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

이진영 논설위원

논설위원실

구독 197

추천

안녕하세요. 이진영 논설위원입니다.

ecolee@donga.com

취재분야

2025-11-23~2025-12-23
칼럼100%
  • [실용기타]블로거 2명과 ‘허핑턴포스트’ 만든 담대女 허핑턴

    타이밍은 좋았다. 저자가 2005년 창간한 허핑턴포스트가 창간 7년 만인 지난달 퓰리처상 수상자를 냈다. 허핑턴포스트 미디어그룹의 회장인 저자에 대한 궁금증이 최고조에 달할 때 이 번역서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기대한 만큼 실망도 커진다. 여성용 자기계발서여서, 블로그를 기반으로 시작했던 인터넷 신문을 주류 언론 못지않은 영향력 있는 매체로 키워낸 성공담은 빠져 있다. 원저가 나온 해도 허핑턴포스트 창간 이듬해인 2006년이어서 회사 얘기를 길게 할 내용도 없을 때였다. 책의 메시지는 제목 그대로 ‘담대해지라’는 것(원문엔 ‘fearless’로 나온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온갖 두려움을 극복해낸 저자의 개인사다. 1950년 그리스 아테네 언론인 집안에서 태어난 저자는 어려서는 큰 키(13세에 177cm)와 긴 코가 콤플렉스였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케임브리지 유니언’이라는 토론 클럽에서 활동할 때는 ‘우스꽝스러운’ 그리스식 이름과 억양 때문에 놀림을 받았다. 1986년 마이클 허핑턴 공화당 상원의원과 결혼하고 1997년 이혼할 때도 그는 두려웠고, 이혼 후 진보진영의 대표 논객으로 정쟁에 뛰어든 뒤로는 온갖 험담을 감당해야 했다. 2003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나갔을 땐 경쟁 후보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지칠 줄 모르는 저자에 대해 “카페인 없는 음료를 마시는 게 어떠냐”며 비아냥댔다. 52세에 블로그의 세계에 눈떠 1년 후 블로거 2명과 허핑턴포스트를 시작하면서 “살아남기 힘들 수밖에 없는 실패작”이라는 혹평에 시달렸다. 하지만 ‘담대’했던 그는 이 모든 어려움을 이기고 자기 이름을 내건 신문사를 알짜배기 회사로 키워낸 뒤 창사 6년 만에 공룡 인터넷 기업 AOL에 3억1500만 달러(약 3560억 원)를 받고 팔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언론인답지 않게 각종 통계를 출처와 연도 없이 인용한 부분은 아쉽다. 책날개의 ‘2012년 온라인 매체로는 최초로 퓰리처상 수상’이라는 문구는 사실과 다르다. 비영리 인터넷 언론 ‘프로퍼블리카’가 온라인 매체로는 처음으로 2010년 이 상을 받았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2-05-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제경영]엘리트 집단을 이기는 ‘다양성’의 비밀

    크라우드소싱이란 대중(crowd)에게 문제의 해결책을 아웃소싱(sourcing)하는 것이다. 크라우드소싱 사이트 ‘이노센티브’는 포천 500대 회사들과 과학자 14만 명을 연결해준다. 옥석이 섞여 있는 외부의 과학자들을 활용하면 엘리트 연구원들이 모인 사내 연구개발(R&D)팀에 의존했을 때보다 문제를 해결할 확률이 30% 높아진다. 유튜브의 성공에도 크라우드소싱의 원리가 작동한다. ‘조회수’로 나타나는 대중의 평가 체계가 없다면 유튜브는 쓸모없는 영상들을 잔뜩 모아놓은 잡동사니에 지나지 않는다. 크라우드소싱은 집단지성의 개념과 맞닿아 있다. 저자는 집단지성의 성공 비결이 ‘대중’이 아닌 ‘다양성’에 있다고 지적한다. 여럿이 모여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이 서로 이질적이어야 ‘집단지성’도 성립한다는 것이다. 원서가 출간된 게 2008년이다. 광속으로 변화하는 비즈니스 세계를 감안하면 번역본이 늦게 나왔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2-04-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거북선, 도산서원, 동의보감, 일성록, 수원화성… ‘빅 히스토리’ 연대표 프로젝트에 들어간다

    거북선 도산서원 동의보감 등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추진해온 ‘빅 히스토리 연대표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크로노줌 사이트(www.chronozoomproject.org)’에 들어간다. 빅 히스토리(Big History·거대사) 연대표 프로젝트는 태초의 빅뱅(Big Bang)부터 현재까지 인류 전체의 역사를 하나의 연표에 작성하는 작업. MS는 최근 크로노줌 사이트를 무료로 공개했다. MS의 연구소인 MS리서치의 래인 존슨 수석연구원은 27∼29일 서울 이화여대 LG컨벤션홀과 이화캠퍼스복합단지(ECC)에서 열리는 제2회 아시아세계사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크로노줌의 작업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한다. 빅 히스토리는 국가별로 역사를 조망하면서 발생하는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대륙별, 더 나아가 지구 전체를 하나의 역사로 조망하는 새로운 연구 경향이다. 단지 역사 연구의 시공간적 범위를 확대하고 통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주와 지구의 형성, 생명체의 등장과 인간의 출현, 그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호작용까지 모두 포괄한다. 인문학을 넘어 생물학, 진화학, 천체물리학, 유전학 등 자연과학 분야와의 교류가 필수적인 대표적인 융합 학문이다. MS는 137억 년 전 빅뱅부터 현재까지 세계의 주요 문화유산이나 역사적 사건의 내용과 영향, 역사적인 찬반 논쟁, 사진 및 동영상 자료를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 한국 역사의 경우 거북선 도산서원 동의보감 일성록 수원화성 등 5가지를 시험판(비공개)에 담았으며, 북한의 역사란은 공백으로 남겨 두었다. 조지형 이화여대 지구사연구소장은 “인류 역사를 한 번에 조망하도록 가시화함으로써 거대사적 관점에서 사람들이 세상을 인식하도록 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MS는 빅 히스토리의 창시자인 데이비드 크리스천 호주 매쿼리대 교수 겸 이화여대 석좌교수와 공동으로 미국의 각 대학에 빅 히스토리 수업을 도입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빅 히스토리를 교양필수 과목으로 지정한 미국 도미니칸대의 사례도 소개된다. ‘아시아의 글로벌 교환 네트워크’와 ‘아시아의 대안적 근대성’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아시아세계사학회가 주최하고 이화여대 지구사연구소가 주관하며 동아일보가 후원한다. 데니스 플린 미국 퍼시픽대 교수가 ‘1590년대 전후 한국의 동아시아 교역-글로벌 수입과 수출의 모형화’, 근대성 연구의 세계적 석학인 아리프 딜릭 미국 듀크대 명예교수가 ‘근대성을 역사적으로 생각하기’,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이 ‘외계충격 대재난설과 새로운 역사해설’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이 밖에 △유럽과 아시아에서 나타난 합병과 관련한 다양한 논점들을 다루는 ‘근대 세계에서의 합병 비교 연구’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혹은 아시아 내에서 발생했던 다양한 형태의 이주를 분석하는 ‘이주와 디아스포라’ △‘재스민 혁명: 일본과 남한, 중국, 대만, 그리고 아랍의 경험’ △‘실크로드와 몽골, 그리고 문화적 연결’ 등을 주제로 20여 개국 학자들이 참여해 16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다.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 2012-04-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제경영]혁명가? 쿠바 경제 살린 체 게바라

    너무 잘생겼기 때문일까. 검은 베레모에 쿠바산 시가 몬테크리스토를 물고 있는 그를 우리는 티셔츠, 열쇠고리, 심지어는 여자 속옷을 통해 질리지도 않고 소비한다. 그에 관한 책들도 아르헨티나의 의사로 안락한 삶을 버리고 남미 여기저기서 게릴라 투쟁을 벌인 무장 혁명가의 드라마틱한 인생에만 주목하기 일쑤다. 그러나 영국 런던정경대 경제사학과 박사인 저자는 체 게바라에게서 ‘스타일’을 벗겨낸 뒤 중남미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 이후 쿠바 경제의 밑그림을 그린 경제 관료로서 게바라의 면모를 조명했다. 게바라는 피델 카스트로 혁명 정부의 2인자로서 자본주의 쿠바를 사회주의 체제로 바꿔놓는 중심 역할을 담당했다. 산업부흥부장으로 토지개혁과 산업 국유화를, 국립은행 총재로 화폐개혁을, 산업부 장관으로 예산재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저자가 게바라 혁명 경제학의 핵심으로 소개하는 것이 소비에트 모델과 시장 사회주의 모델의 대안으로 제시한 예산재정 시스템이다. 소비에트 모델의 집중화와 관료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집중적 요소를 줄이고 노동자들의 자율을 보장하는 계획관리 체제다. 그는 자본주의를 배척하면서도 선진 자본주의의 기술을 도입하는 유연함을 보였고, 전자공학과 자동화가 생산력 발전에 기여할 것을 내다볼 줄도 알았다. 쿠바 경제사에서 게바라의 기여도를 재평가하는 작업은 쿠바 혁명을 실패로 규정하는 ‘쿠바학 연구자(Cubanologist)’들의 결론을 반박하는 것이 된다. “게바라의 지도 아래 쿠바 경제는 안정을 되찾고 산업을 다각화했으며 성장을 달성했다”고 평가한 저자는 쿠바 혁명의 성과를 긍정하는 ‘쿠바주의자(Cubanist)’의 전형이다. 쿠바 정부의 문헌과 게바라의 혁명 동지 60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토대로 내놓은 이 책은 쿠바 경제사를 내재적으로 접근한 한계를 드러내지만 쿠바주의자들의 논리를 들여다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2-04-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문사회]논어 20편의 구절 따라 배우는 공자

    공자(孔子) 전성시대다. 문화혁명의 광풍 속에 ‘비림비공(批林批孔·린뱌오와 공자 비판)’의 표적이 됐던 ‘반동’ 공자는 21세기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부활했다. 공자 죽이기에 나섰던 중국 정부는 블록버스터 영화 ‘공자, 춘추전국시대’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공자의 집과 사당도 새로 단장했다. 한국에선 고전 읽기 붐의 선두에 공자가 있다. ‘논어’를 소재로 한 인문서 외에 ‘공자, 경영을 논하다’ ‘마케팅을 공자에게 배우다’ 같은 경영서적까지 나왔다. ‘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는 역사학자 이덕일 씨가 “공자의 말과 삶에 현재적 역사성을 부여하려는 시도” 끝에 나온 책이다. 은(殷)나라의 후예로 노(魯)나라에서 태어나 주(周)나라로 돌아가자고 주창하다 은나라 사람으로 세상을 뜨기까지 학자와 정치가로 살아온 공자의 일생을 ‘논어(論語)’ 20편의 구절로 따라간다. 한국사학자인 저자는 공자의 여러 면모를 설명하면서 그와 연관된 한국사 속의 인물을 불러낸다. ‘학이시습(學而時習·배우고 때로 익히다)’에서 호학(好學)군주 정조를, ‘선부후교(先富後敎·부유하게 한 후 가르친다)’에서 애민군주 세종의 식위민천(食爲民天·백성은 밥을 하늘로 삼는다)을 언급하는 식이다. 제5편 ‘공야장(公冶長)’의 ‘불여호학(不如好學·배움을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조선 중후기의 시인 김득신(1604∼1684)이 나온다. 김득신은 ‘사기(史記)’의 ‘백이열전(伯夷列傳)’을 11만3000번 읽은 공부벌레였다. 제15편 ‘위령공(衛靈公)’의 ‘인불양사(仁不讓師·인에 대해서는 스승에게도 양보하지 않는다)’는 공자도 비판의 대상이 될 정도로 자유로웠던 ‘공자학단’의 학풍을 엿볼 수 있는 구절이다. 여기서 반어적으로 나오는 인물이 조선 후기의 문신 윤휴(1617∼1680)다. 주자학을 절대적인 사상으로 떠받들던 시기에 윤휴는 “천하의 이치를 어찌 주자 혼자 알고 나는 모른다는 말이냐”고 반박하다 사형을 당했다. 저자가 가장 많이 언급하는 인물은 조선 후기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1762∼1836)이다. 당시 조선은 군약신강(君弱臣强)의 나라였고 2500년 전 공자가 살았던 노나라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저자는 ‘위령공’편의 ‘유교무류(有敎無類)’를 ‘가르치는 데는 계급이 없다’로 해석하고 공자가 평등사상을 옹호했다고 지적했다. 다산도 논어 주석서인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에서 ‘하늘이 사람을 내릴 때는 귀천의 구별을 두지 않았으며… 가르침이 있으면(有敎) 모두 같다(皆同). 이것이 무류(無類)다’고 했다. ‘예기(禮記)’의 ‘가정맹호(苛政猛虎·가혹한 정치는 범보다 무섭다)’에선 다산의 시 ‘애절양(哀絶陽)’이 나온다. 순조 3년(1803년) 생후 3일 된 아이가 군포(軍布)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전에게 소를 빼앗겼다는 기막힌 이야기를 듣고 쓴 시다. 책 말미에 제1편 학이(學而)부터 제20편 요왈(堯曰)까지 논어 20편의 원문이 나온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2-04-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명사가 보는 총선] 가수 조영남

    요즘 사람들은 모였다 하면 세상 돌아가는 얘기며 정치판 얘기를 단골메뉴로 꺼낸다. ‘왜 그렇게 정치가 개판이냐, 진흙탕이냐.’ 그런 자리에선 치명적으로 비판을 잘하는 사람이 그날의 스타가 되곤 한다. 이럴 땐 최소한 땅이 꺼질 듯 한숨을 크게 내쉬며 ‘큰일이야, 나라꼴… 이러면 안 되는데’ 한마디쯤 해야 어울리게 돼 있다.내 경우를 들여다봐도 마찬가지다. 나는 요즘 매일 방송국을 왔다갔다 한다. MBC에서 ‘지금은 라디오시대’라는 두 시간짜리 생방송을 최유라 씨와 함께 진행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방송노조가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에 가입되어 있는 직원들은 파업하는 동안 책상을 비워놓고 있다. 요즘은 비노조원이 방송 일을 떠맡는 방식으로 대충 진행시켜 나가고 있다. 나는 애매한 입장이다. 옳다 그르다 판단을 못한다. 왜냐하면 나는 방송국 비정규 임시계약직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궁금해서 동료 직원들한테 묻고 싶지만 제대로 묻지도 못한다. 내 앞, 내 옆에 있는 동료들이 회사 편인지, 노조 편인지 알아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동료한테 ‘야! 넌 회사 쪽이냐, 노조 쪽이냐? 파업 편이냐, 노(no) 파업 쪽이냐?’ 대놓고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까 요즘은 아예 무슨 얘기가 있다 해도 소곤소곤 수준에서 끝이 난다. 이것이 요즘 내 주변의 정치풍속도다.어찌해서 임시직이라고 자기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파업 중인데 할 말이 없겠는가. 무임금 무노동의 원칙이 지켜지고 있다는데 어찌 할 말이 없고 안타깝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래도 나는 입을 다물고 있다.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방송에 몸담고 있는 이상 내 개인 생각이든 속생각이든 정치에 관련된 얘기든 밖으로 드러내선 안 된다.이런 때에 며칠 전 동아일보로부터 이번 선거에 대해 한 말씀 써 달라는 정중한 원고청탁을 받았다. 나는 할 말이 없다며 즉시 사양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정치색을 드러낼 수 없는 소위 공인의 입장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질기다. 할 말이 없다는 내용의 글도 환영한단다. 나는 ‘아! 그럼 이참에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해왔던 얘기나 털어놔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단한 건 아니다.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우리 정치는 글렀어, 만날 싸움질이나 하고 만날 흙탕질이야’ 흥분을 하지만 나는 좀 다른 구석이 있다.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는 ‘꼭 그런 건 아닌데’를 마음속으로 되뇌곤 한다. 이건 그냥 내 생각이다. 광복 이후에 태어나서 이승만 시대부터 지금의 이명박 시대까지 쭉 살아오며 느낀 거다.우리나라 국민처럼 정치에 잘 대처하는 국민도 없고 우리나라 정치인처럼 혼신을 다해 정치를 잘하는 경우도 없다. 그 방면엔 단연 세계 최고다. 국회에서 방방 날며 치고받고 할 때도 나는 생각한다. ‘세상에 얼마나 애국심이 강하면 저토록 방방 날아다니며 팔다리를 휘두르실까.’ 동아일보 독자들이여! 믿어주시라. 나는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니다. 추호도 어느 한편에서만 들어주십사하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는 보수도 오케이, 진보도 웰컴이다. 총선거가 코앞이다. 아무나 당선돼도 상관없다. 왜냐하면 하나같이 나라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말 그대로 애국 청년들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 최고! 쭉쭉 나가라!가수 조영남}

    • 2012-04-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300자 다이제스트]美언론거목 이지 스톤 평전

    월터 리프먼과 함께 미국 언론의 양대 거목으로 꼽히는 이지 스톤(1907∼1989)의 평전. 역대 대통령과 깊은 관계를 맺었던 리프먼과 달리 스톤은 철저한 아웃사이더였다. 46세에 주류 언론사를 박차고 나와 1인 주간지 ‘I. F. 스톤 위클리’를 창간해 굵직한 특종들을 쏟아냈다. 공산권 독재자들에게 너그러웠다는 비판도 받았는데 6·25전쟁에 대해서는 ‘이승만 대통령이 북한의 공격을 고의적으로 유도했다’고 주장했다가 후일 번복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원제는 ‘All governments lie’로 스톤이 ‘좋은 기자가 되기 위해 딱 세 마디만 기억하면 된다’며 했던 말이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2-03-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佛 여성에 ‘보고스’는 할리우드 스타와 동급

    “레인이 프로듀싱한 엠블랙의 비디오를 꼭 봐야 해. …그리고 SS501도 볼만하지. 이 애들은 모두 엄청 잘생겼어.”(프랑스 파리에 사는 30대 초반 여성·예술학 석사) “동방신기와 SS501의 뮤직비디오를 대형 화면에 돌비 5.1시스템으로 아직 다 보질 못했네! …내 남친을 내보내야겠어. 지후와 재중을 보고 즐기는 건 여자들끼리 아님 혼자 할 일이지.”(프랑스 남부에 사는 30대 중반 여성·정보기술 엔지니어) 한류 열기가 뜨거운 프랑스에서 여성 팬들의 남자 한류 스타 소비 실태를 분석한 논문이 나왔다. 홍석경 프랑스 보르도3대학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한국언론학보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 ‘프랑스의 한국 아이돌 문화 여성 팬덤과 성 담론에 대한 연구’이다. 홍 교수는 연구를 위해 프랑스의 한국 드라마(한드) 팬덤 초기인 2005년 개설된 한드 팬 사이트 ‘도라마월드’의 게시물을 분석하고 일부 회원을 심층 인터뷰했다. ‘도라마월드’의 회원은 대부분 25∼45세 여성이다. 이들은 어려서 일본 만화를 보고 자라 일본 드라마를 보다 한드에 빠지게 된 1세대와,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을 통해 아이돌이 출연한 한드를 즐기게 된 2세대 팬으로 구분된다. 이들은 한국의 꽃미남 아이돌을 ‘보고스(bogosse)’라고 부른다. 프랑스어로 ‘잘생긴’이란 뜻의 형용사인 ‘beau’와 ‘아이’를 뜻하는 ‘gosse’를 이용해 만든 단어다. 팬들은 보고스가 나오는 뮤직비디오를 되풀이해 보고, 이들의 드라마 속 노출 장면을 캡처해 사이트에 게시하고, 다른 멤버들과 함께 댓글을 달며 ‘팬질’을 즐긴다. 홍 교수는 보고스 팬들이 팬질을 통해 느끼는 시각적인 쾌락은 기존의 영화 이론에서 나온 그것과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영화 이론에서 시각적 쾌락이란 남성을 주체로 하며, 영화관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매혹적인 여자 배우의 신체를 훔쳐보는 것을 말한다. 이에 비해 보고스 팬들의 팬질은 여성의 시각을 주체로, 개방된 공간에서 이뤄지는 ‘일상생활 속의 백일몽’이라는 것이다. 홍 교수는 “영화의 시각적 쾌락이 로맨틱 판타지를 강조하는 내러티브에서 벗어나기 힘든 반면, 디지털 고화상으로 유통되는 드라마와 뮤직비디오는 내러티브로부터 욕망의 대상을 자유로이 떼어내 다양한 형태로 가공하면서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프랑스 한류 팬들이 보고스의 남성상을 할리우드가 그려낸 동양 남성의 전형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여긴다는 점에 주목했다. 할리우드 영화나 드라마에서 아시아 남자 배우는 무술엔 능하지만 여성을 매혹시킬 수 없는 유아적 존재로 나오지만 보고스는 훌륭한 패션 감각과 로맨틱한 이미지를 겸비한, 춤과 노래까지 되는, 할리우드 스타 못지않은 매력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홍 교수는 할리우드 콘텐츠 속의 남성과는 다른 보고스에 프랑스 여성들이 열광하는 현상을 “다문화와 혼종성에 대한 열망”이라고 해석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2-03-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이진영]뉴스 다이어트

    우리는 왜 뚱뚱한가. 누구 책임인가. 어떻게 뺄 것인가. 얼마 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에서는 세 남자의 다이어트 논쟁이 벌어졌다. 주제는 정보비만(infobesity). 함량미달의 정보를 과식하고 내 입맛에 맞는 정보만 편식하느라 사리분별력이 둔해진 환자가 늘었다는 문제의식이 이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선 저커맨 MIT 시민미디어센터 소장, 인터넷 활동가인 클레이 존슨, 그리고 영양학자인 션 캐시 미국 터프츠대 교수였다. 화제의 신간 ‘인포메이션 다이어트’의 저자인 존슨 씨는 정크푸드처럼 정크정보가 있다고 했다. 선정적이고 편파적이며 싼값에 만들고 소비하는 콘텐츠다. 그는 가공식품이 그러하듯 생산자의 ‘가공’을 거친 정크정보도 해롭다고 했다. 그러면서 폭스뉴스를 예로 들었다.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백인 여성들 때문에 골치 아픈 오바마’라는 정크정보로 둔갑시켰다는 것이다. 이런 정보는 소비할수록 무지해지는 역설이 성립된다. 선택의 여지가 많으면 내 귀에 거슬리는 소리는 안 듣게 된다. 정보를 클릭하는 행위는 투표하는 것과 같아 많이 본 정보는 더욱 활발히 유통되고 남들의 정크정보 소비를 부추기게 된다. 나의 잘못된 정보 섭취가 사회 분열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이다. 저커맨 소장은 생산자가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식품에 영양성분 표시를 하듯 정보 상품에도 성분 표시를 해 소비자의 건강한 정보 섭취를 돕는 ‘미디어미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를테면 ‘주제는 정치. 팩트 70%에 추측 30%. 재료는 정부 통계자료와 전문가 아무개 진단’ 식으로 표시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식품 영양성분 표시 문제를 연구해온 캐시 교수는 정보 다이어트에 회의적이다. 몸에 나쁜 줄 알면서도 정크푸드를 먹는 사람들이 정신건강을 염려해가며 정크정보를 마다하겠느냐는 것이다. 또 정보 성분을 대체 어떻게 표시하며, 누가 이 일을 할 것이냐고도 반문했다. 정보 상품의 특성상 정부가 이를 주도하기는 어렵다. 논쟁을 지켜본 미국인들도 몸에 좋은 정보 소비를 권장하자는 발상이 다양한 취향에 부응하는 다매체 시대에 역행할뿐더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규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다이어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절감하는 분위기다. 정보가 범람하는 한국은 정보비만의 가능성도 높다. 디지털 기술 덕에 값비싼 장비 없이도 누구나 정보를 만들어 유통시킬 수 있다. ‘나는 꼼수다’가 인기를 끌자 ‘나는 꼽사리다’ 같은 유사 상품이 줄을 잇는다. MBC ‘뉴스데스크’를 제작하던 기자들이 뛰쳐나와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만들고 있다. 기존 언론이 편파 보도한다고 욕하던 사람들은 자기들도 자의적인 가공을 통해 정크정보를 쏟아내고 있다. 다이어트엔 왕도가 없다. 과잉을 절제하고 편식하지 않으면 된다. 죽치고 앉아 정보만 들여다보느라 중요한 일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내가 맞장구칠 수 있는 정보만 골라 보는지, 가십에 낚여 정책을 검증하고 세계 동향을 전하는 소식에는 깜깜하지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부러진 화살’ 논쟁이 한창일 땐 공판 기록을 찾아보고 스스로 시비를 가려보는 것도 좋다. ‘마이클 폴란의 행복한 밥상’의 저자가 제안하는 다이어트법(음식을 먹자, 너무 많이는 말고, 야채 위주로)은 정보 다이어트에도 유용하다. 정보를 찾자, 너무 많이는 말고, 팩트 위주로.이진영 문화부 차장 ecolee@donga.com}

    • 2012-03-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해적판 외화 자막 띄우는 팬들

    수많은 국내외 영화가 불법 복제 파일로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것이 최근의 현실이다. 국내에 미처 정식 배급되지 않은 영화도 자막이 붙어 퍼져나가기 일쑤다. 영어 자막이든, 일본어든 중국어든 거의 모두 열성 외화 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팬 자막(fansubs)’이다.팬 자막 제작자들은 ‘저작권법 위반으로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있으니 포스팅한 자막을 삭제하라’는 경고의 e메일을 받기 마련이다. 돈 한 푼 받지 않으면서 엄연히 불법인 행위에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강진숙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팀은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1∼10년 경력의 팬 자막 제작자 11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강 교수팀은 이 결과를 ‘인터넷 팬덤 문화의 생산과 공유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정리해 ‘한국방송학보’ 최신호에 발표했다.인터뷰에 응한 자막 제작자들은 기업체에서 해외 영업을 담당하거나 외국어 학원 강사로 일하면서, 혹은 해외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영어 일본어 혹은 중국어에 능통해진 경우가 많았다.자막 제작은 대개 2, 3명이 팀을 이뤄 ‘번역, 싱크(Synchronization·등장인물의 대사와 자막 맞추기), 감수’의 3단계 과정을 거쳐 진행한다. 외화 1편당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3, 4주 걸린다. 자막 제작에 들어가면 잠을 줄여가며 하루 12∼13시간씩 매달린다. 자막 제작 경력 6년의 한 여성(34·회사원)은 “(바쁠 땐) 자막 프로그램을 점심시간에 띄워놓고 회사에서 한다”고 말했다.자막 제작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좋아하는 일본 연예인이 나오는 드라마가 있는데 자막이 없어서….”(37·여·회사원) “최신작이 있는데 자막이 없을 땐 처음(첫 자막 제작자)이 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24·대학생) “좋아하는 작품을 남들에게도 추천하는 거다. 팬 활동에서도 자막 제작이 최고다.”(29·회사원) 연구팀은 “국내에선 자막이 공유되는 인터넷 사이트의 규모와 자막 제작자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팬덤이 확장돼 있다”고 전했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2-02-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인과 대화 오래할수록 물질지향적 느껴”

    다문화인들은 한국 사람과 대화를 오래 할수록 한국 사회가 물질지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TV 드라마도 오래 볼수록 한국이 물질지향적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짙었다. 반면 뉴스 프로그램을 오래 시청하는 다문화인은 한국 사회가 가족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고 인식하며, 한국 사회에 대한 태도도 호의적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양혜승 경성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결혼, 취업, 유학 목적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7개국에서 한국에 건너와 사는 20세 이상 남녀 다문화인 293명을 설문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 내용은 ‘이주민의 대인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 이용이 한국 사회의 가치에 대한 인식 및 한국 사회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한국언론학보’ 최신호에 실렸다. 이 연구에 따르면 다문화인은 한국인과의 대화 시간이 길수록 한국 사회가 물질 지향적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한국 사회에 대한 태도는 호의적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이용시간에 따른 인식과 태도를 분석한 결과 TV 시청시간이 길어질수록 한국 사회가 물질지향적이며 가족이나 사회적인 가치를 덜 중시한다고 여기는 응답이 늘어났다. 인터넷 이용시간도 한국 사회가 물질지향적이라고 인식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 양 교수는 “영상 미디어와 인터넷 콘텐츠에 물질주의적 가치를 대변하는 단서들이 만연해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반면 라디오와 잡지는 한국 사회가 가족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고 인식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자는 “라디오나 잡지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소재로 삼는 경향이 있어 다문화인이 이 속에 녹아 있는 한국 사회의 가족지향적 가치를 발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TV 장르별로는 드라마를 보는 시간이 길수록 한국 사회가 물질지향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커졌다. 반면 뉴스 프로그램을 오래 볼수록 한국이 가족지향적이라고 여기며 한국 사회에 대한 태도도 호의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양 교수는 “드라마가 이미지와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통해 화려한 소비문화를 전달하는 경향이 짙다”며 “이는 한국 드라마의 등장인물 4명 중 1명꼴로 물질지향성을 뚜렷이 보여준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도 맥락이 닿는다”고 지적했다. 뉴스 프로의 경우 가족간의 사랑과 정을 저버린 비윤리적인 행위나 범죄 등을 보도함으로써 가족지향적 가치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2-02-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이진영]위키트리 2년, 위키백과 10년

    위키트리가 유명해진 계기는 ‘신라호텔 한복사건’이다. 지난해 4월 유명한 한복 디자이너가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신라호텔 뷔페식당 출입을 거부당한 사건을 가장 먼저 ‘보도’한 사이트가 위키트리였다. 위키트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하는 뉴스 사이트다. 2010년 2월 1일 개설된 지 2년 만에 전체 기사 건수가 5만6000건으로 불어났다. 트위터 이용자가 가장 많이 보는 매체로 꼽히기도 했다. 위키트리는 운영 원리가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와 같다. 하지만 무럭무럭 크는 위키트리와 달리 올 10월 창립 10돌을 맞는 한국어판 위키피디아, 즉 위키백과는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현재까지 18만6000건의 지식만을 생산했을 뿐이다. 전체 인터넷 이용자를 감안할 때 위키백과 활용도가 꼴찌 수준이라는 통계도 있다. 왜 위키트리는 되는데 위키백과는 안될까. 위키피디아의 창업자인 지미 웨일스는 “‘지식인’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네이버의 ‘지식인’은 한 가지 질문에 여러 사람이 독립적으로 답변을 나열한다. 본인이 아니면 수정할 수 없다. 반면 위키백과는 하나의 주제를 놓고 여럿이서 쓰고 고쳐가며 지식을 다듬어나간다. 그래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황주성 박사는 지식인을 ‘개별적 집단지성’, 위키백과를 ‘협업적 집단지성’이라고 구분 짓고 위키백과의 부진을 협업과 토론 문화의 부재에서 찾았다. 한국과 미국의 집단지성 참여자들을 비교 연구했더니 미국인들이 협업과 토론의 긍정적 효과를 더 높게 평가하고, 개인적 보상보다는 집단적 보상이 협업을 더 촉진하며, 무계획적인 집단이라도 스스로 질서와 규칙을 찾는다는 인식이 강했다는 것이다. 김상배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는 동서양간 선호하는 지식 정보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구인들은 2차 집단을 바탕으로 객관적 정보의 흐름을, 동양인들은 1차 집단에서의 정서적 흐름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객관적 지식보다는 경험적 지식을, 토론을 거쳐 지식을 만들어가기보다 SNS에서 현안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주고받기를 선호한다. 특히 내 지식은 내 인격이라는 성리학적인 지식관에 따라 내 글을 남이 고치는 것을 내 인격에 대한 도전으로 여기기 때문에 위키백과 같은 모델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키백과의 실패 요인은 위키트리의 성공 비결이다. 위키트리는 반(反)위키적 방식으로 성공했다. ‘함께 쓴 히스토리’를 보면 여럿이서 첨삭한 뉴스는 거의 없다. 익명이 아니라 ID를 내걸고 쓰고, 기사 출고량에 따라 ‘살구나무’에서 시작해 ‘소나무’까지 등급이 올라간다. 위키트리는 ‘관계’를 전제로 한 매체다. 전체 트래픽의 70% 이상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서 유입된다. 위키트리와 위키백과의 명암을 보면 안타깝다. 끼리끼리 모여 가벼운 정보와 견해를 주고받으며 뒷담화에 열중할 뿐, 검증 가능한 자료로 불특정 다수를 위해 개방적 지식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이타적인 지적 역량의 부재를 드러내는 것 같아서다. 인터넷도 없던 18세기 제자들과 ‘다산학단’을 꾸려 500권이 넘는 저술을 남긴 다산 정약용은 우리 조상의 유전자엔 없던 돌연변이였나 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돌연변이는 유전된다는 사실이다.이진영 문화부 차장 ecolee@donga.com}

    • 2012-01-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문열자마자 대박… 채널A 24부작 수목 미니시리즈 ‘총각네 야채가게’

    “밝은 느낌이 좋네요. 활력 쌩쌩한 총각네 야채가게 기대합니다.”(채정우)“너무 많이 울어서ㅠㅠ. 재밌고 감동적이네요.”(이용진) 채널A 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가 방송 3일 만인 23일 전체 종합편성TV 프로그램 가운데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3일 오후 10시 40분에 재방송된 ‘총각네…’ 2부는 1.067%로 이날 종편 시청률 종합 1위에 올랐고 이에 앞서 방송된 1부도 0.87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채널A의 평균 시청률도 0.425%로 종편 채널 중 1위였다.지창욱 왕지혜 주연의 24부작 수목 미니시리즈인 ‘총각네…’는 야채행상을 대형 식품유통회사로 키워내는 청년들의 풋풋한 성공담을 다룬 드라마다. 소규모 야채장사로 시작해 식품유통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된 이영석 ‘자연의 모든 것’ 대표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이날 방송된 1, 2회는 남녀 주인공의 아역이 등장해 황신혜, 전노민, 박원순, 사미자 등 명품 조연들과 함께 드라마를 끌어갔다. 남자 주인공 한태양은 ‘제빵왕 김탁구’에서 어린 김탁구로 나왔던 오재무 군, 여주인공 진진심의 아역으로는 채빈 양이 나와 가난하지만 밝고 씩씩했던, 그리고 서로 애틋한 감정을 품었던 어린시절을 연기했다.실제 ‘총각네 야채가게’의 직원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박종웅 씨는 이영석 대표가 “너무나 특별한 캐릭터”라서 지창욱이 연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귀청 떨어질 듯 내지르는 목소리와 강렬한 눈빛, 붙임성과 화려한 언변 등 ‘대빵’(이영석 대표)의 신들린 듯 물건 파는 모습을 봐야 할 텐데 지창욱 씨가 참고할 (이 대표의) 영상자료가 없을 것 같아 아쉽다”며 “새벽시장에 나가 물건 떼보고 경매하는 것 보고 아주머니들한테 물건을 팔아보라”고 조언했다.28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되는 3회부터는 ‘무사 백동수’의 타이틀 롤을 맡았던 지창욱과 ‘보스를 지켜라’에서 망가지는 연기로 주가가 오른 왕지혜, 그리고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5인의 ‘총각돌’ 등 성인 배우들이 등장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1-12-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뉴스830’ 6일 종편시청률 1위… “메인뉴스도 채널A”

    종합편성TV 채널A의 ‘채널A뉴스830’이 6일 4개 종편채널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 조사회사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방송된 ‘채널A뉴스830’은 0.549%의 시청률로 경쟁 뉴스 프로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TV조선 9시 뉴스날’은 0.481%로 2위에 머물렀고, 중앙일보의 ‘JTBC뉴스10’이 0.477%, ‘MBN뉴스8’이 0.422%로 뒤를 이었다.채널A뉴스830은 이날 선거관리위원회에 디도스 공격을 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 비서 공모 씨와 술자리를 가진 5명에 대해 경찰이 법무부에 출국 금지를 요청한 사실을 특종 보도했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단독 인터뷰해 “가까운 시일 내에 유럽의 도시에서 남북과 북-미 간 추가 접촉이 이뤄질 것”이라는 사실도 전했다.7일 방송에선 동아일보와 공동 기획으로 평생 세계 빈민을 찾아 의료 봉사를 해온 김중호 신부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특종 보도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1-12-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개콘 ‘고소 개그’ 어떻게 볼지 애매~합니다잉

    강용석 의원의 개그맨 최효종 고소 사태를 집중적으로 꼬집은 KBS2 ‘개그콘서트(개콘)’가 시청률 25%를 넘기며 올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28일 시청률 조사회사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7일 밤 방송된 개콘은 전국에선 25.6%, 수도권에선 27.3%의 높은 시청률을 나타냈다.이날 개콘은 모두 5개 코너에서 고소 사태를 풍자했다. ‘감사합니다’ 코너에서는 출연자들이 “지난주 ‘달인’ 코너가 끝나 시청률이 떨어질까 걱정했는데 국회의원이 도와주네. 감사합니다”라는 노래를 불렀다.‘비상대책위원회’에선 범인이 개콘 녹화장에 폭발물을 설치해 대피해야 한다는 상황을 가정한 뒤 김원효가 “왜 우리가 대피해야 해? 범인이 자기가 방송에 출연하고 싶어서 그런 거 아냐”라고 말했다. 또 “(범인과 협상하지 않으면) 범인이 열 받아 제 주제도 모르고 고소하겠지. 이게 다 우리를 우습게 봐서 그래. 우리가 범인을 잡아 웃음을 주는 사람이지, 우리가 우스운 사람이냐. 고소하라 그래”라고 외쳐 방청객의 박수가 터졌다. ‘불편한 진실’에 등장한 황현희는 “올해 연예대상은 올 한 해 가장 큰 웃음을 주신, 마포에 있는 한 국회의원에게 돌아갈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강 의원이 고소한 계기가 된 ‘사마귀 유치원’에서는 “영어 단어 테이스트(taste)를 배워보자”며 출연진끼리 “장금아, 왜 고소하느냐” “고소해서 고소하는데 뭐가 문제 있습니까” “그럼 나도 고소하겠구나”라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최효종은 “물가는 영원히 안 내려가느냐”는 상대 개그맨의 질문에 “걱정 마라. 어차피 내년 선거철이 되면 모든 후보가 물가를 잡겠다고 할 것”이라며 정치권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이어 최효종은 ‘애정남’에서 ‘최효종은 시사 개그를 계속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국민 여러분이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하겠다. 하지만 특정 인물 한 사람이 하지 말라고 하면 끝까지 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끌어냈다.방송을 본 시청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아이디 ‘exmusic’는 개콘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개그맨들의 진취적인 기상과 불굴의 자세에 감동해 눈물이 날 뻔했다. 이것이 국민의 뜻이다. 개콘의 힘을 보여 달라”고 적었다. 반면에 개콘의 여러 개 코너를 동원한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이디 ‘oboyang’는 “방송의 영향력은 국회의원의 말 한마디보다 큰 것이 사실”이라며 “중립을 지키며 웃긴다는 것이 힘든 건 알지만 국민의 4분의 1이 본다면 최소한의 자정 노력은 필요하다”며 KBS의 대응이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KBS는 이에 앞서 22일 토크쇼 ‘승승장구’에도 최효종을 출연시켜 강 의원을 비판했다.본보는 28일 개콘의 연출자인 서수민 PD에게 10차례 이상 연락했지만 서 PD는 전화를 받지 않고 ‘지금은 통화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만 보내왔다.강 의원은 최효종이 방송에서 ‘사마귀 유치원’ 코너에 출연해 ‘국회의원이 되려면 집권여당 수뇌부와 친해져 공천 받아 공탁금 2억 들고 선관위 찾아가면 된다’ ‘선거 유세 때 평소 잘 안 가던 시장 돌아다니며 국밥을 한번에 먹으면 된다’고 하자 17일 그를 국회의원에 대한 집단 모욕죄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임희윤 기자 imi@donga.com}

    • 2011-11-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케이블TV, 지상파HD 방송 중단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28일 오후 2시부터 KBS2 MBC SBS 3개 채널의 고화질(HD) 방송을 중단했다. 케이블TV가 지상파 채널의 방송을 중단한 것은 처음이다.94개 SO 가운데 93개 SO가 가입한 케이블TV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지상파 방송사들이 구두로 약속한 가입자당 요금 인하안에 대해 서면합의를 해주지 않았다”며 지상파 3사의 디지털신호 송출을 중단한 뒤 ‘KBS, MBC, SBS의 요청으로 전송이 중단되고 있습니다’라는 자막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케이블TV에 가입해 HD 화질로 시청해 온 400만 가구가 3개 지상파 채널의 경우 표준화질(SD)로 시청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그동안 SO들은 난시청 해소에 기여한다는 명분으로 지상파 채널을 대가 없이 송출해 왔다. 그러나 콘텐츠의 저작권 수익을 챙기기 시작한 지상파 방송사가 2009년 HD 지상파 방송 재송신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8일 지상파의 손을 들었다. SO들에 HD 지상파 방송 중단을 명령하고 이를 어길 경우 매일 1억5000만 원을 지상파에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이에 따라 지상파와 SO들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로 재송신 대가 산정협의회를 운영해 왔으나 협의회 설치 기한인 23일까지 합의를 보지 못했다. 지상파 방송사는 SO들에 위성방송이나 인터넷TV(IPTV)와 마찬가지로 가입 가구당 각 방송사에 월 280원을 지불하라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SO들은 케이블TV가 난시청 해소와 지상파들의 광고 수익 증대에 기여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지상파 방송사가 SO들에 송출료를 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비대위는 “지상파 방송사의 요구를 수용하면 시청 가구당 연간 약 1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며, 이는 시청료 인상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케이블TV 비대위는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24일 낮 12시부터 지상파 3사의 HD 방송을 중단키로 했다가 방송 중단 직전 “극적 타결 가능성이 있다”며 한 차례 보류했었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음에 따라 28일까지 SO가 지상파에 지급해야 하는 비용은 46억5000만 원으로 늘어났다.HD급 지상파 방송 송출 중단은 전례가 없지 않다. 올해 4∼6월 SBS와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재송신 대가 산정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48일간 SBS의 HD 방송이 중단되고 SD 방송으로 대체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피해 가구는 48만 가구에 그쳤다.케이블TV 비대위는 이달 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다음 달 초부터 지상파 3사의 SD급 채널까지 송출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케이블TV에 가입한 1500만 가구가 3개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방송통신위는 30일경 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1-11-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선방송사업자들 “지상파 HD방송 오늘부터 중단”

    케이블 방송을 송출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24일 낮 12시부터 KBS2 MBC SBS 등 3개 채널의 고화질(HD) 방송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SO들은 24일자 동아일보 등 일간지에 ‘전국케이블TV방송사 일동’ 명의의 광고를 내고 “지상파 방송사와 (재송신 대가 산정 문제에 관한) 협상이 최종 결렬돼 지상파 HD방송을 중단하고 대신 아날로그 방송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디지털 케이블TV를 HD 화질로 시청해 온 400만 가구는 3개 지상파 채널의 경우 표준화질(SD)로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된다. SO들은 광고에서 “KBS2 MBC SBS는 국민 누구에게나 무료로 제공하던 실시간 지상파 방송을 유료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이를 수용하면 시청자당 연간 약 1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며 이는 시청료 인상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지상파와 SO들은 지난달 28일 서울고등법원이 지상파의 저작권을 인정해 케이블의 지상파 방송 중단을 명령하고 이를 어길 경우 매일 1억5000만 원을 지상파에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재송신 대가를 얼마로 할 것인가를 놓고 협상해왔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1-11-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팬클럽 5만7000명 1만원 소액기부 ‘나의 우상’ 먹일 도시락-밥차 준비

    《가수가 음반을 내면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돌린다. 배우가 드라마 촬영을 시작하면 현장 스태프를 격려하기 위해 도시락과 음료수를 보낸다. 스타의 매니지먼트 회사가 해야 할 이 일들을 요즘은 팬클럽 회원들도 한다. H.O.T가 대세이던 시절 ‘오빠부대’를 경험했던 10대들은 자라서도 왕성한 팬덤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팬레터를 보내는 게 고작이던 팬들의 애정 표현 방식도 이제는 100만 원짜리 도시락을 돌리고 ‘조공’ ‘진상내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체계적이다. 스스로를 ‘서포터’로 부르는 팬클럽들의 스타 뒷바라지 실태를 ‘일우스토리’를 통해 들여다봤다.》‘일우스토리’는 배우 정일우의 팬클럽이다. 회원은 초등학생부터 30대 회사원까지 5만7000명을 넘는다. 최근 일우스토리 카페에는 다음과 같은 정산 명세가 빼곡히 올라왔다. ‘쌀화환 173만 원’ ‘전단 인쇄 5만8300원’ ‘얼음조각 40만 원’…. tvN의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로 복귀한 정일우의 뒷바라지를 위해 일우스토리가 지출한 내용이다.○ “우리 스타 홍보는 우리가 한다”팬들이 ‘서포트(뒷받침·후원)’라고 부르는 스타 뒷바라지는 드라마 홍보 활동으로 시작된다. ‘꽃미남 라면가게’ 제작발표회를 전후해 일우스토리는 지난달 22일과 30일 서울 중구 명동과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 이 드라마를 홍보하는 ‘스핀 광고’를 했다. 정일우의 사진과 드라마 제목이 들어간 커다란 광고판을 만들어 묘기하듯 360도로 돌리며 시선을 끄는 방식이다. 한국을 찾는 해외 팬들을 위해 한국어뿐만 아니라 중국어와 일본어 광고판도 준비했다.제작발표회 현장에서의 홍보 활동도 중요하다. 일우스토리 회원 9명은 정일우의 사진과 드라마 방송 일정이 들어간 한 장짜리 컬러 홍보 전단 4000장을 제작해 행사 당일 현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이를 위해 회원 중 일부는 직장에 휴가를 냈다.다른 스타들 팬클럽의 서포트도 다르지 않다. 가수 김현중이 첫 솔로앨범을 내자 팬클럽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조를 짜서 언론사를 돌며 직접 제작한 보도자료와 미리 자비로 사놓은 음반을 제공했다. 재정 사정이 좋은 일부 팬클럽은 가수의 이름이나 캐릭터가 들어간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를 홍보용으로 나눠주기도 한다.○ 제작발표회 화환 수는 스타의 자존심제작발표회장의 규모는 스타의 인기도를 가늠하는 척도다. ‘꽃미남 라면가게’의 제작발표회장은 ‘시청률 쫄깃하게, 꽃라면 인기 보골보골’ ‘꽃미남 정일우의 꽃라면, 루마니아에서도 응원합니다’ 같은 문구를 적어 넣은 쌀화환들이 장식했다. 일우스토리가 제공한 화환들이다.행사장 안에는 정일우의 상반신 사진이 담긴 얼음조각상도 들여놓았다. 쌀화환에 적힌 문구를 읽던 정일우의 표정이 환해졌다. “데뷔 때부터 살뜰히 챙겨주고 연기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 줘서 팬들이 이제는 친구나 가족, 선생님 같아요”라며 그는 고마워했다.드라마 제작이 시작되면 스타와 제작진이 먹을 도시락이나 ‘밥차’를 준비한다. 빡빡한 일정에서 끼니를 거르는 스타의 건강을 챙기는 것도 팬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우스토리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20일까지 도시락 제작을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3000∼1만 원의 소액 기부가 대부분이다. 일우스토리 운영진은 “도시락을 보내는 날엔 운영진이 한집에 모여 음료수 하나하나에 스티커를 붙이고 간식을 포장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고 전했다.○ 해외 지부도 잇따라 생겨나정일우가 출연한 드라마들이 해외에 수출되면서 해외 팬클럽들도 생겨났다. 일본의 팬클럽은 ‘일우스토리 저팬’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 해외 팬클럽도 자체적으로 기금을 모아 일우스토리에 전달한다. 이번 드라마 제작발표회 때는 일본 중국 태국 루마니아 등의 팬클럽이 기금을 보내와 쌀화환을 전시했다.정일우에게 전달해 달라며 일우스토리의 운영진에게 선물을 보내오는 해외 팬들도 있다. 일본 팬들은 정일우의 사진이나 이름이 새겨진 초콜릿처럼 아기자기한 간식을, 중국 팬들은 정일우 관련 자료를 정리한 두꺼운 책이나 홍삼 세트 등 통 큰 선물을 보내는 일이 많다.일우스토리처럼 팬클럽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게 된 배경에는 1990년대 후반 형성된 팬덤 문화가 20년 넘게 흐르면서 이제 주류 문화로 자리를 잡은 데다 학교 문화와 직장 문화를 구분하던 장벽이 사라져 중고교 시절 즐기던 하위문화를 성인이 되어서도 누릴 수 있게 된 점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예전엔 스타를 말 그대로 ‘아이돌(우상)’로 여겼지만 지금은 친근하고 가까운, 돌봐줘야 할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팬들이 스스로를 ‘서포터스’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 2011-11-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겨울여자’ 배우 김추련 “외롭다” 한마디 남기고… 김해 자택서 목매 숨진채 발견

    강렬한 인상의 외모로 1970년대를 풍미했던 영화배우 김추련 씨(65)가 숨진 채 발견됐다. 8일 오전 11시 45분경 경남 김해시 내동 모 오피스텔에서 김 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같은 교회에 다니는 강모 씨(50)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 씨 방에서는 ‘외로움과 어려움을 견디기 힘들다. 팬들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유서가 발견됐다. 강 씨는 경찰에서 “오전에 김 씨 편지를 받았는데 죽음을 의미하는 이상한 내용이 있어 오피스텔로 찾아가 보니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독신으로 살아온 김 씨가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과 우울증에 시달려왔다는 지인들의 진술로 미뤄 자살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김 씨는 1974년 데뷔작 ‘빵간에 산다’로 제11회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비녀’ ‘빗속의 연인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 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977년 톱스타 장미희, 신성일과 출연했던 ‘겨울여자’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청춘스타로 떠올랐다.1980년대 중반부터 사업에 손대기 시작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썬데이 서울’의 조연으로 다시 스크린에 얼굴을 비췄으며 9월 개봉한 박갑종 감독의 ‘은어’에선 주연을 맡았으나 이것이 그의 유작이 됐다. 고인은 음악을 좋아해 2003년 첫 앨범 ‘영원한 사라’를 내놓았고 올해 4월엔 4집 ‘내 연인’을 발표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 2011-11-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익광고 대상, JWT ‘어느새…’

    한국방송광고공사(사장 이원창)가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2011 국제공익광고제’ 공모전 시상식에서 광고회사 JWT의 김찬, 유미영, 조수연 씨가 환경을 주제로 출품한 TV광고 ‘어느새, 우리의 이야기’편이 대상을 차지했다. 상금은 3000만 원. 일반부 금상은 ‘지구의 해열제는 당신입니다’(코마코 이연구, TV부문), ‘당신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코마코 맹미호 외, 인쇄부문), ‘간단한 방법’(안드로메이드 김요셉 외, 인터넷부문)편이 차지했다. 학생부 금상은 ‘지구를 식히는 바람’(동국대 권민식 외, TV부문), ‘내복약’(국민대 강지성, 인쇄부문), ‘틀린 그림찾기’(홍익대 석진욱 외, 인터넷부문)편이 수상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1-11-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