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심

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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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 기자입니다. 병원, 바이오, 제약, 헬스케어, 건강 분야를 취재합니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움직여야 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입니다. 균형 잡힌 건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겠습니다.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건강100%
  • [오늘의 먹거리]찬서리 맞고 자란 햇김, 씹을수록 고소하네∼

    김은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수확한다. 지금이 딱 햇김의 맛과 향이 가장 좋은 시기라 할 수 있다. 재래김은 식감이 부드러워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즐겨 찾는다. 돌김과 곱창김은 특유의 향이 있고 표면이 거칠어 씹는 맛이 좋다. 특히 곱창김은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김은 열에 강해 구워도 비타민C가 파괴되지 않는다. 김의 비타민C는 면역력 저하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완화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김에 함유된 비타민U는 위장질환을 완화하고 불면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김은 균형 잡힌 영양소로 구성된 음식이다. 김에 들어있는 비타민A는 시력 유지와 몸의 저항력을 강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 비타민B1·B2·B6·B12도 풍부한데 신진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백질도 44%나 들어있다. 10종의 아미노산 중에 메티오닌 등 8개 필수 아미노산도 풍부하다. 인,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칼슘, 규소, 철, 망간 등 우리 몸에 필요한 미네랄도 거의 다 들어있다. 미네랄은 체내 물질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재료로 쓰인다. 김 양식은 우리나라 수산양식업 중에서 제일 역사가 길다. 조선 중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경남 하동 지방의 한 노파가 섬진강 어구에서 조개를 잡다가 김이 많이 붙은 나무토막이 내려오는 것을 발견해 먹어보니 맛이 너무 좋아 그 뒤로 대나무나 소나무로 된 지주를 세워서 양식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김 양식은 지주식과 부류식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지주식은 수심이 얕은 바다에 대나무나 소나무로 지주를 만들고 김발을 설치해 양식한다. 지주식은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해 양식하는 방법이다. 썰물로 하루에 두 번 8시간 정도 김이 물 위로 나온다. 햇빛에 노출된 김은 자연스럽게 광합성을 하면서 파래를 제거하고 병충해에 강한 건강한 김으로 자란다. 지주식으로 채취되는 김은 부유식 김보다 윤기가 덜하고 거친 편이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있고 소화도 잘된다. 부류식은 대량으로 김을 양식하는 방법이다. 바닷가에 가면 하얀 스티로폼이 줄줄이 떠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런 부류물질을 바다에 띄우고 그 아래로 그물을 걸어 김이 자라게 하는 방법이 부류식이다. 김은 24시간 내내 바닷물 속에 잠겨 자란다. 부류식은 바다가 깊어도 양식을 할 수 있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부류식 김은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7개월 동안 양식할 수 있다. 전통적인 지주식 양식으로는 매번 똑같은 김을 만들 수 없다. 자연이 주는 다른 환경 속에서 하루에 두 번 썰물로 인해 낮 4∼5시간, 밤 4시간 물 위로 노출된다. 낮에는 마른 빨래처럼 바싹 마르고 밀물이 차면 원상회복이 되고 밤에는 찬서리와 비바람 맞다가 밀물이 들어오면 잠겨서 다시 회복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김은 점점 거칠어지고 색깔도 검은색에서 갈색으로, 갈색에서 노란색으로 변해간다. 올해 첫 물김은 전남 신안군 압해읍 송공리 김양식 어장에서 생산된 조생종 품종 잇바디돌김이다. 곱창처럼 길면서 구불구불하다 해서 ‘곱창김’이라고 부른다. 일반 돌김에 비해서 맛과 향이 뛰어나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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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등어 구울 땐 창문 활짝… 매캐한 ‘요리 매연’ 폐암 부른다

    봄철 불청객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실내 공기질 관리 또한 중요해졌다. 집 안에서 가장 많은 양의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곳은 주방이다. 요즘처럼 환기가 어려울 때는 요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관리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주방에서 식재료를 튀기거나 굽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요리 매연’은 주방뿐 아니라 거실 등으로 퍼지면서 실내 공기질을 떨어뜨리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주방에서 생선이나 고기를 구우면 거실에 있는 공기청정기에 금세 빨간 불이 들어온다. 주방에서 발생한 요리 매연이 삽시간에 거실까지 퍼지고 조리 후에도 지속적으로 실내 공기를 오염시킨다. 2019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환기설비 매뉴얼 제작 마련 연구’에서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주방에서 조리로 미세먼지 농도를 약 1500μg/m³로 높이면 거실 미세먼지 농도 역시 1000μg/m³까지 치솟았다. 요리가 중지된 시점부터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기는 하나 실내 공기질 관리법의 유지 기준인 35μg/m³에 근접한 수준까지 도달하려면 무려 12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공기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요리 매연은 주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미세먼지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두통과 피로 등을 일으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비롯해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유해물질이 이에 속한다.요리 매연-폐암 인과관계 연구 이어져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망률이 높은 암은 폐암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폐암 환자수는 2019년 기준으로 10만 명이 넘는다. 일반적으로 폐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흡연이다. 환자의 85%는 현재 또는 과거 흡연자이며 나머지 비흡연자 15%는 대부분 여성이다. 비흡연 여성의 폐암 원인으로는 요리 매연이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와 미세먼지 등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역학조사에서는 요리를 자주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3.4∼8배나 높았다. 덴마크에는 초미세먼지가 5μg/m³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18% 증가하고 미세먼지가 10μg/m³ 상승하면 폐암 발생 위험이 22% 오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요리 매연과 폐암의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는 우리나라에서도 진행됐다. 대한폐암학회연구위원회가 2017년부터 2년간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비흡연 여성 페암 환자 478명과 비흡연 여성 환자 4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요리 시 눈이 자주 따갑거나 시야가 흐려질 정도로 환기가 안 되는 경우에 폐암 발생률이 각각 5.8배, 2.4배로 높았다.실내 미세먼지 해결책은 환기요리 매연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환기이다. 환경부는 요리를 시작할 때부터 창문을 여는 동시에 주방 레인지후드를 작동하고 요리가 끝난 뒤에도 최소 30분 이상 레인지후드를 켜두라고 권장한다. 요리 시 기름 입자 등이 필터를 막아 기기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공기청정기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하지만 요즘처럼 날씨가 춥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선뜻 문 열고 환기하기 쉽지 않다. 자연환기가 어려울 때는 창문을 열지 않고 실내 공기질을 관리할 수 있는 환기 시스템도 고려해볼 수 있다. 경동나비엔의 ‘나비엔 청정환기 시스템’은 하나의 시스템으로 집안 전체의 공기질을 관리한다. 요리할 때 실내공기 관리를 위해서는 고기나 생선은 바싹 굽지 않고 부치거나 튀기는 등 오염물질이 많이 발생되는 요리를 할 때는 뚜껑을 덮어야 한다. 가급적이면 조리 시간을 짧게 하고 기름이 타지 않도록 중불에서 요리하는 것이 좋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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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가락 마디 붓고 극심한 통증… 일상 무너뜨리는 ‘류머티즘관절염’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77년 유엔에서 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지정했다. 이후 세계 각계각층의 노력과 협력으로 여성의 인권과 노동권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고 예전보다 많은 여성이 사회에 진출해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질환은 여전히 여성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특히 류머티즘관절염은 5명 중 4명이 여성 환자일 정도로 여성 발병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극심한 통증과 피로, 관절 변형 등 신체기능 장애를 불러올 뿐 아니라 우울감을 동반해 사회적, 경제적 손실도 유발한다.젊은층에 빈발하는 류머티즘관절염류머티즘관절염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의 지속적인 만성 염증으로 관절 연골이 손상되거나 뼈가 침식되는 증상인 골미란이 발생하고 결국에는 관절 파괴까지 이어지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유병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긴 질환이지만 대부분 관절 파괴는 발병 1∼2년 사이에 발생한다. 특히 발병 후 2년 이내에서 약 60∼70% 골미란이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류머티즘관절염 환자는 2016년 10만 명에서 2019년 12만 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남녀 환자 비율은 1 대 4이며 여성 환자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노인에서 발병률이 높을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실제 류머티즘관절염은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35∼50세에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류머티즘관절염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단절은 실제 환자 대상으로 진행된 다양한 조사 결과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50% 이상의 류머티즘관절염 환자들이 발병 후 10년 이내에 정상적인 직장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유럽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코호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등도 환자의 45%, 중증 환자의 67%가 업무 장애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23%가 질환으로 정년보다 빨리 은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에서는 피로 증상으로 류머티즘관절염 환자의 노동 생산성이 약 35배까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 되기도 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2017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환자의 약 30%가 노동 능력 손실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류머티즘관절염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요 증상으로는 손·발의 여러 관절 마디가 붓고 아프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하게 굳은 상태가 1시간 이상 지속되는 조조 강직, 피로감 등이 있다. 치료 성과 개선된 JAK 억제제 도입에 주목 류머티즘관절염은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염증을 조절해 통증을 줄이고 손상을 예방하거나 지연시켜 관절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메토트렉세이트 등 합성 항류머티즘약제로 1차 치료를 하고 효과가 미흡할 경우 다른 합성 항류머티즘약제나 생물학적제제로 변경 또는 추가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완화되거나 사라진 상태인 ‘관해’ 달성에 어려움을 겪거나 관해에 도달했지만 통증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2020년 대한류마티스학회가 국내 류머티즘관절염 환자 2379명의 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항류머티즘약제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어 생물학적제제로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극심한 통증(통증에 대한 시각적 아날로그 척도, 10점 만점 중 7점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52.6%에 달했다. 생물학적제제와 경구 표적치료제를 사용해 첫해에 관해 혹은 낮은 질병 활성도 상태에 도달하는 환자의 비율은 56.5% 정도였다. 이에 학회는 환자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통증을 개선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이며 통증 해소를 함께 고려하는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 개선 측면에서는 경구 표적치료제인 JAK(Janus kinase) 억제제가 꾸준히 도입돼 임상 현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JAK 억제제는 경구제로 투약 편의성이 높은 데다 임상 연구 결과 기존 치료제 대비 관해 도달과 증상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보험급여가 적용된 유파다시티닙(출시명 린버크)의 경우 임상 연구를 통해 기존 항류머티즘약제뿐 아니라 생물학적제제 치료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환자에서 이들 치료 요법보다 관해는 물론이고 통증, 조조강직, 피로 등 증상을 유의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헌 건국대병원 류머티즘내과 교수는 “류머티즘관절염은 극심한 통증과 신체기능 장애를 야기해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어렵게 하고 여성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위협적인 질환”이라며 “여성의 사회 활동이 매우 중요한 현대 사회에서 류머티즘관절염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의심 증상이 있을 때 병원에 방문해 조기 진단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수는 “최근에는 주사제가 아닌 먹는 경구제이면서 생물학적제제 주사와 동등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제들이 개발돼 더욱 많은 환자들이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 없이 치료를 할 수 있어 약제 순응도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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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이성 유방암-전립선암 환자, 뼈 통증 방치해선 안돼[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허리와 골반뼈가 너무 아파 진통제 없이는 버티기 힘들다.” “척추 통증만 해결돼도 항암치료를 더 잘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얼핏 보기엔 골절이나 사고로 뼈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 같지만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이 의료진에게 호소하는 고통이다. 조기 유방암 환자에겐 근육통이 일시적인 증상일 수 있지만 전이성 유방암 환자라면 뼈 통증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극심한 뼈 통증은 암의 뼈 전이와 그로 인한 합병증일 가능성이 높다. 뼈는 암 전이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신체 기관 중 하나다. 특히 전이를 겪는 유방암과 전립선암 환자에서 약 65∼75%로 가장 높게 나타난다. 암세포가 뼈로 전이된 환자는 뼈 형성과 흡수의 균형이 깨져서 정상적인 뼈 구조가 파괴된다. 뼈 전이와 관련된 합병증이 나타날 위험도 있다. 통계에 따르면 뼈 전이가 된 유방암과 전립선암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뼈 전이 진단 1년 이내에 합병증을 겪는다. 뼈 전이 합병증은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 심한 경우 운동신경과 자율신경 마비로 이어져 항암치료에 큰 위협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전이성 유방암 환자라면 뼈 통증과 같은 시그널을 조기에 잘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뼈 전이 합병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극심한 ‘뼈 통증’이다. 특별한 충격 없이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병적 골절, 척수 압박 등도 있다. 척수 압박은 전이로 척수 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신경 마비 증상이다. 특히 뼈 통증은 수 주 또는 수개월에 걸쳐 증세가 심해지고 수면 중에도 통증이 거의 줄지 않아 환자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또 다른 주요 증상은 병적 골절이다. 갈비뼈, 척추, 골반, 엉덩이뼈 등에 주로 발생하는데 체중이 실리는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 추가적인 뼈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등 주요 해외진료 지침에서는 뼈 전이 진단을 받은 전이성 유방암, 전립선암 환자에게 뼈 전이 합병증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뼈 전이 여부는 뼈 스캔, 방사선 촬영,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알 수 있다. 전이성 암 환자에게 통증이나 골절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합병증 치료를 시작하기에 앞서 뼈 전이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합병증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호르몬 치료로 약해진 뼈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칼슘·비타민을 섭취하는 게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 뼈 전이 합병증의 발생을 막거나 지연하는 치료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 호르몬 치료 등 항암 치료도 어느 정도 진행을 막을 수는 있지만 효과적인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뼈의 파괴를 억제하는 졸레드론산, 데노수맙 등 치료가 필요하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표적치료제 데노수맙은 기존 치료제보다 합병증 관리에 더 효과적인 약제로 평가된다. 4주에 한 번 주사제로 투약한다. 임석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전이성 유방암과 전립선암은 뼈로 전이되는 확률이 높다”며 “골격계 합병증은 전이암 환자들에게 신체적, 심리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특히 전이된 위치가 척추, 골반 등 체중이 실리는 뼈인 경우 골절로 인한 합병증이 심하기 때문에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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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귀 유전질환 ‘파브리병’ 숨기지 말고 가족검사 받아야

    11만7000명 중 1명에게 발생하는 생소한 이름의 파브리병은 신부전, 심부전, 부정맥, 비대심근병증, 뇌졸중 등 치명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심각한 희귀질환이다. 실제로 투석 중인 남성 환자 1000명 중 약 3명이 파브리병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심장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불명의 좌심실비대나 초기 뇌졸중의 원인 중 하나로도 파브리병이 꼽히고 있다. 파브리병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할 수 있지만 대개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진단이 어려울 뿐 아니라 희귀 유전질환이라 숨기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파브리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환자 가족 검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파브리병은 ‘알파 갈락토시다제A’라는 효소가 부족해지면서 당지질이 축적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다른 질환들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전신에 걸쳐 발생하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 처음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3∼10세 사이로 평균적으로 진단을 받기까지 15년 정도가 걸린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일찍 증상이 발현되며 파브리 발작이라고 하는 일시적인 통증과 마비, 저림 등의 만성통증이 나타난다. 발작과 통증은 발열, 운동, 피로, 스트레스와 급격한 온도 변화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원인이 불명확한 신부전, 고혈압이 나타나는 경우도 발생한다. 파브리병으로 심장질환이 발생하는 경우 조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여러 합병증으로 일반인에 비해 기대수명이 남성은 16.5년, 여성은 4.6년 정도 짧다. 파브리병의 진단이 늦어지는 이유는 낮은 인지도와 증상적 특징도 있지만 환자가 질환을 숨기는 경우도 있다. 파브리병은 X 염색체를 통해 다음 세대에 유전되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가족에게 피해가 갈까 염려해 질환을 감추는 경우가 있다. 파브리병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진단받은 환자의 가계도를 파악하고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진단받은 환자를 중심으로 평균 5명의 추가 가족 환자가 발견된다는 보고도 있다. 해외에서는 파브리병 환자 가족의 조기 진단 필요성을 입증하는 다양한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미국 리소좀축적질환 센터 4곳에서 파브리병이 발병한 74건의 가계도를 분석해 357명의 추가 환자를 발견했으며 멕시코에서는 파브리병 진단을 받은 12명의 가계도 분석 결과 24명을 추가로 진단했다. 파브리병이 남성에게서 주로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남녀 모두에게 유전 가능성이 있다. 여성 보인자는 60∼70%에서 증상이 발현되며 남성보다는 늦게 발현되는 경향이 있다. 정욱진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파브리병은 조기 발견해 치료할수록 합병증 등이 거의 없이 좀 더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며 “조기에 치료할수록 의료비 등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는 효소를 정맥을 통해 주기적으로 주사하는 효소대체 요법과 경구용 샤프론 요법이 있다. 효소대체 요법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가 2주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 긴 시간 주사를 맞아야 한다. 주사제가 꺼려질 경우 경구용 제제를 복용하는 방법도 있다. 임상을 통해 효소대체 요법과 동등한 효과를 보였으며 병원 방문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 교수는 “유전질환은 개인의 잘못이 아닌 만큼 환자가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다만 가족에게 알려서 조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도록 돕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치료 방법이 다양해지고 치료가 빠를수록 예후가 좋은 만큼 숨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환자 본인과 가족, 다음 세대의 건강과 행복을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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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음소리 작고 젖 못 빠는 영유아, 혹시 희귀근육병?[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가 크면서 제때 앉고, 서고, 걷지 못하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조바심이 난다. 대부분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을 거치지만 간혹 또래에 비해 느리다면 단순한 발달 지연이 아닌 희귀근육병일 수 있어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은 온 몸의 근육이 점점 굳어버리는 희귀근육병이다. SMA는 사람마다 발병 연령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주로 영유아기에 발병하는 1형의 증상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유아 발병 SMA는 치료를 받지 않으면 평생 걷지 못하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생후 6개월 이전의 영유아에게 SMA를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으로 △울음소리가 작거나 머리를 혼자 가누지 못 하거나 △젖을 빨거나 삼키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누울 때 개구리 다리 자세가 되거나 △호흡 곤란 등이 있다.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났다면 혼자 앉거나 걷지 못하는 지, 관절이 딱딱하게 굳지 않았는지, 척추측만증처럼 척추에 변형이 생기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SMA는 영유아의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임에도 질환 자체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진단 받기가 어렵다. 보호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아이의 병세가 악화된 후에야 뒤늦게 진단을 받거나 목숨을 잃을 때까지 병명조차 모른 채 지나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SMA를 포함한 루게릭병, 근이영양증 등 대부분의 근육병들이 근육이 서서히 퇴화하거나 발달하지 않는 등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희귀질환 전문이 아니라면 의사들조차 병을 정확히 진단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다른 근육병으로 진단을 받았다가 한참 시간이 지난 후 SMA 진단을 받게 된 사례도 있다. 그러나 SMA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운동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한번 손상된 운동신경세포는 되돌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SMA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운동기능이 더 많이 개선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의심 증상이 있으면 근육질환 전문의 혹은 희귀질환센터 등 병원을 빠르게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 SMA는 유전성 희귀질환으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비교적 정확하게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SMA 치료제는 2016년 미국에서 개발된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나트륨)가 있다. 스핀라자는 운동신경세포의 건강과 기능을 유지하는 SMN 단백질 양을 늘려 생존율을 높이고 운동기능을 개선한다. 특히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부터 스핀라자 투여를 시작하면 약 90%가 정상 수준의 발달 지표를 달성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척수강 내에 주사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SMA 진단 이후 0일, 14일, 28일, 63일차에 총 4회를 투여하고 이후 4개월마다 유지 용량을 투여한다. 희귀·중증난치질환 산정특례제도의 적용을 받아 환자 본인부담금이 약가의 10%인 약 923만 원 수준이지만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적용하면 환자가 부담하는 실제 금액은 소득수준에 따라 연간 81만 원에서 584만 원 수준이다. 유전자 치료제인 ‘졸겐스마(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xioi)’도 있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구용으로 개발된 ‘에브리스디(리스디플람)’는 지난해 11월 식약처 승인을 받아 국내에서 두 번째로 허가된 SMA 치료제가 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척수성 근위축증 의심 증상― 생후 6개월 이전□ 울음소리가 작다.□ 머리를 혼자 가누지 못한다.□ 젖을 빨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이 있다.□ 누울 때 개구리 다리 자세가 된다.□ 호흡 곤란을 겪는다.― 생후 6개월 이후□ 혼자서 앉거나 걷지 못한다.□ 관절이 딱딱하게 굳는다.□ 척추측만증 등 척추에 변형이 생긴다.}

    • 202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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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위험 산모 특화 ‘강남차여성병원’ 문열어

    차의과학대학 강남차병원(원장 차동현)이 산과 병원을 별도 분리해 ‘강남차여성병원’을 열고 15일 진료를 시작했다. 1984년 강남차병원을 개원한지 36년 만에 산과를 분리해 특화한 것이다. 기존 강남차병원 본원은 소화기암과 여성암 분야를 강화해 중증질환 치료에 집중할 계획이다. 강남차여성병원은 서울지하철 9호선 언주역 8번 출구 100m 지점에 건물을 신축해 이전했다. 산모와 아기의 감염을 최소화 하고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진료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산과, 부인과, 소아과, 소아외과, 내과, 소아성형, 재활의학과 등으로 구성된 고위험 산모 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꾸렸다.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치료에 특화된 30명의 산과 교수진이 환자를 진료한다. 유전 진단을 강화해 태아 상태에서부터 집중 관리하는 신개념 산과 병원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하 7층∼지상 17층 건물에 88개의 병동과 26개의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Neonatal Intensive Care Unit) 8개의 고위험 산모 집중치료실(OICU·Obstetrics Intensive Care Unit), 8개의 가족분만실을 갖췄으며 산모신생아 중심의 최신 스마트 의료시스템을 마련했다. 산과, 소아과, 신생아 집중치료실, 마취과 등 24시간 전문의가 상주하며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출생 순간부터 환아 상태에 따라 즉각적인 처치를 할 수 있게 수술실과 바로 연결돼 있다. 고령 산모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임신과 출산 과정의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고위험 산모 집중치료실도 구축했다. 이곳에는 고위험 산모를 전담하는 간호사가 상주한다. 심전도 기록기, 태아심음검사기, 초음파 기기 등을 구비하고 중앙 집중 관찰 시스템을 도입해 안전하게 산모를 관리한다.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해 친환경 인테리어를 해 녹색건축 인증 받았으며 태아 상태부터 지능과 정서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태교학교를 운영해 새로운 출산 문화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차동현 강남차여성병원 원장은 “차병원은 지난 60년간 40만 명의 아기가 태어난 대한민국 출산의 1번지”라며 “심각한 저출산 시대에 강남에 산모 병원을 연 것은 그 동안 받은 사랑을 산모와 아이에게 집중적으로 재투자하고 산모 병원에 대한 새로운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들어 가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1960년 서울 초동에서 차산부인과로 개원한 차병원은 1984년 현재의 강남차병원 자리로 이전하며 강남시대를 열었다. 올해 개원 61주년을 맞이한 차병원은 강남, 일산, 분당, 구미, 대구를 비롯해 미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7개국에 68개의 의료기관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마다 1만 명의 새 생명이 탄생하고 있다. 국내 민간병원 최초로 1986년 시험관아기 출산에 성공했으며 세계 최초로 1988년 미성숙 난자의 임신과 출산에 성공했다. 1998년에는 유리화 난자동결보존법을 개발해 난자 보관시대를 열었다. 이 외에도 국내 최초로 복강경 기법을 도입했다, 아시아 최초로 난소 없는 여성의 임신 성공, 난자 내 정자 직접 주입법으로 출산에 성공하는 등 글로벌 출산 문화를 선도해 왔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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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콕시대 늘어난 혼술… “과음-폭음 못 막아 오히려 위험”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술을 집에서 마시는 ‘홈술족’과 혼자 마시는 ‘혼술족’이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2020년 주류 소비·섭취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음주 장소에 변화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 가운데 92.9%가 바뀐 장소로 ‘자신의 집’을 택했다. 술자리 상대도 과거에는 친구·선후배(90.0%), 직장 동료(72.8%)가 주를 이뤘던 반면 코로나19 이후에는 혼자(81.9%)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홈술과 혼술은 자칫 잘못된 음주 습관을 만들어 알코올 의존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술을 편안한 분위기에서 마시는 탓에 과음이 습관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1분에 6명꼴 술로 인한 사망자 발생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분에 6명꼴로 술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음주가 지속되면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간 손상이다. 간은 신체 에너지 관리와 해독 작용, 호르몬의 분해와 대사, 단백질과 지질의 합성, 면역 조절 등 신체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생화학적 대사 기능의 대부분을 담당한다. 따라서 간 질환이 발생하면 우리 몸의 기능이 광범위하게 손상될 수 있다. 알코올이 야기하는 대표적인 간 질환은 알코올성 지방간과 ‘간경화’로 알려진 간경변이다. 알코올 중독자가 많은 서양은 알코올 80g(소주 300∼400cc, 맥주 1500∼2000cc 정도)을 15년 이상 매일 마신 사람의 3분의 1에서 간경변이, 나머지 3분의 1에서는 지방간이 발견됐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이 원인이다. 술을 지속적으로 먹으면 간에서 지방 합성이 촉진되고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가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다. 정상 간의 경우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5% 이내인데 이보다 많은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지방간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지방간은 가벼운 병이지만 지방간 환자 4명 중에 1명은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심각한 간질환인 간경변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간경변이 발생하면 원상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올바른 음주 습관으로 발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젊은층서 알코올성 간질환자 늘어젊은층의 음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그로 인한 질병도 늘고 있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김동준 교수팀이 1998∼200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와 2016∼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비교한 결과 약 20년 새 알코올성 간질환은 유병률이 3.8%에서 약 2배인 7%로 증가했다. 19∼29세는 알코올성 간질환 유병률이 1.6%에서 4배인 6.4%로 늘었다. 젊은 나이에도 술을 과도하게 마셔 간질환까지 생긴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김 교수는 “술을 마시는 나이가 젊을수록 중독 위험이 크다”며 “젊은층에서 알코올성 간질환이 크게 늘어난 것을 보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젊은층이 알코올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국가 차원의 정책을 펼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2018년에 발표된 세계보건기구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은 알코올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잘 펴지 않는 국가로 분류돼 있다. 김 교수는 “담배와 달리 술에 대해서는 관대한 문화가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 적정 음주라는 말로 하루에 한두 잔은 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최근 학계에서는 적정 음주란 없고 건강을 위해서는 술을 아예 마시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세계적 의학학술지 ‘랜싯’에 발표된 논문에도 건강에 위해를 받지 않으려면 술을 아예 마시지 않아야 하고 적정 음주량이란 없으므로 전 세계적으로 술을 안 마시는 방향으로 권고 기준이 수정돼야 한다고 밝혔다.술에 취약한 노인, 다양한 사고에 노출노인은 젊은 성인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빨리 취할 뿐만 아니라 술을 깨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나이가 들수록 체내 근육량과 수분이 부족해지고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인이 술에 취하면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등 여러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박주연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노인의 경우 음주 사고가 발생하면 뇌출혈이나 골절과 같은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혼자 사는 노인들은 주변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 목숨을 위협하는 위급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여수에서 술에 취해 자택 마당에 넘어져 있던 70대 노인이 마을 주민에게 발견돼 응급 이송됐다. 6월에는 인천에서 70대 노인이 만취해 도로 위에 쓰러져 누워 있다 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홀몸노인은 술에 더욱 의존하기 쉽다. 사별이나 이혼, 자녀의 독립 등으로 홀로 사는 노인은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술로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박 원장은 “홀몸노인은 음주를 자제시킬 상대가 없어 음주량과 빈도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어느 때보다도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고립이 심화되고 있는 홀몸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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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레스테롤 낮추는 우엉… 몸에 열 많은 사람에게 좋아요!

    아삭아삭한 씹는 맛이 매력적인 뿌리채소 우엉은 1월부터 3월까지가 제철이다. 조림, 찜, 샐러드, 무침, 튀김 등에 이용하고 찌개에 첨가해 독특한 맛을 내기도 한다. 차로 우려내 마셔도 좋다. 우엉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 겨울철 감기를 예방한다. 우엉 단면에 있는 끈적한 리그닌은 장내 발암물질을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한다. 천연 인슐린이라 불리는 이눌린도 풍부해 신장 기능을 높여주고 혈당을 안정시켜 당뇨병 환자들에게 좋다. 겨울철 운동부족과 영양 과잉으로 체중이 늘었다면 우엉을 차로 우려내 마시면 좋다. 풍부한 섬유소가 배변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장운동과 신진대사를 촉진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다. 특히 유산균의 먹이인 프락토올리고당이 함유돼 있어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도와준다. 우엉의 사포닌은 혈관 속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순환을 개선한다. 돼지고기와 함께 우엉을 요리하면 돼지고기의 산성을 중화하고 고기의 누린내도 잡아준다. 하지만 우엉은 찬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몸이 찬 사람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임신 중에는 분만을 촉진하는 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우엉은 지름이 2cm 정도가 적당하며 속이 꽉 차고 일자로 곧게 뻗은 게 좋다. 굵은 것은 심이 있어 질길 수 있다. 세웠을 때 똑바로 서지 않는 것은 가운데에 바람이 들어 구멍이 난 것이니 고를 때 참고한다. 껍질에 흠이 있고 중간 중간 갈라진 것도 피한다. 우엉 껍질에는 당뇨병이나 지방 축적을 예방하는 클로로겐산이 뿌리의 2배나 들어 있다. 세척해 나오는 우엉은 이 클로로겐산도 함께 씻겨나가기 때문에 흙이 묻어 있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흙은 세척솔로 살살 문질러 씻기만 해도 충분하다. 소금으로 문지르면 우엉 특유의 떫은맛을 잡을 수 있다. 떫은맛을 제거하기 위해 식초에 담그기도 하는데 이때 우엉을 담가둔 물이 갈색이 되는 것은 클로로겐산이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떫은맛을 제거하지 않고 흐르는 물에만 씻어 먹는 게 좋다. 보통 어슷하게 썰거나 연필을 깎듯 썰지만 껍질째 가로로 둥글고 큼직하게 자르면 영양소를 훨씬 많이 섭취할 수 있다. 얇게 어슷썰기 한 우엉을 데치면 클로로겐산이 겨우 8%밖에 남지 않는다. 우엉 속 칼슘이나 마그네슘도 어슷하게 썰거나 채 썰면 대부분 소실된다. 우엉의 항산화 성분을 제대로 섭취하는 방법은 껍질이나 끝부분, 뿌리 끝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우엉은 조리할 만큼만 잘라서 쓰고 수일 내에 쓸 거라면 바로 조리할 수 있는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실온에서 오래 보관하면 껍질이 쉽게 마를 수 있어 신문지에 싼 후 비닐봉지에 담아서 냉장 보관한다. 우엉의 두꺼운 윗부분은 조림이나 튀김 등 가열하는 요리에 좋고 가는 아랫부분은 식감이 연하기 때문에 샐러드나 무침에 적합하다. 조림을 하기 위해서는 잘 헹군 우엉을 끓는 물에 5분 정도 데치면 양념이 더 잘 밴다. 데친 우엉을 찬물에 헹군 뒤 간장과 설탕, 물을 넣어 냄비에 졸이면 맛있는 우엉조림을 먹을 수 있다. 기호에 따라 올리고당 등을 넣는다. 이렇게 만든 우엉은 반찬으로도 먹을 수 있고 김밥 속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자른 우엉을 마른 팬에 볶아 말린 뒤 차로 즐겨도 좋다. 특히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우엉은 찬 성분이기 때문에 몸이 찬 사람들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말린 연근과 함께 우려 차로 마시면 된다. 요리 시 우엉 껍질을 벗겼다면 버리지 말고 모아뒀다가 차로 만들어보자. 일반 차와 똑같이 끓이기만 해도 클로로겐산을 듬뿍 섭취할 수 있다. 손질한 우엉에 전분 가루와 찹쌀가루를 섞어 우엉에 묻혀준 뒤 기름에 넣고 튀기는 우엉 튀김도 별미다. 우엉 샐러드는 채 썬 우엉을 살짝 데쳐 당근 등 각종 채소와 함께 소스에 버무리면 된다. 마요네즈와 레몬즙, 설탕 등을 섞어 만든 소스와 함께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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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니터 눈높이에 맞추고 허리는 꼿꼿하게… 재택근무 중 건강 이상無

    해는 바뀌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재택근무는 이어지고 있다. 집에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오랜 시간 일을 하면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길어지는 재택근무에 건강이 무너지고 있지는 않은 지 돌아볼 때다. 다리 꼬는 습관 척추 변형 불러책상과 의자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곳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 작업을 하면 목과 어깨에 통증이 온다. 뒷목을 받쳐줄 수 있는 지지대가 없는 의자는 목의 피로감을 높인다. 책상이나 모니터가 낮으면 자세는 자연스럽게 구부정해진다. 모니터를 보기 위해 목을 앞으로 쭉 뺀 동작을 오래하면 목 뒤 근육은 물론이고 목에서 어깨로 내려오는 부위가 심하게 결리고 근육이 뭉쳐 뻐근해진다. 모니터 높이는 눈과 수평이 되도록 맞추는 것이 좋다. 노트북은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거치대나 두꺼운 책을 활용해 시선을 높여준다. 어깨와 목 주변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다. 귀가 어깨에 닿는 느낌으로 머리를 손으로 가볍게 누르는 동작을 좌우 번갈아 반복한다. 엄지손가락으로 턱을 밀어 올리는 동작이나 깍지 낀 손으로 뒷머리를 앞쪽으로 눌러주는 것도 목의 피로를 푸는 데 효과적이다.장시간 부동자세도 피해야습관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으면 골반이나 척추 건강을 차례로 꼬이게 만든다. 의자에 앉는 것만으로도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은 서 있을 때보다 50%가량 증가한다. 여기에 다리까지 꼬면 서 있을 때보다 4배 더 많은 하중이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 만약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로 꼬아 앉으면 왼쪽 골반에 체중이 더 실리고 오른쪽 골반 근육들은 평소보다 더 당겨진다. 이런 자세가 반복되면 골반에 변형이 생기고 척추가 휘거나 허리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정기호 강북힘찬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바로 앉는 것이 불편한 사람일수록 척추는 위험한 상태”라며 “평소 운동이 부족하다면 불편하게 앉아서 허리를 비트는 동작을 주의하고 장시간 부동자세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닥에 앉아 일을 하는 것도 상체의 무게를 그대로 허리가 받기 때문에 좋지 않다. 허리를 곧게 세워 앉아도 시간이 지나면 긴장감이 떨어져 골반이 뒤로 빠지고 허리가 구부정해진다. 양반다리로 앉으면 왼발이 오른발 안쪽으로 들어갈 경우 골반의 왼쪽 부분이 틀어져 전체 골반과 고관절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무릎 관절에도 과도한 자극이 전해진다. 보통 무릎이 130도 이상 구부러지면서 무릎 주변 인대와 근육의 긴장을 유발하고 무릎 앞쪽에 압력이 높아진다. 가급적 무릎이 구부러지는 자세를 피하고 불가피한 경우 벽에 등을 기대거나 방석으로 엉덩이를 높여 무릎을 쭉 펴고 앉으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자기 전 물수건 찜질, 눈 피로 풀어야특히 요즘 같은 겨울에는 건조한 실내와 장시간 컴퓨터 작업으로 눈의 피로가 심해질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단순히 눈물이 적어지는 불편한 상황뿐만 아니라 눈에 염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부족한 눈물을 보완해주기 위해서는 인공누액을 넣거나 분비량을 촉진하는 안약도 도움이 된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눈물이 마르지 않도록 적당한 실내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주고 충분한 수분섭취도 중요하다. 잠자기 전 따뜻한 물수건으로 찜질해주는 것도 눈의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다. 내 몸에 맞는 식사법으로 체중관리재택근무를 하면 매 끼니 챙기는 것이 번거로워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는 사람도 있다. 간헐적 단식은 일정시간 아무것도 먹지 않고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다. 일정하게 하루 한 끼만 섭취하는 것부터 하루는 정상 식단을 유지하고 다음날은 하루 한 끼만 섭취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할 수 있다. 핵심은 ‘먹지 말아야 할 시간’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채규희 365mc 노원점 대표원장은 “간헐적 단식은 매 끼니를 자극적인 배달음식으로 해결하는 것보다 낫지만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한 끼 식사에 고탄수화물로 폭식을 하거나 고지방식을 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간헐적 단식은 근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라면 전문가와 상담 후 식이요법을 해야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 간헐적 채식을 실천하는 세미 비건도 있다. 일주일에 이틀 정도 야채와 통곡물 위주로 가볍게 먹어 준다. 채 원장은 “세미 비건은 체중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며 “하지만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떡, 면, 흰쌀, 밀가루 등 정제 탄수화물이나 튀긴 음식을 가까이 하면 채식을 하더라도 살이 찐다”고 말했다.꾸준히 운동하는 습관도 중요아이들도 대부분 가정보육, 온라인 학습으로 바뀌었다. 재택근무와 육아, 집안 살림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급격한 체중 증가와 피로누적, 체력 저하도 고민이다. 오보람 함소아한의원 용인동백점 원장은 “외출도 못한 채 거의 1년 동안 세끼 식사와 간식을 챙기며 재택근무, 아이 돌봄과 집안일로 번 아웃된 부모들을 최근 자주 볼 수 있다”며 “몸이 붓고 정서적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데 스스로를 관리하고 돌볼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기자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숙면을 도우며 기력을 북돋아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되는 약재다. 구기자로 차를 만들어 마시면 체중 감량과 피로 해소, 스트레스 개선에 도움이 된다. 가족을 챙기느라 시간이 없어도 스스로를 위해 운동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매일 5분에서 10분 정도 굳어 있는 몸을 풀어주도록 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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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척추 굳는 류머티즘 질환… 말초관절염-장질환 동반하기도[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생겨 점점 척추 마디가 굳어지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젊은 남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허리디스크는 움직일수록 통증이 심해지는 반면에 강직성 척추염은 활동을 시작하면서 뻣뻣한 증상이 완화된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 뼈 사이 인대들이 뻣뻣해지고 뼈마디가 막대기처럼 하나로 굳을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환자의 약 30%는 척추 관절의 심각한 강직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관절 구조의 손상으로 움직임에도 제한을 받는다. 척추 관절 외에도 손·발가락 염증, 말초관절염, 부착부위염과 같은 근골격계 증상이나 건선, 포도막염, 염증성장질환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3명 중 1명은 말초관절염이나 부착부위염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는 강직성 척추염의 질병 활성도 억제를 목표로 한다. 질병 활성도는 피로, 통증, 강직 등 증상에 대한 6가지 질문에 점수를 매겨 계산한다. 관절이 뻣뻣한 느낌(강직)을 어느 정도로 느끼는지 △얼마나 지속되는지 △척추 외에 목, 등, 골반 등의 통증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확인해 질환의 활성화 정도를 파악한다. 강직성 척추염은 류머티즘 질환으로 류머티즘 내과에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진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자 스스로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약물 치료도 시작할 수 있다. 대게 소염진통제, 항류마티스제제 등이 사용되며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제는 류머티즘 관절염과 달리 강직성 척추염에서는 효과가 미미하거나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구 약물로 증상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주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TNF-α 저해제, 인터루킨-17A 억제제 등 생물학적 제제는 척추 염증과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최근 인터루킨-17A 억제제의 등장으로 강직성 척추염에서 척추 변형 억제와 부분적 관해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인터루킨-17A는 염증 반응에 주요하게 관여하는 단백질로 뼈의 형성과 항상성 유지를 방해해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염증 반응과 뼈 재구성에 영향을 미친다. 이은영 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 치료는 염증을 완화하고 인대를 따라 진행되는 석회화를 방지해야 한다”며 “새로운 치료제가 강직성 척추염의 궁극적인 치료 목표에 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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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 워치 혈압 맹신은 금물… 측정 자세에 따라 오차 범위 커”

    고혈압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혈압 측정이다. 정확하게 측정된 가정 혈압은 진료실 혈압보다 예후를 더 잘 예측할 수 있다. 최근 스마트폰과 스마트 워치 같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혈압 측정 기기들이 주목받고 있다. 작년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는 세계 최초로 혈압 측정 의료기기의 요건을 갖추기도 했다. 과거 스마트폰을 이용해 혈압을 측정할 때는 측정 방법에 따라 변동 폭이 큰 것이 문제점이었다. 이후 유비쿼터스 모델이 적용되고 훨씬 개선된 데이터를 보여줬다. 특히 아이폰의 손가락 진동 감지 장치를 이용할 경우 오차 범위가 수축기 혈압 ―4.0mmHg, 이완기 혈압 ―9.4mmHg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기존에 의료기기로 허가된 손가락 혈압 측정계의 오차 범위와 AAMI 허가 기준인 5±8mmHg를 만족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 혈압을 측정하는 방법은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광센서의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주변에 근적외선 광원이 있을 경우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 또 측정 시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면 오차 범위가 커진다. 스마트 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은 표준 방법을 준수해야 정확한 혈압 측정값을 얻을 수 있다. 아직까지 수축기 혈압이 160mmHg 이상이거나 80mmHg 이하로 아주 높거나 낮은 환자에서는 충분한 자료가 없어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스마트 워치로 혈압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기존 측정계(일반 혈압계)로 얻은 혈압값을 혈압 측정 애플리케이션(앱)에 주기적으로 입력해 보정해야 한다. 혈압 보정은 최소 2분 간격으로 3회 측정한 값이어야 하며 사용자가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는 손목을 바꾸면 보정 과정을 다시 반복해야 한다. 보정에서 주요 문제는 두 팔 사이의 혈압 차이이다. 여러 역학 연구에서 양 팔 사이의 수축기, 이완기 혈압은 각각 3.3, 2.0mmHg 정도의 차이가 난다. 혈압이 높을수록 양팔 사이의 차이는 더 커진다. 따라서 반대쪽 팔에서 측정한 혈압 값을 기준으로 보정할 경우 내부 보정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최소 3mmHg의 오차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대한고혈압학회는 먼저 스마트 워치에서 센서 기반 혈압 신호를 획득한 후 동일한 팔에서 일반 혈압계를 이용해 혈압을 측정해 보정할 것을 권고한다. 일반 혈압계를 이용해 혈압을 측정할 때는 커프에 의해 위팔 혈관이 눌렸다 풀리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이 손목의 혈압 파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워치에서 신호를 먼저 획득하고 일반 혈압계의 혈압으로 보정한다. 이런 과정을 1∼2분 간격으로 3회 반복해 정확도를 높인다. 의료기기로 인증 받은 혈압계도 혈압이 아주 높거나 낮은 환자에게서는 정확도가 검증되지 않아 사용이 추천되지 않는다. 대동맥 판막 폐쇄 부전증, 박동수 변동성이 큰 심방 세동, 혈류가 약한 말초혈관질환, 당뇨병, 심근병증, 말기 신부전, 손떨림, 혈액 응고 장애 등을 가진 환자는 모바일 기기 혈압 측정을 추천하지 않는다. 대한고혈압학회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혈압 측정은 고혈압 환자의 모니터링보다는 일반인에서 혈압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고혈압을 조기 진단하는 데 1차적인 효용성이 있다”고 말한다. 모바일 기기 사용이 익숙한 20, 30대는 고혈압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만성질환을 조기에 관리할 수 있다. 고혈압 환자에서도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정기적 혈압 측정은 혈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자칫 부정확하게 측정한 혈압을 기반으로 약제를 자가 조절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스마트 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법대한고혈압학회 제공▲ 1단계: 적절한 측정 자세와 보정―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편안하게 앉아 5분 정도 안정한다. 이때 팔과 손목이 너무 건조하거나 로션 등으로 젖지 않게 한다. ― 측정 30분 전 커피, 과격한 신체 활동, 흡연을 삼간다. ― 측정 전에 미리 소변을 본다.― 측정 중에는 주변 사람과 대화를 삼간다. ―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다리를 접지 않고 편안하게 앉는다. 측정 시에는 편안하게 숨을 쉬고 숨을 참거나 급하게 쉬지 않는다.― 보정을 위해 스마트 워치를 착용한 동측 위팔에 일반 혈압계를 착용한다. ▲ 2단계: 보정― 스마트 워치를 너무 조이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손목과 밀착되게 착용한다. ― 스마트 워치의 혈압 측정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어 작동 신호를 받는다.― 위팔에서 일반 혈압계를 이용해 혈압을 측정한다. ― 측정값을 혈압 측정 앱에 입력한다. 이런 과정을 3∼5회 반복해 보정한다. ▲ 3단계: 측정 1단계의 바른 자세를 지키며 혈압을 측정한다. ▲ 4단계: 주기적 재보정 주기적으로 재보정해 정확도를 유지한다.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는 팔을 바꾸거나 다른 사람이 착용할 경우 반드시 재보정해야 한다.}

    • 20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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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박-등산-챌린지… “코로나 블루 탈출” 2030의 슬기로운 일상찾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 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우울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무력하게 있지만은 않는다.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무너진 일상을 다시금 세우고 가꿔가고 있다.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코로나 상황을 안전하면서도 기발한 방법으로 유쾌하게 보내는 밀레니얼 세대를 취재했다. 》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이다. 정보기술(IT)에 능하고 개성이 강하다. 이들도 다른 세대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집순이, 집돌이를 자처했던 세대지만 자발적으로 집에 있는 것과 외부 상황으로 어쩔 수 없이 집에 갇히는 건 다르다.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고 국내 여행에서 숙소를 잡는 것도 조심스러워지자 밀레니얼 세대는 차를 끌고 언택트 여행에 나섰다. 예쁜 소품을 차에 싣고 사람이 없고 한적한 곳을 찾아가 ‘차박’을 즐겼다. 번거로운 캠핑 장비 없이도 간단한 매트와 담요만 있으면 원하는 곳으로 움직일 수 있고 어디서든 멈출 수도 있다. 효율과 자유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매력적인 여행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혼산(혼자서 하는 등산)은 혼자 또는 친한 친구와 소규모로 하는 등산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헬스장, 필라테스 시설 등 실내운동이 어렵게 되자 밀레니얼들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기면서도 다른 사람과 거리 두기를 할 수 있는 등산을 시작했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일상을 바로 세우는 데 한몫 한 것은 작고 귀여운 챌린지들이다. 요리, 독서 등 다양한 주제의 챌린지가 등장했으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했다. ‘챌린저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지루한 일상에 의욕을 불어넣기도 했다. 스스로가 단단해지기 위해 홈트레이닝과 명상을 즐기고 인증과 공유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일상이 무너지지 않도록 ‘일상력 챌린저’를 만들어갔다.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에 무관심한 세대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같은 생각을 가진 또래들과 느슨하게 연대하면서 필요한 상황에 적극 목소리를 낸다. 외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영향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위해서 그들은 자신을 단단히 다져 나간다. 의료진에게 ‘덕분에 챌린지’를 펼치는 등 적극적으로 선한 오지랖도 부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챌린지를 열어 이슈에 대한 관심을 상기시키고 기부를 독려한다.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맵’과 같이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를 제공한 것도 그들이다. 코로나19로 경제위기와 취업난 등 힘든 나날이 반복되자 같은 고민과 상황에 처한 이들끼리 뭉치고 랜선으로 공연, 전시를 즐기는 등 그들만의 세계관이 담긴 콘텐츠로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기도 한다. 온라인상에서 난민 사진전을 하고 있는 전해리 작가는 “오프라인 전시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다소 부족하지만 플랫폼을 이용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홍승우 대학내일 미디어센터장은 “모바일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전시나 공연이 전적으로 잘 맞아떨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돌파구로 진행된 온라인 공연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줌과 같은 플랫폼은 코로나 이후에도 젊은층의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참고 자료: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2021, 밀레니얼은 어떻게 배우고 일하며 성장하는가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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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먹거리]겨울에 가장 맛있는 ‘딸기’… 비타민C-폴리페놀 등 항산화 물질 풍부

    과거 딸기의 제철은 봄이었지만 최근 우수한 국산 품종의 개발과 농가보급 확대로 겨울철 가장 맛있는 과일로 각광받고 있다. 노지에서 시설로 재배 방식이 바뀐 딸기는 겨울부터 봄까지 쉽게 맛볼 수 있는 겨울철 대표 과일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수경재배가 늘고 품종도 다양해져 5월까지도 맛있는 딸기가 생산된다. 더욱이 국산 딸기 품종 보급률은 94.5%로 시판 중인 딸기 대부분은 우리 품종이다. 딸기에 함유된 안토시아닌, 비타민C, 페놀화합물 등 항산화 물질은 스트레스나 지나친 신체 활동, 환경오염, 흡연 등으로 몸에 쌓인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딸기의 비타민C는 100g당 67mg으로 다른 과실류나 채소에 비해 많다. 이는 오렌지의 1.5배, 레몬의 2배, 사과의 10배가 넘는 양이다. 비타민C는 감기에 걸렸을 때 회복을 돕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 하지만 물에 오래 담가두면 수용성인 비타민C가 빠져나가므로 주의해야 한다. 딸기의 붉은색을 띠게 하는 안토시아닌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항암 효과와 시력 회복 효과가 있다. 라이코펜은 면역력을 높이고 노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자일리톨 성분이 있어 입안을 상쾌하게 하고 잇몸을 튼튼하게 해서 치주염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딸기에 있는 엘라직산(Ellagic acid)이라는 폴리페놀은 다른 과실류보다 함량이 10배 이상 높다. 딸기는 씨와 함께 먹을 수 있는데 엘라직산은 딸기 씨(1g당 1∼2mg 이상)에 특히 많이 들어 있다. 항산화와 항염 효과가 있어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막고 봄철 피부관리에 도움이 된다. 딸기는 품종에 따라 설향, 미소향, 고슬, 금실, 두리향, 메리퀸, 알타킹, 하이베리 등이 있다. 이 품종들은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다. 충남 논산은 풍부한 일조량과 비옥한 토양을 지닌 딸기 특산지다. 논산에서 재배되는 설향은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딸기 가운데서도 품질이 좋아 여러 나라로 수출되고 있다. 설향, 매향, 금실 등 국산 딸기는 당도가 높고 장시간 보관할 수 있어 수출용으로 인기다. 딸기가 겨울 제철 과일이라는 인식이 생겨난 계기는 2005년 논산에서 설향이 개발되면서부터다. 메리퀸은 일반 딸기보다 당도가 높고 신맛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과육도 단단하다. 알타킹은 과실이 크면서 당도가 높고 향이 뛰어나다. 특히 당도가 18브릭스에 이르는 것도 있다. 이는 샤인머스캣의 당도와 맞먹을 정도이다. 킹스베리는 한 알의 무게가 60∼70g이나 된다. 크기는 달걀 정도. 과즙이 풍부하고 은은한 복숭아향이 난다. 금실은 설향과 매향을 교배해 만든 품종으로 단맛이 강하다. 아리향은 알이 크고 단단하다. 큰 것은 4∼5개만 먹어도 성인에게 필요한 하루 비타민C 권장량이 충족된다. 두리향은 과실이 큰(대과성) 품종으로 과즙이 풍부하고 저장성이 높으며 신맛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딸기를 고를 때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한다. 모양이 예쁘고 과실(열매)에 광택에 있는 것, 과육의 붉은 빛깔이 꼭지 부위까지 퍼져 있는 게 잘 익은 딸기다. 꼭지가 마르지 않고 진한 푸른색을 띠는지도 확인한다. 너무 크면 속의 밀도가 낮고 당도도 낮을 수 있다. 딸기의 단점은 쉽게 무를 수 있다는 것. 보관 기간도 일주일가량이다. 그때그때 사서 바로 먹는 게 좋다. 딸기를 씻을 때는 꼭지를 뗀 후 흐르는 물에 약 20∼30초간 빠르게 몇 번 헹궈내면 된다. 이렇게 하면 표면이 뭉그러지지 않고 맛과 향도 잘 보존된다. 이때 소금물에 씻으면 딸기 맛이 더 달게 느껴지고 살균효과도 얻을 수 있다. 저장할 때에는 꼭지를 떼지 말고 랩을 씌워 냉장고에 넣는다. 이때 서로 떨어뜨려 놓는다. 간혹 딸기에 설탕을 뿌려서 먹는 경우도 있는데 비타민B가 파괴되므로 그냥 먹는 게 좋다. 대한영양사협회에 따르면 딸기의 1회 적정 섭취량은 5∼10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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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자기 떨어진 시력, 뇌종양일 수도…[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시력에 이상을 느끼고 안과를 찾은 이모 씨(46·여)는 뜬금없이 ‘뇌하수체종양’ 진단을 받았다. 내분비 이상으로 1년이나 내과와 산부인과를 다녔지만 처음 알게 된 질환이다. 눈에 이상 증세를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뇌질환을 발견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신경안과는 일반인에게 조금 생소하지만 뇌와 시신경을 관찰하는 안과 분야이다. 김응수 김안과병원 전문의는 “시야장애로 병원에 온 환자가 머리속 종양을 발견하는 사례가 한 달에 1, 2건가량 된다”며 “복시도 뇌종양이나 뇌졸중 때문에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갑작스러운 시력저하나 복시(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그림자가 생겨 이중으로 보이는 것), 시각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뇌에 문제가 없는지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특히 정면은 잘 보이는데 양옆만 가린 것처럼 사물이 보인다면 뇌종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시신경이 교차하는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기면 크기가 커지면서 신경을 눌러 시야가 양쪽 끝에서부터 서서히 좁아지는 시야 감소 증상을 보인다. 시야 감소는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은데 그대로 두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다. 뇌종양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치매나 정신질환으로 오인받아 정신과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시력 저하가 주요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안과 치료를 받으며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이 밖에 배뇨장애, 구토,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복시는 뇌종양뿐 아니라 뇌졸중도 의심해 봐야 한다. 눈에서부터 시각 중추인 뇌의 후두엽까지 가는 경로에 뇌졸중이 발생하면 눈과 관련한 증상이 나타난다. 위치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데 한쪽 절반의 시야가 보이지 않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흔하지는 않지만 뇌수막종도 시야장애나 시력저하를 일으킨다. 시신경척수염은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을 보일 수 있고 안구통도 뇌질환이나 편두통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뇌질환인 줄 알았는데 안질환인 경우도 있다. 두통과 구토 증상을 호소하던 박모 씨(65)는 응급실에서 뇌 사진을 찍었지만 아무 이상이 없었다. 검사 결과 높은 안압이 통증의 원인이었다. 안압이 높은 경우 응급 레이저수술을 할 수 있다. 시기를 놓치면 영구적인 시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뇌종양은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조기진단만이 최선이다. 김 전문의는 “갑작스럽게 시력 저하, 복시, 시각장애 증상이 나타났는데 백내장, 녹내장, 망막질환 등 시력과 시각에 이상을 보일 만한 다른 원인이 없다면 뇌질환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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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플루-코로나19… 삶을 뒤바꾼 바이러스 공포, 벗어날 길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년 넘게 전 세계인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과거에도 전염병은 인류에게 가장 큰 공포의 대상이었다. 전염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과 바이러스는 인류가 세상에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존재하면서 생존을 위해 변화해왔다.미생물의 생존 전략, 번식 모든 생물체는 어떤 식으로든 세상에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번식이다. 숙주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절대 기생체’ 바이러스는 △어떻게 숙주로 옮겨갈 것인가 △숙주의 몸속에서 어떻게 세포를 뚫고 들어갈 것인가 △어떻게 숙주를 이용해서 자신을 대규모로 복제할 것인가 △어떻게 숙주를 탈출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숙주가 병에 걸린다고 반드시 뭔가를 얻는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의 관심사는 오직 번식을 위한 복제와 전파뿐이다. 감염은 그저 몸속에 어떤 미생물이 들어와 평화롭게 자리를 잡고 사는 상태일 수 있다. 그렇다면 병을 일으켜 숙주가 죽는 것 보다 공생을 하는 것이 오히려 바이러스가 생존 하는데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새로운 숙주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물론 바이러스가 숙주의 세포를 이용해 자신을 복제하고 빠져나올 때 세포가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심각한 손상을 입지 않는 경우도 많다. 숙주의 몸속에서 조용하고 점잖게 살면서 아무런 증상도 일으키지 않고 적절한 수준으로 자기복제를 하고 나면 다른 숙주로 옮겨 간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와 숙주가 오래도록 상호관계를 맺고 진화하는 과정 속에서 서로 적응한다면 바이러스는 독성이 줄고 숙주는 내성이 증가해서 일종의 휴전 상태로 지낼 수 있다. 모든 생태학적 평형 상태가 그렇듯 이런 관계도 일시적이고 잠정적이며 불확실하다. 종 간 전파가 일어나 바이러스가 새로운 숙주를 다른 종으로 찾는 순간 휴전은 깨진다. 박쥐에서 공생하며 살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겨 왔듯이 말이다. 내성은 전달되지 않고 평형 상태는 무너진다. 전혀 새로운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친숙하지 않은 숙주의 몸속에 자리 잡은 바이러스는 무해한 여행객일수도, 성가신 골칫거리일 수 있다. 혹은 목숨을 앗아가는 재앙일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상황에 달려 있다. 메르스-에볼라 바이러스 등 진화하는 전염병 전염병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했다. 메르스, 에볼라 바이러스, 조류인플루엔자, 사스같이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나기도 하고 처음에는 치명적이었던 전염병이 세월이 지날수록 덜 치명적인 형태로 변화하기도 한다. 이것은 전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가 끊임없이 주변 환경과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진화 과정을 거쳐 자신의 형태와 성질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 선택’이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 환경과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면역과 내성을 가지게 된다.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숙주가 오래 생존하는 것이 종족 번식에 유리하므로 이왕이면 숙주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일으키지 않고 공존하는 방법을 찾기도 한다. 질병 양상이 변하는 이유다. 1918년 처음 발생해 2년 동아 2000만∼2억 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이 2009년에 신종플루라는 이름으로 다시 찾아왔을 때 전 세계는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신종플루는 스페인독감만큼 사람에게 치명적이지 않았다. 곧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잠잠해졌는데 이는 타미플루, 릴렌자 같은 약이 개발돼 치료가 가능해졌고 이미 경험한 스페인독감으로 인류가 면역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서 숙주인 사람이 죽는 것이 바이러스 입장에선 생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과거보다 사람에게 덜 치명적인 형질로 진화했을 것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세균과 바이러스는 인체에 덜 치명적인 형태로 특성을 바꿔 생존을 쉽게 하는 식으로 진화하기도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약제에 대해 내성을 가지는 것으로 진화하기도 한다. 이들이 진화하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오직 지구상에 살아남기 위해서다.백신-치료제 개발 등 예방법 다양 간염 바이러스, HPV(인유두종바이러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우리 일상에 흔히 존재하는 바이러스들이다. 계절에 따라 나타났다 줄어드는 인플루엔자나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는 누구라도 감염될 수 있다. 세균이 증식하고 바이러스가 묻어 있기 좋은 물건들은 우리 주변에 아주 많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의 미생물학자 찰스 거바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사무실 책상에서 검출된 세균은 화장실 보다 약 400배 많았다. 키보드 자판 틈에서 황색포도상균 등 식중독을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발견되기도 했다. 칫솔에는 수십억 마리의 세균이 살고 있다. 슬리퍼는 무좀균을 비롯한 세균과 곰팡이, 바이러스의 서식지다. 다행히 인류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했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고 있다. 오늘날에는 외출했다가 돌아온 뒤 손을 잘 씻는 것만으로도 많은 전염병 발생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마스크와 일회용 주사기를 사용하고 음식은 조리해서 먹고 모기 서식지를 없애는 등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건강을 유지해 면역 기능을 강화하면 전염병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도 상식이 됐다. 바이러스는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인류를 괴롭히겠지만 사람도 전염병을 해결하기 위해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다. 참고 자료: 세상을 바꾼 전염병,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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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먹거리]한겨울에 향과 맛 가장 좋아… 비타민-엽산-루테인 등 영양 풍부

    한겨울 추위에 먹는 시금치만큼 달고 맛있는 채소도 없다. 다른 채소와 달리 시금치는 한겨울이 제철이다. 혹한의 추위를 이기고 자라는 만큼 맛과 향도 한겨울에 가장 달콤해진다. 저렴한 가격의 두툼한 시금치 한 단이면 다양한 요리 방법으로 달고 맛있는 시금치를 맘껏 먹을 수 있다. 흐르는 물에 살살 흔들어 씻은 다음 뿌리 부분만 제거해 살짝 데쳐 소금으로 간을 하고 고소한 참기름을 두르면 평소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좋아할 수 있다. 된장국에 뚝뚝 잘라 넣고 끓이면 향기롭고 맛난 시금치 된장국을 먹을 수 있다. 시금치는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 탄수화물, 섬유질 등 영양성분은 풍부하다. 비타민A, C, K와 엽산, 마그네슘, 철, 칼륨 등 다채로운 영양소가 들어 있다. 황반변성을 예방해 준다는 루테인 성분도 풍부하다. 포만감을 느끼는 호르몬의 분비를 도와 체중 조절에 효과적이다. 시금치에서 유래한 식물 화학 성분은 산화 스트레스와 DNA 손상을 줄이고 대사와 면역에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시금치 등 푸른잎채소는 항염증 효과가 있다. 따라서 노화로 인한 두뇌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의 한 연구진은 950명의 노인을 5년여에 걸쳐 추적 관찰한 결과 시금치 등 푸른잎채소를 매일 섭취한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인지 능력이 10년 이상 젊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시금치 중에서 신안의 강하고 청정한 해풍을 맞으며 자란 섬초는 단맛이 강하고 영양성분이 풍부하다. 신안 비금도 노지에서 자란다. 수확한 뒤 며칠이 지나도 잘 시들지 않아 겨울철 채소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추위와 바닷바람을 견디기 위해 땅에 붙어 자라며 옆으로 퍼진 모양으로 가운데는 노랗고 줄기가 적색을 띤다. 잎이 넓고 두꺼운 것이 특징이다. 게르마늄 성분이 가득한 땅에서 자라는 섬초는 마그네슘, 칼슘, 철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시금치 낙지빵 만들기재료 시금치 100g, 핫케이크 가루 2컵, 낙지 1/3마리, 달걀 2개, 김 1/2장, 팥소 4큰술, 땅콩 2큰술, 식용유 적당량, 물 200g만드는 법[1] 시금치는 데친 다음 물 2분의 1 컵을 넣어서 곱게 간다.[2] 핫케이크 가루에 시금치물, 달걀, 물 2분의 1 컵을 넣어서 잘 섞는다.[3] 낙지는 깨끗하게 씻어서 잘게 다진 뒤 팬에 볶아 식힌다.[4] 베이킹 틀에 기름을 바른 다음 반죽을 넣고 팥소와 낙지를 넣어 굽는다.[5] 베이킹 틀에 기름을 바른 다음 반죽을 넣고 팥소와 땅콩을 넣은 뒤 김을 얹는다.}

    •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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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깥 활동 적은 겨울… 축농증-백내장-흉터제거 등 치료 적기

    강남의 한 성형외과 의원이 10∼60대 이상 남녀 2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성형수술과 계절의 상관관계 인식 조사’ 결과 81.3%가 성형할 시기를 선택하는 것에 계절이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사계절 중에서도 겨울이 성형하기 가장 좋은 계절 1위로 꼽혔다. 겨울을 선택한 이유로는 ‘상처가 잘 아물 것 같아서’가 46.77%로 1위에 올랐으며 다음으로 △‘겨울방학, 입학 및 개강 전, 설 연휴를 활용할 수 있어서’(37.9%) △‘모자, 목도리 등으로 얼굴을 가릴 수 있어서’(12.9%)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비단 성형이 아니고도 겨울은 시간이 없어서 미뤄 놨던 성가신 질환들을 치료하기에 좋은 계절이다.이비인후과 기온이 내려가면 호흡기 질환자는 늘어난다. 겨울은 이비인후과가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하다. 겨울에 하면 좋을 이비인후과 치료로는 축농증(부비동염), 비염 수술, 비중격 만곡증 교정술, 외상으로 휜 코 교정 등이 있다. 특히 축농증은 겨울이면 실내가 건조하고 실내외 큰 온도차 때문에 재발률이 높아진다. 코는 안쪽의 빈 공간인 비강과 비강에 연결된 작은 동굴 모양의 부비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축농증은 이 부비동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분비물이 비강으로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고 고여서 농으로 변한다. 축농증에 걸리면 노란 콧물이 나고 코가 막힌다.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 기침도 발생한다. 원인은 다양하다. 코 안 중앙에 위치한 비중격 연골이 한쪽으로 휘는 비중격 만곡증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한쪽이 좁아져 막힌 부비동 입구로 농이 배출되지 못하고 얼굴 뼈 안에 고이는 것이다. 이때는 부비동 입구를 넓혀서 분비물을 빼내고 공기의 흐름을 정상적으로 만드는 내시경 부비동염 수술을 받아야 한다. 안태환 프레쉬 이비인후과 원장은 “실제로 겨울방학을 이용해 수술을 하려는 축농증, 비염 환자가 많다”며 “그중에서도 회복기간이 필요한 휜 코 교정술이나 비중격 만곡증 교정술 을 할 때는 미용적인 측면만 고려해 무리하게 수술하는 것은 삼가고 기능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축농증 증상이 있을 때는 하루 2번, 증상이 없을 때도 하루 1번은 꾸준히 코 세척을 하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감기에 걸리면 잘 관리되던 축농증도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급격한 온도 변화에 주의하고 실내 습도는 40∼60%로 유지해 코 속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한다. 안과 수술이나 시술 후 충분한 휴식기간이 필요하고 자외선 등의 노출을 피해야 하는 안과 질환은 바깥 활동이 적은 겨울이 적기다. 시력을 교정해주는 라식, 라섹은 설 연휴에 맞춰 수술하려는 환자들이 많다. 회복 과정 중에는 눈에 물이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백내장 수술도 땀이 적게 나는 겨울철에 하면 좋다. 백내장은 눈 속의 투명한 수정체가 딱딱하게 굳고 혼탁해진 상태를 말한다. 시력 저하, 눈부심, 사물이 여러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현상, 색상 왜곡, 근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뒤 투명한 인공 수정체를 삽입해 증상을 개선하는 레이저 수술을 한다. 수술에 쓰이는 인공수정체는 단초점과 다초점으로 구분되는데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한 가지 초점만 선택해 개선할 수 있다. 활동량이 많지 않고 근거리 작업이 적은 70대 이상 백내장 환자에게 적당하지만 수술 후 독서 등 근거리를 볼 때는 안경이나 돋보기를 사용해야 한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원거리와 근거리 초점을 모두 맞출 수 있고 노안까지 교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번 삽입된 인공수정체는 특별한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없는 한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 권형구 카이안과 원장은 “시력교정술은 스마일 라섹 등 치료 시간이 짧고 회복도 빠른 치료법들이 있어 특별히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단지 눈물길 폐쇄증, 안구건조증 등 찬바람이 불면 증상이 더 심해지는 질환은 겨울에 내원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피부과 피부에 남아 있는 흉터를 치료하기에도 겨울이 좋다. 임이석테마피부과의원의 임이석 원장은 “외상으로 생긴 상처나 여드름, 수두 등으로 패인 자국, 화상 흉터는 치료하고 난 뒤 물이 닿거나 자극을 주면 덧날 수 있다”며 “햇볕을 쐬면 색소 침착도 생길 수 있어 겨울에 치료를 시작하면 좋다”고 말했다. 흉터 치료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유형에 따라 치료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레이저 치료는 시술에 걸리는 시간과 회복 기간이 짧지만 개인의 증상 범위와 정도에 따라 여러 번 시술을 받아야 할 수 있다. 흉터 치료는 프락셀제나 시크릿 등 레이저 장비를 통해 강한 에너지를 진피 깊이 전달해 피부 재생을 유도하거나 피부 재생 주사 등의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수술 뒤 꿰맨 흉터나 찢어진 흉터는 보툴리눔 톡신을 같이 사용해 피부 조직을 붙게 하거나 피부가 벌어지는 것을 완화하는 보조적인 치료제로 이용할 수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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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오래 앉아 있었나요?… 다리 붓고, 심하면 호흡곤란까지

    오랜 시간 고정된 자세로 앉아있으면 다리가 부어오르고 신발이 꽉 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다리가 붓는 것은 혈액순환의 문제다. 심장에서 동맥을 통해 다리로 전달된 혈액은 다시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우리 몸은 중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오래 서 있으면 다리 쪽으로 혈액이 모이고 수분이 쌓이게 된다. 부은 다리는 대개 자고 일어나면 이전으로 돌아온다. 누운 자세에서는 다리에서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중력의 영향을 적게 받아 흐름이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계속 다리가 부어있거나 통증까지 동반된다면 정맥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대표적인 정맥질환으로는 하지정맥류가 있는데 비슷한 증상을 갖고 있지만 원인과 치료법이 완전히 다른 심부정맥 혈전증도 있다. 두 질환 모두 다리가 붓고 통증이 느껴진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증상의 원인은 물론이고 치료법이 전혀 달라 주의가 필요하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혈관이 막혀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다리 깊숙한 곳에 있는 정맥인 ‘심부(深部)정맥’에 핏덩어리인 혈전이 생겨 혈관이 막히면 혈액이 다리에서 심장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정체되면서 증상을 유발한다. 혈전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거나 외상이나 수술로 혈관이 손상을 입었을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움직이지 않으면 심부정맥 혈전증의 위험이 높아진다. 장시간 비행기의 좁은 좌석에 앉아 있어야 하는 장거리 비행 승객에게 발생하는 질환이라 해서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한다. 심부정맥 혈전증이 생기면 갑자기 다리가 심하게 붓고 탱탱해지거나 걸을 때 통증을 느낀다. 심한 경우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발생한다. 다리의 피부가 붉은색이나 파란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피부에 열감이 느껴지거나 발을 위쪽으로 젖혔을 때 장딴지 근육에 통증이 느껴진다. 이런 증상들은 대개 한쪽 부위에만 발생한다. 주로 종아리와 허벅지에 발생하지만 골반이나 팔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심부정맥 혈전증은 일반인에서 1000명 중 1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령화, 식습관의 변화, 수술이나 암 환자의 증가로 환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심부정맥에 혈전이 생기면 즉시 치료를 해야 한다. 특히 호흡곤란과 가슴통증이 나타나면 생명을 위협하는 폐색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부정맥 혈관벽에 붙어있던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 혈관을 타고 흘러 심장과 폐동맥을 지나게 되는데 폐동맥을 지나던 혈전이 순식간에 폐동맥을 막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는 혈전을 제거하고 다시 혈전이 생기지 않게 예방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모든 혈전의 크기와 위치에 상관없이 바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가능한 경우 더 이상 혈액이 굳지 않도록 와파린이나 헤파린과 같은 항응고제를 사용한다. 시술법으로는 혈관으로 혈전 용해제를 넣어 서서히 혈전을 녹이거나 혈관을 따라 카테터라는 가느다란 관을 삽입해 혈전을 직접 빨아들이는 방법을 사용한다. 국내에서 심부정맥 혈전증 치료용으로 허가돼 사용되는 카테터는 혈관 안에서 생리식염수를 고속으로 분사하면서 생기는 압력 차이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혈전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판막 손상이 적고 혈전 용해제 사용량과 투여 시간을 줄여 빠른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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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추위로 동상 걸렸을 땐 따뜻한 물에 담그세요”

    폭설이 내린 6일 밤부터 북극발 최강 한파로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뚝 떨어지는 등 한동안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극강의 추위가 잠시 풀렸지만 겨울에는 저체온증, 동상, 동창과 같은 한랭(寒冷)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신체가 갑작스러운 추위에 덜 적응된 상태에서 한파에 노출되면 한랭질환에 걸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질병관리청에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110명, 이 중 2명이 사망했다. 한파는 온도가 낮은 한랭기단이 위도가 낮은 곳으로 몰려 내려와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겨울에 시베리아의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이 남동쪽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동해 해상에 저기압이 발달하면 한반도에는 북서 계절풍이 강하게 분다. 이때 한파가 발생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추운 날씨가 되는 것이다. 겨울철 한파 안전 상식 익혀둬야 한파는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 TV, 라디오, 인터넷 등을 통해 한파와 관련한 기상 상황을 수시로 체크하고 저체온증 등 한랭 질환의 증상과 가까운 병원 연락처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어떻게 조치해야 하는지도 알아둔다. 한파 예보에 맞춰 추위에 필요한 용품이나 준비사항을 확인하고 주변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한다. 겨울철 한파 안전 상식도 익혀두는 게 좋다. 겨울철 무리한 신체활동은 몸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장시간 야외 활동은 자제하고 충분한 영양 섭취와 수분 공급을 유지하며 따뜻한 옷과 담요, 음료 등으로 체온을 지켜야 한다. 한파에는 호흡기나 순환기 질환의 발병률이 높다. 이런 질환은 심각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한파 쉼터 등 주기적으로 따뜻한 곳을 찾아 휴식을 취해야 한다. 선천성 질환이나 만성질환(내분비계, 심뇌혈관, 신경계, 감염병, 피부질환 등)이 있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동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고 예방 수칙을 숙지한다. 충분한 영양공급… 속 든든해야 추위에 더 잘 견뎌 한파 발생 시 야외활동은 되도록 자제하고 실내에 머무르는 게 최선이다. 불가피하게 실외 활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동상과 같은 한랭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동상은 낮은 기온에 몸이 노출됐을 때 조직액이 얼면서 세포 내 얼음 결정이 생겨 세포가 직접 손상되거나 조직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해 조직으로 혈류가 차단되면서 발생한다. 동창은 추운 날씨에 노출된 부위의 혈관이 수축하고 피부에 염증이 생기면서 일어난다. 노출된 부위가 붓고 붉어질 뿐 아니라 심하면 물집이 생긴다. 염증은 생겼지만 아직 세포 내 얼음 결정은 생기지 않은 상태로 동상보다는 가벼운 증상이다. 동상을 예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찬 공기에 노출되는 부위를 보온하는 것이다. 귀마개, 장갑, 털신 등으로 동상이 걸리기 쉬운 신체 부위를 보호한다. 손가락, 발가락, 귓불 등 신체 말단 부위는 노출이 심하고 혈류량이 적다. 축축해진 양말이나 장갑, 내의는 즉시 갈아입어야 한다. 같은 온도에서도 습도가 높으면 열전도율이 높아져 동상이 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속을 든든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신체 조직으로 혈액과 열량이 충분히 공급되면 같은 추위에 노출돼도 더 잘 견딜 수 있다. 불가피하게 실외에서 계속 머물러야 한다면 몸을 움직이는 게 좋다. 체온이 떨어지는 걸 막고 체내 조직으로 혈액과 열량을 공급해 동상 발생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다만 땀이 나서 옷이 젖으면 오히려 해로우므로 유의해야 한다.흡연 시 혈관 수축… 혈액순환 방해해 동상 유발 술을 마시거나 흡연하는 건 금물이다. 술을 마시면 잠시 열이 오르는 것 같아 따뜻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금세 피부혈관이 확장하면서 체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취하면 추위를 판단하기도 어렵다. 흡연은 혈관 수축을 일으키고 혈액 순환을 방해해 동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동상에 걸렸을 때 회복을 늦출 수 있다. 이런 노력에도 동상이 발생했다면 우선 해당 부위를 따뜻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40∼42도의 따뜻한 물에 동상 부위를 담그는 게 좋다. 그러나 빨리 데우기 위해 너무 뜨거운 물에 담그면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난방기의 복사열을 직접 쬐어 손발을 녹이는 행위는 삼가는 게 좋다. 건조한 열은 조직 내부로 쉽게 전달이 안 되기도 하고 복사열은 온도가 아주 높아 화상을 입기 쉽다. 일단 따뜻하게 가온하고 건조한 뒤 보온을 잘한 상태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다만 동상이 발생한 후 병원까지 가는 데에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일시적으로 따뜻하게 녹이기보다는 그대로 둔 채 의사를 찾는 게 낫다. 동상 입은 부위의 조직 내 동결과 해동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피부가 괴사할 확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정재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산행 중 동상에 걸리면 일시적으로 따뜻하게 녹여도 다시 얼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녹았다 얼기를 반복하면 통증도 심하고 조직이 더욱 손상되기 때문에 차라리 동상 입은 상태 그대로 병원에 가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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