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급전세’ ‘급매매’ ‘급전세’ ‘급매매’….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유리창에 붙은 광고판 8개 중 5개가 세입자를 급히 찾는 광고였다. 일부 중개업소는 구청 직원 단속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로변에 급매물 광고판을 세워뒀다. 하지만 어린이집, 유치원 하원으로 사람들 통행이 많은 오후 3시경에도 거리는 한산했다. 이 지역 A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못 받은 채 애를 태우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며 “집주인과의 소송에 대비해 전세금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세입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서는 지난해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SGI서울보증,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세입자에게 보상해준 반환사고가 가장 많았다. 이 지역은 아파트촌으로 전세보증금 반환 보험 가입자가 많기도 하지만, 최근 전세금이 다른 곳보다 많이 하락한 점도 반환사고가 잦은 이유로 풀이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고양시 전세금은 0.77% 하락했다. 경기도 전체 평균 하락 폭(0.07%)의 10배가 넘는다.○ 경기·인천, 입주 증가에 ‘깡통전세’ 불안 고양시 일산동구 한 아파트에 전세를 놓은 40대 주부 A 씨는 요즘 밤잠을 못 이룬다. 다음 달이 계약 만기라 세입자가 “돈을 돌려달라”고 독촉하는데 돈을 마련할 방법이 없다. 최근 2년 새 이 집 전세금은 6000만 원이나 떨어졌다. A 씨는 “세입자에게 사정하면서 기다려달라고 애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공인중개사들은 “역전세난이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새 아파트가 들어서며 올해 입주 물량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선 지난해 16만6839채에 이어 올해 13만8785채가 공급될 예정이다. 올해 입주 물량은 전국에서 가장 많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경기 지역은 작년부터 입주 물량이 많아 전세금이 떨어지고 있다”며 “집주인이 집을 팔아서라도 현금을 마련해 전세금을 돌려주려 하지만 매매마저 크게 위축돼 집이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천도 비슷한 상황이다. 25일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SGI서울보증과 HUG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상 반환사고는 인천 서구에서 52건, 인천 연수구에서 34건 발생했다. 인천 연수구의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송도에 새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면서 구도심 사람들이 그쪽으로 이사를 간다”며 “이 지역 전세금이 자꾸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 탓에 집주인이 전세금을 못 돌려준다는 지적도 있다. 인천 연수구의 C부동산 관계자는 “다주택자가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려면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규제에 막혀서 문제”라며 “인천은 조정대상지역도 아닌데, 이 지역 은행들도 정부의 규제가 시행된 뒤엔 대출을 잘 안 해준다”고 했다.○ “전세금 반환 보험 있는 줄도 몰라” 인천 연수구 동춘동 전세 아파트에 사는 50대 B 씨는 이미 1년 전 전세계약이 끝났는데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결국 최근 집주인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는 “보증보험이란 게 있는 줄도 몰랐다”면서 “2년 전 전세계약을 할 때만 해도 부동산 경기가 이렇게 될 줄은 몰라서 알아볼 생각도 못 했다”며 아쉬워했다. 제조업 침체 지역인 경북, 경남, 전북에선 역전세난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최근 2년간 보증보험 가입건수는 각각 1.30%, 1.75%, 1.6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국 평균 증가율(1.85%)에 못 미친 것이다. 전세금 수준별로는 ‘1억 원 초과∼2억 원 이하’에서 반환사고가 264건 일어났고 이어 ‘2억 원 초과∼3억 원 이하’(189건), ‘3억 원 초과∼4억 원 이하’(96건) 순이었다. 김선동 의원은 “전세보증금 부실이 지역, 주택 유형, 보증금 규모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가 세밀한 분석을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양=장윤정 yunjung@donga.com / 인천=김형민 / 조은아 기자}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사는 30대 A 씨는 다음 달 4일 아파트 전세계약 만료일을 앞두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년 전 집주인에게 “집을 나가겠다”고 얘기해 놨지만 집주인이 “나도 노력하고 있지만 전세금을 내줄 수가 없다”며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집주인은 전세를 끼고 이 집을 샀다가 낭패를 봤다. 전용면적 84m²인 아파트 전세금은 3억5000만 원대에서 최근 2억9000만 원대로 떨어졌다. 집주인은 새 세입자에게 받을 전세금 외에 6000만 원을 구해 A 씨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주택담보대출마저 막혀버렸다. 그나마 6개월 전부터 내놓은 집도 지금까지 구경 온 사람이 손에 꼽는다. 19일 고양시에서 만난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집주인이 전세금을 못 내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전세 가격이 떨어지면서 특히 노년층 집주인이 목돈을 구해 세입자에게 돌려주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지역 다른 공인중개사는 “역전세난이 이제부터 본격화될 거라는 점이 문제”라며 “이 동네는 2017년부터 갭투자(전세 끼고 집을 산 뒤 차익 노리는 거래)에 불이 붙었는데 (전세 계약기간인) 2년이 지났으니 사방에서 전세금 때문에 난리가 날 것”이라고 했다. 25일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SGI서울보증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보증기관이 대신 돌려준 사례(보상반환사고)는 735건으로 2년 전(117건)의 6.3배로 늘었다. 이에 따라 전세보증금 부실률은 지난해 0.60%로 같은 기간 3배로 증가했다. 전국 226개 시군구 중에서는 고양시에서 보증반환사고가 57건 발생해 건수만 놓고 보면 가장 많았다. 이어 인천 서구(52건), 경기 용인시(39건), 인천 연수구(34건), 경남 거제시(28건) 순이었다.조은아 achim@donga.com / 고양=장윤정 / 인천=김형민 기자}

앞으로 은행이나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전 은행의 본인 계좌 조회 및 송금이 가능해진다. ○○페이 등 간편결제에 월 50만 원 안팎의 후불결제와 교통카드 기능도 탑재된다. 정부는 한국판 ‘알리페이’와 ‘페이팔’을 키워 신용카드 위주의 결제시장에서 간편결제 비중을 20% 선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금융 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을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핵심은 지금까지 시중은행들만 이용해온 폐쇄적인 금융결제망을 전면 개방하는 것이다. 현재 결제, 송금을 처리하기 위한 금융결제망은 시중은행들만 이용할 수 있고 은행도 자기 은행 계좌 기반 업무만 가능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각각의 은행 앱을 따로 내려받아 계좌를 관리해야만 했다. 핀테크 기업의 경우 결제·송금 업 무를 하려면 개별 은행과 각각 제휴해야 했다. 실제로 간편송금 서비스인 ‘토스’는 개별 은행과 일일이 계약을 맺는 데만 수년이 걸렸다. 금융위는 이런 상황에서는 소비자들의 금융생활을 탈바꿈시킬 혁신적인 금융서비스가 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은행권 공동 결제시스템(오픈뱅킹)을 구축해 은행은 물론이고 핀테크 업체에도 개방하기로 했다. 또 현재 이체 1건당 400∼500원 수준인 이용 수수료도 90% 낮추고, 간편결제 업체가 은행 제휴 없이 독자적으로 계좌를 발급하고 이를 통해 현금을 보관하고 굴려주는 ‘종합지급 결제업’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신한은행 앱에서도 자유롭게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타행 계좌의 돈을 송금할 수 있게 된다. 또 ‘종합지급 결제업’을 하는 다양한 핀테크 업체 앱을 통해 현금을 입금, 송금하고 다양한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등 자산관리를 할 수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시행된다. 우선 핀테크 결제사업자에 월 30만∼50만 원 수준의 후불 신용결제 기능을 허용한다.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 내 잔액이 부족해도 신용카드처럼 먼저 대금을 결제하고 나중에 돈을 내면 된다. 상반기(1∼6월)에 간편결제 서비스의 이용 및 충전 한도도 확대한다. 현재 200만 원인 한도를 300만∼500만 원으로 높여서 소비자들이 항공권, 전자제품도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간편결제에 교통결제 기능도 지원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금융지주 회장과의 간담회에서 “스스로 개방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핀테크 기업에 대한 은행권 결제망 개방 등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안에 대한 금융권 협조를 요청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시중은행들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형편이 악화되고 있는 자영업자를 위해 저금리 대출, 경영 컨설팅 등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포용적 금융’을 강조하는 금융당국의 기조에 맞추려는 의도도 있지만 자영업자의 경쟁력을 높여 향후 대출 부실화를 막겠다는 중장기적인 포석도 담겨 있다. 신한은행은 인건비 부담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0.2%포인트 낮추겠다고 24일 밝혔다. 앞으로 직원을 고용한 개인사업자는 신규 또는 만기가 다가온 대출금에 대해 0.2%포인트 낮은 특별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대출금이 5억 원인 자영업자는 연간 100만 원의 이자 부담을 낮출 수 있게 된다. 근로복지공단이 발급하는 ‘일자리안정자금 지급내역서’ 또는 계좌 거래내역을 제출하면 일부 정책자금 대출을 제외한 모든 대출에서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 소호본부 김경인 수석팀장은 “이번 금리 인하 조치는 최저임금을 준수하고 고용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자영업 고객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경영 컨설팅 확대 등 자영업자를 위한 추가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이미 1월 말부터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를 위한 ‘초저금리 특별대출’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 대출은 별도의 가산금리 없이 대출 실행 시점의 기준금리(KORIBOR 1년물)만 적용한다. 현재 대출금리는 연 2.7∼3.0% 수준으로 1월 말 기준 여타 은행의 개인사업자 보증부대출(평균 연 3.34%)에 비해 0.6%포인트가량 저렴하다. 지원 규모는 1조8000억 원에 달한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 등 보증기관 3곳에 총 500억 원을 특별출연했다. 이를 통해 경영 애로를 겪고 있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등에게 총 1조7000억 원의 대출이 공급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함께 자영업자 전용 비대면 대출상품인 ‘이지페이론’을 출시했다. 신용카드를 보유한 배달의민족 등록 자영업자라면 최대 300만 원 한도 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은행들의 자영업자 지원은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정부의 ‘포용적 금융’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에도 ‘자영업자 금융지원 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자영업자 부채 현황과 금융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자영업자들의 자금난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609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말 549조2000억 원에서 9개월 만에 10.9% 늘어 전체 가계부채 증가율(6.7%)을 웃돌았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형민 기자}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에 대한 ‘보복성 검사’를 막기 위해 종합검사 여부를 객관적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검사를 받는 금융사에 불필요한 자료 요구나 검사 연장은 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정례회의를 열어 ‘2019년 종합검사 계획안’을 상정해 이 같은 내용을 확정했다. 종합검사는 금감원 검사 인력 20명 이상이 길게는 한 달가량 은행 보험사 등 금융회사에 상주하며 회사의 업무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고강도 검사로 금융회사들에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규제 완화 차원에서 2016년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중단됐지만, 지난해 윤석헌 금감원장이 취임과 함께 “금융사의 리스크를 살펴보기 위해 필요하다”며 부활시켰다. 하지만 금융위가 “자칫 백화점식·저인망식 검사가 돼 금융회사들에 불필요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 이 문제를 두고 두 기관은 한동안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결국 금감원이 한발 물러서 종합검사가 ‘보복성 검사’, ‘백화점식 검사’로 흐르지 않기 위한 각종 장치를 마련하자 금융위도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금감원은 우선 금융소비자보호 수준, 재무건전성, 상시 감시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가 미흡한 금융회사만을 종합검사 대상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 검사를 진행할 때 사전 자료 요구를 최소화하고 원칙적으로 검사 기간 연장을 막는 규정을 마련했다. 종합검사 대상으로 선정돼 검사를 받았으나 결과가 우수했던 금융회사는 다음 해 평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인센티브’도 부여하기로 했다. 종합검사 횟수도 줄이기로 했다. 2009∼2013년만 해도 연평균 약 50회의 종합검사가 실시됐지만 올해 종합검사는 20여 회로 줄일 계획이다. 종합검사는 4월경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검사 1차 대상으로는 채용비리가 드러났던 신한금융, KEB하나은행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교보생명보험 지분을 갖고 있는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신창재 회장을 상대로 투자금 회수를 위한 중재를 신청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신 회장이 당초 약속한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아 손실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18일 투자은행(IB)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 투자자인 FI들은 대한상사중재원에 신 회장을 상대로 빠르면 이달 중 중재 신청을 하기로 했다. FI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수익만을 목적으로 투자금을 조달해주는 투자자다. 중재 신청에 동의한 FI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5곳이다. 앞서 교보생명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자사 보유 교보생명 지분(24%)을 팔려고 하자 경영권 방어를 위해 FI들에게 해당 지분을 1조2054억 원에 사 달라고 했다. 교보생명은 그 대신 2015년까지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를 약속했고, 기한 내 IPO를 못 하면 신 회장이 FI들이 갖고 있는 교보생명 지분을 되사는 조건(풋옵션)을 달았다. FI들은 교보생명 상장이 지연되면서 지분을 시장에 되팔 기회를 찾지 못하자 지난해 10월 풋옵션을 행사했다. 신 회장에게 주식을 사 가라고 한 것이다. 교보생명은 두 달 뒤인 그해 12월 이사회를 통해 올해 하반기(7∼12월) 중 IPO를 하기로 결정했지만 FI들은 당초 예상했던 시점보다 상장이 늦어 예상 수익을 올리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FI들은 풋옵션 행사 가격으로 주당 약 40만 원, 총 2조 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당초 계약대로 신 회장이 개인 돈으로 내야 한다. 교보생명 측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라는 반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FI들이 고가 매입 요구(풋옵션 행사) 후 중재 신청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 교보생명을 압박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재가 시작되면 하반기로 예정된 IPO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상사중재원의 중재판정은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과가 있고 항소가 불가능하다.이건혁 gun@donga.com·장윤정 기자}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질병으로 대출금 연체 위기에 빠진 채무자들이 6개월간 원금 상환을 유예받을 수 있게 된다. 또 빚을 상환할 능력이 떨어지는 기초생활수급자, 70세 이상 고령자 등에 대해서는 원금을 최대 90%까지 탕감해주고, 나머지 원리금을 3년간 성실하게 상환하면 남아 있는 채무를 없애주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개인채무자 신용회복지원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대출을 연체하기 이전, 연체 직후, 연체 장기화 등 시기별로 맞춤형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대출 연체자에 대한 빚 탕감 규모가 많아지면서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는 일시적인 자금난에 몰린 대출자들이 연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신속지원제도’를 신설한다. 대출을 연체하기 전이거나 30일 이내인 채무자가 대상이다. 지금까지는 연체 기간이 30일을 넘기기 전까지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워크아웃 등 채무조정 신청 자체가 아예 불가능했다. 그리고 막상 30일을 넘기면 신용등급이 이미 하락한 뒤라 재기(再起)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에 금융 당국은 △6개월 이내 실업, 무급 휴직, 폐업을 한 사람 △3개월 이상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 △대출받을 때보다 소득이 많이 감소해 빚을 갚기 어려워진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채무자 등에게는 대출금 상환을 6개월 유예해주기로 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신청하면 된다. 또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을 위해 최소한의 상환 의지만 보여주면 채무를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기초생활수급자(생계·의료급여 수급자) 및 장애연금 수령자 △소득, 재산이 일정액 이하인 만 70세 이상의 고령자 △1500만 원 이하의 채무를 10년 이상 연체 중인 장기소액 연체자 등이 그 대상이다. 이들에 대해선 원금의 70∼90%를 감면해주고 채무가 1500만 원 이하 소액일 경우 3년간 성실 상환하면 잔여 채무도 모두 면제해준다. 채무 탕감 폭도 기존보다 확대된다. 지금까지는 금융회사가 장부상 손실 처리(상각)를 하지 않은 채권에 대해선 원금 감면 없이 이자 면제만 가능했다. 앞으로는 이들 채권에 대해서도 30%까지 원금 감면이 이뤄진다. 또 금융회사가 손실 처리를 마친 채권에 대한 채무 감면율도 현행 30∼60%에서 20∼70%로 조정된다. 갚을 수 있는 사람은 더 갚도록 하되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채무 감면을 더 많이 해주겠다는 취지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8일 전북 군산 전통시장과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 소상공인들의 금융 애로사항을 듣는 등 서민금융 지원 현황을 점검했다. 한국GM이 군산 공장 가동을 중단한 가운데 군산에서는 생활비에 쪼들린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다 경기 악화에 이은 2차 피해를 겪고 있다(본보 1월 28일자 A1·4면 참조). 최 위원장은 “군산조선소, GM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군산 경제가 특히 어렵다기에 이곳을 찾았다”며 “서민들이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찾기는 어려운 형편인데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가 중심이 돼 유기적 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금감원 퇴직자들의 재취업 제한을 완화해달라며 헌법소원을 내기로 했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노조는 4급 이상 직원의 퇴직 후 재취업을 제한하는 공직자윤리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내용의 헌법소원을 다음 달 제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자윤리법상 금감원 4급 이상 직원은 퇴직 후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속했던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 재취업할 수 없다. 금감원 직제는 △1급 국장 △2급 국장·부국장·팀장 △3급 팀장·수석 조사역 △4급 선임 조사역 △5급 조사역으로 이뤄져 있다. 통상 입사 5년 차가 되면 4급을 달게 되는 만큼 30대 초반부터 이직에 제한이 생기는 것이다. 금융계에서는 금감원 노조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금감원이 평소에는 공무원에 준하는 강력한 권한을 누리면서 막상 자신들의 경력이나 복리후생 문제가 걸리면 민간인 대접을 받으려 한다”고 꼬집었다. 허술한 공직자윤리법을 강화해 오히려 금감원 퇴직자의 재취업을 더 까다롭게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변호사나 회계사 등의 자격증이 있으면 법무·회계법인으로 이직할 경우 취업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공직자윤리법의 빈틈 때문에 금감원 출신 변호사와 회계사들이 퇴직 후 바로 법무·회계법인으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갑작스런 실직이나 질병으로 대출금 연체 위기에 빠진 채무자들이 6개월간 원금 상환을 유예받을 수 있게 된다. 또 빚을 상환할 능력이 떨어지는 기초생활수급자, 70세 이상 고령자 등에 대해서는 원금을 최대 90%까지 탕감해주고, 나머지 원리금을 3년간 성실하게 상환하면 남아있는 채무를 없애주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개인채무자 신용회복지원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대출을 연체하기 이전, 연체 직후, 연체 장기화 등 시기별로 맞춤형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대출 연체자에 대한 빚 탕감 규모가 많아지면서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는 일시적인 자금난에 몰린 대출자들이 연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신속지원제도’를 신설한다. 대출을 연체하기 전이거나 30일 이내인 채무자가 대상이다. 지금까지는 연체기간이 30일을 넘기기 전까지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워크아웃 등 채무조정 신청 자체가 아예 불가능했다. 그리고 막상 30일을 넘기면 신용등급이 이미 하락한 뒤라 재기(再起)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6개월 이내 실업·무급 휴직·폐업을 한 사람 △3개월 이상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 △대출받을 때보다 소득이 많이 감소해 빚을 갚기 어려워진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채무자 등에게는 대출금 상환을 6개월 유예해주기로 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신청하면 된다. 또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을 위해 최소한의 상환 의지만 보여주면 채무를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기초생활수급자(생계·의료급여 수급자) 및 장애연금 수령자 △소득, 재산이 일정액 이하인 만 70세 이상의 고령자 △1500만 원 이하의 채무를 10년 이상 연체 중인 장기소액 연체자 등이 그 대상이다. 이들에 대해선 원금의 70~90%를 감면해 주고 채무가 1500만 원 이하 소액일 경우 3년간 성실 상환하면 잔여 채무도 모두 면제해준다. 채무 탕감폭도 기존보다 확대된다. 지금까지는 금융회사가 장부상 손실처리(상각)를 하지 않은 채권에 대해선 원금 감면 없이 이자 면제만 가능했다. 앞으로는 이들 채권에 대해서도 30%까지 원금 감면이 이뤄진다. 또 금융회사가 손실 처리를 마친 채권에 대한 채무 감면율도 현행 30~60%에서 20~70%로 조정된다. 갚을 수 있는 사람은 더 갚도록 하되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채무 감면을 더 많이 해주겠다는 취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대책으로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 평균 감면률이 현 29%에서 최대 45%까지 상승하고, 평균 채무상환 기간이 77개월에서 59개월로 단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8일 전북 군산 전통시장과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 소상공인들의 금융 애로사항을 듣는 등 서민금융 지원현황을 점검했다. 한국GM이 군산공장 가동을 중단한 가운데 전북 군산에서는 생활비에 쪼들린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다 경기 악화에 이은 2차 피해를 겪고 있다(본보 1월 28일 A1·4면 참조). 최 위원장은 “군산조선소, GM공장 가동중단 등으로 군산 경제가 특히 어렵다기에 이곳을 찾았다”라며 “서민들이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찾기는 어려운 형편인데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가 중심이 돼 유기적 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카드사들이 두둑한 혜택을 제공하던 ‘알짜카드’를 줄줄이 단종(斷種)시킴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출시된 지 오래된 상품들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카드사들의 비용 삭감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정부 대책의 영향이 결국 소비자의 혜택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주요 제휴상품 20종의 신규·추가 발급을 1월 31일부로 중단했다. 무더기로 단종된 이번 상품에는 통신, 동물병원·펫숍, 학원, 주유비 할인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혜택을 제공하던 카드들이 대거 포함됐다. 신한카드는 12일부터 인터넷 요금 포인트 적립을 비롯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 특화된 혜택을 주며 인기를 끌던 ‘신한 SK행복’ 등 카드 3종을, 현대카드는 ‘하이마트 모바일 M에디션2(청구할인형)’를 없앴다. 매년 카드사들이 새로운 카드 상품을 선보이며 비인기 카드를 정리해오긴 했지만 이 같은 무더기 단종은 이례적이다. 그 배경에는 결국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카드사의 수익구조 악화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영세 자영업자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완화하라”고 지시하자 금융당국은 곧장 카드사 대표들을 소집해 수수료율 인하를 압박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말부터 신용카드 우대수수료 적용 대상이 연 매출 5억 원 이하에서 30억 원 이하로 확대됐다. 또 연매출 5억 원 초과∼10억 원인 곳은 기존 2.05%에서 1.40%로, 10억 원 초과∼3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가맹점은 2.21%에서 1.60%로 수수료율이 각각 낮아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장 회사 수익이 감소하다 보니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줬던 카드들은 일부 정리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쓰고 있던 카드가 단종이 되더라도 약관에 따라 계속 기존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카드에 따라 유효기간 연장을 포함한 재발급도 가능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존 카드의 혜택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카드사들이 금융당국에 이미 발급된 카드의 부가서비스 혜택도 출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신축적으로 줄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현재 규정에 따르면 카드사는 카드 상품 출시 후 3년간 해당 상품의 부가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하지만 이후에는 금융감독원 승인을 받아 축소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그동안 당국이 약관 변경을 승인한 사례가 없어 이 규정은 거의 사문화돼 있다. 카드사들은 앞으로 출시 3년이 지난 카드의 부가서비스를 자유롭게 축소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수익이 줄어든 카드사들이 단종이나 혜택 축소 등 손쉬운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라며 “금융당국과 카드사의 줄다리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혜택만 줄어들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현대중공업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정성립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14일 채권단에 따르면 정 사장은 최근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대우조선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경관위)에 밝혔다. 정 사장의 사의 표명은 대우조선 민영화가 완료된 만큼 소임을 다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신한금융이 지난해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KB금융에 내줬던 리딩뱅크 자리를 1년 만에 되찾았다. 더불어 12일 이사회에서 7500억 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향후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도 마련했다. 신한금융은 12일 2018년 당기순이익이 사상 최대인 3조1567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 등 계열사가 나란히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고 신한은행 일본법인(SBJ), 베트남 신한은행의 성장세로 글로벌 부문의 순이익도 전년 대비 36.8%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2019년부터는 자회사로 편입한 오렌지라이프의 실적도 반영되기 시작하는 만큼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2017년 실적에서 KB금융에 뒤처졌던 신한금융은 이로써 불과 1년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하게 됐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의 2018년 순이익은 3조689억 원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20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9%나 감소했다. 희망퇴직 비용(2860억 원) 등 일회성 요인도 있었지만 비(非)은행 계열사들의 부진도 원인이 됐다. 하지만 ‘리딩뱅크’ 지위를 둘러싼 두 금융그룹의 각축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KB금융은 비은행 부문을 키우기 위해 12일 마감된 롯데캐피탈 예비입찰에 뛰어들었다. 롯데캐피탈은 매년 1000억 원 안팎의 순이익을 내는 업계 4위 규모의 회사다. 신한금융은 이번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았다. 롯데캐피탈 인수전에는 KB금융 외에도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 등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30대 김모 씨는 인터넷으로 대출을 알아보다가 불법 사금융업체를 찾았다. 업체에서는 “처음부터 큰돈을 빌려주기는 힘들다”며 “일단 30만 원을 빌려줄 테니 일주일 후 50만 원으로 갚아라”고 했다. 이를 잘 갚으면 앞으로 추가 대출을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일주일에 무려 66.7%에 달하는 고리(高利)였지만 김 씨는 급한 마음에 돈을 빌리기로 했다. 한국대부금융협회는 지난해 사법당국과 소비자로부터 받은 총 1762건의 불법사채(미등록 대부업) 거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연 환산 평균이자율이 353%에 달했다고 12일 밝혔다. 100만 원을 빌리면 1년 뒤 이자로만 353만 원을 갚아야 했다는 뜻이다. 평균 대출금액은 2791만 원이고 거래기간은 96일로 조사됐다. 대부협회는 불법사채 피해자가 채무조정을 신청하면 사채업자와 접촉해 법정금리 이내로 이자율을 재조정해주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264건(대출금액 7억9518만 원)의 채무조정이 있었다. 또 최고금리를 초과해 이자를 지급한 16건에 대해서는 초과이자 2979만 원을 채무자에게 반환하게 했다. 주희탁 대부협회 소비자보호센터장은 “최근 법정 최고이자율의 인하에 따라 불법사금융 피해자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불법사채 피해를 당한 경우에는 대부계약 관련 서류 및 대출거래내역서 등을 준비해 대부협회에서 상담받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신한금융이 국내 대표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잡고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출사표를 냈다. 하나금융도 인터넷은행에 참여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를 앞두고 열기가 되살아날 조짐이다. 신한금융은 11일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나설 것임을 사실상 공식적으로 밝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토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국내 금융의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새로운 인터넷은행에서 그간 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당초 신한금융은 2015년 카카오 컨소시엄에 참여를 타진했으나 라이벌 KB금융지주에 밀려 ‘1기 인터넷은행’에는 발을 들이지 못했다. 신한금융은 인터넷은행 참여 대신 자체 모바일뱅킹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모바일 통합 플랫폼 ‘쏠’ 등을 통해 이미 인터넷은행에 견줄 만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굳이 위험을 감수해 가며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파트너로 눈여겨봤던 네이버가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한 것도 신한금융을 망설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핀테크 대표 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잡으면서 인터넷은행에 다시 도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비바리퍼블리카가 2015년 2월 출시한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는 2019년 2월 현재 누적 다운로드는 2200만 건, 누적 송금액 33조 원을 돌파했다. 이제는 단순한 송금 서비스를 넘어 계좌 카드 신용 보험 등 각종 조회 서비스, 펀드·해외 주식 등 다양한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본보 기자에게 “전자금융업자라는 한계 때문에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그려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라며 “플랫폼인 토스와는 별개로 인터넷은행에서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를 그려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12일 이사회를 열어 신한은행을 통한 인터넷은행 진출 추진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한금융과 토스는 20명 규모의 공동 추진단을 꾸려 쏘카, 다방 등 다양한 혁신 기업들도 컨소시엄 파트너로 유치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의 참여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에 이은 제3인터넷은행의 흥행 레이스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 등 대표 정보기술(IT)기업들이 불참 선언을 하면서 흥행이 부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신한 외에도 시중은행 가운데 인터넷은행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하나금융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현재 다양한 IT기업을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의 협력 파트너로는 ‘핀크’를 함께 출범시켜 협업 관계를 유지해 온 SK텔레콤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정확하게 따져봐야 하지만 대기업 집단이라고 해도 정보통신업 주력기업(ICT회사의 자산 비중이 50% 이상)일 경우 34%까지, 아닐 경우 10%까지 인터넷은행 지분 참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교보생명 SBI저축은행을 보유한 SBI홀딩스, 키움증권의 모회사인 다우기술 등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은행 인가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실무 차원에서 보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3월 26, 27일 이틀간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고 심사를 거쳐 5월에 예비인가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제3인터넷은행의 영업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형민 기자}

경남 창원시에 사는 A 씨(70) 부부는 최근 전용면적 86m² 아파트를 1억5500만 원에 팔기로 했다. 2월 전세 계약이 만료돼 1억7000만 원의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지만 최근 전세 시세는 이보다 3000만 원 낮은 1억4000만 원 수준이다. 결국 집을 팔고도 노후자금 1500만 원을 보태야 겨우 전세금 반환을 할 수 있었다. A 씨는 “4년 전 노후 대비용으로 2억1000만 원에 집을 사들였는데 결국 손해만 보고 팔게 됐다”며 씁쓸해했다. 창원의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그나마 어떻게든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는 경우는 양호한 편”이라며 “투자 용도로 주택을 2, 3채 사 놓은 사람들은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2, 3년 새 집값이 크게 떨어진 울산, 경남 창원시, 거제시 등 동남권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깡통 전세’가 늘어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25일 열린 가계부채관리 점검회의에서 올해 가계부채의 주요 리스크로 깡통 전세를 꼽았다.○ 전세금 내리막에 전세금 못 내주는 집주인 늘어나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전세금은 2017년 11월 말 이후 1년 2개월이 넘도록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울산(―10.44%), 경남 창원시(―9.49%) 등은 2년 만에 지역 평균 전세금이 10% 안팎 하락했다. 이 같은 전세금 하락은 집주인에게는 자금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가령 전세금이 4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떨어지면 집주인은 1억 원의 자금을 더 마련해야 한다. 실제로 전세금이 떨어져 이전 전세금과의 차액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전세 매물이 나가지 않아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SGI서울보증과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실적을 보면 지난해 두 회사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준 액수는 1607억 원으로 2017년 대비 4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가입 건수도 11만4465건으로 전년(6만1905건) 대비 크게 증가했다. 전세금 하락에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경매 신청에 나서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경매정보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임차인이 법원에 아파트 강제경매를 신청한 건수는 2017년 141건에서 지난해 221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9·13부동산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1월에는 월별로 역대 최대인 32건의 경매 신청이 있었다. ○ 전세자금 대출 부실로 이어질까 주시 ‘깡통 전세’는 전세대출의 부실화, 추가 집값 하락 등의 연쇄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이다. 일단 전세대출을 받은 세입자가 제때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대출이 연체될 수밖에 없다.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은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까닭에 2015년 말 41조4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92조3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또 집주인이 전세금 반환을 위해 급매물을 쏟아내면서 집값이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장 관련 대책을 발표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깡통 전세가 향후 우리 경제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집주인에게 역전세 대출을 지원해 보증금 반환을 돕거나 경매 유예기간을 연장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 / 조윤경 기자}

경남 창원시에 사는 A 씨(70) 부부는 최근 전용면적 86㎡ 아파트를 1억5500만 원에 팔기로 했다. 2월 전세 계약이 만료돼 1억7000만 원의 보증금을 세입자에 돌려줘야 하지만 최근 전세 시세는 이보다 3000만 원 낮은 1억4000만 원 수준이다. 결국 집을 팔고도 노후자금 1500만 원을 보태야 겨우 전세금 반환을 할 수 있었다. A 씨는 “4년 전 노후 대비용으로 2억1000만 원에 집을 사들였는데 결국 손해만 보고 팔게 됐다”며 씁쓸해했다. 창원의 B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그나마 어떻게든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는 경우는 양호한 편”이라며 “투자 용도로 주택을 2, 3채 사 놓은 사람들은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2, 3년 새 집값이 크게 떨어진 울산시, 경남 창원시, 거제시 등 동남권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깡통 전세’가 늘어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25일 열린 가계부채관리 점검회의에서 올해 가계부채의 주요 리스크로 깡통 전세를 꼽았다.●전세가 내리막에 전세금 못 내주는 집주인 늘어나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전세 가격은 2017년 11월말 이후 1년2개월이 넘도록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울산(―10.44%), 경남 창원시(―9.49%) 등은 2년 만에 지역 평균 전세금이 10% 안팎 하락했다. 이 같은 전세금 하락은 집주인에게는 자금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가령 전세가가 4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떨어지면 집주인은 1억 원의 자금을 더 마련해야 한다. 실제로 전세금이 떨어져 이전 전세금과의 차액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전세매물이 나가지 않아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SGI서울보증과 도시보증공사 등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실적을 보면 지난해 두 회사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 준 액수는 1607억 원으로 2017년 대비 4배 이상 불어났다. 가입 건수도 11만4465건으로 전년(6만1905건) 대비 크게 증가했다. 전셋값 하락에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경매신청에 나서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경매정보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임차인이 법원에 아파트 강제경매를 신청 한 건수는 2017년 141건에서 지난해 221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1월에는 월별로 역대 최대인 32건의 경매 신청이 있었다. ●전세자금 대출 부실로 이어지나, 금융당국 “예의주시” ‘깡통전세’는 전세대출의 부실화, 추가 집값 하락 등의 연쇄 충격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이다. 일단 전세 대출을 받은 세입자가 제때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대출이 연체될 수밖에 없다.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은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까닭에 2015년 말 41조4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92조3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또 집주인이 전세금 반환을 위해 급매물을 쏟아내면서 집값이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장 관련 대책을 발표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깡통 전세가 향후 우리 경제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집주인에게 역전세 대출을 지원해 보증금 반환을 돕거나 경매 유예기간을 연장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 은행감독국 김부곤 팀장은 “전세금 하락기에는 세입자가 일정액의 보증료를 부담하면 보증기관이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는 전세금 반환보증의 가입을 고려해볼만 하다”고 강조했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조윤경기자 yunique@donga.com}

“인생은 고객님이 선배시지만 주식은 제가 선배잖아요. 저 믿고 한번 바꿔 보시죠.” “제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는 물론이고 정부 관계부처 고위직 분들도 모시고 있거든요.” 삼성전자 기술직으로 20년 이상 근무하며 꾸준히 회사 주식을 사모아 온 강모 씨(67). 강 씨의 자산관리를 돕던 A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그가 노후 대비용으로 수십 년 묵혀온 삼성전자 주식을 자꾸만 팔라고 권했다. 강 씨는 이를 몇 차례나 뿌리쳤지만 PB는 끈질기고 집요했다. 2016년 초에 보름 가까이 연일 전화를 걸어와 종목 교체를 권유하자 점차 강 씨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강 씨는 삼성전자 우선주 1200여 주를 팔고 그 대신 호텔신라 주식을 매수했다. PB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재차 전화를 걸어 강 씨의 배우자가 보유 중이던 한화 주식을 매도하고 삼성SDS 등으로 갈아타게 만들었다. ‘초저위험 투자형’인 강 씨 배우자의 투자 성향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PB 말을 따른 대가는 참혹했다. 삼성전자는 수시로 신고가를 경신한 반면 갈아탄 주식은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결국 1년여 만에 강 씨는 4억5000여만 원, 배우자는 1억3000여만 원의 평가손실을 봤다. 자신감 넘치던 PB는 기다려 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전화를 피했고 속을 끓이던 강 씨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시장감시위원회는 “직원의 투자 권유 형태나 방식이 지나쳤다. 초저위험 투자형인 강 씨의 배우자에게 주식 매매를 권한 것도 ‘적합성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A증권사에 손해의 일부인 55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강 씨는 “증권사에 ‘면죄부’를 줄 수 없다”며 이 같은 조정 결정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씨는 “노인들을 꼬드겨 괜히 주식을 사고팔게 만들고, 가운데서 수수료를 챙기는 증권사의 행태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인구 고령화와 저성장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금융투자에 나서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 동시에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나 잘못된 투자 권유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불완전판매는 상품에 대한 기본 내용이나 투자 위험성에 대한 안내 없이 금융상품을 파는 행위다. 수수료 수익을 노린 금융회사들이 금융지식이 부족한 고령층을 위험한 투자로 내몰며 노후자금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노년층 울리는 ‘불완전판매’ 요즘 고령 투자자들의 관심은 일반적인 주식, 펀드는 물론이고 투자 위험이 그보다도 높은 파생상품에까지 뻗치고 있다. 은행 이자가 연 2%대에 불과하다 보니 적극적인 투자를 해서라도 노후자금을 불려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 101조 원 중 개인투자자 투자금액은 47조2000억 원. 이 중 60대 이상이 투자한 금액은 41.7%에 달했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보니 안정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던 60대 이상 고령 투자자들도 대거 ELS 투자에 뛰어든 것이다. 문제는 복잡한 상품구조와 투자 위험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채 투자에 나서는 고령층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평균 62.2점으로 특히 70대(54.2점), 60대(59.6점)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투자설명서를 읽고 계약서에 사인은 하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상품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라며 “젊은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더라도 계속해서 소득이 발생하니 이를 만회할 수 있지만 노년층은 노후자금에 손실을 볼 경우 바로 생활에 타격이 온다”고 지적했다. 주부 이모 씨(59)는 지난해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라는 은행 직원의 추천에 당시 인기를 끌던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에 가입하려다가 상품설명서 내 ‘최고위험’이라는 문구에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버렸다. 알고 보니 양매도 ETN은 지수가 일정 범위에서 움직일 때는 수익을 내지만 지수가 범위를 벗어나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는 손실이 나는 복잡한 구조의 상품이었다. 이 씨는 “예금을 넣어봤자 수익이 너무 적으니 투자 상품을 알아보다 추천을 받았는데 아무리 은행원의 설명을 들어도 상품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라며 “나에게 왜 이렇게 복잡하고 위험한 상품을 추천했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실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에서 2017년 1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8283억 원어치의 ‘하나ETP신탁 목표지정형_양매도 ETN(상장지수증권)’이 팔렸다. 이 가운데 73%가 50대 이상에게 판매됐다. ○ 고령투자자 보호 규정 현장에선 잘 안 지켜져 이런 실버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근 들어 각종 제도가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고령투자자에 대한 보호제도에 따라 2016년부터 금융회사들은 고령투자자 전담창구를 마련하고 파생결합상품 투자를 권유할 때는 관리직 직원(지점장 또는 준법감시인)의 사전 확인을 거쳐야 한다. 또 2017년 도입된 숙려제도는 부적합 투자자나 70세 이상 투자자가 상품 구조 및 투자위험 등을 충분히 숙지하고 투자 결정을 할 수 있게, 금융투자 상품 청약 후 2영업일 이상 숙려기간을 투자자에게 주도록 하고 있다. 적합성 보고서 제도는 고령투자자에게 파생결합상품 투자를 권유할 때 권유 사유 등을 기재한 보고서를 반드시 작성해 제공토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이 이런 제도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금감원이 지난해 미스터리 쇼핑(고객으로 가장해 서비스 평가)을 통해 ELS 등 파생결합증권 판매 실태를 점검한 결과 은행들은 고령투자자 보호와 관련된 항목들에서 대부분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숙려제도(34.0점)와 고령투자자에 대한 보호제도(35.7점), 적합성 보고서제도(38.4점) 등은 100점 만점에 30점대의 ‘낙제점’을 받았다. 금융당국의 점검 결과 “예전에 ELS 투자해 보셨죠?”라며 투자 성향을 정확하게 확인하지도 않고 일단 판매부터 하고 보려는 은행도 적지 않았다. 금융회사들에 대한 감독도 중요하지만 고령자에 대한 금융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도영석 금감원 금융교육국 수석조사역은 “노년층 등 취약계층의 금융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유관기관과 함께 경제·금융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금융소비자들도 원금 손실 가능성 등 투자 위험에 더욱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인생은 고객님이 선배시지만 주식은 제가 선배잖아요. 저 믿고 한번 바꿔보시죠.” “제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정부 관계부처 고위직 분들도 모시고 있거든요.” 삼성전자 기술직으로 20년 이상 근무하며 꾸준히 회사 주식을 사모아 온 강모 씨(67). 강 씨의 자산관리를 돕던 A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그가 노후 대비용으로 수십 년 묵혀온 삼성전자 주식을 자꾸만 팔라고 권했다. 강 씨는 이를 몇 차례나 뿌리쳤지만 PB는 끈질기고 집요했다. 2016년 초에 보름 가까이 연일 전화를 걸어와 종목 교체를 권유하자 점차 강 씨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강 씨는 삼성전자 우선주 1200여 주를 팔고 대신 호텔신라 주식을 매수했다. PB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재차 전화를 걸어 강 씨의 배우자가 보유 중이던 한화 주식을 매도하고 삼성SDS 등으로 갈아타게 만들었다. ‘초저위험 투자형’인 강 씨 배우자의 투자성향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PB 말을 따른 대가는 참혹했다. 삼성전자는 수시로 신고가를 경신한 반면 갈아탄 주식은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결국 1년여 만에 강 씨는 4억5000여 만 원, 배우자는 1억3000여 만 원의 평가손실을 봤다. 자신감 넘치던 PB는 기다려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전화를 피했고 속을 끓이던 강 씨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시장감시위원회는 “직원의 투자 권유 형태나 방식이 지나쳤다. 초저위험 투자형인 강씨의 배우자에게 주식매매를 권한 것도 ‘적합성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A증권사에게 손해의 일부인 5500여 만 원을 배상하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강 씨는 “증권사에 ‘면죄부’를 줄 수 없다”며 이 같은 조정 결정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씨는 “노인들을 꼬드겨 괜히 주식을 사고팔게 만들고, 가운데서 수수료를 챙기는 증권사의 행태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인구 고령화와 저성장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금융투자에 나서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 동시에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나 잘못된 투자 권유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불완전판매는 상품에 대한 기본 내용이나 투자 위험성에 대한 안내 없이 금융상품을 파는 행위다. 수수료 수익을 노린 금융회사들이 금융지식이 부족한 고령층을 위험한 투자로 내몰며 노후자금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노년층 울리는 ‘불완전 판매’ 요즘 고령 투자자들의 관심은 일반적인 주식, 펀드는 물론이고 투자위험이 그보다도 높은 파생상품에까지 뻗치고 있다. 은행 이자가 연 2%대에 불과하다보니 적극적인 투자를 해서라도 노후자금을 불려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말 기준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 101조 원 중 개인투자자 투자금액은 47조2000억 원. 이중 60대 이상이 투자한 금액은 41.7%에 달했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보니 안정적인 투자성향을 보이던 60대 이상 고령 투자자들도 대거 ELS 투자에 뛰어든 것이다. 문제는 복잡한 상품구조와 투자 위험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채 투자에 나서는 고령층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평균 62.2점으로 특히 70대(54.2점), 60대(59.6점)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투자설명서를 읽고 계약서에 사인은 하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상품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라며 “젊은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더라도 계속해서 소득이 발생하니 이를 만회할 수 있지만 노년층은 노후자금에 손실을 볼 경우 바로 생활에 타격이 온다”고 지적했다. 주부 이모 씨(59)는 지난해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라는 은행 직원의 추천에 당시 인기를 끌던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에 가입하려다가 상품설명서 내 ‘최고위험’이라는 문구에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버렸다. 알고 보니 양매도 ETN은 지수가 일정 범위에서 움직일 때는 수익을 내지만 지수가 범위를 벗어나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는 손실이 나는 복잡한 구조의 상품이었다. 이 씨는 “예금을 넣어봤자 수익이 너무 적으니 투자 상품을 알아보다 추천을 받았는데 아무리 은행원의 설명을 들어도 상품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라며 “나에게 왜 이렇게 복잡하고 위험한 상품을 추천했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실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에서 2017년 1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8283억 원 어치의 ‘하나ETP신탁 목표지정형_양매도 ETN(상장지수증권)’이 팔렸다. 이 가운데 73%가 50대 이상에게 판매됐다. ● 고령투자자 보호 규정 있지만 현장에선 잘 안 지켜져 이런 실버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근 들어 각종 제도가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고령투자자에 대한 보호제도에 따라 2016년부터 금융회사들은 고령투자자 전담창구를 마련하고 파생결합상품 투자를 권유할 때는 관리직 직원(지점장 또는 준법감시인)의 사전확인을 거쳐야 한다. 또 2017년 도입된 숙려제도는 부적합 투자자나 70세 이상 투자자가 상품 구조 및 투자위험 등을 충분히 숙지하고 투자결정을 할 수 있게, 금융투자 상품 청약 후 2영업일 이상 숙려기간을 투자자에게 주도록 하고 있다. 적합성 보고서 제도는 고령투자자에게 파생결합상품 투자를 권유할 때 권유 사유 등을 기재한 보고서를 반드시 작성해 제공토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이 이런 제도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다보니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금감원이 지난해 미스터리 쇼핑(고객으로 가장해 서비스 평가)을 통해 ELS 등 파생결합증권 판매실태를 점검한 결과 은행들은 고령투자자 보호와 관련된 항목들에서 대부분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숙려제도(34.0점)와 고령투자자에 대한 보호제도(35.7점), 적합성 보고서 제도(38.4점) 등은 100점 만점에 30점대의 ‘낙제점’을 받았다. 금융당국의 점검 결과, “예전에 ELS 투자 해 보셨죠?”라며 투자성향을 정확하게 확인하지도 않고 일단 판매부터 하고 보려는 은행도 적지 않았다. 금융회사들에 대한 감독도 중요하지만 고령자에 대한 금융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도영석 금감원 금융교육국 수석조사역은 “노년층 등 취약계층의 금융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유관기관들과 함께 경제·금융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금융소비자들도 원금손실 가능성 등 투자위험에 더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공공기관 지정을 피한 금융감독원이 변호사 등 전문직 채용 비율을 현행 20%에서 10% 안팎으로 낮추고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스로 공공기관 지정 위기에서는 벗어났지만 상위 직급 인력 감축이란 난제(難題)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는 금감원을 공공기관 지정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5년 내 상위 직급 비중 35% 이하 감축 방안’을 조건으로 달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감원 임직원은 1980명, 이 중 3급 이상은 43%다. 5년 안에 상위직을 35%로 맞추려면 3급 이상을 150여 명 줄여야 한다. 인위적인 인력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우선 설 연휴가 끝나면 조직을 개편해 팀장직 290여 개 중 15개 자리를 없앨 예정이다. 4급 수석 조사역을 신설하거나 전문 검사역 직군인 ‘스페셜리스트’를 도입해 상위 직급 승진자도 줄일 계획이다. 하지만 ‘승진자 줄이기’만으로는 근본적인 조직 개편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내부 규정을 개정해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 경력직 채용 비율을 현재 전체 신규 채용의 20%에서 10% 안팎으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금감원은 신규 채용 직원의 20%가량을 경력직으로 채우고 있다. 이때부터 채용된 전문 경력직이 금감원에 계속 남아있다 보니 상위 직급이 비대해졌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만 규정 개정을 위해서는 금융위원회, 총리실과 일단 대화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있다. 강제로 상위직을 내보낼 수는 없는 형편이므로 대신 만 56세인 현 임금피크제 진입 연령을 앞당기자는 것이다. 임금피크제에 진입한 직원은 별도 정원으로 분류돼 1∼3급 합계에서 제외된다. 다만 노조를 설득해야 한다. 한편 금감원 안팎에서는 명예퇴직이나 취업 제한 현실화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기 시작한 직원이 정년까지 받는 임금을 감안하면 일정 금액의 위로금을 주고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게 조직을 슬림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논리다. 현행 취업 제한 규정을 완화해 고령 직원의 퇴로를 뚫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4급 이상 금감원 직원은 퇴직일로부터 3년간 원칙적으로 금융회사에 재취업할 수 없다. 전 직원의 80%가 취업 제한에 묶여 있는 셈이다. 하지만 금융위 등에서는 여전히 명예퇴직 도입이나 취업 제한 완화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명예퇴직에는 예산이 필요할뿐더러 다른 공공기관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경쟁자들의 노력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고, 이제 디지털 혁신은 변화를 뛰어넘어 점점 더 거대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변화와 혁신을 마주한 지금 우리는 금융혁신을 주도하는 리딩 금융그룹으로서 위상을 명확하게 정립해 나가야 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19년 리딩 금융그룹으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 회장은 “2019년에는 One KB의 가시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압도적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경영전략 방향을 함축하는 키워드로 ‘RISE’를 제시했다. ‘일어서다, 도약하다’는 뜻도 담고 있지만 RISE는 △본업경쟁력 강화(Reinforcement) △고객중심 비즈 인프라 혁신(customer-centric Innovation) △근무 방식의 혁신(Smart working) △사업영역의 지속적 확장(Expansion of the territory)의 앞머리를 딴 것이다. 일단 윤 회장은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며 압도적인 1위 은행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데는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보고 있다. 증권, 손해보험, 생명보험, 카드 등 주요 계열사가 제각기 경쟁력을 끌어올려 업권 내 최고 경쟁력을 갖춰야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차별적인 상품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는 더불어 ‘고객 중심의 마인드’를 요청하고 있다. 고객 편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고객 중심의 유연한 관점에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윤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모바일 결제 앱은 구글이나 애플페이가 아닌 스타벅스 앱으로 전체 결제의 40%가 앱을 통해 이뤄진다”며 “KB도 핵심 플랫폼을 고도화해 고객의 활용도를 높이고, 데이터 분석의 정교화를 통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한 일을 신속하게 하는 ‘스마트 워크 문화’도 윤 회장이 올해 중점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이다. 모바일 근무환경을 구축해 업무를 효율적으로 빠르게 처리하고, 필요한 일에는 제대로 집중해 신속하게 처리하자는 얘기. 윤 회장은 직원들에게 “디지털 문화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며 “무엇이든 이야기 할 수 있고, 용기 있게 도전할 수 있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기업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다. 실제로 KB금융은 빠르게 여러 가지 혁신을 시도하고, 실험하고 때로는 실패하며 배우는 경영기업 ‘애자일(Agile)’을 도입하며 KB형 애자일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ACE(Agile, Centric, Efficient)라는 12개의 애자일 조직을 갖고 있고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초 스웨그(SWAG·Smart Working Agile Group)라는 애자일 조직을 신설했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사업 영역 확장도 올해 KB금융의 주요 목표 중 하나로 꼽았다. 윤 회장은 “동남아와 선진국 시장에 대한 투트랙(Two-track)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더욱 확대하고 수익원을 다변화할 것”이라며 “특히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자산운용 분야에서는 그룹차원의 전략적 준비와 협업을 바탕으로 시장경쟁에서 앞서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