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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두뇌 유출(brain drain)’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2015 세계 인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61개 국가 중 두뇌 유출로 인한 피해가 큰 국가 순위에서 18위로 조사됐다. 인재 유출이 심각한 나라는 베네수엘라와 헝가리였고, 재정위기를 겪은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등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일본과 중국도 한국보다 심각하지 않았다. IMD는 보고서에서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할 경우 두뇌 유출 순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두뇌 유출은 국가경쟁력 저하 문제와 관련이 깊다”고 밝혔다. 두뇌 유출에도 피해가 적은 나라는 노르웨이 스위스 핀란드 스웨덴 미국 등이 꼽혔다. 또 기업 임원이 평가한 ‘근로 의욕’에서 한국은 54위를 기록해 슬로베니아 아르헨티나 등과 함께 최하위권에 들었다. 일본은 11위, 미국은 16위, 중국은 25위였으며, 스위스,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의 근로 의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뇌 유출과 근로의욕 등을 합산한 종합순위에서 한국은 31위로 지난해보다 9단계 상승했다.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스위스가 차지했고, 덴마크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네덜란드가 2~5위에 올랐다. 핀란드 독일 캐나다 벨기에 싱가포르가 10위권에 들었으며, 미국 일본 중국은 각각 14위, 28위, 40위로 조사됐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영국에서 10, 20대 여성을 상대로 포섭활동을 펼치는 ‘이슬람국가(IS)’ 여성 비밀조직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들은 트위터에서 IS에 관심을 보이는 여성과 꾸준히 접촉한 뒤 비밀모임에 끌어들여 “칼리프 국가(IS)가 있는 시리아로 떠나라”고 선동했다. 이 같은 내용은 영국 민영방송 채널4 여기자의 1년간에 걸친 잠입 취재기가 23일 ‘영국 IS 여성 조직원 베일을 벗다’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 전파를 타면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채널4 여기자는 트위터에서 움 살리하, 움 L, 움 우스만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는 모집책들에게 극단주의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인 끝에 이들과 만남에 성공했다. 만남은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수개월 간 트위터로 교류한 뒤 런던의 모스크에서 열리는 집회에 꾸준히 참석하자 이슬람 밀집지역의 한 거리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만나보니 모집책들은 모두 여자였다. 몇 차례 만남을 통해 신뢰가 쌓이자 조직원들은 이 여기자를 비밀모임에 초대했다. 첫 번째 필수코스는 2시간짜리 사상 교육이었다. 강사로 나선 움 L은 영국과 서구사회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며 IS에 합류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움 L은 강의에서 “영국 사회는 알라만을 섬기는 무슬림을 민주주의에 반하는 존재로 여긴다”며 “그들은 우리를 극단주의자로 낙인찍고 차별하고 있다”고 예비 조직원들을 자극했다. 이어 “차별의 역사는 수세기 동안 되풀이됐지만 결국 알라가 승리할 것”이라며 “이미 알라의 말씀을 기반으로 한 칼리프 국가가 건설됐다”고 했다. 그는 “이런 국가를 상상해본 적 있는가”라며 “이미 새 시대가 열렸다. 당장 가족들과 시리아로 향하라”고 IS에 합류할 것을 촉구했다. 사상교육 뒤에는 정기적으로 스터디 모임이 열렸다. 스터디 모임에서 움 살리하는 “서구세력이 우리 아이들과 여성들에게 폭탄을 퍼붓고 있다. 러시아까지 나서 모든 적들이 결집하고 있다”며 서구사회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겼다. 그는 이어 “지상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폭탄만 투하하는 그들은 ‘겁쟁이’”라며 “알라가 그들의 승리를 허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스터디 모임은 지방의회가 후원하는 시민단체 건물에서도 진행됐지만 단체 직원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채널4는 전했다. 방송이 나간 후 테러 전문가 한나 스튜어드 씨는 “IS는 남성들에게 ‘전사가 돼라’고 독려하는 반면 여성과 청소년들에게는 ‘가족과 지인을 이끌고 시리아로 가라’고 바람을 넣는다”며 “이런 점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포섭활동이 더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움 L의 실명은 루바나로 런던에 사는 네 아이의 엄마로 밝혀졌다. 움 살리하 등 대부분 조직의 리더급 여성은 30, 40대 기혼 여성이라고 채널4는 전했다. 데일리메일은 “최근 IS에 영향을 받아 가족을 이끌고 집단으로 시리아로 건너가는 여성이 늘고 있다”며 “경찰 당국이 사전에 이 프로그램을 심의해 관련인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이설 기자snow@donga.com}
시민 500여 명이 모여 있던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의 한 공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6명이 다쳤다. CNN에 따르면 22일 오후 6시 30분경(현지 시간) 뉴올리언스 북부의 버니 프렌드 공원에서 2명 이상의 괴한이 군중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당시 공원에는 재즈 공연 행사를 구경하던 군중 500여 명이 모여 있었다. 마이클 해리슨 뉴올리언스 경찰서장은 “2개의 집단이 총격전을 벌였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며 “지역 갱단 간 다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총을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한 여성은 “2개의 집단으로 나뉜 남성들이 서로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총을 든 남성들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눴다. 총격은 한 남성이 공원 바깥으로 도주할 때까지 계속됐다”고 전했다. 용의자의 신원과 체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치 랜드루 뉴올리언스 시장은 “현장 시민의 도움으로 용의자의 신원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원에서 열린 재즈 행사는 재즈 도시인 뉴올리언스에서 매년 열리는 행사로, 밴드 공연과 화려한 차림을 한 사람들의 퍼레이드, 뮤직비디오 촬영 등으로 구성된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테러 위협으로 벨기에 전역이 얼어붙었지만 온라인에는 기발한 고양이 사진들이 넘쳐나고 있다. ‘경찰 동선을 노출하지 말아 달라’는 경찰의 요청을 받아들인 시민들이 수사 상황 대신 벨기에 명물인 고양이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 시작한 것.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2일 “벨기에 시민들이 ‘브뤼셀 통제(BrusselsLockdown)’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각종 고양이 사진을 올리고 있다”며 “‘고양이 유머’ 덕분에 뒤숭숭한 도심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졌다”고 전했다. 벨기에인들은 매년 5월 둘째 주 일요일 이프르 시에서 ‘고양이 축제(Kattenstoet)’를 열 정도로 고양이를 좋아한다. 중세시대 흑사병을 전염시킨다고 지목된 고양이를 던져 죽이던 풍습에서 유래된 축제로, 수천 명이 모여 고양이 분장을 하고 각종 고양이 제품을 판매한다. SNS에는 ‘테러’라는 주제로 꾸민 각종 고양이 사진이 올라와 있다. 장난감 총을 든 고양이, 강아지 탈을 쓰고 강아지인 척하는 아기 고양이 이미지 등이 빠른 속도로 SNS상에서 번지고 있다. 고양이 사진 올리기는 네덜란드 공영방송(NOS)의 카메라맨인 휘호 얀선이 “브뤼셀 경찰의 수색 상황에 대한 글 대신 애완고양이 ‘모차르트’ 사진을 올린다”며 트위터에 자신의 고양이 사진을 올리며 시작됐다. 벨기에 일간 르수아르(Le Soir)가 1면에 고양이 사진을 싣는 등 언론도 이에 화답하면서 벨기에 SNS는 순식간에 고양이 사진으로 뒤덮였다고 외신은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시민 500여 명이 모여 있던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의 한 공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6명이 다쳤다. CNN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간) 오후 6시 39분 경 뉴올리언스 북부의 버니 프렌드 공원에서 2명 이상의 괴한이 군중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당시 공원에는 재즈 공연 행사를 구경하던 군중 500여 명이 모여 있었다. 마이클 해리슨 뉴올리언스 경찰서장은 “2개의 집단이 총격 다툼을 벌였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며 “지역 갱단 간 다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총을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한 여성은 “2개의 집단으로 나뉜 남성들이 서로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총을 든 남성들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눴다. 총격은 한 남성이 공원 바깥으로 도주할 때까지 계속됐다”고 전했다. 용의자의 신원과 체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치 랜드류 뉴올리언스 시장은 “현장 시민의 도움으로 용의자의 신원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원에서 열린 재즈 행사는 재즈 도시인 뉴올리언스에서 매년 열리는 행사로, 밴드 공연과 화려한 차림을 입은 사람들의 퍼레이드 뮤직비디오 촬영 등으로 구성된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뮤직비디오 같은 영상물로 청소년 신병 모집에 몰두하는 ‘이슬람국가(IS)’가 홍보대원들을 특별 대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대원에게는 정원이 딸린 집과 도요타 사륜 자동차, 삼성 스마트폰 등을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 IS의 심리홍보팀에서 일하다 전향해 모로코 교도소에 수감된 10여 명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IS 미디어팀의 실체를 보도했다. 인터뷰는 모로코 정부의 허락하에 진행됐다. 이들은 “IS는 서구사회에 공포심을 심고 전 세계 신병을 유혹하는 홍보팀을 전력(戰力)의 핵심으로 여겨 각별히 대우한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의 말에 따르면 IS의 미디어본부는 시리아 알레포 인근 2층짜리 건물에 있다. 본부엔 촬영·전자장비로 가득한 방 8개가 있고 24시간 경호원이 대기하며 일반대원은 출입을 금지할 정도로 보안이 철저하다. 카메라, 컴퓨터 등 각종 장비와 인터넷망은 터키에서 구하고 철저한 검증을 거쳐 선발한 촬영, 기술, 해킹 기술자 100여 명이 미디어팀에서 일한다. 상당수는 미디어나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일하던 화이트칼라 외국인으로, 미국인도 한 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1년간 IS 카메라맨으로 일한 아부 하자르 알 마그리비는 2003년부터 이슬람 전사로서 웹사이트를 운영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IS에 합류했다. 그는 “석 달에 걸쳐 기초 군사훈련과 미디어 기술교육을 받은 뒤 미디어팀 출입증, 캐논 카메라,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지급받았다”며 “팀장급들은 군사적 전략 파트너로 대우받으며 수백 명의 프로듀서, 편집자를 거느려 부러움의 대상으로 꼽힌다”고 했다. 홍보대원의 월급은 전투대원의 7배에 이르는 700달러(약 80만9000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됐다. IS의 모든 영상은 조명, 음향, 편집 등을 고려해 수차례의 리허설을 거쳐 촬영된다. 또 다른 전직 카메라맨 아부 압둘라는 “다양한 각도에서 참수 장면을 찍은 뒤 괜찮은 장면을 골라 편집한다”며 “인질들이 단체로 사막을 걸어가는 장면은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촬영했다”고 했다. 또 “인질 참수는 카메라 감독이 ‘때가 됐다’고 말해야만 이뤄지며, 참수 이후엔 시신들의 굳은 피를 닦아내고 입꼬리를 고치는 등 원하는 모습으로 연출한다”고 말했다. WP는 “IS가 세련된 영상미는 물론이고 BBC방송 같은 리포트 등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IS가 알카에다 등 다른 테러조직과 달리 홍보에 막중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는 이유에 대해 WP는 “세력 확산 외에 실제 국가처럼 보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IS가 장악한 지역에서 주민들이 시장을 다니거나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타는 일상을 영상으로 담는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는 “IS는 끊임없이 이미지를 가다듬으며 체계적으로 브랜드를 구축한다. 마치 코카콜라나 나이키 같은 대형 기업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IS의 홍보 수장은 베일에 싸여 있다. 서방 정보당국은 IS 대변인 아부 무함마드 알 아드나니를 홍보팀장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일부 전직 홍보대원은 30대 후반의 백인 미국인이 홍보를 총괄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파리 연쇄 테러를 총기획한 압델하미드 아부 우드가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 프랑스 파리 북부 외곽 생드니 아파트에 대한 급습 작전은 18일 오전 4시 20분(현지 시간)에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용의자 2명이 경찰에 사살되거나 자폭했고, 7명이 체포됐다.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에 큰 폭발음과 함께 곧이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자동 소총이 발사됐다. 특히 작전 시작 1시간 동안 총성이 끊임없이 울렸고 최소 7번의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테러 용의자들이 은신했던 아파트 바로 옆집에 살았던 사브린 씨는 “새벽에 폭발 때문에 잠에서 깼는데, 곧이어 수많은 총소리가 들렸다. 거듭된 총소리에 어찌해야 할 줄을 몰라 아들과 함께 패닉 상태에 빠졌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프랑스 경찰은 이 아파트에 파리 테러 총책인 아부 우드와 도주 중인 테러범 살라 압데슬람, 그리고 치안당국이 새롭게 존재를 확인한 9번째 용의자가 숨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급습했다. 아부 우드는 당초 시리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프랑스 정보기관이 IS 관련 통신들을 감청한 결과 생드니 아파트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경찰은 전날 밤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정밀 분석해 9번째 용의자의 존재를 확인했다. 당초 범행에 사용된 차량에 용의자 2명만 탄 것으로 파악했지만 모두 3명인 것을 뒤늦게 알고 이 용의자를 뒤쫓던 중이었다. 검거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프랑스 경찰은 주민들에게 “새로운 테러가 아니다. 경찰의 작전”이라고 외치며 집 밖으로 나오지 말고 창문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권고했다. 일부 주민은 시청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로 피난했다. 검거 작전이 진행되는 생드니를 향하는 지하철과 버스 등 모든 대중교통은 두절됐고, 학교는 문을 닫았다. 이날 작전은 7시간 30분가량 지난 오전 11시 40분경 마무리됐다. 테러 용의자 1명이 아파트 안에 숨어 저항하면서 오랜 시간 대치가 이어졌다. 작전 초반 여성 용의자 1명이 자살폭탄 벨트를 터뜨려 자폭했다. 나머지 남성 용의자는 경찰 저격수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프랑스 군경은 아파트 안에서 3명을 체포하고, 같은 거리의 다른 아파트에 있던 집주인 등 다른 용의자 4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테러 용의자들에게 집을 빌려준 집주인은 체포되기 전 AFP통신에 “친구 중 1명이 벨기에에서 온 자신의 친구 2명에게 며칠간 아파트를 빌려 달라고 해서 빌려 줬다. 테러범인 줄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생드니는 11·13 파리 테러 당시 공격 목표였던 경기장 ‘스타드 드 프랑스’가 있는 지역으로 무슬림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2005년 이민자 주도의 폭동 사건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알제리와 튀니지 모로코 등의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이 집단 거주하는 사실상의 ‘게토(격리지역)’이다. 이민자들은 약 4만 명으로 주민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의 이민자 통합 정책이 실패하면서 생드니의 청년 실업률은 프랑스 평균 청년 실업률의 배인 50%에 이른다. 특히 테러범이 숨어 있던 아파트가 있는 코르비용 거리는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북쪽으로 2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8일 실시된 생드니 검거 작전에 대해 “테러리스트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작전에 투입된 군경을 격려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도 검거 작전 직후 “아부 우드가 해당 아파트에 있다는 첩보를 받고 검거 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아부 우드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았다. 프랑스 검찰은 ‘아부 우드가 사살됐거나 체포됐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누가 체포됐는지 밝히기 어렵다. 확인하는 절차가 끝나면 (체포된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올랑드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마뉘엘 발스 총리 등과 비상회의를 열고 작전을 지휘했다. 이번 작전에서 경찰은 5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고, 군견 1마리가 죽었다. 총격전 끝에 용의자 7명을 체포하고 용의자들이 숨어 있던 아파트를 찾아냄에 따라 파리 테러 관련 수사는 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컴퓨터에 저장된 디지털 기록이나 서류 등에서 핵심 단서를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허진석 jameshur@donga.com·이설 기자}

테러 발생 이틀째인 16일 프랑스 당국은 대테러 부대를 동원해 대대적인 용의자 검거 작전에 나섰다. 16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은 15일 밤부터 다음 날 새벽에 걸쳐 파리 외곽 보비니, 벨기에와 접경도시 죄몽, 중남부의 툴루즈 등에서 의심스러운 인물들의 은신처에 대해 168차례의 수색 작전을 펼쳤다. 이날 수색으로 로켓발사기 1대와 권총, 방탄복 등 살상무기를 대거 발견했다. 툴루즈 시에서는 의심 인물 3명을 체포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16일 “조만간 또 다른 테러 공격이 있을 수 있다”며 “국가 비상사태의 법적 틀을 활용해 극단적 지하드 운동의 일원인 사람들을 심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대테러 부대가 주도한 이번 작전으로 23명이 체포되고 104명이 가택연금 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히 현장에서 자폭자살하거나 사살된 용의자 7명 외에 도주한 ‘제8의 용의자’ 살라 압데슬람(26)에 대한 검거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테러 당일 압데슬람은 자신이 빌린 검은색 폴크스바겐 폴로 차량으로 용의자를 실어 날랐다. 그 후 행적을 감추었다가 14일 조력자 2명과 함께 다른 차를 타고 프랑스 국경을 넘어 벨기에로 도주했다. 당시 국경 검색대가 그의 신분증을 확인하고도 무사통과시킨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살라는 그를 포함해 삼형제가 모두 이번 테러에 직간접으로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큰형인 이브라힘(31)은 바타클랑 극장에서 사망했고, 동생인 무함마드는 파리에서 벨기에 브뤼셀로 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번 테러에 직접 가담한 범인들은 총 8명(7명 사망, 1명 도주)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한 20, 30대 청년들이다. 벨기에 경찰도 테러범들이 모여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진 몰렌베이크 지역을 급습해 용의자 7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테러 이튿날 파리에서 브뤼셀로 돌아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몇몇은 프랑스 북부 캉브레 시에서 경찰 검문을 받았으나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고 신분 확인 후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 언론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몰렌베이크 출신의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가 이번 테러를 지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바우드는 올해 1월 프랑스 풍자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직후 벨기에에서 대규모 테러를 시도하려다 시리아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우드는 올해 초 이슬람국가(IS) 영문 홍보잡지 ‘다비크’와의 인터뷰에서 “무슬림을 겨냥하는 이들을 테러하기 위해 벨기에에 건너갔다”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두려워하지 마세요. 우리가 있어요.” 사상 초유의 동시다발 테러 공격지가 된 파리의 희생자들과 프랑스 국민을 위해 지구촌에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를 전하며 “무고한 시민을 위협하는 무도한 테러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긴급 회견을 열고 “우리의 자유로운 삶이 테러보다 강하다”고 역설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등 중동 국가들도 테러 비난 대열에 동참했으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아시아 정상들도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올랑드 대통령에게 보낸 전문에서 “이번 비극은 테러리즘의 야만적 본질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것으로 모든 국제사회의 단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와 헤즈볼라까지 이슬람국가(IS)의 테러 행위를 비판하고 나섰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국제관계위원회의 바셈 나임은 14일 IS의 파리 공격은 “침략 행위이자 잔인한 행위”라며 “그곳의 안정과 안전을 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이 자신의 프로필 사진에 프랑스 3색기 색을 입혀 애도의 뜻을 표할 수 있도록 긴급 조치를 내놓았다. 프랑스 그래픽 디자이너 장 쥘리앵 씨가 평화 이미지와 에펠탑 이미지를 결합해 만든 ‘피스 포 파리’ 이미지가 각국 SNS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프랑스어권인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테러 직후인 14일 밤 시민 500여 명이 모여 ‘우리는 물러서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지킨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추모 집회를 벌이는 등 비슷한 집회가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렸다. 국내에서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대사관 정문에는 시민들과 주한 프랑스 교민들이 가져다 놓은 국화꽃과 초 등이 놓여 있었다. 이곳을 찾은 김형석 씨(32)는 “대학생 때 유럽 여행을 하며 파리의 매력에 흠뻑 빠진 이후 지난해까지 6차례 파리를 방문했는데 즐겨 찾던 곳곳에서 테러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아직까지도 믿을 수 없다”며 “테러로 희생된 고인들의 넋을 기리고자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프랑스 시민들의 희생정신과 온정도 빛났다. 5명이 희생된 파리의 피자가게 ‘카사 노스트라’에서는 무슬림 종업원이 총격을 입은 여성 2명을 대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계산대 뒤에 숨어 있던 세이퍼 씨는 테라스에 앉아 있다가 각각 손목과 어깨에 총격을 받고 피를 흘리며 쓰러진 여성 2명을 발견해 지하창고로 옮겨 목숨을 구했다. 테러 직후 프랑스 SNS에는 해시태그 ‘#열린대문(#portesouvertes)’을 단 글이 줄을 이었다. 거리에 발이 묶인 시민들에게 “11구 생모르에 당신을 위한 방이 있다”며 주소와 방 개수, 수용 가능한 인원 등을 공개하는 식이었다. 택시기사들도 비용을 받지 않고 밤새 시민들의 발을 자처했다. AFP통신 등은 14일(현지 시간) 파리의 헌혈센터에 테러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피를 나눠 주려는 시민들이 100m가량 늘어섰다고 보도했다.이설 snow@donga.com·박성진 기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가 12일 사흘간 이어지는 영국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영국 BBC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모디 총리의 런던 방문 기간 약 100억 파운드(약 18조 원) 규모의 경제협력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근 비하르 주 선거에서 패배한 그가 이번 계약 건으로 인기를 회복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인도 총리가 영국을 방문한 것은 2006년 당시 만모한 싱 총리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영국은 지난달 국빈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극진히 환대한 데 이어 모디 총리에 대한 예우도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다. 모디 총리는 방문 첫날인 12일 런던 다우닝가에 있는 총리실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13일에는 윔블던 경기장에서 영국에 거주하는 인도계 주민들을 상대로 연설을 한다. 영국에 사는 인도계 인구는 약 150만 명에 달한다. BBC는 “모디 총리의 일정이 상당 부분 최근 영국을 방문한 시 주석의 일정과 겹친다”며 “영국이 세계 1, 2위 인구대국인 중국과 인도에 예의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다만 시 주석은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최하는 만찬을 가졌던 데 반해 모디 총리는 13일 버킹엄궁에서 여왕이 주최하는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모디 총리는 2002년 자신이 주지사로 있던 구자라트에서 발생한 종교 간 폭동 중 1000명 이상의 이슬람 교도들이 극우 힌두교도들에게 살해됐을 때 이를 방치했다는 혐의로 3년 전까지 영국 입국이 금지됐다. 외신은 “모든 이들이 모디 총리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부 모디 총리의 힌두 민족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이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1988년 이후 27년간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싸워 온 아웅산 수지 여사는 누가 뭐래도 미얀마 민주화를 이끈 최대 주인공이다. 그러나 비폭력 저항과 인권 투쟁의 상징인 수지 여사 앞의 정치적 역량에 대한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2012년 이후 정치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권력욕이 강한 정치인’이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 독립의 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지 여사는 1988년 어머니 간호를 위해 영국에서 일시 귀국했다가 민주화 시위를 목도하고 출국을 포기한 채 민주 투사의 길로 들어섰다. 그가 당시 500만 군중이 모인 민주화 집회에서 민주적인 정부 구성을 촉구한 것이 출발선이었다. 군부에 의해 1989년 처음 시작돼 3차례에 걸쳐 가택 연금을 당했다가 2010년 11월에야 풀려났다. 1999년 남편이 암으로 숨질 때도 미얀마를 출국하면 입국이 막힐 것을 우려해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다. 인도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저항 정신과 불교의 영향으로 평화적 저항을 주창한 그는 2011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2012년 국회에 입성해 정치 활동을 하면서 ‘야심에 사로잡힌 현실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미얀마 현행 헌법이 직계 가족 중 외국인 가족이 있는 자의 대통령 출마를 금지함에 따라 대통령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그가 “대통령 위에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것을 공공연히 밝히는 것도 이런 평가와 무관치 않다. 비판의 큰 줄기는 수지 여사가 자신이 이끌고 있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정치적 입지 확대를 목적으로 군부와 협력하고 소수민족의 인권 등에는 애써 눈감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 미얀마 인구의 90%가량을 차지하는 불교도가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과 충돌해 200여 명이 숨지고 14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한 사태에 대해 수지 여사는 “폭력이란 양쪽 모두로 인해 저질러진다”는 취지로 양비론을 펼쳤다. 로힝야족을 미얀마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수지 여사는 정부군이 다른 소수 민족인 카친족을 공격해 사상사가 발생했을 때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군사 정권에 협력하는 듯한 이런 행보에 대해 NLD 내부에서도 젊은 당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지 여사의 정치적 행보는 결국 집권과 개헌을 위한 의원 정족수 확보에 있다는 것이 외신들의 분석이다. 이번 총선에서 NLD가 과반을 넘긴 의석을 차지하는 것은 무난해 보인다. 그러나 개헌이 가능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미얀마 정국은 개헌 논의로 시끄러워질 공산이 크다. 군부가 이미 25%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현 여당은 8.3%의 의석만 차지해도 개헌 저지가 가능하다. 그동안 수지 여사에 대한 공개적 비판은 금기시돼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정이 달라졌다. 미얀마의 칼럼니스트인 우 시투 아웅 민 씨는 선거 전인 올해 8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녀의 독재적인 정치결정 스타일로 인해) 그를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을 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그는 전략적 사고가 부족하고, 똑똑한 정치인 축에는 들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민주화의 꽃’과 ‘야심찬 현실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수지 여사에 대한 평가는 집권 후 로힝야족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시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수지 “장미는 어떤 이름으로 불려도 장미” ▼‘대선 못나가도 실질적 대통령’ 선언… “집권땐 무슬림 로힝야족 보호”국명도 ‘버마’로 유턴 가능성… 美, 中견제 위해 협력강화 나설 듯 미얀마 총선 승리를 이끈 아웅산 수지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표(70)가 10일 영국 BBC와 첫 언론 인터뷰를 하고 대통령직에 관계없이 국정을 주도할 뜻을 분명히 했다. 외국인 배우자나 자녀를 둔 사람이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다는 헌법 때문에 자신이 내년 초 대선에 출마할 수 없어도 개의치 않겠다는 의미다.○ “단독 집권 가능” 자신감 피력 수지 여사는 이날 양곤의 자택 정원에서 진행된 퍼걸 킨 BBC 기자(54)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대선 출마를 막는 헌법이 국정 운영에 큰 장벽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셰익스피어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 ‘장미는 어떤 다른 이름으로 불려도 여전히 향기로운 존재(It‘s a name only, A rose by any other name)’를 인용하며 헌법의 대선 출마 제한 조항은 자신에게 장미가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의 수렴청정인 이 조치가 헌법 위반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에는 “이 문제에 대해 개방적 태도를 취하고 국민과 소통하면 다 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만모한 싱 전 총리를 내세워 2004년부터 10년간 인도를 실질적으로 통치해 온 소냐 간디 전 인도 국민회의당 대표의 예에서 보듯 수지 여사가 내년 대선에서 자신의 대리인을 NLD 후보로 내세우는 방법이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군 최고사령관 출신으로 수지 여사를 오랫동안 보좌해 온 틴 우 NLD 부의장(88), NLD 최고 전략가로 꼽히는 윈 흐테인 NLD 중앙집행위원(73) 등이 후보로 꼽힌다. 수지 여사는 자신이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문제를 도외시해 왔다는 지적에 대해 “집권하면 무슬림 공동체를 보호할 것”이라며 “이들을 탄압하고 증오하는 사람들을 법으로 다스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편견과 증오는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절대다수 국민은 평화를 원한다. 증오와 공포를 자양분 삼아 살기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수지 여사는 “NLD 단독 집권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하루 전 NLD 수뇌부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차분히 결과를 지켜보자. 상대편을 자극하지 말자”며 신중론을 편 것과 다르다. 이번 선거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공정한 선거가 치러졌다. 시대가 변했고 사람들도 달라져 과거처럼 부정선거를 자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 군부도 25년 전과 달라 뉴욕타임스(NYT)는 수지 여사의 말대로 군부가 1990년 총선처럼 선거 결과를 무효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10일 보도했다. 군부는 상하원 의석의 25%를 할당받고 내무부와 국방부 등 핵심 부처의 장관 임명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과 투자 이권을 차지하는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수지 여사가 향후 헌법 개정과 군부 개혁에 나선다면 군부의 태도가 돌변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할 목적을 지닌 미국은 친(親)서방 성향인 수지 여사의 승리를 미국의 승리로 받아들이며 양국 협력을 강화할 뜻을 보이고 있다. 미얀마는 과거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왔으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2년 11월 현직 미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미얀마를 방문하는 등 최근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주력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 당시 20년 넘게 유지해 왔던 경제 제재를 풀어 줬던 미국이 이번 총선을 계기로 남아 있는 인권 및 무기 금수 제재를 해제할지도 관심사다. NLD가 집권하면 미얀마가 ‘버마’라는 과거 국명을 채택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군부는 ‘8888 학살’ 1년 뒤인 1989년 버마라는 국명이 미얀마의 135개 민족 중 최대 민족인 버마족만 중시한다는 뜻으로 쓰인다며 이를 ‘미얀마연방공화국’으로 바꿨다. 반면 수지 여사와 반독재 투쟁가들은 군부가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독단으로 국명을 바꿨다며 줄곧 ‘버마’를 사용해 왔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하정민 dew@donga.com·이설 기자}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미얀마 제1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지지자들은 9일 아침 일찍부터 승리가 점쳐진다는 소식이 흘러나오자 당사(黨舍)로 몰려들어 환호했다. 당사 일대는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9일 성명을 내고 “수십 년간 미얀마 국민이 보여준 용기와 희생이 결실을 맺었다”고 밝혔다.○ 축제 분위기 미얀마 AFP통신에 따르면 지지자들은 옛 수도 양곤의 NLD 당사 앞에 모여 수지 여사의 이름을 연호하는 등 승리를 확신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오려면 15일은 되어야 한다고 했지만 미얀마 국민들은 이번 총선이 진정한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낙관하는 목소리가 높다. 가판대에서 신문을 파는 산 윈 씨(40)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NLD가 이기고 있다니 정말 기쁘다. 선거 결과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이 나오려면 며칠 더 걸리겠지만 그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택시 운전사 툰 킨 씨도 “세상이 변할 것이다. 수지 여사가 최선을 다해 국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엔지니어 감독관을 하다가 은퇴를 했다는 조 윈 씨(67)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얀마 군부가 처음 쿠데타를 일으켰던 1962년에 나는 고등학생이었다”며 “주변에서 투표하지 말라는 압력을 받긴 했지만 내가 던진 한 표가 세상을 바꾸는 데 한몫할 것이라는 생각에 NLD 후보를 찍었고 결과는 정말 감격스럽다”고 했다. 부모 남동생 3명과 함께 투표장을 찾은 텟 나잉 씨(23)는 “우리 가족은 모두 수지 여사의 열렬한 지지자들이다. 여사가 이긴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7년간의 민주화 운동 ‘가시밭길’ 끝에 총선 승리를 이끌 것으로 유력시되는 수지 여사는 9일 오후 당사 발코니에 나와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우리 후보들을 축하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내가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은 모두 결과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승리를 언급했다.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해서인지 여사는 “패한 후보는 승리한 후보를 인정해야 하지만 패한 후보를 자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지지자들에게 “각자 집으로 돌아가 결과를 기다려 달라. 결과가 나오면 차분하게 이를 받아들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수지 ‘지도자 꿈’ 성큼 9일 양곤 시내의 신문가판대에 진열된 조간신문 1면에는 일제히 야당 지도자 수지 여사의 사진이 실렸다고 CNN이 보도했다. 집권당 정부가 발행하는 일간 ‘미얀마의 새 빛’도 9일자 1면의 3분의 2를 할애해 ‘새로운 시대의 새벽, 수백만 명이 역사적 선거에 투표’라는 제목을 뽑고 ‘양곤이 유권자의 열망으로 활기에 넘치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AP통신은 “집권당 정부가 발행하는 신문에서 이런 지면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미얀마가 얼마나 바뀌고 있는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얀마 선관위는 당초 9일 오전 9시에 투표 결과 집계 1차 발표를 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오후 4시, 6시로 발표를 계속 미뤘다. 미얀마 현지에선 집권당과 군부가 어떤 방식으로 선거 패배를 수습하고 이후 정국을 운용할지에 대한 정치 협상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흘러나왔다. 최종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만약 NLD 측 주장대로 선출직 의석 491석의 70% 이상을 얻는다면 단독 집권이 가능하고 군부 지배도 막을 내리게 된다. NLD는 이번 총선에서 단독정부 수립을 위해 필요한 상하원 과반수 의석 확보를 내심 목표로 세웠다. 그 마지노선이 선출직 의석 중 67% 확보였다. 애초 군부가 25%를 자동으로 가져가는 현 시스템에서 67% 의석 확보는 ‘불가능한 희망’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뚜껑을 열어 보니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그만큼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염원이 컸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대통령 위의 존재가 되겠다” 미얀마 대선은 간접선거다. 상원과 하원 그리고 군부가 각자 후보를 내고, 이 중 한 사람을 의회에서 대통령으로 선출하기 때문에 의회 과반수 확보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수지 여사는 대선에 출마하지 못한다. 미얀마 헌법은 배우자가 외국인이거나 외국인 자녀를 둔 사람에 대해 대선 출마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 전 NLD 측은 이 조항의 개정을 끊임없이 요구했지만 집권세력은 거부했다. NLD가 과반 확보에 성공한다 해도 수지 여사 말고 다른 대통령 후보를 내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지 여사는 5일 자택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내가 직접 대통령이 되지는 못하지만 막후에서 대통령 이상으로 권력을 휘두르며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가 되겠다”며 “내가 대통령 위의 존재가 돼선 안 된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만약 여사의 행동이 현실화될 경우 법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KOTRA는 9일 NLD가 집권에 성공하면 경제 개혁 개방에 가속이 붙어 국내 기업의 진출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며 그동안 선거로 인해 지연돼 온 각종 경제입법들이 시행되며 우리 기업의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이설 snow@donga.com·이유종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순위에서 43위에 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33위), 김용 세계은행 총재(45위) 등도 한국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46위에 올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은 3년째 1위를 지켰다. 4일(현지 시간) 포브스는 “러시아가 시리아 공습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푸틴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2∼6위에 올랐다. 특히 올해 난민 이슈를 주도하면서 저력을 과시한 메르켈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을 밀어내고 2위를 차지에 눈길을 끌었다. AP통신은 미 대통령이 2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최근 러시아 여객기가 이집트에서 추락한 데 이어 4일 아프리카 남수단에서도 러시아제 화물기가 추락해 승객과 마을 주민 수십 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AP통신은 이날 현지 매체를 인용해 러시아제 안토노프(An-12) 수송기가 주바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800m 떨어진 백나일강 인근 마을에 추락해 탑승객과 지상의 마을주민 등 40여 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남수단 대통령실은 사고기에 20여 명이 타고 있었고 그 가운데 1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또 “화물기가 민가를 덮치면서 현지 주민들이 그 자리에서 숨지는 등 피해가 커졌다”고 밝혔다. An-12 화물기는 옛 소련 시절부터 생산된 러시아제 군용수송기로 아프리카 국가들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보급돼 있다. 사고기는 현지 화물 운송 전문 항공사 ‘얼라이드 서비스(Allied Services)’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기체 결함이나 화물 적재량 초과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집트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의 조종실 음성 녹음 내용을 조사한 결과 추락 직전 조종실에서 비정상적 소음이 일어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AP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녹음으로 미뤄볼 때 추락 직전 기내에서 갑작스러운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바티칸의 추문을 담은 책 2권의 일부 내용이 알려지면서 ‘2차 바티리스크’가 바티칸을 뒤흔들고 있다. AP통신은 3일 이탈리아 언론인 잔루이치 누치가 쓴 ‘성전의 상인들’의 내용을 발간에 앞서 일부 입수해 공개했다. 특별위원회 비밀문서를 참고로 쓴 책에서 누치는 시성 과정을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폭로했다. 복자와 성자는 심사를 통해 선정하지만, 이 과정에서 적게는 50만 유로(약 6억2000만원), 많게는 75만 유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누치는 또 책에서 교황청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장부상에 적힌 것보다 7배 많은 27억 유로(3조 3400억 원)이라고 폭로했다. 또 1978년 사망한 교황 요한 바오로 1세 명의의 계좌에 아직 11만 유로 이상이 예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누치는 지난 2012년 베네딕토 16세 교황 시절에도 바티칸 내부 문서 유출 사건을 다룬 책(‘교황 성하’)을 써서 바티칸을 뒤흔든 적이 있다. 언론인 에밀리아노 피티팔디는 유출 문건을 바탕으로 ‘탐욕’이라는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피티팔디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바티칸 행정수장인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국무원장이 바티칸 병원에 쓸 돈을 자신의 아파트 개보수에 썼다고 폭로했다. 국무원장은 일부를 헬리콥터 이용 비용으로 썼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폭로 내용이 저자의 주장일 뿐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메카를 바라보는 방향의 좁은 묘지 구덩이에 아프간, 이라크, 시리아에선 난민들을 묻고 있습니다. 여기엔 올해 여름 바다에서 건져낸 시리아 출신 엄마와 아기가 함께 매장돼 있고, 저기엔 이름 모를 한 젊은 여인이 묻혀 있어요.” 그리스 레스보스 섬의 ‘성 판텔레이몬’ 묘지의 관리인인 크리스토스 마브라키디스 씨는 1일 “해변에 떠내려 오는 난민 시체가 너무 많다”며 “에게 해 주변 섬 묘지에는 더이상 사람이 묻힐 공간이 남아 있지 않다”고 로이터통신에 하소연했다. 레스보스 섬 스피로스 갈리노스 시장은 “섬 안의 영안실에 쌓여가는 난민들의 시신은 심각한 인도주의적 문제”라며 “국제사회가 해결책을 찾아 달라”고 호소했다. 터키 해안에서 4.4km 떨어져 있는 그리스 레스보스 섬은 유럽으로 가는 중동 난민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며 기상이 악화하자 난민을 태운 고무보트가 전복되는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을 순찰하고 있는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전날 난민선 전복 사고가 3건이 일어나 어린이 10명을 포함해 19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섬 주민들은 “어부들이 바다에서 난민 생존자는 구출하지만 시신은 처리하기 어려워 바다 한가운데에 도로 던져 넣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증언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일 “지난달에만 21만8000명이 넘는 이주자들이 지중해를 건너 올 들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규모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지중해를 건넌 21만9000명과 비슷하다. 난민들은 올해 탈출 과정에서 3000명 이상이 숨졌다. 유럽연합(EU)이 각국에 재할당하기로 약속한 16만 명의 난민 규모도 10월 한 달 유럽에 도착한 난민 수의 4분의 3 수준에 불과하다. 북유럽의 스웨덴에서도 밀려드는 난민을 감당하지 못해 테마파크까지 개방하기로 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일 스웨덴 남부의 테마파크 ‘하이 채퍼랠’이 관람용 집을 단장해 난민 400~500명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곳 공동대표인 에밀 엘란드손 씨는 “집 내부가 손상될 것을 우려해 이민청의 요청을 5차례나 거부했지만 천막에서 열악한 생활을 하는 난민들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밝혔다. 난민들은 테마파크가 겨울철에 폐장했다가 내년 5월 재개장할 때까지 머무르게 된다. 지난달에는 스웨덴 최북단 릭스그란센의 스키 리조트가 600여 명의 난민을 수용하기도 했다.이설 기자snow@donga.com파리=전승훈특파원 raphy@donga.com}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추락한 러시아 코갈리마비아 항공 여객기 A-321이 땅에 떨어지기 전 공중에서 분해됐다는 1차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빅토르 소로첸코 러시아 국제항공위원회 위원장은 1일 여객기 추락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20km²에 잔해가 흩어진 것으로 미뤄 여객기가 높은 고도에서 부서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만으로는 추락 원인을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두 동강 난 비행기 한쪽은 바위와 충돌하고, 나머지 한쪽은 추락하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고 여객기는 지난달 31일 오전 5시 51분에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이륙해 약 3만100피트(약 9450m) 고도에 이른 뒤 갑자기 1분에 1500m씩 급강하해 추락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따라 ‘테러설’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기체 결함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일 사고 여객기가 2001년 꼬리가 부딪혀 파손된 사고를 낸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꼬리가 떨어져 나가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에서도 1985년 꼬리가 부딪히는 ‘테일 스트라이크’를 겪은 뒤 제대로 수리를 받지 않은 여객기가 대형 사고를 낸 적이 있다”고 전했다. 희생자 대부분이 안전띠를 착용한 채 발견됐다는 점도 기장이 사전에 기체 이상을 감지했다는 기체 결함설을 뒷받침한다. 반면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2일 이집트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사고기 승무원들이 지상관제센터로 기체 이상에 대해 보고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당국은 1일 사고 현장에서 희생자 244명 가운데 162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러시아는 먼저 시신 144구를 수송기에 태워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보냈고 영안실로 옮겨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검사에 착수했다. 사고 현장에는 여객기 동체가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가운데 희생자들의 인형, 여행 가방, 옷가지 등 소지품들이 보였다. 사흘간 국가애도의 날이 선포된 러시아 전역에서는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2일 인테르팍스통신은 “시신이 운구된 풀코보 국제공항에서 추모객 수천 명이 촛불을 들고서 헌화를 하고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전역에 조기가 내걸렸다”고 전했다.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등 인근 국가는 사고 원인이 드러날 때까지 예방 차원에서 시나이 반도를 지나는 항공기 항로를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1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조전을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지난달 31일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 KGL 9268편의 사고 원인을 두고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사고 직후 “우리가 러시아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집트와 러시아 측은 이를 일축했다. 사고 직후 IS 이집트 지부인 시나이 프로빈스의 트위터 계정에는 ‘여객기는 우리가 격추시켰다’는 글과 함께 비행기가 연기를 피우며 추락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IS는 “러시아는 IS에 대한 학살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러시아 여객기의 십자군을 모두 죽였다”고 주장했다. 영상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고 지점인 시나이 반도가 IS의 근거지라는 점에서 아랍 국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막심 소콜로프 러시아 교통부 장관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IS의 소행이라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고, 같은 날 샤리프 이스마일 이집트 총리는 “사고기는 격추될 수 없는 고도에서 날고 있었다. 수거한 블랙박스를 분석하면 정확한 원인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르몽 글로벌항공 편집장은 영국 일간 가디언을 통해 “시나이 반도의 IS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대공미사일(MANPADS)은 가장 높이 쏠 수 있는 높이가 1만 피트로 추락 전 사고기의 순항고도인 3만1000피트(약 9450m)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위스 국제무기조사기관 스몰암스서베이에 따르면 IS는 지난해 8월 시리아 락까를 점령하면서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을 탈취했다. 이 무기는 당초 헬기나 저공 저속 항공기 공격 대응용으로 개발됐으나, 테러단체에서 부품을 바꾸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여객기 내에 폭발물이 있었거나 비상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추던 과정에서 미사일에 맞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기는 추락 당시 구조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과 전문가들은 ‘기체 결함’에 무게를 두고 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상용화의 길에 들어선 드론이 인류의 금기 영역까지 침투하고 있다. 군사용으로 쓰이던 드론이 아무런 잘못이 없는 민간인을 살상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중의 안전을 위협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등 레드라인(Red line)을 마구 넘고 있는 실정이다. 드론의 폐해가 극심해지자 해외에서는 이에 대한 규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태생부터 ‘무인 살인기계’ 세계 각국은 드론을 군사용으로 개발했으나 최근까지 오폭 논란에 휘말려 왔다. 2013년 12월 중동의 예멘 바이다 주에서 결혼식장으로 향하던 차량이 느닷없는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미군이 띄운 드론이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차량으로 오인해 미사일을 쐈던 것이다. 이 사고로 신부와 하객 12명이 숨지고 15명이 크게 다쳤다. 희생자 중에는 알카에다에 저항하는 조직에서 활동하던 부자(父子)도 있었다. 테러 조직을 없애려고 띄웠던 드론이 정반대의 악행을 저지른 것이다. 미군이 드론을 운용하는 지역의 주민들은 언제 어디서 드론의 기습에 당할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다. 영국 탐사보도협회(BIJ)에 따르면 2004년부터 올 4월까지 파키스탄에서 드론 오폭 사고로 숨진 사람은 어린이 207명 등 민간인 960명에 이르렀다. 2012년 6월 알카에다의 지도자 아부 야히아 알리비가 드론 폭격으로 숨질 당시 민간인 10명도 함께 목숨을 잃었고, 2009년에는 잘못된 정보로 죄 없는 마을 주민 46명이 몰살당했다. 익명의 미군 관계자는 최근 뉴욕타임스에서 “무인기에 달린 카메라로 타깃의 얼굴을 정확히 식별하긴 힘들다”며 “목표물로 추정되는 차량에 누가 탔든 (드론을 조종하는) 군인은 타격 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다”며 드론의 허점을 지적했다. 굴지의 유통업체인 아마존이나 이베이 등이 드론을 상업용으로 이용하는 시대가 열리자 테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커졌다. 드론이 테러리스트의 손에 들어가는 순간 어디서든 테러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각국은 주요 기관에 출몰한 정체불명의 드론 때문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 4월 일본 도쿄 총리관저 옥상에서는 누가 날렸는지도 모르는 드론 1대가 발견됐다. 드론에는 방사능 경고 스티커가 붙어 있었고, 경찰 조사 결과 미량의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검출됐다. 그 후 드론을 띄운 한 민간인이 체포됐는데, 그는 “원전 재가동에 항의하는 표시로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말했다. 드론을 시위에 활용한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프랑스 파리 외곽의 핵발전소에 20여 대의 드론이 나타났고, 올해 2월에도 에펠탑, 파리 주재 미국 대사관, 앵발리드 군사박물관 상공에서 여러 대의 드론이 동시 다발로 날아다니자 파리 전체가 긴장에 빠졌다. 프랑스 당국의 노력에도 무인기를 조종한 인물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올해 1월 한 정부기관 직원이 술에 취해 날린 무인기가 백악관 외벽에 충돌하면서 이 일대의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해킹에 취약해 테러에 악용될 우려 항공업계 종사자들은 드론의 출현에 특히 민감하다. 최근에는 ‘새 대신 드론 주의보’란 얘기가 나돈다. 과거 항공기 이착륙 시 새와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가 큰 사고 위험이었지만, 요즘은 새보다 드론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7월 31일 미 뉴욕 JFK공항 관제탑에 다급한 목소리가 무전으로 들어왔다. 승객과 승무원 159명을 태운 항공기 조종사는 “가까운 지점에서 드론을 봤다”고 관제탑에 알렸다. 항공기와 드론 간 안전거리는 최소 1000피트(304m)를 유지해야 하지만 당시 드론은 100피트(30.4m) 이내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경찰청 소속 헬기가 곧바로 출동해 일대를 순찰했으나 문제의 드론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난해 3월 미 플로리다 주 상공에서도 비슷한 소동이 벌어졌다. 유럽에서도 공항 근처 비행금지구역을 날던 드론이 비행기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충돌할 뻔한 상황이 여러 차례 벌어졌다. AP통신은 최근 미 항공기 조종사들이 알린 무인기 접근 보고가 지난해 연간 238건에서 올 들어 650건으로 껑충 뛰었다고 전했다. 드론이 해킹에 취약한 것도 위험 요소다. 전문가들은 드론에 장착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수신기를 해킹해 비행경로를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올해 4월 미국 정보기술(IT)업계 보안전문가들은 “드론 운행 시스템은 해킹에 대한 방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2011년 말에는 미군의 드론을 이란이 탈취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개인의 호기심이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사고도 심각해지고 있다. 올 7월 유튜브에 ‘총 쏘는 드론’ 영상이 공개됐다. 18세 미 대학생이 제작한 것으로, 무선 조종기 버튼을 누르자 권총을 매단 드론이 정확히 타깃에 총격을 가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랑하려던 이 대학생은 연방 항공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미 연방항공청(FAA)의 조사를 받았다. 미 언론은 “드론에 사제 폭탄을 매달아 군중이 밀집한 장소에 떨어뜨리는 등 테러 악용 가능성이 무한대”라며 안전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4월 미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드론을 이용해 교도소 안으로 마리화나, 휴대전화, 담배를 밀반입하려던 일당이 적발되기도 했다. 파리의 에펠탑, 일본 효고(兵庫) 현 히메지(姬路) 시 등 관광지에서도 조종 미숙으로 드론이 건물에 부딪치는 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사유지에서 드론을 날려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염탐하거나 방해하는 사건도 자주 일어난다.엄격해지는 규제 방안과 포획 기술 연구 드론으로 인한 크고 작은 문제가 불거지자 각국은 규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상업용 드론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FAA의 개별 허가하에 지상 125m 이하의 높이에서 시속 160km 이하의 속도로만 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운송 가능 무게는 25kg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또 운행 시간대도 시야가 확보되는 낮에만 가능하다. 드론을 조종하려면 항공조종시험과 교통안전국의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아마존, 월마트 등 드론 활용을 원하는 기업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FAA는 “내년 상반기 안에 상업용 드론 관련 규정을 손질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또 연내에 모든 드론을 FAA에 등록하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올해 말 미국에서만 100만 대가 넘는 드론이 선물로 팔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능한 한 빨리 안전장치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미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개인 사유지 상공 107m 미만에선 드론 비행을 금지하고 있다. 유럽 각국도 비상이다. 프랑스에서는 면허 없이 드론을 운행하면 징역 1년형과 벌금 7만5000유로(약 9367만 원)에 처할 수 있다. 파리 상공은 무인기 비행이 전면 금지돼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30m 이상 상공에서 드론을 띄우려면 자격증이 필요하며, 수하물 무게가 20kg이 넘으면 따로 신고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조종거리 5km 이상이면 ‘제3급 육상 특수무선 기술사’라는 국가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또 총리관저, 국회의사당 등 주요 시설 상공에서 드론을 띄우면 1년 이하 징역, 50만 엔(약 473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법안도 추진되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각국 연구기관이 해킹 가능성에 대비해 드론이 스스로 오류를 관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 정부는 비행금지구역을 나는 드론을 직접 포획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신용카드나 휴대전화를 꺼낼 필요 없이 평소 입는 옷이나 반지를 계산기 앞에서 흔들면 돈을 낼 수 있는 새로운 결제 시스템이 등장했다. 미국 ABC방송은 27일 신용카드 회사 마스터카드가 패션 디자이너, 액세서리 기업과 손잡고 만든 ‘간편 결제 의상’을 26일 미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선보였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마스터카드는 입는 컴퓨터(웨어러블) 전문업체 니미(Nymi), 액세서리 기업 링글리(Ringly), 제너럴모터스 등과 함께 2년 전부터 결제 기능을 갖춘 일상용품 개발을 진행해 왔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소형 칩이 내장된 원피스, 선글라스, 반지, 핸드백, 자동차 열쇠 등의 시제품이 공개됐다. 칩이 내장된 제품은 근거리무선통신으로 스마트폰과 연결돼 있다. 소비자가 칩이 들어간 옷이나 반지 등을 계산기 앞에서 흔들면 결제가 끝난다. 마스터카드 관계자는 “혁신적인 디자이너 애덤 셀먼과 웨어러블에 관심 많은 기업 등이 간편한 결제 시스템을 고안하고 있다”며 “앞으로 모든 제품들이 결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