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막으니 네이트서 활개… 악플도 ‘풍선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양대 포털 연예뉴스 댓글 중단하자 댓글 가능 플랫폼으로 악플러 이동
네이트 月 신규설치 1년새 3.5배↑

“네이버 (연예 뉴스) 댓글 없으니 네이트에서 아주 신이 났구먼….”

이달 초 개그맨 김원효 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개인적인 상처를 조롱하는 악플을 캡처해 올리며 적은 글이다. 네이버에서 활동하던 악플러들이 댓글 창이 살아있는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갔다는 의미다. 네이버는 3월,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연예 뉴스의 댓글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24일 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 카카오가 연예 뉴스에 대한 댓글을 잇달아 중단하자 네이트,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으로 댓글 작성자들이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댓글 풍선효과’다.

직장인 김모 씨는 “네이버에서 댓글을 없앤 이래 기존에는 찾지 않았던 사이트에 들어가 연예 뉴스 댓글을 보고 있다”며 “악플이 많아 거부감도 들지만 기사에는 나오지 않는 해당 연예인의 과거 히스토리를 댓글을 통해 알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준 네이트의 월간 신규 설치 기기 수는 네이버가 댓글 정책을 변경한 2020년 3월 14만5831개로 전년 동기(3만9647개) 대비 268% 상승했다. 인스타그램, 줌도 각각 78%, 339% 늘었다.

이 때문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네이버, 카카오가 아닌 다른 플랫폼에서 악플이 늘고 있다며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호소가 올라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가 연예 뉴스 댓글을 다시 열게 되면 또다시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뉴스, 스포츠 등 분야에 인공지능(AI) ‘클린봇’을 적용하고, 카카오는 댓글 신고 기준에 차별·혐오 항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욕설과 비속어를 걸러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예 뉴스 댓글을 포함한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인 네이버 측은 “새롭게 연예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 중”이라며 “다만, 연예 뉴스 및 댓글 개편 일정과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연예뉴스 댓글금지#네이트#악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