데 대해 이 원장이 ‘맞다’고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이 원장이 ‘맞다고 생각한다’ 등 개인적인 의견을 밝힌 것이었다”고 반박하면서 브리핑 진위 논란으로 번졌다. 여야가 국정원을 ‘송민순 회고록’ 정쟁에 끌어들인 데 이어 이 원장의 발언을 각각 아전인수(我田引水)로 해석한 셈이다. 이날 열람이 끝난 뒤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김병기 의원의 브리핑이 사실에 가깝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정확한 워딩은 ‘맞는다고 본다’이다”라면서도 “다만 전체 속기록 맥락을 봤을 때 이완영 의원도 국정원장 답변을 맞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었음을 이해 바란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또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는 북한의 의견을 담은 쪽지를 뒷받침할 자료를 묻는 질의에 대해 “10번을 물어도 NCND(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음)였고 회고록은 기록에 의해 사실인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완영 의원의 정보위 간사 사임 요구와 함께 명예훼손 등 법적 조치도 검토하기로 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성균관 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뭐 이제 회고록은 안 묻네? 지나갔는가 보네요…”라고 되물었다. 문 전 대표는 ‘송민순 회고록’ 파문이 불거진 뒤 현장 행보를 할 때마다 “기억 잘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라” 등 직접 대응을 피해 왔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20일 정계 복귀를 선언하며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7월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라남도 강진에 머문 지 26개월 만이다. 손 전 고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은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다. 19 87년 6공화국은 그 명운을 다 했다"며 "정치와 경제의 새판 짜기에 제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이 일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 놓겠다"고 밝혔다. 손 전 고문은 "당적도 버리겠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다. 명운이 다한 6공화국의 대통령이 되는 게 제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 손학규 정계복귀 기자회견문 전문 ▼국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손학규입니다. 2년여전 2014년 7월31일 정치를 떠난다는 말씀을 드린 그 자리에 다시 섰습니다. 그동안 저는 전라남도 강진 만덕산 자락에 있는 조그만 토담집에 머무면서 정치란 짐을 내려놓고 저의 삶을 정리하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마침 강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면서 경세유표, 목민심서 등 나라와 백성을 위해 저술 작업을 했던 곳입니다. 저도 나라를 위한 책 한 권쯤 쓰는 게 도리라는 생각이 들어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어느덧 강진살이가 두 해를 넘겼습니다.다산의 18년 유배생활에 비하면 제가 머문 시간은 너무나 짧고 수백권 책을 쓴 다산에 비교하는 것조차 부끄럽습니다. 저의 지난날을 되돌아보면서 다산에게 묻고 다산의 질문에 대답하는 상상의 대화를 끊임없이 나누었습니다. 다산의 눈으로, 그리고 저의 가슴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제 부족한 능력을 다해 겨우 완성한 작은 책, 나의 목민심서, '강진일기'를 송구한 마음으로 세상에 내놓습니다.200여년 전 다산 선생이 하신 말씀, 이 나라는 털끝 하나인들 병들지 않은 게 없다. 지금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는 반드시 망하고 말 것이다. 제 가슴에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향한 경고로 울렸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87년 헌법 체제가 만든 6공화국은 그 명운을 다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조금씩 수렁에 빠지기 시작한 리더십은 이제 완전히 실종됐다. 6공화국 체제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더 이상 나라를 끌고 갈 수가 없습니다. 이제 7공화국을 열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경제는 지금 성장 엔진이 꺼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수출주도형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가 혁신 없이 50년 동안 지속되며 산업화의 그늘을 짙게 드리우고 있다. 그 결과 비정규직 문제 청년실업 문제 가계부채 문제들이 악순환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그 경제 구조에 버팀목인 수출 실적도 19개월 이상 감소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통스럽더라도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근본부터 바꾸어야 할 때입니다. 지금 더 늦기전에 대한민국은 정치와 경제를 완전히 새롭게 바꿔야 합니다.국민 여러분, 저는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에 제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일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겠습니다.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당대표를 하면서 얻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겠습니다. 당적도 버리겠습니다. 제가 무엇이 되겠다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습니다. 명운이 다한 6공화국 대통령이 되는게 저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질곡의 역사를 겪으면서도 세계사에 유래없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란 자부심만 남기고 모든 것을 내놓겠습니다.강진살이 2년 2개월, 매일 아침 일어나 방문을 열고 툇마루에 나가 앉아 있으면 강진만 보인다. 그 한가운데 떠 있는 섬 가우도를 항상 바라봤다. 소 멍에라는 뜻의 이름이다. 소가 멍에를 메고 물건들을 가득 싣고 가는 형상이라고들 합니다. 국민 여러분, 모든 것을 내려놓아 텅빈 제 등에 짐을 얹어주십시오.제7공화국을 열기 위해 꺼져버린 경제성장의 엔진을 달아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만 보고 소 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나가겠습니다.감사합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19일 오전 자신이 총장으로 있는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 시점 논란과 관련해 “(11월 20일임을 입증할)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즉, 그해 11월 15, 16, 18일 청와대 회의, 그리고 20일 싱가포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회동 내용을 입증할 물증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송 전 장관은 이날 오후 다시 기자들과 만나 “(공식) 회의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백종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들고 온 ‘쪽지’의 사본일 경우 진실 공방의 국면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자필 메모일 경우 파급력은 낮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 전 장관은 ‘기권’ 결정 후 싱가포르에서 외교부 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가슴이 터질 것 같다. 못 살겠다”고 토로했다고 당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던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한편 노무현 정부 말기 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비서관이던 윤병세 현 외교부 장관은 인권결의안 기권 과정에서 회의에 참석했다고 이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윤 장관은 2007년 당시 유엔 총회 인권결의안 표결 관련 회의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의안에 찬성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진보정권 ‘北 퍼주기’ 교류 순수성 흠집 ▼사회적 합의없는 대북지원 논란… 北 ‘대화 대가’ 요구하는 계기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북한과의 화해·협력이라는 신종 북풍(北風)이 불었다. 2000년 총선 사흘을 앞두고 1차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고, 2007년 대선을 코앞에 두고 2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졌다. 그러나 2000년 대북 비밀송금 사건이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북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졌다. 2002년 대선을 앞둔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6·15 남북정상회담 대가로 북한에 거액을 송금했다고 주장했다. ‘대북 퍼 주기’ 논란이 커지면서 대북 송금 특검법이 통과됐고 이듬해 노무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당시 남북정상회담은 대북 사업을 추진하던 현대그룹을 통해 이뤄졌다. 현대그룹은 남북정상회담 직전인 2000년 6월 12일 7개 대북사업 독점권을 획득하는 대가로 4억50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했다. 홍콩 마카오 등 북한 해외 계좌를 통해 ‘쪼개기 입금’이 됐고 국가정보원이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뇌물수수와 직권 남용 혐의로 구속했고 이 와중에 조사를 받던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투신했다. 2004년 대법원은 4억5000만 달러가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독점권 대가라는 것을 받아들였고, 박 전 실장이 현대그룹으로부터 150억 원을 받았다는 뇌물수수 혐의에도 무죄를 선고했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의 만남에 감격했던 국민은 대북 지원 과정이 사회적 합의 절차 없이 몰래 진행됐다는 사실에 실망했다. 경제협력을 통해 남북 간 신뢰가 쌓이면 군사적 긴장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도 무너졌다. 특히 북한이 남북 교류에서 ‘뒷돈’을 요구해 남북 관계가 왜곡되는 계기가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수정권 ‘긴장 증폭’ 안보 불신 부추겨 ▼김현희 압송… 간첩단… 총풍… 대선때 ‘정치조작’ 의심 불러 보수정권은 ‘북풍(北風)’을 이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역대 대선마다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면 보수정권이 승리하는 공식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13대 대선을 앞둔 1987년 11월 29일 인도양 상공에서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 사고로 115명이 목숨을 잃었다. 북한 공작원 김현희가 바레인에서 체포돼 국내로 압송되는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됐다. 안보 위기를 느낀 국민의 상당수가 민주정의당 노태우 대선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1992년 10월에는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는 황인오 씨 등 60여 명을 구속하며 남로당 이후 최대 간첩단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14대 대선에서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가 민주당 김대중 후보를 이기고 당선됐다. ‘총풍(銃風)’ 사건은 북풍의 실체가 밝혀진 사건이다.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맞붙은 1997년 12월 15대 대통령선거 직전. 장석중(대호차이나 대표) 오정은(전 청와대 행정관) 한성기(전 진로그룹 고문) 등 ‘총풍 3인방’은 1997년 10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한 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 박충 참사와 접촉했다. 이들은 옥수수 박사 김순권 씨의 방북 대가로 판문점에서 총격전을 벌여 달라고 요청했으나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대선 이듬해 검찰 수사가 시작됐고 여당은 “고문에 의한 조작극”이라고 역공에 나섰으나 2003년 대법원은 ‘총풍 3인방’에게 징역 2∼3년, 집행유예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비록 무위에 그쳤다고는 하나 북풍이 기획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이 사건은 ‘혹시나’ 했던 국민이 안보불감증을 키우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찬성이냐, 반대냐.”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한 사흘 뒤인 9월 12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는 긴급 회동을 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 끝까지 핵 능력을 최대한 고도화해서 쓰겠다’는 길을 택했다”며 여야 대표에게 사드 배치에 대한 찬반을 물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만 “북한 김정은도 이 자리를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며 사드 합의를 주장했지만 여야 간 간극만 확인했을 뿐이다. 오히려 추 대표는 대북 특사 파견을, 박 위원장은 대북 쌀 지원을 제안했다.○ “북핵 위기에 대한 다른 진단, 다른 처방” 북한은 1차 핵 위기를 타개한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에도 핵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변하지 않는 북한을 마주 보고 한국의 대북 정책은 양 극단을 오갔다. 대화냐, 압박이냐 하는 이분법적인 대북 정책으로 최적화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는 대립만 이어졌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20년간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대북 유화 정책으로 일관했고,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대북 압박 정책으로 급선회했다. 여당은 “10년간 햇볕정책과 대북 퍼 주기가 북한에 핵미사일을 개발할 시간과 돈을 주었다”라고, 야당은 “퍼 주기로 핵이 개발됐다면 퍼 주지 않은 새누리당 정부 때 어떻게 4번이나 핵실험을 했겠는가”라고 반박한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19일 “북핵 위기에 대한 진단이 다르니, 처방이 다르게 나오는 것”이라며 “현재의 북핵 위기는 복합적인 원인에서 비롯됐는데 여당은 제재만, 야당은 대화만 하자고 한다”라고 비판했다. 위기의 출발이 김정은 일가의 정권 생존을 위한 북핵 야욕 때문인지,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대결 구도 때문인지에 대한 진단의 차이가 결과적으로 여야의 북핵 위기 책임 미루기로 이어지는 셈이다. 사드 배치가 7월에 공식 발표된 이후에도 정치권은 안보에 기반을 둔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여당과 경제를 고려한 한중 관계를 강조하는 야당으로 순식간에 갈라졌다. 한 달 뒤 더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이 중국 전문가와 사드 논의를 목적으로 방중에 나서자 ‘친중’ ‘친미’ 논란은 격화됐다. 국제질서를 이끄는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경제적으로 충돌하면 한국에는 사안별로 양자택일의 순간이 다가오기도 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한미 동맹도 한중 관계도 절대적인 가치가 아니다”라며 “한미 동맹에만 치우치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2중대로 취급된다. 한중 관계를 강조하는 친중파는 중국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한중 관계를 지나치게 낙관한다”라고 경계했다.○ ‘모 아니면 도’ 식의 해법 나열 올해 북한의 4차, 5차 핵실험 이후 정치권은 햇볕정책부터 핵무장론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안보 담론을 쏟아냈다. 그러나 진지한 토론에 따른 진전은 찾기 어렵다. 서로 물러서지 않는 ‘모 아니면 도’ 식의 해법 나열로 안보 위기를 정치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은 대표적인 핵무장론자다. 원 의원은 “자위권 차원에서 평화의 핵을 가질 때가 됐다”라고 주장한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핵무장을 하나의 옵션으로 고려하고 준비해야 한다”라고 핵무장에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햇볕정책 계승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핵 포기와 평화협정이 단계적으로,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라며 “대화 테이블이 돌아가는 동안 핵 능력은 멈췄다. 미사일 발사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더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북한) 핵이 점점 더 고삐 풀린 괴물처럼 돼 가는 건 햇볕정책을 버리고 ‘강풍정책’으로 간 결과”라며 압박 정책을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5차 북한 핵실험이 ‘게임 체인저’가 됐다고 단언한다. 박휘락 국민대 교수는 “북핵 위기를 헤쳐 가려면 확실한 군사적인 대비를 바탕으로 일관된 대북 정책, 국민의 공감대,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런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북핵 위기 20년은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북한도 변하게 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7일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의 한 중소기업을 방문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파문이 불거진 뒤 나흘 만의 첫 공개 행보였다. 이 자리에서 그는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과정에 대해 “솔직히 (찬성했다는) 그 사실조차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핵심 당사자인 문 전 대표의 첫 언급에도 불구하고 파문은 더 복잡하게 흘러가는 양상이다.○ ‘모호’→‘표결 찬성’→‘기억나지 않는다’ 이번 파문이 불거진 직후인 14일 문 전 대표 측은 “(남북한) 여러 채널의 대화가 다양하게 이뤄지던 시점에서 논의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핵심인 북한과의 사전 문의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이 “처음에는 문 전 대표가 찬성했다”며 송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16일 문 전 대표의 최측근인 김경수 의원도 “문 전 대표가 초기에는 찬성했다”며 “(북측 의견을 물은 게 아니라) 기권 결정을 내린 뒤 북에 통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문 전 대표는 “저는 기권을 주장했을 것 같은데 다 그렇게 (찬성)했다고 한다. 모르겠다”고 했다. 기권 결정을 북에 전달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이 전 장관 등의 증언을 토대로 송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려던 문 전 대표 측 전략에 문 전 대표 본인이 제동을 건 모양새다. 다만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로 진실 공방 자체를 흐리는 효과를 거둔 셈이 됐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문 전 대표는 (북 전달 여부 등) 전체적인 상황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다”며 “당시 상황은 이 전 장관, 백종천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등 당사자와 그 주변 사람들의 확인을 거쳤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 인사는 “문 전 대표의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취합하느라 다소 혼선처럼 비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전 장관은 이날 “(회고록을) 믿지 않는다”며 “나도 메모가 있다”며 송 전 장관을 겨냥하고 나섰다. 당시 찬성(송 전 장관)과 반대(이 전 장관)를 각각 주장하며 격돌했던 두 사람 간 공방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로 비치는 대목이다. 또 다른 당사자인 백 전 실장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이에 대해 당시 외교라인 관계자는 “이 전 장관이 속한 자주파와 친하지만 군 출신인 백 전 실장은 송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할 수도 없어 ‘기억이 안 난다’로 일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11월 15일부터 18일까지 최소한 세 차례 이상 회의가 열렸는데 비서실장으로 핵심에 있었던 문 전 대표가 기억에 없다고 한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서별관 회의의 회의록도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설령 사실이 밝혀져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 문 전 대표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은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NLL 회의록 파문’의 학습효과? 이런 문 전 대표의 대응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회의록 논란’의 학습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 측은 강하게 반박했고 공방이 회의록 확인으로까지 번졌지만 검찰 조사 결과 회의록 원본이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문 전 대표는 “대화록 원본을 공개하자”며 강경 대응의 선봉에 섰지만 이번 파문의 진실 공방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비주류의 한 의원은 “강경 대응으로 나섰지만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왔던 NLL 논란처럼 공방의 극한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라며 “이번 파문을 ‘진실게임’으로 끌고 가기보다는 ‘여당의 철 지난 색깔론 공세’로 끌고 가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NLL 논란과 달리 뚜렷한 물증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와 국방부는 이날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과 관련해 남과 북이 판문점 연락사무소나 군통신선 등 대화채널로 전화통지문을 주고받은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송 전 장관이 회고록에서 국정원을 거론했음을 감안하면 공식적인 채널로는 기록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응책 없는 새누리당 문 전 대표는 이날 9년 전 논란은 피해가면서 “새누리당은 북한 덕분에 존속하는 정당”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극심한 경제위기와 민생 파탄, 그리고 우병우(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와 (야당이 ‘비선 실세’라고 주장하는) 최순실 씨, 고 백남기 선생의 부검 문제 등을 덮기 위해 남북관계를 정쟁 속으로 또다시 끌어들이고 있다”고 성토했다. 문 전 대표가 ‘대선 정국의 전초전’ 같은 이번 국면에서 밀릴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뭉개기 전략으로 가는 것 같다”며 “당시 회의자료 등이 대통령기록물로 보관돼 있는지, 설사 있다 해도 보존 기간 이전에 열람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야당이 동의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우경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여당의 ‘송민순 회고록’ 총공세를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 등을 덮기 위한 정치 공작이라며 ‘역(逆)색깔론’으로 반격에 나섰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나라 대통령과 집권당, 검찰 권력은 한참 낡은, 정말 환멸스러운 종북몰이 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있다”며 “참으로 한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순실 게이트를 덮으려 우리 당 대선후보를 상대로 흠집 내기, 명예훼손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문재인 전 대표를 옹호했다. 추 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JP(김종필 전 총리)가 말하길 회고록은 누구 것이든 세상에 믿을 만한 게 없다고 하셨다”고도 했다. 김영주 최고위원은 “회고록 사태는 제2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작”이라며 “NLL 사태 때도 진실은 명백했고, 허위 발언한 새누리당 전 의원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NLL 포기 발언 의혹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를 ‘제2의 NLL 공작’ ‘색깔논쟁’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날 더민주당은 전해철 의원을 위원장으로 ‘비선실세 국정농단 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송민순 회고록’ 정국을 돌파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대응을 놓고 ‘북한 인권결의안을 북한과 협의했느냐’란 문제의 핵심에서 비켜나 진실 규명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내 일각에서도 “여당의 이념 공세가 맞더라도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의 군 통수권자로서 자질을 검증하자는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순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이 ‘송민순 회고록’ 내용을 사실상 부인하자 송 전 외교통상부 장관(사진)은 16일 서울 용산구 자택 앞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모든 것은 책에 있는 그대로다. 기록을 바탕으로 썼다”고 잘라 말했다.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결정 과정을 다룬 청와대 회의 내용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착잡해했다는 회고록의 언급들이 모두 기록에 근거한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만남은 문 전 대표 측의 브리핑 내용을 송 전 장관에게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로 전달하고, 그 진위를 물은 직후 이뤄졌다. 송 전 장관은 “이런 정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과거를 보고 미래로 갈 길을 같이 한번 찾아보자는 생각에서 책을 썼는데 정쟁의 소재로 등장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또 송 전 장관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싱크탱크에 참여하고 있다는 더민주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반 총장의 싱크탱크 존재 여부도 모른다”고 했다. 송 전 장관은 채널A와의 통화에서는 회고록에 이 대목을 넣은 동기도 밝혔다.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를 지적할 때 우리는 뒤로 숨었다. 그래선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며 “말로만 하면 교훈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과거에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적시한 것”이라고 했다. 10년 전의 기억에 의존한 부정확한 기록이라는 야당의 비판과 관련해선 “엄격하게 따져서 사실관계를 기술했다”고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회고록 말미 ‘감사의 말’에서 “2012년 국회를 떠나 오랫동안 묵혀 두었던 메모 수첩과 낱장의 쪽지들을 뒤지면서 과거의 기록과 생각을 복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과정에서 ‘남북 경로를 통해 북측 의견을 확인하자고 결론 내렸다’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내용이 14일 공개되면서 정치권에 일파만파(一波萬波)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 정치권 일파만파 새누리당은 이날 저녁 이정현 대표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키로 하는 등 공세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의혹이 아닌 사실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위험천만한 대북관을 가진 문 전 대표는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했고, 앞서 하태경 의원은 “북한을 상국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다”며 “사드 배치를 잠정 중단하자면서 중국과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발언을 한 것만 봐도 2007년과 달라진 게 뭔지 걱정이다”고 비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는 ‘송민순 회고록’ 국정감사를 방불케 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국기를 흔들 문제”라며 여야 조사위원회 구성과 안보정책조정회의 회의록 문서 열람 등을 요구했다. 원유철 의원은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이 ‘왜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느냐’며 기권으로 건의하자고 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국민 안위가 중요하지 대통령의 심기와 북한의 입장이 더욱 중요하냐”고 지적했다. 더민주당은 당시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거론하며 적극적으로 문 전 대표를 옹호했다. 더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북한 인권결의안이 논의될 당시, 남북대화를 통해 북한이 직접 나서서 개선하도록 촉구하고 해결이 안 되면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으로 가는 것으로 순서를 정했다”며 “북한 인권 문제를 포기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이석현 의원은 “문 전 대표가 ‘정상회담은 정상회담이고, 인권 문제는 인권 문제인데 꼭 그럴 필요 있느냐’며 인권결의안에 찬성 입장을 얘기했다고 한다”며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내용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희상 의원은 조사위 구성 제안을 비판하며 “정치 공세일 뿐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며 “정책적 결정의 시시비비는 추후에 나온다. 평가 기준은 역사”라고 말했다.○ 송민순 회고록의 진실은? 송 전 장관이 회고록을 쓴 의도와 신뢰성에 대한 설전도 치열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해 북한에 물어보다니 코미디”라며 “이런 일이 재발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송 전 장관이 회고록을 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이석현 의원은 “송 전 장관은 연세가 많으신 분”이라며 회고록의 신뢰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김경협 의원은 “10년 전 가물가물한 기억으로 쓴 회고록 일부를 발췌해서 모두 사실인 것처럼 정치 공세에 활용한다”고 여당을 비판했다. 한편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백종천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등 송민순 회고록에 등장한 3인방은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해 북측 의사를 타진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 인권결의안을) 북한이 반대하는데 물어보면 해도 좋다고 하겠느냐. 그걸 왜 물어보냐”고 부인했고, 이 전 장관도 “(북한 인권결의안에) 기권이 아니라 반대해야 된다고 했다”면서도 “(남북 채널로 의사 타진은) 안 했다”고 주장했다. 백 전 실장은 “(남북 채널로 의사 타진했다는 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북한한테 물어볼 것도 없이 찬성투표하고, 송 장관한테는 바로 사표를 받을까 하는 생각도 얼핏 들었는데…”라고 언급한 회고록 내용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송 전 장관은 동아일보 기자에게 ‘책에 있는 대로입니다’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다만 추가적인 설명을 듣기 위한 통화에는 응하지 않았다.우경임 woohaha@donga.com·송찬욱·신진우 기자}

“4년 사이에 한국은 이(북한인권) 결의안에 대해 불참-기권-찬성-기권으로 가는 지그재그 행보를 걸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북한대학원대 총장)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사진)에서 노무현 정부 당시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과정의 논란을 생생하게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한국 정부는 2005년까지는 남북 관계 개선 등을 고려해 불참하거나 결의안에 대해 기권했지만 2006년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시험발사(7월)하고 핵실험(10월)을 하면서 정부의 대북 압박이 진행됐다. 하지만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기류가 바뀌었다. 송 전 장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결의안 문제를 정식으로 논의한 11월 15일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송 전 장관은 찬성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결의안이 북한 체제에 대한 내정간섭이 될 수 있고, 남북 관계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기권을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에 부닥친 송 전 장관이 “찬성과 기권 입장을 병렬해서 지난해(2006년)처럼 대통령의 결심을 받자”고 했을 때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은 왜 대통령에게 그런 부담을 주느냐며 기권으로 건의하자는 의견을 보였다고 한다. 당시 서울에선 남북 총리회담이 열리고 있었다. 노 대통령은 11월 16일 북한 김영일 총리를 비롯한 남북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했다. 이날 오후 노 대통령 주재하에 송 전 장관, 통일부 장관, 국정원장, 비서실장, 안보실장 등 5인의 토론을 거친 뒤 노 대통령은 “방금 북한 총리와 송별 오찬을 하고 올라왔는데 바로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하자고 하니 그거 참 그렇네”라며 입장을 잘 정리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날 저녁 송 전 장관이 대통령에게 마지막 호소문을 만들어 대통령 관저로 보내자 이를 본 노 대통령은 다시 회의를 해보라고 지시했다. 송 전 장관이 한국이 나서서 완화시킨 결의안 정도에는 찬성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유엔 북측 대표단을 설득하고 있다고 계속 주장하자 김만복 국정원장이 그러면 남북 채널을 통해 북한의 의견을 직접 확인해 보자고 제안했다고 송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주장했다. 이 때 문 실장이 일단 남북 경로로 확인해 보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에 갔던 송 전 장관은 백 실장으로부터 북측 반응을 전달받았다. 북측은 “역사적 북남 수뇌회담을 한 후에 반공화국 세력의 인권결의안에 찬성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남측의 태도를 주시할 것”이라는 요지의 태도를 나타냈다고 송 전 장관은 전했다. 이런 북한의 반대 의견을 접한 뒤 정부는 결의안에 대한 기권으로 방향을 정리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관계자는 ‘북한 측에 결의안 의사를 타진했다’는 부분에 대해 13일 “2007년 (정상회담) 직후 10·4 공동선언 내용을 가지고 남북 간 대화가 활발하게 이뤄지던 시기”라며 “그 과정에서 종합적으로 논의가 됐다면 이해가 되지만 북한인권결의안만을 갖고 물어보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다수의 의견대로 기권으로 합의해서 (대통령에게) 건의하자’고 했다는 대목에 대해선 “회의에서 논의하고, 결론을 내기 때문에 비서실장이 그렇게 지시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도 ‘북한에 의사를 타진하자’고 나온 대목에 대해 “천만의 말씀이다. 북한인권결의안을 북한이 반대하는데 물어보면 ‘해도 좋다고 하겠냐’”며 “결의안에 대해 남북 통로로 주고받은 것이 없다. 난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한상준 기자}
잠재적인 야권 대선 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아무리 강력한 조직도 민심 앞에서는 그야말로 풍전낙엽(風前落葉)이 아닐까”라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을 견제했다. 박 시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내년 대선에 출마한다면 문 전 대표의 조직 기반과 지지율을 극복할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서울시장 두 번 당선될 때도 정치세력이 없었다. 결국 모든 선출직 공직자의 운명이라는 것은 시대 요구, 국민의 부름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최근 살수차 소화전 사용 금지, 북방뉴딜 정책 발표 등을 통해 존재감 부각에 나서는 모습이다. 문 전 대표가 야권 내 대세 굳히기와 아울러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대라는 ‘본선용 전략’에 집중하자 박 시장은 야당 정체성 부각이라는 ‘예선용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시장이 이날 페이스북에서 청와대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문화체육관광부로 보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런 야만적 불법 행위와 권력 남용을 자행하는 현 정부와 대통령은 탄핵 대상 아닌가”라고 자극적 발언을 쏟아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서울시장의 위치와 직분을 넘고 넘어도 한참 넘는 막장 정치테러”라고 비난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박 시장이 중도 표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포기한 걸까”라고 했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 리스트에 거론된 문화예술인 중 문체부의 기금 지원을 받은 경우가 100건이 넘는다. 사실과 다르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노무현 정부가 2007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과정에서 북한의 의견을 직접 확인한 뒤 기권 결정을 내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유엔에선 한국 정부가 결의안에 찬성할 것을 전제로 다소 완화된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협의하고 있었고, 북측 대표단에도 국제사회의 원활한 대북 지원을 위해 한국이 찬성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설득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남북 채널을 통해 북한의 의견을 직접 확인하자고 제안했고, 대통령비서실장이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남북 경로로 확인하자고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예상대로 북한은 부정적인 답변을 했고,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은 기권 방침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는 노무현 정부에서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북한대학원대 총장)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12일 공개됐다. 송 전 장관에 따르면 정부는 그 전해인 2006년에는 북한인권결의안에 처음으로 찬성했지만, 2007년 10월 열린 남북정상회담 이후 태도가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결의안 문제는 그해 11월 15일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정식으로 논의됐다. 이후 남북 채널을 통해 북한의 부정적인 답변을 전해준 백종천 당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에게 송 전 장관은 “(북한이) 이렇게 나올 줄 모르고 물어봤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다음 날인 11월 21일 한국 정부는 북한인권결의안 투표에서 기권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