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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가톨릭혈액병원이 1983년 국내 처음으로 백혈병 환자의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한 데 이어 최근 세계 최초 단일기관 조혈모세포이식 9000건을 달성했다. 조혈모세포이식이란 백혈병, 악성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 혈액암 환자에게 고용량 항암 화학 요법 혹은 전신 방사선 조사를 통해 환자의 암세포와 조혈모세포를 제거한 다음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주는 치료법이다. 조혈모세포이식은 크게 조혈모세포를 가족 및 타인에게 받는 동종 이식과 자기 것을 냉동 보관 후 사용하는 자가 이식 두 가지로 나뉜다.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은 동종 이식과는 달리 거부 반응, 이식편대숙주병 등 면역 합병증이 거의 없어 동종 이식에 비해 쉽게 시행할 수 있다. 단, 재발률이 높다. 가톨릭혈액병원은 1983년 김춘추 교수에 의해 국내 최초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시킨 뒤 다양한 조혈모세포이식술의 국내 최초 기록을 만들어 냈다. 이 병원은 그동안 다른 국내외 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에서 의뢰한 환자들이 몰려 ‘혈액암의 4차 병원’으로 인식되어 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계 최초로 단일기관 9000건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해 냈다. 1985년 자가 조혈모세포이식 성공에 이어 타인 간 조혈모세포이식(1995년), 제대혈이식(1996년), 비골수 제거 조혈모세포이식(1998년), 혈연 간 조직형 불일치 조혈모세포이식(2001년)등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켰다. 또 2013년 조혈모세포이식 5000건, 2017년 7000건, 2019년 8000건을 달성하는 둥 현재 연간 약 600건의 다양한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고 있다. 가톨릭혈액병원에서는 전국 전체 조혈모세포이식의 약 20%를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자가 이식에 비해 난이도가 높은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건수가 74.3%를 차지하고 있다. 2018∼2019년 2년 동안 시행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건수는 총 849건으로 그동안 전 세계 이식 분야를 선도해 온 미국 및 유럽 병원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은 이식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역량을 바탕으로 2018년 3월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가 가톨릭혈액병원으로 새로 발돋움했다. 또 가톨릭중앙의료원 서울 소재 직할 병원인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혈액질환 치료의 삼각벨트를 구축해 의료진과 병상을 통합 운영 중이다. 이 병원에는 호흡기내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과 긴밀하고 정기적인 다학제 협진 체제가 구축되어 있다. 또 질환별 6개 전문센터로 전문화된 곳에서 총 28명(혈액내과 18명, 감염내과 3명, 소아청소년과 7명)의 국내 최대 규모의 교수진이 참여하고 있다. 김동욱 병원장은 “가톨릭혈액병원이 세계 최초로 단일기관 9000례 조혈모세포이식 성공이라는 세계적인 업적을 이루게 되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그간 수없이 많은 종류의 조혈모세포이식을 아시아 최초 또는 세계 최초로 시행해 온 경험으로 백혈병으로 고통받는 환우들에게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발병 이전의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는 연구와 진료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600병상 규모 혈액병원 건립 추진”김동욱 가톨릭혈액병원장 인터뷰2001년 만성골수성백혈병 표적 치료제인 글리벡을 국내에 처음 도입해 표적 항암제 1세대 주자, 글리벡의 국내 아버지로 불리고 있는 김동욱 가톨릭혈액병원장. 그를 만나서 이번 조혈모세포이식 9000건 달성의 의미와 향후 혈액병원의 발전 계획에 대해 알아봤다. ―조혈모세포이식 9000건 달성의 의미는…. “혈액을 만드는 조혈모세포는 주로 뼈 속에 있다.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을 만든다. 그런데 조혈모세포의 수가 병적으로 적거나 이들 세포가 암으로 변하면 백혈병 등의 혈액질환이 생긴다. 환자에게 건강한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환자의 병든 피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조혈모세포이식이다. 본인의 혈액을 정화해 다시 넣어주는 자가 이식과 다른 사람의 혈액을 이용한 동종 이식이 있다. 우리 병원이 9000건을 달성한 것은 단일기관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다. 지난 2년간 동종 이식 건수로는 약 860건이다. 2등을 하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병원보다 100건이 더 많다.” ―혈액질환은 몇 가지나 되나. “백혈병만 해도 50여 가지나 된다. 유전자를 분석해 보면 림프종도 50여 가지며, 다발골수종, 그 외 아주 희귀한 혈액질환까지 다 합하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우리 혈액병원에서 다루는 혈액질환만 200여 종에 달한다.” ―최근 조혈모세포이식의 트렌드는…. “최근 림프종, 다발골수종 질환들이 많이 늘고 있고, 이러한 질환들은 고용량 항암요법으로 치료하면 효과가 좋다. 덕분에 자가 이식이 굉장히 늘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조혈모세포이식센터를 보면 자가 이식을 시행하는 비율이 50%가 넘는다. 그러나 우리 병원은 특이하게도 중증의 백혈병 환자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타인에게서 받는 동종 이식이 한 78% 정도를 차지한다. 비슷한 수준 규모로 조혈모세포이식을 하는 병원과 비교하더라도 좀 더 고난도의 조혈모세포이식을 훨씬 더 많이 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의 발전 계획은…. “장기 계획으로는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등 각 병원에 독립된 혈액병동을 독립 통합해 총 600병상의 혈액병원을 세우려 한다. 이곳에서 혈액질환에 특화된 모든 진료과목과 혈액질환에만 집중돼 있는 진료 협진과들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가장 의료 서비스와 시설이 앞서 있는, 그런 제대로 된 제1의 혈액병원을 만들고 싶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병원에 들어가는 입구 천장 디자인이 예사롭지 않다. 아인슈타인의 지문을 형상화한 구조물이었다. 이탈리아 디자인의 거장인 고(故) 알렉산드로 맨디니가 만든 작품이다. 이곳은 바로 최근 문을 연 강남차여성병원이다. 기존 강남차병원이 분만중심병원인 강남차여성병원으로 신축했다. 강남차여성병원은 60년간 40만 명의 아이를 탄생시킨 차병원의 노하우가 집약된 분만 중심병원이다. 명성에 걸맞게 이곳은 임신 전부터 출산 후까지 산모의 ‘토털케어’가 가능하다. 임신 전 산모는 자궁근종이나 난소종양, 고혈압, 당뇨병 등 태아에게 영향을 주는 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체력적으로 가능한 상태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혹시 모를 유전질환 유무도 체크할 수 있다. 임신 후에는 혈액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위험 요인을 파악한다. ‘산전 유전검사’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강남차여성병원 차동현 병원장은 “유전체 검사 기술이 이전에 비해 획기적으로 발전해 태아의 기형 위험도 예측률이 과거에 비해 훨씬 정확해졌다”며 “최근엔 산모의 피검사(NIPT)를 통해 태아의 유전자를 검사할 정도로 편리해졌다. 기존 검사에 비해서 정확도가 약 17배 높다”고 말했다. 강남차여성병원은 산전 검사와 건강한 아이의 출산을 위한 ‘산전조리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더 건강하고 더 똑똑한 태아를 위한 것으로, 소리태교, 음식태교, 운동태교와 같은 태교와 수중운동을 비롯한 산전 운동,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명상과 스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차 병원장은 “건강한 태아는 건강한 산모와 건강한 정신으로부터 나온다”며 “요즘은 고령 고위험 산모도 많고 시험관 아기 등을 통한 출산도 많아지면서 산전 조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의료진의 경험과 산모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받아 1:1 산모맞춤 산전조리프로그램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강남차여성병원은 산모에게 최적화된 ‘맞춤분만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가족과 진료·분만·회복과정을 함께 할 수 있는 ‘가족분만실’도 있어 눈길을 끈다. 임신부 집중치료실과 신생아 집중치료실도 특화했다. 강남차여성병원 산부인과 한유정 교수는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각 방과 침대마다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 응급상황에도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며 “또한 분만실 바로 옆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수술실도 있어 응급 상황에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출산 후 산모는 임신 전 상태의 몸으로 회복되는 산욕기를 갖는다. 이러한 시간은 대략 6주로 보고 있지만, 산모의 건강상태에 따라서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 이때 어떻게 관리하냐에 따라 평생의 건강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적합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이 병원은 산후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인 항목과 함께 산후에 특화된 항목들이 더해진 검진프로그램으로, 배뇨장애검사, 골밀도검사,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HPV)등이 있다. 또한 레이저 시술을 통해 임신과 출산으로 약화된 질 건강 회복도 할 수 있다. 흔히 산욕기를 단순히 육체적 회복기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산욕기는 산모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을 종합적으로 회복하는 기간이다. 강남차여성병원은 신체적 회복은 물론, 산모가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고 산후 우울증을 예방하는 등 통합적인 관리를 통해 아이와 산모의 건강을 함께 관리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초등학생 김하늘 군(9)은 3월부터 축구교실에 다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실내 체육을 시키기 부담돼 고민 끝에 선택한 실외 운동이었다. 하지만 평소 공차기를 좋아하던 김 군이 자꾸 발바닥이 아프다고 해 병원을 찾았고, 또래에 비해 평발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사람은 태어날 당시 모두 평발이다. 2세 아동은 전체의 97%에서 평발 소견이 관찰된다. 그러나 평발 비율은 6세에서 24%, 10세에서 4%로 성장할수록 현저히 줄어든다. 이는 3, 4세 이후 발바닥에 안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가는 ‘종아치’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천적으로 이 과정이 일어나지 않으면 평발로 남게 된다. 걷기 등 기능상으로 문제가 없어 질환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부터 족근골 결합 같은 선천적 골격 이상으로 인해 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변형까지 모두 평발에 속한다.○증상 못 느끼는 소아 많아 성인은 발에 체중을 싣는 경우가 많아 자신이 평발인지 알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발 안쪽에 종아치가 없이 평평하면 눈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 또 신발 뒤쪽 굽의 안쪽 바닥이 바깥쪽보다 더 많이 닳고, 신발 모양이 안쪽으로 찌그러지는 것으로 평발을 알아차릴 수 있다. 문제는 소아 평발이다. 이홍섭 노원을지대병원 족부족관절정형외과 교수는 “아이들은 체중이 가벼워 평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능 장애가 상당한 경우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그저 다른 사람보다 잘 걷지 못하고 운동을 못한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소아 평발은 대부분 무증상으로 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보호자가 우연히 아이의 발 형태가 평발에 가까운 것을 보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증상이 없는 소아 유연성 평발은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극히 드물다. 하지만 보행 시 족부 내측에 통증이 있거나 신발 착용 시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 신발의 불규칙한 마모가 있는 경우라면 치료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보호자들이 아이의 발 모양을 직접 관찰하고 운동할 때 불편함은 없는지, 많이 걸어도 괜찮은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신발 신을 때 통증 있다면 수술 고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비수술 치료를 먼저 고려한다. 먼저 평발 교정을 위해 알맞은 신발을 착용한다. 단순히 운동화 같은 편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부터, 보조기와 특수 맞춤 신발을 사용하는 것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또 종아치를 높여주고 발뒤꿈치를 중립 위치로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교정 안창을 착용하는 경우도 있다. 발목 관절이 유연한 경우에는 발목 관절까지 포함하는 높은 운동화를 신는 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교정용 신발이나 삽입물을 쓴다고 해서 발 변형 자체가 교정되는 것은 아니다. 발 통증을 완화시키거나 관절의 불안정성을 보완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 또한 아이 성장 속도에 맞춰 자주 바꿔줘야 한다. 비수술적 치료가 효과가 없다면 간단한 수술도 고려해야 한다. 10세 이하 소아에서는 수술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드물지만 발 변형과 통증이 심하다면 고려해 봐야 한다. 크게 △발 내측 부위에 심한 돌출이 있으면서 통증이 있는 경우 △가벼운 일상생활에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비수술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등이 수술을 고려해 봐야 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수술 치료는 크게 연부 조직 수술과 절골술, 관절 제동술 및 관절 유합술 등이 있다. 이 교수는 “당장 증상이 없더라도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 변형이 진행될 수 있다”며 “평소 보호자들이 아이의 발을 세심하게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평소 발가락만 사용해 수건을 잡는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 발의 내재근을 강화시키고, 아킬레스힘줄이 유연하지 않을 경우 아킬레스힘줄 스트레칭을 해 주면 좋다”고 설명했다.▲아킬레스힘줄 스트레칭스트레칭 하는 다리를 뒤로 쭉 밀어 곧게 편다. 20∼30초 동안 유지한다. 5회 반복한다.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지 않도록 한다.수건을 양손으로 잡고 자신의 몸쪽으로 최대한 당긴 상태에서 20초 정도 멈춘 뒤 천천히 힘을 풀어준다. 수시로 반복. 반대쪽 다리도 동일하게 실시한다.▲내재근 강화 운동 발가락으로 수건을 잡아당긴다. 발가락으로 쥐었다 폈다 하면서 수건의 끝까지 모아준다. 수건 대신 주먹 크기의 공을 이용해도 된다. 수시로 반복.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리베이트’ 관련 글이 올라왔다. 제목은 이렇다. ‘암암리에 일어나고 있는 약사의 의사 지원비 및 리베이트 상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게시물에 담긴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약국 위층에 있던 병원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약국도 함께 자리를 옮기게 됐다. 그런데 병원 원장의 친척인 건물주가 약국에 반환할 전세보증금 중 7000만 원을 병원장에게 주라고 했다는 것이다. 명목은 ‘이전 지원금’이었다. 약사가 거부하자 원장은 앞으로 해당 약국 쪽으로 갈 처방전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글을 올린 청원인은 병원과 건물주 담합에 따른 지원금 문제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주장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일부 병원과 약국 사이의 이른바 리베이트 논란은 사실 오래전부터 이어졌다. 그만큼 쉽게 근절되지 않는 문제다. 약사들이 가장 많이 찾는 개국 관련 게시판을 살펴봤다. ‘지원금’이라는 표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새 건물에 병원과 약국이 함께 입점하는 경우 지원금 요구가 있었다는 내용이 많다. 어떤 약국의 경우 ‘중개업자’로부터 지원금 미지급 시 △병원 처방 의약품 목록을 제공하지 않고 △환자를 다른 약국에 보내도록 유도하고 △수시로 의약품 목록을 바꿀 것이라는 협박을 받았다며 고소하기도 했다. 어느 정도까지 병원의 의견이 반영됐는지 모르지만 약국 입장에선 제3자를 통해 그런 말을 들어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렇게 지원금이 전달되면 어디에 쓰이는 것일까? 보통 병원 인테리어나 의료기기 구입에 쓰인다고 한다. 1층에 특정 약국이 자리할 경우 같은 건물에 개원하는 병원에 지원해줘야 한다는 명목이다. 병원 인테리어 비용 1억8000만 원을 요구받거나 의료기기 구입비로 1억 원을 요구받았다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잘못된 관행을 끊고 싶어도 약사 입장에선 쉽지가 않다. 일종의 갑을 관계인 탓이다. 무엇보다 한 번이라도 지원금을 줬다면 신고자도 처벌을 받기 때문에 어디에 속 시원하게 알리는 것도 쉽지 않다. 실제 지원금을 주고 문을 연 약국 중에는 병원 측의 상습적인 폐업 등으로 금전적 피해를 보고 소송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병원 지원금 자체가 불법인 탓에 소송을 통해 돌려받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 같은 지원금 논란은 의약분업 시작 후 일부 현장에서 암암리에 계속되고 있다. 약사와 의사 간 갑을 관계에서 비롯된 오래된 관습이라 근절이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요즘 약대 졸업자 증가로 점점 약국 운영이 치열해지면서 중개업자들이 이를 악용해 지원금을 부추기기도 한다. 의료기관과 약국의 균형적 견제를 통해 의약품의 적정 사용을 유도하고, 나아가 국민 건강에 기여하라는 의약분업의 기본 원칙이 병원 지원금이라는 병폐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김위학 대한약사회 정책이사는 “병원 지원금을 주고받는 사람 모두를 처벌하는 현행 쌍벌죄로는 근본적 적폐 청산이 어렵다. 자진신고자에 대한 처벌 경감과 이 문제를 조장하는 알선 중개업자에 대해 중한 처벌이 담긴 법 개정도 함께 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에선 갑을 관계를 해소할 근본적인 대책으로 동일 성분 조제 활성화 및 성분명 처방 제도 도입 그리고 현재 사문화된 ‘지역 처방 목록’(해당 지역 병원들의 의약품 처방 목록) 제출 의무화 등 균형 회복을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물론 지원금을 통해 의료기관 유치나 약국 독점 혜택을 보는 약사도 있지 않냐는 지적도 많다. 이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불법적인 관습이 당연한 것으로 고착화하면 결국 불법적 거래나 담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의약분업 이후 20년 가까이 이런 ‘부당 거래’가 여전히 이뤄지는 것을 보면 같은 의료인으로서 부끄러울 따름이다. 공정한 사회로 가기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모 씨(75)는 해마다 더위가 서서히 다가오는 이 시기 바깥 출입이 두렵다. 5년 전부터 해마다 더위가 조금씩 시작되는 5, 6월에 길을 걷다가 머리가 핑 도는 현기증으로 여러 번 고생한 경험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엔 사우나를 하고 길을 걷다가 쓰러질 것 같은 아찔아찔한 어지럼을 느끼던 중 정신을 잃기도 했다. 그 뒤로는 외출이 더욱 조심스러운 그다. 최근 김 씨처럼 기립 어지럼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 영향이다. 이뿐만 아니라 기립 어지럼은 고령화에 따른 노인 인구 증가, 그로 인한 고혈압, 당뇨병, 전립샘(선)비대증 등 노인 질환 증가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이형 교수의 도움말로 기립 어지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노년층 낙상을 초래하는 기립 어지럼 원래 어지럼이란 자신과 주변 환경이 정지된 상태에서도 자기 자신 혹은 주위 환경이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켜 불쾌한 느낌을 주는 것을 말한다. 가령 ‘회전목마를 타지 않고도 탄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전체 인구의 약 50%가 일생 동안 한번쯤 어지럼을 경험할 만큼 일상에서 두통과 더불어 신경과에서 흔히 경험하는 증상이다. 어지럼은 귀 안쪽에서부터 머리까지 연결되어 있는 평형기관의 이상으로 오는 경우가 가장 많다. 하지만 기립 어지럼은 평형 기관의 이상 없이,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최근 그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어지럼이다. 기립 어지럼은 누워있거나 앉은 상태에서 일어날 때 혹은 보행 같은 계속 서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어지럼이다. 흔히 현기증이라고도 불린다. 누구나 한두 번 경험하는 가벼운 증상일 수도 있지만 때로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기립 어지럼은 어지럼 외에도 만성피로, 집중력 결여, 무기력, 전신 무력감, 우울감 등으로 삶의 질 저하를 일으킨다. 또 낙상으로 인한 대퇴골 골절, 외상성 뇌출혈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더운 시기에 잘 생겨, 기립경 검사로 진단 문제는 이런 기립 어지럼이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더워지는 시기에 잘 생기며 특히 무더위가 본격화 되는 7, 8월에 절정에 달한다는 것이다. 겨울철에 비해 피부로부터 빠져나가는 수분 소실이 심해 탈수에 빠지기 쉽고 장기간 햇빛에 노출되면 혈관이 이완돼 심장으로 유입되는 순환성 혈액량이 적어진다. 따라서 서 있는 동안 혈압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량의 감소돼 기립 어지럼이 생긴다. 기립 어지럼은 수축기혈압이 20mmHg 이상 떨어질 때 나타난다. 노년층에서 어지럼이 발생하면 환자들은 흔히 뇌중풍(뇌졸증)을 가장 걱정하지만 실제 이보다 더 흔한 원인은 기립 어지럼이다. 기립 어지럼이 심해져 의식을 잃는 상황은 의학적으로 실신이라 부르며 흔히 기절, 혼절로도 불린다. 병원에선 뇌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을 촬영하거나 귀 부위 평형기관 기능검사로 잘 알려진 비디오안구운동 검사 등을 흔히 진행한다. 하지만 기립 어지럼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립경 검사를 통해 체위에 따른 혈압 변동을 파악하는 자율신경계 기능 검사다.○물을 자주 마시고 하체 근육을 튼튼히 기립 어지럼을 예방하려면 날씨가 더워지는 시기엔 하루에 2, 3L의 충분한 물을 매일 먹는 것이 좋다. 또 설사를 조심하고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삼가야 한다. 과도한 땀 배출이 될 수 있는 뜨거운 사우나나 장기간 직립 상태에서의 햇빛 노출을 피해야 한다. 술, 커피처럼 이뇨 작용을 하는 음식도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 즉, 내 몸에 수분은 최대한 많이 가두어 놓고 몸 안에 물이 빠져나가는 것은 피하는 것이 기립 어지럼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운동으로는 유산소 운동보다는 스쿼시, 빠른 걷기 등 하체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운동이 좋다. 하체 근육은 혈액의 대용량 저장소(USB) 역할을 해 ‘제2의 심장’이라고도 불린다. 따라서 하체 근육이 발달하면 심혈관계 질환, 당뇨, 기립 어지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약물 치료로는 혈압을 올리는 약제가 주로 사용되지만 비약물 치료와 함께 병행할 때 그 효과가 더욱 좋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모 씨(75)는 해마다 더위가 서서히 다가오는 이 시기 바깥출입이 두렵다. 5년 전부터 해마다 더위가 조금씩 시작되는 5, 6월에 길을 걷다가 머리가 핑 도는 현기증으로 여러 번 고생한 경험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엔 사우나를 하고 길을 걷다가 쓰러질 것 같은 아찔아찔한 어지럼을 느끼던 중 정신을 잃기도 했다. 그 뒤로는 외출이 더욱 조심스러운 그다. 최근 김 씨처럼 기립 어지럼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 영향이다. 뿐만 아니라 기립 어지럼은 고령화에 따른 노인 인구 증가, 그로 인한 고혈압, 당뇨병, 전립샘(선)비대증 등 노인 질환 증가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이형 교수의 도움말로 기립 어지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 노년층 낙상을 초래하는 기립 어지럼 원래 어지럼이란 자신과 주변 환경이 정지된 상태에서도 자기 자신 혹은 주위 환경이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켜 불쾌한 느낌을 주는 것을 말한다. 가령 ‘회전목마를 타지 않고도 탄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하는 것’ 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전체 인구의 약 50%가 일생 동안 한번쯤 어지럼을 경험할 만큼 일상에서 두통과 더불어 신경과에서 흔히 경험하는 증상이다. 어지럼은 귀 안쪽에서부터 머리까지 연결되어 있는 평형기관의 이상으로 오는 경우가 가장 많다. 하지만 기립 어지럼은 평형 기관의 이상 없이,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최근 그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어지럼이다. 기립 어지럼은 누워있거나 앉은 상태에서 일어날 때 혹은 보행과 같은 계속 서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어지럼이다. 흔히 현기증이라고도 불린다. 누구나 한두 번 경험하는 가벼운 증상일 수도 있지만 때로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기립 어지럼은 어지럼 이외에도 만성피로, 집중력 결여, 무기력, 전신 무력감, 우울감 등으로 삶의 질 저하를 일으킨다. 또 낙상으로 인한 대퇴골 골절, 외상성 뇌출혈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 더운 시기에 잘 생겨, 기립경 검사로 진단 문제는 이런 기립 어지럼이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더워지는 시기에 잘 생기며, 특히 무더위가 본격화 되는 7, 8월에 절정에 달한다는 것이다. 겨울철에 비해 피부로부터 빠져나가는 수분 소실이 심해 탈수에 빠지기 쉽고, 또한 장기간 햇빛에 노출되면 혈관이 이완돼 심장으로 유입되는 순환성 혈액량이 적어진다. 따라서 서 있는 동안 혈압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량의 감소돼 기립 어지럼이 생긴다. 기립 어지럼은 수축기혈압이 20mmHg 이상 떨어질 때 나타난다. 노년층에서 어지럼이 발생하면 환자들은 흔히 뇌중풍(뇌졸증)을 가장 걱정하지만 실제 이보다 더 흔한 원인은 기립 어지럼이다. 기립 어지럼이 심해져서 의식을 잃는 상황은 의학적으로 실신이라 부르며 흔히 기절, 혼절로도 불린다. 병원에선 뇌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을 촬영하거나 귀 부위 평형기관 기능검사로 잘 알려진 비디오안구운동 검사 등을 흔히 진행한다. 하지만 기립 어지럼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립경 검사를 통해 체위에 따른 혈압 변동을 파악하는 자율신경계 기능 검사다.● 물을 자주 마시고 하체 근육을 튼튼히 기립 어지럼을 예방하려면 날씨가 더워지는 시기엔 하루에 2~3리터의 충분한 물을 매일 먹는 것이 좋다. 또 설사를 조심하고,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삼가야 한다. 과도한 땀 배출이 될 수 있는 뜨거운 사우나나 장기간 직립 상태에서의 햇빛 노출을 피해야 한다. 술, 커피처럼 이뇨 작용을 하는 음식도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 즉, 내 몸에 수분은 최대한 많이 가두어 놓고 몸 안에 물이 빠져 나가는 것은 피하는 것이 기립 어지럼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운동으로는 유산소 운동보다는 스쿼시, 빠른 걷기 등 하체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운동이 좋다. 하체 근육은 혈액의 대용량 저장소(USB) 역할을 해 ‘제2의 심장’이라고도 불린다. 따라서 하체 근육이 발달하면 심혈관계 질환, 당뇨, 기립 어지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약물 치료로는 혈압을 올리는 약제가 주로 사용되지만 비약물 치료와 함께 병행할 때 그 효과가 더욱 좋다. 이진한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여성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난소암은 자궁경부암, 유방암과 함께 3대 여성암으로 분류된다. 난소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악화된 경우가 많다.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리는 난소암은 여성을 위협하는 가장 독한 암으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여성암 2회로 분당차병원 부인암센터 정상근, 주원덕 교수의 도움말을 얻어 ‘난소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뱃살이라 오해… 배꼽 튀어나오면 병원 찾아야 자궁 양 옆에 작은 살구씨 모양으로 존재하는 난소는 난자를 보관해 성장시키고, 에스트로겐과 같은 여성호르몬을 만들어 분비하는 중요 생식기관이다. 난소암은 자궁암과 달리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주 증상은 모호한 복부 팽창과 소화 장애, 식욕 감퇴 등이 있으며, 드물게 질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환자의 70∼80%는 암이 복막으로 전이돼 복수가 차거나 배가 불러오는 증상이 나타나는 3, 4기 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암이 난소에 국한된 1기로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90%가 넘지만 3기 이후에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20% 미만으로 크게 감소한다. 따라서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난소암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주 교수는 “환자의 대부분은 뱃살로 생각하고 방치하다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뱃살이 찌는 경우에는 배꼽이 깊게 들어가지만, 암의 주 증상인 복수가 차거나 종양이 커진 경우에는 배꼽이 임신했을 때처럼 밖으로 튀어 나온다”고 말했다. 또 그는 “뱃살과 부인암을 구분해 이상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 검사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20, 30대 난소암 환자 증가… 비만, 출산 여부도 영향 난소암은 보통 60세 전후에 발병하지만, 최근에는 20, 30대 젊은 층의 난소암이 증가하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 암통계에 따르면 난소암은 2015년 2780명에서 2019년 4517명으로 5년 사이 약 6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선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정기적으로 병행하는 것만이 난소암을 일찍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난소암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가족력 등 유전적 원인과 비만, 임신·출산 경험 유무, 연령 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가족 중 난소암 환자가 있으면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난소암은 ‘BRCA1’, ‘BRCA2’ 같은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으로 꼽히는데, 어머니가 유방암 유전자(BRCA) 변이가 있는 경우 자녀뿐 아니라 형제, 자매에게 유전될 확률이 50%다. 이에 난소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BRCA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 교수는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여성은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이 높고, 남성은 전립샘암이나 남성유방암, 췌장암이 생길 수 있다”면서 “또 임신과 출산 경험이 없거나 빠른 초경, 늦은 폐경은 난소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출산 횟수가 한 번이면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에 비해 난소암 위험이 10% 줄고, 출산 횟수가 3번이면 50% 줄어든다”면서 “최근 젊은층의 난소암 발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비만, 출산 감소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난소암도 수술 뒤 임신 가능난소암은 20대에 걸려도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 후 임신이 가능하다.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해 암이 있는 쪽의 난소만 제거하고 자궁과 반대편 난소를 보존하는 최소침습수술로 가임력을 보존한다.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여성은 표적치료항암제를 복용하여 재발을 늦출 수 있다. 주 교수는 “난소암 치료 시 산부인과, 외과, 종양내과, 핵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등의 전문의로 구성된 다학제 진료팀이 구성된 곳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면서 “한자리에 모인 다양한 진료과의 전문의들이 진단부터 수술, 항암 및 방사선, 면역항암치료까지 최상의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정 교수는 “최근엔 항암치료 시에도 난소를 보호하고 난자 동결 보관 등 가임력 보존이 가능하다”며 “환자 맞춤형 1:1 통합치료를 시행하면 수술 후 관리 및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따뜻한 병원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병원은 수많은 생사의 갈림길 속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의료진의 사투가 벌어지는 현장입니다. 앞으로 의료인, 환자와 관련된 현장의 따뜻한 이야기를 발굴해 소개합니다.》최근 아주대의료원(경기 수원시) 교직원들은 이주노동자와 가족을 위한 ‘아주 특별한 손 내밀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국내에서 태어난 어린 자녀들의 진료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임상현 진료부원장과 이상진 사회사업팀장을 만나 자세히 들어봤다.―아주 특별한 손 내밀기 프로젝트가 무엇인가. “아주대의료원 주변 안산시, 화성시 등에는 이주노동자가 많다.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는 이주노동자도 많은데, 여성의 경우 출산 후에도 생계유지를 위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일하곤 한다. 하지만 의료비 부담으로 병원 방문을 망설인다. 특히 미등록 외국인(불법체류자)으로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해 병원 방문을 꿈도 꾸지 못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산모와 신생아가 건강 사각지대에 노출된다. 이런 가정의 자녀들을 돕기 위해 최근 ‘아주 특별한 손 내밀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는 아주대의료원 교직원의 자발적 참여로 모으는 ‘아주사회사업기금’에서 지원된다.”(임 부원장)―프로젝트를 만든 계기가 있었는지. “지난해 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할 때, 지역의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태어난 몽골 아기가 호흡 곤란으로 아주대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입원했다. 아이 부모는 건강보험도 없고, 일정한 소득도 없는 상태였다. 아이는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 기흉, 폐동맥고혈압 등으로 집중치료실 치료를 계속 받았다. 늘어나는 진료비 걱정에 몽골 아버지가 ‘병원비가 없어서 치료를 못 해 여기서 죽나, 치료시설이 없는 몽골 가서 죽나 마찬가지니, 차라리 몽골로 가게 해 달라’고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국내에도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분들이 많지만, 이처럼 아픈 아이를 둔 외국인의 고통도 너무 크다. 우리가 조금만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 이들이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 프로젝트를 만들었다.”(임 부원장)―아주 특별한 손 내밀기 프로젝트의 첫 혜택은 누가 받았나. “지난해 11월 아주대병원에서 베트남 출신 부부의 쌍둥이 중 둘째로 태어난 5개월 여아가 최근 심장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아 퇴원했다. 심장의 좌우 심실 사이의 중간 벽에 결손(구멍)이 있는 선천성 심실중격결손 환자다. 아이가 아파서 체류비자는 연장됐지만, 건강보험에 가입된 상태가 아니다 보니 막대한 수술비 탓에 치료를 포기했었다. 이런 딱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아주 특별한 손 내밀기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술을 하게 됐다.”(임 부원장)―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불법체류 외국인을 왜 도와야 하는지 문제 삼는 분들도 있었다. 아직까지 이주노동자를 바라보는 시각에 이견이 많다. 하지만 생명은 모두에게 다 소중하다. 아주대병원은 환자가 누구이든 생명 존중을 실천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환자가 누구이든 관계없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못 받는다고 하면 기꺼이 후원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 예정이다.”(이 팀장)―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국내 체류 중인 이주노동자의 자녀뿐 아니라 저개발국가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를 초청해 수술해주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전에도 해외 봉사 및 해외 환자 초청을 통해 의술을 전한 바 있다. 또 단순히 치료만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의료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국가의 의료진을 초청하여 선진의료기술과 지식을 익힐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 가령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됐지만 2009년 처음 베트남 의사 4명을 초청해 무료로 연수교육을 실시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10기 연수생까지 총 90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임 부원장)―직원들의 자발적 기금인 ‘아주사회사업기금’은 무엇인지. “아주사회사업기금은 1997년 아주대병원에서 인턴을 처음 시작하던 젊은 의사 54명이 매월 급여에서 1만 원씩 모아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을 돕자고 결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강석윤 신윤미 임용철 인턴이 현재 교원이 돼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뜻에 깊이 공감한 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직 등 여러 교직원이 2000년부터 함께 하자고 뜻을 모으면서, 아주사회사업기금이 결성됐다. 20여 년간 교직원 770여 명이 자발적으로 매달 급여 이체를 통해 적게는 5000원부터 많게는 수십만 원까지 기부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된 기금이 약 16억 원이다. 지난해 연간 후원금은 약 1억 원이다. 아주사회사업기금을 통해 지원받은 환자는 지금까지 약 780명이다. 앞으로도 치료를 꼭 받아야 하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포기할 정도로 어려운 환자들을 대상으로 계속 지원할 예정이다.” (이 팀장)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집에서 앱 내려받아 게임만 한 것 같은데 질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요?” 최근 앱을 내려받아 간편하게 실행하는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가 의료계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8년 21억2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19.9%씩 성장해 2026년 96억4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삼성서울병원, 365MC 등 각 병원에서도 디지털 치료와 관련된 연구소를 속속 개설하고 있다.○신경정신과 중심의 디지털 치료제 디지털 치료제는 임상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치료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다.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로봇, 챗봇, 웨어러블 등을 활용하는 차세대 치료법이다. 최근엔 앱을 뛰어넘어 디지털 치료제의 새로운 개념으로 ‘전자 약’도 등장했다. 전기와 초음파, 자기 등 자극을 기반으로 특정 부위와 다양한 표적 장기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통증을 치료한다. 외국에서 디지털 치료제는 약물중독과 우울증 등의 신경정신과 영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2020년 미국에서는 마약중독 치료용 앱이 개발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처방 허가를 받았다. 그 외에 공황장애 치료용 앱, 암환자 관리용 앱이 속속 등장해 처방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금연용 앱이 일본 후생성의 급여 허가를 받아 현재 사용 중이다. 이 외에도 알츠하이머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신약 개발이 쉽지 않은 중추신경계 질환 분야와 식이·영양·수면·비만 등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만성질환 분야에서도 디지털 치료제가 활용된다.○국내선 치매·근시에도 활용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문가들과 함께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허가 심사 가이드라인을 작성해 배포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치료기기 기업들이 신속하게 연구개발에 돌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에스알파테라퓨틱스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아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SAT-001’ 디지털 의료기기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SAT-001은 모바일 앱에 탑재된 기능적 게임을 해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임상 중이다. SAT-001의 연구개발 총괄을 맡은 안과전문의 김명준 박사는 “우리나라는 청소년 근시 유병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한 곳”이라며 “현재 소아들을 대상으로 안전하게 근시 억제 임상 시험을 진행해 SAT-001의 효능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국내에서는 수면장애, 공황장애 등과 관련된 디지털 치료제 앱이 개발되고 있다. 5년 전부터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는 VR를 통해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는 디지털 치료제를 활용하고 있다. 1월엔 치매 환자들의 인지력을 높여 주는 디지털 치료제인 로완의 ‘슈퍼브레인’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하면서 상용화되기도 했다. 슈퍼브레인은 현재 치매안심센터와 각종 병원을 통해 수백 명의 인지장애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슈퍼브레인을 개발한 로완 한승현 대표는 “올해 하반기부터 슈퍼브레인을 뇌중풍(뇌졸중)과 파킨슨병 환자에게 적용할 계획”이라면서 “장기적으로 미국 보건당국으로부터 승인받는 국산 1호 디지털 치료제가 되겠다”고 말했다.○개발 프로세스 절차 개선 필요 의료계에선 이러한 디지털 치료제가 기존의 신약 개발, 유전자 연구를 넘어 만성, 난치성 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국의 의료 및 정보기술(IT) 산업의 새로운 발전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수술이나 약물 치료의 단점을 제거한 ‘미래형 맞춤 치료’인 셈이다. 하지만 한계점과 극복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디지털 치료제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치료 효과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 마련과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때문에 보건당국에서도 아직 정립되지 않은 개발 프로세스 절차와 수가 적용 여부 등도 절실하다. 이와 관련해 보건 전문가들은 “디지털 치료법 개발의 중심에 있는 환자와 보건의료 전문가, 보건당국, 업체 사이의 지속적인 논의와 협조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이 심하게 마모되거나 변형됐을 때 이를 의료용 합금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매년 10만 명 이상이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다. 수술한 인공관절의 수명은 20년 안팎이다. 최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인공관절이 마모돼 수명이 다하거나, 감염이나 합병증 때문에 인공관절 재수술을 받는 환자의 비율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100명 중 2, 3명은 8년이 지난 후 재수술을 받는다. 인공관절 재수술 전문가인 이대목동병원 신영수 인공관절센터장(정형외과 교수)과 함께 인공관절 수술 후 유지법과 재수술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인공관절, 50대가 더 주의해야 인공관절의 평균 수명이 20년 내외라고는 하지만 잘못된 생활 습관이나 관리 불량으로 인해 그 수명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공관절이 헐거워지거나 감염이 발생하는 것이다. 신 교수는 “50대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70대 이상 고령 환자에 비해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인공관절 연골의 마모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말했다. 인공관절이 마모되거나 헐거워지면 관절염과 다른 형태의 통증과 불편함을 느끼게 돼 재수술이 불가피하다. 신 교수는 “예전엔 수술 중에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수술보다 통증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70, 80대 재수술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인공관절 재수술은 우선 기존 인공관절과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후 무릎 관절의 안정성을 최대한 회복하고, 인공관절을 다시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인공관절 환자 대부분이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어 전신 마취가 어렵다. 또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기존 금속물을 제거하면 상당한 뼈 손실을 감수해야 된다. 이 때문에 의사들도 꺼리는 수술이다. 신 교수는 “인공관절 재수술을 할 때는 최대한 뼈 손실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수술 전에 헤모글로빈(혈색소) 수치를 높이는 주사를 놓아 합병증 위험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인공관절 수명 늘리는 방법 인공관절 재수술을 피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 관리다. 몸무게가 1kg 늘어날 때 무릎으로 가는 하중은 2, 3배 더 늘어난다. 또 인공관절에 무리가 가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특히 쪼그려 앉는 동작이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 등은 절대 삼가야 한다. 무거운 것을 들거나 양반다리를 하는 등 인공관절에 인위적인 힘과 압박을 주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 후 가장 좋은 운동은 수영이나 아쿠아로빅 등 체중 부하가 적은 운동이다. 자전거 타기도 좋다. 신 교수는 “운동은 낮은 강도부터 서서히 강도를 높여야 하며, 식이 조절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무릎 강화 운동도 있다. 인공관절 수술 전후로 무릎을 강화하는 데 가장 좋은 운동은 ‘대퇴사두근 근력 강화 운동’이 꼽힌다. 의자에 앉아서 발목을 최대한 몸쪽으로 접은 상태에서 다리를 지면과 평행하게 들어 올려 유지했다가 내려오는 것이다. 양쪽 번갈아 20번씩 한 세트를 진행한다. 또 완전히 쪼그려 앉지 않고 살짝만 몸을 내리는 ‘미니 스쾃’도 무릎 강화에 좋다. 세 번째는 ‘런지’다. 이때 뒤쪽 발의 발뒤꿈치를 들고 무릎이 바닥에 닿을 정도까지만 살짝 내려왔다 올라오면 된다. 마지막으로 근력이 어느 정도 회복됐을 때는 바닥에 누워서 양쪽 다리를 번갈아 들어 올리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다리를 최대한 높이 들어 올렸다가 3초간 유지한 뒤 천천히 내리는 것이 포인트다. 신 교수는 “고령화 시대에 기대 수명이 늘어난 상황에서 인공관절의 수명을 생각한다면 최대한 수술을 늦추는 것이 좋고, 불가피한 경우 수술을 하더라도 운동을 계속해 무릎 근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내 난청 인구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난청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약 475만 명. 그 이전 10년과 비교하면 56%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난청 인구는 증가하지만 환자들은 보청기 외에 다양한 치료 방법을 잘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와 함께 톡투건강 ‘골전도 임플란트 및 골전도 보청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골전도 보청기’는 뼈로 소리를 듣는 것인가? “맞다. 일반적으로 소리를 듣는 것은 공기 진동을 통해서 이뤄진다. 외이도를 통해 들어온 소리가 고막을 지나, 달팽이관에서 전기적인 신호로 바뀌어져 소리를 듣게 된다. 하지만 특별한 방법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뼈의 진동으로 소리를 듣는 것이다. 골전도 이어폰과 같은 원리다. 달팽이관이 있는 측두골이 흔들리면 달팽이관에서 마찬가지로 진동이 만들어지면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것이 뼈로 소리를 듣는 골전도 청력이다. 이런 골전도를 이용해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기기가 바로 골전도 보청기나 골전도 임플란트다.” ―어떤 환자에게 골전도 보청기가 필요한가? “골전도 청력이 비교적 좋고 청력신경 쪽에 큰 이상이 없는 전도성 난청 및 혼합성 난청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오른쪽 또는 왼쪽에만 난청이 있는 환자도 반대쪽 정상 달팽이관으로 소리를 전달해줄 수 있어 골전도 보청기를 사용할 수 있다. 또 귀에 기형이 있어서 외이도가 완전히 폐쇄된 영유아, 일반적인 중이염 수술로는 회복하기 어려운 특수 환자들에게도 골전도 보청기가 권장된다.” ―골전도 보청기는 어떻게 착용하나? “치아 임플란트를 심듯 수술을 통해 측두골에 임플란트를 심는다. 이후 피부 위에 노출된 접합부에 어음처리기(소리를 듣는 외부 장치)를 딸깍 하고 끼우는 방식이다. 만약 소리가 들어오면 어음처리기가 진동을 하면서 접합부를 통해 측두골을 진동시킨다. 피부 위에 접합부가 노출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선 아예 임플란트를 내부에 이식하는 방법도 있다. 이땐 어음처리기를 자석으로 탈부착한다. 소리가 들어오면 자석을 통해 내부 임플란트를 진동시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접합부가 노출되는 전자의 수술 방법은 진동이 바로 임플란트로 전달되므로 소리 전달효과가 크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 제한이 없는 반면, 피부에 염증반응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접합부가 노출되지 않는 후자의 수술 방법은 진동이 피부를 통하면서 소리전달효과가 상대적으로 감소할 수 있고 MRI 촬영도 현재 1.5 테슬라까지만 가능하다. 하지만 피부염증반응이 없고 미용적으로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환자 상황에 따라 적합한 방법을 선택한다.” ―수술하면 부담이 크지 않나? “수술 시간은 평균적으로 1시간 이내다. 국소 마취로 진행하기 때문에 비교적 부담이 덜하다. 또 당일 입원, 당일 퇴원으로 진행할 수 있다. 비용은 선천성 외이 기형이 있는 환자는 보험 적용이 되어 본인 부담이 200만 원 이하다. 그 외 혼합성, 전음성, 일측성 난청 환자는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전체 수술 및 기기 비용의 20%를 지원받을 수 있다.” ―비수술로도 진행할 수 있나? “뼈가 아직 다 발달되지 않은 5세 미만 영유아들은 제조사에서 판매하는 특수 머리 밴드를 부착해 골전도 보청기를 사용할 수 있다. 머리 밴드에는 똑딱이처럼 어음처리기를 탈부착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기기를 측두골에 위치시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 성인의 경우도 미리 골전도 보청기를 체험하고 싶거나 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를 위해 골전도 이어폰처럼 머리 뒤에서 귀에 거는 지지대에 어음처리기를 부착시켜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뼈에 단단히 부착돼 소리를 전달하는 방법이 아니다보니, 수술과 비교해 볼 때 소리 전달 효율이 낮을 수 있다. 따라서 수술을 할 수 있다면 수술적 방법을 권해드리고 있다.” ―오른쪽 왼쪽 등 양쪽 다 착용해야 하나? “양쪽에 전도성 또는 혼합성 난청이 있으면서 골전도 보청기 적응증이 되는 사람 또는 외이도 폐쇄증이 있는 사람이면서 양측 골전도 청력이 비슷하다면 양쪽에 모두 하는 것이 좋다. 두 귀로 소리를 들어야 소리의 방향성이 향상되고, 소음 속에서 언어 인지력도 향상된다. 한쪽만 수술했을 때보다 양쪽 수술을 다 했을 때 주관적인 만족도가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들이 많다. 골전도 청력이 좋은 사람들이 골전도 보청기로 소리를 들을 땐 정상 청력까지도 들을 수 있으니 난청이 생기면 꼭 전문의와 상담하기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전통적으로 ‘먹는 약(경구제)’은 주사보다 효능이 덜할 것이란 인식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신약은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복약 편의성과 확인된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경구 신약은 병원방문 빈도를 줄임으로써 일상생활과 치료의 병행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먹는 항암제 시장은 이미 간암, 난소암, 폐암 등 고형암 분야에서 주요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 최근에는 혈액암, 희귀질환 분야에서도 경구 신약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경구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대표적인 질환은 다발골수종을 들 수 있다. 다발골수종은 골수에 생기는 혈액암의 일종이다. 질환이 진행되면서 뼈 손상과 통증을 유발하고 골절 위험을 높이며, 콩팥에 침범해 신장기능 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유병자는 6567명(2018년 기준)으로 희귀질환으로 분류돼 있지만, 1년에 약 2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중 63%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에서 진단되면서 향후 인구 고령화로 인해 발병률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발골수종의 문제는 재발이 잦아 장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다발골수종 환자의 상당수는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과 불응 상태로 질병이 진행하므로 첫 재발 시부터 질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치료가 중요하다. 기존엔 다발골수종 재발 시 가능한 치료옵션이 주사제 요법밖에 없었으나, 최근에는 경구 요법이 가능해지면서 병원 방문 횟수 감소로 인한 치료부담 경감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보험급여가 적용된 경구용 다발골수종 치료제 ‘닌라로’(성분명: 익사조밉)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병원을 방문하면 돼, 기존 주 1, 2회 내원해야 했던 주사제 대비 연간 통원 치료 횟수를 줄여 직간접적으로 치료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입증된 효능에 내약성도 양호해 치료지속에 도움이 되고 있다. 더구나 이 치료제는 현재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의 글로벌 치료 지침에서도 다발골수종 재발 환자의 치료 방법으로 권고되고 있다. 이외에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시장에서도 자가주사 부담을 낮춘 경구용 치료제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발성경화증은 우리 몸의 뇌, 척수, 시신경을 포함하는 중추신경계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자가면역 질환 중 하나다. 질병 초기에는 저절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재발이 반복되면서 장애를 남기거나 완치가 어려운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기존에 주사치료에 대한 부담과 복약순응도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마벤클라드’(성분명: 클라드리빈)의 보험급여 등재에 이어, 최근 경구용 다발성경화증 1차 치료제인 ‘오바지오 필름코팅정’(성분명 테리플루노마이드)의 급여기준이 더 많은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확대돼 다발성경화증 조기치료 관리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벤클라드는 2년간 최대 20일의 단기 복용으로 임상 효과는 최대 4년까지 지속 가능하다. 또 오바지오는 1일 1회 경구 투여로 장기 치료가 필수적인 다발경화증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처럼 효능에 편의성을 더한 경구제는 지금도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 항암 및 희귀질환을 비롯해 보다 다양한 질환의 경구제가 발전해 환자의 일상 유지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서울시 강남구는 26일 구의원, 지역주민 등 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국내 최초로 학원가 밀집지역에 ‘강남구 청소년 심리지원센터 사이쉼’ 개소식을 가졌다. 청소년 심리지원센터 사이쉼은 과도한 경쟁과 학업으로 지친 청소년들의 안정과 회복을 위한 청소년 전문 심리지원 기관이다. 사이쉼이란 아이와 어른 ‘사이’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이, 학원과 학교를 오가는 ‘사이’에 마음을 위로받고 나와 우리 ‘사이’를 회복한다는 의미다.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지친 청소년이 소통할 수 있는 무료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강남구는 대치동 학원가 청소년들을 위한 복지사업의 하나로 2019년도부터 사이쉼을 준비해 왔다. 2년여에 걸친 지역조사와 주민 의견수렴,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자문 등을 거친 결과 열게 된 곳이다. 강남구는 서울시 전체의 약 16%에 해당하는 3354여 개 학교교과 교습학원과 평생직업 교육학원이 있는 학원 밀집 지역이다. 서울 강남구보건소가 작년 하반기 관내 초중고 29개 학교 3400여 명을 대상으로 강남구 청소년 정신건강 현황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5%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코로나 우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7%가 1년간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끼며, 심지어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한 경우도 6.6%에 이르러 청소년들의 정신적 위기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양오승 강남구 보건소장은 “동아일보가 생명사랑 캠페인으로 준비 중인 소생캠페인(소통은 생명입니다)의 출발이 이곳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며 “청소년들이 부모와 친구, 학교 등에서 소통을 통해 힘든 마음을 극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이쉼은 청소년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치동 학원가 중심부인 서울 강남구 도곡로 420에 전용면적 285m²의 2개 층 규모로 위치하고 있다. 지난해 구청 초중고 29개교 3400여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힐링 공간에 관한 조사 결과 ‘편하게 쉴 수 있는 개인공간’, ‘모임활동이 가능한 곳’, ‘간단히 취식할 수 있는 곳’ 등을 원하는 청소년들이 많았다. 2층은 이러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친화적이고 따뜻하며 아이들의 감각에 따라 자연스럽게 활동을 이끌어주는 열린 놀이 및 휴식 공간으로 조성했다. 또 3층은 △정신건강전문가의 심리상담 및 평가 △뉴로피드백 훈련 △놀이치료 △청소년·부모 대상 심리교육 등이 수시로 운영된다. 특히, 개인 맞춤형 두뇌훈련 프로그램 뉴로피드백 훈련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가 청소년 공공정신건강서비스 프로그램으로 가장 먼저 도입했다. 비용도 무료다. 이날 개소식은 경과 보고, 시설 관람 순으로 진행됐다. 구청장과 지역주민들, 청소년복지기관 종사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의견 청취 및 건의사항 수렴 등 소통의 시간도 가졌다. 이날 개소식은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행사장 규모를 고려해 참석인원을 제한하고, 마스크 착용, 발열검사, 좌석 거리 두기, 손소독제 비치는 물론 행사 전후 철저한 방역하에 진행됐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강남구가 청소년들의 생활권으로 직접 찾아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정신건강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안전망을 구축해 전인적 발달과 성장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여성생식기암은 백신 예방 가능 여부에 따라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자궁암과 그렇지 않은 난소암이다. 동아일보는 분당차병원 암센터와 함께 2회에 걸쳐 이 두 개의 암을 파헤친다. 먼저 1회에서는 분당차병원 부인암센터 정상근, 주원덕 교수의 도움말로 자궁암의 조기발견과 치료,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자궁경부암 성교 뒤 질 출혈이 특징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는 약 50만 명의 새로운 자궁암 환자가 발생한다. 자궁암은 자궁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자궁경부암과 자궁체부암으로 나뉜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아랫부분인 자궁경부에서 생기는 암으로 여성생식기암 중 가장 많은 60%를 차지한다.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자궁 체부의 내부에 생기는 자궁내막암은 발생 빈도는 낮지만 발견이 늦으면 치료가 어려워 주의해야 하는 암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은 최근에는 조기검진과 예방백신 접종으로 현재 부인암 중 유일하게 발병률이 감소하고 있다. 암 전 단계에 발견하면 자궁경부 부위만 절제하는 방식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국가에서 2년에 1회 시행하는 자궁경부세포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경부암의 대표적 증상은 성교 뒤 질 출혈이다. 이런 출혈은 처음에는 약간 묻어 나오는 정도지만 암이 진행될수록 점차 그 양이 증가해 빈혈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 병이 진행되면서 괴사 및 2차 감염이 생기거나 악취가 나타날 수 있고, 병변이 자궁경부를 벗어나 주변 장기인 직장이나 방광 등으로 침범할 수도 있다. 일단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받으면 병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검사해 병기를 결정하고 이에 맞는 치료를 하게 된다. 초기인 1기부터 2기 초반까지는 수술로 치료 가능하고, 2기 후반 또는 더 진행된 암에 대해서는 항암제 투여와 방사선 치료를 동시에 진행한다.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는 감염 후 10여 년 정도의 기간에 걸쳐 자궁조직 변성이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자궁 경부 조직의 어느 정도가 침범받았는지에 따라 경증, 중등도, 또는 중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검진 결과에서 LSIL(저등급 편평상피내병변)로 진단을 받는다면 자궁경부이형성증 1단계로 경증에 해당되기 때문에 추적관찰을 진행한다. 그러나 HSIL(고등급 편평상피내병변)이 나온다면 2단계 이상의 중증에 해당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궁내막암, 초음파 검사로 이상 유무 확인 자궁내막암은 최근 육류 위주의 서구화된 식단과 비만 증가, 출생률 감소에 따라 자연스레 환자들이 늘고 있다. 자궁내막은 자궁에서 생리 피가 만들어지는 곳을 말한다. 자궁내막암은 여성 호르몬에 과도하게 노출될 때 내막 증식이 심해진다. 출산을 한 여성의 경우엔 출산 기간 동안 자궁 내막이 호르몬으로부터 보호를 받기 때문에 내막 증식이 나타나지 않는다. 자궁내막암은 대부분 초기 암인 경우가 많다. 부정출혈 등의 증상이 일찍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가능한 것. 이 경우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을 통해 완치할 수 있다. 따라서 생리기간이 아닌데도 하혈 증상이 있거나 폐경 후 질 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산부인과에 가야 한다.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이라면 자궁내막암을 진단받더라도 호르몬 치료를 하는 방식으로 자궁을 살려 가임력 유지와 치료를 동시에 시도할 수 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막 안에 있어야 할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이 아니라 난소나 복강 등 자궁 밖에도 증식하는 것을 말한다. 가임기 여성의 10∼15%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질환인데, 자궁내막증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자궁내막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궁내막 자체가 두꺼워지는 병으로서 자궁내막증식증이 있을 경우에는 매우 주의해야 한다. 자궁내막증과 달리 자궁내막증식증은 자궁내막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엔 반드시 초음파를 찍어 자궁 내막 두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면 감염자는 또 줄어들겠죠. 이렇게 감염자가 줄면 또 거리 두기 단계를 풀 것이고, 이런 상태를 지속하다가 변종이 출현할 겁니다. 그러다 보면 최소 2, 3년은 지속되지 않겠어요?” 최근 만나는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 전망에 대해 물어보면 이제 거의 기계적으로 내놓는 답변이다. 최근 외신을 통해 마스크를 벗고 거리를 활발하게 돌아다니는 이스라엘 시민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스라엘은 전 국민의 60%가 백신 접종을 했다. 미국도 상황이 비슷하다. 심지어 ‘팬데믹 예언자’로 불렸던 빌 게이츠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백신으로 인해 결국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될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집단면역에 있어 충분한 백신의 도입과 짧은 기간 동안 전 국민 동시접종은 필수 상황이 됐다. 최근 국내에서 백신 수급 불안이 커진 가운데 정부가 화이자 백신 2000만 명분을 추가로 계약했다. 집단면역 실현을 위한 노력의 결과다. 다만 발표대로 백신이 도입돼야 예정된 접종이 가능하다. 그때까지는 또 현재의 거리 두기를 계속해야 할 판이다. 그렇다면 현재 거리 두기의 목표는 과연 무엇인가. 또 1년 넘게 진행된 거리 두기를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최근 이런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필자뿐 아니라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때 확진자가 급증했던 호주와 뉴질랜드의 경우 코로나19 대책의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 그렇기에 일시적으로 ‘셧다운’이라는 강력한 방역조치를 선택했고, 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반면 우리의 거리 두기는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비슷한 상태가 ‘유지’되는 어정쩡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확진자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주변에 눈길을 돌려 보면 현재 거리 두기 단계가 제대로 실시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실제 5명 이상이 모이는 식당이나 회식 장소만 피하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많아졌다. 서울 지하철 대부분 노선의 출퇴근길은 방역에 있어 최악의 상황이다. 대형마트도 항상 인파가 넘친다. 최근 찾아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은 바로 옆자리에 손님이 붙어 앉아 일행이 적더라도 자연스레 ‘5인 이상 모임’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집단면역이 도달한 상황이 아닌데도 마스크만 쓴 채 마치 집단면역에 도달한 것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다. 홍성진 전 대한중환자의학회 회장은 “사람들이 모여서 밥 먹는 것과 모임을 최소화하는 현재의 거리 두기를 계속 가져가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과연 효율적으로 거리 두기를 하는 것인지 평가를 통해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현 상태의 거리 두기를 통해 불편함을 참아 달라고 강조한다. 올해 11월 말까지 전 국민의 70%가 백신 접종을 해 집단면역을 이뤄 코로나19를 극복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솔직히 ‘전 국민의 70%’라는 수치에 대해 확신이 가지 않을뿐더러, 그런 상황이 올해 안에 올지도 의문이다. ‘희망 고문’이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 영국이나 독일, 미국, 이스라엘처럼 코로나19 환자 수가 하루 수만 명씩 생겼다가 갑자기 하루에 100여 명으로 줄었을 땐 집단면역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하루 500명 발생하던 환자 수가 100명으로 줄었다면, 과연 그것을 집단면역의 효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우리나라는 예방접종 속도도 느리고 그런 상황에서 환자 발생도 적기 때문에 거리 두기 강화에 의한 효과인지, 백신의 효과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한국은 그동안 다른 나라에 비해 사회적 거리 두기와 추적조사 자료가 많을 것”이라며 “이를 제대로 평가해 어느 곳을 강화해야 할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손실 보상 등은 어떻게 할지 답을 내놔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거리 두기의 목표와 새로운 판단 기준을 만들어야 할 때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40대 여성 A 씨는 2018년 4기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은 뒤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병행하는 ‘면역항암 병용요법’ 치료를 시작했다. 다행히 치료 초기부터 빠르게 암세포가 줄어 3개월 뒤엔 암세포가 거의 사라지는 상태가 됐다. 2년간 치료를 마친 최근에도 별다른 부작용 없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암 진단=죽음’이라는 공식이 차츰 깨지고 있다. 검진이 활발해지고 있다. 여기에 혁신항암 신약이 지속적으로 개발 및 허가되면서 생존율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고 있다. 하지만 암 종류에 따른 차이는 여전히 크다. 폐암의 5년 생존율은 30%대로 여전히 낮다. 특히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 이상 말기 폐암은 5년 생존율이 8.9%로 뚝 떨어진다. 하지만 부동의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에서도 장기생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면역항암제 등장 뒤 처방이 늘고 임상 데이터가 쌓이면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보이기 때문이다. 면역항암제는 국내 폐암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에서 1차 치료제로 사용할 경우 기존 표준 요법과 비교해 반응률과 생존 기간을 각각 2배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주상 교수는 “폐암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말기 단계인 4기 전이성 폐암으로 진단받아 예후가 좋지 않다”면서 “하지만 최근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좋은 치료 성적을 내는 만큼 전이성이라도 포기하지 말고 1차 치료부터 꾸준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암 치료의 글로벌 가이드라인이라 불리는 ‘NCCN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서 표준 치료는 이미 면역항암제로 치료 지형이 완전히 바뀐 상황이다. 면역항암제는 장기간 임상 데이터를 통해 임상적 유용성을 쌓아가고 있다. 최근 세계폐암학회에서는 면역항암제 1차 치료의 장기 생존 치료 성적이 발표됐다. 발표에 따르면 4기 비편평비소세포폐암 환자가 1차 치료로 면역항암제 병용 치료 시, 생존기간이 기존 10.6개월에서 22개월로 2배로 늘어났고, 2년간 면역항암제 1차 치료를 완료한 환자의 80.4%가 4년간 생존했다. 국내 말기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8.9%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면역항암제가 보인 성과는 고무적이다. 김 교수는 “말기 폐암 환자가 2년 치료 완료 후 4년 장기 생존율이 80%에 다다른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며 “현재 면역항암제가 국내 모든 환자의 1차 치료로 사용이 가능한 만큼 장기 생존을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아직 면역항암제가 폐암 1차 치료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 교수는 “글로벌 가이드라인도 면역항암제를 표준 치료로 권고하는 만큼, 국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라이나생명보험의 사회공헌재단인 라이나전성기재단이 제4회 ‘라이나50+어워즈’ 수상자 5명을 발표했다. 라이나50+어워즈 생명존중 부문 수상이자 전체 대상 수상자로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빛내리, 장혜식 교수팀이 선정됐다. 이들에게 총 2억 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또 사회공헌 부문에는 △최영아 내과 전문의(서울 시립서북병원) △창의혁신 부문에는 ㈜옵티코, ㈜엠투에스, ㈜큐어스트림이 각각 선정됐다. 이 상은 국내 최초로 50+세대를 위해 제정된 상이다. 총 상금 5억원으로 국내 최대 상금 규모를 자랑한다. 생명존중 부문은 학문·연구, 기술, 산업 등 다양한 전문 영역에서 50+세대의 건강 증진과 삶의 질 개선, 생명존중의 가치를 실현한 개인 또는 단체에 주어진다. 각 부문별 1위 상금은 1억 원이며, 창의혁신상 2위는 5000만 원, 3위는 30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대상 수상자는 1억 원의 상금이 추가된다. 라이나50+어워즈는 라이나생명의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제정한 상으로, 50+세대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한 사회 가치 창출을 위해 기여한 인물 또는 단체에 수여하고 있다. 대상 및 생명존중상을 받은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와 장혜식 교수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RNA전사체를 세계 최초로 분석해 코로나19 진단 및 백신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회봉사, 시민활동 등을 통해 50+세대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 인물(단체)에 수여하는 사회공헌 부문 수상엔 최영아 서울시립서북병원 내과 교수가 선정됐다. 2001년 내과 전문의 자격취득 이후 현재까지 노숙인 등 취약계층의 의료 진료에 매진했다. 특히 건강이 생활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 주거환경이 열악한 환자들에게 임대주택 안내, 그룹홈과 지원주택 입소를 지원하는 등 모범적인 50+의 삶을 살고 있어 수상자로 선정됐다. 마지막으로 창의혁신 부문은 50+세대를 위한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이 선정됐다. 1위로 선정된 ㈜옵티코는 조영제 없이 미세혈관까지 영상화 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2위 ㈜엠투에스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눈 질환 발생 유무 및 관리를 할 수 있는 헬스케어 제품을 개발해 50+세대에게 많이 발병하는 안질환의 조기 발견 가능성을 제시했다. 3위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인공췌장이 스스로 혈당을 체크하면서 동시에 당뇨환자에게 인슐린을 주입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한 ㈜큐어스트림이 차지했다. 라이나전성기재단 최종구 이사장은 “국내 최초로 시도된 50+세대만을 위한 상이 우리 사회의 선한 변화를 이끈 분들을 발굴해 격려하는 시상식으로 자리잡고 있어 기쁘다”면서 “중·장년층에게 기여하는 활동가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지원해 나갈 수 있도록 라이나50+어워즈에 많은 추천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공중보건사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공중보건정보포럼 발족식이 23일 오후 2시부터 온·오프라인 혼합 방식으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감염성 질환과 주요 만성질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공중보건정보포럼 준비 위원장인 충북대 이영성 교수(전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원장)는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며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감염성 질환에 대한 위기 대응 전략의 한 방안으로 보건의료정보를 활용하기 위해 이번 포럼을 연다”며 “국내외적으로 보건의료정보를 공유하고, 선제적으로 지역단위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럼은 이 위원장의 개회사에 이어 김석화 대한의료정보학회 회장,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전병율 대한보건협회 회장, 허목 전국보건소장협의회 회장의 축사로 진행된다. 이 위원장은 “공중보건정보포럼 발족을 시작으로 앞으로 보건의료정보를 활용해 지역사회 중심으로 공중보건 위기사항에 대응할 것”이라며 “지역사회 주민들의 건강 뿐 아니라 국민 건강증진에 이바지하는 초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 ‘세션 1’ 주제에서는 △스마트시티의 공중보건정보학 접근(성균관의대 박재현 교수) △의료정보 소비자주권과 개인 맞춤 예방(서울대 의대 강건욱 교수) △지역사회 스마트헬스케어 혁신(충북대 의대 신광수 교수) △공중보건정보학의 학문체계(대구가톨릭대 박혜진 교수) 등이 발표된다. ‘세션 2’ 패널 토의에서는 이영성 위원장이 좌장으로 △고신대 의대 고광욱 교수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강성홍 회장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김미영 회장이 보건의료환경 위기대응전략에 대해 논의한다. 이번 포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https://webseminar.xyz/2021PB_HEALTH)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직장인 유모 씨(28)는 얼마 전부터 거울 보기가 두렵다. 전에는 보이지 않던 거뭇거뭇한 기미와 잡티가 눈에 띄게 생겨서다. 유 씨는 색소 침착에 좋다는 기능성 화장품을 쓰고 있다. 혹여 잡티가 더 진해질까 봐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도 꼭꼭 쓴다. 하지만 한 번 생긴 잡티는 좀처럼 낫지 않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중국발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유 씨처럼 피부 고민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중금속, 유독성 화학물질 등 다량의 오염물질을 함유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호흡기질환뿐 아니라 피부 깊숙이 침투해 피부 손상을 유발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의정부을지대병원 박경찬 피부과 교수의 도움말로 미세먼지가 우리 피부에 끼치는 영향을 자세히 알아봤다.○봄 되면 느는 기미와 잡티 왜 봄은 대기가 건조하고 일교차가 커져 피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계절이다. 따뜻해진 날씨에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집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기미나 잡티가 갑자기 눈에 띄기도 한다. 또 우리 피부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유해물질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황사 등 아주 작은 환경 변화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봄철 피부 변화는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사람은 봄철 꽃가루 때문에도 피부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때 피부색이 진해지면서 숨어 있던 색소성 피부질환이 확연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갑자기 강해진 봄철 자외선에 무방비 상태로 피부가 노출돼도 색소성 피부질환이 잘 생긴다. 최근엔 시도 때도 없이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니 피부 건강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박 교수는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미세먼지는 실제로 피부 깊숙이 침투해 색소 침착, 아토피 피부염, 습진, 피부 노화 등 다양한 피부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기미와 잡티, 주근깨와 같은 색소성 피부질환은 한 번 생기면 쉽게 없어지지 않아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항산화 성분인 레스베라트롤 풍부한 식품 섭취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에는 가급적 피부에 손을 대지 말고 외출 뒤엔 피부에 달라붙은 오염물질이 제거될 수 있도록 반드시 깨끗이 세안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요즘은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됐지만 마스크로 커버되지 않는 눈가나 이마, 미간 등은 외부 오염물질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세정력이 강한 클렌저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개운하고 뽀득한 느낌을 주는 클렌징폼이나 바 형태의 비누는 대부분 알칼리성(pH 7.0 이상)을 띠는데, 우리 피부는 약산성(pH 4∼6)으로 이뤄져 있어 자칫하다간 피부의 천연 보호막까지 제거해 자극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미온수로 가볍게 세안해 모공을 열어준 다음, 피부 장벽과 비슷한 약산성 클렌저를 손에 덜어 거품을 충분히 만든 뒤 부드럽게 문지르듯 세안하는 것이 좋다. 남성들은 여성보다 모공이 넓고 피지 분비가 활발하기 때문에 메이크업을 하지 않더라도 꼼꼼하게 세안해야 한다. 세안 후엔 민감해진 얼굴 전체에 보습 제품을 발라 피부의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미세먼지와 황사에 자극받은 피부는 유분과 수분의 균형이 깨져 트러블이 발생하기 쉽다. 세안 후 관리를 할 때는 먼저 스킨과 로션을 얼굴 전체에 바른 다음, 피부 상태에 따라 부위별로 에센스나 크림을 추가로 발라 수분과 유분을 적절히 공급해 주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항산화 성분인 ‘레스베라트롤’은 자외선에 손상된 피부를 보호해주고 미세먼지로 인한 피부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서 “따라서 레스베라트롤이 풍부한 포도나 크랜베리, 블루베리, 견과류 등의 식품을 수시로 챙겨 먹는 습관도 우리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생활환경과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도 지키기 어려운 일”이라며 “하루 7, 8시간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봄철 탄탄하고 맑은 피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의료진 릴레이 백신 후기 동영상 인증이 국내를 넘어 해외 의료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척추힐링한방병원을 운영하는 노경희 원장은 “동아일보에서 시작한 의료진 릴레이 백신 후기 영상을 보고 동참하기 위해 영상을 찍었다”며 “백신 접종 뒤 근육통과 열감이 다음 날까지 있었지만 모두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노 원장은 “백신 접종 뒤엔 환자 볼 때도 코로나19 두려움이 덜했고, 환자도 의료진에 대해 훨씬 편하게 생각하더라”고 설명했다. 노 원장은 “본인이 맞을 기회가 되면 놓치지 말고 맞았으면 좋겠다.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노원을지대병원의 유탁근 원장은 “백신을 맞은 부위가 뻐근한 정도 외에는 특별한 부작용이 없었다”면서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을 이뤄 서로가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들 외에 한양대병원 박훈기 가정의학과 교수, 한양대병원 의료정보팀 강현구 사무원, 한양대구리병원 박수정 간호사 등 의료진도 후기 동영상을 각각 보내왔다. 유독 심한 부작용을 경험한 박 교수는 “접종 전에는 독감백신 정도의 부작용이라고 생각했지만 두통과 근육통, 오한이 심했다”며 “입맛이 떨어지고 잠도 오지 않아 부작용이 심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 교수는 “이틀째 되는 날 신기할 정도로 완전 회복돼 그날 아침 조깅도 했다. 평소 몸이 약한 분들은 하루 정도 푹 쉬면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강 사무원 역시 “하루 정도 휴가 시간을 둬서 접종하면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집단 면역이 형성돼 모두가 행복해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백신 GO, 코로나 OUT’을 통해 의료진의 접종 후기와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지속적으로 소개합니다. 의료진의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백신 접종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영상은 e메일(likeday1@gmail.com)로 받습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