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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경제 정책 운용의 틀과 주요 과제들을 담은 경제정책방향을 올해 안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통상 현안에 대해선 경제 부처와 외교 부처가 함께하는 ‘대외관계장관 간담회’를 정례화해 점검하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1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네 가지 정책 방향을 구체화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연내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4대 정책 방향으로 △대외 신인도 유지 △통상 불확실성 대응 △산업 체질 개선 △민생 안정을 제시했다.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향방을 좌우할 매우 중요한 시기인 만큼 국회와 더욱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통상 이슈에 대해서는 “경제·외교 부처가 함께하는 대외관계장관 간담회를 정례화해 경제 협력과 통상 현안, 공급망 안정성을 점검하겠다”며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대외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대외 신인도를 위해 “외국 투자가들의 어려움을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범정부 옴부즈맨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외국인 투자 인센티브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내년 1분기(1∼3월) 부처별 핵심 대응 계획’도 논의됐다. 기재부는 내년 1월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3월경 ‘2026년 국가 연구개발(R&D) 투자 방향’을 수립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 1월에 설 성수품 대책을, 2월에는 ‘농촌 삶의 질 기본 계획’을 각각 내놓는다. 환경부는 내년 1월 중 전기차 보조금 지급 체계를 개정하고, 국토교통부는 1기 신도시 재정비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법 제정을 추진하고 석유화학, 친환경차, 이차전지 등 산업별 경쟁력 강화도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최 부총리는 이날 대외관계장관 간담회도 열고 통상 분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기재부는 외교부와 각 경제부처, 미국 지역 재외공관이 긴밀한 공조하에 대미(對美) 아웃리치(대외 접촉)에 나서기로 했다고 전했다.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내년부터 여행사와 스터디카페, 애견 호텔 등도 한 건당 거래대금이 10만 원이 넘으면 현금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급해야 한다.국세청은 내년 1월 1일부터 13개 업종을 현금영수증 의무 발행 업종에 추가한다고 15일 밝혔다. 여행사업,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리업, 의복 액세서리 및 모조 장신구 소매업 등이다. 애견 호텔, 애견 유치원 등이 포함되는 애완용 동물 장묘 및 보호서비스업도 현금영수증 의무 발행 대상이 된다. 또 내년부터 독서실 운영업에 포함되는 스터디카페도 현금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급해야 한다.이들 업종의 가게 주인은 건당 10만 원 이상(부가가치세 포함) 현금을 받고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면 고객이 요구하지 않더라도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미발급 금액의 20%에 해당하는 가산세가 부과된다. 고객의 인적 사항을 모르는 경우에도 거래일로부터 5일 이내에 국세청 지정번호(010-000-1234)로 무기명 발급해야 한다.2005년 현금영수증 제도를 도입한 국세청은 의무 발행 업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 새로 지정된 통신판매업, 가전제품 수리업 등 17개 의무 발행 업종의 현금영수증 발급 건수는 2022년 14억 건에서 2023년 15억 건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발급 금액도 45조8000억 원에서 48조9000억 원으로 증가했다.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비영리 공공기관 349곳의 부채를 합한 일반정부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넘어섰다. 한국전력 등 비(非)금융 공기업의 부채까지 합하면 나랏빚은 GDP의 70%에 육박했다.12일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현재 일반정부 부채가 1217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60조1000억 원(5.2%) 늘어난 규모다.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전년보다 0.9%포인트 상승한 50.7%였다. 이 비율이 50%를 넘어선 건 2011년 일반정부 부채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2019년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정부 부채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를 합한 데다 국민연금공단 등 비영리 공공기관의 부채를 더한 나랏빚이다. 국가 간 재정 건전성을 비교할 때 주로 쓰인다. 국고채가 58조6000억 원 늘어나는 등 중앙정부의 회계·기금 부채가 늘어난 게 일반정부 부채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중앙정부 회계·기금 부채는 1128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63조7000억 원 증가했다. 중앙정부의 비영리공공기관 부채도 59조 원으로 4조 원 증가했다. 가계 및 기업 지원과 공공투자 확대로 한국자산관리공사 부채가 1조9000억 원 늘었고, 서민금융진흥원의 부채도 8000억 원 증가했다. 다만 지방정부 부채는 70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조 원 줄었다. 일반정부 부채에다 158개 비금융 공기업 부채를 합친 공공부문 부채는 1673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84조6000억 원(5.3%) 늘어나며 또다시 최대치를 경신했다. GDP 대비 공공부문 부채 비율은 69.7%로 전년보다 1.3%포인트 뛰었다. 이 비율도 2019년부터 5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부채가 전력 구입대금, 공사채 등의 증가로 전년보다 12조9000억 원 늘었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역시 정책사업 확대로 차입금과 공사채가 늘면서 부채가 6조8000억 원 증가했다. 한국도로공사도 부채가 2조4000억 원 늘었다. 한편 올해 들어서도 나라살림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기재부가 이날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 1∼10월 관리재정수지는 75조7000억 원 적자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조50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실제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지표다. 올 10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155조5000억 원이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구 구조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세금을 낼 사람은 줄어드는데 고령층은 빠르게 늘어 노령연금 등 의무지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앞으로 경기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재정 정책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는 대신 항공기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대비 9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최종 판단했다. 마일리지 전환 비율은 2년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2022년 5월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부과했던 일부 시정조치안을 전원회의를 통해 수정·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특히 공정위는 결합회사의 연도별·노선별 공급 좌석 수 축소 금지 비율을 ‘90% 미만’으로 구체화했다. 예컨대 2019년 기준으로 특정 노선에 공급하던 연간 좌석 수의 합이 1만 석이라면 최소 9000석 이상을 공급해야 한다. 공정위는 2022년 당시 코로나19의 영향을 제대로 가늠할 수 없어서 이 비율을 추후 결정하기로 한 바 있다. 공정위는 항공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이행감독위원회도 마련해 시정조치 이행 관리·감독을 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내년 6월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전환 비율도 보고받기로 했다. 새로운 마일리지 제도 시행은 공정위 승인이 필요한데, 공정위는 2년 안에 제도 심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이 밖에 일부 노선에 부과한 슬롯(특정 시간대에 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 반납과 관련해선 외국 경쟁 당국의 시정조치에 따라 결합일 ‘이전’에 있던 일도 시정조치 이행으로 인정하기로 했다.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0만 명 가까이 감소하며 1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코로나19가 한국 경제를 덮쳤던 2021년 9월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439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9만5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9만7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제조업 취업자 수가 많았던 기저 효과가 있는 데다 전자부품과 컴퓨터, 의복 제조업 등에서의 부진이 컸다”고 말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도소매업 취업자 역시 8만9000명 줄었다. 건설업 취업자도 9만6000명 줄면서 7개월째 감소했다.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 일자리도 8만6000명 줄었는데, 2018년 12월(―8만9000명) 이후 5년 11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다만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과 교육 서비스업에서 취업자가 늘며 전체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2만3000명 늘었다. 증가 폭이 한 달 만에 다시 10만 명대로 올라섰지만 20만∼30만 명을 오갔던 올해 초 증가 폭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은 11월 기준으로는 2020년 이후 가장 적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18만 명 줄며 7개월째 10만 명대 감소세를 보였다. 자영업자의 어려움도 두드러졌다.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141만3000명으로 지난해 11월보다 3만9000명 감소했다. 이는 2021년 9월(―4만8000명)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비가 부진하면서 도소매업과 숙박업, 음식점업이 위축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지난달 취업자 수가 한 달 만에 10만 명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제조업 일자리는 10만 명 가까이 감소하는 등 일자리 사정이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82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만3000명 증가했다. 10월(8만3000명)보다 늘어나면서 한 달 만에 10만 명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고용의 질은 좋은 않다. 고령층이 고용시장을 견인하고 청년층에서는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60세 이상에서 취업자가 29만8000명 증가했으나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8만 명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는 올해 5월부터 7개월째 10만 명대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내수와 밀접한 분야의 일자리 부진도 두드러졌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8만9000명 줄었고, 건설업 취업자는 9만6000명 줄면서 7개월째 감소했다. 제조업 일자리도 1년 7개월 만의 최대 폭인 9만5000명이 줄었다.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 일자리는 8만6000명 줄었는데 이는 2018년 12월(―8만9000명) 이후로 5년 11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비임금 근로자도 4만8000명 줄어든 가운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3만9000명 감소하면서 2021년 9월(―4만8000명) 이후로 3년 2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실업자는 65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1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1%포인트 떨어진 2.2%였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15만1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만명(0.3%) 늘었는데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17만9000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화장품 브랜드 ‘코페르(Kopher)’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안도(ANDO)’를 운영하는 베스트이노베이션이 첫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베스트이노베이션은 23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에는 미래에셋벤처투자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마이다스PE, 뮤렉스파트너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뮤어우즈벤처스, 율리시스캐피탈 등 국내외 투자사들이 참여했다. 이번 투자금은 미국, 중동,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과 브랜드 리뉴얼 및 제품 라인 확장에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브랜드 리뉴얼은 선크림, 미스트, 립밤, 핸드크림 등의 제품군으로 글로벌 MZ 세대를 겨냥한다는 계획이다. 베스트이노베이션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형태의 디바이스를 준비 중이다. 내년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일본,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인증 및 판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베스트이노베이션은 합작법인을 통해 내년 1분기(1~3월) 뷰티 커머스 사업도 선보일 예정이다.베스트이노베이션은 K-뷰티와 헬스케어의 확장 역시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윤석 베스트이노베이션 대표는 “첫 투자 라운드에서 업계의 명망 있는 투자사들의 신뢰를 얻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번 투자 유치를 발판으로 더욱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삭감한 내년 예산안이 10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야당이 여당과의 합의 없이 감액만 반영한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된 건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에 따라 내년 정부 예산은 정부안보다 4조1000억 원 삭감된 673조3000억 원으로 확정됐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용이자 국가 마비용 일방통행식 예산안”이라고 반발했다.● 비상시 쓸 수 있는 예비비 절반 삭감내년 예산안에서 가장 크게 삭감된 예산은 예비비다. 당초 정부는 4조8000억 원의 예비비를 편성했는데 야당은 이를 2조4000억 원 깎았다. 민주당은 “2023년 예비비 집행액이 1조3000억 원에 그친 점 등을 감안해 예비비를 감액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과 검찰, 경찰,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도 전액 삭감됐다.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 82억5100만 원을 비롯해 이들 기관 관련 특활비, 특경비 삭감 예산은 총 761억 원이다. 국고채 이자 상환 예산도 5000억 원 감액했다.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는 8억 원가량만 남기고 497억2000만 원이 삭감됐다. 민주당은 “사업의 중장기 계획 및 타당성 평가가 부재하고 구체적인 자료 제출이 미흡했다”고 삭감 이유를 설명했다. 출연연구기관과 기초연구·양자·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 연구개발(R&D)도 815억 원 감액됐고, 용산공원조성 사업 예산도 229억 원 줄었다.내년도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지원 예산도 감액을 피하지 못했다. 보건복지부 예산 중 ‘전공의 수련 환경 혁신 지원’ 항목으로 편성된 3089억1600만 원 중 756억7200만 원, ‘전공의 수련 수당 지급’ 예산 589억 원 중 174억4000만 원이 감액돼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공의 지원 관련 삭감 예산은 총 931억1200만 원이다. 정부와 여당은 “의료계가 요구해 온 전공의 지원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예산”이라고 감액에 반대했지만, 야당은 “내년 상반기 전공의 복귀가 불투명하다”며 예산을 삭감했다. 야당이 ‘김건희 예산’으로 지목한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예산도 508억3000만 원에서 약 75억 원이 삭감됐다. 팬데믹 등을 대비한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개발 지원 예산도 약 36억 원이 깎였다.● “내년 예산 집행 즉시 추경 편성 준비해야”민주당과 정부·여당은 이날 본회의 직전까지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기획재정부는 민주당이 삭감한 예산 중 2조1000억 원의 복원을 요구하는 대신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사랑상품권을 포함한 9000억 원의 증액을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삭감한 예산의 복원 규모에 맞게 민생예산을 더 증액해야 한다”고 맞서며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등을 포함해 3조4000억 원을 증액하자고 추가로 제안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통과된 직후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증액이 필요한 예산은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확충돼야 한다”며 “정부는 내년도 예산 집행이 시작되는 즉시 추경 편성 준비에 착수해 달라”고 밝혔다. 국회가 정부가 제출한 예산을 늘리거나 새로운 예산 항목을 만들려면 정부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야당은 정부 동의를 거치지 않기 위해 감액만 한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시켰다. 이를 두고 내수 진작 등을 위해선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당장 추경 편성에 나서라고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예산안 감액으로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정부안 대비 3조8000억 원 줄어드는 등 재정건전성이 다소 개선됐지만 추경 편성이 실제 이뤄지면 다시 적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화정책은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발이 묶였고 남은 건 재정정책뿐”이라며 “정치 상황 탓에 내수 침체가 예상되는데 연말 대목을 앞두고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자영업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상 처음으로 감액 예산안이 확정됐지만 일각에선 일단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 하나가 해소된 건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정이 어찌됐든 예산안이 통과됐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하나 줄었다”고 했다.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제품사용 설명서에 집중력 및 기억력을 향상시킨다고 표시한 바디프랜드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10일 ‘아제라 플러스’ 안마의자를 판매한 바디프랜드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46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바디프렌드는 2021년 3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사용된 아제라 플러스 제품의 사용설명서에 브레인 마사지 프로그램이 ‘집중력 및 기억력을 향상’시킨다거나 ‘집중력 등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표시했다. 공정위는 해당 표시 내용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에 의해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바이노럴 비트(Binaural Beats)와 같이 전문적인 분야에 대해서까지 알기 어려워 사업자가 제시한 정보를 더 깊게 신뢰하게 되므로, 브레인 마사지 프로그램이 집중력·기억력 향상에 실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오인하거나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노럴 비트는 특정 소리로 뇌의 뇌파를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공정위는 이러한 표시가 거짓·과장의 표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광고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을 사용설명서에 추가적으로 기재하는 것과 같이 우회적인 방법으로 거짓·과장된 정보를 생산하는 행위를 적발해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KDI는 9일 내놓은 ‘12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이 가져올 영향들은 평가에 반영하지 않았다. 정치적 혼란으로 촉발된 국내외 리스크를 제외하더라도 경제 여건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KDI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을 수출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KDI는 “수출은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의 양호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높았던 증가세가 다소 조정되는 모습”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국제 통상환경 악화는 수출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내수 둔화·부진 판단도 이어갔다. KDI는 “상품 소비는 다수의 품목에서 소매판매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부진한 모습”이라며 “건설투자 부진도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경북 포항 영일만 앞 심해에 석유, 가스가 묻혀 있는지를 확인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부산항 남외항에 입항했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9일 오전 6시경 입항한 웨스트 카펠라호는 부산외항에 정박한 뒤 보급기지인 부산신항으로부터 7∼8일간 시추에 필요한 자재들을 선적할 계획이다. 보급 작업을 마치면 이달 중 시추 해역으로 출발해 본격적인 시추 작업에 들어간다. 정부는 해수면 아래 1km 이상을 파내야 하는 만큼 시료 암석층을 확보하는 데는 약 2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수검층(mud logging) 작업은 세계 1위 시추기업인 슐럼버거가 맡는다. 이수검층은 시추 과정에서 채굴되는 암석과 가스 등의 성분을 분석, 기록해 지층 구조를 파악하는 작업이다. 해양 시추 기업인 노르웨이 시드릴사 소속 드릴십인 웨스트 카펠라호의 최대 시추 가능 깊이는 3만7500피트(1만1430m)다. 웨스트 카펠라호의 길이는 748.07피트(228m)이고 너비와 높이는 각각 137.8피트(42m), 62.34피트(19m)다. 2008년 12월 삼성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드릴십으로 그간 주로 동남아와 서아프리카 해역에서 작업해 왔다. 그러나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내년 ‘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의 시추 예산 확보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말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내년 예산 감액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는데,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첫 시추 사업 예산 497억 원은 전액 삭감됐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오르기 전까지 야당을 대상으로 첫 시추 예산의 필요성을 설득해 나갈 방침이다.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증시안정펀드를 비롯한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지 바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9일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를 통해 “가용한 모든 시장안정조치들이 즉각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기재부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정치적 상황의 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기관이 더욱 긴밀한 비상 공조·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주식시장과 관련해 밸류업 펀드 중 300억 원이 이미 투입됐고, 이번 주에 700억 원, 다음 주에 300억 원이 순차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다음 주에는 3000억 원 규모의 2차 펀드가 추가 조성될 예정이다. 채권시장에선 국고채 긴급 바이백(조기상환) 및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즉시 시행하고, 외화자금시장에는 필요시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통해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주식과 채권, 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면서, 최대 4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및 회사채·CP 매입프로그램 등 시장안정조치를 이어가고 있다.더불어 외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구조적 외환수급 개선 방안도 이달 중 발표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국제 신용평가사와 국제금융기구, 해외투자자, 주요국 재무장관, 국제투자은행(IB) 등을 대상으로 부총리 명의 서한을 발송하고 국제금융협력 대사를 국제기구와 주요국에 파견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부결로 정국이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정부가 추진해 왔던 주요 경제정책들 역시 좌초 위기에 몰렸다. 주 52시간 예외 적용을 담은 반도체 특별법과 상속세 공제 금액을 높이는 상속세 개편안 등은 국회 통과가 이전보다 더욱 불투명해졌다. 정치 공백으로 국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되면서 관련 법 개정·제정이 필수적인 주택 공급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추진하던 반도체 특별법과 상속세 개편안 등은 국회 통과 무산 위기에 놓였다. 탄핵 정국으로 이들 법 개정이 뒷전으로 밀린 데다 여야가 극심하게 대립하면서 야당의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특별법은 반도체 기업 근로자들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 적용에서 제외하고 그 대신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부가 제출한 상속세 개편안은 자녀 공제 금액을 현재 1인당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상향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 밖에 정부의 주요 정책에도 제동이 걸렸다.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인 ‘대왕고래’는 야당이 내년 시추 사업 예산 497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내년 상반기(1∼6월)까지 100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통상 매년 12월에 발표해 왔던 내년 경제정책 방향 역시 발표 시점이 여전히 미지수다. 내수 진작 정책이 담길 예정이었지만 탄핵 정국으로 추진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정부의 주택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정부의 주택 공급 방안을 시행하려면 법 개정 및 제정이 필수적인데, 현재로선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렵게 되면서다. 정부의 8·8 공급 대책의 핵심 내용을 담은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관한 특별법’(특례법)이 대표적이다. 특례법은 정비사업 기간을 최대 3년 단축하기 위해 인허가를 단축하고 용적률 상향 등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처음 상정됐다. 여야 간 쟁점이 크지 않아 연내 상임위 통과가 기대됐지만 이번 사태로 언제 다시 논의할지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정부는 특례법 제정을 통해 2029년까지 서울 도심 정비사업 13만 채, 1기 신도시 물량 4만6000채를 조기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특례법 제정이 지연되면서 정비사업 공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기업형 장기임대 주택을 도입하기 위한 ‘민간임대주택법 개정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기업형 장기임대 주택은 정부가 올해 8월 전세사기 여파로 위축된 비(非)아파트 공급을 늘리고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내놓은 신유형 임대주택이다. 2035년까지 10만 채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주택 공급 관련 법안 처리뿐만 아니라 정부 지원이 중요한 1기 신도시 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며 “조합원들도 사업 추진에 나서기보다는 움직이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지난달 세계 식량 가격이 0.5% 올라 1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11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7.5포인트로 전달보다 0.5%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4월(128.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5.7% 올랐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이라고 할 때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국제 가격이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10월에 이어 유지류 가격지수가 전달보다 7.5% 오르며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강우로 동남시아의 생산량 감소 우려가 커지면서 팜유 가격이 올랐다. 대두유는 전 세계적인 수입 수요 증가에, 해바라기유와 유채유는 공급 감소 가능성에 가격이 상승했다. 유제품 가격지수도 139.9포인트로 0.6% 상승했다.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서유럽의 우유 생산 감소로 분유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버터와 치즈 가격도 수요 증가로 가격이 뛰었다. 반면 곡물 가격지수는 111.4포인트로 2.7% 내렸다. 작황 개선에 밀 가격이 하락했고, 쌀도 경쟁 심화로 가격이 떨어졌다. 설탕과 육류 가격지수도 각각 2.4%, 0.8% 하락했다.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에 금융주가 폭락하면서 4대 금융지주의 시총이 이틀 새 12조 원 넘게 증발했다. 금융지주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발맞춰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 가치를 높여왔는데, 비상계엄 사태로 정부 정책 추진력에 대한 심각한 의구심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도리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코스피도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이틀째 1%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B금융은 전날보다 9600원(10.06%) 내린 8만5800원에 마감했다. 신한지주(―5.50%), 하나금융지주(―3.25%), 우리금융지주(―3.77%), 기업은행(―3.50%) 등 다른 금융주들도 일제히 큰 폭으로 내렸다. 금융주들은 전날에도 많게는 5∼6%씩 빠지면서 지수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로써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의 시가 총액은 비상계엄(3일 종가) 이후 이틀 새 12조457억 원가량 감소했다. KB(6조603억 원), 신한(3조3227억 원), 하나(1조8383억 원), 우리(8243억 원)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금융권은 비상계엄으로 국가 대외 신인도에 직간접적 타격을 입으면서 다른 업종 대비 환율과 금리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금융주들이 시장의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계엄 사태와 이로 인한 탄핵 정국으로 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존 밸류업 정책의 수혜를 입었던 금융주들의 폭락세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날 전반적인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전날 대비 22.15포인트(0.90%) 내린 2,441.85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0.92% 하락 마감했다. 불법 계엄 사태로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외국인 투자가들은 4일과 5일 이틀간 코스피 시장에서 70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2.1%→1.9%)한 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가시화로 수출 둔화가 우려되는 것에 더해 계엄과 탄핵 등으로 국내 정치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증시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5.0원 오른 1415.1원에 거래됐다. 이 같은 상황은 이른바 ‘산타 랠리’로 연일 상승세를 보이는 미국 유럽 등 주요국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4일 뉴욕 증시는 경기 낙관론 등에 힘입어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8.51포인트(0.69%) 오른 45,014.04에 장을 마쳐 처음으로 45,000선을 넘었다. 정부는 시장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도 긴급회의를 열고 “과도한 불안감을 갖기보다는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냈다. 정부는 △10조 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 △4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등을 가동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한국은행도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 등 유동성 무제한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만나 현재 한국 경제·금융 시장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곧 국제 신용평가사, 우방국 경제 라인 등과도 소통하며 상황을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비상계엄 이후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해 전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소집해 시장 상황 급변에 대비한 대응 계획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최근 틱톡,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한국의 전통음식 ‘꿀떡’을 활용한 디저트 레시피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꿀떡 시리얼(ggultteok cereal)’을 검색하면 다양한 문화권의 젊은이들이 꿀떡에 우유를 부어 맛보는 영상이 쏟아진다. 김민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미주지역본부 로스앤젤레스(LA) 지사장은 “K분식에 이어 K디저트까지 해외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특히 알록달록한 모양과 쫄깃한 식감이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K콘텐츠에 등장하는 ‘떡볶이’를 시작으로 한국의 쌀 가공식품 수출이 증가하더니, 이제 ‘꿀떡’ 등 보다 다양한 제품들이 해외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수출 품목 다변화에 힘입어 올해 정부가 목표로 정한 100억 달러 농식품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올 11월까지 90억 달러를 넘어선 수출액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올해 1∼11월 농식품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8.1% 증가한 90억5000만 달러(약 12조7696억 원)라고 밝혔다. 이는 15개월 연속 증가로 1∼11월 기준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라면과 과자류, 음료, 쌀 가공식품 등의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보이며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30.0% 증가한 11억3840만 달러를 나타냈다. 과자류는 16.5% 늘어난 7억570만 달러, 음료는 14.9% 증가한 6억930만 달러로 집계됐다. 냉동 김밥과 즉석밥, 떡볶이 등 쌀 가공식품은 2억75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39.3% 늘었다. 농식품부는 세계 각국에서 K푸드 수요가 증가하고 미국과 중국 등 각국 대형 유통매장에 입점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 외 커피 조제품도 2.8% 증가해 처음으로 3억 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또 한국의 대표 주류인 소주와 서로 다른 술을 섞어 만든 혼성주도 미국 주류 전문 매장 입점과 중국 내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수출액이 각각 9600만 달러, 9억1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3.7%, 6.1% 늘어난 수치다. 아직 규모는 작지만, 브라질에서는 혼성주 수출액이 1년 전보다 216.4%, 몽골에서는 맥주 수출액이 72.7% 증가하기도 했다. 신선 농산물 중 김치는 대형 유통매장 입점 덕에 수출액이 3.9%, 포도는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 새로운 수출길이 열리면서 20.2% 늘었다. 시장별로 보면 대(對)미국 수출이 20.0% 증가한 14억4000만 달러였다. 중국은 13억7770만 달러로 7.0% 증가했으며, 유럽은 25.3% 증가한 6억195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이기원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푸드테크학과장)는 “K푸드가 기술과 융합돼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면 대한민국의 주력 수출 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한화생명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10년 만기 5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으로 총 4000억 원 모집에 1조4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한화생명은 4.0~4.5%의 금리를 제시해 4.45%에 목표액을 채웠다.12일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인 한화생명은 최대 8000억 원의 증액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1946년 설립된 국내 첫 생명보험사인 대한생명보험에서 출발한 한화생명은 2002년 한화그룹에 편입됐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정부와 금융당국은 4일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등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고 비상대응체계 가동을 준비했다. 불확실성 해소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는 설명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 브리핑에서 “정부는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경제와 기업의 경영 활동, 국민의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경제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국제신용평가사, 미국 등 주요국 경제 라인, 국내 경제단체, 금융시장과 긴밀히 소통하고 신속하게 상황을 공유하겠다”며 “실물경제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24시간 경제금융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동성 투입도 준비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이날 금융감독원장, 금융공공기관 등 유관기관장, 금융협회장들과 ‘금융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며 “10조 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 등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채권시장·자금시장에는 총 4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을 최대한 가동해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회사 외환건전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증권금융을 통한 외화유동성 공급 등을 통해 환율 상승에 따른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위험 등에도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각 기관에도 철저한 대응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거래소 등 증권유관기관들은 투자심리 안정 노력과 함께 주가조작, 공시위반, 시세조종 등 시장질서 교란 행위를 차단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각 금융협회에는 건전성 강화와 충분한 외화유동성 확보도 주문했다. 정책금융기관들에는 서민, 소상공인,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탄력적인 자금 공급 대응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와 관계기관은 금융시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시장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단행할 것”이라며 “국민들께서도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정부가 국내에서 쌀이 남아도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생산되는 장립종 쌀 재배 검토에 나섰다. 쌀 소비의 감소와 공급 과잉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 쌀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장립종 쌀 재배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립종 쌀은 국내에서 재배해 아프리카로 수출 할 수 있으며, 동남아 출신 등 국내 체류 외국인의 취향에 맞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쌀 과잉 생산 대응 대책을 마련 중이다. 올해 말 발표 예정인 이번 대책에는 쌀 재배 면적 축소와 쌀 가공식품 수요 확대 등과 더불어 새로운 쌀 품종 개발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벼는 생태적 특성에 따라 장립종인 ‘인디카’형과 단립종인 ‘자포니카’형으로 구분된다. 한국에서 주로 재배하고 있는 통일형은 두 품종을 합쳐서 개량한 품종이다. 주로 인도와 동남아 등 아열대 지역에서 재배되는 인디카형은 찰기가 적고 푸석한 쌀이다. 자포니카형은 일본 등 온대 지역에서 재배되는 찰기가 많은 쌀을 말한다. 통일형은 인디카형와 자포니카형을 교잡해 만든 것으로 두 가지 품종의 중간 형태를 띠고 있다. 인디카형 장립종 쌀은 국내에서 재배기술 개발이 초기 단계에 있다.현재 국내 쌀 생산은 통일형을 포함한 단립종 위주로 장립종의 생산 기반은 미미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장립종의 국내 재배를 늘리는 것을 쌀 공급 과잉 문제의 해결책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4kg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쌀 생산량은 370만 t으로 9만5000t이 과잉 생산됐다. 정부는 장립종 쌀을 재배할 경우 현재 국내에서 소비 중인 통일형 쌀 재배 면적을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수확된 장립종 쌀은 해외로 수출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즉석밥과 냉동밥 등 K푸드 가공식품 소비는 증가 추세인 가운데 장립종이 쌀 수출의 새로운 효자 상품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프리카에서 주로 소비되는 쌀의 종류는 장립종으로 ‘K라이스벨트’(쌀 생산 부족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아프리카 국가에 벼 생산 단지를 조성하는 공적개발원조) 사업용 종자로도 장립종 벼가 보다 적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프리카의 쌀 소비량은 매년 6%씩 증가하고 있으나 주요 쌀 소비국의 자급률은 낮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내년부터 장립종 품종·상품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농식품부는 2026년부터 장립종과 가공용 품종 등을 재배하는 수출 및 가공용 생산단지를 시범 구축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전남 해남에서 장립종을 시범 재배 중이며, 국내 생산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단계”라며 “향후 농업인들이 장립종 재배를 통해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측면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SK텔레콤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2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총 1500억 원 모집에 1조255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3년물 700억 원 모집에 7300억 원, 5년물 500억 원 모집에 3000억 원, 10년물 300억 원 모집에 225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SK텔레콤은 개별 민간채권 평가회사 평균금리(민평 금리) 기준 ±3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의 금리를 제시해 3년물은 ―3bp, 5년물은 1bp, 10년물은 ―5bp에 목표액을 채웠다.11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SK텔레콤은 최대 3000억 원의 증액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1984년 3월 한국이동통신서비스로 설립된 SK텔레콤은 국내 무선통신 시장과 유선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1위, 2위를 차지하고 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