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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의 폭발·화재 사고를 계기로 한국의 군사작전 참여를 요구한 가운데, 정부와 군은 다각적으로 관련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5일 기자회견에서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에 한국이 참여해 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한국이 응할 조짐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러길 바란다. 한국이 더 나서주길(step up) 바란다. 일본, 호주, 유럽 등도 더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어 “이들 국가의 참여를 기다리고만 있는 건 아니다. 그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방어를) 넘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했다. 군 안팎에선 이번 사고가 이란에 피격된 것으로 결론 날 경우 한국의 호르무즈 군사작전 참여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와 군은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다국적군과 미국 주도로 결성이 추진 중인 해양자유연합(MFC),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을 빼내기 위해 미국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 프리덤’ 군사작전 등에 수위를 조절하면서 단계별로 참여하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분야 고위 당국자는 5일 “(호르무즈 작전 참여와 관련해) 국방부에서 굉장히 다각도로 검토 중인 걸로 안다”며 “지금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검토를 상당히 진전시키고 있다”고 했다. 외교·안보 분야 정부 고위 관계자도 “(호르무즈 작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며 “자유 통항과 휴전을 위해 움직이는 국가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여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1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에 대비해 4단계에 걸친 계획을 짜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초기에는 국제사회 노력에 대한 지지 표명이나 다국적군·MFC 등에 연락장교 파견 및 정보 교류 같은 외교 군사적 부담이 적은 활동부터 시작해 함정 투입은 최종 단계에서 검토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아덴만에 파병된 청해부대 구축함인 대조영함과 임무 교대를 앞둔 왕건함을 투입하거나 군수지원함을 호르무즈 해역에 파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외교·안보 분야 정부 고위 관계자는 청해부대 등의 파병 가능성에 대해선 “어디까지 기여할지 판단해야 한다.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국방부는 5일 “국제법과 국제 해상로의 안전, 한미동맹 및 한반도 안보 상황, 국내법 절차 등을 종합 고려한 가운데 우리의 입장을 신중히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항 보장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 논의에 적극 참여해 오고 있으며, 미국을 포함한 관련 국가들과도 긴밀히 소통해 오고 있다”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이란이 미국을 공격한다면 지구상에서 날려 보낼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호르무즈 해협의 관리와 통제는 이란 손에 있다.”(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미국과 이란이 4일(현지 시간) 올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양측 모두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거세게 충돌했다. 이날은 미국이 ‘프로젝트 프리덤(해방·freedom)’이라고 명명한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각국 선박들의 탈출 지원에 나선 첫날이다. 미국은 해군 구축함 2대를 동원해 그간 해협에 갇혔던 선박 2척을 성공적으로 탈출시켰고 이란의 소형 고속정 6척도 격침시켰다. 이란 또한 중동의 친(親)미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다시 공격하며 미국과 맞섰다. 특히 이란이 UAE의 원유 수출 거점 푸자이라항 일대를 타격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에너지 수송로의 숨통마저 조이겠다는 위협으로 풀이된다. 즉 프리덤 프로젝트가 일정 부분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대치 강도는 더 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현 상황을 두고 “전면전 직전까지 갔다”고 논평했다.● 美, 프리덤 프로젝트 첫날 선박 2척 구출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의 브래드 쿠퍼 사령관은 4일 “상선 2척이 첫 단계로 호르무즈 해협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미군 구축함들이 프로젝트 프리덤이라는 지침에 따라 걸프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상선을 위협하던 이란의 소형 군용 고속정 6척을 미 육군 아파치 헬기가 격침시켰다고 덧붙였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통과한 2척 중 1척은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의 미국 자회사 패럴라인스 소속 차량 운반선 ‘얼라이언스 페어팩스’호다. 나머지 1척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세계 경제의 핵심 해상 통로다. 이란 전쟁이 발발한 후 이란이 줄곧 봉쇄 중이었고 지난달 13일부터는 미국 또한 역(逆)봉쇄에 나선 상태였다. 이 여파로 수백 척에 달하는 각국 민간 선박과 수 만 명의 선원이 출구를 찾지 못한 채 갇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군함을 동원한 바닷길 확보에 나서면서 민간 통항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 특유의 강도 높은 경고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미국 선박을 겨냥하려 한다면 이란 군대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이란과의 전쟁은 두 가지 전개가 가능하다”며 “하나는 성실한 협상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것이고, 다른 길은 군사 작전 재개”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7일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위협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UAE 공격 재개한 이란 “반격 시작도 안 해”다만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되찾으려는 미국을 향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4일 산하 타스님통신을 통해 상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통과했다는 미국의 발표를 전면 부인하며 “어떤 선박도 해협을 통과하지 않았으며 미군의 발표는 완전한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란 해군이 선언한 원칙에 반하는 모든 해상 활동은 심각한 위협과 마주한다. 원칙을 위반하는 함정들은 군사력을 동원해 제지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주장하는 고속정 6척 격침 또한 사실이 아니며 이란의 민간 선박이 격침돼 최소 5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모하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5일 X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새 방정식이 굳어지고 있다. 미국과 그 동맹들이 해상 운항과 에너지 수송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그들의 악행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 현 상황이 계속되면 미국에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잘 안다. 우리는 아직 (반격을)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이란 국영방송 IRIB에 따르면혁명수비대는 4일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지도를 공개하며 자신들이 두 빨간 선 안쪽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른쪽 선은 이란 쿠헤모바라크와 UAE 푸자이라를, 왼쪽 선은 이란 케슘섬과 UAE 움알쿠와인을 가상으로 잇는다.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 전체가 이란의 관할하에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프로젝트 프리덤이 결과적으로 양측 무력 충돌 재개의 신호탄이 됐으며 언제든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각종 난맥상을 파헤친 보도들이 4일 미국 최고 권위의 언론 관련 상인 ‘퓰리처’상을 휩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을 향해 명예훼손 소송 등 각종 압박을 가하고 있음에도 권력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 보도의 진가가 인정받았다는 평가다.퓰리처상 이사회는 이날 대상 격인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 언론사로 워싱턴포스트(WP)를 선정했다. WP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정부효율부(DOGE)를 통해 단행한 연방기관의 대규모 구조조정, 이것이 미국 사회와 국민에게 끼친 각종 후폭풍을 꼼꼼히 추적한 연속 기사로 공로를 인정받았다.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은 퓰리처상의 15개 저널리즘 분야 중 가장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다.WP를 소유한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는 최근 경영 악화를 이유로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WP가 이 상을 받아 의미를 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가상화폐 사업 등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측근들이 벌이는 각종 이해충돌 위반 가능성을 심층 보도해 탐사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사법부 등 국가기관과 행정 권력을 동원해 정적(政敵)에 대한 보복을 이어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적을 집중 보도한 로이터통신 보도팀은 국내 보도상, 트럼프 2기행정부의 공격적인 이민 단속 실태를 파헤친 시카고트리뷴은 지역 보도상을 거머쥐었다. 미네소타스타트리뷴은 학내 총격 사건에 관한 보도로 속보 부문상을, AP통신은 중국이 발전시킨 첨단 감시 기술을 미국 국경순찰대가 비밀리에 활용해온 실태를 짚어 국제 보도상을 수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월가 출신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착취 범죄를 처음 폭로한 줄리 브라운 마이애미헤럴드 기자에게는 특별 표창이 수여됐다.마저리 밀러 퓰리처상 사무국장은 “퓰리처상은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1조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최근 백악관, 국방부 등이 비판적인 언론의 취재를 제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언론을 상대로 낸 소송 등도 거론하며 “우리(언론) 공동체가 엄청난 정치적·경제적 압박에 직면한 지금만큼 (퓰리처상 수상의) 의미가 깊었던 적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은 퓰리처상 이사회와도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자신과 러시아의 공모 의혹을 보도한 NYT와 WP에 2018년 퓰리처상을 수여한 것이 부당하다며 2022년 소송을 제기했다. 아직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아 상당 기간 소송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퓰리처상은 1917년 헝가리 출신의 유대계 언론 재벌 조지프 퓰리처(1847~1911)의 유산으로 만들어졌다. 저널리즘, 소설, 출판, 드라마, 음악 등 총 22개 분야에 수상하며 각 1만5000달러(약 225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 언론사에게만 금메달이 수여된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김하경}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의 탈출을 유도하는 ‘해방 프로젝트(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에 착수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교전이 벌어졌다. 휴전이 붕괴 위기에 몰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현지 시간)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 내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무력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상선의 해협 통항을 유도하고 이란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교전이 이뤄졌다는 것. 미군 중부사령부는 아파치 헬기를 동원해 상선을 위협하던 이란 고속정 6척을 격침했다고 발표했다.워싱턴포스트(WP)는 미 중부사령부가 해방 프로젝트의 첫 걸음으로 미 상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 통과했다고 밝힌 직후 이란이 공격으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해방 프로젝트를 겨냥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미사일과 드론, 고속정 출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이날 브래드 쿠퍼 미군 중부사령관은 “휴전의 종료 여부에 대해서는 상세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면서 “오늘 아침 이란이 공격적 행동에 나서는 것을 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맞게 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미국과 이란의 휴전으로 약 한 달간 멈췄던 이란의 걸프 지역 공격도 재개됐다.아랍에미리트(UAE)는 이날 오후 이란에서 발사된 순항미사일 4발을 탐지해 3발을 영해 상공에서 격추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발은 바다에 떨어졌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오만의 해안도시 부카의 주거지역에도 공격이 있었다고 전했다.미국과 이란이 휴전의 종료를 선언하고 공격의 전면적 재개로 돌입할지, 아니면 이번 충돌을 크게 문제 삼지 않은 채 휴전을 이어갈지는 불분명하다. 이란군 관계자는 이란 매체를 통해 미 해군이 소형선박을 격침했다는 미 해군의 주장을 부인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깊은 상실을 겪은 미국 국민들에게 변함없는 연대를 표한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부터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9일 뉴욕 맨해튼을 찾아 ‘9·11테러’ 희생자들을 위해 헌화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국왕 부부는 이날 희생자 유가족들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어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 미키 셰릴 뉴저지 주지사,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과 대화를 나눴다. 찰스 3세는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연방의회 연설에서 9·11테러를 언급하며 “우리는 함께 그 부름에 응했다”며 미국과 영국의 연대를 강조했다. 찰스 3세의 이번 방미는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중 미영 간 불협화음이 불거진 가운데 이뤄져 특히 주목받았다. 앞서 영국 정치권 일각에선 국왕의 방미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찰스 3세가 영국의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호관계를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백악관 만찬에서 찰스 3세가 영국 특유의 절제된 표현, 트럼프에 맞춘 농담 등으로 현란한 외교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찰스 3세는 “대통령께서 미국이 아니었으면 유럽 국가들은 독일어를 쓰고 있었을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감히 말하건대 영국이 아니었으면 미국인들은 프랑스어를 쓰고 있었을 것”이라며 아슬아슬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18세기 북미 대륙에서 벌어진 식민지 전쟁 당시 영국이 프랑스를 이긴 사실을 가리킨 것.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로부터 유럽을 지킨 미국의 기여를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전 발언을 교묘하게 비튼 것이다. NYT는 평소 왕실에 대한 선망을 숨기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이 찰스 3세의 농담을 웃어넘겼다고 전했다. 양국의 역사를 함축한 국왕의 ‘맞춤형 선물’도 눈길을 끌었다. 1944년 진수돼 제2차 세계대전 때 활약한 영국 잠수함 ‘HMS 트럼프’함에 걸려 있던 황금종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이름의 잠수함에서 가져온 이 종에 영국 왕실은 ‘트럼프 1944’란 글자를 새겨넣었다. 각종 건물 등에 자신의 이름을 넣기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최근에 미국이 아니었으면 유럽 국가들은 독일어를 쓰고 있었을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저희가 아니었으면 당신은 프랑스어를 쓰고 있었을 겁니다”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찰스 3세 영국국왕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던진 농담이다. 영국이 아니었으면 미국은 프랑스에 식민 지배를 당했을 것이라는 뜻으로,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의 기여를 기억하라는 취지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맞선 것이다. 다른 정상들 같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면전에 들이밀기 힘든 농담이었다. 평소 왕실에 대한 선망을 드러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웃어 넘겼다. 그는 모친인 엘리자베스 2세가 1957년 양국의 관계 회복을 위해 방미했던 일도 언급했다.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 국유화에 반발한 영국이 군사행동에 나서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양국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을 때 모친이 방미해 관계 복원에 성공했던 일을 꺼내 든 것. 찰스 국왕은 “거의 70년이 지나 그런 일이 지금 일어나리라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란 전쟁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을 연일 비난해온 상황을 꼬집는 농담이었다. 이날 미 뉴욕타임스는 찰스 국왕이 영국 특유의 절제된 표현, 트럼프 대통령에 맞춘 농담 등을 던지며 현란한 외교를 펼쳤다고 전했다. NYT는 찰스 국왕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다룰 수 있는 외국 정상급 인사는 드물다면서 보석 반지를 낀 찰스 국왕의 손에 트럼프 대통령이 꼭두각시처럼 놀아나는 것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찰스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워주는 선물도 잊지 않았다. 1944년 진수돼 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영국의 잠수함 HMS 트럼프호에 걸려있던 황금 종을 트럼프 대통령에 선물했다. 종에는 ‘트럼프 1944’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물이 공개되자마자 자리에 벌떡 일어나서 경외심 가득한 눈으로 종을 들여다봤고, 이내 더없이 기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고 NYT는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역시 뼈 있는 말로 응수했다. 찰스 국왕에 앞서 건배사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중동에서 약간의 일을 하고 있는데 아주 잘 되고 있다”며 “우리는 그 적이 핵무기를 갖도록 절대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고 찰스는 나보다도 더 내 의견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란과의 전쟁을 언급한 것으로, 영국에서는 실권이 총리에 있기에 왕실은 국왕이 현안에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라는 표현을 쓰며 찰스 국왕이 피하고 싶은 상황을 연출해낸 것이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뇌물 수수, 사기, 배임 혐의로 현직 이스라엘 총리 최초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사진)의 재판을 종결하기 위한 중재에 나설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네타냐후 총리가 유죄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형량을 협상하는 일종의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유죄 협상 제도)’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줄곧 무죄를 주장하고 있어 헤르초그 대통령의 중재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이날 이스라엘 대통령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줄곧 요청했던 사면 요청을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대신 총리와 검찰 양측에 ‘사법적 합의’를 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양측이 열린 마음과 진정성 있는 선의로 논의에 임해 달라”고 당부하며 갈리 바하라브미아라 검찰총장, 아미트 아이스만 수석검사, 네타냐후 총리의 변호사인 아미트 하다드 등을 관저로 초청했다. 그는 양측에 다음 달 3일까지 답을 달라고 요청했다. 양측은 아직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재판은 2020년 5월 시작됐지만 약 6년이 흐른 아직도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19 대유행, 2023년 10월 발발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전쟁 등을 이유로 계속 재판이 미뤄진 탓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1월 전쟁 와중에 국가 통합이 필요하다며 사면권을 가진 헤르초그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한 상태다. 네타냐후 총리와 가까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내정 간섭이란 비판에도 불구하고 줄곧 “네타냐후를 사면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헤르초그 대통령이 섣불리 사면권을 행사한다면 이에 대한 적절성을 둘러싼 또 다른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헤르초그 대통령이 양측의 플리바기닝 협상을 중재하려는 것도 이런 논란 발생 가능성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제기된 모든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21년 말에도 플리바기닝이 시도됐지만 네타냐후 총리 측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뇌물 수수, 사기, 배임 혐의로 현직 이스라엘 총리 최초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사진)의 재판을 종결하기 위한 중재에 나설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네타냐후 총리가 유죄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형량을 협상하는 일종의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유죄 협상 제도)’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줄곧 무죄를 주장하고 있어 헤르초그 대통령의 중재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이날 이스라엘 대통령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줄곧 요청했던 사면 요청을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대신 총리와 검찰 양측에 ‘사법적 합의’를 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양측이 열린 마음과 진정성 있는 선의로 논의에 임해 달라”고 당부하며 갈리 바하라브미아라 검찰총장, 아미트 아이스만 수석검사, 네타냐후 총리의 변호사인 아미트 하다드 등을 관저로 초청했다. 그는 양측에 다음 달 3일까지 답을 달라고 요청했다. 양측은 아직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네타냐후 총리의 재판은 2020년 5월 시작됐지만 약 6년이 흐른 아직도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19 대유행, 2023년 10월 발발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전쟁 등을 이유로 계속 재판이 미뤄진 탓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1월 전쟁 와중에 국가 통합이 필요하다며 사면권을 가진 헤르초그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한 상태다. 네타냐후 총리와 가까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내정 간섭이란 비판에도 불구하고 줄곧 “네타냐후를 사면하라”고 압박하고 있다.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헤르초그 대통령이 섣불리 사면권을 행사한다면 이에 대한 적절성을 둘러싼 또 다른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헤르초그 대통령이 양측의 플리바기닝 협상을 중재하려는 것도 이런 논란 발생 가능성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제기된 모든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21년 말에도 플리바기닝이 시도됐지만 네타냐후 총리 측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년간의 글로벌 콘서트 투어로 약 20억 달러(약 3조 원)를 벌어들인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사진)가 자신의 목소리와 얼굴에 대한 상표권 등록에 나섰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영상에서 자신의 목소리와 이미지가 무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른바 ‘가짜 AI 영상과 음성’으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2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위프트는 미국 특허상표청에 두 개의 음성파일과 하나의 이미지에 대한 상표권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다. 음성파일에는 스위프트의 대표적인 인사말인 “안녕, 테일러 스위프트야(Hey, it‘s Taylor Swift)”와 “안녕, 테일러야(Hey, it’s Taylor)”가 담겼다. 사진은 스위프트가 은색 부츠와 무지갯빛 슈트를 입은 채 분홍색 기타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스위프트의 공연 모습을 담은 영화 ‘에라스 투어(Eras Tour)’의 홍보용 사진으로 쓰인 바 있다. 스위프트의 상표권 등록 사실을 알린 지식재산권(IP) 전문 변호사 조시 거벤은 “아티스트의 동의 없이 목소리와 사진을 쓰는 AI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표권을 등록하면 단순히 복제품뿐 아니라 실제와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모방품도 문제 삼을 수 있다”며 “기존의 퍼플리시티권보다 더 두꺼운 보호막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위프트는 자신의 얼굴이 AI 챗봇이나 음란물 이미지에 무단으로 활용되는 피해를 겪었다. 특히 2024년 8월에는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스위프트와 그의 팬들이 자신을 지지하는 듯한 AI 조작 사진을 게재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 백악관은 정치 홍보 영상에 스위프트의 신곡을 사용하기도 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년간의 글로벌 콘서트 투어로 약 20억 달러(약 3조 원)를 벌어들인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신의 목소리와 얼굴에 대한 상표권 등록에 나섰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영상에서 자신의 목소리와 이미지가 무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른바 ‘가짜 AI 영상과 음성’으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다.2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위프트는 미국 특허상표청에 두 개의 음성파일과 하나의 이미지에 대한 상표권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다. 음성 파일에는 스위프트의 대표적인 인사말인 “안녕, 테일러 스위프트예요(Hey, it‘s Taylor Swift)”와 “안녕, 테일러야(Hey, it’s Taylor)”가 담겼다. 사진은 스위프트가 은색 부츠와 무지갯빛 수트를 입은 채 분홍색 기타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스위프트의 공연 모습을 담은 영화 ‘에라스 투어(Eras Tour)’의 홍보용 사진으로 쓰인 바 있다.스위프트의 상품권 등록 사실을 알린 지적재산권(IP) 전문 변호사 조시 거벤은 “아티스트의 동의 없이 목소리와 사진을 쓰는 AI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표권을 등록하면 단순히 복제품뿐 아니라 실제와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모방품도 문제삼을 수 있다”며 “기존의 퍼플리시티권보다 더 두터운 보호막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앞서 올 초 할리우드 배우 매튜 맥커너히도 동의하지 않은 AI 활용을 막기 위해 특허상표청에 자신의 음성과 사진 등 8건에 대한 상표권을 연예인 최초로 등록한 바 있다. 스위프트는 자신의 얼굴이 AI 챗봇이나 음란물 이미지에 무단으로 활용되는 피해를 겪었다. 특히 2024년 8월에는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스위프트와 그의 팬들이 자신을 지지하는 듯한 AI 조작 사진을 게재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 백악관은 정치 홍보 영상에 스위프트의 신곡을 사용하기도 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5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만찬 행사 중 발생한 총격 사건과 관련해 행사의 전반적인 보안이 지나치게 허술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J D 밴스 부통령을 포함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그런데도 이 행사엔 다른 고위급 행사보다 낮은 수준의 보안이 적용됐다고 계획을 잘 아는 당국자를 인용해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 보도했다.● 비밀경호국, 연회장과 그 주변만 보호 구역으로 간주 미국에선 통상 대통령 취임식이나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같이 다수의 고위 인사가 모이는 공식 행사는 ‘국가 특별 보안 행사(NSSE·National Special Security Event)’로 지정된다. 국토안보장관이 NSSE를 지정하면 비밀경호국(SS)이 전체 보안을 총괄하게 돼 있는 것. 하지만 이번 백악관 만찬 행사는 NSSE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WP는 지적했다. WP는 또 비밀경호국이 연회장과 그 주변만 보호 구역으로 간주했고, 호텔 전체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았다고 수사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호텔 외부에선 워싱턴 경찰이 도로 통제와 교통을 담당했지만, 수천 명의 참석자와 호텔 전체 보안에 대해선 명확한 책임 주체가 없었다는 의미다. 심지어 용의자인 콜 토머스 앨런(31)은 호텔에 객실도 예약한 상태였다. 행사 전후 허술한 보안 조치도 문제로 지적된다. 참석자들은 종이나 디지털 초대장(티켓)만 소지하면 호텔에 입장할 수 있었고, 금속 탐지기를 통과하기 전까지 몇 시간 동안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전날 행사가 열린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금속탐지기를 동원한 보안 검색은 본행사인 만찬이 진행된 호텔 내 ‘인터내셔널 볼룸’으로 입장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진행됐다. 호텔 출입구에서는 보안 검색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 대피 역시 원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과 미국 라디오 방송인 KFGO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발생 후 30여 초 만에 행사장을 나왔다. 하지만 루비오 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은 150초가 지난 뒤 행사장을 나왔다. ● 용의자도 허술한 보안 상황 조롱 산탄총, 권총, 칼 등을 소지했던 앨런은 전날 범행 직전 직접 쓴 ‘선언문(manifesto)’에서 행사장의 허술한 보안 상황을 조롱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앨런은 선언문에서 “비밀경호국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냐”며 “모든 길목에 보안 카메라가 있고, 호텔 방은 도청되고, 3m마다 무장 요원이 깔려 있고, 금속 탐지기가 넘쳐날 줄 알았지만 내가 마주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내가 미국 시민이 아니라 이란 요원이었다면, 여기에 M2 기관총(Ma Deuce)을 들고 들어왔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비밀경호국과 모든 법집행기관은 아주 뛰어났다”며 “항상 꼬투리를 잡고 이것저것 말할 순 있지만 그들은 훌륭했다”고 보안 논란에 반박했다. 그 대신 그는 “우리는 크고 아름답고, 모든 면에서 매우매우 안전한 연회장을 짓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을 명분으로 과도한 예산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백악관 내 대형 연회장 건설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발발한 지 두 달이 된 상황에서도 좀처럼 종전을 위한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감당해야 할 경제적 비용이 눈덩이처럼 치솟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NBC방송은 이번 전쟁으로 중동 걸프만 지역에 자리 잡은 미군기지가 입은 피해를 복구하는 데 최대 50억 달러(약 7조5000억 원)가 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등에 위치한 미군기지들은 전쟁 발발 직후부터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당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전쟁 중 소진한 토마호크와 패트리엇 미사일 등 핵심 미사일 재고를 복구하는 데 최대 6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쟁으로 인한 비용 문제가 부각될수록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의 올 11월 중간선거 전망은 어두워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에런 데이비드 밀러 연구위원은 “이란은 트럼프가 경제적, 정치적 대가를 감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트럼프가 지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무기 소진과 시설 파괴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용시사매체 뉴스위크는 최근 국방부가 이란 전쟁으로 소모한 무기 생산 등을 위해 2000억 달러(약 300조 원)의 추가 예산 승인을 추진한 것을 두고, 2003년 이라크전쟁 개전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의회에 요청한 금액 747억 달러(현재 가치로 1330억 달러·약 199조5000억 원)를 초과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아직 국방부의 해당 예산안을 미 의회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큰 규모의 추가 예산은 이번 전쟁으로 중동 내 미군 자산이 큰 타격을 받은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NBC방송은 개전 이후 중동 여러 국가에 산재한 미군기지의 활주로, 첨단 레이더 시스템, 항공기 수십 대, 지휘본부, 항공기 격납고, 창고, 위성 통신 인프라 등이 이란군에 공격당했다고 전했다. 이란의 직접 공격에 피해를 입은 미군 시설에는 UAE의 알 다프라 공군 기지와 알 루와이스 기지,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린스술탄 공군 기지, 요르단의 무와파끄 살티 공군 기지, 쿠웨이트의 캠프 아리프잔 등이다. WSJ는 23일 미국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전쟁 발발 후 미군이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을 1000발 이상 소진했고, 사드(THAAD)·패트리엇·스탠더드 미사일 요격 체계 등 핵심 방공 미사일도 1500∼2000발이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당국자들은 미사일 재고가 채워질 때까지 수년간 미군이 전력 공백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중간선거서 상하원 모두 다수당 가능성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미국 내 여론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21일 공개된 로이터통신·입소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6%에 그쳤다. 지난해 1월 재집권 직후의 47%보다 11%포인트 떨어졌다.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한 지지를 물었을 때는 60%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22일 공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의 56%가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를 능숙하게 운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같은 여론조사에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경제 문제 해결에서 민주당(52%)이 공화당(48%)보다 경제를 잘 다룰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더 많았다. 공화당 전략가인 폴 슈메이커는 WP에 “2024년 선거에서 공화당을 지지했던 수많은 유권자는 우리가 경제를 회복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었는데, 현재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21일 자체 예측을 통해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탈환 확률을 95%로 제시했다. 435석인 연방 하원의 의석 분포는 공화당 217석, 민주당 212석, 무소속 1석이다. 본래 정권 심판 성격이 강한 중간선거에서 통상 하원은 야당이 강세를 보인다. 100석인 상원은 현재 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 친(親)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2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현재 공화당 상원의원이 재직 중인 메인·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알래스카주에서 민주당 상원 후보가 동률이거나 오히려 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5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만찬 행사 중 발생한 총격 사건과 관련해 행사의 전반적인 보안이 지나치게 허술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이번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J D 밴스 부통령을 포함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그런데도 이 행사엔 다른 고위급 행사보다 낮은 수준의 보안이 적용됐다고 계획을 잘 아는 당국자를 인용해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 보도했다.● 비밀경호국, 연회장과 그 주변만 보호 구역으로 간주미국에선 통상 대통령 취임식이나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 같이 다수의 고위 인사가 모이는 공식 행사는 ‘국가 특별 보안 행사(NSSE·National Special Security Event)’로 지정된다. 국토안보부 장관이 NSSE를 지정하면 비밀경호국(SS)이 전체 보안을 총괄하게 돼 있는 것. 하지만 이번 백악관 만찬 행사는 NSSE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WP는 지적했다.WP는 또 SS가 연회장과 그 주변만을 보호 구역으로 간주했고, 호텔 전체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았다고 수사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호텔 외부에선 워싱턴 경찰이 도로 통제와 교통을 담당했지만, 수천 명의 참석자와 호텔 전체 보안에 대해선 명확한 책임 주체가 없었다는 의미다. 심지어 용의자인 콜 토마스 앨런(31)은 호텔에 객실도 예약한 상태였다.행사 전후 허술한 보안 조치도 문제로 지적된다. 참석자들은 종이나 디지털 초대장(티켓)만 소지하면 호텔에 입장할 수 있었고, 금속 탐지기를 통과하기 전까지 몇 시간 동안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전날 행사가 열린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금속탐지기를 동원한 보안 검색은 본행사인 만찬이 진행된 호텔 내 ‘인터내셔널 볼룸’으로 입장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진행됐다. 호텔 출입구에서는 보안 검색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대피 역시 원활하지 않았단 지적이 나온다. 미국 라디오 방송인 KFGO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발생 후 30여 초 만에 행사장을 나왔다. 루비오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장관은 150초가 지난 뒤 행사장을 나왔다. ● 용의자도 허술한 보안 상황 조롱산탄총, 권총, 칼 등을 소지했던 앨런은 전날 범행 직전 직접 쓴 ‘선언문(manifesto)’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고위관리까지 동시에 표적으로 삼으며 행사장의 허술한 보안 상황을 조롱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앨런은 선언문에서 “비밀경호국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냐”며 “모든 길목에 보안 카메라가 있고, 호텔 방은 도청되고, 3m마다 무장 요원이 깔려 있고, 금속 탐지기가 넘쳐날 줄 알았지만 내가 마주한 건 아무 것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내가 미국 시민이 아니라 이란 요원이었다면, 여기에 M2 기관총(Ma Deuce)을 들고 들어왔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했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비밀경호국과 모든 법집행기관은 아주 뛰어났다”며 “항상 꼬투리를 잡고 이것저것 말할 수는 있지만, 그들은 훌륭했다”며 보안 논란에 반박했다. 대신 그는 “우리는 크고 아름답고, 모든 면에서 매우 매우 안전한 연회장을 짓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을 명분으로 과도한 예산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백악관 내 대형 연회장 건설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정밀 유도 무기를 대량 소모하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유사시 대응 능력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전 개시 이후 미국이 1000발 이상의 토마호크 미사일, 1500~2000기 상당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와 패트리엇 등 핵심 방공미사일 등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당국자들은 소모된 미사일 재고를 채우는 데에만 최대 6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1일 보고서에서 이란 전에서 소모된 미사일이 전체 토마호크 재고의 약 27%,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의 3분의 2, 사드 요격 미사일의 80% 이상일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이같 은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군사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사일 재고가 채워질 때까지 미군이 전력 공백을 겪게 될 수 있다고 당국자들은 우려했다. 미 국방부에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에 대비한 작전 계획을 조정하는 방안까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은 대만과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하며 자위권 확보를 지원해왔지만 중국은 2049년까지 대만에 대한 완전한 주권 행사를 목표로 내걸고 무력 통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WSJ은 중국이 미국에 이란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적수라고 지적했다.미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2월 기준 6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과 군사용 드론 전력을 계속해서 확대해나가고 있다. 여기에 중국은 막강한 해군력과 지상군까지 갖추고 있어, 대만 방어 작전은 미 국방부가 수립한 비상 계획 중 가장 위험한 작전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항공기와 군함의 접근을 차단하는 중국의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대규모 미사일 비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 연장을 발표하기 직전 원유가 하락에 베팅한 거액의 자금이 포착됐다고 22일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이란 전쟁 관련 중요 발표 직전 유가 하락을 예측한 선물 거래가 최근 한 달 새 4번이나 이뤄졌다는 게 로이터의 분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연장을 발표하기 직전인 21일 오후 7시 55분경 시장에서 브렌트유 선물 4260계약이 팔렸다. 이는 시가로 4억3000만 달러(약 6364억 원)에 해당한다. 이날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기준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0.66달러에서 휴전 연장 발표 직후 96.83달러로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연장 발표 직전 유가 하락에 돈을 건 선물 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올린 것. 로이터는 “정산가(종가) 이후 거래량이 극히 적은 시간대에 이뤄진 ‘시의적절한(Well-timed) 거래”라며 부정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거래는 이란 전쟁 발발 후 네 차례 반복됐다. 예컨대 지난달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력 인프라 공격 연기를 발표하기 15분 전 5억 달러 규모의 원유 선물 거래가 이뤄졌다. 이달 7일에는 2주간 휴전을 발표하기 몇 시간 전 9억5000만 달러 규모의 선물을 매도했고, 17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항해 허용을 발표하기 약 20분 전 7억6000만 달러 규모의 선물이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전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대규모 선물 거래가 반복되자 야당 등에선 내부 정보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셸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은 9일 마이클 셀리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중요한 미공개 정부 정보의 오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백악관은 야당의 이 같은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달 24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공직을 통해 얻은 정보를 선물시장 거래에 활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CFTC는 지난달 23일과 이달 7일 이뤄진 이례적인 석유 선물 거래를 조사 중이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이라크가 자국 내 친(親)이란 민병대를 강하게 제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라크 중앙은행으로 보낼 예정이던 달러화 송금을 차단했다. 미국은 같은 이유로 이라크와의 안보 협력도 대거 축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의 합산 병력은 약 23만 명이다. 오랜 전쟁과 고질적인 정정 불안으로 이라크 중앙정부는 사실상 이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 재무부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계좌에서 미국이 구매한 이라크산 원유 대금 명목으로 송금될 예정이었던 5억 달러(약 7500억 원)의 달러화 이체를 차단했다. 카타입헤즈볼라(KH) 등 이란의 각종 지원을 받으면서 중동 내 미군 기지와 시설을 공격해 온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를 해체하기 위해 이라크 정부가 직접 나서라는 압박 차원으로 보인다. 이라크 경제는 미국에 판매하는 원유 대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매년 약 130억 달러(약 19조5000억 원)가 미국에서 이라크로 보내진다. WSJ는 올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후 미국이 이라크에 달러화 지급을 미룬 것은 두 번째라며 “이라크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의 표현”이라고 평했다.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는 이번 전쟁 발발 후 이라크 내 미군 기지, 수도 바그다드의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바그다드 국제공항 내 미 국무부 시설 등에 대해 수백 건의 소규모 드론과 로켓 공격을 시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 걸프 지역의 친미 국가에도 미사일 등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2일 UAE 등 중동 주요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내 여러 동맹국이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등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통화스와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상원의원들에게 통화스와프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며 “UAE에 통화스와프를 제공하는 것은 전 세계의 미국 자산을 보호함으로써 미국에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통화스와프 등을 통해 이란의 공격을 받은 UAE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와중에 미국의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주도하는 해군의 핵심 고위 관계자 중 한 명인 존 펠런 해군장관이 22일(현지 시간) 사임했다. 미국 전쟁부(국방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과의 반복적인 충돌에 따른 사실상의 경질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이달 2일에도 역시 헤그세스 장관과의 불화로 랜디 조지 전 육군참모총장이 경질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집권 뒤 찰스 브라운 전 합참의장, 리사 프란체티 전 해군참모총장 등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군 수뇌부를 대거 사퇴시켰다. WP는 펠런 장관까지 이어진 군 수뇌부들의 사퇴를 광범위한 인사 숙청(purge)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란과의 전쟁이 계속되는 ‘전시 상황’에서도 군 최고위 인사들이 갑작스럽게 연이어 교체되는 건 트럼프 행정부 내 혼란상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전쟁 중임에도 군 지휘 체계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우려를 키운다.● 헤그세스, ‘황금 함대’ 계획 주도 해군장관 경질 숀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22일 X에 “펠런 장관이 행정부를 떠난다.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난민 출신인 훙카우 해군차관이 당분간 장관직을 대행한다고 덧붙였다. 민간인이 맡는 해군장관은 해군 및 해병대의 훈련, 장비(무기) 구입, 행정 등을 관리한다. 지휘 체계상 국방장관에게 직보한다. 지난해 3월 해군 수장이 된 펠런 장관은 월가 금융 전문가로 군 경력은 없었다. 한국과 협력해 미국 조선업을 재건한다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도 관여하며 지난해 4월 울산의 HD현대중공업 본사, 경남 거제의 한화오션 사업장 등도 방문했다. 그는 2024년 11월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후원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헤그세스 장관이 펠런 장관이 자신을 거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연락하는 것에 불만이 컸다고 전했다. 특히 펠런 장관은 미군이 거대 전함을 다시 도입하자는 이른바 ‘황금 함대’ 계획을 주도하면서 헤그세스 장관 측과 대립했다. 잠수함, 스텔스기, 전자전 장비 등을 강조하는 방침과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WP는 함정 건조 일정이 지연되고, 미 군함의 해외 생산이 가능하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도 펠런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배경으로 꼽았다. NYT는 펠런 장관의 사임이 이란 전쟁 전반, 미국과 이란이 모두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미군의 군사 작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토마호크 미사일과 고성능 방공 시스템의 재고를 보충하는 해군의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헤그세스와 육군장관 갈등 격화 전망도 이번 사태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에 관여하고 있으며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예일대 동문이기도 한 댄 드리스컬 미 육군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의 갈등이 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지 전 참모총장이 경질된 직후 헤그세스 장관이 조지 전 참모총장과 가까운 드리스컬 장관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그를 해임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차기 국방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드리스컬 장관을 강하게 견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군사적 임무가 수행되는 시기에 헤그세스 장관이 개인적인 앙심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국방부 내부와 일부 트럼프 측근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다른 부처들도 수뇌부 경질 혹은 경질 가능성으로 인한 혼란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 발발 뒤 크리스티 놈 전 국토안보장관, 팸 본디 전 법무장관, 로리 차베즈더리머 전 노동장관 등 3명의 장관을 경질했다. WSJ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도 경질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란 전쟁 여파로 고유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발언으로, 개버드 국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이란 전쟁에 관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안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 연장을 발표하기 직전 원유가 하락에 베팅한 거액의 자금이 포착됐다고 22일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이란 전쟁 관련 중요 발표 직전 유가 하락을 예측한 선물거래가 최근 한달 새 4번이나 이뤄졌다는 게 로이터의 분석이다.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연장을 발표하기 직전인 21일 오후 7시 55분경 시장에서 브렌트유 선물 4260계약이 팔렸다. 이는 시가로 4억3000만 달러(약 6364억 원)에 해당한다. 이날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기준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0.66달러에서 휴전 연장 발표 직후 96.83 달러로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연장 발표 직전 유가 하락에 돈을 건 선물 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올린 것.로이터는 “정산가(종가) 이후 거래량이 극히 적은 시간대에 이뤄진 ‘시의적절한(Well-timed) 거래”라며 부정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거래는 이란 전쟁 발발 후 네 차례 반복됐다. 예컨대 지난달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력 인프라 공격 연기를 발표하기 15분 전 5억 달러 규모의 원유 선물 거래가 이뤄졌다. 이달 7일에는 2주간 휴전을 발표하기 몇 시간 전 9억5000만 달러 규모의 선물을 매도했고, 17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항해 허용을 발표하기 약 20분 전 7억6000만 달러 규모의 선물이 거래됐다.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전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대규모 선물 거래가 반복되자 야당 등에선 내부 정보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셸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은 9일 마이클 셀리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중요한 미공개 정부 정보의 오용 가능성을 제기했다.백악관은 야당의 이 같은 의혹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달 24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공직을 통해 얻은 정보를 선물시장 거래에 활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CFTC는 지난달 23일과 이달 7일 이뤄진 이례적인 석유 선물 거래를 조사 중이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와중에 미국의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주도하는 해군의 핵심 고위 관계자 중 한 명인 존 펠런 해군장관이 22일(현지 시간) 사임했다. 미국 국방부(전쟁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과의 반복적인 충돌에 따른 사실상의 경질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이달 2일에도 역시 헤그세스 장관과의 불화로 랜디 조지 전 육군 참모총장이 경질됐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집권 뒤 찰스 브라운 전 합참의장, 리사 프란체티 전 해군 참모총장 등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군 수뇌부를 대거 사퇴시켰다. WP는 펠런 장관까지 이어진 군 수뇌부들의 사퇴를 광범위한 인사 숙청(purge)이라고 평가했다.특히 이란과의 전쟁이 계속되는 ‘전시(戰時) 상황’에서도 군 최고위 인사들이 갑작스럽게 연이어 교체되는 건 트럼프 행정부 내 혼란상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전쟁 중임에도 군 지휘체계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우려를 키운다.● 헤그세스, ‘황금 함대’ 계획 주도 문민 해군 장관 해임숀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22일 X에 “펠런 장관이 행정부를 떠난다.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난민 출신인 훙카우 해군 차관이 당분간 장관직을 대행한다고 덧붙였다. 민간인이 맡는 해군장관은 해군 및 해병대의 훈련, 장비(무기) 구입, 행정 등을 관리한다. 지휘 체계상 국방장관에게 직보한다. 지난해 3월 해군 수장이 된 펠런 장관은 월가 금융 전문가로 군 경력은 없었다. 한국과 협력해 미국 조선업을 재건한다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도 관여하며 지난해 4월 울산의 HD현대중공업 본사, 경남 거제의 한화오션 사업장 등도 방문했다.그는 2024년 11월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후원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헤그세스 장관이 펠런 장관이 자신을 거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연락하는 것에 불만이 컸다고 전했다. 특히 펠런 장관은 미군이 거대 전함을 다시 도입하자는 이른바 ‘황금 함대’ 계획을 주도하면서 헤그세스 장관 측과 대립했다. 잠수함, 스텔스기, 전자전 장비 등을 강조하는 방침과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WP는 함정 건조 일정이 지연되고, 미 군함의 해외 생산이 가능하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도 펠런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배경으로 꼽았다.NYT는 펠런 장관의 사임이 이란 전쟁 전반, 미국과 이란이 모두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미군의 군사 작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토마호크 미사일과 고성능 방공 시스템의 재고를 보충하는 해군의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헤그세스와 육군장관 갈등 격화 전망도이번 사태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에 관여하고 있으며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예일대 동문이기도 한 댄 드리스컬 미국 육군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의 갈등이 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지 전 참모총장이 경질된 직후 헤그세스 장관이 조지 전 참모총장과 가까운 드리스컬 장관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그를 해임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차기 국방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드리스컬 장관을 강하게 견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군사적 임무가 수행되는 시기에 헤그세스 장관이 개인적인 앙심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국방부 내부와 일부 트럼프 측근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의 다른 부처들도 수뇌부 경질 혹은 경질 가능성으로 인한 혼란을 격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 발발 뒤 크리스티 놈 전 국토안보장관, 팸 본디 전 법무장관, 로리 차베즈더리머 전 노동장관 등 3명의 장관을 경질했다. WSJ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도 경질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란 전쟁 여파로 고유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발언으로, 개버드 국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이란 전쟁에 관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안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한 지역)의 일부분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도니랜드(Donnyland)’로 부르겠다며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1일 보도했다. 이란 전쟁 발발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세워 미국의 추가 지원을 얻어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미국과의 비공식 협상 과정에서 돈바스의 일부 지역을 도니랜드로 부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황금색, 초록색 등을 쓴 도니랜드 깃발까지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의 최격전지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슬로뱐스크 등을 포함한 도니랜드는 길이와 폭이 각각 약 80km, 약 64km다. 인구는 19만 명이지만 전쟁 발발 후 상당수 주민이 피란을 떠나 실제 거주자는 약 절반에 불과하다. 최전선과 가까워 러시아의 각종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주요 고속도로에 그물망까지 씌워져 있다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부터 러시아계 주민이 많은 돈바스를 자국 영토로 만들겠다고 주장해 왔다. 전쟁 발발 후 러시아가 80∼90%를 점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줄곧 “결코 돈바스를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다만 전쟁 장기화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는 돈바스에 비무장지대(DMZ) 또는 자유경제구역을 조성하자는 타협안에 열린 자세를 보였다. 다만 러시아는 이 제안마저 거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도니랜드를 제안한 것은 ‘평화 중재자’ 이미지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허영심과 욕구를 자극해 그가 러시아에 종전을 압박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이 전략은 아직까지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NYT는 논평했다. ‘도니랜드’ 표현은 아직 양국의 공식 문서에 등장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미국의 주요 공공시설물과 각종 사업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고 있다. 최근 수도 워싱턴의 문화예술 공연장 케네디센터의 이름 또한 ‘트럼프 케네디센터’로 바꿨다. 이런 그의 특성을 활용해 많은 나라들이 그의 이름을 자국 시설물에 붙이고 있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하에 평화협정을 체결한 후 양국을 오가는 운송로를 ‘국제 평화와 번영을 위한 트럼프 길’이라고 명명했다. 동유럽 폴란드 또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군 기지를 추가로 건설한다면 ‘트럼프 항구’로 부르겠다”고 제안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