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우

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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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아일보 신진우 기자입니다.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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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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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北, 작년 러서 사치품 수백만달러 반입… 무기제공 대가인 듯”

    《러시아에 포탄·미사일을 수출해 온 북한이 주류·시계·화장품 등 사치품을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반입한 정황을 우리 당국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액수로만 수백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북-러 간 열차 운행도 지난해 하반기엔 일주일에 몇 차례씩 오가는 등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북한이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반입한 사치품이 액수로 수백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우리 정부 당국이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 포탄은 물론이고 탄도미사일까지 제공한 북한이 그 대가 중 일부로 사치품을 몰래 들여왔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해외 사치품 반입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다. 12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사치품 반입량은 지난해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사치품이 반입된 가운데, 특히 러시아로부터 반입된 정황이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북한의 사치품 반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가 풀리기 시작한 2022년 하반기부터 늘기 시작했다”며 “사실상 (봉쇄가) 해제된 지난해 하반기엔 그 반입 정황이 더욱 빈번하게 (한미 당국에) 포착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절대적인 반입량은 중국발이 많겠지만 러시아발 사치품 증가세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소식통은 “보드카 등 고가의 주류는 물론이고 시계·화장품 등이 반입된 정황들이 있다”면서 “합치면 액수로만 수백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밀가루 등 식료품을 들여온 양도 지난해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선 지난해 7월까지 아사(餓死) 사건이 240여 건 발생하는 등 식량난이 극심하다. 이에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농업 발전에 대해 논의하면서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것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세계 밀 수출국 1위다. 특히 북한의 사치품 반입 등은 무기 제공에 대한 대가일 수 있는 만큼 한미 당국은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100만 발 넘는 탄약을 공급받았다고 밝혔다. 북-러 간 밀착 관계를 입증하듯 북한 두만강역에서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 등을 오가는 접경 지역 열차 운행도 지난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지난해 하반기엔 일주일에도 몇 차례씩 열차가 오간 정황이 포착됐다”고 했다. 이는 무기 거래 등을 위해서일 수 있지만 석탄·석유 등 에너지나 사치품 밀반입 등을 위한 목적일 가능성도 크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극동 연해주 정부는 다음 달 9일부터 평양·마식령 스키 리조트 등을 방문하는 단체 관광을 시작한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고 11일(현지 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러시아 극동 주민의 북한 관광이 재개되는 것으로, 북-러 간 관광 교류 협력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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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北외교관 등 고위 탈북민, 작년 10명안팎 한국입국

    지난해 한국으로 온 고위급 탈북민이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무역대표부 대표급, 고위급 외교관 등의 탈북이 잇따른 것으로, 강화된 대북 제재로 경제난에 봉착한 북한에서 엘리트층이 크게 동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엘리트층의 이탈이 이어지자 북한 당국은 지난해 말 재외공관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검열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정부 고위 소식통은 10일 이같이 전하면서 “평양 등 북한에서 바로 온 이들은 없고, 대부분 해외에 체류하다 한국으로 온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많은 수준”이라며 “지난해 하반기에 (탈북이) 더 많았다. 고위급 탈북민이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서 코로나19 봉쇄가 풀린 이후 해외에 나가 있는 엘리트층을 상대로 한 외화벌이 독촉이 더욱 심해지자 이를 견디지 못한 고위 인사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우리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이 해외 직원들을 최근 본국으로 소환하거나 재정난으로 인해 일부 재외공관들을 폐쇄하려는 움직임 등도 이들의 이탈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8, 9일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한 자리에서 “대한민국 족속들은 우리의 주적”이라며 “기회가 온다면 주저 없이 수중의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한국을 “주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처음이다.“北 재외공관 검열에 동요… 평양 엘리트층 탈북 올해 더 늘듯” 정부 “외화벌이 압박-통제강화 첩보”작년 외교관 등 北고위급 탈북 급증… “주민들까지 동요 北 체제에 큰 위협”통일硏 ‘북한인권백서 2023’ 발간… “코로나 방역위반자 집단 공개처형” 지난해 한국 땅을 밟은 고위급 탈북민이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 엘리트층의 동요가 매우 커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에는 북한 재외공관에 대한 검열이 있었다는 첩보도 우리 당국에 포착됐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한 엘리트층은 심각한 경제난과 북한 당국의 통제 강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이런 심각한 내부 상황을 감지한 엘리트층의 이탈은 북한 체제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탈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던 시기엔 한 해 두세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크게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리 당국은 보고 있다. 외교관·무역대표부 직원 등을 중심으로 탈북 시도가 이어지면서 엘리트층을 중심으로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이 확산돼 일반 주민들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것. 고위급 탈북민으로 분류된 이들은 신분 노출 등의 이유로 합동심문 후 탈북민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을 거치지 않고 한국 사회로 나온다.● 상반기 평양 핵심 엘리트층 탈북 가능성도 정부 소식통은 “코로나19 확산 시기를 거치면서 외화벌이 최전선에 있는 해외 공관 등에 대한 북한 당국의 옥죄기가 강화됐다”며 “이는 고위급 탈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도 “(북한 당국의) 압박 독촉 주기가 예년보다 더 짧아졌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했다. 북한은 전방위적인 대북 제재로 외화벌이 상황이 악화돼 재정난을 겪자 지난해 전 세계 재외공관 53개 중 7개를 순차적으로 폐쇄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올해 북한이 철수할 공관이 10여 개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엘리트층의 동요가 잇따르자 북한이 재외공관 등을 중심으로 통제를 강화하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지난해 말 (재외공관들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검열이 있었다는 첩보가 있다”면서 “일반 주민들의 탈북과 달리 고위급은 고급 정보 유출 등 측면에서 김정은에게 골치 아픈 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지난해 8월 이후 국경 개방에 속도를 붙이는 추세 등을 고려하면 당장 올해 상반기 평양에서 최신 정보를 가진 엘리트층이 본격 탈북할 가능성까지 우리 정보당국은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입국한 고위급 탈북민들은 대개 국경 봉쇄로 해외에 수년간 체류한 이들이었지만 앞으론 정권 핵심부 가운데 탈북하는 이들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 2010년대 1000명대를 유지하던 전체 탈북민 입국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60명대로 크게 감소했지만 지난해 190명대로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북한이 육로와 항공편 등으로 해외에 있는 직원들을 소환하고 있는 상황도 북한 엘리트층 동요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운항이 재개된 고려항공 노선을 통해선 이미 해외 장기 체류자들이 귀국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수년 만에 귀국하는 이들에 대해선 북한 당국이 엄격한 사상 조사·검열 등을 하고 있다”면서 “귀국이 두려운 엘리트층이 자녀의 미래 등을 생각해 탈북을 감행할 수밖에 없는 여건까지 조성된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앞서 문재인 정부 때보다 윤석열 정부 들어 고위급 탈북민들에 대한 대우가 개선된 부분 등도 엘리트층 탈북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방역조치 어겼다고 공개처형 이런 가운데 북한은 사형 규정을 확대하거나 남한 문화 유입에 대한 감시·처벌을 강화하는 등 주민들에 대한 공포 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통일연구원은 10일 최근까지 북한에 거주한 탈북민 71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거쳐 ‘북한인권백서 2023’을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비상방역법(2021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2년) 등 특별법을 제정했고, 이를 위반하면 최고형으로 사형까지 명시했다. 코로나19 등 방역조치를 위반한 사람들을 집단 공개처형했다는 탈북민들의 증언도 나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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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국정원 “尹정부 국보법 위반 15명 수사”… 文정부땐 5년간 10명

    국가정보원이 윤석열 정부 출범(2022년 5월) 이후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 15명을 수사해 검찰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엔 5년 동안 수사한 국보법 위반 사범이 10명이었다. 국정원은 대남 공작을 위한 북한 간첩의 해외 접선, 국적 세탁 시도 등이 올해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한 내부적으로 대남 정보전을 강화하려 한다는 관련 첩보도 입수했다”고 밝혔다. 대공 수사권은 올해부터 경찰로 이관됐다.● “간첩 해외 접선, 국적 세탁 많아질 것”8일 조태용 국정원장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와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원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보법 위반 혐의로 11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 중 지난해 14명을 넘겼다. 2022년 12월 검찰에 송치한 1명을 포함하면 현 정부에서 국정원이 사법 처리한 인원은 15명이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때인 2017년과 2020년, 2022년 1∼5월에는 수사 실적이 없었다. 지난해 이른바 ‘간첩죄’로 불리는 국보법 4조(목적수행) 혐의를 적용해 국정원이 수사·송치한 이들은 제주간첩단(ㅎㄱㅎ), 창원간첩단(자주통일민중전위), 민노총 침투 간첩단 사건 등 3건에서 총 8명이었다. 2017∼2022년 문재인 정부 당시 사법처리한 4조 위반 사범 6명(3건)보다 많았다. 국정원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3명을 간첩 혐의로 수사해 검찰에 송치했는데 지난해 사법 처리된 인원이 가장 많았다. 국정원은 “북-중 국경 개방과 대공 수사권 이관 등에 따라 북한 간첩의 해외 접선이나 국적 세탁 시도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 북한 정찰총국 등 대남 공작 기관들은 중국·동남아 일대에서 국내 간첩들과 접선해 지령을 전달하거나 국적을 세탁하는 방식으로 국내 침투 여건을 조성한다. 한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이들의 활동에 제약이 있었지만 올해부터 다시 늘어 대공 수사의 취약 시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 특히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남한을 적대 국가로 규정하는 등 대남 노선 전환을 지시한 만큼 그 후속 조치를 주시하고 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남한 내부에 적화통일 기반을 조성하는 군의 정찰총국, 당의 문화교류국 공작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군사·경제·기술 등 핵심 정보를 빼내는 건 북한도 결국 사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간첩 첩보와 관련해 이미 내사 중인 사안들도 있다”고 했다. 국보법 위반 사범이 늘고 있지만 국정원이 강제 수사 등 간첩 사건 수사를 할 수 없게 되면서 대공 수사 공백이 생길 거란 우려도 나온다. 국정원은 대공 수사권 이관으로 강제 수사권이 없어진 만큼 기존 대공 수사 인력을 대공 분야 정보 수집과 ‘조사’ 업무에 전원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대공 수사권 이관에 따른 초기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찰에는 협력팀을 파견한다.● “최근 4년 테러위험인물 115명 강제 퇴거” 국정원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테러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혐의로 16명을 적발해 사법처리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자금 지원은 물론이고 테러단체 가입·선동 등의 혐의가 있는 115명은 ‘테러위험인물’로 지정하고 강제 퇴거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이전 4년(2016∼2019년)보다 늘어난 수치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도 테러범들이 오가는 경유지가 되거나 자생적 테러범인 ‘외로운 늑대’가 출현할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테러위험인물이나 동조 세력들이 활동 기반을 사이버상으로 옮겨 모바일 결제시스템이나 암호화폐를 이용해 테러 자금 모금에 나서는 등 변화하는 추세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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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서해 200발 포격도발… 軍, 400발 응징

    북한이 5일 오전 북방한계선(NLL) 북방 서해 해상완충구역으로 200발이 넘는 포를 집중적으로 퍼부었다. 우리 군은 이에 대응해 배에 달하는 400여 발의 포를 이날 오후 우리 측 서해 해상완충구역으로 쐈다. 우리 군이 해상완충구역으로 포를 쏜 건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체결 후 처음이다. 남북은 앞서 9·19합의에 NLL 일대 서해 135km, 동해 80km 구간을 완충구역으로 설정하고 포 사격 등을 중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이번엔 북한이 먼저 쏘고 이에 맞서 우리 역시 완충구역으로 포 사격을 하면서 9·19합의가 사실상 전면 파기 수순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앞으로도 북한 도발에 ‘눈에는 눈’ 비례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저녁 “적들(남한)이 소위 대응이란 구실 밑에 도발로 될 수 있는 행동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대는 전례 없는 수준의 강력한 대응을 보여줄 것이다. 민족, 동족이라는 개념은 이미 인식에서 삭제되었다”며 우리 군의 대응을 구실로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군이 오늘 오전 9∼11시경 백령도 북방 장산곶,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발 이상 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쏜 포탄은 대부분 해안포에서 발사된 가운데, 우리 국민과 군의 피해는 없었다. 다만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 5도에는 이날 낮 12시 13분경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고, 대피령은 3시간 30분이 지나서야 해제됐다. 군은 오후 3시부터 연평도 해병대의 K-9 자주포 등을 동원해 40여 분 동안 우리 해상완충구역으로 포 사격을 실시했다. 앞서 북한은 2022년 10∼12월 14차례에 걸쳐 북측 동·서해 해상완충구역으로 방사포 및 해안포, 미사일 등을 대규모로 발사한 바 있다. 당시 우리 군은 군사합의 위반 관련 대북통지문을 발송하거나 대북 경고 입장을 발표하는 방식 등으로 대응했다. 같은 해 11월 북한이 쏜 미사일 1발이 동해 NLL을 넘었을 땐 우리 군이 전투기를 띄워 공대지미사일 등 3발을 북측 공해상에 발사했지만, 해상완충구역으로 우리가 사격을 실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새별-4형’ 등 지난해 공개한 신형 무인기를 4월 총선 전 남측으로 침투시킬 가능성이 크다.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들을 콘크리트까지 이용해 최근 완전 복원에 나선 북한이 그 일대에서 국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북남(남북) 관계는 더 이상 동족·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주장했다.北 “교전국” 위협 6일만에 서해 포격… 軍, K-9 등 2배로 갚아줘 北 도발에 한반도 긴장 고조김정은 지난달 “무력충돌 생길수도”… 어제 아침 9시부터 2시간 사격해상완충구역 실사격은 13개월 만… 軍, 대북감시-화력대기태세 격상 5일 새벽 우리 군은 황해도 일대 북한군의 이상 움직임을 포착했다. 백령도 북쪽의 황해도 장산곶과 연평도 북쪽의 등산곶 해안포 진지로 북한군이 이동 중인 모습이 한미 연합 정보자산에 포착된 것. 북한은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파기 선언을 한 지난해 11월 23일 이후 이 지역 긴장을 고조시켜 왔다. 해안포 포구 개방 횟수를 평균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늘리고, 해안포 문수도 대거 늘린 것. 이런 가운데 이날 이 지역에 배치한 병력까지 대폭 늘리면서 긴장 수위를 더욱 끌어올린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군 통신 감청과 감시를 통해 해안포 일제 사격이 임박했음을 사전에 인지하고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고 했다.● 우리 군, 9·19합의 후 첫 해상완충구역 포사격 맞대응 결국 이날 오전 9시, 북한군은 장산곶·등산곶에 배치한 122mm 해안포 등을 동원해 오전 11시까지 집중 사격을 실시했다. 200발 넘는 포탄이 2018년 남북이 서명한 9·19합의에 명시된 북측 해상완충구역으로 향했다. 9·19합의엔 서해를 기준으로 남측 덕적도 이북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 수역을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지하는 해상완충구역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 구역에서 포사격 훈련을 하거나 포문을 개방하는 건 합의를 정면 위반하는 행위다. 북한이 동·서해에 설정한 해상완충구역으로 포를 쏜 건 2022년 12월 6일 동해상 완충구역 내로 방사포 100여 발을 발사한 이후 처음이다. 그간 포문을 개방하는 방식으로 위협해 온 북한이 1년 1개월 만에 완충구역 내 실사격으로 위협 수위를 대폭 끌어올린 것. 국방부 관계자는 “9·19합의 이후 북한이 해상완충구역 내에 사격을 한 건 2022년 말까지 미사일 발사 등을 포함해 15회에 달했다”며 “약 1년 동안 잠잠하던 북한이 이날 16회째 도발을 감행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상습적으로 9·19합의를 위반해 온 것과 달리 우리 군은 합의를 준수하느라 연평도 등에 배치한 K-9 자주포 등 포병 전력을 동원한 해상 실사격 훈련을 5년 넘게 하지 못했다. 대신 이들 전력을 경북 포항 등으로 이동시켜 훈련해 왔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 노골적으로 합의 무력화에 나서자 우리 군은 이번엔 ‘강 대 강’ 맞대응에 나섰다. 북한의 사격이 시작된 즉시 군 당국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 주재로 주요 작전지휘관 회의를 열고 대응 방식과 작전 개시 시간 등을 논의했다. 이어 오후 3시, 해병대는 연평도·백령도에서 K-9 자주포, K1E1 전차포 등 포병 전력을 동원해 우리 측 해상완충구역 내로 일제히 사격을 시작했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예하 해병대 6여단과 연평부대는 NLL 남방 해상지역에 가상 표적을 설정하고 집중 사격을 실시했다. 이날 북한은 2시간에 걸쳐 200여 발을 발사했는데 우리는 2배에 달하는 400여 발을 약 40분에 걸쳐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이 해상완충구역 내 포사격을 실시한 건 9·19합의 서명 이후 처음이다. 2022년 11월 북한이 지대공미사일 1발을 휴전 이후 최초로 NLL 이남으로 쏘는 등 미사일과 방사포를 무더기로 발사했을 때도 우리 군은 전투기를 띄워 미사일 및 정밀유도폭탄 발사로 강경 대응에 나섰다. 다만 당시 우리 군은 이를 북측 공해를 향해 발사했을 뿐 남북 해상완충구역 내에는 탄착시키지 않는 식으로 9·19합의는 철저히 지켰다.● 대응사격 앞서 대북 감시태세·화력대기태세 격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0일 남북 관계를 ‘전쟁 중인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데 이어 하루 뒤 “적들의 무모한 도발 책동으로 무력 충돌이 생길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런 북한이 이날 해상완충구역으로 다시 포사격에 나서자 우리 군은 이제 일방적인 9·19합의 준수가 의미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이날 대응 사격에 앞서 대북감시태세·화력대기태세를 격상했다. 서해 NLL 일대에서 활동하는 해군 함정들을 대상으론 포구 덮개를 제거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할 것까지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대응 사격 전 “위기 고조 상황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대응 사격이 끝난 뒤 보도자료를 내고 “신 장관이 합참 전투통제실에서 우리 군의 해상사격 훈련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점검했다”고 했다. 신 장관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 행위에 대해 우리 군은 ‘즉·강·끝’(즉시 강력하게 끝까지) 원칙에 따라 적이 다시는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완전히 초토화하겠다는 응징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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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언제든 무력충돌 가능” 연이틀 위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이 “적들의 무모한 도발 책동으로 언제든지 무력 충돌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기정사실”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30일 남북 관계를 ‘전쟁 중인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데 이어 하루 뒤인 31일에는 한미에 책임을 전가하며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 4월 총선 등을 겨냥해 대형 국지도발에 나서기 위한 ‘명분 쌓기’ 의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우리 군은 1일 강원도 전방에서 북한의 도발을 가정해 K-9 자주포와 K55 A1 자주포 150발을 발사하는 실사격 훈련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군 지휘관들을 만나 “(최근 안보환경 등) 정세는 우리 국가의 안전과 평화 수호를 위한 보검을 더욱 날카롭게 벼리고, 군대의 군사적 대비태세를 완벽하게 갖춰나가야 할 절박성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는 견결한 대적 의식과 투철한 주적관을 지니고 적들의 그 어떤 형태의 도발도 가차 없이 짓부숴버려야 한다”고 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일대 대비태세를 떠보기 위해 신형 무인기 등을 대량으로 남측에 침투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MDL 인근에서 대규모 포병 사격훈련을 하는 것도 도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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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신진우]국정원은 불만, 경찰은 부담… 누굴 위해 수사권을 넘겼나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이 어제부터 경찰로 완전히 넘어갔다. 이제 국정원은 간첩 사건 수사를 할 수 없다.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못 한다. 구속영장 신청도 할 수 없다. 대공 수사권이 이전되면서 국정원이 하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국농민회총연맹 간부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등은 당장 경찰이 맡게 됐다. 보통 첩보 수집에만 수년이 걸리는 게 간첩 수사다. 정보 당국자는 “청주간첩단 사건의 경우 1998년부터 내사 자료가 있었다”고 했다. 이적단체가 북한 공작원 지령을 받아 각종 안보 위해 행위를 했다는 이 간첩단 사건은 첩보 수집부터 수사까지 20년 넘게 걸렸단 얘기다. 당국자는 “이런 사건들의 퍼즐을 맞추려면 힌쪽 가슴엔 인내심, 다른 가슴엔 신중함을 새겨야 한다”며 “경찰이 우리처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물론 간첩 수사는 국정원의 전유물이 아니다. 당연한 권리도 아니다. 국정원보다 경찰이 더 잘할 수 있다면 경찰이 하는 게 맞다. 경찰이 더 잘할 수 있을까. 이를 가늠할 척도는 우선 역량이다. 경찰은 안보 수사 인력을 지난해 724명에서 올해 1127명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여기서 순수 대공 수사 인력만 추리면 750여 명 수준으로 몸집이 확 준다. 여기서 주체적인 대공 수사가 가능한 인력만 추리면 142명 규모로 또 줄어들 거란 게 경찰 자체 평가다. 전직 국정원 대공 수사 요원은 “북한이 대남 공작에 1원을 쓰면 우리는 100원을 투자해야 잡는다”고 했다. 간첩 동선을 쫓아 PC방도 함께 가고 같은 숙소에서 묵을 만큼 고되고 노동집약적인 수사가 대공 수사 영역이란 얘기다. 대공 수사의 핵심 인력이 200명도 안 된다는 건 “간첩들에게 놀이터를 주겠다는 것”이라고 이 전직 요원은 우려했다. 인력 풀도 문제지만 경험은 더 문제다. 올해부터 간첩 수사를 이끌 경찰 간부의 절반 이상은 안보 수사 경력 3년 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안보수사단의 머리인 안보수사심의관은 아예 대공 수사 경험이 없다. 경찰이 잘해 보려는 의지조차 작아 보인다는 것도 문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신년사에서 “안보수사 역량을 근원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찰 내부에선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대공 수사를 떠맡게 된 걸 그리 반기지 않는 경찰 내 목소리도 많다”고 했다. 사실 대공 수사를 전문으로 하는 안보경찰이 경찰 조직에서 찬밥 신세인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는 간첩 수사 성격상 실적 쌓기가 힘들고 승진도 어려운 안보경찰이 기피 보직인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지난해 12월 경찰 고위 간부인 경무관 승진 대상자 명단에도 안보경찰은 없었다. 간첩 수사 프로세스에 구멍이 생기면 국가 안보가 흔들린다. 경찰이 할 거라면 확실한 플랜과 의지를 갖고 제대로 해야 한다. 국정원도 뒤에서 걱정만 할 게 아니라 법적 범위 안에서 일단 최대한 경찰에 협조해야 한다. 경찰과 국정원 모두 그럴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별도 안보수사청을 만들거나 다시 예전으로 돌리는 게 맞다.신진우 정치부 차장 niceshin@donga.com}

    • 202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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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언제든 무력충돌 가능”…총선前 7차 핵실험 관측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들의 무모한 도발 책동으로 언제든지 무력충돌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기정사실”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남북 관계를 ‘전쟁 중인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데 이어 하루 뒤인 지난달 31일에는 한미에 책임을 전가하며 무력충돌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 4월 총선 등을 겨냥해 대형 국지도발에 나서기 위한 ‘명분 쌓기’ 의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김 위원장은 이날 군 지휘관들을 만나 “(최근 안보환경 등) 정세는 우리 국가의 안전과 평화 수호를 위한 보검을 더욱 날카롭게 벼리고, 군대의 군사적 대비태세를 완벽하게 갖춰나가야 할 절박성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는 견결한 대적 의식과 투철한 주적관을 지니고 적들의 그 어떤 형태의 도발도 가차 없이 짓부숴버려야 한다”고 했다.특히 김 위원장은 “만약 놈들이 반공화국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고 불집을 일으킨다면 순간의 주저도 없이 초강력적인 모든 수단과 잠재력을 총동원해 섬멸적 타격을 가하고 철저히 괴멸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무력 선제 사용 가능성을 재차 시사한 것으로 올해 4월 총선 전 7차 핵실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일대 대비태세를 떠보기 위해 신형 무인기 등을 대량으로 남측에 침투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MDL 인근에서 대규모 포병 사격훈련을 하는 것도 도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9·19 남북군사합의에 규정된 해상 완충지역을 노골적으로 무력화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 대규모 포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 군 관계자는 “육해공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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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전투기, 8월부터 ‘中방공구역’ 진입… “中의 침범에 비례 대응”

    우리 군 당국이 8월부터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차디즈)에 공군 전투기를 진입시켜 온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전투기·폭격기 등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무단 진입에 맞대응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 그간 중국 군용기는 카디즈에 사전 통보도 없이 자기 안방처럼 넘나들기를 반복했지만 우리 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근접 비행하거나 외교 루트를 통해 항의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 다만 8월 이후엔 강경 대응으로 기조를 바꾼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당당한 외교를 위해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맞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14일에도 맞대응해 차디즈 진입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은 올해 133회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60여 회에 비해 부쩍 늘었다”며 “과거 중국 군용기가 카디즈로 넘어오면 경고 등 수세적 대응을 했지만 우리 군용기도 중국 군용기가 카디즈에 진입한 동일한 거리만큼 차디즈로 넘어가고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의 카디즈 무단 진입에 대응해 우리 전투기가 차디즈에 처음 진입한 건 8월이다. 앞서 14일 중국이 러시아 군용기와의 연합 훈련 명분으로 카디즈에 진입했을 당시에도 우리 공군 전투기가 차디즈에 동일 거리, 동일 시간 진입해 대응 작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 당국은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차디즈 진입 시 중국 측에 사전 통보는 하고 있다. 우리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중국 북부전구(戰區)·동부전구 간 설치된 핫라인을 통해서다. 신 장관도 “중국은 통보 없이 넘어오지만 우리는 통보를 하고 진입하고 있다”면서 “중국에 계속 그 문제(사전 통보 없는 카디즈 진입)를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전투기의 차디즈 진입 맞대응에도 중국 측에서 아직 별다른 항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차디즈 진입 때 사전 통보까지 하는 만큼 중국이 공개적으로 따지지 못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다만 우리 공군의 차디즈 대응 진입 사실을 이날 신 장관이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이날 발언을 겨냥해 중국이 향후 항의할 가능성은 있다. 군 당국이 이렇게 더 강경한 대응에 나선 것과 관련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비례성에 따른 대응이 가장 실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당한 외교를 하려면 군사적으로 확실한 맞대응 조치가 필요하다”며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중국에 명확한 메시지를 줘야 추가 행동을 막을 수 있다”고도 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엔 중국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에 대응해 비무장 공중전력인 수송기나 정찰기를 차디즈에 투입하는 방안이 계획됐지만 이마저도 실행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중 관계에 미칠 파장 등을 우려해서다. 2019년 7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는 동시에 카디즈에 무단 진입했고, 뒤이어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우리 영공까지 침범하기도 했다.● “북한 영변 경수로 내년 여름쯤 정상 가동될 듯”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25∼30MW(메가와트)급 실험용 경수로를 가동했다는 정황과 관련해선 신 장관은 “올여름부터 시험 가동하는 모습이 식별됐다”면서 “내년 여름쯤 정상 가동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경수로 가동이 핵무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것이란 관측에 대해선 “경수로로 플루토늄을 생산해 핵무기를 만든 나라는 현재까지 없다”며 “영변 지역 내 전기 공급을 위한 가동이라는 북한 주장이 전혀 엉뚱한 말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장관은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지원에 대해선 “북한 나진항에서 이동한 컨테이너가 10월 말까지 2000개였는데 현재 5000개로 늘었다”며 “122mm 방사포로 환산하면 40만 발 이상, 152mm 곡사포 기준으로는 200만 발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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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南에 파장 일으킬 방안 마련’ 지시”… 北, JSA 소총 재무장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방안을 마련하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측근들에게 최근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국가정보원이 28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러한 내용을 대북 휴민트(인적정보)·시긴트(신호정보) 등 복수의 첩보를 통해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전 북한 도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국정원은 7차 핵실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군은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초소를 복구하고 한때 AK-47 등 소총을 휴대하는 등 사실상 ‘JSA 전면 재무장화’ 수순에 돌입했다. 이에 군 당국은 전방 지역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다. ● 국정원, ‘김정은 지시’ 첩보 이례적 언론 공개 국정원은 이날 A4용지 1페이지 반 분량의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이 우리의 주요 정치 일정 등을 앞둔 내년 초 군사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내년 4월 한국의 총선, 11월 미국의 대선 등이 이어지는 시기를 ‘정세 유동기’로 보고 대남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 국정원이 기밀에 해당하는 첩보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건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소식통은 “우리 당국이 북한 내부 동태를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북한 지도부 측에 알려 중대 도발을 자제하게끔 만드는 ‘경고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또 내년 1월 1일부터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가 수사 공백 우려가 나오는 만큼 북한 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은 2016년 20대 총선(4월 13일)을 앞두고 4차 핵실험, 무인기 도발, 대포동 미사일 발사 등을 감행한 바 있다. 2020년 21대 총선을 한 달 앞둔 3월에는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4차례 발사했다. 북한이 대남 도발 작전을 지휘했던 강경파 군 간부 3인방을 올해 들어 고위직으로 복귀시킨 것도 유력한 도발 징후로 볼 수 있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다. 김 위원장은 2010년 천안함 폭침을 주도했던 김영철 전 대남 담당 노동당 비서를 올해 6월 통일전선부 고문으로 복귀시켰다. 2015년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을 지휘했던 리영길과 박정천은 올 8월 각각 군 작전을 총괄하는 총참모장과 군정지도부장으로 임명했다. ● 북한군, 한때 JSA 소총 무장 김 위원장이 지시한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일으킬 방안”으론 우선 핵실험 가능성이 꼽힌다. 북한의 새 경수로에서는 최근 배수가 관찰되는 등 새로운 활동 징후가 포착됐다. 정부는 함경북도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서도 핵심 시설 복원이 끝났기 때문에 언제든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한이 내년 봄에라도 핵실험 버튼을 누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을 끌기 위해 그럴(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는 JSA를 비롯한 전방 일대에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보고 북한의 군사행동 가능성 등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군은 JSA 초소를 복구하고 한때 AK-47 등 소총을 휴대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달 23일 국방성 명의로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한 북한은 이후 JSA 내 북한군이 권총을 휴대한 바 있다. 이어 2018년 9·19합의로 비무장화한 JSA를 합의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전면 재무장’ 수순에 돌입한 것이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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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내년초 남한에 큰 파장 일으킬 방안 마련 지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년(2024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방안을 마련하라”고 측근들에게 최근 지시했다고 국가정보원이 28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같은 내용을 자체 확보한 복수의 첩보로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이 우리의 (국회의원) 총선거와 미국의 대선이 있는 2024년 정세 유동기를 맞아 불시에 예기치 못한 군사, 사이버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최근 측근들에게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일으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첩보 사항을 공개했다. 국정원이 기밀에 해당하는 첩보 내용을 언론에 보도자료 형식으로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당국이 북한의 내부 동태를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북한 지도부 측에 알려 중대 도발을 자제하는 식의 ‘경고 메시지’ 성격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내년 1월 1일부터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가 ‘대공 수사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북한 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김 위원장이 지시한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일으킬 방안”으론 우선 7차 핵실험 가능성이 꼽힌다. 한미 정보 당국은 최근 북한 영변 핵시설 내 부속 시설 가동 등 새로운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 가동 정황을 관측했다고 21일(현지 시간) 밝힌 바 있는데, 한미 당국 역시 일부 핵시설 가동 정황을 이미 포착해 감시·추적하고 있다는 것. 북한의 새 경수로에선 최근 배수가 관찰되는 등 새로운 활동 징후가 포착됐다. 이에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북한 함경북도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 관련해서도 핵실험이 언제든 가능할 만큼 핵심 시설은 이미 복원이 끝난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한이 이르면 내년 봄에라도 핵실험 버튼을 누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을 끌기 위해 그럴(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중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미 고체연료 ICBM 실전 배치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확보해 내년 상반기 중 고체연료 ICBM을 실전 배치까지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북한은 앞서 18일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을 정상 각도가 아닌 6000km 이상 고각(高角)으로 발사한 바 있다. 이는 5개월 만에 미 본토 전역을 때릴 수 있는 화성-18형을 다시 발사한 것으로 한미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국정원은 과거 북한이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시점에 군사 도발을 벌여왔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제*차 핵실험(1월 6일), 무인기침범(1월 13일), 대포동 미사일발사(2월 7일), GPS 교란(3월 31일)을 자행했다. 2020년 21대 총선 직전인 3월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4차례에 걸쳐 발사했다. 북한이 ‘대남 도발 작전’을 지휘했던 군 간부 3인방을 최근 총참모장, 군정지도부장 등으로 복귀시킨 것도 유력한 도발 징후로 볼수 있다는 것이 국정원의 시각이다. 북한은 올 6월천안함 연평도 도발을 지휘했던 김영철을 통일전선부 고문으로, 8월엔 DMZ 목함지뢰도발을 지휘한리영길과 박정천을 총참모장과 군정지도부장으로 복귀시켰다. 김 위원장과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대남 위협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당국은 북한의 군사 도발 징후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인 27일 당 전원회의 2일차 회의에서 “군·군수·핵무기·민방위부문에서 전쟁준비 완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지시했다고 북한 관영매체는 28일 보도했다. 김 부부장도 이달 21일 담화문을 내고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정원은 “과거 북한의 행태과 최근 북한의 대남 위협 발언 수위 등을 고려할 때 연초 북한의 도발이 예상되는 만큼 유관 부처와 함께 조기경보 및 대비태세 확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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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공 수사 맡는데… 경무관 승진자 중 안보경찰 ‘0’

    경찰 고위 간부인 경무관 승진 대상자에 대공 수사를 전문으로 하는 ‘안보경찰’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에도 안보경찰은 단 2명만 경무관으로 승진한 바 있다.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은 경찰로 완전히 넘어간다. 경찰 안팎에선 “안보경찰에 대한 승진 홀대가 계속되면 실력 있는 경찰관들이 대공 수사 분야를 기피할 것”이라며 “결국 간첩 수사에 큰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경찰청이 발표한 경무관 승진 임용 예정자 31명 가운데 안보경찰 경력자는 한 명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 ‘경찰의 별’로 불리는 경무관은 치안총감과 치안정감, 치안감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계급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대공 수사는 간첩 단서 포착 시점부터 실제 검거까지 길게는 몇십 년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단기간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를 경찰에서 인정해 주지 않는 한 승진 불이익을 우려한 우수 인재들은 안보 수사를 기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부터 간첩 수사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경찰 안보수사단의 수장인 안보수사심의관은 대공 수사 경험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간첩 수사를 지휘할 본청·시도경찰청 소속 경찰 간부 84명 중 절반 이상(51%)은 안보 수사 경력이 3년 미만이다. 경찰이 본청에 안보수사단을, 시도청에 안보수사대를 신설했지만 일선 경찰서 안보과 등에 있던 인력을 빼와 편입시킨 만큼 안보경찰 인력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경찰은 일선 경찰서 안보과 41곳 중 32곳을 폐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안보경찰 인력은 증원되지 않았는데 국정원 대공수사 인력만 사라졌다”며 “안보경찰의 양과 질 모두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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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국정원 대공수사권, 5일 뒤 경찰로 넘어가… 경찰 수사핵심인력, 국정원에 크게 못미쳐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이 내년 1월 1일부터 경찰로 완전히 넘어간다. 기존 간첩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와 구속영장 신청이 가능했던 국정원은 이제 해외 정보망 등을 통해 수사 첩보를 입수한 뒤 이를 경찰에 전달하는 역할만 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내년부터 간첩 수사를 지휘할 본청·시도경찰청 소속 경찰 간부 84명 중 절반 이상(51%)은 안보 수사 경력이 3년 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대공 수사의 중심에 설 본청 경찰 인력(142명)은 현재 국정원 대공 수사 인력 규모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안보수사국 내에 협의체를 두고 국정원 직원을 파견받아 노하우를 공유하고 적극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내년 초 파견될 국정원 직원은 5명 안팎이 될 것으로 전해져 의미 있는 협업이 이뤄지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경찰은 본청 안보수사단과 시도청 소속 안보수사대를 합한 안보 수사 인력을 올해 724명에서 내년 1127명으로 403명(55.7%) 증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순수 대공 수사 인력은 750여 명 규모로 꾸려질 전망이다. 특히 핵심 수사는 본청 안보수사단이 사실상 전담한다. 지금의 국정원과 같은 역할은 안보수사단 내 142명 규모의 인력이 맡는다는 것. 사정 당국 고위 관계자는 “지방청 소속 안보수사대는 (간첩 수사) 지원 등의 역할을 주로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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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간첩’ 64%가 외국서 北접선… “경찰 전담땐 해외수사 공백 우려”

    “접선 장소는 캄보디아 프놈펜.” 2018년 4월 5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던 ‘자주통일충북동지회’ 구성원 박모 씨가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충북동지회의 또 다른 구성원인 윤모 씨를 프놈펜으로 보내 북한 공작원과 접선하도록 하겠다는 것. 윤 씨는 정확히 3주 뒤 프놈펜 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프놈펜의 한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내 기념비로 향한 윤 씨는 한 남성을 발견했다. 그리고 공원을 산책하듯 한 바퀴 돌았다. 이어 인파로 북적이는 시장으로 이동했다. 몇 분 뒤 윤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시장을 빠져나갔다. 공원에서 만난 남성도 함께였다. 행선지는 프놈펜의 한 호텔방. 윤 씨는 그곳에서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지령을 받고 국내에서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국가정보원 수사팀은 ‘007 작전’을 방불케 한 윤 씨와 북한 공작원의 접선 장면을 사진은 물론 동영상으로도 촬영했다. 수년간 내사 후 충북동지회를 확인해 수사를 벌였고, 이후 윤 씨의 출국 계획을 파악한 직후 캄보디아 현지의 다른 국정원 요원 등에게 협조를 구하는 등 신속한 수사가 이뤄진 결과였다. 수사팀이 확보한 영상 자료는 충북동지회에 대한 강제수사를 시작하는 핵심 단서가 됐다. ● 北지령 10명 중 7명, 해외서 공작원 접선 북한의 지령을 받아 국내에서 활동하는 ‘고정 간첩’ 피고인들이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 지령이나 공작금을 받는 경향은 최근 더욱 두드러지는 추세다. 최근 5년간 북한의 지령에 따라 활동하는 등 국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최소 22명 중 14명(63.6%)은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이 피고인들의 공소장과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해외 접촉 사례가 늘면서 간첩 수사가 까다로워진 상황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가면서 해외 수사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정원법 개정안에 따르면 해외 정보 수집과 간첩 수사를 도맡던 국정원은 앞으로 ‘해외 정보 수집’만 할 수 있게 된다. 2006년 간첩 사건인 일심회 사건 등을 수사한 최기식 전 차장검사는 “일심회 사건 당시 국정원 수사팀이 주요 피의자에 대해 ‘중국 외곽 아지트에 교육을 받으러 간다’는 첩보를 확인했고, 중국에 파견된 요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해 접선 장면을 채증했다”며 “경찰과 국정원의 신속한 정보 공유가 간첩 검거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원 전 수사 요원 A 씨는 “국정원이 북한 공작원과의 접선 장면을 확인해도 이 정보가 곧바로 100% 경찰에 공유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경찰이 국정원의 휴민트(인적 정보) 관련 보안을 얼마나 잘 유지해 줄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경찰은 내년 본청에 신설할 안보수사단과 국정원 대공수사국 관계자들 간 업무협의체를 꾸려 국정원의 자문을 받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정원이 가진 기존 해외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등 협업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안보수사단에 파견될 국정원 직원이 5명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알려져 제대로 협업이 될지 의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도 “국정원 파견 인력은 연락관 정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간첩 수사 간부 절반 대공 수사 경력 3년 미만” 내사에만 수년이 소요되는 경우가 빈번한 간첩 수사를 내년부터 전담할 경찰 내부에 대공 수사 경험이 많은 베테랑 수사관이 적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내년에 전국 간첩 수사를 지휘할 본청·시도경찰청 소속 과장급 이상 간부 84명 중 절반 이상인 43명(51%)은 대공 수사 경력이 3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이 1년도 안 된 간부도 26명(31%)이었다. 신속함이 생명인 대북 지령문 암호 해독 등에서 생길 수사 공백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5월 국정원은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직쟁의국장 석모 씨의 컴퓨터에서 ‘스테가노그라피’ 등으로 잠금 장치가 된 문서를 확보했다. 당시 국정원의 한 베테랑 수사관은 압수물인 파일에서 규칙이 보이지 않는 영문자를 확인했다. 이어 이 문자열을 한글 타자로 변환해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란 패스워드를 발견해 암호 해독에 성공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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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전문가들 “北 영변 경수로 가동땐 플루토늄 생산 4~5배 증가”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에서 온수 배출 등 시험 가동 정황이 관측된 가운데 북한이 이 경수로를 완전 가동하면 플루토늄 생산량을 현재 수준보다 4∼5배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플루토늄은 핵무기의 핵심 원료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내 5MW(메가와트)급 원자로를 2021년 하반기부터 재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발전용량이 훨씬 큰 25∼30MW 경수로를 향후 본격 가동하면 플루토늄 생산량은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내년 중 (경수로가) 본격 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은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HEU는 플루토늄과 함께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활용 가능한 다른 핵물질이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한 만큼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붙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수로, 5MW 원자로보다 플루토늄 4∼5배 많이 생산”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헤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영변 경수로를 완전히 가동하면 연간 약 15∼20kg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4일(현지 시간) 전했다. 그는 “기존 5MW 원자로보다 3∼4배 더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생산 능력이 크게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5MW 원자로에서 생산되는 플루토늄 양보다 4∼5배 많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핵무기 1기에 필요한 플루토늄 양은 4∼6kg인데 경수로 가동으로 최대 5기를 추가 생산할 수 있다는 것. 그는 “만약 플루토늄과 HEU를 결합한다면 연간 10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이번 시험 가동이 ‘보여주기식’ 속임수가 아니라면 경수로 완전 가동 시 5MW 원자로에서 얻는 것보다 6배가량 많은 플루토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플루토늄과 HEU 동시 증산에 나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플루토늄은 원자로에서 핵연료를 연소시켜 폐연료봉을 만든 뒤 재처리 과정을 거쳐 추출된다. HEU는 우라늄 농축공장 내 원심분리기를 통해 생산된다. ISIS는 북한이 플루토늄 및 HEU를 통해 핵무기를 한 해에 4∼12기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기준 약 45기의 핵무기를 이미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은 영변은 물론이고 평안남도 강선 등에서 HEU 생산을 위한 비밀 핵시설을 추가 운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 핵시설이 이미 운용되고 있다면 북한의 핵무기 생산·보유량은 예상보다 훨씬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 올브라이트 소장도 17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7000대에서 최대 1만 대 가동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이 중 3000∼4000대는 영변 핵시설에 있고 나머지 4000∼6000대는 비밀 장소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르면 내년 중 (경수로) 본격 가동”한미 당국은 북한의 25∼30MW 실험용 경수로에서 배수를 관찰하는 등 새로운 활동 정황을 이미 포착하여 예의 주시해 왔다. 경수로 인근에서 올해부터 부속 건물들이 지어지는 등 가동을 위한 준비도 활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수로의 본격 가동 시점과 관련해 정부 소식통은 “이르면 내년 중 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헤이노넨 연구원은 “경수로 주변에 건물을 늘렸다는 것은 원자로가 건설 단계에서 운영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징후”라며 “하루 24시간, 1년 내내 성공적으로 방사성 물질을 유지 관리, 처리하기 위해 앞으로 몇 달 안에 추가 공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수로가 완전 가동되려면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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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총리, 55년 무료 ‘신신예식장’서 깜짝 주례

    “신랑 신부님, 웃으세요. 김치! 참치! 꽁치!”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는 ‘신신예식장’. 기념사진 촬영 중 쑥스러운 듯 다소 경직된 신랑 신부를 바라보던 한덕수 국무총리가 환하게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사실 이 구호의 원조는 고(故) 백낙삼 씨다. 청년 시절 10년 넘게 사진사로 일한 백 씨는 1967년 3층 건물을 매입해 신신예식장을 차렸다. 이후 55년간 무료로 예식장을 운영하며 형편이 어려운 부부 1만4000여 쌍의 결혼식을 지원한 그는 4월 지병으로 별세했다. 한 총리는 이날 ‘깜짝 주례’를 위해 신신예식장을 찾았다. 26년간 함께 살다 이번에 작은 결혼식을 하게 된 부부의 결혼식이었다. 한 총리는 주례 후 페이스북에 “혹시나 부담을 느끼실까 봐 부부와 가족에게는 미리 알리지 않았다”면서 “예식 전 도착해 ‘오늘 주례를 맡게 됐다’고 인사드렸더니, 부부는 물론이고 따님과 아드님, 시누이 부부까지 온 가족이 깜짝 놀라며 좋아하셨다”고 했다. 주례사에선 “서로 의지하며 희끗희끗한 머리가 마저 파뿌리 되도록 해로하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고인이 떠나신 뒤 부인과 아드님이 고인의 유지를 이어가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간이 나면 작은 힘이라도 꼭 보태고 싶다고 생각했다. 성탄절 이브인 오늘, 인연이 닿았다”고 전했다. 백남문 신신예식장 대표(55)는 통화에서 “총리께서 직접 내려오셔서 큰 힘이 됐다”며 “선친께서 100년을 이어 가시려고 한 뜻을 이어서 꾸준히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결혼한 부부도 “정말 깜짝 놀랐다. 평생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다”며 감사했다고 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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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국 “北 영변 경수로 가동 주시… 총선前 핵실험 가능성”

    한미 정보 당국이 북한 영변 핵시설 내 부속 시설 가동 등 새로운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 가동 정황을 관측했다고 21일(현지 시간) 밝힌 가운데, 한미 당국도 일부 핵시설 가동 정황을 이미 포착해 감시·추적하고 있다는 것. 정부는 북한 함경북도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선 핵실험이 언제든 가능할 만큼 핵심 시설은 이미 복원이 끝난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한의 새 경수로에서 최근 배수가 관찰되는 등 새로운 활동 징후가 포착됐다”면서 “일시적인 현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이 25∼30MW급 경수로를 새로 가동 중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 원자로에서 사용된 연료를 재처리하는 방식으로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생산해온 북한은 그동안 주로 5MW(메가와트)급 원자로를 가동해 왔다. 이 소식통은 또 “특히 영변 핵시설 내 각종 부속 시설들이 비슷한 시기에 연쇄적으로 움직임이 포착되는 상황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도 했다. 원심분리 농축 시설 등 운영 정황이 동시다발적으로 포착된 만큼 추가 활동 징후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서도 소식통은 “이미 주요 시설 복원은 마무리됐다”면서 “몇 가지 보강 작업 등만 거치면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달 국가정보원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에서 북한 풍계리 갱도는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당장 핵실험에 나설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이르면 내년 봄에라도 핵실험 버튼을 누를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선 “요즘 북한은 선거 등 남측의 큰 이벤트 직전 중대 도발을 하는 패턴이 과거보다는 줄었다”면서도 “주목을 끌기 위해 그럴(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IAEA가 밝힌 북한 영변 핵시설 경수로 가동 정황에 대해 “북한의 새로운 경수로 원전 시운전은 안전을 포함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23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IAEA의 감시와 지원이 없으면 (이런 활동은) 북한과 역내, 세계 원자력 산업에 심각한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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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치 참치 꽁치!” 韓총리, 신신예식장 찾아 깜짝주례…“꿈을 이루는 곳”

    “신랑신부님, 웃으세요. 김치! 참치! 꽁치!”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는 ‘신신예식장’. 기념사진 촬영 중 쑥스러운 듯 다소 경직된 신랑·신부를 바라보던 한덕수 국무총리가 환하게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사실 이 구호의 원조는 고(故) 백낙삼 씨다. 청년 시절 10년 넘게 사진사로 일한 백 씨는 1967년 3층 건물을 매입해 신신예식장을 차렸다. 이후 55년간 무료로 예식장을 운영하며 형편이 어려운 부부 1만4000여 쌍의 결혼식을 지원한 그는 4월 지병으로 별세했다. 한 총리는 이날 ‘깜짝 주례’를 위해 신신예식장을 찾았다. 주례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선 “고인이 떠나신 뒤 부인과 아드님이 고인의 유지를 이어가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간이 나면 작은 힘이라도 꼭 보태고 싶다고 생각했다. 성탄절 이브인 오늘, 인연이 닿았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이날 26년간 함께 살다 이번에 작은 결혼식을 하게 된 부부의 주례를 맡았다. 한 총리는 “혹시나 부담을 느끼실까 봐 부부와 가족에게는 미리 알리지 않았다”면서 “예식 전 도착해 ‘오늘 주례를 맡게 됐다’고 인사드렸더니, 부부는 물론 따님과 아드님, 시누이 부부까지 온 가족이 깜짝 놀라며 좋아하셨다”고 했다. 주례사에선 “서로 의지하며 희끗희끗한 머리가 마저 파뿌리 되도록 해로하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신신예식장은 고단하게 사느라 웨딩드레스 입은 사진 한 장 없이 반백이 되신 분들이 애틋한 꿈을 이루는 곳”이라고 말했다. 또 “예식장 벽면에 빼곡하게 붙은 신랑 신부 사진을 하나하나 살펴봤다”면서 “어려운 형편에도 열심히 일하며 온갖 풍파를 함께 견딘 분들이 서리 내린 머리로 식을 올리는 모습이 찡했다”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3-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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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신진우]트럼프 변수 속 한미일 공조, ‘협력의 제도화’ 확장이 우선

    한미일 3각 협력은 윤석열 정부가 외교안보 분야에서 가장 앞에 내세우는 정책 기조이자 성과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올해에만 4차례 미국을 방문했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는 7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한미일 정상이 3각 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회동으로 평가받는다. 기자는 최근 주한 미국대사관이 초청한 ‘한일 공동 취재단’에 참여해 미 워싱턴 등에서 미 정부 관료와 상·하원의원, 싱크탱크 관계자 등까지 두루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들에게 한미일 협력에 영향을 끼칠 만한 미래 변수에 대해 물었다. 한일 역사 문제나 북핵 위협, 북-중-러 공조 등이 언급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답변의 첫마디는 대체로 하나의 키워드로 수렴됐다. ‘트럼프 변수.’ 내년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앞선다. 그런 트럼프의 재집권 여부가 한미일 공조의 핵심 변수가 될 거란 얘기였다. 일단 미 인사들은 트럼프의 귀환이 큰 틀에서 한미일 공조 자체를 흔들긴 어려울 것이라 봤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내년 한국 총선이나 미 대선 결과 (정권 교체 등) 어떤 변화가 생겨도 3국 협력의 큰 틀이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주일 미국대사를 지낸 빌 해거티 상원의원 역시 “트럼프는 한미일 협력을 계속해 나갈 뜻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집권 시 지금의 한미일 정상이 다져온 3국 공조의 방향이나 속도가 일부 바뀔 것이란 의견엔 동의하는 인사가 많았다. 미 정부 인사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오면 바이든 행정부가 정리한 한미일 공조 내용을 일단 분야·항목별로 나눠 계산기부터 두드려 보지 않겠느냐”며 “일부 내용에 조건을 붙이거나 속도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올해 한미일 협력의 틀이 된 대북 공조의 방향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런 우려 섞인 관측을 반영하듯 트럼프가 북한 핵무기 보유 용인을 전제로 한 ‘거래’를 집권 후 대북 정책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미 매체의 보도도 13일 나왔다. 미 대선이란 정치적 변수에 앞서 한미일 공조를 안정화할 방법은 없을까. 미 인사들은 ‘제도화’를 우선 언급했다. 한미가 핵협의그룹을 발족해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한 것처럼 한미일도 선언적 협력을 뛰어넘는, 당장 작동할 제도적 장치들부터 많이 마련해둬야 한다는 얘기였다. 제도화 범위 자체를 넓힐 필요성도 제기됐다. 안보·경제협력이 중심이 된 현재 한미일 공조 수준을 넘어 다층적으로 밀도 있게 제도화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제도화 틀 안에 둬야 하는 분야로는 사이버와 우주 탐사, 환경·에너지 등은 물론이고 양자컴퓨팅 등 첨단 기술까지 언급됐다. ‘트럼프 변수’가 부담되면 ‘차이나 변수’부터 활용하란 조언도 나왔다. 중국을 겨냥해선 바이든 못지않게 트럼프 역시 강경한 펀치를 휘두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런 만큼 안보·공급망이든 가짜뉴스 대응이든 대중국 이슈에 대해선 한미일이 고위급에서 실무진까지 지금부터 확실한 공조체제를 구축해둬야 한다는 얘기였다. 신진우 정치부 차장 niceshin@donga.com}

    •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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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北, 노동자 수백명 러 연해주 추가 파견… 유엔 제재에도 밀착 가속

    최근 러시아 극동 지역을 중심으로 북한에서 파견한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자들이 최소 수백 명 증가한 정황을 우리 정부 당국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9월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계가 급진전된 양국이 군사·무기·기술 협력에 이어 북한 노동자 파견 확대까지 본격화하고 있는 것. 정부는 북한의 러시아 노동자 파견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러시아 현지의 건설업 분야 인력난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대북제재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북한 노동자 파견은 이제 시작 단계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외화벌이 수단인 해외 노동자 파견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위반 사항인 만큼 한미 당국은 이러한 정황을 주시하고 있다.● “연해주 등에 北 노동자 파견 증가 시작” 11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 파견 정황은 연해주 등 극동 지역에서 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소식통은 “(최근 새로 파견된 북한 노동자가) 파악된 것만 최소 수백 명”이라며 “1000명이 넘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연해주 등은 지역 청년층이 모스크바 등 대도시로 빠져나간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대거 투입되면서 건설 산업 등에서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소식통은 “(연해주 등 지역에서) 부족한 건설 인력만 최소 수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북한 노동자 파견은 8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는 북한 고려항공의 정기 운항 재개 이후 본격적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한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외화벌이가 시급한 북한 당국이 비자 만료된 인원들을 본국으로 들이고, 새로운 노동자를 러시아에 보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폐쇄했던 국경을 개방하면서 해외 파견 노동자들을 최근 본국으로 송환한 바 있다. 그랬던 북한이 이젠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러시아에 다시 신규 노동자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 노동자가 중국, 중동 등 지역으로 향하는 정황은 아직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러시아의 경우 워낙 북한과 관계가 좋은 데다 현지 작업 환경도 좋다”면서 “그런 만큼 북한 당국이 신규 노동자 파견을 우선 러시아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봤다. 노동자 확보가 절실한 러시아에선 최근 불법 노동자 단속 등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또 “(북한 노동자들은) 학생비자를 가장 많이 받고, 관광·기술비자 등 명목으로 체류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노동자 파견을 겨냥한 대북제재를 회피해 보려는 꼼수로 이러한 비자들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2017년 12월 채택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을 24개월 내 모두 송환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은 이를 회피하며 북한 노동자를 이후에도 계속 고용해 왔다.● 北 나진항-블라디보스토크 선박 이동도 늘어우리 당국은 나진항과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오가는 선박들의 이동이 9월 이후 더욱 증가한 정황도 포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전쟁 특수’를 누리고 있는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은 물론 휴대용 대공미사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무기 지원 물량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백악관도 지난달 13일(현지 시간) 나진항과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두나이항 사이에 컨테이너를 다수 적재한 선박이 운항되고 있는 위성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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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佛서 엑스포 총력전… 투표 참여 BIE 대표단 연이틀 회동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표 오찬, 정상회담, 국경일 리셉션을 연달아 갖고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총력전을 벌였다. 파리에 집결한 재계 총수들도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BIE 대표와 각국 투표자 개별 접촉에 나섰다. 개최지 선정 최종 투표일인 28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쟁국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치열한 정보 전쟁과 막판 로비전이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BIE 대표들은 28일 BIE 총회에서 개최지 선정 투표에 직접 참여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파리 브롱니아르궁에서 BIE 회원국 대표 등 파리 주재 외교단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한민국 국경일 리셉션에서 “한국은 일제 강점, 6·25전쟁 등 수많은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이 있다”며 “2030 부산 세계박람회를 통해 인류의 연대에 앞장서겠다”고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BIE 대표단과 가진 오찬에서 “부산 엑스포를 각국의 문화와 기술, 생각이 더 넓게 확산되고 시너지를 일으키는 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조찬 겸 정상회담에서도 엑스포 부산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일 리셉션에는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투표일 이틀 전인 26일 파리로 출발해 최종 유치전에 나선다. 정부와 정재계가 사활을 걸고 나선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가용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맞춤형 설득 작전에 나선 것으로 안다”며 “정부와 민간 등 모든 주체들이 ‘코리아 원 팀’이라는 기조 아래 유치 활동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尹 “부산서 또 봅시다”… BIE 대표단 만찬석 일일이 돌며 스킨십 伊 파리서 엑스포 유치 막판 외교전외교관 등 600명 참석 리셉션 열고… 각국 투표자 만나려 동선 파악도 尹 “유치땐 역대 최대 지원 패키지”… 총리실도 “전화로 지구 한바퀴 돌아” “참석하거나 교섭 대상이 된 각국 대사와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의 구체적 명단도, 그 숫자도 말씀드리기 어렵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3일(현지 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BIE 대표 교섭 만찬 행사 참석 명단과 규모에 대한 질문에 “보안 사항”이라고만 답했다. 2030 엑스포 유치 판세와 관련해서도 “지금 당장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개최지 결정일인 28일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정부가 BIE 회원국 대표단에 좋은 제안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 유치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더 좋은 카드를 들고 나서는 치열한 막판 수싸움이 벌어진 만큼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파리 현지에서 한국과 사우디 간에는 내 패를 숨기며 상대 패를 읽으려는 치열한 수싸움과 협상이 오가는 ‘포커 게임’이 펼쳐졌다.● 尹, 각국 대표단 직접 일대일 집중 공략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윤 대통령의 마지막 승부처는 24일 저녁 파리 브롱니아르궁에서 프랑스 주요 인사와 재외 동포, 각 BIE 회원국 대표를 포함한 파리 주재 외교단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한민국 국경일 리셉션’이었다. 국경일 리셉션은 통상 10월 3일 개천절을 즈음해 열려 왔는데, 이번만큼은 엑스포 유치를 위한 ‘최종 전력투구’를 위해 윤 대통령의 파리 방문 일정에 맞춰 정해졌다. 이날 윤 대통령 부부는 28일 BIE 총회 개최지 선거에서 실제 투표를 하게 되는 회원국 대표단을 일일이 만나 부산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코리아 원팀’으로 총출동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책임 국가의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이라며 “부산 세계박람회를 통해 인류 연대에 앞장서겠다”고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저녁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BIE 회원국 대표단 초청 만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대한민국은 110개 이상의 BIE 회원국들의 박람회 준비 과정을 세심하게 살피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제공할 것”이라며 “부산에서 다시 만나 뵙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정의선 회장은 영어로 한 건배사에서 “28일에 나오는 결과와 관계없이 한국은 각국에 대한 (지원)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윤 대통령 발언에 힘을 실었다. 윤 대통령은 만찬이 끝날 무렵 테이블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각국 대표들에게 “부산에 가본 적이 있느냐”며 대화를 이끌었고 참석자들과 사진 촬영을 했다. 참석자들은 “몸소 소통하고 스킨십하는 전례 없는 윤 대통령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오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조찬을 겸한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학기술 협력을 포함한 경제 분야의 양국 관계,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협력 지향점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파리 입국 투표자 개별 면담 막판 정보전”파리 현지에서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인사를 비롯해 재계 총수들의 인적 네트워크까지 총동원된 정보전이 펼쳐졌다. 정부는 파리로 입국하는 각국 ‘투표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기 위해 인물 신원 파악과 이들의 동선 파악에도 열을 올렸다. 정부 관계자는 “BIE 총회에는 대부분 프랑스 주재 각국 대사들이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하지만 일부 국가는 본국에서 직접 ‘투표자’를 파리로 보내기도 한다”며 “이들에 대한 밀착 마크를 위해 정부도, 민간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국무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24일 “전화로 지구 한 바퀴는 돌았다”며 최근 유치 준비 상황을 전했다. 한 총리는 하루에 많게는 4, 5개국 해외 정상급 인사들과 통화하고 있다.파리=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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