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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아이돌 가수의 포토카드 123만 장을 중국에서 밀수입해 10배가 넘는 가격으로 국내에 유통한 업자가 세관에 적발됐다.29일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은 관세법과 저작권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40대 유통업자 A 씨를 부산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22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유명 아이돌의 사진을 카드로 제작한 포토카드 123만 장을 약 1만 회에 걸쳐 중국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구매한 뒤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A 씨는 1세트(55장)당 400원~1000원 상당의 포토카드를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10배가 넘는 1만 원 대에 판매해 약 1억6000만 원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 밀수입 과정에서는 세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가족 등 18명의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빌려 판매용 짝퉁 포토 카드를 나눠서 반입하기도 했다. 부산본부세관은 A 씨가 밀수해 보관 중이던 포토카드 36만장을 압수해 추가적인 불법 유통을 차단했다. 부산본부세관 관계자는 “유명 아이돌 사진 저작권 침해 등 K팝 아이돌 인기에 편승한 불법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앞으로 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3, 4년 전만 해도 배달 앱과 함께 가게를 키워 간다는 생각이 있었죠. 그런데 이제는 나 같은 사람이 배달 앱을 괴물로 만든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를 비롯한 배달 앱이 자영업자들에게 받는 수수료가 너무 높아졌다는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23일 수도권의 한 매장에서 만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 A 씨는 이렇게 하소연했다. 치킨 배달로는 적지 않은 월 7000만 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매장. 그동안 배민에 의존해 온 A 씨는 수수료 때문에 집으로 가져가는 돈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딱히 대안이 없어 고민이라고 했다.● “매출 30% 늘 때 수수료는 3배로 증가”28일 동아일보가 A 씨 매장의 최근 3년간 4개월씩의 배달 매출과 비용을 살펴본 결과 해당 매장은 2022년에 월평균 2200건가량의 주문을 배민으로 접수해 5900만 원가량의 배달 매출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이 매장에서 지불한 중개 및 결제 수수료는 평균 230만 원. 배달 라이더 등이 받아가는 배달료를 제외하고 배민이 받아가는 각종 수수료 지출이 전체 배달 매출의 3.9% 수준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월평균 2900건, 7600만 원의 배달 매출을 거두면서 수수료 비용이 월 640만 원으로 치솟았다. 2년 사이에 배달 주문과 매출은 30%가량 늘었지만 수수료는 2.8배 가까이로 늘어나면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4%까지 커진 것이다. 이 2년 동안 이 매장은 개당 8만8000원을 내면서 배달 앱 내에서의 노출도를 높이는 이른바 ‘깃발 꽂기’ 광고료를 1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줄였다. 하지만 올해 최고 9.8%로 인상된 중개 수수료 비용은 70만 원에서 450만 원으로 급증했다. A 씨는 “앱으로 주문하는 소비자는 잘 모르겠지만 오픈리스트와 한집배달, 배민1플러스 등 신규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며 “자영업자들이 배민 앱 내에서 더 많은 선택을 받으려고 경쟁하면서 점점 더 많은 수수료를 내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마진 5% 불과… 배달 중단 가게 속출최근 정부는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를 꾸려 수수료율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 이미 2022년에 배달 수수료를 9.8%로 올린 쿠팡이츠와 올 8월 수수료율 인하 전까지 12.5%의 수수료율을 적용했던 요기요 등이 무료 배달 등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자 배달 앱 업계 1위인 배민도 6.8%였던 수수료를 9.8%로 올리면서 자영업자의 수수료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의체가 8차례 회의에도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배달을 아예 포기하는 자영업자들의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한 외식 프랜차이즈 지점을 운영하는 B 씨는 올해부터 배달 서비스를 중단했다. 지난해 매달 1000만 원 안팎의 배달 매출을 올렸는데 정작 손에 남은 돈은 거의 없던 탓이다. 지난해 10월 그가 운영하는 매장이 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 등 국내 배달 앱 3사를 활용해서 올린 배달 매출은 910만 원. 이 중 광고료로 30만 원을 사용했고 중개 및 결제 수수료로 68만 원이 들었다. 배달 기사에게 지급하는 배달료(177만 원)까지 더하면 임대료와 식자재 등과 무관한 배달 관련 비용으로만 매출의 30%가량이 빠진 셈이다. 이에 따라 이 기간에 B 씨가 배달로 거둔 순수익은 매출의 약 5%인 50만 원에 그쳤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 지점을 운영하는 C 씨 역시 B 씨와 마찬가지로 올해 초부터 배달을 포기했다. 그가 지난해 10월 거둔 배달 매출은 1850만 원이었지만 광고료(50만 원)와 중개·결제 수수료(136만 원), 배달료(360만 원)까지 제하면 순수익은 70만 원에 불과했다. 이 프랜차이즈 대표는 “올해 배민에서 수수료를 더 올린 후 배달을 포기하려고 고민하는 지점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수료 부담 계속 관찰하며 대응해야”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급격히 성장한 배달 앱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거두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커졌다는 시각이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2022년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 매출 3조4115억 원, 영업이익 6998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0%를 넘긴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지면 한시 조직을 꾸려 수수료율 인하를 압박하는 식으로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공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기업 활동에서 적정한 비용(수수료)을 산정하는 일이 불가능에 가까울뿐더러 수수료율을 강제해도 기업은 다른 비용으로 전가할 수 있다”며 “정부가 업종별, 규모별로 점포 단위의 실제 부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모니터링하다가 필요한 시점에 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수료 논란과 관련해 배민 측은 “경쟁사보다 낮았던 수수료율을 뒤늦게 올린 것일 뿐”이라며 “매장별로 상황이 다를 수는 있지만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더 좋은 성과를 거둔다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한국전력이 총사업비 3조 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신재생에너지 사업 최종 후보에 올랐다. 수주에 성공하면 앞으로 25년 동안 사우디 전력조달공사(SPPC)와 전력 판매 계약을 맺고 전기를 공급하게 된다. 28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SPPC가 24일 발표한 제5차 국가재생에너지프로그램(NREP) 태양광 프로젝트 4개 사업 중 3개 사업에서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2000MW(메가와트) 규모 알사다위를 포함해 △알마사(1000MW) △알헤나키야2(400MW) △라비그2(300MW)로 구성돼 있는데, 한전은 알사다위, 알헤나키야2, 라비그2 등 3개 프로젝트의 최종 후보가 됐다. 4개 사업의 총사업비는 80억 리얄(약 3조300억 원) 규모다. 민간 자본이 건설 후 소유하며 직접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BOO(Build-Own-Operate)’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프로젝트의 사업자로 선정되면 SPPC와 25년의 전력 구매 계약을 맺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알사다위 프로젝트의 경우 사우디가 발주한 태양광 발전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다. 최종 후보가 된 3개 사업 중 하나라도 수주에 성공하면 한전은 중동 지역에서 사상 처음으로 태양광 발전 사업을 운영하게 된다. 한전 관계자는 “최종 후보가 된 3개의 사업 여건이 서로 달라서 최종 수주 여부 및 규모는 결과가 나와 봐야 안다”며 “이번 주중에는 최종 결과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국민연금 제도 개혁 없이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순부채(중앙정부 부채국민연금 적립금) 비율이 2070년 180%까지 치솟고, 실질GDP 성장률도 2050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최근 ‘한국의 모수적 연금 개혁 옵션(Parametric Pension Reform Options in Korea)’ 보고서를 발간하고 기대 수명 증가와 출산율 감소에 따른 고령화가 국민연금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급속한 고령화로 연금 지출이 급등해 2041년 국민연금이 적자로 전환되고 2055년에는 자산이 소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 연금제도가 유지될 경우 2070년에는 GDP 대비 국가 순부채 비율이 180%로 급증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2041년부터 시작될 국민연금 적자를 정부가 메우면서 공공부채가 급증하고 1인당 GDP도 급격히 하락한다는 것이다. 실질 GDP 성장률도 2050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다. 연구진은 “일할 수 있는 젊은 인구가 줄면서 소비·투자 감소, 생산성 하락 등의 문제도 연달아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국민연금 개혁 방안으로는 △보험료율(내는 돈) 인상 △수급 개시 연령 연장 △소득대체율(받는 돈) 감소 등이 언급됐다. 보험료율만 개선할 경우 13.8%포인트를 높여야 연금 지출이 안정되고, 수급 개시 연령 연장만으로 2034년 수급 연령을 65세에서 71세로 올려야 한다. IMF는 “모든 개혁 방안을 조금씩 반영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클 것”이라며 “국민연금 개혁에 따른 피로를 줄이기 위해 신중하고 혁신적인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3, 4년 전만 해도 배달 앱과 함께 가게를 키워간다는 생각이 있었죠. 그런데 이제는 나 같은 사람이 배달 앱을 괴물로 만든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를 비롯한 배달 앱이 자영업자들에게 받는 수수료가 너무 높아졌다는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23일 수도권의 매장에서 만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 A 씨는 이렇게 하소연했다. 치킨 배달로는 작지 않은 월 7000만 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매장. 그동안 배민에 의존해 온 A 씨는 수수료 때문에 집으로 가져가는 돈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딱히 대안이 없어 고민이라고 했다.● “매출 30% 늘 때 수수료는 3배로 증가”최근 3년간 4개월씩의 배달 매출과 비용을 살펴본 결과 이 매장은 2022년에 월 평균 2200건 가량의 주문을 배민으로 접수해 5900만 원 가량의 배달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이 매장에서 지불한 중개 및 결제 수수료는 평균 230만 원. 배달 라이더 등이 받아가는 배달료를 제외하고 배민이 받아가는 각종 수수료 지출이 전체 배달 매출의 3.9% 수준이었던 것이다.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평균 2900건, 7600만 원의 배달 매출을 거두면서 수수료 비용이 월 640만 원으로 치솟았다. 2년 사이에 배달 주문과 매출은 30% 가량이 늘었지만 수수료는 2.8배 가까이로 늘어나면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4%까지 커진 것이다.이 2년 동안 이 매장은 개당 8만8000원을 내면서 배달 앱 내에서의 노출도를 높이는 이른바 ‘깃발꽂기’ 광고료를 1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줄였다. 하지만 올해 최고 9.8%로 인상된 중개 수수료 비용은 70만 원에서 450만 원으로 급증했다. A 씨는 “앱으로 주문하는 소비자는 잘 모르겠지만 오픈리스트와 한집배달, 배민1플러스 등 신규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며 “자영업자들이 배민 앱 내에서 더 많은 선택을 받으려고 경쟁하면서 점점 더 많은 수수료를 내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마진율 5% 불과…배달 중단 가게 속출 올 8월 배민의 중개 수수료 인상 이후 논란이 커지면서 정부는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를 꾸려 수수료율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8차례 회의에도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배달을 아예 포기하는 자영업자들의 사례도 늘고 있다.서울 마포구에서 한 외식 프랜차이즈 지점을 운영하는 B 씨는 올해부터 배달 서비스를 중단했다. 지난해 매달 1000만 원 안팎의 배달 매출을 올렸는데 정작 손에 남은 돈은 거의 없던 탓이다. 지난해 10월 그가 운영하는 매장이 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 등 국내 배달 앱 3사를 활용해서 올린 배달 매출은 910만 원. 이 중 광고료로 30만 원을 사용했고 중개 및 결제 수수료로 68만 원이 들었다. 배달 기사에게 지급하는 배달료(177만 원)까지 더하면 임대료와 식자재 등과 무관한 배달 관련 비용으로만 매출의 30% 가량이 빠진 셈이다. 이에 따라 이 기간에 B 씨가 배달로 거둔 순수익은 매출의 약 5%인 50만 원에 그쳤다. 2000만 원의 매장 매출에서 순수익으로 190만 원 정도를 거둔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낮은 이익률이다.서울 강남 지역에서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 지점을 운영하는 C 씨 역시 B 씨와 마찬가지로 올해 초부터 배달을 포기했다. 그가 지난해 10월 거둔 배달 매출은 1850만 원이었지만 광고료(50만 원)와 중개·결제 수수료(136만 원), 배달료(360만 원)까지 제하면 순수익은 70만 원에 불과했다. 역설적이게도 C 씨는 배달을 중단하면서 순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매달 배달 매출에서 발생하던 70만~100만 원 안팎의 순수익은 사라졌지만 음식 조리 직원 1명을 줄이면서 월 300만 원의 인건비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이 프랜차이즈 대표는 “올해 배민에서 수수료를 더 올린 후 배달을 포기하려고 고민하는 지점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수료 부담 계속 관찰하며 대응해야”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급격히 성장한 배달 앱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거두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커졌다는 시각이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2022년 흑자로 전환한데 이어 지난해 매출 3조4115억 원, 영업이익 6998억 원으로 영업 이익률이 20%를 넘긴 바 있다.전문가들은 정부가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지면 한시 조직을 꾸려 수수료율 인하를 압박하는 식으로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공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기업 활동에서 적정한 비용(수수료)을 산정하는 일이 불가능에 가까울 뿐더러 수수료율을 강제해도 기업은 다른 비용으로 전가할 수 있다”며 “정부가 업종별, 규모별로 점포 단위의 실제 부담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모니터링하다가 필요한 시점에 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한편 수수료 논란과 관련해 배민 측은 “경쟁사보다 낮았던 수수료율을 뒤늦게 올린 것일 뿐”이라며 “각 매장별로 상황이 다를 수는 있지만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더 좋은 성과를 거둔다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내년 4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신모 씨(35)는 신혼집으로 서울 강서구 화곡동 A아파트를 매입하려다 포기했다. 2년 전만 해도 9억 원 안팎이던 전용면적 59㎡의 매매가격이 최근 11억 원 후반대까지 상승한 탓이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아파트 가격이 더 뛸 것이란 전망에 무리해서라도 매입에 나서려 했지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하더라도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쓸 수 있는 현금이 5억 원 정도로 우리 나이대에서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닌데 아파트 매입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며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전세를 6억 원에 계약해 다음 달 입주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11년간 20대 이하의 순자산이 30% 늘어나는 동안 65세 이상의 순자산은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아 ‘부동산 공화국’이라 불리는 한국의 특성상 부동산 보유 여부에 따라 자산 증가 속도가 달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영끌로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아파트값이 뛰면서 위 세대와의 자산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아파트 구입에 나서는 20, 30대도 줄고 있다. 이대로라면 ‘부(富)의 사다리’가 흔들리며 세대 간 자산 양극화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다.● 20대 순자산 30% 늘 때 65세 이상 85% 급증24일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만 29세 이하인 가구의 순자산은 2012년 7671만 원에서 지난해 9954만 원으로 11년간 2283만 원(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만 65세 이상 가구주의 순자산이 2억4550만 원에서 4억5540만 원으로 2억990만 원(85%)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부동산 보유 여부가 순자산 증가율을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1평(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012년 1월 1063만9000원에서 2023년 12월 1823만9000원으로 71.4% 뛰었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보유가 쉽지 않은 젊은 세대보다 중장년층이 자산을 늘리기 유리한 구조라는 의미다. 한국 가계의 자산은 지나치게 부동산에 쏠려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총자산은 5억2727만 원. 이 중 부동산 자산이 3억7677만 원으로 71.5%에 달했다. 주요 선진국은 다른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2 주요국 가계금융자산 비교’에 따르면 미국의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의 비중은 28.5%였고 일본(37.0%)과 영국(46.2%) 등도 한국보다 훨씬 낮다.● 아파트값 급등에 영끌마저 포기하는 젊은 세대한국에선 부동산이 부의 사다리를 오르는 주요 수단인 탓에 부동산 상승기에는 무리하게 대출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는 젊은 세대가 흔했다. 실제로 동아일보가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두 달간 서울 아파트값이 1.7% 뛰었던 2020년 7∼8월 2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3.5%로 1년 전 같은 기간(2.8%)보다 0.7%포인트 증가했다. 30대의 매입 비중 역시 34.5%로 전년 동기(29.7%)보다 4.8%포인트 증가했다. 부동산담보 대출에 신용대출, 회사 사내 대출 등을 총동원해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20, 30대가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부동산 시장은 2022년부터 침체기로 돌아섰고 올해 4월부터 다시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상승기에는 젊은 세대가 아파트 매매에 적극 나서고 있지 않다. 두 달간 서울 아파트값이 2.5% 뛴 올해 7∼8월 2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1.9%, 30대 이하 역시 32.1%에 그쳤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천정부지로 솟은 부동산 가격에 청년들이 영끌마저 포기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서울에서 실거래된 아파트 1평당 평균 매매가격은 2020년 3분기(7∼9월) 약 3800만 원 수준에서 올해 3분기 약 5100만 원으로 급등한 상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아파트값이 영끌로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치솟으면서 청년들이 부동산을 통한 자산 증식을 미리 포기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앞으로 세대 간 자산 양극화는 더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최근 20여 년간 20대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이 20∼60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공채가 사라지는 등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지며 저소득·단기 일자리를 전전하는 청년이 많아진 영향이다. 반면 60대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3배로 뛰어 20대 평균 임금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도 늘었지만 청년들은 그 과실에서 소외되다시피 한 셈이다. 이미 저성장이 굳어지는 추세라 이대로라면 지금의 청년층은 일자리 경쟁에서 계속 뒤처지고 ‘부(富)의 사다리’를 올라타지 못하는 ‘잃어버린 세대’가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23일 동아일보가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통해 2001∼2023년 연령별 임금 자료를 전수 분석한 결과 20대 근로자가 받는 평균 임금은 2001년 104만1000원에서 지난해 230만3000원으로 121.2% 올랐다. 본격적으로 사회에 첫발을 딛는 때인 20대 후반(25∼29세)으로 좁히더라도 117만1000원에서 257만6000원으로 올라 임금이 오른 정도(120%)가 비슷했다. 물가 상승률을 걷어내면 20대의 실질임금은 51.5%만 올랐다.20대의 임금 상승률은 주요 경제활동인구인 20∼60대 근로자 가운데 가장 낮다. 임금 상승률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높아졌는데, 특히 60대는 205.5%로 3배 넘게 뛰었다. 그 결과 2001년만 해도 20대보다 26만 원가량 적었던 60대 평균 임금은 오히려 지난해에는 20대보다 7만 원 넘게 많았다.이 같은 현상은 고소득에 안정적인 직장으로 꼽히는 대기업의 취업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2019년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LG그룹과 SK그룹 등이 잇따라 공개 채용 제도를 폐지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신규 채용 연령대를 공개하고 있는 15대 대기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57.5% 수준이었던 20대 신규 채용 비율은 지난해 50.8%까지 낮아졌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들은 소득이 정체돼 있다시피 해 부모 세대보다 더 가난해지고 있다”며 “청년들이 인적자본을 쌓을 시기를 놓치면 일자리 경쟁에서 계속 뒤처지고 평생 소득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20대 임금상승률, 전 연령대서 꼴찌… 월급도 60대에 추월당해[‘富의 사다리’ 잃어버린 청년세대]韓, 대졸 청년비율 70% ‘OECD 1위’… 졸업부터 첫 취업까지 11.5개월좋은 일자리 부족, 취업준비 길어져… 저임금 전전하다 구직 포기하기도“청년들 경기악화에 가장 먼저 타격”올 초 1년간 다닌 중소 광고대행사를 그만둔 이모 씨(28)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두 달째 그냥 쉬고 있다. 공채가 집중되고 있는 시기지만 상반기(1∼6월)에 지원한 회사에서 모두 떨어진 탓에 지금은 한 걸음 물러나 ‘취업을 준비 중’이다. 20대인 이 씨는 이번이 벌써 세 번째 퇴사다. 적은 월급에 근무환경이 열악해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계속해 이직했다. 이 씨는 “직전 회사에서는 최저임금을 조금 웃도는 월급을 받고 일주일 내내 야근을 했다. 심지어는 휴가도 못 쓰게 해 퇴사를 결심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도 그는 “괜찮은 회사 가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다면 참고 다녀 볼걸 후회도 된다”고 했다. 20대 임금 상승률이 20∼60대 중 꼴찌로 나타난 건 이 씨처럼 원하는 직장에 가지 못해 저임금 일자리를 전전하는 젊은층이 많아진 결과다. 길어지는 취업 준비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구직을 아예 포기한 청년들은 정부의 고민거리로까지 떠올랐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 인구가 줄고 있는데 20대가 제때 커리어를 쌓지 못하면 사회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취업시장서 소외된 20대… 60대에 월급 추월당해23일 동아일보가 2001∼2023년 연령별 임금자료를 전수 분석해보니 2023년 20대 근로자가 받는 월 급여는 평균 230만3000원으로, 20∼60대 가운데 가장 적었다. 특히 60대의 경우 2001년에는 평균 77만8000원을 받아 20대(104만1000원)보다 적었는데, 지난해에는 237만7000원으로 20대보다도 7만 원 넘게 더 받았다. 60대 근로자 임금이 20대를 앞지른 건 최저임금이 급등한 2018년, 2019년 이후 지난해가 역대 세 번째다. 2018년과 2019년에는 60대 임금이 각각 4000원, 9000원 더 많아 차이가 크지 않았는데 작년엔 격차가 본격적으로 벌어졌다. 60대는 양질의 일자리에 대거 취업한 반면 20대 고용은 나빠진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2년간 60대의 임금 상승률이 205.5%로 가장 높았고 이어 50대(178.1%), 40대(147.1%), 30대(139.3%), 20대(121.2%) 순이었다. 10대 임금은 이 기간 60만2000원에서 84만7000원으로 40.7% 올랐는데 물가상승률을 빼면 실질임금은 오히려 ―29.1% 뒷걸음질했다. 중소기업 제약회사에서 3년째 일하고 있는 박모 씨(28)는 “4000만 원이 안 되는 지금 연봉으로는 결혼하고 집 사고 아이를 낳는 미래가 도저히 상상이 안 된다”며 “대기업 직장인이 아니면 평범한 삶을 살기도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퇴근 후에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취업 준비 기간만 약 1년 ‘역대 최장’20대가 취업 시장에서 밀려나며 임금에서도 페널티를 받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소득에 근무 환경이 좋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결과로, 이 때문에 청년들이 취업 준비에 보내는 시간은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15∼29세 청년들은 졸업부터 첫 취업까지 역대 가장 긴 11.5개월을 쓰고 있었다. ‘역대 최장 취준생’ 시대가 열린 셈이다. 2018년부터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2년 전 포기한 유모 씨(30)는 대기업과 공기업이라면 직군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신입 공채에 지원서를 쓰고 있다. 최근 1년 반 동안 지원한 곳만 약 110곳인데 취업 준비 6년째인 올해도 여전히 백수다. 유 씨는 “수료 상태인 대학 졸업을 더 미루기 어려워서 대학원에 가기로 했다”며 “중간에라도 취업에 성공하면 대학원은 굳이 졸업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청년들의 취업이 유난히 힘든 건 한국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은 대학을 졸업한 청년 비율(69.7%)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였지만 이 중 16.9%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 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많았다.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을 하지 않는 청년 ‘니트족’ 비중 역시 관련 통계가 있는 OECD 13개국 중 3위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지난해부터 다른 연령대는 모두 취업자가 느는 반면 청년층은 고용이 오히려 가라앉고 있다.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 영향에 더해 청년들이 경기 악화에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정부가 기업들이 쓰는 산업용 전기요금만 인상에 나선 건 한국전력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도 서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서비스업 둔화 및 소매판매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과 소상공인보다는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거두고 있는 대기업의 부담 여력이 많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소비자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황에서 가정용 전기요금을 또다시 동결한 것은 지나친 정치적 결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전의 천문학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소상공인들이 쓰는 전기요금도 내년에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많다.● 대·중견기업 연평균 1억 원 넘게 부담 증가2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전기요금 조정이 본격화된 2022년부터 이날까지 총 7차례에 걸쳐 72.3%나 상승했다. 산업용 전기는 반도체, 철강 등 제조업 중심의 기업에서 주로 사용한다. 산업부는 이번 인상으로 계약전력 300kW 이상의 ‘산업용(을)’ 전기를 주로 사용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경우 전기요금이 한 곳당 연평균 1억1000만 원 안팎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20대 법인이 납부하는 전기요금은 이번 인상으로 1조2000억 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계속된 전기요금 인상이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논평을 내고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서 전기요금이 인상돼 기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대기업에 대한 차등 인상으로 국내 산업계의 경영활동이 더욱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정부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아쉬움을 표한다”고 했다.● 정부 “가정용 인상은 내년 상황 봐야”이번 가격 인상으로 한전의 부채가 충분히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한전은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던 2021년부터 물가 안정 차원에서 원가 이하로 전기를 팔면서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1∼6월)까지 쌓인 누적 적자(연결기준)만 41조 원, 총 부채도 203조 원에 달한다. 고강도 자구노력을 진행 중이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본사 조직 축소 등은 이미 다 이행한 상태”라며 “자산 매각도 진행 중이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이번 인상으로 한전은 연간 4조6000억 원대의 추가 전기 판매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누적 적자 대비 약 11%에 불과한 규모라 재무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은 어렵다. 결국 요금 추가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전에 따르면 24일부터 오른 산업용 전기요금도 아직 판매 단가가 원가에 미치지 못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주택용과 자영업자들이 쓰는 일반용도 팔수록 손해인 ‘역마진’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주택용 전력 사용량이 한국에서 15% 정도 되는데 이 부분의 전기요금을 계속 낮게 유지하면 한전의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이고 전기 절약도 불가능한 구조”라며 “추후 시점을 보다가 주택용과 일반용 전기요금 인상도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내년 전기요금 인상 계획과 관련해 “내년 경제 상황을 봐야 한다”며 “지금 예단해서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산업용 전기요금이 역대 최대인 kWh(킬로와트시)당 평균 16.1원 인상된다. 가정에서 쓰는 주택용과 자영업자들이 사용하는 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됐다. 이번 인상으로 한전은 연간 4조 원대의 추가 수익이 기대되지만 지금까지 쌓인 41조 원의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24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당 평균 16.1원(9.7%) 올린다고 23일 밝혔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주로 쓰는 ‘산업용(을)’ 전기요금은 kWh당 16.9원(10.2%) 인상되고, 중소기업에 들어가는 ‘산업용(갑)’ 전기요금은 kWh당 8.5원(5.2%) 인상된다. 주택용과 일반용 등 다른 전기요금은 일단 올해는 동결하기로 했다. 산업용 전기를 쓰는 곳들은 전체 한전 고객의 1.7% 수준이지만 전력 사용량은 53.2%에 달한다. 이에 따라 한전은 이번 인상만으로도 전체 전기요금을 약 5% 인상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전반적인 경제 상황과 물가가 아직 완전히 안정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상대적으로 부담 여력이 많다고 판단한 수출 대기업이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산업용 중심으로 (전기요금을) 올렸다”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올 들어 9월까지 단속에 적발된 해외 직접구매(직구) 불법 수입 규모가 600억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다음 달 중국 광군제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해외의 대규모 할인 행사가 예정된 만큼 특별 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다. 21일 관세청은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해외 직구 간이과세 제도를 악용한 수입품 608억 원(143건)어치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540억 원)보다 12.6% 늘어난 규모다. 직접 사용할 목적의 150달러(미국은 200달러) 이하 물품은 관세를 면제받고 국내로 들여올 수 있는데,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판매용 물품을 직접 쓸 것처럼 위장해 밀수한 관세사범 적발 규모가 530억 원어치(110건)로 가장 많았다. 불법 식의약품 밀수 등 보건사범이 58억 원(11건),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소위 ‘짝퉁’ 사범이 19억 원(4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관세청은 중국 광군제(11월 초)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말) 등 해외 할인 행사를 앞두고 해외 직구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8일부터 5주 동안 특별 단속에 나선다. 국내외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와 협력해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불법 수입품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불법 수입품을 판매한 사람은 사용 정지 등의 조치도 내릴 예정이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다시 나타나면서 글로벌 자산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스스로를 ‘관세 맨(Tariff man)’으로 칭할 정도로 보호 무역주의를 옹호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자 강달러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트럼프의 영향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도 뛰고 있다. ● 트럼프 트레이드 재점화, 달러-비트코인 ↑ ‘트럼프 트레이드’는 트럼프 후보 당선 시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에 돈이 몰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올 7월 트럼프 후보 피습 사건 이후 지지율이 급등하며 나타난 용어로, 최근 트럼프 후보가 경합지 다수에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며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대표적인 수혜 자산은 달러화다. 트럼프 후보가 높은 관세율과 세금 감면 등 자국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의 지지율 상승과 함께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관세가 높아지면 아시아, 유럽 등은 대미 수출에 불리해지는 만큼 이들 국가의 통화 가치는 떨어지고, 반대로 달러의 상대적 가치는 오른다. 관세 상승으로 미국 내 수입물가가 올라가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강달러에 힘을 싣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연준의 0.5%포인트 금리 인하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달 말 이후 상승 전환했다. 18일 원-달러 환율은 1370원 안팎에 거래돼 지난달 말(1307.8원) 대비 60원 넘게 올랐다.비트코인 등 가상자산도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 자산’으로 꼽힌다. 올 3월 처음으로 1억 원을 돌파했던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초 7000만 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9000만 원 선을 돌파했다. 트럼프 후보는 가상자산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가상자산 친화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 시 대미 수출 악영향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국내 물가 및 한국은행 통화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상품의 가격이 올라 물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후보가 최종 당선될 경우 실물경제에도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단 대미 수출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후보는 중국산에는 60%의 고율 관세를, 나머지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도 10∼20%의 보편관세를 매기겠다는 구상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올 4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에 관세 10%포인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약 152억 달러(약 20조 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대미 수출액(1157억 달러)의 12.7%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 대미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를 새로 쓰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는 399억 달러(약 54조6000억 원) 흑자로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무역수지 흑자(368억 달러)보다도 많았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사전 통지 없이도 장기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좌 거래를 자동으로 중단하도록 하는 등 고객에게 불리하게 돼 있는 은행권 약관들이 시정된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은행과 상호저축은행의 약관 79개가 고객의 권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해 금융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매년 새롭게 제정 및 개정되는 금융거래 약관 심사를 진행하는 공정위는 올해는 1748개의 약관을 심사했다. 공정위는 고객의 권리 또는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지와 관계없이 개별 통지 절차를 생략하는 조항을 대표적인 불공정 약관으로 꼽았다. A은행은 약관에 ‘최근 1년 동안 자동송금 거래가 없는 경우 장기 미사용으로 이 거래는 자동 중단된다’고 명시했는데, 공정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전 통지해 고객이 필요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절차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봤다. 고객이 예측할 수 없는 포괄적·추상적인 사유로 은행 마음대로 서비스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내용도 문제가 됐다. ‘기타 은행에서 정한 사유’와 같이 계약 당시 예측할 수 없던 사유로 은행이 서비스를 임의 제한할 수 있게 한 약관이 대표적이다. 고객이 아무 조처를 하지 않았을 경우 의사가 표명된 것으로 간주하는 ‘의사표시 의제’ 조항 역시 시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가입 고객이 예정일까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변경된 약관을 승인한 것으로 간주한다’ 등과 같은 내용이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평균 가격이 12주 만에 동반 상승한 가운데 이달 말 종료를 앞둔 ‘유류세 인하 조치’가 또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인하 폭은 축소돼 기름값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주중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여부가 결정된다. 정부 안팎에선 유류세 인하 조치 전면 종료는 부담이 큰 만큼 현재의 인하 폭을 축소하며 추가 연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현재 휘발유는 164원(20%) 인하된 656원, 경유는 174원(30%) 내린 407원의 유류세가 부과되고 있는데, 인하 조치를 한 번에 종료하면 기름값이 그만큼 상승해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최근 “큰 틀에서 보면 정상화를 해야 되는데 국민들의 부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국제 유가가 급등했던 2021년 11월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 조치는 11차례 연장되며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휘발유 25%, 경유 37%의 인하율이 적용되다가 올 7~8월 두 달간 휘발유 20%, 경유 30%로 인하 폭이 축소됐다. 만약 휘발유에 대한 인하 폭을 20%에서 15%로 5%포인트 줄인다면 휘발유 값은 L당 약 40원 오르게 된다.전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판매 가격은 12주 만에 동반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1591.6원으로 전주보다 6.1원 상승했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도 1421.5원으로 4.9원 올랐다. 주유소 기름값은 올 7월부터 하락세를 보였지만 중동 지역 분쟁으로 국제 유가가 뛰면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동해안에서 생산한 낮은 원가의 전기를 수도권으로 전송하는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사업. 2019년 12월 공사가 완료됐어야 하지만 송전탑 건설 반대 여론에 공사가 5년 이상 지연됐다. 제7∼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거치면서 내년 6월로 미뤄진 준공 목표 달성도 미지수다. 사업지 주민 90%와 협의를 끝냈는데 올 7월 강원도의 한 시민단체가 ‘주민들의 안전권에 심대한 영향을 줬다’란 이유로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탓이다. 한국전력의 주요 송·변전망 구축사업 중 제때 공사가 완료된 곳은 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 사업이 진행 중인 26개 사업장의 준공 목표 역시 최초 계획 대비 약 3년 늦어진 상태다. 향후 전력 수요 급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제7∼10차 전기본상 주요 송·변전망 구축사업 현황’에 따르면 41개 사업 중 최초 계획대로 준공된 사업은 3곳(7.3%)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송·변전망 공사는 ‘설계-입지 선정-사업시행계획-실시계획-용지 매수-시공-준공’ 단계로 진행된다. 착공부터 준공까지는 2년이면 충분하지만 그 전 단계에서 지방자치단체나 주민 반대로 공사가 기약 없이 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주요 송·변전망 구축사업 중 공사가 완료된 사업장은 총 15곳으로 평균 23개월이 지연됐다. 나머지 26개 사업장의 경우 준공 목표가 최초 계획 대비 평균 35개월 늦춰진 상태다. 착공이 이뤄진 사업장 14곳의 준공 목표는 최초 계획보다 44개월 미뤄졌고 시공 전 준비 단계로 언제 착공할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인 12곳의 준공 목표도 최초 계획보다 이미 26개월 밀렸다. 전력 업계 전문가들은 송·변전망 건설 과정에서 한전이 진행하는 지자체 협의를 중앙정부가 시행하고 인근 주민 보상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전력망 특별법’ 통과를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 의원은 “송·변전망 조기 건설을 지원할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 및 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동해 심해 가스전(대왕고래)’ 개발사업의 해외 투자자 유치를 주관할 투자 유치 자문사로 S&P Global(글로벌)이 선정됐다. 15일 한국석유공사는 동해 심해가스전 투자 자문사로 S&P Global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올 9월 초 투자 자문사 입찰을 개시해 같은 달 말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이후 협상을 진행해왔다. S&P 글로벌은 신용평가, 재무정보 분석 등 금융 서비스와 에너지 부문·모빌리티 데이터에 대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을 분석 및 전망하고 원자재별 가격 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인수합병(M&A) 등 투자 관련 연구 및 관련 자문을 수행하는 데 특화된 곳으로 알려져있다. 정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위해 1000억 원을 들여 올 12월 첫 탐사 시추에 나설 예정이다. 성공 확률은 약 20%로 예상된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겠다는 계획이다. 수천억 원의 비용이 투입될 전망인 만큼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해외 투자 유치가 필수적인 상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향후 자문사와 함께 투자 유치 전략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온라인 패션업체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중국계 플랫폼에 가격으로 맞서기에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제품의 질 향상과 수출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의 국내 주요 유통업체 매출 통계에 따르면 올 8월 온라인 패션·의류 부문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17.8% 감소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감소 폭이자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마이너스 성장이 9개월째 이어졌다. 이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알테쉬)으로 대표되는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국내 시장 공략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애플리케이션(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1∼7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국내 누적 결제액은 2조2938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미 지난해 전체 금액(2조3227억 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한국 사업 확대를 계획 중인 만큼 중국계 플랫폼 바람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는 올 8월 펴낸 보고서에서 “한국 플랫폼들은 중국의 전략을 벤치마킹하되 차별화된 전략을 찾아야 한다”며 “국내 소규모 판매·제조업체의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되는 플랫폼 육성을 위해 민관이 함께 나서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실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공공기관 임원 현황 등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기업 32곳과 준정부기관 58곳 등 총 90개 기관 내 정부 및 여당 출신 기관장과 상임이사 등 임원 140명의 연봉 총액은 125억1932만8000원이었다. 기관장 1년 평균 연봉은 1억5788만2353원이었고, 상임이사 평균 연봉은 1억5964만4560원이었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연봉에 포함되지 않은 성과급과 업무추진비, 법인카드 등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은 액수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산하 에스알(SR)은 지난해 상임감사에게 기본급 9800만 원 외에 성과급 3100만 원과 중대형 차량 및 법인카드로 월 67만5000원의 업무추진비를 지원했다. 비상임감사에게도 연봉 2400만 원과 매년 600만∼700만 원의 회의 참석 수당을 주고 있다. 기획재정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인 한국수출입은행은 2009년 경기 용인시 소재 코리아CC 회원권 1계좌를 22억4800만 원에 매입해 보유 중이다. 은행 측은 해당 회원권이 ‘대외업무’를 위한 용도라 설명하지만 구체적인 사용 내역은 작성하지 않고 있다. 누가,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전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수출입은행의 한 직원은 “사실상 임원 전용 회원권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한국 정부가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 금융 지원을 약속했다는 야당의 주장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적극 반박했다.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대왕고래) 관련해서도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성공 가능성’ 등을 두고 야당과의 공방이 이어졌다.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부 대상 국정감사에 출석한 안 장관은 ‘체코 원전 입찰 시 금융지원 내용이 포함된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았느냐’는 취지의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의 질의에 “LOI는 이런 사업에서 관행적으로 보내는 것”이라며 “지난 정부에서도 원전 관련 사업에 7개의 (비슷한 내용의) 의향서를 보낸 적이 있고 저희 정부에서도 8개를 보냈다”고 답했다.안 장관은 김 의원이 답변 기회를 주지 않고 질의를 종료하자 위원장으로부터 발언권을 얻어 영어로 쓰인 LOI 원문을 읽기도 했다. 그는 ‘이 서신은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 대한 자금 제공의 확약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부분을 읽은 뒤 “LOI는 (오히려) 해당 프로젝트에 금융 지원을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써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김 의원은 유럽연합(EU)이 작성한 체코 원전 내부수익률(IRR) 분석 자료를 근거로 ‘한국이 체코 원전 사업에 참여해 얻는 이익이 적다’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다. IRR이란 투자에 필요한 지출액의 현재 가치가 그 투자로부터 기대되는 현금 수입액의 현재 가치와 동일해지는 수익률을 뜻한다. 해당 자료에는 체코 정부가 두코바니 원전 2기의 IRR을 9~11% 정도로 제안했지만 공사비가 10% 증액되는 ‘현실적인 시나리오’에는 IRR이 7.2%로 떨어질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안 장관은 “완전히 잘못된 얘기”라며 맞섰다. 그는 “EU는 체코 원전 사업자가 전기 사업을 운영할 때 IRR이 낮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이라며 “우리는 체코 원전을 건설하는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을 해주고 나오기 때문에 IRR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한 야당의 비판과 안 장관의 반박도 계속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총사업비로 5년간 5761억 원이 투입되는데 예타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지적하자 안 장관은 “올 12월 예정된 시추는 현재 조광권을 가진 한국석유공사가 진행하는 의무 시추로 예타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앞으로 5년간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을 계획이다. 김성환 의원은 이를 모두 더하면 5000억 원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만큼 예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안 장관의 답변은 도시철도 A~E구간을 건설할 경우 각 구간을 개별 사업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대왕고래 프로젝트 역시 각 시추 구간별로 사업비를 달리 봐야한다는 취지였다.안 장관은 “1차공 시추가 끝나고 나면 조광권을 새로 설정할 계획이고 조광 제도도 바꿔놨다”며 “(1차공 시추 후) 조광권이 새로 설정돼 해외투자가 유치된 뒤 새로운 사업을 하게 되면 투자 상황을 봐서 필요시 기재부와 예타 부분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의 전력 생산을 중단하거나 줄이는 출력 제어 조치가 올 들어 8월까지 제주도를 제외한 내륙에서만 31번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1년 동안 단 두 차례만 이뤄진 출력 제어가 태양광 설비 증가, 송배전망 부족 등으로 15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송배전망 구축과 함께 잉여 전력 활용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기 생산 중단·축소, 1년 전보다 15배 넘게 증가6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한국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전력 제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내륙에서 이뤄진 신재생에너지 출력 제어는 31건으로 집계됐다. 태양광이 19건, 풍력이 12건이었다. 지난해 내륙 신재생에너지 출력 제어는 2건이었고, 2022년에는 0건이었다. 2021년부터 3년 동안 이뤄졌던 내륙 신재생에너지 출력 제어는 5건에 불과했다. 출력 제어는 특정 지역에서 전기가 너무 많이 생산되면서 남는 전기를 처리하지 못해 강제로 전력 발전량을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전력은 공급이 부족해도 정전이 일어나지만 공급이 너무 많아도 송배전망이 이를 수용하지 못해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통상 육지로 전기를 보낼 방법이 마땅치 않은 제주에서 빈번한데, 올해 들어서는 내륙에서도 이런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올 1∼8월 제주의 출력 제어는 83건이었다.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내륙과 제주에서 이뤄진 총 출력 제어는 635건에 달했다. 이에 따른 전력 손실액만 197억5800만 원 규모다. 2021년 13억2500만 원에 그쳤던 손실액은 2022년 72억 원으로 크게 뛰었고, 올해도 8개월 만에 10억 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강제로 전력 생산을 멈추거나 줄이는 일이 빈번한 건 급증한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감당할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2020년 처음으로 20GW(기가와트)를 넘겼고, 3년 만인 지난해 말에는 31.4GW에 달했다. 신재생에너지 전력 생산량은 빠르게 늘었는데 이를 필요한 곳으로 보내거나 남은 전력을 활용할 만한 수단은 충분치 않다. 정부는 현재 국내 전체 발전량에서 10%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38년 32.9%까지 높일 방침이다.● 단기 대안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부상 전력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붐으로 향후 전력 수요와 발전량 모두 급등할 전망인 만큼 생산 전력을 적기 적소에 배분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장기적으로는 전력 공급과 수요를 연결하는 송배전망 확충이 필수적이다. 다만 지역주민 반대와 막대한 구축 비용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단기 해결 방안으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떠오르고 있다. ESS는 남은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점에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전력 저장 창고를 뜻한다. 나 의원은 “송배전망 확충을 위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통과에 여야가 중지를 모아야 한다”며 “정부도 ESS 보급 확대 등 당장 적용 가능한 대안을 탐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ESS 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ESS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송전선로 건설 지연 문제를 해소하는 등 전력 계통 안정화 및 탄소중립에 기여할 핵심 도구라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ESS에 저장했다가 전력 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돼 관련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하지만 이 같은 기대감은 좀처럼 충족되지 않고 있다. ESS 신규 설치 규모는 2018년 3836MWh(메가와트시)를 정점으로 매년 축소돼 2022년 252MWh에 그쳤다. 2020년 이후 화재가 잇따르고 지원 제도마저 종료된 탓이다. ESS 저장 전력 직접 판매 제도 역시 현재까지 등록 사업자가 5명에 그친다. 산업부 관계자는 “ESS 설치 비용 자체가 비싼데 저장 전력 직접 판매의 수익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며 “이런 애로들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지원 방안이 필요한지 업계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듣고 ‘보텀업(상향식)’ 방식으로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주택 자산 기준 상위 1%에 해당하는 가구는 평균 4.7채의 주택을 보유 중이고 자산 규모도 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였던 2022년 기준 집계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최근에는 상위 1%의 자산 규모가 더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통계청에서 받은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2022년 유주택 가구 중 자산 가액(공시가격) 기준 상위 1%에 해당하는 가구의 주택 자산은 평균 29억45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유주택 가구 자산(평균 3억1500만 원)의 9.3배에 달하는 규모다. 상위 1%의 주택 자산은 2021년(34억5000만 원)보다 14.6% 감소했다. 2017년(21억3000만 원) 이후 2021년까지 꾸준히 늘던 수치가 2022년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탓에 하락 전환된 것이다. 다만 올해 들어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다시 뛰고 있는 만큼 현재 기준 상위 1%의 평균 주택 자산 가액은 2022년보다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