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호

황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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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 대부분의 시간을 사회부에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 주로 범법 행위들을 기사로 쓰고 있습니다.

hsh0330@donga.com

취재분야

2026-02-27~2026-03-29
칼럼77%
사건·범죄10%
인사일반7%
검찰-법원판결3%
대통령3%
  • 아프간 여성 시위 확산…탈레반, 공포탄 진압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탈레반에게 여성의 교육과 취업기회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탈레반이 최루탄과 공포탄으로 시위대를 진압했다고 4일 아프간 현지매체 톨로뉴스 등이 보도했다. 이날 수도 카불에서 열린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내각에 여성을 포함해달라’, ‘남성과 동일한 여성의 권리’ 등을 요구하며 거리를 행진했다. 수십 명 규모의 시위대는 이후 대통령궁으로 향했고 탈레반은 이들에게 최루탄과 공포탄을 쏘면서 해산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한 여성이 탈레반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전했다. 아프간 여성들의 시위는 지난달 중순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 후 북서부 헤라트에서 처음 시작돼 카불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헤라트에서 시위대를 촬영한 영상에는 탈레반 대원 앞에서 한 여성이 “겁 먹지 말자. 우리는 함께 있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탈레반 점령 후 헤라트에선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의 일자리가 박탈됐고 다른 지역에선 은행에 다니던 여성들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앞서 탈레반은 1일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조만간 발표되는 정부 구성에 여성들은 고위직이나 내각이 아닌 하위직으로 임명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아프간 현지 기자인 아지타는 톨로뉴스에 “25년 전 탈레반이 카불에 왔을 때 그들은 내가 학교에 가는 것을 막았다”면서 “탈레반이 몰락한 후 20년간 공부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했고 여성들이 이 성취를 잃게 해선 안 된다”고 했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이 아프간을 통치했을 당시 탈레반은 아프간 여성들의 교육과 취업을 철저히 금지했다. 탈레반 동부 군사위원회는 아프간 정부에서 복무했던 군인과 경찰은 탈레반에 가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프간 정국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이슬람국가(IS) 소속 대원들과 수염을 기르는 것을 거부하는 이들도 탈레반 가입이 불가능하다. 지난달 30일 미군의 철수 작전 이후 운행이 중단됐던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은 이날 일부 국내선 운행만 재개됐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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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이라크 북부서 테러…경찰관 13명 사망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북부 도시 키르쿠크에서 테러를 벌여 경찰관 13명이 숨졌다고 5일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해 최소 170명을 숨지게 한지 열흘 만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경찰 관계자는 “키르쿠크에서 남쪽으로 65㎞ 떨어진 곳에서 5일 새벽 테러가 발생했다”면서 “IS는 해당 지역에서 이라크 군대와 경찰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테러를 벌여왔다”고 했다. 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진 않았지만 여러 정황상 IS가 테러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라크 정부는 미군의 도움을 받아 IS를 공격해 2017년 말 IS를 제거했다고 밝혔지만 IS는 이라크에서 괴멸되지 않았다. AFP통신은 “IS는 음지에서 이라크 정부군을 공격할 수 있는 조직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IS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외곽에 있는 시장에서 폭탄 테러를 자행해 30명이 숨졌다. 이라크에는 미군 2500명을 포함해 다국적군 3500명이 아직 주둔하고 있지만 미군이 병력을 감축하고 있어 아프간에 이어 이라크에서도 IS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이 활개를 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파키스탄 탈레반(TTP)은 파키스탄 남부 도시 퀘타의 외곽 검문소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벌여 최소 3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2007년 결성된 TTP는 아프간 탈레반과는 별개의 조직으로 서로 적대시하고 있다. TTP는 파키스탄 정부 전복을 목표로 하는 반면 아프간 탈레반은 파키스탄 정부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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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실력 낮아진 건 아니야…다른나라 수준이 올라간 것”

    “한국의 실력이 낮아진 건 아닙니다. 다른 나라들의 수준이 올라간 결과라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2일(현지 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올림픽센터에서 만난 2020 도쿄 올림픽 태권도 종목 동메달리스트 사이프 이사(23)는 한국이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태권도 종목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이유를 묻자 이처럼 답했다. 그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만 해도 누구도 한국 선수들을 이기지 못했다”면서 “이후 태권도에 참가하는 국가들이 많은 투자를 하면서 실력이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이집트는 이번 올림픽에서 총 6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그 중 2개를 태권도에서 따냈다. 이사와 헤다야 말라크(28·여)가 그 주인공이다. 말라크는 2016 리우 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이번 올림픽까지 연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말라크는 “최선을 다하면 메달이 뒤따라 온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집트는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처음 태권도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태권도가 ‘효자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 태권도 인기도 뜨겁다. 이사는 “메달을 따고 이집트에 돌아온 뒤 택시를 탔더니 택시 기사가 사진을 찍자고 하고 돈도 받지 않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들이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이후 태권도를 배우려는 이집트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말라크는 가족들이 태권도를 배워 자연스럽게 태권도를 접하게 된 경우다. 말라크는 “10살에 태권도를 시작했는데 이미 가족이 태권도를 하고 있어 여러 종목 중에서 태권도를 고르게 됐다”고 했다. 그는 “똑똑하게 움직이고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점 등에 끌렸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훈련이나 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도 종종 찾고 있다. 말라크는 한국체대와 용인대에서 태권도를 연습한 경험이 있고 김밥과 김치를 좋아한다. 이사는 지금까지 네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한국 음식은 입에 잘 안 맞아서 피자 같은 것을 먹었다”고 웃었다. 이들의 다음 목표는 2024 파리 올림픽이다. 말라크는 “다음 대회에는 나이가 걸림돌이지만 참가하고 싶다”고 했다. 이사는 “금메달이면 좋겠지만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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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불테러로 건재 과시한 IS…‘외로운 늑대’도 잠깨[글로벌 포커스]

    《미국이 떠난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들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3일 뉴질랜드에서는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외로운 늑대’가 대형마트에서 무차별로 칼을 휘둘러 6명이 다치는 사건이 벌어졌다. 카불 공항 테러로 존재감을 드러낸 IS가 세를 불리고 있는 가운데 다시 ‘테러의 시대’가 열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3일(현지 시간) 오후 2시 40분경 뉴질랜드 최대 경제도시 오클랜드의 카운트다운 대형마트 매장에서 테러리스트가 시민들에게 무차별로 칼을 휘둘러 6명이 다쳤다. 이 중 3명은 위독한 상태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사건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이념을 추종하는 스리랑카인 남성 한 명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IS를 추종하면서 홀로 테러를 저지르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외로운 늑대’라고도 한다. 범인은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살됐다. 외신에 따르면 범인은 32세 남성으로 이전부터 뉴질랜드 경찰의 감시 대상이었다. 그는 과거 두 차례 대형 사냥용 칼을 구입하고 IS 추종 영상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IS 선전물을 소지한 혐의로 올해 5월 기소됐다가 최근 감옥에서 출소했다. 이후 뉴질랜드 경찰은 그를 위험인물로 판단하고 주시해 왔으나 이날 범행을 막지 못했다. 지난달 26일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 격인 ‘IS-K(Khorasan·호라산)’가 카불 국제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해 미군 13명을 포함해 최소 170명이 숨졌다. 2019년 3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IS는 궤멸됐다”고 한 지 불과 2년 만에 건재함을 과시했다. IS, 탈레반, 알카에다는 모두 서방을 배격하고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수니파 무장단체다. 자신들의 행위를 성전(聖戰)이라고 포장하는 것도 같다. 그러나 이들의 목표와 전략은 완전히 다르다. IS는 재집권한 탈레반이 미국과 협력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탈레반을 적대시한다. 미국이 떠나고 힘의 진공 상태가 된 아프간에서 IS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기승을 부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프간은 테러리스트들과 극단주의자들, 급진주의자들의 라스베이거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S는 어떤 단체?IS 설립자는 요르단 출신의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1966∼2006)다. 매매춘에 관여하고 알코올의존증에도 빠졌던 소위 잡범 출신이다. 1992년 집에서 총기와 폭발물이 발견된 혐의로 검거됐고 감옥에서 극단주의 사상을 접했다. 1999년 출소한 그는 IS의 초기 조직을 만들었고 2004년 알카에다에 충성을 맹세해 지부를 자처했다. IS는 한 해 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테러를 자행해 50명이 숨졌다. 자르카위는 2006년 미군 공격으로 사망했다. 2대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1971∼2019)는 아예 국가 수립을 선포했다. 이라크에서 태어난 그는 이슬람 율법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은 엘리트였다. 그는 자신을 ‘칼리프’, 즉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의 대리인으로 지칭했다. 이라크와 레반트(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팔레스타인 등을 아우르는 고대 지명)에 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신정일치 국가를 만들겠다며 자신들이 ‘ISIL(Islamic State of Iraq and the Levant)’이라고 주장했다. IS는 2011년부터 세를 불렸다. 내전이 발발한 시리아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였고 이라크 또한 고질적인 정정 불안에 시달려 IS가 활개 치기 좋은 토양을 제공했다. 파키스탄에 은신하던 빈라덴 또한 미군에게 제거돼 알카에다의 지도자 공백도 생겼다. 이에 IS는 시리아 동부 유전을 장악하고 이라크 2대 도시 모술의 은행을 습격해 수십억 달러의 든든한 돈줄을 확보했다. 골동품 밀매, 인신매매와 납치 등도 서슴지 않았다. 급기야 2014년 6월 시리아 북서부 락까를 수도로 삼고 국가 수립을 자처했다. 전성기였던 2015년 초 IS는 약 8만8000km²를 관할하며 800만 명을 통치한다고 주장했다. 각국의 극단주의자들이 IS 대원이 되겠다며 속속 몰려들었다. 이들의 특기는 잔혹한 테러와 소셜미디어 선전전이었다. IS는 2015년 2월 일본 언론인 고토 겐지(後藤健二), 요르단 공군 조종사 무아스 알 카사스베흐 중위 등을 처형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같은 해 11월 프랑스 파리 한복판의 바타클랑극장 등에서 총격 테러를 감행해 130명의 목숨을 앗았다. 미국의 지원을 업은 시리아와 이라크 정부군이 반격에 나서자 IS는 2017년 7월 모술을 빼앗겼고 3개월 후 락까도 잃었다. 2019년 3월에는 마지막 저항거점인 시리아 바구즈도 뺏겼다. 7개월 후 바그다디 또한 미군 공격으로 숨졌다. 뿔뿔이 흩어진 IS 잔당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접경지역을 노렸다. 험준한 산악지대여서 예전부터 양국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았고 아편 밀매 등이 성행해 자금을 마련하기 좋았다. 이들은 2015년 IS-K를 만들었고 지난달 테러를 자행했다. ○ 탈레반·알카에다와 뚜렷한 노선 차이IS, 탈레반, 알카에다는 모두 극단적인 이슬람 원리주의를 추종하지만 이를 구현하려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1994년 설립된 탈레반의 시작은 종교의 이름으로 봉기한 민중이었다. 1979∼1989년 소련 침공, 이후 내전이나 다름없었던 각 군벌 간 대립에 지친 일부 아프간인이 피폐한 삶을 개선해 보겠다며 이슬람 사상을 들고나왔다. 이들의 시선은 아프간 안에만 국한돼 있다. 국경 밖에서 반대파와 싸우고 테러를 저지르는 것을 목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연구교수는 “탈레반의 목표는 아프간을 신정일치 국가로 만드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이 보기에 현재의 아프간은 국민 대다수가 무슬림일 뿐 이슬람 율법이 정치사회 제도로 뿌리내리지 못했다. 지난달 17일 재집권 후 첫 기자회견에서부터 줄곧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라 통치하겠다고 강조한 것 또한 이 때문이다. 알카에다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을 주적으로 간주한다. 이들은 현존하는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들이 자국 영토에 미군기지 건설을 허용하는 등 미국의 꼭두각시 노릇만 한다고 비판한다. 서방을 공격해 무너뜨리면 그들의 꼭두각시였던 이슬람 각국 또한 자연스럽게 붕괴되고 이슬람 원리주의 세상이 도래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미 최대 도시 뉴욕 맨해튼의 초고층 빌딩이 9·11테러의 대상이었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식자층이고 서구와의 교류 경험도 많은 알카에다 지도부가 서구에 극렬한 반감을 보인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빈라덴은 사우디아라비아 대부호의 아들이다. 이복형은 영국 귀족 가문 여성과 결혼했고 소년 빈라덴 또한 영국을 종종 방문했다. 빈라덴 사후 알카에다를 이끈 아이만 알 자와히리(70)는 이집트 출신 외과의사로 영어와 프랑스어가 유창하다. 알카에다와 탈레반은 공존 관계다. 9·11테러로 미국에 쫓기는 신세가 된 빈라덴이 아프간으로 도망오자 탈레반 설립자 무하마드 물라 오마르는 그를 극진히 대접하고 ‘우리의 영웅’이라고 극찬했다. 빈라덴을 내놓으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해 침공을 당했다. IS는 알카에다, 탈레반 모두와 반목한다. 특히 같은 무슬림은 공격하지 않는 알카에다와 달리 IS는 시아파나 자신과 뜻을 달리하는 모든 무슬림을 철저히 적으로 본다. IS와 알카에다 모두 다국적이지만 상대적으로 IS 소속원의 교육 수준이 낮고 정식 율법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이슬람 경전 꾸란에 위배되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지역센터장은 “중동 감옥에 수감됐던 알카에다 조직원이 옆방에 새로 들어온 IS 대원을 보며 이슬람에 대한 기본 지식은 물론이고 정치와 사회에 대한 진지함이 전혀 없어 놀랐다는 에피소드가 있다”고 전했다.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도 다르다. 영국 엑서터대 연구진이 IS, 탈레반, 알카에다 등이 2013∼2020년 발행한 68개 영문 문서를 분석한 결과 IS는 여성의 성전 참여를 독려한다. 머릿수를 늘릴 수 있다면 여성이라도 개의치 않는다. 기혼녀에게는 “남편이 부인의 성전 참여를 반대해도 칼리프 국가의 일원으로 참여하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반면 탈레반은 여성을 남성이 보호해 줘야 하는 대상으로 여긴다. 이 같은 인식이 여성의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하고 사회 활동을 제약하는 왜곡된 방향으로 번졌다.○ IS-탈레반, 아프간 주도권 놓고 대립 불가피영토에 대한 IS의 유별난 집착은 향후 아프간 주도권을 놓고 탈레반과 IS의 대립이 격화할 것임을 예고한다. IS가 독자적인 국가를 설립하려면 기존 이슬람 국가의 땅을 점령해야 한다. 카불 공항 테러를 자행한 ‘IS-K’의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다. 호라산은 페르시아어로 ‘태양의 땅’을 뜻한다. 아프간 북서부, 이란 동부 등을 아우르는 지역으로 이슬람 잠언집 하디스에 등장한다. 한 예언자가 ‘호라산에 검은 깃발이 올라오면 눈길을 기어가서라도 반드시 가담하라. 그러면 이슬람이 온 세상을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데서 유래했다. IS와 IS-K가 모두 검은 깃발을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탈레반이 이를 용인할 리 만무하다. 탈레반은 수도 카불을 장악한 다음 날인 지난달 16일 카불 감옥에 있던 IS-K의 전직 지도자 아부 오마르 호라사니 등 IS-K 대원 8명을 처형했다. 지난해 5월 미군과 아프간 정부군에 체포됐던 호라사니는 수감 중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갖고 “탈레반이 재집권하고 그들이 좋은 이슬람교도라면 나를 석방시킬 것”이라고 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현재 탈레반 병력은 최대 약 8만 명, IS-K는 불과 4000명 내외다. 선전선동에 능한 IS는 탈레반이 미국이라는 외세와 협력해 자신들을 탄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S-K의 거점인 동부 낭가르하르는 옛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모두의 세력이 미치지 못하는 산악지대다. 탈레반처럼 집권세력은 못 돼도 테러 등 존재감을 과시할 행동은 얼마든지 계속할 수 있다. 설립 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호라사니를 포함해 IS-K의 지도자를 자처한 사람만 7명. 미국, 아프간 정부, 탈레반 모두와 척을 졌음에도 끈질기게 생명력을 이어온 것이다. IS-K란 ‘공동의 적’ 때문에 탈레반과 미국 또한 20년 원한을 뒤로하고 협력해야 하는 묘한 관계가 됐다. 황폐해진 아프간을 통치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으려면 세계 최강대국의 경제적, 외교적 지지가 절실한 탈레반과 당초 아프간 전쟁의 목적이었던 ‘테러 근절’을 위해서라도 탈레반의 힘에 기대 IS-K 같은 테러단체를 제거해야 하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이웅현 고려대 융합연구원 교수는 “IS-K의 이번 테러는 미국과 서방 세계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집권층이 된 탈레반에는 내각 참여 등 자신들의 지분을 요구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탈레반이 들어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탈레반 또한 IS-K나 암룰라 살레 전 부통령 등 반(反)탈레반 세력을 일거에 평정할 여력은 없는 만큼 현재의 혼란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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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델타변이 못 피한 ‘백신 모범국’…이스라엘, 일일 확진자 최고치 경신

    ‘백신 접종 모범국’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에서 지난달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만2000여건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고 미국 C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CNBC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1만2113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최대치였던 올 1월 27일 1만1934건을 약 7개월 만에 뛰어 넘은 것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19일 백신 접종을 시작해 올 4월 중순 세계에서 처음으로 정부가 공식적으로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선언을 한 국가가 됐다. 이후 5월과 6월 만해도 새로운 감염 사례가 나타나지 않은 날이 있을 정도로 방역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 여름에 접어들면서 인도발 ‘델타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을 이스라엘도 피해가지 못했다.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에서 이 같은 코로나19 재확산의 이유 중 하나로 이스라엘 사람들이 6월 말 다시 시작된 마스크 의무 착용 규정을 무시하고 있다는 점을 꼽기도 했다. 밀접접촉이 많은 종교행사 역시 원인으로 알려졌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 인구의 약 63%가 백신을 완전히 접종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정부는 방역에 고삐를 죄고있다. 지난달 12일 면역력이 낮은 사람을 대상으로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부스터샷의 접종 대상이 최근엔 12세 이상 전체 연령대까지 확대됐다. 이스라엘 현지 감염병 전문가인 에얄 레셈 시바 메디컬센터 교수는 CNBC와의 통화에서 “부스터샷을 접종받은 사람들이 감염될 위험이 훨씬 낮다는 것이 우리 단기 데이터에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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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멘 반군 후티, 정부군 공군기지 드론 공격…최소 30명 사망

    예멘 정부군이 29일 시아파 반군 후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아 현재까지 최소 30명이 숨지고 65명이 다쳤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상당수 부상자가 중상자여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남서부 라흐즈주의 알아나드 공군기지에서는 수십 명의 병사가 아침 훈련을 하던 중 최소 3건의 폭발이 일어나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살아남은 한 병사는 “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병영에 있었는데 갑자기 미사일 공격이 가해졌고 이후 폭발물을 탑재한 드론이 또 공격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후티는 아직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모아마르 알이랴니 정보장관은 테러가 후티의 소행이라며 “그들이 군사력을 증강하는 과정에서 테러가 계속된다는 점을 또 다시 확인시켰다”고 주장했다. 후티는 2019년 1월에도 알아나드 기지에 폭탄이 탑재된 드론을 날려 6명을 숨지게 했다. 지난해에는 남부 아덴 공항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25명이 사망하고 110명이 부상을 입었다. 예멘에서는 2014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과 이란을 등에 업은 후티의 내전이 이어지고 있다. 후티는 정부군이 장악한 서부 거점도시 마리브를 공략하기 위해 최근 수개월 동안 집중 공격을 가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간 미국은 사우디와 정부군을 지원하며 후티 반군과 그 배후의 이란을 견제했다. 하지만 1월 출범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후티 반군을 테러단체 명단에서 제외시키는 등 후티를 평화협상 테이블로 불러내고 예멘에서 발을 빼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날 공격으로 이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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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불 테러 IS-K “예루살렘-백악관에 깃발 올리는게 목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부근에서 26일(현지 시간)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직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한 분파인 ‘IS-K’(Khorasan·호라산)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날 영국 BBC와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에 따르면 IS-K는 2015년 IS가 호라산 지역으로 확장하며 만든 지역 조직이다. 호라산은 현재 아프간 북부와 투르크메니스탄, 파키스탄 등을 아우르는 옛 지명이다. IS는 2001년 9·11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에서 이라크를 근거로 한 세력이 2014년 독립해서 만든 단체다. 알카에다, IS, 탈레반은 모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로 같은 뿌리를 두고 있다. 수니파는 전 세계 이슬람 신자의 약 90%를 차지한다. IS-K는 탈레반 지도부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가담하면서 탈레반보다 더욱 폭력적인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하고 있다. 이들은 탈레반을 두고 “너무 온건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BBC는 “IS-K는 아프간에서 가장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무장조직”이라고 전했다. 탈레반이 아프간 지역에만 관심 있는 것과 달리 IS-K는 아프간 외의 중앙아시아 국가 등에서도 이슬람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노선 차이도 보이고 있다. IS-K의 목표는 “예루살렘과 미국 백악관 위로 깃발을 올리겠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미국 등 서방 국가와 타협하지 않고 비이슬람권을 상대로 계속해서 ‘성전’(지하드)을 벌이기를 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이달 중순 알카에다는 탈레반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지만 IS-K는 “미국과의 거래로 지하드 무장세력을 배신했다”고 탈레반을 비난했다. 탈레반도 IS-K를 적대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탈레반은 아프간 바그람 미 공군기지 내 감옥에 있던 수백 명의 죄수를 풀어주면서 IS-K의 전 지도부를 포함해 대원 8명은 사형시켰다. 탈레반은 현재 국제사회의 인정을 원하는데 아프간에서 극단적인 테러를 자행하는 IS-K의 존재를 걸림돌로 보고 있다. 탈레반은 이번 테러에 대해 “카불 공항 민간인 폭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악의 무리(Evil Circle)는 엄중히 저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IS-K의 현재 조직원은 1500∼2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6년 3000∼4000명 정도로 분석됐던 규모에 비해선 다소 줄어든 수치다. 미국은 IS를 괴멸 직전까지 몰아넣었지만 완전히 뿌리 뽑진 못했다. CSIS에 따르면 IS-K는 2017년 1월부터 이듬해 말까지 아프간에서 84차례, 파키스탄에서 11차례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감행해 아프간에선 819명이 사망했다. 이번 테러 배경을 놓고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간의 주도권 다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탈레반이 아프간 점령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자 IS-K가 많은 이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지역센터장은 “미국 통제 지역을 콕 집어 목표로 삼은 것은 확실한 과시효과, 홍보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테러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하는 세력들이 IS-K에 가담해 세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알카에다·IS 및 탈레반 제재위원회 모니터링팀은 6월 “(IS-K가) 아프간에서 ‘순수 저항주의 조직’으로 자리매김해 탈레반 내 불만세력과 무장요원들을 규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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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 극단주의’ IS-K, 자폭테러… “미군13명 포함 최소170명 사망”

    26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CNN 등 여러 매체들은 미군 13명과 아프간인 최소 90명이 사망했다고 28일 보도했다. 미국 CBS뉴스는 아프간 보건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최소 170명이 숨졌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미국의 아프간 철군 시한(8월 31일)을 닷새 남기고 우려했던 테러가 현실화하면서 현지 상황은 극도의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추가 테러 가능성까지 제기돼 아프간 현지에 자국민들이 남아 있는 나라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테러 세력을 향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보복을 다짐했다. 외신에 따르면 26일 오후 6시경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애비게이트 바로 앞과 이 게이트에서 250m가량 떨어진 바론호텔 인근에서 잇따라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BBC에 따르면 애비게이트 앞에서는 자살폭탄 조끼를 입은 테러범이 목격됐다. 호텔 주변은 폭탄을 실은 차량을 이용한 테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건의 폭탄 테러 사이에는 총격도 잇따랐다. 이번 테러로 해병대원 10명을 포함한 미군 13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다쳤다. 20년 만에 다시 아프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 측도 이번 테러로 최소 28명의 대원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극도의 혼란으로 피해 상황 파악이 쉽지 않아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이번 테러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한 분파인 IS-K의 소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탈레반은 아프간 내 미국인들의 탈출에 협조해왔고 IS와는 2015년부터 충돌을 빚어온 적대관계라고 전했다. 이번 테러가 탈레반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IS도 아랍권 언론인 아마끄 뉴스통신을 통해 미군에 협력한 아프간 조력자들을 노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는 이번 사건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테러범을 처벌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미 국방부는 추가 테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테러리스트들의 다음 타깃은 아프간을 벗어나려는 수백 명의 피란민을 태운 수송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에는 아직 1000명가량의 미국인이 남아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테러를 규탄하며 아프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30일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회의를 소집했다. “테러 현장, 최후의 날 같았다… 회오리속 비닐처럼 사람 날아가”참혹했던 카불공항 테러 순간탈출 대기 수천명 인파 속 폭발음… 사방에 시신 널리고 비명 가득날려간 희생자 배수로에도 쌓여… 폭발 직후 총격 소리에 혼비백산병원 영안실 꽉 차고 밤새 수술26일(현지 시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주변에는 참상이 빚어졌다.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항 주변으로 연일 수천 명이 몰려들고 있던 가운데 이날 오후 6시경 공항 동문과 남문 사이에 있는 애비게이트 근처 인파 속에서 자살테러범의 폭탄이 고막을 찢는 폭음을 내며 터졌다. 잠시 뒤 애비게이트 폭발 현장에서 약 250m 떨어진 바론호텔 근처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 강력한 폭발로 사람들이 날아갔고, 거리는 순식간에 비명과 절규로 가득 찼다. 현장에 있던 한 남성은 “회오리바람 속 비닐봉지처럼 사람들의 몸이 날렸다. 폭탄이 터진 곳에는 남녀노소의 몸이 흩어져 있었다”며 “마치 ‘최후의 날(doomsday)’ 같았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게이트 앞에서 10시간 줄을 섰다는 아프간 남성은 “누군가가 내 발 밑에서 땅을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고 폭발이 있던 당시의 위력을 전했다. 밀라드라는 이름의 남성은 “순식간에 사방에는 시신들이 즐비했고 완전히 공황상태가 됐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추가 테러를 우려한 사람들은 폭탄이 터진 반대 방향으로 우르르 뛰었다. 폭발이 있은 직후 총격도 있었지만 누가 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과 외신에 따르면 테러 현장의 참혹함은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피가 흐르는 길 위에는 희생자들의 가방과 물병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영상 속 희생자들의 흩어진 주검은 소지품들과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폭발로 날아간 희생자들의 시신은 공항 담과 좁은 길 사이 배수로에도 쌓였다. 아프간 축구 국가대표팀 셔츠를 입은 한 남성의 시신이 한 소년의 시신과 함께 물에 잠긴 채 떠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모하마드 샤 씨는 피란하려는 친구와 함께 공항에 갔다가 테러를 목격했다. 샤 씨의 친구는 최근 결혼하려고 프랑스에서 입국했다가 아프간을 떠나려던 참이었다. 공항 게이트 주변에 몰린 인파를 뚫고 가는 친구를 멀리서 보고 있던 중에 폭발음이 들렸다. 샤 씨는 “배수로가 시체로 가득했다”면서 “샌들을 보고서야 친구의 주검을 가려내 부모님께 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살아있는 이들은 가까스로 팔을 움직이며 도움을 요청했다. 사람들은 쓰러진 이의 생사를 확인하며 부상자를 구조하고 폭발로 훼손된 주검을 수레에 실었다. 넋이 나간 듯 멍한 채 지켜보는 이들도 있었다. 곧 도착한 구급차들이 피투성이가 된 부상자를 실어 날랐다. 한 아프간인 생존자는 “땅바닥에 쓰러진 다섯 살 여자아이를 안아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내 품 안에서 죽었다”고 했다. 비정부 의료지원단체 대표인 로셀라 미치오는 알자지라에 “폭발력이 어마어마했다. 사지가 산산조각이 나고 뼈가 부러졌다. 파편에 맞은 부상자와 희생자들이 잇따랐다”고 했다. 카불의 병원 영안실에는 빈자리가 없었고, 수술이 밤새 이어졌다.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이들이 병원으로 몰렸다. 폭탄 테러가 벌어진 애비게이트는 피란하려는 외국인과 아프간인들의 신원 확인 절차가 이뤄지는 공항의 주요 출입구다. 프랑스24는 애비게이트가 “피란민이 모여드는 미팅(meeting) 포인트”라고 했다. 테러 발생 불과 몇 시간 전 위성사진과 동영상은 이 공항 게이트 근처 외벽과 주변 건물 사이의 넓지 않은 길에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바론호텔 역시 미국인과 영국인 등 아프간을 떠나려는 이들이 모여 머물렀던 곳이다. 아프간인들은 “테러가 우려되니 공항 주변을 떠나라”는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뜨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까 봐 그러지 못했다. 탈레반은 전날 “아프간인은 공항으로 갈 수 없다”고 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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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불테러 IS-K “예루살렘-백악관에 IS 깃발” 목표…탈레반도 적대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부근에서 26일(현지 시간)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직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한 분파인 ‘IS-K’(호라산·Khorasan)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날 영국 BBC와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018년 IS-K를 분석한 자료 등을 종합하면 IS-K는 2015년 IS가 호라산 지역으로 확장하며 만든 지역 조직이다. 호라산은 현재 아프간 북부와 투르크메니스탄, 파키스탄 등을 아우르는 옛 지명이다. IS는 2001년 9·11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에서 이라크를 근거로 한 세력이 2014년 독립해서 만들어진 단체다. 알카에다, IS, 탈레반은 모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로 같은 뿌리를 두고 있지만 IS-K는 탈레반 지도부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가담하면서 구성돼 탈레반보다 더욱 폭력적인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하고 있다. 이들은 탈레반을 두고 “너무 온건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간 지역에만 관심이 있는 것과 달리 IS-K는 아프간 외의 중앙아시아 국가 등에서도 이슬람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노선 차이도 보이고 있다. IS-K의 목표는 “예루살렘과 미국 백악관 위로 깃발을 올리겠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미국 등 서방국가와 타협하지 않고 비이슬람권을 상대로 계속해서 ‘성전’을 벌이기를 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이달 중순 알카에다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지만 IS-K는 “미국과의 거래로 지하드 무장세력을 배신했다”고 탈레반을 비난했다. 탈레반도 IS-K를 적대시하고 있다.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IS-K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차단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달 중순 카불을 점령한 후 바그람 공군기지 내 감옥에 있던 수백 명의 죄수들을 풀어주면서도 IS-K의 수장이었던 아부 오마르 코라사니를 포함해 8명의 IS-K 대원들은 사형시켰다. 탈레반은 현재 국제 사회의 인정을 원하는데 자신들보다 더욱 극단적인 테러를 자행하는 IS의 존재를 걸림돌로 보고 있다. 탈레반은 이번 테러에 대해 “카불 공항 민간인 폭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악의 무리(Evil Circle)는 엄중히 저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IS-K의 현재 조직원은 1500~2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6년 3000~4000명 정도로 분석됐던 규모에 비해선 다소 줄어든 수치다. 미국은 2017년 7월 IS의 거점 중 하나인 이라크 모술에 이어 3달 뒤엔 수도인 시리아 락까도 함락하며 IS를 괴멸 직전까지 몰아넣었다. 하지만 IS 세력이 뿌리 뽑힌 것은 아니었다. 미국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빌 로지오 선임연구원은 “탈레반은 땅을 장악하지만 IS는 지하에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IS-K는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테러를 저질러왔다. 지난해 카불에서 시아파 거주 지역의 한 산부인과 병동에 침입해 산모 16명과 임신부 16명을 살해한 사건 등이 이들의 소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테러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하는 세력들이 IS-K에 도움을 줘 세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알카에다·IS 및 탈레반 제재위원회 모니터링팀은 6월 “(IS-K가) 아프간 내 유리한 ‘순수 저항주의 조직’으로 자리 매김해 탈레반 내 불만세력과 무장요원들을 규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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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백신 안 맞은 교사 강제 무급휴가 방침

    이스라엘이 다음 달 1일 각 학교의 개학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교사들은 무급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교육당국은 개학 후 교사들이 학교에 출입하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72시간 안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위 ‘그린패스’를 제시하도록 규정했다. 당국은 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교사들은 무급휴가를 보내고 이들을 대체할 교사도 구하고 있다. 당국 추산에 따르면 아직까지 백신을 맞지 않은 교사 및 교직원은 약 3만7000명이다. 2019년 기준 전국 교사(18만2000명)의 20.3%에 달한다. 당국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교사가 아이들과 대면 수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3일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또한 8000명대를 웃돈다. 국민 대부분이 백신을 맞았고 지난달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3차 접종)까지 도입했지만 930만 인구의 약 10.8%가 코로나19에 걸릴 정도로 신규 확진자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교원 노조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내놓은 백신 미접종 교직원 통계가 정확하지 않다며 “원치 않는 무급휴가를 얻으면 소송하겠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교원 노조는 신규 확진자 급증으로 곤경에 처한 보건부 등 당국이 자신들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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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달 개학 이스라엘, 백신 안맞은 교사 강제 무급휴가

    이스라엘이 다음달 1일 각 학교의 개학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교사들에게 무급휴가를 부여하기로 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교육당국은 개학 후 교사들이 학교에 출입하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72시간 안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위 ‘그린패스’를 제시하도록 규정했다. 당국은 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교사들에게 무급휴가를 부여하고 이들을 대체할 교사도 구하고 있다. 율리 에델슈타인 보건장관은 최근 의회에서 “교육 관계자의 34%만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국 추산에 따르면 아직까지 백신을 맞지 않은 교사 및 교직원은 약 3만7000명에 달한다. 당국은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교사가 아이들과 대면 수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3일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또한 8000명대를 웃돈다. 국민 대부분이 백신을 맞았고 지난달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3차 접종)까지 도입했지만 930만 인구의 약 10.8%가 코로나19에 걸릴 정도로 신규 확진자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교원 노조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내놓은 백신 미접종 교직원 통계가 정확하지 않다며 “원치 않는 무급휴가를 얻으면 소송하겠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교원 노조는 신규 확진자 급증으로 곤경에 처한 보건부가 자신들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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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복 없다”던 탈레반, 美통역관 형제 사형선고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무장단체 탈레반이 한 아프간 남성과 미군 통역관인 그의 형제에게 세 통의 통지문을 보내 사형을 선고했다고 CNN이 23일 보도했다. 탈레반이 겉으로 “서구 조력자에게 복수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조직적인 보복과 탄압을 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탈레반은 손글씨로 작성된 첫 통지문에서 이 남성을 향해 “당신은 미국인을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미 통역관인 당신의 형제에게 정보를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며 두 사람 모두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손글씨로 쓴 두 번째 통지문에는 형제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타이핑한 세 번째 통지문에서는 “침략자에 대한 복종을 중단하라는 경고를 거부하고 재판 출석 요구도 무시했다. 사형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며 “이 결정은 최종적이고 거부할 권리 또한 없다”고 주장했다. 통지문은 아프간 최대 언어인 파슈토어로 작성됐으며 최근 3개월 사이에 연달아 날아들었다. CNN은 두 사람과 가족이 직면한 위협을 고려해 이들의 이름과 주소 등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탈레반은 17일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역 등 서방 국가를 위해 일한 모든 사람을 사면할 것”이라면서 “어떤 보복 행위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24일 “탈레반이 민간인을 즉결처형하고 여성과 반(反)탈레반 시위대를 규제하는 등 심각한 폭력을 저지른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에 협력한 현지인을 명단까지 만들어 찾고 있으며 이들에게 “자수하지 않으면 가족들을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살해하거나 체포할 것”이란 협박을 가한다는 보도도 잇따른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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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인접국 “200만명 난민 막아라”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면서 현재까지 약 2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인접국들이 속속 국경 통제를 강화하며 난민 유입을 억제하고 있다. 21일 BBC 등에 따르면 아프간과 2670km의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한 15일 이전부터 이미 국경을 봉쇄해 현재 90%의 국경에 철조망을 둘렀다. 이중으로 된 이 철조망은 약 4m 높이이며 곳곳에 감시카메라 등이 설치됐다. 또 북부 토르캄, 남서부 차만 등 아프간과 연결되는 주요 국경도시 검문소의 경계 및 신원 확인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이에 따라 비자 등 입국 서류를 완벽히 구비하지 않은 아프간인의 입국이 사실상 차단됐다.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전 토르캄에는 하루 평균 최대 7000명의 아프간인이 드나들었지만 현재 50명대로 뚝 떨어졌다. 파키스탄이나 이란처럼 아프간과 직접 국경을 맞대지 않은 터키 또한 국경장벽 설치에 나섰다. 터키는 이란에 유입된 아프간 난민이 자국을 거쳐 유럽으로 넘어가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18일 “아프간 난민의 입국을 막기 위해 이란과의 국경에 군 병력을 파견했다. 241km의 장벽과 200개의 감시탑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 또한 터키와의 국경에 25마일(약 40km)의 철책, 무인기(드론), 야간 카메라 등을 설치해 경비를 강화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22일 “더 이상 자발적으로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지 않겠다”며 아프간인이 오스트리아에 올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엔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오스트리아에는 4만 명의 아프간 난민이 있으며, 독일(14만8000명)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많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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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키스탄은 철조망, 터키는 장벽 세워… 아프간 난민 차단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면서 현재까지 약 2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인접국들이 속속 국경 통제를 강화하며 난민 유입을 억제하고 있다. 21일 BBC 등에 따르면 아프간과 2670km의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한 15일 이전부터 이미 국경을 봉쇄해 현재 90%의 국경에 철조망을 둘렀다. 이중으로 된 이 철조망은 약 4m 높이이며 곳곳에 감시카메라 등이 설치됐다. 또 북부 토르캄, 남서부 차만 등 아프간과 연결되는 주요 국경도시 검문소의 경계 및 신원 확인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이에 따라 비자 등 입국 서류를 완벽히 구비하지 않은 아프간인의 입국이 사실상 차단됐다.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전 토르캄에는 하루 평균 최대 7000명의 아프간인이 드나들었지만 현재 50명대로 뚝 떨어졌다. 파키스탄이나 이란처럼 아프간과 직접 국경을 맞대지 않은 터키 또한 국경장벽 설치에 나섰다. 터키는 이란에 유입된 아프간 난민이 자국을 거쳐 유럽으로 넘어가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18일 “아프간 난민의 입국을 막기 위해 이란과의 국경에 군병력을 파견했다. 241㎞의 장벽과 200개의 감시탑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 또한 터키 국경에 25마일(약 40㎞)의 철책, 무인기(드론), 야간 카메라 등을 설치해 경비를 강화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22일 “더 이상 자발적으로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지 않겠다”며 아프간인이 오스트리아에 올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엔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오스트리아에는 4만 명의 아프간 난민이 있으며 독일(14만8000명)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많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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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 “자수 안하면 가족 죽인다” 美협력자 색출 나서

    “당신, 미국과 함께 일하지 않았나? 자수 안 하면 가족들을 죽이겠다.”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들에게 협력한 인물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색출 작업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불과 이틀 전인 17일 “이전 정부 혹은 외국을 위해 일했던 사람들에게 복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 정반대의 행동이다. 탈레반의 잔혹성이 이전 그대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9일(현지 시간) BBC방송 등은 유엔에 위험 지역 정보 등을 제공하는 노르웨이 국제분석센터(RHIPTO)가 작성한 유엔 내부 기밀 문건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탈레반은 수도 카불 등 아프간 주요 도시를 점령하기 전부터 사전조사를 통해 해당 리스트를 작성했다. 이후 점령이 이뤄지자 현재 수도 카불 등에서 이들을 집집마다 찾아가 리스트에 적힌 인물들의 색출에 나선 상태다. 특히 탈레반은 자수하지 않으면 “가족을 살해하거나 체포할 것”이라며 시민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문건은 전했다. 주택가 뿐 아니라, 카불공항으로 가는 도로를 비롯해 잘랄라바드 헤라트 등 주요 도시에 설치된 검문소에서도 유사한 검문이 이뤄지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서방에게 협조한 인물 뿐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 경찰, 군대, 수사·정보기관에 일했던 종사자들도 함께 색출 중이다. 탈레반은 정보원들을 추가로 모집해 해당 리스트를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문건을 담당한 RHIPTO 소속 크리스티안 넬레만 박사는 BBC에 “자수하지 않을 경우 탈레반은 가족들을 대신 체포해 심문하고 처벌할 것”이라며 “탈레반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이 대량 처형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위험한 상태”라고 전했다. 언론인들도 위협을 받고 있다. 탈레반이 서구 언론에서 일한 아프간인 기자를 잡기 위해 자택에 들이닥치고 있다. 이로 인해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와 일했던 아프간인 기자의 가족 1명이 사살되고, 1명은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고 해당 언론사는 전했다. 일반 시민에 대한 통제도 강화되고 있다. 아프간 카마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19일 긴급 상황을 제외하고 오후 9시 이후 외출을 금지한다는 통금령을 발표했다. 탈레반 조직원들은 카불 시내에서 시민들을 ‘도둑’으로 몰아 폭행을 하거나 체포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당초 약속과 달리 ‘공포 통치’가 시행되면서 카불 시내 거리 풍경도 달라졌다. 시내에선 청바지를 입은 청소년들이 사라졌고, 식당에선 호객을 위해 틀어놓던 음악도 자취를 감췄다. TV 채널에서도 음악 등 인기프로그램 방송이 멈췄다. BBC는 “탈레반은 ‘복수는 없을 것’이라며 아프간 시민들을 안심시키려 했지만, 탈레반은 1990년대 이후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앞서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들이 떠나려는 미국인들에게 안전한 통로를 제공해줄 지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이나 아프간을 떠나려는 현지인의 철수를 지원하겠다’는 탈레반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현재 아프간에서 탈출이 필요한 미국 시민권자는 1만~1만5000명에 이르고 미국인들에게 협력해 온 아프간인들 역시 7만~8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하루 2000명 안팎을 대피시키는 현재의 속도라면 당초 미국이 약속한 이달 31일까지 대피를 원하는 모든 미국인과 아프간인을 탈출시키는 게 어려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카불 주재 미 대사관 직원 23명이 지난달 13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카불 함락이 예상보다 빨리 일어날 수 있으니 미리 철수를 단행해야 한다는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기밀 내부망을 통해 전달된 이 보고에는 통역 등으로 미국에 협조해 온 아프간인들에 대한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이달 1일부터는 비행기를 이용한 대피를 시작해야 한다는 권고가 담겼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금까지 탈레반의 빠른 아프간 장악을 예상하지 못 했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번 기밀문서 내용이 공개됨에 따라 아프간 사태를 사전에 막지 못한 것을 두고 정부 부처들 간에 책임 공방이 가열될 가능성이 커졌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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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이 바꾼 중동… 웃는 이란, 두려운 사우디, 야심키우는 카타르”

    《3일(현지 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 도심의 무명용사 기념비를 찾았다. 피라미드를 형상화한 거대한 구조물인 이 기념비는 이집트가 1973년 4차 중동전쟁을 통해 수에즈운하 운영권을 다시 찾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그 이듬해 세워졌다. 기념비 인근에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안와르 사다트(1918∼1981)의 무덤도 있다. 이집트는 1978년 중동 아랍국 최초로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었다. 사다트는 미국 워싱턴 인근의 미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당시 지미 카터 미 대통령 주재하에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손을 맞잡고 활짝 웃었다. 하지만 이에 반발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1981년 암살됐다. 중동이 왜 세계의 화약고인지, 이곳에서 평화를 얻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인 것이다.》 지난해 8월 13일 중동에서는 평화를 위한 또 다른 전기가 마련됐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행정부 주도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아브라함 협정’을 맺고 외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바레인, 수단 등 다른 아랍국과도 속속 외교 관계를 맺었다. 아브라함 협정이 타결된 지 꼭 1년 만에 중동 정세에 다시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웠다. 15일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이 수도 카불 등 아프간 전역을 장악한 것이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카타르 등 중동과 인근 아랍권 각국은 이번 사태가 자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중동 정세에 또 다른 변수가 추가된 셈이다.美 군사적 패배 선전하는 이란 중동 주요국 중 탈레반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는 나라는 반미의 선두주자이자 아프간과 약 920km의 국경을 접한 이란이다. 이란은 시아파 맹주, 탈레반은 수니파지만 혈통, 언어, 반미 노선 등을 공유하고 있어 협력을 맺을 여지가 많다. 이미 이란에는 약 300만 명의 아프간 난민도 거주하고 있다. 이란계 파슈툰족(42%)은 다민족 다언어 국가인 아프간의 최대 종족이다. 파슈툰족이 쓰는 파슈토어 또한 페르시아어군에 속한다. 창립자 무하마드 오마르(1960∼2013)를 비롯해 탈레반 지도부와 대원들도 대부분 파슈툰족이다. 파슈툰족, 타지크족(27%)에 이어 아프간 3대 종족인 하자라족(9%) 역시 이란과 연관이 깊다. 하자라족은 이란과 같은 시아파일 뿐 아니라 이들이 쓰는 하자라어는 페르시아어의 방언에 가까워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이란 정부는 과거부터 아프간에 하자라족을 박해하지 말라고 촉구해 왔다. 5일 취임한 에브라힘 라이시 신임 이란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대미 선전 도구로 쓸 뜻을 분명히 했다.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그는 16일 미국의 아프간 철수를 ‘군사적 패배’라고 평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번 상황이 아프간의 항구적 평화를 되살리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며 “이란은 아프간의 이웃 나라이자 형제국으로서 아프간 모든 구성원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외교부 또한 17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에 관계없이 수도 카불 주재 이란대사관, 이란과 가까운 서부 헤라트 주재 영사관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교부 대변인은 “카불 대사관의 상주 직원 수를 줄였지만 일상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지역센터장은 “이란이 지금까지는 탈레반에 비교적 우호적이지만 탈레반이 시아파를 적으로 간주하는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등 수니파 무장단체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이란 또한 탈레반과 무작정 협력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중동 정세의 가변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이집트 불안한 친미 국가 사우디, 이집트, 요르단 등 미국과 가까운 국가는 불안해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후 “이슬람 율법하에서 생명을 보호하라”는 성명을 냈다. 반대파를 잔혹하게 탄압하고 여성 인권을 유린해 온 탈레반의 과거 행태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는 1996년 탈레반이 처음 집권했을 당시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와 함께 탈레반을 합법 정부로 승인했다. 이슬람 3대 성지 중 메카와 메디나라는 2대 성지를 모두 보유한 사우디를 탈레반 측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탈레반의 극단주의 성향이다. 왕정 유지가 최대 목표인 사우디 왕실의 입장에서는 자국 내 왕정 반대파가 탈레반 같은 극단주의 조직과 손잡고 반기를 드는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1979년 친미 성향의 이란 팔레비 왕조가 이슬람 혁명으로 붕괴된 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메카의 그랜드모스크를 점령하는 등 사우디 내 이슬람 성지는 꾸준히 테러 위험에 노출됐다. 영국의 아랍 전문 매체 아랍위클리는 사우디가 아프간이 알카에다 같은 무장 테러단체의 근거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 정세에 익숙한 이집트도 마찬가지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15일 카이로 대통령궁을 찾은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만났다. 시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테러, 극단주의 확산 등에 대처하기 위해 양국 협력을 강화하는 데 큰 중요성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이 아프간 사태와 이로 인한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급부상 가능성 등에 관한 대책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중동 외교 허브 꿈꾸는 카타르 이번 사태로 아프간 못지않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나라는 카타르다. 카타르는 수도 도하를 중동의 외교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야심하에 탈레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등 주요 무장단체와도 긴밀히 협력해 왔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가 중동의 경제, 무역 중심지로 거듭난 만큼 도하는 다른 색채를 띠겠다는 의미에서다. 카타르는 대외적으로 개혁개방을 지향하지만 이슬람 근본주의(와하비즘)의 영향력도 강한 나라다. 미군의 중동 공군기지 중 최대 규모인 알우데이드 공군기지가 있을 정도로 미국과 깊게 협력하지만 탈레반과 하마스의 연락사무소도 보유하는 등 일종의 양면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탈레반은 카타르 내 각국 외교공관이 모인 도하의 ‘뉴디플로매틱’ 구역에 2013년 사무소를 개설했다. 탈레반이 해외에 개설한 첫 사무소였다. 미국 등 서방은 유사시 탈레반과 소통할 수 있는 안전한 통로를 원했고, 중동의 중재외교 중심지를 꿈꾸는 카타르 또한 이를 지원한 것이 맞아떨어졌다. 하마스의 대외사무소 또한 도하에 있다. 이후 현재까지 탈레반과 미국, 아프간 중앙정부와의 협상은 모두 도하에서 이뤄졌다. 현재 아프간을 탈출하는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미군기 또한 카불에서 도하를 거친 후 미국으로 가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향후 미국 등 서방과 탈레반의 협상 또한 아프간 카불이 아닌 도하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외교 허브를 꿈꾸는 카타르의 위상 또한 덩달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황성호 카이로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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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 본색’… 여성 총살, 아이 채찍질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무장 반군 탈레반이 다시 권력을 잡으면 참혹한 폭정과 인권 유린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지 않고 거리에 나선 여성이 탈레반에 총살을 당했다. 아프간을 떠나려 공항 근처에서 대기하던 여성과 아이들은 채찍질에 쓰러졌다. 탈레반이 아프간 국기를 든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쏴 3명이 사망했다. 탈레반은 과거 그들에게 맞섰던 아프간의 한 종족 지도자 석상도 부쉈다. 철군을 밀어붙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간의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비극은 이미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날 아프간 북동부 타하르주의 주도 탈로칸에서는 한 여성이 부르카를 안 입고 거리에 나왔다가 탈레반의 총에 맞아 숨졌다. 그는 남색 바탕에 흰색, 분홍색 꽃이 그려진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쓰러진 여성 주변엔 피가 흥건했다. 부모와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은 시신을 부둥켜안았다.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가혹하게 해석하고 적용해 과거에도 부르카를 안 입은 여성을 탄압했다. 이날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수도 카불에서 첫 기자회견을 연 날이었다. 그들은 이 자리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 “여성 차별이 없을 것임을 국제사회에 확신시켜 주고 싶다”고 밝혔었다. 전날인 16일엔 ‘사면령’을 선포하며 정부 관료, 병사, 미국의 조력자들에게도 복수하지 않겠다고 했다. ‘포용적이고 개방적인 정부’를 수립하겠다고도 했다. 이 같은 메시지에 일부 외신과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변했다”, “보다 정치적인 조직이 됐다”며 기대 섞인 분석을 내놓기도 했었다. 18일 유럽연합이사회는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의 상황에 대한 공동 성명을 내고 “우리는 아프간 여성들의 교육받고 일할 수 있는 권리, 이동의 자유에 대해 깊은 걱정을 표한다. 아프간 전역에서 여성들이 보호될 수 있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미국과 영국도 참여했다. 부르카 안 입었다고 ‘탕’… 쫓겨난 女앵커 “탈레반 변하지 않았다” ‘탈레반 본색’ 17일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주변에서도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공항 주변에 탈레반 군인들이 나타났다. 이곳엔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시민들이 모여 있었다. 탈레반은 갑자기 총, 채찍, 칼, 곤봉 등을 꺼내 들고 여성과 어린이 등 시민들을 폭행했다. 채찍질을 한 뒤에는 군중을 해산시키기 위해 총도 쐈다. 총에 맞은 사상자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 사진에는 당시 참상이 담겨 있었다. 한 성인 남성은 채찍에 맞아 피투성이가 된 어린 아들을 품에 안고 절망적인 표정으로 서 있었다. 축 늘어진 채 품에 안긴 아들은 초등학생 정도의 몸집이었다. 다른 사진에는 한 여성이 의식을 잃고 머리가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누워 있었다. 그는 검은색 부르카 차림이었다. 옆에는 한 소년이 옷에 피가 묻은 채 울고 있었다. 이 여성의 생존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민들이 채찍질당하는 모습을 보며 입을 틀어막고 오열하는 남성의 모습도 보였다. 영국 더선은 “1시간 만에 최소 6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아프간의 새로운 공포 현실”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미국 백악관에서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아프간 국민을 계속 지원하겠다. 폭력 사태와 불안을 예방하기 위한 외교와 관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불과 몇 시간 뒤 탈레반은 유혈사태를 벌였다. 탈레반이 15일 아프간을 점령하기에 앞서 저질렀던 만행들도 알려졌다. 18일 미국 CNN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아프간 북부 작은 마을에서 한 여성의 집이 탈레반의 공격을 받았다. 탈레반은 15인분의 음식을 만들라고 강요했다. 여성이 “저희는 가난하다”고 하자 탈레반은 그를 AK-47 소총으로 구타해 살해하고 집에 수류탄을 던졌다. 숨진 여성은 어린 아들 셋과 딸 한 명을 둔 엄마였다. 딸은 “탈레반은 전에도 세 번이나 찾아왔고 네 번째 우리 집을 노크했을 때 엄마를 죽였다”고 말했다. 공포에 질린 시민들과 달리 탈레반은 도시를 활개치고 다녔다. 소총으로 무장한 탈레반 군인들이 거리의 바리케이드에 걸터앉아 한가롭게 쉬는 모습도 포착됐다. 폭스뉴스가 입수한 카불 시내 영상에서는 탈레반 군인들이 픽업트럭을 몰고 질주하며 총질을 해댔다. 사람을 겨냥한 것인지 허공에 대고 쏘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 시민은 “탈레반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미군을 도운 적 있느냐’고 묻는다”고 했다. 사면령을 내리며 ‘보복은 없다’고 공언한 것과 배치되는 행동이다. 미군이 주둔하던 20년간 사회 각계에 진출했던 여성들은 직장에서 쫓겨나고 있다. 아프간 국영TV 유명 앵커인 하디자 아민은 자신과 동료 여성 직원들이 무기한 정직을 당했다며 “탈레반은 탈레반이다. 그들은 변하지 않았다”고 17일 비판했다. 탈레반은 기자회견 다음 날인 18일 아프간 국기를 앞세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발포를 해 3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시위대는 탈레반 점령 이전 상태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에는 탈레반의 잔혹행위를 담은 영상이 잇달아 올라왔다. 탈레반이 소총과 휴대용 로켓포를 들고 골목을 돌아다니며 시민들을 무릎 꿇린 뒤 위협하는 영상도 있었다. 이슬람교로 개종을 거부하는 기독교인 여성의 머리를 총으로 쏴 살해하는 영상도 올라왔다. 영상 속 장면이 벌어진 시점이 탈레반의 카불 점령 이전인지, 이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18일 AP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중부 바미안주에서는 하자라족 지도자 압둘 알리 마자리의 석상이 탈레반에 의해 파괴됐다. 마자리는 1990년대 탈레반과 대립했던 인물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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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둔 지도자’ 아쿤자다, 탈레반 정치-종교-군사 최고실세

    아프가니스탄의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이 20년 만에 권력을 다시 잡으면서 탈레반 지도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15일 BBC 등에 따르면 현재 탈레반을 이끄는 사람은 이슬람 율법학자 출신인 하이바툴라 아쿤자다(60)다. 탈레반 근거지인 남부 칸다하르 태생으로 2016년부터 탈레반의 종교, 정치, 군사 등 주요 결정을 관장하고 있다. 좀처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은둔형 지도자로 별명은 ‘믿는 자들의 리더(Leader of the Faithful)’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과거 아쿤자다의 강연 중 괴한이 그에게 총을 겨눠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았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고 태연하게 대처할 정도로 강심장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했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탈레반 측이 부인했다. 아쿤자다 밑에는 무하마드 야쿱(31), 압둘 가니 바라다르(53), 시라주딘 하카니(48) 등 3명의 부지휘관이 있다. 셋은 각각 탈레반의 군사작전, 외교 및 대외소통, 군수물자 조달 및 재정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탈레반 창립자 무하마드 오마르(1960∼2013)의 아들 야쿱이다. 당초 아쿤자다의 전임자인 아흐타르 모하마드 만수르가 2016년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숨졌을 때 탈레반 내부에서는 야쿱을 새 지도자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당시 야쿱 본인이 자신이 너무 어리고 전쟁 경험이 없다며 아쿤자다를 지도자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의 후광 등을 감안하면 야쿱이 탈레반의 새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바라다르는 지난해 9월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을 주도했다. 지난달 말 중국 톈진에서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하며 중국의 지원을 촉구하는 등 협상 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르와 함께 탈레반을 공동 창립했으며 오마르가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었다는 평도 받고 있다. 2010년 아프간 정부군에 체포됐다 2018년 석방됐다. 하카니는 탈레반 산하의 무장단체 하카니 네트워크의 수장이다. 그는 과거 옛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했을 때 무장투쟁을 주도한 잘랄루딘 하카니의 아들이다. 하카니 네트워크는 1990년대 후반부터 탈레반과 협력했으며 이후 여러 테러를 배후 조종했다. 하카니 또한 2008년 수도 카불에서 일어난 호텔 테러에 연관됐다는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배 명단에 올랐다. 당시 테러로 미국인을 포함해 총 6명이 숨지자 미국은 그에게 500만 달러(약 58억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탈레반은 아프간 최대 언어인 파슈토어로 ‘학생’이란 단어에서 유래했다. 오마르는 1989년 소련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후 군벌끼리 치열한 내전을 벌이자 이슬람 전통 교육기관 ‘마드라사’ 소속 신학생 2만5000명을 주축으로 1994년 탈레반을 설립했다. 9·11테러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은 오마르를 ‘우리의 지도자’로 높이 평가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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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접수한 탈레반 지도부 누구? 학자출신 아쿤자다, 최고 실세

    아프가니스탄의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이 20년 만에 권력을 다시 잡으면서 탈레반 지도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15일 BBC 등에 따르면 현재 탈레반을 이끄는 사람은 이슬람 율법학자 출신인 하이바툴라 아쿤자다(60)다. 탈레반 근거지인 남부 칸다하르 태생으로 2016년부터 탈레반의 종교, 정치, 군사 등 주요 결정을 관장하고 있다. 좀처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은둔형 지도자로 별명은 ‘믿는 자들의 리더’(Leader of the Faithful)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과거 아쿤자다의 강연 중 괴한이 그에게 총을 겨눠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았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고 태연하게 대처할 정도로 강심장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했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탈레반 측이 부인했다. 아쿤자다 밑에는 물라 무함마드 야쿱(31),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53), 시라주딘 하카니(48)라는 3명의 부지휘관이 있다. 셋은 각각 탈레반의 군사작전, 외교 및 대외소통, 군수물자 조달 및 재정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중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탈레반 창립자 물라 무함마드 오마르(1960∼2013)의 아들 야쿱이다. 당초 아쿤자다의 전임자인 아흐타르 무하마드 만수르가 2016년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숨졌을 때 탈레반 내부에서는 야쿱을 새 지도자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당시 야쿱 본인이 자신이 너무 어리고 전쟁 경험이 없다며 아쿤자다를 지도자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의 후광 등을 감안하면 야쿱이 탈레반의 새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바라다르는 지난해 9월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을 주도했다. 지난달 말 중국 톈진에서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하며 중국의 지원을 촉구하는 등 협상 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르와 함께 탈레반을 공동 창립했으며 오마르가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었다는 평도 받고 있다. 2010년 아프간 정부군에 체포됐다 2018년 석방됐다. 하카니는 탈레반 산하의 무장단체 하카니 네트워크의 수장이다. 그는 과거 옛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했을 때 무장투쟁을 주도한 잘랄루딘 하카니의 아들이다. 하카니 네트워크는 1990년대 후반부터 탈레반과 협력했으며 이후 여러 테러를 배후 조종했다. 하카니 또한 2008년 수도 카불에서 일어난 호텔 테러에 연관됐다는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배 명단에 올랐다. 당시 테러로 미국인을 포함해 총 6명이 숨지자 미국은 그에게 500만 달러(약 58억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탈레반은 아프간 최대 언어인 파슈토어로 ‘학생’이란 단어에서 유래했다. 오마르는 1989년 소련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후 각 군벌끼리 치열한 내전을 벌이자 이슬람 전통 교육기관 ‘마드라사’ 소속 신학생 2만5000명을 주축으로 1994년 탈레반을 설립했다. 911 테러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은 오마르를 ‘우리의 지도자’로 높이 평가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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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신규 확진 급증에 “24시간 백신 접종”

    델타 변이 확산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하루 24시간, 주 7일’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보건 체계를 구축하며 대응에 나섰다.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매체는 경제중심지 텔아비브의 디젠고프 광장에 병원이 문을 닫은 밤 시간대(매일 오후 9시∼다음 날 오전 4시)에도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카라반이 14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15∼17일 이 같은 시설을 전국 주요 도시 10곳에 추가 설치하라”고도 지시했다. 이스라엘이 ‘24시간 주 7일’ 코로나19 접종에 나선 이유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중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323명에 불과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약 한 달 만인 이달 13일 5868명으로 급증했다. 중증 환자 급증으로 병실이 포화된 일부 병원은 신규 환자를 받지 못한 채 주변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12일부터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한 사람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부스터샷) 또한 시작했다. 현재까지 약 85만 명이 3차 접종을 마쳤다. 당국은 13일 당초 60세 이상이었던 부스터샷 접종 대상자의 연령 기준 또한 50세 이상으로 낮췄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베네트 총리가 이 기준을 40세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 역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 202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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