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1일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을 각각 임명했다. 노 전 실장은 이날 직접 브리핑에 나서 “유 신임 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목표로 대통령비서실을 지휘할 최고의 적임자”라며 “신 수석은 권력기관 개혁을 안정적으로 완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 실장은 “코로나와 민생경제가 매우 엄중한 때”라며 “빠른 시간 내에 현안들을 잘 정비하고 속도감 있게 실행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출신인 유 실장은 LG CNS 부사장과 포스코ICT 사장 등을 거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과기정통부 장관을 지냈다. 신현수 신임 민정수석은 노무현 정부 대통령사정비서관을 지낸 뒤 문 대통령 취임 후 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의 첫 검사 출신 민정수석이다. 신 수석은 “어려운 시기에 소임을 맡게 됐다”며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노 전 실장, 김종호 전 민정수석과 함께 사의를 표명한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에 대해선 사표를 반려했다. 문 대통령은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코로나19 방역 등 현안이 많아 정책실장을 교체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지난해 12월 31일 임명된 신현수 신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통령비서실장, 법무부 장관, 민정수석 등으로 수차례 하마평에 오를 정도로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무산 파문 등으로 검찰개혁이 임기말 최대 과제로 떠오른 만큼 여권에서는 “신 수석이 ‘왕수석’급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 수석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2월부터 1년 6개월을 사정비서관으로 있으면서 당시 시민사회수석·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15년 만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책임자로 복귀해 문 대통령을 보좌하게 된 것이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권력기관 개혁을 완성하고 국민 민심을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달할 적임자”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등 새해 이뤄지는 개혁 후속조치를 안정적으로 완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 출신으로 여의도고와 서울대 법대를 거쳐 사법시험(26회)에 합격한 신 수석은 부산지검·서울지검·부산고검에 이어 대검찰청 마약과장 등을 지냈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한보그룹 수사를 맡아 김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 씨를 구속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신 수석은 노무현 정부 사정비서관을 지낸 뒤 검사를 그만둬 노 정부에 대한 의리를 지킨 사람이라는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신 수석은 노 실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참여하는 ‘재수회’의 주요 멤버이기도 하다. 재수회는 2012년 대선 이후 ‘문재인을 재수시켜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모임’이란 뜻으로 결성된 문 대통령의 측근 그룹이다. 신 수석은 2017년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았고 문 대통령 취임 직후 국가정보원 조직·인사를 총괄하는 국정원 기조실장에 기용됐지만 1년여 만에 가정사 등의 문제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후 신 수석은 민정수석 제안도 수차례 고사했지만 끈질긴 설득에 결국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서는 신 수석 임명에 대해 “적임자가 이제야 제자리를 찾은 것 같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는 신 수석이 친정인 검찰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합리적인 방향으로 검찰개혁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기대가 담긴 평가다. 신 수석과 윤 총장도 각각 서울대 법대 78학번과 79학번으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한 법조계 인사는 “윤 총장도 신 수석에 대해 합리적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모두 판사 출신인 만큼 검찰 출신인 신 수석에게 ‘합리적 조율자’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장관석 기자}

“무엇보다 바깥에 있는 여러 정서와 의견을 부지런히 듣고 대통령에게 부지런히 전달하겠다.” 유영민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해 12월 31일 임명 직후 일성으로 소통을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국면 등에서 불거진 불통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을 어려워했던 노영민 전 비서실장과 달리 유 실장은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유 실장 임명 뒤 주변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일했던) 유 실장에게 내가 붙인 별명이 ‘밤의 총리’다. 국무위원 간 모임을 자주 주선했다”며 “친화력이나 일을 해결해 가는 능력이 굉장히 시원시원한 분”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무위원도 “(오전에 열리는) 국무회의가 끝나면 유 장관이 ‘점심 약속 있느냐’며 자주 ‘번개’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노 전 실장도 이런 유 실장의 친화력을 언급하며 “난 노(NO)영민인데 유 장관은 유(有)영민”이라는 농담을 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가 바깥의 목소리를 너무 모른다”는 지적을 감지하고 있던 문 대통령도 자신의 임기 말을 함께할 비서실장으로 기업인 출신이면서 관리형, 실무형인 유 실장을 선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19 극복은 물론 한국판 뉴딜 등에서 내년 무조건 성과를 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인선”이라고 평가했다. 유 실장은 이날 임명 직후 인사말에서 “코로나와 민생경제가 매우 엄중한 때에 부족한 제가 비서실장이라는 중임을 잘 감당할 수 있을지 참 두렵다”고 운을 뗐다. 이어 “빠른 시간 내에 현안들을 잘 정리하고 속도감 있게 실행력을 높이고, 통합과 조정을 통해 생산성 있는, 효율 있는 청와대 비서실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올 하반기부터 대선 경쟁 구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성과를 내기 위한 속도전을 강조한 것이다. 직접 브리핑에 나서 후임인 유 실장을 소개한 노 전 실장은 2007년 3월 노무현 정부 비서실장 취임 당시 문 대통령의 메시지였던 “임기 후반부를 하산에 비유한다.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끝없이 위를 향해 오르다가 임기 마지막 날 마침내 멈춰 선 정상이 우리가 가야 할 코스”라는 발언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유 실장은 경제 행정 정무 등 여러 분야에서 소통의 리더십을 갖춘 덕장”이라며 “코로나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추진, 4차 산업혁명 선도 등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비서실을 지휘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했다. 부산 동래고와 부산대 수학과를 졸업한 유 실장은 LG전자 평사원에서 임원까지 오른 기업인 출신이다. LG CNS 부사장을 거쳐 포스코ICT 총괄사장, 포스코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을 지냈다. 유 실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가 LG전자에서 근무할 당시 해당 부서 임원을 지내는 등 노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경제정책 자문단으로 활동했던 유 실장이 정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것은 2016년 총선에서부터다. 당시 야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은 유 실장을 11번째 영입인재로 소개하며 “경제혁신의 전도사”라고 추켜세웠다. 유 실장은 당시 총선에서 낙선한 뒤 2017년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디지털소통위원장을 지냈다. 문 대통령 취임 후엔 초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고, 올 4월 부산에서 21대 총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여권 일각에선 유 실장의 임명을 두고 다양한 정치적 해석도 나온다. 노 전 실장 교체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하마평에 올랐던 상황에서 부산 출신이지만 정치적 색채가 옅은 유 실장이 발탁됐기 때문. 친문 소장파와 중진, 이른바 ‘부산파 라인’에서 각각 후임 비서실장을 추천한 가운데 결국 부산파 라인이 우세를 점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임기 말일수록 더 신중해야 하는 만큼 굳이 측근 기용의 리스크를 질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진중하면서도 소통이 탁월한 유 실장을 기용하면서 최근의 위기를 안정적으로 잘 추스를 수 있는 인사를 기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효목 기자}

신현수 신임 대통령민정수석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통령비서실장, 법무부 장관, 민정수석 등으로 수차례 하마평에 오를 정도로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과정에서 확산된 검찰 저항을 수습하며 수사권 조정 등을 마무리 짓는 검찰개혁이 임기말 최대 과제로 떠오른 만큼 일각에선 신 수석이 비서실장급 영향력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 수석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2월부터 1년 반을 청와대 사정비서관으로 있으면서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민정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15년 만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책임자로 복귀해 문 대통령을 보좌하게 된 것이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풍부한 법조계 경험을 바탕으로 균형감과 온화한 인품, 개혁 마인드 추진력을 겸비해 권력기관 개혁 완수와 국민 민심을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달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서울 출생으로 여의도고와 서울대 법대를 거쳐 사법시험 26회에 합격한 신 수석은 부산지검·서울지검·부산고검에 이어 대검찰청 마약과장 등을 지냈다. 여권 관계자는 “신 전 실장은 노무현 정부 사정비서관을 지낸 뒤 검찰을 그만 뒀다”며 “노 정부에 대한 의리를 지킨 사람이라는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신 수석은 또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았고 문 대통령 취임 직후 국가정보원 조직·인사를 총괄하는 국정원 기조실장에 기용됐지만 1년여 만에 가정사 등의 문제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신 수석은 민정수석 제안도 수차례 고사했지만 끈질긴 설득에 결국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서는 신현수 신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임명에 대해 “적임자가 이제야 제 자리를 찾은 것 같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는 신 수석이 검찰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합리적인 방향의 ‘검찰 개혁’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인물로 검찰은 기대하는 분위기다. 신 수석과 윤 총장도 각각 서울대 법대 77학번과 79학번으로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법조계 인사는 “윤 총장도 신 수석에 대해 합리적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법무부 장차관이 모두 판사 출신인 만큼 신 수석에게 ‘합리적 조율자’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

“무엇보다 바깥에 있는 여러 정서와 의견을 부지런히 듣고 대통령에게 부지런히 전달하겠다.” 유영민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은 31일 임명 직후 일성으로 소통을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불거진 불통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여권에선 정치인 색채가 강한 정무형 인사들의 비서실장 기용을 예상했지만 문 대통령은 자신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기업인 출신인 유 실장을 선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19 극복은 물론 한국판뉴딜 등에서 내년 무조건 성과를 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인선”이라고 평가했다. 유 실장은 이날 임명 직후 인사말에서 “코로나와 민생경제가 매우 엄중한 때에 부족한 제가 비서실장이라는 중임을 잘 감당할 수 있을지 참 두렵다”고 운을 뗐다. 이어 “빠른 시간 내에 현안들을 잘 정리하고 속도감 있게 실행력을 높이고, 통합과 조정을 통해 생산성 있는, 효율 있는 청와대 비서실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올 하반기부터 대선 경쟁 구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 성과를 내기 위한 속도전을 강조한 것이다. 직접 브리핑에 나서 후임인 유 실장을 직접 소개한 노영민 전 비서실장은 2007년 3월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취임 당시 문 대통령의 메시지였던 “임기 후반부를 하산에 비유한다.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끝없이 위를 향해 오르다가 임기 마지막 날 마침내 멈추선 정상이 우리가 가야할 코스”라는 의 발언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유 실장은 경제 행정 정무 등 여러 분야에서 소통의 리더십을 갖춘 덕장”이라며 “코로나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추진, 4차산업혁명 선도 등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 비서실을 지휘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했다. 부산 동래고와 부산대 수학과를 졸업한 유 실장은 LG전자 평사원에서 임원까지 오른 기업인 출신이다. LG CNS 부사장을 거쳐 포스코ICT 총괄사장, 포스코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을 지냈고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에게 영입돼 부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유 실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가 LG전자에서 근무할 당시 해당 부서 임원을 지내는 등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 문재인 정부에선 초대 과학기솔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고, 올 4월 부산에서 21대 총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영인 출신이라 합리적이고 추진력 있게 일하는 리더십이 좋다”며 “장관을 지낼 때도 부처 장악력이 좋아 대통령이 직접 비서실장으로 선택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유 실장의 임명을 두고 다양한 정치적 해석도 나온다. 노 전 실장 교체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그동안 친문 진영의 핵심들이 대거 하마평에 올랐던 상황에서 부산 출신이지만 정치적 색채가 적은 유 실장이 발탁됐기 때문. 일각에선 친문 소장파와 중진, 부산라인에서 각각 후임 비서실장을 추천한 가운데 결국 부산라인이 우세를 점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임기 말일수록 더 신중해야 하는 만큼 굳이 측근 기용의 리스크를 질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또 부산 출신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퇴임 후 양산까지 같이 갈 사람으로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로 판사 출신인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지명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는 판사 출신인 3선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지명됐다. 박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찰개혁 완수가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국민 목소리를 경청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박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지낸 친문(문재인) 인사다. 초대 공수처장으로 지명된 김 후보자는 판사 출신으로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공수처장 후보자로 추천받았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28일 김 후보자와 함께 검사 출신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한 가운데 문 대통령이 비(非)검찰 출신인 김 후보자를 낙점한 것. 청와대 관계자는 김 후보자 지명 배경에 대해 “권력형 비리의 성역 없는 수사를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의 양대 축이 될 법무부 장관과 공수처장 후보자를 같은 날 지명하면서 내년 초부터 곧바로 검찰 고위급 인사와 수사·기소권 분리 등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인사가 만사라 했는데 재앙의 연속”이라며 “친문 청와대 사수처장과 친문 핵심 법무부 장관, 이것이 그렇게 외쳐대는 ‘검찰개혁 시즌2’인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민주당 정책위의장이자 3선 의원인 한정애 의원을 지명하고, 국가보훈처장에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을 내정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30일 지명 발표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엄중한 상황에서 후보자로 지명돼 어깨가 참 무겁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으로 3선의 친문(친문재인) 의원을 발탁한 것은 그간 국민적 피로감이 컸던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을 해소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과정에서 반발할 가능성이 있는 검찰을 제압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박 후보자가 대통령민정2비서관, 법무비서관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등을 지낸 검찰·법무 개혁 완수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만호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박 후보자는 법원, 정부, 국회 등에서 활동하며 쌓은 식견과 법률적 전문성, 강한 의지력과 개혁 마인드를 바탕으로 검찰·법무 개혁을 완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충북 영동 출신의 박 후보자는 연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4년부터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전지법 판사로 일하던 2002년 법복을 벗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이 후보 단일화 압박 등으로 힘겨운 상황이었는데, 현직 판사가 직을 버리고 캠프로 합류해 고마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 당선 뒤에는 민정2비서관을 지내며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문 대통령이 2016년 총선 지원 유세에서 박 후보자에게 “아주 든든한 저의 동지로 우리 당내 최고의 법률통”이라고 치켜세운 이유다. ‘추-윤 갈등’으로 검찰 반발이 확산된 가운데 박 후보자의 최우선 과제는 검찰 조직 안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 후보자는 이날 “문 대통령께서 ‘법무부와 검찰은 안정적인 협조 관계가 돼야 하고, 그걸 통해 검찰개혁을 이루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이 저에게 주신 지침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의 밀어붙이기식 검찰 압박 대신 혼란을 최소화하며 법무·검찰의 조직 안정에 좀 더 방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박 후보자가 내년 1월 중순경 인사청문 과정을 통과하면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두고 윤 총장과 다시 충돌할 수 있다.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검찰의 수사권-기소권 분리 및 검찰총장의 검사 지휘감독권 회수 등 ‘검찰개혁 시즌2’ 역시 박 후보자에게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박 후보자는 과거에는 윤 총장을 높게 평가했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이후 윤 총장과 여러 차례 충돌했다. 올해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장에서는 윤 총장을 향해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며 몰아세웠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반발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선택적 정의, 편 가르기로 재단해온 인사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무법부’ 장관을 다시 임명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쪼개놓고 국론을 분열시킨 조국, 추미애로도 모자라는가”라고 혹평했다. 검찰에서는 박 후보자 지명을 기점으로 역대 최악의 수준을 맞은 법무-검찰 관계가 회복되고 ‘합리적인 검찰개혁’이 추진되기를 바라는 기류가 강하다. 한 검사는 “조 전 장관 가족 수사,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를 지나면서 검찰도 지칠 대로 지쳐 있다”면서 “아직 검사들 사이에 박 후보자에 대한 강한 반대 정서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박 후보자가 지난해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충돌 사건에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황인 만큼 법조계에서는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재판 중인 만큼 검찰이 공소를 유지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다. △충북 영동(57) △대입검정고시 △연세대 법학과 △사법시험 33회 △사법연수원 23기 △서울·전주·대전지법 판사 △대통령비서실 민정2비서관 △대통령비서실 법무비서관 △19, 20, 21대 국회의원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장관석 기자}

김종호 대통령민정수석(사진)이 30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올해 8월 임명된 지 4개월 만에 청와대를 떠날 가능성이 커졌다. ‘경질성 교체는 없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소 인사 스타일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김 수석 사의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분이 아는 바대로”라며 “검찰개혁 과정에서 있었던 일련의 혼란에 대해서 주무 수석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재가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가 절차적 정당성 문제로 법원에서 뒤집힌 과정에 김 수석의 책임이 있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이 김 수석 사표를 수리할 경우 품행 논란으로 국가안보실 2차장에 임명된 지 12일 만에 사퇴한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이후 최단기간에 교체된 수석급 이상 참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김 수석에 대한 교체 필요성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주도의 징계 과정에서 감사원 출신인 김 수석의 판단과 보고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 최근 민정수석실은 법원의 윤 총장 징계 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항고에 대해 보고했지만 문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5일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에 비(非)검찰, 비(非)법조인 출신을 잇달아 중용해온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초대 민정수석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교수, 다주택 논란으로 낙마한 김조원 전 수석과 김 수석은 감사원 출신이다. 특히 경남 밀양 출신으로 부산 중앙고를 나온 김 수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당시 1년 4개월간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며 조 전 수석과 함께 근무해 정치권 일각에선 ‘조국 라인’으로 분류되고 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인사들로 채운 확실한 친정 체제 구축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르면 31일 단행될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대통령비서실장, 정책실장, 민정수석비서관 등 청와대의 핵심 포스트들을 문 대통령과 가깝고 익숙한 인사들로 채웠다는 의미다. 이는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파문으로 흔들렸던 정국 기류를 다잡고, ‘레임덕’(임기말 권력 누수) 우려를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 기업인 출신 유영민 발탁, 경제 정책 강화 의도 관심을 모았던 비서실장에는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내정됐다. 유 전 장관은 정치권 경력은 짧지만 과기부 장관으로 일하며 문 대통령의 큰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장관은 LG, 포스코를 거친 기업인 출신으로 2012년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경제정책 자문단을 맡았다. 2016년과 올해 4·15 총선에서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는 “2012년 대선 당시만 해도 당내에 기업인 출신이 드물었다”며 “LG CNS, 포스코ICT 등을 거치며 정보기술(IT) 분야에 밝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문 대통령이 유 전 장관을 발탁한 배경”이라며 “문 대통령에게 좀처럼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던 노영민 비서실장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앞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유 전 장관은 부산 출신으로 이호철 전 민정수석 등 친문 진영 내의 이른바 ‘부산파’ 인사들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유 전 장관과 함께 호흡을 맞출 정책실장에는 이호승 경제수석의 승진이 유력하다.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의 이 수석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비서관, 수석, 실장을 모두 거친 유일한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현 정부 출범 직후 일자리기획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이 수석은 기획재정부 1차관을 거쳐 지난해 6월 청와대로 다시 복귀했다. 6개월 동안의 1차관 재직 시절을 제외하면 문 대통령 임기 내내 곁을 지킨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수석으로 돌아온 직후 터진 일본 수출규제 사태를 잘 극복하는 등 위기 상황을 잘 수습했다”며 “사안을 빠르게 정리해 대책을 찾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 내에서는 “문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보고는 이 수석의 보고”라는 평가다. 한 청와대 참모는 “이 수석의 보고를 받을 때 보면 문 대통령의 표정이 달라진다”며 “매일 오전 열리는 ‘티타임 회의’에서 기탄없이 의견을 밝히는 몇 안 되는 참모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민정수석실을 이끌 참모로는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유력하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다. 여권 관계자는 “신 전 실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는 상상 이상”이라며 “문 대통령이 당선 직후 신 전 실장을 국정원으로 보낸 것도 가장 믿을 만한 인사를 보내 국정원 개혁을 이루겠다는 뜻이었다”고 전했다. 신 전 실장은 그간 청와대 입성을 계속 거절했지만 “곁에서 문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을 지켜야 한다”는 친문 인사들의 권유를 끝내 뿌리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실장은 또 대선 캠프에서 일하며 문 대통령의 친인척 현황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도 발탁 배경으로 꼽힌다.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는 민정수석실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한 여당 의원은 “신 전 수석이 검찰 출신인 만큼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검찰개혁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라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靑, 하루 3차례 인사 발표 쏟아내며 인적 쇄신 강조 청와대는 현 참모진의 사의 표명과 새 참모진 발표 시점을 두고 마지막까지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11시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 지명을 시작으로 오후 2시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일부 부처 개각 결과를 내놓은 뒤 곧이어 오후 3시 참모진 사의 표명을 발표했다. 청와대가 하루 3차례 인사 관련 발표를 한 것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여권 관계자는 “해가 바뀌기 전 논란들을 끊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며 “대통령의 위기감과 인적쇄신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 실장은 지난해 1월 9일 취임 후 약 2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노 실장은 8월 청와대 다주택 참모진 논란 당시 서울 강남 아파트 대신 충북 청주시 아파트를 매각해 ‘똘똘한 한 채’ 논란이 일자 사의를 밝혔지만 당시 문 대통령은 “매일매일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달라”며 유임시켰다. 특히 노 실장과 김종호 민정수석은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무산 과정에서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도 ‘책임론’이 일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을 거쳐 지난해 6월 김수현 전 정책실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김상조 정책실장도 청와대를 떠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을 놓고 여당과 충돌했던 김 실장은 최근 부동산정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늑장 대응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에 대한 여러분의 기대, 그리고 걱정 잘 알고 있습니다. 부족한 사람이지만 공직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검증인 인사청문회를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습니다.”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헌법연구관(54·사법연수원 21기)은 초대 공수처장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인 30일 오후 3시 20분경 95자 분량의 짤막한 입장문을 내놨다. 공수처 출범을 놓고 여야 간 시각이 첨예하게 엇갈린다는 것을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공수처의 방향 등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6시 20분경 퇴근길에 김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의문은) 공수처가 출범하고 차차 진행되어 가면서 아마 서서히 불식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지켜봐 주는 국민들이 많다”고 답했다. 또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도 “지켜봐 달라고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 ‘검찰 견제 기관’ 공수처장에 검사 출신 배제 문재인 대통령은 최종 후보군에 오른 판사와 검사 출신 중 판사 출신인 김 후보자를 지명했다. 검찰에 대한 불신과 그간 유지해온 비(非)검찰, 법원 출신 중용이라는 문 대통령의 인사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추진하고 법무부 장관 등에 검찰 출신을 배제해 왔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우리 윤 총장’이라고까지 했던 윤석열 검찰총장과 결국 등을 돌리면서 검찰 출신들은 조직 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굳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 대한 평가 등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15일 국무회의 발언을 인용하며 공수처장의 중립성과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수처 출범 의의를 권력형 비리의 성역 없는 수사와 사정, 그 다음에 권력 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 부패 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대통령의 말씀을 전해 드린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자는 판사, 변호사, 헌법재판소 선임헌법연구관 외에 특검 특별수사관 등의 다양한 법조 경력을 가진 만큼 전문성과 균형감,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 ‘1호 특검 수사관’, 법무부 인권국장 지원 이력 보성고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한 김 후보자는 1995년 판사로 임관해 서울북부지원(현 서울북부지법)과 서울지법(현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했다. 1998년부터 12년 동안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1999년 국내 1호 특별검사인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특별검사팀’에 특별수사관으로 파견됐다. 2010년부터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자리를 옮긴 김 후보자는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의 비서실장과 선임헌법연구관, 국제심의관 등을 지냈다. 영어를 동시통역 수준으로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후보자는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초대 법무부 인권국장에 지원해 황희석 변호사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헌법재판소 내부에서 김 후보자는 정치색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헌재 관계자는 “동료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도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고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호오나 편향성을 드러낸 적도 없다”며 “공정성을 의심케 하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강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헌재 고위 관계자는 “은둔형에 가까울 정도로 조용한 성품”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와 가까운 법원 관계자는 “정권에 유리하게 수사를 하거나 뭉개는 식으로 공수처장의 권한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막상 공수처가 출범하면 특정 정치권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수처에 대한 중립성은 김 후보자가 어떤 사건을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으로 삼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검찰에서는 공수처가 대전지검에서 수사 중인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의혹 사건 등을 이첩해 수사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김 후보자는 ‘공수처 1호 수사로 생각해둔 것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31일 오전 헌재가 아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한다.배석준 eulius@donga.com·황형준 기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에 대한 여러 분들의 기대, 그리고 걱정 잘 알고 있습니다. 부족한 사람이지만 공직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검증인 인사청문회를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습니다.”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54·사법연수원 21기)은 초대 공수처장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인 30일 오후 3시 20분경 95자 분량의 짤막한 입장문을 내놨다. 공수처 출범을 놓고 여야간 시각이 첨예하게 크게 엇갈린다는 것을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공수처의 방향 등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6시 20분경 퇴근길에 김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의문은) 공수처가 출범하고 차차 진행되어가면서 아마 서서히 불식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지켜봐주는 국민들이 많다”고 답했다. 또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도 “지켜봐달라고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 ‘검찰 견제기관’ 공수처장에 검사 출신 배제 문재인 대통령은 최종 후보군에 오른 판사와 검사 출신 중 판사 출신인 김 후보자를 지명했다. 검찰에 대한 불신과 그간 유지해온 비(非)검찰, 법원 출신 중용이라는 문 대통령의 인사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추진하고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검찰 출신을 배제해왔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우리 윤 총장’이라고까지 했던 윤석열 검찰총장과 결국 등을 돌리면서 검찰 출신들은 조직 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굳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 대한 평가 등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15일 국무회의 발언을 인용하며 공수처장의 중립성과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수처 출범 의의를 권력형 비리의 성역 없는 수사와 사정, 그 다음에 권력 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 부패 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대통령의 말씀을 전해 드린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자는 판사, 변호사, 헌재 선임헌법연구관 외에 특검 특별수사관 등의 다양한 법조 경력을 가진 만큼 전문성과 균형감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 ‘1호 특검 수사관’, 법무부 인권국장 지원 이력 보성고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한 김 후보자는 1995년 판사로 임관해 서울북부지원(현 서울북부지법)과 서울지법(현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했다. 1998년부터 12년 동안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1999년 국내 1호 특별검사인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특별검사팀’에 특별수사관으로 파견됐다. 2010년부터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자리를 옮긴 김 후보자는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의 비서실장과 선임 헌법연구관, 국제심의관 등을 지냈다. 영어를 동시통역 수준으로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후보자는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초대 법무부 인권국장에 지원해 황희석 변호사와의 경쟁에서 밀린 적이 있다. 헌법재판소 내부에서 김 후보자는 정치색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헌재 관계자는 “동료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도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고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호오나 편향성을 드러낸 적도 없다”며 “공정성을 의심케 하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강한 편이다”고 말했다. 헌재 고위 관계자는 “은둔형에 가까울 정도로 조용한 성품”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와 가까운 법원 관계자는 “정권에 유리하게 수사를 하거나 뭉개는 식으로 공수처장의 권한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막상 공수처가 출범하면 특정 정치권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수처에 대한 중립성은 김 후보자가 어떤 사건을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으로 삼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수처의 첫 칼날이 윤 총장을 향하거나 대전지검에서 수사 중인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의혹 사건 등을 이첩해 무마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나온다. 김 후보자는 ‘공수처 1호 수사로 생각해둔 것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30일 지명 발표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엄중한 상황에서 후보자로 지명돼 어깨가 참 무겁다”며 이 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으로 3선의 친문(친문재인) 의원을 발탁한 것은 그간 국민적 피로감이 컸던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을 해소하고 공수처 출범 과정에서 반발할 가능성이 있는 검찰을 제압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 靑 “검찰·법무 개혁을 완결할 것” 정만호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30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박 후보자는 법원, 정부, 국회 등에서 활동하며 쌓은 식견과 법률적 전문성, 강한 의지력과 개혁 마인드를 바탕으로 검찰·법무 개혁을 완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2·법무비서관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등을 지낸 만큼 검찰·법무 개혁의 적임자라는 것. 충북 영동 출신의 박 후보자는 연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4년부터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전지법 판사로 일하던 2002년 법복을 벗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는 “당시 노 대통령이 후보 단일화 압박 등으로 힘겨운 상황이었는데, 현직 판사가 직을 버리고 캠프로 합류해 고마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뒤에는 대통령민정2비서관으로 청와대에서 일하며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문 대통령이 2016년 총선 지원 유세에서 박 후보자에게 “아주 든든한 저의 동지로 우리 당내 최고의 법률통”이라고 치켜세운 이유다. 박 후보자의 최우선 과제는 ‘추윤 갈등’으로 확산된 검찰 저항에 대한 진압과 동시에 조직 안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 후보자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께서 ‘법무부와 검찰은 안정적인 협조 관계가 돼야 하고, 그걸 통해 검찰개혁을 이루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이 저에게 주신 지침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엄청난 파열음을 낳았던 추 장관의 밀어붙이기식 검찰 압박 대신 혼란을 최소화하며 법무·검찰의 조직 안정에 좀더 방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박 후보자가 내년 1월 중순경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두고 윤 총장과 다시 충돌할 수 있다.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및 검찰총장의 검사 지휘감독권 회수 등 ‘검찰개혁 시즌2’ 역시 박 후보자에게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박 후보자는 과거에는 윤 총장을 높게 평가했지만 조국 전 장관 수사 이후 국회에서도 윤 총장과 여러 번 충돌했다. 올해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장에서는 윤 총장이 “과거에는 제게 안 그러셨지 않느냐”라고 하자 “사람이 달라졌으니 평가가 바뀌는 것”이라고 맞서며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며 몰아세웠다. ● 반발하는 野, 갈등 해소 기대하는 檢 국민의힘 등 야당은 “‘석열이 형’이라다가 ‘선택적 정의’라며 몰아세운 박 의원이 법무장관에 지명됐다”며 반발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선택적 정의, 편 가르기로 재단해온 인사를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무법부’ 장관을 다시 임명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쪼개놓고 국론을 분열시킨 조국, 추미애로도 모자라는가”라고 혹평했다. 검찰에서는 박 후보자 지명을 기점으로 역대 최악의 수준을 맞은 법무 검찰 관계가 회복되고 ‘합리적인 검찰 개혁’이 추진되기를 바라는 기류가 강하다. 한 검사는 “조국 전 장관 가족 수사,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를 지나면서 검찰도 지칠 대로 지쳐 있다”라면서 “아직 검사들 사이에 박 후보자에 대한 강한 반대 정서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박 후보자가 지난해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충돌 사건에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황인 만큼 법조계에서는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불구속 기소된 상황인 만큼 검찰에서는 “검찰이 공소를 유지하는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다.박범계 후보자 프로필△충북 영동(57) △대입검정고시△연세대 법학과 △사법시험 33회 △사법연수원 23기 △서울·전주·대전지법 판사 △대통령비서실 민정2비서관 △대통령비서실 법무비서관 △19·20·21대 국회의원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구의역 김 군’ 관련 발언에 대해 “비판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26번째 장관이 된 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며 이례적으로 질책한 것이다. 변 장관은 이날 임명장 수여식을 위해 문 대통령에 앞서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 도착했다. 웃음을 나누는 다른 장관들과 달리 시종 굳은 표정이었던 변 장관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에 이어 마지막으로 임명장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을 준 뒤 박수를 쳤다. 이어진 환담에서 문 대통령은 주로 덕담을 건넨 다른 장관들과 달리 변 장관에게 “‘구의역 김 군’과 관련한 발언은 안전·인권 문제인 데다 비정규직 젊은이가 꿈을 잃게 된 점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비판받을 만했다”고 지적했다. 변 장관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인 2016년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김모 군에 대해 “걔(희생자)가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 임명장 수여식에서 과거를 질책을 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주택 소유를 위한 공급에서부터 서민·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임대주택은 물론이고 질 좋은 중산층용 임대주택에 이르기까지 확실하게 공급대책을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변 장관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국민) 불안을 충분한 주택이 싸게 공급될 것이란 신뢰로 바꿔 나가겠다”고 했다. 변 장관은 이에 앞서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취임식에선 내년 2월 설 명절 전에 도심 주택 공급 확충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변 장관은 “서울 시내 저밀 개발된 지하철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 주거지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서울 도심에서도 충분한 양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변 장관이 내놓을 공급 대책과 관련해선 역세권 범위를 역 반경 500m까지 넓히고 용적률은 300%까지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빌라, 단독주택 등이 밀집한 저층 주거지 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이새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경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을 지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가 뒤집힌 상황에서 정치인 출신 법무부 장관 카드로 ‘검찰개혁 시즌2’를 밀어붙이겠다는 취지다. 28일 복수의 청와대 및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와대는 후임 법무부 장관에 박 의원을 포함한 2명을 놓고 막바지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최종 결과를 봐야겠지만 현 상황에서 박 의원이 유력한 1순위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에 따르면 박 의원 외에도 2011년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는 저서를 공저한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문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으로 박 의원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은 강도 높은 후속 검찰개혁을 통해 윤 총장 징계 무산의 후폭풍을 돌파하겠다는 의도다. 이른바 ‘조국 사태’ 등에서 검찰과 각을 세워 온 박 의원 기용을 통해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등 검찰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것. 판사 출신의 3선 의원인 박 의원은 노무현 정부 대통령민정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지낸 친문(친문재인) 인사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과 함께 진보 성향 판사들의 연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다. 박 의원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면 법무부 장차관이 모두 우리법연구회 출신이 되는 셈이다. 다만 지난해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서 발생한 충돌 사건으로 박 의원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 등은 최종 지명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교체와 함께 환경부 등 부처 1, 2곳의 개각도 검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내년이면 집권 5년차를 맞는다”며 “느슨해지기 쉬운 마음을 다잡고 더욱 비상한 각오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등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은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통한 국정동력 약화를 막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불발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대응, 부동산 정책 논란 등 악재가 터져 나오면서 ‘레임덕 위기’라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검찰개혁 이슈를 이어갈 수 있는 인물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8일 “현재 박 의원을 포함한 복수의 후임 법무부 장관 후보를 검토하고 있지만 박 의원이 유력한 상황”이라며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함께 일한 박 의원을 각별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박 의원은 노무현 정부 출범 직전 사표를 낸 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대통령민정비서관과 법무비서관 등을 지냈다. 특히 문 대통령이 2003∼2004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낼 당시 5개월간 호흡을 맞췄으며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엔 사법연수원 동기인 윤 총장과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판사 시절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한 박 의원은 이용구 법무부 차관 등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후임 법무부 장관으로 검찰 출신이나 교수 출신 등이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지만 검찰개혁 이슈를 힘 있게 끌고 나가기 위해선 정치인 출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박 의원이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박 의원과 함께 후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꼽힌다. 김 교수는 2011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를 공동 집필하는 등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교수가 정권 초반부터 계속해서 법무부 장관 후보군으로 고려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윤 총장 징계 무산 등으로 장관의 조직 장악력이 중요한 상황이라는 점이 변수”라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차기 법무부 장관은 이른바 ‘검찰개혁 완성’의 책임을 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집권 5년차를 맞는 가운데 신임 법무부 장관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법무부 장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 과정에서 검찰의 반발이 거세진 가운데 신임 법무부 장관은 내년 초 검찰 고위 간부 인사부터 단행해야 하는 상황. 이와 함께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등 검찰개혁 제도화 등을 통한 ‘검찰 힘 빼기’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이날 당내 검찰개혁 특별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며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등 ‘검찰개혁 시즌2’를 본격화했다.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은 국회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이 맡았고 19명의 특위 위원으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을 주도한 백혜련 의원을 비롯해 김남국 김종민 김용민 박주민 이수진 이탄희 황운하 의원 등 평소 검찰개혁을 강하게 주장했던 의원들이 대거 포함됐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도적 검찰개혁을 꾸준히 추진하겠다”면서도 윤 총장 탄핵 등에는 거리를 뒀다. 이날 이 대표와 회동을 가진 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윤 총장 탄핵 주장이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선 윤 총장에 대한 탄핵 추진 주장도 이어졌다. 추 장관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민주당 민형배 의원의 기고문 ‘윤석열 탄핵, 역풍은 오지 않는다’란 제목의 글을 링크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추 장관도 윤 총장 탄핵론에 동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이은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따로 만나 법원의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집행정지 결정 이후 민심 수습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독대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임 등 인적 쇄신,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검찰개혁 시즌2’ 로드맵 등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이르면 29일 추 장관 사표 수리에 이어 일부 부처 개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사태에 책임을 지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도 조만간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이 대표의 독대는 문 대통령이 “혼란을 초래해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한 25일 갑작스럽게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처리 직후인 이달 12일에 이어 2주 만에 이례적으로 대통령과 집권 여당 대표의 독대가 다시 이뤄진 것. 여권 관계자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앞두고 직전에 문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번 주 중 추 장관 사표를 수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가운데 후임 법무부 장관과 3, 4개 부처 장관 교체 등 인적 쇄신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실장 역시 윤 총장 징계 사태 등에 책임을 지고 문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실장은 8월 청와대 다주택 참모 논란으로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들과 일괄 사표를 제출했으나 김외숙 대통령인사수석과 함께 유임됐다. 한 친문 진영 의원은 “대통령이 사과한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노영민 실장과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 등 주요 참모진의 사의 표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아직은 사의 표명할 때는 아니다”라고 했다. 노 실장을 교체하더라도 개각 이후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독대에서 윤 총장 복귀에 대한 대응책과 추후 검찰개혁 방안에 대한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이르면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 특별위원회’를 의결하고 본격 가동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부패, 경제, 공직자 등 6대 범죄에 대해서도 수사권을 경찰 등으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26일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포함한 검찰개혁 시즌2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文대통령, 이낙연과 이례적 2주만에 재회동 ▼‘尹징계 불발’ 충격 속 전격 독대각종 현안 허심탄회하게 대화與내부 “방향성 조속 제시해야”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주말인 26일 당초 예정에 없던 긴급 회동을 한 것은 법원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집행정지 결정에 따른 파장이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사람 간 독대는 이달 12일 이후 2주 만에 이례적으로 이뤄졌다. 정경심 교수의 법정구속에 이어 윤 총장 직무복귀 등 법원이 연이어 검찰 손을 들어준 데 대한 여권의 충격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태 수습책을 찾기 위해 전격적으로 만들어진 자리라는 해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총리를 마친 뒤 문 대통령과 이렇게 잇따라 주말에 회동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날 배석자 없이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자리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앞두고 정부여당의 검찰개혁 장기 로드맵 등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윤 총장 관련 법원 결정이 나온 뒤로 당내 일부 강경파들이 윤 총장에 대한 탄핵을 비롯해 사법부에 대한 평가까지 무질서하게 내놓고 있는데, 이런 혼란이 길어지면 자칫 과거 ‘열린우리당’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조속히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공수처장 최종 후보 추천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임 관련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추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만큼 당 대표로서 인적 쇄신을 통한 민심 수습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민주당은 일단 윤 총장 사퇴와 검찰개혁 이슈를 분리해 접근하는 동시에 민심 수습책 마련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 대표는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지원대책 마련을 위한 고위 당정협의회에서도 이례적으로 검찰개혁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당은 제도적 검찰개혁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새해 국정운영 중심을 코로나 극복과 민생 안정, 경제 회복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당정 협의회에서 논의된 내용도 사전에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검찰개혁과 민생 챙기기라는 투트랙으로 이번 사태를 수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 대표로서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내년 4월 서울·부산 보궐선거 등을 시작으로 줄줄이 이어질 선거 정국에서의 결과물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황형준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파동으로 여권 내 인적 쇄신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최근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만간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이르면 2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교체한 뒤 개각을 마치는 대로 노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개편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 일각에선 노 실장 교체는 물론이고 경제 투톱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 등 경제팀 교체 등 전면 쇄신 가능성도 거론된다. 27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노 실장은 추 장관 교체 등 일부 부처 개각 전후 문 대통령에게 다시 사의를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한 만큼 노 실장이 윤 총장 징계 등 최근 사태들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미 친문 진영에서는 노 실장의 후임인 ‘3기 비서실장’에 대한 논의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이호철 전 민정수석,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이 거론되지만 새로운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정치권 인사가 아닌 교수 출신이 비서실장으로 낙점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노 실장의 교체 시점은 추 장관의 사표 수리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추 장관 교체는 2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마무리된 직후 이르면 29일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그날이 쉽게 오지 않음을 알았어도 또한 그날이 꼭 와야 한다는 것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했다. 그간 소회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추 장관 등 3, 4개 부처 장관이 함께 바뀌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검증 문제 등이 있어 일단 법무부 장관 원포인트 교체 이후 개각 가능성이 있다”며 “청와대 개편은 개각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 실장 측도 “아직은 (사표 내고 나갈)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여권 내부에선 국정동력을 다잡기 위해선 전면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퍼져 나오고 있다. 특히 친문 진영 내에서는 “문 대통령이 사과까지 하며 ‘피눈물’을 흘리게 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격한 반응이 나오면서 청와대 전면 개편 주장도 나온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대로는 못 버틴다. 지금 상황이면 스스로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며 “백신 상황이 이렇게 될 때까지 내버려둔 참모들도 다 책임져야 한다. ‘내가 잘못했다’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3대 실장 중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두 명은 현 상황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 및 징계 청구 조치 과정에서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 김종호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권 관계자는 “검찰 측과도 소통이 안 되고 추 장관에게 치이면서 별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는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여권 내 위기감에 2차 개각 대상도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던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은 물론이고 홍남기 부총리에 대해서도 후임자 물색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효목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교체가 가시화되면서 후임 법무부 장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초 판사 출신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과 함께 고검장 출신의 초선 소병철 의원 등이 물망에 올랐으나 최근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차관은 사실상 추 장관의 후임으로 ‘맞춤형 내정’됐다는 말까지 나왔으나 최근 택시 운전사 폭행 논란으로 검찰 수사가 예고되면서 사실상 후보군에서 멀어졌다. 추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가 불발되면서 검찰 내 신망이 두터운 소 의원이 검찰 조직 내부를 추슬러야 할 명분도 이전보다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많다. 여권 내부에선 최소한의 정무적 감각을 갖춘 중진 의원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인사가 와야 내년 7월 임기가 끝나는 윤 총장과 맞서며 검찰 인사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진보성향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 출신의 3선 박범계 의원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박 의원은 사법연수원 23기로 윤 총장과 연수원 동기다. 2013년 윤 총장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을 때부터 검찰총장으로 임명될 때까지는 여러 차례 윤 총장을 비호했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이후 윤 총장 저격에 앞장섰다. 올해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 때는 윤 총장이 “과거에는 제게 안 그러셨지 않느냐”라고 하자 “사람이 달라졌으니 평가가 바뀌는 것”이라고 맞서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함께 검찰개혁 관련 책을 썼던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연수원 25기)도 거론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법무비서관실 행정관을 거쳐 사회조정1비서관, 시민사회비서관을 역임했고 노 전 대통령 사후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으로도 활동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법원 판단이 늦은 시간에 나왔습니다. 오늘 청와대 입장 발표는 없습니다.” 법원이 24일 오후 윤석열 검찰총장이 낸 정직 2개월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자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야말로 할 말이 없다는 것.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상상하기도 싫었던 최악의 결과가 벌어졌다” “어떻게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 쏟아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최악의 정치적 패닉 상황”이라고 했다.○ 여권 “최악의 성탄절” 당혹청와대는 이날 깊은 침묵에 빠져들었다. 문 대통령의 지시로 최대한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 등을 보장하고 예상보다는 징계수위를 낮춘 ‘정직 2개월’의 징계 결과가 나왔는데도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법원의 결정을 접한 민주당 의원들 역시 “너무나 충격적이다” “악재다”는 말만 반복했다. 한 중진 의원은 “여권에는 악재라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다”며 “다른 의원들의 반응도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역시 법원 결정 뒤 한동안 공식 논평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법원의 이런 결정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최악의 성탄절이다”고 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행정부가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징계 결정한 엄중한 비위행위에 대해 이번에 내린 사법부의 판단은 그 심각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판결은 행정부의 안정성을 훼손하고,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국론 분열을 심화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당초 여권은 윤 총장 정직을 계기로 이른바 ‘추-윤 갈등’을 연내에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새해가 돼도 추 장관과 윤 총장이 계속 싸우면 국민이 느끼는 피로감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며 “추 장관도 이미 사의를 표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문제가 정리되기를 기대했는데, 법원의 결정으로 완전히 시나리오가 어그러졌다”고 말했다. 여권의 당혹감이 더 컸던 것은 법리 싸움에서 윤 총장이 두 번 연속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추 장관은 지난달 기습적으로 윤 총장의 직무배제 조치를 취했지만 2일 법원은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등을 이유로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한 여당 의원은 “(23일 있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 유죄 판결까지 포함하면 법원으로부터 3연타를 맞은 것”이라고 했다. ○ “秋 장관이 아닌 文 대통령이 패배한 것”청와대와 민주당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이번 사태가 윤 총장의 거취 문제로 그치지 않고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여권 관계자는 “과거 정부를 보면 레임덕은 인사 문제에서 비롯됐다”며 “‘추-윤 갈등’이 전혀 예상치 못한 정치적 결과를 낳지는 않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여권 내에서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경제성 수사 등 현 정부의 핵심 정책 및 주요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층 더 강하게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거듭된 견제에도 윤 총장이 자리를 지키면서 윤 총장의 정치적 체급도 더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일단 당장에는 이미 사의를 표명한 추 장관을 하루라도 빨리 경질하는 게 현실적인 대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다른 여권 인사는 “당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마무리하고 추 장관이 사퇴하려고 했지만 이제는 당장이라도 나가야 할 상황이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와 함께 이제는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효목·한상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각종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에 대한 임명을 이르면 28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국회에서 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해 송부하면 문 대통령이 지체 없이 임명을 재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야당과 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정의당까지 반발하자 28일 다시 논의하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청와대는 야당이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협조하지 않더라도 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임명 기류도 변하지 않았다. ○ 靑, “변 후보자에 대한 의혹 어느 정도 해소” 청와대와 민주당은 변 후보자가 구의역 사고 등 막말 논란에 대해 충분히 사과한 만큼 물러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이날 변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논의를 연기한 것은 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많은 만큼 민주당이 인사청문회가 끝난 당일 바로 채택을 밀어붙이기엔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회의가 잡혀 있는 28일에 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해 시선 분산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변 후보자가 위장전입 탈세 논문표절 등 이른바 ‘7대 고위공직자 인사 배제 기준’에 해당하는 사항이 없기 때문에 28일 청문보고서를 여당 단독으로라도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 소속 진선미 국토위원장은 이날 국토위 산회 직전 “28일 열릴 회의에서는 표결 처리를 해서라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의 건을 처리하겠다”고 했다. 국토위(30명)에서 민주당 위원이 18명으로 과반이고 국토위원장까지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어 국민의힘이 반대하더라도 민주당 단독 의결이 가능한 구조다. 문 대통령은 공공성을 강조한 ‘변창흠표 공급·규제 정책’이 임기 말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마지막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임명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비공개 업무보고를 받고 “신임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구상하는 공급 방안에 대해 기재부가 충분한 협의 등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며 청문회도 거치지 않은 변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변 후보자가 각종 논란에 대해 사과했고 의혹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본다”며 “부동산 시장 불안을 해소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하는 26번째 장관급 인사가 된다. 과거 정부에서 보고서 없이 임명한 사례는 노무현 정부 3명, 이명박 정부 17명, 박근혜 정부 10명 등이다. 인사청문회가 요식 행위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내정이 곧 임명’이란 공식이 굳어지면서 야당에선 “이럴 바엔 청문회를 왜 하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8일 “사실상 청문회가 무력화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野, “망언 시리즈로 천박함 드러나”…소송전 불사 예고 문 대통령의 변 후보자 임명 강행을 앞두고 국민의힘 등 보수 야당과 정의당은 국무위원으로 적절하지 않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망언 시리즈에서 드러난 의식의 천박함, 기관 운영과 관련된 부정·비리, 실패한 정책을 답습하고 강화하려는 마인드에 비춰볼 때 장관 임명은 안 된다”며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 일감 몰아주기, 지인 특채 의혹 등에 대해 사법 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은 고위 공직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자로 낙인찍는 이른바 ‘데스노트’에 변 후보자 이름을 올렸다. 국토위 소속으로 변 후보자 청문위원으로 참석했던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일련의 문제 발언을 통해 드러난 변 후보자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저급한 인식과 노동 인권 감수성 결여는 시대정신에 역행하고 국민 정서와 크게 괴리된다”며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그의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효목·강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