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풍선효과? 네이버·카카오, ‘연예 뉴스 댓글’ 없애자 악플러들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4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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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연예 뉴스) 댓글 없으니 네이트에서 아주 신났구만….”

이달 초 개그맨 김원효 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개인적인 상처를 조롱하는 악플을 캡처해 올리며 적은 글이다. 네이버에서 활동하던 악플러들이 댓글 창이 살아있는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갔다는 의미다. 네이버는 3월,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연예 뉴스의 댓글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24일 IT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 카카오가 연예 뉴스에 대한 댓글을 잇달아 중단하자 네이트,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으로 댓글 작성자들이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댓글 풍선효과’다.

직장인 김모 씨는 “네이버에서 댓글을 없앤 이래 기존에는 찾지 않았던 사이트에 들어가 연예 뉴스 댓글을 보고 있다”며 “악플이 많아 거부감도 들지만 기사에는 나오지 않는 해당 연예인의 과거 히스토리를 댓글을 통해 알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 분석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준 네이트의 월간 신규 설치 기기 수는 네이버가 댓글 정책을 변경한 2020년 3월 14만5831개로 전년 동기(3만9647개) 대비 268% 상승했다. 인스타그램, 줌도 각각 78%, 339% 늘었다.

이 때문에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네이버, 카카오가 아닌 다른 플랫폼에서 악플이 늘고 있다며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호소가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청원글에서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아이돌과 관련한 루머를 트위터에 올리고, 그에 대한 반응을 캡처해 유명 커뮤니티에 게재한다. 여기에 댓글이 달리면 이를 다른 커뮤니티에 퍼 나르고, 언론사에 제보한다”며 “클릭 수에 혈안이 된 매체에서 사실 확인 없이 해당 기사를 쓰면 그 기사를 또다시 각종 커뮤니티에 퍼 나르는 식”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가 연예 뉴스 댓글을 다시 열게 되면 또다시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뉴스, 스포츠 등 분야에 인공지능(AI) ‘클린봇’을 적용하고, 카카오는 댓글 신고 기준에 차별·혐오 항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욕설과 비속어를 걸러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예 뉴스 댓글을 포함한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인 네이버 측은 “새롭게 연예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 중”이라며 “다만, 연예 뉴스 및 댓글 개편 일정과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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