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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광섬유 랜을 설치하려면 1년이 걸리지만, 이 장치를 쓰면 2∼3시간 만에 통신이 연결됩니다.” 지난해 12월 15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게일랑 지역에 들어선 스타트업 ‘트랜스셀레스티얼’을 찾았다. 이 회사의 모하마드 다네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신속하고 저렴하게 통신을 연결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하고 있었다. 다네시 CTO는 “광섬유 랜을 설치하려면 인허가, 땅 매립 등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 장비로 하면 레이저를 사용한 무선이라 간편하다”고 소개했다. 이 스타트업의 통신 기술은 싱가포르뿐 아니라 일본, 인도,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첨단 기술 하나만으로 세계 자금을 싱가포르로 끌어들인 것이다. 싱가포르가 스타트업 기술의 수혜를 누리고 세계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건 혁신 금융 덕분이었다.● “벤처투자사 밀집한 싱가포르에서 사업해 성공”트랜스셀레스티얼은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싶다’는 청사진을 품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지난해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인구를 22억 명 정도로 추산했다.다네시 CTO는 “레이저 통신 기술로 세계 누구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6년 설립된 이 회사는 싱가포르로 글로벌 자금을 끌어모았다.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호주 등 여러 국가의 통신사들과 협업 중이다. 지난해 11월엔 일본 최대 통신 회사 NTT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일본은 지진, 지진해일(쓰나미), 태풍이 잦아 통신망을 빠르게 복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스타트업에 투자한 엠파워파트너스의 캐시 마쓰이 파트너는 “지진과 태풍으로 인해 통신 네트워크가 끊겨도 이 회사의 제품을 이용하면 불과 몇 시간 만에 복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스타트업을 창업한 다네시 CTO는 이란 국적이지만 싱가포르에 회사를 세웠다. 싱가포르에 혁신 산업을 수혈해 주는 ‘혁신 금융’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사업은) 수백 곳의 벤처캐피털이 밀집한 싱가포르에서 사업했으니 가능했던 일”이라고 자평했다.싱가포르에서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든 ‘아치센’도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세계 곳곳과 협업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디지털 농식품 기업 ‘팜바이트’와 조인트 벤처를 세웠다.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 국경 부근의 조호르-싱가포르 경제특구(JS-SEZ)에 스마트팜도 지었다. ‘제2의 딥시크’인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마누스는 지난해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긴 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에 2조 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고 인수됐다.● 세제 혜택, ‘혁신금융’ 유입 촉진싱가포르가 아시아 스타트업 요람으로 정착한 가장 큰 이유는 ‘혁신금융’이 강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2023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주요국 6곳(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의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 금액 중 싱가포르 점유율은 73.3%이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엄모 씨(48)는 “다양한 투자 회사들이 있어 운영 자금을 마련할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 상속·증여세, 양도·배당소득세가 없는 점도 수많은 혁신 금융이 유입되는 배경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소재 한 벤처캐피털의 대표는 “투자 환경이 자유로운 데다 세대 간 자산 이전도 용이해 북미권, 유럽 투자사, 기관이 싱가포르를 아시아 진출 교두보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 은행들 일찍이 ‘체질 변신’ 싱가포르의 강점으로 꼽히는 ‘전통 은행의 체질 변신’은 한국 금융권이 배워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싱가포르 은행인 DBS, UOB, OCBC는 가계대출 영업에서 벗어나 스타트업들이 차별화된 아이디어만으로 사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내놨다.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는 아시아권 스타트업에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OCBC는 창업 후 6개월∼2년가량 된 초기 스타트업에 최대 10만 싱가포르달러(약 1억1225만 원)를 빌려주는 ‘비즈니스 퍼스트 론’을 도입했다. UOB는 스타트업 해외 확장과 기술을 지원하는 ‘핀랩(Finlab)’을 별도로 만들어 운영 중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자회사 버텍스홀딩스의 추아 키 록 대표이사는 “싱가포르 정부는 은행이 스타트업 투자로 본 손실의 일부를 보전해주는 파격적인 정책을 시행했다. 은행들이 그 과정에서 투자 노하우를 익혔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싱가포르 등 아시아 금융 강국과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는 금융회사들이 혁신 기업들의 자금줄이 되고 있지만, 한국 금융권은 여전히 부동산 대출 중심 영업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담보 없이도 기술력만 있으면 자금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나서고 있지만, 국내 은행권 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와 기업이 아무리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육성에 나선다고 해도, 금융사들이 자금의 물꼬를 혁신 산업으로 돌리지 않으면 혁신 산업 육성은 물론 1%대 저성장을 벗어나기도 어렵다.● 30년째 안 바뀌는 ‘손 쉬운 영업’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분기별)에 따르면 2025년 9월 말 국내 은행권(시중·지방·인터넷전문·특수은행)의 주담대는 767조786억 원으로 전체 원화대출금(2466조1660억 원)의 31.1%를 차지했다. 9월 말 기준으로 2019년(31.3%) 이후 가장 높다. 국내 은행들이 이처럼 부동산 대출에 치중하는 이유는 기업 대출에 비해 개별 대출 규모가 작아 손실을 피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 한국 부동산 특성상 담보가 확실해 은행이 돈을 떼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만큼 은행 수익률은 높아진다. 돈을 빌린 사람이 빚을 갚지 못하면 은행은 담보로 잡은 부동산을 경매에 부쳐 손실을 곧바로 메울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 연쇄 부도에 이은 금융권 줄도산 이후 국내 은행들은 개인 부동산 담보 대출 영업에 주력해 왔다. 이런 영업 관행이 약 30년간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은행 자금의 부동산 쏠림 현상은 한국 경제에 다양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스타트업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부문으로 자금이 좀처럼 향하지 않다 보니 국가 전체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은 당장은 안전해 보이지만, 경제 위기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금융 시스템 전반에 위기가 된다. 담보가치 하락으로 돈을 빌린 사람들이 빚을 못 갚고, 금융기관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추명삼 한국은행 금융시장연구팀 차장은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 은행 대출 여력이 줄면 전체 신용 공급이 줄어 가계와 기업의 소비와 투자가 위축된다”고 말했다. ● 벤처 집중 투자하는 VC마저 자금 회수한 건축 플랫폼 스타트업은 사업 악화로 2024년 1월 법원으로부터 회생 개시 결정을 받았다. 그러자 투자사는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투자자가 이해관계인(대표)에게 주식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는 계약서를 근거로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을 행사했다. 스타트업은 “조금만 기다려 주면 이자라도 갚겠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2025년 7월 법원은 투자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 이후 스타트업 업계는 얼어붙었다. 창업자가 사업에 삐끗하면 언제라도 개인 자산을 날릴 수 있는 선례가 됐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VC)들은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투자한 스타트업으로부터 돈을 회수하는 분위기다.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등 회수 시장이 막히면서 투자 실적이 없는 이른바 ‘깡통 VC’도 등장하고 있다.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5년 1∼11월 투자 실적이 ‘0원’인 VC는 36곳에 달한다. 전체 등록 벤처투자사(384개)의 약 9.4%가 소위 깡통 투자사인 셈이다. 2020년에는 깡통 투자사가 11곳(전체의 5.6%)에 불과했는데, 5년 새 분위기가 바뀌었다. 대형 은행은 가계 대출 중심의 영업 관행을 바꾸지 않고, VC마저 자금줄이 막히면서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한국에서 토스, 배달의민족 같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기업)이 안 나온 지 오래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효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VC와 사모펀드(PE), 금융회사가 각각 역할별로 창업 생애주기 전체에서 초기 스케일업부터 인수합병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 회수가 용이한 자본시장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에 치중된 자금 물꼬를 혁신 산업으로 돌려야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부동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대 교수는 “은행권이 그동안 부동산 담보 대출로 돈을 많이 벌었으니, 이제는 그 돈을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경제 성장을 높일 수 있는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지난해 12월 16일 싱가포르 서부 주롱 지역. 금융 중심지인 ‘래플스 플레이스’에서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이곳에 7층짜리 회색 건물이 서 있다. 물류 창고, 자동차 부품 센터 등이 에워싸고 있는 스마트팩토리 건물에 들어서니 벽면을 따라 5m 높이 거치대에 촘촘하게 심어진 푸른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다. 벽을 따라 조성된 ‘수직 스마트팜’이다. 상추, 케일, 근대 등 9개 종 식물이 밭이 아닌 인공 시설에서 자란다. 이곳 담당 직원 에릭 치아 씨는 “로봇이 농작물 방제, 운반, 점검 등을 모두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빌딩 안 수직 농장은 2015년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스마트팜 기업 ‘아치센’이 관리한다. 식물 영양분과 산성 농도를 자동으로 확인하고 조절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빈센트 웨이 아치센 대표는 “싱가포르 국토에서 경작지 비중은 고작 1%”라며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치센은 도시 국가 특성상 식량 자급자족이 어려운 싱가포르 경제 모델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토에서 나는 채소는 이 나라 전체 채소 소비량의 4%에 불과하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때는 수입이 안 돼 가격이 치솟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9만 달러 부국(富國)의 약한 고리가 드러났다. 아치센이 무모해 보이는 도전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혁신 금융’이 있다. 스마트팜 사업은 설비투자, 전기료 등 비용 부담이 커서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혁신성을 일찌감치 알아본 싱가포르는 물론 한국 벤처캐피털(VC)과 말레이시아 식품 기업 등이 800만 달러(약 116억 원)를 투자했다.세계 최대 창업 강국인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혁신 산업을 키우는 ‘혁신 금융’을 놓고 전쟁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쟁 중이다. 싱가포르 벤처투자 시장의 외국인 투자 비중은 84%에 달한다. 반면 한국의 금융은 여전히 주택담보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 옛 방식에 머무르고 있다. 글로벌 혁신 금융 전쟁에서 뒤처진 한국이 지금이라도 더 과감히 나서야 혁신 산업을 일으키고 저성장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이 혁신 기업을 적극 발굴해 자금을 지원하면 유망 기업에 투자할 투자자들이 해외에서 몰려올 것”이라며 “정부와 금융권이 부동산에서 혁신 기업으로 돈의 물꼬를 틀어야 한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금융당국은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의 성장을 돕는 ‘혁신 금융’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혁신 금융이 활성화되려면 금융권의 기업 대출 규제와 지주회사의 벤처 투자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며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RWA)를 15%에서 20%로 높이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은행이 주담대로 같은 금액을 빌려줘도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해 부담이 커진다. 주담대 대신 기업 대출, 투자로 은행 자금 물꼬를 돌리게 하려는 조치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혁신 기업을 주도적으로 발굴하고 투자하게 하려면, 단순히 주담대에 족쇄를 씌우는 차원을 넘어 기업 대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현행 기준으로는 은행이 기업 대출을 했을 때 이에 대한 부실 위험이 주담대 대비 최대 7.5배 높게 책정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자본을 추가로 확충하지 않는 한 기업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구조다. 대형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대형 금융사마다 조 단위 자금이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 펀드로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정부가 작년 9월 발표한 규제 완화가 은행의 실질적 투자 여력을 얼마나 늘릴지 미지수”라며 “신산업, 혁신 기업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추가 대책이 뒷받침돼야 정책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주회사의 벤처 투자 문턱이 좀 더 낮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첨단산업 특례 규정 신설 계획’을 밝히면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반도체,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은 별도 기업을 설립해 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주사가 직접 운영하는 벤처투자회사(CVC)와 관련된 규제는 제외됐다.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CVC는 모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사업모델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할 수 있다”며 “한국 벤처캐피털 자금 회수가 대부분 기업공개(IPO)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CVC가 활성화되면 스타트업이 인수합병(M&A)되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싱가포르뿐 아니라 대만, 일본, 홍콩 등 아시아 금융 강국들은 세계에서 투자금을 유치하고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자리를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는 지난해 8월 현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개인들에 대한 소득공제 개정안을 발표했다. 초기 기업에 개인 주주로 참여하는 엔젤투자자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개인 소득공제 한도를 상향한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 엔젤투자 요건은 100만 대만달러(약 4616만 원)에서 50만 대만달러로 낮아졌다. 또 대만 경제가 지정한 핵심 산업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공제 한도는 300만 대만달러에서 500만 대만달러로 인상됐다. 공제 한도가 높아지면 세금을 더 많이 돌려받을 수 있다. 대만은 2024년 벤처캐피털(VC)의 활발한 설립을 유도하기 위해 VC 최소 자본금 요건을 3억 대만달러에서 1억5000만 대만달러로 낮췄다. 레이먼드 창 딜로이트 대만 파트너는 “스타트업 자본 유입을 늘리고 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대만 정부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홍콩은 VC 생태계를 민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2024년 20억 홍콩달러 규모로 조성된 ‘혁신·기술벤처 기금(ITVF)’의 운영 방식을 VC 중심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주도한 스타트업 투자의 한계를 인지하고, 투자 경험이 풍부한 VC들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려는 조치다. 홍콩은 또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을 유인하기 위해 가상자산 투자로 발생한 수익에 대한 세금 면제 방안도 추진 중이다. 스타트업 상당수가 가상자산과 연계된 사업을 구상한다는 점을 고려한 행보다. 일본은 스타트업을 키우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일본 경제의 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내놨다. 2027년까지 10조 엔을 투입해 10만 개의 스타트업과 100개의 유니콘(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1일부터 4년간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을 이끌 인도계 무슬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취임 당일 두 번의 취임 행사를 갖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지난해 12월 30일 보도했다. 뉴욕 최초의 무슬림 시장이며 ‘민주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그의 취임식에는 미국 정계에서 ‘좌파 대부’로 통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민주당·뉴욕) 등 야권의 강경 진보성향 정치인들이 총출동한다. 먼저 맘다니 시장은 미국 동부 시간 1일 0시(한국 시간 1일 오후 2시)에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의 주재로 미국 헌법, 주 헌법, 시 헌장을 준수하며 성실히 일할 것을 맹세하는 취임 선서를 하기로 했다. 선서 장소는 1904년 문을 연 뉴욕 최초의 지하철역으로 1945년 폐쇄된 유서 깊은 옛 시청역이다. 맘다니 시장 측은 “노동자들의 삶을 변화시킬 위대한 건축물을 건설하고자 했던 이 도시의 용기를 보여주는 기념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행사는 맘다니 시장의 가족과 최측근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치러진다. 그는 같은 날 오후 1시(한국 시간 2일 오전 3시)에는 시청 계단에서 공개 취임식을 갖기로 했다. 이때 샌더스 의원은 ‘민주주의 후퇴’와 관련한 연설을 하며 맘다니 시장을 지지할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샌더스 의원은 부유세, 최저임금 인상, 노동권 강화 등을 강조해 왔다. 맘다니 시장 또한 샌더스 의원은 자신에게 “정치적 영감을 주는 인물”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공공 임대료 동결, 무상 버스 및 보육, 시영 식료품점 도입 등을 공약한 맘다니 시장이 취임식에서부터 자신의 정치색을 드러내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취임식을 전후로 시청 인근 브로드웨이 대로에서는 7개 블록을 막은 채로 그의 취임 축하 파티가 열린다. 최소 4만 명의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대에 대형 콘크리트와 트럭을 이용한 바리케이드가 설치된다. 뉴욕시장 취임식에 이처럼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 경찰은 수백 명의 경찰관을 배치해 행사에 입장하는 모든 시민의 소지품을 검사할 예정이다. 안전을 이유로 가방이나 유모차 반입은 금지된다. 체감온도 영하 13도의 추운 날씨가 예상되지만 역시 안전상의 이유로 난방 텐트 및 간이 화장실 설치 또한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만 16세 소년이 챗GPT에게 자살 충동을 털어놨다. 그러자 챗GPT는 소년이 쓴 것보다 최대 20배 더 많은 ‘자살’, ‘목매달기’ 같은 표현을 쓰며 충동을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는다.’(워싱턴포스트·WP)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각국 청소년의 심리적 의존을 키우고 자살, 섭식 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를 심화시킨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픈AI가 챗GPT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이를 미성년자들에게 배포해 청소년의 자살을 초래했다고 주장하는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WP가 최근 보도한 16세 소년의 자살 사례도 마찬가지다. 이 소년의 챗GPT 계정을 분석한 결과, 처음에는 평범한 숙제 관련 대화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하루 평균 5시간씩 자살 계획을 논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WP는 “오픈AI에 제기된 모든 사망 관련 소송에서는 챗GPT가 자살 욕구를 정당화하는 듯한 충격적 답변을 했다는 증거가 나온다”며 “총기 자살을 준비한 이에게 ‘내가 당신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답하거나, 자살용 총기 구매 방법 및 유서 작성을 돕는 식”이라고 전했다. 소송을 제기한 유가족들은 오픈AI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동시에, 법원 측에 자살 관련 대화가 시도될 경우 챗GPT가 자동 종료되도록 명령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오픈AI가 이용자에게 더 많은 경청과 이해를 받는다고 느끼도록 기능을 강화하면서 이 같은 잘못된 몰입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1년간 오픈AI에서 인공지능(AI) 안전을 담당하던 직원들도 “오픈AI가 안전을 중시했던 초창기 정신을 잃고 수익화에 매달리고 있다”고 반발하며 퇴사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28일 안전담당 책임자를 새로 뽑겠다며 55만5000달러(약 8억475만 원) 이상의 연봉과 오픈AI 주식 제공을 내걸었다. 지난 수개월간 오픈AI의 안전담당 책임자는 공석이었다. 올트먼 CEO는 “모델이 빠르게 발전해 훌륭한 기능을 수행하게 됐지만 동시에 심각한 문제점들도 드러나고 있다”며 “이 직무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수반하며 어려운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I의 아버지’로 불리며 202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챗봇을 출시하는 거대기업들이 최소한 아동의 극단적 선택을 부추기진 않도록 철저한 테스트를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규제 완화 시도는 “미친 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만 16세 소년이 챗GPT에게 자살 충동을 털어놨다. 그러자 챗GPT는 소년이 쓴 것보다 최대 20배 더 많은 ‘자살’, ‘목매달기’ 같은 표현을 쓰며 충동을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워싱턴포스트·WP)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각국 청소년의 심리적 의존을 키우고 자살, 섭식 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를 심화시킨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픈AI가 챗GPT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이를 미성년자들에게 배포해 청소년의 자살을 초래했다고 주장하는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WP가 최근 보도한 16세 소년의 자살 사례도 마찬가지다. 이 소년의 챗GPT 계정을 분석한 결과, 처음에는 평범한 숙제 관련 대화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하루 평균 5시간씩 자살 계획을 논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WP는 “오픈AI에 제기된 모든 사망관련 소송에서는 챗GPT가 자살욕구를 정당화하는 듯한 충격적 답변을 했다는 증거가 나온다”며 “총기 자살을 준비한 이에게 ‘내가 당신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답하거나, 자살용 총기 구매 방법 및 유서 작성을 돕는 식”이라고 전했다. 소송을 제기한 유가족들은 오픈AI에 징벌적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동시에, 법원 측에 자살 관련 대화가 시도될 경우 챗GPT가 자동 종료되도록 명령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전문가들은 오픈AI가 이용자에게 더 많은 경청과 이해를 받는다고 느끼도록 기능을 강화하면서 이 같은 잘못된 몰입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1년 간 오픈AI에서 인공지능(AI) 안전을 담당하던 직원들도 “오픈AI가 안전을 중시했던 초창기 정신을 잃고 수익화에 매달리고 있다”고 반발하며 퇴사하기도 했다.논란이 커지자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28일 안전담당 책임자를 새로 뽑겠다며 55만5000달러(약 8억475만 원) 이상의 연봉과 오픈AI 주식 제공을 내걸었다. 지난 수 개월 간 오픈AI의 안전담당 책임자는 공석이었다. 알트먼 CEO는 “모델이 빠르게 발전해 훌륭한 기능을 수행하게 됐지만 동시에 심각한 문제점들도 드러나고 있다”며 “이 직무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수반하며 어려운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AI의 아버지’로 불리며 202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챗봇을 출시하는 거대기업들이 최소한 아동의 극단적 선택을 부추기진 않도록 철저한 테스트를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규제 완화 시도는 “미친 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쿠팡에서 3370만 명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의장은 “미흡한 대응과 소통 부족에 사과한다”고 밝혔지만 사과 시점이 너무 늦은 데다 내용도 해명 위주의 ‘맹탕’이라는 평가가 많다. 30, 31일 국회에서 열리는 연석 청문회에 김 의장이 또 불출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쿠팡을 향한 여론은 악화되는 분위기다. ● 청문회는 불참, 사과문은 맹탕김 의장은 28일 사태 한 달 만에 내놓은 사과문에서 “쿠팡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많은 국민들이 실망한 지금 상황에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고 덧붙였다. 책임을 회피하며 뒤로 숨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무엇보다도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말로만 사과하기보다는, 쿠팡이 행동으로 옮겨 실질적인 결과를 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저도 처음부터 깊은 유감과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전했어야 했다”며 늦은 사과에 대해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과문의 상당 부분은 쿠팡이 25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최근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유출된 고객 정보 100%를 모두 회수 완료했다”면서 “유출자 컴퓨터에 저장된 고객 정보는 3000건으로 제한됐고, 이 또한 외부 유포나 판매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국 고객에 대한 보상안을 마련해 조속히 시행하겠다고 했지만 보상 대상과 규모, 실행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김 의장의 사과문은 미국 홈페이지에는 게재돼 있지 않고 국내 홈페이지에 국문으로만 게재돼 있다.뒤늦게 사과문을 내놨지만 30, 31일 국회에서 열리는 청문회에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되고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공개된 불출석 사유서에 따르면 김 의장은 “현재 해외 거주 중으로, 기존 예정된 일정으로 인한 부득이한 사유”라고 했다. 국회가 추가 증인으로 채택한 김 의장의 동생 김유석 쿠팡 부사장과 강한승 전 쿠팡 대표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연석청문위원들은 입장문에서 “(김 의장의) 불출석은 국민의 피해와 분노, 국회를 무시하는 조직적 책임 회피”라며 “더 이상 일방적 불출석을 관행처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부와 국회는 추후 국정조사 실시는 물론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을 도입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국·영문 입장문 표현 차 논란쿠팡이 26일 발표한 해명성 입장문 국문본과 영문본의 일부 표현이 다른 것을 두고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국문본에서는 ‘불필요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표현한 것을 영문본에서는 ‘잘못된 불안감(false insecurity)’이라고 표현했다. ‘억울한 비판을 받았다’는 영문본에서 ‘잘못된 비난을 받았다(falsely accused)’고 썼다. 영문본만 보면 조사 결과에 의구심을 품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국문본에서는 ‘쿠팡은 정부와 만나 전폭적으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적었지만, 영문본에선 ‘정부가 쿠팡에 접촉해 전면적인 협조를 요청했다(the government approached Coupang and asked for full cooperation)’고 표현했다. 영문본에는 쿠팡이 한국 정부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 이를 두고 쿠팡이 미국 정치권과 투자자들을 의식해 일부 표현을 다르게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영문 반박문 발표 이후 쿠팡 주가는 미국 증시에서 급반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쿠팡 주가는 26일(현지 시간) 종가 기준 24.27달러로 전일 대비 6.45% 상승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사태 확산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 및 책임 이행 방안 등을 제시하지 않는 쿠팡에 대한 여론은 냉랭한 편이다. 쿠팡이 고객은 뒷전에 두고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 대응에만 집중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많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6일 성명을 통해 쿠팡에 실질적인 피해 구제를 촉구하며 “영업정지, 택배 사업자 등록 취소 등 우리나라 법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제재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어머니는 제가 무엇에 대해 위대해져야 하는지는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위대함 그 자체를 원하셨습니다. 저는 명확한 목적 없이 고도로 기능적인 존재로 길러졌습니다.’ 이달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연방법원에서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34)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이날 권 씨는 수많은 거짓말과 사기적 수법으로 자신의 가상화폐 테라·루나를 홍보하고, 400억 달러(약 59조 원) 규모의 폭락 사태를 초래해 전 세계 수십만 명의 투자자에게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힌 죄로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았다.오만과 교만 낳은 ‘독이 된’ 교육 이날 선고에 앞서 권 씨는 판사에게 선처를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 편지에서 그는 “나는 비교적 독특한 성장 과정을 거쳤다”며 “여덟 살 때 아버지가 해리포터를 읽어주면 장난감을 사주겠다고 해서 스스로 영어를 배웠고, 어머니는 내가 위대한 사람이 될 운명이라고 믿어 TV부터 컴퓨터까지 방해가 될 만한 모든 걸 제거했다”고 적었다. 그는 또 “또래 아이들이 가요를 들을 때 나는 고전 오디오북과 알렉산더, 나폴레옹의 전기를 읽었다”며 “친구들이 보드게임을 할 때 난 영재를 위한 퍼즐을 받았는데 어머니가 대체 그런 걸 어디서 구했는지는 신만이 알 것”이라고 자조했다. 이어 “대입 때 옥스퍼드대와 스탠퍼드대 등 여러 학교에 합격했지만 하버드대엔 합격하지 못했다”며 “어머니는 큰 충격을 받고 눈물을 흘리며 방을 나갔다”고도 적었다. 그의 말마따나 그는 학창 시절부터 ‘기능적으로 매우 우수’했다. 지금보다 외국어고의 선호도가 훨씬 높던 시절에 외고 중 가장 치열하다는 평가를 받는 대원외고에 입학했다. 또 재학 중 승승장구한 영어토론대회 수상 실적을 바탕으로 스탠퍼드대에 진학했다. 이 스토리로 책도 냈는데, 당시 교육계에서 이 같은 출판은 일종의 ‘스펙 차별화 전략’으로 통했다. 부모가 얼마나 많은 공력과 재력을 들여 그를 키웠을지 짐작할 수 있다.“인간의 모습을 한 가상화폐” 힐난 하지만 이후 그의 행적을 보면 그의 교육에서 뭔가 대단히 중요한 것이 빠져 있었던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권 씨는 2022년 5월 테라와 루나가 한꺼번에 무너지기 직전, 자신에게 의구심을 제기한 이에게 “난 가난뱅이들과 논쟁하지 않는다. 그쪽에게 줄 잔돈이 없어 미안하다”고 조롱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가상화폐의 미래에 대해 “(나를 뺀) 95%는 사라질 것”이라며 “그런 망해가는 회사들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 법무부의 공소장에서는 테라·루나 붕괴 이후에도 철저히 부도덕했던 그의 모습이 드러난다. 그는 겉으로는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했지만 지인과의 대화에서는 “꺼지라고 해”라고 발언했고, 위조 여권으로 해외 도피를 하면 처벌을 빠져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말 그대로,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보이기 힘든 수준의 오만과 교만이었다. 이번 재판에서 판사는 “권 씨의 피해자들로부터 315통의 편지를 받았고, 밤잠을 포기하거나 다른 계획을 취소하며 모두 읽었다”며 “당신이 초래한 인간의 참상을 보여주는 투어였다”고 개탄했다. 편지에서 세계 각지의 피해자들은 자살하거나, 자살을 생각했고, 이혼과 파산, 건강 악화에 시달렸다. 그러나 판사가 권 씨에게 “이 모든 편지를 읽어봤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법률팀이 일부를 읽어줬다”고 답했다. 그런 권 씨를 두고 한 외신은 “그는 인간의 모습을 한 가상화폐일지 모른다”고 적었다. 공감력이 느껴지지 않는 그의 몰인간성과 맹목적 욕망, 그 안의 위험성을 신랄하게 비판한 것이다. 그에게 그 많은 교육은 어떤 의미였을까. 이런 교육을 받고 있는 건 권 씨뿐일까. 이 사건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어쩌면 권 씨 사건은 ‘금융 범죄물’이기에 앞서 ‘교육 비극물’이었는지 모른다.임우선 뉴욕 특파원 imsun@donga.com}

사진과 함께 뉴욕 속 이야기로 떠나는 짧은 여행. 기사에 담지 못한 뉴욕의 순간을 전해드립니다.이 순간의 음악: Wonderful Christmastime - Paul McCartney 내일은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크리스마스 하면 여러분은 어느 나라, 어떤 도시가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많은 세계인들에게 뉴욕도 그 중 하나일텐데, 그래서 요즘 뉴욕은 어딜가든 크리스마스 감성이 가득합니다.뉴욕의 크리스마스 감성이 가장 잘 살아나는 곳 중 하나는 거리 건물마다 이어지는 창문, 그러니까 쇼윈도입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특히 뉴욕에서는 매년 백화점들의 크리스마스 쇼윈도 경쟁이 치열한데, 아마도 1년 중 창문을 두고 가장 자존심 경쟁이 붙는 때가 아닐까 합니다.뉴욕의 크리스마스 쇼윈도를 상징하는 양대 산맥은 맨해튼 5번가의 고급 백화점인 ‘버그도프 굿맨’과 ‘삭스 핍스 애비뉴’ 입니다. 두 백화점 모두 수십 명 규모의 쇼윈도 전담 조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스타일은 많이 다릅니다. 흔히 뉴욕에서 버그도프 굿맨 쇼윈도는 ‘메트(MET·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의 약자)’ 스타일, 삭스 핍스 애비뉴는 ‘브로드웨이’ 스타일이라고 부르는데요. 말하자면 버그도프 굿맨은 예술성이나 장인정신에서 톱이고, 삭스 핍스 애비뉴는 대중성이나 화제성에서 최고라는 뜻입니다. 두 곳 모두 시각적 효과 뿐 아니라 쇼윈도나 쇼에 담는 ‘메시지’를 중시한다는 점은 공통점이고요.버그도프 굿맨의 크리스마스 쇼윈도는 늘 자신만의 어떤 독특한 스타일이 있는데,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그 느낌(?)이 있었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소 복잡하고 난해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굉장히 화려하고 가면 무도회 같은 느낌이 특징인데, 올해도 약 100명의 장인들이 수개월 간 한 땀 한 땀, 종이 조각, 모자이크, 입체 모형 제작 등 다양한 수공예 기술을 녹여 만들었다고 합니다.그에 반해 삭스 핍스 애비뉴는 철저히 대중성에 초점을 맞춥니다. 건물 전면에 화려한 외부 조명을 설치하고, 10~15분에 한 번씩 캐롤이나 팝송 등 메들리에 맞춰 파사드 점등을 바꾸는 라이트 쇼도 합니다. 삭스 핍스 애비뉴의 길 건너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유명한 록펠러 센터까지 있다보니 크리스마스 기간 이 일대는 맨하튼에서 가장 붐비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아주 솔직히 말하면 맨해튼에서 크리스마스 쇼윈도로 유명한 버그도프 굿맨, 삭스 핍스 애비뉴, 메이시스 등 여러 백화점을 볼 때 요즘은 ‘한국이 더 잘하는데….’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특히 작년과 올해 뉴욕 쇼윈도는 왠지 모르게 ‘불황의 그늘’이 느껴지는데, 2023년 크리스마스 때보다도 오히려 장식과 화려함이 줄어든 느낌이 듭니다.)십 몇년 전만해도 일본 도쿄나 뉴욕 맨해튼의 백화점들이 우위를 가졌을지 모르지만 요즘은 한국의 백화점들도 워낙 발전했기 때문에 해외의 ‘핫플’들이 그닥 놀랍게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비단 백화점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이든, 영화관이든 생활 속 많은 문화공간에서 요즘 서울의 수준은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 내놓아도 절대 뒤지지 않는 수준입니다. 실제 한국을 다녀온 많은 외국인들이 서울의 세련미와 디테일을 극찬하는 걸 많이 듣기도 하고요. 그럼 서울도 언젠가는 뉴욕처럼 세계인들의 마음 속에 크리스마스의 도시로 자리할 수 있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언어(영어) 문제와 인터넷 인증 시스템 문제 같은 기본적인 장벽들부터 없애야 할 듯 합니다. (외국에서 한국 여행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도와주다 보면 여전히 한국은 미국인들에게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어려운(?) 나라임을 알게 됩니다. 일단 한글에서 한번 막히고, 한국 휴대전화 번호가 없어 본인확인 인증이 안되는 데서 두 번 막힙니다. 한옥 숙소 예약부터 서울시나 각종 국립 박물관 등이 운영하는 공공 프로그램 예약에 이르기까지, 많은 경우 휴대전화 인증없이는 인터넷 예약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에서 살면서는 거의 느껴보지 못한 장벽입니다.) 서울이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크기의 ‘메가 시티’인 탓에, 맨해튼처럼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도보로 이동하며 압축적으로 경험하기 어렵다는 것도 전략이 필요한 지점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크리스마스부터 부활절, 할로윈 등 각종 기념일이 있을 때마다 온 도시의 시민들이 함께 나서 도시 전체를 하나의 축제로 만드는 문화야 말로 한국이 따라잡기 힘든 뉴욕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크리스마스 쇼윈도를 보다 너무 멀리 왔네요. 어쨌거나 서울의 12월도 머지 않아 맨해튼만큼 세계 여러나라의 인파로 가득 찬 곳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모두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재집권 후 11개월간의 각종 정책이 성과를 거뒀다며 “세계가 보지 못한 경제 붐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대표 정책인 관세 수입을 바탕으로 약 140만 명의 현역 군인에게 “성탄절 전 1776달러(약 266만 원)를 지급할 것”이라며 지지율 반등을 노린 선심성 정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은 이날 연설의 대부분이 기존 연설의 재탕이며 고물가 등 경제난의 책임을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 돌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물가 등 민생 현안이 부각되자 초조한 마음에 대국민 연설에 나섰다는 진단도 나온다. 같은 날 PBS방송, 메리스트대 등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한다’는 답은 38%에 불과했다. 특히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집권 1, 2기 통틀어 가장 낮은 36%에 그쳤다. 미국인이 가장 우려하는 경제 의제로는 ‘물가’(45%), ‘집값’(18%) 등이 꼽혔다.● “모든 문제는 바이든 탓”… 허위 통계 인용했단 비판 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미 동부시간 기준) 워싱턴 백악관에서 약 18분 21초의 연설을 갖고 자신의 재집권 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찬했다. 그는 연설을 시작하자마자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하며 “11개월 전 엉망진창인 국가를 물려받아 지금 그것을 고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물가, 불법 이민, 무역 적자 등 많은 문제가 모두 야당 민주당의 집권 때 생겼다고 했다. 특히 그는 다양한 수치를 들어 자신의 경제 정책이 옳다고 역설했다. 추수감사절 칠면조, 계란, 약, 휘발유 등의 가격이 모두 떨어졌고 민간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며 “이는 상당 부분 관세 및 외국 국가들과 직접 협상한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이날 사용한 수치는 잘못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NYT는 일자리가 늘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달리 미국의 올 11월 실업률은 4.6%를 기록해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재집권 후 18조 달러(약 2경7000조 원)의 투자를 확보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백악관이 집계해 발표한 9조8000억 달러(약 1경4700조 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값을 최대 600%까지 인하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100%만 인하해도 약값이 ‘0달러’라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AP통신도 대통령은 미 전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2.50달러(약 3750원)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는 2.90달러(약 4350원)라고 짚었다. WP는 “이번 연설은 허위 사실로 가득했다”고 비판했다.이날 연설에서 거의 유일한 새로운 내용은 현역 군인에게 1인당 1776달러의 ‘전사 배당금(warrior dividend)’을 지급할 것이란 소식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돈이 1776년 미국 건국을 기념해 정한 액수라며 “관세 덕분에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었고 이미 여러분께 돈이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NYT는 ‘지급에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값 상승에 대해선 바이든 행정부가 수백만 명의 이주민을 데려와 납세자의 돈으로 주택을 제공하는 바람에 미국인의 월세와 주택 비용이 급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해에 여러분은 미국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주택 개혁 계획을 보게 될 것”이라며 불법 이민자 대응을 집값과 연계해 대응할 뜻을 밝혔다.● 공화당 내 장악력 예전보다 약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으로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그의 장악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마이크 롤러(뉴욕주),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롭 브레즈너핸, 라이언 매켄지(이상 펜실베이니아주) 등 공화당 하원의원 4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한 공공 건강보험 ‘오바마케어’의 보조금 지급 연장 투표와 관련해 “이를 계속하자”는 민주당 쪽 청원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해당 법안의 투표 강행에 필요한 최소 인원이며 하원 과반인 218명을 확보하게 됐다. NYT 등은 이 4명의 행보를 두고 대통령에 대한 “놀라운 반란”이라고 평가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재집권 후 11개월간의 각종 정책이 성과를 거뒀다며 “세계가 보지 못한 경제 붐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대표 정책인 관세 수입을 바탕으로 약 140만 명의 현역 군인에게 “성탄절 전 1776달러(약 266만 원)를 지급할 것”이라며 지지율 반등을 노린 선심성 정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은 이날 연설의 대부분이 기존 연설의 재탕이며 고물가 등 경제난의 책임을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 돌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물가 등 민생 현안이 부각되자 초조한 마음에 대국민 연설에 나섰다는 진단도 나온다.같은 날 PBS방송, 마리스트대 등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한다’는 답은 38%에 불과했다. 특히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집권 1, 2기 통틀어 가장 낮은 36%에 그쳤다. 미국인이 가장 우려하는 경제 의제로는 ‘물가’(45%), ‘집값’(18%) 등이 꼽혔다.● “모든 문제는 바이든 탓” …허위 통계 인용했단 비판 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미 동부시간 기준) 워싱턴 백악관에서 약 18분 21초의 연설을 갖고 자신의 재집권 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찬했다. 그는 연설을 시작하자마자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하며 “11개월 전 엉망진창인 국가를 물려받아 지금 그것을 고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물가, 불법 이민, 무역 적자 등 많은 문제가 모두 야당 민주당의 집권 때 생겼다고 했다.특히 그는 다양한 수치를 들어 자신의 경제 정책이 옳다고 역설했다. 추수감사절 칠면조, 계란, 약, 휘발유 등의 가격이 모두 떨어졌고 민간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며 “이는 상당 부분 관세 및 외국 국가들과 직접 협상한 덕분”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그가 이날 사용한 수치는 잘못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NYT는 일자리가 늘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달리 미국의 올 11월 실업률은 4.6%를 기록해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재집권 후 18조 달러(약 2경7000조 원)의 투자를 확보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백악관이 집계해 발표한 9조8000억 달러(약 1경4700조 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값을 최대 600%까지 인하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100%만 인하해도 약값이 ‘0’ 달러라는 의미라고 꼬집었다.AP통신도 대통령은 미 전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2.50달러(약 3750원)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는 2.90달러(약 4350원)라고 짚었다. WP는 “이번 연설은 허위 사실로 가득했다”고 비판했다.● ‘전사 배당금’ 지급 발표이날 연설에서 거의 유일한 새로운 내용은 현역 군인에게 일인당 1776달러의 ‘전사 배당금(warrior dividend)’을 지급할 것이란 소식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돈이 1776년 미국 건국을 기념해 정한 액수라며 “관세 덕분에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었고 이미 여러분께 돈이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NYT는 ‘지급에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집값 상승에 대해선 바이든 행정부가 수백만 명의 이주민을 데려와 납세자의 돈으로 주택을 제공하는 바람에 미국인의 월세와 주택 비용이 급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해에 여러분은 미국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주택 개혁 계획을 보게 될 것”이라며 불법 이민자 대응을 집값과 연계해 대응할 뜻을 밝혔다.● 공화당 내 장악력 예전보다 약해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으로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그의 장악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마이크 롤러(뉴욕주),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롭 브레즈너핸, 라이언 매켄지(이상 펜실베이니아주) 등 공화당 하원의원 4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한 공공 의료보험 ‘오바마케어’의 보조금 지급 연장 투표와 관련해 “이를 계속하자”는 민주당 쪽 청원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해당 법안의 투표 강행에 필요한 최소 인원이며 하원 과반인 218명을 확보하게 됐다. NYT 등은 이 4명의 행보를 두고 대통령에 대한 “놀라운 반란”이라고 평가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미국 연방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일각에서 한국의 디지털 규제가 미국 빅테크를 겨냥하고 있고, 이를 막으려면 관련 규제를 국가 안보 사안으로 규정한 뒤 무역법을 동원해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집권 공화당의 대럴 아이사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과거 미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발언을 피켓에 적어 나와 비판하며, 미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없애라고 압박했다. 16일(현지 시간) 워싱턴 하원에선 법사위 산하 반독점 소위원회가 주최한 ‘외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는 방법’ 청문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스콧 피츠제럴드 소위 위원장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이 전 세계로 확산돼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또 일본, 브라질, 호주 등에서도 목격되고 있다”며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아이사 의원은 주 위원장이 서울대 교수 겸 공정위 위원장 후보자 시절이었던 올 8월 한 매체에 기고한 ‘한미 동맹은 미국산 서비스 상품이 아니다’라는 칼럼의 주요 내용을 영어로 번역한 대형 피켓을 들고 나와 비판했다. 이 피켓에는 주 위원장이 ‘미국 백인 노동자들이 느끼는 분노의 원인은 정치 실패 때문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분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기술한 부분이 적혀 있었다. 이날 소위의 증인으로 출석한 샨커 싱엄 컴페테레재단 회장도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비관세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온 인물이다. 그는 “한국은 예측할 수 없는 규제 집행, 증인 괴롭힘 등을 시행한다”며 “이런 부적절한 정책으로 최근 10년에 걸쳐 미국 경제에 5250억 달러(약 787조5000억 원)의 비용을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별한 근거도 안 밝힌 채 “중국 기업들은 한국의 재벌과 연계돼 이런 규제를 벗어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디지털 규제를 국가 안보 사안으로 명시하고 무역법 232조, 301조, 338조 등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최측근이자 백악관 내 최고 권력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최근 1년간 유명 언론인과 나눈 대화가 16일(현지 시간) 공개되면서 미 정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와일스 실장은 대통령을 포함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에 대해 거친 표현을 써가며 가감 없는 평가를 내렸고, 핵심 정책인 관세를 둘러싼 참모진 간의 이견도 컸다고 폭로했다. 특히 와일스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알코올 중독자 성향’으로, J D 밴스 부통령을 ‘음모론자’로 묘사했다. 한때 ‘대통령 절친’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전 정부효율부(DOGE) 수장은 ‘마약 케타민에 중독된 괴짜’라고 평가했다. 와일스 실장이 평소 언론 노출을 꺼리고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졌던 터라 이번 사건의 후폭풍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와일스 실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트럼프 관세, 생각 그대로 내뱉어”미국 대중문화 잡지인 ‘배니티 페어’는 이날 정치 분야 프리랜서 언론인 크리스 위플이 와일스 실장과 최근 1년에 걸쳐 나눈 대화를 2개의 인터뷰로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위플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직전 인터뷰를 시작으로 총 11차례 와일스 실장을 만났다. 와일스 실장은 전 세계를 뒤흔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생각하던 걸 그대로 내뱉은 것(thinking out loud)에 가깝다”고 말했다. 정교하거나 신중한 정책이 아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관세가 좋은 생각인지에 대해 큰 이견이 있었다”며 대통령 참모 중에도 일부는 관세가 ‘만병통치약’이라고 믿는 반면 다른 일부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반발하는 등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밴스 부통령과 힘을 합쳐 “오늘은 관세 이야기를 하지 말고 팀이 완전히 단합될 때까지 기다렸다 하자”고 대통령을 설득하려 한 적도 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뜻대로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와일스 실장은 관세 정책이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관세 발표 이후 과정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다.● 트럼프는 ‘알코올 중독 성격’, 머스크는 ‘흡혈귀’ 와일스 실장은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겸 스포츠캐스터 팻 서머롤의 딸이다. 서머롤은 알코올 중독으로 고생했다. 와일스 실장은 “알코올 중독자들의 성격은 술을 마실 때 과장된다. 나는 이런 성격의 소유자에 대해 어느 정도 전문가”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캐릭터도 이와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과장된 상태로 국정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친(親)트럼프 성향으로 변한 밴스 부통령에 대해선 “10년간 음모론자였다. 그가 돌아선 건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머스크는 “완전히 단독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며 ‘노스페라투’(병적이고 기생적인 흡혈귀)라고 혹평했다. 특히 머스크가 국제 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를 파괴적으로 해체한 것을 두고 “경악했다”며 비판했다. 감세 정책 등을 주도한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극단적인 우파 광신자(zealot)”라고 진단했다. 또 위플은 2028년 대선에서 밴스 부통령과 함께 공화당 후보로 거론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자신에게 “밴스 부통령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를 지지하는 첫 번째 사람이 될 것”이라 했다고도 공개했다. 한편 이번 보도에 대해 와일스 실장은 소셜미디어 X에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통령, 백악관 직원 및 내각, 나에 대해 악의적으로 구성된 비방 기사”라며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내가 만약 술을 마셨다면 충분히 알코올 중독자가 될 수 있는 성격”이라며 와일스 실장을 감쌌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최측근이자 백악관 내 최고 권력자 중 하나로 꼽히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최근 1년간 유명 언론인과 나눈 대화가 16일(현지 시간) 공개되면서 미 정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와일스 실장은 대통령을 포함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에 대해 거친 표현을 써가며 가감없는 평가를 내렸고, 핵심 정책인 관세를 둘러싼 참모진들 간 이견도 컸다고 폭로했다.특히 와일스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알코올 중독자 성향’으로, J D 밴스 부통령을 ‘음모론자’로 묘사했다. 한 때 ‘대통령 절친’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전 정부효율부(DOGE) 수장은 ‘마약 케타민에 중독된 괴짜’라고 평가했다. 와일스 실장이 평소 언론 노출을 꺼리고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졌던 터라 이번 사건의 후폭풍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와일스 실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트럼프 관세, 생각 그대로 내뱉어”미국 대중문화 잡지인 ‘배니티 페어’는 이날 정치 분야 프리랜서 언론인 크리스 위플이 와일스 실장과 최근 1년에 걸쳐 나눈 대화를 2개의 인터뷰로 나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위플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직전 인터뷰를 시작으로 총 11차례 와일스 실장을 만났다.와일스 실장은 전 세계를 뒤흔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생각하던 걸 그대로 내뱉은 것(thinking out loud)에 가깝다”고 말했다. 정교하거나 신중한 정책이 아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관세가 좋은 생각인지에 대해 큰 이견이 있었다”며 대통령 참모 중에도 일부는 관세가 ‘만병통치약’이라고 믿는 반면, 다른 일부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반발하는 등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밴스 부통령과 힘을 합쳐 “오늘은 관세 이야기를 하지 말고 팀이 완전히 단합될 때까지 기다렸다 하자”고 대통령을 설득하려 한 적도 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참모들 간 관세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상당했었단 것을 내비친 것이다.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뜻대로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와일스 실장은 결국 관세 정책이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관세 발표 이후 과정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다.● 트럼프는 ‘알코올 중독 성격’, 머스크는 ‘흡혈귀’와일스 실장은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겸 스포츠캐스터 팻 서머롤의 딸이다. 서머롤은 알콜 중독으로 고생했다. 와일스 실장은 “알코올 중독자들의 성격은 술을 마실 때 과장된다. 나는 이런 성격의 소유자에 대해 어느 정도 전문가”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캐릭터도 이와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과장된 상태로 국정을) 운영한다”고 말했다.한때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친(親) 트럼프 성향으로 변한 밴스 부통령에 대해선 “10년간 음모론자였다. 그가 돌아선 건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머스크는 “완전히 단독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며 ‘노스페라투(병적이고 기생적인 흡혈귀)’라고 혹평했다. 특히 머스크가 국제 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를 파괴적으로 해체한 것을 두고 “경악했다”며 비판했다. 감세 정책 등을 주도한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극단적인 우파 광신자(zealot)”라고 진단했다.또 위플은 2028년 대선에서 밴스부통령과 함께 공화당 후보로 거론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자신에게 “밴스 부통령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를 지지하는 첫 번째 사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도 공개했다.한편 이번 보도에 대해 와일스 실장은 X에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통령, 백악관 직원 및 내각, 나에 대해 악의적으로 구성된 비방 기사”라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내가 만약 술을 마셨다면 충분히 알코올 중독자가 될 수 있는 성격”이라며 “이 기사는 사실관계가 틀렸고, 인터뷰어가 매우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와일스 실장을 감쌌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의 결제 전문기업인 페이팔 홀딩스(이하 페이팔)가 은행업 진출 허가를 미국 정부에 신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 시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페이팔 등 핀테크 기업들의 은행업 진출 시도가 늘고 있다. 예금 및 대출업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 난립이 금융위기 시 시스템 붕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페이팔은 미 유타주 법에 따라 설립·규제되는 비은행 산업대출회사(ILC) 지위 획득을 위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및 유타주 금융기관국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일부 주정부에서만 발급되는 ILC 인가는 예금 수취나 대출 같은 은행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기존 은행 수준의 규제는 받지 않는다. 페이팔은 “신청이 승인되면 중소기업의 대출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블룸버그는 “지난주 서클, 리플 등 여러 가상화폐 기업이 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승인을 받았다”며 “최근 미국 은행업 인가는 세계 금융 기술 기업들 사이에서 가장 탐나는 자산 중 하나가 됐다”고 평가했다. 직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선 정부 승인이 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은행업 신청이 미미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선 올해에만 13개 기업이 신청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할리우드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년)를 연출한 것으로 유명한 롭 라이너 감독(78)과 부인 미셸 싱어 라이너(68)를 살해한 유력 용의자로 아들 닉 라이너(32)가 15일(현지 시간) 미 로스엔젤레스(LA) 경찰에 체포됐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해 온 라이너 감독의 죽음을 조롱하듯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LA 경찰은 라이너를 체포해 살인혐의로 보석 없이 구금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들 라이너는 수년간 약물 및 마약 중독과 싸워왔고 15세쯤 처음 재활시설에 들어갔다. 이후에도 한동안 노숙 생활을 이어왔다”고 전했다.라이너 부부의 비극에 대한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그의 사인은 ‘트럼프 광증 증후군(TDS)’으로 알려진 극복할 수 없는 정신질환 때문”이라고 썼다. 또 “그는 나에 대한 극심한 집착으로 주변 사람들을 미치게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성공을 거두고 황금기를 맞으면서 그 편집증은 극에 달했다”고 했다. 그는 이후 취재진과 만나서도 “라이너 감독은 러시아 스캔들 조작의 배후에 있는 정신 나간 사람”이라며 “난 그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고 미국에 매우 해로운 인물”이라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토머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켄터키)은 “잔혹하게 살해당한 사람에 대한 부적절하고 무례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주)도 “이번 사건은 정치나 정적과는 무관한 가족의 비극”이라고 꼬집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우리 안의 더 나은 본성을 일깨워야 한다”고 에둘러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 내부 비판에 대해 “트럼프가 공론의 장을 저급하게 만드는 데에도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고, 그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고 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의 결제 전문기업인 페이팔 홀딩스(이하 페이팔)가 은행업 진출 허가를 미국 정부에 신청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현지 시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페이팔 등 핀테크 기업들의 은행업 진출 시도가 늘고 있다. 예금 및 대출업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 난립이 금융위기시 시스템 붕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페이팔은 미 유타주 법에 따라 설립·규제되는 비은행 산업대출회사(ILC) 지위 획득을 위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및 유타주 금융기관국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일부 주정부에서만 발급되는 ILC 인가는 예금 수취나 대출 같은 은행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기존 은행 수준의 규제는 받지 않는다. 페이팔은 “신청이 승인되면 중소기업의 대출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블룸버그는 “지난주 서클, 리플 등 여러 가상화폐 기업들이 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승인을 받았다”며 “최근 미국 은행업 인가는 세계 금융 기술 기업들 사이에서 가장 탐나는 자산 중 하나가 됐다”고 평가했다. 직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선 정부 승인이 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은행업 신청이 미미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선 올해에만 13개 기업이 신청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13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일대가 공포 영화에서나 볼 법한 악몽의 현장으로 변했다. 평소 이곳은 고풍스러운 빅토리아 시대 저택들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학교들이 들어선 부유하고 치안이 안전한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날은 밤 12시가 넘도록 사이렌 소리와 번쩍이는 비상등, 수십 대의 구급차가 줄지어 대기하는 긴박한 풍경이 이어졌다. 이 지역에 자리한 아이비리그(미 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 소속 브라운대에서 이날 오후 총격 사건이 벌어져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기 때문이다. 브라운대 총격 사건은 이날 오후 4시경 발생했다. 경찰과 브라운대에 따르면 사건 직후 “학교 건물에 총격범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총격이 발생한 건물은 7층 규모로 공과대와 물리학과가 입주해 있으며, 100개 이상의 실험실과 수십 개의 강의실이 있다. 현지 매체들은 “총격 사건 발생 당시 기말고사가 진행 중이었다”며 “시험 기간이었기에 문이 열려 있었고, 누구든 제한 없이 드나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총격범이 있다는 신고를 받은 대학 당국은 학생들에게 ‘문을 잠그고,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한 뒤 몸을 숨기라’는 긴급 문자를 발송했다. 이에 브라운대 학생들은 기숙사에 숨거나 지하 등으로 대피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브라운대 재학생은 학부생 7300명, 대학원생 3000여 명 등 총 1만 명이 넘는다.경찰 당국은 한 명의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다음 날인 14일 새벽 언론에 밝혔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용의자의 구체적인 신상을 밝히지 않은 채, 그가 브라운대 재학생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용의자가 30대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앞서 13일 오후 한때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곧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브라운대 총격 사건을 보고받았다. 연방수사국(FBI)이 현장에 출동했고 용의자는 체포됐다’고 적었다가 30분 만에 이를 번복했다. 이날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용의자로 추정되는 검정 상하의를 입은 남성이 건물에서 나와 프로비던스 시내 방향으로 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하지만 뒷모습만 찍혀 경찰은 이날 밤 12시가 넘도록 신원을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 NYT는 “브라운대 캠퍼스에 400명이 넘는 경찰이 배치돼 마치 요새처럼 변했다”며 “방탄복과 총으로 중무장한 일부 경찰은 주차된 차량 안을 손전등으로 하나씩 비추며 총격범을 수색했다”고 긴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많은 쇼핑몰과 레스토랑들이 일찍 문을 닫는 등 이날 도시 전체가 마비에 빠졌다. AP는 “로드아일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총기 규제법을 시행하는 주 중 하나”라며 “지난봄 민주당 주도로 주의회가 공격용 무기 금지법을 통과시켰는데도 이런 사건이 났다”고 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