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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산 와인 안 마셔도 된다’(중국), ‘중국 기업에 임대한 항구 환수 검토한다’(호주). 중국을 겨냥한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안보협의체)’ 문제 등을 둘러싸고 호주와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호주 국방부는 호주 북부 다윈항을 중국 기업 랜드브리지에 장기 임대하기로 한 계약의 백지화를 내각 국가안보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일 보도했다. 호주 국방부는 2018년 제정된 주요 기반시설 관련법을 근거로 랜드브리지에 항구를 빌려주는 것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 사안을 두고 호주 정부가 중국의 신(新)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랜드브리지는 2015년 입찰을 거쳐 3억9000만 달러(약 4400억 원)에 이 항구를 99년 동안 빌려 운영하는 계약을 땄다. 이 회사는 이 항구를 일대일로 프로젝트 차원에서 개발하길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랜드브리지 창업자인 예청이 중국 군부와 연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미 해군 2000명을 순환 배치하던 이 항구를 중국 회사가 임차한 것에 강하게 항의했다. 앞서 호주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며 일대일로에 참여한 주(州) 정부에도 잇따라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21일에는 2018년과 2019년 빅토리아주 정부가 중국과 맺은 일대일로 관련 업무협약 4건을 직권으로 취소시켰다. 호주는 지난해 주 정부의 협약을 중앙 정부가 무효화시킬 수 있는 법안을 제정했다. ‘경제는 중국과, 안보는 미국과’라는 모토로 중국과도 가까이 하던 호주가 중국과 멀어지기 시작한 건 2017년 11월 중단됐던 ‘쿼드’가 부활하면서부터다. 2018년 호주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망 사업 참여를 금지하고, 지난해 4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이 중국 우한인지 조사해야 한다고 공식 입장을 내자 중국은 무역 보복 카드를 빼들었다. 그 결과 호주의 대중 와인 수출액은 최근 96%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와인산업협회는 지난달 29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2월~올해 3월 대중 와인 수출액이 1년 전과 비교해 급감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8월 호주산 와인에 대한 반(反) 덤핑 조사에 착수했고, 중국 선전항에만 호주산 와인이 수만L 압류된 상태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미주 한인단체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도 한국 입국 시 자가 격리 의무를 면제받도록 조치해달라”고 요구했다. 국내 방역당국이 5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 자가 격리 면제를 허용하기로 한 가운데 그 조건을 ‘1, 2차 접종을 모두 한국 내에서 받은 사람’으로 한정한 것에 반발한 것이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 앞으로 이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 편지에서 “미국 거주 한인들은 가족을 만나기 위해 또는 사업을 목적으로 한국 방문 시 고통스럽고 엄격한 2주 자가 격리로 대부분의 여행시간을 낭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주한인회장협회 역시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성명서를 내고 “자가 격리 의무 면제를 미주 동포들에게도 적용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내 방역당국은 “아직은 관련 검증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마치 여권처럼 위·변조가 불가능한 믿을 만한 방식으로 해외 백신 접종 완료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한 허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국내에서 1, 2차 백신을 맞았다면 내국인과 외국인에 상관없이 면제 대상이 되지만 해외에서 백신을 맞은 교포나 외국인은 면제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하루빨리 국가 간 백신 접종을 인정할 수 있는 상호 검증 기준과 구체적인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한편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화이자사(社)는 이번 주 중 미국 미시간주 캘러머주카운티 공장에서 생산한 코로나19 백신을 멕시코로 수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생산한 백신이 외국에 공급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생산 백신에 대해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린 이후 처음이다. 그간 화이자는 미국 생산 물량 대신 벨기에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다른 나라에 공급해 왔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종엽 기자}

미주 한인단체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도 한국 입국 시 자가 격리 의무를 면제받도록 조치해달라”고 요구했다. 국내 방역당국이 5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 자가 격리 면제를 허용하기로 한 가운데 그 조건을 ‘1, 2차 접종을 모두 한국 내에서 받은 사람’으로 한정한 것에 반발한 것이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 앞으로 이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 편지에서 “미국 거주 한인들은 가족을 만나기 위해 또는 사업을 목적으로 한국 방문 시 고통스럽고 엄격한 2주 자가 격리로 대부분의 여행시간을 낭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주한인회장협회 역시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성명서를 내고 “자가 격리 의무 면제를 미주 동포들에게도 적용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내 방역당국은 “아직은 관련 검증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마치 여권처럼, 위·변조가 불가능한 믿을 만한 방식으로 해외 백신 접종 완료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한 허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국내에서 1, 2차 백신을 맞았다면 내국인과 외국인에 상관없이 면제 대상이 되지만 해외에서 백신을 맞은 교포나 외국인은 면제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하루 빨리 국가 간 백신 접종을 인정할 수 있는 상호 검증 기준과 구체적인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한편 2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화이자사(社)는 이번 주 중 미국 미시간주 캘러머주카운티 공장에서 생산한 코로나19 백신을 멕시코로 수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생산한 백신이 외국에 공급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생산 백신에 대해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린 이후 처음이다. 그간 화이자는 미국 생산 물량 대신 벨기에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다른 나라에 공급해 왔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사진)이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에게 지속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주고받으며 신뢰를 쌓은 덕에 EU가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대량 확보할 수 있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EU는 2023년까지 화이자 백신 18억 회분을 받기로 했고, 이번 주 안에 계약을 최종 체결할 예정이다. 화이자 백신 단일 공급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세계 각국이 백신 부족으로 허덕이는 상황에서 EU로서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개인 외교’가 화이자와의 계약 성사에 큰 역할을 했다고 NYT는 평가했다. 알베르트 부를라 화이자 CEO는 NYT에 “대통령과 총리, 왕을 비롯한 세계의 지도자들이 내게 (백신을 달라고) 손을 내민다”면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는 깊은 논의를 했기 때문에 서로 간에 깊은 신뢰가 생겼다”고 말했다. 부를라 CEO는 또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두고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해 모든 일의 세부 사항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대화 내용이 훨씬 더 깊어졌다”고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의사 출신이다. NYT는 “이번 계약은 (정치인의) 정치적 생존 노력과 기업의 판매 전략이 딱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이 처음 연락한 건 올해 1월이다. 부를라 CEO는 벨기에 생산시설 업그레이드로 인한 백신 공급 차질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설명했다. 이후 두 사람은 문자와 전화를 계속 주고받으며 유대를 쌓아 나갔다. 2월 들어 EU가 크게 의존하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이 지연되는 문제가 터졌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위기 대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때 부를라 CEO와 쌓은 유대관계가 힘을 발휘했다. 대화를 통해 화이자가 EU에 제공할 수 있는 백신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NYT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한 달간 부를라 CEO와 문자, 전화를 주고받았다”며 “이것이 백신 계약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제약사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끊임없이 문자와 전화를 주고받으며 신뢰를 쌓은 덕에 EU가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대규모로 확보할 수 있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EU는 2023년까지 화이자 백신 18억 회 분을 받기로 했고, 이번 주 안에 계약을 최종 체결할 예정이다. 단일 백신 공급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세계 대부분이 백신 부족으로 허덕이는 와중에 EU로서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NYT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개인 외교가 화이자 백신 공급 계약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CEO는 NYT에 “대통령과 총리, 왕을 비롯한 세계의 지도자들이 내게 (백신을 달라고) 손을 내민다”면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는 깊은 논의를 했기 때문에 서로 간에 깊은 신뢰가 생겼다”고 말했다. 불라 CEO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에 대해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해 모든 일의 세부 사항을 알고 있었다. 그 덕분에 대화 내용이 훨씬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처음으로 연락한 건 올해 1월이다. 불라 CEO는 벨기에 생산시설 업그레이드로 인한 백신 공급 차질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설명했다. 이후 두 사람은 문자와 전화를 지속적으로 주고받으며 유대를 쌓아나갔다. 2월로 들어서자 EU가 크게 의존하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 지연 문제가 터졌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위기 대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때 불라 CEO와 쌓은 유대관계가 힘을 발휘했다. NYT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한 달 동안 불라 CEO와 전화와 문자를 주고받았다”며 “이것이 백신 계약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EU는 2월 17일 화이자 백신 2억 회 분 계약을 맺었고, 이달 19일에는 1억 회 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다. EU 인구(약 4억5000만 명)가 4회씩 접종할 수 있는 18억 회 분 계약이 이번 주 안에 체결되면 EU는 미국을 제치고 화이자의 최대 코로나19 백신 고객이 된다. 백신 여분이 생기면 외교에 활용할 수도 있다. NYT는 “이번 계약은 (정치인의) 정치적 생존 노력과 기업의 판매 전략이 딱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27일 하루 3000명 대로 올라서며 누적 20만 명을 넘어섰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36만 명으로 개별 국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세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인도는 27일에만 코로나19 사망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3285명 발생했다. 20일 하루 2000명을 넘어선 뒤 일주일 만에 1.5배로 급증한 것이다. 누적 사망자는 20만1165명을 기록했다. 27일 신규 확진자 역시 36만2902명 발생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시작 이래 개별 국가 하루 최다였다. 누적 감염자 수는 약 1800만 명으로 집계됐지만 실제로는 인구(14억 명)의 3분의 1을 넘어서는 5억 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인도 과학자와 의료인들은 인도의 의료 인프라가 열악하고 검사가 적어 확진자가 축소 집계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라마난 락스미나라얀 뉴델리 질병역학·경제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해 실제 감염사례 30건 중 1건만 검사를 통해 집계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사망률 역시 심각하게 적게 잡히고 있으며, 현장에서는 공식 보고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죽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행사가 지속되는 것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은 26일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의 도시 와랑갈에서 지방 선거 유세를 벌였다. 현장 사진에는 수많은 군중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밀집한 모습이 담겼다. 60만 명이 몰릴 것으로 보이는 힌두교 성지 순례 행사도 취소되지 않은 채 두 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28일 현지 언론 힌두스탄 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령 카슈미르 지방정부는 올 6월 28일~8월 22일 아마르나트 동굴 사원 순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히말라야 산맥 해발 3880m 높이에 있는 아마르나트 동굴은 힌두교인들이 시바 신의 성지로 여기는 곳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올해 행사를 대폭 축소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카슈미르 지역 정당인 내셔널 컨퍼런스는 “카슈미르에 의료 시스템이 변변치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순례는 치명적인 슈퍼 감염 이벤트로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에서는 최근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가 허용되면서 코로나19 대확산의 기폭제로 작용한 바 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당신을 그리워할 준비가 안 됐지만, 당신 없이 살 준비가 안 됐지만,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랄게요.” 53명을 태운 채 어뢰 훈련을 실시하던 중 침몰한 인도네시아 잠수함 ‘낭갈라’함의 탑승자들이 사고 발생 몇 주 전 함 내에서 부른 이별노래 동영상이 인도네시아를 울리고 있다. 이 잠수함은 21일 실종됐고 4일 후 침몰한 채 발견됐다.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26일 약 10명의 낭갈라함 승조원들이 함께 노래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들이 부른 노래는 ‘다음에 다시 만나요’ 또는 작별인사 ‘안녕’이란 뜻의 대중가요 ‘삼파이 줌파(Sampai Jumpa)’다. 이들은 함장 헤리 옥타비안 대령이 연주하는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전출되는 동료 잠수함 부대 사령관을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 ‘삼파이 줌파’는 유명 음악가 에릭스 소에캄티가 2015년 밴드 동료들과 만들었다. 그는 발리 동부의 외딴섬에서 앨범을 녹음하면서 만난 주민들에게 보내는 작별 인사를 노래로 만들었다. 소에캄티는 인스타그램에 낭갈라함 대원들의 동영상을 공유하며 “땅으로 돌아올 운명이 아니라면, 천국에 그대들을 위한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사망자들을 추모했다. 인도네시아군은 잠수함이 실종된 해역을 수색한 지 나흘 만에 수심 838m 지점에서 세 동강 난 낭갈라함을 발견했다. 유족들은 “시신만이라도 안아보고 싶다”고 절규하고 있지만 수심이 워낙 깊어 시신 회수나 인양이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미국이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6000만 회분을 곧 다른 나라에 내놓기로 했다. AP통신 등은 26일 미국이 수개월 내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검토 절차를 거쳐 AZ 백신 6000만 회분의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이날 “미국은 백신 보유 포트폴리오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몇 달 내에 AZ 백신을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와 공유하는 선택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의 백신을 사용하고 있으며 AZ 백신은 FDA 승인이 나지 않았다. 이 중 1000만 회분은 FDA 검토 뒤 몇 주 내에 해외로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밝혔다. 생산 중인 나머지 5000만 회분 역시 5, 6월에 선적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지난달 캐나다와 멕시코에 백신 400만 회분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지만 이 같은 대규모 지원책을 내놓은 적은 없었다. 백악관은 AZ 백신을 어디에 공급할지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코로나19 피해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 인도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인도에 의료용 산소 및 백신 원료, 치료제 등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정치적 보답이나 거래의 대가로 팔에 주사를 놓는 게 아니다”라며 이번 해외 백신 지원이 정치적 고려 때문이 아닌 인도주의적 지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AZ 백신 공급은 ‘쿼드(Quad)’ 차원의 백신 지원 논의와 연계돼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안보협의체로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27일 “인도 지원에 부정적이던 미국이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라며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에서 과학과 인도주의가 아닌 지정학적 논리가 작용한다는 게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제약사 화이자와 AZ의 최고경영자(CEO)를 화상으로 만나 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 포기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조종엽 기자}
백신 접종자 수가 많아질수록 국가 경제성장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백신과 경제 회복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의미다. 26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백신 접종률이 공개된 31개국을 대상으로 전년 대비 경제성장률(전망) 상승치와 백신 접종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백신 접종률이 1%포인트씩 올라가면 전년 대비 경제성장률이 0.021%포인트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백신 접종률이 40%를 넘은 이스라엘, 영국, 미국은 각각 7.5%포인트, 15.2%포인트, 9.9%포인트 경제성장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반면 한국은 OECD 국가 중 백신 접종률(3.2%)은 29위, 전년 대비 경제성장률(전망치) 상승치는 4.6%포인트로 35위에 머물렀다. 백신과 경제성장률이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코로나19 사태의 경제 회복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한국도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야 민간소비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활동 제약으로 지난해 연간 민간소비가 약 4%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용대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펜트업 소비(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에는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보급이 주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일 dong@donga.com·조종엽·박희창 기자}

[단독]“백신접종자 많아질수록 경제성장률 높아져”백신 접종자 수가 많아질수록 국가 경제성장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백신과 경제 회복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의미다. 26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백신 접종률이 공개된 31개국을 대상으로 전년 대비 경제성장률(전망) 상승치와 백신 접종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백신 접종률이 1%포인트씩 올라가면 전년 대비 경제성장률이 0.021%포인트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백신 접종률이 40%를 넘은 이스라엘, 영국, 미국은 각각 7.5%포인트, 15.2%포인트, 9.9%포인트 경제성장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반면 한국은 OECD 국가 중 백신 접종률(3.2%)은 29위, 전년 대비 경제성장률(전망치) 상승치는 4.6%포인트로 35위에 머물렀다. 백신과 경제성장률이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코로나19 사태의 경제 회복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한국도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야 민간소비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활동 제약으로 지난해 연간 민간소비가 약 4%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용대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펜트업 소비(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에는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보급이 주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접종률 29위, 2021년 경제성장률 상승분 35위.’ 26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백신접종률과 경제성장률 상승치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둘 다 하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접종률과 경제 회복세가 밀접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백신접종률이 3.2% 수준인 한국은 팬데믹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의 터널을 더디게 통과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국가를 중심으로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한 청신호가 켜졌는데 한국은 아직도 ‘백신 가뭄’에 허덕이고 있다”며 “반도체, 정보기술(IT) 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회복을 위해선 백신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은 영국 옥스퍼드대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백신접종률, 국제통화기금(IMF)이 4월 발표한 2021년 각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등을 기초로 이뤄졌다. 한경연의 분석은 백신과 경제성장률은 한쪽이 높아지면 다른 한쪽도 높아지거나 감소하는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백신을 많이 맞았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이 올랐다는 인과관계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두 변수가 서로 영향을 주며 일정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상관관계에 따른 추세선을 분석해 보면 전체 인구 10명당 1명이 추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21%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 국민이 모두 백신을 맞을 경우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보다 2.037%포인트 추가로 증가한다. 이상호 한경연 팀장은 “연구 결과 백신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이 더딘 한국을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에서 벗어나는 데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스라엘과 미국 영국 등 백신접종률이 높은 국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경기 반등을 점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백신접종률 61.9%로 1위이며 영국(48.7%) 칠레(40.7%) 미국(39.6%) 헝가리(34.3%) 순이다. IMF가 4월 발표한 이들 국가의 지난해 대비 올해 경제성장률을 살펴보면 이스라엘(7.5%포인트) 영국(15.2%포인트) 칠레(12%포인트) 미국(9.9%포인트) 등으로 한국(4.6%포인트)과 비교해 약 2배 이상 높다. 접종률 2위 영국은 지난해 12월 8일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세계 첫 국가다. 이달 12일부터 식당 술집 야외석이 개방되는 등 봉쇄 조치가 순차적으로 해제되고 있다.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한 청신호가 하나씩 켜지고 있는 셈이다. 경기 회복세도 뚜렷하다. 경기 회복과 기업 활성화의 지표가 되는 영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월 52.9에 그쳤지만 이달 들어 60.7까지 상승했다. PMI 수치가 50을 넘으면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본다. 접종 속도가 빠른 미국의 PMI도 이달 PMI 예비치(IHS마킷)가 60.6으로 전월(59.1)보다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IHS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희망이 시장에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공장 가동이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생산량도 급증하면서 원자재 공급이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꾸준히 줄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주당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월 초 71만2000건에서 최근 54만7000건으로 감소했다. 이와 더불어 유럽연합(EU)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미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올여름부터 유럽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시사해 관광산업의 재개를 예고했다. 국내 산업계에서도 “강도 높은 방역만으로는 경제 회복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로 자영업자를 비롯해 기업들까지 피로도가 누적될 대로 누적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 조종엽 기자 / 박희창 기자}

인도에서 연일 30만 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나오면서 팬데믹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0명 중 4명은 인도에서 나오고 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4일 세계 확진자(83만204명)의 42.1%에 이르는 34만9313명이 인도에서 발생했다. 이날 인도의 하루 사망자도 2761명으로 세계 전체(1만3484명)의 20.5%나 됐다. BBC에 따르면 인도는 앞선 21일 31만5802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후 한 나라의 일일 신규 확진자 중 가장 많았다. 이후 24일까지 신규 환자가 매일 증가해 나흘 연속 최다 확진자 기록을 썼다. 이나마도 집계된 수치에 불과해 실제 감염자는 더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1∼24일 4일간 사망자는 9739명으로 1만 명에 육박한다. 인도의 환자 급증 영향으로 23일 전 세계 신규 확진자는 89만7838명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많았다. 인도 주요 도시의 의료 시스템은 붕괴 직전이다. BBC에 따르면 24일에만 뉴델리의 자이푸르골든 병원에서 최소 20명이 산소 부족으로 사망했다. 뉴델리의 병원은 대부분 빈 병상이 없고 환자에게 공급할 산소가 없어 입원이 거부되고 있다. 사망자 증가로 전국의 화장장은 과부하에 걸렸다. CNN이 공개한 22일 뉴델리의 한 화장장 영상엔 쉴 새 없이 화장이 진행되는 모습이 담겼다. 인도의 확진자 폭증은 하루 최대 수백만 명이 몰려드는 힌두교 축제와 지방선거 등 최근 대규모 인원이 운집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염력이 강한 ‘인도 변이 바이러스’까지 발생하자 인도를 출발한 여행객의 입국을 막는 나라도 속속 나오고 있다. 독일, 캐나다,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등이 인도발 여행객의 입국 제한을 발표했다. 한국 방역당국에 따르면 25일까지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인도발 입국자 94명 중 9명에게서 인도 변이가 확인됐다. 정부는 24일부터 전세기 등 인도와 한국을 오가는 부정기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정기편 운항은 앞서 지난해부터 중단됐다. 일본도 24일까지 나흘 연속 5000명이 넘는 신규 환자가 나오는 등 감염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일일 신규 환자가 1월 8일 7957명까지 치솟았던 일본은 3월 8일 600명까지 떨어졌었다. 일본 정부는 25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도쿄도와 오사카부, 효고현, 교토부에 3번째 긴급사태를 발령했다.조종엽 jjj@donga.com·김소영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정부가 미국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000만 명분을 추가로 계약하면서 국내 백신 수급에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계약이 예정대로 진행돼도 3분기(7∼9월)부터 물량이 들어온다. 주요 국가에 비해 접종률이 크게 낮은 상황에서 2분기(4∼6월) ‘백신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글로벌 수급난 심화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제한 등 불안 요인에 따른 돌발적인 공급 차질에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부 “타국 계약, 우리 공급에 영향 없어”정부는 3분기 이후 화이자 백신 대량 공급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4일 긴급 브리핑에서 “화이자는 공급 일정에 따라 들어오고 있고, 하반기 순차 공급도 확약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글로벌 수급난에 따른 국내 공급 차질 우려도 “타국 계약이 한국 공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번 계약은 1일 출범한 ‘범정부 백신 태스크포스(TF)’의 첫 성과물이다. 권 장관은 9일과 23일 화이자 아시아태평양담당 시난 아티 레아드 최고경영자(CEO)와 두 차례에 걸쳐 2시간 넘게 화상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백신 도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21일까지도 추가 계약이 불투명했지만 물밑 협상을 통해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정부는 이번 화이자 추가 계약이 기존과 동일한 가격으로 체결됐다고 밝혔다. 웃돈을 내걸기보다 합리적인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혈전 논란이 불거졌던 얀센(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백신의 미국 접종이 재개된 것도 향후 국내 접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접종 이익이 작은 위험을 넘어선다”며 얀센 접종 재개를 권고했다. 얀센 백신은 국내에도 600만 명분이 들어온다.○ ‘아직은 안갯속’… 안심하기 일러 하지만 수급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화이자 추가 계약분 도입이 ‘이르면 7월’로 결정되면서 상반기(1∼6월) 백신 접종 상황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상반기 도입이 확정된 전체 백신 물량은 904만4000명분으로 전체 계약물량(9900만 명분)의 9.1%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이번에 화이자 백신의 5, 6월 추가 도입도 추진했지만 화이자 측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모더나, 얀센 등 다른 백신의 조기 도입에 성공해야 상반기 1200만 명 접종이라는 목표에 근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더나 수급 불안은 더 크다. 당초 모더나 백신은 문 대통령까지 나서 5월부터 2000만 명분 도입이 유력했지만 ‘mRNA’ 백신을 도입하려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에 밀려 도입이 미뤄졌다. 2분기 국내 공급량이 약 5만 명분 등 극소량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화이자 백신과 함께 상반기 국내 접종의 ‘양대 축’을 이루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제한 확대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영국 보건당국은 현재 30세 이상으로 정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대상을 40세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백신 수급 우려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5일 “(한국이) 동남아, 아프리카 국가보다 백신 수급이 낮다고 비판하는데, 이들 국가는 우리가 아직 도입하지 않은 중국 러시아 등의 백신을 도입한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또 백신 접종비율이 높은 영국의 ‘일상 회복’에 대해 “그동안 폐쇄된 술집 등을 다시 운영한다는 것으로 극장, 공연장 등은 운영되지 않는다”며 “이 정도는 우리가 지난 1년 내내 가능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유근형 noel@donga.com·조종엽·김소영 기자}

“산소, 산소, 산소를 줄 수 있습니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 인도에서는 최근 환자 가족들의 이 같은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중증환자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의료용 산소가 제때 공급되지 않은 탓이다. 외신에 따르면 산소 부족으로 대형 병원에서 하루에 환자 수십 명이 사망하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환자 3명이 동시에 산소통 1개를 나눠 쓰고 있는 사진이 현지 신문 1면에 실렸다. 환자 가족들이 병원 창고에서 산소통을 훔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일부 주(州) 당국은 “산소통 공급을 방해하는 사람은 교수형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인도의 의료 시스템은 붕괴 직전이다. 소셜미디어에는 병원 복도와 로비에 놓인 병상 1개에 환자가 2명씩 누워 있는 사진과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병상이 없어 사망한 환자의 유족들이 병원 앞에서 울부짖고 있다. 입원하지 못해 집에 머물고 있는 이들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산소 부족으로 죽어가고 있다. 영국 BBC는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는) 숨 쉬는 것마저 사치가 돼 버렸다”고 24일 전했다. 주요 도시의 화장장은 코로나19 사망자를 화장하기 위해 밤낮으로 가동되고 있다. 그런 탓에 서부 구자라트주의 한 화장장은 굴뚝 일부가 녹아내릴 정도였다고 BBC는 전했다. 유족들은 밤을 새우면서 화장 순서를 기다린다. 지난해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하루 8∼10구의 시신을 화장했던 델리 북동부의 한 화장장은 최근 들어 하루 78구를 화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화장된 시신의 수로 추정하면 코로나19 사망자가 정부 발표보다 10배는 많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인도의 코로나19 피해가 이처럼 심각해진 것은 인도 정부의 오판과 이에 따른 방역 긴장 해이 등이 빚은 총체적 실패의 결과물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인구 14억 명인 인도의 하루 확진자 수는 지난해 9월 중순 9만3000여 명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해 올 2월 11일에는 9000명대로 떨어졌다. 미국 미시간대 생물통계학자인 브라마르 무케르지는 2월 중순 “인도는 확진자 수가 적은 지금 백신 접종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도 당국은 오만했다. 인도 보건부 장관은 3월 초 코로나19와의 싸움이 “막판에 있다”고 선언했다. 백신 공급에도 여유를 부렸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세계 백신의 60%를 생산하던 백신 제조 대국 인도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대량으로 생산하게 되자 이를 ‘백신 외교’에 활용했다. 인도는 올 1월 이후 최근까지 자국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 회분 이상을 해외에 원조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백신 구루(스승)’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인도 정부는 올 7월까지 2억5000만 명에게 백신을 접종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최근에야 1억 명을 넘겼다. BBC는 “확진자 감소세가 정부의 접종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었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느긋한 대처에 국민들도 마음을 놓았다. 이달 열린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에는 12일 하루 300만 명 이상이 몰려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갠지스 강물에 몸을 담갔다. 2월 말에는 전체 유권자 수가 1억8600만 명에 이르는 지방선거가 5개 주에서 있었다. 유세 현장마다 수천∼수만 명이 몰려 ‘거리 두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BBC는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전염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까지 창궐했다. 뉴델리의 방역 봉쇄령은 19일 시작돼 26일까지로 예정됐지만 다음 달 3일까지로 일주일 연장됐다. 각 주 정부는 백신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고, 인도 정부는 수출용 백신을 국내용으로 돌리고 있다. 외국의 지원이 절실한 인도는 국경 분쟁으로 유혈 사태까지 벌인 중국의 손길이라고 쉽게 마다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중국은 인도의 필요에 따라 지원과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24일 “인도 정부 및 의료 종사자들을 추가로 신속히 지원하기 위해 적극적인 고위급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세계기후정상회의가 22일 오후 9시(한국 시간)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세계 38개국과 유럽연합(EU) 정상 40명이 화상으로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국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추가 상향해 올해 안에 유엔에 제출할 것”이라며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의지를 담아 NDC를 추가 상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구 온도 1.5도 상승 제한 목표 달성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출범 후 국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허가를 전면 중단하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조기 폐지해 석탄화력발전을 과감히 감축했다”고 말했다. 당선 전부터 기후변화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개막 연설에서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겨냥한 듯 “특히 가장 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이 이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본다”며 탄소 배출 감축 동참을 촉구했다. 반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개발도상국은 사정에 따라 기후변화 대처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선진국이 이를 고려해서 앞서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맞섰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조종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추가 확보를 위한 정부의 신규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종류는 화이자 또는 모더나가 유력하고, 물량은 수천만 명분 규모다. 기존 전체 계약물량(7900만 명분)과 별도다. 하지만 추가 물량 계약에 성공해도 실제 백신이 들어오는 시기가 관건이란 지적이 나온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 대비책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의 질의에 “지금까지 확보한 만큼의 백신 물량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또 “아직 계약 확정이 안 됐기에 발표하긴 이르지만 상당한 물량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 역시 “3분기에는 백신 5000만 회분(2500만 명분)에 ‘플러스알파’가 공급될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추가 설명을 통해 “이달 말까지 백신 계약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국내 전체 계약분(7900만 명분) 정도의 물량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추가 계약 물량은 3분기 예상 도입분(2500만 명분)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 백신 종류는 화이자나 모더나 등 ‘mRNA’ 방식 백신이다. 희귀 혈전 부작용 논란이 제기된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백신은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존 물량의 국내 반입도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추가 계약이 이뤄져도 언제 들어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추가 계약을 통해 물량을 늘리면 백신 제조사와의 협상에서 더 유리해질 수 있다. 통상 글로벌 제약사들은 구매 물량이 많은 국가 위주로 백신을 우선 배정한다. 전체 물량의 반입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유럽의약품청(EMA)이 20일(현지 시간) 얀센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이익이 부작용 위험보다 크다고 밝혀 유럽 각국이 접종을 재개하고 있다. 이날 이탈리아와 네덜란드는 60세 이상, 프랑스는 55세 이상에게 이 백신 접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김성규 sunggyu@donga.com·김소민·조종엽 기자}

유럽의약품청(EMA)이 20일(현지시간) 얀센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이익이 부작용 위험보다 크다고 밝히면서 유럽 각국이 접종을 재개하고 있다. 국내 방역당국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긴급회의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휴고 드 용헤 네덜란드 보건장관은 이날 EMA의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계획대로 얀센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21일부터 (이 백신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앞서 7만9000회분의 얀센 백신을 배송 받았지만 혈전증 발생 사례가 보고 되자 EMA의 지침이 나올 때까지 접종 개시를 보류한 바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보건당국도 20일 “분명히 안전한 백신으로 여겨진다”며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성명을 냈다. 유럽 각국은 얀센 백신을 주로 장년층 이상에 우선 접종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된 희소 혈전증 부작용 8건이 주로 60세 미만 여성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와 네덜란드는 얀센 백신을 60세 이상 연령층에 우선적으로 접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은 70~79세를 대상으로, 프랑스는 55세 이상에 이 백신을 접종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선 미국 CDC 자문기관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의 23일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혈전 발생 사례 8건이 전부 미국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전면중단보다는 조건부 또는 선별적 재개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얀센 백신이 취소되리라 생각지 않는다”며 “일정한 형태의 제한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얀센 백신을 연령제한 형태로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1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 관계자는 “(30세 미만 연령제한을 둔) 아스트라제네카와 비슷한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기획팀장은 “아직 국내가 긴급상황은 아닌만큼 질병관리청을 통해 충분한 자료를 수집해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얀센 백신 600만명 분을 계약한 상태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미국 모더나가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하반기(7∼12월)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계획대로면 5월부터 2000만 명분이 순차적으로 들어와야 한다. 또 유럽의약품청(EMA)은 얀센(미국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백신과 희귀 혈전 부작용의 인과성을 인정했다. 국내 백신 수급 및 접종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모더나 백신과 관련해 “상반기에는 물량이 못 들어오고 하반기에 오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와 화상통화를 통해 모더나 백신 공급 시기를 당초 3분기(7∼9월)에서 2분기(4∼6월)로 앞당겼고, 5월부터 2000만 명분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모더나 측이 밝힌 ‘자국 우선 공급’ 방침의 영향으로 결국 국내 공급이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 측이 해외 공급을 시작해도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등에 먼저 보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선 모더나가 8월부터 위탁생산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본격 공급은 그 이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 총 600만 명분이 도입될 얀센 백신과 관련해 EMA는 20일(현지 시간) 혈전 부작용을 유발한다고 밝혔다. 다만 극히 낮은 비율이기 때문에 백신 접종에 따른 이득이 부작용 위험보다 훨씬 크다며 접종 중단이나 연령 제한을 권고하진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같은 결론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EMA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EU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연령 제한 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얀센 백신 접종 중단을 권고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9일(현지 시간) 추가 생산 중단 조치도 내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3일 얀센 접종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성규 sunggyu@donga.com·전주영·조종엽 기자}

“곧 맞을 것처럼 하다가 이제 와서 기약이 없다니….” 19일 경기도에 사는 김모 씨(79)가 황당한 듯 말했다. 말 그대로 기약 없이 미뤄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탓이다. 이달 초 김 씨는 접종을 신청했다. 열흘 넘게 기다려도 소식이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김 씨는 보건소에 연락했다. 담당 직원은 “고령자 수에 비해 우리한테 온 백신이 부족해 일단 80세 미만의 순서를 미뤘다”며 “현재로선 언제 맞을지 기약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노인들 먼저 맞힌다고 떠들더니…, 백신이 정말 없기는 없는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75세 이상의 화이자 백신 접종이 1일부터 진행 중이다.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연령층이라 일반인 중 가장 먼저 시작됐다. 하지만 19일 0시 기준 75세 이상의 접종률은 10.8%다. 이 수치만 보면 75세 이상이 모두 백신을 맞기까지 6개월이 걸리는 셈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백신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서다. 접종 업무를 맡은 지방자치단체조차 “구체적인 접종계획을 짤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할 정도다. 22일 접종을 시작할 대구 수성구 예방접종센터의 경우 20일 3900명분, 다음 주 1300명분을 받을 예정이다.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수성구 관계자는 “현재로선 백신이 입고되면 그때그때 어르신들에게 연락해 ‘백신 맞으러 오시라’고 통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별로 결정한 접종 순서도 제각각이다. 수성구는 75세부터 접종하기로 했다. 반면 서울 서초구는 나이가 많은 순서부터 접종한다. 동갑내기인데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백신을 맞거나 못 맞는 것이다. 한국 등 주요 국가의 백신 수급난이 심해지는 가운데 전 세계 코로나19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존스홉킨스대는 지난주(12∼18일) 신규 확진자가 523만 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였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인도와 브라질에서 확진자가 폭증했다. 이 기간 코로나19 사망자는 일평균 약 1만2000명에 달했다.고령층 백신 접종, 물량부족 탓 더뎌지자체별 기준 제각각에 불만도 커져“4월에 맞을 줄 알았더니 6, 7월에나 가능하다네요.” 경기 용인시에 사는 이모 씨(78)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순서를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8일 주민센터에 백신 접종을 신청하면서 “15일 이후 순서대로 맞을 것”이라고 들었다. 예정된 날짜가 지나도 공지가 없어 연락했더니 “지금으로선 6, 7월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A 씨(83·여)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A 씨는 15일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가 접종 직전에 “미뤄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담당 공무원은 향후 접종 일정에 대해 답하지 못했다. 75세 이상 화이자 백신 접종이 1일 시작됐지만 곳곳에서 “도대체 내 순서는 언제냐”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당초 접종 일정이 갑자기 연기되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9일 국내 7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화이자 접종을 끝낸 사람은 37만7459명이다. 전체 고령자(349만8647명) 10명 중 1명꼴인 10.8%에 불과하다. 가장 큰 원인은 백신 부족이다. 현장에서 백신 접종을 진행하는 시군구는 “접종할 백신이 없다”고 말한다. 이들 역시 고령자들의 ‘백신을 빨리 맞혀 달라’는 민원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서울 A 자치구는 15일부터 75세 이상 고령자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대상 인원은 2만 명인데 13일 도착한 물량은 2925명분(대상자의 13.5%)에 그쳤다. 하루 600명까지 맞힐 수 있는 예방접종센터에서 하루 300명만 접종하고 있다. 들어오는 백신의 양이 적다 보니 지자체마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 서초구는 ‘고령자 우선’ 원칙을 세웠다. 86세 이상은 5월 초, 76세 이상은 6월 중순, 75세 이상은 7월 중순에 1차 접종을 한다는 계획이다. 대구 수성구는 나이가 어린 사람부터 맞힌다. 정작 방역당국은 예방접종센터에 가까이 사는 사람부터 접종하는 ‘근거리 우선’ 원칙을 권고 중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80세 어르신이 ‘옆 동네는 76세가 맞았던데 나는 왜 안 맞느냐’고 항의해 온다”고 말했다. 그나마 섬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런 우선순위 결정도 ‘사치’다. 1일 접종 시작 이후 20일 가까이 지났지만 섬에 사는 75세 이상 고령자 접종 계획은 결정된 게 없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계획이 정해지면 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완도군은 이달 15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전체 노인의 절반인 4000명에게 어떤 백신을 언제, 어떻게 맞힐지 정하지 못했다. 지자체별 백신 접종률 편차도 크게 벌어졌다. 19일 기준 고령자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지자체는 세종(24.4%), 가장 낮은 곳은 대전(5.4%)이다. 5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서울(8.7%)과 부산(6.9%)도 평균을 밑돈다. 방역당국은 “원칙적으로 노인 인구에 비례해 백신을 배분한다”며 “예방접종센터가 적은 곳이 접종률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코로나19 발생 후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가장 많이 만들고 있는 인도가 자국민 접종을 위해 백신 수출을 보류했다. 가뜩이나 부족한 세계 백신 수급에 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백신 공동 구매와 배분을 위한 글로벌 프로그램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인도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급받을 예정이던 저개발 국가를 중심으로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이 백신 공급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CNN은 18일(현지 시간) “백신 최대 생산국 인도에서 백신이 고갈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백신 생산업체인 인도세룸인스티튜트(SII)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의 절반가량을 만들고 있다. 제조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에 납품하거나 ‘코비실드’라는 제품명으로 인도 내 접종 및 해외 공급용으로 돌린다. 현재 한 달에 6000만∼7000만 도스(1회 접종 분)를 만든다. 4월엔 1억 도스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생산 물량을 바탕으로 인도는 1월부터 지난달까지 자국민 접종(5200만 도스)보다 수출 등 해외 공급(6000만 도스)에 더 많은 물량을 배정해 왔다. 1000만 도스 이상을 해외에 무상 원조하며 ‘백신 외교’에 힘쓰기도 했다. 하지만 인도에서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인구 비율은 7.7%에 머물고 있다. 인도에서는 이달 18일 하루에만 확진자가 26만 명을 넘는 등 지난달부터 ‘2차 대유행’이 벌어지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도 뉴델리는 확진자 급증으로 의료 시스템이 붕괴 직전에 몰렸다. 19일부터 6일간 강력한 봉쇄령을 발령했다. 지방 주요 도시의 상황도 나쁘다. 최근 힌두교 축제에 하루 수백만 명이 몰리는 등 방역에 구멍이 뚫렸고, 전파력이 강한 ‘인도 변이 바이러스(B1617)’마저 유행하고 있다. 백신 접종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인도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인도 정부는 최근 국내 생산 백신의 해외 공급을 보류하고 국내에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인도가 ‘코비실드’ 백신 생산 물량을 자국민 접종으로 돌리면 이 백신을 기다리고 있던 저개발·개발도상국은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CNN에 따르면 SII는 지난해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저개발국가 등 64개국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억 도스를 공급하기로 협약했다. 그러나 인도 외교부에 따르면 이달 19일까지 인도가 코백스 퍼실리티에 공급한 물량은 그 협약분의 10%인 2000만 도스가 안 된다. 인도 정부의 이번 수출 보류 결정으로 나머지 물량 공급 지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급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9일 “코백스 퍼실리티에서 백신 공급 일정(올 5월 83만4000명분) 변경을 통보받은 것이 없다”며 “현재로선 일정대로 받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하지만 인도산 백신 수급 지연 여파로 국내 공급이 지연됐던 적이 있다. 지난달 코백스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4만5000명분이 국내에 도입되기로 돼 있었는데 도입 시기가 3주 연기됐고 물량도 21만6000명분으로 줄었다. 현재 자국산 백신만 접종하고 있는 중국이 해외 백신을 승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세계 백신 수급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보건당국이 10주 내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사용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16일 보도했다. 중국 보건 당국은 화이자 백신의 임상 자료를 검토 중이다.조종엽 jjj@donga.com·이미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수급 계획에 빨간불 하나가 더 켜졌다. 미국에서 이른바 ‘부스터 샷(Booster Shot)’ 계획 수립에 나선 것이다. 부스터 샷은 백신 접종자의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 접종을 받는 걸 말한다. 두 번 맞는 백신을 세 번 맞게 된다. 그만큼 더 많은 백신이 필요하다. 미국 백신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케슬러 코로나19 대응 수석과학담당자는 15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백신 추가 1회 접종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의 알베르트 부를라 최고경영자(CEO)도 “2차 접종을 완료한 후 6∼12개월 사이에 세 번째 접종을 받고 그 후 매년 다시 접종을 받는 것이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모더나도 올가을까지 부스터 샷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경우 백신을 맞았을 때 효과가 얼마나 가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앞으로 나올 분석 결과에 따라 다른 백신도 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의 희귀 혈전 부작용에 이어 ‘3차 접종’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백신 확보전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이렇게 되면 11월 집단면역(전 국민의 70% 접종) 실현은 어려워진다. 이를 의식한 듯 방역당국은 고령층 등의 접종 완료를 통해 이른바 ‘1단계 집단면역’이 완성된다는 개념까지 꺼냈다. 논란이 커지자 배경택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16일 “11월까지 전 국민 집단면역 형성 계획은 그대로 유지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유근형 noel@donga.com·조종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