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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의원들이 해외 출장을 가면서 항공권 금액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실제 경비보다 많은 예산을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부풀린 경비 등으로 축구경기장이나 루브르박물관과 같은 관광지를 다녀갔고, 화투나 숙취해소제 등을 구입하기도 했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는 전국 243개 지방의회 의원들이 2022년 1월부터 올 5월까지 다녀온 해외 출장 915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 중 405건(44.2%)에서 항공권을 위조해 경비를 부풀린 사실이 드러났다고 16일 밝혔다. 이 같은 수법으로 충남도의원들은 2022년 네덜란드와 벨기에 출장을 가면서 1인당 338만 원인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예약한 뒤 예산을 청구할 때는 항공권을 포토샵 등으로 위조해 338만 원짜리 이코노미석 항공권을 예약한 것처럼 꾸몄다. 이후 비즈니스석 항공권 예약을 취소하고, 1인당 164만 원인 이코노미석 항공권을 발권해 차액을 챙겼다. 외유성 출장도 많았다. 서울 동대문구의회는 2022년 일본을 다녀오면서 가이드 비용으로 160만 원을 예산에서 지출했는데 이 중 온천 등 관광지 입장료로 90만 원을 썼다. 춘천시의회는 지난해 영국과 프랑스 출장을 다녀오면서 손흥민 선수가 있는 토트넘FC 경기장 등 관광지 5곳을 방문했고 입장료 등으로 총 400만 원을 지출했다. 술과 안주, 숙취해소제, 화투 등을 예산으로 구입한 경우도 178건이나 적발됐다. 권익위는 외유성 출장이 만연한 이유에 대해 해외 출장을 심사하는 공무국외출장심사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권익위는 항공권을 위조하는 등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의원들이 부당하게 챙긴 차액에 대해서는 환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야당이 단독 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6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무게를 두면서도 막판 고심을 하고 있다. 17일 국무회의에서 이들 법안의 상정을 보류하는 대신에 이번 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6개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를 심의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야당과의 대화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한 권한대행은 16일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여야 정치권과 국회의장을 모두 포함하는 협의체가 발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난제를 그 협의체에 올려 논의, 소통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국무총리실 관계자는 “충분한 숙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해당 안건의 17일 국무회의 상정을 보류하고 야당과 적극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6개 법안의 거부권 행사 시간이 21일까지인 만큼 야당을 충분히 설득한 뒤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1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통화에서 양곡관리법 등 6개 법안에 대해 “대한민국 미래를 봤을 때는 적절치 않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권한대행은 고심 끝에 해당 법안들의 거부권 여부를 심의하기 위한 17일 국무회의를 하루 전 보류했다. 이 법안들의 거부권 시한은 21일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번 주 후반부에 임시 국무회의가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 전까지 야당과 충분히 대화하고 설득하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한 권한대행이 이날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헌법과 법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제도와 정책이 반드시 유지되고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정 협의체 언급과 함께 애초 연설문 초안에 없었던 내용을 한 권한대행이 현장에서 강조한 것이다. “국회와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상속증여세 완화 법안을 다시 제출해 빠른 시일 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한 권한대행이 이같이 강조한 것은 18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이 만나는 등 이 대표가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 가동 가능성이 있으니 거부권 시한 전까지 해법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도 보인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을 향해 6개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거부권 행사 시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추진할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韓 “탄핵 중요치 않아” 野 설득 나서정부 고위 관계자는 16일 “한 권한대행이 주변에 ‘나한테 탄핵은 중요하지 않다. (거부권 행사) 판단 기준은 헌법, 법률, 국민 미래다. 국정을 안정시키는 것이 내 마지막 소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6개 법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고 있는 만큼 원칙적으로는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부에서 반대해 왔던 법안들에 대해 정치 상황이 바뀌었다고 손바닥 뒤집듯 내버려 두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그러면서도 한 권한대행은 야당에 법안의 문제와 보완책에 대해 최대한 설득하고 대화하면서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방점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일방적으로 거부권 행사를 강행 시 민주당의 반발로 한 권한대행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는 만큼 숙고와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취지다. 정부 관계자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비롯한 6개 법안의) 소관 부처들이 국회를 상대로 법안의 부작용과 보완 대책들을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탄핵 국면에서 정부가 야당과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총리실 내에서는 진통 끝에 여야 합의로 8월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 모델에 주목해 제3의 길을 모색하는 방법도 검토되는 기류다. 한 관계자는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느냐 마느냐 이분법적으로 볼 것이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의 1차 거부권 행사 뒤 민주당에서 간호조무사들의 반발이 심하니 문제 조항을 빼고 법안을 마련해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번 주 후반부 임시 국무회의에서 쟁점 법안 6개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그 전에 야당과 충분히 대화해 합의점을 찾으면 이후 여야가 합의해 보완된 개정안을 다시 통과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또 다른 쟁점 법안인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12일 국회를 통과해 아직 정부로 이송되지 않아 함께 처리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총리실 설명이다.● 거부권 뒤 합의 처리 간호법 모델도 거론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회 권력이 행사한 입법권에 대해 국민의 선택을 받지 않은 단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 이것이 (탄핵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내란 특검법이나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사용할 경우 탄핵 절차에 돌입한다는 방침이지만 6개 법안 거부권 행사 시 한 권한대행 탄핵을 추진할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당 대표 권한대행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한 권한대행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원칙 내에서 당당히 권한을 행사해 달라. 결코 민주당의 협박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가 대통령실에 전달된 14일 오후 7시 24분부터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건 이번이 10번째다.윤 대통령이 갖고 있던 국군통수권을 포함해 외교권, 법률안 거부권, 공무원 임면권,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등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을 원칙적으로는 한 총리가 대신 행사할 권한을 갖는다. 헌법 제71조는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등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 권한 가운데 어떤 것을 행사할 수 있고, 행사할 수 없는지 구체적인 법 조항은 없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권한대행인 만큼 현상 유지를 하는 데 그쳐야 한다”는 주장이 많지만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에 정무직 등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사권 등은 전례에 따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권한대행을 맡았던 황교안 전 총리는 대통령이 지명해야 하는 후임 헌법재판소 소장은 임명하지 않았지만 대법원장 추천 몫인 이선애 전 헌재 재판관을 임명한 바 있다.한 권한대행은 15일 오전 16분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를 갖고 “모든 국정은 철저하게 헌법과 법률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한미 동맹 또한 흔들림 없이 유지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신뢰한다. 철통같은 한미 동맹은 변화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이 주미 대사 시절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었기 때문에 이미 안면이 있다”며 “동맹으로서 한국의 중요한 변화를 공유한 것”이라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을 만나 대통령실의 권한대행 보좌 방식을 논의했다. 정 실장은 “앞으로 비서실이 권한대행을 보좌해야 하므로 업무 협조 문제 등을 전반적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후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국회를 찾아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났다. 한 권한대행은 전날인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권한대행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철저하게 헌법과 법률에 따라 안정된 국정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그것이 제 긴 공직 생활의 마지막 소임이자 가장 중대한 임무라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어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면서 북한의 도발 징후를 비롯한 외교안보 상황을 점검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다음 날인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 사태의 책임을 물어 한 권한대행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국정 혼선을 초래할 수 있어 일단 탄핵 절차를 밟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 권한대행이 김건희 특검법 및 내란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에 대해선 “현상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향후 국정 수습 과정에서 한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정부와 소통하겠다고 열어두면서도, 한 권한대행이 특검법과 양곡관리법 등 야당의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언제든지 탄핵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한 권한대행을 만나 지난달 28일 야당 주도로 통과된 양곡관리법 등 6개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은 ‘헌법과 법률, 국가 이익에 맞는지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며 “정부가 반대한 법이니 잘 알겠다며 한 권한대행도 같은 의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미 지난달 말 6개 법안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건의한 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 李 “한덕수, 대행 한계 벗어나지 않을 것” 이 대표는 “어제 한 권한대행과 통화했다”며 “이제 여당이 지명한 총리가 아니라 여야를 가리지 말고 중립적인 정부 입장에서 국정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고, 한 권한대행도 전적으로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 권한대행이 김건희 특검법 등에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탄핵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한 권한대행에게) 어느 한쪽을 거부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정치적 편향일 수 있다는 말씀도 함께 드렸다”고 답했다. 거부권 행사를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는 취지다. 그는 “(한 권한대행이) 대행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도 “탄핵을 남발했다가 도리어 정국에 혼란을 가져왔다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며 “다만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 행사 등 직권을 넘어서거나 내란 사태에 가담한 추가 혐의가 나오면 얼마든지 탄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 권한대행이 17일 열릴 예정인 국무회의에서 앞서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과 내란 특검법, 양곡관리법 등 ‘농업 4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지가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권한대행이 내란죄 가담 혐의로 특검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의 수사에 응해야 하는 피의자 신분이라는 점도 탄핵을 유보한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추가 핵심 혐의가 나오면 한 권한대행 스스로가 부담을 느껴 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굳이 우리 손에 피를 묻힐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앞서 민주당 등이 본회의에서 처리한 ‘내란죄 상설특검’의 수사 대상에 포함된 바 있다. ● 권성동, 한 총리에 6개 법안 거부권 요구 이날 권 원내대표가 한 권한대행에게 양곡관리법 등 6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고 한 권한대행이 “헌법과 법률, 국가 이익에 맞는지 검토해 보겠다”고 답한 만큼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는 이 6개 법안에 대해 지난달 28일 이미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양곡법 법안의 소관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국무회의에서 양곡법 개정안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권한대행이었던 고건 전 총리가 ‘사면법 개정안’ 등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한 권한대행이 국무조정실장으로서 고건 전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결정 과정을 직접 검토하고, 옆에서 지켜봤다”고 말했다. 양곡관리법 등 농업 4법과 정부 예산안 자동 부의를 폐지한 국회법 개정안, 국회 증언감정법 개정안 등 6개 법안은 21일이 거부권 시한이다. 12일 국회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 등은 아직 정부로 이송되지 않았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국회와 정부가 함께하는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정지는 대리 체제가 아니라 대통령이 없어진 상태”라고 했다. 그는 “국회가 전면에서 대한민국 국정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은 더 이상 여당이 아니다. 여당은 사라졌다”고도 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은 보류하겠다면서도 “직무대행은 현상 유지 관리가 주 업무”라며 역할을 제한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바로 다음 날부터 자신이 국정 운영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점을 확실히 한 것. 조기 대선이 현실화된 가운데 이 대표가 수권정당의 이미지를 부각하며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금융·외환 관리 당국은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라”며 “국회 제1당인 민주당도 시장 안정화, 투자 보호 조치 등 경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한 권한대행이) 내란 사태에 책임이 있어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너무 많은 탄핵을 하게 되면 국정 혼선을 초래할 수 있겠다는 판단 때문에 일단 탄핵 절차를 밟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이 김건희 특검법 등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엔 “대행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총리실은 “정부는 국정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여야를 포함한 국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여전히 여당”이라며 국정안정협의체 제안을 거부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정 운영 책임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당정 협의를 통해 여당으로서 책임정치를 끝까지 할 것”이라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가 대통령실에 전달된 14일 오후 7시 24분부터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건 이번이 10번째다.윤 대통령이 갖고 있던 국군통수권을 포함해 외교권, 법률안 거부권, 공무원 임면권,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등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을 원칙적으로는 한 총리가 대신 행사할 권한을 갖는다. 헌법 제71조는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등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다만 대통령 권한 가운데 어떤 것을 행사할 수 있고, 행사할 수 없는지 구체적인 법 조항은 없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권한대행인 만큼 현상 유지를 하는 데 그쳐야 한다”는 주장이 많지만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에 정무직 등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사권 등은 전례에 따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권한대행을 맡았던 황교안 전 총리는 대통령이 지명해야 하는 후임 헌법재판소 소장은 임명하지 않았지만 대법원장 추천 몫인 이선애 전 헌재 재판관을 임명한 바 있다.한 권한대행은 15일 오전 16분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를 갖고 “모든 국정은 철저하게 헌법과 법률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한미 동맹 또한 흔들림 없이 유지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신뢰한다. 철통같은 한미 동맹은 변화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이 주미대사 시절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었기 때문에 이미 안면이 있다”며 “동맹으로서 한국의 중요한 변화를 공유한 것”이라고 했다.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을 만나 대통령실의 권한대행 보좌 방식을 논의했다. 정 실장은 “앞으로 비서실이 권한대행을 보좌해야 하므로 업무 협조 문제 등을 전반적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후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국회를 차장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났다.한 권한대행은 전날인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권한대행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철저하게 헌법과 법률에 따라 안정된 국정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그것이 제 긴 공직생활의 마지막 소임이자 가장 중대한 임무라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어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면서 북한의 도발 징후를 비롯한 외교안보 상황을 점검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14일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철저하게 헌법과 법률에 따라 안정된 국정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그것이 제 긴 공직생활의 마지막 소임이자 가장 중대한 임무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8시 반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 국민이 처한 현 상황과 그에 이르게 된 전 과정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정에 있어 한 치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굳건한 안보태세를 확립하고 대외신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경제 분야에서는 내수부진과 경기 하방 위험에 대한 우려를 거론하면서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국민여러분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비상경제 대응 체계를 강화해 금융외환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 분야에서는 “정부가 먼저 자세를 낮추고 국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조를 얻어 국제사회의 신뢰를 유지하고 국민여러분들께서 안심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미, 한미일, 그리고 우방과의 신뢰를 유지하는데 전 내각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한 권한대행은 “대한민국은 1997년 외환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많은 위기를 겪었지만 그때마다 더 강해져서 일어났다”며 “많은 국민들의 헌신으로 민주주의가 헌법에 따라 굳건하게 작동하고 있고 경제의 펀더멘탈도 변함없이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상황도 나라의 주인이신 국민 여러분의 성숙한 민주주의 의식과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을 통해 반드시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한 권한대행은 이어 현 안보 상황을 평가하고 외교, 국방, 통일 등 각 분야별 대비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했다. NSC에서 한 권한대행은 “북한이 어떤 도발도 획책할 수 없도록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하라”며 “엄중한 상황 속에서 국가 안위와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외교·안보 부처가 일치단결해 총력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뒤 한덕수 국무총리는 즉각 모든 부처와 공직자를 대상으로 분야별 긴급지시를 내리면서 본격적인 국정 챙기기에 나섰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 한 총리는 이날 비공개 긴급 임시 국무위원 간담회를 주재한 뒤 정부서울청사에 머물면서 탄핵소추안 표결 이후의 상황을 대비했다.한 총리는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됐지만 국민들께서 불안해하시거나 사회 질서가 어지럽혀지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한다”며 “기업과 국민 개개인이 언제 어떤 경우에도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일이 없도록 모든 공직자들이 제자리를 지키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헌정 사상 10번 째로 권한대행이 되는 한 총리는 탄핵안 가결 직후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과 통화해 전군에 대북 경계태세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또 합참의장에게는 “북한이 국내 상황을 안보 취약시기로 판단해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오판해 무모한 도발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확고한 안보태세를 견지할 것”을 지시했다. 한 총리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는 “공고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중국, 일본 등 주요국과 긴밀한 소통채널을 유지하며 재외공관을 통해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고 국가간 교류 교역에도 전혀 지장이 없을 것임을 적극 알릴 것”을 당부했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에게는 “혼란한 분위기를 틈타 범죄행위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국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치안 질서를 확립할 것”을 지시했다.한 총리는 최상목 경제부총리에게는 “정치 상황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경제팀이 긴밀히 공조해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지속 가동하고 필요시 컨틴전시 플랜을 적기 가동할 것”을 지시했고, 조규홍 복지부 장관에게 “겨울철 비상진료대책, 설연휴 응급의료대책 등 비상진료체계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복지 사각지대가 없도록 취약계층 서비스 전달에 신경써달라”고 지시했다.한 총리는 이날 권한대행으로서 첫 행보로 임시국무회의를 열 예정이다. 그는 이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국민담화 이후 한 총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해 북한의 도발 징후를 비롯한 외교안보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소집 장소는 용산 대통령실이 아닌 정부서울청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13일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윤 대통령이 14일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여전히 인사권 등 권한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친윤석열(친윤)계 권성동 원내대표는 13일 “대통령이 사임하거나 탄핵 소추 결정이 나기 전에는 엄연히 법률적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며 지난달 28일 야당 주도로 통과된 양곡관리법 등 6개 법안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반헌법적 권력 악용”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2일 국회에 ‘대법관 마용주 임명동의안’을 제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법원장의 제청 사항으로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지난달 26일 조희대 대법원장은 마용주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윤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국무회의를 통과한 41개 안건을 재가했고 최병혁 전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가 국방부 장관직을 고사하자 재지명에 나섰다. 권 원내대표의 요청대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려면 국무회의를 거쳐야 되는데 14일 탄핵안 표결 전 임시국무회의가 열릴지는 미지수다. 한국갤럽이 10∼12일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75%로 반대(21%) 여론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11%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조사보다 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직무수행 부정 평가도 85%로 역대 최고치였다.2선 후퇴라던 尹, 탄핵 표결 직전까지 인사권 행사… 野 “내란 연장”[尹탄핵 오늘 2차 표결] 대법관 임명-국방장관 재지명 시도국무회의 의결 안건 42건도 재가… 여당서도 “부적절, 직무 중단해야”권성동 “탄핵전까진 엄연한 대통령”… 정부 “국무회의 소집 사실상 불가능”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 안건 재가와 국방부 장관 후보자 재지명 시도에 이어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까지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13일 드러났다. 1차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 7일 대국민 담화에서 나온 윤 대통령의 사실상 ‘2선 후퇴’ 선언이 무색하게 잇따라 인사권 등 권한을 행사하자 “입장 번복”, “사실상 직무 복귀”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친윤(친윤석열)계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국회법 개정안(예산안 자동 부의 폐지), 양곡관리법 등 6개 법안에 대해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밝혔다. ● 尹, 탄핵 표결 직전까지 인사권 윤 대통령은 전날(12일)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서겠다”며 하야 거부 의사를 공식화했고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마 후보자 임명동의안 제출은 7일 “국정 정상화를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한 입장과 배치된다. 윤 대통령은 이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의 면직안도 재가했다. 윤 대통령은 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최병혁 전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현재 외교부 본부 대기)가 후보직을 고사하자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으로 재차 지명하려 했지만 한 의원도 고사했다. 장관 임명과 함께 사실상 군 통수권도 계속 행사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1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안건 42건도 12일 재가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12·3 내란사태 이후 국정을 당과 정부에 맡긴다는 둥 ‘2선 후퇴’ 운운하더니 잇달아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지속되는 권한 행사는 국민과 맞서려는 내란의 연장”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전복시키려 했던 당신에게 어떠한 인사권도 허락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친한(친한동훈)계인 조경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스스로 지금 행하고 있는 모든 인사권이라든지 직무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도 “대통령이 인사권과 군 통수권을 그대로 행사하고 있다. 당장 직무 정지할 필요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 친윤 권성동, 尹에 거부권 요청 권 원내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양곡관리법을 포함한 ‘농업 4법’과 국회법 개정안,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 등 6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재의요구권을 정식으로 요청했고, 이 요청은 지금도 유효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현재 윤 대통령의 권한이 살아 있다고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이 사임하거나 탄핵소추 결정이 나기 전에는 엄연히 법률적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이기 때문에 군 통수권자라는 게 헌법상 원칙이고 누구도 부인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자명한 사실 아니냐. 그래서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키기 위해 탄핵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의 요청대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려면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이들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 건의가 이뤄져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재의요구 건의는 정부의 권한이지 국회의 권한이 아니다”라며 “14일 탄핵안 표결 전까지 임시국무회의 소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내각 총사퇴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소집하면 누가 국무회의를 가겠나”라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후임 후보자로 지명한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가 후보자 직을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윤 대통령이 12일 다른 인물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려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최 대사의 고사 이후 육군교육사령관을 지낸 3성 장군 출신인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을 국방부 장관에 지명하려 했으나 한 의원도 고사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를 마친 뒤 이번 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안건 42건을 모두 재가했다. 이날 담화에서 자진 하야 의사는 없다는 뜻을 밝힌 뒤 곧장 권한 행사에 나선 것이다. 7일 담화 때만 해도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 정국 안정 방안을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며 사실상 ‘2선 후퇴’ 선언을 해놓고 인사권은 물론이고 국무회의 의결 안건 재가까지 행사하면서 국정 운영을 사실상 재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법제처는 이날 오후 1시 50분경 윤 대통령이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비롯한 법률안 21건과 전파법 시행령 개정안 등 대통령령 21건을 재가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10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안건들이다. 법제처는 이날 오후 1시 50분경 재가 사실을 확인했고 윤 대통령이 낮 12시에서 오후 1시 50분 사이에 재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담화에서 12·3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배경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직접 언급한 것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자신이 당선된 선거 시스템에 대한 자기부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야권에서도 “일부 보수단체와 극우 유튜버들이 제기하던 22대 총선 등에서의 부정선거 주장을 계엄 선포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지난해 국가정보원의 합동점검 당시 선관위가) 전체 시스템 장비의 아주 일부분만 점검에 응했고, 나머지는 불응했다”며 “해킹으로 얼마든지 (선관위)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그래서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선관위 전산 시스템 점검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지난해 10월 선관위에 대한 보안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 해커가 선관위 내부망에 침투해 투·개표 결과까지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내부 보안이 취약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 직원이 선관위 내부망을 가상 해킹하는 방식으로 보안을 점검한 결과 실제 유권자 명부를 관리하는 ‘통합선거인 명부 시스템’과 개표 결과를 관리하는 ‘개표 데이터베이스(DB)’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것. 하지만 이에 대해 선관위는 “국정원,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12주간 합동으로 선관위 정보 보안 시스템에 대한 보안 컨설팅을 실시했다”며 당시 컨설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침입 탐지 및 차단 등 자체 보안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국정원 요구에 따라 보안 점검 당시 자체 보안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정원의 가상 해킹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은 국정원이 선관위 보안 점검 결과를 발표한 직후인 지난해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당시 선관위에 따르면, 선관위는 국정원의 보안 점검 당시 선관위 보안의 핵심인 시스템 구성도와 접속 관리자 계정 등을 국정원에 사전에 제공했으며, “보안 점검 차원”이라는 국정원 측 요구에 자체 보안 시스템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12일 해킹 및 부정선거 가능성에 대해서도 재차 선을 그었다. 선관위는 입장문에서 “당시 보안 컨설팅 결과 일부 취약점이 발견됐으나 북한 해킹으로 인한 선거 시스템 침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일부 취약점에 대해선 대부분 22대 총선 실시 전 보안 강화 조치를 완료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설령 선거 시스템에 대한 해킹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의 선거에서 부정선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수의 내부 조력자가 조직적으로 가담해 시스템 관련 정보를 해커에게 제공하고, 위원회 보안 관제 시스템을 불능 상태로 만들어야 하며, 수많은 사람의 눈을 피해 조작한 값에 맞추어 실물 투표지를 바꿔치기 해야 하므로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했다. 민주당도 “선관위는 선거 정보 보안 강화를 위해 여당 태스크포스(TF)와도 협의해 왔다”며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가 떠드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심취해 군대를 동원한 것”이라고 공식 반박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이날 선관위를 방문한 뒤 “선관위가 지난해 24억 원, 올해 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보안 문제를 해소했고, 투·개표 결과 해킹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며 “22대 총선에서 선거 부정은 도저히 발생할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일 계엄군이 조직도를 탈취하고 선관위 서버의 모델명 등 사진을 찍어 갔다”고 주장했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후임 후보자로 지명한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가 후보자 직을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윤 대통령이 12일 다른 인물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려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최 대사의 고사 이후 육군교육사령관을 지낸 3성 장군 출신인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을 국방부 장관에 지명하려 했으나 한 의원도 고사했다는 얘기가 나왔다.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를 마친 뒤 이번 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안건 42건을 모두 재가했다. 이날 담화에서 자진 하야 의사는 없다는 뜻을 밝힌 뒤 곧장 권한 행사에 나선 것이다.7일 담화 때만 해도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 정국 안정 방안을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며 사실상 ‘2선 후퇴’ 선언을 해놓고 인사권은 물론이고 국무회의 의결 안건 재가까지 행사하면서 국정 운영을 사실상 재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법제처는 이날 오후 1시 50분경 윤 대통령이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비롯한 법률안 21건과 전파법 시행령 개정안 등 대통령령 21건을 재가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10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안건들이다.법제처는 이날 오후 1시 50분경 재가 사실을 확인했고 윤 대통령이 낮 12시에서 오후 1시 50분 사이에 재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담화 이후 안건을 재가했다는 뜻이다.윤 대통령이 7일 ‘2선 퇴진’ 의사를 밝힌 뒤에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면직안 재가 등 인사권을 행사한 데 이어 이날 법률안까지 재가하자 “계속해서 국정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정부가 동맹인 미국에 계엄 사태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조율된 입장도 마련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에 계엄 선포를 공유받지 못한 미측이 소통 채널을 총동원해 급히 상황을 파악하려 했으나 대응 방안이 신속하게 마련되지 않아 우왕좌왕했다는 것. 당일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3일 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의 전화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장관은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고 잘못된 정세, 상황 판단을 해서 미국을 미스리드(mislead·잘못 이끌고)하고 싶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당시 급박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외교 수장이 미 대사 전화를 피하면서 한미 간 소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백악관 등 우리 고위 당국자들과 소통 시도, 대부분 연결 안 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밤과 4일 새벽 골드버그 대사를 비롯해 미측은 백악관을 주축으로 전 채널을 동원해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소통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연결이 안 되거나 명쾌한 상황 설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계엄 선포를 사전에 인지한 당국자가 거의 없다 보니 이 사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조율된 입장 자체가 없었다”며 “전화를 받은 사람들도 난감한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골드버그 대사가 계엄 당일 조 장관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연락이 닿지 않아 ‘윤석열 정부 사람들하고 상종을 못 하겠다’는 취지로 본국에 보고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내부 보고에서조차 외교적 표현을 넘어서는 방식으로 불쾌감을 표출했다는 것. 당초 “외교적인 논의 세부 사항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던 주한 미국대사관은 논란이 확산되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다시 입장을 내며 진화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미국을 사실상 ‘패싱’하고 민주주의 가치에 반하는 계엄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였다는 데 대한 미측의 불쾌감이 여러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례적으로 ‘오판’ ‘불법’ 등 표현을 쓰며 비판했다. 정부 요청에 따라 조 장관과 골드버그 대사 면담이 5일과 8일 진행됐지만 골드버그 대사는 계엄 사태에 대한 미측 우려를 전달하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한-한 공동정부 체제’ 구상 등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사전에 몰랐고, 사후에 상황 관리가 안 됐기에 미국 대사 측에서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조 장관도 “여러 가지 불투명한 상황에 대한 걱정도 했고 궁금한 것들을 서로 의견 교환을 했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 측 불만 커” 문제는 윤 대통령 거취가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될수록 미측 우려가 더욱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미 국무부는 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화 상대는 윤 대통령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은 민주주의, 법치주의 절차와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한국 정부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 어떠한 가치 판단도 내리지 않고 있는 상태”라면서도 “정부 입장에선 계엄 사태 때 부족했던 소통을 가감 없이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지난 금요일 주요 5개국 주한대사들이 만나 만약 윤석열이 계속 대통령으로 있으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포함해 국제정상회담 전체를 ‘보이콧’하겠다고 결정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실제 6일 영어권 5개국 정보공유 협의체인 ‘파이브아이스’ 회원국인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주한 대사들은 비상계엄 이후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외교 소식통은 “보이콧하겠다는 결정을 통보받은 바 없다”고 했다. 주한 영국대사관도 “제기된 (김 의원의) 주장은 부정확하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 관영 매체가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처음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이달 3일 비상계엄을 발표한 지 8일 만이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해제 요구에 따른 해제, 이후 탄핵소추안 발의 및 표결 무효화 과정까지 상세하게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북한 주민이 볼 수 있다. 북한은 “윤석열의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는 절망감의 표현”이라며 “윤석열의 정치적 생명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고 예평(예측하고 평가)하면서 엄정히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또 계엄 선포 사실을 설명하면서 “온 괴뢰(역적)한국 땅을 아비규환으로 만들어놓았다”며 “한국 사회의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북한 주민들을 향해 선전했다. 북한은 관영매체에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촛불집회 사진 21장도 함께 실었다. 하지만 계엄 당일 시민들과 국회 보좌진들이 국회로 들어서는 계엄군과 대치하거나 저항하는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공권력에 저항하는 한국 시민들의 모습을 철저한 통제 속에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국내 비난 집회 소식을 매일 보도하던 북한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로는 집회를 비롯한 국내 소식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인 이자순 할머니와 김정주 할머니 등 7명이 일본 기업 대신 정부 산하 재단으로부터 배상금을 받는 ‘제3자 변제안’을 수용했다. 11일 외교부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9일 후지코시 주식회사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승소확정 판결을 받은 생존 피해자 7명에 대해 배상금을 지급했다. 이 중 6명은 후지코시를 상대로 승소했고, 1명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승소한 피해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이 받은 배상금은 원금 각 8000만~1억 원에 지연이자 1억5000만~2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재단은 일본 기업을 상대로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한 피해자 15명 중 13명에 대해 우선 배상금을 지급했다. 2023년 말부터 올 1월 사이에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후지코시’ 피해자 등에 대해서는 ‘제3자 변제’ 방식의 배상이 개시되지 않았다. 그런데 재단이 2023년 말부터 올 1월 사이에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징용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배상금 지급을 시작한 것. 정부 소식통은 “2차 지급 대상인 피해자 중 생존자들부터 판결금(배상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할머니 등은 후지코시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올 1월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후지코시는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일본 기업을 상대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을 매각해 배상금으로 달라”는 추가 소송을 냈다. 그러자 정부는 지난해 3월 일본 기업 대신 국내 기업들이 재단에 기부금을 조성해 배상금을 지급하는 ‘제3자 변제안’을 내놨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 관영 매체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실 처음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이달 3일 비상계엄을 발표한 지 8일 만이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해제요구에 따른 해제, 이후 탄핵소추안 발의 및 표결 무효화 과정까지 상세하게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북한 주민이 볼 수 있다. 북한은 “윤석열의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는 절망감의 표현”이라며 “윤석열의 정치적 생명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고 예평(예측하고 평가)하면서 엄정히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또 계엄선포 사실을 설명하면서 “온 괴뢰(역적)한국 땅을 아비규환으로 만들어놓았다”며 “한국사회의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북한 주민들을 향해 선전했다. 북한은 관영매체에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촛불집회 사진 21장도 함께 실었다. 하지만 계엄 당일 시민들과 국회 보좌진들이 국회로 들어서는 계엄군과 대치하거나 저항하는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공권력에 저항하는 한국 시민들의 모습을 철저한 통제 속에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윤 대통령에 대한 국내 비난 집회 소식을 매일 보도하던 북한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로는 집회를 비롯한 국내 소식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미국 국무부는 9일(현지 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출국 금지 등 계엄 사태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대화 상대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면서도 “한국의 정치적 절차는 법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한국 국가수반이란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현재의 혼란이 법치주의에 따라 조속히 정리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한국 국민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며 “(민주주의의) 시험으로 인한 불확실성의 시기에 이는 가장 진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어려운 과정을 통해 민주적 회복력을 얻었고, 지금 가장 중요한 것도 한국의 민주적 회복력”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요 외신은 한국이 리더십 공백으로 피해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의 출국 금지에 대해 “한국인들은 누가 통치하는지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국정 운영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며 “여당의 조치 등은 권력다툼의 일환이며, 법적으로 모호한 상황”이라고 평했다. 로이터통신은 방산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무기 수출은 정치 혼란이 장기화되면 장기적으로 수출 계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방산 현장을 둘러보려 했던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국방 협력에 관심이 컸던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의 방한 취소를 사례로 들었다. 일본 언론은 연일 한일 관계 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0일 사설에서 “한일 관계 개선에 윤 대통령이 한 역할은 부정할 수 없지만 개인적 관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위험성도 부각됐다”고 했다. 한편 외교부는 외교 분야의 최종 결정권자를 묻는 질문에 “정부의 국정 운영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의 틀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헌법상 외교권을 가진 주체는 국가원수인 대통령으로 명시돼 있어, 윤 대통령이 법적으로 외교권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왜 대통령을 언급하지 않느냐”란 질문에 “국가원수가 대통령이라는 건 다 아실 것”이라고 답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퇴진 전까지 외교와 군 통수권을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공언한 가운데 정부에서 윤 대통령이 군 통수권 등 고유 권한을 여전히 행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국정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법적으로 직무가 정지되지 않는 한 윤 대통령의 권한 행사를 제한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전날(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면직한 데 이어 국방부가 9일 “현재 군 통수권은 법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다”고 확인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내란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국회 통과 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 검사 출신 주철현 최고위원 등이 “구속 시 직무가 정지되는 지방자치단체장들과 달리 대통령은 관련 규정이 없어 구속돼도 ‘옥중 직무’를 막을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구속에도 직무 배제를 위해 탄핵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려는 의도다.● 尹, 현재로선 특검 등 거부권 행사 가능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겸 차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군 통수권은 현재 상태로는 대통령에게 있다”며 “만일 적에 의한 안보상 심대한 위협이 발생한다면 대통령 지시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 도발 같은 안보 위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군을 통솔해 군사적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취지다. ‘직무 배제’는 선언적 의미일 뿐 대통령의 고유 권한은 법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한 대표가 ‘외교처럼 군 통수권에서도 대통령 직무가 배제되는가’라는 질문에 “(외교와) 마찬가지”라면서도 ‘군 통수권을 누가 대리하냐’란 물음에 명확히 답하지 못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의 ‘2선 후퇴’ 시사 발언과 직무 배제, 한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한-한 공동정부 체제’ 구상 등에 대해 공개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한 대표의 구상에 불쾌감을 드러내거나 윤 대통령이 어디까지 당과 정부에 권한을 위임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은 것이다. ‘내란 상설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없다”라면서도 “대통령 담화대로 당과 정부가 상의해 올 문제”라고 말했다. 당과 정부가 숙의해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면 윤 대통령이 형식상 재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논란이 되자 탄핵을 피하려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추진 중인 여권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전날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의 면직을 재가하며 인사권을 행사한 데 대해 한 대표는 “적극적인 직무 행사로 보긴 어렵다”라면서 “앞으로도 사퇴하는 일이 있을 텐데 수동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만 했다.● 구속 시 ‘옥중 집무’ 가능 여부 쟁점 가능성 피의자 입건에 이어 법무부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윤 대통령을 출국 금지하면서 조만간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 구속과 같은 강제 수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헌법학자들 가운데선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구속 수감되면 헌법 71조가 정하는 “사고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어 권한을 대행해야 하는 상황”으로 봐야 된다는 의견이 많다. 헌법재판연구원장을 지낸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은 대통령에게 내란, 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임 중 기소되지 않는 형사 불소추 특권을 주고 있는데, 이는 반대로 내란, 외환죄로 수사를 받는 상황이 되면 대통령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도 “(대통령이) 구속된다면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사고’의 상황”이라며 “다만 직무 정지 여부를 권위적으로 판단할 기구와 절차가 정해져 있지 않기에 극심한 국정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헌법은 물론이고 법률에도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고 외국처럼 대통령의 직무 불가능 여부를 판단할 별도의 기관도 없는 만큼 현직 대통령의 구속이 현실화될 경우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내년 1월 20일) 41일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에 따른 정국 혼란으로 대미 외교의 틀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기 때 보여준 전례를 토대로 정상 간 소통을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인 성향에 맞춰 정부도 2기 출범을 대비해 왔지만 이 같은 전략에 빨간불이 켜진 것. 트럼프 당선인이 여러 차례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한 동맹 청구서를 들이밀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황에서 계엄 선포 전보다 ‘트럼프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 설명이다. 외교 소식통은 9일 “대트럼프 외교는 정상 외교가 정말 중요하다”면서 “회담 조율의 기본인 정치적 안정성 측면에서 정말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회담 조기 개최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 정부는 발 빠른 만남으로 임기 내내 밀월 관계를 형성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사례를 모델로 취임 전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에도 공을 들였다. 통상 미국에서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2∼3개월 내로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한미 정상회담을 갖지 못했던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한 달여 만인 2017년 6월 만났다. 정부는 ‘트럼프 2기’ 주요 정책이 수립되기 전 우리 정부 입장을 정책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트럼프 당선인 측 접촉에 외교력을 투입해 온 상황이다. 다만 백악관 및 내각 입성이 예정된 인사들이 민간인의 외교 교섭을 금지한 ‘로건법’에 따라 해외 정부 측과 접촉을 자제하고 있어 소통이 쉽지 않다고 한다. 트럼프 당선 직후 인수위가 꾸려진 마러라고로 향한 주미대사도 별다른 소득 없이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공식적으로 만나긴 어렵지만 행사에 가서 우연히 만나는 등 여러 경로로 소통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계엄 사태에 대해 여러 경로로 강한 우려를 표해 온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당선인 측은 신중한 기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일단 행정부가 들어선 다음에 이런저런 얘기가 많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게다가 트럼프 2기 출범 후 북-미 간 직접 대화 기류가 형성될 경우 대북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존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에 의존한 우리 정부가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초 다음 달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의 취임 첫 방한 일정을 우리 정부와 조율하던 일본 정부도 이번 계엄 사태 여파 등을 고려해 이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퇴진 전까지 외교와 군 통수권을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공언한 가운데 정부에서 윤 대통령이 군 통수권 등 고유 권한을 여전히 행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국정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법적으로 직무가 정지되지 않는 한 윤 대통령의 권한 행사를 제한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윤 대통령이 전날(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면직한 데 이어 국방부가 9일 “현재 군 통수권은 법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다”고 확인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내란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국회 통과 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 검사 출신 주철현 최고위원 등이 “구속 시 직무가 정지되는 지방자치단체장들과 달리 대통령은 관련 규정이 없어 구속돼도 ‘옥중 직무’를 막을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구속에도 직무 배제를 위해 탄핵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려는 의도다.● 尹, 현재로선 특검 등 거부권 행사 가능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겸 차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군 통수권은 현재 상태로는 대통령에게 있다”며 “만일 적에 의한 안보상 심대한 위협이 발생한다면 대통령 지시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 도발 같은 안보 위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군을 통솔해 군사적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취지다. ‘직무 배제’는 선언적 의미일 뿐 대통령의 고유 권한은 법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한 대표가 ‘외교처럼 군 통수권에서도 대통령 직무가 배제되는가’라는 질문에 “(외교와) 마찬가지”라면서도 ‘군 통수권을 누가 대리하냐’란 물음에 명확히 답하지 못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대통령실도 윤 대통령의 ‘2선 후퇴’ 시사 발언과 직무 배제, 한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한-한 공동정부 체제’ 구상 등에 대해 공개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한 대표의 구상에 불쾌감을 드러내거나 윤 대통령이 어디까지 당과 정부에 권한을 위임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은 것이다.‘내란 상설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없다”라면서도 “대통령 담화대로 당과 정부가 상의해 올 문제”라고 말했다. 당과 정부가 숙의해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면 윤 대통령이 형식상 재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논란이 되자 탄핵을 피하려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추진 중인 여권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전날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의 면직을 재가하며 인사권을 행사한 데 대해 한 대표는 “적극적인 직무 행사로 보긴 어렵다”라면서 “앞으로도 사퇴하는 일이 있을 텐데 수동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만 했다.● 구속 시 ‘옥중 집무’ 가능 여부 쟁점 가능성피의자 입건에 이어 법무부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윤 대통령을 출국 금지하면서 조만간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 구속과 같은 강제 수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헌법학자들 가운데선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구속 수감되면 헌법 71조가 정하는 “사고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어 권한을 대행해야 하는 상황”으로 봐야 된다는 의견이 많다. 헌법재판연구원장을 지낸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은 대통령에게 내란, 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임 중 기소되지 않는 형사 불소추 특권을 주고 있는데, 이는 반대로 내란, 외환죄로 수사를 받는 상황이 되면 대통령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내란죄로 수사를 받는 순간부터 대통령의 권한은 권한대행에게 넘어간다”고 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도 “(대통령이) 구속된다면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사고’의 상황”이라며 “다만 직무 정지 여부를 권위적으로 판단할 기구와 절차가 정해져 있지 않기에 극심한 국정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했다.다만 헌법은 물론이고 법률에도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고 외국처럼 대통령의 직무 불가능 여부를 판단할 별도의 기관도 없는 만큼 현직 대통령의 구속이 현실화될 경우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