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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문재인 대통령), “국익을 훼손하는 위험한 정치.”(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선거 때만 되면 북한 공작을 기획하는 보수 야당의 고질병.”(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2018년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한에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제안했다는 야당의 의혹 제기를 두고 1일 하루 동안 여권이 쏟아낸 발언들이다. “원전 논의는 없었다”는 청와대와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당정청이 일제히 야당을 향한 맹폭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논란을 마무리 짓기 위해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의 내용을 공개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 “정치 후퇴”까지 언급하며 격앙된 文 야당의 의혹 제기에 들끓는 청와대 기류는 이날 여과 없이 드러났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나서 문 대통령을 향해 “이적 행위”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청와대는 잔뜩 날이 서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정치 후퇴’까지 언급할 정도로 의혹 제기를 이어가는 야당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직접 겨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산업통상자원부 브리핑을 언급하며 “북한 원전 건설이 정부 정책으로 극비리에 추진했다는 야당의 주장은 사흘도 못 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야당의 문제 제기를 향해 “처음부터 가짜, 상상 쟁점”이라고 일축했다. 김 원내대표도 “야당이 정부를 향해 이적 행위라는 공세를 하는 것 자체가 공작 정치이고 망국적 색깔 정치”라며 “(김 위원장이) 당내 통제가 안 되니 북풍(北風)이라는 낡은 수단을 꺼냈다”고 비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가 보고받고 확인한 바로는 한반도 신경제 구상 내용 중에 원전의 ‘원’자도 없는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 USB메모리까지 공개 고심하는 靑 여권 안에서는 의혹의 대상이 된 관련 문서들을 아예 공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와 여당 인사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관련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 논란에 마침표를 찍자는 취지다. 그동안 “재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 방안’ 문서 공개를 거부했던 산업부가 이날 전격적으로 입장을 바꾼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때 북측에 건넨 USB메모리 내용까지 공개하자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을 지낸 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당시 언론에서도 (USB메모리에 담긴) 신경제협력 방안이라는 게 어떤 건지라는 것들에 대한 내용들이 상당 부분 공개가 됐다”며 “필요하다면 공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의혹 확산을 막기 위한 문건 공개를 위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법적 문제가 없는지 등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남북 정상 간 주고받은 자료를 대외적으로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상 간 관행을 깨고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지혜롭지 않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야당의 요구에 섣불리 응했다가 2013년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파문과 같은 혼란만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2013년 6월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의혹을 재점화하자 당시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의원이었던 문 대통령은 대화록 전면 공개를 역제안했다. 여야 합의 끝에 의원들이 대화록을 열람했지만 일부 내용이 삭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문 대통령이 검찰의 조사를 받는 등 후폭풍이 이어졌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김지현·권오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가뜩이나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버려야 할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18년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전후로 청와대가 북한에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제안했다는 국민의힘의 의혹 제기에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야당을 비판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민생 문제 해결을 두고 더 나은 정책으로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당을 구체적으로 지목하진 않았지만 더 이상의 의혹 제기를 중단해 달라는 의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을 넘은 정치 공세이자 색깔론”이라며 “혹세무민하는 터무니없는 선동”이라고 야당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와 여당에서는 의혹과 관련된 문건들을 투명하게 공개해 논란을 종식시키자는 의견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산업부 공무원이 삭제해 논란이 된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문건’ 전문을 전격 공개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문 대통령이 북측에 건넨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와 관련해서도 “필요하다면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야당에 또 다른 공세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USB메모리 안에 한국형 경수로 관련 기밀이 담겨 있지 않았는지 끝까지 진실을 추궁할 것”이라며 국회 국정조사를 거듭 주장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윤다빈 기자}

“형식과 격식은 다 없애고 실질과 내용만 남겨라. 자료는 ‘콤팩트’하게, 내용은 ‘임팩트’ 있게.” ‘청와대 2인자’인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사진)이 지난달 1일 취임 이후 한 달여 동안 가장 많이 강조한 말이다. 국정 운영에서 기동성과 신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격식은 없애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라는 게 유 실장의 스타일이라는 청와대 안팎의 평가가 나온다. 31일 청와대에 따르면 유 실장은 취임 직후부터 “소통을 강화하고 현장 대응성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실장은 또 “공유와 소통 활성화가 보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핑곗거리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매일 오전 8시 10분경 비서실장 주재로 열리는 일일상황회의 모습도 달라졌다. 과거엔 수석, 비서관, 선임행정관 등이 서열에 따라 정해진 자리에 앉았지만, 유 실장은 “좌석 배치도 도착하는 순서대로 앉고, 회의 참석자도 자율적으로 판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유 실장은 취임 직후 이뤄진 부서별 업무보고에서도 격의 없이 각 사무실을 본인이 찾아가 받았다. 유 실장은 또 참모들에게 “(보고서 없이) 열 손가락만 들고 들어오라”고 지시했다. 긴급한 현안이 발생했을 때 보고서 작성에 지나치게 시간을 쏟지 말고 대응하라는 취지다. 노영민 전 실장 시절 ‘경직적’이라는 평을 듣던 언론 및 대외협력 기조도 다소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청와대 참모는 “노 전 실장은 청와대의 공식 브리핑에서 나오지 않았던 내용이 보도되면 수시로 민정수석실에 감찰을 지시했다”며 “유 실장이 2월부터 수시로 춘추관을 찾아 언론과 직접 소통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실장은 또 야당 인사들과 각계 인사들도 수시로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소통 전문가인 유 실장을 발탁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뜻이 투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는 “문 대통령이 사실상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대선 캠프 출신이나 측근을 배제한 건 정치공학적 판단과 이해관계에 따라 정책과 인사가 좌지우지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였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스스로도 자신의 역할에 대해 “조정자, 조력자, 활력을 주는 사람(Energizer)”이라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런 유 실장의 움직임이 청와대의 실제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4차 재난지원금 등을 놓고 총리실과 여당의 의견 차이가 큰 상황”이라며 “어떻게 유 실장이 교통정리를 하는지가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출신인 유 실장이 부동산 등 경제정책을 잘 조정하느냐도 그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 아시아 국가 정상 중에서는 처음으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 미국이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동맹 복원을 강조해온 동북아 지역에서 첫 번째 통화 상대로 일본을 고른 것이다. 미일 정상의 통화는 일본 시간으로 28일 0시 45분부터 약 30분간 이뤄졌다. 2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두 정상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서 평화와 번영의 주춧돌로서 양국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또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해 미일안보조약 5조에 따른 미국의 흔들림 없는 일본 방위 약속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또 중국과 북한을 포함해 역내 안보 문제를 논의했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조기 해결의 필요성도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일본에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를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다시 확인했다. ‘확장억제’는 북한의 핵위협이 가시화될 경우 미국이 핵무기 등으로 이를 격퇴한다는 개념이다. 미일 외교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다음 날 미일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진 것을 두고 ‘한중 대 미일’의 구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국 강경 기조와 함께 동맹들과의 협력 강화 의지를 천명하고 있는 시점에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 시 주석과 먼저 통화를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시 주석이 미국 등에 의한 ‘중국 포위망’ 형성에 대항하려는 생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28일 보도했다. NHK는 “전화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서로를 ‘요시’ ‘조’라고 부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스가 총리가 오전 1시경 회담에 응한 것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카이 마나부(坂井學) 관방 부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통화 내용 중에) 한국에 대한 내용도 있느냐’는 질문에 “있었지만 외교 관계상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겠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미일 정상이 통화한 28일에도 한미 정상 간 통화 시간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속한 시일 내로 한미 정상 통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한미동맹 관계는 우리 외교의 근간이다. 동맹관계를 보다 호혜적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우리 외교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황형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 아시아 국가 정상 중에서는 처음으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했다. 미국이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동맹 복원 강조해 온 동북아 지역에서 첫 번째 통화 상대로 일본을 고른 것이다. 미일 정상의 통화는 일본 시간으로 28일 0시 45분부터 약 30분간 이뤄졌다. 2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두 정상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서 평화와 번영의 주춧돌로서 양국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또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해 미일안보조약 5조에 따른 미국의 흔들림 없는 일본 방위 약속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또 중국과 북한을 포함해 역내 안보 문제를 논의했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조기 해결 필요성도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일본에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를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다시 확인했다. ‘확장억제’는 북한의 핵위협이 가시화될 경우 미국이 핵무기 등으로 이를 격퇴한다는 개념이다. 미일 외교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다음날 미일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진 것을 두고 ‘한중 대 미일’의 구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국 강경기조와 함께 동맹들과의 협력 강화 의지를 천명하고 있는 시점에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 시 주석과 먼저 통화를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시 주석이 미국 등에 의한 ‘중국 포위망’ 형성에 대항하려는 생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28일 보도했다. NHK는 “전화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서로를 ‘요시’, ‘조’라고 부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스가 총리가 새벽 1시 경 회담에 응한 것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카이 마나부(坂井學) 관방 부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통화 내용 중에) 한국에 대한 내용도 있느냐’는 질문에 “있었지만 외교 관계상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겠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미일 정상이 통화를 한 28일에도 한미 정상 간 통화 시간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속한 시일 내로 한미 정상통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당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지원을 위한 손실보상제와 관련해 “소급 적용은 없다”고 뜻을 모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명령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이 피해를 입었지만 과거의 피해까지 보상하기에는 재정 부담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당정은 손실보상제 입법을 통해 앞으로 닥칠지 모를 또 한 번의 팬데믹(대유행) 상황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 민주당도 “손실보상, 소급 적용 안 돼”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의원총회를 열고 손실보상제에 대해 “소급 적용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민병덕 의원을 비롯해 손실보상제 관련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한 소급 적용은 당연하다”고 주장해 왔지만 당 지도부가 나서 아예 쐐기를 박은 것이다. 이는 계속해서 소급 적용 불가론을 펼쳐 온 국무총리실과 궤를 맞춘다는 의미도 있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화상으로 진행된 이날 의총에서 “(손실보상제의) 소급 적용 논란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손실보상제는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전염병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성준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또 “소급 적용 논란은 여기서 마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손실보상제의 중심에 서 있는 정세균 총리 역시 여당 지도부에 전화해 “일부 여당 의원의 발언은 잘못된 오해를 살 수 있으니 바로잡아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이르면 3월 손실보상금 지급’ 등의 주장이 나오면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조만간 정부에서 지원해 줄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를 가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손실보상제는 앞으로 일어날 새로운 팬데믹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입법화된다 해도 집행은 추후 또 한 번의 방역 행정 명령이 내려진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손실보상제는 과거의 피해를 보전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생길 수 있는 피해에 대한 대비책이라는 뜻이다. 그 대신 민주당은 이날 4차 재난지원금 카드를 본격적으로 제시했다. 손실보상제에 대한 소급 적용이 불발된 상황에서 당장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줄 지원책이 없기 때문에 4차 재난지원금을 조기에 성사시켜 피해 지원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 文 “손실보상제-이익공유제, 포용적 정책 모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세계경제포럼이 주최한 ‘2021 다보스 어젠다 한국정상 특별연설’ 화상회의에서 손실보상제, 이익공유제를 언급한 뒤 “(두 제도가) 실현된다면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재난을 함께 이겨내는 포용적인 정책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손실보상제와 이익공유제를 동시에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정부가 ‘K방역’을 앞세운 것처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양극화 등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우리만의 제도를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문 대통령은 정부는 손실보상제를,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이익공유제를 책임져 달라는 뜻도 함께 밝혔다. 여권 관계자는 “정 총리와 민주당 이낙연 대표에게 각자 처한 위치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동시에 당부한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를 동시에 언급한 건 두 사람이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연일 손실보상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 총리는 이날 그 구체적 기준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를 가진 정 총리는 손실보상제에 대해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매출액에 대한 건 아니다. 보상 대상은 매출 이익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방역 명령으로 영업을 하지 못한 소상공인에게 정부가 보상을 하겠지만, 그 기준은 전체 매출액이 아닌 매출 이익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정 총리가 이날 손실보상제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언급하면서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와 과세를 책임지고 있는 국세청 등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매출 이익 기초 자료 파악 등에 착수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사문화됐던 장관의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권한을 행사해 검찰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역사적 선례를 만들어냈다.” 취임 391일 만인 27일 퇴임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은 이임사를 통해 지난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헌정 사상 초유의 ‘수사지휘권 6차례 발동’ 파동을 자화자찬했다. 추 장관은 징계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무리하게 윤 총장의 직무를 정지하고,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청구했다가 서울행정법원에서 두 차례나 패소했다. 추 장관은 지난해 12월 중순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추 장관은 이임사에서 ‘개혁’이라는 단어를 21번 사용하면서 자신이 검찰개혁을 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과정에서 있었던 검찰 안팎의 비판 등을 염두에 둔 듯 “개혁에 저항하는 크고 작은 소란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영원한 개혁은 있어도 영원한 저항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언급하며 “법제도적 측면에서 확고한 성과를 이뤄냈다”고도 했다. 서울동부구치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서는 “매우 뼈아픈 일이지만 우리로서는 수감자의 인권 실태와 수감 시설의 열악한 환경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신속하게 출입국을 관리하고, 방역 저해 사범을 엄단한 것을 성과로 꼽았다. 수도권의 한 차장검사는 추 장관의 이임사에 대해 “어떻게 마지막까지 본인 말만 하고 가느냐”며 “언급할 가치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추 장관은 이임식을 마치고 정부과천청사를 떠나던 중 청사 정문 인근에 모인 지지자들을 발견하고 차에서 내렸다. 지지자들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은 추 장관은 눈물을 흘리며 “검찰개혁이라는 대장정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희생하셨고, 한명숙 전 총리가 온갖 고초를 겪으셨고, 조국 전 장관이 가족까지 수모를 당하는 희생을 하셨다”며 “제가 깃발을 넘겨받았을 때 그 깃발이 찢기더라도 여러분이 ‘다시 꿰매주시겠다’는 마음으로 힘찬 응원을 보내주셨다. 순간순간 저에게 큰 용기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후 5시 30분경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임기 첫날인 28일 박 장관은 첫 일정으로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위은지 wizi@donga.com·황형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정부의 방역 조치로 영업금지 또는 영업제한을 받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승자 기업의 자발적인 출연으로 코로나19 약자들을 돕는 대신 정부가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이익공유제가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손실보상제와 이익공유제를 동시에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중심이 돼 추진 중인 손실보상제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최초 제안한 이익공유제를 올해 코로나19 경제적 지원의 양대 축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 文 “손실보상제-이익공유제, 포용적 정책 모델 될 것”문 대통령은 이날 세계경제포럼이 주최한 ‘2021 다보스 어젠다 한국정상 특별연설’ 화상회의에서 손실보상제, 이익공유제를 언급한 뒤 “(두 제도가) 실현된다면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재난을 함께 이겨내는 포용적인 정책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정부가 ‘K 방역’을 앞세운 것처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양극화 등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우리만의 제도를 만들어보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문 대통령은 정부는 손실보상제를,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이익공유제를 책임져 달라는 뜻도 함께 밝혔다. 여권 관계자는 “정 총리와 이 대표에게 각자 처한 위치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동시에 당부한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를 동시에 언급한 건 두 사람이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연일 손실보상제의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 총리는 이날 그 구체적 기준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를 가진 정 총리는 손실보상제에 대해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매출액에 대한 건 아니다. 보상 대상은 매출 이익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방역 명령으로 영업을 하지 못한 소상공인에게 정부가 보상을 하겠지만, 그 기준은 전체 매출액이 아닌 매출 이익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정 총리가 이날 손실보상제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언급하면서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와 과세를 책임지고 있는 국세청 등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매출 이익 기초 자료 파악 등에 착수했다. ● 민주당도 “손실보상, 소급 적용 안돼” 기울어문 대통령이 손실보상제, 이익공유제와 관련해 확실한 과제 부여에 나서면서 당정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당장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손실보상제에 대해 “소급 적용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일단 매듭을 지었다. 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원회의장은 화상으로 진행된 이날 의총에서 “(손실보상제의) 소급 적용 논란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손실보상제는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전염병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서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성준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민병덕 의원을 비롯한 손실보상제 관련법을 발의한 의원들이 “자영업자들의 과거 피해도 보상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가 나서 확실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박성준 원내대변인도 “소급 적용 논란은 여기서 마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손실보상제의 중심에 서 있는 정 총리 역시 여당 지도부에 전화해 “일부 여당 의원들의 발언은 잘못된 오해를 살 수 있으니 바로잡아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이르면 3월 손실보상금 지급’ 등의 주장이 나오면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조만간 정부에서 지원해줄 것”이라는 착각을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손실보상제는 앞으로 일어날 새로운 팬데믹(유행) 상황을 대비한 것”이라며 “입법화 된다 해도 집행은 추후 또 한번의 방역 행정 명령이 내려진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손실보상제는 과거의 피해를 보존해주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생길 수 있는 피해에 대한 대비책이라는 뜻이다. 당정이 나란히 “소급 적용은 없다”고 못 박은 것은 정부 재정과도 연관이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피해를 지원하려면 막대한 국가 재정이 소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25일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업무보고 자리에서 손실보상제와 관련해 “재정이 감당하는 범위에서”라고 지원의 한계를 언급했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여건이 허락되는 대로 조속히 (한국을) 방문해 만나기를 기대한다”며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내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 및 미국 정부가 문 대통령과 최근 취임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간 정상 통화를 조율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요청으로 문 대통령이 시 주석과 먼저 통화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한중 정상은 올해와 내년을 ‘한중 문화 교류의 해’로 선포하고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해 향후 30년의 발전 청사진을 함께 구상하기로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밝힌 대외적 입장은 한국, 미국과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한반도 정세는 총체적으로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과 통화하기 하루 전인 25일(현지 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화상 연설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미 동맹국들을 겨냥해 “자기들끼리 편을 먹지 말라”고 경고했다. 특히 미 백악관 젠 사키 대변인은 같은 날 대(對)중국 정책에 대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력해 (버락 오바마 시절의 대북 압박 정책인) ‘전략적 인내’를 가지고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이 한중 협력을 강조해 미국의 중국 압박에 동참하지 말라는 간접화법을 쓴 것”이라고 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최근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 통화를 조율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이에 앞서 2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데 대해 청와대는 “올해와 내년 ‘한중 문화 교류의 해’를 맞아 지난해부터 정상 간 통화를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해 동맹국들과 협력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대북 압박 정책인 ‘전략적 인내’ 방식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 측의 요청으로 한중 정상 간 통화가 먼저 이뤄지는 모양새가 되자 벌써부터 미중이 한국을 향해 각각 자신을 선택하라고 압박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시 주석은 문 대통령과 통화 하루 전날 미국과 동맹국들을 겨냥해 중국을 압박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靑 “習, 여건 되는 대로 조속히 방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조기에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될 수 있도록 양국이 계속 소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이에 시 주석은 “여건이 허락되는 대로 조속히 방문해 만나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양국 외교당국이 상시적 연락을 유지하고, 밀접히 소통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고 시 주석은 “남북-북미 대화를 지지한다. 중국은 정치적 해결을 위한 한국의 역할을 중시한다”고 밝혔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강 대변인은 시 주석은 “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밝힌 대외적 입장은 미국, 한국과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는 것으로 본다”면서 “한반도 정세는 총체적으로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고도 했다 강대변인은 “두 정상은 40분간 통화에서 내년 한중수교 3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양국 간 교류 협력이 더욱 활성화되고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해 향후 30년의 발전 청사진을 함께 구상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에서 양국의 전문가들이 한중관계 발전 방향을 제시하도록 하겠다는 것.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해 한중관계 30년 발전 성과를 정리하고 미래 발전 계획을 수립해, 중한(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도록 추동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내년이 중한 수교 30주년이고 양국 관계가 심화될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며 “양국이 발전 전략 접목 가속화를 이행하고 중점 분야 협력을 합의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을 빨리 진행해야 한다”며 “중국은 국제사회 사무에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수호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중국 CCTV는 청와대가 밝힌 시 주석 방한 문제와 북한 관련 언급은 보도하지 않았다. ● 청와대 밝힌 시진핑 방한과 북한 문제, 中 보도엔 없어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이 통화한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정상 간 통화를 추진해 왔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시점이 민감한 것은 우리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와 내년을 ‘한중 문화 교류의 해’로 정하면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취한 한국 대중 문화 수입 금지령인 이른바 ‘한한령’ 해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중 정상 간 통화가 필요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다만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 통화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한중 정상 간 통화가 먼저 이뤄진 것은 이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북미 유럽 동맹국 정상과 연쇄 통화를 한 데 이어 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등 아시아 동맹국들과 통화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향후 30년까지 내다본 한중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동맹국들과 협력을 통한 중국 압박’을 예고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한국이 동참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문 대통령에게 우회적으로 전하려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25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화상 연설에서 “국제사회에서 자기들끼리 편먹거나 신(新)냉전을 추구하고, 다른 이를 배척하거나 협박하고, 걸핏하면 디커플링(단절)하면 세계를 분열시키고 대립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다자주의를 내세워 일방주의를 행하면 안 된다”며 “‘선택적 다자주의’가 우리의 선택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다자주의를 내세우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동맹들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중국을 압박하려 하자 바이든 행정부는 물론이고 한국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에도 우회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중국은 지금 우리의 안보, 번영, 가치에 중대한 방식으로 도전하고 있다. 우리는 일정한 전략적 인내를 가지고 이에 접근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전략적 인내’에 대해 “대중 정책을 동맹과 협의하고 민주 및 공화당과 상의한다는 뜻”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경제적 월권을 중단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고 그렇게 할 가장 효율적 방법은 동맹 및 파트너와의 협력”이라고 했다. 백악관이 제재와 압박 위주의 대북정책이었던 ‘전략적 인내’까지 들고 나와 이를 위해 동맹국들과 협력하겠다고 한 것. 이 때문에 한국에 대해서도 대중국 압박 동참을 강하게 요구해올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초기 대중국 전략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시 주석이 문 대통령과의 통화로 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의 제도화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손실보상제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등 3개 부처 업무보고에서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나 코로나19의 장기화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의 방역 조치에 따라 영업이 제한되거나 금지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해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에서 손실보상을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중소벤처기업부 등 부처와 당정이 함께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실보상제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대책이다. 문 대통령이 주무 부처로 중기부를 지목하면서 손실보상 입법 절차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복지부 소관인 감염병예방법과 중기부 소관인 소상공인지원법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이날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소상공인지원법에 손실보상제 관련 시행령을 넣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손실보상제 관련 법 외에도 사회연대기금법, 협력이익공유법 등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손실보상 지급 시점에 대해 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3월 내, 늦어도 4월 초에는 지급이 이뤄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여당은 매출 규모에 따라 피해 금액에 비례해 보상하거나,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는 정액을 지급하는 ‘투 트랙’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권 잠룡들의 포퓰리즘 경연”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꺼내 든 여당의 포퓰리즘 카드는 노골적으로 관권, 금권 선거를 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최혜령 기자}
일본 국내외에서 도쿄 올림픽 취소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청와대와 외교당국이 긴장감 속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이를 계기로 북-미 비핵화 협상을 중재해 ‘평창 올림픽 시즌2’를 만드는 동시에 한일관계도 개선해 보려던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이 암초를 만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2일 “도쿄 올림픽 취소 여부는 따로 확인된 게 없다”면서도 “취소되면 아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도쿄 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언급한 외신 보도를 주시하면서 일본 정부의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22개월 만에 처음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올해 도쿄 올림픽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대회로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도록 협력하면서 한일관계 개선과 동북아 평화 진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4일 강창일 신임 주일대사에게 임명장을 주면서도 “도쿄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필요하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겠다”고 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도쿄 올림픽 개최에까지 강한 의지를 밝힌 것은 도쿄 올림픽을 제2의 평창 올림픽으로 만들려는 구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18년 2월 평창 올림픽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참석하면서 그해 3월 남북 정상회담의 물꼬가 트였다. 당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한 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전하면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이번에도 올림픽을 계기로 북-미 비핵화 협상을 중재해 보겠다는 것. 2018년 북-미 간 중재에 깊숙이 관여한 정의용 전 실장을 이번에 외교부 장관으로 기용한 것도 이런 복안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이 취소되면 북한이 올림픽 참여를 명분으로 국제사회에 나올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에 북-미 간 중재에 나서기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도쿄 올림픽 개최를 적극 지원하면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로 꽉 막힌 한일관계를 풀어보려던 구상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8일 서울중앙지법이 내린 위안부 피해자 승소 판결에 대해 일본 정부가 항소하지 않아 23일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일본 측 소식통은 “23일을 중요한 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때까지 위안부 판결과 관련한 한국의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이후 일본이 구체적인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신임 주한 일본대사의 부임 연기,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의사 표명 등이 거론된다. 최지선 aurinko@donga.com·황형준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2일 6월 영국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다. 영국은 16일(현지시간) G7 회의를 대면 방식으로 개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한국과 호주, 인도 정상을 게스트 국가로 호명한 바 있다. 존슨 총리는 이날 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지난해 11월) 통화에서 전 세계적 도전에 대응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극복하기 위한 양국 간 협력 의지를 확인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영국이 개최하는 G7 정상회의에 대통령을 모시게 된 것 역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와 함께 존슨 총리는 5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초청에 감사드리며 참여를 확약한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세계 각 정상들이 한국을 찾는 대면 방식의 P4G 정상회의를 추진하고 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G7 정상회의가 중요한 성과를 거두도록 기여하겠다는 취지의 답신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으면서 우리 정부에 주어진 마지막 1년이라는 각오로 임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업무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운명의 주인으로서 남북관계 진전과 평화 프로세스 동력을 확보하는 데 보다 주도적인 자세로 각 부처가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며 “오랜 교착 상태를 하루속히 끝내고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에 새 돌파구를 마련해 평화 시계가 다시 움직여 나가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총괄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대북 정책 전반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상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를 위해 청와대는 한미 정상회담을 서두르기로 했다. 문 대통령도 “정부는 미국 바이든 신(新)정부와 함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것은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22개월 만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을 한미 관계는 물론 북-미, 남북 관계의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또 청와대는 7월 열리는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한일 관계 개선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취임 축하 전문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직접 만나 우의와 신뢰를 다지고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길 기원한다”며 “한미 동맹 강화와 한반도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흔들림 없는 공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온 겨레의 염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 및 외교·통일·국방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미국 조 바이든 신정부와 함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 재검토 방침을 밝혔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됐던 북-미 대화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백악관을 설득하겠다는 의미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내년 3월 차기 대선이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이 어떻게든 올해 안에 비핵화 대화의 구체적인 성과물이 나와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올해를 “우리 정부에 주어진 마지막 1년”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최대한 빨리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과 대화·협력의 길로 되돌아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한반도 운명의 주인으로서 보다 주도적인 자세로 각 부처가 협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백악관의 주인이 바뀌었지만 우리 정부가 중심이 돼 북-미를 동시에 설득해 다시 한번 대화 무대를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체제에서의 한미 동맹에 대해서도 “굳건한 한미 동맹과 함께 주변국과의 협력 관계를 더 발전시켜 지금의 전환기를 우리의 시간으로 만들어 가야 할 때”라며 “정부는 한미 동맹을 더 포괄적이며 호혜적인 책임 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도 이날 발표한 2021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에서 ‘북-미 대화 조기 재개’를 최우선 핵심 과제로 꼽았다. 외교부는 “북-미 대화를 조기에 재개해 실질적 비핵화 과정으로 돌입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이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도 올해 북핵 문제에 전력투구 하겠다는 포석이다. 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줄곧 남북, 북-미 대화의 핵심 역할을 해 왔다. 정부 관계자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정 실장이 ‘북한도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설득한 것과 같은 역할을 다시 한번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삼아 한일 관계 개선은 물론 북핵 협상의 ‘시즌2’를 만들어보겠다는 구상이다.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이날 첫 출근을 한 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온 외교 정책이 잘 마무리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도 “최대 교역국이자 한반도 평화 증진의 주요 파트너”라며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층 발전된 관계로 나아가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불발됐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도 올해 다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일본과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함께 지혜를 모으며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특히 올해 도쿄 올림픽을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대회로 성공적으로 치르도록 협력하며 한일 관계 개선과 동북아 평화 진전의 기회로 삼아야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위안부 판결,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악화된 한일 관계를 임기 내에 어떻게든 복원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도 업무보고에서 한일 관계의 역사와 현안을 분리하는 ‘투 트랙’ 기조하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관계 개선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효목·최지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신임 외교부 장관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정의용 대통령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지명한 것을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과 권칠승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이날 인사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던 순차 개각도 마무리됐다. 그러나 친문(친문재인) 진영 의원들이 연이어 입각하면서 자질 논란은 물론이고 “회전문 인사” “친위대 내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신임 장관 9명 중 4명이 ‘親文’ 의원 이날 발표된 인사의 특징은 친문 인사들의 전진 배치다. 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맡아 3년 동안 일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에게 자리를 넘기고 대통령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물러났지만, 6개월여 만에 다시 외교 전면에 등장했다. 재선 의원 출신인 황 후보자와 권 후보자도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한 대표적인 친문 의원들이다. 두 사람은 핵심 친문 의원들이 꾸린 ‘부엉이 모임’에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과 함께 활동했다. 부엉이 모임은 ‘부엉이처럼 밤을 새워 달(문 대통령)을 지키는 모임’이라는 뜻으로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과 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영입한 의원 등 20여 명이 속했지만 2018년 7월 ‘계파정치’ 논란이 불거지자 해체를 선언했다. 이로써 전 장관과 박 후보자를 포함해 지난해 말 시작된 순차 개각을 통해 지명된 9명의 장관 및 장관 후보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명이 친문 의원들로 채워졌다. 여기에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하면 정세균 국무총리를 제외하고 국무위원 18명 중 6명이 현역 의원이 된다. 현 정부 들어 장관으로 임명되거나 지명된 현역 의원은 17명이다. 현역 의원이 발탁된 건 정치인 출신 장관을 통해 임기 말 공직사회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는 한편 대선 공신들에 대한 막바지 논공행상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 관계자는 “친문 의원들을 집중 배치한 건 임기 말 누수 현상을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1주택자 등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지면서 인재난이 심해지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현역 의원 불패’ 신화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청와대는 “정 후보자와 권 후보자는 1주택자이고 황 후보자는 무주택자”라고 밝혔다. ○ 여권 내부에서도 “‘부엉이 내각’이냐” 비판 그러나 이번 인사를 두고 여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아무리 임기 말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들을 뽑았다지만 전문성이 떨어지는 ‘부엉이 내각’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여당 의원은 “임기 종료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친문 의원들이 앞다퉈 한자리씩 차지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 분야에 대한 특별한 경력이 없는 황 후보자에 대해서는 자질 논란도 불거졌다. 황 후보자는 스스로 “도시 전문가”라고 강조해 온 데다 국회 입성 뒤에도 국토교통위원회, 국방위원회 등에서 활동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당의 홍보위원장과 정책위 부의장 등을 지냈고 청와대 근무 시절엔 언론 담당이어서 언론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황 후보자는 지난해 9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휴가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당직사병의 실명과 인신공격성 글을 올렸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개각에 대해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또다시 돌려 막기, 회전문 인사”라며 “대통령 측근 말고 장관 후보가 그리 없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문 대통령은 많은 인재를 버려두고 우리 편, 내가 만나본 사람, 그중에서도 내 말 잘 듣는 사람만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개각이 특정인의 보궐선거용으로 비친다”며 ‘박영선 출마용 개각’이라고 논평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 이정희 전 한국전력공사 상임감사위원을 임명하고 청와대 비서관으로 △이신남 제도개혁비서관 △이병헌 중소벤처비서관 △정기수 농해수비서관 등을 내정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윤다빈 기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전남 목포(54) △숭실대 경제학과 △연세대 도시공학 박사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민주당 부대변인 △민주당 원내부대표 △20·21대 국회의원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경북 영천(56) △고려대 경제학과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민주당 부대변인 △8·9대 경기도의원 △20·21대 국회의원 △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0일 단행되는 개각에서 신임 외교부 장관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정 전 실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후임으로 내정돼 관련 검증 작업도 이미 마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2018년 대북 특별사절단(특사)로 평양을 다녀오는 등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

“한미동맹 활동과 훈련은 한반도와 이 지역의 평화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고 (대북 방어)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경계를 풀지 않기 위해 설계한 것입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19일 오전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주최한 제8회 한미동맹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우리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역사적인 선례가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71년 전 그 운명적인 날에 발생한 사건도 사례 중 하나”라고 했다. 1950년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6·25전쟁을 예로 들며 한미 연합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특히 해리스 대사는 “우리는 북한과의 외교가 성공적이기를 희망하지만 희망만이 우리의 행동 방침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요구에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협의할 수 있다”고 밝힌 다음 날 나왔다. 해리스 대사는 “오랫동안 한미동맹이 계속해서 북한의 공격에 대한 방어벽 역할을 해왔고 지역 안보 안정의 단단한 토대가 되고 있다”며 “확실한 것은 미국은 한미동맹에 온전히 헌신할 것이고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우리는 한국의 편에 설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시작전통제권은 조건이 충족되는 가까운 미래에 전환될 것”이라며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북한과 중국이 계속해서 한미동맹의 결의를 시험하고, 우리의 강력한 유대를 약화시킬 방법을 찾고, 우리를 갈라놓기 위해 의심을 심을 것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전작권 전환 시점에 대해서는 “미래연합사 운용 능력 검증과 한국군의 핵심 역량 확보가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전환을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20일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에 맞춰 한국을 떠날 예정인 해리스 대사는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임 인사차 문 대통령을 만났다. 해리스 대사는 6·25전쟁 70주년 기념행사 및 북-미 관계에서 자신이 역할을 한 것을 재임 중 “하이라이트”로 꼽았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권오혁 hyuk@donga.com·황형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20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일부 부처 장관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퇴임 직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장관 후임에는 강성천 중기부 차관이,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임에는 김성수 국무총리비서실장과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선 장관은 이날 SBS 뉴스에 출연해 “아직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다”면서도 “상황이 무거워졌기 때문에 다른 선택을 할 여지가 당을 위해서는 없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박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경선 일정을 고려해 최소한 20일 이후부터 선거운동에 나서야 된다는 입장을 청와대에 직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이 최종 결정할 사안이지만 20일 또는 21일 등 가능한 한 빠른 시점에 개각이 결정될 것”이라며 “다만 중기부의 경우에는 당분간 차관 대행 체제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도 교체 대상으로 꼽힌다. 교체 대상으로 꼽히던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혜를 본 기업들에 대해 “그런 기업들이 출연해 기금을 만들어서 코로나 때문에 고통 받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또는 고용취약계층을 도울 수 있다면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 이익공유제의 취지대로 기업이 자발적 기금을 만들면 정부가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논의에 대해서는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123분간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익공유제에 대해 “민간 경제계에서 자발적인 운동이 전개가 되고,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국가가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권장해 나가는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선 “과거 잘못을 부정하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차원에서 사면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대해선 국민들의 상식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아마도 더 깊은 고민을 해야 될 때가 올 것”이라며 국민적 공감대를 전제로 한 임기 말 사면 가능성은 열어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정말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윤 총장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며 “윤 총장이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기를 6개월 남긴 윤 총장과의 관계 개선 의지는 물론이고 윤 총장의 ‘야권행’을 경고한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요구에 대해 “필요하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문제에 대해 북한과의 논의 가능성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미동맹의 핵심인 한미 훈련의 중단이나 축소 여부를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끝으로 청와대의 주요 신년 행사가 마무리되면서 이번 주에 마지막 개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포함해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에 대한 개각 작업이 막바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의힘은 “국민이 듣고 싶은 말보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로만 채운 허무한 120분”이라고 혹평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대통령의 인식은 국민 인식과 동떨어진 한탄스러운 인식”이라고 지적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