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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사흘간의 연휴를 하루 앞둔 14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일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동시다발적 집단감염으로 방역당국에 초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감염 확산의 조짐은 그전부터 감지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휴 시작 전부터 국민들의 이동량이 늘었고 위험시설로 분류된 영화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급증하는 등 곳곳에서 경각심이 느슨해졌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9일 브리핑에서 “15일 이후 일주일이 채 안 돼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온 것은 8월 초부터 지역 확산이 이뤄져 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 외출 자제 호소에도 150만 명 영화 관람 코로나19 환자가 급증세를 보이기 전인 7월 말∼8월 초부터 이미 국민들의 이동량과 다중시설 이용 횟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과 SK텔레콤이 휴대전화 이용자의 이동량을 분석한 결과 신천지예수교 사태로 1차 유행이 한창이던 올해 2월 24일∼3월 1일 일주일간 이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70.6%였다. 하지만 이달 10∼16일엔 작년 동기의 99.6%까지 올랐다. 시민들의 이동량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중위험시설인 영화관을 찾는 방문객도 크게 늘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97만2576명이던 관람객 수가 이달 들어선 19일까지 715만9016명이나 됐다. 8월 3∼9일 일주일 동안에만 전국에서 3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영화관을 찾았다. 7월 진행된 제13차 코로나19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국내 확산 상황이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이 전달에 비해 28%포인트 줄었다. ‘내가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 비율은 전체의 12%밖에 되지 않았다. 바이러스 확산이나 감염 우려에 대한 경계가 약해진 것이다.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 사람 수도 줄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월 말∼6월 초 하루 최대 1만8000여 명에 달했던 검사자 수는 계속 줄어 8월 초엔 4000∼1만 명 수준이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일평균 확진자 수에 별 차이가 없어 역학조사를 받는 숫자는 비슷한데 검사를 받으러 제 발로 찾아오는 사례가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7말 8초’ 기간의 이 같은 방심이 바이러스의 ‘조용한 전파’로 이어졌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무증상 환자가 많고 전파력이 높은 코로나19 감염병의 특성상 감염 환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 확진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한 15∼17일 연휴기간까지 이어졌다. 이틀 연속 1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 14, 15일 시민들의 이동량은 4074만 건으로 일주일 전인 8일의 3538만 건보다 15% 이상 많아졌다. 이날은 방역당국이 브리핑을 통해 “외출과 모임을 자제하고 과하게 느껴질 정도로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켜 달라”고 한 날이었다. 방역당국의 호소에도 연휴 사흘 동안 전국 영화관에 15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렸다. 강원과 제주 등 관광지도 연휴 사흘 동안 붐볐다. 15∼17일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3만4712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11만9863명)보다 12.4%나 많았다. 사흘간 강원 강릉시의 15개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은 12만9722명이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국민들의 방역 준수 의식이 느슨해지고 있다”며 “지금 고삐를 다잡지 않으면 큰 고비가 올 것”이라고 했다. ○ 정부도 ‘이중 메시지’로 위기 자초 정부가 방역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정세균 국무총리는 “심신이 지친 국민과 의료진에 조금이나마 휴식의 시간을 드리고 내수 회복의 흐름도 이어가기 위해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곧이어 국무회의에서 공휴일 지정안이 의결됐다. 일부 부처는 연휴를 앞두고 외식·공연·여행 할인쿠폰을 발행하기도 했다.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고 외식·여행 쿠폰을 뿌린 건 ‘방역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놀러 다녀도 된다’고 하는 이중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조건 방역을 강화하기보다는 방역과 관련된 명확한 기준과 지침을 세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방역 단계별 기준을 좀 더 정밀하게 다듬고 단계마다 운영이 가능한 시설과 불가능한 시설도 명확한 기준을 두고 나눠야 한다”고 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강동웅·김소민 기자}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 참가자 중 최소 19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집회 당일 부산 대구 등 14개 시도에서 올라온 참가자만 최소 7800명.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참가 규모는 파악조차 불가능하다. 수도권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경북 6명, 부산과 대전 각 2명 등 전국적으로 확진자 19명이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사랑제일교회와 관련이 없는 참가자로 알려졌다. 각 지자체가 파악한 집회 참가 규모는 이보다 훨씬 많다. 대구·경북 3000여 명을 비롯해 부산 1000여 명, 대전 750여 명, 충북 500여 명, 강원 300여 명이다. 대부분 지자체는 참가자를 태운 전세버스 회사를 통해 규모를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명단까지 확보한 곳이 많지 않다. 어쩔 수없이 이행 명령 등을 통해 참가자들의 ‘자발적 검사’에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지자체 연락을 받아도 참가 사실을 부인하는 등 검사 기피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방역당국의 진단검사와 역학조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감염에 대해 치료비 환수, 손해배상 등 구상권을 적극 행사하겠다”고 경고했다. 1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97명. 이번 유행이 시작된 이후 일일 확진자 수로는 가장 많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623명으로 늘었다. 전날보다 166명 증가했다. 관련 확진자가 발생한 곳은 고위험시설을 포함해 최소 114곳으로 집계됐다. 기업체 44곳을 비롯해 학교·학원 33곳, 사회복지시설 10곳, 의료기관 9곳, 어린이집·유치원 7곳 등이다. 확산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최근 2주간(6~19일)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101.9명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2주간 일평균 100명 이상’은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시행을 결정할 주요 기준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더블링(doubling)’, 즉 신규 확진자 수가 전날의 2배를 넘는 게 일주일에 2회 이상 발생하는 경우다. 3단계가 시행되면 모임 기준이 10명으로 강화된다. 사실상 경제활동와 일상생활이 ‘봉쇄’ 수준으로 제한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거리 두기) 상향 여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 기초지자체 3곳 중 1곳꼴인 80개 시군구에서 발생하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는 이달 2∼12일 방문자가 등록 교인의 2.9배가 넘는데, 이런 특이한 구조가 확산의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18일 파악됐다. 전국에서 오가는 방문자들이 많다 보니 교회에서 한번 감염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감염 경로마저 파악하기 어려워 ‘깜깜이 감염’이 전방위로 펼쳐지는 양상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8일 오후 10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날보다 253명 증가한 572명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관련 확진자가 나왔다. 또 경기, 인천, 충남, 강원, 경북, 전북 등 전국 80개 시군구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시군구가 226개임을 감안하면 전체의 35.4%에 이른다. 12일 첫 환자가 발견된 지 불과 6일 만이다. 서울시 등 방역당국은 사랑제일교회 방문자 중 등록 교인 비율이 유독 낮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교회 측이 17일 서울시에 제출한 ‘교인·방문자 명단’에 따르면 현재 사랑제일교회의 등록 교인 수는 917명이다. 2∼12일 11일간 사랑제일교회 방문자(교인 포함) 수는 2668명(중복자 제외)으로 등록 교인 수보다 2.9배 이상 많다. 방대본이 현재 소재를 파악한 검사 대상 교인과 방문자 3436명 가운데 서울 거주자는 1971명이다. 경기도가 890명, 인천이 132명, 경북이 77명, 충남이 57명 등으로 비(非)서울 지역이 42%에 달한다. 서울시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방문객들이 사랑제일교회에서 주관하는 집회나 소모임, 부흥회 등에 참석하기 위해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몰려들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평소 교회 주변에서는 전세버스를 타고 지방에서 단체로 올라온 방문객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고 한다. 또 서울시가 3월 사랑제일교회에 외부 집회금지 명령을 내리자 기존 집회 참가자들이 전광훈 담임목사(64)가 교회에서 주관하는 관련 모임에 대거 몰려든 것도 전파 가능성을 높인 요인으로 지적된다. 현행 초동 방역 대응은 자치구 중심으로 지역 간 확산 차단에 주안점을 두는데 사랑제일교회처럼 외부 방문자의 유입이 많을 경우 방역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이지훈 easyhoon@donga.com·이미지 기자}

“현 상황을 대규모 유행의 초기 단계라 판단하고 있다.” 7개월 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끌어온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사진)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긴장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만큼 지금의 감염 상황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다시 폭증하고 있다. “방역당국 입장에서 말씀드리기 참 송구한 내용이긴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누구든 감염될 수 있다는 게 참 무서운 말인 것 같다. 지난주 들어 국내 유행 상황이 돌변했다. 그 전주만 하더라도 해외 유입 사례 차단이 저희 방역당국의 핵심 과제였지만 몇 개의 교회를 통한 집단 발병으로 국내 감염이 급속도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상황은 얼마나 위험한가. “(코로나19의) 전파 속도가 워낙 빠르고 대부분 면역이 없기 때문에 한번 노출되면 감염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대규모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것이 2차, 3차 전파로 이어질 경우 ‘마치 둑이 무너지듯이’ 방역과 의료 대응에 한계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역에 미치는 부담은 어느 정도인가. “확진자 1명당 접촉자 수가 평균 10∼20명 이상이다. 밀접접촉자 이외에도 같은 공간에 있었던 분들은 다 검사를 수행하기 때문에 다중이용시설에 장시간 머무른 경우 노출자 규모가 상당히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명을 조사하면 발병 2일 전부터 발병 5일 후까지 일일이 확인해야 되기 때문에 방역 역량이 쫓아가기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지금 이 유행을 꺾지 않으면 방역 역량만 가지고서는 유행을 통제하기 어렵다.” ―현재 가장 시급한 조치는 무엇인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 집단 발병의 접촉자 명단을 시급히 파악해 검사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현재 가장 위험도가 높다고 파악되는 종교시설이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게끔 관리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사랑제일교회 측에서 진단검사 결과를 문제 삼는데…. “‘보건당국에서 검사를 하면 모두 다 양성이 나온다’라는 거짓뉴스가 전파되고 있다고 들었다. 결코 사실이 아니다. 방역당국의 검사 결과는 조작이 불가능하고 그럴 이유도 없다.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교인들 생명도 위험해지고,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방역당국을 믿고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 달라.”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 대응은 방역당국이나 의료계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모든 국민이 같은 마음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수칙을 지켜야만 현재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불요불급한 모임과 회식, 단체행사는 취소해 달라. 종교 활동, 각종 회의 등도 가급적 비대면으로 전환해 주시라. 특히 밀폐된 실내에서 마스크 없이 식사, 대화하는 것을 피해 달라. 밖에서 열심히 쓰다가 실내에 들어가서 마스크를 벗거나 턱에만 걸치면 아무 (방역) 효과가 없다.”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역 수칙을 소개한다면…. “가장 좋은 것은 카페와 같은 장소를 방문하지 않는 것이다. 가더라도 음료를 마시는 순간을 빼고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화를 나눠야 한다.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거나 손 위생을 철저히 하는 등 기본을 지키는 것만이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7일까지 나흘 연속 1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인구가 2500만 명에 이르는 수도권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하고 있어 방역당국의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최근 수도권 집단감염은 올 2, 3월 신천지예수교(신천지) 때에 비해 장년층과 노년층 환자가 많은 데다 폭염까지 더해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 집단감염 50대 이상 비율 높아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12∼16일 5일간 발생한 전체 확진자(801명) 중엔 50대(158명)와 60대(154명)가 많았다. 70대(64명)와 80대 이상(20명)까지 합치면 50대 이상 비율은 절반 가까이 된다. 코로나19 확진자 치사율은 17일 현재 50대가 0.58%, 60대 1.97%, 70대 8.75%, 80대 이상 24.32%다. 역대 최장의 장마가 끝난 뒤 시작된 무더위도 방역당국엔 부담이 되고 있다. 고령층은 코로나19뿐 아니라 온열질환에도 취약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여름철 온열질환으로 건강상 피해를 볼 수 있는 계층이 코로나19 고위험군과 정확히 겹친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와 온열질환은 증상이 비슷해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분류하는 초기 과정에 혼선이 빚어질 수도 있다. 무더위 때문에 에어컨이 켜진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는데 환기가 잘 이뤄지지 않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으면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민들의 방역의식이 느슨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17일 “2, 3월 대구경북 지역 집단감염 사태 때보다 의료 대응 역량은 높아졌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긴장도가 떨어져 거리 두기를 통한 감염병 확산 차단에는 어려움이 더 크다”고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며 전파력이 강해지는 것도 위험 요소다. 신천지 집단감염에선 비교적 초기 유형인 V형 바이러스가 주로 검출됐다. 하지만 서울 이태원 클럽 발병을 전후해 이보다 6배가량 전염력이 높은 GH형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유행 중이다. 17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는 전염력이 최대 10배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변종 바이러스(D614G)가 발견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변이의 내용을 확인한 뒤 백신 개발의 연관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치료병상 빠르게 줄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격리병상 수는 빠르게 줄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6일 오후 8시 기준 수도권의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1479개 중 752개(50.8%)만 남아 있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797개(53.9%), 하루 전인 15일에는 858개(58.0%)가 있었다. 하루 사이에 병상 100개 이상이 채워진 것이다. 의료계에선 코로나19 환자의 80%가량을 입원 치료가 필요 없는 경증환자로 보고 있다. 생활치료센터에 수용돼야 할 경증환자들이 병원 병상을 차지하면 정작 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들의 입원이 지연될 수 있다. 올 2, 3월 대구경북 지역 대유행 당시 병상 부족으로 확진자 3명이 입원을 기다리다 사망했다. 양유선 건강보험공단 정책연구원 박사는 “경증환자를 생활치료센터로 보내야 중증환자를 위한 병상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의료진의 피로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도 우려하고 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과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이 간호사와 보건소 공무원 등 코로나19 치료·방역 인력을 공동으로 조사해 11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의료진의 33.8%가 ‘감정 고갈’ 등을 경험했고 69.7%는 업무 중 울분을 터뜨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강도가 강하다’고 답한 비율이 73.9%, ‘코로나19 업무로 건강이 악화됐다’는 비율은 45.2%였다.김상운 sukim@donga.com·이미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0여 명 발생한 경기 파주시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에 대해 방역당국은 마스크 착용 등 기본 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당시 오랜 장맛비의 영향으로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다. 외부 습도가 높은 탓에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실내에는 에어컨이 가동 중이었다. 환기 상태가 미흡한,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이 가동되면서 공기 중 비말(침방울)의 이동거리를 늘렸고, 집단 감염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반면 마스크를 쓴 직원과 고객은 진단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환기가 덜 된 상태에서 에어컨이 가동됐더라도 마스크 착용을 강조했다면 감염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곳뿐이 아니다. 최근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휴가철까지 맞으면서 방역에 대한 시민들의 경계심이 크게 무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일상 공간을 중심으로 번지는 수도권 유행 상황을 감안할 때 기존 수칙을 조금 더 과도한 수준으로 지킬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다. 가장 중요한 건 직장 학교 등 아무리 익숙하고 편한 공간이라도 실내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점이다. 마스크를 착용해도 사회적 거리 두기는 지켜야 한다. 최소 1m 이상은 간격을 유지하는 게 좋다. 엘리베이터처럼 ‘초밀접’ 접촉이 일어나는 공간이라면 마스크를 썼어도 비말이 튈 수 있는 대화를 자제해야 한다. 공용 공간에서 물건을 사용할 때는 가급적 직접 접촉을 자제하거나 접촉 후 손을 씻는 게 좋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손을 씻으러 화장실에 가다가 다른 사람과 접촉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만일을 위해 손 소독제를 휴대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무더운 날씨라 해도 실내 환기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방역당국은 에어컨을 켜더라도 2시간에 한 번 이상 환기할 것을 권한다. 지하 등 환기가 불가능한 밀폐시설에서는 모든 이용자가 마스크를 써야 한다. 에어컨 가동 시에는 바람이 사람 몸에 직접 닿지 않게 하고 바람 세기도 약하게 하는 게 좋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집회는 당연히 피해야 한다. 서울 서초구는 29일까지 법원과 검찰청 등이 밀집해 있는 반포대로를 포함해 주요 도로 4곳과 보도에서의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하기로 했다. 앞서 서울시도 2월 종로구 광화문광장과 청계광장, 중구 서울광장의 주변 도심(광장 및 주변 차도와 인도 등)을 집회 금지 구역으로 설정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의료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상황이다.” 7개월 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끌어온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17일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그만큼 현 상황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지금 수도권 상황을 어떻게 보나. “현 상황을 대규모 유행의 초기 단계라 판단하고 있다.” ―어느 정도로 위험한가. “(코로나19의) 전파 속도가 워낙 빠르고 대부분 면역이 없기 때문에 한 번 노출되면 감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대규모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것이 2차, 3차 전파로 이어질 경우 ‘마치 둑이 무너지듯이’ 방역과 의료대응에 한계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역에 미치는 부담은 어느 정도인가. “확진자 1명당 접촉자 수가 평균 10~20명 이상이다. 밀접접촉자 이외의 같은 공간에 있었던 분들은 다 검사를 수행하기 때문에 다중이용시설에 장시간 머무른 경우 노출자 규모가 상당히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명을 조사하면 발병 2일 전, 발병 5일 후까지 일일이 확인해야 되기 때문에 방역 역량이 쫓아가기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지금 이 유행을 꺾지 않으면 방역 역량만 가지고서는 유행을 통제하기 어렵다.” ―현재 가장 시급한 조치는 무엇인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 집단발병의 접촉자 명단을 시급히 파악해 검사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현재 가장 위험도가 높다고 파악되는 종교시설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게끔 관리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사랑제일교회 측에서 진단검사 결과를 문제 삼는데… “‘보건당국에서 검사를 하면 모두 다 양성이 나온다’라는 거짓 뉴스가 전파되고 있다고 들었다. 결코 사실이 아니다. 방역당국의 검사 결과는 조작이 불가능하고 그럴 이유도 없다.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교인들 생명도 위험해지고,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방역당국을 믿고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 달라.”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 대응은 방역당국이나 의료계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모든 국민이 같은 마음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수칙을 지켜야만 현재의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불요불급한 모임과 회식, 단체행사는 취소해 달라. 종교 활동, 각종 회의 등도 가급적 비대면으로 전환해 주시라. 특히 밀폐된 실내에서 마스크 없이 식사 대화하는 것을 피해 달라. 밖에서 열심히 쓰다가 실내에 들어가서 마스크를 벗거나 턱에만 걸치면 아무 (방역) 효과가 없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6일 낮 12시 기준 249명으로 늘었다. 하루 사이에 무려 190명이 추가됐다. 교인 4000여 명 중 800명가량의 검사가 진행됐는데 확진율이 25%에 이른다. 교인 4명 중 1명꼴이어서 확진자가 계속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126명), 파주시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42명) 관련 확진자도 하루에 20명 안팎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기 양평군 마을 잔치 집단 감염은 서울 강남구 골드트레인(투자회사) 관련 전파였다. 수도권에서 시작된 ‘감염 고리’는 전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와 대전, 강원, 충남 등에서 수도권 교회발 감염이 확인됐다. 부산과 광주에서는 경로가 불분명한 집단 감염이 진행 중이다. 현재 상황은 올 2, 3월 대구경북의 신천지예수교(신천지) 확진자 폭증 때와 비슷하다. 정부 공식 집계 기준으로 최근 사흘간 확인된 신규 확진자는 548명. 13일(0시 기준) 56명에서 14일 103명, 15일 166명, 16일 279명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지금까지 확산 속도만 놓고 보면 신천지 사태 초기보다 빠르다. 하루 발생이 가장 많았던 때는 신천지 확진자가 급증하던 2월 29일 909명이다. 지금의 확산 속도를 방역이 따라가지 못하면 신천지 사태처럼 의료 시스템의 과부하로 이어지고, 사망자가 급증하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된다. 대구경북의 인구는 약 500만 명, 수도권은 약 2500만 명이다. 그만큼 현 상황이 심각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재 양상은 대규모 재유행의 초기 단계”라고 규정하며 “현재 확산을 최대한 통제하지 않으면 전국적 전파와 급격한 환자 증가로 심각한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는 16일부터 2주간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시작됐다. 방역당국은 서울 경기 주민의 타 시도 이동 자제도 권고했다. 상황이 악화되면 2주가 되기 전에라도 3단계로 격상될 수 있다. 아직 거리 두기 3단계는 시행된 바 없다. 부산시는 17일부터 거리 두기 2단계를 시행한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7월 말∼8월 초 휴가철에 장마가 겹치면서 국민들의 이동량과 실내 접촉이 늘었다”며 “초중학교 개학이 시작되는 이번 주가 큰 고비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편 복지부와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15일 서울 광화문광장 집회에 교인들과 함께 참가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16일 경찰에 고발했다. 또 검찰은 전 목사가 보석 조건을 위반했다며 법원에 보석 취소를 청구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국민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대단히 비상식적 행태”라며 “국가 방역 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밝혔다.이미지 image@donga.com·박효목·위은지 기자}

14∼16일 사흘간 국내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48명. 대구경북의 신천지예수교(신천지)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확진자가 나오던 3월 초 ‘1차 대유행’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중 수도권 환자는 462명이다. 수도권 집단 감염은 이미 타 지역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방역당국이 예상한 가을이 오기도 전에 ‘2차 대유행’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지방, 동시다발 확산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3일(0시 기준) 56명이었지만 불과 사흘 만에 5배 규모인 279명으로 늘었다. 앞서 대구경북에서 1차 대유행이 벌어졌을 때도 신천지 환자가 나온 뒤 확진자가 늘긴 했지만 2월 18일 2명, 19일 34명, 20일 16명, 21일 74명으로 초반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확진자 증가세가 가파른 것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이동량이 많은 수도권의 특성 때문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경북 유행 때는 신천지만 관리하면 됐던 반면 수도권에는 교회를 비롯해 카페와 식당, 사무실 등 다양한 곳에서 동시에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며 “수도권 인구 밀집도 등을 감안할 때 대구경북 때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확산 속도뿐 아니라 번지는 범위도 훨씬 넓다. 주말 새 다른 지역에 ‘n차 감염’을 일으켰다. 광주 남구에서는 40대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기 파주시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 충주시에서는 서울 대형교회에 다니는 30대 아들과 여행을 다녀온 50대 부부가 16일 확진됐다. 지방에서 확산되는 감염도 심상치 않다. 16일에만 부산 6명, 광주 8명, 충남 5명 등 수도권 외 지역에서 3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7월 26일∼8월 8일 2주간 전체 신규 확진자 평균이 33.5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비수도권 환자의 증가세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결국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R0) 값도 15일 기준 1.31로 올랐다. R0란 감염병 환자 1명이 전염시킬 수 있는 사람 수를 뜻한다. 대구경북 유행 이후 한동안 국내 코로나19 R0 값은 1 미만이었다. 3∼16일 2주간 신규 환자 중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의 비율도 이달 초 6%대에서 12.3%로 훌쩍 뛰었다. ○ 7말8초 휴가, 느슨해진 경계심 확진자가 급증한 원인으로는 ‘7말8초’ 휴가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계심 약화가 꼽힌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내주고 휴가와 외식을 장려하는 등 경각심을 풀라고 사인을 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경기 지역의 경우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상향됐다. 당장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다시 ‘무관중’ 경기로 돌아갔다. 박물관 등 공공시설 이용객은 최대 수용 인원의 30% 이하로 제한된다.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모임과 행사는 열 수 있지만 강화된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헌팅포차 등 12종 고위험시설의 운영은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방역 강화를 조건으로 일종의 유예기간을 준 것이어서 거리 두기 상향의 실효성 논란도 제기된다. 확진자 급증에 따른 병상 부족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6일 기준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은 서울 35.3%, 인천 33.0%, 경기 67.7%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지정 생활치료센터 2곳 입소 인원은 15일 기준 31명(정원 440명)이다. 중증환자 치료 병상도 97개(총 339개)가 비어 있다. 하지만 최근 2, 3일 확진자 증가세를 감안할 때 서둘러 병상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지 image@donga.com·송혜미·황규인 기자}

7일 전국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예고했던 파업을 진행했다. 일반 의사가 아니라 수련 중인 전공의들이 파업을 벌인 것은 2000년 의약분업, 2014년 원격의료 및 영리병원 추진 반대 등 최근 20여 년 동안 단 두 차례뿐. 응급실, 분만실을 포함한 필수의료 인력까지 모두 참여한 전면파업은 2000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14일에는 국내 최대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파업도 예정돼 있다. 의협은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안을 계속 추진할 경우 다음 달 2차 총파업까지 강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의대 정원 확대안의 후폭풍이 거세다. 의대 정원을 늘려 의사 수를 더 확충해야 한다는 정부에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가올 가을 및 겨울에 우려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2차 유행을 앞두고 의료계의 협조가 절실한 정부는 절충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확대 방침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 정부 “의사 4000명 늘려 의료 불균형 해소”지난달 23일 보건복지부는 현재 3058명인 의대 정원을 올해 고교 2학년이 입시를 치르는 2022학년도부터 10년간 3458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것은 2006년 이후 16년 만이다. 매년 400명씩 10년간 뽑으니 2031학년도까지 의사가 총 4000명 더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400명 중 △300명은 지역에서 최소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하는 지역의사 △50명은 감염내과, 소아외과 등 특수전문 분야 의사 △나머지 50명은 바이오·메디컬 분야 의과학자로 뽑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의사 수가 전반적으로 부족하고, 일부 필수 분야 인력은 더 부족하다는 게 정부가 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이유다. 실제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 수는 2017년 기준 2.3명(한의사 포함)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4명에 크게 못 미친다. 나라별로 봐도 독일(4.3명), 스웨덴(4.1명)은 물론이고 의사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영국(2.8명)보다도 적다. 더 큰 문제는 지역 간 불균형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은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가 3.1명, 강원은 1.8명, 경북은 1.4명이다. 지역 간 격차가 2배가 넘는다. 전국 의사의 절반 이상이 면적으로는 전체 국토의 10%에 불과한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6일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응급질환이나 뇌졸중 같은 뇌질환 사망률이 강원 영월군의 경우 서울 동남권보다 2배 이상 높다”며 “어느 지역에 살든 우수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인기 분야 인력 부족도 심각하다. 지난해 전문의 약 10만 명 가운데 감염내과 전문의는 277명, 소아외과 전문의는 48명이었다. 임상이 아닌 다른 필수 분야나 의과학 분야에는 의사가 더 없다. 올 7월 질병관리본부가 밝힌 본부 내 의사 역학조사관은 5명. 의약품, 의료기기 산업 등 의료산업에 종사하는 의사 과학자는 2017년 전국을 통틀어 67명이었다. 이에 정부는 2022년부터 뽑는 4000명을 꼭 필요한 지역과 분야의 인재로 키울 계획이다. 3000명은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뽑는다. 이들은 의대 재학기간 장학금을 받는 대신에 의사면허 취득 후 10년간 지역에서 필수의료(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의사로 근무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기고 다른 지역이나 다른 분야 병원에서 근무할 경우 의사 면허를 취소당하거나 장학금을 반납해야 할 수도 있다. 특수 전문 분야, 의과학 분야 1000명은 대학에 관련 인재 양성을 조건으로 정원을 배정할 계획이다. 특히 역학조사관 등 공공보건의료 인력의 경우 2024년까지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을 설립해 이곳에서 집중 양성할 예정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의료계 “기피 지역과 분야의 처우 개선 먼저”의료계도 지역과 분야 간 격차가 크다는 정부의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그 해법이 의사 증원만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대한의사협회 김대하 홍보이사는 “이탈리아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4.0명이지만 의료의 질 저하 문제가 심각하고, 이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참담한 피해로 나타났다”며 “OECD 통계에 나온 의료지표를 종합적으로 보고 해석해야지, 의사 수만 보고 증원을 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 2017년 OECD 통계 가운데 의료접근성을 반영하는 국토 면적당 활동의사 수는 우리나라가 10km²당 12.0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많다. 국민 1인당 의사 상담건수도 16.6회로 OECD 평균인 6.8회의 2배 이상이다. 의료계는 낮은 수가, 왜곡된 전달체계 같은 근본적인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놔두고 의사만 증원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기피 지역이나 기피 과목이 생기는 이유는 높은 위험 대비 낮은 보상 때문인데, 투입 인력을 늘려봐야 해당 지역이나 분야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개인의원을 운영하는 한 지역 출신 의사는 “인구도 적고 수익도 적은 지역에서 쭉 일하려는 의사가 몇이나 되겠느냐”며 “지역의사로 선발된 인력도 의무복무 10년을 마치면 결국 수도권으로 올라와서 지역 쏠림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가산수가 등 지역의료체계 개선 필요정부도 의료계의 우려를 모르는 게 아니다. 정부는 의사 증원과 함께 지역가산수가 도입, 지역 우수병원 육성 등 지역의료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중장기 대책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김헌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6일 브리핑에서 “10년 뒤 얼마나 많은 의사가 지역에 남아 일하도록 할 수 있느냐에 이번 정책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가급적 해당 지역에서 학생을 뽑고 지자체와 함께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김 이사는 “근무지역과 전공을 강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의료인이 자유의지에 따라 합리적 선택을 하도록 하고, 그 결과가 사회의 공익으로도 연결될 수 있도록 정교한 제도설계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저출산은 단순히 인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가 겪는 고통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5일 열린 ‘저출산의 인문학적 통찰’ 종합토론회에 참석한 박경숙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저출산을 단순히 인구가 줄어드는 측면에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사회 여러 문제가 종합돼 나타나는 결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종합토론회는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주관했다. 저출산의 인문학적 통찰을 위한 4차례 토론회의 마지막 자리였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 교수,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이선미 서울여대 기초교육원 교수,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김미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최윤경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참석했다. ○ ‘설국열차’ 같은 사회가 저출산 불러와이번 토론회는 기존에 정책적, 통계학적으로만 접근해 오던 저출산을 인문학적으로 고찰해 그 근본 원인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지난 4차례 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저출산의 역사적 배경과 성·지역·계층 간 불균형이 저출산에 미친 영향 등을 살펴봤다. 박 장관은 5일 종합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청년의 불안은 가중되고 새로운 사회로의 전진은 가속화하고 있다”며 “더 늦지 않게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근본적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한국 사회의 성장·발전주의, 가부장적인 가족주의가 저출산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데 공감했다. 박 교수는 지난 발표 내용을 종합하며 “신자유주의 경쟁체제에서 계층화가 심화됐고, 생존의 욕구는 더 치열해졌다. 그 와중에 가족주의도 더욱 팽배해지면서 가족과 재생산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상황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성장과 발전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와 혈통·남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가족주의 가치가 부딪히면서 남녀 모두에게 출산과 결혼이 부담스러운 과제가 됐다는 것이다. 저출산의 해결을 위해서는 이 같은 우리 사회의 가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기존의 세대·성별·도농 간 불균형에 대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배움·노동·돌봄·여가가 균형을 이룰 수 있게 삶의 공간을 개선하고 소득을 안정시키며 관계를 촉진하는 제도들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위원도 “본인의 삶이 만족스럽고 본인이 사는 공간이 개선되면 사람은 자연스레 돌봄에 눈을 돌리게 된다”며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제안했다. 그는 “지금의 우리 사회는 설국열차처럼 계층이 나뉘어 있다”며 “지방균형발전 정책과 신혼부부 등에 대한 맞춤형 거주지원 정책으로 삶과 공간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 디지털·그린뉴딜에 맞춘 인구정책 필요지금까지의 저출산 극복 노력이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연구위원은 “저출산에 많은 돈을 투입하고 왜 성과가 없냐는 비판이 많은데 정말 충분한 예산과 노력이 투입됐는지 의문”이라며 “영유아 교육·보육뿐 아니라 일·생활 균형, 삶의 질 개선을 포함한 보다 포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김중백 교수도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년 앞당기거나 육아휴직이 어려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종사자를 지원하는 등 추가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 연구위원은 저출산뿐 아니라 고령화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일본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데 12년 걸렸는데 우린 7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며 “빠른 고령화와 저출산이 엉키면서 어떤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김기봉 교수는 “초저출산은 장기적 안목에서 문명의 대전환기에 일어나는 과도기라고 볼 수 있다”며 저출산에 적응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농촌 인구 감소, 고령인구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며 “국가 프로젝트로 제시된 디지털·그린뉴딜에 맞춘 인구정책 과제 개발을 제안한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강원 홍천군 캠핑장과 서울 강남구 커피전문점 집단 감염의 연관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캠핑장 확진자 1명이 같은 커피전문점을 이용한 것이 확인됐지만 감염을 일으킬 만한 접촉 상황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방역당국은 서울 강남 일대에 ‘깜깜이 감염’을 일으킨 새로운 경로가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캠핑장 확진자 중 가장 먼저 증상이 나타난(7월 26일) A 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2시경 커피전문점에 들렀다. 당시 커피전문점에는 손님 8명이 참석한 회의가 진행 중이었다. 이 중 B 씨 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조사 결과 A 씨와 B 씨가 앉은 좌석 거리는 약 3m였고 둘은 서로 등을 지고 앉은 상태였다. 보통 비말(침방울)이 닿을 수 있는 거리는 최대 2m. 그나마 서로 마주 본 상태일 때 감염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두 사람이 함께 머물렀던 시간은 30분에 불과했다. A 씨는 여성, B 씨는 남성이라 화장실 내 접촉 가능성도 낮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확보한 자료와 구술 조사 내용을 볼 때 (감염을 일으킬 만한) 접촉지점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제3의 경로’를 통한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확진자 중 상당수의 동선이 강남 일대에서 많이 확인되고 있다”며 “확진 전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19일간(7월 17∼8월 4일) 신규 확진자 중 강남 일대에 동선이 있는 확진자는 51명에 이른다. 이 기간 국내 지역사회 신규 확진자는 287명. 확진자 6명 중 1명이 강남구를 돌아다닌 셈이다. 최근 2주간 조사한 신규 확진자 607명 가운데 감염원을 찾지 못한 이른바 ‘깜깜이 감염’은 39명(6.4%)이다. 한편 5일 충북도에 따르면 3, 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 30대 우즈베키스탄인 6명 가운데 5명이 지난달 31일 청주시 흥덕구 신율봉공원에서 열린 이슬람교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외국인 341명이 모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우즈베키스탄인들의 감염 경로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이미지 image@donga.com·김소민 / 청주=장기우 기자}

“저출산은 단순히 인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가 겪는 고통의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5일 열린 ‘저출산의 인문학적 통찰’ 종합토론회에 참석한 박경숙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저출산을 단순히 인구가 줄어드는 측면에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사회 여러 문제가 종합돼 나타나는 결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종합토론회는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주관했다. 저출산의 인문학적 통찰을 위한 4차례 토론회의 마지막 자리였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 교수,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이선미 서울여대 기초교육원 교수,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김미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최윤경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참석했다. ● ‘설국열차’ 같은 사회가 저출산 불러와이번 토론회는 기존에 정책적, 통계학적으로만 접근해오던 저출산을 인문학적으로 고찰해 그 근본원인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지난 4차례 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역사적 배경과 성·지역·계층간 불균형이 저출산에 미친 영향 등을 살펴봤다. 5일 열린 종합토론회에서 박 장관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청년의 불안은 가중되고 새로운 사회로의 전진은 가속화하고 있다”며 “더 늦지 않게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근본적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한국사회의 성장·발전주의, 가부장적인 가족주의가 저출산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데 공감했다. 박 교수는 지난 발표 내용을 종합하며 “신자유주의 경쟁체제에서 계층화가 심화됐고, 생존의 욕구는 더 치열해졌다. 그 와중에 가족주의도 더욱 팽배해지면서 가족과 재생산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상황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성장과 발전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와 혈통·남성을 중요히 여기는 가족주의 가치가 부딪히면서 남녀 모두에게 출산과 결혼이 부담스러운 과제가 됐다는 것이다. 저출산의 해결을 위해서는 이같은 우리 사회의 가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기존의 세대·성별·도농간 불균형에 대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배움·노동·돌봄·여가가 균형을 이룰 수 있게 삶의 공간을 개선하고 소득을 안정시키며 관계를 촉진하는 제도들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위원도 “본인의 삶이 만족스럽고 본인이 사는 공간이 개선되면 사람은 자연스레 돌봄에 눈을 돌리게 된다”며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제안했다. 그는 “지금의 우리 사회는 설국열차처럼 계층이 나뉘어있다”며 “지방균형발전 정책과 신혼부부 등에 대한 맞춤형 거주지원 정책으로 삶과 공간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 디지털·그린뉴딜에 맞춘 인구정책 필요지금까지의 저출산 극복 노력이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연구위원은 “저출산에 많은 돈을 투입하고 왜 성과가 없냐는 비판이 많은데 정말 충분한 예산과 노력이 투입됐는지 의문”이라며 “영유아 교육·보육 뿐 아니라 일·생활 균형, 삶의 질 개선을 포함한 보다 포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김중백 교수도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1년 앞당기거나 육아휴직이 어려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종사자를 지원하는 등 추가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 연구위원은 저출산 뿐 아니라 고령화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일본이 초고령사회 진입하는 데 12년 걸렸는데 우린 7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며 “빠른 고령화와 저출산이 엉키면서 어떤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김기봉 교수는 “초저출산은 장기적 안목에서 문명의 대전환기에 일어나는 과도기라고 볼 수 있다”며 저출산에 적응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농촌 인구감소, 고령인구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며 “국가 프로젝트로 제시된 디지털·그린뉴딜에 맞춘 인구정책 과제 개발을 제안한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국회에 출석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권력형 성범죄’로 규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수사 중인 사건”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3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래통합당 김미애 의원은 “박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은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가 맞느냐”고 질의했다. 이 장관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죄명을 규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성범죄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조사권과 수사권은 해당 부처가 담당한다. (여가부는) 수사 결과에 대해 지켜보는 입장”이라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은 “여성가족부가 아니라 ‘여당가족부’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질타했다. 다만 이 장관은 여가부가 ‘피해자’ 대신 ‘피해 고소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피해자 표현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여가부는 지난달 14일 박 전 시장 관련 첫 공식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피해 고소인이란 표현을 써서 비판을 받았다. 한편 이날 서울시는 조직 내 성차별·성희롱 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을 9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여성·시민·청년단체와 학계 등 외부위원과 내부위원 15명으로 구성된 특별대책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이미지 image@donga.com·이지훈 기자}

“영상마다 옷은 바뀌어도 신발과 가방은 잘 바뀌지 않더라고요.” 서울시 역학조사지원반에서 폐쇄회로(CC)TV 조사를 담당하는 박혜성 조사관(48·여)이 밝힌 비결이다. 서울시는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자 CCTV를 통해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접촉자를 찾아내는 별도의 전담팀을 구성했다. CCTV에서 단서를 찾고 사람을 구별하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아서다. 23년 차 공무원으로 각종 생활 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다른 시도의 특별사법경찰) 소속의 박 조사관은 4월부터 CCTV 조사팀에 합류했다. 그가 투입되고 약 한 달 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발 확산이 시작됐다. 박 조사관은 “확진자가 많이 나올 때는 하루에 8개 업소까지 방문한 적이 있다”며 “CCTV 수십 개에 촬영된 영상을 하루 종일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2000개 가까운 CCTV를 확인했다. 식당, 카페처럼 방문자가 대부분 앉아 있는 공간은 분석이 쉬운 편이다. 이때는 ‘8배속’으로 빠르게 돌려 보면서도 확진자와 접촉자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10시간이 넘는 분량의 영상을 돌려 보고 허탕을 칠 때도 있다. 확진자가 내내 CCTV 사각지대에 있는 경우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박 조사관은 “솔직히 재미있는 영상이 아니다 보니 오래 보면 졸려서 깜빡 잠이 들 때도 있다”며 “한 장면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반드시 2인 1조로 다닌다”고 덧붙였다. 가장 난감할 때는 확진자의 구술을 바탕으로 작성한 ‘심층역학조사서’ 내용이 사실과 다를 때다. 6, 7월 서울 곳곳에서 방문판매업체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때도 그랬다. 박 조사관은 “보통 구성원들이 자세한 활동을 밝히길 꺼려 정보가 부실했고, 어르신들의 기억이라 틀릴 때도 많았다”며 “CCTV 영상과 어르신들 구술 내용이 전혀 맞지 않아 접촉자를 찾기 위해 일주일 치 영상을 돌려 본 적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때도 박 조사관의 경험이 효과를 봤다. 그는 “사람들이 매일 옷은 바꿔 입어도 머리 모양과 신발, 가방은 잘 바꾸지 않는다”며 “특히 어르신들은 신발에 초점을 맞춰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최근 확진자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하루에 3, 4곳 정도 출동해 CCTV를 확인한다. 일하는 곳이 바이러스가 있는 현장은 아니지만 조사관들은 늘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박 조사관은 “내가 화면에서 놓친 접촉자가 확진자라면 정말 큰일이 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옷은 바꿔 입어도 신발과 가방은 잘 바꾸지 않더라구요” 서울시 역학조사지원반에서 ‘폐쇄회로(CC)TV’를 담당하는 박혜성 조사관(48·여)이 밝힌 비결이다. 서울시는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자 CCTV를 통해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접촉자를 찾아내는 별도의 전담팀을 구성했다. CCTV를 보면서 단서를 찾고 사람을 구별하는 일이 쉽지 않아서다. 23년차 공무원으로 각종 생활 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타 시도의 특별사법경찰) 소속이었던 박 조사관은 4월부터 CCTV 조사팀에 합류했다. 그가 투입되고 약 한 달 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발 확산이 시작됐다. 박 조사관은 “확진자가 많이 나올 때는 하루에 8개 업소까지 방문한 적이 있다”며 “CCTV 수십 개에 촬영된 영상을 하루 종일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식당, 카페처럼 방문자가 대부분 앉아있는 공간은 분석이 쉬운 편이다. 이 때는 ‘8배속’으로 빠르게 돌려보면서도 확진자와 접촉자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3, 4시간짜리 영상을 돌려봐도 허탕을 칠 때도 많다. 확진자가 내내 CCTV 사각지대에 있는 경우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피로가 누적돼 모니터를 보다가 꾸벅꾸벅 조는 경우도 있다. 박 조사관은 “사실 재미있는 영상은 아니다 보니 깜빡 잠이 들 때도 있다”며 “한 장면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반드시 2인 1조로 다닌다”고 덧붙였다. 가장 난감할 때는 확진자 진술을 바탕으로 작성한 ‘심층역학조사서’ 내용이 부실할 때다. 6~7월 서울 곳곳에서 방문판매업체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때다. 박 조사관은 “구성원들이 자세한 활동을 밝히길 꺼려서인지 역학조사 내용도 부실했고, 어르신들의 경우 기억이 틀릴 때도 많았다”며 “CCTV 영상과 어르신 조사 내용이 전혀 맞지 않아 접촉자를 찾기 위해 일주일치 CCTV 돌려본 적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때도 박 조사관의 경험이 효과를 봤다. 그는 “사람들이 매일 옷은 바꿔 입어도 머리모양과 신발, 가방은 잘 바꾸지 않는다”며 “특히 어르신들은 신발에 초점을 맞춰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최근 확진자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하루에 3, 4곳 정도 출동해 CCTV를 확인한다. 일하는 곳이 바이러스가 있는 현장은 아니지만 조사관들은 늘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박 조사관은 “내가 화면에서 놓친 접촉자가 확진자였다면 정말 큰일이 난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기여하고 있다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서울시의 방조 의혹 등에 대해 만장일치로 직권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인권위는 30일 오전 전원위원회실에서 최영애 위원장과 박찬운 이상철 정문자 상임위원 등이 참석한 ‘제26차 상임위원회’를 열고 박 전 시장의 성희롱 등에 대한 직권조사 실시에 전원이 찬성했다. 인권위는 “피해자가 28일 위원회에 직권조사를 요청해와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른 직권조사 요건 등을 검토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직권조사는 7명 안팎으로 구성하는 전담 팀을 꾸리기로 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조사의 전반적인 사항은 정문자 상임위원 소관의 ‘차별시정위원회’에서 전담할 예정”이라 했다. 조사팀은 △박 전 시장에 의한 성희롱 등 행위 △서울시의 성희롱 등 피해에 대한 묵인 방조와 그것이 가능했던 구조 △성희롱 등 사안과 관련한 제도 전반과 개선 방안 △선출직 공무원에 의한 성희롱 사건 처리 절차 등을 다각도로 조사할 계획이다. 여성가족부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점검단은 28일부터 이틀간 벌인 서울시 현장 점검 결과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 방안이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피해자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직원을 지정하고 피해자 보호 지원 계획을 조속히 마련할 것 등을 시에 요구했다. 미래통합당은 이와 관련해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통합당은 30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정재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등 원내외 인사 11명이 참여하는 특위 구성을 의결했다. 이 교수는 여가부 여성폭력방지위 민간위원도 맡고 있다.박종민 blick@donga.com·이미지 기자}

여성가족부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서울시를 현장 점검한 결과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 방안이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가부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점검단은 28일부터 이틀간 벌인 서울시 현장 점검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점검에는 여가부 공무원과 법률·노무·상담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서울시는 피해자 A 씨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와 지원 방안을 아직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가부는 “성희롱 성폭력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 관련 부서가 많아 이 과정에서 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 우려가 있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종합적으로 실행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여가부는 피해자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직원을 지정하고 피해자 보호 지원 계획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여가부는 “2018, 2019년 서울시 성희롱 고충상담원의 약 70%가 교육을 받지 않아 피해자 보호와 사건 처리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희롱 고충상담원들에 대한 신속한 교육과 전문성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고위직을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에 관한 특별교육을 실시할 것도 요구했다.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던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사진)이 23일부터 이틀간 휴가를 다녀왔다. 올 1월 19일부터 주말도 없이 186일간 근무 후 첫 휴가였다. 29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이달 중순 인사혁신처는 휴가 기간 분산 등 공무원 휴가 지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질본 직원들은 쉽게 휴가를 가지 못했다. 수도권과 광주 등지의 지역 감염 규모는 줄고 있었지만 러시아 선원 등 해외 유입 확진자가 꾸준히 이어진 탓이다. 질본 관계자는 “직원들이 휴가를 가지 못하는 걸 본 정 본부장이 ‘내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직원들도 갈 수 있겠다’고 하더니 곧바로 이틀간 휴가를 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라크 내 한국인 근로자 귀국 등 현안 탓에 정 본부장은 23, 24일 오전에 열린 방역회의에 참석했다. 온전하게 쉰 건 24일 오후부터 토요일인 25일까지였다. 정 본부장은 자신이 브리핑 때 강조한 것처럼 집과 근처에만 머물며 ‘휴가 방역’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본부장은 29일 “(휴가 때) 가족과 산책하고 식사하는 등 모처럼 일상을 잘 보냈다”고 말했다. 앞서 정 본부장은 이달 초 한 방송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끝나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부산에 온 ‘러시아 선원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부산항을 벗어나 지역사회로 번졌다.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러시아 원양어선 페트르 1호(7733t·승선원 94명)에 승선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국내 선박수리업체 직원의 접촉자가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접촉자 A 씨는 24일 확진 판정을 받은 수리업체 한국인 직원과 함께 거주하는 여성이다. 부산항으로 들어온 러시아 선원발 감염이 수리업체 직원을 거쳐 지역사회 감염으로 이어진 것이다.○ ‘러시아 선원발’ 지역사회 감염 우려 현실로 A 씨의 확진으로 26일 0시 기준 페트르 1호 관련 감염자 수는 모두 9명으로 늘었다. 페트르 1호에 올랐던 수리업체 직원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건 23일이다. 24일 직원 5명의 감염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고 25일에도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의 확진 판정으로 수리업체 직원이 아닌 지역사회 감염자가 처음 나온 것이다. 우려했던 러시아 선원발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하면서 방역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확진 판정을 가장 먼저 받은 수리업체 직원 1명의 접촉자만 가족, 친인척, 직장 동료 등 156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리업체 나머지 확진자들의 접촉자도 적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을 통한 추가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달 20일부터 수리, 하물 선적 등 우리 국민과 대면 접촉 가능성이 높은 러시아 선박에 대해서는 선원 전원에 대해 진단검사를 하고 있다. 7월 들어서만 확진 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원이 78명이다. 25, 26일 이틀(각각 0시 기준) 새 신규 확진자는 171명을 기록했는데 이 중 132명이 해외 입국 환자다. 이라크에서 들어온 건설근로자 중 코로나19 확진자도 26일 오후 1시까지 75명으로 확인됐다. ○ 정부, “외국인 치료비 본인 부담 추진” 해외 입국 환자는 이달 들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 7월 1∼25일(발생일 기준) 신규 확진자 중 해외 입국 환자가 692명으로 전체(1300명)의 53.2%를 차지했다. 월별 누적치에서 해외 입국 환자가 국내 지역사회 환자를 넘어선 것은 해외 입국자 전원에 대해 격리를 의무화한 4월 이후 처음이다. 5월과 6월에는 각각 189명(25.9%)과 335명(24.9%)으로 전체 환자의 20%대에 불과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간(7월 11∼24일) 하루 평균 해외 입국 환자 수는 31.4명으로 직전 2주간의 19.6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문제는 최근 입국자 가운데 외국인 비율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7월 10∼16일 일평균 입국자 4388명 중 외국인은 1922명(43.8%), 17∼23일은 4399명 중 2027명(46.1%)이다. 이전까지는 입국자 중 재외국민이나 동포가 많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외국인이 절반에 이르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거주지가 없는 해외 입국자가 이용하는 자가격리시설(임시생활시설)도 25일 기준 전체 객실 3434개 중 74.3%(2550개)가 찬 상태다. 정부는 해외 입국 환자 증가로 치료비 부담이 커짐에 따라 외국인에 대해서는 입원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하도록 하는 법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6일 “앞으로는 해외 유입 외국인 환자에 대해 입원치료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본인이 부담하도록 하되, 외교관계를 고려해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정부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외국인에 대해서도 입원치료비를 전액 지원해왔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6일 브리핑에서 “해외 입국자는 14일간의 격리를 통해 국내 확산을 차단하는 목적이 이미 달성됐다는 점과 외국인 환자 증가로 방역과 의료체계에 부담이 커지는 문제 등을 고려해 치료비 지원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제도 여건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했다. 격리 조치를 위반한 외국인 등에 대해 본인 부담을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이미지 image@donga.com / 부산=조용휘 / 김소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