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문 여는 시간 맞춰 9시에 왔는데 1시간 반이나 기다렸네.” 19일 오전 10시 반 서울 중구의 한 병원에서 만난 고정애 씨(86·여)가 진료실을 나서며 말했다. 만 70세 이상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된 이날 병원을 찾은 건 고 씨뿐이 아니다. 100m² 남짓한 병원 대기실에는 40명 가까운 어르신이 예방접종예진표를 손에 쥔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벤치형 의자 3개에 앉은 어르신들은 오랜 기다림에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접수 창구의 직원 2명은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지금 오시면 기다리셔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오후 2시 서울 성동구의 한 병원에도 30명 넘는 대기자가 몰렸다. 여기저기서 “2시간 기다렸다” “난 3시간째 대기 중”이라는 대화가 오갔다.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선 한 어르신은 꽉 찬 대기실을 둘러보고 “오늘 주사 못 맞겠네”라며 발길을 돌렸다. 첫날부터 대상자가 몰리면서 일부 의료기관은 오전에 접종 물량이 바닥났다. 충남 부여군 한 의원은 오전 9시 문을 열자마자 어르신들이 몰리며 2시간 만인 11시경 하루 접종물량(100명) 접종을 마감했다. 정부 지침에 따라 의사 1명은 하루 최대 100명까지 접종할 수 있다. 의료기관 한 곳에 너무 많은 접종자가 몰리는 걸 막기 위해서다. 광주 광산구 한 의원도 오전 8시 반 문을 연 지 3시간 만에 100명 접종을 끝냈다. 서울 동대문구 한 병원 원장은 “오전에 접종이 끝났는데 20명 정도가 왔다가 돌아갔다”고 전했다. 서울 등 일부 지역의 보건소에서는 아예 독감 접종을 하지 않아 혼란을 가중시켰다. 본보 취재 결과 서울과 부산, 울산, 충북 청주시, 강원 춘천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 보건소는 길게는 수년째 독감 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이 같은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다가 뒤늦게 확인한 뒤 “보건소를 찾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환자가 많고 대도시의 경우 민간 의료기관이 많기 때문에 보건소 접종을 하지 않는 곳이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정을 모르는 어르신들은 보건소를 찾았다가 헛걸음을 하기도 했다. 당분간 독감 접종을 둘러싼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윈데믹’(두 가지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 공포에 최근 유통 사고로 백신 물량 부족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면서 초기부터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어서다. 질병청에 따르면 18일 기준 전체 접종은 955만 건으로 전체 접종물량(2898만 도스)의 30%가 넘는다. 이달 13일 무료접종을 시작한 중고등학생(만 13∼18세)도 이미 전체 대상의 44.1%가 접종을 완료했다. 질병청은 각 지역 인구 규모에 따라 백신을 공급해 무료접종 물량이 부족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만 12세 이하의 경우 물량 부족이 현실화돼 13∼18세 접종 물량의 최대 15%를 전환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19일 브리핑에서 “접종률 추이를 파악해 잔여 백신물량에 대해 재배분을 시행하고 또 향후에 원활하게 백신 수급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백신 조달 방식, 유통 방식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김수현 인턴기자 고려대 사학과 4학년 / 전남혁 인턴기자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병원 문 열 때 맞춰 아침 9시에 왔는데 1시간 반 기다려 이제야 맞았어.” 19일 서울 중구의 한 의원에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고정애 씨(86·여)가 진료실을 나서며 말했다. 30평 남짓한 대기실에는 40명 정도의 노인들이 지친 듯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벤치형 좌석 3개에 다닥다닥 붙어 앉은 어르신들은 오랜 기다림에 지쳤는지 지팡이에 머리를 기대고 한숨 잠을 청하기도 했고, 처음 보는 옆 사람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이마저 자리가 없어 서 있는 이들도 많았다. 접수실 직원들은 “네, 오늘부터 70대 이상 접종하러 오시면 됩니다”며 연방 걸려오는 문의 전화에 답하느라 바빴다. 70세 이상 독감 백신 무료접종이 시작된 첫 날인 19일 전국 곳곳의 국가예방접종 민간위탁의료기관들에는 많은 노인들이 몰렸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의 한 의원 대기실에서는 어르신들이 “난 2시간 기다렸다”, “난 3시간째 대기 중이다”며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병원 입구에 들어선 한 노인은 빼곡하게 들어찬 대기자들을 보더니 “아휴, 오늘 못 주사 맞겠네” 하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첫날부터 접종자가 몰려 일부 의원은 이미 오전에 당일 접종을 마감했다. 충남 부여시의 한 의원은 오전 9시 문을 열자마자 어르신들이 몰려 2시간 만인 11시에 하루 접종물량인 100명 접종을 마쳤다고 밝혔다. 정부 예방접종지침에 따르면 의사 1명은 하루 최대 100명까지 접종할 수 있다. 광주 광산구의 한 의원도 오전 8시 반 문을 연지 3시간 만에 100명 접종을 마감했다. 이날 오전 중 접종을 마감한 서울 동대문구 한 의원의 원장은 “오전 11시 넘어 100명 접종을 마쳤고, 이후에도 점심시간 전까지 20명 정도가 더 오셨는데 다 돌려보내야 했다”고 전했다. 이런 접종 몰림 현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의 동시유행(트윈데믹)을 우려한 시민들이 무료접종은 물론 유료접종을 받으러 꾸준히 병·의원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무료접종을 시작한 지난달 25일 이후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만 12세 이하 1회 접종 대상 어린이의 66.5%, 임신부의 32.2%다. 이달 13일 접종을 시작한 만 13~18세도 전체 대상의 44.1%가 접종을 완료했다. 부산 부산진구의 한 의원 간호사는 “올해 접종 문의도 많고 평상시보다 접종자도 늘어 보건소에 추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 문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접종자가 몰리면서 무료접종 물량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출하 계획량인 3004만 도스(dose·1회 접종분) 가운데 상온 노출, 백색입자 등으로 회수된 백신 106만 도스를 제외하면 총 유통량은 2898만 도스다. 지난 절기(2019~2020년) 유통량 2391만 도스(217만 도스 폐기)보다 507만 도스 많다. 하지만 이미 영유아, 어린이(만12세 이하)의 경우 물량 부족이 현실화 돼 13~18세 접종 물량의 최대 15%를 전환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저희가 조달물량 수급관리를 하지 못하다 보니 한계나 문제가 있는 상황이긴 하다”며 “(정부가) 자체 보유한 물량을 국가접종대상자들에게 우선 접종할 수 있도록 최대한 의료계와 협력해서 접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열심히 관리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수현 인턴기자 고려대 사학과 4학년전남혁 인턴기자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A 씨(25)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원하던 기업은 물론이고 눈높이를 낮춰도 좀처럼 취업하지 못했다. 면접은 고사하고 서류에서 떨어지는 일이 잦아졌다. 최근에는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힘들어졌다. 실망을 넘어 좌절감이 들었다. 이달 초 찾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원에서 그는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원이 의원 (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20대 9만2130명이 우울증 치료를 위해 의료기관을 찾았다. 2019년 전체 20대 환자(11만8166명)의 78%다. 지난해에는 2016년(6만3459명)의 2배 가까울 정도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증가 폭이 크다. 김지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청년들이 심리적으로 마냥 건강할 것이라는 건 오해”라며 “우울감이 우울증이라는 질병이 되는 걸 막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우울증 환자는 59만2951명. 지난해 전체(79만8427명)의 74.3%다. 우울증까지는 아니지만 우울감을 이유로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진행된 심리상담도 상반기 73만1546건이다. 지난해 전체(71만3422건)보다 많다.이미지 image@donga.com·이은택 기자}

두 달 전 A 씨(23·여)는 집 근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 의원을 찾았다. 정신과 의원 상담을 받는 건 처음이었다. 이전에 그는 낮에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녁에 극단을 찾아 배우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아르바이트가 끊기고 배우를 뽑는 오디션도 거의 사라지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안감도 커져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극도의 좌절감이 A 씨를 덮쳤다.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 씨(53)는 최근 정신과 의원을 찾았다. 그 역시 처음 겪는 일이었다. 우울감이 점점 심해지면서 불면증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B 씨는 최근 몇 달간 장사가 잘되지 않아 대출금 갚을 걱정을 달고 살았다.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30대 여성 C 씨는 양육 스트레스가 우울증으로 이어진 사례다.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아이들에게 모진 말을 하는 일이 잦아졌다. 시간이 지나 자책하는 일이 반복됐다. C 씨도 한 달 전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 ‘우울 위험군’ 비율 갈수록 높아져 우울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원이 의원 (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의료기관을 찾아 우울증 진료를 받은 환자는 59만2951명. 지난해 전체(79만8427명)의 4분의 3가량에 해당한다. 2015년 60만4418명이던 우울증 진료 환자는 해마다 3만∼7만 명가량 늘었는데 올해는 증가 폭이 훨씬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우울감을 겪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수치를 감안하면 올 한 해 우울증 환자는 100만 명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우울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큰 ‘우울 위험군’ 비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는 전국의 19∼70세 2063명을 대상으로 국민정신건강실태를 조사해 이달 초 결과를 발표했는데 우울 위험군 비율이 22.1%였다. 3월과 5월에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는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각각 17.5%, 18.6%였다.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도 9월엔 13.8%였다. 이 역시 3월(9.7%)과 5월(10.1%)보다 높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우울증 진료 환자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는 ‘우울 관련 심리상담자’ 수도 크게 늘었다. 복지부에 따르면 우울감 때문에 올 상반기 전국 지방자치단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사례는 모두 73만1546건이다. 지난해 상반기엔 36만2840건, 하반기엔 35만582건이었다. 올 상반기 6개월 동안의 상담 건수가 지난해 전체보다 많다. 정찬승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게 꺼려질 수 있는데도 우울증 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환자는 계속 늘고 있다”고 했다. 환자가 늘면서 우울증 진료비 총액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6년 3036억 원이던 우울증 진료비가 지난해엔 4413억 원으로 3년 새 45%가 늘었다.○ 20대, 경제 자립 막히며 우울감 커져 24세 남성 D 씨는 올 8월 정신과 의원을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 마땅한 직업이 없는 그는 평소 불안감을 종종 호소해 왔다고 한다. 다른 20대 남성 E 씨도 올 3월 정신과 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지난해 대기업에 취업한 그는 주변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며 잘 지냈는데 어느 날부터 직장 내 갈등을 겪게 되면서 힘들어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올 6월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전체 우울증 환자 중에서 특히 20대가 많이 늘었다. 최근 5년간 연령대별 우울증 환자 수를 보면 20대 증가율이 가장 높다. 2015년 5만2281명이던 환자가 지난해 11만8166명으로 2.3배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20대 9만2130명이 우울증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아 지난해 전체의 80% 가까이 됐다. 20대 다음으로 증가율이 높은 연령대는 10대인데 2015년 1만9857명에서 2019년엔 4만1626명으로 늘어 2.1배로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생애 처음으로 ‘경제적 자립’을 이룰 시기인데 취업난 등 사회 문제가 걸림돌이 되면서 좌절감이 커진 것이 20대 우울증 환자 증가의 주요 원인일 것으로 봤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극복하기 힘든 장벽에 막히면서 스트레스가 커졌다는 것이다. 김지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대 때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것인데 이게 구조적으로 막히다 보니 우울감이 우울증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오혜영 이화여대 학생상담센터장은 “지금 20대에게는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된다는 무기력감이 만연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에서 우울증이 증가하는 건 이들이 사회적으로 궁지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박선영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우울증은 사회적으로 궁지에 몰린 집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젊은층 입장에서는 그동안 하라는 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살아왔는데 막상 사회로 나갈 때가 되니 능력을 펼치거나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못 되는 상황이 이어져 만성적인 우울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스트레스 키워 올 들어 우울증 환자가 급증한 데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전국의 20∼65세 남녀 1031명을 온라인으로 설문조사해 14일 발표한 결과 응답자의 40.7%가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앞서 올 4월 경기연구원이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15세 이상 1500명을 설문조사했을 때는 47.5%가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또는 ‘심각’ 수준의 불안이나 우울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코로나19로 겪는 스트레스지수(5점 만점)가 평균 3.7점으로 나왔는데 세월호 참사(3.3점)보다 높았다.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테러(2001년)와 동일본대지진(2011년) 이후에도 해당 도시와 국가에서 우울증 환자가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코로나19가 국민에게 주는 스트레스는 세월호 참사나 포항 지진 때와 차이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진희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회장(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지진과 같은 자연재난은 지속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가 아니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고통을 어느 정도 잊기도 한다”며 “하지만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유행은 장기간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 데다 모든 국민이 피해 당사자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은 다른 재난과 달리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사회적 연대감 구축’이 어렵기 때문에 우울감이 커지게 된다는 의견도 있다. 감염병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라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감염병 환자를 위로하거나 그들과 공감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분노 감정을 의미하는 이른바 ‘코로나 레드’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일상생활의 제약이나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분노 감정을 표출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분노조절 장애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1389명이다. 지난해 전체(2249명)의 61.8%에 해당하는 수치다.○ 맞춤형 심리 지원 필요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남길 심리적 후유증에 대한 대처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현수 서울시 코로나19 심리지원단장(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럽 등에서는 록다운(봉쇄) 조치에 따른 고립 생활로 외로움을 겪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들도 있다”며 “이 사태가 남길 후유증에 대해 많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8월 ‘코로나 우울 극복을 위한 심리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심리상담 핫라인(1577-0199)과 카카오톡 챗봇 등을 통해 대상별, 단계별 상담과 심리 지원 체계를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지난달에는 심리상담 인력 확충 계획도 발표했다. 내년부터 시행될 정신건강 복지 기본계획(2021∼2025년)에 코로나 블루와 관련한 대책을 포함하기 위해 별도의 회의체도 만들었다. 최기홍 고려대 KU마음건강연구소 소장은 “이번 기회에 의료(정신질환 치료) 중심인 국가 정신건강 정책에 심리상담이나 사회복지와 관련된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20대는 취업, 여성은 육아, 홀몸노인을 포함한 소외계층의 고립 문제 등 대상별로 맞춤형 심리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김수현 인턴기자 고려대 사학과 4학년 / 전남혁 인턴기자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외부 활동이 줄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기분이 가라앉거나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가 잦아진다면 ‘코로나 블루’가 아닌지를 의심해 봐야 한다. ‘코로나 블루’ 자체는 질병코드로 분류된 의학적 질환이 아니지만 이 같은 상태가 장기화하고 심해지면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부장은 “주변 환경의 변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학업이나 직장 일, 대인 관계 등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할 수 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혼자서 자주 술을 마시거나 온라인 게임 등에 빠져 2차 병리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 부장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답답함이나 무력감, 좌절감 같은 감정이 자주 든다면 코로나 블루로 볼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낯선 장소에 가거나 사람 간 소통을 꺼리게 되고 제한된 범위에서만 생활하며 머물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려면 우선 자신이 느끼는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감염병 유행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반응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의 불안감은 철저한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 등으로 이어지는 순기능 작용도 한다는 것이다. 또 인터넷 등에서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검색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확인되지 않은 온라인 정보나 사회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떠도는 유언비어 등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한 각종 정보가 궁금하다면 질병관리청 등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주변 사람들과의 비대면 소통을 강화하고 스스로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심 부장은 “코로나19 확진자 중 한 명은 격리기간 동안 견디기가 힘들었는데 인터넷에 선플(착한 댓글)을 계속 달았더니 기분이 나아지면서 자신감도 회복되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12일 오후 2시경 경기 과천시보건소 본관 건물 한편에 있는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는 마무리 청소가 한창이었다. 보건소 직원은 “평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만 진료를 보고 있다”며 “보건소가 산 아래 있어서 자택 근처 의료기관을 이용하시는 분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문을 연 이 클리닉의 누적 진료환자 수는 12일 기준 23명이다. 정부가 ‘트윈데믹(twindemic·두 가지 감염병 동시 유행)’에 대비해 올해 안에 전국 500곳에 만들기로 한 호흡기전담클리닉의 설치와 운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것인지 확실치 않은 호흡기·발열 환자가 진단·진료는 물론 치료(처방)까지 받을 수 있는 의료시설이다. 지자체가 장소를 제공하고 지역 의사가 진료에 참여하는 개방형 클리닉과 시설과 인력을 갖춘 의료기관이 지정되는 의료기관형 클리닉으로 나뉜다. 동아일보가 전국 17개 시도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달 12일 기준으로 실제 운영 중인 곳은 경기 4곳, 서울 3곳, 전북 2곳, 전남·경북·경남·세종 1곳 등 13곳에 불과했다. 정부는 독감 유행철이 코앞인데 호흡기전담클리닉의 설치가 늦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10월까지 101곳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목표치에 턱없이 모자랄 뿐 아니라 올해 안에 세우기로 한 목표치의 2.6%에 불과하다. 그나마 운영 중인 곳도 환자가 적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클리닉의 존재가 잘 알려지지 않은 데다 최근에는 호흡기 질환자들도 대부분 일반 병원을 찾기 때문이다. 서울·경기·세종 지역 클리닉 4곳을 방문한 결과 대부분 하루 이용자가 5명 미만이었다. 지난달 15일 개소한 세종시 클리닉의 경우 12일 기준 누적 환자가 9명이었고, 지난달 29일 개소한 경북 고령군 클리닉은 1명에 불과했다. 이에 보건소에 문을 연 개방형 클리닉의 경우 대부분 단축 운영하고 있었다. 클리닉이 문을 열더라도 많은 환자를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지역 한 클리닉 관계자는 “환자 한 명 진료를 보고난 뒤에는 약 15분 소독이 필요해 한 시간에 진료할 수 있는 환자도 4명 이내다”고 전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이 500곳 모두 개소하더라도 지금 방식이라면 겨울철 늘어날 호흡기질환 환자를 모두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며 “클리닉을 설치하는 것도 좋지만 기존 병·의원 호흡기진료와 방역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호흡기 환자들이 의료기관 방문을 꺼리던 코로나19 확산 초기와 달리 현재는 감기 증상이 있는 환자들이 지역의 일선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있다”며 “호흡기 전담 클리닉이 아닌 일반 의료기관에서 호흡기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전남혁 인턴기자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12일부터 전국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1단계로 완화된다. 금지됐던 모임이나 행사(실내 50명, 실외 100명 이상)를 열 수 있고 유흥시설 영업도 허용된다. 19일부터는 초중고교 등교수업도 확대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1일 이 같은 내용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안을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고위험시설 10종의 운영 재개다. 거리 두기 2단계 때 집합금지 대상인 시설이다. 2단계뿐 아니라 추석 특별방역기간(9월 28일∼10월 11일)에도 계속 문을 닫았던 수도권의 300명 이상 대형 학원과 노래연습장, 뷔페 등도 다시 영업할 수 있다. 또 인원 제한이 완화되면서 결혼식에 50명 이상의 하객을 초대할 수 있게 됐다. 스포츠 경기 관중 입장도 일부 허용된다. 그 대신 특정 지역과 시설을 대상으로 한 ‘정밀 방역’이 이뤄진다. 대부분 시설에서 핵심 방역수칙을 지켜야 하고, 클럽 단란주점 같은 유흥시설은 이용 인원 제한도 의무화한다. 수도권 식당과 카페 등에서의 ‘띄어 앉기’ 등도 유지된다. 1단계이지만 일부 2단계 조치가 반영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1.5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국 초중고교의 밀집도 원칙은 3분의 2로 완화된다. 비수도권에서는 지역·학교 상황에 따라 매일 등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민생의 지속 가능성과 방역의 실효성 조화에 중점을 두었다”며 “운영 중단은 최소화하며 대상별 위험도에 따라 정밀 방역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환자 수와 연휴 뒤 확진자가 급증했던 전례 등을 감안하면 1단계로 하향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김수연 기자}

11일 정부가 그동안 적용해 오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를 완화한 건 두 달 가까이 계속된 조치가 민생경제에 미친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했다. 국민들의 피로감이 가중되고 이로 인해 방역 조치의 수용성이 떨어져 간다는 점도 고려했다. 정부는 거리 두기 단계를 1단계에 준해 완화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시설과 확진자 비중이 높은 수도권에 대한 핀셋 방역에 중점을 뒀다. 전반적인 방역조치는 완화하되 위험 지역과 시설에 대해서는 2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유지한 것이다.○ 수도권 대형학원 다시 문 열어 전국적으로 고위험시설 10종은 12일부터 다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클럽, 룸살롱 등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공연장 △실내 집단운동시설 △뷔페 △300명 이상 대형학원이다. 수도권의 경우 8월 19일 이후 운영이 금지됐던 대형학원 등이 54일 만에 문을 연다. 비수도권에서는 앞서 지난달 28일 대형학원과 노래연습장, 뷔페 등 고위험시설 6종의 운영이 재개됐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집단 감염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 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는 전국적으로 계속 유지된다. 수도권 유흥주점과 콜라텍, 단란주점 등 유흥시설 5종은 시설 허가·신고면적 4m²당 1명으로 이용 인원이 제한된다. 100평(330m²) 기준으로 82명 이하이다. 거리 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금지됐던 실내 50명 이상, 실외 100명 이상 집합·모임·행사도 12일부터는 가능해진다. 여기에는 결혼식도 포함된다. 하객 수 제한이 없어지는 것이다. 다만 100명 이상이 일시적으로 모이는 전시회, 박람회, 축제, 콘서트, 학술행사의 경우엔 참석 인원이 시설 면적 4m²당 1명으로 제한된다. 김정숙 중앙사고수습본부 생활방역팀장은 “(유흥시설 외) ‘4m²당 1명 제한’ 규정은 전시회, 박람회 등 5가지 행사에만 적용된다”고 했다. 수도권 교회는 예배실 좌석 수의 30%로 인원을 제한해 대면 예배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교회에서의 소모임이나 식사는 계속 금지된다. 비수도권 교회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역 상황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 방역 조치 완화 뒤 확진자 증가 되풀이 우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하향 조정한 것은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거리 두기 장기화에 따른 국민들의 피로감이 커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1단계로의 완화가) 거리 두기 노력을 중단해도 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며 “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와 공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방역을 좀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방역의 효과뿐 아니라 지속가능성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환자 수는 매일 60명 안팎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9월 27일∼10월 10일 2주간 일평균 국내 발생 환자는 59.4명으로 직전 2주간(9월 13∼26일)의 91.5명에 비해 많이 줄었다. 지난달 10일 175명에 이르렀던 위중·중증환자 수도 이달 11일엔 89명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하지만 △2주간 지역사회 일평균 신규 환자 수 50명 미만 △감염경로 미확인 비율 5% 미만 등 정부가 정한 거리 두기 1단계 요건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상태다. 최근 2주간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 비율은 19%에 달했다. 방역당국은 1단계 기준에 미치지 못했는데도 단계를 하향한 데 대해 중환자 병상의 여유가 늘어나는 등 의료체계의 여력이 개선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외에서 이렇게 방역 조치를 완화한 뒤에는 반드시 환자가 증가했다”며 “추석, 한글날 등 두 번의 연휴를 거쳤는데 그 여파를 충분히 평가할 수 있는 시기도 아니고, 해외 상황도 악화일로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송혜미 기자}

12일부터 전국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1단계로 완화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된 지 각각 57일, 50일 만이다. 2주간의 추석 특별방역기간 마지막 날인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안을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고위험시설 10종의 운영이 전면 재개된다. 노래연습장과 뷔페, 클럽 등 유흥주점 등이 모두 문을 열게 된다. 8월 19일부터 운영이 중단된 수도권의 300명 이상 대형학원도 다시 강의를 할 수 있다. 대신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위험한 지역과 시설에 대한 ‘정밀 방역’이 이뤄진다. 수도권의 고위험시설에 핵심 방역수칙을 의무화하고 일부 유흥시설은 이용인원 제한도 의무화한다. 마스크와 간격 유지 등 식당과 카페에서 실시하던 방역수칙도 그대로 유지된다. 교회의 대면예배도 허용되는데 수도권에서는 좌석 30% 참석으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강화된 거리 두기 1단계, 이른바 ‘1.5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거리 두기 완화에 따라 전국 초중고교의 밀집도 원칙도 3분의 2로 완화된다. 비수도권에서는 지역·학교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어 매일 등교도 가능할 전망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민생의 지속 가능성과 방역의 실효성을 조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며 “시설 운영 중단은 최소화하며 대상별 위험도에 따라 정밀방역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환자수와 연휴 뒤 확진자가 급증했던 전례 등을 감안하면 1단계로 하향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김수연기자 sykim@donga.com}

정부가 낙태죄 처벌 조항은 유지하되 임신 14주까지는 임신 여성의 의사에 따라 조건 없이 낙태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7일 입법 예고했다. 임신 15∼24주의 경우엔 몇 가지 조건을 붙여 낙태를 허용했다. 임신 24주를 지나서 하는 낙태는 여전히 처벌 대상이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강간이나 준강간에 의한 임신, 근친 관계 간 임신 등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24주 이내에서 낙태를 허용한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일었던 현행 모자보건법상 ‘배우자 동의’ 요건은 삭제됐다. 형법 개정안엔 임신 15∼24주인 여성이 사회적 또는 경제적 이유로 심각한 곤경에 처하거나 처할 우려가 있으면 낙태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낙태 허용은 현행 모자보건법에는 없는 내용이다. 사회적 또는 경제적 이유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인지는 개정안에 담기지 않았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낙태죄가 헌법 불합치라고 결정하면서 몇 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아이를 키울 만한 소득이 충분하지 않거나 상대 남성과 결혼할 계획이 없는 경우 등이다. 법무부도 헌재가 예로 든 이 같은 명시적 사유에 따라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사회적, 경제적 이유로 낙태하려면 보건소 등 지정 기관에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 지정 기관에서 임신 유지·종결에 관한 ‘상담사실 확인서’를 발급받은 뒤 24시간의 숙려기간을 거쳐야 한다. 형법 개정안은 법률이 정한 상담 절차에 따라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낙태를 결정할 경우에는 사회적, 경제적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본다. 개정안이 사실상 24주 이내의 낙태를 전부 허용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신 15∼24주 여성이라면 지정 기관 상담이 의무화됐을 뿐 본인의 의사에 따라 낙태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는 게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담은 사회적, 경제적 사유의 사실 관계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 절차 안내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고 했다. 헌재의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 개정안이 마련된 것이어서 기본적으로는 여성의 자기결정권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미성년자는 보호자 동의 없이도 낙태가 가능해진다. 만 16세 이상 미성년자가 법정 대리인의 동의를 받기를 거부하면 상담사실 확인서만으로 낙태할 수 있다. 16세 미만은 상담사실 확인서 외에 법정 대리인이 없거나 법정 대리인의 폭행·협박 등 학대로 동의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공적 자료가 있어야 한다. 의사는 개인적 신념에 따라 낙태 수술을 거부할 수 있게 된다. 그 대신 여성의 낙태 시술 접근성 보장을 위해 의사는 시술 요청을 거부할 경우 그 즉시 임신·출산 상담기관을 임신 여성에게 안내해야 한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기형아 임신의 경우엔 14주 이내에 이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영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16∼18주에 태아 주요 장기에서 기형이 발견될 수 있다”며 “여성의 선택권을 넓히는 취지라면 14주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정부가 올해 한 번도 산부인과의사회와 회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개정안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먹는 낙태약 품목허가 절차를 내년 1월 1일 전까지 마치기로 했다. 낙태죄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마련되면서 수술에 의한 낙태뿐 아니라 자연 유산을 유도하는 약물 사용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곧 먹는 낙태약 처방과 관련한 가이드라인 마련에도 착수한다.전주영 aimhigh@donga.com·이미지 기자}

정부가 유통 중 상온에 노출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검사한 결과 품질에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백신은 영하(0도 미만)로 운송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유통 과정의 문제점이 추가로 드러났다. 질병관리청(질병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6일 독감 백신 유통 과정 조사 및 품질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9월 10~21일 신성약품과 협력업체 디엘팜이 운송한 539만 도스(dose·1회분 투입량) 가운데 상·하차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백신은 약 17만 도스로 확인됐다. 이 밖에 2000도스는 운송 도중 길게는 800분(13시간 20분)가량 적정 보관 온도(2~8도)를 벗어났다. 보관 온도가 아예 확인되지 않은 물량도 3만 도스였다. 0도 미만 온도에 노출된 백신도 있었다. 이처럼 적정 온도를 벗어났거나 적정 온도 유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물량은 총 48만360도스에 달했다. 정부는 14개 지역에 배송된 백신 중 2100도스를 샘플로 수거해 적정 온도를 벗어난 조건에서 14일간 무균실험 등을 진행한 결과 모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성약품과 조달계약을 체결한 8개 업체가 생산한 백신 1만2736도스를 별도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상이 없었다. 8개 제품 모두 25도에서 24시간 노출돼도 품질에는 이상이 없었고, 37도에서는 5개 제품이 72시간 이상, 1개 제품은 48시간, 2개 제품은 12시간 품질을 유지했다. 질병청은 “이번에 유통 중 문제가 된 백신 중에는 37도 환경에 노출된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영하의 온도에서 운송된 백신이 27만770도스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통 과정상 새로운 문제가 발견된 셈이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동결이 됐을 경우 백신에 뿌연 침전물이 생기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럴 경우 주사기가 막힌다든지 접종 현장에서 실제적인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물량에서 동결이 발생했다는 뜻은 아니며 0도 미만 보관 제품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운송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물량은 수거하기로 했다. 품질 검사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백신의 효력이 떨어지는 ‘물백신’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서다. 수거 대상 물량이 배송된 곳은 서울 대구 인천 광주 경기 강원 충남 전남 경북 경남 제주 등 11개 지역이다. 이 가운데 7개 지역에서 554건 접종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예방접종심의위원회를 거쳐 이들에 대한 조치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재접종이나 환불 등도 검토될 전망이다. 정부는 12일부터 접종을 재개할 계획이다. 지난달 22일 이후 접종이 중단됐던 고등학생(만 16~18세)과 중학생(만 13~15세) 무료 접종이 재개된다. 당초 고등학생은 9월 22~29일, 중학생은 10월 5~12일이 집중 접종 기간이었다. 초등학생(만 7~12세)과 임신부의 경우 앞서 지난달 25일부터 접종을 재개했다. 일부 시민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신모 씨(37·여)는 “일부 백신이 정말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니 영·유아용이나 유료 접종 물량 등 다른 백신들은 괜찮은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신성약품이 배송한 539만 도스 중 식약처가 검사를 시행한 샘플은 1만4000여 도스에 불과해 100% 안심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백신 관리를 여러 기관이 맡다 보니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미지 image@donga.com·강동웅 기자}

정부가 유통 중 상온에 노출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검사한 결과 품질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문제가 된 백신의 유통을 맡았던 신성약품이 공급한 8개 회사 제품 1만2736도스(dose·1회분 투입량)를 수거해 품질과 안정성 등을 검사했다. 품질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백신 보관 적정 온도(2~8도)를 길게는 13시간 넘게 벗어난 상태로 운송된 물량이 2000도스를 넘는 등 국민 안전과 직결된 백신 유통 관리에 상당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정부는 약 48만 도스를 수거하기로 했는데 해당 물량을 접종받은 사람도 500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단 무료 예방접종은 12일 재개될 예정이지만 여전히 불안해하는 시민이 많다. 질병관리청(질병청)과 식품의약품관리처(식약처)는 6일 독감 백신 유통과정 조사 및 품질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상온 노출이 의심됐던 백신을 조사한 결과 일부 물량이 적정 온도를 벗어난 상태로 운송됐지만 품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 8개 제품 모두 25도 온도에서 24시간 노출돼도 품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온도를 37로 높인 조건에서는 5개 제품이 72시간 이상, 1개 제품은 48시간 이상 품질이 유지됐다. 나머지 2개 제품은 12시간 내에 품질 변화가 발생했다. 질병청은 “이번에 유통 중 문제가 된 백신 중에는 37도 환경에 노출된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유통 과정상의 문제는 추가로 확인됐다. 관리 규정과 달리 0도 미만의 온도에 노출된 백신 물량은 27만770도스나 됐다. 독감 백신은 동결되면 효력이 떨어질 수 있다. 상하차 작업 중 야외바닥에 적재된 경우, 배송 중 적정 보관 온도를 800분(13시간 20분)이나 벗어난 경우도 확인됐다. 유통 중 보관온도가 확인되지 안흔 물량도 3만 도스를 넘는다. 정부는 이처럼 운송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물량은 수거하기로 했다. 품질 검사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백신의 효력이 떨어지는 ‘물백신’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수거 대상 물량이 배송된 곳은 서울과 대구, 인천, 광주, 경기, 강원, 충남,전남, 경북, 경남, 제주 등 모두 11개 지역이다. 수거 대상 물량은 모두 48만360도스다. 이 가운데 이미 접종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 것만 7개 지역에서 55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예방접종심의위원회 논의를 거쳐 이들에 대한 재접종이나 환불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상온 노출 백신에 대한 품질검사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정부는 12일부터 접종을 재개할 계획이다. 지난달 22일 이후 접종이 중단됐던 고등학생(만16~18세)과 중학생(만13~15세) 무료접종이 재개된다. 당초 고등학생은 9월 22~29일, 중학생은 10월 5~12일이 집중 접종기간이었다. 초등학생(만7~12세)과 임신부의 경우 앞서 지난달 25일부터 접종을 재개했다. 정부는 문제없는 백신에 대해 접종을 재개한다고 밝혔지만 일부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아이 첫 접종을 앞두고 있는 신모 씨(37·여)는 “일부 백신이 정말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니 영·유야용이나 유료접종물량 등 다른 백신들은 괜찮은 것인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신성약품이 배송한 539만 도스 중 식약처가 검사를 시행한 샘플은 1만4000여 개에 불과해 100% 안심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백신 관리를 질병청, 식약처 등 여러 기관이 맡다 보니 사각지대는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유통 중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873명으로 늘어났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29일 독감 예방접종사업 중단 관련 자료를 통해 “(조사 대상인) 정부 조달 물량 접종 건수는 28일 기준으로 14개 지역에서 873건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279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126건, 인천 86건, 부산 83건 등의 순이었다. 앞서 질병청은 27일 “문제의 백신 접종 사례가 407건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하루 새 466건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백신 사용 중단 이전에 이뤄진 접종이 605건에 달했다. 해당 물량은 22일 시작될 만 13∼18세 대상의 무료 접종용이다. 국가 예방접종사업에 쓰이는 백신 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29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8명 나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2차 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11일(34명) 이후 49일 만에 50명 아래로 떨어졌다. 수도권 신규 환자도 17명으로 역시 49일 만에 10명대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규모는 작지만 집단 감염이 산발적으로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이 “지금은 분명히 (확진자가) 감소세 국면인 것은 맞다”면서도 “하루하루의 상황과 통계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성급하고 위험하다”고 밝힌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방역당국은 30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를 향후 코로나19 확산 여부를 가를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 일부 귀성객과 ‘추캉스(추석+바캉스)’, 개천절 집회 등이 자칫 집단 감염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서울대에서는 교내 2차 감염이 확인됐다. 이 대학 도서관 청소노동자 A 씨가 감염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A 씨는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도서관 청소노동자 B 씨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는 확진자 동선을 따라 방역 소독을 하기 위해 30일 오후 1시까지 관정도서관 7층 출입과 열람실 좌석 이용을 제한하겠다고 알렸다. 서울 도봉구 다나병원에서는 50, 60대 입원환자 2명이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됐다. 두 환자는 같은 층에 입원해 있었지만 같은 병실을 사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감염 경로가 아직 확인되지 않아 방역당국은 병원 내 감염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병원 측은 28일부터 환자 166명, 병원 종사자 20명 등 186명의 검체를 채취해 검사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이날 신규 환자 6명이 나왔다. 경기 안양시 음악학원과 성남시 방위산업체 집단 감염 환자가 추가로 확인돼 두 곳의 관련 환자는 각각 13명과 10명으로 늘었다. 성남시 방위산업체의 경우 24일 첫 환자가 발생한 후 이틀 뒤인 26일부터 나흘 연속 관련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수도권 외 3개 시도에서도 환자 6명이 발생했다. 부산 3명, 경북 2명, 충북 1명이다. 부산 동아대 부민캠퍼스 집단 감염 관련 환자가 2명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모두 16명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 수는 감소세이지만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환자 비율이 줄지 않고 있는 것도 방역당국으로서는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최근 2주간(9월 16∼29일) 감염경로 미확인 비율은 20.5%로 여전히 방역당국의 기대 범위를 크게 웃돌고 있다. 방역당국은 감염경로 미확인 비율이 5%를 넘게 되면 역학조사와 의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고 본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금은 (감염 확산이) 억제되고 있지만 경로를 알 수 없는 조용한 전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폭발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추석 연휴 기간과 이어지는 10월 초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정부는 다음 달 11일까지를 ‘추석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대규모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평소 같으면 설렐 명절이지만 지금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며 “하반기 우리 경제와 사회의 정상화가 이번 추석 방역의 성패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이지훈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의 ‘배달사고’를 계기로 국가 예방접종사업의 부실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의 접종 중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독감 백신이 수백 명에게 접종됐다. 게다가 접종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유통 과정의 사고를 미리 막지도 못하고 사후 대처도 허둥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백신 접종은 25일 기준으로 224건 확인됐다. 이후 접종 건수가 추가로 보고되면서 26일 324건, 27일 407건, 28일 873건으로 늘었다. 정부는 정확한 상황도 파악 못 한 채 22일 “해당 백신의 접종 사례가 없다”고 발표한 것이다. 해당 의료기관의 상당수는 정부의 백신 관리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접종이 확인된 873건 가운데 605건은 중단 조치가 내려진 21일 이전에 접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독감 백신은 정부가 만 13∼18세 청소년용으로 조달한 물량이다. 접종은 22일 시행될 예정이었다. 즉 의료기관이 청소년에게 접종해야 할 정부 조달 물량을 엉뚱한 사람에게 접종했다는 뜻이다. ‘상온 노출’과 상관없이 이미 의료 현장에서는 백신 물량이 뒤섞인 채 접종이 이뤄진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백신 부실 관리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질병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생백신의 콜드체인 유지관리 현황분석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7월∼2019년 2월 보건소와 민간 병원 86곳 중 백신 적정 온도(2∼8도)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 곳은 26곳(30.3%)에 불과했다. 당시 연구를 맡은 서울대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오명돈)이 조사한 결과 보건소 39곳의 경우 24곳(61.5%)은 냉장고 온도가 2도 아래로 내려가거나 8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등 적정 온도로 유지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병의원 47곳 중에서도 적정 온도를 유지한 곳은 11곳에 그쳤다. 이런 잘못된 보관 방식은 백신의 효능 저하로 이어졌다. 질병청은 당시 보고서를 바탕으로 추가 조사를 거쳐 백신 관리지침을 만들고 올 7월 이를 의료기관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 지침마저 의료기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9일 전북 전주에서는 독감 백신을 맞은 생후 8개월 된 남자아이가 다리에 마비 증상을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질병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이가 맞은 백신은 상온 노출 백신이 아니라고 밝혔다.이미지 image@donga.com / 전주=박영민 기자}
정부가 ‘상온 노출’을 이유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사용을 전면 중단한 뒤에도 100여 명이 해당 백신을 접종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유통 중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국가조달백신의 접종자 407명 가운데 112명은 22∼25일 접종을 받았다. 앞서 질병청은 21일 해당 백신의 상온 노출 의심 신고를 접수하고 같은 날 오후 늦게 전면 접종 중단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이 현장 의료기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중단 결정 이전 접종자는 295명이었다. 해당 백신은 22일부터 만 13∼18세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려던 무료 접종용이었다. 백신 접종 사례는 10개 시도, 407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179명으로 가장 많고 부산 75명, 경북 52명, 전남 31명, 인천 30명, 서울 20명 등이다. 이 중 1명에게서 이상 반응이 보고됐다. 양동교 질병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7일 1명이 주사를 맞은 부위에 통증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통증 부위는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독감 백신의 경우 접종 후 10∼15%에게서 붓거나 통증이 나타나는 이상 반응이 보고된다. 보통 1, 2일 정도면 증상이 사라진다. 접종 중단 후에도 정부의 상황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백신 유통 체계를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9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어 접종 재개 방향과 전반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일부에서는 수입 백신을 찾는 사람도 있다. 올해 독감 예방접종용 백신을 공급하는 회사는 모두 10곳이다. 이 중 8곳은 국내, 2곳은 해외 제조사다. 서울 양천구의 한 소아청소년과의원 간호사는 28일 “유통 사고가 난 뒤 수입 백신을 찾는 문의가 3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백신은 기본적으로 해마다 연초에 세계보건기구(WHO)가 그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해 발표하는 바이러스 균주로 만들기 때문에 차이가 없다”고 했다. 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백신 확보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정부 단가보다 높은 가격에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정부 계약 단가는 8620원인데 지자체들은 비싸게는 1만6000원 안팎에 계약을 맺고 있다.이미지 image@donga.com·이소정 기자 / 전남혁 인턴기자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유통 중 상온에 노출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이 계속 늘어나 400명을 넘어섰다. 질병관리청은 27일 “상온 노출 백신 접종 사례가 최소 407건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수치는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25일까지만 해도 상온 노출 백신 접종자 수는 224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하루 만인 26일 324명으로 100명이나 늘었다. 이어 27일 다시 83명이 추가된 것이다. 앞서 질병청은 백신의 상온 노출 사고 신고를 접수한 다음 날인 22일 ‘문제의 백신이 실제로 접종된 사례는 없다’고 발표했다. 질병청은 “정부가 조달하는 무료 접종 백신 물량과 민간에서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유료 접종 물량을 분리하지 않고 사용한 사례, 백신 접종 중단 결정 후에도 의료기관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접종한 사례 등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며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접종 후 이상 증세가 나타난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문제의 백신이 배달된 지역 의료기관별로 접종된 백신과 기관별 보유 수량, 정부 조달 공급 수량 등을 비교하는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해당 백신이 실제로 접종된 사례를 지역별로 파악해 공개할 방침이다. 앞서 보건당국은 25일 서울, 부산, 전북 전주시, 전남 목포시 등에서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독감 백신이 접종된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백신 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하다는 의견이다. 현재 감염병예방법 등에 따라 감염병에 관한 총괄적 대응은 질병청의 역할이다. 하지만 백신의 안전성이나 유통을 관할하는 곳은 식품의약품안전처다. 유통질서 감독과 의료기관의 보관 및 접종은 해당 지방자치단체(보건소)와 보건복지부의 업무다. 이렇다 보니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쉽고,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도 분명치 않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료보장 범위가 늘면서 소아 대상 필수예방접종(무료)만 해도 17종이 될 정도로 국가 예방접종 사업의 규모가 커졌는데, 이를 전체적으로 총괄하는 부서도 없고 업무도 여기저기 쪼개져 있다”고 지적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유통 중이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의 상온 노출로 무료 예방접종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질병관리청(질병청)이 25일 유통 과정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질병청은 24일 유통업체인 신성약품 조사 상황을 묻는 질의에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독감 백신의 유효성 및 안전성 검사 결과는 빨라야 다음 달 6, 7일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체 무료 접종 일정의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백신을 검사 중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관계자는 24일 “백신 검사는 규정에 따라 반드시 14일간 균을 배양하게 돼 있다”며 “접종 재개 시점은 빨라야 다음 달 6일 이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22일 고등학생(만 16∼18세), 10월 5일 중학생(만 13∼15세) 순으로 접종이 실시될 예정이었다. 질병청은 학생 접종 일정을 전반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10월 13일 시작될 만 62세 이상 노인의 접종은 변동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질병청은 접종 일정 지연을 막기 위해 신성약품에 계속 유통을 맡기는 걸 검토 중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조달청을 통해 재입찰을 진행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접종을 시급히 재개하려면 재선정이 사실상 어렵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신성약품에 조치를 내리고 문제를 개선하도록 한 뒤 배송을 계속 맡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유효성 검사 물량이 500만 도스(dose)의 0.015%인 750도스에 불과하다”며 “검사 여부나 결과에 상관없이 전량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미지 image@donga.com·김소민 기자}

유통 과정의 문제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 예방접종이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공공 백신 공급 과정의 문제가 수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증상이 비슷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트윈데믹(twindemic)’을 막기 위해 독감 무료 접종 대상을 크게 늘린 정부가 백신 공급을 너무 촉박하게 추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만 13∼18세를 대상으로 한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하루 앞둔 21일 오후 백신 유통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백신을 제약회사에서 받아 전국의 각 병의원과 보건소로 전달하는 유통업체인 신성약품이 백신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적정 보관 온도를 제대로 유지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독감 백신은 빛이 차단된 상태로 2∼8도 온도에서 냉장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독감 백신을 상온과 같은 높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하면 단백질 함량이 낮아지면서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상온 노출에 종이상자로 배송 보건당국 조사 결과 신성약품이 백신 배송을 위탁한 업체가 백신이 담긴 상자를 옮기면서 냉장차의 문을 열어두거나 상자를 한동안 상온에 노출시킨 정황이 일부 확인됐다. 신성약품이 공급하는 물량은 국내 총공급물량 2964만 도스(dose·1도스는 1회 접종량) 가운데 국가 확보 물량 전량인 1259만 도스다. 일부 의사는 이 업체가 냉동 보관이 가능한 아이스박스가 아닌 일반 종이상자에 백신을 넣어 운반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일부 회원이 독감 백신을 종이상자로 받았다고 전했다”며 “수령인이나 수령 일시를 사인해야 하는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는 “독감 백신은 보관과 운송 모두를 냉장 상태에서 하게 돼 있다”며 “모든 의약품은 보관하라는 규정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 생물학적제제(백신) 제조·판매관리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냉동·냉장차량으로 수송 시 별도의 냉각용기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냉장 온도를 내내 유지하기 쉽지 않은 경우에는 플라스틱 상자나 스티로폼 등 단열재 상자를 이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플라스틱 상자에서는 5∼6시간, 스티로폼 상자에서는 10∼11시간 10도 이하 온도가 유지될 수 있다. 신성약품 측은 정부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배송 과정에서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백신 품질이 변질될 정도로 긴 시간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김진문 신성약품 대표는 “배송기사가 배송 계획을 점검하기 위해 잠시 차를 세우고 짐을 재정돈하면서 일부 박스를 땅에 내려놨던 것이 보건당국에 신고가 된 것 같다”며 “몇 분이 채 안 돼 백신 품질이 변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전국에 2만 곳 넘게 배송을 해야 하니까 일정이 빡빡했다”며 “배송 물량이 많다 보니 그런 실수가 생긴 것 같다. 결과적으로 우리 직원들이 가서 (위탁) 배송 직원들이 그런 일 못 하게끔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정부는 이 업체가 이미 공급을 마친 500만 도스 중 일부 샘플을 뽑아 2주간 배양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샘플 검사에서 백신에 문제가 없는 것이 확인되면 곧바로 무료 접종을 다시 시작하고 남은 국가 물량에 대해 새로운 배송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백신이 변질된 것으로 확인되면 폐기할 수밖에 없어 추가 물량 확보 등의 문제가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 연속 유찰로 배송 일정 촉박 지적도 이번 사태를 두고 예고된 사고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코로나19 방역 혼란을 막겠다며 백신 무료 접종 대상을 크게 늘리면서도 백신 공급단가를 올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통업체 선정이 늦어지면서 백신 운송 일정이 촉박해졌다는 것이다. 올해 독감 백신 유통업체 선정은 두 달에 걸쳐 4차례 유찰 끝에 5차에서 겨우 낙찰됐다. 정부가 무료 접종 백신을 3가 백신보다 더 비싼 4가 백신으로 바꾸면서 입찰단가는 크게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조달 입찰가는 8790원으로 시중 가격에 많이 못 미친다. 지난해 서울의료원 및 서울시 산하 의료기관 4가 백신 입찰가는 1만800원이다. 접종 시작을 불과 한 달 앞둔 8월에야 업체가 결정되면서 촉박한 일정을 맞추려다가 배송 위탁업체 관리·감독 부실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여러 유통업체가 입찰에 나섰지만 제약사가 공급에 응하지 않았다. 유통업체가 선정돼도 제약사가 유통업체에 물량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해야 최종적으로 낙찰될 수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백신은 전반적으로 물량 자체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믿을 만한 업체라고 생각해야 물건(백신)을 내준다”며 “신성약품이 마진을 낮게 불렀다기보다는 굉장히 큰 유통사여서 선정된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백신을 조달했던 업체들이 입찰방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 때문에 제조사들이 공급계약을 꺼린 것도 신성약품이 낙찰을 받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약품이 국가 백신 조달사업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지 image@donga.com·이소정 기자전남혁 인턴기자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유통 과정의 문제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 예방접종이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공공백신 공급 과정의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증상이 비슷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트윈데믹(twindemic)’을 막기 위해 독감 무료접종 대상을 크게 늘린 정부가 백신 공급을 너무 촉박하게 추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만 13~18세 어린이와 만 62세 이상 어르신 일부를 대상으로 한 독감 백신 무료접종을 하루 앞둔 21일 오후 백신 유통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백신을 제약회사에 받아 전국의 각 병의원으로 전달하는 유통업체인 신성약품이 백신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적정 냉장온도(2~8도)를 제대로 유지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독감 백신을 상온과 같은 높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하면 단백질 함량이 낮아지면서 효능이 떨어진다. 신고는 다른 한 의약품 도매업체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 조사결과 신성약품이 백신 배송을 위탁한 업체가 백신이 담기 상자를 옮기면서 냉장차의 문을 열어두거나 상자를 한동안 상온에 노출시킨 정황이 일부 확인됐다. 신성약품이 공급하는 물량은 국내 총 공급물량 2964만 도즈(1회 접종분) 가운데 국가 확보 물량 전량인 1259만 도즈다. 신성약품에 의해 21일까지 500만 도즈가 각 지역 의료기관으로 공급됐다. 일부 의사들은 이 업체가 냉동보관이 가능한 아이스박스가 아닌 일반 종이박스에 백신을 넣어 운반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일부 회원이 독감 백신을 종이박스로 받았다고 전했다”며 “수령인이나 수령 일시를 사인해야 하는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배송과정에서 백신이 잠시 상온에 노출되긴 했지만 변질될 정도는 아니었다며 정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진문 신성약품 회장은 “배송기사가 배송 계획을 점검하기 위해 잠시 차를 세우고 짐을 재정돈하면서 일부 박스를 땅에 내려놨던 것이 보건당국에 신고가 된 것 같다”며 “몇 분이 채 안돼 백신 품질이 변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업체가 이미 공급을 마친 500만 도즈 중 일부 샘플을 뽑아 2주간 배양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샘플 검사에서 백신에 문제가 없는 것이 확인되면 곧바로 무료접종을 다시 시작하고 남은 국가 물량에 대해 새로운 배송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백신이 변질된 것으로 확인되면 폐기할 수 밖에 없어 추가 물량 확보 등의 문제가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에 대해 예고된 사고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혼란을 막겠다며 백신 무료접종 대상을 크게 늘리면서 정작 백신 공급단가를 올리지 않아 부실 배송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올해 독감 백신 유통업체 선정은 두 달에 걸쳐 4차례 유찰 끝에 5차에서 겨우 낙찰됐다. 정부가 무료접종 백신을 3가 백신보다 더 비싼 4가 백신으로 바꾸면서 입찰단가는 크게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조달 입찰가는 8740원으로 시중 가격에 턱없이 못 미친다. 올해 서울의료원 및 서울시 산하의료기관 4가 백신 입찰가만 해도 1만800원이다. 이에 여러 유통업체가 입찰에 나섰지만 제약사가 공급에 응하지 않았다. 유통업체가 선정돼도 제약사가 해당업체에 공급을 하기로 계약해야 유통업체로 최종낙찰될 수 있다. 신성약품이 정부의 독감 백신 물량 유통사업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접종 시작을 불과 한 달 앞둔 8월에야 업체가 결정되면서 촉박한 일정을 맞추려다 위탁업체 관리·감독 부실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