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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주자들과 여야 지도부는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경쟁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먼저 입장을 내놨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경남 거제 및 통영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도발”이라며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평화를 위협해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트위터에 “북한의 거듭되는 핵실험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동북아의 불안정을 증대시키는 명백한 도발 행위”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이제 우리는 (사드 배치 등) 북핵의 위협을 막을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했고,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페이스북에 “북한의 핵실험 강행은 국제사회를 향한 심각한 도전이며 대한민국을 향한 위험한 불장난”이라며 “결국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추석 종합대책 영상회의 도중 핵 실험 보고를 받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행위는 중단돼야 하며 북한 정권도 핵으로 정권을 지킬 수 있다는 오판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민주당의 중도 노선을 강조해 온 김종인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북한 핵 억제를 위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김 전 대표는 “정부가 외교적 협력 같은 원론적 수준의 대응은 했지만 북한의 무력 도발과 안보 위기를 막기에는 사후약방문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루빨리 수중 킬체인(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부터 발사 시 파괴까지 일련의 작전 개념) 전략 구축이나 핵미사일 공격 시 선제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는 최소 억제력을 갖추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여야 3당 대표도 북한 핵 도발을 규탄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예정됐던 민생 행보를 모두 취소하고 국회에서 안보대책회의를 진행했다. 그는 “(4차에 이어) 8개월 만의 5차 핵실험은 북한의 일상적인 사건·사고 중 하나로 생각하기엔 너무도 위중하고 심각한 문제”라며 정치권의 대책 마련을 위한 여야 대표 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더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오전 긴급 안보대책회의에서 “명백한 유엔 결의 위반이고 한반도와 동북아에 긴장을 몰고 오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며 “북한은 핵실험 단행에 대한 모든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긴급 정보위, 국방위, 외통위, 비대위 연석회의를 소집했다. 박 위원장은 “북한의 도발 행위는 한반도 평화는 물론 전 세계 평화를 해치는 일이고, 북한은 거기에 대한 마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안보에는 여야가 없기 때문에 대책을 강구하는 데 정부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국방위와 외통위는 ‘북한의 5차 핵실험 규탄 및 핵 폐기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국회는 20일 본회의에서 국회 차원의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홍수영 기자}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해운업의 부실 원인과 책임 등을 따지기 위해 우여곡절 끝에 8일 열린 구조조정 청문회는 우려한 대로 ‘맹탕’에 그쳤다.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 등 핵심 증인이 불출석한 가운데 부실의 실체를 설명해야 할 고위직 인사들의 무책임과 당리당략으로 접근한 정치권의 무능만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까지 이틀간 국회에서 열리는 ‘서별관회의’(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 첫날 홍 전 회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대우조선에 4조2000억 원의 자금 지원을 결정했던 청와대 서별관회의의 핵심 멤버인 이른바 ‘최·종·택 트리오’(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홍 전 회장) 중 유일하게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날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여야는 홍 전 회장의 불출석 등을 놓고 의사진행발언에만 30여 분을 소모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홍 전 회장의 소재를 파악해 임의동행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이에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청문회가 정치 공세의 장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섰다. 정부가 서별관회의 회의록과 대우조선에 대한 감사원 감사보고 자료 등을 제출하지 않은 데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더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증인이 빠져) ‘맹탕 청문회’가 된 것은 그렇다 쳐도 (정부가) 자료를 주지 않아 ‘허탕 청문회’까지 되는 건 어떡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과정에서의 국회 파행으로 2일 밤에야 청문회 개최가 최종 확정되면서 ‘부실 청문회’는 예견됐던 일이었다. 여야는 지난달 내내 추경안 처리까지 미뤄가며 청문회 실시와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조선·해운업 부실 사태의 원인을 밝힐 새로운 사실이나 증언이 나오기보다는 그동안 있었던 문제 제기들이 반복됐다는 평가가 많다. 정부 여당은 부실 사태의 실체에 다가가려는 의지가 약했고, 야당은 청문회를 ‘정치적 이벤트’로 접근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전날 페이스북에 “구급차 운전자가 사후 비판받고 책임져야 한다면 응급환자의 생명을 제때 구할 수 없다”고 밝힌 최 의원에 대한 야당의 장외 공격도 이어졌다.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최 의원은) 하실 말씀이 많으면 청문회에 나오지, 페이스북에 올리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비겁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홍수영 gaea@donga.com·정임수 기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골프 사령탑으로 박인비의 금메달을 이끈 박세리 감독(사진)이 7일 국회에 깜짝 등장했다. 박 감독은 이날 새누리당 강효상 의원의 ‘골프장 개별소비세 폐지’ 기자회견에 참석해 “골프는 (자신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1998년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골프에 대한 인식은 예전의 ‘귀족 스포츠’라는 데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골프장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가 없어지면 골프 유망주들이 부담 없이 훈련하며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인이 큰 부담 없이 골프장을 찾을 수 있도록 ‘그린피’(골프장 이용요금)에 붙는 과도한 세금을 폐지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법안 개정을 준비 중인 강 의원은 “국민 스포츠인 골프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국민이 부담 없이 생활체육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는 1961년 스키장 등과 함께 도입됐다. 이후 스키는 제외됐지만 골프는 경마, 카지노 등과 함께 남아 있다. 골프장 이용객은 개별소비세 1만2000원과 이에 연동된 교육세(3600원), 농어촌특별세(3600원) 등 2만1120원의 입장세를 낸다. 개별소비세가 사행산업인 카지노(6300원), 경마(1000원)보다 높다. 골프업계는 28일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개별소비세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복당 뒤 잠행해온 유승민 의원(사진)이 7일 여야 대선주자들이 정치적 브랜드로 삼은 이슈를 비판하며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대선주자들의 ‘담론 경쟁’에 뛰어들며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유 의원은 이날 ‘왜 정의인가’를 주제로 한 한림대 특강에서 남경필 경기지사 등이 제기한 모병제 전환에 대해 “자원입대할 때 월 200만 원을 준다는 것인데 이 제도를 시행하면 가난한 집 자식들만 군대에 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식이 목함지뢰를 밟거나 북한군과 충돌할 수 있는 전방 일반전방초소(GOP)에 가는 것을 원하는 부모가 누가 있겠느냐”며 “우리 안보 현실에선 정의롭지 못한 발상”이라고도 했다. 남 지사는 그 후 페이스북에 “비판을 환영한다”며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유 의원은 야권 대선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청년수당’과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의 ‘청년배당’에 대해서도 “‘부자시’인 서울시나 성남시와 달리 재정자립도가 낮은 전남도, 강원도는 줄 돈이 없다”며 “서울 청년이나 강원 청년이나 취업하려면 국가로부터 같은 혜택을 받는 게 정의로운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구의역 사고 청년은 못 받고 공무원 준비생은 받는 게 맞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서울시와 성남시도 취업활동 지원에 돈 쓸 게 아니라 그 돈으로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드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특히 청와대를 겨냥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조선·해운업 부실에 대해 “(경영자는 물론이고) 정부와 유관기관에도 책임이 있다. 정부가 계속 ‘서별관회의’에서 돈을 대줬으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서별관회의 멤버인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과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최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날 페이스북에 “구급차 운전자가 사후 비판받고 책임져야 한다면 응급환자의 생명을 제때 구할 수 없다”며 “‘반정부 비판제일주의’라는 포퓰리즘적 정치가 관료의 유능함을 감추게 한다”고 지적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사진)는 6일 “일부 정치인은 불평등 해소를 위해 증세가 최선의 해결책인 양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한 동시에 증세를 통한 ‘중(中)부담 중복지’를 주장해온 여당의 또 다른 대선주자 유승민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이 주도하는 학습조직인 ‘격차 해소와 국민 통합의 경제교실’ 세미나에서 “많은 경제학자, 사회학자는 자본주의에 소득과 부의 불평등 등 문제가 많아 망할 것이라는 틀린 예언만 늘어놓고, 여기에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까지 편승해 국민을 나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증세는) 언뜻 보면 속이 시원하지만 실제로는 나라를 분열시키고 기업과 부유층을 외국으로 쫓아 보내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이미 유럽 국가에서 모조리 실패해 사이비 처방으로 결론 났다”고 했다. 야당과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 등 ‘부자 증세’ 주장을 ‘사이비 처방’으로 규정한 것이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해 4월 원내대표 시절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증세 논의에)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고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격차 해소’의 근본 해법으로 ‘성장’을 강조하며 최근 여권 대선주자들의 ‘좌클릭’ 행보와 차별화했다. 그는 “경제 양극화는 초저출산, 고령화 속에서 한국이 저성장에 진입한 것이 요인”이라며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여야 대선주자들이 경쟁적으로 ‘메가 이슈’(큰 화두)를 던지며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비박(비박근혜), 비문(비문재인) 진영 주자들은 찬반 논란이 큰 이슈를 꺼낸 뒤 여야를 넘나드는 정책 합종연횡을 시도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메가 이슈를 매개로 최근 정치권에서 번지는 ‘제3지대’ 정계 개편이 탄력을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에서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인물은 남경필 경기도지사다. 남 지사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모병제 토론회에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함께 토론자로 참석해 “내년 대선에 출마한다면 ‘한국형 모병제’를 공약으로 내걸겠다”고 밝혔다. 2025년 인구절벽 상황에서 안보를 튼튼히 하려면 모병제로 전환해 ‘작지만 강한 군대’를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모병제 희망모임’에는 대선 정국에서 제3지대를 모색하는 새누리당 정두언 전 의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7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남 지사의 모병제 주장에 힘을 실었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축사를 하려 했지만 본회의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남 지사의 모병제 화두가 제3지대를 향한 발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겨냥한 정계 개편이 ‘유력 정치인 중심’ 또는 ‘지역 연합’ 방식이 아니라 메가 이슈를 놓고 여야 중간지대 인사들이 뭉치는 그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여권 주자들도 메가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격차 해소’를 내세운 공부 모임을 지난달 30일 시작했다. 복당한 뒤 잠행해온 유승민 의원은 7일 한림대 특강을 시작으로 ‘정의’를 화두로 한 강연정치를 재개한다. 6월 ‘공생연구소’를 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조만간 ‘왜 지금 공생인가?’라는 책을 낼 예정이다. 야권에서는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에 도전장을 낸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광역자치단체장 경험을 기반으로 차별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청년 수당을 통해 청년 복지 어젠다를 선점하고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던 박 시장은 ‘사회적 경제’ ‘도시 재생’ 등 시정과 관련된 이슈들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안 지사는 두 차례 도지사를 지내면서 느낀 소회와 비전을 담은 책 출간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안 지사 측 인사는 “대한민국의 과제,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해법 등을 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6일 국회에서 열리는 ‘특별지방행정의 지방정부로의 이양’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지방 분권과 관련한 행보도 계속한다. 야당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당선된 김부겸 의원은 12일 광주 재래시장 방문 등 영호남의 경계를 허무는 행보에 나선다. 최근 강연에서 “대한민국을 바로잡을 ‘히든 챔피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김 의원은 공개 강연 등을 통해 유권자들과 접촉할 계획이다. 홍수영 gaea@donga.com·한상준 기자}
20대 첫 정기국회 개회사 파문으로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선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번에는 ‘청년세(稅) 신설’을 들고나왔다. 4일 의장실에 따르면 정 의장은 의장 취임 이후 1호 법안으로 청년세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청년세법은 10년간 각 기업에 순이익 1억 원을 초과한 금액의 1%를 청년세로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 의장 측은 이를 통해 연간 1조6000억 원가량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으며 청년 채용 등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의장실 관계자는 “6월 개원사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등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강조한 것의 연장선상”이라고 했지만 ‘정치적 중립’ 문제를 놓고 정 의장과 한바탕 갈등을 빚은 새누리당이 이 법안에 찬성할지 미지수다. 한편 여야 3당 대표들은 5일부터 사흘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추석 민심’을 놓고 경합한다. 5일 대표연설에 나서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국민 대표가 참여하는 ‘국회개혁국민위원회’(가칭) 설치를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인터넷 댓글 여론도 연설에 대폭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6일 대표연설에서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 연장 문제 등을 언급하며 청와대가 민의를 수용하고 야당과 소통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7일 대표연설에서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거취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 해소를 위한 ‘대통령 역할론’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홍수영 gaea@donga.com·한상준 기자}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26일 성명을 통해 “정보위원장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반대하면 국격에 문제가 있다”며 “만약 지역구민의 뜻을 받들기 위해 반대한다면 당연히 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드 제3후보지인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과 인접한 경북 김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날 TK(대구경북) 지역 새누리당 초선 의원 11명도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군 통수권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며 사드 배치를 촉구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 ‘투 톱’이 또 삐걱대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했고 이정현 대표는 민생 행보로 ‘우병우 논란’에서 비켜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나라는 왕이 없는, 국민이 주권자인 공화국”이라며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은 자신의 권한을 잠시 맡겨둔 대리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 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지목해 “‘나는 임명직이니 임명권자(박 대통령)에게만 잘보이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교만”이라며 “국민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는 공직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 민심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의 발언은 우 수석 문제를 ‘정권 흔들기’로 보는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페이스북에 우 수석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던 때보다 더 강경해진 셈이다. 반면 이 대표는 ‘오로지 민생’으로 일관했다. 이날 오전 우 수석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적조현상도 심해 거기에 대한 걱정도 많다”며 동문서답을 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서 비박(비박근혜) 진영 중진들이 ‘우병우 퇴진론’을 전하며 ‘당의 역할’을 촉구하자 에둘러 반박에 나섰다. 그는 “‘당 대표로서 당신이 (청와대에) 쓴소리를 하느냐’고 얘기한다”며 “벼와 과일이 익는 데는 보이는 해, 구름, 비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바람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개적이진 않지만 청와대에 의견을 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SNS나 방송에 얘기하는 것만이 정치는 아니다”라며 “우물에서 숭늉을 안 내놓는다고 나무라지 말라”고 말했다. 홍수영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요즘 새누리당 내에서는 정진석 원내대표를 두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신세’라는 말이 나온다. 청와대가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문제에 강경 대응하는 상황에서 여당 원내사령탑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정 원내대표는 23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우병우 특별검사(특검)’ 주장에 대해 “의장이 야당의 입장에서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의장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한 국회법에 정면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우 수석이 출석하는 별도의 국회 운영위를 소집하자는 야당의 요구에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우 수석의 자진 사퇴를 앞장서 촉구했던 이전 행보와는 정반대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지도부 만찬에서 우 수석의 퇴진 요구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과 관련해 “특별감찰관이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면 우 수석이 결심을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 방침이 강경하니 당청 간 갈등으로 비치지 않기 위해 발언하는 데 신중해진 것 같더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꽉 막힌 정국을 풀 수 있는 유일한 해결사는 친박 중에 친박, 실세 중의 실세인 이정현 대표밖에 없다”며 “이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를 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라고 압박했다. 홍수영 gaea@donga.com·유근형 기자}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가닥을 잡아가던 추경안 처리를 위한 여야 협상은 22일 더불어민주당이 강경 노선으로 선회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정부 여당은 ‘추경 불발’을 전제로 내년도 본예산을 확정해야 하는지 고심하고 있다. 더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과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증인 채택 없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는 있을 수 없다”며 “내실 있는 청문회 없이 추경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간 추경안 통과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최 의원과 안 수석의 청문회 출석 요구를 당론으로 못 박은 것이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의총에서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이 최종 결정사항”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릴레이 협상을 통해 교착 국면의 실마리를 찾고 있었다. 여당이 결사반대하는 최 의원과 안 수석의 증인 채택을 야당이 양보하는 대신 농민 백남기 씨 과잉 진압 논란 등을 상임위에서 다루자는 제3의 제안도 나왔다고 한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여권이 대통령 참모(안 수석)와 현역 의원(최 의원)을 청문회에 세우라는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고 야당도 출구를 찾아가던 중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더민주당의 태도가 강경해지며 추경안 처리가 아예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국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와 추경안을 논의하던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더민주당의 의총 결과를 전해 듣고 “추경이 안 될 수도 있겠다”며 “추경안에 포함된 사업 중 일부는 서둘러 (9월 2일 국회에 제출할)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고, 반영할 수 없는 사업은 내년 하반기에 (추경을 통해) 내려보내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당은 “하루, 이틀 더 시간을 갖자”는 뜻을 여당에 밝혔지만 이번 주에 협상 타결이 안 될 경우 여당은 국회에서 추경안을 접는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정부가 스스로 추경 철회안을 국회에 제출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며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추경안을 그대로 본회의에 상정해 부결시키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경 불발에 대한 정치적 부담 때문에 여야가 극적으로 타결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추경안 처리가 다음 주까지 미뤄질 경우 국회에 정부 예산안 2개가 동시에 계류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기재부는 이번 주에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끝낸 뒤 30일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가재정법에 회계연도 개시 120일 전(9월 2일)까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추경안의 국회 통과 여부에 맞춰 본예산 제출일을 조정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자금 확충, 실업 대책 등 시급히 추진돼야 할 예산 사업이 당장 어느 예산에 포함될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도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총규모가 400조 원을 넘어서는 ‘슈퍼예산’으로 편성될 계획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기업 구조조정 관련 항목은 추경이 확정되지 않아 지출 항목 및 규모가 여전히 유동적이다. 구조조정 추경 사업 일부는 자칫 추경과 본예산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은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홍수영 gaea@donga.com /세종=이상훈 기자}
여야의 ‘강 대 강 대치’ 속에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21일로 27일째 국회에 발이 묶여 있다. 여야는 당초 합의한 22일 추경안 처리가 무산된 데 대한 비판을 의식해 이날 밤늦게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추경안 처리가 늦어질수록 가장 큰 타격은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자들에게 돌아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추경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기업 구조조정과 그에 따른 실업자 대책을 제때 추진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추경안에 구조조정에 따른 실탄 마련을 위해 KDB산업은행(4000억 원)과 한국수출입은행(1조 원)의 증자 계획을 넣었다. 또 △조선업 핵심인력 고용유지 지원 △비숙련 인력 전직훈련 확대 △조선업 희망센터 운영 등 구조조정으로 발생할 실업자 지원 대책도 담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구조조정 여파로 조선업체가 밀집한 경남, 울산 지역의 실업자가 매달 급증하고 있다”며 “당장 생계가 급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추경안 통과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추경이 무산될 경우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초 전망 대비 0.1∼0.2%포인트 낮아지고 올해만 최소 5000∼6000개에 이르는 일자리 창출 효과도 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여야 3당은 12일 합의 당시 22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한 뒤 23∼25일 기획재정위와 정무위를 열어 청문회를 각각 실시하는 ‘선(先) 추경, 후(後) 청문회’에 합의했다. 국민의당은 합의 직후 “조선·해운 구조조정에서 추경이 시작된 만큼 ‘선 청문회’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가져왔지만 정부 여당이 추경안 처리가 급하다고 해 대승적으로 양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당이 “합의를 파기한 건 야당”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증인 채택 문제도 꽉 막혀 있다. 야당은 조선·해운업 부실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지목된 서별관회의의 역할을 규명하려면 이들이 청문회에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여당 관계자는 “청문회를 통해 부실 지원에 대한 당국의 책임을 엄정하게 물어야 구조조정용 자금을 지원할 명분이 선다는 야당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했다. 여야는 이번 추경안 처리가 불발될 경우 져야 할 정치적 책임에는 모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여야가 26일경을 추경안 처리의 마지노선으로 삼고 극적으로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수영 gaea@donga.com / 세종=이상훈 기자}
새누리당 ‘투 톱’인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체제가 파열음을 내고 있다.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를 놓고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검찰 수사부터 지켜보자며 청와대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정 원내대표는 자진 사퇴를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우 수석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껴왔던 이 대표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내가 그것에 대해 말하자면 논평 식으로 얘기하지는 않겠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원내대표와 너무 다른 입장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뭐가 다르냐. 내가 무슨 입장을 이야기했느냐”고 되묻기만 하고 우 수석의 거취에 대해 명확한 답변은 피했다. 반면 정 원내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 수석의 자진 사퇴를 언급한 데 이어 19일에도 “(사퇴하지 않고 있는) 우 수석 입장은 매우 부자연스럽고 정부에 부담되는데 스스로 잘 판단하지 않겠느냐”며 “대다수 새누리당 의원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가 전날 자신의 입장 표명에 대해 “이 대표,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다 이야기했다”고 밝히자 김 수석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김 수석은 정 원내대표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하고 “따로 만나거나 전화 통화한 사실이 없고 우 수석의 거취 문제를 상의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새누리당 상임고문단은 이날 이 대표와의 오찬에서 우 수석 거취 문제를 지적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현재 우 수석의 혐의가 확인된 게 없으니 일단 지켜보고 결과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에 참석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통화에서 “건의할 건 건의해야지 그것도 못하면 집권당도, 정당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홍수영 기자}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해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20대 국회의원들이 81자 분량의 선서를 읽으며 국민 앞에 각오를 다진 지 3개월 가까이 흘렀다.5월 30일 임기를 시작한 20대 국회는 정치 개혁에 대한 국민의 강한 염원 속에 출범했다. 누구보다 국민의 요구를 잘 알고 있을 이들은 그전까지 국회 밖에서 국회를 지켜보던 여야 초선 132명일 것이다.새누리당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북),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서울 노원갑)을 통해 의지가 충만한 새내기 의원의 ‘좌충우돌 국회 적응기’를 들어봤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TK(대구경북) 지역 초선들의 청와대 간담회가 있던 4일, 새누리당 김정재 의원은 점심을 걸렀다.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가량 이어진 간담회를 마치고 부리나케 국회로 돌아온 뒤부터 김 의원은 더 바빠졌기 때문이다.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간담회 내용을 전하고, 수첩에 빼곡히 적어온 대화를 넘겨보며 브리핑할 부분을 정리했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한바탕 씨름을 벌이고 의원회관 사무실로 돌아오니 오후 3시. 허기도 사라져 있었다. 그때도 휴대전화 벨은 끊임없이 울렸다. 김 의원은 4·13총선 때 경북 포항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첫발을 디뎠다. 20대 국회 영남권 유일의 여성 의원, 당내 6명의 지역구 여성 의원 중 유일한 초선 등 다양한 타이틀도 따라붙었다. 5월 30일 20대 국회가 개원한 뒤 숨 가쁘게 보낸 3개월여에 대해 김 의원은 “아직도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만 같다”고 말했다. 여성 초선의 각별한 지역 관리 7월 마지막 주말 김 의원은 오전 8시부터 내리 당 소속 포항 시도의원 17명을 만났다. 2시간씩 지역 민심을 듣는 자리들이 이어졌다. 한 시의원은 “이 지역에서 10여 년간 기초의원을 했지만 국회의원과 일대일 면담을 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단다. 그간 6선의 이상득 전 의원처럼 다선 의원을 봐왔던 포항시민에게 국회의원은 ‘먼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김 의원은 자신을 향한 주민들의 바람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누나 같고, 언니 같고, 친구 같고, 딸 같은 ‘가족 같은 정치인’. 지역에 가면 수행 비서를 옆자리에 태우고 직접 운전하거나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의원은 “골목까지도 눈에 더 잘 익히고, 어느 길이 불편한지 피부로 알아야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성, 초선이라고 괜한 말이 나올까 지역 관리도 유별나다. 국회에 있을 때도 지역의 작은 행사까지 챙겨 주최 측에 꼭 격려 전화를 한다. 사무실의 제일 눈에 띄는 곳에는 2000여 명의 지역 책임당원 명부를 놔뒀다. 짬 날 때마다 당원들과 전화해 소식을 나누기 위해서다. 김 의원은 “오늘은 너무 바빠 한 통화도 하지 못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좌충우돌’ 국회 적응기 처음에 김 의원은 스스로를 ‘의회 베테랑’으로 생각했다. 서울시의회에서 상임위원장까지 해봤다는 자신감에서였다. 하지만 착각이었음을 금세 깨달았다. 5월 원내대변인을 맡아 첫 ‘백브리핑’을 하는데 기자 수십 명이 질문을 퍼붓자 무엇을, 얼마나 설명해야 할지 몰라 앞이 깜깜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초선은 아기나 다름없다’고 하던데 정말 여기서 하는 모든 일이 태어나서 처음 하는 일같이 생소하더라”고 말했다. ‘체급’이 올라가면서 되레 일 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도 종종 빚어진다. 시의원일 때는 어떤 현안이 문제다 싶으면 담당 공무원과 직접 전화해 현장에 즉시 나갔다고 한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니 정부 부처에 자료를 요청해도 며칠씩 걸리고, 공무원과 함께 현장에 가보려 해도 부처 내 보고도 복잡하고 지자체장까지 움직이니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원내대변인에 새누리당의 ‘심장’ TK 출신이다 보니 정쟁의 최전선에 서기도 했다. 7월 1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에서 김 의원은 미래창조과학부와 관련해 준비해온 정책 질의서를 옆으로 밀어 놨다. KBS 보도에 개입한 정황을 담은 ‘이정현 녹취록’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진 여파였다. 김 의원은 “전문가 출신 비례대표는 준비해온 정책 질의를 그대로 했지만 누군가는 대응해야 하니까 제가 총대를 멨다”고 말했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김 의원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치인이 되는 길을 조금씩 터득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여성 정치인’의 옷이다. 여성 의원들은 대개 빨강, 파랑 등 원색의 정장을 즐겨 입는다. 선명성을 강조하고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를 모르던 김 의원은 무난한 검은색이나 남색의 정장을 입고 다녔다. 어느 날 지역 행사에서 마주친 한 어르신이 “우리 김 의원은 칙칙하게 입어서 어디 눈에 띄지도 않노”라며 서운해하더란다. ‘아차’ 싶었다. 달걀로 바위 치듯 선거를 치르며 김 의원은 시력이 상당히 나빠졌다. 온종일 나다니고 신경을 곤두세운 탓에 시력이 교정술을 받기 전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안경도 잘 쓸 수가 없다. 원내대변인이라 카메라 앞에 자주 서니 쓰지 말란 권유가 많았다. 김 의원은 “글자가 안 보여서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며 “내 몸이 내 것이 아니구나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매일 오전 6시면 국회로 향한다. 다만 이른 출근이 보좌진에게 부담을 줄 수 있어 가능한 한 조출(早出)을 줄이려고 한다. 차량에는 조문용 정장, 행사용 점퍼 등과 언제 어디로든 출동할 수 있도록 여행가방을 항상 싣고 다닌다. 김 의원은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낮은 자세로 제대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점심 대신 미숫가루 한 잔을 후루룩 들이켜고 다시 브리핑을 하러 정론관으로 향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김정재 의원은… 1966년생. 경북 포항 토박이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학·석사)와 미국 프랭클린피어스 법과대학원을 졸업했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사무부총장이던 이성헌 전 의원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해 7·8기 서울시의원을 지냈다. 2014년 당 포항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떨어졌다. 이후 2년여 고향에서 표밭을 다져 20대 국회 ‘영남 유일의 여성 의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안과 이른바 서별관회의(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를 두고 ‘강 대 강’의 대치를 이어가면서 8월 임시국회의 암운(暗雲)이 걷히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핵심 증인 채택을 고집하자 새누리당은 공개적으로 ‘추경 포기’까지 거론하는 강수를 두고 있다. 당초 여야가 합의했던 22일 추경안 통과는 무산됐다. 20대 국회도 최악으로 평가됐던 19대 국회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안 처리와 관련해 “22일이라는 마지노선을 더 넘길 수 없다는 게 당의 방침”이라며 “(마지노선을 넘겨야 하면) 이제 내년도 본예산으로 돌려 예산 편성을 다시 하는 일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한민국 헌정 사상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됐을 때 통과시키지 않은 사례가 없다”며 “야당은 여야 합의를 존중해 추경안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추경 포기’ 카드로 압박하자 이날 우상호 원내대표는 의원 간담회를 긴급 소집해 ‘최·종·택 트리오’(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장)의 출석 없이는 추경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청와대는 ‘우병우 지키기’, 새누리당은 ‘최경환 지키기’에 나선 것에 대해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본예산 마감일이 오늘(19일)이다. 추경안은 본예산 심의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며 ‘추경 철회 불가’ 카드로 여당에 맞섰다. 김현미 예결위원장도 “추경안을 철회하려면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예결위에서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민주당의 강경한 태도에는 “여소야대 국회에서 여당이 달라진 것이 없다”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생각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추가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 직후 “추경안이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 여당의 입장 변화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야당이 기획재정위, 정무위에서의 ‘안건 청문회’가 아닌 범국회 차원의 ‘연석회의 청문회’를 제안한 것을 놓고 출구전략을 짜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날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 원내대표에 이어 이날 오전 더민주당 우 원내대표를 차례로 만나 ‘중재안’을 타진했다. ‘최·종·택 트리오’ 중 일부 증인만 합의하고 예결위를 정상화하는 ‘선 추경, 후 청문회’ 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우경임 woohaha@donga.com·홍수영 기자}

“야당이 정권 실세인 최경환 의원을 청문회 증인석에 세워 놓고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을 몰아세우려는 의도 아니냐.”(새누리당 관계자) “경색된 국면을 풀려면 여권이 먼저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하는데 야당의 요구를 모두 거부하는 게 말이 되느냐.”(더불어민주당 관계자)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국회 처리가 18일 파국 위기를 맞았다. ‘서별관회의’(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에 발목을 잡혀 여야가 합의한 22일 처리는 사실상 불발됐다. 여당 일각에서는 이례적으로 ‘추경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짧게는 20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 길게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여야 간 전운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 정쟁에 막힌 추경안 처리 여야 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든 것은 이른바 ‘최·종·택 트리오’(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의 청문회 출석 문제였다. 이날 서별관회의 청문회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의 여야 3당 간사는 협상을 벌였지만 아무 소득 없이 헤어졌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최 의원, 안 수석, 홍 전 회장과 함께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등 4명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양측은 감정의 골만 더 깊어졌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상임위 차원에서 재량권을 갖고 풀 수 있는 사안이 더 이상 아니다”라고 말했다. 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예산결산특위의 추경안 심사도 덩달아 이틀째 멈춰 선 가운데 여야는 장외 공방만 벌였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서별관회의 청문회에 ‘최·종·택 트리오’가 나오지 않으면 청문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야당은 국민 앞에 서명한 ‘선(先) 추경 후(後) 청문회’ 합의서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추경안 처리의 발목과 손목을 다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 여당 일각에서는 이날 ‘플랜B’ 시나리오까지 거론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추경을 포기하고 9월 2일 국회에 제출할 내년 예산안에 이 예산을 반영하자는 것이다. 예결특위 여당 간사인 주광덕 의원은 “야당이 차라리 ‘이번 추경은 못 한다’고 빨리 선언해 추경에서 반영해야 하는 예산을 내년 예산에라도 확실히 반영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 내년 대선 앞둔 야권의 ‘강공’ 여야는 표면적으로 서별관회의 청문회의 증인 채택을 놓고 대치를 벌이는 양상이지만 그 기저에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기선 제압에서 밀려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임기가 후반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이번 정기국회(9월 1일∼12월 9일)는 야권의 ‘여권 길들이기’ 공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더민주당의 강공에는 대선을 앞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 의원은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 문제, 개각 등에서 청와대는 야권의 요구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비교적 온건한 성향의 비상대책위원들조차 원내지도부의 ‘추경 심사 중단’에 동의한 것도 이런 기류 때문”이라고 전했다. 여야의 ‘강(强) 대 강 대치’로 원내지도부 간 물밑 협상도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26일을 추경안 처리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야당이 지금은 여권 핵심을 겨냥한 정치공세로 ‘꽃놀이패’를 쥐었지만 추경이 무산될 경우 져야 할 책임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관계자는 “19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만나 담판을 지을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 국회 파행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홍수영 gaea@donga.com·한상준 기자}

이른바 ‘청와대 서별관회의’(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17일 예정됐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종합정책질의는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이견으로 열리지 못했다.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로 청문회는 물론이고 추경 처리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증인 채택 불똥으로 추경 국회 ‘스톱’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경제부총리를 지낸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과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청문회에 반드시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만 증인 채택이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의 증인 채택 공방은 예결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김현미 예결위원장(더민주당)은 “청문회 증인 채택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예결위를 가동하는 것은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심의·의결권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이라며 예결위 중단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과 3당 예결위 간사는 이날 오전 회동을 가졌지만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예결위는 무산됐다. 당초 여야 원내대표는 22일 추경안을 처리하고, 23일부터 25일까지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에서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두 야당은 “청문회를 정상적으로 하지 않으면 추경안 처리를 해줄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청문회는 물론 추경 처리도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누리당은 “예결위까지 중단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맞서고 있지만 추경과 연계한 야당의 공세에 뚜렷한 대응책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대책회의에서 ‘선 추경 후 청문회’ 방침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뜻을 재차 확인했다.○ 여야 모두 증인 채택 “양보 없다” 강수 새누리당은 최 의원과 안 수석의 증인 채택 요구에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정권의 핵심 실세(최 의원)를 청문회에 세워놓고 ‘국민 혈세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했다’는 책임을 지우며 정치 쟁점화하려는 의도가 불 보듯 빤히 보이는 상황에서 야당의 증인 채택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조선·해운업 지원의 최종 결정권은 산업은행에 있다”며 “당시 책임자였던 홍 전 회장은 증인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민주당은 당시 서별관회의의 핵심 멤버인 최 의원과 안 수석이 빠진 청문회는 의미가 없다는 태도다. 이날 비대위에서도 “물러설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 참석자는 “증인 채택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예결위를 진행할 수 없다는 데 공감대가 모아졌다”며 “이번에 밀리면 국정감사 증인 채택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경제 정책의 컨트롤타워였던 최 의원과 안 수석을 청문회에 출석시켜 청와대를 압박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다만 두 야당은 추경안 처리가 늦춰질 수는 있어도 무산되는 일은 없다는 분위기다. 더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증인 채택 이견으로) 추경이 늦춰지는 것이지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며 “여당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추경 처리 시점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만나 “어떠한 경우에도 추경은 돼야 한다. 추경도 하면서 동시에 증인 합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홍수영 기자}
“조윤선이 돌아왔다.” 16일 박근혜 정부의 ‘신데렐라’로 통하는 조윤선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50)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내정되자 나온 말이다. 조 후보자는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에 이름을 올린 뒤 헌정 사상 첫 여성 정무수석,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문체부 장관에 임명될 경우 두 번째 입각 등 다양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 조 후보자의 ‘2차 입각’은 오래전부터 유력시됐다. 친박(친박근혜)계가 8·9전당대회에 앞서 조 후보자의 최고위원 출마를 추진했지만 청와대에서 “다른 역할이 있다”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져 입각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결국 조 후보자는 지난해 5월 정무수석에서 사퇴한 지 15개월만에 재기용되며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과시했다. 조 후보자는 2012년 19대 총선을 준비할 때만 해도 박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당시 서울 종로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친박계 중진인 홍사덕 전 의원에게 양보해야 했다. 하지만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당에 헌신하면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박 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대선 경선부터 인수위까지 내리 11개월 동안 박 대통령의 대변인으로 ‘그림자 수행’을 했다. 이때 대변인 역할 외에도 박 대통령의 의상이나 화장까지 챙기며 최측근이 됐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쾌속 질주하던 조 후보자에게도 좌절은 있었다. 4·13총선을 앞두고 서울 서초갑 공천을 놓고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이혜훈 의원과 경선을 치러 쓰라린 패배를 겪은 것. 조 후보자의 발탁에는 문화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 출신으로, 공연전문지에 2년여 동안 오페라 칼럼을 기고할 만큼 예술 분야에 식견을 가지고 있다. 18대 국회 후반기에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당시에도 국회에서 발레 공연을 기획할 만큼 문화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유의 살가움으로 정치권에 일화도 많다. 정무수석에서 물러날 때는 수석실의 행정관들에게 일일이 손편지를 쓰기도 했다. 이날 조 후보자는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는 시기에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우리나라를 강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성심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조 후보자의 2차 입각을 두고 ‘회전문 인사’의 전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조 후보자는 세화여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사시 33회로 김앤장 변호사,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18대 국회의원(비례대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을 지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조윤선이 돌아왔다.” 16일 박근혜 정부의 ‘신데렐라’로 통하는 조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사진)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내정되자 나온 말이다. 조 후보자는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에 이름을 올린 뒤 헌정 사상 첫 여성 정무수석,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문체부 장관에 임명될 경우 두 번째 입각 등 다양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 조 후보자의 ‘2차 입각’은 오래 전부터 유력시됐다. 친박(친박근혜)계가 8·9전당대회에 앞서 조 후보자의 최고위원 출마를 추진했지만 청와대에서 “다른 역할이 있다”고 만류했다는 후문도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결국 조 후보자는 지난해 5월 정무수석에서 사퇴한지 10개월 만에 재기용되며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과시했다. 조 후보자는 2012년 19대 총선을 준비할 때만 해도 박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당시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친박계 중진인 홍사덕 전 의원에게 양보해야 했다. 하지만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당에 헌신하면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박 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대선 경선부터 인수위까지 내리 11개월 동안 박 대통령의 대변인으로 ‘그림자 수행’을 했다. 이때 대변인 역할 외에도 박 대통령의 의상이나 화장까지 챙기며 최측근이 됐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쾌속 질주하던 조 후보자에게도 좌절은 있었다. 4·13총선을 앞두고 서울 서초갑 공천을 놓고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이혜훈 의원과 경선을 치러 쓰라린 패배를 겪은 것. 조 후보자의 발탁에는 문화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 출신으로 공연전문지에 2년여 동안 오페라 칼럼을 기고할 만큼 예술 분야에 식견을 가지고 있다. 18대 국회 후반기에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당시에도 국회에서 발레 공연을 기획할 만큼 문화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유의 살가움으로 정치권에 일화도 많다. 정무수석에서 물러날 때는 수석실의 행정관들에게 일일이 손편지를 쓰기도 했다. 이날 조 후보자는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는 시기에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우리나라를 강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성심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인사 청문회에 앞서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여는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청문회 통과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조 후보자의 2차 입각을 두고 ‘회전문 인사’의 전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71주년 광복절인 15일 경북 울릉군 독도. 우리 국토의 동쪽 맨 끝에 있는 18만7554m² 규모의 작은 섬은 입도한 국민들이 손에 쥔 태극기로 뒤덮였다. 이날 독도를 전격 방문한 국회 독도방문단의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독도를 실제로 밟아보니 그간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말만 해왔지, 이 땅에 진정한 애정을 보내줬는지 돌아보게 되더라”고 소회를 밝혔다. 나 의원을 단장으로 한 독도방문단에는 새누리당 박명재 강효상 김성태 성일종 윤종필 이종명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황희 의원, 국민의당 장정숙 의원 등 10명이 여야를 넘어 함께했다. 현직 국회의원의 독도행은 2013년 8월 14일 이후 3년 만이다. 일본 정부는 ‘2016 방위백서’에서도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실었다. 나 의원은 “우리가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만들 필요는 없지만 ‘조용한 외교’를 한다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백조 외교’를 강조했다. 물 위에서는 우아하지만 발은 쉴 틈 없이 분주한 백조처럼 일상적으로 독도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황 의원도 “독도는 완전한 광복의 바로미터(기준)가 되는 곳”이라며 “광복절에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독도에서 공식 행사를 열지 않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은 독도경비대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한목소리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방 2개에 20명씩 생활하는 숙소는 담수화 및 발전 시설이 낡아 때론 씻기도 어렵다고 한다. 성 의원은 “한 경비대원이 ‘지금까지 누구도 숙소까지 오진 않았다’고 말해 놀랐다”며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퍼포먼스만 할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들을 지원할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인 장 의원은 “내년도 예산 심사 때 경비대 숙소와 독도 제반시설 등을 개선할 예산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여야 의원들의 독도 방문에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일본)의 입장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차 강하게 항의했으며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날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희섭 주일 한국대사관 정무공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항의했다. 이에 이 공사는 “독도는 한국 고유의 영토”라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성은 또 “주한 일본대사관의 스즈키 히데오(鈴木秀生) 임시 대리대사도 한국 외교부 정병원 동북아시아국장에게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홍수영 gaea@donga.com·송찬욱 기자 /도쿄=장원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