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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자신의 핵심 어젠다 중 하나인 ‘관세 정책’ 추진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를 만회하기 위한 ‘플랜B’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2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특히 WSJ는 “상무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한 새로운 국가 안보 관세(New National Security Tariffs)를 검토 중”이라며 “대용량 배터리, 주철 및 철제 부속품, 플라스틱 배관, 산업용 화학물질, 전력망, 통신 장비 등 6대 산업 분야를 부과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6개 산업에 대한 새로운 관세는 새로 생긴 15%의 글로벌 관세와는 별도”라고 덧붙였다. 미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할 경우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회 승인 절차는 없지만 상무부의 조사가 필요하다.6개 산업 중 배터리, 전력망, 통신 장비 등은 한국이 강세를 보여 온 수출 품목이라 국내 산업계 우려도 크다. 한 전력기기 업체 관계자는 “관세가 오락가락할 때마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 건지 당혹스럽다”며 “언제 어떤 조항을 근거로 추가 관세가 부과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고객사와 장기 계약을 맺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한국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흔들릴 여지가 있다”고 했다.● 美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 USTR은 무역법 301조 통해 관세 검토트럼프 행정부는 연방대법원이 위법이라고 판단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대신 대통령 권한으로 활용 가능한 각종 무역법을 동원해 새로운 관세 부과 근거를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해당 작업은 상무부와 미무역대표부(USTR) ‘투톱’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상무부는 미국의 국가 안보 위협 품목에 대해 보복 조치를 허용하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USTR은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문제를 제기하며 무역법 301조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에 위험이 된다며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철강, 알루미늄, 구리, 자동차, 트럭 및 자동차 부품과 같은 분야에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또 이미 반도체, 의약품, 드론, 산업용 로봇, 태양광 패널에 사용되는 폴리실리콘 등 9개 산업에 대해 관세 부과를 목표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WSJ는 “상무부의 조사 결과 발표 시기나 관세 부과 시기는 알 수 없지만 대법원의 위법 판결이 이들 조사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통상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는 1년여가 걸리지만 이를 수개월로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일단 관세 부과가 결정된 뒤에는 재조사 없이도 대통령의 권한으로 관세율을 바꿀 수 있다.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직후 “(자국) 소비량보다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나라들의 과잉 생산 능력과 관련된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을 타깃으로 할 것임을 시사했다.USTR은 과잉 생산 외에도 강제 노동, 의약품 가격 책정,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 해양 오염, 해산물 및 쌀에 대한 불공정 무역 관행 등 다양한 무역 문제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근 논란이 돼 온 쿠팡 사태가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과 관련한 조사에서 한국 정부 및 산업계에 대한 문제 제기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NYT, “새 관세 주도권 놓고 USTR과 상무부 경쟁”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고문은 2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때로는 패배처럼 보이는 일이 전략적 승리로 판명되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이 그런 사례”라며 “법원은 IEEPA에 의한 관세 부과가 잘못됐다고 했지 관세 자체, 다른 무역법에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한쪽 문은 닫혔지만 다른 한쪽 문은 활짝 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욱 다양한 조치를 통한 관세 부과가 가능하단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NYT는 “행정부는 신속하고 강력한 관세 부과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이제 관건은 새 무역법에 따른 관세가 기존과 얼마나 유사할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낼지”라고 진단했다.또한 상무부와 USTR이 적극적으로 상호관세를 대체할 수 있는 관세 부과 수단을 모색 중인 것을 두고 NYT는 “새 관세의 주도권을 두고 USTR과 상무부가 내부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자신의 핵심 정책인 상호관세에 대해 미국 대법원으로부터 위법 판결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대체하기 위해 여러 무역법을 적용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작업은 미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를 주축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USTR은 무역법 301조,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기반으로 관세 부과 근거를 만들 것으로 전해졌다. 301조는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232조는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수입 품목에 대해 보복 조치를 허용한다.● 배터리 등 6대 산업에 관세 부과 검토2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좌절되자 이를 대체할 새로운 관세 근거 만들기 작업에 돌입했다.WSJ은 “상무부가 232조를 근거로 한 새로운 국가 안보 관세를 검토 중”이라며 “대용량 배터리, 주철 및 철제 부속품, 플라스틱 배관, 산업용 화학물질, 전력망, 통신 장비 등 6대 산업 분야를 부과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6개 산업에 대한 새로운 세금은 새로 생긴 15%의 글로벌 세금과는 별도”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등을 해 온 ‘K-배터리’와 변압기 등 전력 장비 수출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에 위험이 된다며 232조에 근거해 철강, 알루미늄, 구리, 자동차, 트럭 및 자동차 부품과 같은 분야에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또 이미 반도체, 의약품, 드론, 산업용 로봇, 태양광 패널에 사용되는 폴리실리콘 등 9개 산업에 대해 관세 부과를 목표로 조사를 진행해 왔다. WSJ은 “상무부가 진행 중인 관세 조사 결과가 언제 발표될지, 또 최종적으로 관세가 언제 부과될지는 알 수 없지만 대법원의 위법 판결이 이들 조사를 가속화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32조를 활용하기 위해 선행돼야 하는 조사는 통상 1년여가 걸리지만, 일단 관세 부과가 결정된 뒤에는 재조사 없이도 대통령의 권한으로 관세율을 바꿀 수 있는 게 특징이다.● USTR도 새로운 관세 근거 마련 총력USTR은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난 당일 즉시 301조에 기반한 조사 확대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자국) 소비량보다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나라들의 과잉 생산 능력과 관련된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을 타깃으로 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성명을 통해 과잉 생산 외에도 강제 노동, 의약품 가격 책정,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 해양 오염, 해산물 및 쌀에 대한 불공정 무역 관행 등 다양한 무역 문제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근 논란이 돼 온 쿠팡 사태가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과 관련한 조사에서 문제 제기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NYT는 “행정부는 신속하고 강력한 관세 부과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이제 관건은 새 무역법에 따른 관세가 기존과 얼마나 유사하게 재현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관세 체계가 완전히 다른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낼 것인지”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번에 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위법으로 무효화되고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15%의 글로벌 관세가 도입되면서 각 나라 간에는 희비가 크게 교차했다. 122조는 모든 나라에 동일한 관세를 부과토록 하기 때문에 기존 상호관세율이 15%보다 높았던 나라는 유리해지고 낮았던 나라는 불리해진 탓이다.예컨대 앞서 10%의 관세를 적용받았던 호주와 러시아 등은 관세가 15%로 오르면서 5%의 추가 관세를 더 부담하게 됐다. 반면 브라질(50%), 미얀마 (40%), 캐나다(35%), 멕시코(25%)를 비롯해 펜타닐 관세 포함 20% 관세를 적용받아 온 중국 등은 15% 관세 적용으로 오히려 관세가 줄어들게 됐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유럽연합(EU) 등은 기존과 관세율이 동일했다.한편, 이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고문은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때로는 패배처럼 보이는 일이 전략적인 승리로 판명되기도 하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이 바로 그런 사례”라며 “법원은 IEEPA에 의한 관세 부과가 잘못됐다고 했지, 관세 자체나 다른 무역법에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대법관들이 무역 정책의 한쪽 문을 닫았을 뿐, 반대편은 활짝 열어둔 것”이라며 “미국의 무역 정책은 단지 재조정됐을 뿐이며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당일인 20일(현지 시간)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모든 무역법과 권한을 동원해 더 강력한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21일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5%의 대체 관세를 부과했고, 트루스소셜에 “향후 몇 달 동안 새롭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관세를 결정하고 발표할 것”이라며 추가 관세 부과 의지도 강조했다. 미국 안팎에선 무역법 122조 외에 무역법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법 338조 등이 향후 관세 부과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슈퍼 301조’로 불리는 무역법 301조를 통한 관세 부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0일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 명의 성명을 통해 “무역법 301조에 기반해 주요 무역국의 주요 무역 품목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한 모든 무역 협정이 유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도 했다. 1974년 제정된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미국 기업에 대한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조치 등에 대응하는 관세 부과 권한을 준다. 미국 통상 당국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보복성 조치 중 하나로 꼽힌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대통령이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특정 부문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관세법 338조는 미국과의 무역을 차별한 국가에 대통령이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 법들은 규정과 대상이 모호한 부분이 많아 의회 동의 없이 장기간 추진하는 건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가령, 무역법 122조는 150일 동안에만 적용 가능하다. 블룸버그통신은 “150일 이후에는 의회 승인을 받아야 연장할 수 있는데 (승인이)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무역법 301조 역시 대상 제품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입증해야만 하는데 관련 조사에는 통상 1년 이상이 걸린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150일 내에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기존 조사 마무리 및 추가 조사 개시에 전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 위협에 대한 조사가 완료돼야만 관세 부과가 가능해 즉각 발효는 어렵다. 관세법 338조는 거의 100년 전에 제정됐고 모호한 내용 때문에 실제 적용된 적이 없다. 현지에선 사실상 사문화된 법으로 여기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이 법을 적용할 경우 상당한 논란이 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미 큰 폭의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일방적인 관세 정책을 집행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미 물가 상승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관세 정책을 이어 가는 게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으로서는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중간선거 참패와 이로 인한 조기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내 여론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부정적이다. 20일 워싱턴포스트(WP)와 여론조사회사 입소스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가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미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단을 받으면서 효력을 상실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 적용되던 15% 상호관세도 자동 소멸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무역법 제122조를 우회로로 선택해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관세율을 법정 상한인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번 판결과는 별개인 ‘품목 관세’ 카드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 연방대법원 판결의 핵심 내용과 이에 따른 통상 여건 변화를 문답(Q&A) 형식으로 정리했다. ―한국이 적용받던 상호관세는 어떻게 달라지나.“한국이 적용받던 25%(기본 관세 10%+국가별 관세 15%)의 상호관세는 한미 관세 합의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15%(기본 관세 10%+국가별 관세 5%)로 인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을 이유로 상호관세를 25%로 재인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실현되진 않았다.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와 중국 등에 매긴 펜타닐 관세는 법적 근거를 상실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 적용되던 15%의 상호관세는 물론이고 25%로 재인상하겠다는 위협에도 일단 제동이 걸렸다.” ―글로벌 관세는 언제부터, 얼마나 적용되나.“상호관세는 소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20일(현지 시간) 서명했다. 이는 미 동부 시간을 기준으로 24일 0시부터 발효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글로벌 관세를 10%에서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추가 행정명령 등 후속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대상에 포함되나.“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 직후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개시 방침을 밝혔다. 한국은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495억 달러(약 71조70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301조에 따른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에 조사 개시 통보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미국의 불만이 컸던 디지털 규제 완화나 농산물 시장 개방 등의 압박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제품의 미국 시장 경쟁력에는 변화가 있나.“한국무역협회는 이번 판결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혜택이 일부 회복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상호관세 체제에서는 한국도 일본·유럽연합(EU)과 동일하게 15%의 상호관세를 부담해 FTA 효과가 사실상 상쇄됐다. 반면 글로벌 관세 체계는 최혜국대우(MFN) 관세가 ‘추가’되는 구조다. FTA에 따라 MFN 관세가 면제되는 한국은 글로벌 관세 적용 기간인 최장 5개월간 일본이나 EU 대비 가격 경쟁력 우위를 일부 회복할 여지가 생긴다. 다만 자동차·철강 등 주요 품목이 여전히 품목관세 대상이라는 점에서 수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상호관세 무효화를 만회하기 위해 자동차 품목 관세를 올리거나 ‘우회 관세’ 수단을 동원하면 한국 산업계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주요 대미 수출국의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바뀌나.“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대체할 목적으로 전 세계에 15%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각국별 희비가 엇갈렸다.앞서 10%의 관세를 적용받았던 호주와 러시아 등은 관세가 15%로 오르면서 5%의 추가 관세를 더 부담하게 됐다. 반면 브라질(50%), 미얀마(40%), 캐나다(35%), 멕시코(25%)를 비롯해 펜타닐 관세 포함 20% 관세를 적용받아 온 중국 등은 15% 관세 적용으로 오히려 관세가 줄어들게 됐다. 이번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낮아지면서 중국 대비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당일인 20일(현지 시간)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모든 무역법과 권한을 동원해 더 강력한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21일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5%의 대체 관세를 부과했고, 트루스소셜에 “향후 몇 달 동안 새롭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관세를 결정하고 발표할 것”이라며 추가 관세 부과 의지도 강조했다. 미국 안팎에선 무역법 122조 외에 무역법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법 338조 등이 향후 관세 부과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슈퍼 301조’로 불리는 무역법 301조를 통한 관세 부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0일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 명의 성명을 통해 “무역법 301조에 기반해 주요 무역국의 주요 무역 품목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한 모든 무역 협정이 유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도 했다.1974년 제정된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미국 기업에 대한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조치 등에 대응하는 관세 부과 권한을 준다. 미국 통상 당국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보복성 조치 중 하나로 꼽힌다.무역확장법 232조는 대통령이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특정 부문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관세법 338조는 미국과의 무역을 차별한 국가에 대통령이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다만 이 법들은 규정과 대상이 모호한 부분이 많아 의회 동의 없이 장기간 추진하는 건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가령, 무역법 122조는 150일 동안에만 적용 가능하다. 블룸버그통신은 “150일 이후에는 의회 승인을 받아야 연장할 수 있는데 (승인이)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무역법 301조 역시 대상 제품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입증해야만 하는데 관련 조사에는 통상 1년 이상이 걸린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150일 내에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기존 조사 마무리 및 추가 조사 개시에 전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 위협에 대한 조사가 완료돼야만 관세 부과가 가능해 즉각 발효는 어렵다. 관세법 338조는 거의 100년 전에 제정됐고 모호한 내용 때문에 실제 적용된 적이 없다. 현지에선 사실상 사문화된 법으로 여기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이 법을 적용할 경우 상당한 논란이 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일각에선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미 큰 폭의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일방적인 관세 정책을 집행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미 물가 상승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관세 정책을 이어가는 게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으로서는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중간 선거 참패와 이로 인한 조기 레임덕(권력 누스 현상)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실제로 미국 내 여론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부정적이다. 20일 워싱턴포스트(WP)와 여론조사회사 입소스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가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미국 연방대법원이 내린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격분하며 전 세계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15%로 올리겠다고 21일(현지 시간) 밝혔다. 앞서 전날 대법원 판결 뒤 “무역법 122조에 따라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을 하루만에 5% 더 올린 것이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판결을 ‘개인적 좌절’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 같은 감정이 즉각적으로 무역 정책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수십 년 동안 아무런 제재 없이 미국을 속여 온 여러 국가들에 대한 10%의 세계 관세를 완전히 허용되고 법적으로 검증된 15% 수준으로 인상할 것임을 선언한다”며 “이는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전날 대법원 판결 뒤 “무역법 122조에 따라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장 150일에 한해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한다. 이에 따라 굳이 기존 상호관세와 같은 10%만 부과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그는 “(이는) 어제 미국 대법원이 수개월간의 고심 끝에 내린, 터무니없고, 형편없이 작성됐으며, 극도로 반미적인 관세 결정에 대한 철저하고 상세하며 완벽한 검토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향후 몇 달 안에 새롭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관세율을 결정하고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122조가 보장하는 150일의 세율 최장 적용기간이 끝나기 전에 새로운 관세 방침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대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이 나온 직후 격한 감정을 토로하며 “이제 나는 원래 선택했던 것(관세)보다 훨씬 더 강력한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며 “외국들은 환호하며 거리에서 춤을 추고 있겠지만 그들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에 격분하며 미국 대통령의 권한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작심한 만큼 기존보다 더 강력한 관세 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의 위법 판결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기반한 상호관세가 위법하다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미국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가진 해외 무역 차단, 금수, 제한, 허가 또는 기타 조건 권한을 사용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한 근거 법률로는 1962년 무역확장법(제232조), 1974년 무역법(제122조, 제201조, 제301조), 그리고 1930년 관세법(제338조) 등을 사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대법원 판결 발표 직후 무역법 301조에 따른 주요 무역국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그간 트럼프 행정부가 쿠팡 사태 등을 둘러싸고 한국 정부에 문제를 제기해 온 디지털 규제 관련 정책이 다시 본격적 도마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수년 간 우리를 착취해 온 외국들은 환호하며 거리에서 춤을 추고 있겠지만 그들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이제 나는 원래 선택했던 것(관세)보다 훨씬 더 강력한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했지만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즉시 ‘10% 임시 관세 공표’로 맞받아치고 더 강력한 대체 정책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위법 판결을 내린 대법원을 격하게 비판하면서 여러 차례에 걸친 장문의 트루스소셜 트윗을 통해 이를 무력화할 각종 조치를 간구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위법 판결에 잠시 안도했던 글로벌 각국은 다시 미국의 무역정책이 오히려 더 큰 불확실성에 빠져들지 않을지 우려하는 모양새다.● 분노한 트럼프 “어처구니 없어” 폭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주지사, 각료 및 백악관 보좌관들과 회의를 하던 중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건넨 쪽지를 통해 자신의 패소 사실을 알았다. 그는 이날 판결에 대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격분하며 6:3으로 자신에게 위법 판결을 내린 대법관들을 향해 “바보들과 아첨꾼들”이라고 격하게 비판했다.이날 서둘러 회의를 끝낸 트럼프 대통령은 몇 시간 뒤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여러 차례에 걸쳐 장문의 글을 올려 관세의 정당성 및 위법 판결의 부당함을 역설했다. 그는 “(특정) 국가와의 모든 무역이나 사업을 차단하고 심지어 해당 국가를 파괴할 금수 조치 등 원하는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내가 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니 이게 얼마나 말도 안되는 소리냐”며 “다행스러운 점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관세보다 훨씬 강력한 방법, 관행, 법령 및 기타 권한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에 대해 “이는 법원이 내게 온갖 물건의 수입을 금지할 수 있는 절대적인 권리를 부여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특히 관세를 합법이라고 판단한 브렛 카바노 대법관의 의견서의 내용을 강조했는데, 카바노 대법관은 의견서를 통해 “이 판결이 향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을 실질적으로 제한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1962년 무역확장법(제232조), 1974년 무역법(제122조, 제201조, 제301조), 그리고 1930년 관세법(제338조) 등 수많은 다른 연방 법률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대법원의 판결은 나의 무역 규제 및 관세 부과 권한을 약화시키기보다 오히려 더 강력하고 명확하게 만들었다”며 “(관세 부과는 안되지만) 외국이 미국과 무역하는 것을 차단, 금수, 제한, 허가 또는 기타 조건을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은 이번 판결로 완전히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추가 조치 엄포에 각국 신중모드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서명을 통해 세계 모든 나라에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날 위법 판결이 내려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기반 상호관세 대신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사실상 같은 관세 효과가 나도록 한 것이다. 단,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장 150일에 한해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한다. 이에 각국의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와 232조에 기반한 더 강력하고 새로운 관세 부과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대체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 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 증시에서는 판결 발표 직후 주요 지수들이 급등과 급락을 오갔고, 미국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미 국채 금리도 급등했다. 최근 상승세를 보여온 달러 역시 이날 하락세로 돌아섰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세 위법 판결로 많은 기업과 소비자들이 각각 관세 환급과 물가 하락을 기대하겠지만 한동안 불확실성이 계속되며 기대했던 효과가 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세계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관세 조치에 반응을 자제하며 숨죽이고 있다”며 “더 이상의 갈등 확대를 피하려는 게 주요국들의 공통된 바람”이라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 등 미군의 주요 전략자산이 중동에 대거 집결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이란에 대해 최대 15일의 핵 협상 시한을 제시해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일각에선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세 곳을 공격한 미국이 이르면 이번 주말 이란을 재공습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를 여러 번 언급하며 외교적 해결이 우선임을 분명히 했다.● WSJ “美, 이란 군 시설 등 제한적 공격 검토”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미국이 앞으로 취할 조치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며 “트럼프 대통령만이 자신이 무엇을 할지, 안 할지 알고 있다”고 했다. 일부 외신들은 현재 중동에 집결된 미군 전략자산 규모 등을 근거로 이란 공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NYT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중동 지역에 수십 대의 공중급유기와 구축함, 순양함, 잠수함을 동반한 두 개의 핵항모 전단을 배치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전투기도 F-35, F-22, F-16 등 50대가량이 추가돼 총 120대 이상이 중동에 배치됐다. WSJ는 “미국은 지난 한 달간 이 지역의 미국 자산과 동맹국 보호를 위해 탄도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최첨단 사드(THAAD)와 패트리엇 요격 시스템을 사전 배치했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15일의 협상 시한을 제시하며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지만,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공습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2주 안에 공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론 이틀 만에 공격에 나선 바 있다. 이런 가운데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리한 핵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코피(bloody nose) 작전’으로 불리는 제한적 공격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이란에 핵 포기를 압박하면서도 대규모 보복을 피할 수 있도록 일부 군사 및 정부 시설에 한해 제한적 군사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것. NYT도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말 이란에 대해 군사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대한 장기적 군사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기와 관련해 일요일에 폐막하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이 고려 대상이란 분석도 있다”고 했다. 이란은 미국 침공 시 중동 내 미군기지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의 이란 공격이 감행된다면 중동 내 미군기지와 자산을 ‘정당한 표적’으로 삼겠다”고 경고했다.● “북핵 트라우마, 트럼프 ‘이란 핵’ 접근에 영향” 이란과 핵 협상을 벌이면서 동시에 군사 작전을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이 과거 북핵 저지 실패 경험의 영향이란 분석도 나온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였던 2018년 북한에 대해 제한적 선제 공격을 검토했다가 포기했다”며 “그 대신 북한과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지만 세 번의 회담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많은 미 당국자들이 이란과의 외교적 합의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만약 이란이 트럼프의 핵 포기 요구를 계속 거부한다면 이란 정권 전복을 목표로 한 대규모 공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협상과 관련해 “최대 15일 내 의미 있는 합의를 하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핵 프로그램 폐기를 놓고 양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가능성을 내비치며 협상 시한을 최후 통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란은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미국의 공격이 현실화할 경우 중동 내 미군기지와 자산을 ‘정당한 표적’으로 삼겠다고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미 워싱턴의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에서 평화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며 “양측(미국과 이란)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좋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수년간 이란과 의미 있는 합의를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 입증됐지만 우리는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마도 우리는 합의를 할 것이다. 여러분은 아마도 열흘 안에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10일은 (협상하기에) 충분한 시간일 것이고, 10일이나 15일은 거의 최대한도”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중동 전역에 수십 대의 미군 전투기가 배치됐고, 두 번째 항공모함도 접근 중”이라며 “이는 2003년 이라크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공군력 증강”이라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 등 미군의 주요 전략자산이 중동에 대거 집결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이란에 대해 최대 15일의 핵협상 시한을 제시해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일각에선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세 곳을 공격한 미국이 이르면 이번 주말 이란을 재공습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를 여러 번 언급하며 외교적 해결이 우선임을 분명히했다.● WSJ “美, 이란 군시설 등 제한적 공격 검토”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이날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앞으로 취할 조치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며 “트럼프 대통령만이 자신이 무엇을 할지, 안 할지 알고 있다”고 했다.일부 외신들은 현재 중동에 집결된 미군 전략자산 규모 등을 근거로 이란 공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NYT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중동지역에 수십 대의 공중급유기와 구축함, 순양함, 잠수함을 동반한 두 개의 핵항모 전단을 배치했다. F-35, F-22, F-16 등 50대 이상의 전투기도 추가 배치했다. WSJ은 “미국은 지난 한 달간 이 지역의 미국 자산과 동맹국 보호를 위해 탄도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최첨단 사드(THAAD)와 패트리어트 요격 시스템을 사전 배치했다”고 전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15일의 협상 시한을 제시하며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지만,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공습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2주 안에 공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론 이틀 만에 공격에 나선 바 있다.이런 가운데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리한 핵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코피 작전’으로 불리는 제한적 공격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이란에 핵 포기를 압박하면서도 대규모 보복을 피할 수 있도록 일부 군사 및 정부시설에 한해 제한적 군사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것.NYT도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말 이란에 대해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대한 장기적 군사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기와 관련해 일요일에 폐막하는 이탈리아 겨울올림픽이 고려 대상이란 분석도 있다”고 했다.● “북핵 트라우마, 트럼프 ‘이란 핵’ 접근에 영향”이란과 핵협상을 벌이면서 동시에 군사 작전을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이 과거 북핵 저지 실패 경험의 영향이란 분석도 나온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였던 2018년 북한에 대해 제한적 선제 공격을 검토했다가 포기했다”며 “대신 북한과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지만 세 번의 회담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많은 미 당국자들이 이란과의 외교적 합의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만약 이란이 트럼프의 핵 포기 요구를 계속 거부한다면 이란 정권 전복을 목표로 한 대규모 공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미 언론들은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국내 정치에 미칠 영향도 주시하고 있다. 최근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포기를 이끌어 낼 경우 11월 중간선거에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 반대로 이란과의 전면전이 미군 사상자를 낳고, 동맹국들을 전쟁으로 끌어들일 경우 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전쟁에 개입시키지 않겠다고 공약했지만 최소 7번 다른 나라를 공격했고, 이제 두 번째 이란 공격을 고려하고 있다”며 “미국이 현대에 들어 이처럼 공개 논의나 설명 없이 대규모 전쟁을 준비한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상과 관련해 “최대 15일 내 의미있는 합의를 하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핵 프로그램 폐기를 놓고 양국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가능성을 내비치며 협상 시한을 최후 통첩한 것으로 해석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의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에서 평화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며 이 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좋은 대화를 하고 있다”며 “지난 수년간 이란과 의미 있는 합의를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 입증됐지만 우리는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이어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을 거론하며 “이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우리는 합의를 할 것이다. 여러분은 아마도 열흘 안에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10일은 (협상하기에) 충분한 시간일 것이고, 10일이나 15일은 거의 최대 한도”라고 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중동 전역에 수십 대의 미군 전투기가 배치됐고, 두 번째 항공모함도 접근 중”이라며 “이는 2003년 이라크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공군력 증강”이라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일 무역합의에 따른 일본의 ‘1호 대미(對美) 투자’ 대상을 17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총 360억 달러(약 52조 원) 규모인 이번 투자 프로젝트는 △오하이오주 가스 발전소 △텍사스주 원유 수출 시설 △조지아주 합성 다이아몬드 제조 공장 건설로 구성돼 있다. 한국에 앞서 미국과 무역 합의를 맺은 일본의 첫 대미 투자 대상이 발표됨에 따라, 조속한 대미 투자 이행을 압박받고 있는 한국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은 지난해 7월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에 총 5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일본과의 대규모 무역 협정이 드디어 시작됐다”며 “지금은 미국과 일본에 매우 흥미롭고 역사적인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3개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관세라는 매우 중요한 요소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외국에 대한 어리석은 광물 의존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도 이날 소셜미디어 X에 “이들 프로젝트는 중요 광물, 에너지,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등 경제안보상 중요한 전략 분야에서 양국의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일본의 투자 계획은 관세를 인하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 약속의 첫걸음”이라고 전했다. 또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다카이치 총리의 미국 방문(다음 달 19일 예정)을 전후로 추가 투자 발표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다카이치 재취임 날, 美에 ‘트럼프 맞춤’ 발전-석유-광물 투자 선물AI 데이터센터에 전력 공급 등… 트럼프 강조한 에너지 분야 집중다카이치 “전략 투자 이니셔티브”… 내달 방미 앞두고 성과 공들여美, 韓에도 “투자 이행” 압박 키울듯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일 무역합의에 따른 일본의 첫 대미(對美) 투자 대상 발표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재취임한 날이자, 방미를 약 한 달(다음 달 19일 예정) 앞둔 17일(미 동부 시간 기준·일본 시간으로는 18일) 이뤄졌다. 일본의 첫 대미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중요성을 강조해 온 에너지 관련 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투자 안건 선정은 미일 정부 고위 관계자들로 구성된 ‘협의위원회’ 등의 논의를 거쳐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는 구조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대미 투자와 관련해 X를 통해 “일본과 미국의 관세 협의에 기초해 합의한 ‘전략적 투자 이니셔티브’의 첫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 日, 3월 다카이치 방미 앞두고 美에 선물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1호 대미 투자 대상을 공개한 직후 그간 무역협상을 이끌어 온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X를 통해 세부 사항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미 오하이오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발전소를 세워 9.2GW(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3개 사업 중 가장 큰 사업으로 약 330억 달러가 투자된다”며 “최대 가동 시 원자력 발전소 9개에 해당하는 전력을 생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발전소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은 아메리카만(멕시코만)에 21억 달러 규모의 심해 원유 수출 시설도 세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라고 밝혔지만, 외신들은 텍사스주 원유 시설인 걸프링크 수출 터미널이 투자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미 상무부는 이 시설을 통해 연간 200억∼3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원유를 수출해 미국의 에너지 장악력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미 투자 대상에는 6억 달러 규모의 산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제조 시설도 포함돼 있다. 러트닉 장관은 “합성 다이아몬드는 첨단산업 및 기술 생산에 필수 원료”라며 “더 이상 필수 소재를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미국 수요의 100%를 국내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일본은 투자수익을 얻고, 미국은 전략 자산, 확장된 산업 역량, 강화된 에너지 패권을 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주요 기업들 사업 참여 검토 요미우리신문은 대미 투자처 선정과 관련해 “일본 기업은 건설에 필요한 가스터빈 제조 등에 강점을 지니고 있어 전력 기반 안정화에 기여할 방침”이라며 “도시바, 히타치 제작소, 미쓰비시 전기, 소프트뱅크 그룹 등이 관련 기기 공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원유 수출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선 상선미쓰이, 일본제철, JFE스틸, 미쓰이 해양개발 등이, 합성 다이아몬드 사업에 대해서는 아사히 다이아몬드 공업, 노리타케 등이 사업 참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일 양국 정부는 3개 사업에 투자하는 특수목적사업체(SPV)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일본에서는 국제협력은행(JBIC)이 자금을 출자하고 일본무역보험(NEXI)의 융자 보증을 받은 뒤 일본계 은행들도 융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양국이 선정 과정에서 산업 수요가 있고, 실현 가능한 사업인지를 중시했다고 평가했다.● 대미 투자 관련 한국 부담 커질 수 있단 우려도 미국과 일본이 1호 투자 프로젝트를 선정함에 따라 한국의 부담은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속한 대미 투자 이행을 강조하며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라 예고했다. 이와 관련된 미 연방 관보 게재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미국을 방문해 관련 협의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사진과 함께 뉴욕 속 이야기로 떠나는 짧은 여행.기사에 담지 못한 뉴욕의 순간을 전해드립니다.오늘은 음력으로 새해 첫날입니다. 여러분은 설날 소원으로 무엇을 바라셨나요. 아마도 빠질 수 없는 게 소중한 사람들의 ‘건강’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건강과 관련한 미국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마도 들으시다 보면 속으로 ‘대한민국 만만세’를 외치며 상대적 만족감(?)을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외국에 있다보면 한국의 많은 것들이 그립지만, 미국에서 특히나 아쉬운 것은 한국의 ‘병원’입니다. 한국에 살 때는 당연하게 생각, 아니 어쩌면 공기처럼 당연하다는 생각조차 못했던 한국의 의료시스템이 사실은 엄청난 것이었음을 수시로 깨닫게 되기 때문이죠.한국에서는 ‘아프면 병원에 간다’가 당연한 얘기입니다. 모든 국민이 보편적 건강보험을 통해 낮은 비용으로 일상적 질병을 치료받을 수 있으니까요. 사는 곳 주변에 다양한 진료과의 여러 병원이 있고, 대학병원이야 그렇지 않지만 개인 병원 진료를 아픈 당일에 못 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다수의 의료진은 실력과 서비스가 모두 훌륭합니다. 동네 병원 진료비는 보통 5000원~1만 원 사이이고, 약값도 그 정도로 해결되는 게 상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병원에 가는 것은 거의 ‘기본권’이나 다름없습니다. 입장(?)과 동시에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탄 듯 착착 진행되는 건강검진도 대한민국에서는 보편적 서비스가 된 지 오래입니다. 짧게는 두 시간, 길게는 하루나 이틀 만에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전신의 구석구석을 빈틈없이 검진받을 수 있죠. 하지만 이 모든 건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우리의 우수한 의료체계와 건강보험 시스템 덕분이었음을 병원에 가는 순간마다 깨닫게 되는 게 바로 이곳 미국, 특히 뉴욕입니다.왜 그런지는 몇 장의 영수증만 봐도 아실 수 있습니다.처음 뉴욕에서 병원에 갔던 날 비용을 결제하며 제 눈을 의심했던 기억이 납니다. ‘감기 진료를 보러와서 50만 원을 내고 있는 것이 실화인가.’뉴욕에 오기 직전 워싱턴 DC 인근에 산 적이 있는데 그때는 보통 감기 진료 비용이 100달러~150달러 선이었습니다(DC도 엄연히 수도입니다). 하지만 뉴욕은 다른 모든 물가가 그렇듯 병원비 역시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3, 4배 높습니다. 언젠가 한 번은 눈이 아파 안과를 찾는데 같은 진료에 대해 저렴한(?) 병원은 350달러를 요구한 반면, 다른 병원은 ‘600달러+α’일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병원마다 제각각인 가격 비교(?)를 위해 사전 전화를 돌리고 있는 상황이 더 서글프더군요.무슨 병원을 가든 30만~50만 원 정도의 비용에 익숙해졌을 무렵, 저를 놀라게 한 사건이 또 한 번 있었는데 바로 약국에서였습니다.그날은 두드러기 때문에 피부과를 갔는데 초진료가 250달러 밖에(!) 안해서 제 자신을 칭찬하고 있었습니다. ‘잘했어. 오늘 착한 병원을 잘 찾았어’ 하면서요.그런데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갔더니 약사가 스테로이드 연고를 주며 말하는 가격이 175달러(25만2000원)라는 겁니다.제가 너무 놀라 눈이 동그래졌더니 약사도 좀 놀랐던지 ‘그럼 좀 적은 용량으로 줄까’하고 묻더군요. ‘응. 제발 최소 용량을 찾아주겠니’했더니 한참을 뒤적인 끝에 50달러짜리 작은 연고를 줘서 들고 왔습니다. 그날도 ‘마음 편히 아플 수 있는’ 한국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약이라도 주는 날은 다행입니다. 언젠가 감기 몸살이 심해 병원에 간 날은 아무 조치나 처방도 받지 못했는데 코로나19와 독감 검사에서 둘 다 아무것도 나온 게 없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항생제 사용에 무척 엄격해서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아무 약도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따뜻한 물 많이 마시고 열나면 진통제 먹어라’라는 (30만 원 짜리) 실망스런 조언을 듣고 나온 뒤 그 뒤로는 웬만하면 감기로는 병원에 가지 않게 됐습니다.(이로 인한 유일한 장점이라면 덕분에 1년 넘게 항생제를 먹지 않았다는 건데, 생각해 보면 쉽게 항생제 처방을 받던 한국에서는 거의 없던 일입니다. 얼마 전 보스턴에서 만난 한 슈퍼박테리아 연구자는 “미국의 대학병원 시료에서는 슈퍼박테리아를 1년에 1, 2번 볼 수 있는데 한국 대학병원에서 가져오는 시료에서는 2주에 1번 꼴로 본다”고 하시더군요. 아마도 이런 의료환경이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다시 병원 얘기로 돌아가자면 전 한국에서 가입한, 일부 진료비를 커버해 주는 보험이 있어 미국에서 따로 보험을 들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제가 병원에 갈 때마다 내는 금액은 미국에서 건강보험이 없는 뉴요커들이 내는 가격을 보여주는 셈입니다.‘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불안하게 건강보험 없이 사는 사람이 있겠어?’ 싶겠지만 실제 전체 미국인 10명 중 1명은 아무런 건강보험 없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한국은 국가가 건강보험을 운영하지만 미국은 여러 민간 보험사들이 수많은 상품을 가지고 건강보험을 운영합니다. 다시 말해 개인이 따로 건강보험에 들지 않으면 누구라도 건강보험이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죠. 정부가 운영하는 보험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저소득층, 장애인 등 확실한 취약계층일 경우에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취약계층이 아닌 보통의 경우에 만약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직장이 고용조건의 일부로 이 민간 건강보험료를 일부 부담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좋은 직장일수록 회사 부담률이 높아지는데, 소규모 사업체처럼 낮은 경우에는 50~60%, 돈이 많은 빅테크들처럼 아주 높은 경우 100%까지 회사가 부담해줍니다. (평균적으로는 70~80%대를 지원합니다) 만약 직장이 없거나 직장이 있어도 영세 사업자인 경우에는 개인이 따로 100% 부담을 지고 가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보험료라는 게 어마어마합니다. 미국의 건강보험료는 보험회사별로, 또 상품별로 금액이 천차만별인데 4인 가족 기준 싸게는 연 3000만 원 대부터 극단적인 고가의 경우 연 비용이 1억 원을 넘나들 정도로 한국과 비교하면 정말 엄청나게 비쌉니다. 뉴욕 기준에서 ‘그래도 이 정도는 돼야 괜찮은 커버를 받는다’ 하는 상품은 보통 연 4000만~5000만 원대인데, 직장에서 80%를 부담해 준다고 하더라도 매달 본인이 100만 원 가량을 건강보험료로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당한 재력이 있거나, 괜찮은 직장이 있거나, 확실한 취약계층이 아닌 애매한(?) 국민들은 건강보험 가입이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취약계층의 혜택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직장이 없는 사람들, 직장 소득이 높지도 않지만 낮지도 않은 사람들, 영세 자영업자, 영세사업장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젊은이들 등이 비용 부담에 건강보험 가입을 안 하게 되는 것이죠. 이들은 많은 경우 ‘설마 별일 있겠어?’라는 생각을 위안 삼아 절약하는 쪽을 선택하지만 만에 하나 정말 큰 일이 생기게 되면 거의 파산에 가까운 상태를 맞게 됩니다. 감기 진료에 수십 만 원이 드는 게 문제가 아니고 암과 같은 큰 병에 걸리면 치료비가 수십 억 원에 달하는 상황을 맞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2014년 시행된 게 바로 최근 미국의 뜨거운 감자인 ‘오바마 케어’입니다. 미국의 건강보험 시스템이 워낙 별로여서 비용도 너무 비싸고 미가입자 인원도 많으니 정부가 소득에 따라 보조금을 줘서 제대로 된 민간 건강보험 가입을 더 많이 하도록 지원해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죠. 실제 오바마 케어 도입 뒤 건강보험 미가입자 비율이 그나마 줄어들어서 10명 중 1명 꼴이 된 것이고, 도입 이전에는 10명 중 2명이 미가입자였다고 합니다.하지만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팬데믹 시기에 확대한 오바마 케어 일부 보조금을 없애겠다고 하면서 미국이 난리가 났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케어가 비효율적이고 사기가 만연한 낭비적 정책이라면서 이를 바꾸겠다고 했는데, 실제 이 보조금이 축소되면 상당수 미국 중산층의 보험료가 폭등할 수 있었기 때문에 민주당은 절대 안 된다며 반대를 했죠. 이 때문에 미국 예산안이 가결되질 못했고, 이에 미국 정부는 무려 43일간 정부 기능이 올스톱되며 미국 역사상 최장 셧다운 기록을 세웠습니다.당시 양당은 ‘오바마 케어 문제는 나중에 따로 얘기하자’며 일단 연방정부를 다시 가동하는 데 합의했는데 민주당이 한발 물러난 꼴이 되면서 결국 오바마 케어의 일부 보조금이 올해 1월 1일부로 만료됐습니다. 이로 인해 올 들어 미국 내 약 수백만 명의 보험료가 평균 두 배 가까이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이 때문에 건강보험 갱신을 포기한 국민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보험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렇게 비싼데도 아플 때 환자 본인 부담액이 상당합니다. 만약 이런 자기 부담 비율이 싫다면? 더 비싼 보험을 가입해야 합니다. 더 황당한 건 이렇게 보험을 들어 놓고도 온갖 이유로 수백, 수천만 원의 치료비를 청구받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병원마다, 또 의사마다 커버되는 보험사가 다 다릅니다. 예컨대 A라는 보험사에 가입했을 때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병원과 의사가 따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외의 병원이나 의사에게 가면 보험에 가입한 게 사실상 소용이 없어집니다.그래서 보통 보험에 가입한 뒤 내가 가도 되는 병원이 어디인지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가는 게 기본인데, 제 지인은 몇 년 전 이렇게 하고도 수천만 원의 병원비 폭탄을 맞았습니다. 보험 적용이 되는 병원에서, 보험 적용이 되는 주치의에게 진료를 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응급 수술을 받게 되는 과정에서 수술을 담당한 의사가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의사였다는 이유로 이런 상황을 맞은 것이죠. 이런 경우 환자들은 병원 및 보험사와 또 다시 싸워야 합니다. 이런 일이 워낙 많다 보니 몇 년 전부터는 이를 막는 법이 생겼다고 하지만 여전히 미국 국민들은 아파서 생기는 스트레스 못지않게, 보험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가 큰 상황입니다.이런 건강보험에 대한 미국 사회의 분노가 응축돼 한꺼번에 터진 사건이 바로 1년여 전 뉴욕과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루이지 만조니 사건’입니다. 2024년 12월 뉴욕은 말 그대로 난리가 났는데, 맨해튼 한복판에 있는 힐튼호텔 앞에서 그것도 이른 아침에,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CEO가 총에 맞아 살해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총의 탄피에는 ‘지연, 거부, 증언(Delay, Deny, Depose)’라는 글씨가 적혀 있어서 치료비 지급을 늦추고 거절하며 환자를 담보로 최대 수익을 추구하는 건강보험사에 대한 분노로 촉발된 사건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잡고 보니 범인은 루이지 만조니라는 이름의 26살 아이비리그 출신 금수저 집안 청년이었는데, 심각한 척추 질환으로 수술과 만성 통증을 겪는 과정에서 보험사에 대한 분노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사회를 더 뜨겁게 한 건 만조니가 잡힌 이후 대중들의 반응이었습니다. 만조니가 맨해튼 한복판에서 총격 살인이라는 중범죄를 저지른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대중들이 그를 ‘영웅’이라고 부르며 그간 건강보험사들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분노를 투영했기 때문입니다. 만조니를 일종의 ‘정의구현남’으로 추종하는 분위기가 뜨거워지면서 주요 건강보험사들이 수억 원의 돈을 들여 CEO 경호를 강화하는 해프닝까지 빚어졌습니다. 현재 만조니는 얼마 전 미국에 붙잡혀 온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뉴욕 브루클린의 브루클린 연방 구치소(MDC)에 수감돼 있는데 수감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상당히 높다고 합니다. 교도소로 팬레터가 너무 많이 쏟아지다 보니 교정국 업무에 과부하가 걸려서 ‘제발 5장 이하로 보내라’는 지침까지 나왔단 얘기도 들립니다. 지난달에는 웬 청년이 만조니를 탈옥시키겠다며 피자 칼을 들고 교도소로 들어가려다 잡혀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들을 보면 대부분의 미국 국민들은 한국과 같은 의료 시스템을 어쩌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하고 삶을 마감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병원 저 병원을 몇 날 며칠에 걸쳐 돌아다닐 필요 없이, 반나절이면 한 곳에서 내 몸 구석구석을 한 번에 검진할 수 있는 세상이 있다는 것도 믿기 어려워 하니까요. 제대로 알려만 진다면 이를 경험하기 위해 줄을 설 뉴요커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왕복 비행기 값에 각종 여행비를 더하더라도 한국 의료의 가성비는 뉴욕과 비교 불가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단, 이들을 지원할 체계적 시스템은 뒷받침돼야 하겠죠. 아플 때마다 마주하게 되는 뉴욕의 ‘350달러의 순간’, ‘600달러의 순간’, ‘200달러의 순간’ 등을 볼 때마다 미국의 연방정부 셧다운도, 뉴욕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도 결국은 모두 다 이 한 순간에 담겨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지만 실상 어느 누구도 평등하지 못한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에서, 그래도 대부분의 국민이 일상적인 질병을 두려움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한국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올해는 모든 분들이 아픈 곳 없이 건강한 한 해가 되길 바라며 뉴욕의 순간을 마무리합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스탠퍼드대 학부생 7500명 가운데 5000명이 가입할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데이트 매칭 서비스 ‘데이트 드롭(Date Drop)’이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가로도 퍼지며 화제를 낳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데이트 드롭은 해당 학교 이메일 계정이 있어야만 가입이 가능한데, 이 같은 폐쇄성에 알고리즘을 통한 성향 분석 매칭이 더해지면서 ‘바쁜 가운데 효율적 만남’을 추구하는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WSJ에 따르면 데이트 드롭은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 대학원생 헨리 웡이 지난해 9월 3주 만에 개발해 출시한 서비스다. 가입시 이용자들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 정치적 성향 등과 관련한 66개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데, 알고리즘이 이를 분석해 매주 ‘가장 맞는’ 상대를 찾아 추천해 준다. 이를 ‘드롭(drop)’이라고 부르는데 드롭이 매주 화요일 오후 9시마다 이뤄지다보니 학생들은 저마다의 기대와 호기심을 갖고 매주 서비스에 몰입하는 것이다. WSJ과의 인터뷰에서 스탠퍼드대 4학년생 벤 로젠펠드는 “학생들은 항상 누구와 매칭되고 싶은지, 누구와 매칭되었는지, 친구들은 누구와 매칭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WSJ은 “스탠퍼드대 학생들은 성공에 집중하는 나머지 사회적 교류가 뒷전이라고 말한다”며 “데이트 드롭은 이 같은 ‘스탠퍼드적인 문제에 대한 매우 스탠퍼드적인 해결책’”이라고 분석했다.이 같은 인기에 데이트 드롭은 불과 5개월 만에 컬럼비아대, 프린스턴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10개 대학으로 퍼져나갔다. 또 210만 달러(약 30억 원)의 투자자금을 유치 받으며 사업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앞서 2017년 스탠퍼드대에서는 데이트 매칭 서비스인 ‘매리지 팩트(Marriage Pact)’가 개발돼 100개 이상 대학으로 확산된 바 있다. 매리지 팩트는 최근 데이트 드롭을 상대로 ‘서비스 방식이 너무 비슷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고 WSJ은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구글의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의 월간 이용자 수가 한국에서 처음 10만 명을 넘어섰다. 아직 국내외 생성형 AI 시장에서 챗GPT가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제미나이가 지분을 빠르게 늘리는 양상이다. 10일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1월 제미나이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MAU·Monthly Active Users) 수는 12만3647명으로 집계됐다. MAU는 한 달 동안 애플리케이션(앱)에 최소 한 번이라도 접속해 활동한 고유 사용자 수를 뜻한다. 한 사람이 여러 차례 접속하더라도 한 명으로 집계한다. 제미나이의 1월 MAU는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며, 전년 동월(7240명)에 비해 약 17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오픈AI의 AI모델 챗GPT의 국내 MAU는 1429만9545명으로 다른 AI모델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뒤를 이어 에이닷(138만6537명), 퍼플렉시티(73만1318명), 그록(72만1293명), 뤼튼(60만8220명), 클로드(15만8136명) 순으로 MAU가 많았다. 제미나이는 이들 앱과 비교해 MAU는 높지 않았지만,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다른 앱의 경우 지난해 12월 대비 MAU가 소폭 증가하거나 오히려 감소한 반면, 제미나이의 MAU는 30.5%가량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제미나이의 경우 제미나이 앱을 실행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외에 구글 검색을 통해 제미나이 답변을 받는 경우도 많아 실제 제미나이 MAU가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챗GPT의 월간 성장률이 다시 10%를 넘어서고 있다”며 “조만간 업데이트된 AI 챗봇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과 앤스로픽 등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을 받는 상황에서 아직 챗GPT의 입지가 공고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챗GPT가 선점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지분을 뺏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 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200억 달러(약 29조 원)를 조달했다. 알파벳의 채권 발행에는 1000억 달러 이상의 주문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는 당초 예상인 150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규모”라며 “(알파벳이) 스위스와 영국에서 첫 채권을 발행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알파벳은 이례적으로 ‘센추리 본드(Century Bond)’라고 불리는 100년 만기 채권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는 빅테크들이 올해 4000억 달러(약 584조 원)를 차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금시장에서는 AI 빅테크들의 부채가 신용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미국 4대 빅테크의 올해 투자액은 65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구글의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의 월간 이용자 수가 한국에서 처음 10만 명을 넘어섰다. 아직 국내외 생성형 AI 시장에서 챗GPT가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제미나이가 지분을 빠르게 늘리는 양상이다.10일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1월 제미나이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MAU·Monthly Active Users) 수는 12만3647명으로 집계됐다. MAU는 한 달 동안 애플리케이션(앱)에 최소 한 번이라도 접속해 활동한 고유 사용자 수를 뜻한다. 한 사람이 여러차례 접속하더라도 한 명으로 집계한다. 제미나이의 1월 MAU는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며, 전년 동월(7240명)에 비해 약 17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오픈AI의 AI모델 챗GPT의 국내 MAU는 1429만9545명으로 다른 AI모델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뒤를 이어 에이닷(138만6537명), 퍼플렉시티(73만1318명), 그록(72만1293명), 뤼튼(60만8220명), 클로드(15만8136명) 순으로 MAU가 많았다. 제미나이는 이들 앱과 비교해 MAU는 높지 않았지만,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다른 앱의 경우 지난해 12월 대비 MAU가 소폭 증가하거나 오히려 감소한 반면, 제미나이의 MAU는 30.5%가량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제미나이의 경우 제미나이 앱을 실행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외에 구글 검색을 통해 제미나이 답변을 받는 경우도 많아 실제 제미나이 MAU가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챗GPT의 월간 성장률이 다시 10%를 넘어서고 있다”고 “조만간 업데이트된 AI 챗봇 출시도 준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구글과 앤스로픽 등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을 받는 상황에서 아직 챗GPT의 입지가 공고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챗GPT가 선점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지분을 뺏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200억 달러(약 29조 원)를 조달했다. 알파벳의 채권 발행에는 1000억 달러 이상의 주문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는 당초 예상인 150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규모”라며 “(알파벳이)스위스와 영국에서 첫 채권을 발행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알파벳은 이례적으로 ‘센츄리 본드(Century Bond)’라고 불리는 100년 만기 채권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모건스탠리는 빅테크들이 올해 4000억 달러(약 584조 원)를 차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금시장에서는 AI 빅테크들의 부채가 신용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미국 4대 빅테크의 올해 투자액은 65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트루스소셜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얼굴을 ‘원숭이(Monkey)’에 합성한 약 1분짜리 영상을 게시했다. 이후 집권 공화당은 물론이고 미 전역에서 심각한 수준의 인종차별적 게시물이라는 비판이 속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미국 하와이주 태생인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출신이 아니라는 허위 주장도 폈다.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거의 지우지 않는 편인 트럼프 대통령은 비판이 이어지자 다음 날 이례적으로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그러나 게재 자체는 백악관 직원의 실수이고 자신은 영상의 앞부분만 봤다는 변명을 대며 사과를 거부했다. 이번 사태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그렇지 않아도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024년 미 대선 당시 그를 지지했던 비(非)백인 유권자의 표심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공화당조차 비판하자 이례적 영상 삭제 이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패한 2020년 미국 대선이 부정선거였음을 주장하는 인공지능(AI) 합성 영상이다. 배경 음악으로 영화 ‘라이온 킹’의 삽입곡인 ‘더 라이언 슬립스 투나이트’가 깔렸다. 이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밀림의 왕 사자로 묘사된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등 트럼프 대통령과 과거 대선에서 경쟁했던 야당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사자에게 복종하는 다른 동물로 비유된다. 이 과정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미셸 여사의 얼굴이 원숭이 몸에 합성된 채 등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흑백 혼혈, 미셸 여사는 흑인 혈통이다. 미국에서 흑인을 원숭이, 유인원 등에 비유하는 것은 가장 심각한 인종차별 행위로 간주된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노예 상인들의 관념”이라고 질타했다. 공화당에서도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상원의원 100명 중 유일한 흑인이며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공화당의 팀 스콧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 ‘X’에 “백악관에서 본 게시물 중 가장 인종차별적”이라며 “대통령은 이를 삭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공화당 상원의원들도 비판에 동참했다. 수전 콜린스 의원은 “끔찍하다”고 했고, 로저 위커 의원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대통령은 게시물을 내리고 사과하라”고 규탄했다. 존 커티스 의원, 피트 리키츠 의원 등도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 이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러나 백악관 측은 “해당 영상은 직원이 실수로 게시한 것”이라고 해명해 궁색한 변명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게 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인종차별적으로 묘사한 것을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 나는 실수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자신은 2020년 대선 결과가 거짓이라는 영상의 앞부분만 봤을 뿐이며, 인종차별 관련 내용은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중간선거 타격 전망… 非백인 유권자 표심 찬물 공화당의 배럿 마슨 선거전략가는 7일 NYT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가 “오랫동안 흑인 및 히스패닉 커뮤니티와의 관계 개선을 도모해 온 공화당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그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 내 흑인 의원들의 모임 ‘블랙코커스(CBC)’의 의장인 이베트 클라크 민주당 하원의원 또한 AP통신에 “대통령의 영상 삭제는 ‘도덕적 성찰’이 아닌 ‘정치적 편의’에 의한 것”이라며 “백악관 내에 인종차별적 분위기가 만연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NYT는 이번 사태가 비백인, 여성, 이민자에게 비하 발언을 일삼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행적과 일맥상통한다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에도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체포돼 죄수복을 입고 철창에 갇힌 AI 합성 영상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두 달 후에는 흑인인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가짜 콧수염을 달고 멕시코 전통 모자 ‘솜브레로’를 쓴 AI 영상을 역시 트루스소셜에 게재했다. 흑인과 히스패닉계를 모두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한국과 미국의 소비자들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의 미국 모회사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6일(현지 시간) 법무법인 대륜의 미국 협력 로펌인 SJKP는 뉴욕 동부 연방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쿠팡아이엔씨(Inc)와 김범석 의장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쿠팡아이엔씨는 쿠팡의 한국법인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다. 쿠팡의 사업은 한국에서 이뤄져 왔으나 미국 교민들 가운데 미국에서 쿠팡 회원으로 가입해 서비스를 이용해 온 경우가 있어 이들 중 일부가 미국인 신분으로 이번 소송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SJKP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뉴욕시에 거주 중인 미국 시민권자인 이모 씨와 박모 씨를 대표 원고로 했다. 이들은 소장을 통해 자신들의 연락처와 주소, 결제 정보, 개인통관고유부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돼 신원 도용 및 금융 사기의 실질적 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또 쿠팡이 적절한 보안 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부당이득을 올렸으며, 기만적 영업 행위를 금지한 뉴욕주 법을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SJKP는 “쿠팡의 사고는 전직 직원의 보안 키 탈취에서 비롯된 ‘중대한 관리 실패’”라며 소장을 통해 “퇴사한 직원이 한 달 이상 내부 시스템에 무단 침입해 약 3370만 개의 고객 정보를 탈취했으며, 이름과 연락처는 물론 건물 출입코드 2609건 등 매우 민감한 정보를 빼냈다”고 적시했다. SJKP는 “이번 소송은 미국 내 피해자 뿐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며 소송에 참여한 피해자 전체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제기했다”고 밝혔다. 다만, 소장에는 구체적인 소송 참가인 수가 적시되지 않았다.SJKP의 탈 허쉬버그 변호사는 “쿠팡아이엔씨는 미국 상법에 의해 설립됐고 미국 시민은 물론 한국인을 포함해 쿠팡을 사용하는 모든 이에게 의무를 진다”고 말했다. 대륜의 김국일 경영대표는 “이 사안의 본질은 특정 국가 기업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3300만 명에 달하는 소비자 정보 보호라는 국가의 기본 책무를 이행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한국 법원에 제기된 소송과는 별개이며,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제기된 주주 집단소송과도 별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반(反)이민 정책의 배후에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41)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같은 강경한 이민 정책을 원치 않았지만 밀러 부비서실장의 주도하에 연이은 민간인 사망을 낳은 과도한 불법 이민자 단속, 베네수엘라 마약선 격침 등의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의 한국인 근로자 체포 및 구금 때도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고 WSJ는 전했다. 당시 집권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 노동자의 석방을 요청했을 때 대통령이 “나는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조지아 구금 사태 몰랐다” 이날 WSJ는 ‘스티븐 밀러는 어떻게 트럼프의 한계를 넘어서는 충동을 부추기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밀러 부비서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반이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조지아주 사태를 거론했다. WSJ는 “대통령이 공장이나 농장에 대한 단속을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고 참모들에게 거듭 강조했음에도 밀러 부비서실장은 대규모 단속을 계속 주장했다”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이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세운 연 40만 건의 강제추방 건수를 넘기길 원했다는 것이다.WSJ는 “밀러 부비서실장이 대통령의 모든 행정명령을 직접 작성하거나 수정한다”며 “마약선 격침,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을 엘살바도르 수용소로 추방하는 아이디어에도 그가 일조했다”고 전했다. 그가 백악관 회의에서 저조한 불법 이민자 단속 실적에 실망하며 “명단에 얽매이지 말고 그냥 나가서 불법 이민자들을 체포하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달 7일과 24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강경한 이민 단속에 항의하던 시민권자가 연방요원에게 사살되자 공화당과 백악관에서도 밀러 부비서실장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WSJ는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밀러 부비서실장의 정책 폭주와 돌출 발언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국토안보부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밀러 부비서실장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은 연방 면책 특권을 갖고 있다. 원하는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최근 ICE 요원의 민간인 사살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1985년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학창 시절부터 강한 보수 색채를 드러낸 토론, 기고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통령 선임 정책고문 및 연설문 작성 책임자를 맡으며 대통령의 눈에 들었다. 당시 예멘 시리아 등 이슬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정책을 관장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반이민 정책, 언론 대응 등을 모두 관장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이런 그를 ‘트럼프의 스위스 군용 칼’로 표현했다. 칼, 송곳, 십자드라이버, 오프너, 가위 등 여러 공구가 함께 있는 스위스 군용 칼처럼 쓰임새가 많다는 뜻이다.● 부인 케이티도 극우 논객밀러 부비서실장의 아내이며 극우 논객인 케이티(35·사진) 또한 남편 못지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3일 ‘X’에 덴마크령 그린란드 지도에 미국 성조기를 합성한 사진을 올린 후 ‘곧(soon)’이란 문구를 썼다.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역시 유대계인 케이티는 1991년 플로리다주에서 태어났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공화당 언론 보좌관, 국토안보부 부(副)언론비서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공보실장 등을 지냈다. 2020년 2월 밀러 부비서실장과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케이티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정부효율부(DOGE) 대변인, 대통령 정보자문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8월부터 자신의 이름을 건 팟캐스트를 론칭하고 “보수 여성을 위한 소통의 장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반(反)이민 정책의 배후에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41)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같은 강경한 이민정책을 원치 않았지만 밀러 부비서실장의 주도하에 연이은 민간인 사망을 낳은 과도한 불법 이민자 단속, 베네수엘라 마약선 격침 등의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특히 지난해 9월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의 한국인 근로자 체포 및 구금 때도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고 WSJ는 전했다. 당시 집권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 노동자의 석방을 요청했을 때 대통령이 “나는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조지아 구금 사태 몰랐다”이날 WSJ는 ‘스티븐 밀러는 어떻게 트럼프의 한계를 넘어서는 충동을 부추기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밀러 부비서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반이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조지아주 사태를 거론했다.WSJ는 “대통령이 공장이나 농장에 대한 단속을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고 참모들에게 거듭 강조했음에도 밀러 부비서실장은 대규모 단속을 계속 주장했다”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이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세운 연 40만 건의 강제 추방 건수를 넘기길 원했다는 것이다.WSJ는 “밀러 부비서실장이 대통령의 모든 행정명령을 직접 작성하거나 수정한다”며 “마약선 격침,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을 엘살바도르 수용소로 추방하는 아이디어에도 그가 일조했다”고 전했다. 그가 백악관 회의에서 저조한 불법 이민자 단속 실적에 실망하며 “명단에 얽매이지 말고 그냥 나가서 불법 이민자들을 체포하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지난달 7일과 24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강경한 이민 단속에 항의하던 시민권자가 연방요원에게 사살되자 공화당과 백악관에서도 밀러 부비서실장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WSJ는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밀러 부비서실장의 정책 폭주와 돌출 발언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지난달 14일 국토안보부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밀러 부비서실장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은 연방 면책 특권을 갖고 있다. 원하는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최근 ICE 요원의 민간인 사살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밀러 부비서실장은 1985년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학창 시절부터 강한 보수 색채를 드러낸 토론, 기고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통령 선임 정책 고문 및 연설문 작성 책임자를 맡으며 대통령의 눈에 들었다. 당시 예멘 시리아 등 이슬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정책 관장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반이민 정책, 언론 대응 등을 모두 관장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이런 그를 ‘트럼프의 스위스 군용 칼’로 표현했다. 칼, 송곳, 십자드라이버, 오프너, 가위 등 여러 공구가 함께 있는 스위스 군용 칼처럼 쓰임새가 많다는 뜻이다.● 부인 케이티도 극우 논객밀러 부비서실장의 아내이며 극우 논객인 케이티(35) 또한 남편 못지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3일 ‘X’에 덴마크령 그린란드 지도에 미국 성조기를 합성한 사진을 올린 후 ‘곧(soon)’이란 문구를 썼다.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역시 유대계인 케이티는 1991년 플로리다주에서 태어났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공화당 언론 보좌관, 국토안보부 부(副)언론비서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공보실장 등을 지냈다. 2020년 2월 밀러 부비서실장과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케이티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정부효율부(DOGE) 대변인, 대통령 정보자문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8월부터 자신의 이름을 건 팟캐스트를 론칭하고 “보수 여성을 위한 소통의 장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