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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세 도입 등을 주장하며 ‘백만장자 저격수’로 유명한 미국의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이 백만장자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10년치 세금 환급 내역 공개를 약속하며 세금 내역 공개를 거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샌더스 의원은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난 베스트셀러 책을 썼다. 당신도 베스트셀러를 쓴다면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CBS와 인터뷰에서도 “최근 두 권의 책을 썼다. 한 권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5~6개 언어로 번역됐다”고 밝혔다. 샌더스 의원이 2014년 공개한 세금 환급 내역에 따르면 그는 상원의원 급여 15만6441만 달러(약 1억7800만 원)을 포함한 20만5617달러를 벌었다. 2016년에는 비슷한 금액의 세금 환급 요약문만 공개했다고 NYT는 전했다. 하지만 2017년 상원 자산 공개문서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그해 약 106만 달러를 벌었다. 이 가운데 책 인세로 벌어들인 소득이 88만5000달러가 넘었다. 샌더스 의원은 NYT와 인터뷰에서 “매우 빠른 시일 내에, 분명히 4월15일 전에 우리의 10년치 세금 환급을 공개할 것”이라며 “그날 도널드 트럼프도 같은 일을 하길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세금의 날인 4월15일 이전에 자신과 부인 제인의 10년치 세금 환급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하고 민주당이 요구한 세금 환급 내역 공개를 거부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은 부유세 신설 및 상속세 인상 등을 주장하는 백만장자 저격수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민주당의 다른 대선주자들과 달리 세금 환급 내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유권자들이 자신의 세금 환급 내역을 알길 원치 않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CNN은 “샌더스 의원이 세금 환급 내역 공개를 거부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싸잡아서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알렉사, 병원 예약해줘. 혈당 수치도 알려줄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이 자사의 인공지능(AI) 음성비서인 ‘알렉사’를 통해 고객 처방약 배송을 추적하고 개인 의료정보 등을 전달하려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 시간)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의료보험회사 시그나, 당뇨 관리회사인 리봉고헬스, 대형 병원 등 5곳이 긴급진료 예약, 처방약 배송 추적, 의료보험 혜택 확인, 혈당 결과 통보 등 알렉사의 새로운 기능을 개발했다. 병원 애플리케이션(앱)을 별도로 내려받거나 어려운 사용설명서 등을 읽는 번거로움 없이 누구나 집에 설치된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 편리하게 설명을 듣거나 명령을 내릴 수 있다. 21개 주에서 병원 142곳을 운영하는 커먼스피리트헬스도 병원 예약 접수를 위한 자체 알렉사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보스턴 아동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부모들은 자녀의 수술 후 고통이나 식욕 부진 등을 알렉사를 통해 병원에 보고할 수 있다. 프로비던스세인트조지프병원은 환자들이 알렉사 기능을 이용해 간이치료소 방문을 예약하거나 취소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미국에서 그간 음성 비서를 이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는 환자의 사생활 보호 관련 규제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했다. 아마존은 연방정부가 규정한 의료정보 보호 기준을 충족하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민감한 의료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이에 대해 “아마존이 3조5000억 달러(약 4000조 원)의 헬스케어 시장에 진입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알렉사, 병원 예약해줘. 혈당 수치도 알려줄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인 아마존이 자사의 인공지능(AI) 음성비서인 ‘알렉사’를 통해 고객 처방약 배송을 추적하고 개인 의료 정보 등을 전달하려고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의료보험회사 시그나(Cigna), 당뇨 관리회사인 리봉고헬스(Livongo Health), 대형 병원 등 5곳이 긴급진료 예약, 처방약 배송 추적, 의료보험 혜택 확인, 혈당 결과 통보 등의 새로운 알렉사의 기능을 개발했다. 병원 앱을 별도로 다운로드하거나 어려운 사용 설명서 등을 읽는 번거로움 없이 누구나 집에 설치된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 편리하게 설명을 듣거나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 음성 비서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 21개 주에서 142개 병원을 운영하는 미국 최대 병원시스템 중 하나인 커먼스피리트헬스는 병원 예약 접수를 위한 자체 알렉사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보스턴 아동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부모들은 자녀의 수술 후 고통이나 식욕 부진 등을 알렉사를 통해 병원에서 보고할 수 있다. 프로비던스세인트조셉병원은 환자들이 알렉사 기능을 이용해 간이치료소 방문을 예약하거나 취소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미국에서 그간 음성 비서를 이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는 환자의 사생활 보호 관련 규제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했다. 미국 의료보험 이동 및 책임법(HIPAA)은 헬스케어 회사들에 환자 정보의 기밀성을 유지하고 위·변조를 막는 조치를 하도록 의무화했다. 아마존은 연방정부가 규정한 이 의료정보 보호 기준을 충족하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민감한 의료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이에 대해 “아마존이 3조5000억 달러(약 4000조 원)의 헬스케어 시장에 진입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알렉사를 이용한 헬스케어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신원 확인, 오작동 방지, 환자들의 인식에 달려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아마존의 알렉사가 음성 명령어를 잘못 인식하고 사람들의 대화를 녹음해 사용자의 연락처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알렉사 헬스케어 서비스는 이 같은 오작동을 피하기 위해 사용자가 자신의 계정에 접속해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식으로 이용자 신원 확인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리봉고헬스의 경우 오작동을 막기 위해 당뇨 환자들이 알렉사를 통해 혈당 수치를 확인할 때 ‘blood(피)’와 ‘당(sugar)’ 단어 모두를 말해야 작동하도록 했다. AI 음성비서가 장착된 스마트 스피커 시장은 2014년 알렉사 등장 이후 급성장했다. 에디슨리서치와 NPR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미국 성인 5명 중 1명이 스마트 스피커를 1개 이상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파벳의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 시리 등의 경쟁 서비스 등이 등장하면서 아마존의 음성 비서 시장 점유율은 2017년 59%에서 지난해 40%로 떨어졌다고 WSJ는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2016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워싱턴의 한 피자집과 유력 정치인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그의 선거대책본부장 존 포데스타가 이 피자집에서 일어나는 인신매매 등에 연루됐다는 소위 ‘피자게이트’였다. 미 주류 언론은 만우절 거짓말 같은 이 이야기를 다루지 않았음에도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졌다. 이를 사실로 믿은 한 남성은 같은 해 12월 이 피자집에 총기를 난사했다. 미 언론계로 하여금 가짜뉴스 대응에 적극 나서도록 한 계기가 됐다.○ “30년 전에도 가짜뉴스가 있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018년 11월 피자게이트와 비슷한 방식으로 확산된 ‘가짜뉴스발 음모론’이 미국과 소련 간 냉전이 한창이던 1980년대에도 존재했음을 총 47분짜리 3부작 ‘오피니언 동영상’ 시리즈를 통해 알렸다. 당시 인도의 한 신문에 ‘미 군부가 흑인과 동성애자를 죽이기 위해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 바이러스를 만들어냈다’는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이 실렸다. 이 가짜뉴스는 소련, 아르헨티나, 영국 매체 등에서 인용된 뒤 미 주류 언론으로 확산됐다. 미 정부의 조사 결과 당시 소련 정보당국이 ‘오퍼레이션 인펙션(Operation InfeKtion)’이란 암호명의 가짜뉴스 작전을 펼쳤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소련은 이 ‘AIDS 음모론’을 무려 6년간 세계 80여 개국에 전파했다. 하지만 냉전이 끝나고 소련의 가짜뉴스 공작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이 영상을 제작한 애덤 엘릭 NYT 오피니언 동영상 책임프로듀서는 기자와 만나 “소련의 허위정보 작전에 대응했던 30여 년 전 국무부 문서를 읽으면서 마치 현재 일어나는 일을 보는 것 같아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그는 “가짜뉴스가 완전히 새로운 현상이 아니며 오래전부터 존재했음을 알려주기 위해 이 동영상을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NYT 측은 AIDS 음모론 등 과거와 현재 논란이 된 수십 개의 가짜뉴스 사례를 분석하고 7가지 공통된 패턴을 찾아냈다. 이를 통해 가짜뉴스가 일종의 잘 짜인 ‘대본(playbook)’처럼 유사한 패턴을 반복하면서 확산된다는 점도 알아냈다. 냉전 시대와의 차이는 대량 유포에 걸리는 시간뿐이다. 당시엔 가짜뉴스가 널리 퍼지는 데 일정 기간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가짜뉴스를 퍼뜨릴 수 있다.○ “정정 보도엔 ‘5초 룰’ 없다…즉시 수정” 미 언론은 자사 보도의 정확성을 높이고 허위 정보를 걸러내기 위해 ‘팩트체크(Fact check)’ 부서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보도 전 자사 보도의 출처, 사실 여부 등을 내부에서 사전에 철저하게 검증하자는 취지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뉴스의 빠른 확산을 고려해 팩트체크의 속보성도 강화하고 있다. NYT에는 정정 보도에 관한 ‘5초 룰은 없다’는 얘기까지 있다. ‘오류는 발견 즉시 수정해야 한다. 다음 날 신문을 낼 때까지 기다려선 안 된다’는 의미다. 2016년 대선 이후 사전 팩트체크는 더 중요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NYT,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을 ‘가짜뉴스’ ‘시민의 적’이란 원색적 표현으로 공격하고 있다. 사소한 실수만 해도 대통령이나 그의 지지자들로부터 오해를 살 수 있는 상황.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NYT 워싱턴지국은 2017년 오류 등을 점검하는 ‘팩트체커’를 자체 고용하고 있다. 전문 팩트체커가 기자들의 기사 작성 단계에 개입해 오류를 찾아내 기사 출고 전 오류를 방지하는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NYT는 가짜뉴스 대량 확산에 일종의 매개체, 즉 ‘유능한 바보(useful idiot)’가 있다는 점도 발견했다. 약 30년 전 AIDS 가짜뉴스 사건 때도 그 시발점은 당시 소련 영향권에 있던 한 인도 매체였다. 또 가짜뉴스가 AIDS나 에볼라 바이러스 등 사람들의 관심이 많지만 일반인의 사실 확인이 쉽지 않은 건강, 인종, 성 정체성 등의 주제에서 특히 횡행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전문가가 아니면 진위를 가리기 어렵기에 그럴듯한 거짓말로 포장하기 쉽다는 뜻이다. ○ 미 3대 팩트체크 전문기관 미 언론계는 미 3대 팩트체크 전문기관으로 WP의 ‘팩트체커’, 펜실베이니아대가 지원하는 ‘팩트체크닷오아르지’, WP 기자 출신인 빌 어데어 듀크대 교수가 2007년 만든 ‘폴리티팩트(POLITIFACT)’를 꼽는다. 2011년 출범한 ‘팩트체커’는 이라크전쟁을 정당화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량살상무기(WMD) 보유 주장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범했다. 자체 웹사이트에 관련 기사와 칼럼을 올리고 거짓말 수위에 따라 ‘피노키오’ 등급을 1개부터 4개까지 매기는 독특한 방식으로 출범 때부터 주목받았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의 이미지를 활용해 팩트체킹에 대한 독자의 흥미와 호기심을 높인 셈. WP는 1일(현지 시간) 취임 802일째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와 연설 등을 자체 팩트체커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분석한 결과, 거짓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이 9451건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폴리티팩트는 2007년 미 대선 당시 정치인들의 확인되지 않은 발언들이 쏟아지자 이를 검증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단체다. 이에 관한 각종 보도로 2009년 퓰리처상까지 수상했다. 폴리티팩트는 인터넷에 떠도는 가짜뉴스보다는 정치인들 발언의 진위를 따지는 데 집중한다. ‘진실측정기(Truth-O-Meter)’로 불리는 자체 분석 방식을 통해 특정 정치인의 주장을 ‘진실, 대체로 진실, 절반의 진실, 대체로 거짓, 거짓, 새빨간 거짓’의 6단계로 평가한다. 베테랑 기자들이 분야별 싱크탱크와 전문가를 취재하고 연방정부 자료와 수치를 분석해 발언의 진위를 따지는 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따로 모아 분석한다. 앤지 홀런 폴리티팩트 편집장은 “각종 소문과 음해가 난무하는 선거철마다 가짜뉴스도 진화하고 있다”며 “팩트체킹이 2020년 미 대선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각국 정부·소셜미디어의 협력도 필수 가짜뉴스 대응에 각국 정부, 거대 소셜미디어 회사 등의 협조가 시급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엘릭 NYT 책임프로듀서는 “러시아의 허위 정보에 익숙한 동유럽은 범국가 차원에서 가짜뉴스 대책을 마련한다”며 “러시아의 거짓말을 전문으로 다루는 방송 프로그램, 악의적 허위 정보를 사이버 테러로 규정한 정부 정책, 가짜뉴스 웹사이트에 광고를 거부하는 기업들이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언론들이 가짜뉴스의 진위를 계속 논의하는 것만으로도 대중이 가짜뉴스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도 나온다. 최근 방한한 앤드루 윌슨 전 영국 스카이뉴스 앵커(59)는 “2016년 7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당시 ‘매주 3억5000만 파운드(약 5249억 원)가 영국에서 EU로 간다. EU를 탈퇴하면 그 돈을 영국민 의료에 쓸 수 있다’는 가짜뉴스가 있었다”며 “언론이 이 주장을 지속적으로 다루면서 오히려 일부 대중이 ‘이 말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가짜뉴스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차라리 소외 계층을 위한 뉴스, 지역 언론 활성화 등으로 돌파구를 찾자”고 주장했다. 가짜뉴스의 범람이 양극화,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확산과 무관치 않은 만큼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모두를 위한 뉴스’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윌슨 전 앵커는 “영국 언론 역시 수도 런던에 거주하는 중산층에 관한 뉴스를 중점적으로 보도하므로 이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이 소외감을 느낀다”며 “상당수 영미권 가짜뉴스는 극좌 혹은 극우 포퓰리스트들이 소외계층을 선동하기 위해 만들고 퍼뜨리는 감정적 메시지”라고 평가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위은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중국과 진행 중인 무역협상 타결 여부에 대해 “4주 내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협상의 종지부를 찍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선 “합의 이후”라고 말하며 한발 물러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무역협상을 위해 방미 중인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미중 무역협상에서) 기념비적인 발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합의에 매우 근접하고 있지만 그것이 합의를 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류 부총리를 통해 시 주석에게 “함께 위대한 순간을 목격하기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도 류 부총리를 통해 “우리(미중 정상)가 전략적인 지도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류 부총리는 “(워싱턴에서) 무역합의 문서 등 중요한 문제에서 새로운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친구이자 공동 양육자(co-parents)로서 새로운 관계를 고대하고 있다.” 세계 최고 부자인 미국 전자상거래회사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55)가 아내 매켄지(48)와 약 25년 간의 결혼 생활을 정리하는 ‘세기의 이혼’에 합의했다. 아내가 40조 원 규모의 아마존 지분을 갖되 의결권은 남편에게 넘겨 경영권을 유지하게 하는 선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매켄지는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워싱턴포스트(WP)와 블루오리진의 지분, 우리의 아마존 지분의 75%와 의결권을 그(제프)에게 주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부 공동의 아마존 지분 16.1%(평가액 약 1433억 달러·약 162조8500억 원) 중 남편 몫은 12%(약 1075억 달러·약 122조1700억 원), 아내 몫은 4.1%(평가액 약 358억 달러·약 40조6800억 원)가 될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부부가 소유한 워싱턴의 2300만 달러짜리 주택 등 다른 자산 분할 계획은 알려져지 않았다. 남편 제프도 이날 아내의 트윗을 리트윗하며 “나는 그녀가 보여준 지지와 친절에 감사한다”며 “친구이자 공동 양육자로서의 우리의 새로운 관계를 매우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친구로서 공유된 삶을 이어갈 것”이라고 결별을 선언해 세상을 놀래켰다. 소설가로 일하고 있는 매켄지는 자신이 갖게 될 아마존 지분의 의결권을 남편에게 넘겨 경영권을 유지하게 배려했다. 매켄지가 다른 사람에게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이 의결권 계약은 유효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조스 부부는 1990년대 초반 뉴욕의 헤지펀드에서 만나 1993년 결혼했다. 1994년 아마존닷컴을 세우고 함께 사업을 키운 사업적 동반자였다. 둘 사이에는 4명의 자녀(아들 3, 딸 1)가 있다. 매켄지는 이혼 절차가 마무리되면 세계에서 4번째로 자산이 많은 여성 부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로 아마존 경영권에 대한 우려를 키운 ‘이혼 리스크’는 사라졌다. 하지만 이날 뉴욕증시에서 아마존 주가는 전날 대비 0.1% 떨어졌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차량호출 회사 리프트가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첫날 시가총액은 현대자동차 규모로 뛰어올랐다. 상장 이후 주가가 하락했지만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이르면 이달 말 미국 자동차 3사의 시가총액을 합한 것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미 최대 차량호출 회사 우버도 뉴욕 증시에 데뷔할 수 있다. 미 차량호출 1, 2위 회사가 모두 상장하는 셈이다. 대어(大漁)들이 줄지어 증시에 등판하면서 월가에선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1999년의 기록을 20년 만에 깨는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시장이 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한국은 ‘카풀 논란’에 발목이 잡혀 차량호출 회사가 시장에 발조차 내밀기 힘든데, 미국은 저만치 앞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추월 차선을 질주하는 사이 한국이 서행 차선에서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는 건 우버 등장 이후 10년간 모두 걱정만 하고 일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 정부가 택시 규제를 쥐고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었던 건 정부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시장 메커니즘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우버와 리프트처럼 정보기술(IT)로 차량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요금을 결정하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시장 메커니즘이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조물주처럼 모든 것을 결정하는 과거 방식이 언제까지 통할 수 있을까. 우버가 창업한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 택시 인프라가 가장 열악한 곳이었고, 뉴욕에서 우버를 환영한 이들은 정부의 교통정책이 실패했던 도심 외곽의 교통 사각지대 주민들이라는 것을 보면 진실의 순간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기술 전환의 시대에 정부와 공무원이 할 일은 따로 있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기술을 통해 규제를 진화시키는 일이다. 기술 변화에 따라 재산적 피해를 볼 수 있는 개인택시 기사들, 일자리의 변화가 불가피한 택시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미리 살피고 지원책을 준비하는 일도 필요하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0년간 이런 준비를 꼼꼼히 해 왔다면 오늘날 신구 시장의 갈등은 최소화됐을 것이다. 공무원들이 택시 공급 대수, 요금 등 낡은 규제는 틀어쥐고, 기존 시장의 구성원과 신생 기술기업에 사회적 대타협을 기대하는 건 허망한 일이다. 그러니 “사회적 대타협기구에 어려운 일을 다 넘기면 공무원이 월급 받고 할 일이 무엇이냐”는 따끔한 질책이 나온다. 기술이 급변하는 시대에 공무원들이 수십 년간 만들어 놓은 정책과 규제의 틀에서 하던 일만 열심히 하면 신생 기업은 시속 100km로 달려야 하는 고속도로에서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고 서행해야 한다. 정부가 공을 들여서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키우겠다는 판교밸리엔 애당초 실리콘밸리의 두뇌인 스탠퍼드대와 같은 대학이 들어설 수 없었다. 그건 대학 신설을 막는 수도권 규제 때문이었다. 미국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가 물류 시장을 혁신하고 소매업의 판도를 바꿀 때 한국의 쿠팡은 화물자동차운수법 규제와 씨름하느라 한참 달려야 할 때 서행했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 모두 혁신의 가속페달을 밟았거나 밟고 있지만 소리만 요란하고 기대만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가 주춤하는 사이 다른 나라들은 추월 차선으로 쌩쌩 달려 나간다. 누구도 한국을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 추격의 고통은 고스란히 바통을 넘겨받을 후손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브레이크 떼고, 변속하고, 가속페달 밟는 상식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박용 뉴욕특파원 parky@donga.com}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서쪽 허드슨 야드에 첨단 종합예술센터 ‘더 셰드(The Shed)’가 공개됐다. 건물을 감싼 특수 유리 지붕이 움직이며 팔색조처럼 각양각색의 공연장으로 바뀌는 창의적인 ‘이동식 건물’로 화제를 모았던 곳이다. 앨릭스 푸츠 최고경영자(CEO) 등 더 셰드 관계자들은 이날 철도차량기지가 있는 낙후된 지역 허드슨 야드의 새 출발을 알렸다. 지역 정치인들의 반대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의 제2본사 유치 기회를 날린 미국 뉴욕시가 10년 가까이 공을 들인 새로운 성장 엔진을 공개했다. 허드슨강변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같은 마천루 숲으로 만들어 2025년까지 5만5000명이 일하는 복합 주거·사무·여가 공간으로 만든다는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다. 축구장 13개 넓이인 10만5000m²의 땅을 ‘뉴욕 속 두바이’로 바꾸는 이 사업에 부동산회사 2곳 등이 250억 달러(약 28조2500억 원)를 투자했다. 뉴욕시도 지하철 연장, 공원 건립, 각종 세제 혜택 등으로 약 60억 달러(약 6조7800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변화는 5가지 상징성을 담고 있다.○ 낭중지추(囊中之錐) 공사장 흙먼지가 날리고 인적도 드물던 허드슨 야드는 고급 백화점 ‘니먼 마커스’ 등이 들어선 복합쇼핑몰 ‘숍 앳 허드슨 야드’, 2500여 개 나선형 계단으로 얽힌 인공벌집 형태 구조물 ‘베슬(Vessel)’이 들어선 관광 명소로 바뀌었다. 올해 말에는 지상 100층 높이(367m)의 전망대 ‘뉴욕 에지’도 들어선다. 사업이 끝나는 2025년에는 쇼핑몰, 문화시설, 주상복합 등 13동의 고층 빌딩가로 바뀐다. 버려진 땅이 ‘주머니 속의 송곳’으로 변하는 셈이다. 허드슨 야드는 주거, 사무, 여가를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콤팩트시티’의 장점을 내세워 세계 부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베슬과 더 셰드 바로 옆의 88층 호화 아파트 ‘15 허드슨’의 가장 싼 집은 431만5000달러. 88층에 있는 침실 4개, 욕실 6.5개의 펜트하우스 매매가는 3200만 달러, 관리비와 세금은 월 3만 달러다. ○ 호사다마(好事多魔) 허드슨 야드는 뉴욕시의 투자가 없었으면 불가능했던 사업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시는 총 24억 달러를 투자해 지하철 7호선을 허드슨 야드까지 연장했다. 공원 등을 조성하는 데도 12억 달러를 투자한다. 허드슨 야드 내 자산에 대해 20년간 재산세의 약 40%를 감면해 주는 등 10억 달러의 세제 혜택도 제공한다. 이 점이 논란의 불씨가 됐다. 진보 성향의 지역 정치인들은 아마존 제2본사보다 더 큰 혜택이 제공되는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에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올해 1월 아마존이 뉴욕 제2본사 건설 계획을 철회한 것은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30·뉴욕 14지구) 같은 지역 정치인의 거센 반발 때문이었다. 이들은 “이미 세계 최대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주가 더 부자가 되도록 하는 데 왜 세금을 30억 달러나 쓰냐”며 철회를 요구했다. 결국 뉴욕시와 아마존 모두 백기를 들었다. 당초 기대됐던 2만5000명의 새 일자리와 275억 달러의 세수도 허공으로 사라졌다. ○ 빙탄지간(氷炭之間) 뉴욕주 의회가 미 대도시 최초로 허드슨 야드가 포함된 맨해튼 60번가 남쪽 상업지구 진입 차량에 대해 2021년부터 혼잡통행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은 또 다른 논란으로 떠올랐다. 주 의회는 이 돈으로 뉴욕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관할하는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 투자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속내다. 하지만 한쪽에선 세금을 풀어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 같은 대규모 도심 개발 사업을 벌이고 다른 쪽에서는 혼잡통행료 등 증세를 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뉴욕 거주자들은 ‘얼음과 숯(氷炭之間)’처럼 양립이 어려운 엇박자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교통 사각지대에 거주하거나 맨해튼에 차를 가지고 통근하는 뉴욕주 및 뉴저지주 주민들이 벌써부터 혼잡통행료 면제를 요구한다. 니콜 맬리오타키스 뉴욕주 의원은 “혼잡통행료는 뉴욕 시민에게 큰 영향을 주는 사안”이라며 “다른 주체에게 세부 권한을 넘기는 일은 책임 방기”라고 말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뉴욕주 의회는 고가 주택에 일률적으로 매매가의 1%를 부과했던 ‘맨션세(mansion tax)’를 구간별로 최고 4% 안팎으로 올리기로 했다. 주택 취득·등록세에 해당하는 이전세(transfer tax)도 200만 달러 이상 상업용 건물과 300만 달러 이상 주택에 대해 0.25%포인트 올릴 계획이다. 현지 부동산업계는 고가 주택 거래세가 최고 4.5% 오르고 세 부담도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맨해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허드슨 야드 개발로 ‘럭셔리 주택’ 공급까지 증가하고 부동산세까지 오르자 부동산 업계에서는 자나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는 ‘과유불급’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뉴욕시 비거주자들이 보유한 500만 달러 이상의 고가 주택에 대해 일종의 ‘별장세’에 해당하는 ‘비거주자주택세’를 부과하려다 반발에 직면하자 그 대신 양도세 부과를 꺼냈다. 올해 1분기(1∼3월) 맨해튼 부동산 시장은 10년 만에 가장 위축됐다. 3월 아파트 매물은 전년 동기 대비 21.4% 늘었다. 고급 주택 시장 불황이 장기화하면 서민 부동산 시장으로 가격 하락세가 전이될 수 있다. ○ 임중도원(任重道遠) 뉴욕주는 미 50개 주 중 지방세 부담이 제일 큰 곳이다. 재산세 부담도 네 번째로 높다. 뉴욕 시민들은 “방만한 행정체계를 개혁하지 않고 손쉬운 증세부터 꺼내는 뉴욕시에 할 말이 많다”고 불만이다. MTA는 2009년 재정난으로 주 정부 지원을 받았다. 이로 인해 택시요금, 차량등록세, 우버 등 차량호출 서비스에 대한 세금도 줄줄이 올랐다. 시민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보수 진영은 민주당이 장악한 뉴욕시가 공공 지출을 지나치게 늘려 불황이 오면 재정 위기에 직면할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보수 성향 일간지 뉴욕포스트는 “2014년 민주당 빌 더블라지오 시장이 취임한 후 5년간 뉴욕시 지출은 약 32%, 시 공무원은 3만3000명 늘었다”고 지적했다. 뉴욕시는 허드슨 야드로 아마존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 상전벽해처럼 변해가는 허드슨 야드의 스카이라인을 보면서 ‘임무는 막중하지만 갈 길은 멀다’는 말이 떠올랐다. 박용 뉴욕 특파원 parky@donga.com}
2021년부터 미국 뉴욕 맨해튼 상업지구에 진입하는 모든 차량은 통행료를 내야 한다. 뉴욕 시가 미 대도시 중 처음으로 ‘혼잡통행료’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뉴욕 주 의회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혼잡통행료 부과 방안이 포함된 차기 회계연도 예산안을 승인했다. 영국 런던, 스웨덴 스톡홀름, 싱가포르 등이 혼잡통행료를 부과하고 있으나 미국 대도시 중에서는 뉴욕이 처음으로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맨해튼 센트럴파크 남단 60번가 남쪽의 상업지구에 진입하는 차량에 혼잡 통행료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금액, 부과 방안, 면제 대상 등은 나중에 결정될 예정이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지난해 승용차는 하루 11.52달러(약 1만2000원), 트럭은 25.34달러(약 2만8000원)의 혼잡통행료를 제안한 바 있다. 뉴욕 시는 혼잡통행료를 거둬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맨해튼 진입 차량을 조절하고 잦은 고장과 지연으로 악명 높은 뉴욕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인프라 투자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생업을 위해 맨해튼에 차량을 타고 가야 하는 일부 주민 등은 혼잡통행료에 반대하며 면제 대상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뉴욕 시의 사례는 혼잡통행료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의 미 대도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2012년생, 누적 적자 30억 달러(약 3조4000억 원), 전년도 매출 성장률 100%.’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투자자들은 3조 원이 넘는 누적 적자보다 눈부신 성장률과 더욱 눈부실 미래에 투자했다. 이날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미국 2위 차량호출 기업 리프트(Lyft) 얘기다. 차량호출 기업이 기업공개(IPO)에 나선 것은 전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리프트 주가는 이날 공모가(주당 72달러)보다 8.7% 오른 78.29달러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23%까지 급등하며 기대를 모았다. 시가총액이 약 222억 달러(약 25조2400억 원)로 현대자동차(25조5300억 원) 턱밑까지 추격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기준 리프트의 시가총액은 222억 달러로 상장 첫날 종가 기준으로 역대 정보기술(IT) 기업 중 9위에 해당했다. 2007년 창업한 리프트는 미국 차량호출 시장의 39%를 차지하며 1위 회사인 우버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리프트 유효 이용자는 2018년 말 현재 1860만 명으로 2016년 말에 비해 세 배로 증가했다.자동차 제조 기술도 없고, 만들어본 적도, 팔아본 적도 없으면서 지난해 손실만 9억1100만 달러(약 1조400억 원)에 달하는 리프트에 대한 시장의 기대에 기존 자동차업계는 패러다임 변화를 실감한다는 반응이다. CNN은 “2008년 금융위기 속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자동차업계에 훨씬 더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030년에는 리프트, 우버 같은 차량공유 업체가 미국 내 차량 주행 거리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주요 자동차업체 시총은 이 같은 시장의 믿음을 반영하고 있다. 제대로 된 이익 모델을 제시하지 못한 리프트는 피아트크라이슬러(230억 달러·약 26조1500억 원), 현대차 시총에 육박한다. 이달 상장 예정인 세계 최대 차량호출 기업 우버는 세계 자동차 시총 2위 폭스바겐을 넘어 1위 도요타를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시총이 1200억 달러(약 136조4400억 원)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 3대 전통 자동차기업 시총을 합친 수준이다. 전통 자동차업계는 이미 한 차례 ‘테슬라 효과’에 뒤통수를 맞았다. 2017년 연간 10만 대도 못 팔던 테슬라가 약 250만 대를 파는 포드 시총을 넘어선 것이다. 미국 1위 GM도 테슬라에 추월당했다가 지난해 말 대대적인 구조조정 발표 이후 다시 미국 자동차 1위 시총을 지켰다. 하지만 곧 우버에 추월당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리프트의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시장의 대대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는 앞으로 글로벌 차량·승차공유 업체를 가장 큰 고객사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대·기아차가 싱가포르 그랩과 인도 올라 등 차량·승차공유 업체에 총 60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것도 플랫폼 구축과 함께 현지 시장에서의 차량 납품까지 고려한 것이다. GM도 리프트에 5억 달러를 투자했고 이번 상장으로 13억 달러어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시장은 이미 차량·승차공유 플랫폼의 힘을 인정하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 “리프트의 상장을 계기로 국내 자동차산업의 구도에도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량·승차공유 시장은 글로벌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IPO가 국내 규제를 완화하는 촉진제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여선웅 쏘카 새로운규칙그룹 디렉터는 “전 세계가 새로운 모빌리티 플랫폼의 등장으로 격변기를 맞이했는데 한국만 규제와 이해관계자의 반발로 뒷걸음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지민구 기자}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의 미 소셜미디어 회사 인수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2700만 명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동성애자 데이팅 앱인 ‘그라인더(Grindr)’에 불똥이 튀었다.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중국 모바일 게임회사인 베이징쿤룬테크(쿤룬)에 그라인더의 매각을 명령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전했다. 이 신문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CFIUS는 쿤룬이 그라인더 앱 사용자 정보를 중국 정부와 공유하고 중국 정부는 이 정보를 스파이 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앞서 취재원 2명을 인용해 “CFIUS가 쿤룬에 그라인더 소유가 국가안보의 위협이라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쿤룬은 지난해 8월 그라인더의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다가 미 정부의 통보를 받고 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쿤룬이 2016년 9300만 달러(약 1057억 원)에 인수한 그라인더는 이용자들이 사진, 동영상을 보낼 수 있는 메시징 기능이 있다. 위치 정보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상태 등 민감한 개인정보도 수집한다. WSJ는 “방위산업체나 통신회사에서 일하는 사람 등을 포함해 미국 관리와 기밀 취급 권한이 있는 사람들을 목표로 이 데이터가 이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배후인 것으로 추정되는, 미 인사관리처에 대한 2015년 사이버 해킹 사건 이후 미국이 중국 정부의 개인정보 악용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자본에 대한 견제가 국가안보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소셜미디어 분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CFIUS는 지난해 중국의 거대 정보기술(IT)회사인 알리바바가 미국 최대 송금업체 머니그램(MoneyGram)을 12억 달러에 인수하려는 계약도 국방 관련 인력의 정보가 중국에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막았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1월 미국의 상품·서비스 수지 적자가 511억 달러로 전달보다 88억 달러(14.6%) 줄었다고 밝혔다. 수출은 19억 달러 증가한 반면 수입이 68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산 수입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1월 대중 무역적자도 전달보다 14.3% 줄어든 332억 달러로 집계됐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올해 1분기(1∼3월) 미국 신차 소매 판매량이 6년 만에 처음으로 300만 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등 미국 내수경제 지표들이 줄줄이 아래쪽을 향하고 있다. 경기 둔화와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JD파워는 26일(현지 시간) 미국의 올해 1분기 자동차 판매 대수가 약 400만 대에 그쳐 전년 대비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렌터카와 업무용 자동차를 뺀 소매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약 5% 감소한 290만 대에 그쳐 2013년 이후 6년 만에 300만 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CNBC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미국 자동차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사적 호황을 누리다가 하락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주택건설 경기는 2월 강추위 등의 영향으로 다시 고꾸라졌다.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2월 주택착공 건수는 116만 건(계절조정)으로 전달보다 8.7% 감소했다. 이는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며 전문가들의 예상치(121만3000건)보다 적다. 앞으로 주택시장의 움직임을 살펴볼 수 있는 신규주택 건축허가 건수도 129만6000건으로 전달에 비해 1.6% 감소했다. 소비심리도 내리막이다. 미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24.1로 2월(131.4)보다 나빠졌다. 미 소비자신뢰지수는 2018년 10월(137.9)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린 프랑코 콘퍼런스보드 수석국장은 “소비심리의 전체적 흐름이 지난해 여름 이후 완만해져 경제 성장이 조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 유럽 등 세계 경기 둔화도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미국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떨어진다. 28일 발표되는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확정치)은 연방정부 부분 폐쇄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2.6%)보다 0.4%포인트 낮은 2.2%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자체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성장률을 최고 1.3%로 전망했다. 기업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CNBC는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올 1분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상장사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작년 동기 대비 평균 3.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5분기 연속 두 자릿수 이익 증가율을 보인 상장사들이 2016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줄어든 이익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애플 인텔 등 거대 기업들이 포진한 정보기술(IT) 업종이 2012년 4분기 이후로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분기에 미 경제가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1분기 성장률이 0.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지만 2분기에는 3%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낮은 실업률과 임금 상승세가 소비지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둔화를 우려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무기한 보류를 시사한 점도 경기 반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2월 기존 주택 판매는 연율 기준으로 전달 대비 11.8% 증가하며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다”며 “연준의 금리인상 보류가 주택시장을 비롯한 경기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애플이 25일(현지 시간) 동영상, 뉴스, 게임 등 콘텐츠 서비스와 첫 신용카드인 ‘애플카드’를 선보였다. 아이폰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제품에서 서비스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대전환의 시동을 건 것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의 스티브잡스 시어터에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TV+(플러스)’, 뉴스 및 잡지 구독 서비스 ‘뉴스+’, 회원제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 골드만삭스와 제휴한 신용카드 ‘애플카드’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 할리우드 배우 리스 위더스푼과 제니퍼 애니스턴 등 애플의 신규 오리지널 시리즈 출연 및 제작에 나서기로 계약한 스타들이 대거 등장했다. 애플은 가을부터 ‘TV+’를 세계 100여 개국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요금은 공개하지 않았다. 애플은 이날 월 9.99달러를 받는 뉴스+ 서비스부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애플이 수입의 절반과 고객 결제 정보까지 가져간다는 미 언론계의 불만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는 여기에 참여하지 않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스+에 참여하지만 자체 온라인 고객을 지키기 위해 경제 분석 기사는 제공하지 않는다. 애플은 골드만삭스와 제휴한 첫 신용카드인 애플카드도 선보였다. 신용카드 혜택은 일반 카드와 비슷하지만 연회비, 연체 수수료가 없고 이자율이 낮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이폰으로 카드를 신청할 수 있고, 애플의 디지털 결제 시스템인 애플페이와 연동된다. 하지만 애플의 야심 찬 발표에도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1.21% 하락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아이폰을 판매하는 미국 최대 정보기술(IT) 회사 애플이 인터넷 동영상과 뉴스 서비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주력 상품인 아이폰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서비스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는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시대에서 팀 쿡의 동영상 서비스 시대로 전환하는 셈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혁신 기업들인 애플과 넷플릭스가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쿡의 애플’ ‘넷플릭스 킬러’로 선전포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애플이 25일(현지 시간) 오후 1시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가입자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24일 일제히 전했다. 애플이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프로그램’들과 HBO, 스타즈, 쇼타임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양한 뉴스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는 뉴스 플랫폼 서비스가 대상이다. 애플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10억 달러(약 1조1355억 원)를 투자해 오리지널 프로그램 20여 개를 확보했다. 2017년 소니픽처스텔레비전의 임원 2명을 영입해 스티븐 스필버그, J J 에이브럼스, 데이미언 셔젤 등 유명 감독과 계약하고 할리우드 배우 리스 위더스푼이 출연하는 아침 토크쇼 등을 추진하고 있다. WSJ는 “애플이 오리지널 프로그램 외에 외부 제작 콘텐츠 등을 결합해 월 9.9달러(약 1만1225원)에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오리지널 시리즈는 애플 임원들이 ‘넷플릭스 킬러’라고 부르는 새로운 TV 앱을 통해 전달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전 세계 14억 명이 사용하는 애플 기기(아이폰 사용자 9억 명)를 통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세계 100여 개국에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은 ‘뉴스판 넷플릭스’ 성격의 서비스도 월 9.9달러에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표적 경제 전문지인 WSJ 등 신문과 피플 등 200여 개 잡지의 콘텐츠가 제공돼 파괴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애플의 창과 넷플릭스의 방패 충돌 애플이 공격적으로 서비스 시장 진출에 나선 이유는 회사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폰 사업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중국 시장의 부진으로 지난해 말 연휴가 낀 4분기(10∼12월) 매출과 이익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동반 감소하는 ‘아이폰 쇼크’까지 겪었다. 반면 애플의 서비스 매출은 지난해 33% 성장해 회사 매출의 15%로 커졌다. 애플은 서비스 매출을 2020년에 갑절로 늘릴 계획이다. WSJ는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년 만의 최대 변화인 서비스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잡스 시대의 전통인 자사 기기에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폐쇄적인 생태계 울타리도 깼다. 애플은 지난해 아마존, 올해 1월엔 삼성과 손잡고 각각 스마트 스피커 에코와 삼성TV에 앱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드웨어 강자’ 애플의 진출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대격변도 예상된다. 타임워너를 품에 안은 이동통신사 AT&T와 21세기폭스를 인수한 디즈니가 올해 각각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전 세계 1억3900만 명(미국 6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절대 강자’인 넷플릭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넷플릭스는 애플이 투자한 동영상 제작비의 10배인 100억 달러를 매년 투자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애플 동영상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애플 앱스토어에서 결제 서비스를 중단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휴전 연장 이후 처음으로 28일 베이징, 다음달 3일 워싱턴에서 무역협상을 재개한다. 중국의 합의 이행 보장 방안 등에 대한 양 측의 이견이 큰 데다 북한 비핵화 협상 등의 돌출 변수까지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 28일 미중 무역전쟁 휴전 연장 이후 첫 대면 백악관은 23일(현지 시간) “미국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을 고대하고 있다”며 “(이들의 방문은) 워싱턴에서 4월 3일 시작되는 협상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28일부터 고위급 협상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이번 협상은 3월1일 협상 시한을 뒀던 90일간 무역전쟁 휴전이 연장된 이후 미·중이 처음 만나는 자리다. 베이징 협상은 28, 29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양측은 무역전쟁 휴전이 연기된 뒤 150쪽짜리 합의안을 놓고 화상회의 등을 통해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등에 대한 구매를 늘리는 방안 등에서 이견이 좁혀졌지만, 중국의 합의 이행 보장 방안 등은 여전히 난제로 남아 있다. ● 미, 중국 합의 이행 보장 장치로 관세 카드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 “우리는 (관세를) 상당 기간(substantial period of time) 유지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왜냐하면 합의가 이뤄질 경우 중국이 그 합의 내용을 준수할 것이라는 걸 담보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대중 무역 관세를 상당기간 유지하며 중국의 합의 이행을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중국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때 관세를 다시 부과하는 ‘스냅백(Snap back)’ 방식 외에도 일부 관세를 유지하며 ‘선(先) 합의 이행, 후 관세 인하’ 식의 합의 이행 보장 장치를 미국이 원하고 있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협상가들은 지난해 9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부과한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 중 일부는 철회할 의사가 있다”며 “하지만 지난해 7월과 8월에 걸쳐 부과된 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상품에 대한 25% 관세 철폐는 거부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중국의 기술 이전 강요 등에 대한 보복 관세는 유지하며 중국의 구조 개혁 이행을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 측은 또 중국에 ‘이행 위반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지 말 것’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내에서는 “19세기 서구 열강의 불평등 조약이나 다름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 북한 비핵화 협상 변수도 돌출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비핵화 협상도 미·중 무역협상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1일 극우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국은 분명히 북한의 지배적인 무역 파트너이고 북한 대외무역의 90% 이상이 중국과 이뤄진다”며 “중국이 모든 대북 제재를 이행하도록 계속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올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문제에서 열쇠”라며 “우리는 중국과 무역협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최대한의 압박’ 작전의 성공의 열쇠라고 인식하고 중국 역할론을 여러 차례 거론해왔다. 중국과 무역 협상이 대북 압박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 미중 정상회담 4월 개최도 쉽지 않아 미중 대표단은 다음주 베이징과 워싱턴에서 연쇄 협상을 벌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협상 테이블에 올릴 합의문 초안을 마련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협상 난제와 북한 비핵화 등의 돌출 변수가 있어 미중 무역협상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플로리다 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시 주석과 만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언급했다. 3월 말 미중 정상회담 개최가 무산되면서 4월 말 만남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중 양국 정상회담은 6월 하순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나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으로 대북제재에 나섰다. 대북 정찰기, B-52 전략폭격기, 버솔프 경비함 등을 잇달아 한국 인근에 전개하는 군사 압박에 이어 경제 압박에 시동을 건 것이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1일(현지 시간) ‘다롄하이보 국제화물’과 ‘랴오닝단싱 국제운송’ 등 중국 해운회사 두 곳을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랴오닝단싱은 메르세데스벤츠 리무진들을 북한으로 수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OFAC는 또 북한과의 석유 정제품 불법 환적, 북한산 석탄 수출 등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 95척의 목록이 포함된 ‘북한 불법 해상 거래에 대한 주의보’도 갱신했다. 이 중 유조선 ‘루니스(LUNIS)’가 한국 선박으로는 처음 명단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에 “제재 대열에서 이탈하지 말라”며 공개 경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미일 국회의원들은 2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의원회의를 갖고 하노이 결렬 이후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일부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북한의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교체)’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황인찬 기자}

19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기공식장은 잔칫집 같았다. SK가 2025년까지 16억7000만 달러(약 1조8800억 원)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일자리 2000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으니,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의 말처럼 “조지아 주민들에겐 신나는 날”이었다. 무대에 오른 미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SK 경영진은 덕담을 주고받으며 함께 만들어갈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밝은 미래를 상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산업 및 무역 정책의 사령탑인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미국이 기업 투자에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를 말과 행동으로 보여줬다. 조지아주까지 먼 길을 온 그는 기공식 행사장에 1시간 넘게 머무르며 첫 삽을 같이 떴다. 로스 장관은 “SK 투자가 미국이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로스 장관은 의미심장한 말도 꺼냈다. “자동차 산업 자체는 성숙한 시장일 수 있지만 전기차는 그렇지 않다. 유사한 기술적 전환이 거의 모든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양산업과 미래산업이 교체되는 기술적 전환기에서 살아남으려면 어금니를 꽉 깨물어야 한다는 경고처럼 들렸다. 막대한 경제적 인센티브가 동원된 북미 도시들의 ‘아마존 제2본사 유치 경쟁’이나 집값 상승과 교통 혼잡, 세금 지원을 우려하는 이들의 ‘아마존 유치 반대운동’은 미래 일자리 전쟁의 경제적,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줬다. 지난해 11월 SK가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를 발표했을 때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과 캐나다 5곳의 자동차 생산라인 폐쇄를 예고했다. 산업의 주도권이 바뀔 때 어느 업종은 사람이 필요 없어서 고민이고, 다른 업종은 필요한 인력이 없어서 발을 구른다. 숙련 기술자를 구하지 못해 비어 있는 미국의 일자리가 600만 개나 된다. 이런 인재를 길러내 급성장하는 혁신 기업을 끌어들이는 지역이 미래 일자리 전쟁의 승자가 될 것이다. 조지아주는 이런 성공 공식을 충실히 따랐다. 조지아주가 제시한 공장 터 제공, 세제 혜택 등 경제적 인센티브는 다른 후보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인건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양질의 인력 확보”라며 “조지아주의 인력 지원 정책에 특히 감동했다”고 말했다. 조지아주는 1967년부터 ‘퀵 스타트’ 프로그램을 가동해 투자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인력을 무상으로 교육해서 제공하고 있다. 그간 100만 명이 넘는 조지아주 주민들이 이 프로그램을 거쳤다. 1970, 80년대 대학생들은 졸업하면 대체로 쉽게 취업했고, 때가 되면 승진했다. 기업들의 ‘문어발 투자’ 덕분에 일자리는 거저 생기는 것처럼 느껴졌다. 1990년대 후반 세계화와 자동화 시대로 기업이 해외로 떠나고, 사람이 기계와 컴퓨터로 대체되면서 ‘공짜 일자리’ 시대는 막을 내렸다. 공짜 일자리 시대를 즐겼던 기성세대들은 학교를 나와도 갈 곳 없는 청년들의 절박함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기업이 성장해도 일자리가 늘지 않는다는 ‘낙수효과 실종’을 탓하기 전에 우리가 떠나는 일자리를 붙들기 위해, 새로운 일자리를 끌어안기 위해, 청년들이 학교를 나와 미래 일자리로 직행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부터 점검해 봐야 한다. 일자리는 더는 공짜가 아니다. ‘SK’라는 트로피를 거머쥔 조지아주 공무원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박용 뉴욕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1일(현지 시간) ‘대북제재 주의보(Advisory)’를 발표하고 대북제재의 가장 큰 구멍으로 꼽히는 북한 선박과의 ‘불법 선박 간 환적’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 18척의 선명과 국적을 공개했다. 선박 대부분이 토고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 국가나 러시아 등 북한과 가까운 국적의 배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미국의 동맹국 선박으로는 유일하게 한국 국적의 ‘루니스(LUNIS)’호가 ‘불법 환적 의심 리스트’에 포함됐다. 아직 불법 행위를 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없다고는 하지만 국무부와 재무부가 공동 명의로 발표하는 대북제재 관련 보고서에 한국 선박이 등장한 것은 한국 정부에 대해 ‘제재 대열에 확실히 동참하라’는 경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여수항서 조사받은 루니스호 지난해 9월 23일 전남 여수항에는 건조된 지 30년 된 길이 102m, 총톤수 5412t 규모의 한 유류제품 운반선이 정박해 있었다. 부산 소재의 선사 에이스마린이 2016년 중고 선박으로 사들인 ‘루니스’호로 이날 출항이 보류된 상태였다. 북한 선박과의 불법 환적 거래 연루 의혹이 제기되자 해양수산부가 출항을 막았다. 외교부와 관세청 등 관계 부처가 조사에 나섰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당 선박을 출항 보류시켰고 관계 부처 조사가 끝난 뒤 10월 15일 출항 보류 조치를 해제했다”고 말했다. 루니스호가 북한 선박과 불법 환적을 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뒤에도 미국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추적해 루니스호 이름을 보고서에 올린 것이다. 특히 미국 정보당국 등은 루니스호 외에도 복수의 한국 선박이 북한 배와 불법 환적을 진행한 정황 증거를 입수하고 해당 배들을 면밀히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루니스호는) 한미 간에 예의 주시해 온 선박이며 안보리 결의 위반 여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루니스호는 출항 보류 조치가 해제된 뒤 한국을 비롯한 중국 러시아 해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화물을 옮겼다. 온라인 선박추적 웹사이트 ‘베슬파인더’에 따르면 루니스호는 올 1월 중순엔 부산항, 2월 중순엔 울산항에 기항했다. 19일 현재 중국 저우산(舟山)항 인근 해역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재 대열 동참하라는 경고 메시지” 한국 선박의 이름이 이번 보고서에 포함된 것은 ‘하노이 결렬’ 이후 강경해지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재무부에서 한국 선박 이름을 대놓고 올렸다는 것은 굉장히 강력한 경고다”라며 “추후에 해당 선박을 소유한 회사 자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목할 수 있다는 뜻으로 넓게 보면 (제재 대열에 충실히 동참하라는) 한국 정부를 향한 경고 메시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1일 성명에서 “미국은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협력국들과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북한과의 불법적인 무역을 감추기 위해 기만술을 쓰는 해운사들은 엄청난 위험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트위터에 “북한 제재 회피에 관여하지 않도록 자신들의 행동을 검토하고 신경 써야 한다”고 글을 올렸다. 미국의 독자 제재는 북-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대화의 문을 열어놓는 가운데 최대한의 압박을 가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오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다음 주 미중 무역협상 실무협의를 앞두고 대북제재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끌어내려는 의도도 포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 해운업체 2곳을 제재하자 ‘미중 양국의 북핵 문제 협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관련 잘못을 즉시 중단해 양국의 관련(북핵) 협력에 영향을 주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어떤 국가든 자국법으로 중국 기업을 일방적으로 제재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한기재 record@donga.com·주애진 기자 / 뉴욕=박용 특파원}

美연준, 긴축서 경기부양 선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현지 시간) 정책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또 그동안 시중에 풀어놓은 자산을 거둬들이는 보유자산 축소도 예정보다 일찍 끝내기로 했다. 연준이 이처럼 통화정책 방향을 경기부양으로 선회한 것은 세계 경제의 먹구름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간 이어온 금리 인상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미국이 ‘돈줄 죄기’를 멈춘 것은 자국을 비롯해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국의 경기 둔화에 대응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연준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돌아섬에 따라 한국의 대응 역시 주목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아직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멈춰 선 금리 인상 시계 연준은 20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현행 연 2.25∼2.50%인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2015년 12월 이후 모두 9차례 금리를 올렸다. 201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는 5개 분기 연속 금리가 인상됐고 올해도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날 연준은 기존 입장을 바꿔 올해 더는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위원 17명 중 11명이 올해 금리 인상이 필요 없다는 의견을 냈다. 시중에 풀린 돈을 다시 환수하는 작업도 중단된다. 연준은 보유자산의 축소 규모를 5월부터 줄여 나가 9월 말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해왔던 핵심적인 긴축 카드를 모두 거둬들인 셈이다. 연준이 통화 완화 쪽으로 확실히 방향을 틀면서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높았던 한국은 금리 역전에 대한 부담을 다소 덜게 됐다. 금리 격차가 확대돼 자본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1일 “미국 FOMC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이었고, 우리 통화정책을 결정할 운신의 폭을 넓혀줬다”며 “당분간 연준의 정책금리 조정 관망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경제 전망이나 금융안정 상황 등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는 아직은 아니다”며 “브렉시트와 이에 따른 유로존의 경기 방향, 미중 무역협상과 중국 경기 흐름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글로벌 경기 먹구름… 국내 수출도 빨간불 이날 연준의 변신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연준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내놨던 2.3%에서 2.1%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고, 내년 성장률 전망도 2.0%에서 1.9%로 낮췄다. 20일 뉴욕 증시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연준의 금리 동결에도 전날보다 141.70포인트(0.55%)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연준의 금리 동결을 환호하기보다 실물경기 둔화와 무역 분쟁 등 글로벌 경제의 위험이 커지는 데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정례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계 경제 둔화 등으로 미국 경제가 지난해만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유럽 경제가 상당히 둔화되고 있으며 중국 경제 역시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강력한 세계 경제 성장이 미국 경제에 순풍이었듯이, 약한 세계 경제의 성장은 역풍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유럽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1.7%에서 1.1%로 대폭 하향 조정되면서 경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동결하고 새로운 장기대출 프로그램의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도 21일 기준금리를 현 0.75%로 동결했다. 지난해 8월 이후 다섯 차례 열린 통화정책위원회에서 모두 금리를 바꾸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영국 경제 성장세가 주춤한 데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논란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 앞으로도 상당 기간 통화완화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 역시 20일 발표한 3월 월례경제보고에서 2016년 3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판단을 하향 조정했다. 중국 경기 하락의 영향으로 수출과 기업 생산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한국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수출 감소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인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80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9%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19억3000만 달러로 4.9% 줄었다. 수출 감소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 수출이 줄어든 탓이 컸다.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25.0% 감소했으며 석유제품(―11.8%) 무선통신기기(―4.1%) 등도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1년 전보다 12.6% 줄었다. 미중 무역마찰 등 글로벌 경제의 악재로 인한 불똥이 주변국인 한국과 일본에 동시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세종=최혜령 기자}

“왜 조지아주를 선택했나요?” 19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남부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의 첫 북미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 사회자가 무대에 오른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에게 조지아주 투자 이유를 물었다. 윤 대표는 “정부 관계자, 특히 지방정부 공무원들이 중요한 요인이었다”며 “이렇게 동기 부여가 돼 있고 전문적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라면 무엇이든 함께 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2025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톱3’ 진입을 꿈꾸는 SK가 조지아 주정부 공무원들의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협력 의지를 보고 ‘성장 파트너’로 택한 셈이다.○ ‘기업 고객’ 감동시킨 조지아 공무원들 조지아주는 잭슨카운티의 커머스비즈니스파크에 야구장 91개를 지을 수 있는 112만 m²(약 34만 평)를 공장 부지로 제시했다. 미 남동부 완성차 공장에서 200마일(약 321km) 이내에 있어 위치도 편리하다. 20년간 무상 임대하고 나중에 싸게 넘겨주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덜렁 땅만 주는 게 아니라 평탄화 작업과 전력, 상하수도, 도로 등 인프라 건설까지 약속했다. 투자 규모에 상응하는 세제 혜택 등도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초 테네시주 채터누가 폭스바겐 공장에 납품할 전기차 배터리 계약을 따낸 뒤 5월부터 장소 물색에 나섰다. 당초 조지아, 앨라배마,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완성차 공장이 있는 인근 남동부 주들이 속속 눈독을 들였다. 대부분 비슷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약속했지만 SK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흔든 건 기업 활동의 어려움을 걷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조지아주 공무원들의 태도였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인센티브는 다른 주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주 공무원들의 기업 친화적 역량과 열정에 감동했다”고 후일담을 털어놨다. 협상 막판 타결과 결렬 고비에서 SK 측은 조지아주에 ‘최후 제안’을 던졌다. 당시 미국 현지 시간은 새벽이었음에도 주 공무원들은 1시간 만에 주지사 승인까지 받아왔다. 그만큼 신속하고 적극적이었다는 뜻이다. 올해 1월 취임한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 역시 전임자가 따낸 SK 투자 계약을 외면하지 않았다. 켐프 주지사는 이날 기공식 축사에서 “열심히 사는 조지아주 주민들에게 정말 신나는 날”이라며 “조지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일자리 창출 이니셔티브”라고 했다. 그는 6월 주지사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찾는다. 김영준 주애틀랜타 총영사도 “어떤 주지사가 와도 조지아의 기업 친화적 분위기는 바뀌지 않을 것이란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 배터리 인력 1000명 키우는 ‘퀵스타트’ 가동 조지아주의 인력 지원 또한 남달랐다. 현재 역사상 최저 실업률로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관련 숙련 노동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커머스와 잭슨카운티 인구를 합해도 약 70만6500명으로 미국 내에서 비교적 작은 축에 속한다. 또 이들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한다. 공장이 처음 가동되는 2022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일할 2000명을 뽑아야 하고, 확보한 땅에 공장을 다 채워 생산 역량을 50GWh로 끌어올리면 최대 6000명을 고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숙련공 찾기’는 지상과제였다. 주정부는 SK 측에 먼저 “필요한 인원과 직무 능력을 알려주면 우리가 찾아주겠다”고 제안했다. 또 1967년부터 만들어진 해외투자 기업을 위한 인력지원 프로그램 ‘퀵스타트(Quick Start)’를 가동해 1000명의 인력을 양성해 주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기존 시스템이 워낙 잘 갖춰져 있어 본사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이쪽에 그냥 얹으면 됐다”고 했다. 2006년 기아차가 조지아주에 12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을 때도 역시 퀵스타트 프로그램이 가동됐다. 당시 퀵스타트팀은 한국으로 건너와 기아차와 인력양성 교육 과정을 논의했고, 2008년 4만3000여 명의 지원자 중 900명을 뽑아 교육을 제공했다. 기아차는 1년 뒤 이들 중 450명을 채용했다. 지난달 톰 크로 잭슨카운티 의장과 클라크 힐 커머스 시장 등도 충남 서산을 방문해 인력 양성에 협조할 채비를 갖췄다. 김 사장은 “팻 윈 주 경제개발부 장관이 우리가 말하기도 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먼저 생긴 헝가리에서 배울 게 없는지 알아보겠다고 하더라”라며 “다른 지역과는 자세가 다르다. 깜짝 놀랐다”고 칭찬했다. ○ “일자리 2000개 잡아라” 6개월 유치전 SK는 충남 서산 공장(연간 4.7GWh 규모)의 2배인 9.8GWh 규모의 SK이노베이션 조지아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2025년까지 16억7000만 달러(약 1조8800억 원)를 투자한다.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단일투자 사업이며 잭슨카운티 1년 세수(약 17억 달러)에 맞먹는다. 전기차 시장 급성장으로 기존 완성차 공장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은 상황이어서 각 주정부가 일자리 2000개를 만들 기회를 놓칠 리 만무했다. SK이노베이션은 참여 의향서를 낸 미 지자체 중 현장 조사를 거쳐 후보를 3, 4곳으로 압축했다. 인센티브, 고용 여건, 입지 조건 등을 따져보며 지난해 11월까지 막판 저울질을 했고 가장 기업 친화적인 지원 의사를 드러낸 조지아가 낙점을 받았다. 미 조지아주 ´퀵스타트(Quick Start)´ 프로그램조지아주 정부가 투자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뽑아 기업 수요에 맞게 직업 훈련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1967년부터 실시▼ 로스 美상무장관 “임기중 가장 기쁜 날” ▼ 공장 기공식 참석해 “감사”… SK “완공되면 글로벌 톱3 진입”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한 계획이 결실을 보고 있다. SK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그 증거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사진)은 19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기공식 기조연설에서 “2년간의 장관 임기 중 가장 기쁜 날 중 하나”라고 치하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행정부의 모든 인사는 SK의 공헌에 감사한다”며 “SK이노베이션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1시간 넘게 행사장에 머물며 주정부 관계자 및 SK 경영진과 함께 첫 삽을 들었다. 로스 장관은 “SK의 투자 사례는 한미 간 긴밀한 관계를 보여준다”며 “양국은 약 70년간 변함없는 우방이자 충실한 동맹국으로서 자랑스럽게 함께해 왔다”고 강조했다. SK그룹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전기차 산업의 양국 협력이 전반적인 한미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동조했다. SK는 전기차 배터리를 ‘포스트 에너지’ 시대의 성장동력 및 ‘제2반도체’ 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선(先)수주, 후(後)증설’ 전략에 따라 충남 서산, 중국, 유럽, 조지아주 공장을 가동하고 2022년 60GWh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전날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3∼2025년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톱3’에 진입할 목표를 세웠다”고도 했다. 커머스(조지아)=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