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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연례 기술 콘퍼런스 ‘리인벤트 2018’ 키노트에서는 수십, 수백 년 된 전통 산업들이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사례들을 집중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시대에 모두가 ‘변화’를 추구하지만 당장의 정보기술(IT) 인프라로는 ‘실행’에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경쟁자들보다 빠르게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모습이었다. 버너 보겔스 아마존닷컴 최고기술경영자(CTO)는 “많은 전통 대기업들이 사용한 양만큼 돈을 내는 클라우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면서 “IT 인프라 구축 등 다른 고민 없이 비즈니스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70년 기타 장인, 클라우드 기반 레슨 앱 70년 전통의 미국 악기 제조사 펜더는 ‘차세대 음악가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타 연주자의 절반 가까이(45%)가 신규 연주자였다. 이들은 기타를 배우기 위해 레슨에 투자하는 비용보다 기타를 ‘구매’하는 데 돈을 4배 더 썼다. 그럼에도 기타를 새로 산 사람의 90%는 6개월 내 기타 연주를 그만뒀다. 비싼 돈을 주고 기타를 사고는 제대로 배우지도 않고 장롱 속에 던져두는 사람이 대부분인 셈이다. 기타를 칠 줄 아는 사람이 많을수록 기타를 더 많이 팔 수 있게 마련. 펜더는 기타를 배울 수 있는 동영상 앱(펜더플레이)을 출시하기로 했다. 다만 걸림돌이 있었다. 테라바이트(1TB=1024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의 고화질(4K) 영상을 제공해야 하는데 수십 년 된 악기 제조사에는 이 같은 인프라가 없었다. 펜더는 클라우드에서 답을 찾았다. 고용량의 동영상, 예측 불가능한 이용자들의 접속 등을 버텨낼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앱을 출시했고 2년 만에 500만 이용자를 확보해 장롱 속 기타를 꺼내 들게 했다. 펜더는 기타 제조 공정에도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사물인터넷(IoT) 센서에서 들어온 방대한 양의 이미지 정보를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AI)이 수집·분석해 목재에 이상이 있는지 등 악기 제조 과정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하는 호주 은행 호주의 4대 은행 중 하나이자 설립 160년이 넘는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뱅크(NAB)는 2020년까지 전체 서비스 중 35%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지금 쓰고 있는 IT 인프라 중에는 40년 이상 된 낡은 것도 많아 대대적인 개·보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지난해부터 클라우드를 통해 중앙에서 전국의 임직원 컴퓨터 환경을 통제할 수 있게 됐다. 클릭 한 번으로 전 직원의 보안 패치를 업데이트 할 수 있어 1년 전에는 19일이 걸리던 일을 45초 만에 해내고 있다. 3만6000배 이상 효율성이 높아진 셈이다. 클라우드의 주요 서비스 중 하나인 데이터베이스(DB)의 경우 자체적으로 운영하면 한 달에 1만 달러(약 1120만 원)가 소요됐지만 AWS에서는 500달러로 대폭 줄일 수 있다. 얼마 전에는 외환거래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등 3년간(2018∼2020년) 45억 달러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투자하고 있다. NAB 관계자는 “900만 명의 고객들은 차별화된 실시간 뱅킹을 원했지만 기존 IT 인프라로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통해 고객 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즉각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라스베이거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아마존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자들을 위한 ‘미니 자율주행차’(사진)를 판매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자율주행 및 로봇 관련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을 개발하도록 해 자신의 플랫폼(클라우드)에 종속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아마존은 2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AWS 리인벤트 2018’ 행사에서 일반 레이싱카의 18분의 1 크기인 소형 경주용 자동차 ‘AWS 딥레이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개발자들은 AWS의 클라우드에서 가상으로 자율주행을 시뮬레이션해 보고, 이를 기반으로 실제 트랙에서 미니 자율주행차를 운행해 볼 수 있다. 가격은 불과 249달러(약 30만6270원). 사전 예약을 하면 내년 3월경 받아볼 수 있다. 내년부터는 미니 자율주행차 레이싱 대회인 ‘AWS 딥레이스 컵’도 개최한다. 말 그대로 ‘기계학습’을 잘 시킨 개발자에게 상을 준다. 미니 자율주행차 출시로 대기업, 공공 연구소,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되던 자율주행 연구가 개인들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이 미니 자율주행차를 선보인 이유는 AWS 클라우드 환경에서 개발자들이 대규모 인프라에 투자할 필요 없이 아이디어만 가지고도 적은 비용으로 사업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해 초당 테라바이트(TB)를 계산할 수 있는 하드웨어인 ‘칩셋’(AWS 인퍼런시아)을 내놨고, 컴퓨터 비전,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 등 다양한 알고리즘을 사고팔 수 있는 장터인 ‘AWS 마켓플레이스’도 선보였다. 스캔한 문서에서 텍스트와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아마존 텍스트랙트)하거나 커머스 회사인 아마존에서 20여 년간 구축해온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제3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기술(아마존 퍼스널라이즈)도 내놨다. 앤디 재시 AWS CEO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기업은 가장 효과적인 것에만 집중할 수 있으며 여러 아이디어를 몇 개월 단위로 빠르게 시도해 볼 수 있다”면서 “데이터 과학자가 없는 조직에서도 기계학습, 인공지능(AI)이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라스베이거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대한항공이 클라우드를 도입해 항공권을 카카오톡에서 예매하고 고객 상담 업무에 챗봇을 활용하는 등 서비스를 개선한다. 2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리인벤트 2018’ 행사장에서 만난 장성현 대한항공 정보시스템실장(전무)은 “대한항공 정보기술(IT)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율을 내년까지 17%, 2020년 77%, 2021년까지 100%로 높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달 초 대한항공은 향후 10년간 2000억 원을 투자해 AWS의 클라우드를 도입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IT 신기술을 활용한 고객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의 전사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사장(사진)의 경영철학이 담겨 있다. 조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우리는 왜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않느냐’며 재촉해왔다. 이에 지난해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 출신 장 전무를 영입했고 정보시스템실에서 클라우드를 전면 도입해 원격근무가 가능한 근무 환경을 조성해 놓았다. 조 사장은 지난주 시애틀 AWS 본사를 방문해 앤디 재시 CEO와 만나 ‘항공사 베스트 프렉티스 전략’을 맺고 26일부터 열리는 리인벤트 2018 행사에 초청받았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항공기 정비, 콜센터 운영 등의 개선 방향을 공유하자는 차원이다. 대한항공은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전용기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라스베이거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앞으로 대기업, 스타트업, 개인 할 것 없이 우주에 떠다니는 위성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클릭 몇 번 만으로 손쉽게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진화 덕분이다. 마주할 자율주행차 시대에 정교한 지도 데이터를 제작하는 데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27일(현지시간) 앤디 제시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2018’ 행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AWS 그라운드 스테이션’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AWS 그라운드 스테이션은 위성 데이터를 처리 및 저장하기 위한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둘 필요 없이 접속 시간에 해당하는 비용만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를 활용해 기존의 방식 대비 많게는 80% 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일례로 지구 이미지와 데이터 분석을 하는 기업 ‘디지털글로브’는 AWS 그라운드 스테이션을 통해 얻은 하루 80테라바이트(TB)에 가까운 위성 정보를 자사의 지도데이터 및 GPS와 결합해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폭우, 폭설 등 자율주행차 센서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때 AWS의 위성 정보를 활용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망명하는 난민들의 동선을 파악해 구조하거나 지진, 산불 등 재난 시 가장 취약한 부분이 어디인 지를 파악해 신속한 진압에 나서는 등 안전을 지키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날 공공 부문 조찬 세션에는 미국 FBI 대테러부서가 클라우드 적용 사례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크리스틴 하버슨 FBI 카운터테러리즘 부국장은 “최근 들어 물리적인 세계뿐 아니라 가상 세계도 압도적으로 변화한 만큼 범죄조사를 할 때 피의자가 온라인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살펴봐야만 한다”며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사태 때는 사후에야 비로소 50TB 정도의 데이터를 수집했는데 라스베이거스 총기 사건(2017년) 때는 페타바이트(1PB=1024TB) 급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라스베이거스 총기 사건 때 AWS 클라우드를 통해 하루 만에 동영상 속에 어떤 사람이 범죄에 관여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클라우드를 통해 전년 대비 업무량이 98% 절감됐고, 70% 가량의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대한항공, 아마존과 클라우드 도입▼대한항공이 클라우드를 도입해 항공권을 카카오톡에서 예매하고, 고객 상담 업무에 챗봇을 활용하는 등 서비스를 개선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리인벤트 2018’ 행사장에서 만난 장성현 대한항공 정보시스템실장(전무)은 “대한항공 정보기술(IT)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률을 내년까지 17%, 2020년 77%, 2021년까지 100%로 높이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달 초 대한항공은 향후 10년 간 2000억 원을 투자해 AWS의 클라우드를 도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IT 신기술을 활용한 고객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의 전사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사장의 경영 철학이 담겨 있다. 조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우리는 왜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않냐’며 채찍질 해왔다. 이에 지난해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 출신 장 전무를 영입했고, 정보시스템실에서 클라우드를 전면 도입해 원격근무가 가능한 근무 환경을 조성해놓았다. 8월에는 해커톤(팀을 이뤄 마라톤 하듯 긴 시간 동안 시제품 단계의 결과물을 완성하는 대회)도 열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주 시애틀 AWS 본사를 방문해 앤디 제시 CEO와 만나 ‘항공사 베스트 프렉티스 전략’을 맺고 26일부터 열리는 리인벤트 2018 행사에 초청받았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항공기 정비, 콜센터 운영 등의 개선 방향을 공유하자는 차원이다. 대한항공은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전용기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라스베이거스=신무경기자 yes@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촌형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을 비롯한 친족들에게 9228억4500만 원 규모의 SK㈜ 지분을 증여하기로 했다. 증여세만 4000억 원이 넘을 전망이다. 23일 SK그룹은 공시를 통해 최태원 회장이 친족들에게 SK㈜ 지분 329만 주(지분율 4.68%)를 증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촌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그 가족에게 83만 주(1.18%)를, 사촌형인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 가족에게 49만6808주(0.71%)를 증여하는 등 총 163만 주(2.32%)를 증여한다.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에게는 166만 주(2.36%)를 증여한다. 이번 결정은 1998년 최종현 선대회장 타계 이후 20년 간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친족들이 일체의 불협화음 없이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최태원 회장을 지지하고 성원해준데 대한 고마움의 표현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최근 가족모임에서 지분 증여를 직접 제안했다고 한다. 이번 증여로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율은 18.44%로 줄어들게 됐다. 그룹 측은 “최태원 회장 중심의 현 그룹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다”라고 밝혔다. 세무법인 피티엑스 김영준 세무사는 “증여일 전 2개월 평균가액(27만5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증여세는 4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2개월을 합친 4개월 종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최태원 회장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도 이 같은 취지에 공감해 373억9963만 원 상당의 SK㈜ 주식 13만3332주(0.19%)를 삼촌인 최종욱 전 SKM 회장 가족(0.10%)과 고 최종관 SKC부회장 가족(0.09%)에게 각각 증여하기로 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그룹 회장 취임 20주년을 맞아 최종현 학술원에 SK㈜ 지분 20만 주를 증여한 바 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매달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유저 간담회를 개최해 등산도 하고, 볼링도 치고, 축구도 한다. 그 자리에서 들은 이용자 의견은 서비스에 반영한다. 대만에서의 성공은 이 같은 소통 덕분이다.” 중견게임회사 그라비티의 김진환 사업총괄이사 겸 대만 그라비티 커뮤니케이션즈 사장(사진)은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18’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라그나로크 지식재산권(IP)이 장수할 수 있는 비결로 ‘유저와의 긴밀한 소통’을 꼽으며 이 같이 설명했다. PC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대만에서 그라비티가 2016년 6월 직접서비스를 시작하여 최고접속자 5만 명을 찍었고, 2017년 10월에는 라그나로크M:영원한 사랑이라는 이름의 모바일 게임으로도 출시됐다. 모바일 라그나로크M:영원한 사랑은 출시 이후 구글, 애플 앱 장터에서 최고 매출 1위를 상당기간 유지한 바 있다. 김 사업총괄이사는 “대만 남부 땅 끝 마을에서 간담회를 찾아온 유저가 있었는데 이 분으로부터 의견을 듣고 게임 개선을 한 뒤 직접 연락을 드리기도 했다”며 “이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로열티(충성심)를 높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 “해외 사업을 할 때 중요한 점은 선택과 집중”이라면서 “PC 온라인용 라그나로크가 대만에 진출했을 때 한 달에 업데이트를 50번 넘게 하기도 했다. 이는 경쟁사의 유사한 게임의 10배가 넘는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대만에서 한국 게임의 인기가 높은 만큼 합동으로 서비스를 구현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대만 시장에서 엔씨소프트 리니지M, 펄어비스 검은사막모바일 등도 앱 마켓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김 사업총괄이사는 “대만 사람들이 인정하는 한국 게임 회사들의 강점은 바로 민족끼리 협력하는 모습”이라면서 “라그나로크 캐릭터에게 리니지 캐릭터 코스프레를 입히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협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라비티는 대만을 넘어 태국 시장에도 라그나로크M:영원한 사랑을 2018년 10월 출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2004년부터 시작한 라그나로크 월드 챔피언십에서 태국 선수들이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게임에 애정을 보이고 있다”며 “그라비티의 소통의 철학을 녹여 서비스를 안착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원격의료 금지, 진료 데이터 활용 제약 등 높은 규제의 벽에 막혀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누적투자액 기준 전 세계 상위 100개 기업에 한 곳도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아산나눔재단과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성장과 혁신을 위한 제언을 담은 ‘스타트업코리아! 디지털 헬스케어’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주요 원인은 △원격의료 금지 규제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유전자 검사 기업에 의뢰해 유전자 검사를 받는 서비스(DTC)의 항목 제한 △진료 데이터 활용에 대한 규제 등 때문이다. 2014년 이후 설립된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상위 100개 기업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게 될 경우 63곳은 이 같은 규제 탓에 비즈니스가 법적으로 불가하거나 제한이 뒤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으로부터 도태되지 않기 위해 비식별화된 의료정보 개념을 법제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 밖에 원격의료 허용 범위의 점진적 확대, DTC 유전자 검사 허용 항목 확대와 같은 진입 규제 개선을 위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클라우드(가상 저장공간) 업계 1위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한국 데이터센터(리전) 서버 장애로 커머스, 게임, 동영상서비스(OTT) 등 다수의 국내 서비스가 1시간 반가량 먹통이 돼 고객 불편이 발생했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업체별로 상이하지만 오전 8시경부터 AWS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국내 기업들의 서비스가 마비됐다. 특히 쿠팡 같은 커머스부터 넥슨,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펍지 등 게임업체, 푹(POOQ) 같은 OTT,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앱, 야놀자 같은 숙박 앱, 업비트 코인원 등 가상화폐 거래소 등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기업들의 피해가 컸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서비스 빅스비 사용도 불가했으며, LG전자의 사물인터넷(IoT) 앱 씽큐(ThinQ)도 작동하지 않아 연결된 기기들의 이용이 불가했다. 해당 업체들의 앱, 웹에서는 로그인 과정에서 인증실패 메시지가 뜨거나 ‘502 Bad Gateway(502 에러)’라는 메시지가 뜨며 접속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502 에러는 서버의 과부하 상태로, 네트워크 접속 폭주가 일어나면 뜨는 장애다. 한 업체 관계자는 “서비스가 동시 다발적으로 마비되자 AWS와 연락조차 하기 어려워 신속한 대응이 늦어졌다”면서 “구체적인 계약 관계를 밝힐 순 없지만 소비자 피해 등 손해액을 따져보고 손해배상을 청구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AWS 측은 “서울 리전에서 서버 설정 오류로 (오전 중) 84분간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AWS의 클라우드를 쓰는 업체에 따라 장애를 최종 해결하는 데 길게는 1시간가량 더 걸려 오전 10시 30분경까지 오류가 지속된 곳도 있다. 해외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IT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특정 업체에 의존하다 보면 애프터서비스(AS) 등 즉각적인 대처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다수의 클라우드 업체로 분산해 유사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택시 운전사들이 22일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출퇴근 차량공유) 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는 두 번째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지난달 18일 첫 집회를 연 지 35일 만이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업계 4개 단체로 구성된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교차로 8개 차로에서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4만 명이 모였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최대 2만 명가량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붉은색 머리띠를 두른 참가자들은 “서민 택시 파탄 주범 불법 카풀 몰아내자”는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석한 택시 운전사 15명은 ‘출퇴근 시간에 한해 유상 카풀을 허용한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조항을 삭제해 카풀 서비스를 막아 달라’며 삭발을 단행했다.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위원장은 “법규정에는 출퇴근 시간이 명시돼 있지 않다”며 “사실상 24시간 영업을 할 수 있어 택시와 다를 바가 없어진다”고 했다. 비대위는 결의문에서 “카풀앱은 여객법에 규정된 카풀 취지와는 거리가 먼 불법행위”라며 “4개 단체를 중심으로 굳게 뭉쳐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유상 카풀을 허용한 법조항을 삭제하는 등 3개 법률 개정안을 소위에 회부했다. 반면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스마트모빌리티포럼은 이날 성명서에서 “카풀 전면 금지는 전 세계적 흐름에 역행한다”며 “국민 교통 편익은 기존 산업과 신규 산업의 양 수레바퀴가 모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현행법상) 카풀 이용자는 24시간 카풀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운전자는 하루 두 번만 가능하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이날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앞에서는 농민 500여 명이 모여 쌀 80kg의 목표가격을 정부와 여당이 정한 19만6000원에서 24만 원으로 올릴 것을 요구했다. 농민들은 “19만6000원으로 인상할 경우 밥 한 공기(쌀 100g 기준)는 245원”이라며 “300원으로 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도예 yea@donga.com·신무경·강성휘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기업마다 노동조합 설립이 줄 잇고 있다. 전통 제조업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게임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노조가 생기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경영계는 복잡한 심경이다. 노조가 회사와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노조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노조 중 상당수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강성 노조 소속으로 설립됐기 때문에 향후 ‘경영 리스크’로 작용하지 않을지 우려가 높다. 최근 포스코에서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노조가 민노총 소속 노조를 제치고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확보했다. 조합원 확보 경쟁에서 한노총이 민노총을 누른 것. 포스코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노조가 없었다. 과거 한노총 계열의 노조가 있었지만 노조 간부의 금품수수 비리 파문으로 조합원이 이탈해 사실상 와해됐다. 이후 1997년 세워진 근로자 대의기구 성격의 노경협의회가 사측과 임금협상, 근로조건 협의 등을 진행하며 사실상 노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노총 노조가 이를 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황을 누리는 반도체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SK하이닉스에는 올해 9월 기술사무직 노조가 생겼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그간 기술사무직 노조가 없었던 상황이라 일부에서 환영하는 직원들이 있다”고 전했다. 회사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노조 설립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 권리로서 노조 활동에 대해 존중한다. 향후 교섭주체 및 단체협약 요구안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네이버와 카카오, 국내 양대 포털업체도 민노총 소속 노조가 생겼다. 4월 네이버에 먼저 노조가 설립됐고, 카카오에서도 10월 노조가 뒤이어 설립됐다. 사측은 양쪽 모두 입장 표명을 조심스러워했다. 네이버 측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존중한다”, 카카오 측은 “더 좋은 근무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대화를 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 포털업계 관계자는 “상위에 있는 민노총이 워낙 강성이라 회사가 많이 긴장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업의 특정 사안 때문에 노조가 출범한 사례도 있다. 7월에 설립된 대한항공 직원연대 노조는 한진 오너가 일가의 ‘갑질 파문’이 계기가 돼 출범했다. 대한항공 계열의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는 회사가 항공면허취소 위기에 몰리자 직원들이 나서 회사의 입장을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노조를 설립했다. 기업들은 노조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그간 노경협의회가 직원을 대표해온 포스코는 사측과의 임단협 과정에서 파업을 벌인 적이 없다. 하지만 이제 양대 노총이 포스코 직원 1만7000여 명 중 약 1만 명의 조합원을 확보했고 한노총이 교섭권을 쥔 이상 파업도 벌일 수 있다. 포항·광양제철소 등 포스코의 핵심 생산시설에서 파업이 벌어진다면 수출 차질을 피할 길이 없다. 한 기업 관계자는 “노조 그 자체는 얼마든 대화나 타협이 가능하지만, 상급단체인 민노총 한노총의 강성 분위기에 휘말리는 순간 회사는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기간 내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IT, 게임 업체들은 신규 게임 개발 기간에 파업이 벌어지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들은 선거와 표를 의식해 노조친화적인 행보를 보이는 정치권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노총이 주최한 정부 규탄 집회에 참석해 “노조가 편한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발언했다. 박 시장은 “핀란드는 노조 조합원 비율이 70%를 넘는다”며 자신을 “노동 존중 특별시장”이라고 칭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강성 노조가 득세한 프랑스,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하나같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경영계의 입장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은택 nabi@donga.com·신무경 기자}
카카오와 함께 금융 투자 상품을 내놓은 개인 간 거래(P2P) 업체 ‘피플펀드’가 금융당국 조사에 이어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됐음에도 카카오가 투자 서비스 출시를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투자 상품을 설계한 제휴업체가 수사 결과에 따라 자칫 불법 업체가 될 수 있음에도 성급하게 서비스를 시작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P2P 업체 실태 점검을 통해 피플펀드가 ‘원리금 수취권’을 이용해 복잡한 상품(이중담보)을 만들어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을 해왔다”면서 “피플펀드가 판매한 금융상품의 불법 여부를 금융당국이 판단할 수 없어 지난달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말했다. ‘원리금 수취권’이란 투자자들이 P2P 업체를 통해 돈을 투자했다는 증서로 투자자에게 언제까지 얼마의 원리금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문제는 자본력이 있는 ‘큰손’이 자신의 원리금 수취권을 담보로 P2P 업체와 새로운 대출상품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어 자칫 소비자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원리금 수취권을 이중으로 담보해 새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연쇄적인 동반 부실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피플펀드는 이중담보 문제와 관련해 당국의 시정조치 요구가 있자 9월부터 해당 상품 취급을 중단했다. 카카오가 이날부터 판매를 시작한 투자 상품에도 문제가 된 이중담보 상품은 없다. 하지만 정작 이용자들에게 투자 상품을 판매하는 카카오가 제휴업체가 취급하는 상품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해 큰 허점을 드러냈다. 카카오는 하루 앞선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파트너사가 1차적으로 심사를 하고, 카카오가 2차로 심사를 하는 등 리스크를 엄격하게 관리한다”고 밝혔지만 하루 만에 이 같은 주장이 무색해진 셈이다. 김민정 충북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투자 서비스 출시 전 상품을 함께 만드는 제휴업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서비스 출시를 보류하는 등 조치를 취했어야 옳다”면서 “향후 검경 수사에서 문제가 발견될 수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소비자 피해 경고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측은 “제공하고 있는 투자 상품은 기존 상품보다 강화된 기준에 따라 투자자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사용자 불편을 없애기 위해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면서 “이용자가 카카오페이를 통해 투자한 금액은 은행 계좌에 예치되고 신탁업체에 의해 관리돼 위험에 노출될 여지를 낮췄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 플랫폼에서 판매가 시작된 크라우드펀딩 상품 4종(총 9억7000만 원 상당)은 4시간 만에 모두 팔렸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국내에서 처음으로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송금, 결제를 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한 카카오(카카오페이)가 연간 예상수익률 6∼15%의 투자 상품을 판매한다. 또 내년부터는 해외에서 별도 환전 없이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 내년에 환전 필요 없는 ‘간편결제 해외버전’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는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톡 앱에서 중위험·중수익 크라우드펀딩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20일부터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은 카카오톡 앱 내에서 ‘…(더보기)’를 터치한 뒤 신설된 ‘투자’ 카테고리를 누른 후 투자 가능한 상품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별도의 예치금 계좌 없이 카카오페이에 연결된 계좌를 통해 곧장 투자(최소 1만 원부터)할 수 있다. 투자 상품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매출채권담보, 개인신용담보, 부동산담보 등으로 구성되며 예상수익률은 연 6∼15%다. 카카오는 향후 제휴사를 확대해 상품 구성을 증권 및 펀드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페이는 내년 1분기에 카카오톡 앱 내 ‘QR코드’로 일본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환전 없이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해외판 버전’을 내놓는다. 향후 중국, 동남아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송금, 결제의 편의성을 극대화해 사용자를 모으고, 이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하나둘 제공하면서 궁극적으로 카카오페이에서 모든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면서 “3∼5년 내에 연간 100조 원이 넘는 금액이 카카오페이를 통해 오가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현금·카드 없는 사회 올까 간편결제는 편의성과 간편함을 무기로 빠르게 외연을 확대하는 중이다. 리서치회사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자들은 간편결제를 선호하는 이유로 ‘결제 과정·시스템이 편리하다’(45.7%)는 점을 으뜸으로 꼽았으며 ‘결제 시 추가 혜택이 많아서’(13.8%), ‘카드 등록이 간단해서’(12.6%)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간편결제 서비스의 일평균 이용금액은 1174억2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566억5200만 원) 대비 107% 성장했다. 카카오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는 물론이고 삼성전자 같은 제조업체,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업체, 금융업체(카드사)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간편결제를 선보이면서 스마트폰이 현금을 넘어 카드까지 대체하게 될지 주목된다. 특히 연내 스마트폰의 ‘QR코드’만으로 오프라인에서 결제가 가능한 ‘제로페이(서울페이)’가 서비스되면 간편결제의 외연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간편결제에서 오프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44.2%(2018년 2분기, 한국은행)에 이를 정도로 높다. 하지만 편의성을 앞세운 간편결제나 터치 한 번만으로 손쉽게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금융 투자 상품의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투자자가 투자 상품에 대해 정확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숙지하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증권사들은 투자 상품을 팔 때 본인에게 얼마만큼 리스크를 감안하는지를 묻는 과정을 거치는데 카카오는 이 같은 절차가 없다는 점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문제”라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삼성전자가 내년 3월 갤럭시앱스(삼성전자 앱 마켓) 이름을 ‘갤럭시스토어’로 바꾸고, 스마트폰 첫 화면(홈스크린)에 배치한다. 신설 갤럭시스토어에는 국내외 인기 게임들을 독점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구글과 애플 앱 마켓의 과도한 수수료(30%)에 부담을 느끼는 국내외 게임업체들과 손을 잡고 게임 앱 유통의 허브가 되겠다는 것이다. 토마스 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16일 부산에서 열린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 주최 게임업계 종사자 대상 네트워킹 행사에서 “우리는 게임에 목숨을 걸었다”며 “전 세계 7억 대가 깔린 삼성전자 단말기를 기반으로 구글 등이 지배하고 있는 앱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15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8’과 별도로 진행됐다.○ 삼성, 에픽게임즈-원스토어 손잡고 구글 추격 고 상무는 “미국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를 독점(갤럭시노트9에 선탑재해 일정 기간 먼저 이용하도록 한 것)으로 제공한 것은 삼성 단말기가 게임에 최적화된 디바이스임을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이라면서 “내년에도 여러 게임이 갤럭시에 독점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에픽게임즈는 앞서 구글 앱 수수료가 과다하다는 이유로 ‘구글 이탈’을 선언했다. 지난달 선보인 포트나이트 모바일 버전을 자사 홈페이지나 삼성전자의 ‘게임런처’라는 앱과 갤럭시앱스를 통해 내려받도록 한 것. 삼성전자가 게임에 집중하는 이유는 앱 매출 대부분이 발생하고 있고,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 세계 앱 지출(816억6000만 달러·약 92조2758억 원)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78.8%에 이른다. 단말기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최고급 디바이스에 대한 수요가 고사양의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로부터 나온다. 삼성으로서는 소프트웨어(게임)에 집중함으로써 하드웨어(단말기) 경쟁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 삼성과 원스토어는 올 7월에도 게임 개발사가 원스토어에 앱을 내면 갤럭시앱스에도 자동 업로드되는 내용의 동맹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당시 원스토어는 앱 마켓 수수료를 매출의 30%에서 5∼20%로 인하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원스토어의 이른바 ‘탈(脫)구글’ 이벤트에는 국내외 게임업계 관계자 400명이 찾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지스타 곳곳서 ‘탈구글’ 행보 지스타 현장 곳곳에서도 ‘탈구글’ 전선이 감지됐다. 외국계 게임회사로는 처음으로 지스타 메인 스폰서를 맡은 에픽게임즈의 에드 조브리스트 퍼블리싱 총괄 디렉터는 기자간담회를 자처해 “탈구글 행보 이후 내부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성적을 내고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에 삼성전자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고, 매우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국내 중소·중견 게임회사들도 탈구글 행보에 영향을 받고 있다. 중소 게임업체 캐럿게임즈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주로 구글 앱 마켓에서 게임을 내려받지만 해외에서는 서른 가지가 넘는 다양한 방식으로 내려받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채널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에 긴장한 구글은 올해 지스타에서 처음으로 ‘기업 대 고객(B2C)’관에 자사 앱 마켓에서 활약하는 인디 게임 개발사들을 위한 전시장을 마련하는 등 게임업체 마음잡기에 나섰다. 퍼니마 코치카 구글플레이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총괄은 “지난해 게임을 설치한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했다”며 “(게임 생태계 확장을 위해) 인디게임 육성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고 앞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부산=신무경 기자 yes@donga.com}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사진)이 구글 임원진과 만나 미디어 콘텐츠,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핵심 사업 분야에서 파트너십 강화에 나섰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하 부회장은 이달 15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구글 본사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하 부회장이 공식적인 해외 비즈니스 미팅에 나선 것은 LG유플러스로 자리를 옮긴 뒤 처음이다. 이번 미팅은 유튜브 등 미디어 콘텐츠 부문의 파트너십 강화와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 등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2016년부터 자체적으로 선별한 유튜브 콘텐츠를 인터넷TV(IPTV)에 제공하고 있는데, 콘텐츠 협력 범위를 유료(부가가치세 포함 월 8690원)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 콘텐츠’로 확장하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프리미엄 콘텐츠에 가입하면 유튜브 뮤직을 끊김 없이 들을 수 있고, 유튜브가 직접 제작하는 예능,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유튜브는 최근 한국에서 직접 제작한 네 번째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콘텐츠에 공들이고 있다. 이 밖에 유튜브에 업로드된 360도 동영상 콘텐츠도 자사 IPTV에서 서비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12년 국내 최초로 구글 안드로이드(OS) 기반 셋톱박스를 출시하면서 협력 관계를 돈독히 해왔다. 올해 9월에는 구글의 AI 음성비서 기술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셋톱박스에 탑재해 음성으로 유튜브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AI 스피커에서는 네이버와 협력하고 있는데, IPTV 셋톱박스에서는 구글과 협력한 이유도 고객들이 IPTV에서 유튜브를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유튜브가 IPTV 이용자를 유지하고 확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구글의 데이터센터 설립과 운영 방안 등에 관한 논의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국내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위해 LG유플러스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임차해 서버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부터 국내 관련법이 개정되면 금융, 공공 분야의 클라우드 사업 진입 장벽이 낮아져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편 LG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스마트타운 프로젝트’에서 통신부문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만큼 LG유플러스가 이번 구글 방문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LG그룹과 구글은 IoT, 빅데이터, AI 기술을 이용한 지능형 도시 공간을 구축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내년부터 금융 회사들이 ‘클라우드(인터넷상에 자료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마다 프로그램 추가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서 개인신용정보 등 민감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가운데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외국계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관리, 감독 규정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에 따르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IBM 등 외국계 빅4 사업자들의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7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7∼9월)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이들 기업의 점유율 60%(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융 당국은 금융 회사와 핀테크 기업이 개인신용정보, 고유식별정보를 처리하는 중요정보 처리시스템도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재는 비(非)중요정보에 한해서만 클라우드로 처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 회사들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상품, 서비스 개발에 개인신용정보를 활용할 수 없어 제약이 뒤따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문제는 미국, 중국 등 외국 정부가 한국에 저장된 금융 정보를 열람하거나 접근해도 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례로 미국 클라우드법은 수사기관이 클라우드 기업의 해외 서버에 저장된 메일, 문서, 기타 통신 자료 등을 열람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어 현지 당국이 합법적으로 우리 국민의 정보를 감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개정안에는 정보처리시스템의 국내 설치를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관리시스템까지 포함하는지는 불명확하다. 관리시스템의 국내 설치를 의무화하지 않으면 국내에 관리 인력을 둘 의무가 없어 정보유출 등 문제가 발생해도 해외에 있는 담당자가 대응해 조치가 지연될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도 개인정보 유출 등 사고 발생 시 국내법 적용과 집행의 한계가 존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도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때 개인정보보호 등 국내 관련 법규를 따르지 않을 수 있고, 이 경우 국내법에 따라 개인정보가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당국의 국내 저장 금융정보의 열람 가능성을 막으려면 해외 사업자의 ‘국내 소재 금융 데이터’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해외 사업자에 대한 당국의 실질적인 규제 집행력이 먼저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황재훈 연세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외국계 기업들을 감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것이 문제”라면서 “자칫 데이터 주권을 잃을 수도 있는 만큼 법 개정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LG유플러스가 16일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콘텐츠를 인터넷TV(IPTV) 3사 중 처음으로 독점 제공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이용자가 IPTV의 앱 마켓에 접속한 뒤 넷플릭스 앱을 내려받아야만 했는데,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편을 통해 이 같은 절차 없이 첫 화면에서 넷플릭스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LG유플러스는 기존 고객들이 셋톱박스를 교체하거나 추가 기기 연결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셋톱 자동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넷플릭스를 탑재했다. 딜라이브, CJ헬로 등 유료방송업체를 통해 넷플릭스를 보려면 10만 원가량의 ‘OTT 박스’를 구매해야 한다. 아울러 리모컨에도 넷플릭스 바로가기 버튼을 추가해 편의성을 더했다. LG유플러스는 ‘UHD2 셋톱’ 이용고객(107만 명)을 대상으로 넷플릭스를 우선 제공하고 내년부터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IPTV 넷플릭스 출시를 기념해 넷플릭스 3개월 이용권을 제공한다. 자사 초고속인터넷 이용자 중 IPTV 특정 요금제(U+tv 고급형·1만5400원, VOD 고급형·1만9800원)에 연말까지 가입하는 고객이 대상이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SK텔레콤이 내년 중 디스플레이가 달린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출시한다. 아마존, 구글 등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중심으로 ‘보는 AI 스피커’가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고,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국내 IT 업체들도 내년부터 유사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AI 스피커 시장의 외연이 더욱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IT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스피커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내년 1분기 중에 7인치 사이즈의 디스플레이가 달린 AI 스피커를 출시한다. AI 스피커에 디스플레이를 달아 출시하려는 이유는 국내 시장에서 ‘듣는 AI 스피커’가 200만 대 이상 보급되는 등 저변이 확대돼 익숙한 가전으로 자리매김했고, 동시에 보는 AI 스피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용자들 사이에서 AI 스피커에서 동영상 및 이미지 기반 ‘키즈 콘텐츠’를 보고자 하는 수요가 많은 상황이다. 또 향후 확장될 쇼핑 콘텐츠의 경우 이용자들이 물건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뒤 음성으로 구매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점도 AI 스피커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는 아마존(에코쇼)과 구글(구글 홈 허브)이 먼저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 ‘채널’을 판매 중이다. 국내에서는 KT가 7월 호텔에 비치할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기가지니 호텔)를 내놨고, 네이버도 조만간 개인 고객용(B2C) ‘클로바 데스크’를 내놓을 예정이다. 카카오도 B2C용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AI 스피커 시장은 아마존과 구글이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AI 스피커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8% 늘어난 2090만 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아마존이 760만 대, 구글은 550만 대를 출하해 전체 시장의 62.7%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국내 IT 기업들은 개발자, 기업 등 제3의 참여자들에게 자신들의 AI 음성인식 기술 일부를 개방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말 한마디로 가전과 서비스를 제어하는 시대’를 앞당기고자 하는 분위기다. KT는 지난해 6월부터 외부에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하기 시작했는데 현재 130여 개 법인, 1700여 명의 개인이 2000여 개의 관련 앱을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부터, SK텔레콤은 올해 10월부터 SDK를 공개하고 있다. 카카오는 연내 개방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구글은 앞서 SDK를 공개해 현재 1000개 이상의 기업에서 1만 개 이상의 디바이스를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레노버, 하만 등에서도 자사 AI 음성인식 기술인 ‘구글어시스턴트’가 적용된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를 내놓기도 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이달 초,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e스포츠 대회 ‘롤드컵’을 지켜보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는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 2만6000여 명의 함성과 환호성을 몸소 느끼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스포츠 경기처럼 경쟁하는 선수들과, 그들의 모습에 열광하는 팬들을 보고 올림픽 경기로서 가능성을 엿봤다.” 롤드컵은 미국 게임사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리그오브레전드(롤)와 월드컵의 합성어로 2011년 이래 매년 열리는 대회다. IOC 관계자가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두드리는’ 게임을 몸을 ‘던지는’ 스포츠와 동일 선상에 두고 평가한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실제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는 롤을 포함해 미국의 ‘스타크래프트2’와 ‘하스스톤’, 일본의 ‘프로 에볼루션 사커 2018’, 중국의 ‘아레나 오브 발러’, 핀란드의 ‘클래시 로얄’ 등 6가지 게임이 시범종목으로 채택됐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아경기부터는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 게임이 스포츠로 평가받을 수 있는 건 아마도 ‘공정한 플레이’ 덕분이 아닐까 싶다. 참여한 선수들이 공평한 상황에서 실력만으로 정정당당하게 겨룬다는 점에서 스포츠와 다를 바 없다. 게임을 즐기고 사랑하는 유저들에게는 이런 평가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게임 강국’이라는 한국에서 만든 작품들은 왜 아시아경기의 시범종목에 채택되지 못할까? 한국 게임의 특수성을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대부분의 한국 게임은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지만 유저가 원할 때마다 결제하는 ‘부분 유료화’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택하고 있다. 문제는 돈을 내면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 수 있는 ‘랜덤박스’(확률형 아이템)를 팔고 있다는 것이다. 돈을 내고 실력을 단숨에 수십 단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아무리 봐도 스포츠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세계에서 공정한 플레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외국 게임도 아이템을 팔지만 내 캐릭터를 꾸미기 위한 수단일 뿐 이기기 위한 내공을 돈으로 사게 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국내 게임업체 중에는 의도적으로 특정 시점에 돈을 내지 않으면 신속하고 편리하게 게임을 즐길 수 없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용자들은 국내 게임업체들의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에 식상해하고 있다. 해마다 상승세를 보였던 국내 게임사들의 매출이 주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제작 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국내 게임업체의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것은 아닐까. 이참에 게임업체들도 많은 이용자가 공정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이용요금 체계를 새롭게 고민해봤으면 한다. “돈을 내면 캐릭터가 강해지는 비즈니스 모델은 공평하지도 않고 스포츠 정신에도 반한다.” 롤을 만든 라이엇게임즈의 니콜로 러렌트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기자에게 말해준 한마디가 귓가에서 떠나질 않는다. 신무경 산업1부 기자 yes@donga.com}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빅3’ 게임회사들이 내년에 많게는 30여 종의 신작을 ‘대방출’한다. 올 한 해 주춤했던 게임산업이 내년에 출시될 게임들을 발판 삼아 다시 살아날지 주목된다.○ 엔씨소프트, 내년에 5종 대거 출시 “리니지와 블레이드&소울, 아이온을 모바일에서 3차원(3D) 그래픽으로 완벽하게 재탄생시키겠다.”(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는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에 리니지2M, 아이온2, 블레이드&소울M, 블레이드&소울2, 블레이드&소울S 등 모바일 신작 5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가 한 해에 신작 5종을 쏟아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은 엔씨소프트의 성장을 견인하는 대표 지식재산권(IP)들이다. 김 대표는 “과거 PC 버전 블레이드&소울을 만들 당시, 일각에서는 온라인게임 특성상 끊김 현상이 발생해 ‘액션(생동감)’을 구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지만 우리는 해냈다”며 “통신 환경이 더 복잡한 모바일에서도 실감나는 대형 전투와 액션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엔씨소프트는 대표 IP들을 모바일뿐 아니라 콘솔(비디오게임기)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모바일로 게임을 하다 PC나 콘솔 등에서 바로 이어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전날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엑스박스(MS의 콘솔),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분야에서의 협업을 논의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전용 게임도 준비하고 있다. 넥슨, 넷마블도 내년에 올해보다 더 많은 신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넥슨은 1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에서 내년 이후 출시할 신작 14종을 선보인다. 넥슨이 준비 중인 게임은 바람의나라, 크레이지 아케이드, 마비노기 등 1990∼2000년대에 출시됐던 IP들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이다. 넷마블은 내년 이후 쿵야 캐치마인드, 극열마구마구 등 기존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10여 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신작 풍년… 침체된 산업 이끌까 한편 넷마블은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매출이 5260억 원, 영업이익이 6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6%, 39.8% 줄었다고 밝혔다. 넥슨은 전년 동기 대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 4% 늘었지만 2분기까지만 해도 실적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게임업계 빅3는 내년에 신작을 대거 내놓으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으나 여전히 넘어야 할 벽은 높다. 게임사 직원의 과로사, 자살과 같은 일련의 사건사고로 정보기술(IT) 노동자의 근무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되는 등 노동 환경이 변화했다. 또 중국에서 판호(라이선스)가 나오지 않아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 수출 시장이 막혀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선전하고 있는 중국 게임과의 경쟁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와 함께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기보다는 PC에서 성공한 IP를 모바일 버전으로 재활용해 이용자들의 피로감이 쌓인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려는 사회적 움직임과 모바일 셧다운제 도입, 확률형 아이템 규제 등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11조 원을 웃도는 게임산업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보는 건 문제가 있다”면서 “정부도 게임업계 환경에 맞는 노동 환경 규제를 보다 더 고민하고, 중국 판호 획득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만나 미래 성장산업 핵심 분야에 대해 정기적으로 기술을 협의하는 한편 양사 간 경영진을 교류하는 등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MS 퓨처 나우 행사를 위해 방한한 나델라 CEO가 행사 전 이 부회장과 만났다”며 “삼성전자와 MS가 그동안 모바일 및 반도체 사업에서 협력을 많이 해왔는데 앞으로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성장 분야와 관련해 기술 협력을 더 강화하자는 취지의 논의를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퓨처 나우는 AI 기술로 창출될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행사다. 2014년 당시 위기에 빠진 MS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나델라 CEO는 MS를 클라우드와 AI 중심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를 쓰는 고객사에 자사 AI 소프트웨어인 ‘코타나’를 결합해 제공하는 것이 효과를 보면서 클라우드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MS는 지난해 전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시장에서 13.3%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점유율이다. 1위는 아마존이 51.8%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양사 간 협력도 주로 클라우드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자업계의 전망이다. 최적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고용량 반도체와 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대체할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필수적인 만큼 삼성전자가 앞으로 MS에 클라우드 서버용 반도체 공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삼성전자 제품에도 MS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평소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중시해 왔는데 4차 산업혁명 기반이 되는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미리 손잡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올해 2월 경영에 복귀한 이후 국내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델라 CEO는 2014년 9월 취임 후 첫 출장지로 가장 먼저 한국을 찾아 이 부회장을 만났다. 두 수뇌부 간 만남을 기점으로 삼성전자와 MS는 반 년 넘게 이어 온 특허 분쟁을 이듬해 2월 전격 종료하고 삼성전자 주요 스마트폰에 MS 클라우드 기반 메모 서비스인 ‘원노트’와 저장 서비스 ‘원드라이브’, 인터넷전화 스카이프를 기본 설치하기로 하는 등 협업을 이어왔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그랜드힐튼서울에서 열린 ‘퓨처 나우’ 행사에서 나델라 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급변하는 세상에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디지털 능력을 구축하는 데에 MS가 AI, 인프라 구축 등 솔루션 분야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델라 CEO는 MS 솔루션을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는 삼성전자, 펄어비스, 365MC 등 한국 기업 사례들도 상세하게 소개했다. 그는 “삼성은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접목해 에어컨의 주변 환경, 습도, 사람에 대한 정보까지 다양하게 수집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기반 아래) 삼성은 AI 역량을 구축할 수 있었고 2016년 ‘스마트’ 에어컨을 만들어냄으로써 이용자들이 에너지를 기존 대비 25%가량 줄이고, 비용은 30%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하고 있는 만큼 AI 개발에 있어 사생활 보호, 사이버 보안, 윤리 등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나델라 CEO는 “MS는 컴퓨터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를 생각할 뿐 아니라 컴퓨터가 어떤 것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 윤리적인 분야까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윤리위원회를 가동해 AI가 성별, 인종적 편견 등을 배우지 않도록 개발자들에게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지현 jhk85@donga.com·신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