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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유럽 선수를 모욕하는 데 에너지를 쓰지 말고 그 에너지로 자국 선수들을 응원했어야 한다.” 유럽을 대표하는 골프 스타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는 미국과의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 유럽이 승리한 뒤 이렇게 말했다. 미국 안방 팬들이 대회 내내 자신을 포함한 유럽 선수들에게 욕설과 거센 야유를 퍼부었기 때문이다. 매킬로이를 향해 음료수를 던진 팬도 있었다. 매킬로이를 앞세운 유럽은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고 13년 만에 라이더컵 방문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유럽은 29일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파70)에서 끝난 2025 라이더컵에서 승점 합계 15로 13에 그친 미국을 제치고 우승했다. 사흘간 열리는 라이더컵은 첫째 날과 둘째 날에 포섬(두 명의 선수가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방식)과 포볼(각자의 공으로 경기한 뒤 더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계산하는 방식)로 각각 네 차례씩 하루 총 8경기를 치르고 마지막 셋째 날엔 각 팀 출전 선수 12명이 매치플레이를 한다. 각 경기에서 승리하면 1점, 무승부는 0.5점을 얻는다. 28일까지 열린 포섬과 포볼 16경기에서 11승 1무 4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11.5점을 확보한 유럽은 최종일인 29일 매치플레이에선 1승 5무 6패로 고전했지만 승점 3.5를 더해 우승을 확정했다. 매치플레이에서 미국은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9)가 2위 매킬로이를 ‘1업(한 홀 차 승리)’으로 꺾으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앞서 4경기에서 모두 패했던 셰플러는 매킬로이를 꺾고 체면을 세웠다. 미국이 막판 맹추격에 나섰지만, 유럽은 8번째 주자로 나선 셰인 라우리(38·아일랜드)가 무승부로 0.5점을 추가해 우승을 확정했다. 유럽은 2012년 미국에서 열린 라이더컵 승리 이후 13년 만에 방문대회에서 미국의 콧대를 꺾었다. 라이더컵이 유럽과 미국의 대항전으로 굳어진 1979년 이후 방문 팀이 안방 팀을 꺾은 것은 이번이 7번째다. 미국은 1993년 영국 대회 이후 32년째 유럽 방문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매킬로이는 매치플레이에서는 패했지만 포섬(2승)과 포볼(1승 1무)에서 3.5점을 유럽에 안기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번 라이더컵에서 몇몇 미국 팬들은 매킬로이가 샷을 시도할 때 소리를 지르며 방해했다. 야유와 욕설을 참지 못한 매킬로이가 “닥쳐”라고 외치기도 했다. 매킬로이는 경기 후 “이런 응원 문화는 용납할 수 없다. 골프는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며 “어쨌든 우리는 실력으로 모든 욕설을 잠재웠다. 엄청 만족스럽다(fXXking satisfying)”고 말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세계 남자 골프의 양대 산맥인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 ‘라이더컵’에서 유럽 연합팀이 13년 만에 방문 대회 우승을 거뒀다. 라이더컵은 안방 팀이 코스 세팅을 하고, 일방적인 안방 팬의 응원이 펼쳐지기에 방문 팀이 이기기 힘든 대회로 평가받는다. 유럽은 29일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파70)에서 열린 라이더컵 최종일 개인 매치플레이에서 1승 5무 6패를 기록하며 승점 3.5점을 추가했다. 총점 15점을 확보한 유럽은 13점을 기록한 미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라이더컵은 총 3일간 치러지는데, 첫날과 둘째 날은 ‘포섬’(두 명의 선수가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방식)과 ‘포볼’(각자의 공으로 경기한 뒤 더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계산하는 방식)로 각각 네 차례씩 하루에 총 8경기를 치르고 마지막 날엔 각 팀의 출전 선수 12명이 매치플레이를 한다. 매 경기마다 승리할 경우 1점, 무승부엔 0.5점을 부여해 3일간 총점을 합산해 승부를 겨룬다.앞서 유럽은 첫날과 둘째 날 열린 포섬과 포볼 총 16경기에서 11승 1무 4패로 미국을 압도하며 11.5점을 확보했다. 개인 매치플레이가 열린 이날 미국은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29)가 세계 2위이자 유럽의 수장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를 ‘1업(한 홀 차이 승리)’으로 꺾는 등 역전승을 노렸다. 하지만 승부처였던 8번째 경기에서 미국의 러셀 헨리(36)가 18번홀(파4)에서 약 3.1m의 버디를 놓친 사이 유럽의 셰인 라우리(38·아일랜드)가 약 1.9m의 버디를 낚으며 극적으로 무승부를 만들어 유럽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영국 가디언은 “유럽팀은 매치플레이 8번째 경기였던 라우리가 버디 퍼트에 성공해 무승부를 확정 짓자 지친 상태로 쓰러졌다”며 “기록 화면에는 유럽이 15대 13으로 승리하는 장면이 담겼고, 이 숨 막히는 장면을 글로 묘사하긴 힘들다”고 적었다.이로써 유럽은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이자 2012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열린 대회 승리 이후 13년 만에 방문 대회 우승 기록을 남겼다. 라이더컵이 유럽과 미국의 대항전으로 굳어진 1979년 이후 방문 팀이 안방 팀을 꺾은 것은 7번째다. 미국은 1993년 영국 대회 이후 32년째 유럽 방문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코스 세팅보다 거친 응원 문화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뉴욕 일부 골프 팬들의 거친 응원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뉴욕 팬들은 첫날과 둘째 날 미국이 유럽에 크게 뒤지자 매킬로이 등 유럽 선수들에게 욕설을 포함해 심한 야유를 퍼부었다. 매킬로이는 이날 대회가 끝난 뒤 “미국인들이 유럽 선수들을 모욕하는 데 그 에너지를 사용하지 말고 자국 선수들을 응원했어야 한다. 그들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며 “골프 문화에서 이런 응원 문화는 절대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골프는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유럽은 안방인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2027년 라이더컵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성유진(25)이 야간 조명 속에서 치른 네 차례의 연장전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도전했다 올 시즌 국내 무대로 복귀한 뒤 이룬 첫 우승이다. 성유진은 28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성유진은 같은 타수를 적어낸 노승희(24)와 연장 승부를 펼쳤다. 이날 오전 폭우 탓에 대회가 지연되면서 연장전은 야간 조명을 밝힌 가운데 진행됐다. KLPGA투어에서 야간 조명을 사용해 연장전을 치른 것은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두 선수의 승부는 ‘퍼트’에서 결정됐다. 18번홀(파5)에서 치른 1차 연장에서 노승희가 세 번째 샷을 홀컵 1.7m에 붙이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지만 성유진이 4m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두 선수 모두 버디를 기록했다. 2차 연장에선 두 선수 모두 버디 퍼트를 놓쳤고, 3차 연장에선 성유진이 2.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전으로 1시간이 넘게 걸린 긴 승부 끝에 결국 웃은 선수는 성유진이었다. 성유진은 4차 연장에서 홀컵 1.9m에 세 번째 샷을 붙인 뒤 버디를 낚아내며 7m 버디 퍼트에 실패한 노승희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통산 4승과 함께 우승 상금 2억7000만 원을 받은 성유진은 “멋진 승부를 함께 펼쳐준 고향 후배 승희에게 고맙다”며 “오늘 하루 비 때문에 계속 대회가 늦춰져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노승희는 우승은 놓쳤지만 상금 랭킹 1위(12억7553만 원) 자리는 굳게 지켰다. 같은 날 경기 여주 페럼클럽(파72)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는 전가람(30)이 18번홀(파5)에서 극적으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했다. 전가람은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김백준(24), 이태훈(35) 등 공동 2위 그룹을 한 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2억5000만 원. 전가람은 “고등학생 때 (호스트인) 최경주 프로님이 쓴 책을 5번 읽었다. 이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여주=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1위 안세영(23)이 안방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코리아오픈(슈퍼 500)에서 준우승했다.안세영은 28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28·세계 4위)와 45분 경기 끝에 0-2(18-21, 13-21)로 졌다. 한국 선수로는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2022년과 2023년 이 대회 2연패를 했던 안세영은 2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렸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또 21일 끝난 중국 마스터스(슈퍼 750)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이자 8승도 놓쳤다. 안세영은 “훌륭한 선수와 경기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매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내가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 힘들기도 하다”며 “상대 선수들이 매번 더 발전한 모습으로 나오기 때문에 나 역시도 계속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초반에 아무리 좋았다고 해도 후반에는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내게는 매우 부족한 한 해”라고 했다.올 시즌 세 차례 만나 모두 이겼던 야마구치를 상대로 패해 아쉬움이 더 컸다. 안세영은 전영오픈(슈퍼 1000)과 인도네시아 오픈(슈퍼 1000)과 바로 직전 대회였던 중국 마스터스에서 야마구치를 상대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세 차례 모두 2-0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날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선 단 한 세트를 가져오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안세영은 “야마구치가 완벽한 게임을 한 반면 나는 끌려다녔다. 야마구치의 공격이 빨라서 따라가기 힘들었다”며 “안방에서 대회가 열려 많은 분이 응원해 주시는 게 느껴져서 더 이기고 싶었는데 오늘은 나의 날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열린 남녀 복식 결승전에선 한국이 완승을 거뒀다. 남자복식에선 김원호(26)-서승재(28) 조가 인도네시아의 파자르 알피안-무하마드 쇼히불 피크리 조를 2-0(21-16, 23-21)으로 꺾으며 올해 8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복식에서도 김혜정(27)-공희용(29)조가 일본의 이와나가 린-나카니시 키 조를 2-0(21-19, 21-12)로 꺾고 4번째 우승을 합작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 도전에 나섰던 배동현 BDH재단 이사장이 낙선했다.배 이사장은 2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5 서울 IPC 정기총회 위원장 선거에서 유효 투표수 177표 중 68표를 얻었다. 함께 출마했던 앤드루 파슨스 현 위원장(브라질)이 109표를 획득해 당선됐다. 1989년 설립된 IPC는 장애인올림픽인 패럴림픽을 주관하며 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함께 전 세계 스포츠를 이끄는 핵심 단체다. 2017년 9월 당선된 파슨스 위원장은 이번 선거까지 3선에 성공했다. 임기는 4년이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은 “비록 결과는 아쉬웠지만 한국인 후보가 세계 패럴림픽 무대에서 주목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도전은 우리 장애인스포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각국과의 교류 확대와 연대 강화를 이끄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괴물 골잡이’ 엘링 홀란(25·맨체스터시티·사진)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역대 최소 경기 50득점 주인공이 됐다. 개인 49번째 UCL 경기에서 통산 50번째 골을 넣었다.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위로 UCL 출전권을 받은 맨체스터시티(맨시티)는 18일(현지 시간) 안방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나폴리(이탈리아)와 2025∼2026시즌 UCL 리그페이즈 1차전을 치렀다. 맨시티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홀란은 0-0 동점이던 후반 11분 헤더로 선제골을 넣었다. 맨시티가 결국 2-0으로 승리하면서 홀란의 득점이 결승 골이 됐다.노르웨이 출신인 홀란은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소속이던 2019년 9월 17일 UCL 데뷔전에서 바로 골을 넣었다. 이후 지난 시즌까지 도르트문트(독일)와 맨시티를 거치며 UCL 47경기에 나와 48골을 추가한 뒤 이날 50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이전에는 뤼트 판니스텔로이(49·네덜란드)가 62경기 만에 50골을 넣은 게 기록이었다.다만 나이를 기준으로는 리오넬 메시(38·아르헨티나)가 홀란보다 먼저 UCL 50득점 기록을 남겼다. FC바르셀로나에서 뛰던 메시는 24세 9개월 10일이던 2012년 4월 3일 AC 밀란을 상대로 50번째 골을 넣었다. 홀란은 이날이 25세 1개월 28일로 메시보다 140일이 늦었다.홀란은 이 50번째 골로 티에리 앙리(48·프랑스)와 함께 UCL 역대 득점 순위 공동 9위로 뛰어올랐다. 이 부문 1위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포르투갈)가 사우디아라비아 알나스르로 떠나기 전 남긴 140골(183경기)이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홀란은 앞으로 12년 정도는 더 선수로 뛸 수 있다. 그러면 UCL 역대 최다 득점 기록도 경신하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골프 대디-골프 마미의 24시간저출산으로 유소년 인구는 줄고 있지만 프로골퍼 꿈을 키우는 유소년 선수는 매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지원하는 ‘골프 대디-마미’도 동반 증가세다. 자녀의 성공을 위해 365일 동행하는 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봤다.》‘자녀에게 골프를 시키면 도대체 내 시간과 돈은 얼마나 들까.’한국에서 자녀에게 골프를 권하는 부모는 이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2004년 한국여자프로골프대상 공로상과 특별상을 받았던 안시현(41)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어머니가 내게 ‘네가 아파트 몇 채를 날렸다’고 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옛날에만 그랬던 건 아니다. 지난달 딸 송지아(18)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정회원인 ‘골프 마미’ 박연수 씨는 “지아가 골프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골프가 돈이 많이 든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 그런데 금전적인 압박이 정말 정말 컸다”고 했다.한국에서 골프 선수를 키우는 일은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US여자오픈 챔피언 박세리(48)가 아버지 박준철 씨 손에 이끌려 골프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가족 사업’이었다. ‘땅콩’ 김미현(48)도 아버지 김정길 씨와 미국에서 함께 골프장을 다닌 끝에 1999년 LPGA투어 신인상을 받았다. 2001년 같은 상을 받은 ‘모범생’ 한희원(47)에게도 아버지 한영관 전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이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이들이 LPGA 무대를 호령하던 2003년 미국 뉴욕타임스는 ‘Asian Golfers At Home in LPGA’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 ‘골프 대디’를 조명했다. ‘at home’이라는 영어 표현에 ‘집에 있다’는 뜻 말고도 ‘활약하다’는 의미도 있다는 걸 살린 제목이다.그 기사가 나온 지 22년이 지났다. 박세리의 활약을 보고 자란 ‘박세리 키즈’, 그리고 ‘박세리 키즈의 키즈’들이 활약하고 있는 요즘 한국 골프엔 골프 대디뿐 아니라 골프 마미들도 적지 않다.대한골프협회(KGA)에 따르면 17일 기준으로 초등부부터 18세 이하부까지 유소년 골프 등록 선수는 총 2292명이다. 미취학 아동은 이 자료에서 빠진 데다 부모가 동시에 자녀를 지원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렇게 보면 ‘골프 대디’, ‘골프 마미’가 3000명은 넘는다는 게 일반적인 추산이다. 선수보다 더 바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하루를 따라가 봤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동행’프로 골퍼를 꿈꾸는 이지유(16·은광여고)는 7월 강원 원주에서 열린 김효주-퍼시픽링스 코리아컵 주니어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유망주다. 이지유의 아버지 이규덕 씨는 매일 오전 6시에 기상해 하루를 시작한다. 딸을 깨워 오전 7시까지 등교시키고 나면 이 씨는 차에 앉아 딸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서울 은광여고 골프부 학생은 1교시를 마치면 교실에서 나올 수 있다.딸이 학교에서 나오면 이 씨 부녀는 종합 아카데미가 있는 경기 성남 남서울컨트리클럽으로 향한다. 학교에서 이 골프장까지는 차로 약 30분이 걸린다. 이지유는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코치에게 골프 교습을 받는다. 아버지 이 씨는 골프장 커피숍을 ‘사랑방’ 삼아 다른 골프 부모와 함께 딸을 기다린다.종합 아카데미 수업이 끝났다고 그날 일정이 끝나는 건 아니다. 일반 학생들이 방과 후에 학원을 찾는 것처럼 유소년 골프 선수들도 매일 학원으로 향한다. 입시 과목마다 학원이 따로 있듯이 골프에도 비거리, 쇼트게임, 퍼트 등 기술별 아카데미가 따로 있다. 골프 선수들은 보통 요일을 정해 놓고 돌아가면서 ‘단과반’ 수업을 듣는다.학원이 끝나면 ‘자율학습’이 이어진다. 남자 선수들은 대개 피트니스 센터로 향한다. 이지유 같은 여자 선수는 피트니스 센터에서 하는 근력 운동은 기본이고 요가나 필라테스, 체형 교정센터를 찾는 경우가 많다.이 씨는 “멘털 클리닉을 가는 날도 있어서 일과를 다 마치고 나면 보통 오후 10시가 된다. 하루 종일 지유를 데리고 다니다 보면 나도 훈련을 받은 것처럼 힘이 들어 금세 잠이 들곤 한다”면서 “지유가 다른 선수들보다 늦은 중1 때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내 몸이 좀 힘들어도 딸의 성공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자녀가 성인이 된다고 골프 대디, 골프 마미 생활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프로 선수가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남녀부를 합쳐 294명이 KGA 대학부 소속이다.6년 차 골프 마미 오정민 씨 역시 딸 구다은(19·고려대)이 올해 대학 새내기가 된 뒤에도 ‘라이딩’을 이어가고 있다. 구다은은 7월 열린 회장배 대학 대항 골프대회 개인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대학 무대에서 강자로 꼽히는 선수다.오 씨는 “다은이는 골프 특기자가 아닌 일반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했다. 다은이가 학업과 운동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있다”면서 “다은이가 골프 선수로 성공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골프를 통해 인생을 배우고 인성이 좋은 선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연간 1억5000만 원+α골프 선수 자녀를 키우는 부모가 가장 힘들어하는 건 역시 ‘돈’이다. 몸은 힘들어도 버티면 되지만 돈이 없으면 자녀가 골프를 계속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 이 씨는 “골프 선수들 키우는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움직이면 다 돈’이라는 것”이라면서 “정규 라운드는 물론이고 9홀짜리 파3 연습장을 사용할 때도 비용을 내야 한다. (서울) 강남에서 과외를 시키는 것보다도 돈이 더 많이 든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서울 근교 종합 아카데미 한 달 등록 비용은 평균 250만 원 수준이다. 연습 타석 비용도 따로 결제해야 하는데 보통 연간 700만 원이 넘는다. 종합 아카데미를 보내는 데만 1년에 3000만 원을 넘게 써야 하는 셈이다. 기술별 아카데미 비용은 별도다. 예를 들어 비거리 아카데미의 경우엔 10회에 350만 원 수준이다. 실전 감각을 익히려면 주기적으로 필드 라운드도 해야 한다. 장비도 주기적으로 바꿔 줘야 한다.특히 전지훈련을 가야 하는 겨울방학 때는 돈이 훨씬 더 든다. 종합 아카데미는 겨울 추위를 피해 12월부터 이듬해 2월 사이에 동남아시아나 미국, 유럽, 호주 등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보통 45일 일정을 잡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동남아도 20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미국으로 가면 30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부모가 동행할 때는 비용이 두 배가 된다.대회에 참가할 때도 돈이 든다. 유소년 대회는 지방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골프장은 차량 없이는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기름값부터 숙박비, 참가비를 합치면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200만 원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송지아의 어머니 박 씨는 “호주는 유소년 선수들이 시합을 나갈 때 비용을 전혀 지불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부러워했다”면서 “해마다 평균 1억5000만 원 정도 든 것 같다”고 말했다.골프계 한 관계자는 “자녀에게 골프를 시키는 모든 가족이 이 정도 금액을 부담할 만큼 여유가 있는 건 아니다. ‘너 때문에 집까지 팔고 직장까지 그만두면서 뒷바라지했으니 꼭 성공해서 보답해야 한다’고 말하는 부모도 적지 않다. 자녀에게 부담이 되는 말이라는 걸 모르지 않겠지만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성공 확률은 바늘구멍KLPGA투어는 1년에 48명을 정회원으로 뽑는다. 정회원 자격이 있어야 KLPGA투어(1부)나 드림투어(2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KLPGA투어 관계자는 “정회원에 도전하는 선수는 1년에 대략 500명 정도다. 그중 10% 정도만 그 자격을 얻는다”면서 “정회원 자격을 얻은 선수들 중에서도 그해 1부 투어에 진입하는 선수는 20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우승 경쟁을 하거나 톱10에 드는 선수는 이 중에 겨우 한두 명이다.갈수록 유소년 선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진다. KGA에 따르면 2021년만 해도 유소년 선수는 2025명 수준이었다. 갈수록 유소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골프를 하려는 선수는 4년 만에 10% 넘게 늘었다.그렇다면 성공하는 선수의 조건은 무엇일까. 구철 넥스트크리에이티브 상무는 ‘내면의 승부욕’을 첫째로 꼽았다. 구 상무는 전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30), 2014년 KLPGA투어 신인왕 백규정(30), 지난해 KLPGA투어 공동 다승왕 박현경(25) 등을 발굴한 인물이다.구 상무는 “유소년 선수 중 승부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내면에 간직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런 선수들의 공통점은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고 자기 할 일을 꾸준히 하면서 승부욕을 키워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계속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성공한 선수들에게는 모두 이런 특징이 있었다. ‘골프 센스’는 타고나는 것이라고들 하지만 꾸준한 단련을 통해서도 이런 능력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하와이도 예외가 아니다. 전 세계적인 폭염 탓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개막전 장소가 27년 만에 변경된다.PGA투어 사무국은 “PGA투어 개막전인 더 센트리가 2026시즌부터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의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열리지 못한다”고 17일 알렸다. 카팔루아 리조트는 1999년부터 올해까지 26년 동안 더 센트리를 개최했지만 카팔루아 리조트가 있는 마우이섬이 극심한 가뭄을 겪은 탓에 내년부터 대회를 열지 못하는 것이다. 1953년 시작된 더 센트리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등에서 열리다가 1999년부터 플랜테이션 코스에서 열렸다.2023년부터 강우량이 크게 줄어든 마우이섬은 이달 들어 물 부족 상태 2단계에 들어가 제한 급수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골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없어 카팔루아 리조트의 플랜테이션 코스는 두 달째 문을 닫았다. 이 탓에 페어웨이 잔디가 갈색으로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PGA투어 사무국은 “가뭄이 계속되면서 잔디 관리가 어려워졌다”며 “이런 탓에 대회를 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체 장소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2026시즌 개막전인 PGA투어 더 센트리는 내년 1월 9일 개막 예정이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9·미국·사진)가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을 앞두고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해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가을 시리즈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셰플러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내파 실버라도 리조트 노스코스(파72)에서 열린 PGA투어 프로코어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적어낸 셰플러는 라이더컵에 미국 대표팀으로 함께 참가하는 벤 그리핀(29)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마지막 조의 그리핀이 18번홀(파5)에서 약 1.7m짜리 버디 퍼트를 놓쳐 파에 그치면서 먼저 경기를 마친 셰플러의 우승이 확정됐다.셰플러는 올 시즌 6번째이자 통산 1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7승을 거둔 셰플러는 2년 연속 6승 이상을 기록했다. AP통신은 “최근 40년간 PGA투어에서 2년 연속 6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타이거 우즈(50·미국)에 이어 셰플러가 두 번째”라고 전했다. 우즈는 2005년 6승을 시작으로 2006년(8승), 2007년(7승)까지 3년 연속 6승 이상을 달성했다. PGA투어 가을 시리즈는 주로 페덱스컵 랭킹 51위 이하 선수들이 시그니처 대회(특급 대회) 출전권 획득과 시드권 유지(100위 이내) 등을 위해 출전한다. 하지만 이번 대회엔 셰플러를 포함해 세계 랭킹 25위 이내 선수 10명이 라이더컵 준비 차원에서 출전했다. 라이더컵은 26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주립공원 블랙코스에서 열린다.우승 상금 108만 달러(약 15억 원)를 받은 셰플러는 “대회를 준비할 때마다 최선을 다해 집중한다. 그런 준비 과정이 자신감을 심어준다”라면서 “라이더컵을 위한 준비가 충분히 됐다고 느낀다”고 말했다.PGA투어 시드권 유지를 위해 좋은 성적이 필요했던 김주형(23)은 4라운드에서 이글과 버디를 하나씩 낚았지만 보기를 4개 하면서 한 타를 잃어 컷을 통과한 72명 중 꼴찌(최종합계 5오버파 293타)를 했다. 김주형은 이날 현재 페덱스컵 랭킹 97위에 자리하고 있다. 100위 밑으로 떨어지면 김주형은 내년 시즌 PGA투어 시드권을 잃는다.이날 미국 오하이오주 해밀턴타운십의 TPC 리버스벤드(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에선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적어낸 찰리 헐(29·잉글랜드)이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 중엔 김세영(32)이 공동 5위(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김세영은 최근 세 대회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렸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9·미국)가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을 앞두고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해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가을 시리즈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셰플러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내파 실버라도 리조트 노스코스(파72)에서 열린 PGA투어 프로코어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적어낸 셰플러는 라이더컵에 미국 대표팀으로 함께 참가하는 벤 그리핀(29)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올 시즌 6번째이자 통산 1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이날 우승으로 셰플러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50·미국) 이후 18년 만에 2년 연속 6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우즈는 2005년 6승을 시작으로 2006년(8승), 2007년(7승)까지 3년 연속 6승 이상을 달성했다. AP통신은 “최근 40년간 2년 연속 6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우즈에 이어 셰플러가 두 번째”라고 전했다.PGA투어 가을 시리즈는 주로 페덱스컵 랭킹 51위 이하 선수들이 시그니처 대회(특급 대회) 출전권 획득과 시드권 유지(100위 이내) 등을 위해 출전하는 대회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는 셰플러를 포함해 세계 랭킹 25위 이내 선수 10명이 라이더컵 준비 차원에서 출전했다. 우승 상금 108만 달러(약 15억 원)를 받은 셰플러는 “나는 항상 대회를 위한 준비에 집중력을 쏟는다”면서 “라이더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PGA투어 시드권 유지를 위해 좋은 성적이 필요했던 김주형(23)은 부진했다. 김주형은 이날 이글과 버디를 하나씩 낚았지만 보기를 4개나 범하며 한 타를 잃어 컷을 통과한 72명 중 꼴찌(최종합계 5오버파 293타)를 했다. 김주형은 15일 현재 페덱스컵 랭킹 97위에 자리하고 있다. 100위 밑으로 떨어지면 김주형은 PGA투어 시드권을 잃는다.이날 미국 오하이오주 해밀턴타운십의 TPC 리버스벤드(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에선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적어낸 찰리 헐(29·잉글랜드)이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 중에선 김세영(33)이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해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세영은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3개 대회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렸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드라이브 비거리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동은(261야드)과 방신실(258야드)이 챔피언조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활짝 웃은 쪽은 방신실이었다. 방신실은 14일 경기 포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OK저축은행 읏맨 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한 방신실은 이동은(14언더파 202타)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OK저축은행 장학생 6기 출신인 방신실은 이 대회에서 우승한 첫 번째 장학생이 됐다. 방신실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OK저축은행의 지원을 받았는데, 시즌 3승을 이 대회에서 우승해 더욱 뜻깊다”며 “그동안 아쉬움이 많았는데 ‘올해는 꼭 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KLPGA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들의 대결답게 공동 선두로 최종 선두를 시작한 이동은과 방신실은 이날 각각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64.2야드와 263.7야드를 기록했다. 16번홀까지 팽팽한 승부를 이어 가던 둘의 희비는 17번홀(파3)에서 엇갈렸다. 170야드 거리의 이 홀에서 방신실은 7번 아이언으로 핀 1m에 공을 떨어뜨렸다. 이동은의 티샷은 홀에서 10m가량 먼 곳에 위치했다. 이동은의 버디 퍼트가 홀을 빗나가는 사이 방신실은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며 한 타 차로 앞서 나갔다. 방신실은 “핀을 보고 공격적으로 시도한 샷이었다. 다행히 결과가 매우 좋았다. 그 샷이 우승을 결정짓는 승부처가 됐다”고 말했다.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 선수는 나란히 송곳 같은 아이언 샷을 선보였다. 그런데 세 번째 샷을 홀 1.6m에 떨어뜨린 방신실이 버디를 잡아내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뒤이어 이동은이 1.2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2위를 했다.우승 상금 1억8000만 원을 받은 방신실은 “이번 대회 코스가 ‘우 도그레그’(오른쪽으로 휘어진 코스)가 많아 내 드라이브 구질인 ‘드로’(공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는 것)와 맞지 않아 불편했다. 그럴수록 내 자신을 믿고 우측을 보고 드라이브 샷을 쳤다”며 “압박감을 이겨내기 위해 결정적인 순간에 더 집중하고 몰입해 좋은 샷을 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방신실은 7월 열린 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이후 약 2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올 시즌 3승이자 통산 5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3승은 이예원(22)이 유일했는데 방신실이 이날 우승하며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방신실은 대상포인트 407점이 되며 2위에 이름을 올렸고, 상금 순위도 5위(8억6982만 원)로 뛰어올랐다. 2023년 KLPGA투어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3승을 기록한 방신실은 “남은 시즌 1승을 더 하는 게 목표다.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기 때문에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날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한 신한동해오픈에서는 히가 가즈키(30·일본)가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공동 2위 그룹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22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히가는 3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귀신에 홀린 것 같다.”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컵 대회 9시간 혼선 사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KOVO가 13일 개막한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일정을 전면 취소한다고 알린 건 14일 0시 4분이었다. 그러고는 같은 날 오전 9시 2분에 대회 재개 소식을 전했다. 귀신에 홀린 게 아니다. 사전에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최소 세 차례 있었는데 KOVO의 행정 미숙으로 국제적인 망신을 산 것이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세계선수권대회 종료 후 리그 일정 시작 때까지 3주 이상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고 각국 연맹(협회)에 통보했다. 현재 필리핀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남자배구선수권은 28일 끝난다. KOVO도 이에 따라 새 시즌 V리그 남자부 개막일을 다음 달 18일에서 20일로 늦췄다.KOVO는 하지만 컵 대회는 예외로 인정받으려 했다. FIVB는 개막 하루 전인 12일 ‘컵 대회도 리그 일정으로 보이니 개최를 허가할 수 없다’고 KOVO에 통보했다. KOVO는 이에 “컵 대회는 ‘이벤트 대회’라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 허가해 달라”고 답했다. 아니다. KOVO 규약 제14조는 V리그와 마찬가지로 컵 대회도 공식경기라고 규정하고 있다.KOVO는 FIVB에 공문을 보내면서 답변 시한을 14일 0시로 정했다. 별다른 근거가 있었던 게 아니다. 그 시간까지는 답을 주지 않겠냐고 막연하게 ‘추측’했던 것. 이 시간까지 답변이 오지 않자 KOVO는 컵 대회 일정을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그러다 4시간 뒤에 조건부 승인 답변이 온 걸 확인하고 부랴부랴 대회 재개를 알렸다.FIVB 답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FIVB는 이번 세계선수권 대표팀 25인 예비 명단에 포함됐던 선수는 컵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구단에서 이에 대해 문의하기 전까지 대표팀 최종 14명 엔트리에 든 선수만 출전하지 않으면 되는 걸로 설명했다. 규정에 따라 뛰면 안 되는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 선수 몇몇은 이미 13일 개막전에 출전했다. 일부 구단은 예비 명단에 포함됐던 선수가 향후 컵 대회에서 뛸 수 없게 된다면 대회 참가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FIVB가 외국 팀과 외국인 선수 참가를 불허하면서 태국에서 날아온 나콘라차시마는 한 경기도 못 치르고 한국을 떠나게 될 위기에 놓였다. KOVO는 ‘무관중 연습 경기를 치르면 된다’고 하지만 정말 그런지는 역시나 FIVB 유권해석을 받아봐야 안다. KOVO 관계자는 “신무철 사무총장이 필리핀에서 아리 그라사 FIVB 회장을 만나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뭐 하다 이제 만나러 가는지 궁금할 따름이다.KOVO의 미숙한 행정 때문에 이번 컵 대회는 정상 운영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스폰서인 여수시와 NH농협에 손해를 끼친 건 물론이고 국제적인 망신까지 당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은퇴)이 온몸으로 덮고 있던 KOVO의 민낯이 이렇게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들어온 자’ 김희진(34·현대건설)과 ‘떠난 자’ 이다현(24·흥국생명)이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 대회에서 미들 블로커 맞대결을 벌인다. V리그 개막(다음 달 18일)을 앞두고 13일부터 전남 여수시 진남체육관에서 전초전 성격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다른 이적생들도 새 팀 팬들에게 첫인사를 전한다.IBK기업은행 창단(2010년) 우선 지명자 출신인 김희진이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공식 경기에 나서는 건 프로 데뷔 후 14시즌 438경기 만이다. 김희진은 프로 데뷔 후 첫 12시즌 동안 평균 347.5점을 올렸지만 최근 두 시즌은 평균 25.5점에 그쳤다. IBK기업은행은 ‘선수 은퇴 후 코치를 맡아 달라’고 제안했지만 김희진은 새 도전을 선택했다. 김희진은 21일 흥국생명과 맞붙는 이번 대회 여자부 개막전을 통해 현대건설 데뷔전을 치른다.이다현도 이 경기를 통해 흥국생명 선수로 첫 출전 기록을 남긴다. 2019∼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이다현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 블로킹 부문 1위(세트당 0.84점)에 올랐던 이다현은 “흥국생명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님(55·일본)이 전설적인 미들 블로커 출신이라 많이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팀을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13일 열리는 남자부 개막전에서는 OK저축은행 전광인(34·아웃사이드 히터)이 지난 시즌까지 몸담았던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새 팀 소속 첫 경기를 치른다. 2013∼2014시즌 한국전력에서 프로 데뷔한 전광인은 지난 시즌 프로 데뷔 후 최소인 108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그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을 통해 한국전력 시절 사령탑이던 신영철 OK저축은행 신임 감독과 함께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프로배구 남녀부 총 14개 팀 이외에도 남자부에는 나콘랏차시마(태국), 여자부에는 득장(베트남)이 초청팀 자격으로 참가한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가 이강인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의 2025∼2026시즌 프랑스 리그1 5연패 확률을 73%로 예측했다. CIES 풋볼옵서버토리는 유럽과 중동 등 29개 리그 팀들의 우승 확률을 10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우승 확률은 각 팀의 패스 데이터와 선수 영입 비용, 선수들의 지난해 기록 등을 토대로 산출됐다. PSG의 우승 확률은 리그1 18개 팀 중 가장 높은 73%로 2위 AS 모나코(7.7%)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 시즌 PSG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리그1, 프랑스컵, 프랑스 슈퍼컵 등을 제패하며 4관왕에 올랐다. PSG가 이번 시즌에도 리그1을 제패하면 5시즌 연속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김민재의 소속팀인 바이에른 뮌헨의 독일 분데스리가 2연패 가능성은 61.4%로 나타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지난 시즌 5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리버풀의 이번 시즌 우승 확률이 28.9%로 20개 팀 중 가장 높았다. 스페인 라리가에선 레알 마드리드(40.6%)가 라이벌 FC바르셀로나(29.6%)를 2위로 밀어내고 우승 확률 1위에 올랐다. 29개 리그 전체 팀 중 우승 확률이 가장 높게 분석된 팀은 설영우가 뛰고 있는 세르비아 리그의 츠르베나 즈베즈다(76.2%)다.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이번 시즌 리그 9연패에 도전한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코리안 다이너마이트’ 임애지(26·화순군청)가 한국 여자 복싱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을 모두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임애지는 11일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2025 세계복싱선수권 여자 54kg급 8강전에서 타티아나 샤가스(33·브라질)를 5-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복싱은 3, 4위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4강에서 패한 두 선수 모두에게 동메달을 준다. 이에 따라 임애지도 동메달을 확보했다. 임애지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이 체급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 복싱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리고 당시 16강전 상대였던 샤가스를 다시 한 번 제압하며 개인 첫 세계선수권 메달까지 따냈다. 대한복싱협회 관계자는 “샤가스는 이 체급 강호로 손꼽히는 선수다. 임애지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결승까지 최선을 다해 한국 복싱의 위상을 높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애지는 13일 황샤오원(28·대만)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 복싱에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메달을 모두 따낸 선수는 조석환(46)뿐이다. 남자 57kg급 선수였던 조석환은 2003년 방콕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뒤 이듬해 아테네 올림픽 때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인공지능(AI)과 통계 모델을 활용해 축구 데이터를 분석하는 국제스포츠연구소(CIES) 풋볼옵서버토리가 이강인(24) 소속팀 파리생제르맹(PSG)의 올 시즌 프랑스 리그1 우승 가능성을 73%로 예측했다. PSG가 이번 시즌에도 리그1 우승을 차지하면 5연패 기록을 남긴다.풋볼옵서버토리는 유럽 29개 리그 소속 120개 팀별 2025~2026시즌 우승 확률 예상 결과를 1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풋볼옵서버토리는 △패스 관련 데이터 △경기 수준 △선수 영입에 투자한 이적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 확률을 예측했다고 알렸다. 이에 따르면 즈베즈다(세르비아·76.2%) 한 팀만 PSG보다 우승 예상 확률이 높았다. 즈베즈다는 설영우(27)가 뛰고 있는 팀이다. PSG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 지휘 아래 2024~2025시즌 리그1, 프랑스컵, 슈퍼컵 등 프랑스 국내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고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UEFA 슈퍼컵도 차지했다. 김민재(29)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독일)도 분데스리가 2연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풋볼옵서버토리는 분석했다. 2024~2025시즌 25승 7무 2패(승점 82)로 분데스리가 정상을 차지한 뮌헨은 이번 시즌도 61.4%의 우승 가능성이 예측됐다. 뮌헨 역시 2위 도르트문트(8.3%)보다 7배 이상 우승 가능성이 높았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 28.9%로 20개 팀 중 가장 높은 우승 가능성을 보였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우승으로 5년 만에 리그 정상을 탈환했다. 다만 지난 시즌 2위 아스널(18.8%)과 2025 FIFA 클럽 월드컵 챔피언 첼시(16.2%) 등과 차이가 크지 않았다.스페인 라리가에서는 레알 마드리드(40.6%)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인터 밀란(25.6%)의 우승 확률이 가장 높았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올해 메이저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준우승을 나눠 가진 두 선수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US 오픈에서 ‘한풀이’에 나선다.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연달아 패한 아리나 사발렌카(27·벨라루스·세계 랭킹 1위)와 윔블던 결승에서 패한 어맨다 애니시모바(24·미국·9위)가 7일 열리는 US오픈 결승에서 맞붙는다.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사발렌카는 5일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제시카 페굴라(31·미국·4위)에게 2-1(4-6, 6-3, 6-4) 역전승을 거두고 2년 연속으로 결승에 올랐다. 애니시모바도 이어 열린 경기에서 오사카 나오미(28·일본·24위)에게 역시 2-1(6-7, 7-6, 6-3) 역전 승리를 따내며 개인 처음으로 이 대회 결승행 티켓을 받았다.사발렌카가 올해 대회에서도 우승하면 2012∼2014년 3연패 주인공 세리나 윌리엄스(44·미국·은퇴) 이후 11년 만에 이 대회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여자 단식 선수가 된다. 2023년 호주오픈에서 개인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남긴 사발렌카는 지난해 호주오픈과 US오픈에서 우승하며 메이저대회 3승을 올렸다. 사발렌카는 “오늘 승리로 또 한 번의 메이저대회 결승전을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정말 흥분된다”며 “내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한다면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올해 윔블던에서 개인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올랐던 애니시모바는 이 대회 8강에서 윔블던 챔피언 이가 시비옹테크(24·폴란드·2위)를 꺾고 준결승에 오른 데 이어 이날은 4년 7개월 만에 메이저대회 4강에 오른 오사카까지 물리치고 메이저 2개 대회 연속으로 결승에 올랐다.두 선수 간 상대 전적에서는 애니시모바가 6승 3패로 앞서 있다. 올 시즌에는 메이저대회에서만 두 차례 맞붙었다. 프랑스오픈 16강전에선 사발렌카가 이겼고 윔블던 4강전에선 애니시모바가 이겼다. US오픈 경기가 열리는 하드코트에선 세 차례 붙어 애니시모바가 두 번 이겼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임시 총감독으로 선임된 뒤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김선태 성남시청 감독(49·사진)이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대한빙상경기연맹은 ‘김 감독을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퇴촌 조치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5일 대한체육회에 보냈다. 원래 이달 말까지 진천선수촌에 머물 예정이던 김 감독은 이날 짐을 챙겨 선수촌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은 국제대회 기간 공금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A 전 감독에게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A 전 감독은 이에 재심을 청구했고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연맹은 A 전 감독을 보직 변경한 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때 한국을 이끌었던 김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평창 올림픽 때 금 3개, 은 1개, 동메달 2개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조재범 코치의 심석희 폭행 사건을 거짓 보고해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 10조 11항은 ‘사회적 물의로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경우 대표팀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연맹은 “관련 규정은 학교 폭력, 인권 침해 등의 사회적 물의로 징계 처분을 받은 사람이 대상이다. 김 감독은 관리 소홀이 주된 징계 요인으로 해석됐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퇴촌 조치와 함께 김 감독을 사실상 경질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세계 9위 어맨다 애니시모바(24·미국·사진)가 윔블던 결승에서 당했던 더블 베이글 스코어 패배(0-6, 0-6)의 수모를 갚았다. 애니시모바는 4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US오픈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 2위 이가 시비옹테크(24·폴란드)를 2-0(6-4, 6-3)으로 이겼다. 7월 메이저대회 윔블던 결승에서 시비옹테크에게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채 57분 만에 완패했던 애니시모바는 이날 완승으로 설욕에 성공했다. 2019년 프랑스오픈 4강을 포함해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 단식 4강 진출에 성공한 애니시모바는 4강전에서 오사카 나오미(28·일본)와 맞붙는다. 오사카는 8강전에서 카롤리나 무호바(29·체코)를 이기고 4강에 진출했다. 오사카의 메이저대회 4강은 2021년 호주오픈 우승 후 약 4년 7개월 만이다.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는 이날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로렌초 무세티(23·이탈리아·세계 10위)를 3-0(6-1, 6-4, 6-2)으로 완파하고 4강에 올랐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테니스 메이저 대회 역대 최다인 25승에 도전하는 노바크 조코비치(38·세르비아·세계랭킹 7위)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에 동참했다. 2일(현지 시간)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4강에 오른 뒤 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에 나온 ‘소다팝’ 안무로 자축한 것. 조코비치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춤이다. 오늘이 생일인 딸 타라(8) 덕분에 나도 이 춤을 알게 됐다”면서 “딸이 아침에 일어나 내 춤을 보고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8강에서 테일러 프리츠(28·미국·4위)를 3-1(6-3, 7-5, 3-6, 6-4)로 꺾었다. 앞서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에서도 모두 4강에 올랐던 조코비치는 개인 7번째로 한 시즌에 모든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하는 기록을 남겼다. 앞선 3개 메이저 대회에서는 모두 4강에서 탈락했다. 조코비치는 또 통산 14번째로 US오픈 준결승 무대를 밟으면서 지미 코너스(73·미국)와 함께 이 대회 최다 4강 진출 타이기록을 세웠다. US오픈 4승(2011, 2015, 2018, 2023년)을 포함해 메이저 대회에서 24승을 거둔 조코비치는 1승만 더하면 남녀 단식을 통틀어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25승 기록을 세운다. 여자 단식에서는 마거릿 코트(83·호주)의 24승이 최다승이다. 조코비치는 5일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2위)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두 선수는 지금까지 8차례 만났는데 조코비치가 5번 이겼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결승에 이어 올해 호주오픈 8강에서도 조코비치가 승리했다. 하지만 알카라스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까까머리’를 하고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알카라스는 8강까지 5경기에서 단 한 세트로 내주지 않았다. 알카라스는 개인 통산 6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린다. 여자 단식 4강에서는 어머니가 한국 출신인 ‘하프 코리안’ 제시카 페굴라(31·미국·4위)가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27·벨라루스)와 4강에서 만난다. 두 선수는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도 맞붙었다. 당시에는 사발렌카가 2-0으로 이겼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