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희

김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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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취재하는 방송·영화 담당 기자입니다. 재미를 주는 콘텐츠를 더 재밌는 기사 안에 담겠습니다.

jetti@donga.com

취재분야

2026-02-25~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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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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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수업’ 진한새, 금기 깨고 ‘청소년 성범죄’ 다룬 이유는…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은 올해 선보인 어떤 작품보다 무수한 물음표를 던진 문제작이다. 한국 콘텐츠가 다루지 않았던 금기의 영역을 내핵까지 파고든다. 학교에선 조용한 모범생이지만 조건만남 어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포주 역할을 하는 지수(김동희), 그의 사업에 동참해 판을 키우는 같은 반 규리(박주현), 앱에서 조건만남을 하며 번 돈으로 남자친구 기태(남윤수)와의 데이트 비용을 대는 민희(정다빈)의 이야기는 불편하지만 우리 사회에 분명히 존재하는 청소년 성범죄를 정면에서 다룬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이 작품은 입소문을 타고 넷플릭스 ‘오늘의 한국 톱10’ 1~3위를 오가는 중이다. 2017년 웹드라마 ‘아이리시 어퍼컷’으로 데뷔한 후 첫 장편 드라마를 선보인 진한새 작가(34)를 서면으로 만났다. ‘인간수업’은 ‘죄악은 왜 나쁜가’에 대한 진 작가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뉴질랜드 유학 중 한 아이가 친구들에게 담배를 팔던 장면을 목격한 그는 ‘똑같은 고등학생인데도 사는 세계가 정말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가 들어 청소년이 조직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기사를 접하고 그 때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죄는 왜 나쁜가’ 하는 유치원생 같은 수준의 질문에 나름대로 진지하게 답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마약, 살인 등 수많은 ‘죄’ 중 왜 하필 청소년 성범죄를 소재로 했는지 물었다. “작품의 동맥이 된 원론적 질문(죄는 왜 나쁜가)에 최대한 진지하게 답하기 위해서는 사회에서 가장 들여다보기 불편하고, 건드리기 고통스러운 부분을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수업’은 상처를 후벼 파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것에 대한 부담은 컸지만 ‘범죄는 나쁜 것’이라고 섣불리 규정짓진 않았다.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이야기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능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면서 가장 기초적인 부분에서부터 죄악이라는 주제를 재탐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것은 구태의연해 보여도 반드시 필요한 회귀입니다. 이런 윤리적 가치들은 오래된 유적처럼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점점 마모되는 성질이 있어서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눈 깜짝할 사이에 먼지처럼 사라져 버릴지도 모릅니다.” 조건만남 운영 방식이 꽤 자세히 묘사됐지만 포주나 성매매 여성들을 직접 만나보진 않았다. “범죄 관련 현장취재는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굉장히 겁이 많아서요. 그런 곳에 누굴 대신 보내고 싶지도 않았고요. 성범죄와 관련된 기술적 설정들은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에 상상을 더해서 짜 나간 ‘실제로 있을 법한 것’들입니다.” 진 작가의 어머니는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태왕사신기’ 등 다수의 히트작을 쓴 송지나 작가다. 평소엔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지만 인간수업을 쓸 때만큼은 달랐다. “왠지 모를 자존심 때문에 마지막 회 최종고가 나올 때까지 대본을 한 편도 보여드리지 않았습니다. 서운하셨을 거예요. 최종고를 보여드렸더니 의외로 읽는데 한참 걸리시더군요. 아직도 다 못 읽으셨을 겁니다.” 복선과 열린 결말 탓에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아직’ ‘일단’ 등의 단어로 지수와 규리의 불발된 로맨스를 설명한 진 작가의 답은 시즌2에 대한 가능성일까. “‘러브라인’이란 게 키스신 몇 회 이상 같은 기준이 있는 게 아니어서 규리와 지수의 관계가 러브라인인지 특정하긴 어려울 듯 합니다. 아직 정식 명칭으로 분류되지 않은 두 사람만의 고유한 관계라고 일단은 규정해 두겠습니다.”김재희기자 jetti@donga.com}

    • 202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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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千의 목소리’ 혼자서 척척… 창작 원천은 꾸준한 관찰

    찰진 대사, 귀에 때려 박는 목소리, 어디선가 본 듯한 얄미운 캐릭터. 카페에서 우연히 마주친 대학 선후배가 약속을 잡다가 “우리 죽기 전에 꼭 만나자”로 귀결되거나, 싸움이 붙은 두 조폭이 친한 형님들의 이름을 늘어놓다가 본인이 키우는 강아지로까지 대화가 흘러가는 3분 분량의 영상은 올리는 족족 500만 조회수를 넘긴다. 현실을 빼닮은 ‘매운맛’ 애니메이션 유튜브 채널 ‘장삐쭈’의 특징이다. 그의 ‘저 세상 드립력’에 사람들은 열광하지만 그를 ‘또라이’라는 단어 안에 가두기는 아깝다. 장삐쭈 채널을 시작한 장진수 씨(28)는 2016년 기존 애니메이션에 본인의 목소리를 입힌 ‘병맛 더빙’을 시작으로 3년 반 만에 구독자 230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가 됐다. 직접 대본을 쓰고 영상 속 모든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혼자 더빙하는 ‘올 라운드 플레이어’다. 그의 영상에 심심찮게 보이는 댓글이 있다. ‘장삐쭈는 천재다.’ 천재와 또라이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장 씨를 14일 서울 강남구 샌드박스네트워크 사무실에서 만났다. 백수 시절 우울증의 끝자락에서 대추청 사업을 시작한 그는 제품 홍보 영상을 만들기 위해 시험 삼아 ‘보노보노’ 더빙 영상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살벌하게 비속어를 뱉어내는 동영상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구독자가 2000명을 향해 가던 때 유튜버 ‘도티’가 세운 엔터테인먼트 샌드박스에 합류했다. “유튜브가 조회수 1회당 1원을 번다는 낭설만 돌던 미지의 플랫폼이었어요. 유튜브 월수입이 110만 원, 대추청 사업 월수입이 180만 원이던 때 유튜버로 전업했어요. 일찌감치 가능성을 발견한 게 인생을 바꿨죠.” 장 씨의 영감의 원천은 관찰이다. “일생을 관찰자로 살았다”는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을 과장해 따라 했다. 가족 모임에서 큰아버지를 따라 해 용돈을 받고 군대에서는 대대장을 따라 해 포상휴가를 얻으면서 사람들을 웃기는 것에 재미도 붙였다. 관찰을 통해 축적한 다수의 자아는 ‘토하듯 쏟아내는’ 아이디어의 근원이 됐다. “짜증나는 사람의 특징을 뽑아 흉내 냈어요. 생김새는 다르지만 그 안에 있는 자아는 서로 닮아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들을 따라 하니 ‘내 주변에 이런 사람 있어’라며 공감했죠.” 기존 애니메이션 더빙은 장 씨의 원맨쇼였다면 창작 캐릭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팀워크가 중요해졌다. 더빙과 애니메이션, 스토리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해서다. 장삐쭈와 4명의 애니메이터, 1명의 보조 작가로 구성된 ‘스튜디오 장삐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커뮤니티에서 재밌는 ‘밈(짤방·meme)’을 발견하면 새벽에도 카카오톡 대화방에 공유한다. 수다를 떨다가 나오는 대사 한 줄이 콘텐츠로 이어지기도 한다. 창작 캐릭터 ‘안기욱’은 지식재산권(IP)을 강화하려는 스튜디오 장삐쭈에 이정표와 같은 존재다. ‘급식체’를 쓰는 신입사원 캐릭터 안기욱은 tvN의 ‘SNL’에 방송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이모티콘으로도 제작됐고, ‘급식생’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 1248만 회를 기록 중이다. 팀원들을 캐릭터화한 ‘스튜디오 장삐쭈’, 사회 풍자와 유머를 함께 담는 ‘쿠퍼네 가족’ 등을 통해 자체 IP를 강화하고 있다. “바닥부터 시작했던 장삐쭈가 ‘안기욱’으로 포털 실시간 검색어 7위까지 올랐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이죠.” 장삐쭈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 포털에 장삐쭈를 검색했을 때 ‘장삐쭈 실물’이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로 그의 얼굴은 베일에 가려 있다.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그답다. 재미와 반전을 노린다. “당연히 여러 사람이 목소리를 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장삐쭈라는 존재를 알게 되는 순간 ‘이 목소리를 한 사람이 다 낸다니’라고 까무러치게 놀라는, 반전의 즐거움을 주고 싶어요.”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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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리는 족족 500만 조회수…구독자 230만 ‘장삐쭈’의 영감 원천은?

    찰진 대사, 귀에 때려 박는 목소리, 어디선가 본 듯한 얄미운 캐릭터. 카페에서 우연히 마주친 대학 선후배가 약속을 잡다가 “우리 죽기 전에 꼭 만나자”로 귀결되거나, 싸움이 붙은 두 조폭이 친한 형님들의 이름을 늘어놓다가 본인이 키우는 강아지로까지 대화가 흘러가는 3분 분량의 영상은 올리는 족족 500만 조회수를 넘긴다. 현실을 빼닮은 ‘매운 맛’ 애니메이션 유튜브 채널 ‘장삐쭈’의 특징이다. 그의 ‘저 세상 드립력’에 사람들은 열광하지만 그를 ‘또라이’라는 단어 안에 가두기는 아깝다. 장삐쭈 채널을 시작한 장진수 씨(28)는 2016년 기존 애니메이션에 본인의 목소리를 입힌 ‘병맛 더빙’을 시작으로 3년 반 만에 구독자 230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가 됐다. 직접 대본을 쓰고 영상 속 모든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혼자 더빙하는 ‘올 라운드 플레이어’다. 그의 영상에 심심찮게 보이는 댓글이 있다. ‘장삐쭈는 천재다.’ 천재와 또라이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장 씨를 14일 서울 강남구 샌드박스네트워크 사무실에서 만났다. 백수 시절 우울증의 끝자락에서 대추청 사업을 시작한 그는 제품 홍보 영상을 만들기 위해 시험 삼아 ‘보노보노’ 더빙 영상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살벌하게 비속어를 뱉어내는 동영상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구독자가 2000명을 향해가던 때 유튜버 ‘도티’가 세운 엔터테인먼트 샌드박스에 합류했다. “유튜브가 조회수 1회 당 1원을 번다는 낭설만 돌던 미지의 플랫폼이었어요. 유튜브 월수입이 110만 원, 대추청 사업 월수입이 180만 원이던 때 유튜버로 전향했어요. 일찌감치 가능성을 발견한 게 인생을 바꿨죠.” 장 씨의 영감의 원천은 관찰이다. “일생을 관찰자로 살았다”는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을 과장해 따라했다. 가족 모임에서 큰 아버지를 따라해 용돈을 받고 군대에서는 대대장을 따라해 포상휴가를 얻으면서 사람들을 웃기는 것에 재미도 붙였다. 관찰을 통해 축적한 다수의 자아는 ‘토 하듯 떠오르는’ 아이디어의 근원이 됐다. “짜증나는 사람의 특징을 뽑아 흉내냈어요. 생김새는 다르지만 그 안에 있는 자아는 서로 닮아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들을 따라하니 ‘내 주변에 이런 사람 있어’라며 공감했죠.” 기존 애니메이션 더빙은 장 씨의 원맨쇼였다면 창작 캐릭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팀워크가 중요해졌다. 더빙과 애니메이션, 스토리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해서다. 4명의 애니메이터와 1명의 보조 작가로 구성된 ‘스튜디오 장삐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커뮤니티에서 재밌는 ‘밈(meme)’을 발견하면 새벽에도 카카오톡 대화방에 공유한다. 수다를 떨다가 나오는 대사 한 줄이 콘텐츠로 이어지기도 한다. 첫 창작 캐릭터 ‘안기욱’은 지적재산권(IP)을 강화하려는 스튜디오 장삐쭈에게 이정표와 같은 존재다. ‘급식체’를 쓰는 신입사원 캐릭터 안기욱은 tvN의 ‘SNL’에 방송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이모티콘으로도 제작됐고, ‘급식생’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 1248만 회를 기록 중이다. 팀원들을 캐릭터화 한 ‘스튜디오 장삐쭈’, 사회 풍자와 유머를 함께 담는 ‘쿠퍼네 가족’ 등을 통해 자체 IP를 강화하고 있다. “바닥부터 시작했던 장삐쭈가 ‘안기욱’으로 포털 실시간 검색어 7위까지 올랐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이죠.” 장삐쭈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 포털에 장삐쭈를 검색했을 때 ‘장삐쭈 실물’이 연관검색어로 뜰 정도로 그의 얼굴은 베일에 가려 있다.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그 답다. 재미와 반전을 노린다. “당연히 여러 사람이 목소리를 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장삐쭈라는 존재를 알게 되는 순간 ‘이 목소리를 한 사람이 다 낸다니’라고 까무러치게 놀라는, 반전의 즐거움을 주고 싶어요.”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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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답한 전개-뜬금없는 러브신… 달달한 ‘김은숙 드라마’ 맞아?

    ‘어메이징한 여자’ 김은숙 작가의 세계가 흔들리고 있다.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등 드라마 히트작을 숱하게 만들었던 김 작가는 2년 만의 복귀작인 SBS 금·토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의 시청률이 부진하자 ‘예전보다 훨씬 못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어서다. 더 킹의 시청률은 11.4%로 시작했으나 이후 9∼10%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더니 최근 방송분인 8회에선 8.1%까지 떨어졌다. 기존 김 작가의 드라마가 5∼10%로 시작해도 중반부터 20%를 넘기며 뒷심을 발휘했던 것과 상반된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더 킹의 배경인 평행세계에 빗대 “다른 평행세계에 있는 김은숙 작가가 더 킹 대본을 쓴 것 아니냐”는 우스개까지 나오고 있다. 더 킹이 인기를 끌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고구마 전개’(고구마를 먹은 듯한 답답한 전개)다. 더 킹은 대한민국과 대한제국이라는 두 개의 평행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두 세계를 오갈 수 있는 만파식적을 통해 대한제국 황제 이곤(이민호)과, 대한제국을 차지하려 하는 이곤의 큰아버지 이림(이정진)이 양쪽을 오간다. 두 세계의 시공간이 어떤 관계를 갖는지, 평행세계를 이용해 이림이 어떤 역모를 꾸미는지 설명하는 초반의 전개가 지나치게 늘어진다는 지적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드라마의 핵심 악역인 이림은 4회까지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않았고, 시청자들은 “이림이 카메오냐”며 답답함을 표출하기도 했다. 최근 인기 있는 ‘부부의 세계’의 경우 첫 회에 이미 남편의 불륜 상대가 밝혀지는 것에 비하면 거북이 진행을 하고 있다는 것. 김 작가의 드라마를 모두 챙겨 봤다는 이나현 씨(29·여)는 “최근 드라마들이 첫 화부터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는 ‘사이다 전개’를 하고 있는데, ‘더 킹’은 초반 평행세계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배경 설명과 복선을 깔아 지루했다”고 말했다. ‘뜬금없는 러브라인’도 발목을 잡았다. 김 작가의 드라마는 주연배우 간 ‘케미스트리(호흡)’가 인기의 핵심 요인이었지만 더 킹에서는 ‘주인공 간 로맨스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극 초반부터 불거졌다.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건너와 처음 본 경위 정태을(김고은)에게 다짜고짜 “내가 자넬 황후로 맞이하겠다”며 고백하는 이곤이나, 평행세계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이곤을 ‘또라이’라고 부르며 무시하다가 갑자기 이곤에게 달려가 안기는 정태을의 행동에 시청자들은 공감하지 못했다. 5회에 나온 이곤과 정태을의 키스신에도 ‘뜬금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던 이유다. 한 시청자는 “‘달달함’이 김 작가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인데 극 중반까지도 두 주연 배우 간 설렘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감정 고조 단계를 건너뛰고 포옹이나 키스신이 등장해 몰입이 안 됐다”고 했다. 다소 오글거리는 김 작가 특유의 대사나 장면을 맛깔나게 살려주던 감각적인 연출도 실종됐다.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 대위(송중기)가 강모연(송혜교)의 스카프를 활주로에서 줍는 장면이나, ‘도깨비’의 이신(공유)과 저승사자(이동욱)가 멀리서 걸어오는 ‘투샷’ 등의 명장면은 이응복 PD의 감각적 연출에 힘입은 바가 컸다. 하지만 이번에 이 PD가 빠지면서 연출이 헐거워졌다는 평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가 극 중반까지 전혀 숙성되지 않고, 평행세계에 담긴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전개도 느리다. 러브라인과 세계관 모두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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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3년 ‘싱글벙글 커플’ 눈물의 고별방송

    “폭우가 내리던 날 군부대에서 군용차도 빌려봤어요.” 라디오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의 마지막 방송일인 10일, 서울 마포구 MBC 본사에서 만난 진행자 강석(68)은 “청취자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청취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비가 무릎 위까지 차올랐던 날 도로에 차를 버리고 온몸이 땀으로 젖을 때까지 뛰었던 그날을 회상했다. “차를 길에 세우고 뛰어 가보고 버스도 탔는데 도저히 시간을 못 맞출 것 같았어요. 근처 군부대에 들어가 사정사정해 군용차를 빌려 타고 겨우 제시간에 도착했죠.” 싱글벙글쇼에서 시사풍자, 콩트 등을 통해 청취자와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강석과 김혜영(58)은 현존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중 최장수 진행자였다. 1973년 시작한 싱글벙글쇼에 강석이 1984년, 김혜영이 1987년 합류하면서 각각 36년, 33년 동안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두 사람은 30여 년간 청취자와의 약속을 한 번도 어기지 않았다. 김혜영이 1988년 결혼식을 올리던 날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방송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강석은 방송이 끝나자마자 김혜영의 드레스 자락을 잡고 차에 태워 결혼식장까지 운전했다. 김혜영은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걸 알지만 오늘이 헤어짐의 날이라고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했다. 청취자의 사연과 선물은 스튜디오에 끊일 날이 없었다. ‘건강 챙기시라’는 편지와 함께 온 보약, 벌꿀 등은 흔한 선물에 속할 정도였다. 자신의 꿈을 적어 보냈던 청취자가 목표를 이룬 순간도 함께했다. 교도소 수감 시절 ‘출소하면 작가가 되고 싶다’는 사연을 보냈던 백동호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 ‘실미도’를 썼고, 출간 후 스튜디오에 책을 보냈다. 강석은 “청취자들 덕에 ‘롱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생방송이 진행된 MBC ‘가든 스튜디오’ 앞에는 애청자 30여 명이 모였다. 꽃다발을 손에 쥔 사람, 눈물을 닦는 사람도 있었다. 20년 동안 매일 싱글벙글쇼를 들었다는 신정미 씨(55·여)는 “힘들 때마다 큰 위안을 받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마지막 곡은 강석이 고른 그룹 장미여관의 ‘퇴근하겠습니다’였다. 애청자들 사이에서는 ‘두 사람을 보낼 준비가 안 됐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이들의 하차 소식이 갑자기 알려진 데 대한 항의 글이 MBC 시청자 게시판에 쏟아졌다. 방송인 정영진이 후임으로 정해졌다가 과거 여성혐오 발언 논란으로 하차한 것도 ‘후임자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낳았다. 두 사람의 빈자리는 11일부터 가수 배기성과 아나운서 허일후가 채운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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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몸과 마음은 연결돼 있으니

    30년 전 영국 런던의 한 진료실로 류머티즘성 관절염에 걸린 50대 여성이 신경면역학자인 저자를 찾아왔다. 손 관절이 부어올라 통증을 일으켰고 무릎의 뼈가 손상돼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의사가 마음 상태를 묻자 그 여성은 “늘 비관적인 생각과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 그가 우울증에 걸렸다는 걸 확신한 저자는 선배 의사에게 이를 알렸지만 반응은 무덤덤했다. “자네가 그 부인이라면 우울증에 안 걸리겠나?” 저자는 서구 근대철학의 원조인 데카르트의 이원론에 기반해 오랜 기간 몸과 마음의 질병을 별개로 보고 치료해온 서구 의학에 의문을 던진다. 그 여성의 우울증은 ‘우울증에 걸렸다는 생각’에서 온 것이 아니라 염증에서 왔다는 것에서 출발해 우울증은 염증이 만들어낸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염증이 뇌에까지 영향을 미쳐 우울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사례와 함께 흥미롭게 설명한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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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성기 주연 ‘종이꽃’ 美 휴스턴국제영화제 2관왕

    배우 안성기 씨(68·사진)가 주연한 영화 ‘종이꽃’이 미국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2관왕에 올랐다. 이 영화를 제작한 로드픽쳐스는 지난달 17∼26일(현지 시간) 열린 제53회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종이꽃’이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에 해당하는 백금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고 8일 밝혔다. 이 영화제에서 한국인이 연기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영화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종이꽃은 장의사 성길(안성기)이 사고로 몸이 마비된 아들 지혁(김혜성)을 돌보는 힘든 삶 속에서도 꿈을 찾으려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제 심사위원들은 “상실과 아픔, 그리고 죽음 중간에 있는 영혼의 가슴 아픈 공명을 담아냈다”고 평했다. 또 안 씨의 연기에 대해서는 “최고 수준의 연기를 보여줬다. 섬세하지만 선명하게, 공감과 품격이 담긴 연기로 캐릭터의 깊은 감성을 표현하는 데 심오한 능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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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년생 딸이 무슨 콘텐츠 보는지가 요즘 최대 관심”

    “1995년생인 딸이 무슨 콘텐츠를 보는지가 요즘 최대 관심사예요.”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변호인’(2013년)을 제작한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로컬 프로덕션 최재원 대표(53)의 말이다. 20년간 수십 편의 영화가 그의 손을 거쳤지만 대중의 취향을 파악하는 건 여전히 어려운 숙제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나이가 들면서 ‘내가 좋아하는 걸 관객이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딸에게 요즘 뭘 보냐고 물으니 유튜브에서 예능을 5분으로 압축한 ‘오분순삭’, 박막례 할머니의 드라마 리뷰를 보여주더군요. 이야기의 개연성은 떨어지지만 캐릭터는 명확한 콘텐츠였죠. 젊은 세대가 재미있어 하는 콘텐츠가 예전 기준과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미대 진학을 포기한 게 평생 한이라는 최 대표에게는 예술가의 피가 끓었다. 대학 시절 글을 쓰고 연극을 하며 창작욕을 분출했다. 대학 졸업 후 일한 벤처캐피털 ‘무한창업투자’에서 국내 처음으로 영상투자펀드를 만들었고, 2000년 펀드를 운용할 투자사 ‘아이픽처스’를 세웠다. 이후 투자제작사 ‘바른손필름’, 배급사 ‘뉴’, 투자제작사 ‘위더스필름’ 대표를 맡았다. 20년간 영화 제작, 투자, 배급을 모두 거치며 인연을 맺은 배우와 감독들은 이제 베테랑이 됐다. 봉준호 감독과 김지운 감독이 그렇다. 봉 감독과는 그의 첫 장편영화 ‘플란다스의 개’에, 김 감독과는 ‘장화, 홍련’에 투자하면서 알게 됐다. 그때의 인연이 이어져 바른손필름 대표 시절 이들과 각각 두 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계약을 맺었다. 봉 감독이 이 계약으로 만든 두 편의 영화가 ‘마더’와 ‘기생충’이다. “‘플란다스의 개’의 ‘키치’한 느낌이 좋아 봉 감독에게 다음 작품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어요. ‘장화, 홍련’은 아이픽처스가 무한창투에서 독립하고 투자한 첫 작품이었는데 뜻밖에도 대박을 안겨줘 제가 영화판에 남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죠.” ‘하늘이 내려준다’는 1000만 영화 ‘변호인’을 만들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양우석 감독과 준비하던 ‘강철비’가 엎어지면서 다른 작품을 찾던 중 양 감독이 ‘변호사 노무현’이란 제목이 적힌 50장 분량의 트리트먼트(시나리오 전 단계 대본)를 내밀었다. 가장 피곤할 때 시나리오를 읽는다는 그는 ‘한밤중에 보는데도 너무 재미있어서 벌떡벌떡 깼다’고 했다. 제작을 결심했지만 캐스팅이 문제였다. 송강호는 처음에는 최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강호가 낮술을 하자며 전화가 왔어요. 술을 마시며 ‘시나리오가 머리에서 안 떠나’라더군요. 며칠 뒤 아침에 문자가 왔어요. ‘좋은 영화 만나게 해 줘서 고마워. 진심으로 연기할게.’ 아직도 못 잊는 두 문장이죠.” ‘100년 동안 1등 하는 기업은 뭐가 다를까’라는 궁금증에 2015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로컬 프로덕션에 온 최 대표는 워너브러더스의 국내 영화 제작투자를 이끌고 있다. 140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밀정’부터 ‘싱글라이더’ ‘챔피언’ 등 신인 감독의 저예산 영화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을 만들었다. 대표직을 수락하며 ‘매년 최소 한 편은 신인 감독의 영화를 만들겠다’는 약속은 꼭 지키려 한다. “한국 시장은 로컬 프로덕션이 가장 잘 안다는 믿음으로 저희에게 전적으로 의사결정권을 줘요. ‘밀정’은 시나리오를 보낸 지 3시간 만에 본사에서 전화가 와 ‘go’라고 했어요. 최종 보고서를 보내면 본사에서 빠르면 하루 만에 답이 와요.” 318만 관객을 모은 ‘마녀’를 제외하고는 ‘인랑’, ‘광대들: 풍문조작단’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이 아쉬운 성적표를 받으면서 최 대표는 어떤 영화를 만들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답을 얻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젊은 직원들이 재미있어 하는 콘텐츠에 더욱 관심을 갖는 것. 최 대표가 시나리오를 골라 직원들에게 주는 게 아니라 직원들이 선별한 작품들 가운데 최 대표가 최종 결정을 한다. 그 결과물로 올해 김혜수 주연의 ‘내가 죽던 날’,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리메이크작이 개봉한다. 이원석 감독의 코미디 영화에도 투자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마녀2’는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망했을 때가 기회고, 기회가 왔을 때가 위기라는 말을 믿어요. 지난 몇 년간 주춤했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달릴 겁니다.”○ 최재원 대표는…△1967년 출생△고려대 농경제학과 졸업△2000년 투자사 아이픽처스 설립, ‘장화, 홍련’ ‘살인의 추억’‘싱글즈’ ‘결혼은 미친 짓이다’ 투자△2005년 바른손 영화사업본부 대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마더’ 제작△2009년 투자배급사 뉴 대표△2010년 투자제작사 위더스필름 창업, ‘변호인’ 제작△2015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로컬 프로덕션 대표, ‘밀정’ ‘싱글라이더’ ‘마녀’ ‘인랑’ 제작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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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거리두기’ 문화계 승자는?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바뀌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문화계 가택연금’도 두 달여 만에 풀렸다. 닫히고 연기되고 취소됐던 2개월이었지만 뮤즈가 윙크를 보낸 승자는 있다.○가요=슈퍼엠 지난달 26일 네이버 브이라이브를 통해 진행된 실시간 온라인 콘서트 ‘슈퍼엠·비욘드 더 퓨처’는 세계 109개국에서 7만5000명이 동시 관람했다. 유료 콘텐츠(관람권 최하 3만3000원)였음에도 매출이 24억 원을 넘었다. 지난달 19일에는 레이디 가가, 빌리 아일리시, 폴 매카트니, 엘턴 존 등이 참여한 글로벌 온라인 콘서트 ‘투게더 앳 홈’에도 한국 가수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 외신은 두 공연 모두 주목하며 슈퍼엠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드라마=킹덤2 ‘킹덤’ 시즌2는 세계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참신한 소재와 세밀한 좀비 묘사 등 완성도에 더해 역병이 전국으로 퍼져 좀비를 양산하는 상황이 코로나19로 세계가 혼란에 빠진 현실과 비슷해 더 주목받았다. 3월 13일 공개 후 국내 ‘넷플릭스 오늘의 톱 10 콘텐츠’ 1위였고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도 같은 부문 1위에 올랐다. 같은 달 27일 미국 영화·드라마 정보 사이트 IMDB 인기 순위에서 킹덤 1·2는 ‘왕좌의 게임’(10위)보다 앞선 9위였다.○영화=인비저블맨 ‘겟아웃’ ‘어스’ 제작진의 또 다른 ‘신선한’ 공포물 인비저블맨은 코로나19로 극장이 빙하기를 맞은 2월 26일 개봉해 지난달 말 기준 누적 관객 57만 명을 모으며 조용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두 달 기준 관객 45만8304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다. 보이지 않는 존재에 위협당하면서도 끊임없이 싸우는 주인공 세실리아(엘리자베스 모스)는 역시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대항해 분투하는 관객과 겹친다.○방송·통신=OTT IPTV 극장 나들이가 막히자 ‘방구석 관람’을 제공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IPTV는 신이 났다. 넷플릭스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약 28% 증가한 57억6769만 달러(약 7조1219억 원)로 추산됐다. 1분기 글로벌 유료 가입자 수도 전망치의 2배를 넘은 1577만 명이었다. 왓챠플레이와 국내 IPTV업계 1∼3위인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도 코로나 특수를 누렸다.○공연=온라인 공연 중계 지난달 공연계 매출액은 약 46억 원으로 1월(386억 원)의 8분의 1, 3월(91억 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공연장 폐쇄로 공연 횟수도 크게 줄었다. 반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무료 공연 중계와 상영은 큰 인기를 끌며 공연문화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기록용 영상 촬영이나 프레스콜 생중계부터 전막(全幕) 생중계, 실황 스트리밍 등으로 범위를 넓히며 매주 2, 3차례이던 온라인 공연 중계는 매주 15∼20회로 늘었다.○출판=청소년소설 등교가 계속 늦춰지며 출판계는 지난해보다 많은 분야에서 매출이 늘었다. 그중에서도 청소년소설은 3, 4월 지난해 동기 대비 판매(교보문고 기준)가 121% 늘었다. ‘아몬드’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시간을 파는 상점’ 등이 이끌었다. 자녀교육서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 늘었다. 김재희 jetti@donga.com·김기윤·민동용 기자}

    •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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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수업’ 향한 엇갈린 시선들[현장에서/김재희]

    “클라이언트들 의뢰받고 물리적 위협으로부터 보호하지, 고객관리 대리해 주지, 픽업 중개하지. 이게 어떻게 포주야?” 지난달 2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인간수업’에서 조건만남 주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운영하는 고등학생 지수(김동희)는 자신을 ‘포주’라고 하는 같은 반 규리(박주현)에게 목청을 높인다. 자신이 하는 일은 ‘경호업자’라는 설명과 함께. “포주든 경호든 나도 껴 달라”는 규리의 제안을 지수가 수락하고, 앱을 통해 조건만남을 해 온 같은 반 민희(정다빈)는 ‘삼촌’이라 불렀던 포주가 지수임을 알게 되면서 이들은 범죄의 수렁에 더 깊이 빠진다. 청소년의 성매매를 그린 ‘인간수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기존 한국 콘텐츠에서 보기 힘든 소재를 다뤄 금기를 깼다는 평가와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n번방’이 떠오른다”는 비판이 갈린다. 논란 속에서도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한국에서 30년은 지나야 볼 수 있을 드라마’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넷플릭스 ‘톱 10 콘텐츠’ 2, 3위를 지키고 있다. 청소년 성매매가 드라마에서 적나라하게 그려진 건 인간수업이 처음이다. 부모의 가출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지수, 사업가 부모를 둔 ‘금수저’지만 부모의 억압으로 반항심이 극에 달한 규리, ‘일진’ 남자친구 규태(남윤수)와의 데이트 비용을 벌기 위해 조건만남을 하는 민희 등 각기 다른 환경의 10대들이 범죄를 택한 속사정을 다뤘다. 드라마는 무너진 공교육의 실태도 짚는다. 많은 10대의 목표가 대학 합격이 돼 버린 한국 사회에서 지수를 도우려는 담임교사의 고군분투는 개인의 노력에 그친다. 허광훈 씨(29)는 “새로운 매체가 새로운 작품을 낳고, 새로운 작품이 그동안 제대로 다루지 않았던 사회문제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을 내놨다”고 했다. 하지만 범죄 미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중학생 때 가출한 부모, 지수가 모은 돈을 훔쳐 도박으로 탕진한 아버지. 비극에 비극이 더해지는 지수의 삶에 시청자들은 연민을 느끼기 쉽다. 한 시청자는 “범죄에 서사를 부여해 이들의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성범죄의 가해자 입장을 자세히 묘사함으로써 이들이 제도적 허점의 피해자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성인 남성이 미성년자의 손발을 묶고 입에 재갈을 물린 채 폭행하거나, 흉기로 사람을 찌르는 장면 등 폭력 묘사의 수위가 지나친 점이 자주 지적된다. 박가현 씨(30·여)는 “잔인한 장면들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몰입을 해쳤다”고 말했다. 인간수업은 전에 없던 소재를 다뤘지만 자칫 범죄를 정당화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는 연출로 ‘죄의 본질이 무엇인지, 죄가 왜 나쁜 것인지 다루겠다’는 제작 의도가 희석됐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재희 문화부 기자 jetti@donga.com}

    • 202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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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아카데미상 온라인 개봉작도 심사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아카데미상 출품 규칙이 바뀌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이사회는 28일(현지 시간) 새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극장 개봉이 예정됐으나 스트리밍 플랫폼 또는 VOD로 공개한 작품도 아카데미상의 출품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가이드라인은 내년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만 적용된다. 아카데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상업용 극장에서 적어도 7일 연속 상영하고 이 기간 하루 최소 3회 상영한 영화를 출품 대상으로 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지난달 16일부터 로스앤젤레스 영화관들이 문을 닫으면서 극장 개봉을 못 하는 영화들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에서 공개되자 영화관 미(未)상영 작품에도 출품 기회를 준 것이다. 다만 극장이 재개장하면 ‘극장 7일 연속 상영’ 규정이 다시 적용된다.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예정대로 내년 2월 28일 열린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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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붉은무늬 백자 46년만에… “국보자격 박탈”

    문화재청이 국보 제168호 백자 동화매국문(銅畵梅菊文·사진)병의 국보 지정 해제를 29일 예고했다. 제작 시기와 국적이 국보로 지정될 때와 다른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1909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박물관인 이왕직박물관이 일본 골동품상 아마쓰 모타로(天池茂太郞)로부터 1936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4년 7월 국보로 지정됐지만 2018년 중국 원나라 때 것이라는 문제 제기가 있어 문화재청 조사단이 연구해 왔다. 높이는 21.4cm, 입 지름은 4.9cm다. 문화재청은 먼저 장식 기법이 조선 전기의 것이 아니라고 봤다. 이 작품은 구리를 주성분으로 하는 붉은색 안료인 진사(辰砂)로 문양을 장식한 동화(銅畵)기법을 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선 전기 백자에 동화를 활용한 예가 없다고 지적했다. 동화는 고려 후기인 13∼14세기 유물 중 일부에서 문양이 확인되지만 이후 사라졌다가 18∼20세기 백자에서 다시 발견된다. 조선 전기에는 동화로 장식한 백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작품은 ‘진사를 사용한 조선 전기의 드문 작품으로 화려한 문양과 안정된 기형이 돋보인다’며 국보로 지정됐다. 형태와 크기, 기법, 문양이 원나라 유리홍(釉裏紅) 자기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도 국보 지정 해제 이유로 제시됐다. 유리홍은 진사의 중국식 표현이다. 도자기가 만들어진 시기와 장소가 15세기 조선이 아니라 14세기 중국이라는 것이다. 해외 문화재라도 우리나라 문화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 국보로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출토지 및 유래는 우리나라와의 연관성이 명확하지 않고, 중국에 비슷한 도자기가 많아 희소성도 없다고 조사단은 판단했다. 국보 지정 해제는 30일의 예고 기간을 거쳐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이뤄진다. 국보 해제가 결정되면 ‘국보 제168호’는 영구결번 된다. 앞서 국보 지정이 해제된 사례는 두 번 있었다. 1992년 한산도 앞바다에서 발굴된 ‘귀함별황자총통’은 거북선에서 사용된 대포로 추정돼 국보 제274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1996년 위작으로 드러나 국보 지정이 해제됐다. 국보 제278호였던 ‘이형 좌명원종공신녹권 및 함’은 2010년 보물로 강등됐다. 공신녹권은 나라에 공이 있는 인물을 공신으로 임명하는 증서로, 해당 보물은 조선 태종이 이형에게 발급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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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매 불가 좌석인데 함부로 옮겨 앉다니…

    지난달 29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주디’를 본 주부 국모 씨(58)는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영화관이 ‘띄어 앉기’ 캠페인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 달여 만에 극장을 찾았는데 예매 불가 좌석인 국 씨의 앞좌석에 커플이 앉아 있었고, 영화가 시작하자 한두 명씩 예매 불가 좌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국 씨는 “상영 중 자리를 이동하는 사람들 때문에 영화에 집중하기 어려웠고 제지하는 직원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옆 칸 또는 좌석 한 줄을 통째로 비우는 시스템을 도입하자 ‘관크’가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관크’란 관객과 ‘크리티컬(critical·비난하는)’을 합친 단어로, 영화 관람을 할 때 불편을 끼치는 행동을 의미한다. 휴대전화를 꺼내 불빛이 새어 나오게 하거나 앞좌석을 발로 차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온라인에도 최근 ‘관크’를 당했다는 글이 줄줄이 올라온다. 영화 커뮤니티 ‘익스트림 무비’에는 이달 19일 ‘분명 제가 앉는 줄에 예매자가 한 명도 없는 걸 보고 들어갔는데 떡하니 두 명이 앉아있었다. 자리 주인이냐 물으니 바로 옆으로 옮겼다’며 ‘마스크 안 쓰고 대화하고, 앞좌석에 발 올리고…. 직원을 부를까 했는데 직원도 없겠다 싶었다’고 적었다. 한 누리꾼도 ‘떨어져 앉아야 한다. 기본을 지키지 않는 건 영화관에 항의해야 한다’고 했다. CGV 측은 “직원이 관객에게 예매한 좌석에 앉으라고 일일이 강제하기 어렵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다음 달 5일로 연장되면서 ‘띄어 앉기’ 캠페인도 지속할 방침이다. 이에 동참하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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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속배우 단 일곱… 소수지만 철저한 관리로 정예사단 육성”

    《“배우 7명이 적다고요? 아픈 손가락이 없도록 하려면 적은 수는 아닙니다.” 서울 중구 YNK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22일 만난 김민수 대표(42)는 소속 배우 한 명 한 명의 장단점과 활동 계획을 읊으며 이렇게 말했다. YNK엔터테인먼트는 배우 수는 적지만 ‘실한’ 이들로 꽉 찬 매니지먼트 회사다.‘황금빛 내 인생’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등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사랑받고 있는 신혜선, ‘왓쳐’ ‘우리가 만난 기적’ 등 꾸준히 열연하는 김현주, 지상파 데뷔작 ‘스토브리그’에서 앳된 얼굴의 투수 유망주 유민호 역으로 ‘슈퍼 루키’로 떠오른 채종협…. 2016년 임수정과 신혜선 두 명으로 회사를 시작한 김 대표는 매년 1, 2명씩 신중하게 배우를 영입했다. 김인권, 임세미, 스테파니 리도 한 식구다.임수정은 현재 다른 회사에 소속돼 있다.》“배우들은 자신의 인생 몇 년을 우리에게 주는 겁니다. 회사에서 제대로 관리해주지 못해 망가지는 배우들을 많이 봤어요. 한 명 한 명을 제대로 챙길 수 있는 수준으로 배우 수를 유지하려고 해요.” 김 대표는 고등학교 때 가수 터보의 매니저가 쉴 틈 없이 울리는 삐삐를 확인하며 스타의 일정을 조율하는 TV 속 장면을 본 뒤부터 매니저의 꿈을 키웠다. 부산에서 상경해 스타제이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한 2000년부터 지금까지, 20년간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떠나지 않았다. 한채영 원빈 등 톱스타들의 매니저를 맡았고, 손석우 대표와 함께 BH엔터테인먼트를 창립했다. 13년간의 매니저 경험을 토대로 CJ ENM 내 ‘TAR(Talent Artist Relationship)/캐스팅팀’에서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와 CJ ENM 제작 콘텐츠의 출연 배우를 발탁했다. 신인부터 톱스타까지 두루 만난 경험이 YNK엔터테인먼트를 만드는 토대가 됐다. 신혜선도 캐스팅팀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씩씩하고 밝은 태도, 오디션을 본 감독들 사이에서 이견이 없었던 연기력에서 그의 가능성을 엿본 김 대표는 “언젠가 매니저로 돌아갈 건데 꼭 같이 일하자”고 약속했다. 신혜선은 그 약속을 4년째 지키고 있다. 그는 함께 일할 배우를 선택할 때 ‘소통이 되는 상대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따진다. 배우와 관련된 긍정적 부정적 검색어 등 리서치 업체에서 받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작품에 출연했을 때의 득과 실을 명확히 설명해 준다. 매년 배우와 일대일로 얼굴을 맞대고 한 해 계획을 짠다. “대화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배우와 일하려고 합니다. 신인 배우에게도 눈치 보지 말고 솔직히 말하라고 해요. 이 분야에서 저보다 오래 일한 김현주 배우도 늘 매니저와 저의 생각을 묻고 경청해 주고요.” 소통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신혜선은 ‘황금빛 내 인생’ 캐스팅 물망에 올랐을 당시 화려한 제작진이 참여한 드라마의 출연도 제안 받아 고민하고 있었다. 김 대표, 매니저와 논의한 끝에 ‘황금빛 내 인생’ 출연을 결정했고, 이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45.1%를 기록하며 지금의 신혜선을 만들었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배우, 직원들과의 긴 논의 끝에 ‘황금빛 내 인생’을 기다리는 게 맞겠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는 이미 유명한 배우보다 무명 시절부터 차근차근 키워낸 ‘제2의 신혜선’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 신인 배우들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전략을 짜느라 여념이 없다. 2018년 첫 미팅 때 깨끗하고 환한 미소가 김 대표의 눈에 들어와 단박에 영입을 결정한 채종협은 20, 30대 남자 배우 기근으로 고심하는 현 상황에 “제대로 된 주연급 남자 배우가 탄생했다”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성장시키려 한다. 올해 1월 영입한 아이돌 그룹 나인뮤지스 출신 경리는 기존의 섹시한 이미지에 털털한 매력도 더해 배우로 활동할 예정이다. “회사 이름인 YNK는 ‘You Never Know’의 약자예요. 미래에 어떤 좋은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뜻이죠. 한 배우가 가진 가능성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어요. 배우들이 가진 가능성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매니지먼트사가 될 겁니다.”::김민수 YNK엔터테인먼트 대표는…:: △1978년생△2000년 스타제이엔터테인먼트 입사, 양동근 한채영 원빈 등 매니저△2006년 BH엔터테인먼트 창립 멤버, 고수 한가인 한채영 등 소속팀 실장△2013년 CJ ENM TAR(Talent Artist Relationship) 캐스팅팀 과장△2016년 YNK엔터테인먼트 설립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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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배우의 굴곡진 삶에 감동… 단번에 국내 수입 결정”

    “경쟁사에 ‘이 영화는 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 건 ‘주디’가 처음이에요.” 외화 수입배급사 ‘퍼스트런’의 이성우 공동대표(47)는 2018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아메리칸 필름 마켓(AFM)에서 영화 ‘주디’를 수입했던 때를 생생히 기억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월요일이 사라졌다’ ‘러빙 빈센트’ 등 국내에서 흥행한 여러 외화를 수입했지만 할리우드 배우 주디 갈런드(1922∼1969)의 삶을 다룬 ‘주디’에 유독 사활을 걸었다. AFM은 영화 시사와 판매가 이뤄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 산업 행사다. 21일 이 대표는 “‘주디’ 마켓 시사에 참석한 국내 수입배급사 10여 곳의 대표들을 일일이 만났다. 친한 분에게는 농담 반 진담 반의 협박을, 모르는 분에게는 읍소를 하며 ‘주디’는 우리가 사겠다고 설득했다”고 했다. 마켓 시사는 수입배급사를 대상으로 하는 시사회다. ‘주디’는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1939년)에서 주연 도로시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오른 갈런드의 굴곡진 삶을 그렸다. 어릴 때부터 가혹한 다이어트, 상습적 수면제 투약에 시달린 그는 약물중독과 이혼으로 점철된 삶을 살다 47세에 요절했다. 러네이 젤위거가 세 아이의 엄마이자 잊혀진 스타의 그늘진 삶을 실감나게 연기해 제92회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주디’는 국내에 소개되지 못할 수도 있었다. 통상 외화는 배우, 감독, 제작사 정도만 정해진 상태에서 수입배급사가 시나리오를 보고 구매하는 ‘프리 바이(Pre Buy)’ 방식으로 계약한다. ‘주디’도 영화화되기 전인 2017년 시장에 나왔지만 국내 수입배급사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음악영화라는 장벽 때문이었다. 이 대표는 “외화는 90% 이상이 프리 바이 형태로 수입되지만 ‘주디’는 어떤 곡을 쓸지 정해지지 않았고, 젤위거가 곡을 어떻게 소화할지도 미지수라 선뜻 나선 회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주디’를 눈여겨보던 이 대표는 2018년 AFM에서 영화를 보고 수입을 단번에 결정했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주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관객 8만9800여 명(23일 기준)을 모았다. 이 대표는 “시사 당시 저는 물론이고 옆자리 관객들도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그녀의 삶이 감동을 줄 것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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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서 못 볼수도 있었다?…영화 ‘주디’ 수입에 사활 건 이유

    “경쟁사에게 ‘이 영화는 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 건 ‘주디’가 처음이에요.” 외화 수입배급사 ‘퍼스트런’의 이성우 공동대표(47)는 2018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아메리칸 필름 마켓(AFM)에서 영화 ‘주디’를 수입했던 때를 생생히 기억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월요일이 사라졌다’ ‘러빙 빈센트’ 등 국내에서 흥행한 여러 외화를 수입했지만 할리우드 배우 주디 갈런드의 삶을 다룬 ‘주디’에 유독 사활을 걸었다. AFM은 영화 시사와 판매가 이뤄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 산업 행사다. 21일 만난 이 대표는 “‘주디’ 마켓 시사에 참석한 국내 수입배급사 10여 곳의 대표들을 일일이 만났다. 친한 분에게는 농담 반 진담 반의 협박을, 모르는 분에게는 읍소를 하며 ‘주디’는 우리가 사겠다고 설득했다”고 했다. 마켓 시사는 수입배급사를 대상으로 하는 시사회다. ‘주디’는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1939년)에서 주연 도로시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오른 갈런드의 굴곡진 삶을 그렸다. 어릴 때부터 가혹한 다이어트, 상습적 수면제 투약에 시달린 그는 약물중독과 이혼으로 점철된 삶을 살다 47세에 요절했다. 러네이 젤위거가 세 아이의 엄마이자 잊혀진 스타의 그늘진 삶을 실감나게 연기해 제92회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주디’는 국내에 소개되지 못할 수도 있었다. 통상 외화는 배우, 감독, 제작사 정도만 정해진 상태에서 수입배급사가 시나리오를 보고 구매하는 ‘프리 바이(Pre Buy)’ 방식으로 계약한다. ‘주디’도 영화화되기 전인 2017년 시장에 나왔지만 국내 수입배급사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음악영화라는 장벽 때문이었다. 이 대표는 “외화는 90% 이상이 프리 바이 형태로 수입되지만 ‘주디’는 어떤 곡을 쓸지 정해지지 않았고, 젤위거가 곡을 어떻게 소화할지도 미지수라 선뜻 나선 회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주디’를 눈여겨보던 이 대표는 2018년 AFM에서 영화를 보고 수입을 단번에 결정했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주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속에서도 관객 8만9800여 명(23일 기준)을 모았다. 이 대표는 “시사 당시 저는 물론 옆 자리 관객들도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그녀의 삶이 감동을 줄 것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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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거 킹 봤어?” 넷플릭스 다큐에 푹 빠진 미국

    “요즘 온라인으로 출근하면 메신저로 ‘타이거 킹 봤어?’라고 인사를 나눠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직장인 박아름 씨(30·여)는 지난달 20일 공개된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시리즈 ‘타이거 킹: 무법지대(Tiger king: Murder, Mayhem and Madness)’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극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집에서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시간이 늘어난 박 씨는 우연히 타이거 킹 1회를 눌렀다가 이틀 만에 전 회를 몰아보기 했다. 박 씨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게 돼 아침에 온라인 메신저로 팀 회의를 하는데 ‘타이거 킹을 다 봤느냐’는 질문으로 대화가 시작된다”며 “다 못 본 직원은 결말을 ‘스포일러’하지 말라며 대화에 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타이거 킹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7부작인 타이거 킹은 오클라호마주의 G W 동물원에서 사자, 호랑이 등 고양잇과 동물 200여 마리를 이용해 돈을 버는 주인 조 이그조틱(본명 조지프 슈라이보겔)과 동물보호단체 ‘빅 캣 레스큐’의 대표 캐럴 배스킨의 갈등을 다룬다. 넷플릭스가 공개하는 일간 톱 10 순위에서 타이거 킹은 미국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리서치 전문 기업 닐슨에 따르면 타이거 킹은 공개 10일 만에 미국에서 순시청자(UV·Unique Viewers) 3400만 명을 기록했다. 순시청자란 한 명이 여러 번 콘텐츠를 봤어도 한 명으로 계산한 지표다. 타이거 킹은 배스킨처럼 꾸민 마네킹을 향해 총을 쏘거나, 남성 두 명과 합동결혼식을 올리고 그들에게 필로폰 공급책 역할을 하는 이그조틱의 기행을 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동물 학대, 동성애, 일부다처제, 방화, 총기 자살, 청부살인이 숨 돌릴 새 없이 몰아친다. 배스킨이 전남편을 죽여 호랑이 밥으로 줬다는 이그조틱의 충격적인 주장도 나온다. 할리우드 배우들도 타이거 킹을 언급하면서 인기는 더 치솟고 있다. 실베스터 스탤론, 재러드 레토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타이거 킹 등장인물을 따라한 코스튬 플레이 사진을 올렸다. 새뮤얼 잭슨은 미국 ABC 방송 ‘지미 키멀쇼’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집에서 어떤 콘텐츠를 봤느냐”는 질문에 “타이거 킹을 딸과 함께 봤다. 그들은 자신보다 머리가 세 배는 더 큰 호랑이의 입에 팔과 다리를 넣는다”고 답했다. 미국에 사는 직장인 서수정 씨(27·여)는 “지인들의 SNS에 타이거 킹과 관련된 ‘밈(재미있는 사진 영상 등을 변형해 올린 것)’이 수없이 올라온다. 미국에서 타이거 킹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조 이그조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타이거 킹 열풍은 인간의 본능을 거침없이 자극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등장인물은 인간의 가장 강한 본능인 성욕과 권력욕을 엽기적인 방식으로 표출한다. 게다가 실화이기 때문에 시청자가 더 몰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콘텐츠의 완성도도 한몫한다. 제작진은 5년간 이그조틱, 그를 둘러싼 인물과 사건을 밀착 취재해 7개의 에피소드를 총 314분의 영상에 담았다. 이문원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그조틱의 성장 과정, 주변 인물, 이그조틱이 몸담은 비즈니스를 심층적으로 조명한다. 인물과 그를 둘러싼 세계를 깊이 있게 다면적으로 그렸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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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화 제목이 흥행성공 주요 변수인데… ‘라이드 라이크 어 걸’→‘라라걸’ 작명 논란

    15일 국내에서 개봉하는 호주 영화 ‘라라걸’을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제목 때문이다. ‘라라걸’의 원제는 ‘라이드 라이크 어 걸(Ride Like a Girl)’로, 수입배급사인 판씨네마가 원제의 앞 글자를 따서 지었다. 영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나치게 무성의하다’, ‘판씨네마에서 수입 배급한 영화 ‘라라랜드’(2016년)와 너무 비슷하다’ 등 비판이 나온다. 영화는 2015년 호주 최대 경마 경기인 멜버른컵 155년 역사상 최초로 여성 기수인 미셸 페인이 우승한 실화를 다뤘다. 페인은 멜버른컵 우승 후 “여자는 힘이 부족하다고 했다. 방금 우리가 세상을 이겼다”고 말했다. ‘Like A Girl’, 즉 ‘여자애 같은 것’에 대한 세상의 편견에 반기를 든 페인의 삶은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화의 주제가 담긴 원제였던 만큼 바꾼 제목이 이를 반영하지 못하자 관객들이 아쉬워하는 것이다. 한 수입배급사 관계자는 “원제를 축약해 제목을 짓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요즘 관객들은 한국에서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외신을 통해 영화 정보를 빨리 접하기 때문에 원제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국어로 번역할 경우 원제의 의미를 살리려 애쓴다. 올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네버 레얼리 섬타임스 올웨이스(Never Rarely Sometimes Always)’의 한국어 제목은 ‘전혀 아니다, 별로 아니다, 가끔 그렇다, 항상 그렇다’로 정해졌다. 판씨네마는 ‘라라걸’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관객이 급감했다. 마케팅 비용도 많이 부족해 관객의 뇌리에 박히는 제목을 짓느라 애쓴 결과”라고 설명했다. 제목은 영화의 성패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수입 영화의 제목을 어떻게 짓느냐는 중요한 마케팅 전략 중 하나다. 좋은 제목은 무엇보다 ‘주제가 잘 드러난 제목’이다. ‘월요일이 사라졌다’(2018년)가 대표적이다. 1가구 1자녀로 인구를 통제하는 사회에서 태어난 일곱 쌍둥이를 지키려는 외할아버지는 이들에게 각각 먼데이부터 선데이까지 요일을 이름으로 지었다. 이 중 먼데이가 사라진다. 제목이 무슨 뜻인지 화제가 됐고 관객 90만 명을 모았다. 큰 제작사에서 만든 영화가 아니고 스타 배우도 나오지 않은 걸 고려하면 기대치를 웃돈 수치다. 이 영화를 수입 배급한 퍼스트런의 장정욱 대표는 “영화 내용이 잘 반영됐고, 실제 요일이 사라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 주제와 흥미를 모두 잡았다”고 말했다. 이달 2일 개봉한 영국 영화 ‘행복의 단추를 채우는 완벽한 방법’은 원제보다 더 명확하게 영화의 주제를 담은 사례다. 스리버튼 정장의 첫 단추는 때때로, 중간 단추는 항상 채우고, 마지막 단추는 절대 채우지 않는다는 규칙을 뜻하는 ‘Sometimes Always Never’가 원제다. 수입배급사인 찬란 관계자는 “원제 그대로 나가면 의미를 알기 힘든 데다 길어서 제목을 다시 지었다”고 밝혔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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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박 작품 많지만… 아직도 ‘생존’이 고민이죠”

    영화제작사 외유내강이 제작 중인 영화 ‘모가디슈’는 생존을 다룬 작품이다. 1990년 내전에 휩싸인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고립된 한국과 북한의 대사관 사람들이 함께 탈출한 실화가 바탕이다. 이념과 체제를 뒤로하고 남북 외교관들이 힘을 합친 이 사건을 외유내강과 덱스터스튜디오가 공동으로 영화화했다. 영화 후반작업에 한창인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50)를 지난달 24일 서울 강동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지(死地)에 놓인 두 나라 대사의 생존을 건 탈출이라는 상황 자체가 극적이에요. 너무 드라마틱하지 않게, 있는 그대로를 담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강 대표가 2005년 남편 류승완 감독과 세운 외유내강은 ‘짝패’(2006년)를 시작으로 2011년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부당거래’(2010년), 1341만 관객을 모은 ‘베테랑’(2015년), 942만 명이 본 ‘엑시트’(2019년) 같은 흥행작을 꾸준히 선보였다. 강 대표는 어렸을 적의 자신을 천방지축으로 표현했다. 하고 싶은 건 반드시 해야 직성이 풀렸다. 고려대 가정교육과에 진학한 뒤 학생운동에 빠졌다. 졸업하고 임시교사로 일해 6개월 치 월급을 받았다. 이 돈을 어디에 쓸지 고민하던 강 대표가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 앞을 지날 때 독립영화협의회 전단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영화를 만들진 못한다.’ “장난스럽게 협회에 전화를 걸었는데 그게 영화 일의 시작이었죠. 지금 생각하면 ‘팔자라는 게 있구나’ 싶어요.” 독립영화협의회에서 시나리오 집필부터 촬영, 편집까지 영화 제작의 전 과정을 경험한 뒤 영화제작사, 투자배급사 등에서 마케팅을 맡았다. 영화홍보사 ‘영화방’을 시작으로 제작사인 ‘씨네2000’ ‘시네마서비스’ ‘좋은영화’를 거쳤다. 독립영화 ‘내일로 흐르는 강’부터 ‘투캅스3’ ‘신라의 달밤’ 같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홍보했다. 셋째를 임신했을 때 독립하고 싶어 외유내강을 차렸다. 영화사를 차렸을 때나 지금이나 강 대표의 고민은 생존이다. 수년간 공들인 결과가 주말 이틀간 예매율 하나로 판가름난다. 강 대표는 “이보다 더 큰 도박판이 없다”며 “시장에서 살아남아 수익을 낼 방법을 작품마다 치열하게 고민한다”고 했다. 생존하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강 대표는 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대중의 취향과 관심은 너무 빨리 바뀌어서 종잡을 수가 없어요. 대중을 들여다보는 대신 제 자신을 봐요. 내 취향이 어떻게 바뀌었지? 난 무엇을 할 때 즐겁지?” 끊임없이 자문(自問)한 끝에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편한 것을 원한다’는 답을 얻었다. “무겁거나 잔인한 영화라도 결국 관객에게 어떤 재미를 줄 수 있느냐가 핵심이지요.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려다 제작진끼리만 심취해 재미를 잃어버려서는 안 돼요.” 2017년 선보인 류 감독의 영화 ‘군함도’는 외유내강에 하나의 변곡점이었다. 관객 659만 명을 모았지만 역사 왜곡과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일었다. 비판의 한가운데 놓였던 그 시간은 강 대표와 류 감독에게 상처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성장의 계기가 됐다. “그때까지 외유내강은 사실 ‘류승완 프로덕션’이었어요. 하지만 군함도 논란 후에 류 감독이 칩거의 시간을 가지면서 외유내강은 자연스럽게 다른 감독들과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게 됐어요.” 지난해 개봉한 ‘사바하’ ‘엑시트’ ‘시동’ 등이 외유내강의 치열한 고민과 성찰의 시간을 입증한다. 외유내강이 신인감독과 작업한 첫 영화인 ‘엑시트’는 이상근 감독에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안겼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강 대표는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용기를 가로막지 않도록”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최근 화두는 플랫폼이다. 지금까지 영화만 만들었지만 다양해지는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려고 한다.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100% 촬영한 ‘모가디슈’의 경험을 토대로 해외 제작사나 투자사와 협업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이름처럼 유연함과 강인함을 두루 갖춘 외유내강형 제작자가 되고 싶어요. 류 감독의 성(姓)과 제 성을 따 ‘바깥사람은 유씨, 안사람은 강씨’라며 장난스럽게 지은 이름이지만요.” 강 대표가 활짝 웃었다. ::강혜정 대표는…:: △1970년생△고려대 가정교육학 전공△영화 홍보사 ‘영화방’에서 외화 마케팅△영화 제작사 ‘씨네2000’ ‘시네마서비스’ ‘좋은영화’ 근무△2005년 영화 제작사 ‘외유내강’ 설립△‘짝패’ ‘부당거래’ ‘베테랑’ ‘베를린’ ‘군함도’ ‘엑시트’ 등 제작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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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PTV 먼저 공개 후 극장 개봉? 코로나가 뒤흔든 영화 유통 방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화 산업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이 무너지고 있다. 투자-제작-배급-극장상영-부가시장(VOD 등)으로 이어지던 영화의 생산·유통 경로가 극장 관객 수 급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활성화로 격변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 계획을 취소하고 이달 10일 넷플릭스에서 독점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9일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 ‘공수도’는 인터넷TV(IPTV)를 통해 입소문이 나자 한국 영화가 극장으로 ‘역주행’한 첫 사례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 투어’는 북미에서는 이달 10일, 국내에서는 29일 극장과 VOD에서 동시에 공개된다. 디즈니는 올여름쯤 디즈니의 OTT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던 ‘겨울왕국2’의 온라인 서비스를 지난달 중순부터 공개했다. 극장뿐 아니라 디즈니랜드 등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사업이 입은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이런 유통 방식의 다변화는 코로나19 국면에서 극장 개봉만으로는 수익을 보장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다중이용시설인 극장의 일평균 관객 수는 이달 들어 3만 명대로 추락했고 이달 첫 주 주말(4, 5일) 관객은 8만 명을 간신히 넘겼다. 반면 집에서 OTT로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 이용자들의 전체 시청 시간은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타난 1월 셋째 주 주말과 비교하면 3월 말 기준 51.3%가 증가했다. 제작비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큰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들은 개봉을 잇달아 미루고 있다. 사전 제작이 활성화된 드라마의 경우 최대 6개월 전부터 촬영에 돌입해 올해 라인업에 큰 변동은 없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대비하는 중이다. 극장 매출은 한국 영화 산업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한다. 관객이 극장에서 티켓값을 지불하면 영화발전기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극장과 배급사, 투자사와 제작사 등이 나눠 갖는다. 극장 관객이 줄어들면서 영화 산업에 속한 기업의 자금 흐름이 연속적으로 타격을 받는 구조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최정화 대표는 “촬영을 멈추면 하루 수천만 원씩 손해를 본다. 그렇다고 아예 작품 제작을 중단해 버리면 계약한 스태프들이 피해를 입고 제작사는 손해를 떠안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달 일정한 매출이 발생하는 극장의 손해는 눈에 보이지만 영화 작품 단위로 움직이는 제작사 수입사 마케팅사 등의 손해는 일반 기업처럼 계량화할 수도 없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극장이 아예 문을 닫은 미국도 상황이 비슷하다. IMAX와 시네마크 등 미국 영화 관련주들의 주가는 연초 대비 50% 넘게 폭락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지난달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1924년 설립 이래 처음으로 직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던 미국 미주리의 한 극장 사례를 들며 극장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위협이 영화의 유통 형태에 변화를 줄 순 있어도 ‘극장’이라는 공간을 근본적으로 위협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놀런 감독은 “결속의 시간이 더 중요해지고, 이는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디어 분석 회사 컴스코어의 폴 더가라비디언 수석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세간의 이목을 끄는 대작 영화들을 극장에서 보려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김재희 기자}

    • 20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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