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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70주년을 기념하는 플래티넘 주빌리(Platinum Jubilee) 행사가 2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 열린다. 1952년 왕위에 오른 엘리자베스 여왕은 즉위 70주년을 맞은 영국 최초 군주다. 행사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대관식에 탔던 황금마차가 2002년 골드 주빌리(즉위 50주년 기념식) 이후 20년 만에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즉위 70주년 기념 공휴일을 5일까지 늘려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는 2일 오전 영국 전통 군기(軍旗) 분열식으로 막을 올린다. 잉글랜드 및 아일랜드 근위병 1200여 명과 말 240 마리, 군악대 400여 명이 런던 버킹엄궁에서 성(聖)제임스 공원까지 행렬해 여왕의 사열을 받는다. 이날 저녁에는 런던을 비롯한 세계 영연방국가 도시 2000곳에서 동시 점등식을 한다. 3일 런던 세인트폴대성당 감사 예배, 4일에는 2만2000명이 참석하는 버킹엄궁 파티가 열린다. 황금마차는 5일 퍼레이드에 등장해 대미를 장식한다. 1762년 제작돼 영국 왕실 최고 권위를 상징하는 황금마차는 길이 7m 차체 전체를 금으로 도금했으며 무게는 4t에 이른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1953년 대관식을 위해 웨스트민스터사원으로 이동할 때 남편 필립 공과 이 마차를 탔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북한 송림항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금수품목인 북한산 석탄을 실은 선박들이 드나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중국 항구에 대기 중인 북한 선박들도 발견돼 북한과 중국 간 불법 석탄 거래 가능성도 제기됐다. 26일 북한 석유 수출 금지 등이 담긴 대북제재 결의안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채택이 무산된 지 나흘 만에 북한이 기존에 부과된 제재마저 공공연히 회피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온 것이다. 31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5월 한 달 간 미 민간위성 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송림항 위성사진에 포착된 입항 선박은 총 8척이다. 관찰 기간 한 달 중 10일은 구름 때문에 시야 확보가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8척 이상일 가능성도 있다고 VOA는 덧붙였다. 26일에는 송림항 부두에 정박 중인 120m, 95m 길이의 선박 두 척이 위성사진에 담겼다. 95m 길이 선박 적재함 안에는 석탄으로 추정되는 검은 물체가 가득 실려 있었고, 120m 선박은 적재함에 덮개가 씌워져 있는 상태였다. VOA는 인근 탄광에서 채굴된 석탄이 송림항으로 운반된 뒤 선박에 실리는 장면이 자주 목격됐다고 전했다.북한 서해에 있는 송림항은 주로 중국으로 석탄을 공급하는 주요 항구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송림항과 북한 최대 항구 남포항에서는 중국으로 석탄을 실어 나르는 모습들이 꾸준히 관찰돼 북한이 유엔 제재를 어기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9월~2021년 8월 북한은 64차례에 걸쳐 55만2400t의 석탄을 중국으로 운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안보리가 북한의 광물 수출을 전면 금지한 이후 2018년까지 이 항구들은 전보다 한산해진 모습이었지만 2019년부터 다시 활동이 재개됐다. 중국 산둥(山東) 성 룽커우(龍口)항에서도 불법 석탄 거래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VOA는 전했다. 30일 실시간 선박 위치정보(AIS) 추적 전문 사이트인 마린트래픽 시스템에 룽커우 항 인근 해역에서 머물고 있는 북한 선박 두 척이 관측됐다는 것이다. 룽커우 항은 중국의 광물 취급 항구로 알려져 있다. 27, 28일에는 북한 서해 해상에서 길이 100m와 80m인 선박 두 척의 선체가 맞닿아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찍히는 등 불법 환적 의혹도 나왔다. VOA는 다른 선박들은 서로 먼 거리를 유지한 반면 이 두 선박만 초근접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3월 이 해상을 새로운 석탄 환적지로 규정한 바 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방탄소년단(BTS)이 31일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아시아인 혐오 범죄 근절 방안을 논의한다. 백악관은 26일(현지 시간) “케이팝 열풍을 불러일으킨 BTS가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아시아인의 포용과 대표성, 그리고 최근 더 불거진 아시아인 대상 혐오 범죄 및 차별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백악관에서는 ‘아시아계 미국인·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섬주민(AANHPI) 문화유산의 달’을 기념하는 첫 행사가 열린다. BTS는 지난해 11월 로스앤젤레스 콘서트 후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인 혐오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음악으로 아시아인에게 힘이 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아시아는 뉴질랜드 미래에 굉장히 중요하다. 뉴질랜드 청년들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 더 연대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싶다.” 사이먼 드레이퍼 아시아뉴질랜드재단(ANZF) 이사장(사진)은 25일 서울 용산구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저에서 가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994년 뉴질랜드 정부 지원으로 설립된 비영리단체 ANZF는 문화 예술 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시아 국가들과 교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주로 35세 미만 뉴질랜드 청년이 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현지 기관이나 기업에서 최소 3개월간 인턴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일시 중단된 인적 교류 등을 확대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 방문길에 오른 드레이퍼 이사장은 20일 한국을 찾았다. 드레이퍼 이사장은 “인턴을 하고 돌아온 뉴질랜드 청년들은 아시아에서의 경험이 인생을 바꿨다고 말하곤 한다. 이런 얘기를 들을 때 내 직업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하드파워가 아닌 문화 같은 소프트파워가 개인을 변화시킨다. 한국 영화와 케이팝은 뉴질랜드 젊은이에게 이미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관 출신인 드레이퍼 이사장은 1992∼1996년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서울은 1992년 처음 방한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곳이 됐다. 세계 어디서도 이 같은 발전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6일(현지 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통치 하에 중국 공산당은 국내에서는 더 억압적이고 해외에서는 더 공격적이게 됐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는 가장 중대한 장기 과제로 국제질서에 맞선 중국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 조지워싱턴대 아시아소사이어티 ‘중화인민공화국에 대한 행정부 정책 개요(Outlining the Administration’s Policy Toward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연설에 앞서 미 국무부가 공개한 연설 요약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와 이를 이루기 위한 경제, 외교, 군사, 기술력을 지닌 유일한 나라인 중국의 (현재) 목표는 지난 75년간 세계를 진보하게 만든 보편적 가치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변화는 중국 국민의 재능, 독창성, 성실함 덕분이고 (기존) 국제질서가 제공한 안정성과 기회가 있어 가능했다. 논쟁할 여지없이 지구상 어떤 나라도 중국만큼 (이 질서의) 혜택을 누리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중국은 성공을 가능케 한 법과 합의, 원칙, 제도 강화를 위해 힘쓰기보다 그것들을 오히려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바뀌기만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대신 개방되고 포용적인 국제 체계를 건설할 수 있도록 중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를 10년 내에 성공시키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 전략의 키워드로 ‘투자(invest)’ ‘협력(align)’ ‘경쟁(compete)’을 꼽았다. 그는 “미국의 경쟁력, 혁신, 민주주의 강화를 위한 투자와 공통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동맹·파트너 간 협력이라는 두 가지 핵심 자산을 활용해 중국을 상대로 우리 이익을 지키고 미래 비전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강대국으로서의 중국 역할을 막으려는 것도 아니고 중국 경제 성장과 국민 이익 증진을 못하게 하려는 것도 아니다”라며 “중국을 비롯한 세계 모든 국가가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고 개인과 주권국가 권리를 보호하며 공존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외교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사안의 모든 범위에서 중국과 더 많이 직접 소통할 준비가 돼 있다”며 “중국과 그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아시아는 뉴질랜드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지역이다. 뉴질랜드 청년들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 더 연대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싶다.” 사이먼 드레이퍼 아시아뉴질랜드재단(ANZF) 이사장은 25일 서울 용산구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저에서 가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지리적으로 아시아는 호주 다음으로 뉴질랜드에 중요한 곳이지만 뉴질랜드인은 아직 아시아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1994년 뉴질랜드 정부 지원을 받아 설립된 비영리단체 ANZF는 문화 예술 언론 경제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아시아 국가와 교류를 넓히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시아가 아직 생소한 35세 미만 뉴질랜드 청년들이 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을 방문해 현지 기관이나 기업에서 최소 3개월 동안 인턴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일시 중단된 인적 교류 등을 확대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 방문 길에 오른 드레이퍼 이사장은 20일 한국을 찾았다. 드레이퍼 이사장은 “인턴을 하고 돌아온 뉴질랜드 청년들은 아시아가 자신의 미래가 될 줄 몰랐다면서 이 경험이 인생을 바꿨다고 말하곤 한다.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내 직업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과 사람 관계에는 힘이 있다며 인적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뉴질랜드는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고 6·25전쟁 때는 파병했을 정도로 역사적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 경제 같은 하드파워(hard power)가 아닌 문화 같은 소프트파워(soft power)가 개인을 변화시키죠. 한국 영화와 케이팝은 뉴질랜드 젊은이에게 이미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외교관 출신인 드레이퍼 이사장은 1992~1996년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한국은 내게 매우 특별한 곳인 동시에 뉴질랜드의 훌륭한 동맹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중국해에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영유권 분쟁 중이고 미얀마에서는 쿠데타가 일어났다”며 “‘친구’가 절실해진 민감한 시기에 뉴질랜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한국을 진정한 친구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드레이퍼 이사장은 “뉴질랜드 청년들이 한국인의 끈기와 인내, 회복력을 보고 배우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서울은 1992년 처음 방한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곳이 됐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런 발전은 본 적이 없다”며 “한국 5500만 인구는 자신과 자녀의 삶이 더 나아지는 것을 동력으로 삼으며 절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NZF의 목표는 뉴질랜드 청년이 해외 연수지로 기꺼이 아시아 국가를 택하는 날이 오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아는 게 많아질수록 더 알고 싶어지는 법이다. 뉴질랜드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그 길을 터주고 싶다”고 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92·사진)가 24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제3차 세계대전의 시작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지펀드의 대부’라 불리는 소로스는 ‘열린사회재단’을 설립해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소로스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상황은 절대 그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은 3차대전의 시작일 수 있고 문명은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로스는 전쟁을 멈추려면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약해질수록 더 예측이 불가능해진다. 그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휴전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류를 지키기 위한 최고의, 어쩌면 유일한 길은 최대한 빨리 푸틴을 물리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확실히 승산이 있다”고 했다. 소로스는 “오늘날 압제 정권들은 우세해졌고 ‘열린 사회’는 억압받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민주주의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열린 사회의 규칙은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고, 닫힌 사회에서 개인의 역할은 국가 통치자를 섬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정책은 실패했고 상하이를 반란 직전으로 몰아갔다”며 “이러한 실수들로 시 주석이 공산당의 신임을 잃어 3연임에 실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21일 치러진 호주 총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제1야당 노동당이 승리해 2013년 이후 9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21년 내 최고치로 치솟은 소비자물가, 공급망 위기, 폭염과 홍수 등으로 민심이 집권 자유당을 이끈 스콧 모리슨 현 총리에게서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탈리아계인 앤서니 알버니즈 노동당 대표(59)가 미국의 편에 서서 강력한 반중 정책을 고수했던 모리슨 정권의 외교 정책을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모리슨 총리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 ‘쿼드’, 미국 영국 호주 3개국 협의체 ‘오커스’ 등의 창설을 주도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개표가 약 60% 진행된 21일 밤 기준 노동당은 하원 151석 중 72석을 차지해 55석을 얻은 자유당-국민당 연합을 꺾고 다수당에 올랐다. 노동당은 4석을 더 확보하거나 소수 정당과 연정을 구성하면 집권할 수 있다. 알버니즈 대표는 승리 확정 후 “국민 통합을 이끌고 기후전쟁을 끝내겠다”며 친환경 정책, 최저임금 인상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집권 중 기후변화 피해 및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모리슨 정권의 실정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최대 도시 시드니의 빈민가에서 성장한 자수성가 정치인이다. 그는 호주 역사상 첫 ‘비(非) 영국-아일랜드’계 총리다. 모리슨 총리는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자유당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노동당은 1972년 호주가 중국과 수교할 당시 집권당이었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해 왔다. 이에 모리슨 총리 또한 선거 기간 중 “노동당이 중국에 과도하게 친화적”이라고 비판해 왔다. 호주 국민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상황을 의식해 알버니즈 대표가 외교안보 정책에서는 기존 노선을 고수하되 중국과의 다양한 관계 개선을 시도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반대하고 있는 나토 회원국 터키가 현재 두 나라에 거주하는 일부 쿠르드족 인사를 당장 터키로 돌려보내라고 압박했다.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이 나토 가입 거부권을 지렛대 삼아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터키 외교부는 18일 “스웨덴과 핀란드가 테러단체와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터키인 33명의 송환 요청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이들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고 당장 이들을 터키로 돌려보내라고 요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쿠르드족 테러범을 감싸는 스웨덴과 핀란드는 나토 회원국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터키는 이들이 에르도안 정권이 테러단체로 칭하는 쿠르드족 정당 ‘쿠르드노동자당(PKK)’과 닿아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스웨덴 정부는 송환 거부 의사를 밝혔다. 블룸버그뉴스는 터키가 진짜 원하는 것은 F-35 전투기 등 미국의 최신식 무기라고 분석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허용해 주는 대가로 미국의 무기 수출 재개를 바란다는 것이다. 터키는 미국의 거센 반발에도 2019년 8월 ‘러시아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S-400 미사일 체계를 도입했다. 이에 미국은 터키에 F-35 등에 대한 판매를 중단했다. CNN은 “터키는 나토 회원국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불만을 표출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 의장(사진)이 제롬 파월 현 의장이 이끄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느려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 연준 의장이 후임자를 사실상 공개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버냉키 전 의장은 16일(현지 시간) CNBC방송에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 일은 복잡한 문제”라면서도 “연준의 대응이 왜 늦었는지 의문이다. 돌이켜 보면 실수였고 그들(연준)도 실수였다는 사실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올 3월 기준금리를 3년 3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4일 ‘빅스텝(0.5%포인트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버냉키 전 의장은 더 빨리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에 대응했어야 했다고 본 것이다. 2006년부터 8년간 연준을 이끈 버냉키 전 의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채를 사들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초유의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다. 파월 의장이 연준 이사였던 2012∼2013년 함께 일하기도 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향후 1∼2년간 성장률은 낮고 실업률은 조금 높아지고 인플레이션은 계속 고공 행진할 것”이라며 “이를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모든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치솟는 물가는 빠르게 정치적 의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우주비행사들이 달에서 채집해온 흙으로 식물의 싹을 틔우는 데 성공했다. 달은 물론 화성을 비롯한 다른 행성에서도 식물을 재배할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플로리다대 애나리사 폴 박사 연구진은 아폴로 11호, 12호, 17호가 1969년, 1972년 달에서 가져온 토양 레골리스(regolith) 12g을 0.9g씩 12개 배양용기에 나눠 담아 애기장대 씨앗을 심었다. 또 달 토양과 비슷하게 지구 화산재로 만든 토양 ‘JSC-1A’에도 애기장대 씨를 심어 생장 과정을 비교했다. 애기장대는 모든 유전자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연구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그 결과 애기장대는 레골리스와 JSC-1A에서 모두 싹을 틔웠다. 물론 싹을 틔우는 과정은 달랐다. 폴 박사는 “처음에 달 토양은 물이 가장 혐오스러운 물질이라도 되는 듯 거부 반응을 보였다. 레골리스가 물을 머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면서 “그럼에도 싹을 틔운 게 놀랍다. 죽지 않고 환경에 적응했다”고 밝혔다. 레골리스에 심은 애기장대 잎에는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붉은 반점이 생기기도 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당연하다. 기본적으로 통일부 라인으로 해서 (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기 위한 실무 접촉 제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북한과 백신 지원 등의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새 정부 초반부터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전날(12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중대한 도발”이라며 강하게 규탄했지만, 군사 도발과는 별개로 인도적 지원은 가능하다는 ‘투트랙’ 전략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임박한 북한의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이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 자세하게 코로나19 상황 공개한 北북한은 전날 전국에서 1만8000명의 코로나19 발열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누적 발열자가 35만 명이고, 18만7800명이 격리 및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사망자는 6명이고, 이 중 1명에게서는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북한이 코로나19 확산 현황에 대해 상세히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로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을 지목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인접한 중국에서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확산됐는데 북한이 대규모 군중이 참석하는 열병식을 개최한 건 방역 역량을 과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노동신문에 코로나19 확산 현황을 공개한 것은 갑작스러운 전면 봉쇄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평양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주민은 ‘나라에서 대책은 없이 그냥 집밖에 나오지 말라면 집에 앉아서 굶어 죽으라는 말이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존 무어 미국 코넬대 의대 웨일코넬메디신의 미생물·면역학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북한이 봉쇄를 통해 전염을 제한하지 못한다면 인구의 매우 높은 비율이 조만간 감염될 것”이라며 “이로 인한 끔찍한 대학살은 국민에 대한 정권 장악력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인명 피해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도 북한의 이런 상황을 보고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북한 상황이 간단치 않다.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했다. 다만 북한이 윤 대통령이나 국제사회의 지원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북한은) 방역 강화에 필요한 수단이 충분히 갖춰졌다”며 “당초부터 방역전의 장기화를 예견해 그에 대처하기 위한 조직기구적, 물질적, 과학기술적 대책들을 일관하게 취해왔다”고 했다. 방역에서도 ‘자력갱생’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12일(현지 시간) “북한은 코백스의 백신 기부 제안을 반복적으로 거부했다”면서 “미국은 현재 북한과 백신을 공유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 북한, 핵실험 준비 계속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북한은 핵실험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이날 에어버스의 10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입구 주변에 새로운 구조물들이 세워졌다고 보도했다. 이 구조물들은 3번 갱도의 내구성을 향상시키려는 것으로, 갱도 내부에 공기 공급과 환기, 전기 및 전원 공급 등을 제공하는 장치들을 설치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핵실험 준비는 돼 있는 것 같다. 다만 핵실험을 하기 전에 여러 종류의 미사일 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지 않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트위터 인수를 일시 보류한다고 밝혔다. 앞서 머스크는 440억 달러(약 55조 원)에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합의했었다. 머스크는 13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트위터의 스팸 및 가짜 계정이 전체 사용자의 5% 미만이라는 근거가 나올 때까지 트위터 인수 거래를 일시적으로 보류한다”고 적었다. 그는 곧바로 “인수 거래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추가 게시글을 올렸다. 앞서 2일 트위터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서 “하루 한 번 이상 트위터에 접속해 광고를 소비하는 이용자 2억2900만 명 중 스팸이나 가짜 계정을 사용하는 이들은 5% 미만”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지금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인수 가격을 낮추려는 일종의 전략일 수 있다”고 봤다. 발표가 나온 직후 트위터 주가는 개장 전 약 23%까지 폭락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씨, 제발 이 무의미하고 잔혹한 전쟁을 끝내주세요.” 8일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했던 질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은 11일(현지 시간) CNN에 기고한 ‘우크라이나 어머니들이 전쟁에 대해 가르쳐 준 것’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대통령’ 대신 ‘씨(Mr.)’라는 호칭을 쓰며 전쟁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질 여사는 “전쟁터를 가본 사람은 바뀌지 않을 수 없다. 슬픔은 가슴으로 느낄 수 있기에 눈으로 볼 필요조차 없다”면서 “비통함은 연무(煙霧)처럼 내려와 얼굴을 뒤덮고 어머니들 눈가에는 눈물이 마를 새가 없다”고 글을 열었다. 그러면서 “어머니들은 용감한 얼굴이었지만 늘어진 어깨에서는 감출 수 없는 감정이 드러났고 온몸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했다. 질 여사는 미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직접 썼다는 이 글에 자신이 목도한 참상을 고스란히 담았다. “우크라이나 서부 우지호로드에서 만난 젊은 어머니는 ‘가족과 함께 음식을 구하러 나섰는데 러시아군이 빵 조각이나마 받으러 줄 서 있는 사람들을 향해 총을 쐈다’고 했습니다.” 그는 “(피란민 대피소로 쓰는) 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 학교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어머니들은 ‘밤마다 떨어지는 폭탄에 피란길 내내 공포에 떨었다’고 말했다”며 “(그래도) 이들은 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 국민에게 매우 고마워했다. 안나라는 어머니는 내게 ‘우리 마음에는 국경이 없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질 여사는 국경수비대원에게 들었다며 “2월의 추운 날 많은 사람이 신발 없이 수십 km를 걸었다. 손바닥에 가족들 연락처를 적은 11세 소년은 홀로 피란길에 올랐다”면서 “이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탈출했다”고 했다. 그는 올레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이 전쟁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면서 “많은 여성과 아이들이 성폭행을 당했고, 많은 어린이가 사람이 죽고 집이 불타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질 여사는 작가 겸 화가 칼릴 지브란의 문구를 인용해 “‘슬픔이 당신 존재에 깊이 새겨질수록 더 많은 기쁨을 담을 수 있다’는 말이 우크라이나 어머니들에게 사실이길 바란다. 하지만 이 또한 전쟁이 끝나야 일어날 수 있다”면서 글을 마쳤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9일 치러진 필리핀 대선에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 전 상원의원(65)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새 대통령의 주변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되는 ‘여성 3인방’이 주목받고 있다. 부통령 후보로 발탁된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장녀 사라(44), 마르코스 주니어의 모친 이멜다(93), 변호사 출신 부인 리사(63)가 주인공이다. 지난해 11월 러닝메이트가 된 사라는 마르코스 주니어가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라는 현직 대통령인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있으며 본인 또한 남부 민다나오섬의 주요 도시인 다바오 시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1만여 개의 섬이 있는 필리핀에서 마르코스 일가의 정치적 기반은 수도 마닐라가 위치한 루손섬 북서부의 일로코스노르테다. 두테르테 가문은 민다나오에서 확실한 지지층을 보유해 보완이 가능하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사라가 5년 후 직접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남편의 재임 기간 중 사치와 권력욕으로 유명했던 이멜다는 1986년 ‘피플 파워’ 민주화 운동으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실각한 후 36년 만에 아들이 대통령궁에 다시 입성하는 것을 보게 됐다. 그는 당시 남편, 아들과 함께 하와이로 망명했고 남편 사망 후 귀국했다. 1995년 일로코스노르테에서 3선 하원의원을 지냈다. 그는 과거부터 “내 아들은 대통령이 될 운명”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남편의 집권기와 마찬가지로 국정 실세 노릇을 하며 마르코스 일가의 부패 이미지를 강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993년 마르코스 주니어와 결혼한 리사는 세 아들을 두고 있다. 한때 미 뉴욕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현지 법조계에서 신망이 두텁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 정치평론가는 리사의 능력이 뛰어나다며 남편이 아닌 그가 사실상 나라를 운영할 적임자라고 평했다. 10일 필리핀 곳곳에서는 마르코스 일가의 재집권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독재자 마르코스와 두테르테의 2세들이 부패한 투표 체계를 활용해 부정 선거로 당선됐다”고 주장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러시아군의 집중 공세로 폐허가 되다시피 한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 도심 곳곳에 누군가 최근 튤립을 심었다. 쑥대밭이 된 주택가 잔디도 곱게 깎았다. 상흔이 짙은 우크라이나 도시들이 시민들의 손으로 빠르게 복구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보도했다. WP는 “시민들의 재건 노력에는 우크라이나가 이길 것이란 희망이 담겨 있다. 이들은 정부 지원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삽을 들고 건물 잔해를 청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르키우의 한 요리학교에서는 12세 소년부터 60대 여성까지 힘을 합쳐 널브러진 벽돌 조각을 치웠다. 청소를 하다 요리책이나 조리도구를 발견하면 조심스레 따로 옮겨 놓았다. 자원봉사에 나선 열아홉 살 다리나 포타펜코 씨는 “훗날 내 자녀와 손녀 손자에게 우리가 하르키우를 어떻게 다시 세웠는지, 내가 어떻게 도왔는지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민간인 학살이 일어난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에서는 열차 운행이 재개됐다. 수도와 전기도 대부분 다시 들어왔고 포격으로 구멍 난 도로는 다시 포장했다. 부차 주민 페트로 트로첸코 씨는 지난주 시장에 있는 가게 문을 다시 열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트로첸코 씨 가게는 포탄 파편에 맞아 크게 손상되고 물건들은 러시아군이 약탈한 상태였다. 트로첸코 씨와 부인은 몇 주 동안 지하에서 빗물을 받아 끓여 먹으며 겨우 살아남았다. 부차 인근 이르핀시에서는 몇몇 은행이 영업을 재개하고 유치원들은 등원 수업을 시작했다. 완전히 파괴된 이르핀강 다리도 다시 지어졌다. 도시를 탈출했던 피란민 귀향도 이어지고 있다. 올렉산드르 마르쿠신 이르핀 시장은 “약 1만6000명이 지난 며칠간 이르핀으로 돌아왔다. 15일에 대피해 있는 다른 모든 시민에게 이르핀으로 돌아올 것을 공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의 고강도 통화긴축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으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를 비롯한 세계 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연준이 6, 7월 연이은 ‘빅스텝’을 예고한 데다 다음 달부터 보유 채권을 파는 양적 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에도 나설 예정이라 금융시장 불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등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이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빅테크 버블’ 빠지나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3% 떨어지며 나흘째 하락했다. 빅스텝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된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에 지수가 떨어졌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863억 원, 3001억 원어치 주식을 내다팔았다. 개인은 7644억 원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매물을 받아냈지만 지수 하락을 방어하지 못했다. 성장주와 기술주의 낙폭이 컸다. 네이버(―3.55%)와 삼성바이오로직스(―2.58%), 카카오(―5.28%), 카카오뱅크(―3.26%), 카카오페이(―8.17%)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네이버와 카카오페이는 장중 52주 신저가로 내려앉았다. 카카오페이는 연초 대비 43.95% 폭락하며 상장 후 최저가로 추락했다. 이는 연준의 빅스텝 후 뉴욕 증시가 하루 만에 급락했기 때문이다. 4일(현지 시간) 각각 3.19%, 2.81% 올랐던 나스닥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일 각각 4.99%, 3.12% 떨어지며 상승 폭 이상을 반납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예정된 이벤트라서 잠시 안도했지만 심각한 인플레이션 상황을 다시 자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연준이 두어 차례 빅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이날 부각되며 미국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연 3.10%까지 올랐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성장주, 기술주들의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조달 비용이 높아져 투자 심리가 약해진다. 비트코인 가격도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미 동부 시간 기준 5일 오후 5시 전날 대비 8.4% 떨어진 3만6431달러(약 4636만 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도 6.4% 하락해 2754.37달러(약 350만 원)에 거래됐다. ○ 외국인 주식 비중,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신흥국에서 외국인 자본의 이탈도 두드러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1∼4월 외국인이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457억6000만 달러(약 58조2000억 원)로, 동기 기준으로 2008년 이후 최대치였다. 외국인은 지난달에만 아시아 주식 142억2000만 달러어치를 팔았는데, 약 35%(49억7000만 달러)가 한국 주식이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월 이후 10조 원 넘게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28일 30.9%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8월 이후 최저치였다. 문제는 외국인 ‘엑소더스(대탈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면 달러 강세가 강화되며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더 이탈하기 쉽다. 외국인들이 원화를 팔고 떠나면 원화 가치가 더 하락해 환율 상승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증시는 물가 상승과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으로 취약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며 “연준의 빅스텝이 이어지면 외국인 자본 유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열린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에서 “당분간 한국 금융·외환시장이 대내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우려가 크다”며 “필요할 경우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장 안정 조치를 가동하겠다”고 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발표 하루 만에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미 동부시간 기준 5일 오후 5시 전날 대비 8.4% 떨어진 3만6431달러(약 4636만 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 역시 6.4% 하락해 2754.37달러(약 350만 원)에 거래됐다. WSJ는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에 상장된 상위 30개 가상화폐 가운데 29개의 가격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 추이를 보면 가상화폐와 주식시장의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은 4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은 검토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직후 6%가량 오르며 한때 4만 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자이언트 스텝’ 우려만 해소됐을 뿐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0.5%포인트 인상(빅스텝)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전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나스닥지수 등 뉴욕 3대 증시 모두 파월 의장 발언 이후 상승했다가 다음날 급락한 것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투자 전략가는 “4일 목격한 가상화폐와 주식시장 의 상승 흐름은 하루짜리 ‘안도 랠리’였다”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의 친필 사인 야구공이 경매에 나왔다고 AP통신 등이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경매 수익금은 우크라이나 전쟁 구호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미국 보스턴의 경매업체인 RR옥션에 따르면 야구공 수집가 랜디 캐플런이 소장하던 젤렌스키 대통령 친필 사인이 적힌 미 메이저리그(MLB) 야구공이 11일까지 경매에 부쳐진다. 공에는 MLB 로고 아래 ‘젤렌스키(Zelensky)’ 성이 우크라이나어와 영어로 적혀 있다. 이 공은 최소 1만5000달러(약 1896만 원)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4일 기준으로 이미 1만5737달러(약 1990만 원)를 넘어섰다. 이 사인볼은 2019년 9월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을 때 사인했다. 이후 볼로디미르 옐첸코 당시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보관하고 있다가 캐플런에게 선물했다. 캐플런은 1990년대부터 세계 정상급 인사의 사인볼을 모아온 유명 수집가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사인볼을 포함해 500여 개를 소장하고 있다. 캐플런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도움이 절실하고 이번 경매 수익금으로 그들을 돕겠다”고 했다. RR옥션 역시 이번 경매로 발생하는 수익을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자유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지금, 한국과 뉴질랜드가 그 가치를 함께 수호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62·사진)는 한국·뉴질랜드 수교 60주년을 맞아 21일 서울 중구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진행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알 수 있듯 몇몇 나라가 권위주의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터너 대사는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오늘날 한국은 법치주의와 언론 자유, 자유무역 등 민주주의 가치로 다져진 몇 안 되는 (뉴질랜드의) 주요 파트너”라고도 말했다. 그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올해 말 방한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던 총리 생애 첫 해외여행지가 한국이라면서 “한국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양국은 1962년 3월 외교관계를 맺고 경제 정치 문화 등 다방면에서 교류를 넓혀 왔다. 현재 뉴질랜드에는 한국인 4만여 명이 산다. 뉴질랜드 전체 인구의 약 1%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전년보다 12% 증가해 4조5000억 원이 넘었다. 터너 대사는 뉴질랜드도 참여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에 한국 정부가 속도를 내는 것에 관해 “한국은 아주 중요한 후보 가입국”이라고 했다. 그는 “차기 정부에서 신(新)남방정책을 어떻게 다룰지 관심이 많다”며 “(민주주의가 아닌) 다른 힘들이 태평양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는 만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태평양 지역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윤 당선인이 글로벌 무대에서 지도력을 보여줄 기회는 전보다 많다. 더 강력한 동맹 중심 외교를 펼쳐 주리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