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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역사, 그리고 관련 유명 미술 작품들을 엮어 한 편의 드라마처럼 풀어낸 책이 나왔다. 바로 ‘온택트미술관 생명과학 이야기(나녹 출간)’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온 인류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오랫동안 코로나19와 유사한 감염병으로 수많은 고통을 받아왔다. 이 책에선 1630년 ‘아스도의 흑사병’, 그리고 1918년 스페인독감의 참혹한 모습을 그린 에곤 실레의 ‘가족’, 뭉크의 ‘스페인독감에 걸린 자화상’ 등의 명화를 통해 각종 전염병으로 고통 받았던 인류를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고통 속에서도 의술을 발전으로 이를 극복한 역사도 함께 소개된다. 19세기 의술의 발전을 그린 ‘애그뉴 박사의 임상강의’, 또 20세기 각종 항생제의 발견을 그린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 등의 명화가 어우러져 알기 쉽게 서술되어 있다. 이 책은 △생명을 만나다 △생명이 위협받다 △생명을 지키다 등 전체 3개 장으로 구성됐다. 명화에 들어있는 다양한 생명 관련 이야기를 끌어낸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명화 속에 표현된 생명, 그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 전쟁, 기아 등의 역사와 함께 과거 의사와 과학자가 어떻게 생명을 지켜낼 수 있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생명과학 지식은 다소 지루할 수 있다. 그러나 명화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도록 전개됐다. 특히 수록된 명화에 각각 QR코드가 제시되어 있어 스마트 기기로 접속하면 작품을 확대해 좀 더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 작품을 소장한 미술관에 접속하면 VR 등으로 미술관에서 관람하듯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저자인 이윤호 교사는 “생명과학의 발전 과정과 의학과 과학이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지, 생명을 연구하거나 다루는 사람에게는 어떤 인성이 필요한지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술과 의학 그리고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는 물론이고 과학 영재 학생과 의학 계열 진학을 꿈꾸는 학생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만든 책”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현재 대구 포산중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교사다. 구암고와 대구과학고, 시지고, 대구일과학고를 거쳤다. 그는 2001년 국내에 영재교육이 움트던 시기부터 영재교육 프로그램과 영재판별도구 등 다양한 영재교육 관련 활동에 참여했다. 또 한국교육개발원, 경북대, 부산대, 경상대, 경남대 등에서 영재교육 및 과학교육 연수 강사로 활동했고 ‘2008년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수상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불이야, 불이야!” 8일 대전에 위치한 선병원재단 유성선병원 4층 병동. 간호사가 갑자기 ‘불이야’ 하고 소리쳤다. 그는 화재 경보 장치를 울린 뒤 바로 119에 신고했다. 또 병동 스피커를 통해서는 ‘코드 레드(병원에 불이 난 것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용어)’라는 소리가 들렸다. 전 직원들의 핸드폰엔 ‘신관 4층 4○○호’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문자가 발송됐다. 해당 병동의 직원과 간호사는 불을 끄기 위해 복도에 설치된 소화전에서 소방 호스를 꺼내 화재가 난 병실로 가져갔다. 또 다른 간호사들은 환자를 이송할 들것을 재빨리 가져와서 병동에 누워있는 환자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소화기를 들고 뛰어오는 의료진도 보였다. 이 모든 상황이 5분 안에 이뤄졌고, 병동에 누워 있던 4명의 환자는 무사히 들것에 실려 나왔다. 이들 환자 모두 화재 방연 마스크를 씌워 연기로 인한 질식을 방지했다. 이 병원에서 한 달에 2번씩 불시에 이뤄지는 화재 모의 훈련을 하는 현장이다. 유성선병원 천세형 책임간호사는 “병원뿐만 아니라 각 병동에도 자위소방대가 조직돼 있어서 수시로 화재 발생 시 초기 진화와 환자 대피를 훈련하고 있다”면서 “연기 질식을 방지하기 위해 화재 방연 마스크 500여 개가 병실 곳곳에 배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유성선병원이 환자 안전을 위한 혁신적인 ‘세이프티 가드’ 시스템을 마련해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병원은 원내 환자 및 내원객들의 안전을 위한 수단으로, 화재 안전과 감염 관리에 포커스를 맞춘 시설 및 시스템을 확립해 세이프티 가드 시스템을 완성했다.병원 4층 옥외정원에 ‘자율소방소’ 마련 국내 최초로 알려진 유성선병원 자율소방소는 병원 4층 옥외 정원에 위치해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서에서 출동하는 시간 동안 병원 자율소방소 직원들이 신속하게 초기진압을 하고, 환자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수 있는 소방 물품이 모여 있는 곳이다. 자율소방소 내엔 청정소화기, 분말소화기, K급 소화기 등 소화기가 종류별로 비치돼 있다. 또 환자를 안전하게 대피시킬 수 있는 견고한 품질의 들것, 화재가 났을 때 발생하는 열을 대비할 수 있는 방열복도 마련돼 있다. 공기호흡기와 초기 화재 진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소방포 등의 물품도 있어 대피하면서 유독가스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뿐 아니다. 병동마다 소화전과 병실, 구역마다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어 화재 초기 진압에 부족함이 없는 상태다. 30분 이상 착용할 수 있는 방연 마스크 역시 병실 인원수에 맞춰 총 500개 이상 확보돼 있다. 이곳을 관리하는 소방안전 관리자인 이 병원 신원호 대리는 “소방 물품이 있다 보니 환자들도 안심을 하게 되고 실제로 불이 났을 경우 3분 이내에 안전하게 화재 진압이 가능하다”면서 “이러한 장비를 마련해 두는 것과 함께 실제를 방불케 하는 불시 정기 훈련을 통해 원내 직원들에게 화재 안전과 상황 대처에 따른 매뉴얼을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별도로 마련된 자율소방소에서뿐 아니라 환자들이 입원한 병동에서도 화재 대비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코로나19 시대, 환자와 보호자 위한 감염관리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병원 방문을 꺼리는 환자와 내원객이 늘고 있다. 이들 환자와 내원객들이 안심할 수 있는 시설이 유성선병원 안에 존재한다. 바로 음압격리실이다. 음압격리실은 병동마다 한 개씩, 중환자실, 응급실 총 6곳에 위치해 있다. 음압은 감염환자로부터 발생한 감염체가 외부로 퍼지는 것을 막는 개념이다. 음압격리실은 다른 병실과 다르게 음압으로 유지되는 병실이기 때문에 감염병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탁월한 병실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유성선병원 응급실의 경우 응급실에 감염병 환자가 입실했을 때 응급실 내 음압격리실을 이용해 그곳에서 바로 감염병 관련 검사를 진행한다. 이후 음압텐트 및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각 병동에 있는 음압격리실로 이동하는 동선 구분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감염병 차단이 이뤄지고, 병동마다 철저한 감염관리가 가능해졌다. 실제 유성선병원은 이러한 노력 덕분에 보건복지부 지정 안심병원으로 지정돼 현재까지 환자와 보호자들의 큰 신뢰를 받고 있다. 선병원재단 이규은 원장은 “많은 환자와 내원객들이 밀집되는 병원인 만큼 화재와 감염에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기타 환자 안전에 대해서도 재단 차원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다양한 진단기술과 치료방법의 발전 덕분에 암 환자들은 생명연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수명이 연장되면서 암 전이에 의한 통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암 전이가 되는 우리 몸 기관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곳이 뼈이다. 뼈는 생명 유지 기관은 아니지만 뼈에 암이 전이된 환자들의 대다수가 중등도 이상의 상당한 통증을 겪게 된다. 따라서 뼈 전이는 암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 유방암 폐암 전립샘암에서 ‘뼈 전이’ 많아뼈 전이는 유방암, 폐암과 같은 고형암에서 잘 생긴다. 특히 척추에 가장 흔하게 암이 전이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암 환자의 뼈 전이로 인해 발생하는 골격계 통증, 골절, 척수 압박 등의 증상을 의학적으로 ‘골격계 합병증’이라고 부른다. 뼈 전이 환자의 약 45%에서 골격계 합병증이 발생하며 특히 뼈 전이가 흔히 일어나는 폐암, 유방암, 전립샘(선)암 등 고형암에서 많이 발생한다. 암환자의 골격계 합병증 여부는 환자가 일상을 유지하는데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뼈 통증으로 인한 고통을 겪거나, 운동신경 마비와 자율신경 마비로 이어지면 자칫 사망할 위험도 증가한다. 또 일단 골격계 합병증이 한번 생기면 환자의 뼈는 약해진 상태로 계속 유지되므로 사소한 충격에도 골격계 합병증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항암치료로 인해 일상생활이 자유롭지 못한 암 환자가 이러한 골격계 합병증이 생기면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초래할 수 있다. ● 뼈 전이 합병증에 대한 인지도 낮아골격계 합병증이 신체적 고통과 일상생활의 제한으로 환자의 삶의 질, 정신적인 고통 등에 큰 영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골격계 합병증에 대한 인지도와 예방 치료 비율은 낮다.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뼈 전이 암 환자의 약 10.8%만이 뼈 전이 합병증을 치료하고 있다. 흔하게 뼈 전이가 진행된다고 알려진 유방암조차 골격계 증상 치료율이 20%대로 나타나 절반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암 환자의 뼈 전이 진단은 반드시 필요하며, 전이를 발견한 즉시 골격계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는 예방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환자의 삶의 질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또 골격계 합병증 예방을 위한 약물치료는 심각한 통증 발생의 위험을 감소시켜 마약성 진통제 사용도 줄일 수 있게 한다. 따라서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는 부작용 등으로 인해 중단할 이유가 없다면 항암 치료 내내 이 골격계 합병증 치료를 지속 병행하는 것이 권고된다.● 예방 치료제로 위험 감소 골격계 합병증 예방 효과가 있는 성분인 데노수맙의 경우 뼈를 분해하는 파골세포를 자멸시켜 불균형한 골 환경의 악순환을 멈추는 원리다. 또 골 통증 발생을 지연시켜 환자의 삶의 질까지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피하주사 형태로 투약 편의성을 개선했으며 신장을 통해 배설되지 않기 때문에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 용량을 조절할 필요가 없다. 현재 주요 국제 진료지침에서도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가 적극적으로 권고되는 추세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뼈전이 진단 즉시 데노수맙과 비스포스포네이트 같은 성분을 사용해 골격계 합병증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유럽암학회 또한 골격계 증상을 지연시키고 증상을 덜어주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골격계 합병증 약물 치료 병행을 권고하고 있다. 고대 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박경화 교수는 “진행된 암의 치료 목표는 환자가 암 치료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체중을 지탱하는 주요 골격에 암이 전이되어 그 합병증으로 인해 심한 뼈 통증이나 골절, 척추 압박 등에 의해 신경마비가 생긴다면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이를 지연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는 보조 치료법이 있다는 것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상당한 불안을 해소시켜 준다”며 “합병증이 당장 없더라도 뼈 전이 진단을 받으면 가능한 빨리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를 시작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골전이암에 대하여 치료를 받는 환자는 혹시 치조골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염증에 대비하여 구강 위생과 주기적 치과 진료를 꼭 받는 것이 좋다. 유방암을 진단 받은 환자의 경우 뼈 전이 예방을 위해 주기적으로 진료를 받아야 하며 흡연과 음주는 삼가야 한다. 또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균형 있는 식사를 통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되 칼슘 섭취량을 1일 1000mg 이상으로 증가시키면 도움이 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내외 연구진이 파킨슨병에 걸린 뇌와 똑같은 ‘아바타 뇌(미니 인공 뇌·사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뇌 조직은 다른 장기와는 달리 환자로부터 직접 생체조직을 얻는 것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인간의 뇌 조직 연구는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이번에 만든 미니 뇌를 활용하면 퇴행성 뇌질환의 진행과 치료제 투여 뒤 변화 과정 등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어 질병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듀크엔유에스(DUKE-NUS) 제현수 교수와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대학원대 조중현 박사, 서울대 의대 이승재 교수 연구팀은 인간 줄기세포로 제작된 미니 중뇌인 아바타 뇌에서 세계 최초로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 사멸과 루이소체 형성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인 파킨슨병의 증상이다. 손이 떨리고 결국엔 근육이 굳는 파킨슨병에 걸리면 중뇌에 위치한 ‘흑질’이라는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된다. 또 루이소체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축적된다. 연구진은 콩팥 모양의 미니 뇌를 파킨슨병에 걸린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효소 부족으로 비장이 비대해지는 유전병인 고셰병 환자들이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도가 높다는 점에 착안했다. 특히 파킨슨병을 40, 50대에 조기 발견한 환자 중 5% 정도가 고셰병을 앓고 있다. 이들 환자의 피부와 혈액에서 뽑아낸 유도만능줄기세포(다양한 장기를 만들 수 있는 줄기세포)를 배양해 3, 4개월 동안 키운 뒤 팥알 크기만 한 아바타 뇌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인공 뇌를 활용해 루이소체를 응집시키는 기전을 확인한 뒤 파킨슨병 치료제를 만드는 후속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제 교수는 “뇌 질환 연구는 대부분 실험용 쥐나 초파리를 사용하거나 세포 단위 실험에 그치는데 사람의 뇌는 다른 동물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며 “미니 뇌인 아바타 뇌는 아직 근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상태인 퇴행성 뇌 질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1저자인 조 박사는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뿐 아니라 한국에 아직 생소한 루이소체 치매 등 루이소체와 연관된 다른 퇴행성 뇌 질환 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해당 분야 권위지인 미국 ‘신경학연보’ 최근호에 게재됐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검사는 코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피를 뽑아 검사하는 거예요. 하루 이틀 뒤엔 항체 생성 여부를 알 수 있어요.” 기자는 코로나19 얀센 백신을 접종한 지 약 6주가 지났다. 그런데 과연 내 몸에 코로나19 항체가 생겼을까. 그 여부를 알기 위해 강동성심병원을 찾아 항체 검사를 받아 봤다. 또 화이자 백신 접종자인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박소연 교수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인 강동성심병원 전진수 전공의도 항체 생성 여부를 함께 검사했다. 세 가지 백신 모두 항체가 생겼을까. 만약 백신을 맞았는데도 항체가 생성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코로나19 항체 검사 궁금증을 박 교수를 통해 알아봤다. ―검사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다행히 세 명 모두 항체가 생성됐다. 검사 결과 양성은 ‘리액티브(reactive)’로 진단된다. 이는 몸 안에 항체가 있다는 의미다. 항체가 없는 경우에는 음성, 즉 ‘논 리액티브(non-reactive)’로 나온다. 항체 검사는 정성 검사와 정량 검사 두 가지로 나뉜다. 정성 검사는 우리 몸에 항체가 있는지만 진단한다. 우리 세 명이 받은 검사다. 정량 검사는 항체가 어느 정도 있는지 그 양을 측정한다. 다만 아직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기준 항체량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량 검사를 받아도 의미 있는 해석을 할 수 없다.” ―백신 종류에 따라 항체 형성률이 다른가. “항체 생성 여부는 백신의 종류와 관계없다. 개인별로 연령, 면역력, 기저질환 등에 따라 항체 생성 여부가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노년층보다는 젊은 연령에서 항체 형성이 잘된다. 또 면역억제 치료 등을 받아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 항체 형성률이 일반인에 비해 낮다. 항체 지속 기간은 30∼250일로 다양하게 보고됐다. 다만 공통적으로 항체 형성 후 시간이 지나면 항체가 유지되지만 항체의 양이 줄어들 수 있다. ”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생기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B형 간염이나 독감 같은 감염병을 기준으로 보면 항체 결과가 음성일 경우 다시 접종하는 게 맞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은 아직 세계적으로 공통된 권고사항이 없다. 즉, 현재는 재접종이나 부스터샷(접종 완료 후 백신 추가 접종)에 대한 권고가 없는 상황이다.” ―항체 검사를 다시 받으면 양성과 음성이 바뀔 수도 있나. “백신 접종 후 6∼12개월 정도 지나면 항체량이 줄어들어 양성이 음성으로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접종을 완료하고 시행한 항체 검사가 처음 음성이 나왔다가 나중에 양성으로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른 감염병 백신을 접종했는데 항체가 생기지 않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마찬가지일까. “접종 뒤에 항체가 생기지 않는 대표적인 질환이 B형 간염이다. 이런 경우는 특이한 유전적 형질로 항체 형성이 되지 않는 것이지 개인의 체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B형 간염 항체가 생기지 않았어도 코로나19 백신 항체는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항체 검사는 어디서 받을 수 있나. “보건소에선 항체 검사를 하지 않는다. 일반 병원에서 의사 진료를 받은 뒤 항체 검사가 가능하다. 백신을 맞은 뒤 항체 형성까지는 최소 2주가 소요된다. 따라서 항체 검사는 접종 4주 뒤에 받는 것이 좋다. 항체 검사는 비급여 검사라 병원마다 비용이 다르다.” ―항체 검사를 권고하는 상황이나 직업군이 있을까. “특별히 항체 검사를 권고하는 상황이나 직업군은 없다. 다만 항체가 형성되었다는 것은 코로나19에 예방력이 조금이라도 생겼다는 것이다. 혹시 코로나19 확진을 받더라도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자신의 항체 형성이 궁금한 사람은 항체 검사를 활용해 보면 좋다.” ―재접종 권고를 받는다면 같은 백신을 맞게 되나, 아니면 교차 접종을 하나. “아직 부스터샷이나 재접종에 대해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같은 백신을 대상으로 한 재접종과 다른 백신의 교차 접종 두 가지 모두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 결과를 확인해야 일선에서 정확한 지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검사는 코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피를 뽑아 검사하는 거예요. 하루 이틀 뒤엔 항체 형성 여부를 알 수 있어요.” 기자는 코로나19 얀센 백신을 접종한 지 약 6주가 지났다. 그런데 과연 내 몸에 코로나19 항체가 생겼을까. 그 여부를 알기 위해 강동성심병원을 찾아 항체 검사를 받아 봤다. 또 화이자 백신 접종자인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박소연 교수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인 강동성심병원 전진수 전공의도 항체 생성 여부를 함께 검사했다. 세 가지 백신 모두 항체가 생겼을까. 만약 백신을 맞았는데도 항체가 생성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코로나19 항체 검사 궁금증을 박 교수를 통해 알아봤다. ―검사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다행히 세 명 모두 항체가 생성됐다. 검사 결과 양성은 ‘리액티브(reactive)’로 진단된다. 이는 몸 안에 항체가 있다는 의미다. 항체가 없는 경우에는 음성, 즉 ‘논 리액티브(non-reactive)’로 나온다. 항체 검사는 정성 검사와 정량 검사 두 가지로 나뉜다. 정성 검사는 우리 몸에 항체가 있는지 없는지만 진단한다. 우리 세 명이 받은 검사다. 정량 검사는 항체가 어느 정도 있는지 그 양을 측정한다. 다만 아직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기준 항체량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량 검사를 받아도 의미 있는 해석을 할 수 없다.” ―원래 세 가지 백신 모두 항체가 생기나. “항체 형성 여부는 백신의 종류와 관계없다. 개인별로 연령, 면역력, 기저 질환 등에 따라 항체 생성 여부가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노년층보다는 젊은 연령에서 항체 형성이 잘 된다. 또 면역억제 치료 등을 받아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 항체 형성률이 일반인에 비해 낮다. 항체 지속기간은 30~250일로 다양하게 보고됐다. 다만 공통적으로 항체 형성 후 시간이 지나면 항체가 유지되지만 항체의 양이 줄어들 수 있다.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생기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B형 간염이나 독감 같은 감염병을 기준으로 보면 항체 결과가 음성일 경우 다시 접종하는 게 맞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은 아직 세계적으로 공통된 권고사항이 없다. 즉 현재는 재접종이나 부스터샷(접종 완료 후 백신 추가 접종)에 대한 권고가 없는 상황이다.“ ―항체 검사를 다시 받으면 양성과 음성이 바뀔 수도 있나. ”백신 접종 후 6~12개월 정도 지나면 항체 양이 줄어들어 양성이 음성으로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접종을 완료하고 시행한 항체검사가 처음 음성이 나왔다가 나중에 양성으로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른 감염병 백신을 접종했는데 항체가 생기지 않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마찬가지일까. ”접종 뒤에 항체가 생기지 않는 대표적인 질환이 B형 간염이다. 이런 경우는 특이한 유전적 형질로 항체 형성이 되지 않는 것이지, 개인의 체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B형 간염 항체가 생기지 않았어도 코로나19 백신 항체는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항체 검사는 어디서 받을 수 있나. ”보건소에선 항체검사를 하지 않는다. 일반 병원에서 의사 진료를 받은 뒤 항체 검사가 가능하다. 백신을 맞은 뒤 항체 형성까지는 최소 2주가 소요된다. 따라서 항체 검사는 접종 4주 뒤에 받는 것이 좋다. 항체 검사는 비급여 검사라 병원마다 소요 비용이 다르다.“ ―항체 검사를 권고하는 상황이나 직업군이 있을까. ”특별히 항체 검사를 권고하는 상황이나 직업군은 없다. 다만 항체가 형성되었다는 것은 코로나에 예방력이 조금이라도 생겼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코로나19 확진을 받더라도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자신의 항체 형성이 궁금한 사람은 항체 검사를 활용해보면 좋다.“ ―재접종 권고를 받는다면 같은 백신을 맞게 되나, 아니면 교차접종을 하나. ”아직 부스터샷이나 재접종에 대해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같은 백신을 대상으로 한 재접종과 다른 백신의 교차 접종 두 가지 모두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 결과를 확인해야 일선에서 정확한 지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한국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할 때 가느다란 긴 면봉을 코 깊숙이 집어넣죠. 미국에선 대부분 콧망울 쪽만 짧은 면봉을 살짝 묻혀서 검체를 채취합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미국 진출 한국계 진단업체인 아벨리노랩 이진 회장(사진)은 한국과 미국의 코로나19 검사 시 검체 채취가 다른 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아벨리노랩은 코로나19 진단뿐 아니라 안과에서 라식 시술을 할 때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아벨리노 유전질환을 미리 진단하는 진단 전문업체다. 실명을 일으키는 각막 이상증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초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할 때 코로나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이 회장은 “초기엔 한국과 마찬가지로 코 깊숙이 면봉을 집어넣어 검체를 채취했다”면서 “그런데 긴 면봉으로 코에 깊숙이 넣다 보면 잘못 찔러서 코피가 나기도 하고 민감한 점막에 자극을 줘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은 통증에 민감해 검체 채취가 더 힘들다. 이 회장은 “한국도 수시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통증으로 인해 콧물, 눈물을 흘린 경험이 있을 것 같다”면서 “일부 사람은 코로나19 검사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검사를 회피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검사의 민감도만 높여도 굳이 깊숙이 넣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긴 면봉 없이 짧은 면봉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시약 사용의 민감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또 채취 키트를 최적화하고, 다양한 테스트로 그 결과를 개선한 회사 측의 노력으로 짧은 면봉으로도 ‘검사 정확도 100%, 분석 민감도 100%’의 결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최근 코로나19 검사의 트렌드는 변이 바이러스 추적이 될 것”이라며 “한국이 향후 코로나19 검사 트렌드를 선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심화되고 있는 혈액수급난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 11일 헌혈 캠페인을 펼쳤다.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폭염, 여름 휴가철 등의 영향으로 헌혈자가 감소해 전국 의료기관이 혈액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하루 혈액 보유량이 적정 단계인 5일분에 못 미치는 3.2일분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혈액 공급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의협은 이날 용산임시회관 앞에서 헌혈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을 비롯해 상임진 및 자문위원단, 직원 등 약 30여 명이 참여했다. 이 회장은 “의협이 보건의료 전문가 단체로서 혈액수급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고자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며 “의협을 시작으로 13만 회원, 전 의료계로 캠페인이 확산된다면 국민들도 안심하고 헌혈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이번 헌혈 캠페인을 일회성이 아닌 매년 임직원들과 회원들이 참여하는 행사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국민과 정부, 그리고 의협이 힘을 합쳐 이 국난을 극복해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헌혈 캠페인을 통해 모은 헌혈증서는 모두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증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조만간 레이저과 소리 즉 ‘광음향’을 이용해 우리 손과 발에 있는 말초 혈관까지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을까?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이 비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대신 앞으로는 광음향을 이용해 혈관의 막힘 유무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의료영상 기술 개발을 해오고 있는 옵티코의 김철홍 대표이사(포스텍 IT 융합공학 교수)를 만났다. 옵티코는 최근 라이나 50+어워즈 창의혁신상 부분 1위를 수상한 기업이기도 하다.―옵티코는 어떤 회사인가? “2018년 2월에 창업했다. ‘옵티’는 영어로 빛을 뜻하고 ‘코’는 에코(소리)에서 따왔다. 옵티코는 빛과 소리를 결합해 의료기기 쪽에 혁명을 일으켜 보자는 의미다. 즉 광음향 의료 영상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말초혈관 질환 환자의 진단 치료 관리를 하고자 하는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광음향으로 혈관을 본다는 것은 어떤 원리인가? “초음파 영상 원리는 주파수가 높은 소리를 몸에 보낸 다음 메아리처럼 돌아오는 소리의 신호를 감지해 영상을 만든다. 반면 광음향 영상은 소리를 보내는 것 대신 레이저라는 빛을 몸에 보낸다. 레이저는 몸속에서 초음파로 만들어져서 돌아오는데 이를 감지해 영상을 만드는 기술이다. 빛을 이용한다는 것이 다르지만 초음파를 찍는 원리처럼 영상이 나온다.”―초음파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 “초음파는 소리를 보내서 소리를 받는 영상이기 때문에 단색(회색)의 2차원적인 영상이지만 광음향은 다양한 파장의 레이저를 사용하기 때문에 동맥과 정맥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혈관 속에 녹아 있는 산소포화도도 파악할 수 있다. 대개 산소를 많이 소비하는 부위에 질병이 잘 생긴다. 특히 뇌질환, 암질환이 있는 부위에 산소를 많이 사용한다. 광음향을 사용하면 말초혈관이 막혀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우선 당뇨병 부작용인 당뇨병 발의 혈관질환 이상유무를 빨리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유방암, 위암, 갑상선암 등 혈관이 몰리는 암의 진단에도 사용할 수 있다.”―기존 영상에도 말초혈관을 볼 수 있는 기술이 있는 거 같은데…. “맞다. 주로 X-레이 조형술, MR 조영술, MRI 조영술에서 많이 사용된다. 이때 조영제라는 약물을 집어넣어 말초혈관의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다. 조영제는 신장이 나쁘거나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에게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 반면 광음향 의료기기는 그러한 부작용이 없을 뿐만 아니라 방사선에 대한 노출도 없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많은 사람들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따라서 혈관 수술 뒤에 혈류가 잘 흐르고 있는지를 수시로 확인이 가능하다.”―지금 어느 정도까지 연구가 되어 있고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 연구자 임상을 하고 있는 단계이다. 2022년 말 되면 시제품이 나올 예정이고 이를 통해 임상시험을 하게 된다. 그 임상을 통과하면 의료기기 허가를 받아서 실제로 환자들에게 사용될 예정이다. 2, 3년 정도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는 일상생활의 필수품으로 스마트폰을 꼽는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사한 ‘2020 방송매체이용행태조사’에서 연령별 일상생활 필수 매체를 묻는 설문에서 20대의 91.6%, 30대의 86.2%가 스마트폰을 필수매체라고 응답했다. 비상 상황 시 이용하거나 의존하는 매체가 스마트폰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각각 87.4%, 76.8%에 달했다. MZ세대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통해 일상 속에서 새로운 정보를 능동적으로 찾고, 즉각적인 검색을 통해 지식과 관심사를 확장하는 것에 익숙하다. 그만큼 언제 어디서든 디지털 기기와 친밀한 것이다. 그래서 식사를 하거나, 이동을 할 때, 혹은 쉬거나 집중하는 순간에도 디지털 기기를 밀접하게 이용하다보니 MZ세대에서 ‘VDT(Video Display Terminal) 증후군’ 환자가 점점 늘고 있다. VDT 증후군은 컴퓨터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각종 디지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면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통칭하는 단어다. 심해지면 근막통증증후군, 거북목증후군, 일자목, 손목터널증후군, 안구건조증 등 몸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VDT 증후군 환자 수는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이용자 수가 증가한 2009년과 2012년 사이에 환자도 크게 증가했다. 2009년 458만 명이던 환자 수는 2012년 553만 명, 2019년 634만 명으로 대폭 늘었다. 증상별로는 근막통증증후군이 가장 많았고 안구건조증, 일자목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50대 환자 수가 가장 많았으나 20대와 30대에서 근막통증증후군과 일자목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의 연평균 발생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근막통증증후군의 경우 전체 연령의 연평균 증감률이 4.4%인데 20대 환자의 경우 2.8%, 30대는 1.6%로 나타났다. 일자목증후군의 전체 연령 연평균 증감률 3.1% 대비 20대 환자 3.3%, 30대 2.0%로 확인됐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전체 연령 연평균 증감률이 3.9%인데 20대가 이보다 크게 높은 6.4%였고 30대는 2.4%였다. VDT 증후군 관련 질병 중 특히 주의해야 할 증상은 근막통증증후군이다. 목덜미 주변에서 등까지 뻗어있는 승모근, 척추를 좌우로 지지해주는 척추기립근, 어깨에서 등으로 이어지는 견갑근, 목에 비스듬히 위치한 흉쇄유돌근 등에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통상 책상에서 거북목으로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할 때 목 주위 근육이 경직돼 통증이 발생한다. 또 과도한 운동이나 작업 등으로 인해 특정 근육층과 근막이 손상될 때, 특정 동작을 반복하면서 해당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하는 경우에 잘 발생한다. 대부분 누적된 긴장과 스트레스, 운동 부족이 원인이다. 뻐근하고 결리는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운동 범위가 제한되거나 근육이 약화되고 쑤시는 압통이 생길 수 있다. 증상이 계속되면 삶의 질이 저하되고 치료나 재활에 따른 의료비 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정확한 진단이나 재활 목적을 벗어난 도수치료나 전기자극(EMS)치료 등 고가의 치료를 권유받아 비싼 의료비만 지출하기도 한다. 따라서 VDT 증후군은 일상에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간단한 생활습관 개선 및 업무 환경 개선만으로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 중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고,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 또 장시간 컴퓨터 업무를 할 때는 모니터 받침대나 손목 보호대 사용 등을 통해 눈높이를 맞추고 작업 자세를 바르게 해야 한다. 누워 있거나 비스듬하게 앉은 자세에서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일정시간 동안 사용할 때는 어깨와 등이 굽어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병원 로비에 3층 높이(13m)의 대형 도서관이 있다?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C관 로비에 설치된 도서관을 직접 찾아봤다. 지상 8층, 지하 4층 규모의 C관 병원 내부엔 실제로 도서관뿐만 아니라 미술관, 박물관 등이 연이어 있었다. 아프면 찾는 병원이 아닌 환자나 보호자가 마음의 위로는 받는 문화 메디컬단지를 조성한 것이다. 강북삼성병원은 환자에 대한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락한 병원, 첨단 기술과 인술이 조화를 이뤄 치료 그 이상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약 4년 동안 대대적인 병원 개선 공사를 진행했다. 그 결실이 이번에 나타난 것이다. 2018년 C관 착공을 시작으로 첨단 장비 설치 및 검사실 증설을 바탕으로 하는 외래 재배치를 했다. 주차장 지하화를 통해 도심 속 공원과 전용 둘레길 조성 등 공간의 따뜻함과 인간미를 담았다.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보기 드문 문화 예술 공간들을 조성해 환자 및 보호자들의 ‘쉼’ 제공을 우선시한 것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 지상 주차장을 지하화해 주차 공간 전부를 공원으로 조성했다. 공원 내에는 야외분수와 환자 및 보호자들이 힐링할 수 있는 둘레길을 만들었다. 기존 계단 출입구였던 남문을 울창한 소나무와 물이 흐르는 엘리베이터 공간으로 조성해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병원 접근성도 개선했다. 새로 건설한 C관 로비는 병원 직원과 고객들이 기증한 1500여 권의 책을 비치해 누구든 편하게 읽거나 쉴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조성했다. 도서관 앞의 대형 곡면 디지털 갤러리에서는 의학정보, 음악회, 작품 전시 상영 등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가 간접적으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병원 A관(5층)과 C관(3층) 연결통로에는 재능 있는 신진작가와 단체를 지원하고자 갤러리 공간을 조성했다. 주기적으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재능 있는 신진작가들에게는 무료 공간을 대여해주고 환자 및 내원객에게는 힐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 중이다. 또 A관-C관 1층 통로에는 역사 전시관을 만들어 과거에 사용하던 시술 도구들을 직접 보며 한국 의료의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1960년대 개원 초기 사용된 물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물건을 전시했다. 이외에도 병원은 이번 신축을 통해 △정규 음압 수술실 증설을 통한 감염병 환자의 안전한 치료 △내과계, 외과계, 신경계 중환자실 분리 확장 및 음압 격리실 신설 △선진화된 인터벤션실 증설 및 심장혈관조영실 확장 △국내 최고 사양의 최신 암 치료용 선형 가속기(TrueBeamStx) 도입 △항암제 조제 로봇(APOTECAchemo) 국내 4번째 도입 △진단검사의학과 검사 자동화 시스템(TLA) 도입을 통한 정확한 검사 진행 등에 나섰다.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조성한 것이다. 강북삼성병원 진성민 기획총괄은 “이번 환경개선공사는 환자분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첨단 의료서비스 및 따뜻한 문화를 경험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새로운 혁신과 도전으로 치료를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유명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가 “2세 준비 중 고혈압과 빈혈로 인해 힘들었다”는 소식을 전해 세간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매운 음식을 즐겨먹던 해당 유튜버는 혈압 수치가 ‘300’까지 오르며 위험한 상황까지 내몰렸음을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인기 먹방 유튜버들은 구독자 수가 100만 명을 넘고 한 달 합산 영상 조회 수도 수천만 회에서 1억 회를 넘어선다. 이런 먹방 유튜버들의 영향력으로 자극적인 폭식을 하거나 먹방을 따라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실제로 기자가 초밥 5인분을 먹고 위 CT(컴퓨터단층촬영)를 찍어 보니 위가 30배나 늘어난 바 있다. 하루 종일 속이 거북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보건당국은 지난해 먹방 실태 조사 뒤에 관련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방치하고 있다. 음식 섭취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청소년이나 아동의 경우 먹방에 중독될 경우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성인들도 과도한 열량 섭취로 비만을 부를 수 있다. 또 섭식장애와 고혈압, 당뇨병 등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최근 20, 30대 당뇨병 환자의 증가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 30대 당뇨병 환자는 2019년 기준 13만5824명으로 2015년보다 3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당뇨병 환자가 27.7%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가파르다. 당뇨병 진료비 역시 급증하고 있다. 2015년 1조8186억 원이던 국내 당뇨병 진료비는 2019년 50.6% 증가한 2조7396억 원에 달했다. 중장년층을 위협하던 고혈압 역시 20, 30대라고 안심할 수 없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20, 30대 고혈압 유병자는 약 126만6000명으로 고혈압 전 단계 환자까지 더할 경우 약 338만7000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 중 고혈압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17.4%에 불과했다. 또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LDL)과 중성지방 등이 많은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20대 남성 유병률이 26.6%, 여성은 10.2%로 나타났다. 기름진 음식과 배달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및 비만 등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처럼 20, 30대부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 다양한 만성질환에 노출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전염성 질병의 위험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9월 미국의사협회지에 게재된 연구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18∼34세 성인 3222명 중 당뇨병 환자는 18.2%, 고혈압 환자는 16.1%를 차지했다. 이들 중 비만인 경우는 36.8%였는데 비만 코로나 환자의 21%가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10%는 자가 호흡이 힘들어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았다. 또 88명은 사망했다. 그만큼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젊은 나이에도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감염성 질환에 잘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젊은 연령층의 만성질환 관리는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들 질환은 우리나라 주요 사망 원인인 심뇌혈관질환의 선행 질환이기 때문에 예방 및 조기 관리,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20, 30대에서 발생하는 만성질환의 경우 생활습관의 영향이 가장 크다. 그런데 젊음에 대한 자신감으로 건강 관리에 소홀하기 쉬워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유병 기간이 길수록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만성질환을 진단받으면 생활습관 개선 등을 통해 조기 관리에 나서야 한다. 그렇다면 생활 속 처방은 어떤 것이 필요할까. 질병관리청의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9대 생활수칙’이 가장 훌륭한 처방전일 것이다. 즉, △금연하기 △술은 하루에 한두 잔 이하로 줄이기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고 채소와 생선 충분히 섭취하기 △가능한 한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하기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 유지하기 △스트레스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기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측정하기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꾸준히 치료하기 △뇌졸중, 심근경색증의 응급 증상을 숙지하고 발생 즉시 병원 가기 등이 핵심 내용이다. 다들 이러한 처방전을 프린트해서 지금이라도 가능한 것부터 하나하나 생활 속에서 실천해 보도록 하자.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델타 변이’ 유행으로 대부분 일상이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해외 의료봉사 단체인 행복한의사가 비대면 서비스로 해외 의료봉사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해피 닥터(HAPPY DOCTOR)’를 만들었다. 이 앱을 이용하면 현장에 가지 않고도 의료봉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최석재 행복한의사 대표(응급의학과 전문의)를 통해 비대면 의료봉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최 대표는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비대면 의료봉사 앱은 어떤 계기로 개발했나. “고 이태석 신부님처럼 우리나라 의료진들도 그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 의료봉사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등 국내 약 50개가 넘는 크고 작은 단체가 해외 의료봉사를 위해 조직되고 활동 중이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해외 의료봉사활동이 거의 중단됐다. 해외 의료봉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비대면 의료를 표방하는 수많은 국내외 플랫폼은 영리 목적이다.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의료는 어디로 갔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우리가 먼저 시작해 보자고 무모하게 뛰어들었다.” ―평소 의료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나. “개인적으로는 서울 영등포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을 대상으로 무료로 의료서비스를 해드리는 요셉의원이라는 곳에서 한 10년 가까이 봉사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K의료’가 많이 알려졌지만 지금은 백신 개발부터 치료제까지 해외 업체들이 상황을 주도해가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한국만큼 의료접근성이 좋은 국가가 또 없다. 그래서 의료접근성이 열악한 사람들, 예컨대 해외 이주노동자, 해외 교포, 해외 여행자, 저소득 계층, 난민 등 의료서비스가 절실한 사람들을 위한 비대면 앱을 만들어 K의료가 이 분야를 주도해 보자는 거창한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고맙게도 대한응급의학의사회에서도 그 뜻을 받아줘 동참하기로 했다.” ―이번에 개발한 앱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나, 비대면 진료 외에 약도 처방해주나. “아직은 비용도 많이 들고 법적인 제약이 있어 비대면 진단이나 처방까지는 못 한다. 일단 환자 상담서비스로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앱을 만드는 데 재능기부로 동참해 주지 않았다면 탄생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안드로이드나 애플 스토어에서 ‘Happy doctor’로 검색하면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자신의 증상이나 의료진에게 물어보고 싶은 내용을 영어 몽골어 태국어 인도어 등 모국어로 적거나 증상과 관련된 사진이 있으면 같이 업로드하면 된다. 그러면 저와 같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바로바로 답변을 준다. 때에 따라선 두 명의 전문의가 상담하기도 한다. 시차도 있고, 진료 중일 수 있어 지금은 최대 6시간 이내에 답변 드리는 것으로 안내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보다는 비대면 상담으로 보면 되나. “그렇다. 저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진료라기보다는 일종의 상담이다. 아직은 혈액검사나 엑스레이 같은 장비를 활용한 원격진단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의 진술에만 의존해 진단이나 처방을 한다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그러나 향후엔 해외 현지에 원격진료소를 준비해 혈액검사나 장비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원격으로 처방까지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 ―주로 외국인들이 많이 사용한다면 언어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나. “구글 자동번역 시스템을 활용한다.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언어 소통에 큰 문제가 없었다. 영어가 모국어인 환자들은 훨씬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의료진도 영어 문장과 구글로 번역된 한국어 문장을 동시에 보면서 상담을 해주기 때문에 언어 소통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답변을 쓸 때도 한국어로 쓰면 친절하게 영어로 동시 번역을 해주고 의료진이 번역이 잘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문의를 남긴 환자가 아랍어를 사용했다면, 다시 영어와 번역된 아랍어 문장을 환자에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진행된다.” ―현재 의료봉사의 틀을 깰 수 있는 것 같다. “그렇다. 지금까지는 봉사활동을 가려면 일주일 이상 진료도 쉬어야 하고 비행기표도 자비로 구매하고 심지어 일부 의료진은 장비도 자비로 렌트해서 가야 했다. 우리의 목표는 누구나 쉽게 의료봉사를 하는 것이다. 틈을 내 이러한 봉사를 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다.”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턱관절에서 딱딱 소리가 나요.” 방학을 맞아 턱관절 장애로 병원을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턱관절의 상호작용에 문제가 생기면 턱관절 부위에 질환이 발생하는데 이를 통칭해 ‘턱관절 장애’라고 한다. 이 중 가장 흔한 3대 증상은 귀 앞 턱관절 부분의 통증, 딱딱 소리가 나는 관절 잡음, 음식을 먹거나 입을 벌릴 때 턱 근육이 불편한 개구(開口)장애다. 통증은 65∼99%의 환자가 호소하는 흔한 증상이다. 또 관절 잡음은 인구의 20∼44%가량이 겪고 있다. 개구장애는 턱관절 장애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나타난다. 이외에도 치아의 문제가 없는 치통, 귀가 아프거나 윙윙 소리가 나는 증상, 어지럼증, 두통, 목이나 어깨 부위 근육통 등이 증상이다. 서울아산병원 치과 이부규 교수는 “턱관절 장애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환자 스스로 잘못된 습관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턱관절에 나쁜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없애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상의 대부분은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또는 교합안전장치를 이용하면 치료가 되기 때문에 나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선 만성스트레스는 턱관절 주변의 근육을 과도하게 긴장시킨다. 근육에 피로물질이 쌓이면 염증이 생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턱관절 디스크의 위치를 변형시킨다. 또 이를 ‘꽉’ 물거나 충치, 잇몸질환이 있어 음식을 제대로 못 씹는 사람도 턱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게 돼 장애가 생길 수 있다. 껌, 마른 오징어, 질긴 고기, 딱딱한 콩자반 등은 턱관절 인대를 늘어나게 하는 음식이기 때문에 자주 먹어선 안 된다. 하품할 때는 되도록 입이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하고 딱딱한 과일을 베어 먹을 때도 조심한다.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시험 등 긴장된 일이 있을 때 이를 ‘꽉’ 무는 습관이 있다면 의식적으로 턱에 힘을 풀어 긴장도를 낮춘다. 특히 헬스클럽에서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턱관절 장애가 있는 사람은 교합안전장치를 끼고 하는 것이 좋다. 턱을 괴거나 손톱을 깨물고 음식을 한쪽으로 씹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또 책상에 엎드려 자게 되면 한쪽으로 턱이 밀리게 된다. 환자 스스로 정확한 관리를 하고 있는지 정기적인 외래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아이가 자주 배가 아프다고 하면 큰 병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수시로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식욕이 없거나,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만 먹으려고 하는 등 편식하는 경우도 생긴다. 무더운 여름에는 장염으로 인한 복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반복해서 호소하는 복통의 원인과 해결 방법을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태형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봤다.○학령기 어린이 40%가 ‘반복 복통’ 학령기 소아의 약 40%가 주 1회 이상 복통을 경험하고 있다. 이는 아이들의 수면에 영향을 주거나, 공부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소화불량 등을 포함한 복통은 며칠 사이에 발생한 급성 복통과 두 달 이상 지속되는 만성 복통으로 나뉜다. 노로바이러스 장염이나 식중독과 같은 감염성 위장염, 식사 및 생활 습관 이상 등으로 발생한 복통은 적절한 교육이나 약물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국소 부위의 심한 복통이나 발열, 구토, 혈변, 섭식장애, 체중 감소 등의 위험 증상이 관찰되는 경우엔 즉각 처치가 필요하다. 보호자들이 어린이 복통을 주의해서 살펴야 하는 이유다. 김 교수는 “여름철에는 종종 장염이나 식중독으로 복부의 특정 부위에 심한 복통이 생기거나 발열, 구토, 혈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 경우에는 정밀 검사로 원인을 찾은 뒤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어린이들이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입이 마르며 △소변의 양과 활동량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면 심한 탈수증의 가능성이 있다. 바로 병원을 찾아 진찰한 뒤 필요한 경우 수액 치료를 받아야 한다.○식습관 망가지며 소아 복통 증가 최근에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소아 복통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대면 수업이 온라인 수업으로 많이 대체되면서 올바른 식습관을 지키기 어려워진 것이 소아 복통 환자 증가의 원인이라는 해석이다. 잦은 복통은 심리적 요인과도 연관이 깊으므로, 어린이들이 혹시 코로나19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지는 않은지 잘 살펴봐야 한다. 만약 복통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진료를 받았으나 검사에서 특별한 질환이 발견되지 않고, 위험 증상 없이 두 달 이상 배꼽 주위 복통이 발생한다면 감염성 장염보다 기능성 위장관 질환 가능성이 높다. 기능성 위장관 질환은 내시경, 혈액 검사 등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서 소화불량, 복통, 변비, 설사, 복부팽만 등 다양한 위장관 증상이 있을 때를 말한다. 식이 상담과 적절한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만약 변비나 설사 등 배변 습관의 변화가 나타난다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가족력이 없는지도 점검해 봐야 한다. 또 가스가 평소에 잘 차는 경우에는 식습관 문제가 없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소화 어려운 음식 섭취 삼가야 찬물이나 유제품, 빙과류, 음료수 등은 여름철 복통과 설사의 흔한 원인이다. 식수는 끓여먹고, 음식은 가급적 냉장 보관을 하도록 권장한다. 특히 소아는 원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므로 화장실을 사용하거나 외출 후 반드시 손 씻기를 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평소 배가 아프다고 하면서 밥을 잘 먹으려 하지 않는 경우는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 탄산음료, 주스, 초콜릿, 사탕 등 과당이 많이 포함된 음식이나 튀김 등 기름진 음식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늦은 시간에 과식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식습관 교정만으로도 복통이 상당 부분 나아질 수 있다. 또 유제품을 먹은 뒤 아이가 만성 소화불량이나 설사가 있다면 유당불내증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유당분해효소가 적어서 발생하는 것으로 유제품 섭취를 줄여야 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극단적 선택을 하는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예방사업을 펼쳐서 자살자 제로 금산군을 만들겠습니다.” 충남 금산군은 최근 생명존중을 위한 자살예방 사업을 펼치는 대표적인 곳이다. 5월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자살예방사업을 공모한 결과 총 8개의 지자체가 선정됐다. 그중 한 곳으로 선정된 금산군 최영규 부군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증이 점점 심각해지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자살 예방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군수는“우리 금산군에서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을 분석해본 결과 30∼50대가 70%를 차지했다. 30∼50대는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연령층인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으로 예방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삼오오(30∼50대) 마음위로 희망위로’라는 사업명으로 자율방범대를 만들어 한국외식업협회 금산지부와 MOU 등을 통해 민관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해 예방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금산군은 마음나눔가게를 선정해 온라인 우울검사 QR 코드를 비치해서 마음건강검사 및 온라인 우울검사를 시행한다. 고위험군이 발굴되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상담 및 집중 관리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곳에 무인정신건강검진기를 설치해서 손쉽게 우울증 등 정신건강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금산군 외에도 지자체마다는 지역의 특성과 색깔에 맞는 자살 예방정책을 만들어가고 있다. 경기 고양시는 취약계층 거주지역을 분석해 해당 지역 아파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곳엔 자살예방시설 설치, 특화 상담 및 심리지원키트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전북 완주군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내 생명사랑분과를 통해 민관 협력기반을 마련하고, 음독자살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인식개선교육, 정서지원 프로그램, 농약 안전보관함 설치 등 맞춤형 사업을 추진한다. 인천 계양구는 2022년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내 생명존중 분과 신설을 목표로, 실무분과추진단 TF를 구성해 고위험군 사례관리를 위한 정례회의를 운영하고 있다. 주민의 정신건강 및 인식도 조사를 통한 지역맞춤형 위기대응 매뉴얼도 마련한다. 각 지자체는 5월부터 제출한 사업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며, 선정된 기관에 대해서는 국고지원과 함께 지역별 현황 및 사업계획에 대한 분석·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실효적인 사업추진을 위한 현장방문 컨설팅이 지원된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황태연 이사장은 “중앙 차원의 자살예방정책 가이드라인도 중요하지만 각 지자체의 사회, 문화, 환경 등을 충분히 고려한 맞춤형 자살예방사업을 추진해 안전망을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재단은 지자체 특성을 반영한 자살예방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실태분석, 현장방문 컨설팅, 우수 모형 개발·보급,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개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와! 인공무릎 관절수술, 이젠 로봇이 알아서 정교하게 깎아 주네요!” 로봇 수술이 얼마만큼 진화했는지 직접 체험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한국스트라이커사를 찾았다. 이곳엔 ‘마코 스마트로보틱스’(이하 마코 로봇) 시연 체험을 할 수 있는 교육장이 있다.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의사들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는다. 이 로봇 수술의 주 대상자는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이다. 퇴행성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관절염으로 통칭하는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연골이 닳아 통증을 동반하게 된다. 연골이 심하게 손상되는 말기가 되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것 외에 다른 해결책이 없다. 인공관절 수술법 가운데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스트라이커사의 마코 인공관절 수술로봇은 사람이 로봇팔을 붙잡고 움직인다. 로봇이 인공관절 수술의 보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시장에 출시된 지 15년 된 마코 로봇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수술 건수와 수많은 논문 등을 가진 인공관절 수술로봇이다. 전 세계 200여 건의 논문과 1000개 이상의 특허 및 특허출원, 50만 건 이상의 수술 케이스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로봇으로는 유일하게 무릎부분치환술, 무릎전치환술, 엉덩이전치환술 등에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의료진 전문성에 로봇 정확성 결합 마코 로봇은 반자동 인공관절 수술로봇이다. 집도의가 로봇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전에 환자 맞춤형 수술을 설계해 둔다. 수술이 시작되면 집도의가 직접 로봇의 팔을 잡고 주도적으로 수술을 집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로봇의 도움으로 최소한의 절삭 부위를 정확하게 수술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가 직접 손으로 하는 일반 인공관절 수술에 비해 환자들의 회복이 빠르고 만족도가 높다. 실제로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일반 수술에 비해 하루 이상 빨리 보행할 수 있다. 수술 회복시간 역시 11시간 단축된 바 있다. 기자는 인공무릎 관절수술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2시간 정도 교육을 받고 마코 로봇을 이용해 인공으로 만든 뼈를 깎는 수술을 체험해 봤다. 로봇을 작동시키면 사전에 계획한 수술 부위에 정확하게 수술 도구를 위치시킨다. 시작부터 집도까지 수술의 모든 과정에 든든한 조력자와 함께하는 느낌이 들었다.필요한 부위만 절삭… 수술 오차 최소화 환자 만족도가 높은 마코 로봇의 비결은 모든 수술 과정에 녹아 있다. 수술 전부터 내원한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로봇이 수술 환자의 관절염 상태를 3D로 확인한다. 이를 바탕으로 최소한의 뼈 절삭 범위와 임플란트 위치 및 크기 등을 고려해 개별 환자에게 최적화된 수술 계획을 사전에 만들어낸다. 수술이 시작되면 마코 로봇이 실시간으로 환자의 다리 움직임을 포착한다. 근육, 인대 등을 파악해 환자에게 최적화된 실시간 결과 값을 수집해서 분석한다. 과거에는 집도의가 ‘감’으로 파악한 정보들을 이제는 수치화해 확인할 수 있다. 마코 로봇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확인한 수술 의사는 사전 계획을 유연하게 반영해 수술을 할 수 있다. 수술 중에는 환자에게 필요한 범위만 절삭이 가능한 ‘햅틱 존(Haptic Zone)’이 설계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다른 조직을 건드리지 않고 환자의 필요한 부위만 절삭이 가능하다. 실제로 본보 기자가 엉뚱한 곳을 절삭하려고 로봇 팔을 위치시키자 마코 로봇은 더 이상 수술이 진행되지 않도록 강제 ‘올 스톱’에 나섰다. 적은 통증·빠른 회복·최소 출혈 결과 보여 마코 로봇은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 분석하고 계획에 반영한다. 정밀한 절삭으로 절삭 범위에 맞는 인공관절 크기와 위치를 의사가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환자 맞춤형 수술은 환자가 더 적은 통증으로,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불필요한 절삭을 예방한 정확한 수술 과정은 환자의 출혈량을 줄이게 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는 수혈 없이도 수술이 가능하다. 출혈량을 줄이는 것은 고령자를 비롯해 당뇨병,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만성질환자 등 감염 및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들이 더욱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보인다. 마코 로봇은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 영국, 독일 등 전 세계 29개국에 진출해 있다. 미 메이요 클리닉과 뉴욕대(NYU),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정형외과 전문병인인 HSS병원 등 유수 의료기관에 1000대 이상의 마코 로봇 기기가 도입돼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수도권 곳곳에서 인도발 ‘델타 변이’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온 데 이어 14, 15일 연속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600명대로 가장 많았다. 방역당국도 이런 추세면 8월에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4차 대유행이 현실이 된 상황에서, 정부는 여전히 기존의 K방역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역학조사-진단검사-치료센터의 3대 축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확진자의 모든 밀접 접촉자를 분류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게 하는 지금의 역학조사 방식은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방역 목표를 집단면역을 통한 종식이 아니라 백신 접종률을 높여 사망 및 입원을 감소시키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는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서 치명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치명률과 위중증률이 높은 60세 이상 고령층의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확진자 발생률이 7월 첫째 주(10만 명당 3.5명)에는 백신 접종 전인 12월 마지막 주(10만 명당 16.1명)에 비해 4분의 1로 줄었다. 60세 이상 치명률도 지난해 12월 8.48%에서 올해 4월 2.33%, 6월 1.10%로 감소 중이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70, 80대에선 여전히 치명률이 높지만 50대 이하에선 치명률이 ‘심한 독감’ 정도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서 “기존 방역에서 벗어나 중증 환자의 치료에 집중하면서 치명률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 다만 개인이 마스크 쓰고 손 위생, 거리 두기 등 개인 방역 수칙을 지키는 것은 계속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백신 접종의 효과로 인해 아직까지 국내 사망자 수는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성인 인구의 66%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영국에서도 델타 변이가 다시 유행 중이지만, 입원 및 사망자는 늘지 않았다. 영국의 최근 1주(7월 7∼10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는 3만504명에 달했지만, 신규 입원자는 542명, 사망자는 27명이었다. 봉쇄가 한창이던 올해 초 사망자가 1800명에 육박하던 상황에 비하면 98% 감소했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많이 접종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2회 접종 시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입원할 확률은 92% 감소했고, 사망 예방 효과는 100%에 달한다. 화이자 백신의 입원 예방 효과는 96%로 아스트라제네카와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원활한 백신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재유행 상황을 고려한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내년을 위한 백신 추가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3년까지 18억 회분의 백신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부스터샷(추가 접종)’ 필요성에 대비한 것이다. 캐나다는 2024년까지 최대 1억8500만 회분의 백신을 구매했고, 백신 접종률 세계 1위인 이스라엘 역시 내년에 추가 접종을 위해 필요한 백신 재고를 확보했다. 우리도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장기화하고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메신저 리보핵산(mRNA) 등 다양한 제조방식의 백신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물론 코로나19 백신은 개발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약이다. 지금까지 효과를 입증하는 다양한 데이터들이 나오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항체가 얼마나 오랜 기간 지속될지 불명확하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대비하기 위해 한 가지 방식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백신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추가로 바이러스의 토착화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 예방 효과와 안정적 공급 여부 외에도 돌파 감염률, 이상반응 여부, 가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거시적 백신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공격이 거세지는 지금 눈앞에 닥친 코로나19와의 2라운드를 대비한 중장기적 전략을 하루빨리 고민해야 할 때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이번 주부터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가 발생하고 있다. 열대야가 지속되면 가장 큰 문제는 불면증이다. 여름철 불면증은 열대야 기후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열대야는 밤이 되어도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3일 빨리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 무더위에 잠 못 이루는 날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매년 찾아오는 열대야, 피해갈 수 없다면 지혜롭게 극복해야 된다. 열대야를 극복하고 숙면을 취하는 방법을 노원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재원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에어컨은 잘 때 2, 3도 높게…타이머 필수수면 시간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건강한 성인은 7~8시간, 어린이와 청소년은 9~10시간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잠은 낮에 소모된 에너지를 보충하고, 신체가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반대로 불면증에 시달리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여름철 열대야를 이기도록 돕는 장치가 에어컨이다. 하지만 자칫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숙면을 방해할 수도 있다. 통상 여름에 잠들기 적당한 온도가 18~20도 정도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적정 온도보다 에어컨 온도를 2, 3도 높게 설정해 놓는 것이다. 가령 자신의 취침 적정 온도가 20도면 22~23도 정도로 설정하자. 또 잠들고 1~2시간이 경과되면 에어컨이 멈추도록 타이머를 맞춰 두자. 밤새 에어컨이 작동되면 새벽녘에 체온이 떨어지면서 추위를 느끼게 된다. 그 순간 잠이 깨는 경우가 많다. 한 번 떨어진 체온은 잘 오르지 않기 때문에 다시 잠들기 힘들다. 이런 경우 에어컨이 한번 꺼졌다가 아침 5시에 다시 가동하도록 타이머를 설정하면 좋다. 여름철 아침 5시는 외부온도가 다시 오르며 더워지는 시간대다. 이것이 잠에서 일찍 깨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유산소 운동과 목욕도 숙면에 도움규칙적인 운동도 여름철 숙면에 도움이 된다. 통상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운동 부족인 경우가 많다. 달리기, 자전거 타기,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단 지나치게 격렬한 운동은 좋지 않다. 또 잠자기 직전에 하는 운동은 오히려 몸의 각성을 유도하여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니 적어도 잠들기 2, 3시간 전에 운동을 마쳐야 한다. 외부습도 및 온도가 높을 때는 운동을 삼가야 한다. 잠들기 1, 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목욕이나 샤워를 하는 것도 몸의 열을 식혀 주고 피로를 풀어 줘 숙면에 도움이 된다.● 낮잠, 야식, 수면 전 음주 피해야여름철 숙면을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들도 있다. 우선 지나친 낮잠은 피해야 한다. 간밤에 부족했던 잠을 낮잠으로 보충하면 밤에 숙면을 취하는 게 더욱 힘들어진다. 다만 개인에 따라 밤에 자는 데 지장이 없다면 낮잠도 괜찮다. 너무 피곤할 때 30분 정도 가벼운 낮잠을 자는 것은 집중력 증가에 도움이 된다. 잠들기 전 과도한 야식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배가 고파 잠을 이루기 어렵다면 우유나 크래커 등을 가볍게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많이 먹으면 위에 부담을 줘 잠들기 어렵다. 간혹 술을 한잔 마시고 잠을 청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오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 효과는 잠깐일 뿐이고 오히려 수면유지를 방해하여 중간에 자주 깨게 된다. 특히 맥주를 마시게 되면 소변이 잦아지면서 중간에 깨기도 하고, 탈수가 되면서 체온이 쉽게 올라간다. 또 커피, 홍차, 초콜릿 등 카페인 식품 역시 피하는 게 좋다. 담배도 뇌를 깨우는 효과가 있어 잠들기 전에는 피해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아침에 일어나면 근육이 뻣뻣해지고, 식사 뒤에 가스가 차고 배가 더부룩하거나 손발이 붓는다. 특정한 음식을 먹고 나면 머리가 맑지 않고 ‘뿌옇다’는 느낌이 들고 피부에 아토피 등 염증 반응이 자주 나타난다. 이런 경우 한 번쯤 나의 장이 ‘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소위 ‘새는 장 증후군’ 현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영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일반적으로 장 점막을 이루는 세포는 단단하게 결합돼 음식물이나 해로운 세균들이 쉽게 통과할 수 없도록 방어막을 형성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 방어막이 약해지거나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 새는 장 증후군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즉, 장 점막세포가 느슨해진 결과 음식물과 각종 세균 및 바이러스가 장을 통과해 혈류로 유입되고 이로 인해 다양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 새는 장 증후군이란 의미다.○ 다양한 새는 장 증후군 원인 장 점막세포가 느슨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이 조산아일 경우나 생후 4∼6개월 이전에 음식 단백질에 노출됐을 경우다. 위산과 췌장 효소, 담즙 등 소화효소 분비가 저하됐을 경우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럴 경우 헬리코박터 등 병원성 세균에 잘 감염되고, 알레르기 반응도 자주 일어난다. 이 밖에 항생제, 진통소염제 및 스테로이드의 잦은 복용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과도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도 자율신경계와 호르몬 체계에 영향을 미쳐 장내 면역 반응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때로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과 음식 알레르기, 방사선 치료 및 항암 화학요법으로 인해 장세포가 손상될 경우에도 장 점막세포가 느슨해져 새는 장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특징은 반복되는 염증 새는 장 증후군이 있는 환자는 대개 식후에 가스가 차서 배가 더부룩하거나 설사나 변비 같은 소화기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새는 장 증후군이 있어도 소화기계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 대신 식후에 손발이 붓고 아침에 근육이 뻣뻣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혹은 특정한 음식을 먹고 나면 머리가 맑지 못하고, 생각을 집중하지 못하는 증상이 있을 수도 있다. 이 같은 증상은 섭취한 특정 음식 성분이 신체 내에서 자극을 일으키는 염증 반응의 결과다. 때로는 반응을 일으키는 자극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 어떤 원인이 이런 반응을 일으켰는지 알기 어려울 때도 있다. 특히 과민성대장증후군, 염증성 장 질환(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만성피부질환(여드름, 습진, 건선, 두드러기, 포진피부염), 자가면역질환(류머티스 관절염, 루프스, 그레이브스병, 하시모토 갑상샘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자폐증, 각종 음식과 화학품에 대한 과민반응 등 많은 질환이 새는 장 증후군과 연관되어 있다.○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 병원에선 새는 장 증후군인지 알아보기 위해 대변으로 장의 염증을 측정한다. 또 ‘만니톨-락툴로즈’ 검사로 장내 투과도를 검사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음식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면 새는 장 증후군의 가능성이 높아 음식 알레르기 검사가 필요하다. 새는 장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하다. 알레르기 지수가 가장 낮은 쌀을 기본식으로 해야 한다. 반대로 알레르기 지수가 높은 밀가루, 유제품, 달걀, 옥수수, 콩, 이스트, 조개류, 땅콩, 유기산 과일류 등을 줄이는 게 좋다. 또 위산보충제나 췌장 효소 등으로 부족한 소화 효소를 보충해야 한다. 음식으로는 파파야, 파인애플 등의 과일이 소화 효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외에 평소에 장 건강을 위해 유산균이나 유산균의 먹이 역할을 하는 프리바이오틱스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이눌린이나 프락토올리고당 등이 대표적이며 식품으로는 돼지감자, 마늘, 양파, 치커리, 아스파라거스, 우엉 등에 많이 포함돼 있다. 마지막으로 장 점막의 재생과 치유를 위한 영양소인 글루타민, 필수 지방산, 아연 그리고 판토텐산(비타민 B5) 등을 섭취한다. 특히 글루타민은 새는 장 증후군 예방에 매우 중요한 아미노산이다. 글루타민은 닭고기, 소고기, 유제품 등에 존재하는 동물성 단백질에서뿐 아니라 콩, 양배추, 근대, 시금치, 파슬리 등 채소에도 존재한다. 김 과장은 “새는 장 증후군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다양한 만성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다”며 “해결되지 않은 증상이 반복될 때는 나의 장이 새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