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김현수 부장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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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s@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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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P 디지털 전환 이끈 라이언CEO 사임…“美 분열 해법 모색할 예정”

    2014년 아마존이 인수한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CEO)로 디지털 전환을 이끈 프레드 라이언(68·사진)이 9년 만에 물러난다.WP는 12일(현지 시간) 기사를 통해 라이언 CEO가 8월에 물러나고 임시 CEO로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초대 CEO를 지낸 패티 스톤시퍼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최근 시청률 하락과 노선 논란으로 CNN방송 CEO가 사퇴하고 뉴미디어 매체가 잇달아 문을 닫는 등 미 미디어산업에 부는 변화의 바람 속에 WP도 세대교체를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라이언 CEO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단이 신설한 ‘공공 시민성 센터’를 이끌기 위해 떠난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정치에서 예의와 존중이 쇠퇴하고 있다. 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느껴 왔다”고 말했다. 레이건 대통령 재단도 “공공 시민성 센터가 미국의 깊은 분열과 불화를 다룰 건설적인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20대 중반부터 레이건 대통령 백악관(1981~1989년)에서 일한 그는 이후 1995년까지 퇴임한 레이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았다. 2007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창업 멤버가 됐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낙점해 WP에 온 뒤 3만5000명에 불과하던 온라인 구독자를 현재 약 250만 명으로 늘렸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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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백악관 “中대사 ‘베팅발언’은 韓에 대한 압박전술” 비판

    한국에 대한 내정간섭 논란을 일으킨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이른바 ‘베팅’ 발언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주권국가에 대한 압박전술”이라며 제3국간 외교적 논란에 대해 이례적으로 공개 비판에 나섰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합의한 ‘워싱턴 선언’ 등 대북 대응을 포함한 주요 현안에 한미가 협력을 강화하는데 대해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는 중국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고위급 소통 재개를 추진하면서도 동맹 규합을 통해 중국에 대한 군사적 견제를 본격화하고 첨단 기술 제재 등 디리스킹(탈위험)에 속도를 내면서 조급해진 중국이 동맹균열을 위한 전랑(戰狼)외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中, 한국 얕잡아보는 외교”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싱 대사의 발언에 대해 “명백히 압박 전술(pressure tactic)의 일종으로 보인다”며 “한국은 중요하거나 적절하다고 여기는 외교정책 결정과 관련해 스스로 결정을 내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주권국가이자 독립 국가이며 (인도태평양) 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미국의) 훌륭한 동맹이자, 좋은 친구”라고 강조했다.중국 외교부가 “현재 한중 관계는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며 싱 대사의 발언을 두둔하고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맞불 초치한 가운데 미국이 싱 대사의 발언을 ‘압박 전술’로 규정하며 사실상 내정 간섭이라고 지적한 것이다.미국은 2016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초기 거리를 두다 2017년에야 “부적절하고 유감스럽다”며 중국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당시 이를 두고 미국 내에서도 ‘동맹국에 대한 보복을 방관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이번 싱 대사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분명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 중국이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 정책에 동참하는 미국 동맹국들을 겨냥해 위협 수위를 높이자 발 빠른 대응으로 동맹 간 균열을 막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NSC 선임보좌관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공동 주최 포럼에서 최근 논란에 대한 본보 기자의 질문에 “중국은 최근에 일본에서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중국 측의 강경 발언은) 요즘 중국이 새롭게 밀고 있는 말(line)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중국의 강압적 전술에 동조하기보다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같은 편) ‘숫자’를 늘려야 한다”며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나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 수미 테리 아시아프로그램 국장도 “한국은 이미 과거에 비슷한 경험(사드 보복)을 당했고, 헤쳐나간 경험이 있다”며 “압박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한국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NSC 선임보좌관은 미국의소리(VOA)에 “중국이 공개적으로 한국을 얕잡아보는 외교 기조를 펴고 있다”며 “중국은 장기적으로 한국이 중국의 역내 안보 이익에 순응하길 원한다”고 지적했다.● 美와 극단 시나리오 대비나선 中미국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인도태평양 내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가속화하고 반도체 등 중국의 첨단 산업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면서 중국이 절박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주필리핀 중국대사는 4월 “대만 거주 필리핀 노동자 15만 명을 생각하면 대만 독립을 명백히 반대하는 게 좋다”고 했고, 같은 달 주일본 중국대사는 일본의 대만 문제 개입에 대해 “일본 국민들이 불구덩이 속으로 끌려들어 가게 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3일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의 유럽 방문에 대해 “유럽 정치인들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얻는 이득과 손실을 거듭 생각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자기 발에 총을 쏘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는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악의 경우와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에 대비할 것”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격화함에 따라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암시하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 주석이 최근 측근인 허리펑(何立峰) 부총리와 류허(劉鶴) 전 부총리 등에게 서방과의 갈등으로 제재가 강화될 경우에 대비한 경제운용 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라이언 하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WSJ에 “시 주석이 중국이 극단적 상황에 견딜 수 있도록 절박감을 고조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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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로스 후계자 낙점된 삼남 “트럼프 재선 막겠다”

    세계 헤지펀드의 대부이자 미국 민주당의 최대 기부자인 조지 소로스(93)가 그동안 일군 250억 달러(약 32조 원) 규모의 ‘투자 제국’을 37세 삼남 알렉산더 소로스에게 물려준다. 알렉산더는 “아버지보다 내가 더 정치적”이라며 민주당 지원 의사를 내비쳐 내년 미 대선에서 치열한 선거자금 경쟁이 벌어질 것을 예고했다. 알렉산더가 소로스가(家)의 자산을 관리하는 비영리재단 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의 회장이 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하지만 이 사실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1일(현지 시간) 보도로 세상에 공개됐다. 소로스가 1993년 세운 자선단체인 OSF는 가족 기업인 소로스파운데이션이 보유한 180억 달러(약 23조2500억 원)를 2017년에 이전받는 등 ‘소로스 제국’의 정점에 있다. 세간의 관심은 소로스가 후계자를 지목할지에 쏠렸지만 사실상 후계 수업을 받던 차남 조너선(52)이 2011년 소로스와의 갈등 끝에 결별한 뒤 알렉산더가 후계자로 낙점된 것이다. 소로스는 2004년 “조지 W 부시(당시 대통령)의 재선을 막는 게 내 삶의 초점”이라며 선거자금 기부를 통해 미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알렉산더는 아버지 소로스가 선거자금을 기부하기 위해 조직한 ‘소로스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도 이끌고 있다. 소로스는 약 1억2500만 달러(약 1614억 원)를 슈퍼팩에 배정한 상태다.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알렉산더는 WSJ 인터뷰에서 “나는 아버지보다 더 정치적”이라며 “성평등, 낙태권 등 아버지의 진보적 가치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을 하게 될까 봐 우려가 크다. 정치에서 돈을 빼고 싶지만 상대방이 정치에 관여하는 한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며 반(反)트럼프 전선에 대대적으로 기부할 것을 예고했다. 자칭 ‘중도 좌파’라는 알렉산더는 OSF 활동과 관련해 조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정계 인사들을 접촉해 왔다. 그는 민주당이 지지세력을 좀 더 확장해야 한다며 “누군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해서 그들이 길을 잃었거나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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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시, 배달 라이더 ‘시간당 20달러’ 최저임금 첫 적용

    팬데믹 이후 뉴욕시 음식 배달이 급증해 배달원 처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뉴욕시가 11일(현지시간) 배달 근로자들에 대해 시간당 20달러(2만6000원) 최저임금 적용 정책을 발표했다. 고객 팁에 의존해 불안정한 수익을 유지해 온 배달 근로자의 복지를 높이기 위한 정책이지만 우버이츠와 도어대시는 “오히려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뉴욕시에 따르면 맨해튼에서만 음식 배달원 규모는 약 6만 명으로 이들은 팁을 받기전 기준으로 시간당 평균 약 7.09달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새로운 최저임금 정책에 따라 시간당 최소 19.96달러를 벌 수 있게 된다. 오는 7월 12일부터 시간당 17.96달러로 인상되고, 2025년 4월에는 시간당 20달러로 더 오르며 매년 물가상승률에 따라 조정된다고 뉴욕시는 밝혔다. 미 연방정부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 뉴욕주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14.20달러로 뉴욕시는 배달 근로자 최저임금을 뉴욕주 기준보다 높이기로 한 것이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도시 전체가 셧다운됨에 따라 뉴욕시시 배달 앱 사용이 급증해 왔다. 하지만 이들의 임금은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하는 등 처우우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배달원들이 점점 고객 팁에 의존하다보니 고객과 배달 근로자 간 갈등도 높아지는 상태였다. 에릭 아담스 뉴욕 시장은 성명을 통해 “시간당 거의 13달러 씩 인상된 이 새로운 최저임금은 배달 근로자와 그 가족이 생계를 유지하고 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하며 뉴욕시의 전설적인 레스토랑 산업이 번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배달 앱 도어대시는 배달 노동자의 최저 임금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산업이 준수하는 기준을 넘어선다며 뉴욕시의 “극단적 정책”에 반발하기 위해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우버 이츠도 “높은 최저임금이 오히려 일자리를 없애고, 고객들이 팁팁을 덜 내게 되고, 배달원들은 더욱 많은 주문을 받게 될 것”이라며 처우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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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지 소로스의 ‘32조 원 투자제국’, 37세 셋째 아들 손으로

    세계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93)가 자신이 쌓은 250억 달러(32조 원) 규모의 ‘투자 제국’을 37세 셋째 아들 알렉산더 소로스에게 물려준다. 알렉산더는 미 민주당 최대 기부자인 “아버지보다 내가 더 정치적”이라며 내년 미 대선의 ‘선거자금전’ 돌풍을 예고했다. 알렉산더가 소로스가(家) 자산을 지배하고 있는 비영리재단 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의 회장이 된 것은 지난해 12월이지만 이 사실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로 세상에 공개됐다. OSF 회장이던 아버지 소로스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미 월가의 신화적 존재 소로스가 생전에 후계자를 지목할지, 둘째 아들 조나단 소로스(52)가 후계자가 될지 등 세간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외부 노출이 적었던 30대 아들이 낙점된 것이다. ●억만장자 2세 “나는 더 정치적” OSF는 소로스가 1993년 세운 자선단체로 2017년 가족기업인 소로스파운데이션이 보유한 180억 달러(23조2500억 원)를 이전하는 등 소로스 제국의 정점에 있는 재단이다. 소로스의 헤지펀드사이자 가족 기업인 소로스파운데이션이 OSF의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형태다. 소로스는 2004년 “부시는 세계에 위험”, “부시 재선 막기가 내 삶의 초점”이라며 미 정계에 선거자금 기부로 적극적 역할을 해왔다. 알렉산더는 아버지 소로스가 선거자금을 기부하기 위해 조직한 소로스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도 이끌고 있다. 소로스는 약 1억2500만 달러(1614억 원)가 슈퍼팩에 배정한 상태다. UC 버클리대에서 역사학 박사를 취득한 알렉산더는 WSJ 단독 인터뷰에서 “나는 더욱 정치적”이라며 성평등, 낙태권 등 아버지의 진보적 가치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에 우려가 크다며 그는 “정치에서 돈을 빼고 싶지만, 상대방이 정치에 관여하는 한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며 반(反) 트럼프 전선에 대대적 기부할 것을 예고했다. 아버지 소로스는 WSJ에 “우리는 생각하는 것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자칭 ‘중도 좌파’라는 그는 OSF 활동와 관련해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정계 인사들을 만나왔다. 그는 “(좌파의 생각과 달리) 대학 캠퍼스 등에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됐다고 생각한다”며 “어릴 때부터 자기 전 빌 마허의 쇼를 보고 자랐다”고 말했다. 빌 마허는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제1조 옹호자다. 또 그는 민주당에 당의 지지세력을 확장해야한다고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WSJ 인터뷰에서 “우리 쪽은 더 애국적이고 포용적인 모습을 보여야한다. 누군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해서 그들이 길을 잃었거나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의미는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형 제친 ‘아무도 몰랐던 후계’ 유대계 헝가리 이민자인 조지 소로스는 1969년 또 다른 전설적 투자자인 짐 로저스와 ‘더 컨텀 펀드’를 설립해 10년 동안 수익률 4200%를 내는 등 미 월가의 신화적 존재로 통한다. 로저스, 동갑인 워런 버핏과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힌다. WSJ에 따르면 알렉산더는 언론에 존재감이 없었고, 오히려 둘째 아들 조나단이 후계자로 유력하게 지목돼 왔다. 조지 소로스는 총 세번의 결혼 중 첫번 째 부인에게서 2남 1녀, 두 번째 부인에게서 2남 등 자녀 5명을 뒀다. 이중 차남 조나단은 일찍부터 펀드 매니저로서 아버지의 사업을 도와 왔다. 하지만 아버지 소로스는 동물적 감각으로 ‘충동적’ 이라면 조나단은 분석적이고 사색적이라 충돌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내부 인사에서 두 사람의 의견이 부딪혔을 때, 아버지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다고 생각했고, 아들은 기업내 자신의 권위가 훼손됐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조나단은 2011년 “가족의 평화를 위해” 소로스의 투자 사업에서 손을 뗐다. 그는 WSJ에 “아버지가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늘 알고 있었다”며 “트레이더로서 아버지가 가장 잘하는 것이 마음을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알렉스로 불리는 알렉산더는 2004년 아버지의 이혼 이후 오히려 더욱 가까워졌다고 한다. 그의 역사학 박사 논문주제는 ‘유대인 디오니소스: 니체와 문학의 정치학’으로, 조지 소로스는 매우 흡족해 했다. 2015년 소로스 재단으로 자리를 옮긴 알렉산더는 라틴아메리카 지역 활동 기금을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조지 소로스는 그의 후계에 대해 “알렉산더가 얻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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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美경제에 反하는 베팅 말라” 中겨냥 재차 경고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할 것이라는 베팅은 잘못”이라며 일방적으로 한국의 외교 정책을 비판해 외교부로부터 초치당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이 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미국 경제에 반(反)하는 베팅은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초 국정 연설, 지난해 11월 미시간주 SK실트론 공장 방문, 2013년 한국 방문 등 공식 행사에서 종종 “미국에 반하는 베팅을 말라”고 언급했다.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 싱 대사가 일부러 바이든 대통령의 단골 멘트를 언급하며 한국 비판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경제의 회복은 어느 주요 경제국보다 강력했다”고 미 경제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미국 내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만든 인프라법, 반도체지원법 등을 언급하며 “21세기 경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고 중국을 은근히 겨냥했다. 또 일자리 1300만 개 창출 등 집권 후 2년간 자신이 거둔 경제 성과를 거듭 거론하며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이나 미 경제에 반해서 베팅하는 것이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나의 믿음을 재확인시킨다”고 끝을 맺었다. 이 기고문은 한국 시간 8일 저녁인 싱 대사의 발언 공개 시점 직후 공개됐지만 중국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다. 싱 대사의 발언을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재선을 위한 국내 정치용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각국 정상을 만날 때마다 미국에 반해 베팅하지 말라고 했다”고 언급했음을 고려하면 미중 갈등 와중에 세계 주요국을 향해 반드시 미국의 편에 서라고 거듭 강조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마친 후 ‘대서양 선언’을 발표하며 첨단 기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영국 등 동맹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그는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를 거론하며 “일대일로는 ‘부채와 몰수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탄로 났다. 반면 주요 7개국(G7)의 ‘더 나은 세계 재건’ 사업은 개발도상국의 성장을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대일로에 참여한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이 천문학적인 대(對)중국 부채로 신음하자 서방은 일대일로가 개도국을 사실상 중국의 경제식민지로 전락시킨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또한 이날 유엔, 세계무역기구(WTO) 등 주요 국제기구에서 중국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박탈하고 해당 기구에서 중국의 재정 기여를 늘려야 한다는 취지의 법안을 통과시켰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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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역대 대통령 중 첫 연방법 위반 기소…NYT “기밀 문서 유출 혐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문서 유출과 관련해 기소됐다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미 전현직 역대 대통령 중 연방법 위반으로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패한 바이든 행정부가 내나를 기소됐다고 내 변호사들에게 알렸다”며 플로리다 마라라고 자택 문서 유출 사건가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으로 부터 소환장을 받았다고 덧붙이며 “오늘은 미국에게 정말 어두운 날”이라고 밝혔다. 마이애미 법원에 예정된 출석일은 13일 오후 3시라고 직접 밝혔다. 미 법무부나 트럼프 측 변호인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여부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밝히 지 않은 상태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할 때 가져간 기밀문서를 처리하는 과정과 이를 되찾으려는 정부의 노력을 방해했는지에 대한 오랜 조사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이애미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이 기소는 미국 역사상 전직 대통령이 연방 기소를 당한 최초의 사례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맨해튼 지검에 의해 역사상 첫 형사 기소된 대통령에 이름을 올렸다. NYT는 관계자를 인용해 트러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는 총 7개로 방해 음모, 고의적 인 문서 보관 및 허위 진술 등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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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황빛 산불 연기에 갇힌 뉴욕… “하늘 무섭다” 아이들 울음

    7일(현지 시간) 오후 2시, 오렌지색 매캐한 연기가 하늘을 덮은 미국 뉴욕시 퀸스의 한 초등학교 내부는 아수라장이었다. 건강을 염려해 일찍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들, 야외 활동이 취소돼 뛰어다니거나 어지럽다고 징징대는 아이들이 복도에 한데 몰렸다. 한쪽에선 1학년 꼬마들이 “하늘 색이 이상해 무섭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교사들은 “방과 후 활동이 취소됐으니 집에 갈 차례를 기다리자”며 아이들을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뺐다. 캐나다 남동부에서 사흘째 이어진 산불로 인한 연기가 북서풍을 타고 국경을 넘어 뉴욕을 비롯한 미 동북부 하늘을 덮었다. 이날 뉴욕 공기질은 세계 주요 도시 중 최악으로 나타났다. 공기 오염으로 악명 높은 인도 뉴델리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보다도 나빴다. 오전까지만 해도 하늘이 뿌연 정도라 센트럴파크에서 축구를 하거나 피크닉을 즐기는 이들이 적지 않았지만 오후 1시 이후 연기가 짙어지더니 세상이 온통 주황빛으로 변했다.● 항공기 결항, 휴교령…동물들도 우리로오후 4시가 되자 뉴욕시 공기질지수(AQI)는 413까지 치솟아 1999년 뉴욕시 측정 이래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6단계인 AQI는 300이 넘으면 ‘위험(Harzadous)’으로 천식이나 심혈관 질환 환자 및 임산부, 노인에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평소 AQI 50 미만 공기를 누리던 뉴욕 시민들은 대기를 메운 연기에 “화성에 있는 것 같다”며 아연실색했다. 록펠러센터 주변에서 오렌지빛 하늘이 신기하다며 사진을 찍던 관광객들은 눈, 코, 목이 따끔하고 두통이 심하다며 귀가를 재촉했다. 관광객 클로이 씨(32)는 “센트럴파크를 산책하려고 했지만 하늘을 보고 너무 놀랐다. 호텔로 돌아가려 한다”며 “이처럼 무서운 광경은 난생처음”이라고 말했다. 뉴욕주 공립학교는 일제히 야외 활동을 전면 취소했다. 8, 9일은 예정된 휴교일로 교사만 출근하지만 뉴욕 교육청은 교직원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뉴욕시 북부 용커스, 뉴저지 엘리자베스를 비롯한 주변 지역에도 일제히 휴교령이 내려졌다. 가시거리는 멀지 않은 건물도 흐릿하게 보일 정도로 짧아졌다. 이에 뉴욕시 라과디아 공항에 9·11테러 때 발령됐던 ‘일시 지상 정지’ 조치가 내려지는 등 미 동북부 일대 공항은 지연과 결항으로 혼란이 빚어졌다.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메츠 경기뿐 아니라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 센트럴파크 야외 공연 ‘햄릿’ 등도 줄줄이 취소됐다. 뉴저지주는 오후 3시 주정부 공무원들을 귀가시켰고, 뉴욕시 브롱크스 동물원 동물들도 오후 3시 ‘조기 퇴근’해 우리로 돌아갔다.● 다시 귀해진 마스크…“환경의 역습”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전례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마스크를 쓰거나 실내에 있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시내 한 편의점에 가보니 어린이용 얇은 마스크나 천 마스크만 남았을 뿐 N95(KF-94와 동일) 방역용 마스크는 동이 났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8일부터 주 내 주요 시설에 N95 마스크 100만 개를 비치하고 이 중 40만 개는 뉴욕시 지하철에 두겠다”고 밝혔다. 강한 북서풍의 영향으로 이날 뉴욕뿐 아니라 워싱턴, 필라델피아를 비롯한 미 동북부 도시에서부터 남쪽 노스캐롤라이나주까지 하루 종일 뿌연 연기에 시달렸다. 미 환경보호청은 전체 51개 주 가운데 18개 주 약 1억 명이 공기질 경보 영향권에 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캐나다 남동부 414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전화해 “파괴적이고 전례 없는 산불”이라며 진화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소방관 600명을 비롯해 사용 가능한 소방 자산을 캐나다로 보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서부에서는 매년 이런 상황을 경험하지만 상황이 확실히 악화되고 있다”며 “기후위기가 삶과 지역사회를 흔드는 방식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심상치 않은 사례”라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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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건희 컬렉션’ 11월 뉴욕 나들이

    ‘이건희 컬렉션’을 포함한 국립현대미술관과 리움미술관 소장 회화 등 한국 근현대 미술 작품 30여 점이 세계 4대 미술관인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메트) 미술관에 11월부터 전시된다. 한국 근현대 회화전이 뉴욕 메트 미술관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현지 시간) 뉴욕 메트 미술관은 11월 7일부터 내년 10월 30일까지 ‘리니지스: 코리안 아트 앳 더 메트(Lineages: Korean Art at The Met)’ 전시를 연다고 밝혔다. 메트 미술관 내 한국관 개관 25주년 기념을 겸하는 이번 전시에는 백남순 화백의 ‘낙원’이 포함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낙원은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수집품인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 근대 미술작품이다. 또 국립현대미술관과 리움미술관이 소장한 서세옥, 김환기, 이우환, 이승택 화백의 작품도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메트 미술관은 전 세계 5000년 예술사가 담긴 작품 수만 점을 소장해 세계 4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이번 한국전을 기획한 엘리노어 현 메트 미술관 큐레이터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광복 이후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는 한국과 미국, 프랑스를 오가며 새로운 정체성을 고민한 흔적을 찾을 수 있다”며 전시회 타이틀을 ‘리니지(혈통)’로 지은 이유를 설명했다. 일제 침략과 전쟁, 신문물 등 격동의 시기에 새로운 전통을 만들고 이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근현대 미술을 포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미술관 측은 ‘선, 사람, 장소, 물건’ 등 4가지 주제로 이번 전시를 구성할 계획이다. 메트 미술관 한국관은 1998년 한국교류재단의 후원과 삼성문화재단의 운영자금 지원으로 개관했다. 압도적인 규모의 중국관이나 소장품이 많은 일본관에 비해 규모가 작고, 고미술 중심 전시를 해 다채로운 전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현 큐레이터는 “다양한 한국 미술의 면모를 뉴욕 관람객에게 선보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미술은 K팝이나 K클래식에 비해 존재감이 덜했지만 최근 미국 미술계에서 관련 전시가 늘어나는 추세다. 뉴욕을 대표하는 또 다른 미술관인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은 9월 1일∼내년 1월 7일 ‘1960∼1970년대 한국 실험미술전’을 열 예정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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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건희 컬렉션’ 뉴욕 메트로폴리탄으로…11월 한국 근현대 회화전 열린다

    ‘이건희 컬렉션’을 포함한 국립현대미술관과 리움미술관 소장 회화 등 한국 근현대작품 30여 점이 세계 4대 미술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메트) 미술관에 올해 11월 전시된다. 한국 근현대 회화전이 뉴욕 메트 미술관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현지 시간) 뉴욕 메트 미술관은 11월 7일부터 내년 10월 30일까지 ‘리니지스: 코리안 아트 앳 더 메트(Lineages: Korean Art at The Met)’ 전시를 연다고 밝혔다. 메트 미술관 내 한국관 개관 25주년 기념을 겸하는 이번 전시에는 백남순 화백의 ‘낙원’이 포함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낙원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수집품인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 근대 미술작품이다. 또 국립현대미술관과 리움미술관이 소장한 서세옥, 김환기, 이우환, 이승택 화백의 작품도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메트 미술관은 전 세계 5000년 예술사가 담긴 작품 수만 점을 소장해 세계 4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이번 한국전을 기획한 엘리노어 현 메트 미술관 큐레이터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해방 이후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는 한국과 미국, 프랑스를 오가며 새로운 정체성을 고민한 흔적을 찾을 수 있다”며 전시회 타이틀을 ‘리니지(혈통)’로 지은 이유를 설명했다. 일제 침략과 전쟁, 신문물 등 격동의 시기 속에 새로운 전통을 만들고 이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근현대 미술을 포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미술관 측은 ‘선, 사람, 장소, 물건’ 등 4가지 주제로 이번 전시를 구성할 계획이다. 메트 미술관 한국관은 1998년 한국교류재단의 후원과 삼성문화재단의 운영자금 지원으로 개관했다. 압도적인 규모의 중국관이나 소장품이 많은 일본관에 비해 규모가 작고, 고미술 중심 전시를 해 다채로운 전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현 큐레이터는 “다양한 한국 미술의 면모를 뉴욕 관람객에게 선보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미술은 K팝이나 K클래식에 비해 존재감이 덜했지만 최근 미국 미술계에서 관련 전시가 늘어나는 추세다. 뉴욕을 대표하는 또 다른 미술관인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은 9월 1일~내년 1월 7일까지 ‘1960~1970년대 한국 실험미술전’을 열 예정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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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화성 온듯 무섭다” 오렌지색 뉴욕…아이들 울고 마스크 동나

    7일(현지시간) 오후 2시 뉴욕시의 한 초등학교는 하늘을 뒤덮은 오렌지 연기에 아수라장이 됐다. 건강을 염려해 일찍 조퇴시키려는 부모들,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아이들, 하늘 색깔이 무섭다며 우는 저학년 어린이들로 교사들도 질서 유지가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메가폰을 들고 “야외 활동과 애프터스쿨 활동 모두 취소됐으니 차례로 집에 갈 순번을 기다려야 한다”며 아이들을 진정시켰다. 결국 뉴욕 교육청은 모든 야외 활동을 전면 취소했다. 이날 캐나다 산불 여파가 미국 18개 주를 덮친 가운데 캐나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뉴욕주는 최악의 대기오염 지수를 기록하며 하늘이 온통 오렌지 색으로 변했다. 록펠러센터 등 뉴욕 관광지에서 사진을 찍던 사람들은 오후가 깊어질 수록 오렌지 연기가 더욱 짙어지자 어지러움이나 눈이나 코가 따끔하다며 서둘러 귀가하기 시작했다. 관광객 클로이 씨(32)는 “센트럴파크를 구경가려다 그냥 호텔로 들어가려 한다”며 “화성처럼 무서운 광경은 난생 처음”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공기청정기 업체이자 대기질을 추적하는 아이큐에어(IQAir)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현재 뉴욕시의 공기질지수(AQI)는 266으로 세계 최악을 기록했다. 오후 한때 340을 넘어 ‘위험(Harzadous)’ 수준까지 갔었다. 뉴욕의 뒤를 이어 파키스탄 라호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인도 델리가 뒤를 잇고 있다. 같은시간 서울은 공기질지수가 33, 오염도 순위 76위로 양호했다. 시야가 잘 안보일 정도로 짙은 오렌지 대기에 미 항공당국은 뉴욕시 라구아디아 공항을 일시 지상 정지 조치를 내렸다. 오후 늦게 해제됐지만 짙은 연기로 항공이 지연되고 결항되는 등 혼란을 빚었다. 이날 오후 양키스 스태디움에서 예정된 야구 경기가 취소되는 등 스포츠 경기들도 줄줄이 취소됐다. 구글 등 주요 기업들은 임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했다. 에릭 아담스 뉴욕 시장은 “마스크를 쓰거나 실내에 있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너도나도 마스크를 구매하려고 몰리면서 N95 마스크는 금새 동이 났다. 기자가 찾았던 CVS 매장에는 어린이용 얇은 마스크나 천 마스크만 남았을 뿐, 방역용 마스크는 모두 팔린 뒤였다. 이에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내일 주내 주요 시설에 마스크 N95이상 100만개를 배치하겠다”며 “뉴욕시 지하철에는 총 40만 개를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뿐 아니라 워싱턴DC 필라델피아 등 동부 도시를 비롯해 미국 18개 주 7500만 명이 캐나다 산불 영향권에 들었다. 바람이 남동쪽으로 불어 8일부터는 버지니아주나 매릴랜드 주까지 뉴욕과 같은 오렌지 포그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보도했다. 문제는 캐나다 산불이 지속중이라 언제 광범위한 미 연기 사태가 잦아들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캐나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414곳에서 일어난 산불 중 240여 개가 ‘통제불능’ 상태다. 현재 380만 에이커가 불탔고, 2만 명 이상이 대피 중이다. CBS 방송은 이번주 내내 미국 산불 연기 사태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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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ECD, 올 韓성장률 1.6 →1.5% 4연속 하향… 세계 전망은 상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해 1.5%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6월 이후 4연속 하향 조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해 1월 이후 4연속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OECD는 세계 경제성장률에 대해선 “개선 흐름이 여전히 취약하다”면서도 기존 전망보다 0.1%포인트 올린 2.7%로 내다봤다.● OECD·IMF 지난해 이후 4연속 성장 전망 낮춰 7일(현지 시간) OECD는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경제전망’을 내놨다. OECD는 매년 6월과 11∼12월에 OECD 회원국, 3월과 9월에 주요 20개국(G20)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다. OECD는 한국 전망치를 3월 전망(1.6%) 때보다 0.1%포인트 낮추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둔화되고 2022년 말 중국발 수요 부진으로 수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민간 소비가 회복되는 추세지만 고금리가 계속되는 상황도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주택시장이 부진하고 민간 투자가 다소 주춤하다는 것이다. OECD가 올해 성장률 전망을 낮춘 것은 G20 중 한국을 포함해 5개국에 불과하다. 내년 한국 경제에 대해서도 3월 전망(2.3%)보다 0.2%포인트 낮춘 2.1%로 예측했다. 다른 국내외 기관들도 최근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낮췄다. 지난해 5, 8, 11월과 올해 2월에 이어 5번째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전망치를 1.5%로 하향 조정했다. OECD는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 대응해 재정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정책 권고도 내놨다. OECD는 “재정준칙과 연금개혁 등은 누적된 재정 부담을 완화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올해 말까지 연장된 유류세 인하 조치에 대해서는 “취약계층을 더 직접 겨냥하는 지원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내년 신흥국 부채위기 우려 OECD는 세계 경제에 대해선 올해 성장이 둔화된 뒤 내년에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인 2.9%를 유지했다. 최근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소비심리가 반등하면서 완만히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물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내놨다. 세계은행은 6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1월 전망치인 1.7%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2.1%로 예상했다. 내년 세계 경제 전망치는 기존 2.7%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 전망치를 따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한국이 포함된 선진국 그룹은 지난해 2.6% 성장에서 올해 0.7%로 둔화되고 내년에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누적된 금리 상승이 신흥국 부채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경고가 OECD와 세계은행 모두에서 나왔다. 인더밋 길 세계은행 그룹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신흥 시장과 개발도상국에서는 금리 상승으로 인해 부채 압박이 커지고 있고, 재정 취약성으로 인해 이미 많은 저소득 국가가 부채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OECD도 “신흥국 경제는 긴축 과정에서 해외 자본 조달 축소, 자본 유출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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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정부 새 안보전략서, 文의 종전선언 삭제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최상위 문서인 ‘국가안보전략서’(안보전략)가 7일 발간됐다. 남북 관계를 최우선시했던 문재인 정부의 안보전략 목표와 달리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최우선적 안보위협’으로 명시했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하며 ‘원칙을 통한 남북관계 정상화’ 기조를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은 삭제됐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전략: 자유·평화·번영의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제목의 안보전략서를 공개했다. 안보전략은 “북한의 핵·WMD(대량살상무기)는 당면한 최우선적 안보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내용을 담지 않고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소개한 대목과 대조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 정부의 남북 관계는 전부 회담 위주”라고 직격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일본과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한반도와 지역, 글로벌 차원의 협력을 강화한다”고 서술했다. 전 정부 안보전략에 기재됐던 “역사 왜곡 및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문구는 빠졌다. 한미일 안보협력을 아예 명시하지 않았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새로운 수준’으로 한미일 협력을 제고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각각 “상호 존중과 호혜에 입각”, “국제규범에 기반한 안정적 관리” 등의 표현이 담겼다. 국가별 언급 순서는 중국을 일본보다 앞세운 문재인 정부와 달리 ‘일본-중국-러시아’ 순이다. 한편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국이 11년 만에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된 의미에 대해 “한미일이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를 (함께) 직접 다루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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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정부 새 안보전략서, 文의 ‘종전선언-평화협정’ 뺐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최상위 문서인 ‘국가안보전략서’(안보전략)가 7일 발간됐다. 남북 관계를 최우선시했던 문재인 정부의 안보전략 목표와 달리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최우선적 안보위협’으로 명시했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하며 ‘원칙을 통한 남북관계 정상화’ 기조를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은 삭제됐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전략: 자유·평화·번영의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제목의 안보전략서를 공개했다. 안보전략은 “북한의 핵·WMD(대량살상무기)는 당면한 최우선적 안보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내용을 담지 않고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소개한 대목과 대조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 정부의 남북관계는 전부 회담 위주”라고 직격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일본과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한반도와 지역, 글로벌 차원의 협력을 강화한다”고 서술했다. 전 정부 안보전략에 기재됐던 “역사 왜곡 및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문구는 빠졌다. 한미일 안보협력을 아예 명시하지 않았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새로운 수준’으로 한미일 협력을 제고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각각 “상호 존중과 호혜에 입각”, “국제규범에 기반한 안정적 관리”등의 표현이 담겼다. 국가별 언급 순서는 중국을 일본보다 앞세운 문재인 정부와 달리 ‘일본-중국-러시아’ 순이다.한편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국이 11년 만에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된 의미에 대해 “한미일이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를 (함께) 직접 다루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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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준국 유엔 대사 “안보리서 北 관련 ‘중러도 맞다’ 양비론…적극적 목소리 낼 것”

    “목표는 180표 획득이었지만 끝까지 마음을 졸였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6일(현지시간) 한국이 11년 만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으로 선출된 데 대해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180표 획득은 의미가 깊다. 대통령부터 장관, 유엔 한국 대표부가 모두 발로 뛴 결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유엔총회에서 진행된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투표에서 한국이 2024∼2025년 임기 이사국으로 선출됐다. 투표권이 있는 192개 유엔 회원국 전원이 참여해 이날 한국은 총 180표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대체로 개발도상국은 180~190표의 몰표를 받지만 세계무대에서 뛰는 주요국은 이해관계가 갈려 압도적 지지를 받기 힘들기 때문에 한국이 선전한 결과라는 평가다. ●“한미일 공조 강화…중러와도 소통” 이날 황 대사는 뉴욕특파원 간담회에서 한국의 안보리 이사국 선출로 2024년에는 1997년 이후 27년 만에 ‘한미일’ 3국이 동시에 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되는 점도 의미가 깊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상임이사국이고 일본은 2023~2024년 비상임 이사국이다. 한국이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되자마자 이시카네 기미히로 주유엔 일본대사가 활짝 웃으며 찾아와 축하의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미국 대사는 새 이사국들에 축하하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황 대사는 “예전보다 동북아 국제 정세에서 갈등과 대립이 심해졌다. 3국이 같이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를 직접 다룬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며 “그렇다고 미일과 공조만 하겠다는 것일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와도 소통을 통해 협력의 폭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 선거 지원 차 방미한 박용민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은 “한미일은 그간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공조를 해왔다. 이제 유엔 무대에서 다양한 의제에 대해서도 연대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는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를 위해 창설된 유엔 산하 기관으로 국제평화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역할을 한다. 필요시 유엔 회원국에 대해 국제법적 구속력을 갖는 결정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다. 하지만 최근엔 ‘빈손 안보리’라 불릴 정도로 상임이사국인 중국 러시아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갈등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북한 도발에 대해 제대로 된 제재나 결의안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안보리 개혁 논의에도 힘이 실린다.박 다자조정관은 “안보리에서 중국이나 러시아가 ‘한미일 군사 훈련 때문에 북한이 도발하는 것’이라는 주장하면 ‘그 말도 맞다’는 동조 분위기도 없지 않다”며 “한국이 이사국에 참여함으로써 비공개 토의 등에서 적극적으로 한국의 입장을 밝히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사는 “우리가 안보리에 들어간다고 해서 중국이나 러시아가 갑자기 입장을 바꾸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어 보일 수 있다”면서도 국제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기관에서 “한국의 외교력을 강화하고 국격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비밀투표 안보리 선거…출마 시기도 경쟁 치열유엔총회 투표에 투표권이 있는 192개 유엔 회원국 전원이 참여하는 것은 드물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는 초미의 관심사라 위임 투표를 하더라도 반드시 참석하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왔다. 선거 출마시기부터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을 비롯해 인도 일본 파키스탄, 중동 국가 등 쟁쟁한 국가들이 몰려 있는 아시아·태평양국 지역국들은 5년~10년 이후, 아직 아무도 출마하지 않는 연도를 찾아 선점해 놓는다. 한국도 2013~2014년 이사국 당시 다음 출마시기를정해 선점’해놓은 것이다. 단독 출마할만한 빈 자리가 없다면 경합하기 쉬운 대상을 골라 출마한다. 유엔 관계자는 “상대국에 출마를 포기하라며 경제협력을 약속하는 등 각종 외교전이 펼쳐진다”고 말했다. 이번 투표에서 동유럽 자리를 두고 슬로베니아와 벨라루스가 경합을 벌여 슬로베니아가 압도적 표차로 이사국 자리를 꿰찼다. 여러번 당선되기 어려운 구조라 3번 이상 비상임이사국을 한 국가는 아시아 지역국에서 일본, 인도, 파키스탄이 유일하다. 한국도 1996∼1997년, 2013~2014년에 이어 2024~2025년 이사국을 역임하면 3번 이사국을 역임한 국가가 된다. 안보리 이사국 선거는 비밀투표라 눈치전도 치열하다. 유럽의 한 국가는 실제 투표에서 서면으로 지지 의사를 보낸 국가 수의 약 70% 정도만 득표해 이사국 진입에 실패했다고 한다. ‘찍겠다’고 하고 안찍는 사례가 속출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180표를 얻기 위해 현장 외교관들도 발품을 팔았다. 유엔 측은 각 국 자리에 투표용지를 놓는데, 대사들이 나타나지 않으면 부재라고 판단해 용지를 치워버린다. 이미 용지를 수거한 상황에서 한 대사가 늦게 참석하는 것을 본 우리 외교관이 직접 투표 용지를 받아와 전달하는 등 끝까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을 뽑지 않은 12국은 어디일까? 비밀 투표라 알 수 없지만 이날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투표장에 직접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러시아와 중국 측은 투표 이후 황 대사에 축하 인사를 하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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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철강 쓰고 美서 조립하니 보조금 받아… 테슬라와 본격 경쟁”

    “미국에서 조립하고, 미국산 철강을 쓰니 이제 보조금 대상이 됐습니다. 테슬라와의 경쟁이 치열해질 겁니다.” 5일(현지 시간) 미 텍사스주 플레이노에 위치한 SK시그넷 준공식에서 신정호 SK시그넷 대표는 기자들에게 “미국 인프라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보조금 시장이 뜨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SK시그넷은 전기차의 ‘주유기’인 전기차 충전기를 만들어 미국 초급속 충전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는 충전기 제조사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중심의 공급망 확보를 위해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을 쏟아부어 자동차, 배터리, 충전소 등 공급망 전반에 변화가 일어나는 중이다. 전기차 충전기도 마찬가지다. 바이든 행정부 초기인 2021년 시행된 인프라법에 따른 총 80억 달러(약 10조4600억 원)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다. SK시그넷도 미국에 공장을 짓고 7월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신 대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어 한국과 미국 공장 가동으로 2025년에는 세계 초급속 시장 30%까지 점유율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 충전소도 ‘바이 아메리카’“한국 밖에선 처음으로 SK의 미국산 전기 충전기 공장이 생겼다.” 이날 열린 SK시그넷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존 먼스 텍사스 플레이노시 시장에 이어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를 대신해 참석한 크루즈 국장도 “텍사스를 선택해준 SK에 감사하다”며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공장 투자 규모는 1500만 달러(약 200억 원)로 대규모 투자는 아니지만 미국 전기차 인프라에서 미국산이 확산되는 것에 의미를 둔 것이다. SK시그넷은 전남 영광 공장에만 생산시설이 있었다. 유정준 SK 북미 대외협력 총괄 부회장은 “플레이노에서 높은 수준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됐다”며 SK가 기존 투자 220억 달러(약 28조7000억 원)에 이어 향후 300억 달러(약 39조2000억 원)를 추가 투자해 총 520억 달러(약 68조 원)를 집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의회를 통과한 인프라법에 따라 올해 10월부터 미국에서 조립하고, 미국산 철강을 쓴 충전기를 설치한 충전사업자에 대해 보조금 지급에 나선다. SK시그넷과 같은 충전기 제조사들이 미국산 생산에 나서기 시작한 이유다. 특히 미국 노조가 만든 미국산 철강을 써 미국의 일자리 확산에 기여해야 한다. 실제로 SK시그넷 텍사스 공장 현장에는 충전기 본체 ‘캐비닛’에 ‘US 스틸’이란 공급처가 표기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 대표는 “미국산 철강으로 대체하는 과정이 까다로워 글로벌 제조사 중에서도 먼저 보조금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충전기 시장의 압도적 경쟁사인 테슬라는 뉴욕주에, 호주 기업 트리티움은 지난해 테네시주에 미국 공장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들도 미국 내 생산을 강화하는 추세다. SK시그넷 관계자는 “중국이나 대만에 몰려 있던 충전기 제조사들이 보조금 때문에 미국을 주요 생산지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 테슬라와 경쟁 치열 SK는 미국 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충전기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테슬라와 경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보조금에 있어 미국산 철강 사용 조건까지 충족시키는 제조사는 SK와 테슬라 정도다. SK는 미국에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3’에서 선보인 초급속 충전기 ‘V2’를 생산할 예정이다. V2는 단일포트에서 최대 400kW까지 출력이 가능하다. 실제로 현장에서 기아 EV6를 V2로 충전해보니 80% 충전까지 약 14분 49초 걸렸다. 200kW 이상 초급속 시장에서는 SK시그넷이 미 시장 점유율 40%로 1위지만 테슬라도 최근 초급속으로 바짝 업그레이드 중이다. SK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포드, 포르셰 등 고성능 배터리를 탑재한 다양한 차량과 협업해 호환성을 높여 승부를 본다는 전략이다. SK시그넷의 신 대표는 “지난해 매출 1600억 원에서 올해 3200억 원, 이어 내후년에는 1조 원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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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유엔 안보리 11년 만에 재진입…한미일 동시 이사국 27년 만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한국이 안보리 이사국에 오른 것은 11년 만이다. 유엔총회는 6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어 2024∼2025년 임기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해 한국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 이사국으로 선출했다. 이날 투표에는 193개 유엔 회원국 중 192개국이 참여했으며. 한국은 총 180표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안보리 이사국 당선을 위해서는 유엔 회원국 193개국 중 출석해 투표한 국가의 3분의 2 이상의 표를 받아야 한다. 아프리카 2개 비상임이사국 자리에는 알제리와 시에라리온이, 중남미 1개 자리에는 가이아나가 선출됐다. 동유럽 이사국 1개 자리를 두고는 슬로베니아와 벨라루스가 경합한 가운데 슬로베니아가 이사국 자리를 차지했다. 벨라루스는 30여 표 획득에 그쳤다. 한국이 안보리에 재진입한 것은 2013∼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1996∼1997년, 2013~2014년, 2024~2025년 등 총 세 번 이사국으로 활약하게 됐다. 한국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임기 개시는 2024년 1월 부터로 임기 개시 5개월 전인 8월 부터 안보리 이사국 대상 문서 배포망에 포함되며, 3개월 전인 10월부터는 예비 이사국 자격으로 이사국간 비공개회의, 결의안· 의장성명 문안협의 등 안보리의 모든 회의를 참관할 수 있다. 안보리는 최근 상임이사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갈등,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핵심 사안을 두고 북중러와 한미일 및 서방의 대결 구도를 이어갔다. 한국은 북한 도발 때마다 이해당사국으로 참여했지만 이번에 정식 이사국에 올라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더욱 낼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국의 안보리 이사국 재진입으로 2024년에는 1997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미일 3국이 동시에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된다. 한미일이 공조해 북한 비핵화 등 연대를 더욱 공고히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보리는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를 위해 창설된 유엔 산하 기관으로 국제평화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역할을 한다. 필요시 유엔 회원국에 대해 국제법적 구속력을 갖는 결정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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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공화당 “韓기업, 中서 마이크론 대체 말라”… 삼성-SK 겨냥 ‘對中반도체 제재’ 동참 압박

    지난달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판매 제한 조치 이후 미 정계, 특히 야당 공화당에서 한국 기업에 대중(對中) 반도체 제재 동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연일 거세지고 있다. 중국에 메모리반도체 생산시설이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 판매 공백을 채우지 말라는 것이다. 2일(현지 시간) 미 의회 대표적 ‘대중 강경파’인 공화당 소속 마이크 갤러거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한국, 일본과 신속하게 협력해 마이크론이 부당한 보이콧 조치로 잃은 판매분을 한일 기업이 가져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발언을 거론하며 “장 차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는 것을 막기 위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한국 기업이 마이크론 시장 점유율을 대체하도록 하면서 동시에 반도체법상 특별 예외를 인정받아 대중국 수출 규제(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면제를 받는다면 중국에 위험한 신호를 주는 것이며 한국과는 동맹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장 차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론 판매 공백을 메우지 말아 달라는 미 정부 요청과 관련해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고 기업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당시 외신은 한국 정부가 마이크론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도 좋다는 신호를 한국 기업에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매콜 및 갤러거 위원장이 미 정부의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 연장과 생산시설 확대 등을 지렛대 삼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이 같은 압박은 미국 반도체협회 중심 기업 마이크론이 한국 기업 견제를 위해 의회를 활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란 해석이 나온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강력한 ‘중국 때리기’로 민주당과의 선명성 경쟁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공화당 대중 강경파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지난달 30일 러몬도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를 비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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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소수자 인권의 달… 둘로 쪼개진 미국[김현수 특파원의 뉴욕 현장]

    1일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명소인 36년 된 레스토랑 ‘엘렌 스타더스트 다이너’ 앞에 무지개 카펫이 깔리고 탁자 위에는 커다란 무지개 케이크가 등장했다. 뮤지컬 배우 캐머런 미첼 벨이 뮤지컬 ‘라카지’ 속 ‘I am What I am(나는 나일 뿐)’을 열창하면서 성소수자 인권의 달인 6월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를 축하했다. 브로드웨이 배우들이 노래하며 접대하는 곳으로 유명한 이 식당 주인 엘렌 하트 씨는 기자에게 “뉴욕에는 온갖 종류 인종과 국적(사람)이 있고 게이를 비롯한 성소수자가 있다. 누구나 ‘나 자신’일 수 있어야 하고 그 때문에 차별받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 행사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6월 한 달 무지개 케이크를 판다. 1969년 6월 28일 뉴욕 성소수자 시위를 계기로 생긴 프라이드 먼스는 6월 미국과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성소수자 인권 증진 캠페인이다. 뉴욕 곳곳에 성소수자(LGBTQ+)를 상징하는 무지개 장식이 내걸리고 관련 행사가 이어진다. 54년간 이어진 프라이드 먼스지만 올해 분위기는 다르다. 진보와 보수의 심한 ‘문화 전쟁’ 속에 갈등은 깊어만 간다. 매년 프라이드 먼스 관련 상품을 팔던 유통업체 타깃은 ‘어린이에게 유해한 제품을 판다’는 보수 성향 소비자 항의가 빗발쳐 일부 상품 판매를 접었다. 타깃 측은 “직원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앞서 맥주업체 앤하이저부시도 ‘버드 라이트’ 모델로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를 내세웠다가 불매 운동 직격탄을 맞았다. 이는 성소수자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는 ‘레인보 마케팅’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라이드 먼스는 의례적인 마케팅 행사 기간이었지만 이제 문화 전쟁은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랜스젠더와 초등학교에서의 성소수자 교육은 문화 전쟁의 정점에 있는 이슈다. CNN방송에 따르면 최근 네바다 공군기지에서 열릴 예정이던 ‘드래그쇼(여장 남성 공연)’가 취소됐다. 지난달 테네시주에서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드래그쇼를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보수 성향 학부모들은 초등학생에 대한 성소수자 교육이 부모의 교육 선택권을 과도하게 침해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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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공화당 강경파, “韓 수출통제 유예받고, 마이크론 빈자리 채우면 안된다” 연일 압박

    지난달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판매 제한 조치 이후 미 정계, 특히 야당 공화당에서 한국 기업에 대중(對中) 반도체 제재 동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연일 거세지고 있다. 중국에 메모리반도체 생산시설이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 판매 공백을 채우지 말라는 것이다. 2일(현지 시간) 미 의회 대표적 ‘대중 강경파’인 공화당 소속 마이크 갤러거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한국 , 일본과 신속하게 협력해 마이크론이 부당한 보이콧 조치로 잃은 판매분을 한일 기업이 가져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발언을 거론하며 “장 차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는 것을 막기 위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한국 기업이 마이크로 시장 점유율을 대체하도록 하면서 동시에 반도체법상 특별 예외를 인정 받아 대중국 수출 규제(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면제를 받는다면 중국에 위험한 신호를 주는 것이며 한국과는 동맹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장 차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론 판매 공백을 메우지 말아달라는 미 정부 요청과 관련해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고 기업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당시 외신은 한국 정부가 마이크론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도 좋다는 신호를 한국 기업에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매콜 및 갤러거 위원장이 미 정부의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 연장과 생산시설 확대 등을 지렛대 삼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이 같은 압박은 미국 반도체협회 중심 기업 마이크론이 한국 기업 견제를 위해 의회를 활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란 해석이 나온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강력한 ‘중국 때리기’로 민주당과의 선명성 경쟁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공화당 대중 강경파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지난달 30일 러몬도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를 비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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