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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는 연합 대잠훈련을 실시했다. 한미일 3국의 대잠훈련은 2017년 4월 이후 5년여 만이다. 지난달 26∼29일 미국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CVN-76)이 참가한 한미 해상 연합훈련에 반발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연거푸 발사한 북한이 3국 연합훈련을 빌미로 추가 도발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날 훈련은 이른 오전부터 독도에서 약 150km 떨어진 공해상에서 진행됐다. 5년 전 3국 대잠훈련을 실시한 제주도 남방보다 북한에 훨씬 가까운 곳에 한미일 함정들이 집결한 것이다. 과거 동해 공해상에서 일본과 인도적 수색구조훈련을 한 적은 있었지만 독도에서 멀지 않은 동해상까지 일본 군함이 올라와 훈련한 사례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 잠수함의 주요 활동 예상 무대인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북한과 가까운 해상에서 3국 해군의 실전적 훈련 효과를 높이는 한편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경고하는 무력시위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훈련은 로널드레이건 항모를 비롯한 한미일 3국의 구축함들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한 가상의 북한 잠수함을 탐지·추적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운용성을 확인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가상의 북한 잠수함 역할은 미 로스앤젤레스(LA)급 핵추진 잠수함인 아나폴리스(SSN-760)가 맡았다. 앞서 북한이 지난달 25, 28일에 이어 훈련 전날인 29일에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추정되는 SRBM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만큼 3국 해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훈련을 실시했다고 한다. 더욱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대략적인 훈련 장소를 페이스북에 노출하면서 북한이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 추가 보안 조치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부정적 기류도 감지된다. 위안부 문제 등 한일 갈등이 진행 중인 데다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과 독도 인근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것은 국민 정서와 배치된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SLBM 고도화에 맞서 3국 간 군사공조 복원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주효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탑재한 신형 전략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 훈련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중국중앙(CC)TV 군사채널이 지난달 29일 웨이보에 올린 영상엔 ‘창정-18호’로 불리는 인민해방군 094A형 전략핵잠수함(1만1000t)이 남중국해에서 잠항하거나 선체를 드러낸 채 항행하는 모습, 어뢰를 발사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한미일 3국의 대잠훈련일을 골라 최신 핵잠수함 훈련 영상을 공개한 것은 중국이 한미일 훈련을 중국 견제용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는 연합 대잠훈련을 실시했다. 한미일 3국의 대잠훈련은 2017년 4월 이후 5년 만이다. 이달 26~29일 미국 니미츠급 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CVN-76)이 참가한 한미 해상 연합훈련에 반발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연거푸 발사한 북한이 3국 연합훈련을 빌미로 추가 도발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날 훈련은 이른 오전부터 독도에서 약 150km 떨어진 공해상에서 진행됐다. 5년 전 3국 대잠훈련을 실시한 제주도 남방보다 북한에 훨씬 가까운 곳에 한미일 함정들이 집결한 것이다. 과거 동해 공해상에서 일본과 인도적 수색구조훈련을 한 적은 있었지만 독도에서 멀지 않은 동해상까지 일본 군함이 올라와 훈련한 사례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 잠수함의 주요 활동예상무대인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북한과 가까운 해상에서 3국 해군의 실전적 훈련 효과를 높이는 한편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경고하는 무력시위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훈련은 로널드레이건 항모를 비롯한 한미일 3국의 구축함들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한 가상의 북한 잠수함을 탐지·추적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운용성을 확인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가상의 북한잠수함 역할은 미 로스앤젤레스(LA)급 핵추진잠수함인 아나폴리스(SSN-760)가 맡았다. 앞서 북한이 25, 28일에 이어 훈련 전날인 29일에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추정되는 SRBM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만큼 3국 해군은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훈련을 실시했다고 한다. 더욱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대략적인 훈련 장소를 페이스북에 노출하면서 북한의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 추가 보안 조치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부정적 기류도 감지된다. 위안부 문제 등 한일 갈등이 진행 중이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과 독도 인근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것은 국민정서와 배치된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SLBM 고도화에 맞서 3국간 군사공조 복원이 시급한다는 판단이 주효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탑재한 신형 전략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 훈련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중국중앙(CC)TV 군사채널이 29일 웨이보에 올린 영상엔 ‘창정-18호’로 불리는 인민해방군 094A형 전략핵잠수함(1만1000t)이 남중국해에서 잠항하거나 선체를 드러낸 채 항행하는 모습, 어뢰 발사장면 등이 담겨 있다. 이 잠수함엔 사거리 1만㎞ 이상의 ‘쥐랑(JL)-3’ 탄도미사일이 실려있디. 한미일 3국이 대잠훈련일을 골라 최신 핵잠수함 훈련 영상을 공개한 것은 중국이 한미일 훈련을 중국 견제용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지금쯤 경기가 확실하게 안정되길 바랐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보수적으로 (경영) 계획을 세우겠다.” 29일(현지 시간) 마크 저커버그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최고경영자(CEO)는 2004년 창업 이후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메타의 고속성장 시대는 끝났다”고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채용을 중단하고 조직성과를 평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체 임직원을 감원하게 됐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는 달러화 초강세 현상인 ‘킹 달러’, 경기 둔화로 인한 중국 등 주요 소비시장 침체, 고금리에 따른 자금 조달비용 증가 등이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자 장기 호황을 누리던 미국 대표 빅테크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날 향후 1년간 킹 달러로 아이폰 판매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하며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를 이례적으로 낮췄다.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 기업 아마존도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 내 콜센터를 한 곳만 남긴 채 모두 닫고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구글도 이날 클라우드게임 서비스 스타디아를 중단하기로 했다. 순다르 피차이 CEO의 회사 효율성 20% 제고 방침의 하나로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접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경기 침체 전망이 점점 커지면서 구조조정 수위도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이 이미 경기 침체라는 의견이 많다. 올 2분기(4~6월) 미국 경제성장률 확정치는 -0.6%로 1분기(-1.4%)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이론적으로는 경기 침체에 들어갔다. 경기 바로미터로 꼽히는 세계 최대 스포츠기업 나이키는 공급망 병목 현상 와중에도 재고가 넘쳐 이날 주가가 3.4% 급락했고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는 9% 가까이 떨어졌다. 나이키 자사 회계연도 1분기(6~8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급락한 데다 재고가 44% 급증한 충격에 따른 것이다. 막대한 재고는 판매 부진뿐만 아니라 향후 ‘재고 떨이’용 할인으로 이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경기 둔화도 심상치 않다. 위안화 가치 급락에도 수출이 부진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해상운임이 10% 가량 내렸다. 중국 경기 둔화는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쳐 세계 경제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과거 9월은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과 미국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을 앞두고 주문이 몰렸지만 올해는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신형 전략 핵잠수함(핵추진 탄도 미사일 잠수함) 훈련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미일 3국이 공동으로 잠수함 방어 훈련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맞불 행보로 해석된다. 중국중앙(CC)TV 군사채널이 29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공식 계정에 올린 영상에는 ‘창정(長征)-18호’로 불리는 중국 인민해방군 094A형 전략 핵잠수함이 등장했다. 2분24초 분량의 영상은 남중국해에서 창정-18호가 잠항하거나 선체를 드러낸 채 항행하는 모습과 어뢰를 발사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창정-18호는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 이상의 ‘쥐랑(巨浪ㆍJL)-3’ 탄도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창정-18호가 대중에 공개된 것은 지난해 4월 취역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청정-18호는 길이 약 135m, 폭 13m에 수중 최대 배수량 1만1000t에 달하며, 수중 잠항속도 28~30노트(시속 52∼56㎞), 최대 잠항 수심 300m가 넘는 최신 핵잠수함으로 중국의 전략 자산 가운데 핵심으로 꼽힌다. 또 창정-18호는 최대 1만4000㎞까지 날아갈 수 있는 핵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데다 은닉성이 높아 적의 1차 핵 공격을 받은 뒤 핵무기로 반격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최고 핵 억지력 수단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창정-18호는 중국 잠수함의 치명적 약점이던 소음 문제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3국이 적의 잠수함 공격에 대비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와중에 중국이 최신 핵잠수함 훈련 영상을 공개한 것은 이 같은 창정-18호에 대한 자신감이 크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4월 창정-18호 취역식 당시 잠수함에 직접 올라 시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중국 관영 매체가 보도한 사진을 보면 시 주석 왼쪽 바닥에 대형 동그라미가 있는데, 이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관 뚜껑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을 향해 핵전력을 과시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일부에서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3연임)을 확정할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업적을 홍보하기 위해 창정-18호를 공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등 중국의 최고 전략 무기로 꼽히는 무기들이 대부분 지난 10년 동안 시 주석 지휘 아래 확보된 것들이기 때문이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중국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28일(현지 시간)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일본 엔화는 일본 금융당국의 개입에 환율이 일주일 전 달러당 140엔대까지 떨어졌지만 29일 한때 다시 145엔에 육박하는 등 가치 하락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파운드화 급락 쇼크’가 650억 파운드(약 101조 원) 규모의 긴급 국채 매입을 시작한 영국 중앙은행(BOE)의 개입으로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 경제의 두 축인 중국 일본과 ‘파운드화 급락 쇼크’를 일으킨 영국의 공통점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의 금리 인상, 긴축 정책과 달리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부채를 늘리거나 저금리를 유지하려다 시장의 역풍을 맞았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때처럼 정부가 부채를 늘려 돈을 푸는 방식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시장의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침체 신호가 잇따르는 가운데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 수단이 제한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발 고통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헤지펀드 시타델의 케네스 그리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행사에서 “내년 경기 침체는 확실히 온다”고 밝혔다.○ “달러당 7.3위안 돌파할 수도” 중국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28일(현지 시간) 한때 달러당 7.2647위안까지 올랐다. 역외시장 환율을 따로 구분해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중국 역내시장에서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7.2521위안까지 치솟았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위안화 환율 상승에 베팅하지 말라”라며 개입하면서 29일 위안화 가치가 9일 만에 다소 반등했지만 시장은 위안화 가치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시장은 한 달 안에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3위안을 넘어설 가능성을 60% 정도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 가치의 급락은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도 경기가 충분히 살아나지 않아 수출·내수 둘 다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증가 효과도 떨어졌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지난달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7.1%에 그쳤다. 매달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 경기 부양 과정에서 빚이 늘어난 중국 지방정부들의 부채 위기가 중국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버블 붕괴 위험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가계부채를 포함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국 전체 부채 비율은 2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채무 비율이 234%에 달하는 일본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0%대 초저금리를 유지하며 확장적 금융정책을 펼치고 있다. 과거 ‘아베노믹스’를 펴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로 국채를 발행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금리를 올리면 이 빚의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0년 전 500조 엔(약 5000조 원)대였던 일본 국가채무는 올해 말 1026조 엔(약 1경19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일본 금융당국이 24년 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했지만 역부족인 상태다. ○ “빚내서 경기 부양 시대는 갔다” ‘파운드화 쇼크’는 영국 정부가 감세정책과 더불어 부채를 늘리는 확장 재정정책을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영국 부채를 더 이상 용납하지 못하겠다며 투자자들이 국채 투매에 나섰고, 달러 가치가 급상승해 세계 통화시장이 대혼란에 빠진 것이다. 크리스틴 포브스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팬데믹 시기 정부가 돈을 풀어 경제를 지탱하던 시절이 완전히 갔다는 의미”라며 “시장이 더 이상의 ‘정부 부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에 영국이 첫 사례가 됐다고 분석했다. BOE가 국채 매입안을 내놨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해 결국 미 정부가 나서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리즈 트러스 내각에 감세정책을 재고하라는 압력을 넣을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이 11월 네 번째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 유력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중국 베이징에서 2년째 살고 있는 한국 교민 박모 씨(45)는 최근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미국 제화 브랜드 ‘반스(VANS)’의 제품을 샀다. 한국보다 약 30% 싼 가격을 보고 한국보다 인건비가 싼 중국에서 생산된 덕이라고 여겨 얼른 구매 버튼을 눌렀다. 그는 신발을 받아든 후에야 가짜 제품, 소위 ‘짝퉁’을 샀음을 알았다. 그가 산 제품은 반스의 영문 브랜드명을 교묘하게 바꾼 ‘VNSV’였다. 박 씨는 “제품 사진과 설명을 꼼꼼히 읽어봤고 모두 진품과 똑같았다. 가품(假品)일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며 허탈해했다.》고도성장기 당시 중국은 세계적인 ‘짝퉁 천국’으로 꼽혔다. 미국 등 서방이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를 강하게 항의하고 중국이 미국과 주요 2개국(G2)을 이루는 패권국으로 부상하면서 다소 잦아드나 싶었지만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과거에는 몇몇 패션 명품 브랜드의 가품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의 가품 또한 넘쳐나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10만 원에 골프 의류 완전 구비 최근 한국에서 골프가 큰 인기를 끌면서 중국에서도 골프 관련 가품을 흔히 접할 수 있다. 대부분 중국에서 싸게 만든 가품을 한국에 몰래 들여보내 큰돈을 벌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중 일부가 중국 현지에서도 유통되고 있다. 타오바오 등 중국의 어지간한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는 타이틀리스트, 핑 등 유명 골프 브랜드의 골프채와 캐디백 모조품을 살 수 있다. 한국에서라면 골프채와 캐디백을 모두 새로 산다고 가정했을 때 최소 200만 원 이상을 줘야 하지만 중국산 가품은 3000∼5000위안(약 60만∼100만 원)으로도 충분하다. 골프웨어 브랜드의 상황도 비슷하다. 미국 유명 골프 브랜드 PXG는 물론이고 어뉴, 말본, 파리게이츠 등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브랜드의 옷, 모자, 벨트 등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타오바오에서 PXG 가품으로 골프 의류 전체를 마련한다고 가정해 보자. 긴팔 셔츠 128위안(약 2만5000원), 바지 188위안(약 3만7000원), 모자 48위안(약 9000원), 벨트 150위안(약 2만9000원)이면 충분하다. 총 514위안(약 10만1000원)에 이른바 ‘전체 깔 맞춤’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PXG 단품 의류가 보통 40만∼50만 원에 판매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싼 가격이다. 겨울철에는 중국 곳곳에서 ‘몽클레르’ ‘캐나다구스’ ‘노스페이스’ 등 유명 겨울옷 브랜드를 입은 사람을 볼 수 있다. 역시 대부분 가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 진품을 사는 사람은 바보’란 말까지 나온다. 중국에서 유통되는 가품은 대부분 제조업 중심지인 남부 광둥성에서 만들어진다. 이후 타오바오, 가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온라인 몰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날개 돋친 듯 팔린다. 가품업자들은 최근에는 아예 위챗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매자를 모집한다. 진품과 별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는 소위 ‘특A급’부터 한눈에 봐도 가품이 분명한 B, C급까지 가격에 따라 다양한 가품을 판매한다. 쇼핑 사이트를 거치지 않으니 이들의 거래 행위를 막을 방법도 애초에 없는 셈이다.한국 짝퉁 대부분도 中 생산 이런 현실은 한국 경제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여오려다 적발된 지식재산권 위반 물품 규모가 약 2조 원에 달한다. 품목별로는 시계가 607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가방(6060억 원), 의류직물(2140억 원), 신발(782억 원), 운동구류(394억 원), 가전제품(333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생산지별로는 중국산이 83.3%로 압도적이었다. 한국 내에서 유통되는 가품의 대부분이 중국산인 셈이다. 중국 당국과 유명 쇼핑 사이트가 이런 현실을 마냥 도외시하지는 않고 있다. 알리바바는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위조품 적발 조치를 강화했다. 알리바바의 데이터베이스에는 최소 100만 개의 상표와 500여 개의 유명 진품 브랜드가 저장돼 있다. 이를 통해 AI가 진품과 가품 로고를 가려낸다. 알리바바가 발견한 위조품 사진 샘플은 총 137억 장에 이른다. 이는 중국 국가도서관이 소장한 도서의 186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중국 사법당국 또한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앞서 7월 한국 대법원 격인 최고인민법원은 영국의 유명 구두 브랜드 ‘마놀로 블라닉’이 중국인 사업가 팡위저우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 소송에서 마놀로 블라닉의 손을 들어줬다. 1990년대 후반 미국 인기 드라마 ‘섹스앤드더시티’에 등장해 유명해진 이 구두의 상표권을 두고 양측은 2000년부터 무려 22년간 법정 다툼을 벌여 왔다. 중국은 가장 먼저 상표권을 출원한 사람에게 상표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중국 기업 및 중국인이 외국 브랜드의 중국 내 상표권을 먼저 등록하는 사례가 잦았다. 이런 식으로 먼저 확보한 상표권을 진짜 주인에게 넘겨주는 대가로 거액을 요구했고 해외 유명 기업과 브랜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들어줘야 하는 구조다. 그간 마놀로 블라닉의 중국 내 상표권 또한 팡이 소유하고 있었다. 이로 인한 비판이 계속되자 2년 전 당국은 최초의 상표권 출원 당시 출원자의 악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무효화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최고인민법원 또한 그 연장선상에서 마놀로 블라닉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것이다.콘텐츠 분야로 확대되는 中 짝퉁 당국의 노력에도 최근 중국의 위조품 산업은 제조업을 넘어 정보기술(IT), 게임, 문화콘텐츠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산 콘텐츠를 불법으로 복제해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소위 ‘짝퉁 플랫폼’이 대거 등장했다. 최근 한국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등은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에 따른 중국의 보복으로 아직까지 중국에서는 볼 수 없다. 하지만 불법 플랫폼들이 이를 무단 공유하는 바람에 한국에서 방영된 지 하루만 지나도 중국어 자막이 달린 채로 손쉽게 시청할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역시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가상사설망(VPN) 등 다양한 우회 수단을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대부분 볼 수 있다. 당국은 지난달 28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회의를 열고 ‘신시대 브랜드 건설 추진에 관한 지도 의견’을 채택했다. 자체 명품 브랜드를 만들어 ‘짝퉁 천국’ 오명을 벗고 지식재산권 강국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선언을 넘어 실질적 성과를 거두려면 제조, 서비스, 콘텐츠 산업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고 있는 지식재산권 침해부터 철저하게 단속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나라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인정해 주지 않으면서 중국의 지식재산권만 발전시키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이기 때문이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정보수집함(艦)이 26일 시작된 한미 해상 연합훈련을 앞두고 동해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핵추진 항공모함을 동원한 한미 연합훈련 기간 서해에서 군사훈련을 예고하는 등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7일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통합막료감부(합동참모본부)는 23일 낮 12시경 쓰시마섬 남서쪽 약 100km 해역에서 포착된 중국군 정보수집함 1척이 일본 남서부 규슈와 쓰시마섬 사이 해역인 대한해협 동수도(일본명 쓰시마 해협)를 지나 동해로 향했다고 발표했다. 방위성은 해상자위대 소속 미사일정(艇)을 비롯해 함정 3척을 동원해 이 정보수집함에 대한 정보 수집 및 감시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방위성은 중국 함정이 동해에서 26일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 정보를 수집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측은 밝히지 않았으나 중국 함정 감시를 이유로 해상자위대 함정도 동해로 진입해 활동 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방위성은 중국 정보수집함이 동해에 진입한 23일 오전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 북쪽 180km 해역에서 남동쪽으로 향하는 중국 미사일구축함 등 함정 3척을 확인해 해상자위대가 감시 활동을 벌였다고도 27일 발표했다. 한국과 미국 해군은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CVN-76)을 포함한 함정 20여 척을 동원해 26일 동해에서 4일간의 해상 연합훈련을 시작했다. 한일 양국은 대(對)특수전부대작전(MCSOF)을 비롯해 대수상전, 대잠전, 방공전, 전술기동훈련 등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은 한미 훈련 하루 전인 25일 한미 연합훈련 기간 서해에서 군사훈련을 한다고 예고했다. 중국 랴오닝 해사국은 2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해 북부지역에서 군사 임무를 실시한다면서 선박 진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군사임무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과 관영 매체들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응을 내지 않고 있다. 다만 인터넷 매체 펑황왕은 27일 “이번 한미 연합훈련은 미국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전개시키는 등 역내(域內) 군사적 갈등을 야기 시키고 있다”면서 “미국은 아·태 지역 교란을 위해 한국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위안화의 미국 달러 대비 가치가 급락하면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떨어지자 중국 당국이 외환시장에 본격적으로 개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11% 하락했다. 일본도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약 30조 원을 투입했지만 달러 강세, 엔화 약세 추세가 뚜렷해 개입 효과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 시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14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함에 따라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의 본격적인 개입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 가치는 최근 한 달간 약 4% 하락하면서 달러당 7.2위안 언저리에서 거래됐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민은행은 28일부터 시중은행들이 선물환 거래를 할 때 1년간 무이자로 런민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위험준비금 비율을 기존 0%에서 20%로 대폭 높인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경우 런민은행이 더 많은 추가 조치들과 함께 본격적인 개입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22일 엔화 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달러를 매도한 시장 개입 규모가 3조 엔(약 29조7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고 27일 전했다. 일본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하루 개입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일본 외환보유액 중 시장 개입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은 약 1361억 달러(약 19조6000억 엔)다. 이를 감안하면 가용 규모의 15%를 단 하루에 썼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2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4.41엔을 기록해 최근의 오름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시장 개입 직후 잠시 140엔대까지 떨어졌지만 144엔대로 다시 올라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중국 위안화의 미국 달러 대비 가치가 급락하면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떨어지자 중국 당국이 외환시장에 본격적으로 개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11% 하락했다. 일본도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약 30조 원을 투입했지만 달러 강세, 엔 약세 추세가 뚜렷해 개입 효과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 시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14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함에 따라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중국 중앙은행 런민(人民)은행의 본격적인 개입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 가치는 최근 한 달 간 약 4% 하락하면서 달러당 7.2위안 언저리에서 거래됐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민은행은 28일부터 시중 은행들이 선물환 거래를 할 때 1년간 무이자로 런민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위험준비금 비율을 기존 0%에서 20%로 대폭 높인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경우 런민은행이 더 많은 추가 조치들과 함께 본격적인 개입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27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가 22일 엔 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달러를 매도한 시장 개입 규모가 3조 엔(29조7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일본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하루 개입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일본 외환보유고 중 시장 개입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은 약 1361억 달러다. 이를 감안하면 가용 규모의 15%를 단 하루에 썼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2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4.41엔을 기록해 최근의 오름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시장 개입 직후 잠시 140엔대까지 떨어졌지만 144엔대로 다시 올라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딸로 추정되는 소녀(사진)가 북한 정권 수립 기념행사 무대에 올랐다는 주장이 중국에서 나왔다. 최근 중국에 있는 북한 전문여행사 ‘IN차오셴(朝鮮·북한을 가리키는 중국어)’이 관리하는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에는 8일 열린 북한 정권 수립 74주년 행사에서 김 위원장의 세 자녀 중 둘째 김주애(9)로 추정되는 소녀가 무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필명 ‘샘히어로(Samhero)’인 분석가는 조선중앙TV 영상을 분석해 이 소녀가 다른 아이들과 차별화되는 특징을 근거로 제시했다. 먼저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가 해당 소녀에게 특별한 관심을 표한 것에 주목했다. 영상을 보면 다른 소녀들이 김 위원장을 둘러싸고 있을 때 리설주가 곧장 이 소녀에게 다가가 등에 손을 얹고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조선중앙TV 카메라가 수시로 클로즈업해 비추는 등 이 소녀를 돋보이도록 촬영했다. 이 소녀는 무대에 선 많은 아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머리카락을 묶지 않은 채 단발머리를 그대로 드러냈고, 혼자만 흰색 양말을 신었다. 통일부는 “정황들을 분석 중”이라고 했다. 세 자녀가 있다는 사실조차 공식 확인되지 않을 만큼 보안에 신경 쓰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자녀를 노출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딸로 추정되는 소녀가 북한 정권 수립 기념행사 무대에 올랐다는 주장이 중국에서 나왔다. 최근 중국에 있는 북한 전문여행사 ‘IN차오셴(朝鮮·북한을 가리키는 중국어)’이 관리하는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에는 8일 열린 북한 정권 수립 74주년 행사에서 김 위원장 세 자녀 중 둘째 김주애(9)로 추정되는 소녀가 무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필명 ‘샘히어로(Samhero)’인 분석가는 조선중앙TV 영상을 분석해 이 소녀가 다른 아이들과 차별화되는 특징을 근거로 제시했다. 먼저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가 해당 소녀에게 특별한 관심을 표한 것에 주목했다. 영상을 보면 다른 소녀들이 김 위원장을 둘러싸고 있을 때 리설주는 곧장 이 소녀에게 다가가 등에 손을 얹고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또 조선중앙TV 카메라가 수시로 클로즈업해 비추는 등 이 소녀를 돋보이도록 촬영했다. 이밖에도 이 소녀는 무대에 선 많은 아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머리카락을 묶지 않은 채 단발머리를 그대로 드러냈고, 혼자만 흰색 양말을 신었다. 하지만 세 자녀가 있다는 사실조차 공식 확인되지 않을 만큼 보안에 신경 쓰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자신의 딸을 이처럼 쉽게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운행이 중단됐던 북중 화물열차가 150일 만에 운행이 재개됐다.26일 북중 접경 지역인 중국 단둥에서 활동하는 한 교민 사업가는 “이날 오전 7시 40분쯤 단둥에서 출발한 화물열차가 북한 신의주로 들어갔다”면서 “사람을 실어 나르는 객차는 없었고 모두 화물칸 이었다”고 말했다. 통상 북중 화물열차가 재개될 때는 북한 신의주에서 빈 화차가 중국으로 들어와 물자를 싣고 가던 것과 달리 이날은 단둥에서 먼저 화물열차가 출발해 신의주로 넘어갔다.중국의 한 소식통은 “단둥과 북한 모두에서 코로나19가 진정돼 화물열차 운행이 정상화됐다”며 “하루 1, 2차례 운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북중 화물열차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2020년 8월 무렵 중단됐다가 올해 1월 16일 운행이 재개됐다. 하지만 단둥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도시가 봉쇄되면서 4월 29일 다시 멈췄다. 단둥에서는 7월 18일부터 70일째 신규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으나 5월 북한에서 코로나19가 번지면서 운행 재개가 늦어졌다.해상교역에만 의존해 물자 부족을 겪어온 북한은 8월 10일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뒤 중국에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요청해왔다. 북중 교역의 70%를 차지하는 단둥 역시 북한의 국경 봉쇄와 화물열차 운행 중단, 코로나19 확산과 도시 봉쇄 등으로 주민들이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 왔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6월 진수한 중국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호가 계류(정박) 시험을 시작했다. 푸젠함은 내년 해상 운항 시험 등을 거쳐 이르면 2024년 정식 취역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첫 항공모함을 보유한 지 10년 만에 세 척을 보유하게 됐다면서 ‘해양굴기’를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중국의 항공모함이 모두 구식 기술로 만들어졌다면서 모든 면에서 미국 항공모함에 전혀 못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들은 25일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함이 23일부터 정박 시험을 시작했다”면서 “10년 전 오늘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취역한 이후 중국은 10년 만에 항공모함 세 척을 보유한 해양강국이 됐다”고 보도했다. 항공모함은 건조, 진수, 정박 시험, 해상 시험 등 일반적으로 4단계를 거쳐 실전에 배치된다. 정박 시험은 선박을 항구에 정박한 상태에서 기계, 무기, 통신 등 각종 장비들에 대한 적합성, 호환성 테스트를 진행한 것을 의미한다. 특별한 문제없이 예상대로 절차가 진행될 경우 푸젠함은 2024년 정식 취역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타임스는 “푸젠함은 랴오닝함, 산둥함과 동일하게 재래식 항모이지만 함재기 이착륙을 위한 캐터펄트가 최초로 탑재됐다”고 전했다. 캐터펄트는 항공모함 갑판에서 함재기를 쏘아 올리는 장치다. 캐터펄트를 이용하면 함재기 출격 회수를 기존 스키점프 방식에 비해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중국이 항공모함 세 척을 보유한 해양강국이 됐다고는 하지만 세 척 모두가 구식 기술로 만들어져 성능과 작전 능력 등 모든 면에서 미국 항공모함에 대적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랴오닝함의 경우 소련 붕괴 후 재정난으로 건조가 중단된 러시아의 항공모함을 들여와 개조한 것이다. 중국의 첫 번째 항공모함이라는 상징성을 빼면 ‘소련의 고철 덩어리’라는 놀림까지 받을 정도다. 중국은 두 번째 항공모함인 산둥함에 대해서는 순수 중국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재래식 디젤 엔진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함재기를 스키점프 방식으로 이륙시킨다. 세 번째 푸젠함은 가장 최신 기술들을 탑재했지만 여전히 재래식 디젤 엔진을 이용하고 있다. 중국 항공모함들의 탑재기는 30~50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인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미군 제 7함대가 보유한 로널드 레이건함는 2003년 취역해 중국의 랴오닝함보다 더 오래됐지만 2기의 원자로를 싣고 있는 핵추진 항공모함이다. 탑재기가 90여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배수량도 10만 톤 이상으로 중국 랴오닝함(배수량 약 6만 톤) 항공모함의 두 배 가까이 된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지난달 24일은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일이었다. 이달 29일은 중일 수교 50주년 기념일이다. 성격이 같은 두 행사가 한 달 간격을 두고 벌어진다. 비교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비교 대상이 일본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중국 관료나 교수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은 일본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는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미국 편들면서 대만 문제에 개입하는 행태, 일본이 실효 지배하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을 얘기할 때는 목소리 톤이 높아진다. 여기에 ‘난징(南京)대학살’ 같은 역사 문제가 나오면 적개심까지 드러낼 정도다. 그들 얘기를 듣다 보면 일본은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다. 한국에 대해서는 우호적이다. 최근 불거진 고구려 발해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서도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치나 한복 같은 전통문화 논쟁도 확산하지 않기를 바란다. 외교 분야 전문가들도 “현재 중일 관계는 역대 최악이다. 그 반사이익을 한국이 잘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가 간 행사에서 의전을 비롯한 형식은 매우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누가 참석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를 보면 여러 가지를 판단할 수 있다. 많은 중국 지식인이 일본보다 한국에 더 우호적이라는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한중 수교 30주년 행사와 중일 수교 50주년 행사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차이가 생각과는 거꾸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22일 중일 수교 50주년 기념행사 일환으로 일본 경제계 대표들과 화상 회담을 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14명 이상의 일본 경제계 대표들이 리 총리와 대화했다. 리 총리는 “일본 경제계가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고 일본 측 인사들은 “중국 업무를 확대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 달 전, 리 총리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은 지난달 24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등이 공동 주관한 비즈니스 포럼에서 화상으로 축사를 전달했다. 당시 한국은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한중 양국 총리가 동시에 기업인들에게 축사를 보냈다며 중국이 큰 관심을 나타냈다고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리 총리가 한국 기업인들에게 일방적인 축사를 전달한 것은 일본 경제인들과 대화하며 간담회를 진행한 것과 큰 차이가 있어 보인다. 더욱이 일본 행사는 기념일을 일주일 남기고 열렸고 한국 행사는 기념일 당일 오전에 열렸다. 중일 수교 50주년 기념일 당일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화상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분위기로 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양국 정상회담까지 성사된다면 최근 한미, 한일 정상 회동에서 드러난 한국 외교 위기의 심각성이 또 한 번 실증적으로 증명되는 순간이 될 것이다. 한국은 끈끈한 미일 관계를 좇아가지도 못할뿐더러, 그동안 공들인 중국 관계 개선도 일본만 못 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국익이라는 원칙 없이 좌고우면한 결과다. 중일 수교 50주년 기념행사를 주목하는 이유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상하이가 그동안 금지하던 노점상 영업을 허용했다. ‘노점 경제’를 통해서라도 경제 침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2년 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대로 실현되지 못한 노점 경제 활성화를 주창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정치적 위상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4일 상하이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노점을 전면 금지한 ‘환경위생관리조례’를 개정해 합리적이고 균형 있게 규제하도록 했다. 12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조례에 따르면 간선도로와 경관(관광)구역, 상업시설 밀집구역, 교통 요지 등을 제외하고는 노점상 운영이 허용된다. 노점상이 많아지면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외식 쇼핑 유흥 관광 활동이 가능해져 이른바 ‘야간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제 수도라 불리는 상하이는 올 4∼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약 두 달간 전면 봉쇄됐다. 이 여파로 중국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0.4%에 그치기도 했다. 상하이 봉쇄가 해제된 이후에도 경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상하이시 당국이 노점 경제 카드까지 꺼낸 것이다. 리 총리의 대표 정책이지만 사실상 시 주석의 반대로 실행되지 못한 노점 경제가 살아난 것을 들어 올해를 끝으로 총리 퇴진을 밝힌 리 총리의 정치적 생명이 연장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20년 6월 리 총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노점상 전면 허용을 주장했다. 하지만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주요 관영매체에 노점 경제 용어 사용을 금지했고 중국중앙(CC)TV는 ‘노점 경제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는 논평을 실으며 분위기가 급랭했다. 이번 노점상 허용이 시 주석 장기 집권(3연임)을 확정하는 다음 달 당 대회를 앞두고 발표됐다는 점도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리 총리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방증한다는 해석과 함께 노점 경제가 다른 지역으로까지 퍼진다면 그의 정치적 위상마저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을 자국 영토로 병합하기 위해 23일(현지 시간)부터 진행 중인 주민투표에서 투명 투표함을 사용하고 무장한 군인들이 투표를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밀투표 등 투표의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뿐 아니라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러시아가 병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들 점령지 편입이 결정되면 “점령지 공격은 러시아 (영토) 공격으로 간주하겠다”며 핵무기 사용까지 시사하는 등 확전 의지를 밝히고 있어 전쟁은 국면 전환의 중대 기로에 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가혹한 경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 투명한 투표함에 투표 강행24일 로이터통신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세력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주, 남부 자포리자와 헤르손주에서 27일까지 진행되는 러시아 편입 찬반 주민투표 결과는 30일경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AP통신이 촬영한 영상에는 루한스크 주민 여러 명이 개방된 장소에 모여 투표한 뒤 투명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모습이 포착됐다. 로이터가 촬영한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시 투표 영상에도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접지 않고 투명한 플라스틱 투표함에 넣는 모습이 찍혔다. 병합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가 다 드러나는 것이다. 투표를 강요하는 정황도 나타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AP통신에 “총(위협) 아래서 투표가 진행되는 것 같다”며 “러시아 당국이 투표 기간 주민들이 도시를 떠나는 것을 금지하고 무장한 군인들이 가택을 수색한 뒤 투표에 참여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지원한 지방 관료들이 무장병력을 보내 러시아 합병에 반대한 유권자의 이름을 적으려고 한다”고도 했다. 러시아가 투표를 염두에 두고 점령지 주민들에게 구호물품을 대가로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탈환한 동북부 하르키우주 발라클레아 주민들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러시아는 주민들에게 여권과 우크라이나 신분증을 요구해 복사한 뒤 스파게티 한 봉지와 쇠고기 통조림 몇 개를 지급했다”고 말했다. 점령 지역 주민들에게 생활필수품을 미끼로 개인정보를 빼내 선거 조작 등에 활용하려 했다는 것이다.○ 中, 러 병합 투표에 부정적 시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4일 병합 지역 보호를 명분으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 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병합 지역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 헌법에 추가로 명시된 영토를 포함한 러시아 영토는 국가의 완전한 보호 아래 있다”고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 두마(하원) 의원은 “러시아 편입 승인이 이르면 30일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편입 승인 절차에 직접 참석할 것 같다고도 전했다. 타스통신은 점령지 주민투표에서 편입 찬성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국제사회는 반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 주민투표는 가짜”라며 “러시아에 추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망 (차단) 및 막대한 경제 비용을 안기는 제재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도 “러시아와 괴뢰 정부가 오늘 시작한 가짜 주민투표는 법적 효력이나 정당성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도 우크라이나 주권 존중과 영토 보전을 강조하며 주민투표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2일 미국 뉴욕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회담한 뒤 “각국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장위구르 티베트 등에서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가 벌어질 경우를 우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중국 상하이가 그동안 금지하던 노점상 영업을 허용했다. ‘노점 경제’를 통해서라도 경제 침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2년 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반대로 실현되지 못한 노점 경제 활성화를 주창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정치적 위상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4일 상하이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노점을 전면 금지한 ‘환경위생관리조례’를 개정해 합리적이고 균형 있게 규제하도록 했다. 12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조례에 따르면 간선 도로와 경관(관광)구역, 상업시설 밀집구역, 교통 요지 등을 제외하고는 노점상 운영이 허용된다. 노점상이 많아지면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외식 쇼핑 유흥 관광 활동이 가능해져 이른바 ‘야간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제 수도라 불리는 상하이는 올 4~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약 2달간 전면 봉쇄됐다. 이 여파로 중국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0.4%에 그치기도 했다. 상하이 봉쇄가 해제된 이후에도 경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상하이시 당국이 노점 경제 카드까지 꺼낸 것이다. 리 총리의 대표 정책이지만 사실상 시 주석 반대로 실행되지 못한 노점 경제가 살아난 것을 들어 올해를 끝으로 총리 퇴진을 밝힌 리 총리의 정치적 생명이 연장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20년 6월 리 총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노점상 전면 허용을 주장했다. 하지만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주요 관영매체에 노점 경제 용어 사용을 금지했고 중국중앙(CC)TV는 ‘노점 경제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는 논평을 실으며 분위기가 급랭했다. 이번 노점상 허용이 시 주석 장기집권(3연임)을 확정하는 다음달 당 대회를 앞두고 발표됐다는 점도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리 총리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방증한다는 해석과 함께 노점 경제가 다른 지역으로까지 퍼진다면 그의 정치적 위상마저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중 외교장관이 유엔 총회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열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대만 해협과 관련한 논의에 나섰다. 미국 측은 대만해협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중국 측은 미국이 대만 분리독립 반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양측 외교 장관이 회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만나 90여 분 동안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 측에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정책이 바뀌지 않았다”며 중국의 대만 침공시 대만을 방어하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근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하나의 중국’ 정책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재확인 했다. 동시에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의 대만 무력시위가 대만 해협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왕 부장은 블링컨 장관에게 대만 분리독립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표명할 것을 요구했다. 왕 부장은 “평화적 해결과 대만 분리독립은 물과 불처럼 서로 섞일 수 없고, 대만 독립행보가 증가할수록 평화적 해결 가능성이 줄어든다”며 “진정 대만해의 평화를 수호하려 한다면 대만 독립행보를 억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미중 회담 전날인 22일 저녁 전 주헝가리 미국대사였던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저녁 일정을 취소하고, 아버지가 여생을 보낸 이스트 햄튼으로 떠났다. 하지만 대만 해협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미중 소통을 위해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외교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미국과의 회담에서만 마스크를 착용했다. 블링컨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왕이 부장과 악수하는 사진을 올리며 “미중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지역 및 세계 안보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규탄 입장을 밝히며 만약 중국이 이번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후과가 있을 것임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블링컨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하고 추가적인 도발 행위를 저지할 의무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유엔 총회에서 대만 문제에 개입하는 외부세력에 대해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을 향해서는 “사리사욕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왕 부장은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대만이 중국의 영토라는 기존 입장을 강조하며 “중국은 굳은 결의로 대만 내 독립 세력과 싸워나갈 것이고, 외부세력의 개입에 대해선 가장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 않았지만 “중국의 내정 문제에 대해 개입하려는 세력은 중국인의 강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고, 중국 통일을 반대하는 세력은 역사의 수레바퀴에 끼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날렸다. 왕 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선 외교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 협상에 나서는 것이 급선무이며 우크라이나 사태의 위기가 다른 지역까지 확산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보다 앞서 23일 왕 부장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대국,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은 국제법을 준수하고 유엔의 권위를 지키며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개발도상국을 돕는데 앞장서야 한다”면서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일부 대국은 사리사욕을 위해 다자주의를 명분으로 일방주의를 실행하고 이른바 규칙을 수호한다는 명목으로 도처에서 소그룹을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이어 “중국은 국제 사무에서 유엔의 핵심 지위를 확고히 지지하고, 유엔이 평화와 안보의 도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더 큰 역할을 발휘하는 것을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위기로 개발도상국이 어려움을 겪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느낀다”며 “발전기금, 기후변화, 방역 등 개발도상국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을 대표하는 7개 금융사 수장들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중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군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 재계 인사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반중 행보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친중 노선을 폐기하고 미국의 편에 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동반하지 않은 미래를 상상할 수 없다”는 필리핀의 노선 변화가 동남아 인접 국가들의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월가 황제’ “정부 지침 충실히 따를 것”홍콩 유력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모이니핸 뱅크오브아메리카 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찰스 샤프 웰스파고 CEO 등은 21일 미 하원 금융위원회가 ‘거대 은행의 책임’을 주제로 개최한 청문회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정부 지침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미 주요 금융사들은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따라 러시아에서 영업을 중단하고 속속 철수했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중국 내 사업도 비슷한 방식으로 접을 수 있다는 뜻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CBS 인터뷰에서 무기만 지원한 우크라이나와 달리 대만에는 미군을 직접 파병하는 식으로 방어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특히 ‘월가 황제’로 불릴 만큼 미 금융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이먼 CEO는 이날 “우리는 절대적으로 정부의 결정에 경의를 표하고 지침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이니핸 CEO는 “지난 수십 년간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늘 정부 지침을 따랐다”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지난해 11월에도 “중국공산당이 100주년을 맞았고 JP모건도 그렇다. 우리가 중국공산당보다 더 오래갈 것”이라고 발언해 중국 내에서 반발이 일어난 바 있다. 당시 그는 중국이 대만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면 베트남전 당시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도 패한 미국의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친중’서 ‘친미’로 돌아선 필리핀마르코스 대통령은 20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남중국해 사안은 국제법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힘의 우위’를 앞세워 동남아 주요국을 압박하는 중국을 비판했다. 그는 전날 뉴욕 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찾았을 때도 “필리핀은 위기에 처했을 때 미국을 바라본다. 미국이 동반되지 않은 필리핀의 미래는 상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국 초기의 성장동력이 미국 기업으로부터 나왔다며 미국의 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6월 취임한 그는 강대국 중 첫 방문국으로 미국을 택하고 뉴욕에 왔다. 22일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회동했다. 전임자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 직후 중국을 방문해 “필리핀은 미국과 분리된 나라”라고 선언한 것과 달라진 행보다. 일각에선 필리핀의 변화가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등 중국의 투자에 의존하고 있는 인접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 미국은 각각 ‘일대일로(一帶一路)’와 ‘글로벌 인프라·투자 파트너십(PGII)’을 통해 동남아 각국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