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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우리는 태풍이 부는 바다 한가운데 있지만 저는 질병관리청이라는 새로운 배의 선장이자 또 한명의 선원으로서 여러분 모두와 함께 끝까지 이 항해를 마치는 동료가 되겠습니다.” 14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개청 기념식에서 정은경 초대 청장이 직원들에게 약속한 말이다. 질병관리청은 12일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에서 독립기관으로 승격했다. 정 청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을 ‘태풍이 부는 바다’에 비유하며 새로 출범하게 된 질병관리청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정 청장은 “건강한 국민, 안전한 사회라는 비전을 깊이 새겨서 힘들고 지치더라도 조직의 존재 이유를 깊이 성찰하고, 확대된 조직과 사명에 걸맞은 책임과 역량을 키워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정 청장은 노란색 민방위복 대신 갈색 정장 차림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정 청장은 코로나19 관련 브리핑 때 늘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었다.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직접 찾아 임명장을 수여할 때에도 정 청장은 같은 옷을 입었다. 정 청장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지원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를 완전히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인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총력 지원하겠다”며 “국산 치료제와 백신 확보를 목표로 관련 기업, 연구소와 협업을 강화해 속도감 있게 개발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속가능하고 실효성 있는 사회적 거리 두기 실행을 위해 업종·시설별로 수칙을 보완할 계획도 밝혔다. 이날 개청 행사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참석 인원과 규모를 줄여 진행됐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 장관은 축사에서 “질병관리청의 더 강화된 전문성과 역량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국가적 방역대응체계를 갖추자”고 당부했다.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정부는 수도권에 적용하던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를 14일부터 2단계로 낮추면서도 완화 조치 적용 시설이 지켜야 할 방역수칙을 강조했다. 자영업자 등의 사정을 감안해 거리 두기 단계를 낮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조치는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핵심 방역수칙을 위반할 경우 거리 두기 완화에 관계없이 집합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2주간의 완화 조치가 끝나는 다음 날인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해 전국에 적용한다. 정부는 이 기간에 조금 더 강화된 단계를 적용해 추석 연휴 기간 많은 이동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거리 두기 완화로 14일 0시부터 수도권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제과제빵점, 아이스크림·빙수점 안에서 식음료 취식이 가능해졌다. 이들 매장에선 테이블 사이에 최소 1m 이상의 거리를 둬야 하고 같은 테이블에선 반드시 한 자리씩 띄어 앉아야 한다. 출입자 명부도 작성해야 한다. 손님들은 음료를 마실 때를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 포장이나 배달 판매의 경우엔 출입자 명부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포장과 배달 판매만 가능했던 일반·휴게음식점은 이런 영업 제한이 풀려 이 시간대에도 영업장 내에서 취식이 가능해졌다. 영업장이 일정 규모 이상인 경우엔 테이블 간 최소 1m 거리 두기 등의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정부는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테이블 사이에 칸막이를 세우거나 손님에게 1인용 그릇을 각각 제공하는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업소에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300인 미만 소규모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 직업훈련기관, 실내체육시설도 방역수칙을 지키는 조건으로 운영할 수 있다. 정부는 고위험군이 밀집한 의료기관과 요양시설에 대한 방역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수도권에 대한 거리 두기 완화 조치는 일단 27일까지 적용된다. 기존 2단계 조치는 계속 유지된다. 실내에서는 50인 이상, 실외는 100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다. 노래연습장 등 고위험시설 11종도 운영할 수 없다. 교회에서 대면 예배와 식사, 소모임도 계속 금지된다. 서울시는 서울시내 한강공원 일부 구역에 대한 출입 통제를 연장할지 14일 결정한다. 서울시는 8일부터 ‘천만 시민 멈춤 주간’ 캠페인의 하나로 한강공원 이용을 제한해 왔다. 여의도와 뚝섬, 반포 등 3곳의 일부 구간 출입을 금지하고 공원 11곳에 있는 모든 매점과 카페의 운영 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단축했다. 거리 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식당이나 주점의 영업시간이 제한되자 한강공원으로 많은 인파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13일까지 적용하기로 한 야간 시간대 시내버스 감축 운행 연장 여부도 14일 결정된다.이미지 image@donga.com·박창규 기자}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에 적용 중인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즉 ‘2.5단계’ 조치를 완화했다. 이에 따라 14일부터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내에서도 음식과 음료를 먹을 수 있다. 그 대신 거리 두기 2단계 조치가 27일까지 2주간 실시된다. 정부의 거리 두기 완화 결정은 2.5단계 장기화로 인한 자영업자의 피해를 더 방치할 수 없어서다. 서민경제의 숨통을 틔워 주면서 감염 위험이 큰 시설 위주로 ‘핀셋 방역’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코로나19 유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영세 자영업자와 서민층 희생이 동반되는 문제가 있어 거리 두기 단계를 완화하되 의료시설과 고위험시설 등에 대해 ‘정밀한 방역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의 신규 확진자(국내 발생)는 지난달 27일 313명으로 정점을 찍었고 8월 30일∼9월 5일엔 평균 162명, 9월 6∼12일엔 평균 99명으로 떨어졌다. 거리 두기 2단계 시행에 따라 수도권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제과제빵점 등은 핵심 방역 수칙을 지키는 조건으로 매장 내 음식 섭취가 가능해진다. 일반·휴게음식점을 대상으로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포장과 배달 판매만 가능했던 영업제한도 해제된다. 300명 미만 중소 규모 학원의 대면 수업도 허용된다.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대면 모임은 계속 금지된다. 교회의 비대면 예배도 원칙적으로 유지된다. 노래연습장, 감성주점, 실내 집단운동시설, 300명 이상 대형 학원 등 고위험시설 집합금지도 계속 적용된다. 단, PC방은 고위험시설에서 해제돼 14일부터 영업이 가능해졌다. 정부는 추석 연휴에 대비해 2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머리를 빗었다. 손가락 느낌이 이상했다. 머리카락이 한 움큼 빠져 있었다. 원인을 알 수없는 탈모는 3개월 넘게 이어졌다. 눈앞에서 라면이 펄펄 끓는데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마치 코가 없는 것 같았다. 1분만 걸어도 숨이 차올랐다. 100m를 전력으로 달릴 때와 같은 고통이었다. 이제 어디를 가거나 누구를 만나는 게 너무 두렵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 8명이 입을 열었다. 원인 모를 후유증 탓에 이들의 일상은 고통의 연속이다. 11일 현재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만1919명. 완치 판정을 받은 ‘격리 해제자’는 1만7616명(80.4%)이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완치자가, 어떤 후유증을 겪는지 알지 못한다. 완치 후 다시 확진된 이른바 ‘재양성자’도 8일 현재 628명이다. 우리는 아직 코로나19의 정체를 다 모른다.강동웅 leper@donga.com·이미지·송혜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던 국내 환자 중 완치 후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가 6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엔 완치 판정을 받고 5개월 가까이 지나 다시 양성으로 확인된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아직 방역당국에 의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재감염 사례가 이미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달 2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올 3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남성이 8월 15일 재감염된 사실을 홍콩대 연구팀이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남성은 변이된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된 첫 사례로 몸속에 남아 있던 적은 양의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하는 이른바 ‘재발현’ 또는 ‘재활성’ 사례와는 다르다. 이 남성의 몸에서 검출된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3월에 감염된 바이러스와 유전자 일부가 달랐다. 아직 국내에서는 이 같은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재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완치 후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이달 8일 기준으로 628명에 이른다. 감염돼 격리치료를 받은 뒤 진단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돼 퇴원을 했는데 나중에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다. 코로나19 환자들은 대부분 24시간 간격으로 두 번의 진단검사를 받고 두 차례 모두 음성으로 나와야 퇴원할 수 있다. 628명 중에는 완치 판정 후 144일이 지난 뒤 다시 양성으로 확인된 사례도 있다. 방역당국은 일단 628명의 바이러스 재검출 사례가 재감염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곽진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완치 후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분을 7일 동안 관찰한 결과 증상이 없었고 접촉자 중에 감염된 환자도 없었다”며 “이런 점을 볼 때 재감염 사례라기보다는 몸속에 남아 있던 죽은 바이러스가 재검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의 실시간 유전자 분석 진단검사는 아주 작은 바이러스 조각까지 증폭이 가능해 몸속에 남아 있는 미량의 바이러스로도 양성 판정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오명돈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코로나19 재양성 사례는 대부분 죽은 바이러스의 RNA(리보핵산·유전 물질의 일종)가 검출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재감염 사례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방지환 서울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호흡기 상피세포는 수명이 길어 바이러스가 최대 3개월까지 남아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144일이 지나 바이러스가 다시 검출되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도 재확진 사례자들의 바이러스 염기서열까지 분석한 것은 아니어서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재감염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곽 팀장은 “바이러스 재검출자들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지난달 14일 세 자릿수로 올라섰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같은 달 27일 441명까지 치솟았다가 감소세로 돌아선 상태다. 156명의 신규 환자가 나온 9일까지 일주일 연속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확진자 급증세는 일단 꺾어 놨다. 하지만 방역당국이 목표로 삼고 있는 100명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방역 역량과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으려면 일일 신규 환자는 100명 미만이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아래로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전국 단위의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을 꼽았다. 정 본부장은 9일 브리핑에서 “무증상·경증 환자로부터 이어지는 산발적인 소규모 또는 중소규모 집단 발병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며 “지역 감염의 범위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환자 감소 추세가 예전보다 좀 지연돼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 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이어진 대규모 집단감염은 잦아들었지만 소규모 집단감염의 불씨가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2주간(8월 23일∼9월 5일) 발생한 집단감염 52건은 모두 확진자 4명 이상 60명 이하의 소규모였다. 이 중엔 환자 수 10명 미만인 경우가 절반인 26건에 이른다. 8일 기준으로 52건의 집단감염과 관련된 누적 확진자는 751명으로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1167명)의 64%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 소규모 집단감염의 발생 지역은 전국의 40여 개 시군구에 퍼져 있다.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과 강원 홍천, 충남 청양 등 비수도권 지역도 10여 곳에 이른다. 소규모 집단감염은 최근 급증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 2주간(7월 26일∼8월 8일) 발생한 집단감염은 9건이었다. 2주 사이에 6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광화문 집회 등 대규모 집단감염과 관련한 신규 확진자는 9일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줄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 추세에 있지만 아직 마음을 놓기엔 이르다고 지적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작은 규모의 감염이 전국 곳곳에서 계속 발생한다는 것은 그만큼 ‘조용한 전파’가 널리 퍼져 있다는 뜻”이라며 “작은 불씨라도 인화성 물질을 만나면 큰불로 번질 수 있듯이 소규모 감염은 언제든 대규모 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52건의 소규모 집단감염은 모두 첫 확진자의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위험한 사례들이라고 설명했다. 무증상이거나 경증 환자에 의한 조용한 전파가 일으킨 감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확인된 소규모 집단감염은 일부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방역당국이 추석을 앞두고 긴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 교수는 “교회나 직장, 학원 같은 시설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감염과 달리 소규모 감염은 주로 사적인 만남이나 모임에서 발생해 대응이 어렵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와 관계없이 추석까지 남은 3주간 소규모 집단감염이라는 불씨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질병관리청(질병청)이 12일 공식 출범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초대 청장으로 임명됐다. 현재 907명인 질병관리본부(질본) 인력은 1.6배인 1476명으로 늘어난다. 내부 조직도 23개 과(본부 기준)에서 41개 과로 늘어난다. 질병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승격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감염병 관련 기능이 대폭 확충된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위기 상황에 한시적으로 운영되던 종합상황실은 상설 조직이 돼 국내외 감염병 동향을 24시간 감시한다. 국립보건연구원(보건연)은 질병청 소속으로 남는다. 6월 개편안 초안 발표 시 질본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하기로 해 ‘무늬만 승격’ 논란을 일으켰다. 보건연 내 조직이었던 감염병연구센터는 ‘국립감염병연구소’로 분리되고, 인력도 현재 30여 명에서 100명으로 늘어난다. 무엇보다 지방 직속 조직이 생기는 게 큰 변화다. 방역당국의 지역 감염병 대응 능력 부재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다. 이번 개편으로 5개 권역에 질병청이 관할하는 질병대응센터가 세워진다. 각 광역 시도에 신설되는 감염병 업무 전담과(課) 등과 협력해 지역 질병 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역 기구 등 일부 조직은 효과적으로 작동할지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센터당 인력이 30여 명에 불과할 텐데 대구경북 지역 1차 유행 같은 사태가 터지면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각 보건소를 실제로 지휘하고 통제할 권한도 없어 유명무실한 기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번 개편으로 복지부에는 보건의료 담당 제2차관이 신설됐다. 인력도 44명 증원된다. 초대 2차관에는 강도태 현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강 차관은 고려대 무역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행정고시 35회로 질병청 승격 업무를 비롯해 보건 분야 현안을 주로 맡았다. 김경선 고용노동부 기획조정실장은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서울대 영문과 출신인 김 차관은 행정고시 35회로 노동부(현 고용노동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대 정책학 석사, 미국 인디애나대 법학 석사, 서울대 법학 박사,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고용부에서 여성 및 청년 고용 정책을 담당했다.이미지 image@donga.com·김소민 기자}

《기침 발열 근육통…. 가을부터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독감) 증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쌍둥이처럼 같다. ‘트윈데믹(twindemic·비슷한 2개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을 막으려면 독감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어린이와 청소년, 어르신 등 1900만 명 대상의 무료 접종이 8일 시작된다. 이를 포함해 올해는 약 3000만 명분의 백신이 공급된다. 모든 국민이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방역당국 조사 결과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예방접종을 원하는 사람이 예년의 2배 이상 많았다. 자칫 백신 부족 상황이 우려된다.》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니다.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는 호흡기 질환이다. 이 때문에 반드시 독감 백신을 맞아야 예방할 수 있다. 독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스스로 건강을 지키고 방역의 혼선을 막으려면 올해는 되도록 독감 백신을 맞는 게 좋다. 독감과 백신 접종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을 정리해봤다. ―독감 백신 무료접종 대상자라면 언제든지 무료로 접종할 수 있나. “아니다. 무료접종 대상 연령과 무료접종 시기가 정해져 있다. 정해진 기한이 지나면 무료접종 대상자라도 유료로 접종해야 하므로 반드시 무료접종 기간에 맞춰서 가야 한다.” ―무료접종 대상이 아닌 성인이다. 나는 언제 백신을 맞아야 할까. “언제든 병원을 방문해 돈을 내고 접종하면 된다. 다만 올해는 무료접종 대상자가 늘고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유료접종 대상자도 많아질 것으로 보이므로 접종 예약을 하는 편이 좋다.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 사전예약관리 탭에 들어가 방문하고자 하는 의료기관을 선택한 뒤 예방접종 예약 신청을 하고 전자예진표를 작성하면 된다.” ―독감 백신을 처음 맞으려고 하는데, 한 번만 맞아도 될까. “나이에 따라 다르다. 생후 6개월부터 만 8세 사이에 처음으로 독감 백신을 맞는 경우에는 반드시 두 번 맞아야 한다. 만약 깜빡하고 1회만 접종했다면 다음 절기 때 다시 2회를 접종해야 한다. 1회 접종한 지 4주 뒤에 2회차를 접종하면 된다. 두 번 모두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만 9세가 넘으면 생애 첫 접종이라도 한 번만 맞으면 된다.” ―영유아의 경우 무료접종 대상을 보니 생후 6개월 이후로 돼 있던데, 생후 3개월이라면 돈을 내고 접종해야 하나. “안 된다. 생후 6개월 미만의 영아에게는 독감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독감 백신 접종의 유효성,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후 6개월 미만의 영아를 둔 가정이라면 그 가족들이 철저하게 독감 백신을 접종해서 감염 위험을 줄이는 게 좋다.” ―올해 3월에 독감 백신을 맞았다. 같은 해에 또 맞아야 할까. “매 절기마다 유행하는 독감이 다르다. 즉 올해 초에 맞았더라도 지난 절기 백신이라면 이번 절기에 유행하는 독감을 예방하지 못할 수 있다. 가급적 새로 접종하는 편이 안전하다.” ―아직 주변에 독감 환자가 보이지 않는데, 벌써 백신을 맞아야 하는가. “이르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독감 유행 시기가 해마다 빨라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는 게 좋다. 백신을 맞으면 약 2주 후에 방어항체가 형성된다. 즉 독감 유행 최소 2주 전에는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몇 년간 독감 유행주의보는 11월 중순에서 12월 초 사이 발령돼 왔다. 2회 접종이 필요한 경우는 9월부터 서둘러서 접종을 시작하고, 1회만 접종할 사람도 10월 말까지는 접종을 완료하는 게 좋다.” ―너도 나도 맞는다면 백신 물량이 모자라는 것 아닌가. “정부에 따르면 올해 백신 공급물량은 3000만 명분이다. 지난해보다 20% 증산된 양이다. 무료접종 대상자 1900만 명분을 빼면 유료접종 대상자 중에서는 110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백신 물량이 부족할 경우 마스크처럼 해외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는 등의 추가 대책이 나올 수도 있다.”이미지 image@donga.com·김소민 기자}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니다.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는 호흡기 질환이다. 이 때문에 반드시 독감 백신을 맞아야 예방할 수 있다. 독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스스로 건강을 지키고 방역 혼선을 막으려면 올해는 되도록 독감 백신을 맞는 게 좋다. 독감과 백신 접종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을 정리해봤다. ―독감 백신 무료접종 대상자라면 언제든지 무료로 접종할 수 있나. “아니다. 무료접종 대상 연령과 무료접종 시기가 정해져 있다. 정해진 기한이 지나면 무료접종 대상자라도 유료로 접종해야 하므로 반드시 무료접종 기간에 맞춰서 가야한다.” ―무료접종 대상이 아닌 성인이다. 나는 언제 백신을 맞아야 할까. “언제든 병원을 방문해 돈을 내고 접종하면 된다. 다만 올해는 무료접종 대상자가 늘고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유료접종 대상자도 많아질 것으로 보이므로 접종 예약을 하는 편이 좋다.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와 어플리케이션(앱) 사전예약관리 탭에 들어가 방문하고자 하는 의료기관을 선택한 뒤 예방접종 예약신청을 하고 전자예진표를 작성하면 된다.” ―독감 백신을 처음 맞으려고 하는데, 한 번만 맞아도 될까. “생애 첫 접종이라면 나이와 상관 없이 반드시 2회 접종해야 한다. 만약 깜빡하고 1회만 접종했다면 다음 절기 때 다시 2회를 접종해야 한다. 1회 접종 후 한 달 안에 2회차를 접종하면 된다. 생후 6개월부터 만 8세 사이에 처음으로 독감 백신을 맞는 경우에는 두 번 모두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영유아의 경우 무료접종 대상을 보니 생후 6개월 이후로 돼 있던데, 생후 3개월이라면 돈을 내고 접종해야 하나. “안된다. 생후 6개월 미만의 영아에게는 독감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독감 백신 접종의 유효성,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후 6개월 미만의 영아를 둔 가정이라면 가족들이 철저하게 독감 백신을 접종해서 감염 위험을 줄이는 게 좋다.”―올해 3월에 독감 백신을 맞았다. 같은 해에 또 맞아야 할까. “매 절기마다 유행하는 독감이 다르다. 즉 올해 초에 맞았더라도 지난 절기 백신이라면 이번 절기에 유행하는 독감을 예방하지 못할 수 있다. 가급적 새로 접종하는 편이 안전하다.” ―아직 주변에 독감 환자가 보이지 않는데, 벌써 백신을 맞아야 하는가. “이르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독감 유행 시기가 해마다 빨라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는 게 좋다. 백신을 맞으면 약 2주 후에 방어항체가 형성된다. 즉 독감 유행 최소 2주 전에는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몇 년 간 독감 유행주의보는 11월 중순에서 12월 초 사이 발령돼 왔다. 2회 접종이 필요한 사람은 9월부터 서둘러서 접종을 시작하고, 1회만 접종할 사람도 10월 말까지는 접종을 완료하는 게 좋다.” ―너도 나도 맞는다면 백신 물량이 모자라는 것 아닌가. “정부에 따르면 올해 백신 공급물량은 3000만 명분이다. 지난해보다 20% 증산된 양이다. 무료접종 대상자 1900만 명분을 빼면 유료접종 대상자 중에서는 110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다. 수요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정부는 기존 접종자 수와 자체 설문조사 결과, 국내업체 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크게 모자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소 줄고 있지만 중환자 수는 크게 줄지 않고 있다. 보통 코로나19가 확진되고 일주일 이상 지나야 중증으로 이행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유행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어도 한동안 중환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위중·중증 환자는 163명이다. 5일(159명)보다 하루 사이에 4명이 늘었다. 하루 최대 25명이 발생했던 지난달에 비하면 다소 진정됐다. 그러나 지난달에 비해 신규 확진자 자체가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우려스러운 수치다. 최근 신규 확진자 수는 4일 198명, 5일 168명, 6일 167명으로 감소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증 환자는 환자가 발생하고 7∼10일 뒤에 나타난다. 지금 신규 확진자가 줄어든다고 해서 절대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대구경북 1차 유행 때도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유행은 3월 초부터 소강기에 접어들었지만 사망자는 4월 말까지 이어졌다.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것도 유행이 실질적으로 끝난 3월 24일(9명)이었다. 중환자가 늘면서 중환자 병상 수도 계속 줄고 있다. 6일 정부가 집계한 전국 중환자 당일 입원 가능 병상은 514개 중 38개로, 5일(522개 중 42개)보다 4개 줄었다. 국내 가장 많은 대학병원이 위치한 서울에서조차 가용 병상은 4개뿐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큰 가을·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중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의 중환자 병상 및 환자 현황 파악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집계한 코로나19 중환자 입원 가능 97개 병원 자료(3∼6일 기준)를 확인한 결과 병원별 병상 상태와 위중·중증 환자 입원 수에 틀린 부분이 많았다. 먼저 코로나19 중환자가 입원할 수 없는 병상이 가능한 것처럼 집계된 경우가 있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은 3일 중환자 즉시 수용 가능 병실 1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병원 측에 확인한 결과 이 병실은 6층 본관 일반병동 내에 위치한 병실로 일반 환자와 동선 분리가 불가능한 데다 방호장구도 갖춰지지 않은 병실이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6일 서울의료원은 중환자 1명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3일에 수용 한도를 초과해 추가 입원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 체계 과부하가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데도 정부가 여전히 병상 배분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가을·겨울철 대유행 시기에 대비해 중환자 병상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장을 지낸 홍성진 여의도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환자 중증도와 병상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위중한 환자일수록 의료 인프라가 나은 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하고 회복기 환자는 신속하게 전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미지 image@donga.com·이소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상태가 악화된 위중·중증 환자가 100명을 넘었다. 국내 코로나19 발병 후 위중·중증 환자가 세 자릿수가 된 건 처음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 위중·중증 환자는 104명이다. 하루 전에 비해 25명이나 늘었다. 지난달 18일에는 9명에 불과했다. 약 2주 사이에 12배 가까이로 급증한 것이다. 위중·중증 환자 증가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고령자가 많아진 영향이 크다. 보통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7∼10일 후 환자의 상태가 악화된다. 최근 확진자가 폭증한 걸 감안하면 이번 주말까지 계속 위중·중증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중증환자 치료 병상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환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31일 현재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전국에 43개로 전날에 비해 4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도권에서는 10개에서 9개로 오히려 줄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1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중증환자가 처음 100명을 넘어서자 방역당국은 앞으로의 상황을 더욱 우려했다. 환자들이 중증 단계에 이르는 시점이 확진 판정을 받고 7∼10일 뒤라는 걸 감안할 때 당분간 위중·중증환자 급증을 피할 수 없다는 전망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이후로도 매일 200∼4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와 관련한 환자를 분류할 때 산소투입 치료가 필요하면 중증환자로, 스스로 호흡할 수 없어 기계장치에 의한 인공(강제)호흡 조치가 필요하면 위중환자로 나눈다. 중증환자, 위중환자를 합쳐 중환자로 본다.○ “당분간 위중·중증환자 큰 폭 증가 예상” 앞서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신규 확진자가 매일 300명씩 나온다고 가정할 경우 이달 3일경 중증환자가 최대 13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예측대로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앙임상위가 이 같은 예측을 내놓은 당일 위중·중증환자는 37명이었는데 일주일 만인 이달 1일 3배에 가까운 104명으로 늘어났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일 브리핑을 통해 “확진자가 위중한 단계에 이르는 시차를 감안하면 위중·중증환자 규모는 당분간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며 “이번 주 일요일(6일)까지는 위중·중증환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시간이 흐를수록 사망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중증환자는 보통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 7일 이상 지나야 늘어난다”며 “이후 사망자가 늘기 때문에 신규 확진자 수가 줄고 있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대구경북 지역 유행 당시에도 신규 확진자가 2월 29일 정점(909명)에 이르렀다가 200명 이하로 떨어진 3월 9일 이후에 사망자가 더 많이 발생했다. 위중·중증환자는 사흘간의 ‘광복절 연휴’를 지나며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연휴 직후인 지난달 18일엔 한 자릿수인 9명이었지만 23일 29명, 28일 58명, 31일엔 79명으로 늘었다. 이달 1일엔 전날보다 25명이나 증가해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 이후 처음으로 세 자릿수가 됐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올해 2, 3월 신천지예수교를 중심으로 한 대구경북 지역 유행 당시 위중·중증환자 수는 3월 23일의 93명이 가장 많은 수치였다. ○ 고령환자 증가가 가장 큰 원인 방역당국은 위중·중증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원인으로 고위험군인 고령환자 증가를 들고 있다. 1일 신규 확진자 235명 중 60세 이상 고령자는 85명으로 36.2%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누적 확진자 2만182명 중 60세 이상 비율 26.3%보다 10%포인트 정도 높은 수치다. 수도권이 진원지가 된 코로나19 2차 유행에서는 고령자 비율이 높아졌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처음 나온 8월 12일 이전엔 신규 확진자 중 60대 이상 비율이 13.0%에 그쳤다. 전병율 차의과학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구경북 지역 중심의 1차 유행 때는 확진자 다수가 젊은층이어서 위중·중증환자로 이어지는 비율이 지금만큼 높지 않았다”며 “고령 환자일수록 기저질환도 많고 병의 진행도 빠른 만큼 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1일 현재 위중·중증환자 104명 중 65명(62.5%)이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중·중증환자가 늘면서 병상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8월 31일 현재 중증환자가 즉시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전국에 43개, 수도권엔 9개뿐이다. 최근 매일 1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서울엔 5개가 있다. 위중·중증환자가 지금처럼 계속 증가한다면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투약 치료도 여의치 않을 수 있다. 지난달 정부는 공급자 사정으로 렘데시비르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자 투약 대상을 70대 이상으로 한정하기도 했다.이미지 image@donga.com·김소민 기자}

1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중증환자가 처음 100명을 넘어서자 방역당국은 앞으로 상황을 더욱 우려했다. 환자들이 중증 단계에 이르는 시점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7~10일 뒤라는 걸 감안할 때 당분간 위중·중증환자 증가를 피할 수 없다는 전망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이후로도 매일 200~4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와 관련한 환자를 분류할 때 산소투입 치료가 필요하면 중증환자로,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없어 기계장치에 의한 인공(강제)호흡 조치가 필요하면 위중환자로 나눈다. 중증환자, 위중환자를 합쳐 중환자로 본다.● “당분간 위중·중증환자 큰 폭 증가 예상” 앞서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신규 확진자가 매일 300명씩 나온다고 가정할 경우 이달 3일경 중증환자가 최대 13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예측대로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앙임상위가 이 같은 예측을 내놓은 당일 위중·중증환자 수는 37명이었는데 일주일 만인 이달 1일 3배에 가까운 104명까지 늘어났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일 브리핑을 통해 “확진자가 위중한 단계에 이르는 시차를 감안하면 위중·중증환자 규모는 당분간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며 “이번 주 일요일(6일)까지는 위중·중증환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시간이 흐를수록 사망자 수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중증환자는 보통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 7일 이상 지나야 늘어난다”며 “이후 사망자가 늘기 때문에 신규 확진자 수가 줄고 있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위중·중증환자 수는 ‘광복절 연휴’를 지나며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연휴 직후인 18일엔 한 자릿수인 9명이었지만 23일 29명, 28일 58명, 31일엔 79명으로 늘었다. 1일엔 전날에 비해 25명이나 증가해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처음으로 세 자릿수까지 올라섰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올해 2, 3월 신천지예수교를 중심으로 한 대구경북 지역 유행 때 위중·중증환자의 수는 93명(3월 23일)이 가장 많은 수치였다. ● 고령환자 증가가 가장 큰 원인 방역당국은 위중·중증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원인으로 고위험군인 고령환자 증가를 들고 있다. 1일 신규 확진자 235명 중 60세 이상 고령자는 85명으로 36.2%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누적 확진자 2만182명 중 60세 이상 비율 26.3%보다 10%포인트 정도 높은 수치다. 수도권이 지원지가 된 코로나19 2차 유행에서는 고령자 비율이 높아졌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처음 나온 8월 12일 이전엔 신규 확진자 중 60대 이상 비율이 13.0%에 그쳤다. 전병율 차의과학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대구경북 지역 중심의 1차 유행 때는 확진자 다수가 젊은층이어서 위중·중증환자로 이어지는 비율이 지금 만큼 높지 않았다”며 “고령 환자일수록 기저질환도 많고 병의 진행도 빠른 만큼 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2차 유행이 대구경북 지역의 1차 유행보다 확산 속도는 느리지만 반감기(확진자 최고점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시점) 등 유행 지속기간은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 유행 양상이 갈수록 더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1차 유행 때는 신천지 관련 첫 확진자가 나온 2월 18일 이후 확진자 수가 정점(2월 29일 909명)을 찍고 3월 5일 437명으로 줄기까지 16일이 걸렸다. 이후 3, 4일간 확진자가 다시 오르내린 뒤 3월 8일(366명) 이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20일 만에 절반 이하로 준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 2차 유행에서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지난달 12일 나온 뒤 정점(8월 27일 441명)을 찍기까지 15일이 걸렸고 21일째인 1일까지도 절반 이하로 내려가지 않고 있다. 위중·중증환자가 늘면서 병상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1일 기준 중증환자가 입원 가능한 병상은 전국에 51개, 수도권에 13개로 전날의 55개, 23개보다 각각 4개, 10개 더 줄었다. 수도권의 경우 ‘지금 당장 입원이 가능한 병상’은 13개 중 9개뿐이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짧은 기간 크게 늘면서 진단검사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 후 최종 결과를 받기까지 평소보다 2∼3배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일 1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서울의 경우 보건소마다 하루 수백 건의 코로나19 실시간유전자분석(RT―PCR) 진단검사를 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가 위치한 서울 성북구의 경우 8월 16일 이전 하루 70∼80건이던 보건소 검체 채취가 최근 300∼350건으로 늘었다. 강남구보건소는 매일 500∼600건의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첫 확진자가 나오기 전 한 주간(발표 기준 8월 6∼12일) 전국 선별진료소 진단검사 건수는 4만8465건이었다. 하지만 그 다음 주인 8월 13∼19일에 6만8412건, 20∼26일에는 13만4442건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2주 새 2.8배로 늘어난 것이다. 검사량이 폭증하다 보니 결과 판정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보통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고 수거해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6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통상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분석기관으로 보내면 당일 혹은 다음 날 검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이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상황이다. 수도권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요즘은 평소보다 6시간에서 12시간 정도 더 걸린다”면서 “검체 채취 후 이틀이 지나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진단검사 결과 분석기관인 (재)서울의과학연구소 임환섭 대표원장은 “8월 15일을 기점으로 검사량이 그 전의 배로 늘어 인력도 늘리고 장비도 좀 더 들였다”며 “우리 기관의 경우 아직은 늦어지는 정도가 크지 않지만 직원들의 피로 누적으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시의 사정도 비슷하다. 최근 확진자가 이어지면서 8월 19일부터 31일까지 순천시보건소에서만 2만736명의 검사가 진행됐다. 23일에는 하루에 2364명의 검체를 채취했다. 황선숙 순천시 코로나19총괄팀장은 “보건소 인력만으로 대응이 어려워 진료소, 보건지소 등에 있던 의료진 30여 명을 투입했다”며 “해당 보건소 업무는 모두 중단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폭염 속에서 검체 채취를 하던 직원들이 과로와 탈진 등으로 잇달아 쓰러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여기에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한 진단검사 차질이 우려된다.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 주로 야외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운영이 불가능하다. 8호 태풍 ‘바비’가 왔을 때도 전국 대부분 지역의 선별진료소가 잠시 운영을 중단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김소민 / 순천=이형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부쩍 급증하면서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한편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방역수칙 준수에 무뎌진 이들도 나오고 있다. 과도한 공포도, 안일한 방심도 모두 방역을 위태롭게 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8일 “코로나19를 통제할 방법은 의외로 단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 간 접촉을 줄이고,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라는 것. 코로나19를 이기기 위한 상황별, 장소별 정보를 정리한다.》○ 건강관리는 어떻게…사람 없는 탁 트인 공간선 운동해도 괜찮아독감 유행전 백신 맞아야 ―오래 운동을 못해서 체력이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야외에서는 운동해도 될까. “사람이 거의 없고 탁 트인 공간이라면 얼마든지 운동해도 괜찮다. 다만 간단한 달리기나 걷기, 자전거 타기와 같이 혼자 하는 운동을 권한다. 농구나 축구처럼 여럿이 함께하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야외이고 사람이 별로 없더라도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기구를 이용하는 운동은 감염 위험이 있어 당분간 피해야 한다.” ―가을이면 독감도 유행하기 시작할 텐데 여러모로 걱정이 된다. “코로나19는 미각 및 후각 소실, 설사와 같은 특이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주요 증상은 열, 두통, 권태감 등이다. 독감과 비슷하기 때문에 구별하기 어렵다. 따라서 독감이 유행하기 전에 독감 백신을 맞아두어야 한다. 날이 추워지면 다른 호흡기 질환도 늘어나기 때문에 적기에 치료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흡연자가 더 위험하다던데…. “흡연 시 비말과 함께 다량의 미립자가 분출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여기 묻는다면 더 멀리 퍼질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흡연이 위험한 이유는 요즘 대부분이 흡연실과 같은 밀폐·밀집된 공간에서 흡연을 하기 때문이다. 흡연자는 발병 시 병세가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서 코로나19 고위험군이기도 하다.” ―요즘은 열이 나도 해열제를 먹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해열제를 먹었다가 코로나19에 걸린 사실을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다는데…. “38도가 넘는 고열로 견디기 힘들 정도라면 일단 해열제를 먹는 편이 좋다. 하지만 미열이고 견딜 수 있는 수준이라면 외출하지 않고 쉬면서 상황을 지켜보도록 한다.” ○ 재택근무가 어렵다면…공기 감염 가능성… ‘3밀’ 공간 피하는게 최선 책상 등 소독액 뿌리지 말고 닦아야―업무 특성상 여전히 많은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근무한다. 공기 감염이 불안한데…. “일반적인 경우라면 실내라 해도 공기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 전문가들도 실험실이나 의학적 치료 과정과 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공기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밀접·밀집·밀폐된 공간이라면 공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환기를 자주 하고 회의실 등 밀폐 공간에 모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공용물건이나 개인 사무기기 소독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의자, 책상처럼 자주 쓰는 물건은 깨끗한 휴지나 수건에 손 소독제를 묻혀 닦아주는 게 좋다. 분무기를 이용해 소독액을 뿌리는 건 권하지 않는다. 흡입 위험이 있고, 분사 범위가 고르지 않아 효과가 낮을 수 있다.” ○ 마스크 어떤 제품, 어떻게 써야하나덴털-비말차단용, 주름선 아래로 향해야 앞면 숨쉬기 편한 망사형 효과 검증안돼―KF 마스크는 앞뒤가 쉽게 구별이 됐는데, 덴털이나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앞뒤가 비슷해서 헷갈린다. 뒤집어 써도 효과가 같은지 궁금하다. “바이러스 차단 효과만 따지면 안팎이나 위아래를 뒤집어 쓰는 것 자체는 크게 상관이 없다. 한쪽 면만 방수처리가 돼있다 해도 안팎으로 비말을 막는 효과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마스크의 끈이 달린 방향이나 봉제선, 주름이 접힌 방향 때문에 밀착도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위아래, 앞뒷면을 잘 맞춰 쓰는 게 좋다.” ―그렇다면 정확하게 쓰는 요령은 뭔가. “위아래 구분은 쉽다. 코 굴곡에 따라 밀착을 시키도록 철사(고정심)가 들어 있는 부분이 위로 가야 한다. 어려운 건 앞뒷면 구분이다. 봉제선이나 끈이 달린 부분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름선을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주름선이 아래를 향하고 있는 쪽이 바깥으로 가도록 써야 한다.” ―광고를 보니 망사 마스크도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있다며 팔던데. “바이러스를 제대로 차단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의약외품 마스크, 즉 KF나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요즘 망사 마스크나 밸브형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많은데 바이러스가 들락거릴 위험이 있다. 나노필터 마스크라는 제품도 많이 쓰는데, 이 역시 의약외품 표시가 없다면 바이러스 차단 효과를 검증할 수 없다.” ―마스크를 이틀 정도 쓰기도 하고, 식탁이나 책상에 올려뒀다가 쓰기도 한다. 재사용 가이드라인은 없나. “방역당국은 동일인에 한해, 오염 우려가 적은 곳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한 경우에 한해 재사용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낸 적이 있다. 하지만 이왕이면 하루 정도 쓴 마스크는 버리는 게 안전하다. 잠시 벗었다 다시 쓸 경우에는 마스크 바깥쪽은 만지지 말고, 마스크를 만지기 전후에 손 소독을 하는 게 좋다. 사용한 마스크는 곧장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 회사직원이 확진받았는데…같은 사무실 근무했다고 밀접접촉자 아냐 만남 장소-횟수 등 따라 달라져―무증상인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는 사람이 많다. 보통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얼마나 지나면 증상이 나타나는가. 또 무증상 상태에서 주변에 전파시킬 수도 있나. “지금까지 연구 결과를 보면 평균 잠복기는 5.2일이다. 보통 감염되고 4일에서 7일 사이에 열이나 기침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사람마다 건강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단정 지을 순 없다. 열흘 이상 지난 뒤 증상이 나타난 경우도 많다. 방역당국이 최대 잠복기를 2주(14일)로 정한 이유다. 무증상 감염자의 전파 가능성은 이미 확인됐다. 코로나19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최근 급속한 확산세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국내 의료진 임상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증상이 나타나기 이틀 전 전파력이 활발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증상 시작 닷새 후까지 가장 왕성한 전파력을 보인다. 증상 발현 전후가 가장 위험하다고 보면 된다.” ―금요일에 남편과 식사를 한 사람이 하루 뒤 토요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알려왔다. 토요일 하루 남편과 같이 지낸 아내와 아이들은 괜찮은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남편이 다른 가족에게 전파시켰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 하루 만에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킨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코로나19의 전파력이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보다 강한 건 맞지만 단 하루 사이에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정도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바이러스는 몸속에 들어온 뒤 계속 증식활동을 하면서 양을 늘린다. 어느 정도 충분한 양이 돼야 기침이나 콧물에 섞여 외부로 배출될 수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직후에 전파력이 생기기 어려운 이유다. 다만 안심할 순 없다. 확진자 접촉 이틀 후 매우 경미한 증상이 나타난 환자도 있었다. 개인의 면역력에 따라 바이러스의 증식 속도와 증상 발현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가족의 경우 일단 밀접 접촉자인 남편의 진단검사 결과를 확인하면 된다.” ―아래층에 근무하는 직장 동료가 오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겹치는 업무가 없어 함께 일하지는 않지만 하루에 2, 3회 정도 복도에서 오가며 인사했다. 나 같은 경우는 밀접접촉자인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밀접접촉자 여부를 ‘마스크 착용 여부와 체류 기간, 노출 상황 및 시기를 고려해 결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같은 직장, 사무실에서 근무했다고 반드시 밀접접촉자가 되지는 않는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초기보다 최근 역학조사에서는 밀접접촉자 여부를 더욱 꼼꼼하게 살핀다. 어떤 한 가지 조건이 아니라 접촉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진술조사와 폐쇄회로(CC)TV까지 확인하며 만남의 장소와 횟수 시간을 비롯해 상대방과의 거리, 마스크 착용 여부와 상태까지 꼼꼼히 살핀다. 단순히 복도에서 오가며 인사했다면 상관이 없다.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는 경우는 2m 이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또는 턱스크(턱에 마스크를 걸치는 경우) 등 착용이 불량한 상태에서 대화했을 때 가능성이 높다. 같은 상황에서 식사 자리도 마찬가지다. 가까운 거리에서 장시간 함께 일하거나 자주 만나는 사이라도 확진자의 마스크 착용이 완벽하다면 밀접접촉 가능성은 높지는 않은 편이다. 하지만 문손잡이나 복사기 같은 사무용품 접촉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역학조사를 통해 밀접접촉자가 될 수 있다. 밀접접촉자가 아니면 격리나 검사 의무가 없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으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 엘리베이터에서 감염될 수 있다는데…마스크 썼어도 사람 많으면 타지 말아야 버튼 항균필름 맹신은 금물―최근 서울 구로구 아파트 집단감염 사례를 보니 엘리베이터를 통한 감염이라고 하던데. “아직 정확한 감염 원인이 확인되지 않아 속단하기는 어렵다. 처음에는 같은 라인에서만 확진자가 나와 환기구가 유력했지만 다른 라인에서 추가 감염자가 나오는 걸 보면 엘리베이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있다. 엘리베이터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나누지 않으며, 귀가하자마자 손 소독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 ―사람이 많이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에 끼어 타도 괜찮을까. “엘리베이터 안에 사람이 꽉 차지 않았고 모두 마스크를 쓴 상태라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마스크를 썼어도 서로 밀착할 상황이라면 안 타는 게 낫다. 엘리베이터 손잡이는 잡지 말고, 버튼도 가능하면 옷감이나 손등으로 누르도록 한다.” ―요즘은 엘리베이터 버튼마다 항균 필름이라는 게 붙어 있던데 효과가 있는 건가. “흔히 항균 필름이라고 붙어 있는 것들은 구리 필름이다. 구리에는 항균 효과가 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구리 표면에서도 4시간가량 생존한다. 더구나 구리 순도가 높을수록 필름이 불투명해지는데, 요즘 다중이용시설에서 사용하는 필름 대부분은 투명한 필름이다.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100%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 음식점-카페 가야 한다면…화장실 공용 비누, 손 충분히 씻으면 괜찮아앉을땐 테이블 간격 충분히 유지를 ―도시락을 싸기 어려운 직장인이라 식당을 갈 수밖에 없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서는 당분간 식당이나 카페는 안 가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테이블 간 간격이 충분히 떨어져 있고,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을 찾아가는 게 좋다. ‘혼밥’이 안전한 것은 당연하다. 다른 사람과 함께 갈 경우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되도록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두고 앉도록 한다.” ―배달이나 테이크아웃도 좀 더 안전하게 이용하는 요령이 있을까. “요즘은 배달 앱 등을 이용하면 비대면으로 수령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미리 카드 결제를 하고, 음식물을 집 앞이나 사무실 앞에 두고 가도록 하는 게 안전하다. 매장에 방문해 테이크아웃을 할 경우라면 되도록 사람이 적은 시간을 이용하고, 주문과 결제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 1m 이상 거리를 두어야 한다. 키오스크 주문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은 계산대에 손 소독제를 비치한 곳이 많으므로 계산 전후, 음식물 수령 전후에 손 소독을 하는 게 좋다.” ―식당이나 카페 화장실에서 손을 씻으려고 할 때 고체 비누만 있을 경우 좀 찝찝하던데. “여럿이 쓰던 고체 비누에 손을 대려면 아무래도 좀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비누 표면에 이물질이 묻어있지 않다면 써도 된다. 30초 이상 충분히 손을 씻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부쩍 급증하면서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독해지고 있다. 반면 한편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방역수칙 준수에 무뎌진 이들도 나오고 있다. 과도한 공포도, 안일한 방심도 모두 방역을 위태롭게 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8일 “코로나19를 통제할 방법은 의외로 단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 간 접촉을 줄이고,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라는 것. 코로나19를 이기기 위한 상황별, 장소별 정보를 정리한다.● 최고의 무기는 마스크―KF 마스크는 앞뒤가 쉽게 구별이 됐는데, 덴털이나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앞뒤가 비슷해서 헷갈린다. 뒤집어써도 효과가 같은지 궁금하다. “바이러스 차단 효과만 따지면 안팎이나 위아래를 뒤집어쓰는 것 자체는 크게 상관이 없다. 한쪽 면만 방수처리가 돼있다 해도 안팎으로 비말을 막는 효과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마스크의 끈이 달린 방향이나 봉제선, 주름이 접힌 방향 때문에 밀착도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위아래, 앞뒷면을 잘 맞춰 쓰는 게 좋다.”―그렇다면 정확하게 쓰는 요령은 뭔가.“위아래 구분은 쉽다. 코 굴곡에 따라 밀착을 시키도록 철사(고정심)가 들어 있는 부분이 위로 가야 한다. 어려운 건 앞뒷면 구분이다. 봉제선이나 끈이 달린 부분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름선을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주름선이 아래를 향하고 있는 쪽이 바깥으로 가도록 써야 한다.”―광고를 보니 망사 마스크도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있다며 팔던데. “바이러스를 제대로 차단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의약외품 마스크, 즉 KF나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요즘 망사 마스크나 밸브형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바이러스가 들락거릴 위험이 있다. 나노필터마스크라는 제품도 많이 쓰는데, 이 역시 의약외품 표시가 없다면 바이러스 차단 효과를 검증할 수 없다.”―마스크를 이틀 정도 쓰기도 하고, 식탁이나 책상에 올려뒀다가 쓰기도 한다. 재사용 가이드라인은 없나.“방역당국은 동일인에 한해 오염 우려가 적은 곳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한 경우에 한해 재사용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낸 적이 있다. 하지만 이왕이면 하루 정도 쓴 마스크는 버리는 게 안전하다. 잠시 벗었다 다시 쓸 경우에는 마스크 바깥쪽은 만지지 말고, 마스크를 만지기 전후에 손 소독을 하는 게 좋다. 사용한 마스크는 곧장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 무증상 감염이 궁금한데 ―무증상인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는 사람이 많다. 보통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얼마나 지나면 증상이 나타나는가. 또 무증상 상태에서 주변에 전파시킬 수도 있나.“지금까지 연구결과를 보면 평균 잠복기는 5.2일이다. 보통 감염되고 4일에서 7일 사이에 열이나 기침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사람마다 건강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단정 지을 순 없다. 열흘 이상 지난 뒤 증상이 나타난 경우도 많다. 방역당국이 최대 잠복기를 2주(14일)로 정한 이유다. 무증상 감염자의 전파 가능성은 이미 확인됐다. 코로나19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최근 급속한 확산세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국내 의료진 임상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증상이 나타나기 이틀 전 전파력이 활발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증상 시작 닷새 후까지 가장 왕성한 전파력을 보인다. 증상 발현 전후가 가장 위험하다고 보면 된다.”―금요일에 남편과 식사를 한 사람이 하루 뒤 토요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알려왔다. 토요일 하루 남편과 같이 지낸 아내와 아이들은 괜찮은 것인가.“결론부터 말하면 남편이 다른 가족에게 전파시켰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 하루 만에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킨 사례는 보고 된 바 없다. 코로나19의 전파력이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보다 강한 건 맞지만 단 하루 사이에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정도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바이러스는 몸속에 들어온 뒤 계속 증식활동을 하면서 양을 늘린다. 어느 정도 충분한 양이 돼야 기침이나 콧물에 섞여 외부로 배출될 수 있다. 설사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직후에 전파력이 생기기 어려운 이유다. 다만 안심할 순 없다. 확진자 접촉 이틀 후 매우 경미한 증상이 나타난 환자도 있었다. 개인의 면역력에 따라 바이러스의 증식속도와 증상 발현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가족의 경우 일단 밀접 접촉자인 남편의 진단검사 결과를 확인하면 된다.”―아래층에 근무하는 직장동료가 오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겹치는 업무가 없어 함께 일하지는 않지만 하루에 2, 3회 정도 복도에서 오가며 인사했다. 나 같은 경우는 밀접접촉자인가?“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밀접접촉자 여부를 ‘마스크 착용 여부와 체류기간, 노출상황 및 시기를 고려해 결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반드시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했다고 밀접접촉자가 되지는 않는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초기보다 최근 역학조사에서는 밀접접촉자 여부를 더욱 꼼꼼하게 살핀다. 어떤 한 가지 조건이 아니라 접촉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진술조사와 폐쇄회로(CC)TV까지 확인하며 만남의 장소와 횟수 시간을 비롯해 상대방과의 거리, 마스크 착용 여부와 상태까지 꼼꼼히 살핀다. 단순히 복도에서 오가며 인사했다면 상관이 없다.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는 경우는 2m 이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또는 턱스크(턱에 마스크를 걸치는 경우) 등 착용이 불량한 상태에서 대화했을 때 가능성이 높다. 같은 상황에서 식사자리도 마찬가지다. 가까운 거리에서 장시간 함께 일하거나 자주 만나는 사이라도 확진자의 마스크 착용이 완벽하다면 밀접접촉 가능성은 높지는 않은 편이다. 하지만 문 손잡이나 복사기 같은 사무용품 접촉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역학조사를 통해 밀접접촉자 또는 능동감시자가 될 수 있다. 능동감시자는 보통 자가 격리를 하면서 상태를 보지만 최근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으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엘리베이터 잘 쓰는 법―최근 서울 구로구 아파트 집단감염 사례를 보니 엘리베이터를 통한 감염이라고 하던데. “아직 정확한 감염 원인이 확인되지 않아 속단하기는 어렵다. 처음에는 같은 라인에서만 확진자가 나와 환기구가 유력했지만 다른 라인에서 추가 감염자가 나오는 걸 보면 엘리베이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있다. 엘리베이터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나누지 않으며, 귀가하자마자 손 소독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사람이 많이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에 끼어타도 괜찮을까.“엘리베이터 안에 사람이 꽉 차지 않았고 모두 마스크를 쓴 상태라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마스크를 썼어도 서로 밀착할 상황이라면 안 타는 게 낫다. 엘리베이터 손잡이는 잡지 말고, 버튼도 가능하면 옷감이나 손등으로 누르도록 한다.”―요즘은 엘리베이터 버튼마다 항균 필름이라는 게 붙어 있던데 효과가 있는 건가? "흔히 항균 필름이라고 붙어 있는 것들은 구리 필름이다. 구리에는 항균효과가 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구리 표면에서도 4시간가량 생존한다. 더구나 구리 순도가 높을수록 필름이 불투명해지는데, 요즘 다중이용시설에서 사용하는 필름 대부분은 투명한 필름이다.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100%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음식점과 카페에 가야한다면―도시락을 싸기 어려운 직장인이라 식당을 갈 수 밖에 없는데.“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서는 당분간 식당이나 카페는 안가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테이블 간 간격이 충분히 떨어져 있고,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을 찾아가는 게 좋다. ‘혼밥’이 안전한 것은 당연하다. 다른 사람과 함께 갈 경우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되도록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두고 앉도록 한다.”―배달이나 테이크아웃도 좀 더 안전하게 이용하는 요령이 있을까.“요즘은 배달 앱 등을 이용하면 비대면 수령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미리 카드 결제를 하고, 음식물을 집 앞이나 사무실 앞에 두고가도록 하는 게 안전하다. 매장에 방문해 테이크아웃을 할 경우라면 되도록 사람이 적은 시간을 이용하고, 주문과 결제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 1m 이상 거리를 두어야 한다. 키오스크 주문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은 계산대에 손 소독제를 비치한 곳이 많으므로 계산 전후, 음식물 수령 전후에 손 소독을 하는 게 좋다.”―식당이나 카페 화장실에서 손을 씻으려고 할 때 고체 비누만 있을 경우 좀 찝찝하던데. “여럿이 쓰던 고체 비누에 손을 대려면 아무래도 좀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비누 표면에 이물질이 묻어있지 않다면 써도 된다. 30초 이상 충분히 손을 씻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재택근무가 어렵다면 ―업무 특성 상 여전히 많은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근무한다. 공기 감염이 불안한데… “일반적인 경우라면 실내라 해도 공기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 전문가들도 실험실이나 의학적 치료과정과 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공기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밀접·밀집·밀폐된 공간이라면 공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환기를 자주하고 회의실 등 밀폐 공간에 모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공용물건이나 개인 사무기기 소독은 어떻게 해야하나 “의자, 책상처럼 자주 쓰는 물건은 깨끗한 휴지나 수건에 손 소독제를 묻혀 닦아주는 게 좋다. 분무기를 이용해 소독액을 뿌리는 건 권하지 않는다. 흡입 위험이 있고, 분사 범위가 고르지 않아 효과가 낮을 수 있다.”● 건강관리는 어떻게―오래 운동을 못해서 체력이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야외에서는 운동해도 될까. “사람이 거의 없고 탁 트인 공간이라면 얼마든지 운동해도 괜찮다. 다만 간단한 달리기나 걷기, 자전거 타기와 같이 혼자 하는 운동을 권한다. 농구나 축구처럼 여럿이 함께 하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야외이고 사람이 별로 없더라도 불특정다수가 사용하는 기구를 이용한 운동은 감염 위험이 있어 당분간 피해야 한다.”―가을이면 독감도 유행하기 시작할 텐데 여러모로 걱정이 된다. “코로나19는 미각 및 후각 소실, 설사와 같은 특이한 증상이 나오기도 하지만 주요 증상은 열, 두통, 권태감 등이다. 독감과 비슷하기 때문에 구별하기 어렵다. 따라서 독감이 유행하기 전에 독감 백신을 맞아두어야 한다. 날이 추워지면 다른 호흡기 질환도 늘어나기 때문에 적기에 치료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흡연자가 더 위험하다던데…“흡연 시 비말과 함께 다량의 미립자가 분출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여기 묻는다면 더 멀리 퍼질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흡연이 위험한 이유는 요즘 대부분이 흡연실과 같은 밀폐·밀집된 공간에서 흡연을 하기 때문이다. 흡연자는 발병 시 병세가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서 코로나19 고위험군이기도 한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00명을 넘는 등 최근 2주간 매일 세 자릿수의 감염자가 나오면서 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최근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의료계 집단휴진(파업)과 겹치면서 많은 의료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중증환자 치료 병상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27일 코로나19 위·중증환자는 전날보다 4명이 늘어나 46명이 됐다. 8월 들어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올라선 14일(14명)에 비해 3배 이상 많아진 수치다. 46명의 위·중증환자 중엔 60대 이상이 37명(80.4%)이다. 최근 확진자들 가운데 고위험군인 고령자 비중이 높아 방역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기준 사용 가능한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전체 533개 중 71개(13.3%)만 남았다. 최근 위·중증환자가 하루에 4, 5명씩 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2주 정도 뒤엔 병상이 포화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는 확진자가 매일 300명씩 나올 경우 다음 달 3일까지 최대 130명의 중증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 상태라면 병상 59개가 모자라게 되는 것이다. 방역당국이 26일 수도권 대학병원의 진료부원장과 기획조정실장 등에게 연락해 긴급 화상회의를 연 것도 중증환자 치료 병상 문제 해결이 그만큼 다급하다는 걸 보여준다. 회의가 열리기 전 일부 대학병원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전임의(펠로) 파업 때문에 중증환자 치료 병상을 추가로 운영하는 데 난색을 표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에 따르면 중증환자 병상 20개를 운영하려면 의사는 최소 16명, 간호사는 160명가량이 필요하다. 의료 인력과 의료장비를 갖춰야 하는 것 때문에 중증환자 치료 병상 3, 4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약 40개 병실 규모의 일반 병동 하나를 닫아야 한다. 방역당국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중증환자 병상을 확보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인센티브 제공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에 일부 병원이 협조 의사를 밝히면서 수도권에서 가용한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25일 19개에서 26일 30개로 늘었다. 보건당국은 이달 말까지 중증환자 치료병상 26개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김상운 sukim@donga.com·이미지 기자}

정부가 2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인구구조 변화 대응 방향’을 발표하면서 올 하반기에 경로우대제도 개편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한 것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지금의 노인연령과 이에 따른 혜택 등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노인인구 비중이 갈수록 늘면서 나라 살림도 그만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2019년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2020년 15.7%인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2040년엔 33.9%, 2050년엔 39.8%까지 늘어난다. 인구 10명 중 4명이 노인이 되는 셈이다. 2000년 고령화사회가 된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가 되기까지 프랑스는 143년, 독일은 77년, 일본은 35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훨씬 빠른 속도다. 경로우대제도는 1980년 7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철도와 지하철 요금을 50% 할인해 주는 것으로 시작해 1982년부터는 65세 이상으로 연령이 낮춰져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는 지하철은 무임승차, KTX와 새마을, 무궁화 등 기차는 주중 30% 할인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또 국공립 박물관이나 미술관, 고궁 등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출산율이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지고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현실을 감안할 때 약 40년 전 만들어진 경로우대제도를 손볼 때가 됐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지하철 무임승차에 따른 전국 도시철도 손실이 연평균 5800억 원에 이르는 등 경로우대로 인한 사회적 비용 문제가 만만치 않은 점도 정부가 제도 개편에 나서게 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의회는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로 인한 누적손실이 2040년이면 14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민자사업으로 운영되는 지하철 신분당선은 노인 무임승차 혜택을 없애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가칭 ‘경로우대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제도의 구체적인 개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선 노인복지법에 따른 노인 기준 연령을 지금의 65세에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노인 대상 각종 복지정책의 할인율이나 할인 시간 등을 축소 조정하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노인 기준 연령을 70세 안팎으로 조정하거나 지금처럼 65세로 두되 연령별로 할인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 할인율을 시간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65세 기준을 유지할 경우엔 지하철 경로우대 무임승차 할인 시간을 출퇴근 시간으로 한정하거나 할인율을 연령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방식 등이다. 범정부 인구정책 TF 팀장을 맡은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은 27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앞으로 현행 제도상의 할인율이나 적용 연령뿐만 아니라 여러 요인이 종합적으로 검토될 수 있도록 경로우대제도 개선 TF를 구성해 각계 의견 수렴 후 합리적인 개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로우대제도의 근거가 되는 노인복지법상 연령 65세는 각종 경로우대뿐 아니라 기초연금 수급 등 공적 사회보장제도의 기준이 되는 나이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로우대 연령을 뒤로 늦추는 문제는 생애주기별 복지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62세로 돼 있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도 2033년부터는 65세로 늦추기로 돼 있다. 노인 기준 연령을 상향 조정할 경우 노인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혜택이나 정부 지원금 등의 수령 시기가 늦춰지면서 ‘소득-복지 절벽’ 기간이 길어져 이런 문제까지 함께 해결하려면 정년 연장 문제도 자연스럽게 논의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이미지 image@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정부가 2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인구구조 변화 대응 방향’을 발표하면서 올 하반기에 경로우대 제도 개편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한 것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지금의 노인연령과 그에 따른 혜택 등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갈수록 늘어나는 노인 인구 비중으로 나라 살림의 부담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000년 고령화사회가 된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가 되기까지 프랑스는 143년, 독일 77년, 일본은 35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훨씬 빠른 속도다. 경로우대 제도는 1980년 7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철도와 지하철 요금을 50% 할인해 주는 것으로 시작해 1982년부터는 65세 이상으로 연령이 낮춰져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는 지하철은 무임승차, KTX와 새마을, 무궁화 등 기차는 주중 30% 할인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또 국공립 박물관이나 미술관, 고궁 등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출산율이 전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지고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현실을 감안할 때 약 40년 전 만들어진 경로우대 제도를 손볼 때가 됐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지하철 무임승차에 따른 전국 도시철도 손실이 연평균 5800억 원에 이르는 등 노인 경로우대로 인한 사회적 비용 문제가 만만치 않은 점도 정부가 제도 개편에 나서게 된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의회는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로 인한 누적손실이 2040년이면 14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민자사업으로 운영되는 지하철 신분당선은 노인 무임승차 혜택을 없애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가칭 ‘경로우대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경로우대 제도의 구체적인 개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선 노인복지법에 따른 노인 기준 연령을 지금의 65세에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노인 대상 각종 복지정책의 할인율이나 할인 시간 등을 축소 조정하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노인 기준 연령을 70세 안팎으로 조정하거나 지금처럼 65세로 두되 연령별로 할인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 할인율을 시간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65세 기준을 유지할 경우엔 지하철 경로우대 무임승차 할인 시간을 출퇴근 시간으로 한정하거나 할인율을 연령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방식 등이다. 범정부 인구정책 TF 팀장을 맡은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은 27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앞으로 현행 제도상의 할인율이나 적용 연령뿐만 아니라 여러 요인들이 종합적으로 검토될 수 있도록 경로우대제도 개선 TF를 구성해 각계 의견 수렴 후 합리적인 개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로우대 제도의 근거가 되는 노인복지법상 연령 65세는 각종 경로우대뿐 아니라 기초연금 수급 등 공적 사회보장제도의 기준이 되는 나이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로우대 연령을 뒤로 늦추는 문제는 생애주기별 복지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62세로 돼 있는 국민연급 수급 개시 연령도 2033년부터는 65세로 늦추기로 돼 있다. 노인 기준 연령을 상향 조정하게 되면 노인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혜택이나 정부 지원금 등의 수령 시가가 늦춰지면서 ‘소득복지 절벽’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이런 문제까지 함께 해결하려면 정년 연장 문제도 자연스럽게 논의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취재했던 기자가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국회가 26일 사실상 ‘셧다운(폐쇄)’됐다. 국회안전상황실에 따르면 국회 본청은 26일 저녁 긴급 폐쇄됐다. 국회사무처는 국회 직원들을 대상으로 “27일부터 질병관리본부에서 검사 대상자를 판정해 연락할 예정”이라며 “당분간 국회 출입이 제한되니 구체적 지침이 있을 때까지 자가 격리해 달라”고 공지했다. 국회사무처와 민주당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14명과 당직자 18명 등은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선별검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27일 오전 예정된 당 정책조정회의를 긴급 취소했다. 국회 본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운영위원회 등 상임위원회 전체 회의 및 예결소위는 모두 연기됐으며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도 비상대책위원회의와 최고위원회의 등을 모두 취소했다. 29일로 예정된 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도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미 월요일부터 온라인 투표가 시작돼서 미루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가 격리 중인 이낙연 의원이 8·29 전대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이 대표 등 현 지도부도 전대에 참석하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전국에서는 소규모 집단 감염이 늘면서 2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320명으로 사흘 만에 다시 300명대가 됐다. 광주 성림침례교회와 인천 주님의교회에서는 각각 28명과 26명의 교인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교회 모두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교인이 다른 교인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된 것으로 방역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서울 금천구 육가공업체에서도 19명이 확진됐다.김지현 jhk85@donga.com·이미지 / 광주=이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