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김동욱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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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누비며 올림픽, 월드컵 등 각종 스포츠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연주자, 무용수들의 공연을 보고 들으며 글로 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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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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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리가 후덜덜”…높이 541m ‘서울스카이 스카이브릿지’ 체험해보니

    “아! 어떡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주위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숨이 조금씩 가빠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계단을 걸어 올라갈 때마다 서울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면서 눈은 즐거웠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의 ‘스카이브릿지 투어’가 24일 문을 연다. 스카이브릿지 투어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롯데월드타워 최상단 지붕에서 위로 갈라진 두 개 구조물 사이를 연결한 11m 길이의 구름다리를 건너는 고공 체험 프로그램이다. 21일 미리 다녀온 스카이브릿지 투어는 하늘 위에서 즐기는 스릴 넘치는 체험 그 자체였다. 일단 투어의 시작은 478m 높이의 117층 전망대에서 시작한다. 최대 12명이 1개 조로 구성된다. 안전요원의 교육을 받은 뒤 소지품을 보관함에 넣는다. 자칫 소지품이 체험 도중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안경을 안경걸이를 부착하거나 휴대전화도 목에 걸 수 있는 케이스에 넣도록 하고 있다. 붉은색 점프슈트로 갈아입는데 원하지 않는다면 입고 있는 옷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 하지만 붉은색 자체가 푸른 하늘과 대비돼 사진이 잘 나오기 때문에 슈트를 입는 것을 추천한다. 각종 안전장비와 헬멧을 착용한 뒤 실내 계단을 통해 걸어서 롯데월드타워 지붕으로 올라간다. 야외계단부터는 안전고리에 줄을 계단에 설치된 줄에 연결해 올라간다. 구조물이 갈라진 넓은 지붕에서 다시 한번 안전교육을 받은 뒤 스카이브릿지까지 계단을 통해 올라간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서울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와 감탄사가 터져 나오지만 비명도 함께 나온다. 541m의 스카이브릿지 앞에 서면 긴장과 공포는 극에 달한다. 고개를 올리면 푸른 하늘이 손에 잡힐 듯 보여 기분이 상쾌해진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에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하지만 밑을 바라보면 장난감처럼 보이는 집들과 아파트들의 모습에 정말 높은 곳에 올라왔다는 실감이 든다. 다리에 오를 차례가 다가오면서 한 발 한 발 다리 중심을 향해 내딛었다. 아찔한 아래 풍경에 눈이 질끈 감긴다. 출렁다리는 아니지만 조금씩 흔들리는 다리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다. 없는 용기까지 끌어모아 다리에 서면 조금씩 안정감이 든다. 이때 주위 풍경도 눈에 들어오고 뭔가 해냈다는 기분도 든다. 이때부터가 체험을 시작이다. 다리 중간에서 진행요원의 지시에 따라 팔 벌려 앞뒤로 가기, 팔 벌려 제자리 뛰기, 제자리 앉아 다리 밖으로 발 뻗기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한다. 제자리 뛰기를 할 땐 다리가 흔들려 스릴이 넘친다. 발을 다리 밖으로 뻗어서 앉을 땐 세상이 내 아래에 있는 느낌이다. 슈트를 입고 슈트를 벗을 때까지 약 1시간 정도 시간이 걸린다. 슈트 벗고 착용장비를 반납한 뒤 사진과 투어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해외에도 많은 스카이브릿지 투어가 있지만 서울에서 즐기는 스카이브릿지 투어는 색달랐다. 스카이브릿지 투어는 기상악화일 및 동절기를 제외한 매주 수~일요일 오후 1~7시 운영된다. 만 12세 미만, 체중 120kg 초과, 신장 140㎝ 미만이나 혈압 및 심장, 근골격 및 근육계통 등의 질환 보유자, 계단 이동이 어려운 사람 등은 이용할 수 없다. 입장료는 전망대 입장과 브릿지 투어, 사진 촬영 및 인화를 포함해 1인당 10만원이다. 서울스카이 지하1층 매표소 및 온라인 예매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서울스카이 전망대 입장료를 지불하고 입장한 뒤 체험을 원하면 117층 스카이스테이션에서 8만원에 참여할 수 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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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뤽상부르 공원[바람개비]

    프랑스 파리6구의 센강 아래, 파리 중심에 자리한 뤽상부르 공원은 파리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 중 하나다. 축구장 35개 크기인 25만 m² 규모로 공원에서 사람들은 한가로이 의자에 앉아 쉬거나, 조깅과 산책을 하거나,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책을 읽는다. 그 풍경을 보고 있으면 ‘평화롭다’라는 느낌이 절로 든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레미제라블 등 많은 문학 작품에 공원이 등장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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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 불어 좋은 곳

    푹푹 찌는 여름. 시원함이 간절해지는 계절이다. 바람이 많은 곳으로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풍력발전단지는 바람이 많이 부는 길목에 주로 자리 잡고 있다. 그중 강원도에 위치한 풍력발전단지는 해발 1000m 이상의 산이나 능선에 있다. 고지대인 데다 바람까지 많아 다른 곳에 비해 기온이 3∼5도 낮다. 방풍 점퍼가 필요할 정도지만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무더위를 잊게 해준다. 눈과 몸,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바람 맞기 좋은 강원도 명소들을 소개한다. ○ 횡성 태기산 풍력발전단지태기산(해발 1261m)은 횡성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횡성 신대리에서 출발해 송덕사를 거쳐 세 가지 코스를 선택해 오를 수 있다. 등산 시간은 2시간 반에서 4시간 정도 걸린다. 자동차를 타고 오를 수도 있다. 국도 6호선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해발 980m의 양구두미재가 나온다. 국도 6호선은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강릉으로 가는 유일한 국도였다. 하지만 이젠 오가는 자동차도 드문 한적한 도로여서 운전하기 편하다. 양구두미재까지만 올라가도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여기에서 태기산 정상까지는 약 4.3km로 완만한 경사를 따라 등산을 즐길 수 있다. 길은 포장과 비포장도로가 번갈아 가며 나오는데 일부 비포장 구간은 길이 꽤 험하다. 승용차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바닥이 울퉁불퉁한 곳도 있어 조심스럽게 운전해야 한다. 태기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서 풍력발전기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태기산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모두 20기로 능선을 따라 늘어선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높이 80m에 날개 길이만 40m인 풍력발전기를 밑에서 올려다보면 거대한 모습에 살짝 위압감마저 느껴진다. 날개가 돌면서 내는 ‘쉬익 쉬익’ 소리는 공포영화에 나오는 효과음 같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숲 체험시설과 함께 ‘하늘 아래 첫 학교’였던 태기분교 터(해발 1200m)가 나온다. 태기분교는 1968년 개교해 1976년 문을 닫았다. 가난한 화전민 어린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싶었던 한 선생님이 도지사를 만나 교실을 마련해줄 것을 호소한 끝에 교실 4개가 있는 학교가 만들어졌다. 106명의 학생들이 이 학교에서 공부했다. 현재 분교가 있었던 터 옆에는 작은 전시관이 있다. 학교 주위에는 나무로 만든 짧은 산책로가 있다. 태기산 정상은 군부대가 있어 끝까지 오르지는 못한다. 그 대신 부대 바로 밑에 전망대가 있다. 승용차 5, 6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도 있다. 전망대에 서면 횡성은 물론이고 평창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도 전망이지만 사방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기분이 상쾌해진다. ○ 강릉 안반데기 풍력발전단지해발 1100m 고지대에 위치한 강릉 안반데기 마을은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넓은 채소밭과 그 채소밭을 지키듯이 서 있는 10여 기의 풍력발전기가 인상적이다. 안반데기라는 마을 이름은 ‘안반덕’의 강릉 사투리가 굳어진 것으로 ‘안반’은 떡메로 쌀을 칠 때 쓰는 오목하고 넓은 통나무 받침판을, ‘덕’은 고원의 평평한 땅을 뜻한다. 험준한 백두대간 줄기에 우묵하고 넓은 지형이 있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채소밭 면적은 축구장 280개 정도의 크기인 약 198만 m²로 독수리 날개 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1965년부터 화전민들이 삽과 곡괭이로 일군 산밭으로 이젠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채소 재배단지가 됐다. 이곳은 크게 안반데기와 고루포기 구간을 나눠 걸을 수 있다. 풍경을 눈에 담으며 여유롭게 걸어도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마을 전체에 포장도로가 나 있어 승용차를 타고 다녀도 된다. 하지만 도로 폭이 좁아 만약 반대 방향에서 다른 자동차가 온다면 한참 뒤로 후진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안반데기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멍에전망대는 현재 보수 중인 관계로 일시 폐쇄된 상태다. ‘멍에’는 밭갈이 할 때 소의 어깨에 걸치는 농기구의 하나다. 전망대 둘레의 돌벽은 2010년 화전민의 개척정신과 애환 등 굴곡진 삶을 기리기 위해 밭갈이 현장에서 나온 돌을 모아 쌓은 것이다. 트랙터 같은 농기계가 없던 시절, 안반데기에선 소를 이용해 밭갈이를 했다. 전망대에 꼭 오르지 않더라도 안반데기 마을 어느 곳에서도 마을 특유의 오목한 지형과 푸릇푸릇한 채소밭 풍경을 볼 수 있다. 안반데기 남쪽에는 해발 1146m의 옥녀봉이, 북쪽에는 해발 1238m의 고루포기산, 노인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등산로가 있다. ○ 평창 청옥산 육백마지기청옥산 정상(해발 1256m)에 오르려면 승용차를 타고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야 한다. 길 양편으로 소나무 낙엽송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그렇게 길을 가다보면 눈에 띄는 숲이 나타난다. 자작나무 군락지로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처럼 면적이 넓진 않지만 흰색의 나무와 초록색 이파리가 잘 어우러진다. 포장도로가 끝나고 비포장도로가 나오면 곧 거대한 구릉이 나타난다. 비포장도로를 운전할 때는 흙먼지가 많이 발생하니 차량 간 거리를 두고 가는 게 좋다. 10여 분 길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구릉 너머로 10여 기의 하얀색 풍력발전기를 비롯해 삿갓봉, 남병산, 백파령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떻게 산 정상에 이런 구릉이 조성됐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육백마지기’란 지명은 정상 부근의 평탄한 지형이 볍씨 600말을 뿌릴 수 있는 넓은 곳이라는 뜻이다. 청옥산은 야생화와 산나물이 많기로 유명했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 산나물을 뜯어 연명하던 주민들이 삶의 고달픔을 잊기 위해 부른 노래가 ‘평창아라리’다. 구릉을 가득 채웠던 채소밭은 현재 많이 줄었다. 그 대신 축구장 3개 면적에 여름철에는 샤스타데이지가 만개한다. 현재 꽃들은 많이 진 상태지만 초록빛 초원이 시원함을 더 한다. 주말이면 풍력발전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린다. 주차장은 큰 편이지만 주말이면 도로에까지 주차를 해야 할 정도다. 이 때문에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방문하는 게 좋다. 이곳은 여름밤에 선명한 은하수를 볼 수 있다. 한때 야영객들이 몰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야영과 취사 행위가 금지됐다. ○ 정선 정암풍력발전단지정선의 함백산 자락에 위치한 만항재(해발 1330m)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야생화 군락지 중 하나다. 함백산 능선을 따라 14기의 풍력발전기가 운영되고 있다. 만항재부터 풍력발전단지가 있는 곳을 향해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많이 부는 바람길 트레킹 코스가 인기있다. 길을 따라 걷노라면 풍력발전기가 내는 소리가 선풍기가 도는 소리처럼 들려 마음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로 시작되는 고 김광석의 노래가 흥얼거려진다.글·사진 강릉 평창 횡성 정선=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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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푹푹 찌는 여름…무더위 날려버릴 바람 맞기 좋은 강원도 명소

    푹푹 찌는 여름. 시원함이 간절해지는 계절이다. 바람이 많은 곳으로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풍력발전단지는 바람이 많이 부는 길목에 주로 자리 잡고 있다. 그중 강원도에 위치한 풍력발전단지는 해발 1000m 이상의 산이나 능선에 있다. 고지대인 데다 바람까지 많아 다른 곳에 비해 기온이 3~5도 낮다. 방풍 점퍼가 필요할 정도지만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무더위를 잊게 해준다. 눈과 몸,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바람 맞기 좋은 강원도 명소들을 소개한다. ○ 횡성 태기산 풍력발전단지 태기산(해발 1261m)은 횡성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횡성 신대리에서 출발해 송덕사를 거쳐 세 가지 코스를 선택해 오를 수 있다. 등산 시간은 2시간 반에서 4시간 정도 걸린다. 자동차를 타고 오를 수도 있다. 6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해발 980m의 양구두미재가 나온다. 6번 국도는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강릉으로 가는 유일한 국도였다. 하지만 이젠 오가는 자동차도 드문 한적한 도로여서 운전하기 편하다. 양구두미재까지만 올라가도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여기에서 태기산 정상까지는 약 4.3km로 완만한 경사를 따라 등산을 즐길 수 있다. 길은 포장과 비포장도로가 번갈아 가며 나오는데 일부 비포장 구간은 길이 꽤 험하다. 승용차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바닥이 울퉁불퉁한 곳도 있어 조심스럽게 운전해야 한다. 태기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서 풍력발전기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태기산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모두 20기로 능선을 따라 늘어선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높이 80m에 날개 길이만 40m인 풍력발전기를 밑에서 올려다보면 거대한 모습에 살짝 위압감마저 느껴진다. 날개가 돌면서 내는 ‘쉬익 쉬익’ 소리는 공포영화에 나오는 효과음 같다. 하지만 발전기가 서 있는 곳에 다다르면 발전기의 크기나 소리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발전기는 대부분 앞이 탁 트인 뛰어난 조망을 지닌 장소에 자리 잡고 있어 시원한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발전기가 서 있는 곳마다 잠시 주변 풍경을 둘러보는 여유를 갖는 것도 좋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숲 체험시설과 함께 ‘하늘 아래 첫 학교’였던 태기분교터(해발 1200m)가 나온다. 태기분교는 1968년 개교해 1976년 문을 닫았다. 가난한 화전민 어린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싶었던 한 선생님이 도지사를 만나 교실을 마련해줄 것을 호소한 끝에 교실 4개가 있는 학교가 만들어졌다. 106명의 학생들이 이 학교에서 공부했다. 현재 분교가 있었던 터 옆에는 작은 전시관이 있다. 학교 주위에는 나무로 만든 짧은 산책로가 있다. 특별히 볼 것은 없지만 숲이 울창한 덕분에 잠시 땀을 닦으며 쉬기에 안성맞춤이다. 태기산 정산 부근에는 야생화화원, 양치식물길이 조성돼 있어 한낮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좋다. 야생화화원에는 보라꽃잔디, 각시둥굴레, 비비추, 금계국 등 각종 야생화가 피어 있다. 태기산 정상은 군부대가 있어 끝까지 오르지는 못한다. 그 대신 부대 바로 밑에 전망대가 있다. 승용차 5, 6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도 있다. 전망대에 서면 횡성은 물론이고 평창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도 전망이지만 사방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기분이 상쾌해진다. ○ 강릉 안반데기 풍력발전단지 해발 1100m 고지대에 위치한 강릉 안반데기 마을은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넓은 채소밭과 그 채소밭을 지키듯이 서 있는 10여 기의 풍력발전기가 인상적이다. 안반데기라는 마을 이름은 ‘안반덕’의 강릉 사투리가 굳어진 것으로 ‘안반’은 떡메로 쌀을 칠 때 쓰는 오목하고 넓은 통나무 받침판을, ‘덕’은 고원의 평평한 땅을 뜻한다. 험준한 백두대간 줄기에 우묵하고 넓은 지형이 있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채소밭 면적은 축구장 280개 정도의 크기인 약 198만 ㎡으로 독수리 날개 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1965년부터 화전민들이 삽과 곡괭이로 일군 산밭으로 이젠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채소 재배단지가 됐다. 8월 중순부터 배추 출하를 앞두고 마을주민 등이 배추밭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화가 밀레의 그림 ‘이삭 줍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이곳은 크게 안반데기와 고루포기 구간을 나눠 걸을 수 있다. 풍경을 눈에 담으며 여유롭게 걸어도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마을 전체에 포장도로가 나 있어 승용차를 타고 다녀도 된다. 하지만 도로 폭이 좁아 만약 반대 방향에서 다른 자동차가 온다면 한참 뒤로 후진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안반데기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멍에전망대는 현재 보수 중인 관계로 일시 폐쇄된 상태다. ‘멍에’는 밭갈이할 때 소의 어깨에 걸치는 농기구의 하나다. 전망대 둘레의 돌벽은 2010년 화전민의 개척정신과 애환 등 굴곡진 삶을 기리기 위해 밭갈이 현장에서 나온 돌을 모아 쌓은 것이다. 트랙터 같은 농기계가 없던 시절, 안반데기에선 소를 이용해 밭갈이를 했다. 전망대에 꼭 오르지 않더라도 안반데기 마을 어느 곳에서도 마을 특유의 오목한 지형과 푸릇푸릇한 채소밭 풍경을 볼 수 있다. 안반데기 남쪽에는 해발 1146m의 옥녀봉이, 북쪽에는 해발 1238m의 고루포기산, 노인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등산로가 있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면 구름이 낮게 깔리면서 마을과 채소밭을 덮어 버린다. 구름이 꽤 빠르게 지나가는 모습이 신비롭게 느껴진다. 날씨가 시시각각 변하고 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질 수 있으니 간단한 보온 점퍼를 준비해야 한다. ○ 평창 청옥산 육백마지기 청옥산 정상(해발 1256m)에 오르려면 승용차를 타고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야 한다. 길 양편으로 소나무 낙엽송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그렇게 길을 가다보면 눈에 띄는 숲이 나타난다. 자작나무 군락지로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처럼 면적이 넓진 않지만 흰색의 나무와 초록색 이파리가 잘 어우러진다. 포장도로가 끝나고 비포장도로가 나오면 곧 거대한 구릉이 나타난다. 비포장도로를 운전할 때는 흙먼지가 많이 발생하니 차량 간 거리를 두고 가는 게 좋다. 10여 분 길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구릉 너머로 10여 기의 하얀색 풍력발전기를 비롯해 삿갓봉, 남병산, 백파령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떻게 산 정상에 이런 구릉이 조성됐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육백마지기’란 지명은 정상 부근의 평탄한 지형이 볍씨 600말을 뿌릴 수 있는 넓은 곳이라는 뜻이다. 청옥산은 야생화와 산나물이 많기로 유명했다. 먹을 것이 부족한 시절 산나물을 뜯어 연명하던 주민들이 삶의 고달픔을 잊기 위해 부른 노래가 ‘평창아라리’다. 구릉을 가득 채웠던 채소밭은 현재 많이 줄었다. 그 대신 축구장 3개 면적에 여름철에는 샤스타데이지가 만개해 있다. 주말이면 샤스타데이지와 풍력발전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린다. 주차장은 큰 편이지만 주말이면 도로에까지 주차를 해야 할 정도다. 이 때문에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방문하는 게 좋다. 이곳은 여름밤에 선명한 은하수를 볼 수 있다. 한때 야영객들이 몰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야영과 취사 행위가 금지됐다. ○ 정선 정암풍력발전단지 정선의 함백산 자락에 위치한 만항재(해발 1330m)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야생화 군락지 중 하나다. 함백산 능선을 따라 14기의 풍력발전기가 운영되고 있다. 만항재부터 풍력발전단지가 있는 곳을 향해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사계절 내내 색다른 풍경을 자랑하기 때문에 눈이 즐겁다. 특히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많이 부는 바람길 트레킹 코스가 인기다. 길을 따라 걷노라면 풍력발전기가 내는 소리가 선풍기가 도는 소리처럼 들려 마음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로 시작되는 고 김광석의 노래가 흥얼거려진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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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논분화구[바람개비]

    제주 서귀포에는 직경이 1.2km인 하논분화구가 있다. 국내 최대 크기다. 5만여 년 전 만들어진 하논분화구는 오랫동안 호수였다. 지역민들이 한쪽을 허물고 물을 뺀 뒤 약 500년 전부터 그 안에서 벼농사를 지었다. 지금도 제주 유일의 벼농사 지역이다. 하논이라는 이름은 많다는 뜻의 제주어 ‘하다’와 ‘논’이 결합된 것이다. 분화구 안은 다양한 식물이 살고 있는 독특한 풍경을 지니고 있다.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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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성길 굽이굽이 백제의 숨결 솔솔

    《충남 부여는 경북 경주와 함께 수학여행 단골 방문지다. 이 때문에 ‘낡은’ ‘오래된’ ‘추억의’ 같은 수식어가 부여 앞에 붙는 경우가 많다. 다시 방문하려 해도 한번은 가봤던 곳이고 잘 알고 있다는 생각에 2, 3순위로 밀리곤 했다. 하지만 그만큼 잘 모르는 곳이 부여이기도 하다. 고도(古都)를 걸으며 사진을 찍고 여유를 느끼기 좋은 곳이다. 부여의 재발견 여행을 떠나보자.》자박자박 걷기 좋은 부여나성(사적 제58호)은 백제의 수도인 사비를 방어하기 위해 만든 성이다. 전체 모습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동아시아 외곽성이다. 총 길이는 6km로 부소산성을 중심으로 동쪽과 북쪽으로 부여 시가지 외곽을 둘러싸고 있다. 능산리사지를 출발해 천마산성으로 향하는 북쪽 방향과 필서봉으로 가는 남쪽 방향을 선택한 뒤 천천히 나성을 따라 걸을 수 있다. 복원이 아직 안 된 곳도 있지만 그 자체로도 자연스러운 백제의 흔적이 느껴진다. 낙화암으로 유명한 부소산성은 왕족이 산책이나 사냥을 즐기던 왕궁의 후원과 비상시 방어성 역할을 했다. 부소산 정상은 해발 106m 정도로 가고자 하는 코스를 골라 부소산성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부소산에서 제일 높은 사자루와 백마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백화정을 목적지로 삼는다. 여름에는 나무가 무성하게 우거져 있어 더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 부소산성 주변은 아직도 발굴 중인 현장이 많다. 어떤 유물이나 새로운 역사적 증거물품이 나올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낙화암 바로 아래 고란사까지 내려가면 구드래 선착장까지 가는 유람선을 탈 수 있다. 낙화암은 부소산 서쪽의 낭떠러지 바위다. 부소산성에서는 보이지 않고 백마강 건너편으로 가면 잘 보인다. 백마강 건너편은 대부분 넓은 공원으로 이뤄져 있다. 사람도 드문 편이라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삶의 여운을 느낄 수 있는 부여부여 만수산 자락에는 무량사(無量寺)가 자리 잡고 있다. 산 이름 ‘만수’와 절 이름인 ‘무량’ 모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음’을 뜻한다. 그 이름처럼 오랜 시간 도를 닦을 수 있는 공간 같다. 무량사는 신라 말에 범일국사(810∼889)가 세워 여러 차례 공사를 거쳤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 모든 건물이 불에 탔지만 다시 세워졌다. 크지 않은 사찰이지만 극락전(보물 제356호), 석등(보물 제233호), 오층석탑(보물 제185호), 미륵불 괘불탱(보물 제1265호) 등 귀한 유물이 남아있다. 무량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 찾아도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다. 대웅전 앞이나 돌담에 앉아 주위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이 된다. 새벽과 저녁 예불 시간에 울리는 무량사의 종소리는 긴 여운을 남긴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에는 사찰 주변 산에 안개가 끼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감상할 수 있다. 부여읍 동남리 궁남지는 백제 무왕 때 연못을 파고 8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물을 끌어들여 그 한가운데 섬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현재 연못은 1960년대 복원된 것이다. 매년 7월 화려하게 만개한 연꽃을 보러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궁남지는 이른 아침이나 비가 올 때 운치가 더해진다. 장암면 장하리 마을 밭 가운데에 소담스럽게 자리 잡은 장하리 삼층석탑은 고려 때 한산사라는 절이 있던 곳에 세워진 높이 4.85m의 백제계 석탑이다. 1931년과 1962년 두 차례 해체 수리할 때 범문 다라니경 조각, 상아로 만든 불상, 금동사리병 등이 발견됐다. 주위 풍경은 특별한 건 없지만 외진 곳에 위치한 덕분에 시간을 두고 석탑과 주위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이런 게 진정한 여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인생사진을 선물하는 부여가림성(사적 제4호·임천면 성흥로97번길 167)은 멋진 인생사진을 남기고 싶은 연인이나 부부에게 강력 추천하는 명소다. 성흥산(해발 268m)에 자리 잡아 성흥산성으로도 불린다. 가림성은 백제의 성 중 연대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유일한 성이다. 501년 백제시대에 산 정상에 쌓은 산으로 당시 둘레가 1.3km, 높이 4m에 달했다. 현재는 성곽 일부와 우물터 등이 남아있다. 임천면사무소부터 걸어서 올라가도 좋지만 자동차를 타고 가림성 근처까지 이동할 수도 있다. 주차장에서 10∼15분만 걸으면 정상에 닿는다. 가는 길 마지막 구간은 경사가 급하고 길이 험하다. 정상에 거의 다 오를 때쯤이면 왼편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산성이 눈에 들어온다. 그 오른편에는 ‘사랑나무’라 불리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사랑나무는 멀리서도 눈에 잘 띄어 성흥산의 상징으로 불린다. 높이가 약 22m로 수령은 400년 정도로 추정된다. 사랑나무 옆에 서면 날이 좋을 땐 논산, 강경, 익산, 서천까지 보인다. 이 나무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 있다. 낮게 지면에 깔린 나뭇가지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걸어놓은 가방과 옷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사랑나무의 유래는 나무 오른쪽으로 고개를 숙인 커다란 나뭇가지에서 비롯했다. 자세를 조금만 낮춰 나무를 보면 나무기둥과 가지가 절묘하게 절반의 하트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반쪽 하트 사진 좌우를 반전시킨 뒤 두 사진을 합쳐 완전한 하트 모양을 만든 사진이 많이 올라온다. 일몰 때는 사랑나무와 사람의 실루엣이 아름답게 나와 인생사진 촬영으로 인기가 높다. 사진을 찍은 뒤에는 주변을 한 바퀴 산책 삼아 둘러봐도 좋다.각양각색 석불을 품은 부여성흥산 자락에는 대조사(大鳥寺)라는 사찰이 있다. 백제 성왕(재위 기간 523∼554년) 때 창건됐다. 전설에 따르면 한 노승이 큰 불상을 세우기 위해 불공을 드리던 중 깜빡 잠이 들었는데 황금빛 새가 날아와 큰 바위에 내려앉는 꿈을 꾸다 깨어 보니 큰 바위가 불상으로 바뀌어 있었다고 한다. ‘황금빛 큰 새가 축복을 가져다주었다’는 뜻을 기리기 위해 대조사로 불리게 됐다. 경내 뒤편에 높이 10m에 이르는 거대한 석불인 석조미륵보살 입상(보물 제217호)이 있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커다란 바위 하나에 머리와 몸체를 새겨 만들었다. 우리가 흔히 봐왔던 보살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몸체는 뭉툭하고 얼굴은 넓적하다. 얼굴은 득도한 표정이 특징인 티베트여우를 연상시킨다. 신체 비례는 5등신에 가깝다. 계속 보고 있으면 아는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친숙한 느낌에 괜스레 손이라도 맞잡고 싶어진다. 정림사지에도 특이한 모습을 한 석불이 있다. 정림사지 오층석탑 뒤 전각 안의 석조여래좌상(보물 제108호)이 그것이다. 고려시대 불상으로 화재로 인해 심하게 마모돼 장식은 없고 형체만 남아 있다. 머리와 갓은 후대에 복원했다. 몸통은 두 손을 가슴에 얹은 근엄한 모습이다. 얼굴은 우리가 아는 부처의 표정이 아닌 석공이 대충 만든 듯 투박하다. 하지만 푸근한 인상과 어색한 미소에 계속 눈길이 간다. 석불이 앉아 있는 대좌는 꽤 정교하다. 석불보다 더 공들여 만든 것처럼 보인다. 부여를 다녀온다면 두 석불의 묘한 표정이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있을 것 같다.  글·사진 부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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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이후 호텔선택 기준은 위생”

    “앞으로는 위생적으로 잘 관리해 신뢰를 쌓은 호텔이 인기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김정환 홍콩 폴리테크닉대 호텔경영학과 특임교수(63)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고객들의 호텔 선택 기준이 바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최고의 호텔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지난해 말까지 롯데호텔 대표이사를 지냈고, 호텔롯데의 최고급 브랜드인 ‘시그니엘’의 론칭을 주도했다. 그는 1983년 호텔신라에 영업과 식음 담당으로 입사하면서 호텔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홍보팀, 영업기획팀장 등 다양한 부서를 거치며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아 2008년 호텔신라 총지배인 자리에 올랐다. 2012년 4월 경쟁업체인 호텔롯데의 개발총괄 전무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2013년 롯데호텔 서울 총지배인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2015년에는 미국 뉴욕 팰리스 호텔을 인수하며 국내 브랜드 호텔 중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처럼 영업과 식음 담당, 총지배인 등을 거쳐 대표이사까지 오른 경우는 국내에 거의 없다. 그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최근 활동 반경을 넓혔다. 올 6월 홍콩 폴리테크닉대에 특임교수로 위촉된 것이다. 이 학교는 영국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QR’가 발표한 올해 세계대학평가에서 전체 91위, 호텔경영학 부문 7위에 랭크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영화배우 청룽(成龍)도 이 학교의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를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호텔롯데에서 만났다. 그는 인터뷰 내내 코로나19로 야기된 호텔업계의 어려운 환경과 미래 변화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 세계적으로 관광시장 전망이 굉장히 밝았고, 2030년까지 호텔 등 관광시장 전체가 매년 5%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37년 동안 호텔 업계에서 몸담았던 저도 이런 어려운 상황이 올지 상상도 못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전에도 호텔 업계에 위기는 있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2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2, 3개월 뒤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김 교수는 “이번에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예상했지만 이제는 정말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될 정도”라고 우려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로 고객들의 호텔 선택 기준이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호텔 경영학 서적을 보면 호텔 선택 기준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위치로 돼 있지만 앞으로는 위생적으로 호텔을 잘 관리하고 신뢰도가 얼마나 쌓였느냐에 따라 호텔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신뢰도가 높은 최고급 호텔 수요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며 “강원, 제주는 물론 서울의 최고급 호텔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예약률이 높은 것이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호텔 업계에 재직할 당시 그는 보이지 않는 곳의 문제를 찾아낼 정도로 뛰어난 업무 능력을 과시했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주기적으로 호텔 전체를 걸어서 주차장, 쓰레기장까지 점검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상황별 포인트를 집어내는 감각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예컨대 레스토랑에서 테이블마다 서빙되는 음식 온도는 다르기 십상이다. 하지만 일류 호텔이라면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 시작한 인생 2막의 계획에 대해 “학교에 한국인 학생이 많은데 멘토링도 해주고 특강을 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제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퍼졌고, 그만큼 한국을 찾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상태이기 때문이란다. 그는 “호텔에 있으면서 정말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한국에 온다”며 “앞으로 국내 호텔이 더 성장할 테니 호텔에서 일하고 싶은 학생들의 진로상담, 특강 모두 환영한다”며 활짝 웃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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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모스 렉스 미술관[바람개비]

    핀란드 헬싱키의 아모스렉스 미술관은 겉모습부터 독특하다. 1930년대에 만들어진 빌딩과 광장의 모습을 그대로 살렸다. 여기에 하얀색 타일을 붙인 기하학적인 돔 형태의 구조물을 광장에 새로 만들었다. 절묘한 과거와 현대의 조화다. 광장 지하에는 1만3000m² 규모의 미술관이 있다. 유리 돔에서 빛이 쏟아진다. 전시 작품들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미술관 자체를 보는 즐거움이 크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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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 봐, 꿈의 낙원이 가득해… 고민보다 GO!

    《전북 완주는 지난해 세계적인 관광지로 떠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7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찜’한 덕분이다. 지난해 BTS는 ‘2019 서머패키지 인 코리아’ 화보와 영상을 완주에서 촬영했다. 그동안 사이판, 필리핀, 두바이 등 해외에서 촬영했지만 이번에는 한국의 완주를 선택한 것이다. BTS가 다녀갔던 완주 여행지와 꼭 가봤으면 좋을 여행지를 BTS 노래 제목으로 소개한다.》작은 것들을 위한 시-소품 같은 풍경 완주에는 소품처럼 소소하면서도 잔잔한 풍경을 지닌 곳들이 있다. 소양면 대흥리 오성 한옥마을 근처 삼각형 모양의 아담한 오성제 저수지가 그중 한 곳이다. 특이한 점이라면 제방 위에 우뚝 솟은 높이 5∼6m 되는 소나무다. 주위에 높은 나무나 풀이 없어 한 그루의 소나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나무 옆에서 BTS가 사진을 찍었다. 그 후 많은 사람은 ‘방탄 소나무’라 부르며 이 소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BTS를 잘 모르더라도 소나무와 주위 풍경이 만들어 내는 운치 있는 풍경은 매력적이다. 고산면 소향리 대아댐 인근에 위치한 용암상회도 BTS 팬들이라면 꼭 방문하는 곳이다. 가게 앞 평상에서 BTS가 화보를 찍은 덕분이다. 용암상회는 약 40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기저기 갈라지고 색깔이 바랜 간판이 오랜 시간의 경륜을 말해준다.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복고)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 가게에선 70세를 넘긴 노부부가 음료수 등 먹거리를 팔고 있다. 그 옆으로는 개천을 건널 수 있는 자그마한 다리가 있다. 정식 이름은 없었지만 BTS가 다녀간 이후 ‘방탄 다리’로 불린다. 이곳에 가보니 BTS가 취했던 포즈를 따라해 보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낙원-천국 같은 풍경이 창밖으로 소양면 대흥리에는 한옥 23채가 모여 있는 오성 한옥마을이 있다. 그중 2016년 문을 연 ‘아원(我園·우리들의 정원이라는 뜻)고택’이 가장 유명하다. BTS가 화보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입구가 있는 1층에서 본 아원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커다랗고 현대적인 건축물이다. 내부는 갤러리로 꾸몄다. 다양한 작품들이 작은 공간에 효율적으로 배치돼 있다. 천장은 개폐식으로 낮에는 푸른 하늘이 드러나 자연적인 빛을 만들어낸다. 작품들을 구경하고 2층으로 올라가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현대적인 건축물과 상반된 고풍스러운 한옥들이 눈에 들어온다. 만휴당과 안채, 사랑채, 별채로 구성돼 있는데 안채와 사랑채는 경남 진주의 250년 고택, 전북 정읍의 150년 고택을 그대로 옮겨 왔다. 기본 뼈대는 그대로 살리고 서까래와 기와만 교체했다. 터를 잡고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15년이 걸렸다. 한옥 주변으로는 종남산, 서방산, 위봉산이 둘러싸고 있다. 전해갑 아원 대표는 “아원고택의 주인은 주변 풍광이다. 그중 정면에 있는 종남산을 어떻게 하면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현재 위치를 잡았다. 고택의 모든 창은 이 산을 담는 액자다”라고 말했다. 무더운 여름에도 한옥 안 마루에 앉아 있으면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시원한 느낌이 든다. 주변 풍경 어디를 봐도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어 상쾌한 느낌이다. 아원고택은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일반인 관람이 가능하다. 오후 4시 이후에는 한옥스테이에 묵는 숙박객만 들어올 수 있다. 여기 봐-놓치면 아쉬운 완주 절경 오성 한옥마을 위쪽으로 자동차로 2km 정도 올라가면 위봉산성이 나온다. 이곳 역시 BTS가 화보를 찍었던 명소 중 하나다. 1675년 7년에 걸쳐 쌓은 산성이다. 당시 산성은 폭 3m, 높이 4∼5m, 둘레 16km로 3개의 성문이 있었지만 현재는 일부 성벽과 서문만 남아 있다. 서문도 문루는 사라지고 높이 3m, 폭 3m의 아치형 석문만 있다. 산성 위로 100m 정도 돌을 밟으며 걸을 수 있다. 밑으로 석문과 ‘S’형으로 이어지는 산성이 눈에 들어온다. 산성에서 자동차로 2∼3분 떨어진 곳에 위봉폭포도 볼거리다. 높이 60m의 2단 폭포로 예로부터 완산 8경에 드는 절경으로 유명하다. 폭포 주변의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진다. 도로에서부터 폭포 아래까지 나무로 된 산책로도 조성돼 있다.핸드폰 좀 꺼줄래-조용한 휴식 상관면 죽림리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은 참빗처럼 가지런한 편백나무가 산자락에 빼곡해 산림욕을 즐기기에 좋다. 특히 여름이 찾아온 요즘 인적 드문 편백숲을 거닐면 그 어떤 휴양지도 부럽지 않다. 대숲을 뜻하는 ‘죽림’을 지명으로 쓰고 있지만 마을 뒤에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는 건 편백나무다. 공기마을이라는 특이한 이름은 마을 형태가 밥공기를 닮았다고 해서 붙었다. 마을 주민들이 1976년부터 약 86만 m²에 편백나무 10만 그루를 심어 숲을 조성했다. 이제 이 숲을 이루는 편백나무들의 수령은 40년을 넘겼고 대부분이 높이가 20m가 넘을 정도로 울창해졌다. 공기마을 뒤쪽의 임도를 따라 산책로를 걷다 보면 편백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 나무가 촘촘하게 서 있어 햇볕조차 잘 들지 않을 정도로 어둑하다. 나무들 사이에 평상을 배치해 걷다가 느긋하게 쉬어가도록 배려했다. 평상에는 숲 그늘 아래에서 책을 읽는 사람, 낮잠을 자는 사람,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김밥 등으로 간단히 식사를 즐기는 사람 등 숲속의 여유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더 깊고 짙은 편백나무 숲을 감상하는 방법도 있다. 평상에 누워 하늘을 보면 위로 솟아있는 빼곡한 나뭇가지들이 눈의 결정 같은 실루엣처럼 보인다. 그 사이로 하늘과 구름이 지나는 모습을 바라보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이어지는 오솔길로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편백나무 숲과 하늘이 만들어 낸 장면이 가슴에 남는다. 오솔길은 한 사람 정도만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다. 약 20∼30분이면 다시 마을로 돌아올 수 있는 코스여서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군데군데 편백나무로 만든 벤치들이 있어 쉬기에도 좋다. 가끔 나무 사이를 비집고 불어오는 바람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식혀준다. 몇 년 전부터 촘촘한 나무들 때문에 어린 나무들이 잘 자라지 않자 최근에는 솎아내기를 하고 있다. 팔도강산-완주의 풍경이 내 마음으로 ‘송광사(松廣寺)’ 하면 전남 순천을 떠올린다. 하지만 완주에도 송광사가 있다. 산속에 있는 사찰과 달리 평지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송광사는 종남산 아래 위치한 사찰로 신라 도의선사가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이름은 백련사(白蓮寺)였는데 일주문이 대웅전에서 3km나 떨어져 있을 정도로 큰 규모였다고 한다. 임진왜란 이후 폐찰(사찰이 사라짐)됐지만 1622년 재건을 시작해 14년 만에 완공됐다. 이때부터 절 이름도 송광사로 불렸다. 경내에는 대웅전(보물 1243호)과 종루(보물 1244호), 소조사천왕상(보물 1255호) 등 많은 문화재가 소장돼 있다. 템플스테이도 체험할 수 있다.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대아호수는 인공저수지임에도 자연스럽고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가로수가 울창한 20km 호반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대아수목원(동상면 대아리)은 전국 최대 규모 금낭화 자생군락지 등 식물 2683종을 보유하고 있다. 입장은 무료다. 대규모 어린이 모험 놀이시설 ‘놀토피아’(고산면 소향리)에서는 재미있는 암벽 등반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BTS가 화보를 촬영한 장소는 카페 비비낙안, 경각산 등이 있다. 언제 가볼 수 있을까 고민 중이라면, BTS 노래 제목처럼 ‘고민보다 GO!’.글·사진 완주=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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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부바위[바람개비]

    일본 후쿠오카에서 자동차를 타고 20분 거리에 인구 9만여 명의 이토시마시가 있다. 33km 길이의 선셋대로를 달리다 보면 바다 위에 떠 있는 두 개의 커다란 바위에 눈길이 간다. 부부바위로 불리는 두 개의 바위 주변은 ‘일본 석양 100’에 선정될 정도로 풍경이 뛰어나다. 특히 6월에는 두 개의 바위 사이로 절묘하게 넘어가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찾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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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따라 길따라 구불구불… 아기자기한 계곡의 낭만

    정선은 강원도에서도 오지에 속한다. 태백산맥이 관통하는 중심부에 위치해 대부분의 지역이 높고 가파른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구불구불 굽이진 도로는 기본이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구간도 많아 운전이 쉽지 않다. 그래도 빼어난 풍광 덕분에 눈은 즐겁다. 특히 ‘골지천 산소길’과 ‘운탄고도’는 정선에서도 손꼽히게 아름답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자동차를 몰고 다니며 즐기기에 좋다.골지천의 느릿느릿 평화로운 풍경 정선 북쪽에 자리한 골지천은 동에서 서로 흐른다. 태백 검룡소에서 발원한 골지천은 한강의 최상류 하천이다. 골지천을 따라 임계면 미락숲에서 여량면 아우라지까지 이어지는 길을 ‘골지천 산소길 1구간’이라 부른다. 23.3km 길이의 굽이굽이 흐르는 골지천이 빚어낸 강변 풍경을 즐기기에 좋다. 산소길은 원래 걷는 길이다. 하지만 굳이 걷지 않아도 된다. 정선에서도 외진 데다 오가는 차들이 거의 없어 느릿느릿 자동차를 몰고 달릴 수 있다.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절경은 없지만 한갓지면서도 평화로운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산소길의 시작점은 임계면 낙천리의 미락숲이다. 골지천과 임계천이 모이는 합수머리에 있어 섬 같은 느낌이다. 50그루가 넘는 아름드리 느릅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사계절 내내 캠핑족들에게 인기가 높다. 꼭 캠핑이 아니더라도 돗자리를 펴고 느릅나무 그늘에서 잠깐 쉬어도 된다. 나뭇가지와 잎을 흔드는 바람소리, 흘러가는 물소리만 듣고 있어도 더위가 잊혀진다. 미락숲에서 나오면 본격적으로 골지천 산소길로 접어든다. 구미정길을 따라 두 개의 다리를 건너면 왼쪽에는 골지천, 오른쪽으로 산을 낀 산소길이 나온다. 골지천 풍경은 사랑스럽다. 너른 천변에는 물놀이를 하거나, 낚싯대를 드리우거나, 돗자리를 깔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구불거리는 물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구미정이 눈에 들어온다. 구미정은 ‘남한강 수계를 통틀어 가장 아름답다’는 정자다. 조선 숙종 때 공조참의를 지낸 이자가 당파 싸움에 회의를 느껴 관직을 버리고 칩거할 때 지었다. 아홉 가지 아름다움이 있다 해 구미정으로 이름을 지었고 현재 정자는 1946년 중수했다. 정자 자체는 평범하다. 하지만 주위 풍경은 예사롭지 않다. 구미정 앞에는 골지천이 흐른다. 커다란 바위들을 만난 물길은 제법 큰소리를 내며 바위를 감아 흐른다. 물 건너편에는 절벽처럼 수직으로 우뚝 솟은 언덕이 보인다. 정자에 걸터앉아 주위를 보고 있으면 호사를 누리고 있는 듯하다. 세상일은 잊고 낮잠을 자고 싶은 충동이 절로 든다. 물 건너편에서 구미정을 둘러싼 풍경을 보고 싶지만 폭 10m 정도의 골지천을 건널 방법이 없다. 예전에는 출렁다리가 있었지만 수해 때 떠내려갔다. 구미정에서 5분 정도 거리에 건너편에 있는 사을기마을로 갈 수 있는 다리가 있다. 다리를 건넌 뒤 마을 초입에 있는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홈병대’가 나온다. 골지천을 낀 구미정을 감상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전망대다. 골지천을 따라 산소길을 가다 보면 자동차를 세우고 잠시 풍경을 감상하고 싶은 곳들이 계속 나타난다. 월화폭포도 그중 하나다. 실처럼 가느다란 물이 흘러내리는 폭포로 그 모습이 마치 달밤 바람에 흔들리는 한 송이 들꽃과 같다 하여 ‘월화(月花)’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우렁차게 물이 내려꽂히는 모습을 기대했다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약 20m의 높이에서 바람이 세게 불면 물길이 흔들릴 정도로 여린 물줄기가 정겹게만 느껴진다. 풍경에 취해 가다 보면 어느새 골지천 산소길 1구간의 종착지인 여량면에 닿는다. 이곳에는 강원도무형문화재 제1호인 정선아리랑의 정서가 깃든 아우라지가 있다. 아우라지에서부터 정선읍까지 조양강을 끼고 산소길 2구간이 연결된다. 정선읍에서는 동강의 비경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병방치스카이워크가 있다. 1000m 능선에 펼쳐진 야생화 천국 정선은 1960∼80년대에 석탄으로 유명했다. 탄광들은 모두 폐광됐고 지금은 흔적만이 이곳저곳에 남아 있다. 1000m 능선에 펼쳐진 ‘운탄고도’도 그중 하나다. 고한읍 만항재에서 신동읍 함백역(40km)까지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들어진 길이 운탄고도다. ‘석탄을 나르던 옛길’이라는 의미이지만 요즘에는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져 있는 고원 길’이란 뜻으로 더 알려져 있다. 만항재나 새비재에서 출발해 운탄고도를 걸어갈 수도 있고, 자전거로 즐길 수도 있다. 손쉽게 운탄고도에 닿을 수 있는 방법은 하이원리조트에서 시작되는 화절령길을 이용하는 것이다. 왕복 2차로의 포장도로를 가다 보면 자갈과 흙으로 된 비포장도로가 나온다. 주위 풍경이 색다르다. 석탄을 실어 날랐던 흔적이 남은 듯 주위의 흙과 자갈이 검은색이다. 계단식으로 다져진 땅에는 예전 탄광촌이 있었던 건물의 잔해들이 남아 있다. 경사가 높은 길을 오르다 보면 한쪽에 작은 기념비를 볼 수 있다. ‘이곳은 운락국민학교가 소재하던 곳으로서 1967.3.1 설립되어 22회 544명의 학생이 졸업하였고, 폐광으로 인한 이주 현상으로 1991.2.28 폐교되어 본 건물을 철거하게 되었습니다.’ 정선교육청이 1994년 세운 비석이다. 거의 30년이 흐른 현재 아이들이 뛰어놀았을 운동장에는 각종 야생화와 잡초들만 남아 있다. 운락국민학교 터에서 조금만 가면 야생화 천국인 화절령이 나온다. 배고픈 시절 진달래를 비롯한 야생화를 꺾어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고 해서 ‘꽃꺾이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화절령은 꽃꺾이재의 한자 이름이다. 고갯길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야생화에 마음을 얹어 풍요로운 산책을 즐기면 좋다. 현재 화절령에는 350종 이상의 야생화가 피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절령 삼거리에는 만항재 20.2km, 새비재(타임캡슐공원) 17.8km, 사북 7km가 떨어져 있다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만항재 방향으로 약 2km 올라가면 사거리가 나온다. 그 주위에 조그마한 연못이 있다. 함백산과 맞닿은 백운산 중턱의 도롱이연못은 화절령 인근에 살던 광부의 아내들이 갱도에 들어간 남편의 무사고를 빌었던 곳이다. 이 못은 탄광 갱도가 지반 침하로 무너지면서 생겨났다.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 연못이 생기자 도롱뇽이 알을 낳기 시작했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대에 마르지 않는 연못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날이 좋을 때는 연못에 비친 구름 풍경이 주위 나무들과 어울려 신비로운 느낌을 연출한다. 도롱이연못에서 만항재 방면으로 조금 가면 ‘1177갱 입구’가 나온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갱도로 해발고도가 갱도 이름이 됐다. 갱도 앞에 도시락을 든 광부 동상이 세워져 있다. 운탄고도는 석탄을 실어 나르던 트럭이 다녔을 정도로 길이 잘 닦여 있는 편이다. 화절령 삼거리에서 만항재 방면 일부 구간은 포장도 돼 있다. 하지만 승용차가 다니기 힘든 곳도 나온다. 또 도로 폭이 자동차 한 대만 지날 수 있어 맞은편에서 다른 자동차가 온다면 후진도 감수해야 한다. 화절령길부터 1177갱까지 왕복 3시간 정도면 걸을 수 있다. 한여름이라도 지대가 높아 다른 곳보다 5도 정도 기온이 낮다. 화절령 삼거리에서 새비재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마지막 장면을 찍었던 타임캡슐공원에 닿는다. 만항재 아래에는 신라시대(643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정암사가 있다. 정암사에는 국보 승격을 앞둔 수마노탑이 있다.글·사진 정선=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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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od&Dining]진한 풍미 살린 ‘바리스타룰스 디카페인라떼’

    기존의 디카페인 커피는 맛과 향이 부족하다는 편견이 있다. 매일유업의 ‘바리스타룰스 디카페인라떼’는 풍부한 커피의 향과 부드러운 우유의 균형을 잘 맞춰 커피의 묵직한 맛과 깔끔함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콜롬비아산과 브라질산 원두를 블렌딩하고, 커피의 본래 풍미는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스위스 워터프로세스 공법으로 수중에서 카페인을 제거했다. 다른 카페인 제거 방식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스위스 워터프로세스 공법을 사용한 원두는 가격이 비싼 편으로 알려져 있다. 또 천 소재인 플란넬의 드립 방식을 채택하여 깔끔함을 극대화했다. 카페인양은 컵(325mL) 기준 약 5mg 이하로 식약처의 일일 섭취 권장량의 1.25% 수준이다. 바리스타룰스 관계자는 “카페인 때문에 마음 놓고 커피를 즐기기 어려운 고객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커피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바리스타룰스는 미스터트롯 우승자 임영웅과 광고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기념해 임영웅과의 일대일 랜선 팬미팅 참여 초대권, 임영웅 사진과 사인이 들어간 텀블러 등을 경품으로 받을 수 있는 이벤트가 7월 19일까지 열린다. 기간 내에 매주 1회 추첨을 통해 총 1000여 명의 당첨자에게 매주 다른 상품을 증정할 예정이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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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이후 해외여행 ‘소수인원-한곳 위주-고급화’로 간다

    회사원 이두용 씨(42)는 올여름 부모님의 결혼 50주년을 맞아 지난해부터 스페인 여행을 계획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여행 자체가 힘들어졌다. 이 씨는 “일단 내년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해외여행을 떠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몇 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떠나고 싶어도 하늘길이 끊기고 많은 나라가 국경을 걸어 잠그며 사실상 해외여행은 중단됐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조금씩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안정된 일부 국가에서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의 입국금지 제한을 해제하고 있어서다.○ 조금씩 열리는 하늘길과 국경22일 기준 한국 출발 여행객에게 입국금지 조치를 내리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나라는 총 182개국이다. 이 중 한국 출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 139개국, 격리 조치 9개국, 검역 강화 및 권고 사항 등은 34개국이다. 유럽의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터키, 키프로스와 아프리카의 탄자니아는 5월 이후 입국제한을 해제했다. 7월부터는 자가 격리 없이 여행할 수 있는 국가가 더 늘어난다. 그리스와 스페인이 한국인 여행자에 대해 의무 시설 격리나 검진 절차 없이 입국을 허용할 예정이다. 휴양지인 괌도 2주 자가 격리 조치를 전면 해제한다. 본격적인 여행 성수기에 접어들면 더 많은 국가가 걸어 잠근 빗장을 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해당 국가들이 입국 제한을 없애더라도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면 2주간의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꽉 막혔던 하늘길도 조금씩 열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중단했던 미국 댈러스와 오스트리아 빈 노선의 운항을 다음 달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미국, 프랑스, 영국 등 미국 유럽 노선 운항 횟수도 늘릴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의 입국 규제 강화 이후 중단했던 인천∼오사카 노선 운항을 7월 1일부터 주 3회씩 재개할 예정이다. 에미레이트항공은 11일부터 인천을 비롯해 추가 17개 도시, 총 29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여행 풍경 많이 바뀔 듯해외여행의 빗장이 조금씩 풀리고는 있지만 올해 안에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도 “국제 관광 교류는 2021년 또는 2022년부터 서서히 정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여행객들의 개별적인 방역이나 검사보다는 방역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국가 간 협약을 통해야만 격리 조치 없이 해외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여행의 모습도 코로나19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엇보다 대규모 단체관광은 당분간 주춤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상무 참좋은여행 전무는 “10명 이하의 소규모 단위로 여행하면서 고급화된 형태의 여행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조일상 하나투어 홍보팀장은 “앞으로 여행에서 가성비라는 말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여행지도 기존 유명 관광지보다는 안전한 곳으로 검증받은 지역이나 숙소를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훈 교수는 “믿을 만한 대형 호텔, 방역이 잘된, 검증된 관광지나 놀이시설을 찾는 사람이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현명한 여행자들은 방역 등 시스템이 훌륭하게 갖춰진 장소를 선호하며, 여행 횟수를 줄이는 대신 한 곳에 오래 머무는 형태로 여행이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해외여행을 결정하는 큰 요인 중 하나인 비행기 운임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해외로 떠나는 사람이 줄고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항공기 운임 자체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해 경영난을 겪었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을 중심으로 더 값싼 좌석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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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박수기정[바람개비]

    제주는 일출은 물론이고 일몰을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가 많다. 그중 서귀포 대평포구의 박수기정은 일몰 명소 중 하나다. 약 100m 높이의 수직절벽인 박수기정은 위에 올라가서 보는 해안 풍경도 좋지만 대평포구 밑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더없이 좋다. 포구 아래 해안에 서면 병풍처럼 펼쳐진 박수기정의 웅대한 모습이 보인다. 수평선 너머로 지는 해와 해변 물웅덩이에 비친 노을은 절벽과 함께 묘한 조화를 이룬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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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에서 땅에서 다리위에서… 오감만족의 즐거움 가득한 곳

    “거기 갈 만한 곳이 있어?” “무슨 소리, 아주 많아!” 경남 창원에 볼거리가 없다고? 선입견이다. 올해는 창원이 마산, 진해와 통합된 지 10년이 되는 해. 통합 초기에는 잡음도 많았지만 지금은 그 어떤 도시보다 결합이 잘 이뤄진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3개의 시가 하나로 합쳐진 만큼 갈 곳도 많아졌다. 창원만큼 오감을 모두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곳도 드물다. 물론 오감을 뛰어넘는 경험은 ‘덤’이다.총성에 스트레스 싹∼: 창원국제사격장 창원국제사격장은 2018년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치른 국제사격장이다. 시설은 국내 최상급이다. 사격장으로 가는 길은 높이 솟은 메타세쿼이아들이 왕복 2차로 도로 양쪽에 늘어서 있어 눈이 즐겁다. 사격장은 선수와 동호회 회원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일반인도 즐길 수 있다. 산탄총, 공기총 등 실제 총을 사용한 사격은 물론이고 스크린 사격과 레이저 총을 이용한 사격도 할 수 있다. 과녁에 적중했을 때의 성취감도 있지만 사격의 묘미라면 역시 격발할 때의 짜릿한 총성. 귓가에서 바로 울리는 총성은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사격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건 레이저 전투사격 체험장이다. 기존의 레이저 총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이 발사되는 총을 들고 실내의 지형지물을 이용해 서바이벌 체험을 할 수 있다. 레이저 총이라고 하지만 다양한 소리를 선택할 수 있다. 눈이 즐거워요: 상상길과 창동예술촌 오래된 도시일수록 역사가 숨 쉬는 골목길을 빼놓을 수 없다. 창동은 오랫동안 옛 마산의 중심이었다. 조선 중기에 대동법이 시행되면서 영남지방의 세곡을 보관하던 조창이 이곳에 들어섰다. 창동이라는 이름도 이 창고에서 비롯됐다. 경남의 명동이라 불렸던 창동은 1990년대 후반 활기를 잃었다가 도시 재생 사업 덕분에 예술촌으로 부활했다. 창동 골목은 창동예술촌과 상상길로 크게 나뉜다. 창동예술촌은 창동 아트센터를 중심으로 문신예술, 마산예술 흔적, 에콜드창동이라는 3개의 테마 골목으로 구성돼 있다. 골목길마다 작은 공방과 아기자기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갤러리가 곳곳에 자리해 있다. 골목길은 잘 정비되어 있다. 재미있는 벽화가 길에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 골목길이 나타날 때마다 새롭게 나타나는 풍경에 눈이 즐겁다. 상상길은 창동 불종거리에서 부림시장으로 이어지는 155m 구간의 길. 2015년 ‘당신의 이름을 한국에 새겨보세요’ 글로벌 캠페인에 응모한 전 세계 200여 개국, 30여만 명의 참가자 중 2만3000명을 선정해 이름을 블록에 새겨 놓았다. 굳이 지도를 보며 걷지 않아도 된다. 골목마다 길마다 재미있고 눈이 즐거운 풍경이 펼쳐질 테니 말이다. 싱싱한 해산물에 눈도 혀도 호강: 마산어시장 마산어시장은 2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창원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조선시대 마산포에 세곡을 보관하는 마산창이 들어서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레 도시가 만들어지고 시장도 생겨났다. 마산어시장은 규모만 19만 m²로 서울 롯데월드(12만8000m²)보다 1.5배 더 크다. 200여 개의 횟집을 비롯해 2000여 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다. 수산물을 주로 다루는 어시장이지만 농산물과 축산물 등 다양한 점포가 들어와 있다. 싱싱한 회를 먹기 위해 시장을 찾지만 구경만 해도 재미있다. 수조에서 탈출해 사람들 사이를 누비는 물고기, 커다란 게를 보고 놀라서 우는 아이 등 생각지도 못한 재미있는 시장만의 풍경을 볼 수 있다. 바다 내음 가득: 콰이강의 다리, 돝섬 저도 ‘콰이강의 다리’는 창원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명소다. 2017년 문을 연 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63만 명이 다녀갔다. 콰이강의 다리는 구산면 구복리와 저도를 연결하기 위해 1987년 설치됐다. 본래 이름은 저도연륙교. 길이 170m, 폭 3m 규모의 철제 교량이다. 2004년 바로 옆에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교량이 새로 설치되면서 보행전용 교량으로 바뀌었다.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내고 강화유리로 마감해 스카이워크로 탈바꿈했다. 유리를 통해 13.5m 아래의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다. 밤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다리 전체에 빛을 발해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다리를 건너면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상쾌한 바다내음이 코를 간질인다. 연인들이 데이트 장소로 많이 찾는다. 다리 한쪽에는 자물쇠를 걸어 놓을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저도까지 가는 길은 강원 산골짜기를 연상시키는 꼬불꼬불한 도로를 달려야 한다. 주위 풍경도 좋아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다. 저도에는 비치로드라고 불리는 6.5km에 달하는 해안 둘레길이 있다. 돝섬은 마산합포구 앞바다에 떠 있는 섬으로 ‘돝’은 돼지의 옛말로 말 그대로 돼지 섬이다. 생김새도 돼지와 닮았다. 오래전부터 창원 일대에서 유명한 유원지로 최근 걷기 좋은 공원으로 조성돼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배를 타고 10분이면 섬에 닿는다. 섬 입구에 들어서면 황금 돼지상이 눈길을 끈다. 섬 입구에서 왼쪽으로 향하면 출렁다리가 나온다. 섬 아래쪽을 빙 둘러 천천히 산책하기 좋다. 짧은 산책이 아쉽다면 정상에 올라가 봐도 좋다. 정상 쪽에는 2012년 창원조각비엔날레 때 설치된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 24점이 남아 있다.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얼굴을 내미는 꽃들도 반겨준다. 창원 시내와 마창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따스한 기운이 온몸으로: 마금산온천 마금산온천은 전국 9번째, 경남 최초의 보양온천이다. 마금산온천은 오래전부터 그 효능을 인정받아 왔다. 고려시대 중엽 다친 노루가 내려와 땅에서 솟아나는 물에 다리를 담그고 황새가 날아와 날개를 담가 상처를 치료해 갔다고 한다. 이런 모습을 보고 온천수가 상처를 낫게 한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피부병 환자들이 많이 찾았다고 한다. 마금산온천 주변에는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그중 족욕체험장은 무료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크지 않은 시설이지만 다리를 담그고 온천욕을 하기에는 충분하다. 약 41도의 온천수에 다리를 담그고 있으면 몸 전체로 퍼져나가는 따스한 기운에 절로 눈이 감긴다. 5분 정도만 앉아 있어도 몸에서 땀이 흐를 정도다. 이열치열이라고 여름에 더 인기가 좋다.그리고 감성: 창원짚트랙, 마산로봇랜드 진해해양공원 안에 위치한 99타워에서는 국내 어떤 곳에서도 하기 힘든 체험을 할 수 있다. 99타워는 높이 99m, 21층 건물이다. 가장 높은 21층 탑승장에서는 1399m 떨어진 소쿠리섬까지 시속 80km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짚트랙’을 탈 수 있다. 99m 높이라고 하지만 해발 105m로 탑승장에 서면 더욱 높게 느껴진다. 출발 신호와 함께 딛고 있던 바닥이 밑으로 천천히 내려가면서 어느새 다리가 공중에 뜬다. 이때 서서히 몸이 바다 쪽으로 내려가면 저절로 ‘와’ 소리가 나온다. 처음에는 공포로 주위 풍경이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곧 여유를 찾고 풍경 감상은 물론 속도감까지 느끼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소쿠리섬에 도착하면 제트보트를 타고 돌아올 수 있다. 최고 시속 90km로 수면 위를 달리는 제트보트는 짚트랙과는 또 다른 짜릿함을 선사해준다. 제트보트 인기가 높아 조만간 제트보트만 탈 수 있는 상품도 나올 예정이다. ‘엣지워크’는 높은 산이나 타워 외벽에 발코니를 설치해 천장레일에 안전로프를 걸고 타워 둘레를 걷는 체험시설이다. 국내 유일의 시설이다. 해발 94m 지점의 타워 외벽 62m 둘레를 한 바퀴 돈다. 도는 도중 전문 강사의 지시에 따라 다양한 미션을 수행한다. 타워에는 해양 전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과 커피숍 그리고 공원이 있어 취향에 따라 즐기면 된다. 마산로봇랜드는 로봇을 테마로 한 세계 최초 로봇테마파크다. 증기범퍼카, 파도여행, 회전그네, 날으는로봇, 숲속열차, 스카이타워 등 22종의 놀이기구와 11개의 로봇체험 관람시설이 있다. 자유입장권처럼 티켓을 구입하면 모든 종류의 놀이기구를 탈 수 있다QR코드를 스캔하면 창원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글·사진 창원=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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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투어, 조직 대개편… 온라인 여행사 변신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가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가 온라인 여행사(OTA·Online Travel Agency)로 변신해 생존을 모색하는 시도로 해석된다. 하나투어는 16일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전략본부를 신설하고 디지털 판매를 위해 공급 및 상품기획(MD)본부도 추가했다. 정보기술(IT)본부도 강화된다. 모두 온라인 여행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공급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개편이다. 상품기획본부는 고객 중심의 다양하고 차별화된 상품을 기획하고, 온라인판매본부는 글로벌 OTA에 대항하는 신규 서비스를 기획할 계획이다. 글ㅋ로벌 여행업계에는 이미 트립닷컴, 부킹닷컴 같은 OTA가 주류 비즈니스 모델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하나투어는 또 사용자 환경과 사용자 경험의 개선을 통해 닷컴과 모바일 유입을 강화할 예정이다. 하나투어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고 여행객의 소비패턴과 항공 등 산업 구조의 변화에 맞춰 글로벌 여행기업으로의 성장을 준비하기 위한 조직개편”이라고 말했다. 조직개편에 대한 구조조정은 아직 미정이다. 여행업계는 이미 해외 법인 정리에 나선 하나투어가 본격적으로 OTA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하나투어는 이미 국내 여행업계 최초로 글로벌 OTA 플랫폼인 ‘하나허브’를 4월 열었다. 2018년부터 약 400억 원을 들여 진행해온 프로젝트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하나투어의 OTA 전환을 신호탄으로 나머지 여행사들의 OTA 전환도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275억3400만 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이익 131억6500만 원)보다 400억 원 넘게 이익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적자다. 매출액은 50.55% 감소한 1108억2400만 원으로 집계됐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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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량사[바람개비]

    무량사는 충남 부여군 외산면 만수산 자락에 있다. 산 이름 ‘만수(萬壽)’와 절 이름인 ‘무량(無量)’ 모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음’을 나타낸다. 절 자체는 크지 않다. 하지만 극락전, 석등, 오층석탑 등 보물이 많다. 비 오는 날 만수산과 무량전이 만들어내는 신비한 분위기가 발길과 눈길을 사로잡는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스님의 불경 소리를 듣고 있으면 무량과 만수의 시간에 사로잡힐 것만 같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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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흥산성[바람개비]

    충남 부여에는 산성이 많다. 가장 유명한 부소산성을 비롯해 청마산성, 석성산성, 증산성, 성흥산성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 성흥산성은 유독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이곳에는 ‘사랑나무’라 불리는 느티나무가 있다. 높이 20m, 몸통 둘레 5m에 수령은 400년 이상이다. 한쪽으로 퍼져나간 가지 하나가 몸체와 어우러져 커다란 하트 모양을 그린다. 나무를 배경으로 연인들이 줄 서 사진을 찍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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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바위성당[바람개비]

    전북 익산의 나바위성당은 역사적 의미는 물론이고 건축 양식도 특별하다.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가 1845년 중국에서 사제품을 받고 고국으로 돌아와 첫발을 내디딘 곳이 나바위성당이다. 성당 내부 한가운데에는 예전에 남녀 신자를 구분하기 위해 세웠던 기둥들이 있다. 창문에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닌 한지가 붙어 있다. 성당 뒤 바위에는 마애삼존불이 새겨져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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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마을 편백숲[바람개비]

    전북 완주 ‘공기마을 편백숲’은 자연을 만끽하기 좋은 곳이다. 마을 형태가 밥공기를 닮았다고 해 공기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마을 뒤쪽으로 1976년 약 86만 m²에 편백나무 10만 그루를 심어 숲을 조성했다. 다른 편백나무 숲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숲은 놀랄 만큼 깊다. 오솔길을 걸으면 상쾌한 피톤치드 향이 느껴진다. 일상의 고단함을 잊고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5, 6월의 편백나무 숲이 안성맞춤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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