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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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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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5-13~2026-06-12
칼럼50%
생활/가정30%
야구7%
국제일반7%
문화 일반3%
각종 경기3%
  • 환호성을 들려주오

    김주형과 임성재가 29일부터 나흘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 정상에 도전한다. 메이저대회인 US오픈과 총상금 2000만 달러(약 261억 원)의 ‘특급 대회’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 이어 열리는 대회여서 세계랭킹 1∼3위 스코티 셰플러(미국), 욘 람(스페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모두 출전하지 않는다.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 최고 랭킹은 9위의 맥스 호마(미국)다. 톱 랭커들이 대거 빠져 김주형과 임성재의 우승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PGA투어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를 예측하는 파워랭킹을 발표하며 김주형과 임성재의 이름을 각각 4위, 9위에 올렸다. 지난주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키건 브래들리(10위·미국)보다 우승 가능성을 더 높게 봤다. 총상금 880만 달러(약 115억 원)가 걸린 이 대회는 김주형에게는 무척 뜻깊다. 지난해 이 대회에 출전할 당시 PGA투어 특별 임시회원이던 김주형은 7위에 오르며 이번 시즌 PGA투어 티켓을 사실상 거머쥐었다. 기세를 탄 김주형은 직후 열린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새로운 스타로 발돋움했다. 임성재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8위를 했다. 한국 선수로는 안병훈과 김성현, 노승열도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파워랭킹 2위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 토니 피나우(미국)가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가운데 파워랭킹 1위에는 리키 파울러(미국)가 선정됐다. 파울러는 2019년 2월 피닉스오픈 이후 4년 넘게 우승이 없지만 최근 4개 대회에서 3차례나 톱10에 들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저스틴 토머스, 콜린 모리카와(이상 미국) 등도 우승 경쟁을 벌일 만한 후보로 꼽힌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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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 아이돌’ 김주원 거침없는 질주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받은 LG 오지환(33)은 한국 프로야구 최고 유격수로 평가받는다. 타구 판단이 빠르고 수비 범위가 넓은 데다 어깨도 강하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6일 발표한 2023 프로야구 올스타전 ‘베스트 12’ 투표 결과 오지환은 나눔 올스타 2위에 그쳤다. 오지환을 제치고 나눔 올스타 유격수 부문 1위를 차지한 선수는 NC의 3년 차 김주원(21)이었다. 얼굴이 잘생겨 ‘창원 아이돌’로 불리는 김주원은 팬 투표에서 오지환의 두 배가 넘는 88만4038표를 받았고 선수단 투표 결과까지 더한 총점에서 35.08점으로 1위에 올랐다. 팬 투표에서 36만473표를 얻은 오지환은 총점 24.83점이었다. 선수단 투표에서는 오지환이 가장 많은 169표를 받았다. 김주원도 109표를 받아 동료 선수들 역시 김주원의 기량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지환도 김주원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오지환은 이달 중순 국내 리그 젊은 유격수들에 대한 질문을 받자 “돌이켜보면 김주원은 나보다 나은 것 같고 이재현(삼성)은 나를 보는 것 같다”며 “제대로 된 유격수로 성장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내 경우엔 5, 6년 차가 됐을 때부터 나만의 플레이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2년 차인 작년부터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한 김주원은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올 시즌 실책이 26일 현재 18개로 10개 구단 야수를 통틀어 가장 많다. 하지만 유격수로는 큰 덩치(키 185cm, 몸무게 83kg)에도 순발력이 뛰어나고 어깨도 강해 대형 유격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강인권 NC 감독은 “공격과 수비, 주루까지 김하성(샌디에이고)과 비슷한 면이 있다”며 “아직 거친 부분이 있지만 섬세함도 있다. 성격도 차분하다”고 말했다.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아경기 국가대표로 뽑힌 김주원은 데뷔 후 첫 올스타전 출전도 확정지으며 ‘꽃길’을 걷고 있다. 김주원은 최근 타격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다. 4월과 5월에 각각 0.281, 0.242를 기록했던 타율이 6월 들어 0.167로 떨어지며 성장통을 겪고 있다. 스위치 타자인 그는 올 시즌 타율 0.239(209타수 50안타) 6홈런 26타점 10도루를 기록 중이다. 김주원은 “올스타전에는 리그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만큼 선배들의 루틴이나 준비 과정을 눈에 잘 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어릴 때부터 오지환 선배의 플레이를 보며 많은 공부를 했다. 그라운드에서 팀원들이 오지환 선배에게 보내는 신뢰는 가장 본받고 싶은 부분”이라고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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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펑산산 키즈’ 무서운 돌진… 메이저퀸도 3위도 中선수

    박세리(46·은퇴)가 미국에 진출한 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한국 선수들을 위한 무대가 됐다. LPGA투어에서 25승을 거둔 박세리의 활약을 보고 자란 박인비, 최나연, 신지애 등 일명 ‘박세리 키즈’들이 LPGA투어 주력으로 떠오른 것. 이후에도 고진영, 박성현, 김세영 등이 ‘세리 키즈’의 뒤를 이어 LPGA투어를 지배했다. 26일 끝난 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통해서는 이제 새 시대가 왔음을 알 수 있다. LPGA투어에서 10승을 거둔 전 세계랭킹 1위 펑산산(34·은퇴·사진)의 영향을 받은 중국 선수들의 약진이다. 이날 미국 뉴저지주 스프링필드 밸터스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선 중국 선수들끼리 집안싸움이 벌어졌다. 치열한 경합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선수는 LPGA투어 2년 차 신예 인뤄닝(21)이었다. 인뤄닝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4개로 4언더파 67타를 치며 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4월 디오 임플란트 LA오픈에서 우승하며 중국 선수로는 펑산산에 이어 두 번째로 LPGA투어 정상에 올랐던 인뤄닝은 메이저대회마저 제패하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중국 선수가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것도 2012년 펑산산의 이 대회 우승 이후 11년 만이다. 준우승은 인뤄닝에게 한 타 뒤진 사소 유카(일본·7언더파 277타)가 차지했다. 하지만 인뤄닝과 마지막까지 우승을 다툰 선수는 같은 중국 출신의 린시위(27)였다. 마지막 18번홀(파5)을 남기고 두 선수는 7언더파로 공동 선두였다. 14번홀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던 린시위는 18번홀 티샷을 물에 빠뜨려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공동 3위로 미끄러졌다. 반면 인뤄닝은 침착하게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두 선수는 같은 중국 출신일 뿐만 아니라 2014년 LPGA투어에 먼저 진출한 린시위의 미국 올랜도 집에 인뤄닝이 세 들어 산다. ‘세입자’ 인뤄닝이 4월 LA오픈에서 먼저 우승했을 때 ‘집주인’ 린시위는 “집세를 올릴까 생각하고 있다”고 농담을 했다. 이날 우승 후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인뤄닝은 “지금 당장 린시위의 집을 사 버릴까 한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150만 달러(약 19억6000만 원)다. 인뤄닝은 자신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선수로 펑산산을 꼽으며 “그의 뒤를 따르는 게 내 골프 인생의 목표”라고 말했다. 정상 문턱에서 미끄러지며 첫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지만 린시위 역시 언제든 챔피언이 될 수 있는 기량을 갖고 있다. 중국 투어에서 7승, 유럽 투어에서 2승을 거둔 린시위는 LPGA투어 진출 후 톱10에 20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준우승을 세 번이나 했다. 중국 광저우 출신인 펑산산과 동향인 린시위 역시 펑산산을 보면서 골프를 시작했다. 이달 초 프로 데뷔전인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중국계 미국인 로즈 장(20)도 우승 경쟁 끝에 공동 8위(5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수 중에는 신지은이 공동 8위로 유일하게 톱10에 들었다. 김효주와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은 공동 20위(1언더파 283타), 디펜딩 챔피언 전인지는 공동 24위(이븐파 284타)를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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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첫 상금 5억, 한승수 품으로

    미국교포 한승수가 내셔널 타이틀 골프 대회인 제65회 코오롱 한국오픈 정상을 차지하며 국내 골프 최다 우승 상금 5억 원을 받았다. 한승수는 25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6언더파 278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코스가 어렵게 세팅된 이 대회에서 유일하게 언더파를 적어내며 2위 강경남(최종 합계 이븐파 284타)을 6타 차로 넉넉하게 따돌렸다. 한승수는 1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줄곧 선두를 지키며 이 대회 13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2020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3년 만의 우승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5억 원을 추가한 한승수는 시즌 상금 랭킹에서 단숨에 1위(6억2375만 원)로 올라섰다. 이번 우승으로 한승수는 2028년까지 앞으로 5년간 KPGA 코리안투어 시드도 보장받았다. 다음 달 20일 영국 로열 리버풀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디오픈 챔피언십 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한승수는 “많은 우승 상금도 좋지만 5년 시드가 가장 반갑다”며 “꼭 나가고 싶었던 디오픈 챔피언십에도 출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올해는 대상과 상금왕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중학생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한승수는 PGA 2부 투어와 캐나다, 중국, 일본 투어 등을 거쳤고 2020년부터 코리안 투어에서 뛰고 있다. 한승수는 우승을 확정한 뒤 “아빠 우승했다”며 아들을 끌어안았다. 한승수는 “3년 전 첫 우승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가족과 함께하지 못했다. 가족 앞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었는데 오늘 그 꿈을 이뤄 기쁘다”고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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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키 세븐’의 사나이 김재박, 70세에도 골프 70대의 비결[이헌재의 인생홈런]

    한국 야구 명(名)유격수의 원조 격인 김재박 전 LG 감독은 숫자 ‘7’과 인연이 깊다. 선수 시절 등 번호 7번을 달고 1977년 실업야구 7관왕에 올랐고, 1990년에는 LG의 창단 우승에 기여했다. 현대 감독 때는 70번을 달고 한국시리즈 정상에 네 번 올랐다. 공을 가지고 하는 건 뭐든 잘했던 그는 당구도 700점을 쳤다. 골프 역시 싱글을 의미하는 70대 타수를 친다. 누가 봐도 프로의 자세를 뽐내는 당구와 달리 골프 스윙은 다소 엉성하다. 선수 생활을 하던 1980년대 후반 골프채를 사자마자 곧바로 필드로 나가 혼자서 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나 감각이 좋았던지 독학으로 단 2년 만에 싱글 플레이어가 됐다. 그는 “처음부터 제대로 배웠다면 지금보다 훨씬 잘 쳤을 것”이라며 “골프를 시작하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1년 이상 레슨을 받을 것을 권한다. 처음엔 번거로울 수 있지만 언젠가는 그 값어치를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나이로 70세인 그는 여전히 몸 관리를 잘한다. 야구 유니폼을 입고 있을 당시 몸무게 77kg였던 그는 요즘 72kg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이틀에 한 번은 빠른 걸음으로 70∼80분을 걷고, 피트니스센터에서 근육 운동도 꾸준히 한다. 음식은 가리지 않고 잘 먹지만 과식은 피하는 편이다. 가장 큰 효과를 본 운동은 팔굽혀펴기다. 하루에 150∼200회를 꼭 한다. 한 번에 30개씩 5∼7세트를 하면 된다. 그는 “몇 해 전 어깨가 아파 팔굽혀펴기를 시작하게 됐다. 통증이 점점 줄더니 몇 달 후부터는 통증이 아예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선수로 또 지도자로 누구보다 화려한 야구 인생을 보낸 김 전 감독이지만 항상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경북중에 다닐 때 그는 야구부에서 가장 키 작고, 발 느리고, 어깨가 약한 선수였다. 때문에 야구 명문 경북고에 가지 못하고 서울에 새로 창단한 대광고에 진학해야 했다. 고교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졸업 후 새로 창단한 영남대에 입학했다. 영남대 1학년 때 배성서 감독을 만난 후 죽을힘을 다해 훈련에 매진한 뒤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절이었지만 체조 선수들과 함께 웨이트를 했고, 주력을 키우기 위해 육상부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1년 새 키가 12cm나 크면서 힘과 주력도 크게 좋아졌다. 이후 그는 야구 선수로 승승장구했다. 그는 “후배 선수들에게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누구에게나 자신도 모르는 재능이 숨어 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까지도 재능 기부 등을 통해 야구와의 인연을 이어왔던 그는 여전히 애정 어린 눈으로 한국 야구를 바라보고 있다. 그가 감독 시절 데리고 있었던 선수 중 염경엽(LG 감독), 박진만(삼성 감독), 래리 서튼(롯데 감독), 홍원기(키움 감독)가 프로 사령탑을 맡고 있다. 그는 “나는 천생 야구인이다. 한국 야구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항상 준비하고 있다. 다음번 유니폼을 입을 땐 꼭 ‘77번’을 달고 싶다”며 웃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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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는 70대, 당구는 700점…‘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 브라보 ‘럭키 세븐’ 라이프[이헌재의 인생홈런]

    야구 기록에서 유격수의 수비 위치를 뜻하는 숫자는 ‘6’이다. 그런데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또는 대표했던 유격수들 중에는 등 번호로 ‘7’을 선택한 선수들이 많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에서 뛰는 김하성이 대표적이다. 한국야구의 명 유격수 계보를 이었던 박진만(삼성 감독), 이종범(KIA 코치), 류중일(항저우 아시아경기 대표팀 감독) 등도 현역 시절 모두 7번을 달았다. 하지만 원조 7번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김재박 전 LG 감독(69)이다. 고교 시절까지 1번을 달았던 김 전 감독은 영남대에 진학하면서 7번으로 바꿨고, 이후엔 줄곧 7번을 달았다. 1977년 실업야구 한국화장품에 입단한 김 전 감독은 데뷔 첫해 7관왕의 신화를 썼다. 그해 니카라과에서 열린 제3회 슈퍼월드컵에서는 타격, 최다안타, 도루 3관왕에 오르며 한국의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1990년 MBC 청룡에서 LG 트윈스로 팀 새출발한 뒤 곧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도 그의 등 번호는 7번이었다. 김 전 감독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 창단 감독으로 부임한 뒤에는 4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지도자가 된 뒤 그는 70번을 달았다. 그의 야구 인생에는 언제나 ‘럭키 세븐’이 함께 하고 있었다. 1970~1980년대까지 그는 한국에서 야구를 가장 잘 하고,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였다. 얼마나 인기가 많았던지 각종 CF 모델 섭외 1순위로 꼽혔고, 만화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야구만 잘했던 게 아니었다. 공을 가지고 하는 건 뭐든 잘했다. 대표적인 게 당구다. 한창때 그의 공인 당구 점수는 700점이었다. 김 전 감독은 “영남대 야구부 창단 멤버로 들어갔는데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아 시간이 많았다. 그때 집중적으로 쳤더니 당구 실력이 부쩍 좋아졌다. 요즘은 당구를 자주 치지 않아 실력이 좀 줄었다”며 웃었다. 오른손과 왼손을 가리지 않는 ‘스위치 타법’을 구사하는 그는 야구계의 당구 최고수로 꼽힌다. 축구나 배구, 농구 등도 수준급이었다. 어릴 때부터 각종 공을 갖고 놀았다는 그는 “영남대 시절 교양 과목 중에 축구, 배구, 농구 등이 있었다. 야구 훈련 때문에 다른 종목을 연습할 시간이 없었지만 실기 시험을 칠 때 딱 한 번 가서 하기만 하면 무조건 A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잘하는 공놀이 중 빼놓을 수 없는 건 골프다. 그는 야구인 골프대회의 단골 손님이었다. 한창때는 70대 초반을 밥 먹듯이 쳤고, 요즘도 70대 후반을 친다. 그는 “예전에 비해 거리가 많이 줄었다. 그래도 스코어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원래부터 비거리보다는 쇼트 게임에 강했다”고 했다. 실제로 그와 골프를 쳐 본 사람들은 다소 엉성한 그의 스윙폼에 놀란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자세로 70대 스코어를 치는 걸 보고 또 한 번 놀라게 된다고 한다.그의 스윙에는 여전히 야구 스윙 자세가 남아 있다. 홈런을 펑펑 쳤던 야구와는 달리 다른 야구 선수 출신에 비해 거리도 그리 멀리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세밀한 감각이 필요한 어프로치샷과 퍼팅으로 이 모든 단점을 상쇄시킨다. 김 전 감독이 골프를 처음 시작한 것은 선수 시절 말엽이던 1980년대 후반이었다. 골프채를 사자마다 곧바로 필드로 나갔다. 당연히 처음엔 헛스윙하기 일쑤였다. 굴려서 홀까지 간 적도 많다. 그런데 어는 순간 공이 맞아 나가더니 2년 만에 싱글 플레이어가 됐다. 하지만 그는 이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야구나 골프나 모든 스포츠는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감각이 좋아 골프가 빨리 늘었지만 기본기가 없다 보니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쳤다. 처음부터 제대로 배웠다면 훨씬 잘 쳤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처음 골프를 시작하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레슨을 받을 것을 권한다. 그는 “기본기를 철저히 하려면 1년 이상은 레슨을 받는 게 좋다. 처음엔 귀찮고 번거로울 수 있지만 언젠가는 그 값어치를 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나이로 70세이지만 그는 여전히 몸관리를 잘 한다. 야구 유니폼을 입고 있을 당시 그는 몸무게를 77kg으로 유지했다. 감독을 그만둔 후 60kg대 후반까지 몸무게를 줄여본 적도 있지만 10년 가까이 72kg 안팎의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고기나 야채 등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다만 점심을 조금 많이 먹었다고 느끼면 저녁 식사량을 조절하는 식으로 몸무게를 유지하려 한다”고 했다. 이틀에 한 번은 빠른 걸음으로 70~80분을 걷고, 피트니스 센터에서 근육 운동도 꾸준히 한다. 그는 가장 큰 효과를 본 운동으로 팔굽혀펴기를 꼽았다. 하루에 150~200회를 꼭 한다. 한 번에 30개씩 5~7세트를 하면 된다. 김 전 감독은 “몇 해 전 어깨가 아파서 팔굽혀펴기를 시작하게 됐다. 하면 할수록 어깨 통증이 줄어들더니 몇 달 후부터는 통증이 아예 사라져 버렸다. 가벼운 맨몸 운동인데도 팔굽혀 펴기를 하니 손목이나 팔꿈치, 어깨 등에 아픈 곳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 선수나 감독 생활을 할 때 부상을 당한 선수들을 많이 보지 않았나. 수술이 필요할 때가 있지만 아픈 부위 주변을 강화시켜서 낫게 하는 방법도 있다. 흔히 재활이라고 하는 게 아픈 부위의 주변을 강화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야구 선수로 또 지도자로 누구보다 화려한 야구 인생을 보냈던 김 전 감독이지만 항상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경북중에 다닐 때 그는 야구부 안에서 가장 키 작고, 발이 느리고, 어깨가 약한 선수였다. 때문에 대구 지역 엘리트 야구 선수들이 가는 야구 명문 경북고에 가지 못했다. 서울에 새로 창단한 대광고에 진학해야 했고, 고교에서도 딱히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서울에 있는 대학교가 아닌 새로 창단한 영남대에 가야 했다. 그의 야구 인생이 바뀐 것은 영남대 1학년 때 배성서 감독을 만난 후였다. 대학교 1학년 때 그는 죽을 힘을 다해 훈련에 매진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절이었지만 체조 선수들과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고, 주력을 키우기 위해 육상부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하늘이 그의 노력을 가상하게 봤는데 그는 1년새 키가 12cm가 크고 힘도 부쩍 좋아졌다. 김 전 감독은 “1년간 미친 듯이 훈련을 했더니 어깨가 강해지고 발도 빨라지고 파워도 생겼다. 이 3박자가 이뤄진 뒤 내 야구 인생이 새로 꽃피기 시작했다”며 “후배 선수들에게도 이런 얘기를 좀 해주고 싶다. 프로에 갈 만한 선수라면 누구도 모르는 재능이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유행 전까지 재능기부 등을 통해 야구와의 인연을 이어왔던 그는 여전히 애정 어린 눈으로 한국 야구를 바라보고 있다. 그가 감독 시절 데리고 있던 선수 중 염경엽(LG 감독), 박진만(삼성 감독), 서튼(롯데 감독), 홍원기(키움 감독) 등 4명이 프로 사령탑을 맡고 있다. 그는 “나는 천상 야구인이다. 야구와 관계된 일을 통해 한국 야구에 기여하고 싶다. 언젠가 올 수 있는 기회를 위해 항상 준비하고 있다. 다음 번 유니폼을 입을 땐 ‘77번’을 달고 싶다”며 웃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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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라클레스’ 심정수의 힘, 차남이 美무대서 과시

    ‘국민타자’ 이승엽(두산 감독)과 ‘헤라클레스’ 심정수가 연일 홈런포를 쏘아 올리던 2002, 2003년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홈런 경쟁이 벌어졌던 시기다. 2002년엔 이승엽이 47홈런을, 심정수는 46홈런을 쳤다. 이듬해 이승엽은 56홈런을 기록했고 심정수는 53홈런을 때렸다. 이승엽의 라이벌로 통산 328개의 홈런을 기록한 심정수의 아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주목받고 있다. MLB 사무국은 21일(현지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신인 드래프트 콤바인을 진행했다. 콤바인은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희망하는 선수들이 MLB 전체 30개 팀 스카우트들 앞에서 각자의 재능을 발산하는 일종의 쇼케이스다. 심정수의 둘째 아들 심종현(케빈 심·21)은 MLB.com이 뽑은 ‘주목할 만한 컴바인 참가자 7명’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에서 외야수와 1루수로 뛰는 심종현은 이날 타구 평균 속도 시속 101.5마일(시속 약 163km)을 기록해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랐다. MLB.com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헤라클레스로 불렸던 아버지의 파워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프리 배팅 19개 중 16개가 시속 153km 이상의 ‘하드 히트(hard hit)’였다”고 설명했다. 2002년 대구에서 태어난 심종현은 7세 때 아버지가 미국으로 이민하면서 미국에서 야구 선수로 성장했다. 키 189cm, 몸무게 95kg의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가 돋보인다. 대학 2학년이던 지난해 타율 0.292(226타수 66안타), 12홈런, 5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4를 기록하며 웨스트 코스트 콘퍼런스 퍼스트팀에 선정됐다. 올해는 타율 0.239, 6홈런, 21타점, OPS 0.846을 기록 중이다. 심정수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뛸 당시 MLB 진출을 위해 많이 노력했다. 힘든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영어학원에 다녔고 외국인 선수들과도 친하게 지냈다. 2003년엔 이승엽과 함께 미국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했지만 결국 빅리거가 되지는 못했다. 고교 시절부터 MLB급 유망주로 평가받은 심종현이 아버지의 꿈을 대신 이뤄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심정수의 첫째 아들 심종원(제이크 심·26)도 2021년 한국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도전했었다. 독립리그 연천 미라클에서 뛰며 트라이아웃을 준비했지만 프로 구단 지명을 받지는 못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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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산 홈런-타점 맹추격… 최정, 머지않아 최정상

    KIA 최형우(40)는 20일 한화와의 경기 4회에 2점 홈런을 쳐내며 한국 프로야구 첫 ‘1500타점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이승엽 두산 감독(1498타점)을 넘어 통산 최다 타점 1위로도 올라섰다. 같은 날 몇 시간 뒤 SSG 최정(36)은 두산과의 경기에서 1-1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이영하를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며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통산 13번째 만루포이자 이번 시즌 15호포를 기록한 최정은 홈런 단독 선두가 됐다. 통산 최다 만루홈런 기록(17개)을 갖고 있는 이범호(KIA 코치)와는 4개 차다. 이날 개인 통산 444호 홈런을 날린 최정은 이 부문 최다 기록 보유자인 이 감독(467개)에게 23개 차로 다가섰다. 홈런 페이스에 가속이 붙으면 올 시즌에, 늦어도 내년에는 이 감독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현역 선수 중 통산 홈런 2위는 368개를 친 KT 박병호(37)다. 통산 최다 홈런 부문에서 최정이 이 감독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건 예상됐던 일이다. 프로 데뷔 2년 차이던 2006년 12개의 홈런을 치며 ‘소년 장사’로 떠오른 최정은 올해까지 1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리고 있다. 2015년까지 매년 20개 안팎의 홈런을 쳤던 그는 2016년 40홈런을 기록하며 단숨에 거포 대열에 참여했다. 2017년에는 46홈런으로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어느덧 ‘중년 장사’가 됐지만 그는 여전한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다. 2021년 35홈런으로 세 번째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하는 등 지난해까지 최근 다섯 시즌 동안 평균 31.6개의 홈런을 날렸다. 최정은 “이승엽 감독님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8년이나 뛰고도 국내 리그에서 467개의 홈런을 쳤다”며 “이 감독님이야말로 영원한 홈런왕이다. 내가 아무리 홈런을 많이 쳐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고 몸을 낮췄다. 통산 최다 타점 기록 역시 최정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일 만루홈런으로 4타점을 더한 최정은 이날 현재 통산 타점을 1415타점으로 늘렸다. 이 부문 3위 이대호(은퇴)의 1425타점과 10개 차다. 최정이 최근 5시즌 동안 평균 91타점을 쌓은 페이스를 감안하면 내년에 이 감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최형우는 네 살 아래인 최정을 두고 “후배이지만 정말 대단한 선수다. 언젠가는 내 (타점)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은 한국 프로야구뿐 아니라 세계 야구에서도 한동안 깨지기 힘든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20일 현재 통산 321개의 몸에 맞는 볼을 기록 중이다. 미국 프로야구에서 이 부문 최다 기록은 1890년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 선수이자 감독으로 활약했던 휴이 제닝스의 287개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기요하라 가즈히로(은퇴)의 196개가 최다 기록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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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형우, 프로야구 첫 1500타점… 이승엽 넘었다

    2002년 프로야구 삼성에 입단했다가 방출됐던 최형우(40)는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2008년 삼성에 재입단했다. 그리고 그해 4월 1일 LG와의 경기에서 정재복을 상대로 2점 홈런을 터뜨리며 1군 무대 첫 타점을 올렸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23년 6월 20일. KIA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는 한화와의 대전 방문경기에서 0-1로 뒤지던 4회초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한승주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전날까지 ‘국민 타자’ 이승엽(두산 감독)과 통산 최다 타점(1498개) 타이를 기록 중이던 최형우는 이날 홈런으로 이 부문 1위가 됐다. 아울러 그 누구도 밟지 못했던 1500타점 고지에도 처음 올라섰다.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최형우는 2회 첫 타석부터 좌중간 펜스를 원 바운드로 때리는 2루타를 날렸다. 개인 통산 477번째 2루타로 이 역시 국내 프로야구 통산 최다 2루타 기록이다. 4회초 다시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한승주의 초구 바깥쪽 패스트볼(시속 145km)을 받아쳐 역전 2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타구 비거리는 125m. 한화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홈런 판정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더그아웃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종국 KIA 감독은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최형우에게 건네며 축하했다. 최형우는 동료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나눈 뒤 3루 측 KIA 관중석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했다. 2008년 19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주전으로 도약한 최형우는 이후 꾸준히 타점을 쌓아 왔다. 2021년 12홈런 55타점으로 주춤했지만 올해는 3할 타율에 찬스마다 강한 면모를 보이며 4번 타자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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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진영, 3번째 메이저 우승 도전… 전인지는 2연패 노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이 22일부터 나흘간 미국 뉴저지주 스프링필드의 밸터스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새 역사에 도전한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최장 기간 1위 타이틀이다. 고진영은 20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4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로써 고진영은 개인 통산 158주간 1위를 유지하며 ‘골프 여제’로 군림했던 로레나 오초아(은퇴·멕시코)의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은 2006년 처음 도입됐는데 오초아는 이듬해인 2007년 4월부터 2010년 5월까지 158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고진영의 세계 랭킹 1위는 지금이 개인 5번째다. 2019년 4월 처음 세계 1위가 된 고진영은 12주 동안 1위 자리를 지켰다. 같은 해 7월 다시 1위로 올라선 뒤엔 100주 동안 정상에 머물렀다. 이후 2021년 10∼11월(2주), 2022년 1∼10월(39주) 다시 1위를 유지했다. 손목 부상 등으로 고전하던 고진영은 올해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과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하며 다시 1위로 올라섰다. 고진영이 1위였던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9주간 LPGA투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대회를 열지 않았다. 하지만 LPGA투어는 이 기간까지 포함해 “고진영이 오초아의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부문 3위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25주)다. 고진영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이 끝난 뒤 다음 주 세계 랭킹 발표 때 오초아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세계 2위 넬리 코르다(미국)가 허리 부상으로 최근 한 달간 투어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두 선수의 격차가 꽤 벌어졌기 때문이다. 20일 현재 고진영의 세계 랭킹 평균 포인트는 8.28점, 코르다는 7.60점이다. 최근 쾌조의 샷 감각을 뽐내고 있는 고진영은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힌다. LPGA투어에서 15승을 거둔 고진영은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는 김세영, 박성현, 김아림, 지은희 등 모두 17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한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메이저 퀸’ 전인지다. 지난해 이 대회 정상에 오른 전인지는 LPGA투어에서 거둔 4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따냈다. 2015년 US여자오픈과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전인지가 올해 8월 영국에서 열리는 AIG 여자오픈까지 제패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전인지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도 메이저 3승을 거뒀고, 일본에서도 메이저 2승을 따내는 등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다만 올해는 허리 통증으로 다소 부진한 편이다. 올해 8개 대회에 출전한 전인지는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지난주 마이어 클래식에서는 컷 탈락했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언제든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기량을 갖추고 있다. 전인지의 올해 최고 성적은 4월 열린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공동 18위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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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 넘고 물 건넌 야구 인생… 통산 타점 1위 문턱에 서다

    프로야구 KIA 4번 타자 최형우(39)는 대기만성의 상징 같은 선수다. 전주고를 졸업하고 2002년 포수로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이후 4년간 대타와 대수비로 1군 경기에 6번 나와 7타수 2안타(타율 0.286)를 기록한 뒤 2005시즌을 마지막으로 방출됐다. 최형우는 방출 후 “이런 말을 하면 비웃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반드시 돌아온다”고 ‘싸이월드’에 글을 남겼다.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했지만 불합격 통보를 받아 막노동판을 전전했다. 그때 마침 경찰청 야구단이 창단하면서 최형우는 가까스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당시 경찰청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용철 감독은 그에게 외야수 전향을 권했고 이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최형우는 2007년 퓨처스리그(2군)에서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에서 1위(7관왕)에 올랐다. 그리고 다시 손을 내민 삼성과 계약하면서 자신의 다짐을 현실로 만들었다. 최형우는 2008년 4월 1일 LG와의 경기에서 정재복을 상대로 2점 홈런을 터뜨리며 1군 첫 타점을 올렸다. 2002년부터 따지면 입단 6년 만에 기록한 첫 타점이었다. 그는 그해 타율 0.271, 19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고령(만 25세) 신인상 수상자가 최형우였다. 최형우는 2016시즌이 끝난 뒤에는 4년 총액 100억 원에 KIA로 이적하며 해외 진출 경험이 없는 선수로는 처음으로 ‘100억 원의 사나이’가 됐다. 그리고 한국 나이로 마흔 살이 된 올해도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19일 현재 타율 0.308, 8홈런, 37타점으로 타율은 팀 내 1위, 홈런과 타점은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9홈런, 42타점)에 이은 2위를 기록 중이다. 최형우는 17일 NC와의 안방경기에서 7회 적시타를 때려내며 개인 통산 1498타점을 수확했다. 이승엽(두산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프로야구 통산 최다 타점과 타이기록이다. 이제 1타점만 추가하면 최형우가 이 기록의 새 주인공이 된다. 최형우의 대기록은 20일부터 대전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3연전에서 달성될 가능성이 크다. 타점의 ‘영양가’도 높다. 최형우는 현재까지 개인 통산 178개의 결승타를 기록 중이다. 2008년 이후 프로야구에서 결승타를 가장 많이 때린 선수가 최형우다. 같은 기간 2위 LG 김현수(165개), 3위 SSG 최정(148개) 등을 크게 앞선다. 최형우는 통산 홈런은 5위(364개)지만 2루타 부문에서는 이미 신기록을 써내려 가고 있다. 올해 4월 23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개인 통산 465번째 2루타를 기록하며 이승엽(464개)을 넘어섰다. 19일 현재 최형우의 통산 2루타는 476개로 늘었다. 최형우는 시즌 개막 전 “사실상 20대 중반이 넘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만약 통산 타점 1위에 오르면 내가 그동안 차지했던 그 어떤 타이틀보다 뿌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20년 말 47억 원에 KIA와 3년 재계약한 그에게는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다. 지금 추세라면 내년에도 현역 생활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당연히 그의 기록 행진도 한동안 더 이어질 것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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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메이저 여왕’ 납시오… 홍지원, 2차연장서 끝내기 버디

    함께 경기를 한 선수들에 비해 드라이버 비거리는 20∼30m 짧았다. 다른 선수들이 웨지나 쇼트 아이언을 잡을 때 미들 아이언이나 롱 아이언을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우승 트로피는 ‘거리’보다 ‘정확성’을 앞세운 홍지원(23)의 차지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년 차 홍지원이 새 ‘메이저 여왕’으로 떠올랐다. 홍지원은 18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마다솜(24), 김민별(19)과 동타를 이룬 홍지원은 연장 두 번째 홀 세컨드샷을 홀 1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며 길었던 승부를 마무리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마다솜에 3타 뒤진 3위였던 홍지원의 역전 우승이었다. 지난해 8월 메이저대회인 한화클래식에서 투어 첫 승을 신고한 홍지원은 두 번째 우승도 메이저대회에서 거뒀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3억 원. 홍지원은 KLPGA투어의 대표적인 ‘단타자’다. 올 시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24야드(약 205m)로 기준을 넘은 122명 중 115위다. 이번 대회 3, 4라운드에서 함께 경기했던 김민별(248.9야드), 마다솜(244.1야드)에게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드라이버샷 정확도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드라이버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는 페어웨이 안착률은 88.0%로 전체 1위다. 이런 강점이 있기 때문에 홍지원은 어려운 코스에서 자신의 진가를 곧잘 드러낸다. 지난해 한화클래식에서 그는 최종 합계 1오버파 289타로 정상에 올랐는데 이는 투어에서 7년 만에 나온 오버파 우승이었다. 홍지원은 “장타를 치는 선수들은 장타가 무기다. 나는 드라이버를 멀리 치지는 못하지만 더 뒤에서 치는 세컨드샷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 잘 붙일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 있게 플레이한다. 굳이 거리를 늘리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날 승부를 결정지은 연장 두 번째 홀도 그랬다. 18번홀(파4)에서 가장 먼저 티샷을 한 마다솜의 공은 왼쪽 페널티 구역으로 날아갔다. 마다솜은 투온에 실패하며 우승 경쟁에서 먼저 탈락했다. 김민별은 드라이버샷을 잘 친 뒤 훨씬 짧은 거리에서 세컨드샷을 했지만 공이 홀 뒤쪽으로 흐르며 파 세이브에 그쳤다. 147m를 남겨두고 세컨드샷을 한 홍지원은 공을 핀 왼쪽 1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았다. 홍지원은 “마침 공이 러프 위에 있어 롱 아이언으로 치는 게 더 나았다. 평소 드라이버가 짧아 롱 아이언을 많이 잡아서 그런지 롱 아이언을 잘 치는 편”이라며 웃었다. 홍지원은 “남들이 다 잘 치는 쉬운 코스보다는 공략이 어려운 메이저대회 코스가 더 좋다. 남은 3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투어 2년 차 마다솜과 신인 김민별은 공동 2위를 했다. 박민지(25)와 함께 항저우 아시아경기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아마추어 김민솔(17)은 9언더파 279타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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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활 놓는 ‘신궁’ 기보배, 교수로 제2의 인생 꿈

    2012년 런던 올림픽 양궁에서 금메달 2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를 딴 ‘신궁’ 기보배(35)는 올해 1학기 서울대에서 교양과목 양궁 강의를 맡았다. 엄마이자 현역 양궁 선수인 기보배는 매주 금요일 오전에 교수님이 된다. 1인 3역이 쉽지만은 않다. 광주광역시청 소속 선수인 그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광주에서 동료 선수들과 함께 훈련에 매진한다. 목요일 저녁 기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와 금요일 오전에 서울대생들을 가르친다. 주말엔 가족들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갖지만 월요일 훈련 시간에 맞추기 위해선 일요일에 다시 광주로 내려가야 한다. 이렇듯 바쁜 와중에도 그는 올해 ‘소원’ 하나를 이뤘다. 3월 열린 2023년 양궁 국가대표 3차 선발전 리커브 여자부에서 종합순위 8위에 오르며 국가대표 8명 중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린 것. 2017년 이후 6년 만의 국가대표 복귀였다. 항저우 아시아경기 대표 선발전에서는 탈락했지만 기보배는 “선수 생활을 올해까지만 하기로 했다. 태극마크를 달아 보고 은퇴하는 게 작은 소원이었는데 그 꿈을 이뤄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양궁으로 모든 것을 다 이룬 것 같은 기보배지만 아쉬움은 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아경기와 아시아선수권 개인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는 일명 ‘양궁 그랜드슬램’을 놓친 것이다. 이 중 아시아경기 개인전에서만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선수로서 전성기이던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올해 항저우 대회도 역시 탈락이었다. 한국 선수 중에는 박성현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만이 유일하게 양궁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내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은퇴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한국 양궁 국가대표가 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우리나라 양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양궁을 빼곤 모든 걸 포기해야 한다. 이제는 내려놓을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선수 타이틀을 내려놓는 기보배는 교육자로서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광주여대 시절 은사 김성은 감독(현 광주은행 감독)의 권유로 바쁜 선수 생활 중에도 공부를 한 그는 작년 2월 조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을 밟던 조선대에서도 세 학기 정도 강의를 했던 그는 “양궁의 매력은 거짓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노력한 만큼 점수가 나오는 게 양궁이다. 선수 시절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해 왔듯이 은퇴 후에는 교육자로 양궁의 재미와 즐거움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충실한 몸 관리로 30대 중반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 온 그는 한국 양궁 대표팀 선수들이 주로 하는 ‘밴드 운동’을 추천했다. 양궁 선수들은 스트레칭 밴드를 이용해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히고 근력까지 강화한다. 밴드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고 효과도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보배는 “양궁은 큰 근육보다 작은 근육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밴드 운동은 보여주기 위한 근육보다는 정말 필요한 근육을 키우는 데 좋다. 일반인분들께도 꼭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3-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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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보다 태극마크가 어렵다? 교수님 된 ‘신궁’ 기보배의 대답은?[이헌재의 인생홈런]

    올해 1월 서울대 수강신청 시스템에는 ‘강의계획서_양궁_기보배.hwp’라는 제목의 문서 파일이 올라왔다. 1학점짜리 교양과목 양궁의 강사가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인 기보배(35·광주광역시청)라는 걸 유추할 수 있는 문서였다. 곧바로 학생들 사이에서는 ‘광클(광속 클릭)’ 전쟁이 벌어졌다. 수강 신청 경쟁률은 10대 1을 훌쩍 뛰어넘었다. 클릭이 빨랐던 60명(오전 9시 30명, 오전 11시 30명)의 학생들만 이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는 양궁장이 따로 없다. 기보배의 양궁 강의는 서울대 야구장 한쪽의 빈 공간에서 열린다. 이론보다는 실기 위주다. 얼마 전 찾은 서울대 야구장에서는 학생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과녁을 향해 활을 쏘고 있었다. 선수들이 쓰는 활에 비해 장력이 약한 활을 사용해 누구나 쉽게 활시위를 당겼다. 과녁까지의 거리도 20m 남짓했다. 기보배는 이리저리 다니며 선수들의 자세를 바로잡아 주기도 하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기보배는 “서울대의 양궁 강의는 원래부터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강의를 늘리면서 추가로 강사를 채용했는데 내가 지원을 하게 됐다. 시간강사이지만 학생들로부터 ‘교수님’ 소리를 들으면 굉장히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기보배가 교수님이 되는 건 일주일에 한 번 금요일 오전뿐이다. 기보배는 여전히 현역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2017년 결혼해 딸을 낳은 엄마 궁사다. 교수와 선수, 엄마 등 1인 3역을 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 지 모를 정도로 바쁘다. 광주광역시청 소속 선수인 그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소속팀이 있는 광주에서 동료 선수들과 함께 훈련에 매진한다. 목요일 훈련을 마친 뒤 저녁 기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와 금요일 오전에 서울대 학생들을 가르친다. 강의가 끝나면 마침내 기다리던 가족들과 주말을 함께 지낸다. 하지만 가족과의 오붓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월요일 훈련 시간을 맞추기 위해선 일요일에 다시 광주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는 올해 ‘소원’ 하나를 성취했다. 3월에 열린 2023년 양궁 국가대표 3차 선발전 리커브 여자부에서 종합순위 8위에 오르며 국가대표 8명 중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2017년 이후 무려 6년 만의 국가대표 복귀였다. 이후 열린 최종 평가전에서 탈락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4명 안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2차례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딴 기보배에게는 ‘국가대표’ 자체가 큰 영광이자 성취였다. 기보배는 “사실 선수 생활을 올해까지만 하기로 했다. 그래서 ‘은퇴 전 마지막으로 한 번 만 더 태극마크를 달아보고 싶다’고 마음먹었다. 태극마크를 달아보고 은퇴하는 게 작은 소원이었다. 항저우 아시아경기는 못 가지만 목표로 했던 소원을 이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국가대표가 되면서 4월에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하게 되면서 서울대 양궁 강의는 잠시 온라인으로 대체해야 했다. 항저우 아시아경기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으면서 그는 다시 대면 강의를 진행해 왔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을 얘기할 때 흔히 “올림픽 금메달 따는 것보다 국가대표 뽑히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을 하곤 한다. 기보배의 사례를 보면 이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신궁’이라 불리며 양궁으로 모든 것을 다 이룬 것 같은 기보배이지만 그에겐 아쉬움이 남은 게 또 하나 있다. 양궁 그랜드슬램을 놓친 것이다. 양궁 그랜드슬램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아경기와 아시아선수권 개인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기보배는 유독 아시아경기와 인연이 없었다. 선수로서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던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대표선발전에서 번번이 탈락했다. 올해 항저우 대회도 역시 탈락이었다. 올림픽 금메달을 3개나 땄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땄지만 아시아경기 개인전 금메달은 딴 적이 없다. 한국 선수로 양궁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박성현 여자 대표팀 감독이 유일하다. 내년 파리 올림픽이 있지만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이유에 대해 기보배는 “한국 양궁 국가대표가 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우리나라 양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양궁을 제외한 모든 걸 포기해야 한다. 이제는 내려놓을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일반인’으로 돌아가는 기보배는 교육자로서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은사인 김성은 광주여대 감독(현 광주은행 감독)의 권유로 바쁜 선수 생활 와중에도 공부를 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2월 조선대에서 ‘다중지능이론을 활용한 초등학생 표적도전 양궁 신체활동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보배는 “선수 생활과 공부를 병행하느라 학위를 받는데 7년이 걸렸다. 그 사이 결혼도 했고, 출산도 했다. 또 2021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대에서 강의를 하기 전 박사 과정을 밟던 조선대에서도 3학기 정도 강의를 했다. 그는 “양궁의 매력은 거짓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노력한 만큼 점수가 나오는 게 양궁이다. 선수 시절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해 왔듯이 은퇴 후에는 교육자로 양궁의 재미와 즐거움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이듬해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치열한 환경 속에서도 기보배가 30대 중반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몸 관리에도 충실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볼 때 양궁은 체력소모가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일정한 자세를 유지하며 하루에 수백 발의 화살을 쏘는 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동계 훈련 때 지구력과 근력을 충분히 쌓아두지 않으면 한 시즌을 버텨낼 수 없다. 기보배도 러닝과 근육 운동을 꾸준히 한다. 일 주일에 3, 4번은 5km 정도 뛰면서 지구력을 키우고 코어 운동 위주로 근력을 키운다. 기보배를 포함한 한국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이 가장 애용하는 훈련은 바로 ‘밴드’를 활용한 운동이다. 스트레칭 밴드를 이용해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히고 근력까지 강화한다. 밴드만 있으면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집이나 숙소에서도 할 수 있다. 기보배는 “양궁은 큰 근육보다는 소근육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밴드 운동은 보여주기 위해 근육보다는 정말 필요한 근육을 키우는 데 좋다. 일반인분들께도 꼭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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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선발 공백 메운 장원준, 4연승 도전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47)은 41세까지 선수 생활을 했는데 37세이던 2013년엔 타율 0.253에 13홈런에 그쳤다. 스스로 “2군에 가 있어야 할 성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부진했다. 하지만 당시 그의 소속팀 삼성 사령탑 류중일 감독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한 번 더 해보라”며 굳은 신뢰를 보냈다. 이듬해 그는 타율 0.308, 32홈런을 기록하며 부활했고 은퇴할 때까지 중심 타자로 활약했다. 이번 시즌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팀의 베테랑 왼손 투수 장원준(38)을 똑같이 대했다. 2015, 2016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 주역인 장원준은 2018년 3승을 마지막으로 지난해까지 네 시즌 동안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이 감독은 장원준과 면담한 뒤 “통산 129승을 한 투수다. 이 정도 이력을 쌓은 선수가 은퇴할 생각이 없는데 뛸 수 있는 팀을 찾지 못하는 건 불명예다. 장원준에게 ‘후회 없이 한번 뛰어보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이런 판단이 장원준과 두산을 모두 살렸다. 국내 투수들의 부진과 외국인 투수의 부상 공백을 메워준 선수가 바로 장원준이기 때문이다. 장원준은 지난달 23일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마침내 통산 130승 고지를 밟았다. 2주 뒤인 이달 6일엔 한화전에 선발로 나서 5와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째이자 통산 131번째 승리를 챙겼다. 이날 승리로 장원준은 임창용(은퇴·130승)을 제치고 다승 부문 역대 10위로 올라섰다. 장원준은 등판 간격을 일주일로 줄인 13일 NC전에 다시 선발로 등판했고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3연승에 성공했다. 투구 수는 73개밖에 되지 않았다. 한때 시속 140km대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지던 장원준이었지만 이날 최고 스피드는 시속 139km에 그쳤다. 하지만 볼 끝 움직임이 큰 투심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NC 타선을 잠재웠다. 이 감독은 18일 LG전 선발 투수로 장원준을 내정했다. 에이스로 뛰던 시절처럼 나흘 휴식 뒤 5일 만의 등판이다. 일주일에 두 번 선발 등판하는 건 2017년 8월 29일 롯데전, 9월 3일 삼성전 이후 5년 9개월 만이다. 장원준은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지금은 선발 로테이션이 구멍 난 곳에 들어가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휴식을 주는 게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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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타 1∼3위 이틀간 동행… “여왕 가리자”

    내셔널 타이틀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DB그룹 한국여자오픈이 15일부터 나흘간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다. 총상금 12억 원, 우승 상금 3억 원이 걸린 이 대회에는 11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우승한 박민지와 시원한 장타로 스타덤에 오른 신예 방신실 등 132명이 출전한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대회 흥행을 위해 1, 2라운드에 흥미로운 조 편성을 했다. 1라운드가 열리는 15일 오전 8시 25분 10번홀에서는 올 시즌 KLPGA투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1∼3위인 방신실(260.64야드) 김수지(256.26야드) 황유민(254.92야드)이 같은 조에서 티오프한다. 이 대회는 코스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코스 전체 길이는 6721야드(약 6146m)로 그리 길지 않지만 드라이버 샷이 떨어지는 랜딩 지점의 페어웨이 폭이 22∼27야드로 좁은 편이다. 골프장이 언덕에 만들어져 코스 굴곡이 심하다. 파4홀 기준 세컨드 샷 지점에서 그린이 보이지 않는 홀도 있다. 그린 스피드도 빠르게 세팅됐다. 한국 여자 골프를 대표하는 세 명의 장타자가 난코스를 어떻게 공략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오후에는 최근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메이저 여왕들’의 맞대결이 준비돼 있다. 디펜딩 챔피언 임희정과 2021년 대회 우승자 박민지, 2019년 우승자 이다연이 오후 1시 10분 1번홀에서 티오프한다. 박민지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연장전 이글로 대회 3연패를 달성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두 차례 한국여자오픈에서 각각 3위와 우승을 차지하는 등 이 대회에서 강했다. 임희정은 지난 18년간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다. 이 대회 2년 연속 우승은 2003, 2004년 정상에 오른 송보배가 마지막이다. 임희정은 작년 이 대회에서 역대 대회 최소타 기록(19언더파 269타)을 세웠다. 메이저 대회 3승을 기록 중인 이다연은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였던 4월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 정상을 차지하는 등 큰 대회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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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격 부활” 타석에 성수 뿌리고 어머니는 새벽기도

    ‘DTD’는 한국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표현이다. ‘Down Team is Down(내려갈 팀은 내려간다)’의 약자로 2000년대 중반 김재박 당시 현대 감독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문(非文)이지만 의미가 명확해 지금도 팬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반대편에 있는 말로 ‘올라올 선수는 올라온다’는 표현도 있다. 이정후(25·키움)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타격 5관왕(타율, 최다안타, 타점, 장타율, 출루율)에 올랐던 이정후는 타격 폼을 바꾼 올 시즌 초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4월 타율이 0.218(87타수 19안타)에 그쳤다. 4월 22일 SSG전 4타수 무안타로 시즌 타율이 0.19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5월 들어 반등하더니 6월 11일 KT전에서 4타수 4안타를 때려내며 시즌 타율 3할대로 올라섰다. 12일 현재 타율 0.304(230타수 70안타)를 기록 중이다. 6월 10경기에선 타율 0.500(38타수 19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정후는 11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이유는 모르겠지만 좋을 것 같아서 사우나에서 몸에 소금도 뿌려보고, 배트를 마사지 건으로 두드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천주교 신자인) 어머니가 성당에서 성수를 가져다주셔서 안방인 고척스카이돔 타석에 뿌려보기도 했다”고도 했다. 이정후는 심기일전을 위해 머리를 짧게 깎고 수시로 특타를 했다. 그는 “특타는 (타격감이 살아난) 5월 중순까지 했다. 이후로는 체력이 떨어질 것 같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도움도 컸다. 이정후는 “어머니가 나 때문에 매일 새벽 기도를 했다. 모든 패턴이 나에게 맞춰져 있다”고 했다. 아버지인 이종범 LG 코치도 “서두르지 말고 순리대로 하면 곧 네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정후는 “3할에 그칠 게 아니라 더 치고 나가야 한다. 지난해보다 잘하는 게 목표다. 올해 좀 늦었지만 지금의 감을 후반까지 유지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했다. 이정후는 12일 발표된 2023 프로야구 올스타전 베스트12 팬 투표 1차 집계에서 50만2241표를 받아 전체 1위에 올랐다. 나눔 올스타 외야수 부문 후보인 이정후는 총 투표 수 96만5475표 중 절반 이상을 얻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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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타차 2위 김효주 “이 기세 살려 메이저 우승”

    12일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베이 코스(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 최종 3라운드. 선두 애슐리 부하이(남아프리카공화국)에게 두 타 뒤진 2위 김효주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홀까지 약 25m 거리에서 어프로치샷으로 이글을 노린 것. 58도 웨지로 친 이 공이 들어갔으면 동타가 돼 승부를 연장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핀을 향해 똑바로 날아가던 공은 홀 바로 앞에서 왼쪽으로 살짝 꺾이며 멈추고 말았다. 홀인을 기대했던 김효주는 제자리에서 폴짝 뛰어오르며 아쉬워했다. 마지막 홀 버디로 이날 3언더파 68타를 기록한 김효주는 최종 합계 13언더파 200타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은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4언더파 199타를 적어 낸 부하이에게 돌아갔다. 작년 8월 AIG 여자오픈에서 전인지를 4차 연장 끝에 누르고 LPGA투어 첫 승을 신고한 부하이는 두 번째 우승도 한국 선수와의 경쟁 끝에 따냈다. 34세인 부하이는 올 시즌 우승자 중 나이가 가장 많다. 우승 상금은 26만2500달러(약 3억4000만 원). 투어 통산 6번째 우승을 놓쳤지만 시즌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둔 김효주의 표정은 밝았다. 준우승 상금 16만1615달러(약 2억1000만 원)를 받은 김효주는 “18번홀 세컨드 샷 지점에서 (앞 조의) 부하이가 버디를 한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무조건 이글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칩샷이 홀에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너무 아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1등은 못 했지만 다음 주까지 좋은 느낌을 이어가다 그다음 주 메이저대회(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지은과 주수빈은 나란히 최종 합계 9언더파 204타를 적어 내며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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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느림의 미학’ 유희관 “인생도 골프도 속도보다 방향”

    프로야구 선수 시절 ‘느림의 미학’이란 별명으로 불렸던 유희관(37)은 은퇴 후 요즘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KBSN 야구 해설위원을 맡고 있으면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유튜버 크리에이터로도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개설한 유튜브 채널 ‘유희관희유’는 구독자가 12만6000여 명에 이른다. 1년도 되지 않아 ‘실버 버튼’(구독자 10만 명 이상)을 받은 유희관은 “야구 선수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 만들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실 줄 몰랐다. 원대하게 ‘골드 버튼’(구독자 100만 명 이상)까지 달려보겠다”고 말했다. 유희관이 만드는 콘텐츠는 야구와 관련된 게 많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안방구장을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장면을 담는다. 생맥주 통을 등에 메고 맥주보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응원단상에 올라 치어리더들과 함께 춤을 춘다. 야구장 주변 맛집도 소개한다. 방송인으로서의 성공은 이미 예견된 바다. 유희관은 선수 시절부터 누구보다 입담이 좋은 선수였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가 아니었지만 미디어데이에서는 ‘1선발’이었다. 시속 130km 안팎의 느린 공으로 101승을 거둔 유희관이 은퇴 후 방송인으로 성공 가도를 걷는 것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유희관은 “투수라면 누구나 빠른 공을 던지고 싶어 하지만 아무리 세게 던져도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단점을 고치기보다는 내가 가진 장점을 살려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후 제구를 더 정교하게 하려고 노력한 게 야구 선수로 성공하는 데 바탕이 됐다”고 했다. 그는 “돌이켜 보면 굉장히 뿌듯하다. 공이 느린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인으로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어릴 때부터 ‘반장’이 아닌 ‘오락부장’에 가까운 학생이었다. 넘치는 에너지로 활발한 분위기를 만들곤 했다. 그는 “야구가 잘될 때 행복했던 것처럼 지금도 내 적성에 잘 맞는 일을 하니 행복하다. 운동선수 출신으로서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려는 자세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각종 촬영과 방송 출연 등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 그가 잠시 숨을 돌리는 취미활동은 골프다. 골프의 매력에 대해 그는 “투수 때는 던지기만 했다. 그런데 골프는 공을 때릴 수 있어서 좋다”며 “공으로 하는 운동은 다 잘하는 편인데 골프는 할수록 어렵더라. 승부욕을 자극하는 게 매력”이라고 했다. 구력이 10년이 넘었지만 그의 스코어는 여전히 90개 안팎이다. 생애 베스트 스코어는 83타다. 투수로 느린 공을 던졌던 그는 골프도 ‘단타자’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20m 정도를 치는 그는 “골프도 거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따박따박’ 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유희관은 “누구나 멀리 치고 싶어 하지만 장타자들은 그만큼 아웃 오브 바운즈(OB) 확률도 높다. 거리에 신경 쓰기보다 정확하게 치는 게 나을 수 있다. 선수 시절 좌우명은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였다. 골프를 칠 때도 내게 딱 맞는 말인 것 같다”며 웃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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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버버튼’ 넘어 ‘골드버튼’ 향해…구독자 12만 유튜버 유희관이 간다 [이헌재의 인생홈런]

    얼굴만 보면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너끈히 던질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용을 써서 던져도 나온 스피드는 130km 안팎이 고작. 직구만 느린 게 아니었다. 사회인 야구에서나 나올 법한 시속 70km대의 커브(라고 쓰고 ‘아리랑볼’이라고 읽는다)도 종종 던졌다.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유희관(37)은 KBO리그에서 가장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였다. 그런데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10년 전인 2013년 유희관은 서울 아리랑 페스트벌 행사의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유명 가수인 이승철과 존박 등도 함께 홍보대사를 맡았다. 야구 선수로는 유일하게 홍보대사가 된 그는 “구성진 목소리로 아리랑 한 소절을 불렀다”고 했다. 2017년에는 당시 슬로우 라이프를 지향하던 경기 남양주시의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공은 느려도 야구는 잘했다. 2009년 프로에 데뷔해 2021년 은퇴할 때까지 줄곧 두산 한 팀에서만 뛰며 101승 69패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했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는 8년 연속 10승을 거뒀다. 또한 두산 프랜차이즈 역사상 처음이자 유일하게 통산 100승을 달성한 왼손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는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도 3차례(2015년, 2016년, 2019년)나 차지했다. 현역 시절 그는 ‘느림의 미학’이라는 멋진 별명으로 불렸다. 남부럽지 않은 야구 선수 생활을 했던 그는 은퇴 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KBSN 야구 해설위원을 맡고 있으면서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유튜버 크리에이터로서도 순항하고 있다. 2022년 7월 개설한 유튜브 채널 ‘유희관희유’는 구독자 수가 12만 6000여 명에 이른다. 채 1년도 되지 않아 ‘실버 버튼(구독자 10만 명 이상)’을 받은 유희관은 “야구 선수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 만들었는데 이렇게 많은분들이 좋아해 주실 줄은 몰랐다. 이와 이렇게 된 김에 원대하게 ‘골드 버튼(구독자 100만 명 이상)’까지 달려 보겠다”고 말했다. 유희관이 만드는 컨텐츠는 야구와 관련된 게 많다. 10개 구단 홈구장을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장면을 찍는다. 직접 생맥주 통을 등에 메고 맥주보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응원단상에 올라 치어리더들과 함께 춤은 춘다. 선수 때 입었던 두산 유니폼 대신 서울 라이벌 LG 트윈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응원을 하기도 한다. 각 구장 주변의 맛집들을 소개하는 것도 주요 컨텐츠 중 하나다. 유희관은 “내 인생은 야구와는 떨어질 수 없다. 조금이나마 팬들에게 야구를 알리고 싶다. 각팀마다 독특한 응원 문화를 알아보고 소개하는 것도 재미있다. 제 영상을 보고 대리만족을 하신다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방송인 또는 유튜버로서의 성공은 이미 예견된 바다. 유희관은 선수 시절부터 누구보다 입담이 좋은 선수였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가 아니었지만 ‘미디어데이 1선발’로 불렸다. 그는 포스트시즌이나 정규시즌에 앞서 열리는 미디어데이의 단골손님이었다. 은퇴 후에는 스포츠채널 여러 곳에서 야구 해설위원 제의를 받았다. 유희관이 야구 선수로, 이후엔 방송인으로 성공 가도를 걷는 것은 스스로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유희관은 “투수라면 누구나 강하고 빠른 공 던지고 싶어 한다. 한창 20대 대학생이던 나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세게 던져도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내게는 제구라는 좋은 무기가 있었다. 고민 끝에 단점을 힘들게 고치기보다는 내가 가진 장점을 살려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후 제구를 더 정교하게 하려고 노력한 게 야구 선수로 성공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고 했다. 고교 때까지 그는 키도 작은 선수였다. 오죽했으면 당시 감독이 다른 선수들은 운동을 시키면서 그에게 “넌 키 크게 철봉에 매달려 있으라”고 지시할 정도였다. 부모님도 그에게 운동을 그만 시키려 했다. 하지만 당시 감독은 “키가 크고 힘이 붙으면 야구를 잘할 수 있다. 구속은 느려도 투구 폼은 너무 예쁘다”며 부모님을 설득했다. 유희관은 “돌이켜 보면 굉장히 뿌듯하다. 어릴 때 야구를 못하고, 공이 느려도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아닌가. 지금 아마 선수들도 누구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런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인으로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어릴 때부터 ‘반장’이 아닌 ‘오락부장’에 가까웠다. 말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고 조용한 분위기보다는 활발한 분위기를 선호했다. 유희관은 “사실 처음 은퇴를 하고는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나를 찾아주는 곳이 있을까’하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장훈, 안정환, 김병현 같은 운동 선수 출신 선배님들이 좋은 선례를 만들어 주신 덕을 많이 봤다”며 “때마침 ‘최강야구’라는 야구 예능프로그램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안착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시기를 잘 타고 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 일이 많아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야구가 잘 될 때 행복했던 것처럼 지금도 내 적성에 잘 맞는 일을 하니 행복하다. 운동선수 출신으로서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려는 자세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각종 촬영과 방송 출연 등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 그가 잠시 숨을 돌리는 취미활동은 골프다. 선수 시절부터 가끔씩 골프를 즐겼던 그는 요즘 기회가 될 때마다 필드에 나간다. 골프의 매력에 대해 그는 “투수 때는 던지기만 했다. 그런데 골프를 공을 때릴 수 있어서 좋았다”며 “개인적으로는 농구와 볼링, 탁구 등 공으로 하는 운동엔 모두 자신이 있다. 그런데 골프는 하면 할수록 어렵더라.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하는 승부욕을 자극하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했다. 구력이 10년이 넘었지만 그는 여전히 90개 안팎을 친다. 생애 베스트 스코어는 83타다. 야구 선수 출신치고는 잘 치는 편이 아니다. 그리고 골퍼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비거리에 대해 그는 “제게 골프와 야구는 똑같다. 야구에서 강속구 대신 느린 공을 던졌던 것처럼 골프도 거리가 잘 나지 않는다. 제구를 잡듯이 ‘따박따박’ 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적지 않은 야구 선수 출신들이 드라이버로 280~300m를 보내지만 그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20m 정도다. 그는 “티샷을 4번 아이언으로 할 때도 많다. 많은 분들이 롱 아이언을 어려워하는 데 난 이상하게 롱 아이언이 편하다. 4번 아이언으로 200m 보낸다. 18홀동안 드라이버 티샷을 한 번도 안해서 욕을 먹는 적도 있다”고 말했다. 유희관은 “누구나 멀리 치고 싶어 하지만 장타자들은 그만큼 아웃 오브 바운즈(OB) 확률도 높다. 거리에 신경쓰기 보다는 정확하게 치는 게 훨씬 나을 수 있다. 야구를 할 때부터 내 좌우명이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였다. 골프를 칠 때도 나에게 딱 맞는 말인 것 같다”며 웃었다. 이헌재기자 uni@donga.com}

    • 202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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