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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발생한 아제르바이잔항공 ‘J2-8243편’ 여객기 추락사고에 대해 사흘 만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만 러시아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다는 점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반쪽짜리 사과’라는 지적이 나온다.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은 28일 “푸틴 대통령이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비극적인 사건이 러시아 영공에서 발생한 사실에 대해 사과했다”고 발표했다. 크렘린궁은 이어 “여객기가 (도착지인) 그로즈니 공항 착륙을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당시 그로즈니 일대 상공은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방공망을 가동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오인 격추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 푸틴 대통령은 사고 원인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그에 대한 책임도 인정하지 않있다. 피해 보상이나 책임자 엄벌 등도 언급하지 않아 아제르바이젠 측이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아제르바이잔 국영 텔레비전에 따르면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29일 “여객기가 러시아 지상에서 총격을 받아 손상됐다” 고 밝혔다. 또 그는 “러시아 일각에서 추락 원인에 대한 거짓 이야기를 퍼뜨려 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의 진실을 은폐하려 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방공망에 의해 여객기가 격추된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알리예프 대통령은 앞서 “항공기 동체에 수많은 구멍이 있었고, 승객과 승무원은 기내로 뚫고 들어간 ‘이물질’에 부상을 입었다”며 “여객기는 조종사들의 용기와 전문성 덕에 비상 착륙했다”고 밝혔다.알리예프 대통령은 사고 당일 연례 독립국가연합(CIS)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다가 추락 소식을 듣고 곧바로 귀국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를 적대시하지 않으면서도 서방과의 경제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한 국가”라며 “푸틴 대통령의 ‘반쪽 사과’가 자칫 현지에 분노를 불러일으켜 구소련 일대 러시아 영향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나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을 따를 것이다.”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숨진 ‘정경홍’으로 추정되는 북한군 병사의 메모를 28일(현지 시간) 세 번째로 공개했다. 이번 메모는 정경홍의 일기로 추정된다. 특수작전군은 정경홍이 주임 상사로 진급할 기회를 얻었으나 특정 범죄를 저질러 강등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선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일부는 복귀 이후 사면이나 감형 등을 약속받은 범죄자인 것으로 분석도 나온다. 파병 북한군들이 북에 있는 가족들에 대한 보복을 두려워한 나머지 포로로 잡힐 경우 투항 대신 자결을 택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이런 가운데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계기로 러시아의 쿠르스크주 공세가 거세지자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점령지의 절반가량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나머지 영토도 봄이 올 때까지 러시아가 다시 수복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러 파병 北 군인들 포로 잡힐 것 두려워 서로 처형”이날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의 발표와 메모 내용을 종합하면 메모는 “나는 은혜로운 왕의 품속에서 세상에 무리없이 마음껏 배우며 자랐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이어 정경홍은 “조국보위는 공민의 신성한 의무이며, 조국이 있어야 나의 모든 행복이 있기에 위대한 최고사령관을 지키기 위해 혁명의 군복을 입었다”고 전했다. 최고사령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정경홍은 “주임상사로 진급할 기회라는 축복이 주어졌지만 당의 사랑과 은덕을 저버리고 최고사령관 동지를 저버리는 배은망덕한 짓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에서는 나에게 인생의 새출발을 할 수 있는 재생의 길을 열어줬다”며 “나는 이번 작전에서 대오의 맨 앞에서 달려갈 것이며, 나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을 무조건 따르겠다”고 덧붙였다.이어 “김정은 붉은 특공대의 용감성과 희생성을 온 세계에 보여줄 것이다. 나는 이번 전투에서 승리하고 조국으로 돌아가면 어머니당에 청원할 것이다”는 말을 끝으로 메모를 마무리했다. 특수작전군은 이를 두고 “정경홍은 어떤 잘못으로 인해 러시아로 파병됐다”고 추측했다.실제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로 인해 가족이 위험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7일 “북한 군인들은 우크라이나군에 투항하기보다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보고가 있다”며 “붙잡힐 경우 가족들에 대한 보복을 두려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일주일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사상자가 1000여 명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북한군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와 북한 책임자들은 군인들의 생존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모든 것은 북한군이 우리에게 잡히지 않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또 “포로로 잡히지 않기 위해 북한군이 서로를 처형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러 쿠르스크 공세에 우크라 점령지 절반 잃어한편 북한군 가세로 강화된 러시아의 쿠르스크주 공세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점령지의 절반가량을 잃었다고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봄이면 점령지를 전부 잃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우크라이나군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쿠르스크주 지휘관들은 “현 상황이 어려워 사기가 떨어지고 있으며 심지어 쿠르스크 점령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한 소대장은 “상급자들이 부대의 방어 전선 위치를 변경해달라는 요청을 반복적으로 거절하고 있다”며 “최후까지 버티는 병사들은 결국 실종되고 있다”고 말했다.북한이 러시아에 8000명의 추가 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 미국 당국자는 “북한이 봄까지 8000명의 군인을 추가로 파병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이 분석은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이처럼 러시아의 공세가 거칠어지면서 향후 휴전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협상력을 잃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는 현재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휴전 협상 전에 가능한 많은 영토를 되찾기 위해 회담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까지 가결되자 외신들도 주요 기사로 신속히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최대 동맹국 중 한 곳인 한국의 정부 및 군 통수권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된다”며 “기업 및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지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적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고율 관세 등을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집권 후 한국 같은 수출 의존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보호무역 정책을 취하면 그렇지 않아도 약세인 한국 주식시장과 원화 가치가 더 큰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AP통신 역시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가 더 손상됐다”며 한국의 고위 외교 활동을 중단시키고 금융 시장 혼란 등을 이미 초래한 정치적 마비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치적 혼란을 해결하지 못한 한국 양당 협력의 실패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ABC방송은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정족수를 둘러싼 여야, 주요 법학자의 의견이 모두 갈려 표결 자체가 법적 모호성에 직면할 수 있다고 봤다. NYT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집권 내내 동맹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치적으로 삼았고, 지난해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만찬장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를 만큼 두 정상이 가까웠지만 이번 사태로 미국의 영향력 및 위상 또한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까지 가결되자 주요 외신도 주요 기사로 신속히 전했다.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최대 동맹국 중 한 곳인 한국의 정부 및 군 통수권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된다”며 “기업 및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지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적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고율 관세 등을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 달 20일 집권 후 한국 같은 수출 의존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보호무역 정책을 취하면 그렇지 않아도 약세인 한국 주식시장과 원화 가치가 더 큰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AP통신 역시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가 더 손상됐다”며 한국의 고위 외교 활동을 중단시키고 금융 시장 혼란 등을 이미 초래한 정치적 마비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치적 혼란을 해결하지 못한 한국 양당 협력의 실패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ABC방송은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정족수를 둘러싼 여야, 주요 법학자의 의견이 모두 갈려 표결 자체가 법적 모호성에 직면할 수 있다고 봤다.NYT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집권 내내 동맹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치적으로 삼았고, 지난해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만찬장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를 만큼 두 정상이 가까웠지만 이번 사태로 미국의 영향력 및 위상 또한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북한 및 중국 견제를 위해 한국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바이든 행정부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강하게 비판하지 않았다는 취지다.워싱턴= 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병사 한 명을 포로로 잡았다고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가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직후 국가정보원은 북한군 병사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이 포로로 잡힌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군사전문매체 밀리타르니는 26일 우크라이나계 비공개 텔레그램 채널 ‘와르샬’에 올라온 북한군 병사의 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날 와르샬에는 “우크라이나특수부대(SSO)가 쿠르스크에서 적 파괴 작전을 수행했고 북한군 1명을 포로로 붙잡는 성과도 올렸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와르샬에는 우크라이나군으로 보이는 인물이 군용 트럭에 실린 북한군과 촬영한 사진도 공개됐다. 사진 속 북한군은 깡마른 모습에 지친 표정을 하고 있다. 국정원은 “우방국 정보기관과의 실시간 정보공유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1명을 생포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후속 상황을 면밀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5일 아제르바이잔항공 ‘J2-8243편’ 여객기의 추락 원인을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 방공망이 해당 여객기를 무인기(드론)로 오인해 격추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러시아 측은 “여객기가 ‘새 떼 충돌 사고(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로 추락했다”고 맞선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러시아 체첸공화국 수도 그로즈니로 향하던 해당 비행기는 예정돼 있던 항로에서 벗어나 카자흐스탄 악타우 일대에 추락해 탑승객 67명 중 38명이 숨졌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수거해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아제르바이잔도 자국 조사팀을 현장에 급파했다. 추락 초기에는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이 보도한 대로 새 떼 충돌 사고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해당 여객기의 꼬리 부분에 총탄 등이 관통한 듯한 여러 개의 구멍이 나 있는 점, 여객기가 운항 중 항공기 추적 전문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서 잠시 사라졌다는 점 등이다. 특히 정상 항로를 통해 바쿠에서 그로즈니로 가려면 북서쪽으로 육로 비행을 해야 하는데 해당 비행기는 카스피해 건너편이며 바쿠에서 북동쪽인 악타우에 추락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비행기가 정상 항로를 크게 벗어난 점이 일반적인 새 떼 충돌과는 다르다”고 전했다. 해당 여객기가 러시아 상공에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러시아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GPS 전송을 방해해 비난받은 전례가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사고 여객기가 러시아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고 러시아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여객기를 러시아의 우방인 카자흐스탄에 착륙시키려 했다고 주장한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자국 내 주요 격전지와 러시아 본토 곳곳을 드론으로 공격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방공 체계가 활발하게 가동됐고, 이로 인해 민간 여객기를 우크라이나 드론으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산타클로스(산타)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남산서울타워를 지나며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즐겼다.” 미국과 캐나다 군이 공동으로 운영 중인 북미방공우주사령부(NORAD)가 올해도 성탄절을 맞아 산타가 썰매를 타고 이동한 경로를 공개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NORAD는 매년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산타와 루돌프 썰매가 세계 각국 상공을 지나가는 가상의 3차원(3D) 그래픽 영상을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다. 25일(현지 시간) NORAD에 따르면 산타와 루돌프 썰매는 24일 오후 11시 24분경 한국에 진입했고 서울, 부산, 광주, 대구, 제주 등 한국 곳곳의 어린이들을 방문해 선물 약 2000만 개를 배달했다. NORAD가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가상 3차원 그래픽 영상에서 산타와 루돌프 썰매는 서울 상공에 진입해 경복궁과 여의도 63빌딩, 남산서울타워,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을 지나갔다. 이후 산타는 휴전선을 넘어 북한에서도 약 1분간 머물며 선물을 전달한 뒤 중국으로 향했다. 또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들러 우주비행사 7명에게도 선물을 전달했다고 한다.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에 있는 NORAD 본부에는 “산타가 언제 우리 집에 오는지 알려 달라”고 묻는 어린이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본부에선 자원봉사자들이 10만 통 넘게 걸려 오는 전화에 응대했다고 한다. NORAD는 북미 대륙의 대공방어 임무를 담당하며 북한의 미사일 상황 등을 감시한다. 산타 썰매 경로 추적 이벤트는 1955년부터 70년째 진행 중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아제르바이잔항공 여객기가 25일(현지 시간)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러시아 체첸공화국 수도 그로즈니로 향하다 카자흐스탄에 추락했다. 여객기는 이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조류 충돌 사고’(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를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카자흐스탄 악타우의 한 공터에 비상 착륙을 시도하다 땅에 충돌하며 화염에 휩싸였고,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객 67명 중 32명이 생존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비상상황부는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생존자 32명을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30명 이상이다. 여객기에는 승객 62명과 승무원 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승객 국적별로는 아제르바이잔 37명, 러시아 16명, 카자흐스탄 6명, 키르기스스탄 3명이 탑승했다. 사고 여객기는 아제르바이잔 항공 J2-8243편으로 브라질 항공기 제조사 엠브라에르사의 ‘엠브라에르 190’ 기종이다. 바쿠에서 악타우까지 직선거리는 약 370km로 이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 항공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초기 조사 결과 여객기가 비행 중 새떼를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직후 기내에 응급 상황이 생겨 기장이 비상 착륙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산타클로스(산타)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남산서울타워를 지나며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즐겼다.”미국과 캐나다 군이 공동으로 운영 중인 북미방공우주사령부(NORAD)가 올해도 성탄절을 맞아 산타가 썰매를 타고 이동한 경로를 공개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NORAD는 매년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산타와 루돌프 썰매가 세계 각국 상공을 지나가는 가상의 3차원(3D) 그래픽 영상을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다.25일(현지 시간) NORAD에 따르면 산타와 루돌프 썰매는 24일 오후 11시24분경 한국에 진입했고 서울, 부산, 광주, 대구, 제주 등 한국 곳곳의 어린이들을 방문해 선물 약 2000만 개를 배달했다.NORAD가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가상 3차원 그래픽 영상에서 산타와 루돌프 썰매는 서울 상공에 진입해 경복궁과 여의도 63빌딩, 남산서울타워,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을 지나갔다. 이후 산타는 휴전선을 넘어 북한에서도 약 1분간 머물며 선물을 전달한 뒤 중국으로 향했다. 또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들러 우주비행사 7명에게도 선물을 전달했다고 한다.AP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에 있는 NORAD 본부에는 “산타가 언제 우리 집에 오는지 알려 달라”고 묻는 어린이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본부에선 자원봉사자들이 10만 통 넘게 걸려오는 전화에 응대했다고 한다.NORAD는 북미 대륙의 대공방어 임무를 담당하며 북한의 미사일 상황 등을 감시한다. 산타 썰매 경로 추적 이벤트는 1955년부터 70년째 진행 중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파나마 운하’의 반환을 주장한 데 이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도 사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상이나 안보 전략상 상대국을 압박하기 위한 협상 전략으로 읽힐 수도 있으나,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발언으로 미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덴마크와 파나마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22일 켄 하워리 페이팔 공동창업자를 주덴마크 미국대사로 지명하며 “국가 안보와 세계 자유를 위해 미국의 그린란드 소유 및 지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인 덴마크를 상대로 방위비 인상을 압박하고, 북극권의 전략적 요충지인 그린란드를 선점해 중국 및 러시아와의 패권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린란드는 ‘북극 패권’ 요충지 뉴욕타임스(NYT)는 23일 “파나마 운하 반환 요구에 이어 그린란드까지 눈독을 들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최근 발언이 심상치 않다”며 “다른 국가의 주권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보지 않는 부동산 개발업자 특유의 인식 구조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캐나다에 25% 고율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캐나다를 미국 51번째 주(州)로 편입하겠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주지사가 될 것”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그린란드는 북극권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최근 기후변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으며 그린란드를 지나는 북극 항로 개척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또 리튬 등 전기차에 들어가는 상당량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다. 실제로 미국은 ‘북극 패권’을 두고 중국, 러시아를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2018년 북극 군기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또 7월 중-러는 북극해 상공에서 합동 순찰을 진행했다. 미국 역시 1951년부터 그린란드 서부에 ‘피투피크 우주군 기지’를 운영해 왔다. 그린란드는 면적이 217만 ㎢인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한반도의 10배에 가까운 크기다. 섬의 약 80%가 눈과 얼음에 덮여 있고 나머지 지역에 주민 5만6000여 명이 거주한다. 덴마크가 18세기 초부터 지배했으나, 2009년 그린란드 자치정부가 출범했다. 현재 덴마크는 그린란드의 국방 및 외교·안보를 담당하고 자치정부 재정의 절반을 지원한다. 그린란드는 2009년 자치정부 출범과 함께 독립을 선언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하지만 덴마크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 실제 독립을 추구한 적은 없다. 다만 가난한 국가는 아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은 6만8100달러(2021년 기준)로 세계 19위다. NYT는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는 고립주의가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다. 팽창주의라고도 볼 수 있다”며 “1898년 스페인과의 전쟁을 통해 필리핀을 병합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식민주의와도 닮았다”고 평가했다.● “현지에선 빈말 아니라고 여겨”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 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그린란드는 우리의 것이고 매물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매물이 될 수 없고, 우리는 자유를 위한 오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덴마크 총리실도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나, 미국과의 협력에는 언제든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그린란드 여론이 트럼프 당선인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투자를 유치해 대규모의 희토류와 관광산업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마르크 야콥센 왕립덴마크방위대 교수는 “덴마크와 그린란드에선 트럼프의 발언을 빈말이라고 웃어넘기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덴마크에서 독립한 뒤 미국에 병합되는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9년 1기 행정부 때 ‘그린란드 병합’을 추진했다. 하지만 덴마크와 그린란드 자치정부 측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일단락됐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파나마 운하’의 반환을 주장한 데 이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도 사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상이나 안보 전략상 상대국을 압박하기 위한 협상 전략으로 읽힐 수도 있으나,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발언으로 미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덴마크와 파나마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트럼프 당선인은 22일 켄 하워리 페이팔 공동창업자를 주덴마크 미국대사로 지명하며 “국가 안보와 세계 자유를 위해 미국의 그린란드 소유 및 지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인 덴마크를 상대로 방위비 인상을 압박하고, 북극권의 전략적 요충지인 그린란드를 선점해 중국 및 러시아와의 패권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린란드는 ‘북극 패권’ 요충지뉴욕타임스(NYT)는 23일 “파나마 운하 반환 요구에 이어 그린란드까지 눈독을 들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최근 발언이 심상치 않다”며 “다른 국가의 주권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보지 않는 부동산 개발업자 특유의 인식 구조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캐나다에 25% 고율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캐나다를 미국 51번째 주(州)로 편입하겠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주지사가 될 것”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그린란드는 북극권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최근 기후변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으며 그린란드를 지나는 북극 항로 개척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또 리튬 등 전기차에 들어가는 상당량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다.실제로 미국은 ‘북극 패권’을 두고 중국, 러시아를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2018년 북극 군기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또 7월 중-러는 북극해 상공에서 합동 순찰을 진행했다. 미국 역시 1951년부터 그린란드 서부에 ‘피투피크 우주군 기지’를 운영해 왔다.그린란드는 면적이 217만 ㎢인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한반도의 10배에 가까운 크기다. 섬의 약 80%가 눈과 얼음에 덮여 있고 나머지 지역에 주민 5만6000여 명이 거주한다. 덴마크가 18세기 초부터 지배했으나, 2009년 그린란드 자치정부가 출범했다. 현재 덴마크는 그린란드의 국방 및 외교·안보를 담당하고 자치정부 재정의 절반을 지원한다.그린란드는 2009년 자치정부 출범과 함께 독립을 선언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하지만 덴마크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 실제 독립을 추구한 적은 없다. 다만 가난한 국가는 아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은 6만8100만 달러(2021년 기준)로 세계 19위다.NYT는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는 고립주의가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다. 팽창주의라고도 볼 수 있다”며 “1898년 스페인과의 전쟁을 통해 필리핀을 병합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식민주의와도 닮았다”고 평가했다.● “현지에선 빈말 아니라고 여겨”트럼프 당선인의 발언 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그린란드는 우리의 것이고 매물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매물이 될 수 없고, 우리는 자유를 위한 오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덴마크 총리실도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나, 미국과의 협력에는 언제든 열려 있다”고 밝혔다.일각에선 그린란드 여론이 트럼프 당선인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투자를 유치해 대규모의 희토류와 관광산업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마르크 야곱센 왕립덴마크방위대 교수는 “덴마크와 그린란드에선 트럼프의 발언을 빈말이라고 웃어넘기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덴마크에서 독립한 뒤 미국에 병합되는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트럼프 당선인은 2019년 1기 행정부 때 ‘그린란드 병합’을 추진했다. 하지만 덴마크와 그린란드 자치정부 측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일단락됐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중국 영화 ‘허스토리(好東西·좋은 것들)’가 20일 가까이 중국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현지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두 여성의 우정을 다룬 ‘페미니스트 코미디’ 영화로 입소문을 타며 극장가 연말 성수기 흥행에 성공했다. 젠더 소재를 다룬 영화가 중국 당국의 검열을 통과해 개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허스토리는 22일까지 17일 연속 중국 본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티켓 수익 6억8000만 위안(약 1530억 원)을 올렸다. 저예산 영화로 올해 중국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는 초기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감동과 해학이 풍부한, 해방감을 선사하는 영화”라는 입소문이 나며 이달 들어 뒷심을 발휘했다. 영화는 중국 영화사이트 도우반에서 평점 10점 만점에 9.1점을 받으며 올해 개봉작 중 최고점을 기록했다.미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허스토리를 “중국판 ‘바비’”라고 평가하며 그레타 거위그 감독의 지난해 개봉작 ‘바비’에 비교했다. 바비 역시 지난해 외화에 배타적인 중국 극장가에서 예상 밖 흥행을 거두며 여성 관객의 영향력을 증명했다. 허스토리는 산시성 출신 여성 샤오이후이(邵藝輝) 감독(33)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영화는 기자 출신 기고가인 싱글맘 ‘티에메이’가 무명 가수 ‘예’의 옆집에 이사 오며 겪는 일화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단지 이웃이었던 두 여성은 티에메이의 9세 딸을 함께 돌보는 가까운 친구가 된다. 영화는 이들의 삶에 녹아있는 싱글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스토킹, 가정 폭력 등 사회적 소재도 다룬다. 소품과 단역 배우 등을 통해 팬더믹 봉쇄와 성소수자 문제까지 화면에 담아냈다. 관객들은 이를 찾아내기 위해 다시 영화관을 찾으며 ‘재관람’ 열풍이 불기도 했다. 이런 소재의 영화가 중국에서 개봉이 가능했던 배경을 두고 코미디 장르여서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아 당국의 검열을 피해갔다는 시각이다. 중국 당국은 페미니즘이 반동적이라며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미투 운동에 나선 한 언론인은 체제 전복을 시도했다는 혐의로 징역 5년 형을 받기도 했다.하지만 허스토리는 관영 매체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민일보는 개봉 직후 영화에 대해 “젊은 영화인이 일상을 통찰력 있게 풀어내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새로운 사고를 전달했다”고 호평했다. 샤오닝 루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교수는 NYT에 “중국 정부는 정치적인 선을 넘지 않는 한 부정적인 감정을 환기할 ‘구멍’을 허락해주곤 한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나의 작은 테디베어야, 네가 아주 그리울 거야.”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20일(현지 시간)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로 숨진 9세 어린이 안드레 글라이스너 군(사진) 어머니의 애끊는 비통함이 독일은 물론 세계를 슬픔에 빠지게 했다. 안드레의 어머니 데지레 씨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아들을 곰돌이 인형 테디베어라 부르며 “너는 언제나 우리 가슴속에 살아 있을 거야”라며 “안드레는 아무도 해친 적이 없고, 우리와 9년밖에 함께 지내지 못했는데 왜…”라며 애통해했다. 안드레는 사고 당일 성탄절을 앞두고 아빠 엄마와 함께 크리스마스 마켓에 나들이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장래 희망이 소방관이던 안드레는 바를레 어린이 소방대에서 활동하며 꿈을 키웠다고 한다. 영국 BBC는 “안드레 가족을 위한 온라인 모금이 시작돼 22일 기준 6만 유로(약 9000만 원)가 넘게 모였다”고 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 수정헌법 14조가 규정한 출생시민권제를 사실상 폐지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 측이 각종 행정명령을 준비하며 법정 다툼까지 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수 진영에서 출생시민권제를 보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1898년 ‘미합중국 대 웡 킴 아크’ 연방대법원 판결을 뒤집기 위한 시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2일(현지 시간) CNN방송은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가 개헌 없이 출생시민권 취득을 제한할 우회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인수위는 미 시민권 취득을 목표로 한 이른바 ‘원정 출산’을 막기 위해 관광 비자 심사를 강화하고,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서류가 미비한 미성년자에 대해 여권 발급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시민권 취득의 문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측은 출생시민권 문제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친(親)이민 시민단체들은 “언제든 소송을 제기할 준비가 되어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출생시민권제 폐지는 ‘이민자들의 나라’라는 미국의 근간을 뒤흔드는 큰 사회적 논란이 될 전망이다. 법정 다툼이 벌어진다면 행정명령을 무효화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연방대법원까지 갈 가능성도 높다. 히로시 모토무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로스쿨 교수는 “연방대법원이 2022년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었을 때보다 사회적 반발이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수정헌법 14조는 “미국 관할권에 속하는 미국 출생자와 귀화자 모두가 미국 시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관할권’의 해석을 두고 반(反)이민 강경파는 불법 이민자의 자녀는 미국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1898년 연방대법원 판결을 번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트럼프 당선인은 오래전부터 출생시민권제를 폐지할 뜻을 밝혀왔다. 그는 8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출생시민권제를 바꿔야 한다”며 “1기 행정부 때는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 밀려 폐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나의 작은 테디베어야, 네가 아주 그리울 거야.”20일(현지 시간)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의 성탄마켓 행사장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로 숨진 9세 어린이 안드레 글라이스너 군(사진)의 어머니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들을 잃은 비통함을 드러냈다. 어머니 데지레 씨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의 작은 테디베어야, 너는 언제나 우리 가슴 속에 살아있을 거야”라며 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공유했다. 그는 “안드레는 아무도 해친 적이 없고, 우리와 9년밖에 함께 지내지 못했는데 왜…”라며 애통해했다. 이어 “너를 무척 그리워한 할머니, 할아버지와 천국에 있겠구나. 우리는 여기서 널 아주 그리워할 거야. 너는 언제나 우리 가슴 속에 살아있을 거야. 약속할게”라고 적었다. 테러가 발생한 마그데부르크에서 약 54km 떨어진 마을인 워레에 살던 안드레 군은 20일 성탄절을 앞두고 부모와 함께 성탄마켓 나들이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글라이스너 가족은 남부 바이에른주에서 지난해 이사와 지역 공동체 활동에 열심히 참석하며 이웃과도 활발히 교류했다. 안드레 군의 장래희망은 소방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워레 어린이 소방대에서 활동하며 꿈을 키웠다고 한다. 이 지역 소방관 안드레아스 클리비쉬는 “안드레는 친절하고 예의 바른 아이였고, 사람들에게 마음을 잘 내어주는 어린이 소방대원이었다”고 추모했다. 그는 끔찍한 비극을 겪은 글라이스너 가족을 위해 마을 사람들이 곁을 지키고 있다고 현지 매체 포커스에 전했다. 영국 BBC는 안드레의 가족을 위한 온라인 모금이 시작돼 22일 기준 6만 유로(약 9000만 원)가 넘게 모였다고 전했다. 이번 테러는 20일 오후 7시경 용의자인 탈렙 알 압둘모흐센(50)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성탄마켓을 400m 이상 고속 질주하면서 발생했다. 안드레 군을 비롯해 5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현장에서 체포된 압둘모흐센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나 강한 이슬람 혐오자로 알려졌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반(反)이슬람 성향을 드러내며 자신이 배교자라고 밝혔다. 2006년 독일로 건너왔고 2016년 영주권을 얻은 뒤, 마그데부르크에서 약 45km 떨어진 소도시 베른부르크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일해 왔다. 독일의 포용적 난민 정책에 불만이 컸던 그가 이민자 배척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는 극우 독일대안당(AfD) 지지자였다는 점이 알려지며 독일 내 정치적 혼란도 격화하고 있다. AfD는 테러를 세 결집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그데부르크에서는 21일 불법 이민자 추방을 요구하는 AfD 등 극우 세력의 집회가 열렸다. 독일은 내년 2월 연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의 성탄마켓 행사장에서 ‘난민 포용 정책’에 불만을 가진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남성이 차를 몰고 돌진해 최소 5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용의자인 탈렙 알 압둘모흐센(50)은 2006년 독일로 건너왔고 2016년 영주권을 얻은 뒤, 마그데부르크에서 약 45km 떨어진 소도시 베른부르크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일해 왔다. 현지 수사 당국에 따르면 압둘모흐센은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고, 평소 독일의 포용적 난민 정책에 불만이 컸다. 또 사우디 출신임에도 이슬람에 대한 혐오도 깊었다.● ‘反이슬람’ 난민이 범행 저질러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전날 오후 7시경 압둘모흐센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성탄마켓을 400m 이상 고속 질주하면서 발생했다. 사망자 중에는 9세 어린이가 포함돼 있고, 부상자 중 41명은 중상을 입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장에서 체포된 압둘모흐센이 보수 이슬람 사상이 강한 사우디 출신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처음에는 이번 사건이 이슬람 극단주의 영향을 받은 테러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성탄마켓은 유럽의 뿌리 깊은 기독교 문화를 보여주는 행사로 꼽힌다. 하지만 그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자신을 “(이슬람교) 배교자”라고 밝혀 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압둘모흐센이 소셜미디어 X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메르켈(전 독일 총리)이 유럽 이슬람화를 목표로 난민을 대거 받아들였다” “독일이 전 세계 사우디 출신 여성 망명자를 찾아내 이들의 삶을 파괴하려고 든다” “독일이 우리를 죽이려고 든다면 그들을 학살하고 영광스럽게 죽거나 감옥에 가겠다” 등의 극단적인 주장을 펼쳐 왔다고 전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강한 반(反)이슬람 성향을 드러냈다. 2019년에는 독일 현지 매체에 “나는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이슬람 비판자”라며 “이슬람에 반대한다고 인터넷에 적었다가 살해 협박을 받아 망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독일 이주 후에는 박해받는 사우디 출신 여성의 망명을 돕는 활동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낸시 페저 독일 내무장관도 “사건을 조사 중이나 용의자는 확실한 이슬람 혐오자”라고 밝혔다. 유로뉴스는 그간 독일 당국이 압둘모흐센을 위험인물로 분류해 왔다고 전했다. 그는 2013년에도 협박죄로 독일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또 이번 범행 전날에는 다른 혐의로 재판이 잡혀 있었으나 불출석했다. 사우디 정부도 독일 정보 당국에 압둘모흐센의 극단성에 대해 세 차례 이상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獨, 이념-종교 갈등 격화될 듯압둘모흐센이 이민자 배척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는 극우 독일대안당(AfD) 지지자였다는 점이 알려지자 독일 내 이념 및 종교 갈등이 격화될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1일 마그데부르크에선 불법 이민자 추방을 요구하는 AfD 등 극우 세력의 집회가 약 2100명(현지 경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일부 집회 참석자들은 경찰과 몸싸움도 벌였다. AfD는 시위를 앞두고 당원들에게 “추모소로 나와 달라”며 결집을 호소하기도 했다. 독일은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시절 100만 명 이상의 불법 이민자를 수용하는 등 적극적인 난민 포용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최근에는 극우세력을 중심으로 반이민 정서가 거세지고 있다. 올 9월 AfD는 옛 동독 지역이던 튀링겐주와 작센주 지방선거에서 1, 2위를 차지하며 나치 패망 79년 만에 처음으로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극우 정당으로 부상했다. 한편 수도 베를린 등 독일 각 지역은 성탄마켓 경비를 강화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조기 폐장에 들어갔다. 독일에서는 앞서 8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20대 시리아 망명 신청인이 흉기 난동을 벌여 3명이 숨졌다. 또 2016년에는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트럭을 몰고 성탄마켓에 돌진해 13명이 사망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내년 1월 20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워싱턴에서 사흘간 ‘마가 대잔치’가 펼쳐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자들을 위한 초대형 승리 집회로 축제의 문을 열고, 고액 기부자들을 위한 각종 행사가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미 ABC 뉴스가 19일 보도한 트럼프 당선인 취임위원회가 작성한 취임식 계획안에 따르면 내년 1월 18~20일 사흘간 미 수도 워싱턴에서는 각종 취임식 관련 축제가 예정됐다. 취임위원회가 모금한 금액은 1억5000만 달러(약 2175억 원)를 넘겨 역대 가장 많은 기부금을 모은 미 대통령 취임식이 될 전망이다.첫날에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마가) 승리 집회’가 열린다.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행사로 전국의 트럼프 당선인 지지자들이 운집하는 초대형 집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과 지지자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이 해당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내다봤다.고액 기부자만 입장 가능한 행사도 여럿 열린다. 지지자들은 기부액에 따라 등급이 부과되고 등급에 따라 행사 입장 여부가 정해진다.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거나 200만 달러를 모금한 최고 등급 지지자들만 J D 밴스 미 부통령 당선인과 부인 우샤 여사가 주최하는 소규모 부통령 만찬에 참석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참석하는 만찬에는 25만 달러 이상 기부했거나 50만 달러를 모금한 사람만, 역시 트럼프 내외가 참석하는 일요 예배는 1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거나 2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 취임식 자체는 무료로 참석할 수 있으나, 좋은 자리에 앉기 위한 티켓을 구하기 위한 쟁탈전도 치열하다. 취임위원회는 100만 달러 이상 기부한 최고 등급 지지자에게 취임식 입장권 6장을 배부할 계획이다. 취임식에는 이례적으로 외국 정상들도 참석할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1874년 이후 외국 정상이 미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사례는 없다. 통상 각국 대사와 외교관들만이 취임식에 참석했다. 대통령 취임위원회에 약정된 기부금은 16일 기준 1억5000만 달러를 넘겼다. 2021년 조 바이든 취임위원회가 모금한 6200만 달러의 약 3배에 이른다. 2017년 트럼프 취임위원회가 모금한 역대 최대액인 1억700만 달러도 크게 웃돌 전망이다. 한 공화당 기부금 모금자는 “기업 관계자들이 트럼프 취임식에 대거 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불편한 관계였던 메타와 아마존이 취임식에 100만 달러씩 기부한 것이 대표적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개인 자격으로 100만 달러를 내놨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 달 20일 취임식 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의 조기 정상회담에 응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다음 달 중순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주 사저 겸 정권 인수위원회가 차려진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날 것으로 보인다. 19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은 트럼프 당선인 측이 일본 정부에 “취임 전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뜻을 밝혀 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셋째 주(13∼19일)를 회담 날짜로 제안받았다고 전했다. 일본 측은 이를 트럼프 당선인이 일본과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신호라며 반색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당시 주요국 정상 중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를 가장 먼저 만났다. 두 사람은 집권 내내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골프를 같이 치며 밀착했다. 아베 전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두터운 친분을 맺은 결과, 트럼프 1기 당시 일본이 트럼프발(發) 관세 폭탄을 맞지 않았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일본 측은 이번에도 조기 정상회담을 거듭 요구했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직후 통화했지만 아직 대면 회담은 하지 못했다. 지난달 15, 16일 남미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 측에 회담을 타진했지만 거절당했다. 다음 달 중순 회담이 성사되면 이시바 총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에 이어 여섯 번째로 트럼프 당선인과 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15일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를 마러라고에서 만났다. 이어 16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1000억 달러(약 140조 원)의 미국 투자를 약속하자 “이시바 총리와 취임식 전 만날 수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에 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타협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대선 과정에서 ‘취임 24시간 내 우크라이나전 종전’을 공약해 온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 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빠른 종전을 거세게 압박해 왔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어떤 식으로든 타협할 준비를 마쳤지만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거부했다”는 기존 입장도 고수했다. 러시아는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부 지역, 2014년 강제 합병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절대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또한 “영토 완전 수복”으로 맞서고 있다.● 젤렌스키 “돈바스·크림반도 회복 어려워”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현실적으로 돈바스와 크림반도를 되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프랑스 매체 르파리지앵 인터뷰에서 “영토를 포기할 수 없다. 헌법도 영토 포기를 금하고 있다”면서도 돈바스와 크림반도가 러시아의 통제하에 있어 “되찾을 힘이 없다”고 했다. 기존의 영토 포기 불가 입장은 고수하되 영토를 되찾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그는 같은 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서방의 추가 지원, 나토 및 EU 가입 허용 등도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보호할지에 관해 유럽이 분열되지 말고 공동의 입장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양측의 휴전이 성사된다면 양측이 현재 점령 중인 영토에서 새 국경선이 생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또한 올 8월부터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 수미 일대를 점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판 모사드 ‘SBU’도 주목한편 러시아군의 화학·생물학·방사선(화생방) 방어 부대를 이끌어 온 이고리 키릴로프 화생방전 방어 사령관(중장)의 폭살 배후를 자처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또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SBU는 옛 소련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으로 1991년 우크라이나 독립 당시 KGB의 조직, 인력, 네트워크 상당 부분을 물려받으며 출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전력 열세에 시달려 온 우크라이나는 그간 SBU를 통해 러시아 주요 인사를 암살하는 전략을 썼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키릴로프 암살을 두고 “SBU가 자국에 적대적인 요인에 대한 가차 없는 암살로 유명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를 모델로 발전해 왔다”고 평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SBU가 “러시아 처단자”라는 명성을 얻었다고 전했다. SBU의 인원은 약 3만 명으로 미국 연방수사국(FBI·3만5000명)에 버금간다. 비슷한 업무를 하는 모사드, 영국 MI5 인원의 각각 4배, 7배 수준. 러시아에서도 대규모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반(反)체제 성향 러시아인, 옛 소련에 속했던 국가의 주민을 포섭해 암살, 파괴, 도청 작전 등을 폈다. SBU는 전쟁 발발 후 푸틴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인 러시아 극우 선동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에서 암살했다. 두기나는 부친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열렬히 지지했다. 또 지난달에는 러시아군의 흑해 미사일 함대 업무를 관할하던 발레리 트란콥스키 해군 대령도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서 제거했다. 키릴로프 암살은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과 불과 7km 떨어진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스쿠터 폭탄을 이용해 진행됐다. 우크라이나는 키릴로프 암살 하루 전 그가 자국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국제법이 금지한 화학무기 등을 썼다며 기소했다. 바실 말류크 SBU 국장은 FT에 “침략자의 모든 범죄 행위를 응징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암살을 불사할 뜻을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달 20일 취임식 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의 조기 정상 회담에 응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다음 달 중순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주 사저 겸 정권 인수위원회가 차려진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날 것으로 보인다. 19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은 트럼프 당선인 측이 일본 정부에 “취임 전 정상 회담을 원한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셋째주(13~19일)를 회담 날짜로 제안받았다고 전했다. 일본 측은 이를 트럼프 당선인이 일본과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신호라며 반색하고 있다.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당시 주요국 정상 중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를 가장 먼저 만났다. 두 사람은 집권 내내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골프를 같이 치며 밀착했다. 아베 전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두터운 친분을 맺은 결과, 트럼프 1기 당시 일본이 트럼프발(發) 관세 폭탄을 맞지 않았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이에 따라 일본 측은 이번에도 조기 정상 회담을 거듭 요구했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직후 통화했지만 아직 대면 회담은 갖지 못했다. 지난달 15, 16일 남미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 측에 회담을 타진했지만 거절당했다.다음달 중순 회담이 성사되면 이시바 총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에 이어 여섯번째로 트럼프 당선인과 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15일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를 마러라고에서 만났다. 이어 16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1000억 달러(약 140조 원)의 미국 투자를 약속하자 “이시바 총리와 취임식 전 만날 수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